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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입문 20개월만에 WBA챔프 오른 김하나

    [스포츠 라운지] 입문 20개월만에 WBA챔프 오른 김하나

    그에게 올해 한가위 명절은 남달랐다.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의 덕양어울림누리체육관. 두 번째로 나선 세계 도전 무대에서 황금빛 벨트를 매고 나서야 그는 아껴뒀던 눈물을 쏟아냈다.‘사각의 링’, 그리고 둥근 보름달. 모양은 달랐지만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이 온통 그의 차지였다. 복싱 입문 1년8개월 만에 오른 ‘챔프’의 자리다. 여자 복서 김하나(25·일산 주엽체육관)의 세계복싱협회(WBA) 슈퍼플라이급 정상 정복은 한국 여자복싱 역사에 크게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지난 1980년대 초반까지 세계권투평의회(WBC)와 함께 세계 복싱의 양대 산맥을 이루던 WBA의 챔피언 타이틀을 허리에 맨 건 여자복서로는 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챔프? 아빠에게도 비밀 권투 장갑을 손에 낀 건 순전히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160㎝가 조금 넘는 키에 70㎏에 가까운 몸무게는 아무래도 부담이었던 모양이다. 사실 그는 복싱을 하기 전 여러 스포츠를 두루 섭렵했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로 시작, 중학 시절 투포환을 거쳐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유도복을 입었다. 대학에서 전공한 유도는 공인 4단. 유도로 키운 몸이 빠지지 않자 일산 집 뒤의 체육관을 찾았다. 무작정 복싱을 하겠노라고 주엽체육관 김형렬(54) 관장을 졸랐다. 지금은 52㎏. 차근차근 체급을 낮춰 잡으며 1년8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마쳤고, 세계타이틀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은 셈’이다. 지난해 9월 데뷔전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지난 3월 가오리 준(중국)과의 WBA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 박빙의 우세를 점치던 그는 9라운드에 이어 마지막 10라운드에서도 왼손잡이 준의 스트레이트에 거푸 다운, 링을 내려왔다. 와신상담 2개월 뒤 상하이에서 가지기로 한 리턴매치도 준의 부상으로 무산돼 세계 정상은 더 멀게만 보였다. 그러나 김 관장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지난 슈퍼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김하나는 보란 듯이 폰나파 수피나웡(태국)에게 2라운드 KO승, 남의 것만 같던 황금빛 챔피언 벨트를 잘록해진 허리에 맸다. 그러고는 맏딸이 샌드백 두드리는 것조차 몰랐던 아버지에게 트로피를 번쩍 들어보였다. ●링과 칠판은 닮은꼴?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는 그의 꿈은 선생님이다.“복싱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많이 부족한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그는 말한다. 지난 챔피언전 대전료는 3000달러. 이것저것 빼고 그가 쥔 건 50만원이 채 안 된다. 다른 ‘얼짱’ 챔피언들처럼 든든한 스폰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체력이 달려 권투 장갑을 벗고 링을 내려설 때, 어릴 적 꿈이었던 교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지금은 엄연한 세계 챔프.9개월 안에 방어전을 치러야 하고, 이후 북한의 WBC 슈퍼플라이급 유명옥과의 통합타이틀전도 준비해야 한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오스카 델 라 호야의 섬세함과 마이크 타이슨의 파이팅을 기르기 위해 김하나는 요즘 하루 훈련 시간을 배로 늘렸다.“이제 겨우 복싱의 참맛을 알기 시작했다.”며 반창고를 질끈 동여매는 오른손 정권의 굳은살이 더욱 커 보인다. ▲생년월일 1981년 10월22일 전남 영암출생 ▲학력 일산초-정발중-주엽고-용인대-용인대 대학원 체육교육과 4학기 재학중 ▲체격 162.2㎝,52㎏ ▲가족 김준식·유복임씨의 1남2녀중 장녀 ▲특기 유도(4단) ▲취미 수영 ▲전적 7전6승1패(3KO) ▲경력 KBC 여자 슈퍼페더급 챔피언.WBA 여자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글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국경넘기보다 힘든 새터민 새가정 꾸리기

    국경넘기보다 힘든 새터민 새가정 꾸리기

    전국이 모처럼 보름달 같은 행복을 맛본 한가위였지만 ‘새터민’ 조모(35·여)씨의 추석은 찾아오는 이 없는 외로운 날일 뿐이었다. 조씨는 2001년 7월 한밤에 남편과 식구들을 두고 혈혈단신으로 고향집을 떠나 두만강을 건넌 뒤 낯선 중국땅을 헤매다 올 8월 남녘 땅을 밟았다. ●가족 생각에 마음 아프지만 조씨는 한국 땅을 밟자마자 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북녘땅에 두고 온 남편에게는 미안했지만 이곳에 정착하자면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씨에게 돌아온 것은 “아직 관련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혼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른다.”는 답변뿐이었다. 조씨는 “중국에서 나를 도와준 그 사람과 새가정을 꾸리고 싶지만 언제가 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혼 원하는 새터민 증가 정부당국은 2003년부터 북한에 남아 있던 가족들이 추가로 탈북하는 사례가 늘자 탈북주민들을 대상으로 혼인·가족관계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탈북한 뒤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사례가 늘면서 북한에서의 결혼사실이 정착생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복결혼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서 결혼한 새터민들은 이혼하지 않는 한 이곳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릴 수 없다. 이 때문에 북녘에 두고 온 배우자와 이혼하려는 북한이탈주민이 늘고 있는 추세다.8일 서울 가정법원에 따르면 이혼신청 건수는 귀순심사과정에서 결혼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3년 6명에서 2004년 146명으로 늘었다. 지난 8월 현재까지 225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처리된 사건은 고작 8건.2004년 오모씨의 이혼소송 한건만 받아들여졌을 뿐, 나머지 7건은 소송이 취하됐다. 나머지 217건은 재판일정조차 잡히지 않아 당사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조씨는 “이럴 줄 알았다면 심사과정에서 결혼사실을 숨길 걸 그랬다. 호의로 모든 사실을 털어놨는데 오히려 지금은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법적 근거 없어 사실상 방치 2004년 당시 서울가정법원 정상규 판사는 우리 민법의 이혼사유를 인용해 “남편의 생사 확인이 어렵게 된 지 3년을 경과했고 남북의 자유로운 왕래가 조만간 가능하지 않으며 혼인파탄의 책임을 원고에게 묻기 어렵다.”며 오씨의 이혼을 인정했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법적 근거없이 법관의 개별적인 판단에 맡겨 재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새터민은 이혼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소송이 불가능하다. 서울가정법원 박종택 공보담당 판사는 “이혼책임문제뿐 아니라 배우자에게 이혼 의사를 물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법체계로는 처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남한에서 호적을 얻은 뒤 3년이 지나고 배우자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지 여부가 불명확하면 재판을 통해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조항을 포함한 ‘북한이탈주민 보호·정착지원법 개정안’이 2004년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입법기관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 이탈주민들의 안정된 삶이 멀어지고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길섶에서] 한가위 소망/우득정 논설위원

