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따리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기초의회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정규직 전환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삼성물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암세포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39
  • 휴대전화·LCD ‘쌍끌이’… 환율 덕도

    휴대전화·LCD ‘쌍끌이’… 환율 덕도

    25일 삼성전자가 특검 뒤 처음 풀어놓은 실적 보따리의 주인공은 휴대전화,LCD, 환율이었다. 생활가전도 힘을 보태며 3년여만의 최고 실적을 끌어냈다. 해외에서 TV가 주춤한 공백을 국내에서 모처럼 크게 선전하며 메운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도 올해 투자규모를 명확히 정하지 못하는 등 특검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의 퇴진 확정으로 생긴 등기이사 공석도 올 연말까지는 메우지 않기로 했다. ●특검 여진은 아직… 휴대전화와 LCD의 힘이 컸다. 휴대전화는 계절적 비수기로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하락(148달러→141달러)했지만 9200억원의 영업이익(52% 증가)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6%다. 사상 최고치라며 흥분했던 LG전자 휴대전화 이익률(13.9%)보다도 훨씬 높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4630만대를 팔았다. 매각설로 주춤한 모토로라(2740만대)를 크게 따돌리며 2위 자리를 굳혔다. LCD는 46인치 이상 대형 TV패널이 많이 팔리면서 1조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새 역사를 썼다. 환율 덕도 컸다.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보다 평균 30원가량 오르면서 가만히 앉아 3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계절적 요인으로 마케팅 지출이 3000억원가량 줄고 전반적인 비용을 떨어뜨린 것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적자(본사기준)를 면치 못해 실적 발표 때마다 눈칫밥을 먹던 생활가전은 평판TV 및 에어컨 판매 호조로 4년만에 흑자(200억원)로 돌아섰다. ●이건희·이학수·김인주 공석 안메운다 주우식 IR담당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 등의 퇴진으로 사내 등기이사가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3명으로 줄었다.”면서 “당분간 3명으로 운용한 뒤 내년 주주총회 때나 (후임자 선정을)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는 현재 7명이다. 올해 투자규모를 명확히 확정하지 못한 것도 삼성전자가 아직 특검과 쇄신안의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 부사장은 “역대 최대규모”,“11조원 이상”,“대단한 수치”라고만 강조할 뿐, 구체적 투자대상과 금액을 제시하지 못했다. 주 부사장은 “솔직히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직 파인 튜닝(미세조정)이 안 됐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조 8000억원(해외 포함 연결기준)을 투자했다.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나…” 주 부사장은 “특검이 없었으면 경영에만 전념해 이보다 더 좋은 실적이 나왔을 것”이라며 일각의 ‘피해론’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삼성이 특검 때문에 경영활동 지장이 크다고 하소연했지만 이번 실적으로 엄살이었음이 입증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2분기 전망은 썩 밝지는 않다. 주 부사장은 “1분기보다 나빠질 이유는 없지만 큰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는 ‘횡보’ 수준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세계 4위 반도체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3위 독일 키몬다와 제휴해 ‘타도 삼성’을 선언하고 나와 방심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골라서 즐기는 특별공연 다섯 무대

    골라서 즐기는 특별공연 다섯 무대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엄마·아빠는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즐겁고 보람도 있을까. 이런 부모라면 공연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겠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국악 어린이극에서부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클래식음악, 바비인형이 나서는 가족음악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족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낮시간에 열린다. ■ 국립국악원 어린이음악극 ‘오늘이’ 아득한 옛날, 적막한 들판에 한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아이, 하늘에서 날아온 학이 날개로 덮어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 주었다는 아이를 마을사람들은 오늘 만났다고 이름을 ‘오늘이’로 지어준다. 어느날 부모님이 보고 싶지 않으냐는 백씨부인의 물음에 오늘이의 긴 여행은 시작된다. 부모를 찾아 떠나지만, 결국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거쳐야 할 성장을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오늘이는 ‘원천강 본풀이’라는 제주의 무속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에도 이성강 감독이 ‘오늘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춘하추동, 오늘이’라는 아동극으로도 선을 보였다. 국악원의 ‘오늘이’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참여해 어린이들을 흥미진진한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한국 전통문화에도 이런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을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류이의 대본을 조태준이 각색하고 이병훈이 연출한다. 오늘이 역에 강효주가 출연하는 등 국립국악원의 민속악단과 무용단, 창작악단이 대거 참여한다. 우면당.3∼5일 오후 1시·5시.1만∼2만원.(02)580-3300. ■ ‘백혜선이 들려주는 바바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인 백혜선의 어린이를 위한 콘서트이다. 장 드 브르노프의 동화그림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백혜선의 동화구연이 더해지고, 피아노로 연주하는 프랑스 작곡가 풀랑의 ‘아기코끼리 바바이야기’가 어린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에서부터 체르니의 ‘비엔나 행진곡’, 클레멘티의 소나티네, 슈만의 ‘꿈’, 쇼팽의 ‘즉흥 환상곡’ 등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만나는 명곡들을 백혜선의 흥미로운 해설과 연주로 들려준다. 국립호암박물관 극장 용(龍).3∼4일 오후 2시·4시,5일 오전 11시·오후 2시.3만∼5만원.1544-5955. ■ 신애라와 함께하는 어린이 음악회 배우 신애라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재미있는 구연동화로 소개한다. 소프라노 김수연과 바리톤 이규석은 ‘마술피리’에 나오는 재미있는 아리아들을 소개한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피아니스트 김나영과 서현석이 지휘하는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5일 오후 3시.1만∼2만원.(02)580-1300. ■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장, 국립극단 단원들이 절정의 예술적 완성도와 재미를 보여준다. 객석에서 조용히 숨죽여야 하는 공연이 아니라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가운데 우리 장단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2∼10일 오전 11시·오후 4시.1만 5000∼3만원.(02)2280-4115. ■ 세종문화회관 바비심포니 가족음악회 바비인형이 스크린에 등장한 가운데 지휘자가 악기와 작곡가, 작품을 설명하여 어린이들이 공연에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끈다. 바비를 주인공으로 한 ‘라푼젤’을 비롯하여 ‘호두까기 인형’,‘백조의 호수’,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 등을 소개한다. 조프리 발레단의 작곡가 출신인 아니 로스가 음악감독과 지휘를 맡고 디토 오케스트라가 나선다. 대극장.4∼6일.4·6일은 오후 7시30분,5일은 오후 3시·7시30분.1577-526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한·미 정상 회담] 두 정상 무슨 선물 주고받나

