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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핵 안된다”미,「최후통첩」낼듯/워싱턴­평양 「차관급접촉」전망

    ◎“사찰 조기이행”직접담판 시도 미/「핵」을 관계 개선의 지렛대 이용 북/평양,「김정일 안전세습」노려 유연성 보일지도 미국과 북한이 오는 22일 뉴욕에서 가질 차관급 고위접촉은 앞으로 미·북한 관계의 향방을 가름할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 88년말 북경에서 공식 접촉을 개시한 이후 3년여만에 처음 이루어진 이 고위회담이 워싱턴의 의도대로 북한 핵개발 저지를 성공적으로 담보할 경우 미·북한관계는 정상화의 출발점에 올라설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회담은 미국이 대이라크 공격 개시전에 가졌던 베이커­아지즈 담판처럼 워싱턴의 강경정책을 평양에 직접 통보하는 냉랭한 자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은 이번 회담의 제한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이 회담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직접담판 및 최후 통첩의 기회로 마련됐을 뿐 관계개선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은 이 회담을 이용,남북한 비핵화 선언에 담긴 상호 시범 사찰의 조기 수용을 북한에 촉구하고 북한이 오는 2월하순까지 IAEA(국제원자력기구)핵안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인 경제 제재와 강제 핵사찰 등을 추진할 방침임을 통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북한에 제의하면서 평양 대표는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고 김일성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중량급」이어야 함을 강조,김정일의 측근으로서 북한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로동당 국제부장 김용순이 대표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전 한국이 초유의 대소접촉에 흥분했듯이 북한은 미국과 처음 갖는 이 고위회담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대미관계를 진전시킬 호기로 여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다가올 김정일 체제의 국제적 승인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미측 요구를 대폭 수용,대미 관계 정상화의 디딤돌로 삼을 공산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회담엔 미리 정해진 의제가 없다. 미국은 핵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거론하고 북한은 조기 수교를 적극제기할 것이다. 회담에선 이밖에 북한의 미군 유해 추가송환,미국의 대북한 금수해제,양국간 통신확대 등 상호 관심사와 현안문제가 폭넓게 논의될 것이다. 미측 대표로 국무부의 아놀드 캔터 정무차관이 나갈 이번 회담은 「중립지대」인 유엔본부 건물내에서 22일 단 하룻동안만,그러나 오찬을 곁들여 거의 온 종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화가 진지한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회담은 하루 이틀 더 계속되면서 지속적인 수교협상의 시발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부대변인은 17일 이회담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로선 예정된 후속회담이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더글러스 팔 아시아담당보좌관도 『이번 회담은 단발로 끝날 것』이라고 말하며 『차후 회담은 이 회담 이후에 나타날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북한 고위접촉은 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모두 들어주는 마지막 조치다. 이제는 북한이 보따리를 풀어야 할 차례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미­북한 고위회담의 수용이라는 점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미­북한 관계의 진전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서명과 남북대화 진전등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한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 격상 및 대화장소 이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북한 대화를 북경주재 양국대사관의 참사관 수준에 국한시켰다. 미국은 작년 가을 북한이 돌연 핵 안전협정 서명을 거부하자 평양측 진의 파악과 워싱턴의 단호한 핵개발 저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화 격상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이 생각했던 접촉은 국무부의 드세이 앤더슨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와 유엔주재 북한대사관의 허종 차석대사 사이의 접촉이었다. 그러다 작년 12월 평양이 총리회담을 통해 서울과 불가침 협정 및 한반도 비핵화등에 합의하자 이에 대한 보상으로 접촉 수준을 차관급으로 재격상키로하고 앤더슨­허종 비밀 접촉을 통해 고위회담 준비를 진행했다. 앤더슨과 허종의 첫 회동은 남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실무협의를 개시한 판문점회담 하루전인 작년 12월25일에 있었다. 북한이 주장해 온 미­북한 대화격상은 비록 막후이긴 하나 이때 이미 이루어진 셈이며,미국은 이를 통해 남북한 비핵화 진전을 측면 지원했다고 볼 수 있다.
  • 허술한 「현대당」 잘 돼갈까/「통일국민당」 발기는 했지만…

    ◎「돈줄」 제공 안될땐 탈퇴자 속출조짐/총선서 3∼4석 확보가 고작일듯 정주영전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주도하는 가칭 「통일국민당」이 다음달 10일 창당을 목표로 정당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칭 「국민당」은 오는 2월10일까지 정당등록에 필요한 48개 법정지구당 창당을 완료,명실상부한 정당의 모습을 갖춘뒤 14대총선에서 80여명을 공천,20명을 당선시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당」은 지난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진데 이어 11일에는 창당준비위원회의 임원을 선임했다. 창당준비위원회는 위원장 정주영,부위원장 양순직·박한상,분과위원장 윤하정(기획)·정몽준(정책)·김광일(조직)·박로경씨(선전)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사무총장 이용준,대변인 이인원,비서실장 이병규씨등도 포함돼 있다. 「국민당」의 창당관계자들은 『우리당은 중간계층과 서민층을 대변하여 보수와 개혁을 조정 선택하는 중도정당의 성격을 띨것이며 특히 이나라 산업발전의 원동력인 근로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게 될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신당의 성격과 진전상황에도 불구하고 과연 「국민당」이 정당으로 성공할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결코 정당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 정가관측통들은 우선 「국민당」창당발기인의 면면이 정치와 무관한 사람들로 구성된 점을 중시한다. 1백52명의 창당발기인에는 정전회장의 6남 정몽준의원과 무소속의 김광일·김길곤의원등 현역의원 3명,양순직·박한상·강병규·김달수·신민선씨등 전직의원 14명,그리고 전지구당위원장등 정치인 54명이 포함돼 있다.이들중 대다수는 기본적으로 정전회장의 자금동원력에 매력을 느낀 인사들이며 총선에서 선거자금지원이 시원치 않을것 같으면 언제든지 떨어져 나갈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이들중 몇몇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동길전교수의 「태평양시대위원회」나 박찬종의원의 「정치개혁협의회」에 뜻을 같이하다 옮겨간 인사들이기 때문에 정치소신이나 신념과도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들 이외의 발기인들 대다수가 정치적 이념이나 소신이 아닌 정전회장의 개인적 친소관계,특히 정씨로부터 금전적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주로 참여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탤런트 최불암씨는 MBC드라마 「거부실록」에서 정주영씨역을 맡아 정전회장과 인연을 맺게된 후 이번에 발기인에 참여하게 됐다는 후문이며 강부자씨는 평소 정전회장과 가깝게 지내온 사이로 지난해 7월 「한중우호사절단」에 참가한데 이어 지난해 12월 정전회장의 희수연에서 축하노래를 부르는 등 절친한 관계라는 것이다. 또 코미디언 이주일(본명 정주일)씨는 자신의 본관이 정전회장과 같고 고향도 정전회장의 통천과 50리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평소 가깝게 지내왔다는 것이다. 이밖에 방송작가 김수현씨,한운사씨,작곡가 박춘석씨,국악인 안▦취·박귀희씨 등도 개인적 친분관계로 참여했다고 참여동기를 밝히고 있다.씨름선수 이만기씨(인하대 체육과강사)는 황경수 현대호랑이 씨름단 감독의 권유로 참여했으나 정치 참여의사는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발기인 명단에 포함된 전한은총재 박성상씨 같은 사람은본인은 하와이에 있기 때문에 발기인이 될 수 없는 처지이며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해 왔다.현재로서는 이들 발기인들 대다수가 정전회장의 1천4백억원에 달하는 「돈보따리」를 보고 모여든 사람이거나 개인적 친분으로 참여한 인사들인 만큼 국민적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전회장 자신이 이번 총선을 시험대로 삼아 실패할 경우 이 정당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의 응집력에 문제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마음만 바뀌면 언제든지 이유를 붙여 『정치를 그만둔다』며 손을 털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국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얻을 수 있는 가능한 의석수는 3∼4석 정도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명박회장이 신당창당에 반대하여 정전회장과 뜻을 달리한 것도 정전회장이 「안되겠다」며 정당을 하시라도 그만둘 수 있는 「돌출성 행동」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전회장의 자금지원 정도에 대해서 『아마도 돈을 잘 주지 않을 것』이라고언급한 뒤 『현재 발기인 몇몇에게 제공된 것도 쏘나타 승용차 1대와 현금 3백만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정전회장은 「국민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 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오는 총선에서 의석확보가 가능한 것은 정전회장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2∼3석 확보가 고작이라는 분석이다.정당으로서 될 성 싶지 않은 서글픈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 생활고 러시아(움직이는 세계:특파원코너)