    저녁식사가 끝난 뒤 갑자기 생각이 미친 듯 베란다로 나가 창밖 하늘을 본다. 어느덧 보름달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으며 중천 가까이 떠 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서둘러 집을 나선다. 시선을 보름달에 고정한 채 다다른 탄천. 예년과 마찬가지로 꼬마들이 하늘을 향해 불꽃을 쏘아올리며 탄성을 지르고 내달린다. 어른 한무리도 어느 틈엔가 불꽃놀이에 동참한다. 억새풀이 자그마한 군락을 이룬 둔치 한편, 노부부가 두 손을 모으고 보름달을 향해 연신 머리를 숙인다. 주변 가로등 불빛과 달빛을 한껏 받은 노부부의 얼굴이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하다. 무엇을 저토록 간절히 기원하는 것일까. 아마도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의 무사안위를 빌고 또 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도 한가위나 정월 대보름이면 뒷동산에 올라 보름달이 떠오름과 동시에 남보다 한발 앞서 소망을 빌곤 했다. 노부부의 모습에 감염된 듯 내 입에서도 절로 소망의 타래가 풀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서 가족으로, 그리고 낯익은 얼굴들로…. 어느새 온몸이 달빛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문화마당] 달구경/황주리 화가

    어릴적 추석은 꿈에 부풀어 기다리던 즐거운 축제였다. 송편과 빈대떡과 과일들이 그림처럼 쌓여 있던 차례상 앞에서 어린 동생과 나는 그저 즐거웠다. 빛깔 고운 때때옷을 입고 친척집을 향하던 발걸음은 아무 걱정 없는 새들의 날개처럼 마냥 가벼웠다. 새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시가 떠오른다. 하지만 새가 되지 못하고 어른이 된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어린 우리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어머니의 걱정이 무엇이었는지,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부채가 얼마나 되었는지 어린 우리는 알 턱이 없었다. 저녁이면 휘영청 달은 밝았고,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워 넓은 대청마루에 앉아 하염없이 달을 바라보던 그리운 한옥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로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지 오래다. 하도 그 옛집이 그리워 나는 아파트를 구경하러 여러 번 갔었다. 아무런 추억도 불러내지 못하는 고층 아파트의 전망은 북악산과 저 멀리 청와대까지 다 보여 아주 근사했다. 요즘도 꿈에 보이는 그리운 골목길은 누가 다 가져갔을까? 막다른 골목길 하늘 위에서 어린 나를 내려다보던 한가위 보름달을 어찌 잊으랴? 달구경을 가고싶다. 성북동이나 평창동 골짜기 쯤이면 아직도 옛날 맛을 내는 달 구경을 할 수 있을까? 대학 시절 어느 추석날 누군가와 달구경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이종 사촌오빠의 고종 사촌 형이던 그는 무척 얼굴이 잘 생긴 청년이었다. 그를 보면 가슴이 늘 설레던 나는 추석에 우리 집에 인사차 들른 그와 함께 달구경을 나섰다. 아마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절두산 성지였을 것이다. 별들은 빛났고, 달님의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이 부신 대보름 밤이었다. 나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 그 잘 생긴 청년은 나에게 좋아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오랜 나의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몹쓸건 정말 이내 심사,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나는 그가 나랑 아주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는 그 누구와도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 너무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자라지 못한다고, 정말 그가 그랬다. 생각처럼 그는 행복하지 못했다. 첫 결혼에 실패하고 재혼을 했지만,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2년 전 어느 날 암에 걸려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그의 사진은 늘 그렇듯 참 잘 생긴 청년이었다. 그 옛날 달구경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을까? 삶의 형이상학은 언제나 현실의 형이하학에 자리를 내주고 만다. 세상의 많은 여자들은 그렇게 맑고 바르고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남자와 잘 살아내지 못하는지 모른다. 적당히 세속적인 세상의 남자들이 가정을 더 잘 꾸려가는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아직도 그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내려다보는 달님은 세상이 점점 더 망가지는 이유가 바로 그렇게 세속에 물든 우리 탓이라고 꾸짖는다. 하지만 장을 보는 사람은 안다. 장바구니에 담긴 우리들 일용할 양식을 위해 치러지는 돈이 얼마나 가볍고 무가치한지를…. 장바구니 가득하던 추석의 기억은 어른이 되면서 서서히 그 의미가 사라져갔다. 남색 마고자를 입으신 우리 아버지가 대문을 열고 들어서던 마당 넓은 한옥이 헐려 사라진 뒤였을까?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버지와 할머니의 목소리를 잊어버려서일까? 내게 추석은 이제 별 의미없는 휴가의 한 부분일 뿐이다. 어디 내게만 그러랴? 사는 일이 넉넉한 사람들은 외국 여행을 떠나고, 이제나 저제나 가난한 사람들은 2006년 추석 대보름에도 배가 고픈, 이 불공평한 세상에 평화 있으라. 무정한 세월에 닳아, 그조차 마음이 변한 달님 하나가 무심히 우리를 내려다본다. 황주리 화가 ●알림 이달부터 필진이 바뀝니다. 새 필진은 다음과 같습니다.▲황주리(화가) ▲여건종(숙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황현산(문학평론가·고대 불문과 교수) ▲임영균(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 [NPB] 이승엽 보름만에 41호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을 배트로 때리는 임팩트 순간 지렛대 역할을 하는 무릎은 여전히 시큰거렸고 선구안도 흐트러졌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과 ‘올시즌도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도 그를 막을 순 없었다.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가진 ‘아시아의 홈런왕’의 자존심은 그대로 무너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 둥그런 보름달이 온세상을 비춘 한가위 연휴를 맞아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 열도의 심장 도쿄돔에서 통쾌한 홈런포로 반가운 추석인사를 대신했다.4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요코하마의 경기가 열린 도쿄돔.2-1로 힘겹게 앞선 상황에서 이승엽은 8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투수인 좌완 야마시타 시게토시는 몸쪽으로 붙이려 했지만, 공은 어정쩡하게 들어왔고 이승엽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라인드라이브로 뻗어나간 타구는 좌중월 펜스를 훌쩍 넘어갔고, 순간 이승엽은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달 18일 히로시마전 이후 16일,9경기 만에 시즌 41호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이날 히로시마전에서 침묵을 지킨 ‘9년라이벌’ 타이거 우즈(주니치 드래건스·42홈런)와의 홈런왕 경쟁에 다시 한번 불씨를 지폈다.10경기를 남겨놓은 우즈보다 5경기나 적게 남아 불리한 여건이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이승엽인지라 막판 재역전극을 기대하게 한다. 또한 이승엽은 지난 8월5일 이후 60일 만에 도쿄돔 펜스를 넘겨 지난 2003년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기록한 도쿄돔 최다홈런 22개와 타이를 기록했다. “더이상 홈런을 치기는 힘들 것 같다.”던 최근 인터뷰처럼 이승엽은 처음부터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섰다.1-1 동점이던 1회말 1사 1루에서 요코하마 선발 하시모토 다로의 3구째 몸쪽 변화구를 끌어당겨 우전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1-1이던 3회말 2사 2루에선 하시모토의 바깥쪽 변화구를 툭 밀어쳐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역전 적시타를 기록해 2루 주자 다카하시를 홈에 불러들였다. 한 번 불이 붙은 이승엽의 방망이는 식을 줄을 몰랐다.5회말 1사후 세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인 우완 우시다 시게키의 원바운드성 변화구를 신기에 가까운 배트 컨트롤로 끊어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그동안의 부진은 모두 잊으라는 듯 4타수 4안타 2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이승엽은 시즌 106타점 및 99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316에서 .321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3점을 내줘 3-4로 역전패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비밀의 땅’ 달 이야기

