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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가평 명지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가평 명지산

    북한강 푸른 물줄기를 휘감고 있는 경기도 양평과 가평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여름이면 긴 피서행렬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명지산을 끼고 도는 가평천과 조종천 일대 역시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수영장을 방불케 하는 유원지에서 좁은 틈을 비집고 발을 담그는 대신 등 뒤에서 말없이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 명지산을 찾는다. 깊은 숲과 계곡, 명지폭포의 우렁찬 물소리는 흘린 땀의 고단한 기억을 말끔히 식혀줄 것이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와 도대리에 걸쳐 있는 명지산(明智山·1267m)은 화악산(1468m)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주변으로 국망봉, 촉대봉, 연인산, 석룡산 등 1000m가 넘는 많은 산들에 둘러싸여 깊고 웅장한 느낌을 더한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물 맑은 계곡이 좋다. 가을철 ‘명지단풍’은 가평8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등 철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발길을 당긴다. 무엇보다 명지산의 가장 큰 매력은 서울에서 1시간30분 거리라는 입지 조건과 다르게 아직도 원시림 상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숲이다. 적목(이깔나무)이 많아 붙여진 동북쪽의 적목리(赤木里), 잣나무가 무성하여 이름 붙은 남쪽의 백둔리(柏屯里·잣둔리) 등 산자락을 끼고 있는 마을 지명만 봐도 짐작이 간다. 근래 불법 채취로 주목나무는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전국 40%나 되는 잣을 생산해 내는 잣나무를 비롯해 밤나무, 굴참나무, 전나무 등이 군락을 이룬다. 명지산 산행은 승천사가 있는 익근리와 상판리 귀목마을을 들머리로 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이용되는 산길은 익근리 원점회귀 코스로 5시간30분∼6시간 정도 소요된다. 승천사∼명지폭포∼익근리계곡∼정상에 이르면 간 길을 되짚어 내려오거나 좀 더 북쪽 능선을 따라 사향봉을 경유해 내려올 수도 있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능선에서 조망이 좋다. 귀목마을에서는 귀목고개∼명지2봉∼정상에 이르거나 귀목고개 대신 아재비고개를 통해 정상에 닿는 코스가 있다. 귀목고개 코스는 정상까지 3시간 남짓, 아재비고개 코스는 2시간50분 정도 걸린다. 정상에서 원점회귀하거나 익근리로 하산할 수도 있다. 귀목마을에서는 명지산 정상 쪽으로 가지 않고 귀목고개를 통해 귀목봉에 오르는 경우도 많은데 되돌아오기까지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귀목고개는 귀가 아홉 개 달린 백여우가 고개 중턱에 나타나 나그네의 보따리를 잡아당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만큼 첩첩산중이었다고 한다. 백둔리를 들머리로 아재비고개를 거쳐 명지3봉∼명지2봉∼정상∼명지폭포∼익근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는 총 7시간 정도 걸린다. 연인산 들머리를 지나 백둔리마을회관 쪽에서 시작되는 종주산행의 본격적인 산길은 철조망이 쳐진 사과밭을 지나야 한다. 사유지이지만 작은 문이 항상 열려 있어 지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아재비고개까지는 급할 것 없는 완경사의 오솔길이다. 징검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계곡의 굽이를 따라 자연스러운 선을 그리며 돌아 오르기도 한다. 아재비고개에서 연인산과 명지산이 갈린다. 아재비고개에 올라서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여기서 명지3봉까지 오르막은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한여름에는 어깨 높이의 풀숲을 헤치고 가야 한다. 명지산 정상까지는 가끔 바위구간도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하산할 땐 아무리 급하더라도 주 등산로에서 60여m 떨어져 숨어 있는 명지폭포를 찾아내 지친 다리와 마음을 내려놓자. 실타래를 다 풀어도 끝을 알 수 없다는 명지폭포의 깊은 소와 우렁우렁 물소리에 한여름 무더위도 풍덩 빠져들고 말 것이다. 글 정수정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여행정보 백둔리 자연학교(031-582-9261,www.ebns.co.kr)와 두밀수련원(031-581-1253)에서는 야영도 할 수 있다. 백둔리의 양지카운티(031-582-4770, www.yj-gt.co.kr)는 나비·생태 전시관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밖에 별을 헤는 마을(031-582-9869), 달빛사냥(031-582-3184), 달빛고을(031-582-7074) 등의 펜션이 있다.
  • ‘두번째 사랑’ 첫 한미합작영화 감독 김진아

    ‘두번째 사랑’ 첫 한미합작영화 감독 김진아

    불륜은 닳고 닳은 소재다. 친한 친구의 남편과 바람피우는 뻔뻔한 여자의 이야기가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요즘 영화 ‘두 번째 사랑(21일 개봉·18세 관람가)’이 풀어 놓을 보따리는 어쩌면 식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계 변호사와 결혼한 백인 여성 소피(베라 파미가)가 임신을 조건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의 지하(하정우)와 계약 관계를 맺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사뭇 파격적이다. 게다가 남편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이가 필요하다는 여자는 원하는 아이를 가진 뒤에도 두 번째 찾아온 사랑을 포기하지 못한다. 관객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연출을 맡은 김진아(34) 감독의 말대로 현모양처로 살아온 소피가 “어머니가 되는 순간 성에 눈을 떠 창녀로 전락하는” 설정도 그렇거니와 남편을 배신한 여자가 받아야 할 고통스러운 결말도 없다. 여자는 대신 ‘위험한 사랑’을 통해 삶을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거듭난다.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은 불륜을 통한 여자의 성장인 셈이다. “고전영화 ‘자유부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김 감독은 불륜여성에 덧씌어진 고정관념을 뒤집고 싶었다고 했다.“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여성에 관한 이야기예요. 두 번째 사랑이 아니라 그녀가 찾은 두 번째 삶에 방점을 찍은 영화죠.” 다큐멘터리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와 ‘그집앞’으로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첫 한·미합작으로 탄생된 영화는 뉴욕에서 올 로케이션 됐으며 올해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국배우 하정우와 파란 눈의 금발 여배우 베라 파미가의 조합은 묘한 긴장감을 안겨 준다. 미술을 전공한 감독답게 영상은 세련됐고,‘피아노’의 음악감독 마이클 니먼이 빚어낸 현악 4중주 선율은 스크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몸이 가니 마음도 갔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새로운 포장지에 쌌을 뿐이라는 혹평도 내놓았다. 김 감독은 “이런 반응들이 나온다는 게 너무 재미있다. 내 영화가 감정적인 뭔가를 긁고 있다는 것 아닐까.”라며 오히려 들뜬 표정을 짓는다. “지금까지 불륜 영화에서 결말은 두 가지였죠. 무릎 꿇고 싹싹 빌어 다시 남편 밑으로 들어가 조신하게 살던가, 아니면 ‘안나 카레리나’처럼 달려오는 기차에 뛰어들어 처절하게 파멸하던가. 저는 이런 것들을 전복시키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소피가 행복하다는 것.“관객들은 그녀가 지금 누구와 살고, 아이가 누구의 아이일까를 궁금해 하겠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녀가 진짜 원하는 삶을 스스로 찾았다는 것이 중요하죠. 지하와의 사랑은 통과의례일 뿐이죠.” 차기작은 심리 스릴러물. 파라마운트사와 함께 작업한다.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이름을 떨친 그녀가 본격적으로 주류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자각하는 여성을 다룰 것이란다. 타이완 출신으로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리안 감독이 그녀의 역할모델이란다.“영국 클래식에서부터 미국식 서부극, 중국 무협 등 어떤 장르에서건 그 안에 항상 억눌린 자아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아요. 저도 리안 감독을 닮고 싶어요.”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盧대통령에 비토 당한 ‘위기의 손학규·정동영’ 입장] 孫 “절대로 낙마할 일 없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보따리 장수’라고 깎아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손씨를 빼라.”며 극도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측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우린 절대로 낙마할 일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제4 낙마’의 주인공이 되느냐, 이에 맞서 ‘홀로서기’에 성공하느냐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이미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노 대통령의 공격에 상처를 입고 낙마했다. 손 전 지사는 범여권으로부터 쉴새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범여권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크게 보면 제자리 걸음이다. 캠프 관계자는 “어느 시점이 되면 올라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지만 최근 손 전 지사를 만난 범여권의 한 의원은 “지지율이 안 올라 초조해 하더라.”고 전했다. 범여권 세력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으면서 ‘세불리기’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의 또 다른 의원은 “손 전 지사는 직접적으로 도와 달라는 말은 안한다.”면서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도 의원들을 만나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낙마했다.”고 걱정했다. 범여권 합류를 두고도 캠프 내 목소리도 엇갈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지고 김 전 의장과 손을 잡은 지금이 범여권 합류의 적기라는 판단과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캠프 운영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들의 캠프 합류는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조직이 엉성하다는 것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캠프에 간 지인이 ‘체계가 너무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캠프 자금도 부족해 힘들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반면 손 전 지사는 기존의 ‘낙마 3인방’과는 다르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부겸·정봉주·신학용·안영근·한광원 의원 등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이미 당적을 버린 만큼 과거보다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만 해도 그렇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언론서 손학규 범여권 표기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 모욕”

