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따리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레이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국무총리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보건복지부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수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39
  • 알고 보면 더 멋진 건축물 투어

    알고 보면 더 멋진 건축물 투어

    동대문구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건축가와 함께하는 멋진 건축물 둘러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건축 관련 직업을 희망하거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직업 체험의 기회를 주는 한편 건축물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했다. 오는 28일에는 휘경동 휘봉고 학생 40여명과 함께 ‘생활 속의 공공공간’이라는 주제로 ▲마포구 도화동 복합청사 ▲청와대 뒤 북악산 서울성곽을 따라 들어선 와룡공원 공중화장실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윤동주문학관 등을 둘러본다. 특히 윤승현 건축가가 도화동 복합청사와 와룡공원 공중화장실에 대해 도심 속 공공시설물의 성격과 역할,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윤동주문학관에서는 이소진 건축가가 학생들과 동행하며 설계 과정을 비롯해 작품 의도와 건축물에 얽힌 다양한 얘기 보따리를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유덕열 구청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건축을 깊이 이해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한몫해 내기 바란다”며 “방학 기간 땐 부모님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해 앞으로 더 알찬 프로그램을 꾸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는 2012년부터 건축가와 함께하는 멋진 건축물 둘러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16회에 걸쳐 지역 학생들을 전통·근현대 건축물의 세계로 이끌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더 촘촘한 수비… 스리백 ‘컴백’

    더 촘촘한 수비… 스리백 ‘컴백’

    ‘스리백’(Three Back)이 돌아왔다. 한동안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졌던 스리백이 브라질월드컵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스리백을 사용한 네덜란드는 강적 스페인, 칠레, 호주를 잇달아 격파해 조별리그 B조 1위를 차지했고 멕시코는 우승후보 브라질과 비긴 뒤 카메룬, 크로아티아를 꺾어 A조 2위에 올랐다. 스리백은 기본적으로 세 명의 후방 수비라인을 운용하는 전술이다. 19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 독일이 스리백으로 월드컵을 들어올린 이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그러나 공격 자원이 줄어든다는 약점 탓에 최근 포백(Four Back)에 밀리는 추세였다. 핵심은 양쪽 미드필더다.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빌 체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스리백 성패의 관건. 이들은 팀의 측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진다. 세 명의 수비수에 합세해 넉넉한 대인 방어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스리백은 ‘파이브백’(Five Back)으로 변신한다. 어지간한 공격력을 갖춘 팀이라 해도 쉽게 뚫을 수 없다. 지난 18일 멕시코가 브라질을 괴롭혔던 경우다. 다섯 명의 철벽 수비수에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의 슈퍼 세이브 활약에 힘입어 멕시코는 브라질에 한 점도 허락지 않고 0-0 무승부를 만들었다. 스리백보다 하나 더 많은 포백이니까, 포백이 더 수비 지향적인 전술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포백에서 수비를 전담하는 선수는 중앙 수비수 둘뿐이다. 측면 수비수 두 명은 공격 시 측면 공격수를 지원한다. 또 스리백과 달리 포백은 각자 맡은 구역을 지키는 지역 방어의 개념이다. 따라서 상대 공격수의 발이 빠르거나, 침투 패스가 날카롭게 꽂히는 경우 중앙 수비에 구멍이 나기 쉽다. 포백을 고수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일찌감치 짐보따리를 쌌다. 스페인은 1차전 스리백을 들고 나온 네덜란드에 1-5로 참패했고,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칠레에 0-2로 또 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칠레 역시 스리백을 가동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뻔뻔한 우루과이 핵이빨 수아레스, 이탈리아 울려...콜롬비아 일본,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희비 엇갈려

    ’뻔뻔한 우루과이 핵이빨 수아레스, 이탈리아 울려...콜롬비아 일본,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희비 엇갈려’   우루과이의 ‘악동’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가 25일(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상대선수를 깨무는 비열한 행동을 해 전 세계 축구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경기에서 벌인 이 행위로 수아레스는 ‘핵이빨 수아레스’의 별칭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이날 함께 열린 조별리그 C조 3차전 일본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는 각각 콜롬비아와 그리스가 승리해 조 1위와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5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이 걸린 이탈리아 우루과이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수아레스는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왼쪽 어깨를 이빨로 깨물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경기 후 자국의 TV 채널 ‘채널 10’과의 인터뷰에서 키엘리니의 어깨를 실제로 물었는지를 묻는 말에 명확하게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경기 중에 흔히 있는 일이다. 키엘리니가 먼저 내 어깨를 밀쳤고 그래서 내 눈이 이렇게 됐다. 경기 중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큰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다”고 뻔뻔하게 말했다. 이탈리아 키엘리니는 이에 대해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 수아레스를 퇴장시키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명백한 반칙이었고, 이후에 자신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나뒹군 것도 반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이탈리아 우루과이 경기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과거에도 두 차례나 상대 선수를 물어뜯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경기에 이어 열린 조별예선 C조 3차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는 그리스가 추가시간 짜릿한 반전을 일궈내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리스는 후반 추가시간에 기적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 코트디부아르를 2-1로 이기고 승점 4점(1승1무1패)을 획득, 9점(3승)의 콜롬비아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2차전까지 최하위였던 그리스는 코트디부아르와의 마지막 예선 경기에서 총공세를 펼쳤으나 경기 막판까지 1-1 동점 상황이 지속돼 코트디부아르에 밀려 탈락이 유력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에 안드레아스 사마리스(올림피아코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극적인 반전을 일궈냈다. 같은 시간에 열린 일본 콜롬비아 경기에서는 탈락의 위기에 몰린 일본이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나름의 공세를 폈지만 현격한 실력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일본은 큰 점수 차로 콜롬비아를 이기면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콜롬비아 기예르모 콰드라도(피오렌티나)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빼앗긴 일본은 전반 추가시간 오카자키 신지(마인츠)가 헤딩으로 동점을 만들었을뿐 후반에 콜롬비아의 작손 마르티네스(포르투),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에 잇따라 3골을 내주며 결국 귀국 보따리를 싸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아레스 핵이빨’에 얼룩진 이탈리아 우루과이 최종전...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일본 제치고 16강 확정

