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따리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하버드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데이터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인사혁신처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정부청사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39
  • 미·북입장 “접점없는 평행선”/제네바 고위급회담 7일째

    ◎경수로 등 양측 보따리 모두 제시/갈루치,“강 대표 운신폭 적다” 지적 29일로 꼭 1주일째를 맞은 미·북간 3단계고위급 2차회담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협상다운 협상을 제대로 벌이지 못한채 끝나가고 있다.이에따라 회담장 주변은 다소 맥빠진 분위기다. ○…이번 회담을 총체적으로 평가하자면 핵문제 해결의 커다란 진전은 없었지만 입장차이가 더욱 심화되지 않았다는 정도를 들 수 있다.한 외교소식통은 『양측의 입장이 제기될 만큼 모두 제기됐고 양측의 견해차이가 증폭되지 않았다』며 『합의를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런 정도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회담의 소득이라면 특별사찰,한국형 경수로,남북대화등에 대한 한·미 양국간의 뜻이 확고하고 충분하게 북측에 전달됐다는 점이다.미국은 이 문제들의 해결이 경수로지원및 연락사무소 개설에 필수적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회담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미국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의 표현처럼 북한측의 태도가 매우 「이상하다」는 것이다.북한측 수석대표인 강석주외교부부부장과 1년이상 협상을 벌여온 갈루치대사가 강부부장으로부터 받은 인상은 『너무나 운신의 폭이 없었다』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강부부장이 28일 회담을 마치고 『회담이 끝나가면서 일부 심각한 문제가 더 노출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데 대해 소식통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소식통은 『그의 발언은 정확치가 않으며 회담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온 것이 없다』며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부부장의 「이상한 발언」을 지적. 소식통은 쉐리던 벨 미국대표부공보관이 26일 갈루치 대사가 30일 귀국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미국측은 갈루치수석대표가 30일 귀국예정이라고 언론에 흘리면서 북측에 마지막 카드를 내놓으라고 은근히 압력을 행사했지만 북측의 반응은 변함이 없었다』고 설명. ○…강부부장은 28일 북한대표부에서 열린 회담에서 전날 갈루치대사가 직접 영접하지 않은 탓인지 갈루치대사가 도착했을때 건물밖으로 나오지 않아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인상. 북측 대표부의 박덕훈참사관은 신경전이 시작된 26일 강부부장이 영접을 나오지않은 이유에 대해 『비가 왔기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27일 미국대표부에서 열린 회담에서 갈루치대사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 ○…양측 수석대표인 갈루치 미핵대사와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은 29일 상오 10시(현지시간)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서 토마스 허바드 국무부 동아태 문제 차관보와 북한 김계관 외교부 대변인만을 대동한채 수석대표회담을 갖고 막판절충을 계속. 이날 회담장 주변에서는 이번 회담으로 2차회담이 끝나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쉐리던 벨 미대표부 공보관은 2시간 30분동안의 회담이 끝난뒤 『회담이 완전 종결된 것은 아니다.회담이 언제 열릴지는 추후 알려주겠다』며 『양측은 각각 본국 정부와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추가 발표가 하오 늦게로 미뤄져 회담속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
  • 미­북 제네바회담을 보는 정부의 시각

    ◎자잘한 문제 “접근”… 굵직한 사안 “답보”/“진전없이 기본입장 개진상태” 평가/극적해결 난망… 3차회담 점치기도 최근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회담을 보는 정부의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다.정부관계자들은 여전히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아직은 평가하기 이른 단계』『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는 게 북한 핵문제를 다루고 있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언급이다. 정부가 모두 4차례의 전체및 실무,대표자회의를 지켜보면서 벌써부터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회담에서 특별한 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일요일인 25일에도 실무회담을 가질 정도의 의욕에 비해 미국과 북한 양측은 실제 주요 쟁점을 놓고 서로 이렇다 할 접근을 보지 못해 답보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4차례의 회의에서 미국과 북한은 각자의 주장을 문서로 내놓고 의견접근을 시도했다.연락사무소의 성격,문서보장의 방법등 일부 절차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본 대목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것들은 이미 전문가회의를 통해 한차례 걸러진 것들이기 때문에 쉽게 의견일치를 이룬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정작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경수로,폐연료봉 처리및 특별사찰등 굵직굵직한 쟁점에 대해서는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서로의 기존 방침만을 모두 털어놓은 상태일 뿐,구체적인 접점을 찾지못하고 있다』고 전했다.숨김없이 보따리를 풀어 놓았지만 서로 맞출 게 아직은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그때문에 앞으로 회의과정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이다. 여기에다 북한이 예전처럼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오진 않았지만 갑작스레 조성된 강경기류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북한은 첫날 회의에서 느닷없이 핵동결의 기초를 이루는 영변 5메가와트급 원자로에 연료봉을 재장전하겠다는 위협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미국측은 『회담의 기초를 깨는 위협』이라고 즉각 경고했지만,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회담에 암운을 드리우는 돌발적인 행동임이 분명하다. 키티호크항공모함의동해 배치와 「군사적 위협 불사」라는 미국안의 강경발언도 회담의 변수이기는 마찬가지다.북측대표인 강석주가 회의에서 『회담에 대한 비우호적인 자세』라고 여러차례 항의한데서도 드러나듯이 「트집」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회담의 전반적인 기류가 불투명하다는 게 정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 상태대로라면 극적인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의견일치를 본 부분에 대해서만 「합의문」을 발표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끝낼 수도 있다.그러나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해결」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두나라의 처지에서 보면 어떤 형태로든 모든 문제가 총망라되어야 한다. 