    |워싱턴 진경호특파원·서울 이영표기자|‘각궁(角弓) 대 MB점퍼.’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18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갖고 준비해 온 ‘선물 보따리’를 주고받는다. 우선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우정의 표시로 전달할 선물은 우리 전통의 활 ‘각궁’. 중요민속자료 35호로 길이는 120㎝가량이다. 각궁은 고려시대부터 제조돼온 것으로 대나무에 소뿔을 잘라 붙이고, 소 힘줄을 덧댄 뒤 뽕나무, 참나무, 벚나무 껍질 따위 재료들을 붙이는 등 꼬박 1년 이상 걸려 만든다. 이 대통령이 선물할 각궁도 이같은 1000년 전 제조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굳이 시가로 따지면 70만∼100만원 정도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로라 부시 여사에게 우리 전통 백자로 만든 부부 커피잔 세트를 선물한다. 잔 2개, 설탕통, 크림통, 커피주전자 등이 들어 있다. 아울러 다음달 결혼 예정인 부시 대통령 내외의 딸 제나를 위해 나무 기러기 한 쌍도 깜짝 선물로 내놓는다. 이에 대한 답례로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텍사스풍의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가죽 점퍼로 화답한다. 겉면에는 이 대통령이 이니셜인 ‘MB’란 단어를 새겨져 있다. 부시는 지난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의 캠프데이비드 회담 때도 가죽 점퍼를 선물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첫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 내외에게 100만원 상당의 백자 사면합 1세트(2개)를, 딕 체니 부통령 내외에게는 청화백자 오리 조형물 한 쌍을 선물했다. 지난해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부시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에서 각각 부시의 애완견을 수놓은 쿠션과 왕정치 사인볼, 금팔찌 등을 선물로 교환했다. jade@seoul.co.kr
  • “아들의 트럼펫 소리 아직 생생 참민주주의 큰 울림 되었으면”

    “아들의 트럼펫 소리 아직 생생 참민주주의 큰 울림 되었으면”

    “왜 꼭 이날이면 날씨가 이토록 화창하고, 꽃들은 또 왜 이렇게 흐드러지는지…내 아들은 차가운 땅속에 48년이나 누워 있는데….” 할머니는 고(故) 송영근의 묘석을 어루만지며 털썩 주저앉았다. 집 밖을 나서며 “올해는 울지 말아야지.” 다짐했건만 김순곤(86) 할머니는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 1구역에 잠들어 있는 아들의 묘석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민주묘지에 누워 있는 아들은 4형제 중 장남이다. 의협심이 강했던 아들은 1960년 4월 중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김주열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고 분개했다. 서울 경신고등학교에 다니던 아들은 4월19일 여느 날처럼 학교에 갔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 바닥에 총에 맞아 숨진 채 누워 있었다. 총알은 머리를 관통했다. 어머니는 말 그대로 잠시 미쳤고, 진통제와 안정제를 먹고 정신없이 잠만 잤다. 며칠 후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남편이 이미 아들을 화장한 뒤였다. 아들이 사망한 뒤 김씨는 신장병으로 몸무게가 30㎏이나 불었다. 남편은 아내 탓에 아들이 죽었다면서 공연히 화를 냈다. 김씨의 동생이 군대에서 총을 맞아 사망했는데 그 귀신이 아들을 앗아갔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 비난에 힘들어하면서도 오히려 악착같이 살았다. 보따리 장사를 하면서 남은 세 아들을 키웠다. 이제는 한 달에 93만원씩 국가유공자 가족지원금도 나온다. 하지만 억울하게 죽은 아들 때문에 나오는 돈이라서 좋은 곳에 써달라고 매번 절에 기부한다. “밴드부에서 활동했던 아들이 트럼펫을 멋지게 불었지. 이곳에 오면 트럼펫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잃은 내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바람은 그것뿐이야.” 눈물 짓는 할머니의 어깨 너머로 제각각 한을 품고 살아온 4·19혁명희생자유족회원들이 피워 놓은 향(香)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라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한민국 여권에 ‘우주國 기념비자’

    대한민국 여권에 ‘우주國 기념비자’

    ‘국제우주정거장(ISS) 도장을 찍어오겠다.’며 우주로 대한민국 여권 사본을 가져간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30)씨가 14일 밤(이하 한국시간) 드디어 소원을 성취했다. 이씨는 ISS 체류 5일째를 맞아 우주인 탄생 기념엽서에 사인을 하고 ISS 도장을 찍었다.ISS 도장을 찍는 것은 러시아 우주인들의 상징적인 전통 행사이다. 이씨는 발사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여권에 해외 출입국 허가증처럼 ISS 도장을 남기고 싶었는데, 분실 우려가 있다며 동료들이 만류했다.”면서 “아쉽지만 사본을 가져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져간 짐 49㎏… 가져올 짐 8.43㎏ 한편 이날 오후 3시15분 기상한 이씨는 세면을 하기도 전에 제올라이트 실험의 반응용기를 교체하면서 바쁜 하루를 시작했다. 금속유기실험과 지구관측 촬영 등 예정된 실험을 빈틈없이 진행한 이씨는 15일 오전 9시45분 잠자리에 들 때까지 10분 단위로 짜여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오는 19일 오후 ISS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이소연씨의 보따리에는 어떤 것들이 담길까?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페기 윗슨, 유리 말렌첸코와 함께 소유스 귀환모듈을 타고 돌아오는 이씨의 보따리 무게는 출발 당시의 6분의1로 줄어든 8.43㎏이다. 이씨가 지난 8일 우주선 탑승 때 가지고 올라간 각종 실험장비와 개인 소지품의 무게는 49㎏이었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올라갈 때 무게를 줄이는 것이 비용과 직결되듯, 내려올 때도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발사 때 1㎏에 2500만원이었던 비용이 귀환시엔 ㎏당 5000만원까지 올라간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씨는 우주과학실험 관련 장치들은 대부분 버리고 하드디스크와 휴대용 저장장치(SD메모리) 등 결과물만 가져온다. 디지털카메라는 ISS에 선물로 주며, 최기혁 항우연 우주인개발단장이 개발한 우주저울은 러시아측의 요청으로 ISS에서 계속 사용하게 된다.SD메모리 및 하드디스크에는 우주인의 심장박동을 24시간 측정하는 홀터장비 실험과 얼굴변화 실험, 극한 대기현상 관측, 한반도 관측, 차세대 메모리소자 실험, 우주저울 실험 등의 결과가 담기게 된다. 제올라이트실험과 금속 유기다공성 물질결정 성장 실험은 ‘결과 시료’만,‘안구압 측정 실험’은 결과 데이터를 기록한 종이만 가져온다.‘ISS 내부 및 지구관측’과 ‘5가지 교육실험’은 영상자료를 비디오테이프에 저장해 가져온다. 또 우주퍼포먼스를 위해 가져간 태극기와 유엔기, 복주머니, 한국 지폐,‘별헤는 밤’과 훈민정음,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인쇄된 스카프, 엽서, 가족 사진 등 개인용품도 다시 가져온다. ●실험장비 대기권서 배출돼 불타 특히 지난 2월 유엔 외기권평화이용위원회(COPUOS) 과학기술소위원회로부터 받은 유엔기는 이씨가 귀환 후 6월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직접 예방해 전달할 예정이다. 이씨가 ISS에 남기고 올 각종 실험장비 등은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호에 쓰레기 등과 함께 실려 보관되다 추후 지구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배출돼 모두 불타 사라지게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LA갈비 수입 빗장 새달 풀릴 듯