    “언론서 손학규 범여권 표기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 모욕”

    노무현(얼굴) 대통령의 정치 발언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당적을 버린 임기말 대통령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리낌없이 대선 가도에 직설 화법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한겨레신문과 가진 6월항쟁 20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도 ‘비토 발언’의 강도는 높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같은 당 탈당파 의원들이 노 대통령의 직격탄에 그대로 노출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손 전 지사를 겨냥,“언론이 내가 몇번이나 이의를 제기했는데 ‘범여권’이라는 용어를 그냥 쓴다.”면서 “그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의도적 모욕”이라고 밝혔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현실에 강력한 불만을 피력한 셈이다. 노 대통령의 ‘손학규 비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20일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보따리 장수론’을 들어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강력 비판했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도 최근 기자에게 “그럼 우리가 손학규와 함께 하란 말이냐.”며 거부감을 보였다.“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주요 당직을 맡고 경기지사를 지내는 등 한나라당의 단물을 다 빼먹은 정치인인데 이제 와서 진보진영과 같이 하잔 말이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노 대통령과 그 참모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번 대선에서 노심(盧心)의 범주에 손 전 지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히려 노 대통령의 정체성을 이어받을 후보로 친노(親盧)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과 탈당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배짱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옳은 가치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치를 붙들고 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해 정·김 두 전직 의장을 함께 비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 가보니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 가보니

    |베니스 윤창수특파원|지난해 300억달러(2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율은 0.03%.110년 전통의 세계 최대 미술 전시회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의 규모도 딱 그 정도 크기다. 독일관, 일본관에 둘러싸인 한국관은 70평 남짓한 작은 규모다. 그런 만큼 한국관은 ‘작지만 강한 전시’‘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다. ●한국관은 ‘자연사 박물관’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이제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지 5년 좀 넘은 신진 작가 이형구(38)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이씨는 세계인에게 친숙한 만화주인공 톰과 제리의 쫓고 쫓기는 장면을 뼈다귀로 재연한 ‘아니마투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만화 ‘톰과 제리’를 그린 조지프 바버라가 지난해 95세를 일기로 사망해 작품이 주는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올해 국가관 전시에는 비엔날레 역사상 가장 많은 77개 나라가 참여했다. 오는 10월 최고의 전시관, 작가, 젊은 작가에게 각각 주어지는 3개의 황금사자상을 통해 그 우열이 가려진다. 이형구는 플라스틱 재료인 레진으로 만든 의사(擬似) 뼈다귀 작품 ‘아니마투스’에 대해 “인류의 근본인 뼈를 변형시킨 작품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뿐 아니라 스위스 바젤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과도 작품 전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자연사 박물관 측은 770만종의 뼈를 소장하고 있지만 만화 주인공 뼈가 없다며 그에게 작품 구입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아니마투스’와 함께 전시된 신체 변형 기구 ‘오브젝추얼스’도 눈길을 끈다. 이씨가 예일대 유학 시절 느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작품들이다. 전등갓으로 헬멧을 만들어 눈과 입을 확대하고, 페트병과 위스키잔에 물을 담아 팔뚝과 손가락을 굵어보이게 만들었다. 동양 남자로서 서양인의 거대한 육체에 대해 느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창조해낸 가짜 심리치료 기구들이다. 이씨는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술관이 아닌 자연사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의욕을 보였다.‘몸을 발명하는 사이비 과학자’ 이형구가 과연 이번 비엔날레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릴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한국관은 1995년 개관 이후 95년 전수천,97년 강익중,99년 이불이 3회 연속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을 맡은 로버트 스토 교수가 예일대 미대 교수라는 점을 들어 한국관의 수상 전망을 밝게 보는 이들도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안소연(47) 커미셔너는 “비엔날레 수상은 현지의 상황과 정치적인 함수관계가 고려된다.”며 결과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미술평론가 박신의 경희대 교수는 “만화 캐릭터의 고고학을 통해 궁극적으로 죽음에 접근한 재미있는 시도”라며 “관람객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기보다 너무 정교한 제작으로 승부를 건 점은 아쉽다.”고 이번 한국관 전시를 평가했다. ●현대미술 비전에 초점 맞춰 자르디니 공원에 오밀조밀 모여 서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국가관과 달리 본 전시장은 19세기 조선소 건물에 있다. ‘감각으로 생각하기-정신으로 느끼기:현재 시제의 미술’을 모토로 내세운 이번 비엔날레 본 전시에는 전세계에서 모두 10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본 전시장의 하나인 자르디니에 있는 이탈리아관은 대가들을 재평가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 예로 아흔살이 넘은 세계적인 모더니즘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파란색 회화작업 바로 곁에는 남미와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 그동안 비엔날레는 젊고 급진적인 작가들을 우대했으나, 스토 교수가 처음 전시 기획을 맡으면서 비엔날레 조직위는 현대예술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니엘 뷔렝, 소피 칼, 제니 홀처, 솔 르윗, 브루스 나우먼, 지그마르 폴케, 게르하르트 리히터, 수전 라우셴버그 등 대가와 신진들의 작품을 나란히 전시해 균형을 맞춘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한국작품 장외대결 ‘볼만´ 본 전시장에 중국, 일본 작가는 있는데 한국 작가가 없어 아쉽다면 비엔날레 전시장 바깥을 주목해보자.‘점과 선의 작가’로 불리는 이우환은 개인전, 보따리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김수자는 단체전을 통해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수자의 전시 ‘시간이 예술이 되는 곳’은 프랜시스 베이컨에서 피카소,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세계적 거장 80명의 작품 300여점을 설치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물의 도시 베니스 구석구석은 온통 미술판이다. 유서깊은 교회 산 갈로에서는 빌 비올라의 비디오 작품 ‘해변이 없는 바다’가 전시 중이다. 한국의 국제 갤러리가 공동 투자한 작품으로 물과 배우들의 연기, 흑백과 컬러의 조화속에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오묘한 분위기의 영상이 압권이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계의 스타인 요제프 보이스와 매튜 바니의 2인전이 9월2일까지 계속된다.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의 소장품도 ‘시퀀스1’이란 전시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11월21일까지 계속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입장료는 15유로. 특히 이번엔 바젤 아트페어,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10년 만에 함께 열려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히 ‘그랜드 투어(www.grandtour2007.com)’라 할 만하다. geo@seoul.co.kr
  • 盧대통령 선관위 결정 정면 반박