이때문에 정부에서는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3차회의」가 있을 것을 거론하기도 한다.2차회의에서 최종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강경기류에도 불구,미국과 북한이 회의를 계속하고 있고 지난 전문가회의 때보다는 한국형 경수로와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약간 누그러진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을 들어 회담이 결렬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난기류속 제네바회담 표정/북 강석주,굳은표정으로 회담장 떠나/정례 오찬회담도 불발… 분위기 경색 반영 3단계고위급 2차회담을 진행중인 미국과 북한은 27일 수석대표회담을 속개해 각각 워싱턴과 평양으로부터 받은 훈령으로 핵문제해결과 경수로지원방안등을 논의했으나 양측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진전이 없었다」고 밝혀 회담이 큰 벽에 부딪쳤음을 나타냈다. 이에따라 양측은 2차회담을 빨리 마치고 다음달쯤 3차회담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27일 상오10시 미국대표부에서 양측 수석대표와 핵심참모들이 참석한 회담을 갖고 협상을 계속.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은 전날 갈루치핵대사등이 회담시작 5분전에 도착한 것을 의식한 듯 이날 회담시작 직전인 상오9시58분쯤 미국대표부에 도착. 갈루치대사 역시 상오9시45분 먼저 회담장에 들어가 강부부장을 기다렸으나 전날 강부부장이 자신을영접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직접 영접을 하지 않고 다른 대표 한명을 통해 강부부장일행을 안내. 강부부장은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회담전망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해봐야 알겠다』고만 짧막하게 대답. 한 외교소식통은 강부부장이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것이나 갈루치대사가 영접하지 않은데 대해 『격식을 굳이 따지지 않겠다는 것일뿐 특별한 의미는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 양측은 이날 각각 워싱턴과 평양의 훈령을 받아 협상을 벌인 만큼 어느정도 이견의 폭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의 완전타결이 나오지는 않고 다음달 3차회담으로 넘어가는등 회담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전망. 한편 미국대표부의 셰리던 벨공보관은 『갈루치대사는 금요일인 30일 귀국하기 위한 비행기예약을 이미 해놓은 상태』라고 소개하고 『스케줄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히기도. ○…이날 회담은 양측 수석대표가 오찬회담을 갖지 않은데다 미대표부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짧막한 보도문을 내놔 회담이 순조롭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강부부장등은 수석대표회담이 끝난 뒤 오찬회담을 가져오던 것과는 달리 회담이 끝난 하오1시30분쯤 곧바로 굳은 표정으로 미국대표부를 떠나 회담분위기를 반영. 특히 미국대표부는 진전이 없었음을 발표하면서 28일 수석대표회담을 갖기로만 했으며 시간·장소는 추후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시간과 장소를 협의하지 못할 정도로 회담분위기가 경색된 것으로 관측. 허종외교부대사는 북한대표부로 돌아와 『모든 문제에 대해 신중한 토의가 있었다』며 『아직 진전이 없다』고만 언급.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문제를 여전히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모델은 지원의 구체적인 원친이 정해진 다음에 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해 부수적으로 다뤄질 정도로 양해가 됐음을 시사. 이 소식통은 강부부장이 회담을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주관적인 평가일 것이며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절하하면서 『그러나 일부합의는 있은 것같다』고 언급. 소식통은『회담이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으나 북한이 언제 태도를 바꿔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기대.
  • 「한국형 경수로」「특별사찰」 싸고 대립/미­북3단계회담 쟁점 뭔가

    ◎미 “남북대화 반드시 연계” 강력 주장/북한,폐연료봉 처리놓고 입장 모호 미·북 3단계고위급 회담은 양측이 26일 수석대표 회담을 갖고 협상에 들어감으로써 중반전에 들어갔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핵대사가 1주일 정도 진행되리라고 내다봤던 회담이 벌써 4일동안 진행됐고 실무자회의에서 양측의 보따리는 모두 협상테이블에 올려졌다.실무자회의에서는 협상없이 그야말로 실무자간 상대방의 보따리에 대한 검토및 의견교환 작업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외교소식통은 『양측은 협의를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할수 있을 정도로 상대방이 원하는 사항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제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와 결단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가장 첨예하고 민감한 사안인 한국형 경수로와 특별사찰문제는 여전히 입장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미국은 이 부분에서 불가피성을 강하게 얘기를 하고 있지만 북한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형 경수로와 특별사찰 관철이 없이는 경수로 지원의 타결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은 확고하게 느껴진다.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형 경수로가 아니고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며 『미국이 한국형 경수로에 대한 입장을 끝까지 유지해줄 것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공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다분히 협상 카드일수 있을 것으로 당국자는 분석하고 있다.따라서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결국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형 경수로와 함께 특별사찰·남북대화를 매우 강한 톤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다시말해 한국형 경수로·특별사찰·남북대화는 다른 카드와 연계돼 이행의 시간표에서 시기적으로 일부 조절될 수는 있지만 원칙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남북대화는 워싱턴·평양간 연락사무소 상호교환설치문제와 연계돼 있다.특별사찰문제는 북한이 지난8월 1차회담에서 「핵안전조치의 이행」이라는 합의사항에 대해 특별사찰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부인한만큼 이번에는 보다 분명한 표현과 시기를 못박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한다. 연락사무소 개설문제에 대해서는 평양 전문가회의에서 거의 다뤄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거의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이달말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용후 연료봉문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미국은 제3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이에대해 명확한 언질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현안외에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목록들을 시간적으로 줄짓기하는 복잡한 문제가 남아있다.이 문제 역시 실무자들간 검토작업이 끝나 협상에 들어갔으나 사안의 성격상 쉽사리 타결될 것 같지는 않다. 그동안의 회담 결과는 『큰 이견도 없었고 또 서로의 상당한 의견접근도 없었던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한다.여전히 많은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중간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국가원수인 주석직이 공석중이다.이런 상황에서 빅 이벤트에 해당하는 완전타결을 하겠다는 의지가 북한에게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분석도 있다.