    ‘비밀의 땅’ 달 이야기

    휘영청 달 밝은 밤,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앉아 빚어내는 송편은 풍성한 보름달을 닮아 있다. 우리네 풍경에서 보름달 없는 한가위를 상상할 수 있을까. 달은 인류에게 오랜 꿈이었다.1969년 7월20일 미국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인류를 달에 안착시킨 뒤에도 여전히 ‘비밀의 땅’으로 남아 있다. 달은 인류 멸망에 대비한 ‘DNA 저장고’로, 태양계 유인탐사를 위한 우주기지로 인식되면서 전 세계가 달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경쟁과 잘 알려지지 않는 달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 강대국의 불붙은 달 정복 |파리 이종수특파원|냉전은 종식됐어도 ‘월전(月戰)’은 끝나지 않았다. 냉전 시대 미국·소련 대결구도의 산물인 우주 개발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1950년대 후반 어느 나라가 먼저 지구 궤도에 진입하느냐를 놓고 다투던 자존심 경쟁은 누가 먼저 달 표면에 착륙하는가로 이어졌다. 치열한 우주경쟁은 1970년대 초 우주왕복선 개발경쟁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1975년 미국 아폴로 18호와 소련 소유즈 19호의 도킹으로 주춤해졌다. 두 나라 모두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 우주왕복선의 잇단 사고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도 가세했다. 주춤하던 우주개발 경쟁은 지난해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달 기지 건설’이라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재연됐다. 후발 주자인 유럽·중국이 우주 개발에 본격 나서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그러자 러시아도 우주 여행 상품 개발과 유인기지 건설 계획을, 유럽은 지난달 달 탐사선 충돌실험에 성공했다. 바야흐로 ‘제2의 달 경쟁’이 시작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8월 차세대 달-화성탐사 유인 우주선 ‘오리온’의 상상도를 발표했다. 록히드 마틴사가 39억달러를 투입해 만들 이 우주선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선인 아폴로보다 2.5배 더 크다.NASA가 야심만만하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오리온호에 우주인 4명과 최첨단 전자기기·컴퓨트를 실고 2020년 이전 달에 착륙하는 것이다. 단순한 착륙이 아니라 우주인들이 7일 동안 달에 머물면서 다양한 실험 등의 활동을 벌이고 반영구적인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기지를 거점으로 화성탐사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은 인류가 멸망할 경우에 대비,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 동식물의 유전자(DNA) 표본과 인류가 구축한 다양한 지식을 달에 보내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부시 대통령의 야심인 유인기지 건설과도 맞물려 있다. 만약 지구 최후의 날이 온다면 유인 기지 운영원들이 ‘제2의 아담·이브’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러시아도 유인기지 계획을 발표했다. 우주개발 기업 에네르기아는 지난달 초 현재의 소유즈 우주선을 개량한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을 2011∼2012년 사이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 표면에 대한 유인 탐사도 미국의 계획보다 5년 앞선 2015년에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1억달러(약 960억여원)짜리 우주관광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반인이 돈을 내고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다녀온 적은 있지만 달까지 가는 계획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구체적 프로그램은 관광객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떠나 ISS에 도착, 일주일 동안 머문 뒤 우주선을 타고 달 주위를 돌면서 구석구석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당장은 달에 착륙은 하지 못하고 주위를 빙빙 도는 것이지만 새로운 착륙선을 개발하면 착륙도 가능하다는 게 러시아측의 설명이다. 미국과 러시아에 견줘 후발주자인 유럽도 지난달 9일 최초의 달 탐사선 스마트1호를 달 표면에서 충돌시킨 ‘문 임팩트’ 실험에 성공하면서 ‘우주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유럽우주개발기구 발표에 따르면 3년전부터 달 궤도에서 여러가지 탐사작업을 벌인 스마트1호가 시속 7200㎞의 속도로 달 표면의 화산분화구 지대인 ‘엑슬런스 호수’에 떨어지면서 달 표면 수㎞ 위로 먼지구름을 발생시켰다. 여기서 생성된 먼지와 파면을 통해 달의 지질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스마트1호는 1억 2000만유로(약 1440억원)라는 낮은 제작비와 크세논 연료 80㎏만으로 임무를 수행, 차세대 우주선 개발에 획기적 전례를 남겼다. vielee@seoul.co.kr ■ 후발 주자들도 가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에 이은 달 탐사 후발 주자인 중국, 일본, 인도 3국은 본래의 목적 외에도 경제·군사적 측면에서 서로를 견제하면서 경쟁을 벌여나가는 측면이 강하다. 최근 가장 탄력을 받고 있는 나라는 중국.2004년 달 탐사·측량계획인 ‘창어 계획’의 1단계 공정인 ‘달 선회 탐측계획’을 가동했다. 달 선회 탐측위성 ‘창어 1호’는 내년 4월 발사할 예정이다. ‘창어 1호’는 2012년 이전에 착륙기를 달에 보내 달의 모양과 질적 구조 등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2017년을 전후해 유인 탐사차를 착륙시켜 달의 각종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가져오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지난 1990년 1월 ‘히텐’ 과학위성을 발사해 미국, 옛 소련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달 탐측을 시작했다. 경쟁 3개국 중에서 가장 앞서 있는 상황. 내년 중에 ‘SELEN-1’ 선회 위성을 발사해 달 표면 전체에 대한 탐측을 통해 물질 분포와 지형의 특징을 파악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달의 어느 곳에 달 탐사차를 착륙시킬 것인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선회위성 발사 뒤 10년 내인 2016년까지 로봇을 탑재한 탐사차를 착륙시켜 달 표면 물질을 지구로 가져오고,2025년 이전에 달 유인 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군사목적으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일본의 달 탐측계획은, 중국이 ‘창어계획’을 확정 한 이후 발표됐다. 탐측기의 달 착륙 시기를 중국의 달 탐사차 착륙보다 1년 앞선 20016년으로 잡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지난 4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에 전담팀을 신설했다. 인도는 내년 9월 자체 연구로 개발한 극지궤도 탑재 로켓으로 달 탐사·측량 우주선 ‘찬드라얀-1’을 발사하고 2015년 전에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찬드라얀-1’은 달 표면에서 100㎞ 떨어진 궤도에서 최소한 2년간 비행하면서 첨단 촬영장비와 측량기기로 달 사진과 측량 및 제도(製圖)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인도는 달 탐측계획에 러시아의 참여를 요청했으며, 이에 옛 소련 때 달 탐사차를 제작한 한 회사가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jj@seoul.co.kr ■ 달의 진실 ●달은 지구와 동갑이다? 그렇다. 달의 나이는 지구와 비슷한 46억년이다. 달의 탄생을 둘러싼 학설은 여러가지다. 최근에는 화성 정도 크기의 천체가 지구와 대충돌을 일으키면서 생긴 부스러기가 달이 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달의 지름은 3476㎞, 지구 직경의 4분의1 크기로 위성치고는 덩치가 꽤 크다. ●달에서 만리장성이 보인다? 거짓말이다. 달은 지구로부터 평균 38만 4400㎞ 떨어져 있다. 지구와 태양 거리의 400분의1이다.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에 있을 때가 35만 6000㎞나 된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에펠탑이나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는다. 달이 가까울 때는 크고 밝게 보이며 멀면 작게 보인다. 그 차이는 전체의 14% 정도 된다. ●달의 반대편은 볼 수 없다? 사실이다. 우리가 보는 달은 늘 같은 부분이다. 이유는 달의 공전과 자전주기가 27.3일로 같기 때문이다. 달은 27.3일 동안 시속 3700㎞로 지구를 돈다. 하지만 음력 기준으로 달의 주기는 29.5일이다. 달이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 주위를 공전해 달이 2.2일을 더 돌기 때문이다. ●달은 둥글다? 정확히 말하면 아니다. 달의 형태는 적도 부위가 군살로 불룩한 배불뚝이다. 과학자들은 달이 고체가 되기 전에 궤도에 진입, 냉각되면서 생긴 현상으로 추정한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태양이 닿는 부분만 빛을 반사한다. 태양과 달, 지구 세 천체의 위치에 따라 달의 모양은 바뀌어 보인다. ●달이 멀어지고 있다? 사실이다. 매년 지구로부터 1.5인치(약 3.8㎝)씩 멀어지고 있다. 지구가 달을 끌어들이는 힘보다 궤도 밖으로 나가려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달이 지구와 더 가까웠을 것이다. ●달에도 물이 있다? 극지대에 얼음층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98년 얼음을 발견했다. 얼음의 존재는 달의 가치를 무한대로 높이는 계기가 됐다. 얼음으로 산소를 만들고, 물 분자의 하나인 수소는 액화원료로 쓸 수 있다. 물까지 자체 공급되면 인간이 달에 거주할 수도 있다. 달이 태양계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달의 이름은 수백개도 더 된다? 그렇다. 각 문화권마다 달은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1년 12개월도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 서양에서 1월은 ‘늑대의 달’,5월의 ‘꽃의 달’,10월은 ‘사냥꾼의 달’로 부르는 식이다. 예를 들면 10월은 중국에서는 ‘친절한 달’, 미국 인디언 체로키족은 ‘추수의 달’, 중세 유럽에서는 ‘피의 달’로 불렸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귀향길이야 가을여행이야”