    ◎국경 넘나드는 보따리장수 급증/파·독등에 가전품 팔고 생필품 사와/“한탕하면 겨울난다” 1천만명 여행/가격자유화한뒤 주부들 부업으로 번져 구 소련의 경제가 파경을 맞고 있는 가운데 가혹한 겨울을 극복하기 위해 식품과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구 소련 시민들의 해외 보따리장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그들보다 경제적 상황이 나쁘지 않은 폴란드 등 구 동구권국가로 몰리고 있으며 일부는 독일의 베를린이나 포츠담·드레스덴으로까지 구매여행을 하고있어 보부상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구 소련인 보부상은 올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격자유화 조치를 취해 물가가 상승하자 더욱 크게 늘어나고 있다. 루드밀라 바실예프 여인은 오른손에 우산을,왼손에는 우비를 들고 그녀가 팔기 위해 내놓은 낡은 전기밥통과 토스터를 가리고 있었지만 보잘것 없는 가전제품은 이미 비에 젖어있었다. 흑해연안의 소치라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바실예프 여인(46)은 그래도 고향에서는 형편이 괜찮은 편이어서 한달 6백루블(약 4천6백원)의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녀는 처음에는 비행기로,다음에는 버스로 3천여㎞ 떨어진 동부 폴란드 국경까지와 3일을 기다린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광장의 시장에서 이들 가전제품을 팔아 필요한 물건을 사가지고 돌아가려 한다. 그녀를 태우고 국경을 넘은 버스는 이틀후 다시 국경을 넘어 고향으로 돌아간다. 바실예프 여인은 그때까지 가지고 온 물건을 모두 팔고 돌아가는 길에 폴란드의 지들체에서 카셋녹음기와 두툼한 웃옷을 사갈수 있기를 바랐다. 그녀가 산 물건을 자기나라에서 팔면 5천루블(50달러)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편과 애들 등 한가족이 이번 겨울을 굶지 않고 날수 있다는 계산이다. 루드밀라 여인은 이번겨울 러시아·벨로루시·우크라이나·그루지야 등지에서 동구권으로 와 물건을 팔고 이윤이 남는 물건을 사러온 사람들 중의 한사람이다. 구 소련인 보부상들이 몰리자 폴란드 국경도시에는 시장이 크게 번창하고 있다. 구 소련인 상가에서는 서구상품들이 폴란드제품에 비해 값이 무척 비싸며 그렇다고 값싼 폴란드상품이 넉넉히 공급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값싸고 물량이 풍부한 동구 각국 상품들이 이들 시장에 진열되고 활발하게 거래된다. 어린이신발·차·양말 등이 가장 잘 팔리며 플라스틱제품 장난감·커튼·촛대·캐비어 등도 인기가 높고 심지어 코카시아지방의 염소와 양까지 팔리고 있다. 구 소련인들은 이들 가축들에게 술을 먹여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해 포대 등에 넣어 국경 통과시 세관원들의 검색을 피하는 수법을 흔히 쓴다. 보드카는 큰돈을 남길수 있어 전에는 소련인들이 독일로 많이 가지고와 팔았지만 최근 세관검사가 강화돼 국경통과가 힘들다. 지난해 구 소련인들이 장사를 하기위해 출국한 사람은 1천여만명으로 집계되었으며 독일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한 수는 1백20만명이나 되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 있는 전통적인 조그마한 도시 플체미슬역은 서쪽으로 가는 승객들로 초만원을 이루어 일반 여객들이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초만원이다. 출국한 구 소련인들 중에는 얼마나 고향으로 돌아가는지를 정확히 알수도 없다. 폴란드 이민국은 단지 소련인여행객중 25만여명이 폴란드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폴란드에서도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도난차량이 급증하고 도난당한 차량은 번개처럼 국경너머로 보내진다. 외국인이 비싼 차를 타고 폴란드를 방문해 잠깐 차를 비운 사이에 차량을 도난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도난차량은 통제가 안되는 소련군용기에 실려 나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독일과 폴란드 경찰은 차량범죄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합동수사를 하지만 이들 조직은 전광석화처럼 범행을 하기 때문에 일단 도난당한 차량을 되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거대한 소련시장으로 변한 바르샤바 체육관에서 자리를 얻으려면 소련 마피아에 자리세를 내야되는 것은 일반화 된지 오래며 모처럼 폴란드까지 와서 가진돈을 동족의 범죄조직에게 빼앗긴 소련사람들이 폴란드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구 소련인 여행객들은 독일과 폴란드에서 취업이 금지되어 있으나 일부 소련인들은 노동을 해 돈을 벌기도. 특히 젊은이들은 암노동시장에서 건축노무자로 일하고 있다. 폴란드의 경기가 침체하고 있지만 민주화이후 건설붐이 일어나 도처에 빌라가 들어서고 있으며 많은 구 소련인 일당 노동자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닥불을 피우며 건축현장에서 새우잠을 자며 일하고 있다. 루드밀라 바실예프는 『독일사람들이 매우 친절하게 대해줘 마음에 든다』며 옐친 대통령이 이미 시장경제의 실천에 들어갔기 때문에 러시아도 언젠가는 폴란드수준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이거 달라져야 합니다(고쳐야할 정치행태 시리즈:4)

    ◎선거철엔 실력쫓아 이합집산 예사/양김 사이 오락가락 하며 “줄타기” 곡예/“공천만 해주면”… 돈 보따리 들고 줄대기/“이해떠나 일관된 행보”… 소신있는 정치인 키워야 새해 첫날.내로라 하는 정치지도자들의 집은 신년하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K씨의 집에는 내방객이 1천여명이 넘었다고 자랑하고 누구네 집에서는 신발들이 바뀌어 우왕좌왕하는 해프닝도 목격됐다. 물론 새해인사도 드리고 지난해 고마웠던 정을 표시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평소에는 「코빼기」도 뵈지 않던 인사들이 부나비처럼 몰려든것은 바야흐로 선거철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두배가 넘는 정치인·정치지망생·공천신청자들이 「실세」라 불리는 정치지도자집의 문턱을 넘나들었으나 원로정치선배들의 집은 오히려 한산했다. 한마디로 줄을 잡기 위해 「눈도장」을 찍는 일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릇된 정치세태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들 「철새정치인」들은 정치인의 필수덕목인 정치적 소신과 이념등을 아예 무시한다. 오로지 선거에 당선하겠다는 일념으로 공천을 따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공천탈락의 경우 당적 바꾸기를 서슴지 않는다. 선거때만 되면 군소정당이 생겨난다.14대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도 신당창당 움직임이 정가주변에 맴도는 것은 정치인의 철새같은 행태가 빚어내는 저질정치풍속도에 다름 아니다. 이들 철새정치인들의 유형은 자신의 정치적이해를 위해 수도없이 보스들을 배신하거나 당적을 바꾸며 출신지역을 옮기는등 천태만상이다. 야당의 김모전의원은 김대중씨의 동교동계에서 김영삼씨의 상도동계로 계보를 옮겼다가 이제는 또다시 민주당에 입당,김대중대표집을 드나들며 공천낙점을 기다리고 있다.몇년사이 당적을 옮겨다니며 이 정치인이 한 발언들은 극과 극을 달린다. 또 현재 민주당의 이모의원은 구평민당전국구로 출발해 경기도의 모지구당위원장직을 받았다.그러나 이 지역이 호남세가 적다는 이유로 평민당을 탈당해 구민주당쪽으로 당적을 옮겼다.신민·민주당이 합당해버리자 이 정치인은 또 양계파의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다. 민주당의 김모의원도 같은 케이스.공화당전국구로 시작해서 민자당의 합당때 따라갔다가 자신의 출신지역이 호남이란 이유때문에 구신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이 정치인은 13대국회에서만도 당적을 공화당→민자당→신민당→민주당으로 4번 옮겼다. 학생운동권으로부터 출발한 김모씨는 신한민주당 통일민주당 평민당 신민당을 거쳐 지금은 신당창당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정치적 득실 때문에 계보를 바꾸거나 보스를 배신하는 것은 그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현재 민자당에 몸담고 있는 유모의원은 지난 78년 소속된 신민당 김영삼총재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던 사람이다.세월이 변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 정치인은 김영삼씨의 공천으로 또다시 원내에 진출해 있다. 또 민주당의 허모전국구의원은 지난번 대통령선거때 통일민주당에서 정치자금과 관련한 폭로내용을 들고 평민당에 투항,전국구의원을 따냈다.이 의원은 출신지역이 경남지역임에도 통일민주당의 공천이 가망이 없자 일거에 소속정당을 배신해버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모전의원은 구신민당의 상도동계로 당선됐다.배경은 막대한 재력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 사람은 한때 정치적 연줄을 유지하기 위해 김영삼씨에게 돈까지 빌려줬다가 김영삼씨가 정치적 역경에 처하자 집을 차압하는 용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이 사람은 현재 평민당 신민당을 거쳐 민주당에 몸담고 있다. 과거 구신민당시절 최고위원들의 집단지도체제하에서의 계보간 이합집산은 지금까지도 정가에 좋지않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고 지적된다.당내 계보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차원이 아니라 보스를 밥먹듯 바꾸고,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또 그 적과 뭉치는 행태들이 아직도 고질적 병폐로 남아 있다. 「정치에는 적도 동지도 없다」는 속담은 소신과 정책의 대결에서 나온말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이해와 무정견들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말로 이해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현재 민주당의 중진그룹인 조모·김모·노모·한모의원등은 모두 과거 신민당계보정치시절 김대중대표와 계보를 달리했던 사람들이다.그러나 당내 역학구도와 지역감정등 정치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신민당의 이철승대표위원은 이같은 정치행태를 비꼬아 『밥은 자기집에서 먹고 마당은 남의 마당을 쓸고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인의 철새적 행태를 정치지도자가 부추긴 사례들도 있다. 구평민당은 전남모지역의 보궐선거에 이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대구의 이모씨를 「지역감정해소」라는 명분으로 공천,당선시켰다.그러나 당선된 이모의원은 현재 서울지역에 공천신청을 하고있어 당시 평민당의 공천명분은 1회용 과시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낳고있다. 현재 무소속인 박모·김모의원은 각기 선거철을 앞두고 입지확보에 안간힘을 쓰고있다.한 의원은 개혁정치를 한다며 모임을 만들어놓고 세력규합에 나서고 있으며 또 한 의원은 정주영씨의 신당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참신한 정치」「개혁정치」는 외면하고 어느정파내에서 분파적 행동을 일삼다 굳이 선거를 앞두고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것은 스스로가 철새정치인이며 또철새정치인을 양산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받고 있다. 현재 13대국회에서는 13대개원당시 등록된 당적보유자는 한 의원도 없다. 여권에서는 평균 2번,야권에서는 평균 3번 당적이 바뀌었고 4번까지 당적을 바꾼 사람도 있다. 『정치판의 인물은 그사람이 그사람인데 유독 당간판만 자주 바뀐다』는 것이 우리 정치현실에 대한 지적이다.이런 그릇된 정치풍속도가 바뀌지 않는것은 소신과 정견과는 전혀 관계없이,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철새정치풍토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 부시,「경제전쟁」선두에 서다/「방한보따리」뭐가 들었을까