    ’수아레스 핵이빨’ ‘이탈리아 우루과이’ ‘일본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우루과이의 ‘악동’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가 25일(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상대선수를 깨무는 비열한 행동을 해 전 세계 축구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경기에서 벌인 이 행위로 수아레스는 ‘핵이빨 수아레스’의 별칭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이날 함께 열린 조별리그 C조 3차전 일본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는 각각 콜롬비아와 그리스가 승리해 조 1위와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5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이 걸린 이탈리아 우루과이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수아레스는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왼쪽 어깨를 이빨로 깨물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경기 후 자국의 TV 채널 ‘채널 10’과의 인터뷰에서 키엘리니의 어깨를 실제로 물었는지를 묻는 말에 명확하게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경기 중에 흔히 있는 일이다. 키엘리니가 먼저 내 어깨를 밀쳤고 그래서 내 눈이 이렇게 됐다. 경기 중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큰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다”고 뻔뻔하게 말했다. 이탈리아 키엘리니는 이에 대해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 수아레스를 퇴장시키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명백한 반칙이었고, 이후에 자신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나뒹군 것도 반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이탈리아 우루과이 경기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과거에도 두 차례나 상대 선수를 물어뜯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경기에 이어 열린 조별예선 C조 3차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는 그리스가 추가시간 짜릿한 반전을 일궈내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리스는 후반 추가시간에 기적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 코트디부아르를 2-1로 이기고 승점 4점(1승1무1패)을 획득, 9점(3승)의 콜롬비아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2차전까지 최하위였던 그리스는 코트디부아르와의 마지막 예선 경기에서 총공세를 펼쳤으나 경기 막판까지 1-1 동점 상황이 지속돼 코트디부아르에 밀려 탈락이 유력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에 안드레아스 사마리스(올림피아코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극적인 반전을 일궈냈다. 같은 시간에 열린 일본 콜롬비아 경기에서는 탈락의 위기에 몰린 일본이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나름의 공세를 폈지만 현격한 실력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일본은 큰 점수 차로 콜롬비아를 이기면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콜롬비아 기예르모 콰드라도(피오렌티나)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빼앗긴 일본은 전반 추가시간 오카자키 신지(마인츠)가 헤딩으로 동점을 만들었을뿐 후반에 콜롬비아의 작손 마르티네스(포르투),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에 잇따라 3골을 내주며 결국 귀국 보따리를 싸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떴다! 빅매치] 24일 새벽 1시 네덜란드 vs 칠레…브라질 만나기 싫다

    [떴다! 빅매치] 24일 새벽 1시 네덜란드 vs 칠레…브라질 만나기 싫다

    “브라질만큼은 피하고 싶다.” 24일(한국시간)부터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가운데 ‘죽음의 조’인 B조가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는다. 주목되는 매치업은 오전 1시 네덜란드와 칠레의 조 1위 다툼. 나란히 2연승을 달리며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경기는 뜨거울 전망이다. A조 1위가 유력한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29일 16강전에서 피하기 위해서다. 브라질을 상대로 네덜란드는 3승5무3패, 칠레는 7승13무48패를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칠레는 1928년 딱 한 번 만나 두 골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험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5위, 14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앞선 두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8골(3실점)을, 칠레는 5골(1실점)을 넣었다. 하지만 조 1위를 차지해도 브라질이 A조 2위로 주저앉으면 어쩔 수 없이 16강에서 맞닥뜨려야 한다. 두 팀이 4시간 뒤에 열리는 A조 최종전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B조 호주와 스페인도 같은 시간 최종전을 치른다. 2연패를 당하며 탈락을 확정한 팀들의 승부다. 디펜딩챔피언 스페인으로서는 이미 짐 보따리를 싸놓은 상태지만 3패는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13번 본선 진출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 1998년 프랑스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때도 1승은 건졌다. 경기 결과에서는 졌지만 내용적으로는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던 호주의 경우 스페인을 잡는다면 ‘죽음의 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셈이다. 다만 주포인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 경고 누적으로 빠지는 점이 아쉽다. 한 팀도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A조 최종전 두 경기도 오전 5시 동시에 열린다. 카메룬(2패)이 유일하게 탈락을 예약한 가운데 브라질, 멕시코(이상 1승1무), 크로아티아(1승1패)가 티켓 2장을 놓고 다투고 있다. 카메룬을 상대하는 브라질이 가장 유리하다. 멕시코와 승점 4로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골득실 차에서 한 골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은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한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점을 감안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카메룬과 크로아티아가 이기면 브라질은 멕시코와 골득실을 따져 봐야 한다.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지만 카메룬이 이기고 멕시코와 크로아티아가 비긴다면 브라질이 탈락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네덜란드 칠레 조별예선 1위 확정 ‘최후의 빅매치’...크로아티아 멕시코 맞대결 동시에

    ’네덜란드 칠레 조별예선 1위 확정 ‘최후의 빅매치’...크로아티아 멕시코 맞대결 동시에’ 24일(한국시간)부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가운데 16강 진출팀을 가리기 위한 ‘최후의 빅매치’들이 축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주목되는 경기는 24일 오전 1시 치러지는 B조 네덜란드 칠레 간 조 1위 다툼이다. 네덜란드 칠레 양팀은 나란히 2연승을 달리며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경기는 뜨거울 전망이다. A조 1위가 유력한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29일 16강전에서 피하기 위해서다. 브라질을 상대로 네덜란드는 3승5무3패, 칠레는 7승13무48패를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 칠레 양팀은 1928년 딱 한 번 만나 두 골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험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네덜란드 15위, 칠레 14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앞선 두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8골(3실점)을, 칠레는 5골(1실점)을 넣었다. 하지만 조 1위를 차지해도 브라질이 A조 2위로 주저앉으면 어쩔 수 없이 16강에서 맞닥뜨려야 한다. 네덜란드 칠레 양팀이 4시간 뒤 열리는 A조 최종전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한 팀도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크로아티아 멕시코, 브라질 카메룬의 A조 최종전 두 경기도 오전 5시 동시에 열린다. 카메룬(2패)이 유일하게 탈락을 예약한 가운데 브라질, 멕시코(이상 1승1무), 크로아티아(1승1패)가 티켓 2장을 놓고 다투고 있다. 최약체인 카메룬을 상대하는 브라질이 가장 유리한 가운데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크로아티아 멕시코 양팀의 대결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상황은 멕시코가 유리하다. 멕시코는 크로아티아와 비기기만 해도 남은 경기결과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브라질과의 무승부를 이끄는 등 2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중인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의 존재도 든든하다. 크로아티아도 만만치 않다. 조별리그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지만, 주포 마리오 만주키치가 돌아온 카메룬과의 2차전에서는 4-0 완승을 거뒀다. 크로아티아가 이기면 멕시코를 따돌릴 수 있다. 양팀 모두 탈락이 확정돼 16강 진출과는 관계없지만 호주와 스페인도 관심을 끄는 경기다. 디펜딩챔피언 스페인으로서는 이미 짐 보따리를 싸놓은 상태지만 3패는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13번 본선 진출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 1998년 프랑스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때도 1승은 건졌다. 경기 결과에서는 졌지만 내용적으로는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던 호주의 경우 스페인을 잡는다면 ‘죽음의 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셈이다. 다만 주포인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 경고 누적으로 빠지는 점이 아쉽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눈물 씻은 눈물

    눈물 씻은 눈물

    육군 ‘꽃병장’ 이근호(29·상주 상무)의 브라질월드컵 첫 골은 2010남아공월드컵 문턱에서 짐보따리를 싸고 발길을 돌렸던 설움과 눈물을 날린 한 방의 ‘설욕포’였다. 이근호는 4년 전 남아공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맹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26인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까지 쫓아갔지만, 본선에 즈음한 슬럼프 탓에 대회 직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귀국 전날 호텔방에서 유니폼을 가방에 구겨 넣으며 4년 뒤 브라질을 기약한 끝에 마침내 지난달 8일 홍명보호에 승선했지만 이번에도 주전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30분을 90분처럼 뛰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근호는 경기 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도운 느낌이다. 늘 설움을 떨치는 상상을 해 왔는데 오늘 현실이 됐다”고 울먹였다. “슛을 때릴까, 패스를 할까 고민하다가 연습 때 감각이 좋아서 그냥 슈팅을 날렸는데 잘됐다. 골이 들어간 걸 확인한 뒤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고 ‘한풀이 골’의 상황을 복기하면서 “그런데 그 와중에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고 덧붙였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상주 상무에서 군복무 중인 이근호는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1일 진급한 ‘말년 병장’이다. 월급은 14만 9000원. 월드컵 참가 선수 736명 가운데 최저 연봉 선수다. 18일 밤(이하 한국시간) 전세기 편으로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로 돌아온 대표팀은 오는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쿠이아바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경제투자 24조원의 힘!