  • 무기밀매 실태 파악부터(사설)

    「지존파」일당이 서울 청계천의 무기브로커를 통해 기관총 1정과 소총6정을 더 구입하려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이 브로커는 추석이 지난 뒤 부산에서 무기를 구입해 범인들에게 인도하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놀라운 일이다. 범인들은 이들 무기로 백화점 고액거래자와 경기일대 러브호텔 투숙객을 살해하려 했다.이미 같은 브로커로부터 구입한 공기총과 대검등으로 5명의 선량한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또다른 「인간사냥」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무기들이 버젓이 서울 뒷골목에서 거래되도록 방치됐단 말인가.범인들이 잡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훨씬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는등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 들리는 바로는 이같은 무기류가 서울 청계천을 비롯해 부산 의정부 등지에서 전문브로커에 의해 밀거래되고 있는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밀반입은 주로 부산등 남해안 항구에 드나드는 화물선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거래되는 총기류도 권총을 비롯해 소총 기관총 수류탄등 다양하다.탱크와 전투기도 구할 수 있다는 농담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총기류는 시중에서 보통 실탄을 끼워 10여만원에서 1백여만원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외국인 중고자동차 수입상이나 보따리장수는 이런 무기류를 물품대금으로 건네준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10일 러시아 선원이 미제권총 6정과 실탄 2백92발을 화물선에 싣고와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지난달 29일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서 범인이 외국선원으로부터 10만원에 구입한 아르헨티나제 리벌버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이처럼 마피아화 되고 있는 범죄행동과함께 잇따르고 있는 무기류 밀반입 사건은 이제 우리나라도 총기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실정이 이런데도 단속의 손길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당국은 이따금씩 불법무기류 자진신고기간을 정하고 경찰서등에서 신고를 받지만 그마저 형식에 그친다.공기총의 경우만 해도 9만여정이 신고도 하지않은채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한마디로 당국의 총기관리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당국은 총기관리체계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겠다.그렇지 않으면 보다 흉악한 범죄가 다시 발생하게 될 것이다.제2,제3의 「지존파」사건이 발생하지말란 법이 없는 것이다.무기류의 밀반입및 거래와 불법소지 근절책은 다른 방도가 없다.우선 일제점검을 통한 실태파악부터 철저히 해야한다.아울러 처벌법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물론 지금부터라도 암거래시장이나 밀매조직에 대한 단속도 함께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 부산/러시아인 보따리무역 기지로(심층취재)

    ◎텍사스촌주변 실태와 문제점/개미군단 형성… 91년이후 20만 입국/잡화·식품류 “불티” 지역경제에 한몫/1백30여 점포난립… 고객유치 출혈경쟁 안해야/러인 총기류 밀반입·조직적밀수 방지대책 절실 부산 거리에 러시아인들이 넘쳐나고 있다.지난 90년 한·소수교가 이루어지면서 부터 한두명씩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러시아인들은 갈수록 그 수가 늘어 이제 부산거리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맞닥뜨릴수 있다.이같은 러시아인들의 부산입항 러시는 지역경제에 러시아 특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기도 하지만 방치 해 둬서는 안될 갖가지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실태와 문제점을 점검 해 본다. ▷러시아거리◁ 25일 하오 부산역 마즌편 속칭 텍사스거리.읽어내기 힘든 러시아어 간판이 즐비한 상가 골목길에는 삼삼오오 무리지어 가게를 들락거리는 낯선 모습의 이방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러시아어로 된 광고문에 눈길을 보내는 것을 보면 이들이 어느나라 사람인지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하나같이 반바지에 슬립퍼를 신은 허름한 차림의 이들 러시아인들은 라면상자를 어깨에 둘러메기도 하고 어떤이는 운동화꾸러미를 사들기도 했다.사 모은 물건을 부대자루에 담아 산더미처럼 쌓아 놓거나 중고품인듯한 냉장고를 앞에놓고 운반할 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6·25이후 미군들로 인해 이름 붙여진 「텍사스촌」이 이제 밀려드는 러시아인들 때문에 「러시아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핀·이쑤시개등 자질구레한 것에서 부터 초코파이·라면·맥주등 식료품과 중·하급품의 TV·냉장고·세탁기·VTR등 전자제품을 비롯,쇼퍼·싱크대등 가구와 중고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닥치는대로 사가고 있다. 쇼핑규모는 한사람당 3백∼5백달러정도이나 한꺼번에 2백∼3백명이 구입하는 「개미군단」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매력을 무시할수 없다.5천∼1만달러상당의 물품을 구입,자국에서 2∼5배의 차액을 남기고 되파는 수법의 「보따리 장사꾼」까지 가세하면서 이 일대의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입국현황◁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입항한 러시아선박과 인원은 모두 1천2백30척에 6만1백여명인 것으로부산해운항만청은 집계하고 있다.