    이르면 다음달 중순 쯤 LA갈비 등뼈가 붙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전망이다. 오는 1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비준동의를 위한 ‘성의’ 표시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수입 재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 과천 청사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에 관한 양국 고위급 전문가 협상이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14일 오전 10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측 협상대표인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은 “미국측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른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방안을 설명했고, 우리측은 주말에 미측 제안을 검토한 뒤 의견을 통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측에 동물성 사료 사용 금지조치를 더욱 철저하게 시행하도록 요청했다.”면서 “부분적 합의 대신 전체를 한 패키지로 해서 상호 이익의 균형을 따져 타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핵심관계자들에 따르면 협상단은 16일까지 협의를 마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 전에 쇠고기 수입 재개라는 ‘보따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청와대 외교라인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다. 협상 주체가 실무진인 국장급에서 차관보급으로 격상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 조건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은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부여받은 만큼, 우리나라가 연령과 부위에 상관 없이 모든 쇠고기를 수입하라는 것. 검역당국 관계자는 “미국의 목표는 현행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할 수 있다는 제한을 푸는 게 아니라 뼈 없는(deboned) 쇠고기 수입이라는 조건의 개정”이라면서 “이는 양국이 무난하게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만큼, 국내 수요가 많은 미국산 쇠갈비 수입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높은 만큼 뇌와 척수 등 특정위험물질(SRM)은 수입에서 제외하고 사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등의 전제를 위생조건에 명시할 전망이다.16일 조건개정 협상의 타결이 발표되면 가축방역협의회를 거친 뒤 20일 공표 기간이 지나고 수입이 재개된다. 다만 부산 세관에 묶여 있는 미국산 쇠고기 5000t에 대한 검역은 조기에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태. 정부 안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불신감이 널리 퍼져 있다. 민주노동당 김동원 부대변인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20대 여성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지난 2월에는 6만 4000t의 미국산 쇠고기 리콜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현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수입중단 조치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셸휴스턴오픈] 최경주, 자존심 지켰다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컷 탈락의 위기를 ‘톱10’ 입상의 기회로 되살렸다. 최경주는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골프장 토너먼트코스(파72·7457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셸휴스턴오픈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첫날 74타로 부진, 집이나 다름없는 대회장에서 컷오프의 짐보따리를 쌀 뻔했던 최경주는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데 이어 이날 선전으로 공동 10위(7언더파 209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15언더파 201타로 단독 선두를 달린 존슨 와그너(미국)에 8타나 뒤져 우승 경쟁에서는 사실상 멀어졌지만 세계 랭킹 7위의 자존심을 되찾은 저력이 빛났다. 더욱이 늦게나마 드라이브샷 정확도와 퍼트가 제자리를 찾은 건 다음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위해선 다행한 일. 1라운드에서 76타를 쳐 컷오프가 확정적으로 보였던 나상욱(24·코브라골프)도 2라운드 68타에 이어 이날도 68타를 때려내며 공동 27위(4언더파 212타)로 수직 상승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보따리’ 싼 김병현 ML서 살아남는 길은?

    ‘보따리’ 싼 김병현 ML서 살아남는 길은?

    김병현이 지난달 26일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지난해 8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에 이은 두번째 방출이기도 하다. 로스터가 거의 짜여질 시점에서 나온 방출이라 김병현이 메이저리그를 다시 밟을 수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애리조나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가 국내 복귀나 일본행 등에 큰 뜻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어떤 행보를 걸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불펜 투수로서 다시 부활을 알릴 것인가? 아니면 “한국에 갈 생각은 없다. 만약 메이저리그를 그만둔다면 그것으로 야구는 끝이다.”는 말처럼 은퇴의 길을 걸을 것인가? 불펜 투수에 맞는 김병현의 투구 스타일 과거 김병현은 당대 최고의 슬라이더를 보유한 랜디 존슨의 공만큼이나 치기 힘든 공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으로 크게 휘어나가며 마치 청소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130km대의 슬라이더와 업슛, 체인지업 등이 상당히 인상적인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쉽지않은 잠수함 투수였고 위력적인 구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타자를 상대하지 않은 마무리라는 보직에서 애리조나에서의 성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2002년 5월 11일 필라델피아 전에서 8회 스캇 롤렌, 마이크 리버설, 팻 버렛을 9개 공으로 3명 연속 삼진을 잡는 모습은 팬이라면 쉽게 잊혀지지 않을 장면이기도 하다. 이것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서도 통산 40번 정도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기도 했다. 하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공격적인 투구는 선발로 보직을 바꾸면서 사라져갔다. 이것은 불펜 투수가 본인에게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는 답을 주기도 한다. 떨어지는 구위와 커맨드 2005년부터 본격적인 선발을 맡은 김병현은 마무리 시절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피안타율과 홈런을 맞게되면서 정면으로 전력 투구해서 상대하기보다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맞춰잡는 스타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마다 늘어가는 볼넷과 줄어드는 삼진은 공의 위력과 커맨드(볼카운트를 조절하는 컨트롤 능력)를 어느 정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병현의 투구는 과거보다 초구나 2구에서 스트라이크를 잡는 비중이 떨어지고(카운트를 잡는 능력이 저하)불리한 카운트로 자주 몰리다 보니 투구수도 늘어날 때가 많아 대량 실점을 주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김병현의 패스트볼은 아직 수준급을 자랑한다. 단지 변화구의 제구가 기복이 심하며 구종간 효과적인 투구 방법을 선발에 맞게 완성하지 못했다. 김병현은 아직 메이저리그 팀의 불펜 투수라면 좋은 팀에 들어갈 수도 있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4, 5선발도 노릴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가진 투수다. 메이저리그에 남길 원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투구 스타일과 보직을 파악하고 타자와의 두려움에서 이길 수 있는 자신감있는 투구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마이너 리그에서 은퇴를 고민해야 될지도 모르는 야구 인생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메이저리그 통신원 박종유 (mlb.blog.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큰어머니의 손