    ◎재선고지 겨눠 시장개방 압력에 초점/대통령 외유사상 처음 기업인대동 “이번 임무는 미국인 직장창출”공언 30일부터 내년 9일까지로 예정된 부시미국대통령의 아시아 4개국 순방은 방문국들과 소련붕괴 이후의 세계정세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논의 되겠지만 방문국들에게 시장개방 압력을 가하겠다는 것도 주요 목적의 하나이다.계속되는 미국 경기의 침체로 급격히 떨어진 유권자들의 인기를 만회,내년 선거에서의 재선을 위한 전략이다. 미국은 소련의 붕괴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됐다.부시가 한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등 전통적인 우방국들을 순방하며 표면적으로 의논할 문제는 적지 않다.세계 경영의 일환으로 북한의 핵사찰 문제와 아시아의 평화유지 방안등 안보및 정치 문제들을 거론하고 의논할 것이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이 노리는 알맹이는 경제적 실리이고 부시 자신도 이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부시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여행은 미국인의 직장 창출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회견 서두에서부터 『우리의 임무는 모든 미국인을 위해 직장을 창출하고 번영을 되찾기 위해 가차없는 노력을 추구하는데 있다』며 『수출신장은 새로운 일자리와 좋은 일자리,그리고 제조업 분야에서 10억달러를 수출할 때 생기는 2만개의 일자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미국 상품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방문국의 시장을 열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그의 이번 순방에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회장을 비롯,거물급 기업인 20명이 수행한다는 사실도 미 대통령으로서는 초유의 일로 이번 여행의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와는 특별한 통상현안이 없는 상태이다.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미 무역대표부 대표 칼라 힐스도 한국과의 통상관계가 『대단히 좋고 또 긴밀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었다.또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대미무역에서 우리가 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 무엇을 내놓으라고 큰 소리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노태우대통령과의 정상회담등에서 부시가 직접 거론할 만한 구체적인 통상문제는 없을 것이라는게 당국의 예상이다.다만 쌀시장 개방을 비롯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둔켈사무총장이 21일 내놓은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의 최종협상문서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다짐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모스배커상무부장관과 실무자들은 몇가지 자질구레한 문제들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현재 한미간에 협의 중인 통상문제는 4가지 정도이다. 첫째는 수입품에 수입가격을 표시하도록 하는 우리나라의 제도를 없애고 대신 산매업자의 구입가격과 산매가격을 표시하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이른바 피라미드식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는 시행령 제정시 자국 암웨이사의 영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밖에 금융시장의 개방속도 가속화,과소비억제 운동이 수입제한으로 연결돼서는 안된다는 주장,핵무기 철수로 생긴 힘의 공백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미국 군사장비의 구매확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예컨대 연지급수입의 확대는 국제수지 적자 폭이 늘어나는 실정이라 들어줄 수 없으나 방문판매법의 시행령은 가급적 미측 의견을 수용하는등 사안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가 최근에 처한 입장을 미국도 잘알고 있기 때문에 부시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노리는 주된 공격목표는 결국 미국으로부터 연간 5백억달러의 흑자를 내는 일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정 총리 청외대행 소식에 “술렁”/「12·19개각」 각 부처 표정

    ◎언론사 확인전화 피해 숨바꼭질/한 상공/토지공개념·투기억제 강화 점쳐/건설부 ▷청와대◁ 청와대측은 19일 개각이 정설로 굳어진 상황에서도 막판까지 시기와 폭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보안에 신경. 노태우대통령은 이미 지난주초 인선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비서실과 관계기관으로부터 넘겨받아 18일 하오 거의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 이날 개각은 정원식국무총리가 상오 8시55분쯤 청와대로 출발한 것과 함께 정해창대통령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도중 노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본관으로 올라가면서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 노 대통령은 당초 이날 상오 정총리와의 회동직후 개각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신임각료들에게 개별통보가 늦어짐에 따라 하오3시로 늦췄다는 후문. 노 대통령은 상오 10시가 조금 지나서부터 이종구국방장관등 개각대상 각료들을 청와대로 불러 경위를 설명하고 노고를 치하.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개각 내용을 발표한 후 『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등 경제부처장관들이 대부분 유임된 것은 우리경제의 체질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들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제장관의 소폭교체에 특히 의미를 부여. ▷상공부◁ 신임 한봉수상공부장관은 이날 서울삼성동 무역센터에 있는 대한상사원 원장실에서 입각사실이 발표되기 전부터 각 언론사에서 몰려드는 확인전화를 피하다 공식발표 이후 보도진과 접촉,앞으로의 포부 등을 밝혔다.취임식은 20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전날까지 아무런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이봉서전장관은 이날 상오에도 국무총리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와 청와대에서 열린 과학기술진흥회의에 참석한 뒤 시내에서 점심을 하고 과천 청사로 돌아와 비서진에 사물등 보따리를 챙길 것을 지시하면서부터 경질사실이 확인. 한편 대부분의 직원들은 신임 한봉수장관이 의외의 인물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무역적자 증가,제조업의 경쟁력 향상등 산적한 난제들을 잘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기대. ▷건설부◁ 개각발표 직전까지만해도 장관의 유임을 점쳤던 건설부관계자들은 서영택국세청장이 건설부장관으로 기용되자 의외의 인사라는 반응. 그러나 서신임장관이 세정전문가인 데다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인 점을 들어 지금까지 추진돼온 토지공개념 정책과 부동산투기억제 시책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 한편 이날 경질된 이진설전장관은 개각발표 직후 각국·실을 돌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뒤 곧바로 이임식을 갖고 퇴청. ▷체육청소년부◁ 박철언장관의 퇴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온 체육청소년부직원들은 이진삼신임장관이 4성장군의 거물급인 데다 평소 체육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만능스포츠맨인 점을 들어 기대와 함께 크게 환영하는 모습. 직원들은 특히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일단 옳다고 판단하면 고집스러울 정도로 밀어붙이는 이신임장관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며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북단일팀구성 등 체육현안들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일선체육계도 이신임장관이 대령때 사격지도대장직을 원만히 수행했고 참모총장시절에는 계룡산에 사격장을 신설하는 등 국내사격발전에 기여해온 점을 상기시키며 크게 기대.
  • 현대 추징세액 1,361억 얼마나 큰 돈인가

    ◎1만원권으로 2t트럭 8대분/깔면 길이 21,912㎞… 경부고속도로 51배/인력으로 옮기려면 장정 454명 있어야 현대그룹이 추징당할 세금1천3백61억원은 과연 얼마나 되는 액수인가. 월급 1백만원의 봉급생활자가 30년동안 한푼도 쓰지않고 꼬박꼬박 정기적금으로 저축해 모을 수 있는 돈은 현행 이자를 감안할때 거의 10억9백만원 수준이다.정주영명예회장 일가 부의 규모를 차치하고라도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만큼 어마어마한 액수인셈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만원짜리 지폐를 세로(16㎝)로 길게 이어 추징세액을 채우면 자그마치 2만1천9백12㎞에 달한다. 경부고속도로의 길이가 4백28㎞인 점을 감안하면 51배나 되는 엄청난 거리이다. 추정액을 부피로 따지면 높이 2.7m의 2평짜리 방을 1만원짜리 지폐로 가득채울 수 있는 양이며 1천만원으로 묶은 지폐다발로 60평아파트의 전바닥을 덮을 수 있는 규모이다. 무게로 따지면 건장한 남자가 혼자서 들고 갈 수 있는 현금보따리가 고작 3억원에 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할때 4백54명이 옮길 수 있는 분량이다. 현재 은행들이 현금수송에 사용하는 38×60.8×18㎝ 규모의 마대에 담을 수 있는 1만원짜리 지폐액수는 3억원으로 무게가 마대당 35∼36㎏정도.따라서 추징액은 2t짜리 트럭 8대가 옮겨야 하는 규모이다.
  • 「문화를 싣고」 시민 곁으로(사설)