또 91년에는 6백40척에 5만여명,92년 1천79척에 4만3천5백16명,93년은 1천3백28척에 6만1천6백9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91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부산에 입항한 러시아선박은 모두 4천2백77척에 20만명에 이른다. 92년 하루평균 입국인원이 1백40명,93년에 1백84명에서 올상반기 2백40명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부산항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이같은 입국현황은 입국신고 수치이며 이들이 머무는 기간이 3∼4일에서,길게는 5∼6개월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4배정도 추정돼 그동안의 유동인구는 80만명을 웃돌것』이라고 추산했다. ▷상가실태◁ 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드는 텍사스촌과 청관골목을 잇는 1㎞남짓한 거리는 온통 러시아어간판으로 뒤덮여 마치 러시아의 어느 중소도시를 연상케 하고 있다.이들 가게는 신발·의류·잡화·가구·금은·시계등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부산동구청은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이곳에 들어선 가게가 모두 1백30여곳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청관골목에서는 신발가게 11곳,의류 25곳,잡화 39곳,가구 6곳,금은시계방 3곳등 84곳이고 텍사스촌은 신발 13곳,의류 15곳,잡화 16곳,가구 2곳등 46곳으로 이 일대에서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이는 지난해말의 70여곳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특히 이들 가게들은 러시아교포나 노어과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채용,치열한 고객유치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문제점◁ 이곳에서는 한탕을 노린 업주들간의 과열 경쟁으로 중저가 상품에 대한 덤핑이 판치고 있다.상인들의 극성스러운 바가지 상혼과 불량·저질상품도 러시아인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이곳을 자주 찾는 러시아인 엘레나씨(40·여 블라디보스토크 거주)는 『텍사스촌에는 서울과 달리 상품이 다양하지 못해 서울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단일 품목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들이 몇군데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어의 불편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부산시는 영어와 일어 통역안내원을 두고있지만 노어 통역원은 한사람도 없고 단지 러시아인을 위한안내판만 2곳에 설치하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인들의 불법행위도 늘어가고 있어 또다른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들어 특히 러시아인들이 부산항을 통해 몰래 반입하는 권총·공기총등 총기류의 밀반입을 막는데 검·경·세관등 수사당국에 비상이 걸렸다.실제로 지난 10일 상오5시 부산 남외항에 정박중이던 러시아선적 탈니키호(5천4백67t)에 미제 권총 6정과 실탄 2백92발을 숨겨 들여오다 부산본부세관당국에 의해 적발되는등 러시아인이 지난 9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5건 10건의 총기 밀반입이 발각됐다. 러시아인들이 뿌리는 달러가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흡수되지 않고 지하경제로 스며들고 있는데 대해서도 속수무책이다.은행등 금융기관은 「외국환등록증」이 없으면 한꺼번에 1만달러 이상을 환전해주지 않을뿐더러 암달러상들은 은행보다 10∼20원정도 높게 환전해주기 때문에 암달러상이 활개치고 있다. 러시아선원들의 밀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난해 러시아인들이 밀반입한 물품은 모두 10건에 3천5백77만원상당으로 이는 92년의 2건 1백72만원보다 건수는 5배,금액은 20배이상 증가했다.이들이 들여오는 물품은 대부분 녹용·냉동명태·명란등 기초적인 수산물이지만 카메라와 은괴등도 적발되고 있어 앞으로 밀수가 조직적이고 품목도 다양화 될 것으로 수사기관은 전망하고 있다. ◎당국의 의견/“가격표시제 실시로 「바가지」 추방”/안내소 등 편의시설 확충… 연계 관광지도 개발/김상원 부산시 관광국장 『쇄도하는 러시아인에 대해 부산시가 지금까지는 소극적으로 대처했으나 앞으로는 이들이 부산을 계속 찾도록 하는 유인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김상원부산시 교통관광국장은 부산에 오는 러시아인들은 순수 관광여행이 아니라 사실상 쇼핑객들인 만큼 업소들간의 과당경쟁으로 덤핑과 상품의 질하락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들 러시아인들은 북태평양 베링해및 캄차카반도 연근해등에서 조업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쇼핑을 위해 부산항에 들르고 있으며 이같은 점을 감안하여 좀더 계획적이며 적극적인 유치·관리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의문제는 업소들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러시아인들에게 저질상품을 팔아 한국상품에 대한 불신의 폭을 높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처방이다. 이에대해 김국장은 『상품의 질저하를 막기위해 텍사스촌·청관골목을 비롯,롯데1번가·코오롱상가·국제시장등 2천여 상가에 가격표시제를 실시,상거래질서를 확보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특히 러시아인들은 주로 부산에 선박을 이용해 입항하기 때문에 출·입국때 세관·출입국관리사무소·항만청등 관련기관과 상인들간에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 부산에 계속 오도록 하는 유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국장은 이와함께 『우선 급한대로 세관옆 통선장과 텍사스골목내에 관광안내소를 설치해 노어로 표기된 부산관광지도를 나눠주는 한편 화장실과 국제용 공중전화를 설치하는등 러시아인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조만간 확장된다』고 덧붙였다. 