    경제투자 24조원의 힘!

    중국의 돈 보따리 앞에 영국이 결국 무릎을 꿇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분이며, 영국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다고 BBC 중문망이 18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140억 파운드(약 24조원) 규모의 경제 투자를 약속하고 그 대가로 양국 간 갈등의 단초가 되어온 영국의 티베트 분리·독립 지지 발언이 다시는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은 것이다. 앞서 중국은 2012년 캐머런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는 이유로 장기간 캐머런 총리의 중국 방문을 막고 투자를 지연시키며 압박을 가한 바 있다. 리 총리는 또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인권이 총체적으로 탄압받고 있다’는 한 영국 기자의 비판에 대해 “중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3억 이상의 인구를 빈곤에서 해방시켰다. 이는 중국 인권이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어 “중국과 영국은 서로의 발전을 기회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선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중국은 이날 영국과 체결한 각종 경제 협력을 통해 ‘큰손’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영국 에너지회사 BP로부터 20년간 20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기로 했으며, 중국 최대 민영은행인 민성(民生)은행이 15억 달러를 투자해 런던에 유럽 지역 본부를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개발은행(CDB)은 영국의 차세대 인프라 사업인 고속철과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고, 광우병 사태로 1980년대 이후 금지된 영국산 소고기와 양고기 수입금지 조치도 해제하기로 했다. 영국도 이에 화답해 중국 관광객과 기업인에 대한 비자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한편 회담장 주변에선 수백명의 시위대가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과 인권탄압 문제에 항의했다. 현지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차이나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중국의 인권문제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축구 자료 4만여점 수집 이재형 축구역사문화연구소장

    [김문이 만난사람] 축구 자료 4만여점 수집 이재형 축구역사문화연구소장

    피천득 선생은 생전에 2002년 월드컵 승리를 기원하며 ‘붉은 악마’라는 시를 지었다. ‘붉은 악마들의/끓는 피 슛! 슛! 슛 볼이/적의 문을 부수는/저 아우성! 미쳤다. 미쳤다/다들 미쳤다 미치지 않은 사람은/정말 미친 사람이다.’ 그랬다. 2002년 6월 18일이다. 이탈리아와 16강 연장전에서 안정환 선수가 환상적인 헤딩골을 터뜨려 온 국민을 환각상태에 빠뜨리게 했던 광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다면 당시 그 볼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2003년 어느 날이다. 한 TV방송에서 월드컵 1주년을 맞아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 주심을 맡았던 에콰도르의 바이런 모레노와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모레노 주심은 거친 플레이를 일삼는 이탈리아 공격수 토티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시켰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편파 판정, 홈팀 봐주기’라고 맹비난했다. 방송사는 모레노 주심을 만나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다시 물었고 모레노는 공명정대한 판정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안정환 선수가 넣은 골든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남자는 심장이 멎을 듯한 전율을 느꼈고 ‘저 공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찾아와야 한다’고 다짐했다. 축구역사문화연구소 이재형(53) 소장이 바로 그 남자다. 이 소장은 그날부터 혼자서 안정환의 골든볼을 찾아오는 작전에 들어갔다. 우선 수소문 끝에 모레노의 주소지를 파악한 다음 모레노에게 줄 선물을 마련했다. 그냥 달라고 하면 선뜻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사진집에서 가장 잘 나온 모레노의 사진을 골라 서울시내의 한 동판 제작사를 찾았다. 되도록 최고급으로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마침 제작사 사장이 축구를 좋아했던지라 이 소장의 뜻을 전해듣고 원래 가격보다 좀 싸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얼마 후 동판이 완성되자 이 소장은 동판 제작과정을 촬영한 연속사진과 월드컵 기념 히딩크 넥타이, 2002년 한·일 월드컵 사진집, 월드컵 기념 공 등 네 가지 선물을 꾸린 보따리를 들고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로 날아갔다. 이때가 2004년 2월 3일이었다. ‘키토 0203 작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나름대로 반드시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다짐에서 작전명을 세웠던 것이다.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보문동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이 소장을 만나 당시 내용을 들었다. “모레노의 집에 도착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틀 전 업무차 미국 마이애미로 떠나 20여일 후에나 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허탕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고민 끝에 현지에서 봉제업을 하는 교포에게 부탁했습니다. 모레노가 오는 즉시 ‘골든볼을 꼭 기증해 달라’는 간곡한 내용의 편지와 함께 선물을 맡기고 귀국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한국에 돌아와 연락을 애타게 기다린 지 20여일 지나자 골든볼을 기꺼이 기증하겠다는 대답을 듣게 됐고 며칠 뒤 공무차 귀국하는 주에콰도르 대사관 직원을 통해 인천공항에서 전달받았다. 또한 모레노가 보낸 보따리에는 골든볼뿐만 아니라 당시 이탈리아 선수 토티를 퇴장시킨 레드카드와 자신이 입었던 주심 유니폼, ‘대한민국 국민이 이 볼을 보면서 월드컵의 감격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이재형 소장에게 영구히 기증한다’는 내용의 서신까지 담겨 있었다. 이렇게 해서 한·일월드컵 16강에서 터뜨린 안정환의 골든볼은 현재 수원월드컵박물관에 기증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그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에는 스페인전에서 패널티킥으로 4강 신화를 쏘아 올린 ‘홍명보의 볼’이었다. 월드컵조직위원회, 대한축구협회 등에 수소문했으나 어느 누구도 공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여러 자료를 뒤진 끝에 ‘2002 FIFA 공식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스페인전 주심이 이집트의 가말 알 간두르라는 사실과 이집트축구협회를 통해 연락처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즉시 간두르에게 이집트에 갈 일이 있을 때 꼭 만나보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그렇게 해도 좋다는 답신을 받았다. 이 소장은 2006년 8월 3일 작전명을 ‘0803’이라고 정하고 카이로행 비행기에 올랐다. 3일 뒤 마침내 가이드와 함께 간두르의 집에 도착했다. 자연스럽게 한·일월드컵 당시의 상황이 화제가 됐다. 모호한 판정으로 스페인 축구팬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던 일, 그래서 학교 다니는 딸에게 1년간 경호원을 붙였던 일 등을 털어놨다. 이어 간두르는 4강볼을 보여주었다. 볼에는 당시 4강 신화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여러 사인들이 있었다. 주심과 부심, 감독관 등의 친필 사인이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 간두르는 심판들에게 “현역 심판복을 벗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4강을 결정지은 공을 보관하고 싶다”고 말해 각자 공에 사인을 해주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그러나 간두르는 기증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소장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설득했다. 4강볼이 이집트에 있으면 한 개인의 영광이겠지만 한국에 가면 한 나라의 영광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때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계속 얘기를 했습니다. 4강볼은 한국축구 100년사에 길이 빛날 역사적 증거자료로 빛을 발할 것이며 박물관에 영원히 보관하면서 가말 알 간두르란 이름으로 명패를 새겨 공과 함께 당신의 명예가 영구히 보존되도록 할 것이라고 몇번이고 말을 했지요. 언제든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도록 초청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러자 간두르는 마음이 흔들렸던지 잠시 가족회의를 열고 나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 공을 바친다’는 편지와 함께 4강볼을 건네줬지요.” 이 소장의 끈질긴 설득과 축구 열정에 감동해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틀 후 대사관에서 공식 전달식이 열렸다. 간두르가 대사에게 기증하고 이 소장이 공을 전달받는 형식을 거친 뒤 귀국했다. 이러한 사실은 곧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일부에서는 ‘홍명보의 4강볼’이 경매시장에 내놓으면 22억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소장은 간두르와의 약속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 이처럼 한국 축구의 보물을 찾으러 다니기도 했지만, 그가 세계 40여개국을 다니면서 꾸준히 모은 축구자료는 통틀어 모두 4만여점에 이른다. 그가 사는 아파트는 온통 축구자료로 가득하다. 한국축구 100년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각종 사진자료, 1954년 월드컵 때부터 입었던 유니폼 등을 비롯해 축구대회 포스터, 축구화, 축구공, 국내외 축구스타 사진, 엠블렘 등 말 그대로 축구에 관한 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모은 것들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펠레가 무명시절에 찼던 축구공이다. 가죽 조각을 일일이 이어붙인 다갈색의 수제품으로 펠레의 친필사인과 브라질축구협회의 인증서도 있다. 2003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골동품 경매장에서 경매물건으로 나왔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직접 구입했다. 펠레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귀한 공을 수집한 후 펠레 관련용품만 100여점을 모았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입고 출전한 등번호 10번의 유니폼, 펠레 관련 서적들, 펠레 모형의 인형, 기념우표, 초상화 등이 대표적이다. 펠레와 함께 세계축구사에서 전설로 통하는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우의 공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경매장에서 입수한 뒤 2004년 리스본에서 에우제비우를 만나 직접 사인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가 축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를 하면서였다. 계속 축구를 하고 싶었으나 부모님의 반대에 축구부가 없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축구와의 인연이 끊어졌다. 축구선수가 되지 못하자 보상심리가 발동돼 축구관련 자료수집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 서울 돈암동의 한 은행에서 받은 축구공 모양의 플라스틱 저금통이 최초의 수집품이다.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축구장을 찾았고 여러 자료들을 모아나갔다. 대학에서 금속학을 전공한 그는 국내외 축구자료들을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다니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월간축구’(현 베스트일레븐)라는 축구잡지 기자를 지원했다. 이때부터 경기를 관람하고 좋아하는 축구선수들과 만나는 것이 일이자 취미가 됐다. 그렇게 바삐 지내다 보니 아직 결혼을 못했다. 그는 자료수집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어김없이 축구장에 나가 직접 선수로 뛴다. 이때마다 공격수로 평균 두세 골씩 넣곤 했는데 축구황제 펠레의 통산 1300골보다 더 많은 4000골을 넣었다며 웃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축구복합문화센터, 축구박물관을 짓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인터뷰를 마친 이틀 후 그는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브라질로 향했다. 어떤 귀중한 자료를 수집해올지 궁금해진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재형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동기계공고와 인하대 금속학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축구선수였으며 중학교 때부터 축구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2004년 3월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안정환의 골든볼’을 에콰도르에서 찾아냈다. 2006년 8월에는 한·일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쏘아 올린 ‘홍명보의 4강볼’을 이집트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40여개국을 다니면서 귀중한 축구 관련 자료 4만여점을 모았다. 그동안 소장전을 몇 차례 가졌다. 현재 축구자료 수집가로 활동하면서 축구역사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축구잡지 ‘베스트일레븐’ 이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22억짜리 축구공’이 있다.
  • [길섶에서] 곤계란/정기홍 논설위원