    ‘한가위에는 가족과 함께 고향집 주변 명승지를 찾자.’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립공원인 장흥 천관산의 꼭대기에는 40여만평 억새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면서 멀리 보이는 회진만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안양면 억불산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천문과학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을 헤아리며 소원을 빌고 산 아래 수문리에서 키조개와 바지락 무침으로 허기를 달랠만 하다.‘환상의 운전길’이라는 수문리에서 보성 율포리의 해안도로를 달려 해수녹차탕에서 몸을 씻고 전어 구이와 무침으로 힘을 얻는다. 운전대를 살짝 돌리면 초록 애벌레마냥 구릉에 걸려 있는 녹차밭이 싱그럽다. 보성 벌교읍에서 특산물인 참고막을 까먹고 태백산맥의 홍교를 지나면 전통민속마을인 순천 낙안읍성이 들어오고 홍시 달린 감나무가 반긴다. 보름달 아래 석성 위를 거닐고 초가삼간 주막에서 쌀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으로 들어서 20분쯤 가면 순천만 다대포 갈대밭이 들어온다. 석양녘에 물든 조각배와 짱뚱어가 뛰노는 갯벌을 보노라면 한폭의 그림이 연상된다.‘전어의 원조’라는 광양시 망덕포구는 영·호남의 관문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붐빈다.‘밤나무 고장’인 광양은 지금 밤송이가 툭툭 터져 반질반질한 알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해안으로는 굴비 철을 맞은 영광군의 해안도로가 칠산 앞바다 갈매기 소리와 해넘이로 이국적인 멋을 연출한다. 법성포에는 굴비정식, 굴비고추장 뿐 아니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한 성역화 사업이 마무리 돼 볼거리가 적잖다. 이밖에 담양 추월산과 담양호, 대나무골 주제공원, 죽물박물관 등도 권할만 하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상정승골을 아십니까

    모레는 일년 열두달 중에서도 가장 큰 한가위 보름달이 서울의 밤하늘에도 떠오를 텐데요. 지난날 우리 서울에 살던 선조 중에 1548년 명종 3년에 ‘우의정’의 자리에 오른 뒤 무려 15년 동안 정승 자리를 지냈던 인물로 ‘상진 정승’이 있었습니다. 상진 정승이 그 시절에 쓴 시에 보면, 둥근 보름달이 등장합니다. ‘뉘라 둥근달이 하늘 위에 있다 하느뇨. 취해보니 술 잔 밑에 분명히 가라앉아 있네. 잔을 기울이니 달 또한 내 창자 속에 드는구나. 안팎의 달빛이 서로 오가니 그 아니 좋을쏜가.’ 둥근 보름달을 좋아하다 못해 이렇게 술잔 속에 넣어 마셔버리기까지 했던 겁니다. 달을 유난히도 좋아했던 ‘상진 정승’은 물론이고, 우리 선조들은 그 예전부터 ‘풍월’을 즐겨온 민족이잖아요.‘바람 풍(風)자’에 ‘달 월(月)자’. 옛사람들이 쓴 시에 보면 달을 읊은 시가 가장 많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선조들이 그만큼 달을 좋아했었다는 증거인 셈이죠. 우리 서울의 옛 지명 중에 ‘상정승골’이 어느 지역이었는지 아십니까. 현재 중구의 남창동, 북창동, 그리고 남대문로 3가, 태평로 2가에 걸쳐 있던 마을이 상정승골이었습니다.‘정승 상진’이 살던 집이 바로 그쪽에 있었기에. 그래서 ‘상동’이라고도 했고, 또 다른 말로는 ‘상정승골’이라고도 불러왔던 겁니다. 정승 상진에겐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하루는 창고가 너무 낡아 바람만 불면 허물어질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 집 하인이 더 이상 놔둘 수 없으니 창고를 수리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청했을 때, 상진 정승은 ‘창고를 수리한들 그 안을 무엇으로 채우겠느냐. 창고를 고친다 해도 쓸 일이 없으니, 그냥 그대로 놔두도록 해라.’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대범합니까. 그리고 또 조정에 나갈 때 입는 ‘조복’ 말고는 평생동안 비단옷을 입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아침 저녁 밥상에 반찬이 늘 두접시뿐이었다고 하잖아요. 만일 반찬이 두 접시 이상일 때는 “옛 어른들도 두가지 이상 반찬을 먹지 않았는데, 하물며 나 같은 부족한 사람이 어찌 두가지 이상을 먹겠느냐.”라며 나머지 반찬 접시를 상 밑에 슬며시 내려놓았다는 겁니다. 내일 모레는 한가위. 그 한가위 보름달은 그 예전에 상진 정승이 바라보던 바로 그 보름달입니다. 상진 정승처럼 그 보름달을 술잔속에 넣어 마시면서 우리 선조들의 달빛같은 청빈 정신을 그리워해 보면 어떨까요.
  • 연해주서 한국의 춤·소리 대향연