    盧대통령 선관위 결정 정면 반박

    노무현 대통령이 선관위의 ‘선거중립의무 준수’요청을 하루 만에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또다시 비판했고, 선관위 결정의 근거인 선거법은 ‘위헌’이며 ‘위선적 제도’라고 밝혔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 기관과 법의 독립성과 권위를 침해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정치권에 민생·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면서도 분열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이율배반적인 언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한나라당과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측에서는 “끔찍한 대통령”,“참 불행한 대통령”,“대통령이 헌법과 싸우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가 “참여정부 평가포럼(참평포럼) 강연이 선거중립의무 위반이 아니다.”며 법리적 근거로 제시한 ‘특정단체 회원 상대’와 ‘비(非)반복성’도 이날 발언을 계기로 무너졌다. 노 대통령은 8일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이고 선거중립, 정치중립인지 모호한 (현행 법의)구성요건은 위헌이며, 대통령의 정치 중립요구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위선적 제도”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를 받은 직후 학생 등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국가공무원법에는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선거법에서는 선거중립을 하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관위가 전날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강연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보장한 국가공무원법과 상충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발언이다. 이날 원광대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 특강에서 노 대통령은 “이명박씨의 감세정책으로는 복지정책이 골병든다. 절대로 속지 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게는 “합당과 연정은 아주 다른 것”이라면서 “합당과 연정을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니 제가 얼마나 힘들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일 참평포럼 강연에서 박 전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표현하자 박 전 대표가 “독재자의 딸과 연정하자고 했느냐.”고 맞받자 다시 반박한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을 빗대 “왜 보따리 싸들고 오락가락 그러냐. 이런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언론에도 각을 세웠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어느덧 민중을 억압하는 편에 서서 민중을 속이는 데 앞장 서 있다면 그 정통성은 어디서 인정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5년 단임제를 하는 선진국은 없다. 쪽팔린 것이다.”라고 말해 임기 내 개헌 무산에 따른 서운함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 국정실패론을 거론하며 “저도 비교적 솔직해서 잘못이 있으면 잘못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별로 말할 게 없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한 선관위원은 “공직선거법에서 말하는 것은 선거에서의 중립인데, 그것을 국가공무원법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노 대통령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선관위원은 “좀 더 검토해봐야 겠지만 전체회의를 소집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저는 물러날 대통령과 싸울 생각없다. 저는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면서 “이쯤에서 대통령이 자기 업무에 충실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은 “어제는 대선에 개입하고 오늘은 언론을 탄압하고, 과연 대통령의 가슴에 국민은 어디에 있느냐.”고 꼬집었다. 박찬구 나길회기자 ckpark@seoul.co.kr
  • [女談餘談] 즐거운 상가/ 최광숙 정치부 차장

    며칠 전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수다를 떨었다. 선배의 시어머니 상가에서다. 이 선배의 별명은 어릴 적 즐겨 보던 만화영화 ‘뽀빠이’의 연인 ‘올리브’다. 그래서 우리 모임은 언제부터인지 대장격인 이 선배의 별명인 ‘올리브’로 불린다. 지난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등산을 해 왔다. 남들은 산책 코스로 여기는 우면산 등 야트막한 산들의 정상을 향해 우린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갔다.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차 한 잔 놓고 이야기꽃을 피워야 등산 일정은 끝났다. 산 타는 시간보다 먹고 노닥거리는 시간이 늘 더 길었다.. ‘올리브’ 모임은 30대∼50대 여인 6명으로만 구성됐다. 나이로 치면 내가 ‘허리’격이라 총무를 맡았다. 총무의 부덕으로 몇 달을 그냥 보냈다. 그러던 중 이 선배가 상을 당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부랴부랴 회원들에게 연락, 밤 9시30분 상가에서 만났다. 정중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상주와 인사를 나눴다. 그러고는 상가 한쪽 귀퉁이에 자리잡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몇 달 동안의 공백에 대한 ‘책임 추궁’이 서로 이어졌다.“등산 안 가냐.”는 재촉의 전화 한 통 하지 않은 데 대한 ‘죄의식’을 우린 그렇게 ‘남 탓’으로 몰며 낄낄댔다. 다양한 직업의 여인들이 쏟아내는 화제는 샘물 솟듯 쏟아졌다. 정치권에 나도는 각종 최신 설(說)에 대한 그럴듯한 검증 작업을 시작으로 낙마한 대권 후보들의 뒷얘기, 유력 대권 후보들의 가족 얘기, 설익은 휴가 계획 등 별의별 이야기들이 다 나왔다. 화제는 자연스레 재테크로 넘어갔다. 작전 세력이 들어간 주식을 샀다가 재미 좀 보는가 싶더니 결국 얼마가 물렸다는 하소연은 서곡에 불과. 며칠 사이 아이들 학비라도 벌겠다며 친정에서 빌린 거액을 사설 투자자에게 맡겼다가 반토막 났다는, 절절한 사연으로 이어졌다. 돈 잃고 날밤 새운 얘기도 무슨 무용담이라도 되듯 신났다. 박장대소하며 웃다가 뒤늦게 상가에 있음을 깨달았다. 고인도 만남의 장이 돼버린 ‘즐거운 상가’를 이해해 주시겠지…. 고인 덕분에 중단 위기의 ‘올리브’ 모임의 날짜가 다시 정해졌다. 최광숙 정치부 차장 bori@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나니! 왜 너니