    옛 시골 어린 시절에 누구나 그랬듯, 집에서 기르던 토끼와 병아리는 가까운 놀이 친구와 같았다. 책 보따리를 등에 멘 하굣길에 캔 풀을 오물거리며 먹는 토끼를 보며 마냥 신이 났고, 마당을 떼지어 다니는 병아리를 쫓아다니던 재미는 지금도 온기로 와 닿는 추억이다. 차별은 어렵지만 알을 갓 깨고 나온 노란 병아리가 와 닿는다. 귀엽다며 병아리를 뒤쫓다가 어미닭한테 혼이 난 적도 더러 있다. 볏을 꼿꼿이 세우고 달려드는 기세는 말 그대로 기겁을 하게 만든다. 병아리가 되지 못한 채 곯아버린 ‘곤계란’이 논란이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월드컵대표팀의 가나전 참패를 ‘세월호 침몰’에 비유했다가 논란이 일자 네티즌을 “곤계란들”이라고 지칭해 사과까지 하는 소동이 있었다. 곤계란은 20여일간을 어미 닭의 품속에서 견디지만 탄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알이다. 그런데 또 다른 의미도 있단다. 트위터의 프로필에 사진이 없는 공간이 계란과 같다고 해서 비꼬는 뜻으로 쓰인다. “아하, 나 같은 루저들.” 그가 귀하게 이어준 ‘노오란 병아리의 추억’이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고 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NOSSA! 월드컵] ‘11m 룰렛’의 악령

    “할 일이라곤 45m를 걸어가는 것뿐. 집어넣으면 끝이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수비수 스튜어트 피어스가 자서전에 적은 내용이다. 그러나 글처럼 쉽지는 않다. 심지어 11m 떨어진 골문을 향해 공을 차는 건 잔인하기까지 한 결과를 낳는다. 영국 BBC가 3일 역대 월드컵 대회에서의 승부차기 역사를 전해 눈길을 끈다. 패배하면 곧바로 탈락하는 월드컵 토너먼트에 승부차기가 도입된 건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때였지만 당시는 승부차기가 없었다. 1982년 스페인대회 준결승에서 서독이 프랑스를 5-4로 제압하면서 승부차기의 역사가 시작됐는데 2010년 남아공대회까지 토너먼트 승부 중 22차례(16.6%)가 승부차기로 갈렸다. 승부차기 킥은 204차례였다. 이 가운데 60차례는 실축하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월드컵에서의 ‘승부차기 악령’으로 팬들에게 깊이 각인된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는 1994년 미국대회 브라질과의 결승에서 실축한 것이 몇 년 동안이나 자신을 괴롭혔으며 축구 경력에서 지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월드컵 결승에서도 승부차기는 두 차례 벌어졌는데 굳이 그렇게 잔인하게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논쟁은 지금도 여전하다. 바조는 “승부차기 패배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2006년 대회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로 꺾어 바조의 억울함(?)을 풀었다. 대회 통산 승부차기 성공률은 71%인데 결정적인 승부처에서는 수치가 달라졌다. 넣기만 하면 이기는 경우 93%나 성공했지만 실패하면 짐보따리를 싸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엔 44%로 확 떨어졌다. 10명이 찼을 때 여덟 번째 키커의 성공률이 55%로 가장 낮았다. 역대 대회에서 승부차기와 가장 인연이 깊은 나라는 독일이다. 옛 서독 시절 1982~1990년 3개 대회 연속에다 통일 이후 2006년 대회까지 네 차례 승부차기에서 모두 이겼다. 아르헨티나는 1990년 두 차례, 1998년 프랑스월드컵 한 차례 등 세 차례나 승부차기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나란히 두 번이나 승부차기의 희생양이 됐다. 이탈리아는 13개를 차서 7개를 실패했고, 잉글랜드 선수들은 20개 중 7개를 골문에 넣지 못했다. 벨기에와 파라과이, 한국은 다섯 번 차서 모두 성공시킨 반면 스위스는 2006년 우크라이나와의 16강전에서 단 한 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해 0-3으로 졌다. 그렇다면 골문 안의 어느 쪽으로 차면 가장 성공률이 높을까? ‘www.bbc.co.uk/guides/zgg334j#zwhttfr’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류 통일 “DMZ 생태·문화적 자산 만들 것”