    ‘연해주에 울리는 한가위 풍류’ 추석을 맞아 우리 전통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동포들의 민족 정체성 회복 및 동질감 형성을 위한 해외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가 4∼7일 연해주에서 개최하는 ‘천지감동, 한국의 춤과 소리 대향연’이 연해주 우수리스크 군인극장과 한인재생기금강당, 러시아한인이주140주년기념관 등에서 열린다. 이번 해외공연단은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이애주를 비롯, 한국의집 무용단, 이리농악보존회, 경기민요 이수자 등 모두 3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부채춤과 경기민요, 장고춤, 아리랑 연주, 강강술래, 연해주 살풀이, 농악·세시놀이 등을 중심으로,4일 연해주 군인극장에서 2시간 동안 대향연을 펼친다. 추석날인 6일에는 오후 2시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길놀이와 전통무용, 부채춤, 아리랑 등 민요 연주로 이뤄지는 전통공연 한마당 ‘한가위 보름달 큰잔치’와, 재외동포들의 한글 사랑을 키우기 위한 각자·금속활자 시연, 추석을 기념해 한민족간 음식으로 정을 나눌 수 있는 음식체험 행사도 마련한다. 약과와 떡, 약식 외에 불고기와 김치 등 한국의 전통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준비돼 연해주 동포들에게 훈훈한 한가위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어 7일에는 러시아한인이주140주년기념관에서 기념관 소속 풍물놀이팀과 이리농악보존회 출연팀이 현지 한인들을 대상으로 장구와 징, 꽹과리, 북 등 악기를 기증하고, 다양한 풍물강습도 펼칠 예정이다. 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으로 한인들은 물론, 연해주 현지인들에게도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통한 국가이미지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보호재단은 5∼7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40여가지의 한가위 음식 및 차례상 전시, 한가위 공연 및 기원행사 등으로 이뤄진 ‘한가위 소원 달!남산 위에 떴네!’행사를 진행한다.(02)2266-6938.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추석이 되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송편을 빚고, 차례를 지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또, 추석날 저녁,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고 가족의 건강과 함께 소원을 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석명절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추석에 숨겨진 과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화사한 꽃장식이 돋보이는 친정엄마 최경애 주부. 블랙&화이트의 심플한 분위기의 딸 박지현 주부. 닮은 듯 다른 모녀의 특별한 인테리어를 엿본다. 어려운 살림에 삼남매를 키우시느라 결혼식조차 못했던 부모님을 위해 3남매가 부모님께 잃어버린 신혼을 다시 찾아 드리기 위한 감동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추석특집 건강음식 대백과(SBS 오전 8시30분) 전문 의료진들이 추천하는 가을철 건강음식 BEST 7. 종류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다를 뿐만 아니라 항암작용, 성인병 예방, 다이어트, 골다공증 등에 좋은 버섯이 1위로 뽑혔다. 추석특집으로 ‘건강음식 대백과’를 마련하여 가을철에 꼭 먹어야 할 건강 음식 BEST 7을 소개한다. ●돈버는TV 대박원정대(MBC 오전 10시50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도토리 재배와 강냉이를 팔아서 연간 1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김영환씨. 버리는 나뭇잎을 재활용한 비즈니스로 연간 8000만원을 버는 일본 가미카즈촌의 할머니들. 지퍼 하나로 세계를 통일한 YKK의 신화까지 세계 대박 현장을 찾아가 대박의 비결과 노하우를 알아본다. ●칠공주 쟁반노래방(KBS2 오후 8시)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가 쟁반노래방 접수에 나섰다. 탄탄한 연기력과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문난 칠공주’의 네 자매 김혜선, 이태란, 최정원, 신지수가 노주현과 함께 추억의 쟁반노래방에 출연, 평소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솔직담백한 시간을 갖는다. ●특집다큐 한가위 풍경(KBS1 오후 11시40분) 민속 최대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우리들은 한가위라는 단어에 풍요롭고 푸근한 고향의 풍경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20∼30년 전 한가위 풍경은 어떠했을까. 설탕 한 봉지에 추석의 정을 한가득 담아 나누던 그 시절. 각기 다른 추석의 추억에 울고 웃던 4명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서울광장·한강·남산골 도심 곳곳서 한가위 축제