    「예술을 싣고」달리는 문화열차가 오늘(28일)문산역을 출발한다.이곳은 『달리고 싶은 철마』가 멈춰선 경의선의 북단이다.이전에 한번도 달려본 적이 없는 이 열차는 문화부가 이끄는 것이다.문화예술인·향토문화의 주역·공연단등 2백여명의 승객이 타고 전국 10여개 도시를 사흘동안 돌면서 그 고장에 맞는 문화행사를 벌인다. 이 행사로 10월 문화의 달이 마감된다.다소 소외된 지역문화에게 활기를 지원하고 지역사회끼리의 화해로운 유대감을 창출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이 「우정의 문화열차」계획은 우리의 문화적 호기심을 자극해준다. 문화가 이렇게 시민곁에 다가와 잠자고있던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은 매우 신선하고 효률적인 일이다.문화부가 발족한 이래 이런 감수성 되살리기 작업은 상당히 많았다.「쌈지공원」이니 「까치소리 전화」같은 약간 치기어린 명칭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나름으로 이전에는 만나보지 못한 「문화의 실체」들이어서 생명있는 물체처럼 우리의 감각을 되살려 주었다. 특수제작된 「움직이는 도서관」「움직이는 미술관」도,시민을 찾아 다닐 문화매개체다.크고 작은 「문화보따리」들을 싸 짊어지고서 이리저리 땀흘리며 뛰고있는 모습을 역력하게 보여주는 이런 행사들에 시민도 큰 호응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회색의 시멘트 벽이 하늘로 치솟은 도시의 삭막한 아파트촌에서 질식할듯한 일상을 보내는 주민에게,살아있는 익충처럼 정보와 문학을 싣고 찾아온 한대의 「도서관 버스」는 심각하게 피폐한 삶에 생기를 넣어줄 수도 있다.문화에 실조된 환경에서 자라느라고 영영 잠들어 버렸을지도 모를 잠재된 자질의 어린이앞에 나타난 「움직이는 미술관」은 섬광같은 자극의 빛을 쏘아 그 잠을 깨울수도 있다. 황폐해가는 우리의 정신문화를 근원적으로 치유할 능력은 문화적 기능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셰익스피어문학은 영국민의 문화예술적 기량과 소양에만 기여한 것이 아니다.정치도의,군주들의 통치이념,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한 논이와 해답을 줄수 있는 역할도 했었음을,맥베스 한편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부지런히 발품을 들여가면서라도 「문화」를 찾아다녀야하는 것이 사람됨의 이상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많은 국민을 위해서는 그의 손닿고 발닿는 곳에 찾아가 두들겨 깨우고 이끌어내는 일도 나라가 해야한다.우리는 그런 일에 너무 빈곤했던 시대를 살아왔다. 이제 불과 시작이지만 작게 풀리는 단서라도 불잡고 활용해야 한다.문화담당 당국이 이벤트성 사업만을 잔뜩 개발하여 소리만 요란하다는 비판도 있다.그럴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렇다고 비딱하게 냉소적 시선만을 보내며 외면하는 일은 그것대로 낭비일 뿐이다.속이 불실한 「이벤트성 행사」일지라도 그 「빈그릇」에 채울거리는,문화에 종사하는 사람과 그것을 누릴 시민이 창안하고 충진시킬 수도 있다.팔짱끼고 구경만 하는 것으로는 얻어질 것이 더욱 없다.문화의 달을 마감하며 생각해볼 일은 바로 그런 것이기도 하다.
  • 호화 해외여행 59명 세무조사/국세청

    ◎고가·반입금지 물품 들여와/절반이 무직자… 여성이 71% 관세청은 26일 9월중 호화사치해외여행을 한 59명을 적발,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명단이 통보된 59명은 무직자 30명,가정주부 14명,회사원 4명,상업 11명등으로 이들은 ▲해외여행을 하면서 사치·고가 외제품을 5천달러(약3백70만원)어치 이상 반입했거나 ▲국내 반입이 금지된 외제품을 들여온 사람 ▲감시대상자로서 1백만원어치 이상 외제품을 들여온 사람들이다.이 가운데는 특히 주부를 제외한 무직자들이 50.8%에 이르고 있으며 전체의 71.2%가 여성이었다. 국세청은 이들중 단순한 보따리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특별한 직업이나 소득이 없이 사치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 전체에 대해 소득원등을 조사해 탈세혐의가 밝혀지면 중과세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지난달에도 관세청으로부터 호화·사치여행자 52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현재 이들 가운데 2명에 대해서 가족들의 소득원·부동산투기여부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 「양실」등 5개 대학 신의주에 몰려(새로 쓰는 북녘지리지:9)

    ◎평안북도:상/서해안 간척… 다사도등 농경지로/녕변·정주·향산엔 공동주택 건립 평안북도는 그동안 여러차례 이뤄진 행정구역 개편으로 신설 자강도에 동·북부의 여러 군을 빼앗겼다. 그러나 대륙으로의 관문인 신의주,한반도의 최서단(동경 1백24도 10분 47초)인 룡천군 비단섬,삭주군 수풍발전소,그리고 우리나라 4대 명산의 하나인 묘향산과 소월의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녕변군 약산 등 우리에게 낯익은 여러 고장등은 그대로 거느리고 있다. ▷연혁·개편◁ 평안북도는 1896년 전국을 13개 도로 나눌 때 평안도가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생긴 도이다. 당시 청천강 이북지역이 평안북도가 됐으며 녕변이 도 소재지로 떠올랐다. 당시의 행정구역은 1개의 부,16개 군(의주 룡천 철산 선천 정주 박천 운산 태천 구성 삭주 창성 벽동 강계 희천 위원 초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도 소재지는 1908년에 의주로 옮겼다가 1923년 신의주로 옮겼다. 해방당시 평안북도는 1시19군이었으나 1949년 1월 자강도가 신설되면서 당시의 강계 자성 후창(현 김형직군)위원 초산 희천 등 6개군이 자강도로 편입됐다. ○인구 2백53만 추산 대대적 개편이 이루어진 1952년 12월에는 13개의 군(향산 구장 북진 운전 곽산 동창 천마 대관 청성 염주 피현 동림 우시)이 새로 창설되어 평안북도는 1개 시(신의주)와 26개 군을 거느린 도가 되었다. 1954년 10월,우시군이 자강도에 넘어가고 1967년 10월에는 구성군이 시로 승격되었으며 룡천군의 서석리 일부와 신서리 신도노동자구로 신도군을 만들었다. 그후 신도군은 룡천군에 다시 흡수되었다. 이로써 평안북도의 행정구역은 현재 2개 시(구성 신의주),23개 군(피현 룡천 염주 철산 동림 선천 곽산 정주 운전 박천 녕변 구장 향산 운산 태천 천마 의주 삭주 대관 창성 동창 벽동 신도)으로 되어 있다. 도 소재지는 신의주이다(*신의주시의 강안 광명남 등 3개 구역과 신도군의 동·리 구성은 미상). 도의 면적은 약 1만2천1백㎢이며 상주인구는 2백53만명 가량으로 추계(1991년)되고 있다. ▷도시개발◁ 평안북도에서 그런대로 도시의 형태로 개발이 추진된 곳은 도 소재지인 신의주(상주인구 32만명 가량)와 1967년에 시로 승격된 구성(상주인구 19만명 가량)이다. 유서깊은 역사의 고장 녕변과 정주,그리고 묘향산 관광객을 의식한 향산읍등 일부 군 소재지에 근래들어 2∼5층 규모의 공공건물과 공동주택(아파트 포함)을 짓고 『도시로 변모하였다』고 내외에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지라고 해야 대부분 규격화된 잿빛 건축물들 뿐이며 상하수도를 비롯한 기반시설의 낙후상은 방문자들의 입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하수도등 시설 낙후 식량부족으로 올들어 벌써 몇차례 주민 폭동설이 나돌고 있는 신의주시도 도 소재지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큼 발전이 없으며,약처리도 제대로 안된 「붉은 수돗물」을 먹어야 하는 주민이 많다는 사실 역시 최근 신의주를 넘나드는 중국 단동의 「보따리 장사」들 입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비교적 큰 건축물은 학교등 교육시설인데,평안북도의 대학들은 거의 신의주에 몰려있다. 지난해 10월 대부분의 대학이 그 이름을 바꾸었다. 신의주 제1사범대학을 차광수대학으로,신의주 제2사범대학을 관서대학으로,신의주교원대학을 양실대학으로,신의주의학대학을 광제대학으로,그리고 신의주농업대학을 만풍대학으로 교명이 바뀌었다. ▷자연·생태◁ 평안북도는 대부분의 지역이 낮은 산지. 평균 해발 2백36m,도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 해발 1천9백9m의 묘향산이다. 도에는 자강도와 경계를 이루는 피난덕산줄기(산맥),천마산줄기·묘향산줄기·문수산줄기가 각 방향으로 뻗어 있으며 지세는 북·동부가 높고 서·남으로 가면서 낮아진다. ○비단섬 섬유기지화 대표적인 평야는 해안지대에 펼쳐진 룡천벌(3백60㎢),운전벌(1백50㎢),박천벌(1백㎢) 등이며 바닷가에는 철산반도와 가도·대화도·대계도·탄도 등 여러 섬이 있으며 선천만을 비롯한 여러 만과 포구가 있다. 다사도지구를 비롯한 서해안에는 대규모 간척공사가 이루어졌으며,압록강 어구의 류초도 함금평 등지도 농경지로 개간되었다. 특히 비단섬(70.7㎢)은 갈대가 뒤덮인 대규모 섬유원료기지로 바뀌었다. ◎신의주·구성시 행정구역표 ▲신의주시=압강동 개혁동 남하동 신원동 백운동 남중동 남서동 본부동 평화동 동하동 백사동 균화동 신포동 동중동 청송동 역전동 민포동 채하동 마전동 미륵동 남상동 친선동 수문동 해방동 남송동 관문동 신남동 동상동 상서리 하서리 선상리 와이동 유상동 송한리 석하리 중제리 련상(연상)동 향교리 삼룡리 낙원동 백토리 토성리 성서리 남민리 유초리 풍서동 방직동 반청동 ▲구성시=성안동 서산동 서성동 동문동 남산동 백석동 방직동 새골동 새날동 역전동 청년동 과일동 리구동 차흥동 상서동 금풍동 동산리 용풍리 남소리 양하동 오봉리 기용리 남흥리 조양리 방현리 청송리 발산리 원진리 대안리 청룡리 운양리 중방리 백상리 운풍리 신풍리 상석리 왕인리 백운동 신흥동
  • 김일성,「개방부담」 어떻게 풀려나/중국 방문 10일 결산