    류 통일 “DMZ 생태·문화적 자산 만들 것”

    비무장지대(DMZ)는 오랫동안 동족상잔의 비극이 묻어 있는 공간으로 기억돼 왔다. 하지만 가로 240㎞, 폭 4㎞의 공간에 멸종위기에 처한 106종 등 총 5097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면서 DMZ는 자연의 보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DMZ는 평화의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정부가 지난해 추진 구상을 밝혔던 ‘DMZ 세계평화공원’의 조성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자 세계 환경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신문사와 성균관대 트랜스미디어 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통일부, 환경부 등이 후원한 ‘2014 국제환경 심포지엄’이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DMZ 평화와 생명의 땅’이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 등 200여명이 자리했다.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심포지엄을 통해 생태·평화·문화적 측면에서 DMZ 세계평화공원의 의의와 조성 방안에 대한 민간 차원의 논의를 확산시키고, 국제 규범과 절차에 따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세계평화공원은 남북 간 신뢰를 쌓고 실질적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우리 민족사에 커다란 상처와 흉터로 남아 있는 DMZ에서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고, DMZ를 생태적 의미와 문화적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DMZ의 생태·평화적 가치를 살리는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심포지엄은 ▲DMZ 생태 환경 재조명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방안 ▲DMZ에 대한 문화·예술적 접근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제1세션의 주제 발표에 나선 홀 힐리 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은 “DMZ가 현재 동북아시아 등을 지나는 철새 수백여종의 주요 이동 경로가 되고 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의 서식지로 자리 잡았다”면서 “DMZ의 현재 생태 환경을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DMZ 공원 조성이 생태학적 중요성을 넘어 남북 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짐바브웨와 잠비아, 페루와 칠레는 모두 국경선을 맞댄 채 오랫동안 갈등을 이어 왔지만 접점 지역에 국립공원을 만들어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제2세션에서 우베리켄 독일 연방자연보전청 국장은 독일이 과거 철의 장막이 세워졌던 구역을 그린벨트로 지정해 자연 체험 및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발전시킨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그린벨트 프로젝트로 독일의 자연 유산을 지킨 결과 자연 관광 산업 등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DMZ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DMZ 인근 지역 주민을 비롯해 국가 차원에서 DMZ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원 조성에 몰두한 나머지 DMZ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진갑 경기대 교수는 “2000년 남북 간 합의에 따라 경의선 철로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분단의 아픔이 반영된 역사적 유산들, 이를테면 지뢰, 철조망, 피란민 보따리 등이 훼손됐다”며 “생태 보전도 중요하지만 DMZ 땅 밑에 묻혀 있는 6·25전쟁 당시 희생된 남북한 및 미국, 중국 등 참전국 군인들의 유해 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DMZ 보전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통일 담론이 형성돼 자칫 DMZ가 토목 사업 무대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남북통일 전에 DMZ를 보전하는 일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통일 담론 영향으로 갑작스럽게 DMZ에 철도, 국도, 지방도로 건설 수를 늘리게 되면 DMZ 내 생태계가 쪼개져 멸종위기로부터 보호하려고 했던 생물종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구로 별별시장 새달부터 뜬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별별시장~.’ 구로구는 다음달 13일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월 둘째 금요일 오후 5~9시 구로근린공원에서 ‘구로별별시장’을 마련한다고 26일 밝혔다. 장마와 폭염이 예상되는 7월엔 쉰다. 별별시장은 주민, 예술가, 마을기업 등 구로를 생활 터전으로 하는 사람들이 기획부터 운영까지 참여한다. 구로구 별의별 사람이 모여 구로에서 일어나는 별의별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처음 기획했는데 주민들 참여도가 높아 올해도 열게 됐다. 지난해 별별시장을 이끈 사람들은 50~60여명, 방문객은 800여명에 이른다. 주민 주도형 취지에 따라 구는 장터 운영에 필요한 행정 지원만 하고 청년공동체 ‘구로는 예술대학’이 총괄 운영을 맡는다. 장터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중고물품을 판매·교환하는 모두의 벼룩시장, 수공예품을 파는 아트마켓,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체험 부스, 직장인밴드·주부동아리 등의 공연, 우리동네 영상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먹거리시장 등이 펼쳐진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장터는 특히 청년들로 북적댔다”며 “이번엔 먹거리장터 음식 종류도 늘렸다”고 말했다. 장터에 참여할 보따리장수와 자원봉사자인 별무리는 다음달 6일까지 구로마을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된다. 보따리장수 모집 분야는 마을영상제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이다. 별무리엔 장터 운영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루 8시간까지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해 준다.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펼칠 아마추어 공연팀도 공개 모집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자살시도女 구한 경찰에 ‘뺨 세례’ 퍼부은 가족 ‘황당’

    자살시도女 구한 경찰에 ‘뺨 세례’ 퍼부은 가족 ‘황당’

    물에서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는 옛말이 현실에서 재현됐다. 지난 21일 새벽 6시 30분경, 중국 난징시에서는 한바탕 자살소동이 벌어졌다. 20대 여성 A씨가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모습을 어민 한 명이 발견한 것. 50대 어민 쑨(孫)시는 이 장면을 본 뒤 수심 70m의 깊은 강물에서 여성을 구조했다. 하지만 뭍으로 건져낸 이후에도 이 여성은 계속해서 목숨을 끊겠다며 물로 들어가려 했고, 쑨씨는 할 수 없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자살 시도를 강하게 저지한 뒤, 곧장 A씨의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사건 현장에서는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현장에 도착한 가족들이 구조를 나온 경찰에게 뺨 세례를 퍼부은 것.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경찰이 조사를 위해 일단 경찰서로 함께 가자고 하자, 가족 중 한명이 다짜고짜 해당 경찰에게 다가가 “이런 별것 아닌 일로 경찰서에 가야하느냐”고 소리치며 경찰의 얼굴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동을 만든 A씨의 가족은 여성이었으며, 그녀는 사건현장을 구경나온 주민들에게도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난데없는 뺨 세례를 맞은 경찰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정확한 사건 조사를 위해 그녀와 가족들을 강제로 경찰서로 연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이에 상심해 자살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뿐 아니라 네티즌들도 “좋은 마음으로 구조를 도우러 온 경찰을 때린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신토불이를 세계로] (하) 수출1위 상품을 늘려라