    큰어머니는 자식을 낳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어머니는 꽃다운 나이에 무슨 상처로 아버지의 작은댁으로 오게 되었던 것일까. 그렇게 우리 육 남매는 태어나보니 어머니가 두 분이었다. 내 어머니는 큰언니 진학을 위해 중학교가 있는 마을로 나가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다. 올망졸망 어린 것들은 아버지와 큰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산더미 같은 빨래를 하고 나면 큰어머니는 뻑뻑한 무릎을 펴지 못하셨다. 겨울에 시린 손끝은 언제나 빨갰고, 봄엔 가뭄에 논 갈라지듯 툭툭 다 터져 있었다. 그럴 때마다 손가락 마디마디 감겨 있던 흰 반창고. 끝없는 농사일과 집안일, 어린것들 뒤치다꺼리에 손은 더 두껍고 딱딱해졌고, 거스러미가 일지 않은 데가 없었다. 큰어머니는 알갱이를 다 따낸 옥수수 속대처럼 깔끄러운 손으로 우리 등을 자주 긁어주셨다. 거친 손은 아랑곳않고 우리는 그저 시원해서 좋았다. 운동회 때다. 큰어머니는 쪽진 머리에 무슨 일이 있을 때면 한복을 입으셨다. 점심도 김밥 대신 깻잎 장아찌나 도라지 무침, 고사리 같은 걸 싸오셨다. 그게 싫어서 엉뚱한 핑계로 내가 심통을 부리면 달래느라 쩔쩔매셨다. 큰어머니의 품은 어미 새처럼 따뜻하기만 했건만 그땐 그걸 몰랐다. 한시도 손을 못 놓고 사시더니 57세에 뇌졸중으로 말이 어눌해지셨다. 잠시 일어나시는 듯했지만 병이 재발해 겨우 화장실 출입만 하시다 67세에 돌아가셨다. 우리들은 회한에 오열했지만, 아버지는 화난 사람처럼 잔뜩 인상만 쓰고 계셨다. 가까스로 눈물을 참고 계셨던 거다. 목욕을 시킬 때면 마지막으로 한 대 철석 때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시던 손, 겨울 새벽녘 구들장 온기가 식을세라 아궁이 가득 불을 지피고 들어와 목까지 이불을 덮어주시던 손, 봉숭아물을 들여주시던 늦여름 삭은 나무 등걸 같은 그 손이 너무 그립다. 그리고 홀로 억장 무너져 내렸을 그분의 삶에 가슴이 저민다. 다시 뵐 수만 있다면 이젠 내가 등을 긁어드리고 싶은데…. 그러나 마흔의 큰어머니 손처럼 시원하게 긁으려면 아마 수년은 더 찢기고 금 가야 할 것이다. 원채남 _ 엄마로, 아내로만 살아오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중랑 문학대학에서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글을 쓰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고 합니다. 딸아이를 재우고 늦은 밤 책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 보석, 예술을 입다

    보석, 예술을 입다

    올봄 여성들의 마음이 한층 더 싱숭생숭해질 것 같다. 고급 명품 보석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무르 익었다는 판단일까. 프랑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보석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값비싼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반클리프 아펠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보석 브랜드. 한국 상륙 6주년을 맞아 새달 4일까지 ‘반클리프 아펠 뮤지엄 컬렉션-영원의 보석전’을 개최한다. 장소는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10층 문화홀. 1906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8개의 주제로 나눠 200여점의 유서 깊은 작품들을 선보인다.1933년 반클리프 아펠이 개발하여 특허권을 획득한 ‘미스터리 세팅’ 기법으로 제작된 피오니 클립과 영화배우에서 모나코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썼던 티아라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왔던 프랑스 본사 보석 장인들의 작업 과정도 공개된다.(02)3440-5579. 반클리프 아펠에 비해 티파니의 유혹은 길다.6월8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170년의 역사를 화려하게 풀어놓는다. 시대별로 전시실 10개를 마련해 200여점의 눈부신 보석과 장신구를 선보인다. 뉴욕에서 문구류와 팬시 용품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으로 출발한 티파니는 세계박람회에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명품 보석 브랜드로 성장했다. 우리에겐 과거 오드리 헵번 주연의 명작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으로 어렴풋이 이름을 알렸으며, 국내 상륙 후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스터링 실버 제품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전시회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잔 슐럼버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란색의 원석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여 만든 ‘바위 위에 앉은 새(Bird on a Rock)’를 비롯해 예술작품으로 대접받는 티파니 보석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02)3471-3641.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해외파가 정답은 아니다