    ◎북경의 “자립경제” 권유에 당혹/핵문제도 이견… 「이념적동지」 확인에 그쳐 10일간의 중국공식방문을 마친 북한주석 김일성은 「절반의 성공」만을 거둔채 귀국길에 올랐다. 김이 중국지도자들로부터 전례없던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우호를 다진 것은 일단 외형상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비쳐진다.북경역에 강택민당총서기를 비롯,양상곤국가주석,이붕총리등 3명의 실력자들이 한꺼번에 마중나온 사실이나 오고 가는 시간까지 포함해 3일이나 중국대륙에 머문 사실,강총서기가 3일동안이나 지방여행에 동행한 점등은 초특급대우를 받았다고 볼수 있다. 이로써 중국지도자들이나 김일성은 말뿐이 아닌 실제 행동을 통해 소련공산당 몰락이후 불안한 마음을 서로 위로하고 그들의 단결을 내외에 과시할 수 있었다. 김의 이번 방중은 겉보기엔 「화려한 외출」임에 틀림없으나 내면적으로는 별다른 소득을 얻은게 없는 것 같다.그는 북경에 도착하자마자 『친척집에 들르는 것 같다』고 말했으나 집에 돌아갈때 얻어가는 것이라곤 「충고」나 「권고」와 같은「마음의 양식」 뿐이었다. 김일성은 북경방문길에 나설때 뭔가 경제적 선물보따리를 기대했던 것 같다.홍콩에서 발행되는 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마저 「소련거변」이후 북한에 에너지 수급이 중단되는등 극심한 경제난에 봉착,김이 직접 경제협력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방문길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지도자들은 처음부터 경제협력의 어려움을 내세웠다.지난 여름의 대홍수로 막심한 피해를 입은데다 연간 1천7백만명씩 늘어나는 인구의 의식주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김이 경원문제를 꺼내기도 쑥스럽게 회담분위기를 몰아갔다. 하지만 중국지도부는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개혁·개방을 추진해온 결과 올해 6%의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김에게 경제적 개혁·개방을 권유했다.뿐만 아니라 김의 지방여행때 개혁·개방의 산물인 컬러TV브라운관,화학섬유,기계제작공장등을 보여주면서 『오늘날 기업은 자기자본만으로는 어려우며 외국자본과 기술을 적절히 끌어들여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중국지도자들의 태도는 경제문제에 관한한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경제원조를 통해 의타심을 길러주는 것보다는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스스로 다져야 하며 이를 위한 조언은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김은 남북한문제와 국제·외교문제에 대해서도 충고만 듣고 돌아간것 같다.특히 핵사찰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측이 김과의 직접대화에서 상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지는데다 외유중인 전기침외교부장마저 한반도 핵불원발언으로 측면공세까지 벌였을 정도였다. 중국측이 평화와 안정·발전등을 강조한 것은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모난 짓을 말고 시대의 조류에 순응하라는 권고로 볼수 있으나 김이 이 말을 어떻게 삭여듣고 또 어떤 마음가짐을 다졌는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것 같다. 김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한중수교문제에 어떤 언질을 주었는지는 알수 없다.하지만 중국측은 한반도안정을 강조하고 남북한문제는 당사자들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갈 것을 주장했다.이는 남북한문제에 간여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이지만 한중수교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늦출수 있다는 귀띔은 주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상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소공산당몰락이후의 중조관계는 이념적으로는 유대강화,군사·외교적으로는 어느정도 협력,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완전자립으로 대충 윤곽이 잡혀진것 같다.
  • 모스크바에 개인 상점 1천곳 성업(탈공산주의 소련을 가다:7)

    ◎20평 점포 손님 북적… 이윤 40% 납세/물품 공급은 보따리장수들에 의존 지난 9월말까지도 모스크바 큰길가에서 수박과 멜론 무더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타슈켄트·알마아타 같은 중앙아시아가 이들 여름과일의 소련내 주산지들이다.모스크바로부터 무려 3시간이상의 시차를 가진 이들 지역에서 날라져 온 과일더미들은 그러나 대다수 모스크바 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너무 비싸다. 큰 호박만한 멜론(10㎏정도)한개의 값이 1백루블,그만한 크기의 수박 한개는 30루블쯤한다.소련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이 5백루블수준임을 감안하면 그같은 가격이 모스크바시민에게 뭘 의미하는지 짐작이 갈만하다. 『산지에서 멜론 10㎏의 가격은 10루블정도다.타슈켄트에서 이곳에 오는 동안 가격이 10배로 뛰었다』 소련 과학아카데미의 나탈리아 바자노바박사는 소련이 시장경제로 전환하는데 있어 가장큰 문제점을 유통구조의 전무에서 찾고 있다.유통의 개념이 없기때문에 생산자와 상인의 구분이 없다.모스크바에서 수박이나 멜론을 팔고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가모스크바시민이 아니라 타슈켄트나 알마아타 사람이라는 데서 소련 유통구조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생산농민이 수박과 멜론을 직접 모스크바로 싣고와 팔고 있고 당연히 값이 10배씩 뛸수 밖에 없다는게 나탈리아 박사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비록 초보적이긴 하지만 시장경제체제에 맞는 유통구조가 생겨나고 있다.올여름을 보내면서 이런 현상은 보다 뚜렷해졌다. 올여름 모스크바의 거리에서 일어난 가장 큰 외형적변화는 1천개가 넘는 코메르체스키 마가진이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는 점일 것이다.코메르체스키 마가진은 상업상점이란 뜻으로 국영상점과 구별하기 위해 쓰여지고 있다.올여름 이전에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민간상점이 없지 않았지만 그 숫자나 물량면에서 근대적형태의 민간유통시장은 코메르체스키 마가진이 처음이라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이든지 판다.그렇다고 암시장은 아니다. 국가에 이익금의 40%를 세금으로 내고 있고 때때로 세무당국의 세무조사까지 받는다』 큰길인 고리키 거리에서 「고로스」란 이름의 상업상점 지배인인 막심 고로드첸코씨(22)는 군부쿠데타 실패로 해외여행이 더 쉬워진데다 물건수입도 보다 자유로워져 판매액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업상점은 아직 공장이나 외국의 물건을 직접 떼어다 파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진열돼있는 물건의 대다수는 주민들이 팔아달라고 갖다준 것이고 또한 대부분 외국여행에서 사온 외국물건들이다.『물건이 팔리면 판매액의 15%를 상점에서 차지하고나머지를 의뢰인에게 돌려준다.한달이 지나도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가격의 3%를 진열료로 내게한뒤 물건을 되돌려 주고 있다』 고로스상점에 있는 물건중에서 가장 비싼것은 중국제 도자기로 1만5천루블의 가격표가 붙어있다.그다음이 텔레비전 수상기로 1만1천루블,비디오는 1만루블이었다. 5백루블짜리 미제 청바지가 있고 말보로 담배는 25루블.취재에 응해주어 고맙다는 뜻으로 말보로 10갑을 사겠다고 하자 20루블을 깎아 2백30루블에 주는 친절도 보일줄 안다. 약20여평쯤 되는 매장에는 넉넉잡아 4백∼5백종류의 물건들이 진열돼있다.언제나 매장이 터져나갈 정도로 손님이 북적거리는 것은 모스크바에 있는 상업상점들의 공통점이다. 고로드첸코씨에게 공장이나 외국과 직접 거래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생필품공장들과 계약을 맺기위해 힘을 쓰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적은 없다는 것이다.그보다는 개방으로 외국을 왔다갔다할수 있게된 보따리장수들이 주로 물건을 대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그는 그같은 사실을 직접 시인하는 것은 거절했다.감독관청에 그런 일들이 불법행위로 해석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이다. 대부분의 상업상점들은 주식회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로스상점의 경우도 친구 5명이 자금을 거둬 상점을 빌렸다.세금을 뺀 이익금은 5명이 균등하게 나누고 있다. 올 여름에는 1천개 내외의 상업상점이 생길 만큼 모스크바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내년 여름쯤 모스크바시민들은 크고 달기로 유명한 중앙아시아의 멜론을 20∼30달러 선에서 사먹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 “건강 사회 가꾸기 앞장” 김효남씨(이런 공무원)