김국장은 현재 모업체가 청관골목내 화교학교옆에 지하2층 지상 7층규모의 상가를 건립,면세점도 갖추는등 이곳에서 모든 쇼핑이 가능한 「러시아타운」을 건립중이라고 소개했다. 부산시는 러시아인들이 부산항에 내려서자마자 최근 들어선 동래온청장으로 대거 진출,허심청등지에서 온천욕을 즐기는등 부산전역을 누비고 다님에 따라 부산전체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현장의 소리 ○김대복씨 32·부산유통대표/시장 활성화위해 보세구역 지정을 부산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텍사스거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세구역 지정이 시급한 실정이다.또 상인들은 상품다양화및 전문화를 통한 시장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러시아인들이 서울 이태원의 보세구역이나 남대문시장으로 빠져 나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대부분 영세업체인 이곳 상인들의 덤핑판매도 심각한 수준으로 출혈경쟁에 따른 피해가 크다. 러시아 현지은행의 신용상태가 좋지 않아 신용장(L/C)개설이 되지않는 것도 상품판매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실제로 러시아 상인들의 상품 구입한도액이 2만달러를 넘을 경우 3∼4차례에 걸쳐 물품을 판매한 것처럼 편법을 사용,면장을 끊어주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5∼10달러등 소액판매의 경우 면장처리가 되지않아 세금계산서 발부가 불가능해 무자료판매로 오인될 소지도 높다.따라서 빠른 시일내에 텍사스촌지역 상가에 대한 별도의 관리규정 마련이 시급하다. ○김연열씨 53·텍사스상우회 회장/80%이상 영세상… 세금혜택 줬으면 부산 텍사스촌과 청관골목의 가게들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결집된 목소리가 나오기 매우 어렵다. 텍사스촌이 러시아거리로 변하기 시작한지가 벌써 오래됐는데도 상인들의 의견을 집약하고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번영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가게의 80%이상이 세들어 장사하는 영세상들이다.대부분의 상인들은 특히 텍사스촌이나 청관골목이 외국인 전용거리인데도 면세점도 없어 이곳이 보세구역으로 지정되길 원한다. 당국은 이들 업소에 대해 면세점으로 허용해주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그럴 경우 매장이 30평이상에다 관광특산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세금관계도 만만찮아 영세업자들이 면세점 지정을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관골목과 텍사스촌을 묶어 통합번영회를 추진해 상인들의 결집된 목소리를 내는 한편 러시아인 고객을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바가지상혼을 배격하고 친절운동을 정착시키는데 노력하는등 상인들 스스로의 자각도 필요하다. 아울러 당국에서는 이들의 출·입국절차나 세금문제 또는 언어소통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추석귀성 잊고 불우이웃과 함께/자원봉사단 「거림」 회원의 선행

    ◎대학생 30명 고아사랑 13년/매주 1∼2회 방문… 함께 놀아주고 공부지도/아이들 재롱속 올해도 조촐한 한가위 잔치 보육원생활 8년.보름달에 비친 엄마·아빠의 얼굴이 아련하지만 그래도 김완기군(13·어정국교 6년)의 한가위는 결코 외롭지만은 않다. 키가 두배나 크고 아는 것도 많은 「형아」와 「누나」들이 과자와 선물보따리를 듬뿍 안고 찾아와 추석맞이 저녁을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추석연휴를 하루앞둔 17일 하오 경기도 용인군 구성면 동백2리 281의 8 용인보육원(원장 이영철·58)에는 「거림」회원인 30여명의 대학생들이 찾아와 70여명의 원생들과 조촐한 잔치를 벌였다. 추석을 손꼽으며 며칠째 잠을 설친 완기군은 이날 평소 갈고 닦은 기량으로 「마지막 승부」를 멋드러지게 불러 인기를 독차지했다. 완기군등 원생들은 13년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토요일마다 찾아와 따끔하게 야단도 치며 공부를 가르쳐주던 「형아들」이 이날따라 유난히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너도나도 「형아들」의 팔에 매달려 힘을 겨루기도 하고 노래자랑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81년 결성된 대학생 자원봉사단 「거림」회원들은 그동안 매주 1∼2차례씩 한주도 거르지 않고 이 보육원을 찾았다.당시 서울 도봉동에 있던 이 보육원에 3∼4명의 대학생들이 우연히 찾기 시작하면서 결성된 이 모임은 88년 보육원이 지금의 자리로 옮긴 뒤에도 계속 인연을 맺어왔다. 현재 서울대·고려대·한양대·숭실대·이화여대·숙명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 등 8개 대학생 3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동안 이 모임을 거쳐간 선배들만도 1백여명이 넘는다. 지난 4월 친구의 소개로 회원이 된 김강범군(20·숭실대 영문과 1년·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 513동 103호)은 『「거림」은 「같은 동작을 잇따라 자꾸 함」을 나타내는 접미사 「거리다」를 명사화시킨 것으로 작은 행동과 작은 실천의 반복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작지만 끊이지 않는 정성을 기울임으로써 자칫 소외되고 비뚤어지기 쉬운 원생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심어주자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이날 저녁모임에서 유난히 수줍음이 많은 한지선양(13·어정국 6년)도 거리낌없이 조진현언니(21·성신여대 사학과 2년)의 품에 안겨 『엄마』를 속삭이며 눈물을 글썽였다. 보람양(10·여)등 국교 5년생 4명의 「담임」을 맡고 있는 황영진군(22·한양대 국문학과 3년)은 『지난해 3월 학교에 붙은 공고문을 보고 회원으로 가입할 당시 갖고 있던 선입견과는 달리 원생들의 표정과 몸짓이 너무나 밝고 티가 없어 좋았다』고 털어놨다. 매달 3천원씩 자비를 갹출해 모임을 이끌어가는 이들은 평소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에서 2시간 남짓 걸리는 이 보육원을 찾아 5시간여동안 놀이도 하고 정해진 학급별로 공부도 가르친다. 지난 여름 강원도 대진에서 「형아들」과 여름 캠핑을 하며 물총으로 서바이벌게임을 하던 때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는 이재진군(13·어정국교 6년)은 한가위를 잊지 않고 찾아준 누나와 형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밀어 보이며 『형아들 최고』를 힘차게 외쳤다.