    해외파가 정답은 아니다

    |상하이 최병규특파원|‘해외파가 절대 정답은 아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북한을 상대로 승점 3 사냥에 나섰던 허정무호가 무승부라는 가벼운 보따리만 들고 27일 귀국했다. 중국 충칭 동아시아대회를 포함해 2경기 연속 무승부. 충칭보다 상하이에 대한 기대가 컸던 건 해외파, 엄밀히 말하면 유럽파의 가세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북한 역시 해외파를 수혈했지만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이들의 무게감에 비교할 수가 없었다. ●조직력 맞출 시간 역부족 허정무 감독 역시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후퇴하고 있는 유럽파에 대해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건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경기 1시간전 발표된 ‘베스트 11’에 해외파 5명이 포함된데서 보여지듯 허 감독의 믿음은 요지부동이었다. 후반 부상으로 실려나간 김남일(빗셀 고베)을 대신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까지 포함하면 해외파 6명이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충칭에서 일본과 북한을 상대로 연속골을 기록, 왼쪽 날개로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염기훈(울산)은 해외파에 밀렸다. 물론, 허 감독은 “이름값보다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발을 정하겠다.”고 예고했던 터. 북한의 예상을 깨는 ‘전술 인사’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90분 내내 호흡의 불일치와 엇박자만 노출했다. 결전을 하루 앞두고 십수 시간을 날아온 뒤 “컨디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들의 말을 허 감독은 믿었지만 정작 경기 뒤에는 “뛰는 걸 보니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고 실토했다.“준비 시간이 짧아도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 덕에 호흡에는 문제가 없다.”던 선수들의 장담은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없어 힘들었다.”는 고백으로 바뀌었다. ●허정무 감독 “해외파 선수들 믿는다” 그럼에도 허 감독은 귀국기자회견에서 “해외파의 벤치 잔류 시간이 길어져서 아무래도 경기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면서도 “프리미어리거는 국내 선수들 중에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런 선수들을 빼놓고 경기를 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변함없는 믿음을 과시했다.7회 연속 본선 진출을 벼르는 대표팀은 박빙의 선두를 지켰지만 5월31일 요르단과의 3차전 홈경기를 시작으로 방심해선 안될 경기를 줄줄이 남겨놓고 있다. 더욱이 6월7일 요르단, 일주일 뒤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선 불볕더위와 맞닥뜨려야 하는 터라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하게 체크, 옥석을 고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리고 6월22일 서울에서 다시 맞붙게 될 북한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허정무호가 ‘상하이 교훈’을 얼마나 디딤돌로 삼았는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cbk91065@seoul.co.kr
  • [단독]‘생쥐깡’ 대량 땡처리중

    [단독]‘생쥐깡’ 대량 땡처리중

    27일 오후 서울 제기동 홍파초등학교 인근의 경동시장 입구.A,B상회를 비롯해 3∼4개 도매상이 최근 문제가 된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을 40∼50박스씩 진열대에 버젓이 올려놓고 팔고 있다. 이곳은 팔다 남은 과자, 음료, 라면 등의 가공식품을 싼 가격에 구매하고 되파는 ‘땡처리’ 전문 도매상들의 밀집지역. 어렵지 않게 문제가 된 ‘노래방 새우깡’을 주로 취급하는 한 종합도매상을 찾을 수 있었다. ●시중가의 70%선에 거래 1박스(400g 단위 6봉지)를 팔라고 하자 판매상이 흔쾌히 내준다. 가격은 1만 3200원. 실제 소비자가격이 1만 92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 정도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슬쩍 엿봤더니 유통 기한이 6개월이 남아 있는 갓 출고된 제품이었다. 왜 회수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나까마(중간상인)들이 곧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제품을 보관했다가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식·음료업체 영업사원이나 중간 유통업자들은 보통 잘 팔리지 않는 재고품을 원래 가격의 10∼60%에 땡처리 전문업자에게 넘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가게의 주인은 “제품들이 아프리카로 가기도 하고, 일본으로도 가고….”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결국 중간상인들의 손에 의해 은밀히 거래되면서 도·소매점으로 재판매되기도 하고, 일부는 ‘보따리상’을 통해 수출상품으로 둔갑, 자칫 국가망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식약청 “유통량 파악 못했다” ‘생쥐머리 새우깡’ 사건이 지난 17일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 열흘이 지났지만, 제조사인 농심과 식품안전 감독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사후 처리에 팔짱을 끼고 있는 사이에 문제의 ‘생쥐머리 새우깡’은 이렇게 ‘암시장’에서 보란듯이 유통되고 있다. 농심측은 사건발생 이튿날인 지난 18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노래방 새우깡은 생산시기에 관계없이 모두 회수해 폐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농심 본사 관계자는 이날 “사과문에서 발표한 대로 문제 새우깡의 전량 회수·폐기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시중에서 노래방 새우깡을 구경할 수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지금까지 노래방 새우깡만 4만 6000박스가 회수됐다면서도 회수가 모두 완료되는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분량에 대해서도 “모른다.”로 일관, 해당 제조사의 책임자로서 안일한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감독기관인 식약청도 마찬가지다. 농심측이 제출한 회수계획서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시중에 얼마나 많은 제품이 유통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회수되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7월28∼31일인 공식 회수대상 제품은 26일 아침까지 1290박스 가운데 5%가량 회수됐다.”고 말했다가 정확한 것은 잘 모른다고 얼버무렸다. 정현용기자junghy77@seoul.co.kr
  • [사설] 法·檢 선거사범 엄단의지 꼭 실천을