    ◎서울시 가정상담소 수석 상담원/청소년 선도·가정문제와 “씨름 20년”/하루 30차례 문제아 상담등 바쁜 나날/사례집 발간 계획… “관련분야 도움 기대” 남을 동정하기는 쉽다.어떤 사람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도한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좀처럼 흔하지 않다. 서울시 가정상담소의 수석상담원 김효남씨(53·여)는 20여년 동안 그런 힘든 일을 해왔다. 결혼까지 할틈이 없을 정도로 그 일에 온 몸을 다 바쳤다.그러고도 얻은 것이라고는 별정직 6급이란 직급뿐이다.빤한 공무원 봉급이라 집값이 비싼 서울에는 발도 부치지 못하고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의 주공아파트에서 산다.그러면서도 그는 오늘도 주어진 일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가족들끼리 오해와 불신으로 허물어져가는 문제 가정의 결함을 찾아내고 그 해소책을 강구하는 것이 김씨의 일이다.날마다 30여 차례의 전화상담을 하고 상담소로 직접 찾아온 5∼6가족들과 만나야 한다.그들의 문제 하나하나가 김씨에게는 자기 것처럼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녀는 38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경찰공무원이던 아버지와 어머니,그리고 6남매 사이에서 유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국민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얌전하고 공부도 잘 했지만 무엇보다 남달리 동정심이 많았다. 5학년 때 가을 어느날 친구들과 학교 놀이터에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마냥 즐겁게 논 일이 있다. 이때 같이 놀던 친구 하나가 미끄럼틀을 타다 그만 다리를 다쳤다.친구는 그러나 피를 흘리면서도 『엄마한테 혼난다』면서 울기만 했다.집에 가기가 무섭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 친구를 업고 2㎞쯤 떨어진 집까지 데려다줬다. 『그애의 부모님들이 깜짝 놀라며 「고맙다」고 칭찬을 했죠.아마 그때 처음으로 남을 돕는 기쁨을 느꼈을 겁니다』 ◎법관의 꿈 버리고 출발 강릉여고를 졸업한 김씨는 58년 고려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법관이 돼 청소년·가정문제를 다루는 것이 그때까지의 희망이었다. 대학을 마치고는 일단 고향에 돌아가 공부를 계속했다.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를 만나러 집에 왔던 강릉시장이 『시청에서 부녀상담원을 모집하니 한번 해보라』고 권유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다음날 시청에 찾아간 것이 김씨의 「운명」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 『사회사업이 무엇인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당시에는 대학에 사회사업학과가 있는 줄도 몰랐죠』 강릉에서 1년동안 임시직 공무원인 상담원으로 일한 김씨는 69년 서울시 부녀상담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씨가 서울에서 처음 맡은 일은 농촌에서 무작정 상경한 가출소녀들을 윤락가로부터 보호,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서울역에 나간 첫날 통금이 다돼 도착한 막차에서 보따리를 하나씩 든 앳된 여자애들이 예닐곱명씩 짝을 지어 몰려나오는 것을 보고는 어찌할바를 몰라 아찔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어린 소녀들이 순간적인 충동과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서울에 올라 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가정문제 시대상 반영 그러나 밤을새워 설득하고 차비를 줘 고향으로 돌려보냈던 순이가 서울역에 또 나타났을때 김씨는 생각을 고쳐먹어야했다.순이의 가출원인이 스스로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부녀자 개인과의 상담보다 가족 전체가 함께 하는 가족상담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정부에서도 가정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서울시에 처음으로 가정상담소를 설치했고 김씨는 이곳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우리사회의 가정문제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가정문제는 시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 김씨는 설명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시민이 늘어갔고 아내의 부정을 한탄하는 남자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자녀의 자폐증·도박등을 호소하는 부모도 생겼다. 가정문제가 갈수록 복잡하고 어려워져 가는 것이다.김씨 스스로에게도 혼란이 다가왔다. 10년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고 외로움도 느끼게 됐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기쁨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어요.마음속으로 방황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싶었죠』 ◎대학원서 체계적 공부 흔들리는 마음을 달래려 서점을 자주 찾았고 이곳저곳을 뒤적이다 테레사수녀의 생을 담은 책을 발견했다. 책장을 넘기며 『훌륭한 분이다.그러나 나도 지금 그정도의 일은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러다 서점을 나와 육교에 오르던 순간 그녀는 다시 한번 깨우침을 얻게 된다.때에 절어 시커먼 손이 동냥을 요구하며 그녀에게 다가왔다.『순간적으로 절망감이 엄습해 왔습니다.도저히 그 검은 손을 어루만져줄 수는 없었던거죠.곧이어 지금까지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일해왔는가 하는 회의에 빠졌어요.다음순간 스스로가 부끄럽고 원망스러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이 김씨에게는 또한번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다음날부터 스스로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적극적으로 상담에 나섰다. 체계적인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숭실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가족치료법」등을 공부해 상담에 활용했다. 이제는 상담을 통해 가정의 평화를 되찾은 이들이 소식을 전할 때 그 무엇보다 뿌듯한 삶의 보람을 느낀다는 김씨다. 그녀는 각 대학과 공공기관에 나가 강연도 하고 사회사업가 모임에도 참석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상담에 반영하곤 한다. 요즘들어 설레는 마음으로 삶의 작은 결실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의 상담기록을 틈틈이 정리,곧 자료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나오는 가정상담사례집이어서 벌써부터 학계의 기대도 크다. 『담당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정책도 변해 사회사업의 기본계획 조차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라면서도 『그러나 상담을 하다보면 우리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끈끈한 정이 남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 귀순 북한외교관 고영환씨 1문1답

    ◎“북에도 개혁 외풍… 5년 버티기 힘들것”/“사상 나쁘다” 심한 감시… 소환 위기 처해 탈출 결심/지난 5월 서울에… 가족 신변 염려 “발표연기” 부탁/핵 개발 될때까지 국제사찰 안받을듯/개방 조류… 경제·식량난에 심각한 고민 『남한주민들의 밝고 자유스러운 생활모습과 건설·자동차공업등이 어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북한외교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귀순한 고영환씨(38)는 13일 내·외신기자 2백여명 앞에서 귀순동기와 경위,북한의 실상등을 낱낱이 밝혔다. ­귀순동기는. 『지난해 7월 김정일의 지시를 받고 파견나온 2등서기관에게 두달남짓 감시를 받던 터에 평양쪽에서 「사상이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또 소련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신사고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변화가 일어난데다가 알바니아사태까지 빚어져 나의 사고에 변화를 일으키게 했다』 ­귀순경로는. 『평양소식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중 지난 3월2일 「유엔관련회의에 통역 안내를 맡아야 하니 평양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한쪽에서는 돌아가면 「통제구역」으로 쫓겨난다는 얘기도 들려 콩고를 떠나 국경에서 지니고 있던 돈으로 사람을 사 국경을 넘었다』 ­현재 북한에서의 외교관의 생활과 지위는. 『북한에서는 외교관이란 외국에 나가 돈을 벌 수 있고 외국구경을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최고로 선망하는 직종의 하나이다.물론 경제적으로 국가에서 아파트를 지급 받고 포도주와 담배등의 「보따리장수」로 외국돈을 비교적 많이 만질 수 있다.월급은 1등서기관의 경우 3백50달러,대사관(대사)은 4백50달러로 북한내에서는 높은 월급이지만 제3국대사관이 2천달러이상 받는 것과 비교하면 창피할 지경이다.최근에는 김정일이 외화가 없다는 것을 핑계로 대사관 예산 가운데 10%를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급은 3백50달러 ­남·북한통일문제에 대해.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70년대부터 80년초까지 통일은 김일성주석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남조선당국은 대화의 상대자가 되지않는다고 여겨왔다.따라서 남조선의 야당,「전민련」등의 재야등을 대화의 상대자로 고집해온 것이다.그러나 80년대말부터 북한고위 간부들은 통일의 장애가 남조선과 미국만의 탓이 아니라 서로의 주장만을 옳다며 양보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있다.덧붙여 앞으로 남북관계는 윤기복조국통일평화위원장이 경제전문이기 때문에 학술·체육보다는 경제관계를 우선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일 수교 목적은 돈 ­최근 소련정세의 변화가 북한의 대외정책에 미친 영향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신사고정책 발표이후 북한 정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일본과의 수교 목적이 개방보다는 일본으로부터 1백억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받아 경제난을 타개하고 체제를 강화하려는데 있으며 독일·프랑스등 EC국가나 태국·말레이시아등 동안아국가와의 관계강화도 불리하게 진행되고있는 국제관계를 타개하려는데 주목적이 있다』 ­지난 87년 대한항공기 사건에 대해 알고 있나.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에는 믿지않았으나 국가보위부 고위층의 연락을 받고 알았다. 당시 고위층으로부터 노동자·농민의 국가에서 어떻게 노동자가 탄 KAL기를 폭파시킬수 있느냐며 KAL기사건은 남한의 조작극이라고 각국에 호소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최근의 소련 상황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입장은. 『소련과의 관계는 정치·군사적 실리를 얻으려는 것이 북한의 기본 입장이다.그러나 소련내 강경파들에 의한 쿠데타가 「3일 천하」로 끝나버리자 매우 당황,이제는 소련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최근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 북한과 중국관계는 6·25를 통해 피로 맺어진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이후 남한과 중국의 교류가 확대되고 한·중 수교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에 대해 이념적 동맹관계를 내세워 중국을 붙들어 두기위해 애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가 북한의 개방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생필품 부족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외부세계로부터의 개혁바람등으로개인적으로 앞으로 5년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하며 북한의 고위층들도 조금씩이나마 개혁·개방의 필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어떤 식이 될것으로 보는가. 『극한 상황에서 체제 자체가 와해될 경우도 생각할수 있으나 그 보다는 현재로서는 당이 모든 정책을 주도하면서 점차 개혁·개방을 시도하는 중국식 개혁정책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현재 북한사회 내부에서 조금씩 개방의 조짐들이 엿보이고 있으며 결국에는 경제적 개방이 정치적 개방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 ○중국식 개혁 가능성 ­북한의 유엔가입결정 배경은. 『국제 정세가 날로 북한에 불리해지면서 국제무대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유엔가입을 결정했으나 유엔가입후에도 종전의 「하나의 조선」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핵시설 규모와 핵사찰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50년대말 김일성대학에 처음 핵물리학과가 개설된 이래 점차 남한의 경제·군사력이 성장하는데 위기를 느껴 이에 대한 대안으로핵무기 개발에 주력해 왔다.최근 핵사찰에 응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일뿐 결코 핵사찰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그들의 기본입장이다』 ­북한에 영변말고도 다른 핵시설이 있는가. 『그 문제는 북한당국내에서도 극히 일부의 고위층만이 알 뿐이며 영변말고도 몇군데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구체적인 장소는 모른다』 ­가족들의 소식은 알고 있는가. 『귀순할 당시 콩고에 남기고 온 아내(35)와 둘째아들(6)을 비롯해 평양에 살고 있는 어머니(68)등 가족들의 신변에 닥칠 위험 때문에 마음이 괴롭다. 그동안 가족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해 귀순 사실을 발표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지만 이제는 가족들이 내 뜻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고영환씨 신상명세 ○출생지:자강도 강계시 서산리 ○주 소:평양시 평천구역 새마을2동 21반 무력부아파트2층2호 ○직 채: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참사대우) ○성 명:고영환,38세(53년7월14일생) ○학·경력 ­72.8 평양외국어학원 불어과 졸업 ­77.8 평양외국어대학 3학부 불어과 졸업 ­79.6 외교부 동아프리카담당 보조지도원 ­80.6 주자이르 북한대사관3등서기관 ­84.12 외교부 아프리카 담당국 지도원 ­87.7 외교부 아프리카 담당국 과장 ­88.11 주자이르 북한대사관1등서기관 ­90.12 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참사대우) ○기 타 ­노동당 당원(80년8월 입당)이며 불어에 능통 *재북시 북한방문 불어권 국가수반 및 대표단 통역·안내 □가족관계 관 계 이 름 직 업 비 고 처 김연옥(35) 콩고 거주 자 고은정(9) 인민학교 2년 평양 거주 자 고경림(6) 콩고 거주 부 고필용(72) ·개성시 인민위 부위원장 ·자강도 출하도매사업소 지배인 모 문기섭(68) ·무평양거주 형 고방남(47) ·강계국방대학 로켓발동기학부졸 ·만경대 약전기계공장 (지대함미사일)설계기사〃 형 고영철(42) ·평양방어사령부 정치지도원(소좌) ·당재정경리부4국(건설담당) 지도원〃 제 고영송(35) ·인민경제대 졸업 ·평남 증산군 3대혁명소조 지도원〃 누 나 고춘희(49) ·평양시 915탁아소 보모 매 부 전승이(49) ·당 조직지도부 과장 89년사망 매 고명희(32) ·인민군 출판사 교정원 매 부 설철범(33) ·인민무력부 보위국 지도원
  • 평양의 대외정책·내부사정 낱낱이 폭로/고영환씨 기자회견 이모저모