  • 「경수로 지원」 등 북핵해법 시간표짜기/갈루치 맞아 무얼 협의하나

    ◎「전문가회의」 분석… 특별사찰 관철 모색/「사무소」 개설도 북의 이행속도와 연계 미국 국무부차관보인 갈루치핵담당대사의 방한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 2차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미국 두나라의 실무전략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7일 워싱턴에서 한·미외무장관회담이 열리긴 했으나 그때는 미·북회담의 큰 줄거리를 조율하고 회담이 갖는 상징적인 효과에 보다 역점을 두는 자리였다.특히 그 사이 평양과 베를린에서 미국과 북한의 전문가회의가 열려 주요현안에 대한 북한의 속셈과 전략이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평양회의의 미국측 대표인 국무부 린 터크 한국과부과장이 갈루치핵대사와 함께 내한하는 것도 결국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1차회의의 합의문을 기초로 그 속에 들어 있는 경수로지원,연락사무소설치등을 위한 세부적인 시간표를 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한·미 두나라가 북측에 대고 요구하는 것과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사안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예컨대 경수로지원의 문서보장과 과거핵투명성 보장약속을 서로 연계하고 상호 연락관파견과 동시에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완전복귀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시간표를 미리 만들어보는 작업인 것이다. 한 당국자는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몇개월 안에 실시할 것」이라는 조항이 들어갈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연내」 「2개월 안에」라는 표현들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그것은 한·미 두나라가 이번 2차회의를 핵문제논의의 마지막 회담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그 다음부터는 이번의 전문가회의처럼 분야별로 회담을 진행시킨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정부는 2차회의도 1차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주요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경수로지원,연락사무소설치등 한·미가 북한에 줄 보따리가 북한의 핵안전협정준수및 남북대화재개,과거핵규명등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는 이들 현안의 시행시간표를 3∼4단계로 나눠놓고 있다.NPT복귀등 북한이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에 경수로지원과 미·북관계개선의 세부적인 진행단계를 나눠 적용시키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은 아무리 핵카드를 세분화한다 해도 거의 단발성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 태반이다.북한의 마지막 무기인 특별사찰문제에 한·미 두나라가 비교적 느긋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미국과 북한이 실제로 교환에 들어가면 경수로지원이나 관계개선문제가 오히려 카드로서 더 위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미 두나라는 이번 실무회의에서 시간표의 이행속도와 단계에 대한 조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대화의 재개와 한국의 주도에 의한 경수로지원,평화체제로의 전환등에 관한 기존방침이 재확인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특히 남북대화가 재개되지 않으면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의 개설을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났다 하더라도 「문을 열지 않는다」는 원칙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평양 「연락사무소회담」 어떻게 끝났나/북의 적극행보속 세부사항 충분히 논의/특별사찰 앞서 조기개설 가능성 높아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미·북한간 연락사무소개설을 위한 전문가회의는 일단 「진지하고 협조적인 분위기속에서」 일정을 끝냈다. 13일 미국무부의 마이크 매커리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평양회담의 짧은 공동성명을 인용,『포괄적인 합의의 맥락에서 연락사무소의 교환및 설치에 관한 기술적인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설명하고 이번 회의의 성격에 대해 『오는 23일 재개될 고위급회담의 준비를 위한 정보교환이었다』고 말했다. 평양회의의 구체적 결과는 린 터크 국무부 북한담당부과장등 미측 대표단이 미·북고위급회담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와 합류해야 드러날 전망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이번 평양회의에서는 논의된 연락사무소교환설치에 관한 실무사항들은 사안 자체가 서로 논쟁을 할 사항이 아니므로 순탄한 회담이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연락사무소개설과 관련,▲파견인원의 규모 ▲외교관특권부여내용 ▲사무실의 위치 ▲통신시설 ▲교통수단등에 대해 양측이 충분히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는 얘기다.뿐만아니라 파견직원을 위한 주거환경·편의부대시설등에 대해서도 솔직한 질문답변이 있었을 것으로 관계소식통은 보고 있다. 이번 전문가회의와 관련한 미국의 분명한 입장은 매커리대변인도 지적했듯이 『북한핵문제가 성공적으로 타결되는 것을 전제로』 논의가 이뤄진다는 것이며 따라서 『시간적으로는 핵문제해결에 앞서 「미리 열린」 회의로 어디까지나 고위급회담 재개준비를 위한 정보교환차원』인 것이다. 