    18대 총선 후보자등록이 오늘 마감된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그동안 선거사상 유례없는 공천갈등과 내홍을 겪었다.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집안 다툼이었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 후보가 누구인지는 고사하고, 정당별 공약이나 정책방향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유권자로선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탈법·불법선거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건 당연하다. 벌써 특정 지역에선 선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돈보따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사법당국의 선거사범 엄단 의지를 다시 한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그제 선거사범의 양형등급제 실시 방침을 밝혔다. 이번 총선부터 죄질에 따라 양형을 등급별로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선거사범을 금품선거, 불법·흑색선전, 선거폭력, 선거비용 사범 등으로 나눠 죄질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사범의 처리에 대한 고무줄 잣대 시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검찰이 강력한 처벌의지를 밝혔어도, 재판 과정에서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상당수의 선거사범이 2심에서 당선무효를 면하는 사례 역시 빈번했다. 이 모두 사법부와 검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난맥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검찰의 양형기준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국민들은 법원과 검찰의 공명선거 의지의 실천을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자리잡아 가던 돈 안 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의 정착은 법원과 검찰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에 접어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불법·탈법 조짐의 조기차단이 중요하다. 지역주민 상당수가 선거사범이 된 경북 청도의 단체장선거 비리와 같은 후진적인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법원과 검찰의 깨어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 [CEO칼럼] “있을 때 잘해”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CEO칼럼] “있을 때 잘해”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잿더미로 남은 숭례문이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숭례문이 화재로 무너져 내린 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추모인파가 계속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아마도 국보1호를 지키지 못한 미안함과 그 숭례문을 영원히 보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일 게다. 또 오랜시간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준 우리의 정신이 타버린 듯한 상실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금 숭례문 화재현장은 문화재 보호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는 학습현장이 된 듯한 느낌도 든다. 그 전까지는 그렇게 무심하게 남대문 옆을 오갔는데 지금은 높게 드리워진 담장이 더욱 높게 보이며 생전의 남대문의 모습이 눈에 삼삼하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생각나는 말이 있다.“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다. 숭례문 화재사고는 얼핏 부모님을 여의는 것과 비슷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아무리 울고불고 통곡을 해도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아무리 제사를 잘 지내고, 정성껏 성묘를 해도 돌아가신 부모님은 다시 살아올 수 없는 일이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잘 모셔야 한다. 그야말로 “있을 때 잘해”이다.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건강을 잘 지켜야 하겠지만 일단 건강을 해치면 다시 원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지극히 힘든 일이다. 늘어나 탄력을 잃은 스프링 비슷하다. 툭하면 재발하고, 또 재발하면 더욱 악화된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면 영영 회복불가의 상태가 되어 버린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저축하고 차근차근 모으고 불려나가다 보면 제법 큰돈이 된다. 그러나 음주·도박·사치 등 불성실한 생활로 낭비하면 도저히 돈을 모으지 못한다. 그러다 빚이라도 지면 상황은 점점 나빠진다. 카드빚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신용에 금이 가면 다시 회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돈과 신용도 있을 때 잘 지켜야 한다. 회사에서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직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대부분 업무상 비리가 적발되어 보따리를 싸는 경우이다. 힘겨운 경쟁끝에 원하는 회사에 취직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일시적인 충동과 유혹 때문에 비리를 저질러 회사에서 쫓겨나는 경우이다. 자신이 속한 직장에서도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인생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언제인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이다. 바로 지금을 잘 살아야 한다.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나에게 있어서 인생은 곧 꺼져버릴 촛불이 아니다. 찬란한 횃불이다. 이 횃불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기에 앞서 내가 들고 있는 동안은 되도록 환히 타오르게 만들고 싶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지금 한창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 홀리데이(No Holiday)와 얼리 버드(Early Bird)로 대변되는 쉼없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은 “이 횃불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기에 앞서 내가 들고 있는 동안은 되도록 환히 타오르게 만들고 싶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그렇게 찬란한 횃불같은 삶보다는 조용한 촛불같은 삶이 더욱 익숙하고 편할지 모르겠다. 대통령과 공무원 사이의 이러한 생각의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큰 문제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인생의 순간순간을 가장 밝은 불빛이 나는 횃불같은 시간으로 살아야 함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우물쭈물하다가 나 이렇게 될줄 알았다.”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 [현장 행정] 용산구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현장 행정] 용산구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이런 꼴로 사느니 빨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그렇다고 이대로 죽자니 너무 원통해. 참을 수가 없어.” 13일 용산노인복지관 소속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서후진(44)씨를 맞은 홍옥순(81) 할머니의 주름진 눈가에 금세 물기가 번졌다. 서씨를 매만지는 거칠고 오므라든 두 손에선 일주일 만에 찾아온 말 동무를 잠시라도 더 붙들어 두고픈 절박함이 묻어났다. “희망을 버리면 안 돼요. 봄볕 좋은 날 남산에 꽃구경 가자는 약속 잊지 않으셨죠?” 서씨의 따뜻한 위로에 할머니가 소녀처럼 반색하며 되물었다.“정말로 가는 거야? 그런데 진달래 피려면 한참 남았지?” ●생활관리사 16명 고군분투 서씨는 지난해부터 지역의 혼자 사는 노인 집을 돌며 말벗이 돼주고 있다. 가난과 질병, 외로움의 삼중고와 싸우는 분들을 더 자주 찾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서씨가 돌보는 홀몸 노인은 모두 35명. 일주일에 한번 집을 방문해 건강과 주거상태를 살피고 두 차례씩 전화 해 안부를 챙긴다. 용산에는 서씨 같은 생활관리사가 16명 더 있다. 지난해 23명이었지만 새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최근 6명이 줄었다. 홍옥순 할머니의 집을 나와 한강로1가 김점순 할머니와 용산동 안순애 할머니 집을 거쳐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전쟁기념관 서편 최정숙(82·가명) 할머니 집. 행정구역상 한강로1가 13번지에 속하는 이 지역은 적산(敵産)풍 목조가옥과 전쟁 직후 날림으로 찍어낸 벽돌집 수십 채가 어지럽게 지붕을 맞댄 용산의 대표적인 불량주택 밀집지역이다. “손녀한테선 연락이 왔어요?”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최정숙 할머니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지난번엔 몸이 아파 연락을 못했던 거래. 그런데 이번에 장학금을 받게 됐다네. 어릴 적부터 공부 하난 잘했거든. 같이 살겠다는 걸 억지로 떼어내 기숙사로 보냈는데 너무 기특해.” ●정부 예산 삭감… 독거노인에 불똥 노인들이 쏟아내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묵묵히 들어주는 것도 생활관리사들의 중요한 임무다. 사연들 대부분이 먼저 간 배우자에 대한 그리움과 연락 끊긴 자녀에 대한 원망, 좋았던 옛 시절에 대한 향수들이다.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분들이라 얘깃거리가 많을 리 없지요. 그저 말을 나눌 상대가 그리웠던 겁니다.” 이날 서씨가 방문한 네 집 가운데 용산동 박순자 할머니는 지병인 당뇨가 악화돼 입원하는 바람에 2주째 얼굴을 보지 못했다. “전화를 받지 않을 땐 불길한 예감에 가슴을 졸이지요. 가끔은 안부전화가 아니라 생사확인 전화를 걸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생활관리사들이 한달 동안 받는 보수는 60만원 남짓. 발품을 파는 고단함에 비하면 많지 않은 규모다. 용산구가 소액의 활동비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구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20%나 삭감한 상황에서 자치구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주민 기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현장 행정] 종로구 공무원 문화해설사 교육