    국내에서 재활 중인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또다시 궂긴 소식이 들려왔다.‘트레블’ 달성에 실패한 맨유가 그의 포지션인 미드필더진 보강을 위해 이적시장에서 돈보따리를 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31일 구단 홈페이지는 포르투갈 대표팀의 젊은 기수 나니(20·스포르팅 리스본)의 이적에 소속팀과 합의했으며 메디컬테스트와 행정절차만 남았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적료가 2550만유로(약 318억원)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브라질 대표팀 둥가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공격형 미드필더 안데르손(19·FC포르투)도 영입이 확정적이다. 이적료는 나니와 맞먹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미 구두 합의한 오언 하그리브스(26·바이에른 뮌헨)의 공식 입단식도 6일 치르기로 했는데 그의 포지션 역시 미드필더.기나긴 재활의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박지성으로선 그 고비를 넘기더라도 다음 시즌부터 치열한 주전경쟁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나니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 돌파력과 경기운용 능력, 발재간으로 친구 사이인 호날두와 호흡을 맞춰 ‘포르투갈 듀오’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높다. 안데르손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 윙포워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위협적이다. 하그리브스 역시 중앙 미드필더로 분류되지만 두 발 모두 잘 쓰며 활동력이 뛰어나 좌우 모두에서 통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절반 이상을 부상으로 보냈지만 5골 2도움을 올리며 잉글랜드 무대에 본격적인 적응을 마쳤던 박지성으로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현장 행정] 강남구 ‘알뜰 나눔장터’

    [현장 행정] 강남구 ‘알뜰 나눔장터’

    “액세서리는 3점에 500원, 청바지는 2000원이에요.”강남구에서 알뜰시장이 열린다는 소문이 나자 강남은 물론 강북에서도 손님들이 몰렸다. 강남 알뜰시장에는 어떤 물건이 나오는지 구경 겸 싼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다. 반응은 엇갈렸다.“강남이라서 다를 줄 알았더니 별것이 없다.”는 사람도 있었고,“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만족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30일 서울 강남구청 주차장에서 강남구와 강남구 새마을부녀회 주최로 열린 ‘강남 알뜰 나눔장터’에는 모두 9만 100여점의 물건들이 나왔다. 이날 알뜰시장에는 5000여명의 손님이 몰려 4만여점이 팔려나갔다. ●인형, 골프채 등 다양한 상품 가장 많이 나온 품목은 의류·잡화로 3만 2000점. 그 다음은 아동용품으로 2만 7000여점이 나왔다.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은 아동용품 코너였다. 장난감이 한 점에 500원, 낡은 것은 3점에 1000원이었다. 압구정동 부녀회는 가전제품 등을 주로 수거해 왔다. 중고 텔레비전에서부터 헬스기구, 컴퓨터 등이 눈에 띄었다. 집안에서 운동할 수 있는 스태퍼(계단오르기형 운동기구)는 9시부터 줄을 섰던 사람이 개장하자마자 5000원에 사갔다. 스키는 1만∼2만원이었다. 압구정2동 새마을부녀회장 권경옥(55)씨는 “가전제품 위주로 모아 왔는데 1시간도 안 돼 3분의1이 팔렸다.”고 자랑했다.‘꾸러기 장터’에서는 장난감 자동차가 개장 즉시 팔렸다. 청담2동 부녀회 코너에서는 골프채가 눈에 띄었다. 드라이버 등 3점. 드라이버는 켈러웨이사의 ‘빅버사’로 한물간 채여서인지 가격은 5000원에 불과했지만 팔리지 않았다. ●‘강남물건’ 반응 엇갈려 강남에서도 바자회는 자주 있었지만 이처럼 큰 규모의 알뜰시장은 처음 열렸다. 이에 따라 관심도 높았다. 성동구에서 둘째딸과 함께 왔다는 김모(68) 할머니는 “처음이어서 그런지 다른 지역의 알뜰장터만큼 물건이 다양하지 않고 가격도 싼 편은 아니다.”고 점수를 낮게 매겼다. 하지만 같이 온 딸은 바쁘게 물건을 사들였다. 보따리만 벌써 3개였다. 수서동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조혜경(46)씨는 “어린이 옷 10여점을 샀다.”면서 “생각보다 물건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날 판 물건 중에는 개인이 집에서 쓰던 것을 가지고 나온 경우도 있었다. 값싼 물건은 부녀회 코너에 많았고, 좋은 물건은 개인 코너에 많았다. 강남구와 새마을부녀회는 이같은 알뜰장터를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대신 부녀회나 개인의 참여는 허용하되 전문상인의 참여는 막기로 했다. 유럽처럼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바꿔 쓰거나 재활용하는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내가 바로 으뜸 공무원] 조성린 종로구 주민생활지원국장