    [신토불이를 세계로] (하) 수출1위 상품을 늘려라

    “키위 4개에 10위안(약 1650원)인데 우리나라 농산물이 경쟁이 되려나 모르겠네요.” 지난달 19일 중국 상하이 ‘8번교 과일·채소 도매시장’에서 과일들을 둘러보던 농협중앙회의 ‘농식품 수출개척단원’들 사이에서 걱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10위안은 국내에서는 키위 1개 가격이다. 농식품 수출개척단은 지난해 2억 6000만 달러(약 2680억원)에 불과한 농식품 수출액을 2017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원)로 끌어올리겠다는 ‘농협 농식품 수출종합대책’에 따라 처음으로 파견된 시장 조사단이다. 5월까지 7차례에 걸쳐 100여명이 참여한다. 이곳에서 참외는 500g에 4위안(약 660원), 방울토마토는 500g에 7위안(약 1150원)이었다. 가격 측면에서는 한국 과일을 팔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 상인은 “경작 규모가 워낙 크고 대량으로 유통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면서 “열대 과일부터 온대 과일까지 전국에서 다양한 과일이 재배되는 것도 중국 과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사과 생산량은 20년간 260만t에서 3462만t으로 13.3배가 됐다. 배도 161만t에서 1543만t으로 9.6배로 늘어났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에 여지, 용안, 사과, 배, 단호박 등의 검역을 풀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중국에 열처리가금육(삼계탕), 파프리카, 참외, 단감, 딸기, 포도, 감귤, 토마토, 쌀 등에 대해 수입 허용을 요청했다. 현재대로라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되면 국내 대부분의 농가에서 피해가 예상된다. 배추, 고추 등 현재 수입하는 양념 채소뿐 아니라 과일·채소·축산물까지 중국산 수입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신선 농식품 및 가공 농식품을 중산층이 찾는 마트를 중심으로 유통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범석 농협유통 수출본부장은 “중국 마트는 한 곳당 적어도 1000만원에 달하는 입점비가 있기 때문에, 수천개를 입점시킨 후 예상 매출을 올리지 못할 경우 이익은 모두 마트가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 농산물 수출을 위한 가장 큰 시장이자 가장 강력한 수출 경쟁자다. 중국의 경우 연 소득 20만 위안(약 3300만원) 이상의 인구가 2842만명이다. 고급 농식품의 잠재적 소비층이다. 반면 미국, 타이완, 홍콩 등에서 중국은 저가 공세로 한국 농식품의 점유율을 뺏고 있다. 국내 업자들이 중국에서 키우면서 신고배를 퍼뜨린 결과 현재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및 중국산 신고배가 경쟁하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중국산과 경쟁할 때 국산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약하고, 높은 입점비 등으로 품목별 접근도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판 제스프리 전략을 선택했다. 뉴질랜드 키위 농가의 조합이자 글로벌 키위 브랜드인 제스프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우선 수출 전업농을 현재 1500곳에서 2017년에는 3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K-시리즈’라는 상표로 수출된다. 한국을 브랜드로 삼아 농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장미, 단감, 감귤, 딸기, 밤, 파프리카, 배, 인삼 등 8개 품목이 첫 대상이다. 농협중앙회는 3000개 농가를 하나의 집단으로 만든 후 하나의 고급 브랜드로 수출해, 세계에서 1등 수출 상품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유자차가 인기를 끌면서 여러 회사 및 지역 농협이 생산한 한국 유자차가 경쟁하고 있다. 보따리상 제품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다. 단감을 수출하던 경남 지역농협 18곳도 2010년 수출연합이 구성되기 전까지 덤핑 등 출혈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판 제스프리 전략은 한국산끼리의 경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산 파프리카는 일본 시장에서 1인자였던 네덜란드를 누르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이완 시장의 배, 중국 시장의 밤도 경쟁국인 일본을 누르고 1위를 지키고 있다. 홍콩 및 싱가포르 시장의 딸기, 일본 시장의 토마토 및 장미, 미국 시장의 배 등은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농가는 수출 초기에 손해를 보기가 쉬워 수출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농협중앙회는 수출 손실발생 금액의 80%까지 손실을 보전해주는 대상을 지난해 8개 지역농협에서 올해 20개 지역농협으로 늘리고 손실보전 한도액도 4억 2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한다. 수출공선출하회(농가는 생산만 하고 농협이 제품을 선별하고 포장해 상품화하는 체계) 육성 자금도 도입하기로 했다. 나물, 비빔밥 등 한류 상품을 개발하고, 유자차·우유·음료·홈삼을 중국 시장 전략품목으로 지정했다. 글 사진 상하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700명 탄 中카페리 서해서 엔진고장

    중국 롄윈(連雲)항을 출발, 평택항으로 오던 연운항훼리 소속 카페리호가 엔진 고장을 일으켜 해경이 긴급 출동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8일 낮 12시 9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 롄윈항을 출발, 평택항으로 오던 연운항훼리 소속 카페리 CK-STAR호(1만 4991t)가 엔진 2개 가운데 하나가 고장을 일으켜 나머지 한 개의 엔진으로 이날 밤 늦게 평택항으로 들어왔다. CK-STAR호는 좌현 엔진이 고장 났으며 우현 엔진 1개만으로 이동했다. 승무원 48명에 여객 정원이 668명인 이 여객선에는 보따리 상인과 국내외 관광객 등 655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화물은 컨테이너 139TEU를 싣고 있었다. 화물 최대 적재량은 컨테이너 192TEU다. 해경은 태안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 313함과 평택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 318함을 긴급 출동시켰으며 만일에 대비해 예인선도 현지에 보냈다. 여객선은 당초 이날 오후 4시 30분에 평택항에 입항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사고로 5시간여 늦게 도착했다. 평택해경 관계자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경비함정을 출동시켜 여객선을 호송했다”면서 ”다행히 우현 엔진으로 자력 항해가 가능했으며 엔진 고장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신토불이를 세계로] (중) 제2의 유자차를 찾아라