    [현장 행정] 종로구 공무원 문화해설사 교육

    83개의 국보급 문화재와 북촌 한옥마을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대한민국 문화재 1번지’ 종로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문화해설사 교육에 나섰다.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올 초부터 강의를 시작했지만 숭례문 화재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원을 훌쩍 넘어 47명의 직원들이 ‘문화재 열공’에 빠졌다. ●서울 숨은 역사 공부 지난 6일 오후 6시30분 구청 2층 기획상황실에 직원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매주 목요일마다 있는 문화해설사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서울문화유산’에 대한 강의에 나선 고환기 서울문화사학회 교육원장은 “서울은 태조 이성계의 명을 받은 정도전이 전조후시(前朝後市·궁궐 앞에 관청을 놓고 뒤쪽으로 시가지를 형성함)와 좌묘우사(左廟右社·궁궐을 중심으로 그 왼쪽에는 종묘를 놓고 오른쪽에는 사직단을 배치함) 등 주자학 원리를 구체화한 계획도시이며 서울을 둘러싼 성곽의 길이는 모두 18㎞…”라며 미처 몰랐던 서울 이야기 보따리를 2시간 넘게 풀어놓았다. 수업 중간에 조는 사람도 있을 법한데 말 한마디를 놓칠세라 다들 손놀림이 바빴다. 강의가 끝나자 빼곡히 적힌 공책을 접으며 “종묘에 이런 깊은 뜻이 있었는지 몰랐네.”,“우리 서울 성곽의 길이가 그렇게 길다니” 등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너무 몰랐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강달석 지적과 지정팀장은 “종로에 50년이 넘게 살아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수업을 들을수록 부끄럽다.”면서 “꼭 문화해설사가 목표가 아니라 종로, 서울을 공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말 ‘우리가 구 문화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반성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는 김충용 구청장의 뜻에 따라 문화해설사 과정이 만들어졌다. ●문화유산해설사 자격증 시험도 준비 문화유산해설사 전문인력 양성 기관인 서울문화사학회에서 주관하는 이번 교육은 6월12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와 서울의 역사(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 ▲서울의 역사 지리적 변천 ▲고려, 조선의 관료제와 과거제도 ▲궁궐 등 고건축, 한국미술의 이해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전통문화 ▲관광서비스 마인드 ▲고궁과 인사동, 북촌마을, 청계천, 서울성곽 답사 ▲영어, 중국어, 일본어 기초강의 등 모두 18개의 다양한 강의로 짜여졌다. 평가시험도 본다. 필기시험으로 주관식 10문제, 실기로는 한국어 또는 외국어로 5분 동안 해설하는 과정도 통과해야 한다. 김오현 총무팀장은 “문화해설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울에 관련된 재미난 사건들을 아는 즐거운 시간이라 인기가 높다.”면서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관광 서울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행심위는 ‘개점 휴업중’

    ‘짐보따리 싸느라 행정심판위원회는 개점 휴업중?’ 국무총리실 산하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된 옛 행정심판위원회가 조직개편과 사무실 이전 등을 이유로, 위원회 소집을 차일피일 미뤄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행심위 관계자는 6일 “위원장도 없고 조직개편에 따른 사무실 이전 탓에 위원회를 열 수가 없다.”면서 “다음주 위원회도 개최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세무사 1차시험(44회) 문제 오류에 대해 행심위에 심판을 청구한 100여명의 수험생들이 합격 여부를 알 수가 없어, 새달 20일 세무사시험을 다시 봐야 할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문제 오류가 인정돼 추가 합격이 되면 시험을 본 해와 이듬해 1차 시험이 자동 면제된다. 문제 제기가 들어간 문항수는 6∼13개에 이른다. 수험생 김모(36)씨는 “지난해 5월 문제를 제기해 감정과 검토가 다 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했던 게 벌써 수개월째”라면서 “기각이 돼도 합격 여부를 알아야 다음 시험을 준비할 게 아니냐.”며 분개했다. 당장 오는 10일부터 45회 세무사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준비 기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아 더욱 속을 태운다. 행정심판법 34조에는 제기된 심판청구의 재결기간은 피청구인이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 부득이한 경우 위원장 직권으로 30일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행심위 관계자는 “법에 명시돼 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음달 27일까지는 어떻게든 국세청에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말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전력점검] (5) 경남·전남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전력점검] (5) 경남·전남

    ■ 경남 FC 경남 FC는 지난해 변변찮은 전력으로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은 박항서 감독이 떠났다. 대신 팀을 맡은 조광래 감독은 K-리그에 4년 만에 돌아와 냉혹한 심판대에 올랐다.6년이나 빅클럽 안양 LG(현 FC서울)에 몸 담았다 2004년에 떠난 그가 시민구단에서 그만큼의 역량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게다가 까보레와 뽀뽀, 공격의 주축이 모두 빠져 나간 구멍은 크게만 보인다. 그렇다고 돈보따리를 풀 처지도 아니다. 지난 시즌 하반기 ‘재발견된’ 정윤성의 활약에 기대를 걸지만 그 뒤를 받칠 김진용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조 감독은 걱정이다. 브라질에서 스트라이커 1명과 공격형 미드필더 1명을 데려오려고 하는데 같은 팀 소속이라 한꺼번에 빼오기 힘들어 스트라이커라도 당장 계약해 달라고 구단에 통사정하고 있다. 조 감독은 3일 K-리그 공식회견에서 “키프로스 전지훈련에서 패싱게임을 집중 연마해 성과를 올렸다.”며 산토스가 주축인 “수비진이 어떤 팀과 맞붙어도 쉽게 실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공격의 열쇠를 쥔 정윤성은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지난해만큼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16이란 숫자를 좋아한다. 왠지 16골은 채울 것 같다.”고 말했다. ■ 전남 드래곤즈 전남 드래곤즈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긴 허정무 감독이 카리스마와 엄격함으로 통솔하던 것과 달리 자율과 인화를 강조하는 박항서 신임 감독이 분위기를 바꾸면서 얼마나 성적을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박 감독은 “선수 구성이 마무리된 뒤 부임해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시몬, 산드로, 슈바 외국인 트리오에 고기구를 더해 공격진을 짠다. 그러나 충칭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고기구가 장딴지를 다쳐 5주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수문장 염동균은 개막전 출장이 불투명하고 왼쪽 미드필더 김치우는 이달 말 복귀할 예정이지만 이것마저 불확실하다. 경남에서 데려온 오른쪽 미드필더 정경호 역시 피로골절로 수술을 하게 되면 전반기에 나오지 못한다. 가뜩이나 불안한 스쿼드를 대표팀 차출, 아시아 챔스리그 출전이라는 악재가 부추길 공산이 크다. 박 감독이 기댈 언덕이라곤 대표팀에서 활짝 날개를 편 새 주장 곽태휘뿐. 그는 “경남에 있을 때 FC서울에 곽태휘의 이적을 원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았다.”며 “리더십도 있고 변화를 주기 위해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북으로 떠난 수비의 핵 강민수를 메울 이싸빅과 정인환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구청장 현장브리핑] 맹정주 강남구청장 ‘글로벌 프라이드’