    “역사와 문화재에서 선인들의 숨결을 느낍니다.” 종로구 조성린(59) 주민생활지원국장은 24일 “공직생활을 하며 틈틈이 익힌 역사 지식을 구정에 바르게 활용하고 싶다.”면서 역사연구를 통해 느끼는 감회를 전했다. ‘향토사학자’로 통하는 조 국장은 2004년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인물평전’을 출간했다. 다음달에는 선인들에 대한 상식의 유래를 고증 자료로 되짚어 보는 단행본 ‘조선 500년 숨겨진 역사’를 펴낼 예정이다. 그는 “조선시대 관리들도 아내가 애를 낳으면 지금처럼 3일 아니라 15일간의 출산휴가를 보장받았다.”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TV 사극에서 관리가 죄를 지으면 소달구지에 갇혀 유배지로 끌려가는 설정은 잘못된 것이란다. 비록 죄인이지만 관용 말을 이용할 수 있는 마패를 옆구리에 차고 말을 타고 간다. 그 뒤를 하인들이 종종걸음으로 따르고 호송인력은 멀찌감치 물러나 죄인의 면목을 살려주었다는 것이다. 부인(婦人)은 원래 1품 관료의 아내에게 내려진 명예 직함이다. 제사를 지낼 때 지방에 적는 ‘현비유인(顯孺人)∼’에서 유인은 말단직인 9품 관료의 아내에게 주어진다. 조 국장은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1968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방송통신대를 마치고 서울시립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상명대에서 사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가난 때문에 미룬 학업을 향학열로 극복 중이다.‘월간 신문예’에 ‘잃어버린 날은’ 등 3편의 시를 발표한 시인이기도 하다. 종로구에는 서울시 등록문화재 952점 가운데 40%에 가까운 380점이 몰려 있다.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261점에 이른다. 담당 공무원의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바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조 국장은 “주민을 위한 교양강좌를 열거나 문화 행사를 할 때 배우고 익힌 지식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씨줄날줄] 낙인(烙印) 정치/진경호 논설위원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자 곧바로 두 가지 별명이 따라붙었다.‘제2의 이인제’와 ‘보따리 장수’다. 한나라당과 노무현 대통령이 붙였다. 당내 경선을 뿌리치고 뛰쳐나간 배신자라는 것이다. 얼마 전 이인제 의원이 국민중심당을 나와 손 전 지사와의 연대의사를 밝히자 한나라당은 재빨리 새로운 ‘딱지’를 갖다 붙였다.‘배신자클럽’ 낙인(烙印) 정치의 시대다. 정치인, 특히 차기 대권에 근접한 대선주자일수록 한마디 한발짝이 무섭게 득달같이 딱지가 달라 붙는다. 정당도 예외가 아니다. 열린우리당의 비노(非盧)진영 의원들은 ‘노무현당’이란 말만 들어도 기겁을 한다. 이들에게 ‘노무현당’은 무능정부의 이웃말이고, 교체대상을 뜻하는 상징인 것이다.3년여 전 한나라당을 궁지에 몰아넣은 ‘차떼기당’도 마찬가지다. 대선주자의 고공행진 속에 ‘웰빙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으나 여전히 지하주차장에서 돈을 주고받던 이미지가 서려 있다. 낙인은 그림으로 말하면 캐리커처다. 인물의 특징을 과장해 묘사함으로써 부분을 전체로 둔갑시킨다. 한눈에 알아채도록 하지만, 결코 그 사람의 실제 모습은 보여주질 못한다. 독일 현대사회학의 거장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기득권자의 권력유지 기제로 ‘끊임없는 낙인찍기’를 꼽았다.“기득권 집단의 이미지(카리스마)는 최고 구성원들의 최상의 특성으로 이뤄지는 반면 피지배 집단, 즉 아웃사이더의 이미지는 최악의 구성원들이 지닌 최악의 특성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냉전 시대 한국 사회의 대표적 낙인으로 군림해 온 ‘빨갱이’를 연상케 하는 분석이다. 그가 갈파한 낙인의 위력은 지대하다. 낙인은 곧바로 집단환상을 낳는다. 낙인을 찍는 쪽은 모든 죄로부터 면죄부를 얻는 반면 낙인이 찍힌 쪽은 제3자는 물론 스스로도 이를 실제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무력화돼 간다.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1% 대통령’이라는 딱지를 꺼냈다. 종합부동산세 조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를 조준한 말이다.‘참 나쁜 대통령’이나 ‘1% 대통령’은 연말까지 이어질 낙인찍기의 예고편일 것이다. 그 집단주술에 어떻게 온 정신을 지켜낼지 유권자로서 걱정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구로구, 두바이등과 21억원 사업 계약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양대웅 구로구청장이 두둑한 ‘계약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구로구는 22일 “양 구청장이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12박 13일간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과 요하네스버그(남아공), 뭄바이(인도) 등 3개 도시의 시장개척에서 상담액 131억원,21억원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두바이에서는 구로구와 두바이 상공회의소간 자매결연을 맺어 서로 수출을 늘리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남아공에서는 한국출신 사업가들을 만나 ‘거대한 아프리카 시장의 수요 창출과 수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요하네스버그에 공동지사를 설립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참가한 업체 중 절전시스템 업체인 ㈜호성알엔피는 14억원의 계약실적을 올렸으며, 첨단 텐트 제작업체인 ㈜디지텍스 코퍼레이션도 7억원가량의 실적을 기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권재창출 관심없다고? 절대 아냐”

    “정권재창출 관심없다고? 절대 아냐”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지역주의 심판론과 민주세력 정권재창출론을 꺼내들었다.“지역주의는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며 “어느 누구도 도도한 진보의 흐름을 가로막거나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 운동 27주년 기념식’에서였다. 기념식에 이어 지역 경제인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는 “일부에서 내가 정권재창출에 관심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그건 절대 아니다.”고 민주세력의 정권재창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지역주의 부활 조짐” 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우리 정치의 지역주의가 아직 남아 있다.”면서 “광주 시민이 영남사람인 저를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영남에서도 30% 안팎의 국민이 지역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선거제도가 합리적으로 바뀌지 않아 (지역주의 극복 노력에)후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사정권의 업적은 부당하게 남의 기회를 박탈하여 이룬 것”이라면서 “그 업적이 독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했다는 논리는 증명할 수도 없고, 국민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 중에도 민주세력이 무능하고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지역 경제인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내가 탈당은 했지만, 열린우리당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며 질서있는 통합의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도로민주당’ 회귀에 우려 표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도로 민주당식 지역주의 회귀 움직임을 경계하고, 지역 중심의 호남·충청연대론보다는 지역주의를 벗어나려는 ‘영남의 30%’에 정권재창출의 단초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독재 정권의 후신이라고 보는 한나라당과 민주세력 무능론을 주장하는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반(反)지역주의와 ‘김대중-노무현’을 계승하는 민주세력 단결을 역사 진전의 해법으로 내놓은 셈이다. ●“2단계 균형발전계획 밀어붙여 보자” 노 대통령은 이날 경제인 오찬간담회에서 2단계 균형발전계획과 관련,“대통령 선거판에 국회에 내놓고 밀어붙여 보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금년 1·4분기가 되면 (정책 입안이)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그게 늦었다.”며 “(현재)입안 중”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단계 균형발전 계획의 핵심 내용과 관련,“(기업이)지방 가면 비용이 훨씬 줄도록 세금·인건비 확실히 줄여주고, 지방 가면 사람이 확보되게 해줘야 한다.”면서 “2010년쯤에는 보따리 싸서 가겠다고 기업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겨냥? 한편 노 대통령은 “2011년 (혁신도시 건설이) 끝나고 나면 대운하 만든다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건설물량은 끊임없이 나올 것 같다.”며 듣기에 따라선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혁신도시 조성사업과 관련, 노 대통령은 “삽 뜨는 게 60조원쯤 되고 거기에 건설이 100조원 정도 될 것”이라면서 “제 임기 동안은 큰 건설을 못했고, 건설업이 썩 잘 돌아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앞으로 5년 동안은 우리나라 건설업이 잘 돌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박찬구기자·광주 구혜영기자 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천재들의 실패/우득정 논설위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출신 경제 칼럼니스트 로저 로웬스타인은 ‘천재들의 실패’에서 1990년대 말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였던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CTM)의 성장과 몰락을 다루었다. 월가의 총아 존 메리웨더가 94년 설립한 LCTM은 당대 금융과 수학 천재인 로버트 머턴과 마이런 새뮤얼 숄스가 파트너로 참여함으로써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인 머턴과 시카고대 교수 출신인 숄스는 미국의 주식옵션과 파생물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안을 제시해 9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LCTM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가격예측 모델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 했다. 그리고 첫해인 94년 대부분의 채권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음에도 28%의 수익률을 올렸다. 시장이 작동하는 한 자신들의 가격예측 모델이 ‘변동성’을 뛰어넘는다는 믿음을 수익률로 입증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LCTM에는 투자금이 물밀듯 몰려들었다. 월가 역시 LCTM이 돈 잃을 확률을 ‘번개에 두번 맞을 확률’로 비유할 정도로 절대적인 신임을 보냈다. 25%의 수익률을 거둔 97년까지 시장의 변동성도 천재들의 예측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장부에 기재된 자산운용 총액이 1조 2500억달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듬해 아시아권 통화와 러시아의 루블화가 폭락하면서 LCTM의 신화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시장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오랫동안 비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말이 현실화된 것이다. 천재들은 100년에 한번 닥칠까 말까 한 ‘퍼팩트 스톰’(Perfect Storm)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표현했다.98년 말 LCTM의 몰락은 월가의 수많은 CEO들을 보따리 싸게 하는 등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파트너들도 재산의 90% 이상을 날렸다. 타임지는 ‘가장 똑똑하고 가장 크게 망한 자들’이라고 표현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헤지펀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땅에서도 LCTM의 천재들이 나타날지, 세계자본시장의 ‘해적’이라고 불리는 텀펀드의 조지 소로스가 나타날지 두고볼 일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환각제 먹고 훔친 오토바이로…