다음번 전문가회의를 어느 시점에 워싱턴에서 재개할 것인지,전문가회의는 이번으로 끝나는 것인지 여부는 23일 제네바에서 재개될 2차고위급회담 진척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이번 전문가회의 결과는 제네바 고위급회담에 보고돼 전반적 협상의 일환으로 계속 논의된다.따라서 제네바회담이 합의에 따르는 후속조치 검토상,또는 이견조정을 위해 「전문가」들의 재접촉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이뤄져야 전문가회의는 속개되는 것이다. 이번 평양전문가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대미,대국제원자력기구(IAEA)화해신호는 북한이 연락사무소개설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무언의 표시라고도 할 수 있다. 북한은 김일성사후 처음으로 13일 판문점을 통해 미군유해들을 송환해왔으며 지난 주말에는 영변에 머물고 있는 IAEA사찰요원들에게 연료제조공장과 새로운 연료저장건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물론 이 2개의 시설은 올해초 북한이 신고한 7개 핵시설에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북한측은 이마저도 그동안 접근을 막았던 것이다. 연락사무소의 개설이 언제 이뤄질지 지금으로서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경수로지원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전에라도 개설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앞으로 협상의 진전정도에 따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여 IAEA의 일반및 임시사찰을 받는등 조약가입국으로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핵문제타결의 분위기가 성숙하면 특별사찰을 받기 직전이라도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의 개설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핵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빠르면 수개월내에 연락사무소개설이 가능할 것으로 외교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개혁바람”/단장에 인사·운영권…정부간섭 배제

    ◎단원도 종신제에서 계약제로 전환/2천명 곧 재임명 심사… 횡포 부리던 감독 쫓겨날듯 2백년의 역사를 가진 러시아 최대의 볼쇼이발레단이 「개혁」의 팡파르를 울렸다.이번 「개혁」은 발레단 단장에 인사·운영권을 일임하고 감독진과 단원선발때 서방의 계약제를 도입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새 운영체제의 도입에 따라 청소부부터 프리마 발레리나에 이르기까지 이 발레단 소속의 2천1백명에 달하는 인원들은 개인별 능력별로 재임명절차를 받게 된다.또 「개혁」에 걸맞지 않은 상당수의 단원이나 스태프진들의 교체가 예상돼 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변신」은 구소련식 운영체제를 버리지 못하던 발레단에 대해 옐친대통령이 직접 발레단에 「개혁」을 명령하고 이에따라 마련된 새 운영규칙(대통령령)에 서명함으로써 시작된 것으로 한마디로 「위로 부터의 개혁」이다. 볼쇼이발레단은 지난 2세기동안 제정러시아 황제들과 구소련 지도자들이 운영진이나 단원들을 멋대로 임명,교체함으로써 이들의 손에 지배되어 왔으며 이번 「개혁」은 그동안 계속돼 온 스탈린시대의 표상과도 같은 종신제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유리 그리고로비치 미술감독이 30년째 볼쇼이를 좌지우지해온 것을 비롯,볼쇼이의 감독직은 모두 종신직이었다.무용수들과 하급 관리직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들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음은 당연하다. 이 포고령에 따라 일차적으로 단원들 불만의 주표적이 돼왔던 그리고로비치 미술감독의 퇴진이 불가피할 것같다.그의 독단적인 단운영의 폐해로 그동안 볼쇼이 전체의 사기저하와 재능있는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그리고로비치의 「학정」에 못이겨 볼쇼이를 떠난 예술가들과 아직 남아 있는 젊은 예술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 일색이다.볼쇼이의 최고 솔로이스트 무용수로 꼽히며 지난 2월 해고당한 게디미나스 타란다씨는 『이제 그리고로비치의 시대는 끝났다.한차례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그리고로비치를 비롯한 「늙은 공산주의자들」이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일할 기회를 박탈해 볼쇼이의 예술적 수준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밝혔다.이로 인해 단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창작의욕이 저하돼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67세의 나이로 수차례 기립박수를 받으며 감동적인 앙코르무대를 벌였던 전설적인 프리마돈나 마야 폴리세츠카야여사도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현재의 볼쇼이체제는 「소비에트 권력」과 「절대독재」가 혼합된 최악의 체제라는게 폴리세츠카야여사의 진단이다.포리세츠카야여사는 『세계적인 추세인 계약제를 도입함으로써 볼쇼이의 수준은 한결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로 미술감독 그리고로비치와 함께 총감독 블라디미르 코코닌,오케스트라감독 알렉산더 라자레프 등도 보따리를 챙겨야 할 「구태」들로 꼽히고 있다.반면 새로 등장할 인물중에 눈여겨 볼 사람들로는 폴리세츠카야,세계적인 지휘자 로스트로포비치와 그의 부인인 갈리나 비스네프스카야,작곡가 로리온 스체트비치 등이 있다.로스트로포비치는 반체제작가 솔제니친을 옹호하다 서방에서 오랜 망명생활을 했으며 옐친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볼쇼이측에 따르면 빠르면 새 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22일까지 계약제 도입을 위한 실무준비도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 한­미 외무,「연락사무소­남북대화 연계」 합의 의미