    [신토불이를 세계로] (중) 제2의 유자차를 찾아라

    “한국 식품은 유자차, 우유, 김 정도만 알았는데 선식은 아침 대용으로 좋겠습니다. 봉지보다 바로 물을 부어 먹을 수 있게 컵에 담아 주면 좋겠어요.” 지난달 18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위치한 쑤궈(蘇果)마트 본사에서 만난 저우옌(周燕·35) 구매부 총괄 부장은 이날 선보인 11개 지역 농협의 한국 농식품 10여개에 대해 바로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쑤궈마트는 중국 내 240개 대형 마트와 1200개 편의점 등을 운영해 작년에 매출 8조원을 올린 대형 유통상이다. 중국 전체 마트 중 최근 10년간 매출 10위 안에 포함됐다. 그는 “현재 한국 농식품으로는 유자차와 김 정도만 팔고 있는데 아직 전 세계 수입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1%밖에 안 된다”면서 “선식, 두유, 1회용 떡볶이 등에 관심이 크고 특히 튜브형 고추장이 잘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유자차, 김 등의 낱개 품목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한국 농식품이 전체적으로 수출되는 경우는 적었다. 백화점, 마트 등에서 한국 식품전 등을 열어 낱개 품목이 아니라 한국 농식품 전체에 대한 소비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저우옌 부장이 관심을 두는 한국 농식품 홍보 방식은 역시 한류다. 하지만 아시아 문화권이라는 동질감이 없었다면 한류는 바람에 불과했을 거라고 했다. 그는 “상하이 등과 달리 내륙지역에서는 아직 피자나 파스타가 가진 특유의 맛과 향을 매우 생소하게 생각한다”면서 “반면 한국 드라마를 보고 호기심에 맛본 고추장, 유자차 등의 한국 농식품에는 쉽게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에 한국 농식품 수입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쑤궈마트는 계층별 전략을 쓰고 있다. 리터당 7000원 선에 달하는 한국산 우유는 상류층에 팔고 스낵으로 분류되는 김은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판다. 지난달에 연 ‘치맥 특별전’ 등과 같이 한류에 따라 식품 특별전을 연다. 한국 식품을 들여오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은 끝나고 세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유자차는 성공적으로 중국에 수출한 1세대 품목이다. 당도가 높은 한국 유자를 원료로 한 유자차는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최근 들어 유자가 거의 함유되지 않은 중국산 유자차와 경쟁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보따리상들이 30% 정도 싸게 들여오는 유자차도 늘어나는 추세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2010년 중국 수출 품목 중 14위(1390만 달러·약 144억 7000만원)에서 2012년에는 19위(1780만 달러·약 185억 3000만원)로 밀렸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상류층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고민도 많다. 제2의 유자차로 각광받는 것이 분유, 우유, 김, 과일음료 등이다. 중국인들이 자국 분유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서 2012년 3910만 달러(약 407억원)였던 한국 분유 수출 규모는 지난해 5640만 달러(약 587억원)로 44.2%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로까지 판매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우유 역시 중국산 불량 우유로 인해 한국산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2012년 3800만 달러(약 395억 5000만원)에서 지난해 9100만 달러(약 947억원)로 139.4%가 늘었다. 김은 인터넷과 TV홈쇼핑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지난해 3300만 달러(약 343억 5000만원)어치가 수출됐다. 과즙음료도 2012년보다 13.7%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수출액이 1970만 달러(약 205억원)에 달했다. 바나나우유의 열풍이 컸다. 문제는 이들 품목 외에 아직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수출품이 없다는 점이다. 제2의 유자차를 찾아내기 위해 중국의 수입 식품 소비문화를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전통 음식의 소비가 둔화되고 이를 대체하는 수입 식품의 소비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2011~2012년 중국의 밀크티 판매액은 105% 증가한 반면 전통차 판매량은 5% 하락했다. 유산균 음료 판매액도 같은 기간 43% 높아진 반면 중국 요구르트인 쏸나이(酸?)는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월마트, 까르푸 등의 중국 내 대형 마트들은 모두 유기농 식품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유기농 식품이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계 평균인 2%를 달성할 때까지 유기농 식품은 연평균 30~5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구마, 밤, 대추 등으로 만든 웰빙 스낵도 전망이 좋다. 2009년 90억 위안(약 1조 5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올해 말까지 363억 7000만 위안(약 6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주링허우 세대’가 수입 농산물 소비를 선도하고 있다. 시리얼, 열대 과일, 커피 등이 주요 소비 품목이다. 한국 농식품이 향후 안전, 유기농, 신선, 한류 등 4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유식, 유기농 야채, 어패류, 전통 기호식품 등으로 수출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강인호 농협중앙회 식품사업지원단장은 “최근 잘 팔리는 품목을 중심으로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수출하고 매장에 진열하는 전략을 통해 제2의 유자차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국 농가가 생산한 원료를 바탕으로 만든 식품의 안전과 고품질을 알리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난징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보은에선 월요일마다 여자축구를 본다는데… 동네 잔치하듯 놀다보니 90억이 덤이라네