    환각제 먹고 훔친 오토바이로…

    밤마다 도심을 질주하며 ‘심야의 무법자’로 악명을 떨쳐온 폭주족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면서 폭주족들의 무법 세계가 낱낱이 공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3일 폭주족 카페 운영자 오모(24)씨 등 2명을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17)군 등 회원 2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단속된 폭주족 카페는 모두 19개, 회원은 12만 4659명에 이른다. 지난해 폭주족에 대한 112신고는 1만 2928건이나 접수됐다. 서울신문이 토요일인 지난 12일 새벽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한강 둔치에서 이들의 세계를 따라가 봤다. ●19개 카페 회원 12만…운영자 2명 구속 새벽 1시.125㏄ ‘액시브’부터 ‘시티백(100㏄)’,‘스쿠터(50㏄)’ 등 각종 오토바이를 몰고 10대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오토바이 폭주족인 ‘여의도·뚝섬연합’ 회원들이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대열을 총지휘하는 ‘리더’, 리더의 지휘에 따라 앞에서 다른 차의 진입을 막는 ‘칼받이(앞커버)’, 뒤에서 경찰차의 추적을 막는 역할을 하는 ‘뒤커버’, 경찰의 집중 단속 장소를 미리 염탐하는 ‘옵서버’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국경일이나 주말 새벽 내부순환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강남 일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내달린다. 15세 때부터 폭주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해 지금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A(21)씨.A씨는 서울 시내 도로를 완벽하게 파악해야 한다. 폭주족의 세계에선 리더의 실수로 고가도로나 지하도로 등에서 경찰에 집중 단속되는 ‘몰이’를 당하면 매장되기 때문이다. 일부는 환각제를 복용하고 달리는 위험한 질주도 한다. 이들 세계에서 ‘땅콩’이라 불리는 L환각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A씨는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에 가면 보따리 장사하는 아줌마들이 20개에 2만∼3만원씩 받고 판다.”면서 “원래 동물 감기약으로 쓰이는 건데 한번에 5∼6알씩 먹으면 술에 취한 듯 기분이 좋아진다며 복용하고 달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사고나면 “배달하다…” 보험사기도 오토바이 절도와 불법 개조도 이들에겐 큰일이 아니다.A씨는 “17∼18세 때 오토바이 면허를 따서 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탄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를 개조해 판매하는 게 특기라는 B(17)군도 “단속되면 그냥 버리고 도망가기 좋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일부러 훔치는 아이들이 많다.”고 밝혔다. 보험사기도 만연한다.14세 때부터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는 C(23)씨는 “카폭(자동차 폭주)에 가담하는 아이들끼리 짜고 뒤에서 받고 앞차에 탄 5명을 보험처리하거나 피자나 닭 배달 전문점에서 일하면서 친구와 짜고 ‘배달하다가 사람을 치었다.’고 속이고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10대들만 있는 건 아니다.C씨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도 우리와 함께 뛴다.”면서 “폭주족에 속해 있는 어린 여자 아이들을 오토바이 뒤에 태워주고 그걸 미끼로 성거래를 하기 위해 폭주족에 가담하는 30∼40대 아저씨들도 온다.”고 말했다. 이재훈 한상우기자 nomad@seoul.co.kr
  • 지성 “집밥이 회복에 더 도움”