    서울광장·한강·남산골 도심 곳곳서 한가위 축제

    ‘서울에서 한가위 즐기자.’ 한가위 축제가 추석 보름달만큼이나 서울 곳곳에서 서울시와 자치구 주최로 풍성하게 열린다.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무료 민속공연과 전통 체험행사가 도심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가족·친지들과 함께 추석연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흥겨운 도심속 전통·민속공연 추석인 6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와 국악 명인들의 공연, 영화 ‘왕의 남자’로 널리 알려진 줄타기의 명인 권원태의 줄타기 공연 등이 펼쳐진다.5∼7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전통타악, 동춘서커스, 경기민요, 퓨전국악공연, 판소리 등 공연마당과 추석차례상 차리기, 전통주 빚기, 송편빚기 등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청계광장에서는 6일 오후 6시30분 마당놀이 창극 ‘뺑파전’ 공연을 비롯해 수표교 다리밟기, 부채춤 등 민속공연과 비석치기, 널뛰기, 돈치기 등 놀이체험이 준비돼 있다. 운현궁에서는 5∼7일 세시풍속놀이와 도자체험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6일 마당극 ‘똥벼락’, 마당창국 ‘심청이는 외로워’를 관람할 수 있다.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와 잠실지구에서는 6∼8일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윷놀이, 굴렁쇠 등 5가지 민속놀이를 한자리에서 체험하는 행사가 열린다. 여의도 한강유람선에서는 한가위 민속퍼포먼스와 국악공연이, 잠실 한강유람선에서는 남미 전통악기인 팬플루트 연주가 울려퍼진다. ●자치구 행사 풍성 강동구는 4일 오후 3시 천호동공원에서 주민과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강동 한가위 어울마당’을 개최한다. 타악그룹 ‘광명’의 오프닝 공연과 경기 민요, 외국인 노래자랑, 가족 송편빚기 행사 등도 열린다. 구로구는 3일 고척근린공원에서 10개국이 참가하는 ‘미니월드컵 축구대회’와 ‘외국인과 함께하는 구민노래자랑’을 준비했다. 강북구는 3일 오전 10시 우이동 솔밭공원에서 ‘제10회 삼각산축제’를 개최한다. 단군제례와 전통문화공연, 단군과 고조선 역사배우기, 한지그림, 도자기체험, 태권무, 서도민요, 경기민요, 줄타기 공연도 볼 수 있다. 강남구는 4일 오후 1시부터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학생 4∼5학년생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참그루 송편만들기·민속놀이’를 개최한다. 도봉구는 7일 오전 11시 시립창동운동장에서 ‘도봉가족 한가위 큰잔치’를 연다.‘왕의 남자’ 줄타기 공연과 떡메치기, 투호, 고누, 윷놀이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볼거리·놀거리 풍성한 재래시장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한 동네 재래시장에서는 ‘한가위 큰 장터’가 열린다.10∼30% 할인된 가격에 제수용품과 선물을 구입할 수 있고, 시장별로 풍성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종로구 통인동 통인시장에서는 4일 오후 1시 송편빚기대회가 열리며,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도 4일까지 풍물패 공연과 막걸리마시기 대회, 떡메치기 체험, 투호던지기 등이 열린다. 중구 남창동 삼익패션타운과 성동구 성수동 뚝도시장, 중랑구 면목동 동원골목시장에서도 풍물놀이와 사은품 증정 행사가 펼쳐진다.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에서는 3일 떡메치기가 열리며,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에서는 4일까지 품바 공연이,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는 5일까지 세일행사와 풍물패 공연이 준비돼 있다. 동대문 일대 두타와 밀리오레, 청대문 등 20여개 도매상가에서는 10∼50% 할인행사가 실시된다.3∼4일 청계천 버들다리에서는 록밴드 페스티벌과 베스트 드레스쇼, 퓨전국악, 비보이 댄스 등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서러운 한가위/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십오야 둥그런 달이 둥실둥실 떠오르는 가을 밤이 가까워 오면 사람들은 고향 하늘을 그리워한다. 아이들 추석빔을 준비해 두고,‘이제 몇 밤 자면 집에 가지.’를 되뇌며 손을 꼽아본다. 올해는 윤달이 껴서 그런지 더위가 쉬 물러가지 않는데도 징검다리 연휴 때문일까 분위기는 완연 추석이다. 신문에는 떡 사진이랑, 한복차림으로 추석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진이 여기저기 실린다. 해마다 비슷하게 여겨지는 추석 풍경이지만 돌이켜보면 조금씩 바뀌고 있다.1960∼70년대 저임금에 바탕을 둔 산업화에 온 국민이 뛰어다니고 내몰리던 시절. 정든 집 떠나 도회지의 낯선 골목에서 여공으로, 식모(가정부)로 일하던 우리네 누이들은 봉급을 쪼개고 용돈을 모아 추석 선물세트를 사들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갈아 타며 열 시간, 스무 시간이 걸려도 좋았다. 회사가 마련해준 버스로 편하게 가면 큰 자랑이었고, 공단 앞에 늘어선 귀향 버스는 시대의 풍물이었다. 그런데 올해의 한가위 풍경은? 올 추석 스케치의 주제어는 ‘서러운 한가위’가 되어 있다. 고향에 있는 가족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가 된 가장, 추석을 앞두고 아무도 찾아올 이 없는 소년소녀가장 가족들, 독거노인….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2000달러 수준일 때도 한가위만큼은 넉넉한 인심과 설렘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건만, 우리의 성장과 발전은 그 의미가 무엇이었던가 새삼 돌아보게 된다.‘풍년 거지가 더 서럽다.’는 말도 있지만,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는 처연하기만 하다. 귀향 버스는 사라졌지만, 슬픔은 개별화해 가슴에 깊이 꽂히고 있다. 70년대 초 한국에 유학왔던 한 외국인으로부터 들은 말.“당시 한국인은 소주 한병, 과자 한봉지만 있어도 놀 줄 알았고 정의를 논했는데, 요즘은 한상 가득 기름진 음식과 비싼 양주를 들이켜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잡담만 한다.” 고단한 이웃들이 외로움에 몸을 떨지 않도록 하려면 나누어야 한다. 나누면 서로 넉넉해진다. 더불어 살면 한가위 보름달이 더 크고 환하게 빛나리라.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CEO칼럼] 한가위를 맞는 마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CEO칼럼] 한가위를 맞는 마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왔다. 요즘에는 다소 달라진 듯도 하지만, 그래도 한가위 때면 떨어져 살던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정담을 나누며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은 고향에 내려가 가족이며 친지와 이웃을 만나게 될 설렘에 들뜨기도 한다. 아이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옷이나 신발 등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잠을 설친다. 명절에 얽힌 추억들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추억들은 우리에게 공동체 문화를 다시 확인시켜 준다. 특히 한가위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맞춘 명절이어서 가족이나 친지들은 물론 이웃과도 음식을 나누는 풍습이 내려 왔다. 그래서 우리 옛 속담에도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한가위에는 먹을 것을 얻어 먹는다.’고 했다.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보아야 더 밝고 크다고 한다. 이런 명절이 다가오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으면서 선물 꾸러미라도 들고 가자면 보너스라도 듬뿍 쥐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기업을 잘못 경영해서 직원들의 일자리를 잃게 하고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한다면 명절의 즐거움은 물론 공동체를 잃어버리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 사회에는 전통적인 유교의 사상이 내려오고 있다. 유교사상의 기본 덕목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다. 이 다섯개의 덕목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곧 ‘덕(德)’이 아닐까 싶다. 덕이란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베풀 줄 아는 마음, 곧 여유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가족이나 이웃 간에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바로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기업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거의 바닥을 헤매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어려운 이웃들을 찾는 발길도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 자신의 처지가 어렵다 보니 남을 돌아볼 여유가 그만큼 줄어든 것일 게다. 얼마전 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이 특히 컸다고 한다. 국내에서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느껴 해외로 나가는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 특히 주택부문 경기도 침체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다. 기업하는 이들이 자꾸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일자리 등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일감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일감이 줄어들다 보면 그러잖아도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줄어들고 있는 세태가 더 삭막하게 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도 경제회복이 필요한 소이(所以)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상황이 어렵고 급하다고 해서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거기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찾을 수도 있다. 조선 순조때 김매순(金邁淳)이 쓴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때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온다. 한가위 때처럼 넉넉하고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이는 비단 가족이나 이웃에게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에도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우리 기업문화와 공동체 문화를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 [이주일의 어린이책] “천살 넘은 호랑이 얘기 들려줄까?”

    [이주일의 어린이책] “천살 넘은 호랑이 얘기 들려줄까?”