    ◎“인간적인 면모 없다” 김정일 성격 혹평/처자·노모 생각하며 눈시울 붉히기도 ○…13일 하오3시부터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멤버스클럽에서 열린 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고영환씨(38)의 귀순 기자회견장에는 지금까지 귀순한 북한의 현직관리 가운데 가장 고위직인 데다 특히 외교관으로서는 최초의 귀순자여서인지 국내외 보도진들의 취재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날 회견장에는 미국의 ABC·NBC,일본의 NHK·TV도쿄등 주요 외신과 국내외 보도진 2백여명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렸다. ○…고씨는 현직 1등서기관(참사대우)으로 직급은 비록 과장급이지만 북한 외교부 김영남부장및 강석주제1부부장의 핵심측근참모로 외교정책수립에 직접 간여한 데다 외국원수등 고위사절의 방북때 통역 및 영접을 맡아 북한 수뇌들과 상당한 접촉이 있어 「KAL기사건이 조작극이라고 외국에 알리라」는 지시를 북한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하는등 새로운 사실을 폭로,기자회견장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고씨는 연이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세례에도불구하고 시종 웃음을 띤 여유있는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내용을 요약·메모하며 차근차근 매우 조리있고 깊이있게 1시간반동안 답변. 특히 북한이 최근 핵사찰에 응하겠다고 한 발표는 『1∼2년이상 시간을 벌겠다는 속셈일 뿐 핵사찰을 결코 받지 않겠다는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는등 북한당국의 기본정책을 예리하게 분석. ○…고씨는 북한 내부에선 극심한 경제난·식량난 때문에 5년이상은 개방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들 것이며 현재로서는 중국식 개방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제적 개방이 정치적 개방까지 가져올 것이라고 외교관답게 전망. 고씨는 북한의 대외정책,소련·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남북한관계의 본질과 전망등에 대해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듯 일사천리로 설명해 외교관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북한의 권력은 오는 93년 7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어느 정도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승계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하지만 김정일도 인간적인 면을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성격이라고 혹평했다. 한 예로 이복동생인 김평일과 사진이라도한번 찍은 사람은 지방으로 쫓아보낼 정도로 이복형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고. ○…고씨는 외교관이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직업』이라고 밝혔으나 『월급이 3백50달러 밖에 되지않는등 다른 나라 외교관과 큰 차이가 나 포도주·담배등을 밀수하는 이른바 「보따리장수」가 성행하고 있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가족들의 소식을 묻는 질문에 『콩고에 있는 아내와 둘째아들,평양에 있는 큰아들·어머니 생각을 하면 가슴아프다』면서 『한국에 와서 남대문시장등 여러곳을 둘러봤지만 아이들이 부모손을 잡고 즐겁게 휴일을 보내는 자연농원이 가장 인상적』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 배석씨 별세 계기 “업무과다” 여론

    ◎“고고·완벽주의” 대법관,일 너무 많다/작년 상고 9천여건 12명이 나눠 담당/휴가·공휴일도 없이 사건기록과 씨름/「상고허가제」 부활·재판연구관 증원 필요 『생명을 깎아 판결문을 썼다』 지난 25일 타계한 배석대법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비록 지병이라고는 하나 당뇨병이란 과로를 피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병이기에 그의 타계는 격무에의 시달림 때문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배대법관은 또 「깐깐하면서 고지식한 완벽주의자」로 후배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표현들은 알고보면 배대법관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남아있는 13명의 대법관 모두가 한결같이 완벽주의를 고집하며 몸을 돌보지 않고 판결에 임하고 있다. 소동당사자에게는 더이상 어찌 해볼 수 없는 죄종심인데다 후배법관들과 변호사·법학관련 교수 등이 그들의 판결문 한줄한줄을 지켜보고 비판·분석하고 있다는 중압감 때문에도 대법관들의 업무는 여간 무거운게 아니다. 배대법관도 지난 87년초 사법연수원장으로 있을 때까지만 해도 여유있게등산을 즐기는 상당한 건강체질이었다. 이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그의 타계를 계기로 대법관들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한결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의 상고사건은 상고허가신청사건까지 합쳐 민·형사 특별 행정가사사건등 모두 9천여건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뺀 12명의 대법관들이 이들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공휴일을 제하고 하루평균 2.5건의 판결을 해야한다.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과중해도 엄청나게 과중한 업무량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대법원까지 올라온 사건들의 기록은 1,2심을 거치느라 거의가 1천쪽을 넘는다.하루에 읽어야 하는 사건기록의 양이 2천∼3천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때문에 대법관들 대부분이 퇴근하면서도 기록보따리를 집에 들고가 잠자리에 들기전 1∼2시간과 새벽녘 2∼3시간씩 읽고 있으며 공휴일과 심지어는 휴가기간에도 기록들과 씨름을 벌이기가 일쑤라는 것이 재판연구관등 주변의 얘기다. 이같은 이유등으로 법원에서는 배대법관의 순직을 애도하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상고허가제가 부활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또 38명에 그치고 있는 재판연구관을 크게 늘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법관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들은 『흔히 대법관을 법관의 성좌(성좌)라고들 얘기하지만 일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면서 『젊은 우리들도 견디기 어려운데 영감님들이 오죽하겠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또 『대법관이라는 곳은 구체적인 사건의 정의를 실현하는 곳이 아니라 엇갈린 법령해석을 통일하고 법치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해야 한다』면서 『미국 독일등 선진국에서처럼 우리나라도 대법원이 이같은 기능을 발휘할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법관들의 업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 「고르비의 개혁」지원이 초점/미·소 모스크바 정상 대좌 전망