    무릎 연골 재생수술을 받고 영국 맨체스터에서 재활할 것으로 알려졌던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고향 수원에 돌아와 재활기간을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박지성은 최근 ‘시즌을 마감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 8월 재검사 전까지 물리치료 등 재활에 주력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영국 일간 ‘더 타임스’도 이날 “박지성은 맨유의 아시아투어에 합류할 것 같다. 다만 홍보대사 역할에 그쳐야 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7월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맨유-FC서울전 때 박지성의 모습을 국내 팬들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단은 19일 FA컵 결승전 이후 박지성의 재활 일정을 최종 통보할 계획이며 그의 주변에선 구단이 아시아투어 일정에 맞춰 박지성의 고향집 휴식을 배려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미 박지성은 경기 용인시 삼성 스포츠과학 지원실에서 재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고, 구단이 허락하면 수원 집과 수지를 오가며 재활할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그에게 주어지는 우승 보너스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맨유가 주위의 기대보다 훨씬 작은 돈보따리를 풀 것이라고 영국의 대중일간지 ‘더 선’이 보도했기 때문.신문에 따르면 맨유 선수들은 100만파운드(약 18억원)를 출전 경기수에 따라 나누게 돼 두 차례의 부상 공백에도 14경기에 나선 박지성은 2만 8000파운드(5100만원)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그러나 박지성 소속사인 JS리미티드는 맨유가 다른 보너스 배분 방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주전급 18명만을 추려 균등하게 나눠주는 이 방식을 좇을 경우 출전시간이나 골·도움 순위에서 18명 안에 들 것이 분명한 박지성은 100만파운드의 18분의1 정도인 5만 5000파운드(1억원)를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경우에 따라 군대 시절의 ‘보따리’가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 주인공은 오늘날의 인기가수 조영남(62)이다. 대학 시절 그는 ‘딜라일라’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자 꾀가 생겼다. 군 복무를 계속 연기했다. 여차 하면 ‘안가는 방법’까지도 궁리했다. 그러던 1970년 4월8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와우아파트가 무너졌다. 세상이 요란스러워졌다.20여일 후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김시스터즈의 귀국공연이 열렸다. 김시스터즈는 국내 여성보컬 1호로 당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정권 고위층도 참석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여기에 조영남은 찬조 출연한다. 무대에 선 그는 무심코 노래 한소절을 바꿔 불렀다. ‘신고사니이∼우르르르 함흥차 떠나는 소리에∼’라고 해야 하는 데 ‘신고사니이 와르르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이 아우성을 치누나∼’라고 했다. 요즘 같으면 별 일이 아니겠지만 그때는 달랐다. 특히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와 일전을 치러야 하는 박정희 정권으로서는 와우아파트 사건으로 심기가 매우 불편해 있었다. 이런 판에 조영남이 고춧가루를 뿌렸으니 분위기가 험악할 수밖에. 겨우 눈치를 챈 조영남은 무대 뒤로 간신히 빠져나와 평소 안면이 있던 서울신문사 사장 방에서 잠시 피신해 있다가 그날 늦게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4시에 두명의 형사가 집으로 들이닥쳐 “병역기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끌고갔다. 졸지에 재판에 회부된 조영남은 이화여대 법정대학장이자 최초 여류변호사인 이태영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즉 이 박사가 조영남을 재판에서 빼내주었고 대신 군 입대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평소 조영남이 이 박사가 잘 가는 소년원에서 무료로 위문공연해 준 인연이 작용했다. 결국 조영남은 이 박사의 보증아래 훈련을 받은 뒤 육군본부 합창대에서 근무했다. ●가사 바꿔 불렀다 여러번 ‘혼쭐´ 군복무 시절 다시 한번 아찔했던 순간을 겪는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였다. 조영남은 나름대로 민족의 애환이 깃든 노래를 한답시고 ‘각설이 타령’ 한곡을 ‘쭉∼’ 뽑았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노래가 끝나자 마자 조영남은 모처로 불려가 혹독한 ‘취조’까지 받았다. 비슷한 사연은 또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노래 도중 하모니카를 빼다가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 앞에서 영부인 김옥숙 여사를 향해 ‘나 하나의 사랑’을 열창했다가 눈총을 받아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하지만 그의 대표곡 ‘화개장터’는 공교롭게도 1997년 대선 때 선거바람을 타고 빅히트를 쳐 ‘운때 맞았던’ 경우도 있었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김대중 정권 때 문화부장관을 지낸 김한길 의원이다. 조영남은 원래 즉흥적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재치와 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칸초네 ‘카사 비안카(Casa Bianca)’를 ‘하얀 집’으로 바꿔 부른 것도 여전히 회자된다. 닉슨 미국 대통령 시절(재임 1969∼74년)이다. ‘시커먼 하얀집/어쨌든 하얀집/누가 뭐래도 하얀집/좌우지간 하얀집/불이 나면 빨간집/꺼지면 까만집/∼/닉슨이 사는 The White House’. 결국 그가 지칭하는 하얀집은 ‘백악관’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조영남씨를 만났다. 올해로 데뷔 41주년이 된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한달에 한번꼴로 콘서트를 가진다. 얼마 전에는 다시 방송에 복귀, 최유라와 함께 ‘지금은 라디오 시대’(MBC-FM 오후 4∼6시)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가수이자 문학인, 화가, 전방위 예술가로 푸짐한 삶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따뜻한 봄날, 문득 선문답을 나눠보고 싶다는 당돌한 생각이 들었다. ●음악·문학·그림? 그건 그냥 취미야 “노래는 왜 합니까?” 우문이었을까, 뿔테 안경너머로 살짝 째려보더니 “밥벌이”라고 소리지른다.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그렇다면 시는 왜 씁니까?” “암호해독이지, 진실의 핵심을 푸는 재미라고나 할까.” 내공의 깊이가 이 정도?. 고개를 약간 갸우뚱거렸다. 노려보던 시선을 흐트려뜨리며 “보들레르, 랭보, 예이츠, 에드거 앨런 포, 결국 아무것도 아냐. 인간 존엄성이지.”라고 뱉는다. “하지만 한 가지 못 푼 게 있어, 이상의 ‘날개’, 음 정말 암호가 많아.” 이때 MC 임백천씨가 나타났다. 귀엣말을 주고받더니 잠시 일어선다. 저쪽 방에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 등 몇몇 정치인들이 눈에 띄었다. 정 고문의 어머니 고 이태영 박사가 앞서 언급된 병역기피 재판 때 조씨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이 잠깐 오버랩됐다. 인터뷰가 다시 진행된 것은 20여분 후. “인간 조영남은 음악인, 문학인, 화가 중 과연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취미일 뿐이지.” “그렇다면 사는 재미를 어디에서 찾나요?” “재미의 순서? 젊은 여자들과 밥먹고 수다 떠는 것이 제일 재밌지.” “수다가 가능합니까?” “가능하기 위해서 무진장 노력하고 공부하지. 공부 안하고 연구없이 재미있게 살 수는 없어.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고 다 재미있게 살려는 것이지.” “젊은 여자를 만나면 어떤 내용으로 수다를 떠나요?” “그날 그날 다 달라. 어제는 여름 이불이 어느 정도 얇아야 하느냐, 어떤 천이 좋으냐, 이런 주제로 2∼3시간 수다를 떨었어.” ●젊은 여자랑 밥먹고 수다떠는 게 제일 재밌어 “그렇다면 인생은 수다인가요?” “재미있게 수다 떨다가 죽는 것이 최종목표지 뭐.” “수다 뒤에 찾아오는 허무는 무엇으로 채우나요?” “무엇을 해도 허무해. 허무는 가만히 있으면 지나가고, 잠들면 되고, 책 읽고, 그림 그리고, 또 수다 떨고….” “주변에서 인간 조영남은 고독하고 쓸쓸한 팔자가 아니냐고 합니다.” “말 같지 않은 얘기야, 고독하지 않은 것이 없어. 고독 반, 고독하지 않은 것 반, 기쁨 반, 슬픔 반, 인간사 다 그렇지 않은가.” “고독이 몸부림칠 때 음악을 만드나요?” “몸부림친 적도 없어…, 다 구라치는 얘기야.” 조씨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툭툭 내뱉는 단어들이었지만 조합을 해보면 매사에 솔직하고 일관된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최종답을 위해 인생철학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운찬·정동영·손학규, 삼두 정치 어떨까 “주변에 대통령이 될 법한 친구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 정운찬, 정동영, 손학규…. 그러나 그 중 한명(정운찬)이 떨어져 나가 승률이 줄어들었어.”이어 “정운찬은 쓸 만한 물건이고, 정동영은 잘 만들어진 물건이고, 손학규는 쓰기 편한 물건이고, 다 괜찮아. 말 나온 김에 옛날처럼 삼두(三頭)정치를 제의하면 어떨까.”라고 되묻는다. 왜 혼자 사느냐고 다시 직설적으로 물었다. “여자를 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같이 살자고 하면 살아줄 여자도 몇명 있지. 안 하는 이유? 두번씩이나 둘이서 살아봐서 아는 데, 혼자 살아보니 훨씬 재미있어. 난 역시 독립군 체질이야. 성격이 변태 같은데 감당하고 들러붙어 살 여자가 쉽게 나타나겠어?”그는 자신이 불렀던 곡 가운데 가장 아끼는 노래에 대해 이제하씨가 가사를 쓴 ‘모란동백’, 그리고 방송작가 김수현씨의 시에 곡을 붙인 ‘지금’이라고 대답했다.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 파문을 언급하자 “많이 아팠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고 했다. 인생 앞날의 계획을 재차 물었다. “죽기 직전까지 산다는 것이야.”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5년 황해도 남천 출생. ▲51년 1·4후퇴때 월남. ▲64년 서울 용문고 졸업. ▲66년 서울대 음대 시절, 미8군 무대데뷔로 노래인생 시작. ▲68년 첫음반 ‘딜라일라’ 발표. ▲74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권유로 미 트리니티침례신학대학 입학. 이후 목사자격증을 받고 미국 생활. ▲81년 귀국후 가수활동 재개. # 대표곡 딜라일라, 제비, 물레방아 인생, 각설이 타령, 별은 빛나건만, 신고산타령, 화개장터, 웰컴투코리아, 사랑했기에, 겸손은 힘들어, 늘푸른 마을, 인생은 요지경, 무너진 사랑탑, 보리수. 내고향 충청도 등. # 주요 저서 어느 한국 청년이 본 예수(82년), 놀멘놀맨(95년),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2002년),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03년),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05년). # 그외 영화 서울에비타 등 출연.1990년 LA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미술 전시회를 갖는다.
  • [일요영화]