    우리 민족문화의 원형질 같은 존재가 호랑이일 것이다. 신령스럽고 용맹스러우며 때론 익살맞기도 한 호랑이는 그래서 질리지 않는 민담소재가 돼 왔다. 위엄과 익살을 갖춘 영물(靈物)로서의 호랑이 이야기라면 예나 지금이나 식상해할 아이가 있을까.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에다 교훈과 은유를 푸지게 곁들인 그림동화가 ‘하얀눈썹 호랑이’(이진숙 글, 백대승 그림, 한솔수북 펴냄)이다. 서사에 목마른 아이 독자들을 단박에 홀려버리는 데는 한 문장이면 족하다.“천 살 넘은 호랑이 얘기 하나 해줄까?” 이렇듯 감질나게 운을 떼는 책에는 장점이 많다. 금방이라도 꿈틀댈 듯한 그림들은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옮겨도 좋겠다 싶게 생동감 넘친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추진하는 ‘우리 문화 원형의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TV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굽이굽이 깊은 산속에 사는 하얀 눈썹 호랑이. 휘영청 보름달이라도 뜨는 밤이면 눈썹은 달보다도 더 밝게 빛난다. 씰룩쌜룩 하얀 눈썹에서 뿜어나오는 신비로운 빛 덕분에 이 호랑이에겐 뭐든 훤히 꿰뚫어 보는 신통력이 있다. 허튼 거짓말이 통할 리 없다. 나쁜 꾀가 많아 여우로 보이는 여자도 “어흥, 꿀꺽!” 욕심이 많아 너구리로 보이는 남자도 “어흥, 꿀꺽!” 살랑살랑 눈썹을 흔들자 금세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로 변신한 호랑이. 세상동정을 살피려 내려간 마을은 역시나, 거짓말과 험담을 일삼는 ‘먹잇감’들로 가득하다. 돼지코 남자와 마을사람들이 호랑이를 헐뜯는 장면을 책은 판소리 한 대목처럼 옮기는 재치를 부렸다.“저 산 고개에!”“깊고 깊은 산 고개에?”“호랑이가 나타나서!”“못생긴 호랑이 놈이 나타나서?” 권선징악의 선명한 교훈을 은유하던 이야기는 ‘도롱이 쓴 아이’를 등장시켜 지혜의 메시지를 끼워넣는다. 호랑이의 정체를 꿰뚫어 보고는 기어이 산으로 따라들어온 아이는 지혜의 상징인 셈이다.“허허, 날 진짜 호랑이로 알아보다니, 참 기특한 아이구나!”“호랑이님은 사람 속마음도 알 수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그럴 수 있다면 남을 돕는 데 쓰고 싶어요.” 호랑이에게서 세상을 비춰볼 수 있는 눈썹 한올을 받아든 아이에게 책은 소명을 넘겨주고 끝을 맺는다.“그럼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착한 사람을 도와주고 있겠지. 너처럼 착한 사람 말이야.” 둥근 달을 배경삼아 바위 위에 마주한 호랑이와 아이의 실루엣 그림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을 연상케 한다. 눈썹으로 세상을 비추는 설정 또한 머리털로 분신을 만든 손오공 이야기와 닮은 꼴. 익숙함 속에 서사의 참맛이 진국으로 우러나는 그림동화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시리즈가 이어나올 예정이다. 초등 저학년까지.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벌총수·CEO들의 ‘추석 보내기’

    재벌총수·CEO들의 ‘추석 보내기’

    재벌 총수들의 ‘추석 나기’는 어떨까. 모처럼 갖는 긴 연휴라서 그런지 ‘자택형’이 많다. 최고경영자(CEO)들도 대부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그런 와중에도 올 하반기 및 내년도 ‘불황 타개’ 구상은 이들의 ‘추석 화두’가 될 것 같다. ●‘빅1’은 해외,‘빅3’는 자택 재계 ‘빅4’ 가운데 이건희 삼성 회장만 해외에서 ‘보름달’을 본다.‘밴플리트상’ 수상을 위해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현재 유럽 현지 법인들을 둘러보고 있다. 이 회장은 추석 직후 귀국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및 내년 경영구상을 다듬는다.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 출장 중인 외아들 의선(기아차 사장)씨는 추석 전에 귀국해 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 회장도 특별한 일정없이 한남동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전략과 내년도 경영계획에 몰두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집안 어른들과 함께 경기도 수원의 가묘를 찾아 그룹 창업주인 큰아버지(최종건)와 아버지(최종현)의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성묘를 다녀온 뒤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의 손아래 계수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남편인 고(故) 정몽헌 회장의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생전에 오래 살았던 ‘청운동 자택’의 큰 제사나 차례에 해마다 참석했던 만큼 올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례에 참석, 여느 며느리처럼 집안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두산그룹 박용성 전 회장의 이번 추석은 ‘자택형’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도 자택에서 조용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CEO ‘독서와 현장속으로’ 남중수 KT 사장은 추석때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차례를 지낸 뒤 책을 읽으면서 경영 구상을 한다는 계획이다.‘행복한 이기주의자’(오현정),‘부의 미래’(엘빈 토플러),‘The daily drucker’(피터 드러커) 등의 책을 준비해 놓았다.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과 김신배 사장은 자택에서 평소 챙기지 못했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LG텔레콤의 정일재 사장도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참이다. 반면 KTF 조영주 사장은 추석 당일인 다음달 6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기지국과 강남역 인근에 있는 통신망 관리팀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다.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다음달 7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찾아 승무원과 화물·카운터 직원들을 격려한다. 지난 27일 미국 현지 거래처와 지사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신헌철 SK㈜ 사장은 모처럼 현지 직원들과 함께 추석을 보낼 예정이다. 정기홍 안미현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가위 보름달 ‘빼꼼’

    한가위 보름달 ‘빼꼼’

    맑은 하늘에 두둥실 뜬 보름달은 올 한가위에 구경하기 힘들 것 같다. 연휴 전체적으로도 구름 많은 날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대체로 비는 오지 않아 성묘나 나들이에는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9일 “추석 연휴기간 내내 구름 낀 날씨가 예상된다.”면서 “3∼4일 간격으로 약한 기압골이 지나면서 먹구름이 끼는 흐린 날씨가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복 옷고름서 작품 영감 얻어”

    “한복의 옷고름에서 리본이 휘날리는 모습을 보고 작품 구상을 했습니다.” 청계천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을 창작한 미국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76)씨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28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품을 창작할 때 도자기와 한복, 보름달 등 한국적 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스프링은 하늘로 뾰족하게 솟은 삼각뿔 모양으로 붉은색과 푸른색, 노란색 알루미늄 리본이 휘날리는 구조다. 1996년 서울을 방문, 일주일간 여행했다는 올덴버그는 “붉은색, 푸른색이 한국의 전통색이라 파악해 선택했고, 도자기 빛깔인 아이보리 색으로 조형물 내부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동 창작자인 부인 쿠젠 반 브르겐(63)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아 리본 모양을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브르겐은 건강이 좋지 않아 함께 방한하지 못했다. 이들은 복원된 청계천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1996년 방한 때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조형물을 디자인했다. 스프링의 나선형 모양에 대해 올덴버그는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도심이란 환경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게 뻗은 빌딩과 조화 속에서 대조를 이루도록 대각선으로 흘러내리는 다슬기 모양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물과 샘의 원천이라는 이미지도 담았다. 샘솟는 물을 표현하고자 작품 앞에 사각 연못을 만들고 물줄기가 힘차게 흘러나오도록 고안했다. 조명을 받으면 이 연못에 조형물 입구가 비치는데 보름달 모습이다. 또 청계천이 생태복원이라는 점을 고려,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했다고 올덴버그는 말했다. 스프링 제작비는 작가비 60만달러(5억 6700만원)를 포함해 340만달러(32억1300만원)이며 전액 KT가 기부했다. 청계광장에 설치된 작품은 29일 오후 7시 30분에 공개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추석 극장가 ‘대박 이벤트’