    ◎「전쟁억제」 의제서 협력방안이 기조로/한반도문제·핵 추가 감축안도 논의 오는 30·31일 이틀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미소정상회담은 냉전시대 40년간 양국을 사로잡았던 문제,즉 「전쟁을 어떻게 피할 것이냐」가 처음으로 논의의 초점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과거의 회담과 구별된다.이번 회담은 경제적으로 불구가 된 「공산거인」 소련을 세계민주사회의 일원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양국의 협조방안 모색에 역점이 두어질 것이다.1년전의 워싱턴 미소정상회담만 해도 주요 의제는 독일통일,전략무기,나토와 바르샤바조약의 재래식 군비문제 등이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미소관계의 기조를 종전의 갈등관리에서 경제및 지역문제 협조로 바꾸어 출범시키는 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회동의 공식목적은 9년간의 협상끝에 최근 런던 경제정상회담에서 부시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타결한 사상최초의 장거리 핵감축 조약에 서명하기 위한 것이다.스타트(START),즉 전략무기 감축조약을 둘러싼 역사적 조인식은 이번 모스크바회담에서 장관을 이룰 것이다.그러나 이조약의 내용은 런던에서 이미 두 정상간에 타결된 것이기 때문에 조인식 보다는 새로운 미소관계의 핵심에 놓여 있는 다른 문제들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핵무기의 추가 감축가능성을 포함한 새로운 군비통제와 핵무기 확산방지,그리고 유럽안보를 위한 미소협조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군비통제논의도 신문머리를 장식하지는 않을 것이다.미정부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논의의 초점은 모스크바의 경제·정치 개혁계획과 이에대한 서방의 지원방안이 될것이라고 말한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부시는 소련내 각 공화국과의 개별접촉 증진을 겨냥한 노력의 일환으로 키예프를 방문,우크라이나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는 한편 모스크바의 민주운동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이 가운데는 지난해 크렘린의 독재를 경고하면서 외무장관직을 사임하고 공산당의 정통성에 도전하는 「민주개혁운동」을 창설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도 포함돼 있다. 부시는 전투적이며 정치적으로 강력한 보리스엘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과 사적으로 만난다. 부시가 엘친을 미대사관이나 대사관저인 스파소 하우스로 불러 들이지 않고 그의 집무실로 찾아가서 만날경우 이는 의전상 러시아대통령에 대한 뜻깊은 인정이 될 것이다.부시는 탈소독립을 추진중인 발틱 3국및 다른 공화국 대표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부시의 이러한 접촉과 키예프방문은 크렘린의 전통적인 권력중심권 밖에 있는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증진하려는 워싱턴의 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가 소련에서 야당세력과 고르바초프 사이를 걷는다는 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일 뿐아니라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부시의 소련 정치판 개입은 자칫 이번 방문의 공식목적인 핵감축조약 서명과 정상회담에 그림자를 던질수 있다.부시는 고르바초프의 권력침해나 외교한계의 일탈이 없이 야당세력을 고무하는 균형된 자세를 취하려고 애를 쓸 것이다.미국이 소련의 발틱합병을 인정한적이 없으면서도 이들 3국을 이번에 부시의 방문대상으로 선택하지 않은것은 의미가 있다고 미국관리들은 말한다. 부시는 모스크바 체재중 미국의 대소무역 최혜국지위 부여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의 제거를 고르바초프에게 요구하고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에서의 소련의 역할에 관한 토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최근 니콜러스 브래디 재무장관은 소련의 IMF및 세계은행 정회원 가입신청을 신랄하게 비난함으로서 미소가 관계변화의 기본원칙중 일부를 아직 정립하지 못했음을 보여 주었다.브래디는 소련의 가입신청에 「아주 놀랐다」고 말하고 그건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미국은 소련에 대해 지루할 정도로 오랫동안 가입신청을 하지말도록 조언하고 있다는것이 그의 주석이었다. 지난주 런던에서 미국등 서방선진 7개국은 이 두기구에 소련 「특별준회원」으로 가입할 것을 제의했다.그러나 소련은 정회원 가입과 서방측 경제원조의 대폭증가를 전제로 경제개혁안을 성안중이다. 부시는 런던에서 고르바초프에게 내놓았던 이상의 경제원조 보따리를 모스크바에 가지고 가지는 않는다.고르바초프는 런던을 떠나면서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내심으론 더많은 것을 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미국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걸프만 전쟁에서 과시됐던 미소의 새로운 협조관계를 시험하기 위해 두정상은 아랍­이스라엘 분쟁해결을 위한 공동노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부시가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에 미국의 중동평화 회담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답변을 듣기를 원했던 것은 가급적 정상회담 전에 상당한 진전을 이룩해 보려는 이유 때문이었다. 부시와 고르파초프가 협의할 지역문제에는 중동 뿐만아니라 아프가니스탄,쿠바,한반도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 민주화 충고 받은 카스트로/나윤도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피델 카스트로 쿠바대통령의 이베로­아메리카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멕시코 과달라하라 나들이는 최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G―7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런던 나들이와 흡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탈고립」과 「경제원조요청」이라는 같은 나들이목적을 가진 이들이지만 각자가 가지고 돌아갈 보따리는 차이가 클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공산주의라는 한솥밥을 먹으며 형님·아우의 관계를 유지해오던 나라의 실력자들이다. 그러나 동구자유화의 엄청난 변혁이 휩쓸고 지나간 이제 소련은 스스로 「형님」의 지위를 버리고 서방대열에 편승함으로써 G­7정상회담이 끝나기 전날 런던으로 가 별로 힘들이지 않고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는 「G­7+1」이라는 새구도를 창출시킬 수 있었다. 한편 카스트로는 회의 하루 전날인 17일 과달라하라에 도착,패트리시오 아일윈 칠레대통령과 회담한 것을 비롯해 밤늦게까지 멕시코 스페인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정상들과 회담을 갖는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 연쇄회담에서 그는 칠레 콜롬비아 등으로부터는 관계개선을 위한 긍정적 견해일치를 보았으나 차모로 니카라과대통령과 곤살레스 스페인총리 등으로부터는 민주화와 시장경제체제로의 개혁등을 우선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받았다. 이때문인지 카스트로는 18일 개막연설에서 장광설을 늘어놓던 평소와는 달리 8분간에 걸쳐 짤막하게 『미국의 중남미정책들은 모두 환상』이라고 비난하며 『민주화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UN안보리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좌충우돌식 변명을 내뱉었다. 그러나 그동안 70%이상의 교역을 의존해오던 소련과 동구의 체제변화는 쿠바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있으며 그동안 불과 3%의 미미한 관계만을 유지해오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쿠바의 필연적 현실이며 카스트로의 이번 나들이도 바로 이때문에 이뤄졌던 것이다. 이번 나들이에도 카스트로는 예의 모자를 쓴 군복차림이었지만 이제 하얗게 세어버린 턱수염과 얼굴의 주름은 64세의 노인 카스트로도 더이상 서방세계의 유일한 공산국 지도자로 남아있기에는 역부족으로 만들고있는듯이 보였다.
  • 고르비의 「런던연기」/박강문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온다니까 기자들이 경찰의 통제선 뒤에 빽빽이 몰려들었다.기자회견장인 퀸 엘리자베스2세 회의장에 오는 것을 가까이 보려고 기자로서 보다는 구경꾼으로서 나와있는 것이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서방신문들은 「고르비증후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자기 나라에서는 니콜라이2세 황제 이후 가장 인기가 없는 지도자라고도 한다는데 서방세계에 나오면 환대에 싸인다. 동서 냉전이 시작된 이래 소련의 최고지도자로서 서방세계를 다녀간 인물은 그 말고 흐루시초프가 있었다.독설가로 유명했던 흐루시초프는 서방청중들에게 『당신들을 매장해 버리겠다』고 고함쳤었다.욕하는 얼굴에 박수를 보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커다란 변화 그 자체다.영국의 어느 칼럼니스트는 고르바초프의 서방접근은 표트르대제의 업적에 비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런던서 열리는 서방선진7개국회의에 초대되어 왔다.그의 처지는 까다로운 처남들이 진을 치고 있는 처가집에 사업밑천을 빌리러 가는 사위와도 흡사한 것이었다. 그는 런던 도착 전에 사업계획서 비슷한 것을 밑엣사람을 시켜 슬쩍 보여주었으나 별로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특히 미국은 노골적으로 실망을 나타냈다.여러나라 언론은 고르바초프의 참담한 실패를 보도했었다. 그런데 그가 막상 런던에 날아와 웃음가득한 얼굴로 정상들을 만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시큰둥하던 부시 미국대통령은 전략무기 30% 감축약속이라는 선물을 받아서인지 우호적인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고르바초프는 미소 밑에 아주 빠른 계산을 감추고 있는지도 모른다.고르바초프는 웃으면서 나타나 더 큰 보따리를 끌러 보였다.연극의 클라이맥스를 응용했을까.그는 고등학생때 연극반이었다.그는 명연기자일 수도 있다.
  • 테러 대비 경호경찰관 수천명 동원/오늘 개막 G7회담 이모저모

    ◎“통독 은인 고르비 돕자” 콜 총리 소 경원 앞장/외국기자 4천여명 몰려 뜨거운 취재경쟁 서방 선진7개국 정상이 참석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초청된 G7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런던 시내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요인들이 회담장과 숙소를 오가는 동안 이용할 도로상 수개처에 검문 초소가 설치되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테러공격에 대비,경호작전에 동원된 경찰관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런던경찰국 대변인은 G7정상 경비에 동원된 경찰관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대테러전문가인 폴 윌킨슨씨는 『아마도 수천명은 될것』이라고 전했다. 런던경찰국의 경호외에 G7정상들은 물론 자체 경호대와 런던주재 자국 대사관으로부터 별도의 경호를 받는다. 이번 G7 정상회담이 열리는 랭커스터 하우스는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정상회담과 지난 84년 G7회담이 한번 열렸던 곳. 그린파크에 위치한 랭커스터 하우스가 회담장소로 다시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도심 가까이 위치,정상들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이다.영국 외무부의 한 대변인은 이번 회담 취재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수가 최소한 4천명은 될것이라고 말했다.취재는 경호상의 이유로 철저히 풀기자에게 의존하도록 돼있으며 나머지 기자들은 회담장에서 8백m 떨어진 프레스센터의 폐쇄회로 TV를 통해 진행상황을 지켜보도록 돼있다.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은 정식회의가 끝난 뒤인 17일 하오에 7개국 정상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경제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자금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그러니까 정식회의에 그를 부른 것이 아니라,볼일 다 본 뒤에 헤어지기 전 손님을 한 자리에서 만나본다는 형식이다. 그렇더라도,이 손님 손에 뭘 얼마나 쥐어 보내느냐 하는 것이 이번 일곱 나라 지도자들 회의의 가장 큰 안건이 될 것은 틀림없다.그의 집권이 유럽의 안정에 보탬이 된다고 보고 있는 서방국가들로서는 지원을 안할 수도 없고,해 주자니 그쪽에 효과적으로 자금을 활용할만한 제도적 태세가 안 갖춰져 있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이번 기회는 경제난 극복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려는 고르바초프로서는 절대로 놓칠수 없는 것이다.그는 서방측 설득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자신의 경제 브레인인 야블린스키를 미하버드 대학에 보내 그곳 학자들과 함께 소련경제 개혁안을 만들게 했으며 이를 토대로 런던에서 서방 정상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한다. 그는 옐친과의 정치적 경쟁관계를 일단 동반관계로 돌려놓고 소련내 공화국간의 마찰 상태도 진정시켜 놓음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존립에 대한 서방측의 의구심을 덜게 했다. 고르바초프 돕기에 가장 열성적인 사람은 독일의 콜 총리다.그는 소련이 더 나빠진 뒤에 돕느니보다는 지금 도와야 한다고 다른 정상들을 설득하고 있다.지난 8일에는 소련 키예프에서 고르바초프를 만나 런던에서 할 연설까지를 코치하였다. 콜의 처지에서 볼 때 고르바초프는 독일 통일의 은인일 뿐 아니라,그가 실각할 때 일어날 소비에트연방 내부와 동유럽의 불안 상태가 통일 독일의 안정에 끼칠 악영향이 걱정돼 그를 돕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그러나 예상밖의 「통일 비용」이 뭉텅이로 들어 재정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이라 대소경원부담을 다른 서방국과 나눠가졌으면 하고 있다. G­7 가운데 고르바초프의 자금 지원 요청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나라들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이고 부정적인 쪽은 미국과 일본이다.특히 일본은 북방 4개섬의 반환에 대한 고르바초프의 어물쩡한 태도에 반감을 품어 가장 냉담하다.영국과 캐나다는 관망적이다.그러나 자금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 나라들도 기술 제공 등을 통한 지원은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르바초프는 그가 원하는 만큼 보따리를 채워가지는 못할지라도 체면세울 만큼의 단계적 지원 약속만은 받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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