    보은에선 월요일마다 여자축구를 본다는데… 동네 잔치하듯 놀다보니 90억이 덤이라네

    축구는 야구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다. 월드컵 때는 거리가 붉은 물결로 넘쳐나고 국민들은 태극전사들을 목 터져라 외친다. 새벽잠을 설쳐가며 유럽 챔피언스리그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는 이들도 숱하다. 그러나 국내 축구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다르다. K리그만 해도 ‘슈퍼매치’로 불리는 수원과 서울의 맞짱 경기 정도만 운동장을 꽉 채울 뿐 다른 경기엔 관중석이 텅 빈다. 여자축구는 더욱 심각하다. 프로팀이 몇 개인지, 경기는 어디에서 하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충북 보은군 상황은 아주 딴판이다. 침체됐던 동네가 여자프로축구(WK리그) 덕분에 활기를 되찾았다. 보은은 전체 인구 3만 4000여명 가운데 35%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65세 이상이 28%나 돼 충북도내 12개 시·군 가운데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곳이다. 이런 동네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여자축구에 열광할까. 이를 눈으로 확인하려고 인천 현대제철과 부산 상무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8일 보은군을 찾았다. 읍내 군청 바로 앞에 자리한 보은공설운동장 인근에 도착하자 ‘월요일은 여자축구 보는 날’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먼저 손님을 맞았다. 축구에 미친 남미나 유럽도 아닌 곳이라 마냥 신기했다. 여자축구연맹이 관중 유치를 위해 프로야구와 남자 프로축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면서 ‘축구 보는 날’이란 아이디어를 짜냈고, 보은군이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군 지정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군은 홈페이지나 각종 전광판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축구 보는 날을 홍보하고 있다. 이날 날씨는 간간이 비도 뿌리고 바람까지 불어 관람하기에 최악이었다. 바람이 워낙 세차 경기장에 광고 보드판도 세우지 않았다. 이런 날 여자축구를 보러 오는 사람이 있을까 고개를 갸웃했지만 킥오프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 관중석에 나타나 30여분 만에 400명을 웃돌았다. 날씨가 심술을 부렸지만 주민들은 오리털 점퍼와 담요 등으로 무장하고 축구장을 찾았다. 날씨 탓에 이날 관중수는 평소 보은공설운동장의 30% 수준.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날씨와 세월호 참사 등을 고려할 때 적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를 따라온 초등학생부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온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요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는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장에서 만난 신흥수(69)씨는 “여자라 그런지 공을 차면 멀리 나가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면서 “우리 동네와 자매결연을 맺은 현대제철 팀을 응원하러 왔다”며 웃었다. 관중석은 잔치 분위기다. 저마다 한보따리씩 싸온 먹을거리를 풀어놓으며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밥, 어묵, 호떡, 뻥튀기, 막걸리까지 먹을 게 넘쳐난다. 쌀쌀한 날에는 따뜻한 어묵이 최고라며 큰 통에 끓여온 어묵을 이웃들에게 나눠 주는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농촌의 푸근한 인심이 묻어난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사인볼을 던져 주기 위해 관중석 쪽으로 다가오자 자기에게 던져 달라며 한바탕 전쟁(?)을 벌인다. 한 할아버지는 운동장으로 내려가 선수에게 사인볼을 뺏어 오다시피 한다. 보은 지역에서 사인볼 인기는 대단하다. 한 초등학생은 “여자축구 7개 팀 가운데 6개 팀의 사인볼을 받았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사인볼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부러움의 대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에 이어 경기가 시작되자 관중들의 눈은 그라운드로 다시 쏠렸다. 선수들과 팀의 이름을 부르며 아쉬움과 탄성이 이어졌다. 2시간 동안 축구를 보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린 듯 경기장을 나서는 주민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보은 지역이 여자축구의 고장이 된 것은 2011년부터다. 군은 극장 하나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지역경제도 살리기 위해 여자축구 리그를 유치했다. 군은 독하게 마음을 먹고 여자축구에 많은 정성을 쏟아부었다. 군청 등 행정기관의 전화 컬러링과 마을 방송을 통해 축구경기를 알렸고, 길거리 홍보전도 펼쳤다. 정상혁 군수는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여자축구 얘기를 꺼냈다. 또한 군은 주민들을 경기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11개 읍·면과 군청 각 부서를 7개 여자축구 팀과 자매결연을 맺어줬다. 부산 상무는 보은읍, 경제정책실, 재무과와 인연을 맺었다. 수원시설관리공단은 속리산면, 농축산과, 상하수도사업소와 손잡았다. 군은 관내 기업 등의 협찬을 받아 경기 때마다 쌀 등 다양한 경품도 마련했다. 군의 노력과 주민들의 협조로 여자축구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보은에서 열리는 경기의 관중은 대부분 1000명을 넘어선다. 2011년 열린 올스타전은 4000여명이 찾아들었다. 올해 개막전 관중은 2200여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 개막경기가 열린 경기 고양의 관중은 762명, 강원 화천은 550명뿐이었다. 지난해 보은에서 열린 31경기의 총관중은 4만 1388명이나 된다. 군민 모두가 한 번 이상은 축구장에 온 셈이다. 선수들도 보은에 오면 신이 난다. 손종석 스포츠토토 감독은 “다른 구장에 견줘 관중이 많은 데다 호응도까지 높다”면서 “보은군의 열의도 남달라 선수들이 이곳에서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은 “천연잔디가 깔려 있는 데다 시설도 좋아 다들 편하게 운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여자축구는 보은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축구단과 축구협회 관계자, 응원을 위해 축구팀을 따라다니는 선수들의 부모까지 보은을 찾으면서 침체됐던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이들이 경기 전날 보은을 찾아 하룻밤을 묵으면 읍내가 시끌벅적하다. 한 주에 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경기가 있으면 보은에 계속 머물러 식당과 숙박업소들의 매출이 부쩍 늘어난다. 업주들은 여자축구 덕에 먹고사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모텔을 운영하는 이영희(54)씨는 “경기가 어려워 기업들이 워크숍도 줄이면서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 터에 여자축구 선수들이 영업에 큰 도움을 준다”면서 “여자축구를 통해 보은이 알려지니까 이제는 어린이축구팀도 전지훈련을 하러 온다”고 말했다. 여자축구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면서 어두웠던 주민들의 얼굴도 밝아지고 있다. 산외면 백석리 김학제(45) 이장은 “농촌에서 밤에 환하게 불을 켜놓고 경기를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며 “축구장에서 이웃들과 응원을 하며 온갖 고민을 훌훌 털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선수보다 여자선수가 더 잘 뛰는 것 같다. 백석리에서만 100여명이 구경을 온다”며 웃었다. 여자축구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자 군은 스포츠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지훈련 유치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지난해 230개팀 5500명의 전지훈련 선수를 유치해 90억원에 이르는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얻었다. 전지훈련 선수단이 몰리는 여름에는 숙박시설이 동나고 음식점 매출도 두 배로 껑충 뛴다. 여름에도 서늘하고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 최적의 전지훈련지로 평가받는다. 올 400개팀 6000명의 전지훈련 선수단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양궁, 축구, 검도, 세팍타크로, 육상 등 총 29개의 스포츠대회를 유치했다. 안진수 군 체육계장은 “축구장 2면과 야구장 1면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파크가 2016년 들어서면 한층 많은 체육인이 보은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세월호 침몰-자원봉사 물결] 팽목항의 푸른 눈 선생님들 “가르치던 제자들 생각나서…”

    [세월호 침몰-자원봉사 물결] 팽목항의 푸른 눈 선생님들 “가르치던 제자들 생각나서…”

    “물에 잠긴 아이들이 마치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처럼 생각돼 돕게 됐습니다.” 조용한 마을이 좋아 전남 진도고교에서 교사생활을 하는 미국인 사라 피터슨(26·여)은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진도고에서 멀지 않은 진도 실내체육관으로 몰려드는 실종자 가족들을 매일 같이 마주치고, 실종된 자녀의 사진을 목에 걸고 절규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그의 가슴은 먹먹해졌다. 마침 고교생을 가르치고 있어 실종 학생들의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사라는 진도에서 함께 교편을 잡고 있는 남편 자크(26)를 비롯한 3명의 외국인 교사와 함께 실종자 가족을 위한 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부를 권유했다. 친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 금세 700달러가 모였다. 100명 이상이 참여해 모인 200달러로 지난 18일에 1차 기부를 했고, 20일에는 300달러 상당의 구호 물품을 팽목항 구호물품지원센터에 접수했다. 24일 팽목항에서 만난 피터슨 일행은 양손에 200달러 상당의 쌀, 커피, 칫솔, 샴푸, 비타민C 등 구호물품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일행의 등장에 봉사단원들은 잠깐 놀랐지만 이내 기부를 하러 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생큐’를 연발했다. 일본인이 팽목한 구호물품지원센터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서양인이 이곳에 구호물품을 접수한 것은 이들이 유일했다. 진도 고성중 영어교사인 자크는 “뉴스에서 세월호 사건을 접하고 선생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너무 아팠지만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면서 “다행히 친구들이 혼쾌히 응해줘 이렇게 구호물자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아공 출신으로 진도 군내북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손카 올리비에(27·여)도 “다른 나라에선 재난이 발생하면 그저 애도의 목소리만 넘쳐나는데 이번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와도 다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구호물품 접수를 마친 이들은 “이번 주 토요일에 다시 구호물품을 가지고 올 예정이다”고 말한 뒤 팽목항을 떠났다. 글 사진 진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하버타운에서 오거스타 한풀이

    하버타운에서 오거스타 한풀이

    오거스타(마스터스 대회 장소)의 한을 하버타운에서 풀 수 있을까. 시즌 첫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에서 컷에 걸려 일찌감치 짐보따리를 쌌던 선수들이 미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17일부터 나흘 동안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지난 14일 끝난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18명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 US오픈 챔피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마스터스에서 1, 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50타를 쳐 컷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2007년 마스터스 우승자 잭 존슨(미국)도 맥도웰과 같은 타수로 컷 탈락했다. 찰 슈워젤과 어니 엘스(이상 남아공) 등 메이저 대회 챔피언들도 마스터스 컷 탈락의 아픔을 털고 하버타운을 찾았다. 최경주(44·SK텔레콤)도 오거스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향해 정조준한다. 최경주는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했지만 공동 34위에 그쳐 공동 12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놓쳤다. PGA투어에서 우승하거나 세계 랭킹 50위 이내 또는 페덱스컵 랭킹 30위 안에 들어야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는다. 최경주는 “올해 투어에서 1승을 거둘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며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최경주 말고도 재미교포 케빈 나(31·타이틀리스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4), 위창수(42·테일러메이드) 등이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는 전장이 7101야드(파71)로 올 시즌 PGA 투어 대회 코스 중 가장 짧다. 그러나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의 굴곡이 심해 스코어 관리가 쉽지 않다. 지난해에는 맥도웰이 연장 접전 끝에 웹 심프슨(미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