    추석 극장가 ‘대박 이벤트’

    최장 9일간의 연휴, 이 시기를 겨냥한 영화 9편,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다양한 이벤트, 이번 추석은 어디로 보나 ‘대박’이다. 그리고 각 지역 극장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를 아는 사람이 이 대박 행운의 ‘임자’다. CGV는 30일부터 10월8일까지 ‘보름달愛,CGV愛’를 진행한다.2회 이상 같은 CGV를 방문하면 멤버십 더블 포인트를 적립하고, 다른 CGV에서 영화를 보면 추첨을 통해 CJ상품권(10만∼100만원)을 준다.5∼8일 오후 9시 이후 영화를 본 관객 300명(선착순)에게 ‘타짜’ ‘라디오스타’ 등의 영화 마그네틱 콜렉션을 증정한다. 추석기간 동안 아이맥스 입체영화 ‘앤트 불리’를 CGV홈페이지에서 예매한 고객을 위해 2000원 할인 혜택, 캐릭터 제품, 워너브라더스픽쳐스에서 만든 10가지 캐릭터 세트 등을 마련했다. 롯데시네마는 10월5∼7일까지 ‘잘 살아보세’를 주제로 이색 윷놀이판을 벌인다. 상대방보다 높은 점수를 얻으면 영화무료관람권,‘가을로’ 비닐폴더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일부 극장제외). 한복을 입은 관객에게는 지역에 따라 즉석 사진촬영, 팝콘·음료, 주중관람권 등의 혜택이 있다. 안양관, 대구관은 지역 테마파크 할인권이나 자유이용권을 준다. 연휴 기간동안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면 옥션 3000원 할인쿠폰이 생긴다. 목동점에서는 10월1일까지 오후 11시10분에 ‘라디오 스타’와 ‘가문의 부활’ 두편을 1만원에 볼 수 있다.OK캐시백,GS칼텍스 보너스포인트도 사용가능하다. 삼성동 메가박스에 마련된 ‘구미호 가족’ ‘라디오 스타’ ‘야연’ 등의 영화 포토존에서 멋진 사진을 찍는 것은 덤이다. 프리머스시네마는 10월1∼8일 연휴 기간동안 3회 이상 영화를 관람하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아이스테이션PMP,DVD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영화관람권 등을 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프리머스 서포터스에 가입하면 참여할 수 있다. 또 전국 상영관과 홈페이지에서 감동적인 사연을 적은 고객 5명을 선정해 소원을 이루어주는 ‘한가위, 너의 소원이 무엇인고’ 이벤트를 연다. 당첨자 발표는 10월20일.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송편도 종류가 많아요

    송편도 종류가 많아요

    오곡백과가 익어 가는 한가위. 처음 추수한 곡식을 조상님께 바치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했던 우리의 가장 큰 명절이다. 이런 한가위를 대표하는 음식은 송편. 휘영청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낸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송편을 빚던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지고 지금은 시장에서 조금씩 사다 차례를 지내는 것이 보편화됐다.그럴수록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는 추억은 해마다 이맘때면 생각난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끼리 송편을 빚어보면 어떨까.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촬영협조:쿠킹아트센타(www.foodcodi.or.kr) 송편은 각 지역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반달처럼 갸름하고 끝이 살짝 굽은 경기도식, 한입에 쏙 들어가는 동그랗고 아담한 서울식, 크고 둥글넓적하며 끝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모양을 내는 경상도식, 타원으로 빚어 손가락으로 눌러주는 강원도식 등 각 지역마다 약간씩 마무리하는 방법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하지만 무엇보다 먹기 좋고 예쁜 송편이 대세. 반죽에 색깔과 향을 집어넣은 ‘신세대’송편을 알아보자. # 송편의 색과 향, 맛은 이렇게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를 가루로 만들어 쌀가루에 섞어 쓰거나 파래를 분쇄기에 갈아 쓰는 방법이 있다. 또 치자를 씻어 반으로 갈라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나오는 노란 물을 이용하거나 오미자를 물에 담가 붉은 색이 우러난 물로 반죽을 해도 색깔이 고운 송편이 된다. 이것도 귀찮다는 분들을 위해 보통 가게에서 파는 음료수로 간단하게 색을 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렌지주스, 석류주스, 포도주스를 뜨겁게 해서 반죽하면 쉽게 노랑, 빨강, 보라색의 예쁜 송편을 만들 수 있다.
  • ‘수확의 계절’ 조상 생활상 엿보기

    우리 조상들은 추석때 어떻게 지냈을까.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이 우리나라 세시풍속을 총망라한 ‘한국세시풍속사전-가을편’을 발간했다.2002년부터 진행한 정월편·봄편·여름편에 이어 4번째 결과물로, 박물관측이 펼쳐온 단일 프로젝트 중 가장 큰 사업이다. 옛 시절에는 추석만큼 먹을 것이 풍족한 때가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절식인 송편은 솔잎을 깔고 쪄서 먹으면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보름달을 상징하는 원무 형태의 강강술래와, 무병장수를 빌고 잡귀를 쫓기 위한 거북놀이도 인기였다. 또 농사의 풍요로움을 즐기기 위해 소놀이도 성행했다. 또 가을철에 행해지던 세시풍속 의례로 ‘올개심니’란 것이 있다. 한 해 농사를 잘 지어 일찍 수확한 벼를 조상께 먼저 올리는 추수감사 행사이다. 이를 행하는 시기는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추석 당일이나 이를 전후한 시기가 많으며, 아홉수가 두 개나 겹친 길일이라는 9월9일 중구(重九)에 행하는 지역도 있었다. 경북 안동에는 이와 비슷한 세시풍속을 ‘풋바심’이라 부른다. 채 익기 전의 곡식을 미리 베어 떨거나 훑는 것으로, 천신(薦新)을 목적으로 이뤄진다. 가을철이라고 하면 과거 책력에서는 음력 7∼9월을 말한다. 이 기간에는 추석(음력 8월15일)뿐 아니라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만난다는 칠석(7월7일), 한껏 위상을 자랑했던 대표명절 백중(7월 보름), 국화전을 부쳐먹고 국화주를 마신다는 중양절(9월9일) 등이 포함된다.‘한국세시풍속사전-가을편’에는 이들 명절과 관련된 다양한 풍습과 놀이, 의례 등이 표제 항목 464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집필에는 관련 전문가 132명이 참여했으며, 사진도 642장이 담겨 생업 및 물질문화까지 생생한 자료를 접할 수 있다.박물관측은 연말쯤 겨울편을 발간, 세시풍속사전 계절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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