    ●KBS스페셜-메이드 인 차이나, 왜 세계를 제패하는가(KBS1 오후 8시) 이제 우리는 중국 제품 없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제품은 ‘싼맛’에 사서 몇번 쓰고 버리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와인냉장고나 에어컨 등 고품질 제품들까지 세계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과연 중국 제품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 프로그램에서는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을 보여준다. 이들이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게 된 것은 저가노동력 때문이 아니라, 돈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일에 대한 성실한 태도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도매시장인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이우시장’. 우리나라 보따리 상인의 필수코스인 이곳 제품의 가격은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시계 1100원, 노트·연필세트 247원, 운동화 1235원, 계산기 728원…. 이러한 가격경쟁력의 원천은 저장성의 잘 갖춰진 산업 인프라와 풍부한 노동력 덕분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세계를 제패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상인정신’이다. 예로부터 중국 상혼(商魂)을 대표하는 저장성 원저우(溫州) 상인들의 돈에 대한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주로 경공업 제품에 치중하고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원저우 상인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시장 바닥에서 자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덤벼들며,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만족’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열정 덕분에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만장자들이 쏟아지는 나라가 됐다. 이우시장의 3평짜리 조그만 점포에서도 연 매출 10억원을 거뜬히 올리며, 평생 액자를 만들어 온 상인 왕빈씨는 얼마 전 20억원짜리 헬리콥터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중국 부자들의 생활모습과 ‘메이드인 차이나’의 미래까지 자세히 보여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어린이날 ‘하니’보고 깔깔·‘생상스’ 듣고 끄덕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연은 내용이 미덥지 못하고, 어른들이 보이고 싶은 공연은 아이들이 지겨워하기 일쑤다. 하지만 올해 어린이 날에는 이런 고민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문화공간들이 재미와 교육적 내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다양한 어린이용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어린이 날 당일은 이미 매진된 공연도 있는 만큼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국립국악원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창작 어린이 음악극 ‘마고할미’를 5월3일부터 6일까지 우면당에서 공연한다. 제주섬을 창조한 여신 ‘선문대할망’의 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크다’는 뜻의 ‘한’에서 비롯된 ‘할미’는 위대한 어머니라는 뜻을 품고 있다. ‘마고할미’는 우리 음악과 춤, 노래, 한지 조형물로 우리 창세신화가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류형선이 작곡했고, 젊은소리꾼 유미리가 극의 흐름을 이어갈 도창을 맡는다. 국악을 듣도록 강요하지 않고, 무대에서 벌어지는 극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마음에 와닿을 수 있도록 했다.1만∼2만원.(02)580-3300.●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 보따리’를 5월3일부터 13일까지 달오름극장에 풀어놓는다. 객석에서 숨죽이지 않고 국악반주에 맞추어 마음껏 노래하며 즐기는 공연이다. 단원들의 도움으로 국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소리도 내볼 수 있다. 국립창극단의 남상일과 서정금, 국립극단의 한윤춘과 이은희가 주인공으로 더블캐스팅됐다.48개월 이상.1만 5000∼3만원.(02)2280-4115.●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모차르트 음악회’를 5월4∼6일 공연한다. 시나리오 구성작가 최빛나가 참여하여 개발한 음악교육 웹게임 ‘미션 모차르트’를 코리아 타악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보인다. ‘세계 타악기 전시 체험관’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벌어진다.3세 이상.3만∼5만원.1544-5955.●국립민속박물관 5월5일 오후 3시 강당에서 박경숙의 해금연주회,6일 오후 2시에는 야외마당에서 북청사자놀음이 펼쳐진다.5일 어린이박물관 앞마당에서는 단소 만들기 등 ‘어린이 민속 체험 한마당’도 펼쳐진다. 공연 관람 무료.(02)3704-3133.●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이 이진주 원작의 뮤지컬 ‘달려라 하니’를 28일부터 5월6일까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주인공 소녀 하니가 달리기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성장하게 된다는 1980년대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만화영화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6세 이상.3만∼5만원.(02)399-1772.●예술의전당 ‘어린이 음악회’를 5월5일 오후 3시 콘서트홀에서 연다. 방송인 신애라가 동화구연과 곡 해설을 맡는다. 이택주가 지휘하는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등 교육용 레퍼토리의 고전들을 들려준다.5세 이상.1만∼1만 5000원.(02)580-1300.서동철 문화전문기자dcsuh@seoul.co.kr
  • [길섶에서] 박재삼 시집/함혜리 논설위원

    4년전 싸놓고 떠났던 짐 보따리를 최근에야 풀었다. 상자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하나씩 열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나 자신조차 까맣게 잊어버린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촛대가 참 많다. 여행하면서, 출장지에서 한개씩 사 모았던 것들이다. 예전의 나는 촛불 켜는 것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책도 참 많았다. 다시 들여다볼 것 같지 않은 책을 추려 버리기로 했다. 시집이 손에 잡혔다. 박재삼(朴在森) 시집이다. 혹시나 하며 시집을 펼쳤다.‘咸惠里선생에게,著者’라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문화부에 근무하던 시절 어느 날일 것이다. 사무실에 들렀던 시인이 친필 사인까지 해서 내게 시집을 선사했던 기억이 난다. 말 없이 앉아있던 시인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는 10년전 고인이 됐다. 시 한수, 한수가 모두 새로운 걸 보니 예전의 나는 그의 시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 나는 그의 시가 무척 좋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참 맑다. 박재삼 시집을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며 출퇴근길에 읽는다. 시인은 나를 햇살 부서지는 삼천포의 바닷가 마을로 데려다 준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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