    [구청장 현장브리핑] 맹정주 강남구청장 ‘글로벌 프라이드’

    “주민 누구나 질 높은 공교육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사교육 1번지 강남구에 강력한 공교육 지원책을 펴 임기내 공교육 1번지로 변화시키겠습니다.”맹정주 강남구청장이 ‘강남구를 글로벌 교육·문화 1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 최고의 ‘구세(區勢)’를 자랑하는 만큼 국내가 아닌 외국 유명도시들과 경쟁,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를 구민들이 접하도록 하자는 목표도 정했다. ‘글로벌 프라이드’ 사업에는 구청장의 의지와 구청 공무원들의 자부심이 어우러져 담겼다. ●공교육 1번지 선언 맹 구청장은 3일 “고액과외로 강남지역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어질 지경인데, 역으로 사교육의 첨병으로 오해받고 있다.”면서 공교육 1번지로 변신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우선 올해 교육보조금 예산을 105억원으로 편성했다.25개 자치구 중 최고액이다. 또 추가경정예산을 짤 때에는 최소한 150원을 더 지원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예산 중에 55억원으로 108개 모든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낡은 냉·난방 설비를 교체한다.“강남의 학교는 무언가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꿀 계획이다. 또 30억원을 들여 30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영어교사 50명의 인건비, 관리비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 교사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초등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외국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영어체험센터는 6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난다.‘방과후수업’ 학교도 9곳에서 12곳으로 많아진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대중화 맹 구청장은 “공부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이 더 잘한다.”면서 “교실이 몸에 해로운 석면 투성이라는 학부모들의 오해를 말끔히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면이 함유된 단열재 등을 사용한 학교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설개선을 유도했다. 지난 달에 포이·압구정·대도·수서 등 4개 초등학교에서 2차례에 걸쳐 정밀검사를 한 결과, 석면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대학생은 구립 국제교육원에서 6단계의 집중영어교육을 받으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최소 4학점 수강을 인정받는다. 저렴하게 미국 대학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저소득층 가정엔 1:1 멘토링 지원 이와 함께 음악이나 미술에 자질이 있어도 가정형편 때문에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받지 못하는 유치원생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멘토링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 60명을 이달 말까지 선발한다. 학생들은 구청사에 마련된 ‘복도안 미술관’에서 운보 김기창 화백의 판화 등을 직접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강남교향악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 9개 전곡을 앨범으로 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맹 구청장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면서 “강남교향악단 단원, 미술가협회 회원, 음악·미술전공 자원봉사자 등이 저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8 K-리그 전력점검] (3) 수원·대구

    ■안정환·김남일 공백 고민… 이관우·조원희 역할 기대 수원 삼성의 엠블럼이 바뀌었다. 모기업 이름이 빠졌고 창단 연도를 1995년으로 1년 앞당겨 표시한 것. 모기업의 비자금 특검으로 돈보따리를 풀지 못해 김남일(빗셀 고베), 이싸빅(전남)과 안정환(부산)이 떠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북한 대표팀으로 충칭 남북대결에 나선 안영학을 부산에서 데려온 게 유일한 영입 사례. 팀은 일본 구마모토 전지훈련 평가전에서 6승2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나드손, 하태균 등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캐넌 슈터’ 김대의마저 발바닥 수술을 받아 다음달에나 출전할 수 있어 공격 지휘관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는 게 가장 큰 약점. ‘중원 사령관’ 이관우 역시 지난달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합격점을 받아든 조원희가 얼마나 빨리 팀원들과의 호흡을 맞춰 제 몫을 해주느냐가 초반 성적의 관건이 될 듯. 차범근 감독은 3-4-3과 3-4-1-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술을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스리톱으로 나설 경우 김대의의 대체요원으로 안효연밖에 없어 시즌 초반 두터운 중앙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3-4-1-2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바 트리오 맹활약 예고… ‘늦깎이’ 하대성도 기대주 대구FC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하대성. 최근 1억 9000만원에 대구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된 국가대표 윙포워드 이근호와 초등학교부터 부평고까지 함께 다닌 그는 프로 5년차이면서도 무명에 가깝지만 이번 시즌 플레이메이커로 중용이 예상된다. 터키 안탈리아 전훈에서 변병주 감독은 “국가대표 즉시 전력감”이라고 치켜세웠다. 2004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고도 김정우와 최성국, 이천수 등의 그늘에 가려 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이듬해 무릎과 왼발 부상으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대구로 이적해 플레이메이커로 변신,25경기 2골,2도움을 기록했고 전훈 기간 브라질의 인터나시날에 첫 골을 뽑아냈다. 카자흐스탄 1부리그 오르다바시전에서도 20m 중거리포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새 삼바 공격수 알렉산드로와 나란히 두 골을 터뜨려 전훈 기간 5승1무2패에 기여했다. 이근호를 중심으로 ‘삼바 트리오’ 알렉산드로, 에닝요, 조우 실바가 빠르고 거침없는 공격을 예고한다. 또 지난해 46골로 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던 수비진은 새내기 양승원과 조형익 등의 가세로 한층 견고해져 전훈 8경기를 5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변 감독은 지난달 28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