    ◎한­미 북핵공조 정상궤도 진입 확인/한국 제쳐놓고 북과 협상 배제/정전협정→「평화」 대체 남북해결 강조 한승주외무부장관과 미국의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7일 하오(한국시간)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과 남북대화를 서로 연계,병행 추진한다는데 합의함으로써 미국과 북한의 회담결과에 대한 우리의 불안감을 일단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이는 균열이 생기는 듯했던 한·미 두나라의 공조체제가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두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따로 발표한 언론발표문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관계개선에 맞춰 한반도비핵화 선언의 이행을 위한 남북대화의 재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결국 한국을 제쳐놓고 미국이 몰래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크리스토퍼장관이 발표문 끝머리에 『미국은 북한과 협상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손상할 수 있는 어떠환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한장관의 이번 방미는 그가 밝힌대로 「매우 시의적절하고유익한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장관의 이번 방미목적에는 한·미공조체제의 과시가 담겨 있었다.지난달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 1차회의가 끝난 뒤 우리와 미국 사이에는 경수로의 종류,미·북관계개선의 속도 등 주요 쟁점을 놓고 마치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친 게 사실이다. 한장관은 크리스토퍼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이러한 이상현상을 해소하는데 일단 성공했다. 한장관의 이번 방미 보따리에는 중단된 남북대화의 재개 및 미·북관계개선 속도,특별사찰,한국형 경수로채택,북한의 평화협정 공세 등 줄잡아 5∼6가지의 문제가 담겨 있었다. 한장관은 이들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 설치에 앞서 핵통제위원회 재개나 한반도비핵화 선언실천을 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경수로도 한국형이 채택되어야 참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평화체제로의 전환도 남북 당사자원칙에 따라 직접 논의되어야 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두나라 장관의 이날 언론 발표문을보면 이들 쟁점에 관해 두나라의 인식이 일치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미·북 관계개선의 절차와 이에 따른 남북대화의 속도였다고 할 수 있다.미국과 북한의 2차회의는 구속력을 갖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회의이다.두나라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북관계개선과 남북대화,경수로 지원,과거핵 규명 등에 있어 그 속도조절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한장관과 크리스토퍼장관의 발표문을 보면 남북대화의 재개와 과거핵 규명에 있어 두나라의 미묘한 견해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또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남북관계,나아가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미국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는 할 수 없어도 언제고 공조의 균열이 재연될 소지는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외무 발표문◁ ▲본인의 금번 방미목적은 지난 8월12일 미·북 합의이후의 상황진전에 대해 한·미 양국의 인식과 평가를 교환하고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9월23일부터 속개될 미·북회담에서의 전반적인 전략에 대해 협의를 갖기 위한것임.북한핵문제와 관련하여 한·미간에는 그간 여러 레벨에서 긴밀한 협의가 계속되어왔으며 본인의 금번 방미도 이러한 협의과정의 일환임. ▲이와 같은 관점에서 금일 외무장관회담은 현상황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동인식을 도모하고 핵문제해결을 위한 기본목표와 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9월23일 속개회담의 추진전략과 방향에 대해 고위차원에서 의견조율을 할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평가됨. ▲크리스토퍼장관과 본인은 북한핵문제 대처과정에서 한·미양국이 견지하여온 가장 중요한 원칙중의 하나가 미·북대화와 남·북대화가 상호보완적으로 조화를 유지한다는 것임을 상기하고 따라서 미·북간 연락사무소교환등 미·북관계개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남·북대화의 진전이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음.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최근 북한의 대남비방태도가 남·북관계를 경색시켜 핵문제해결을 위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황의 긍정적 진전을 위해서는북한의 대남비방자제와 남북대화에 대한 긍정적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음. ▲한·미 양측은 또한 북한에 대해 경수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제반 현실적인 여건상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필수불가결하며 이를 위해 한국형 경수로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으며,따라서 경수로지원이 있기 위해서는 북한이 남북대화진전과 특별사찰등을 통한 핵투명성의 확보에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음. ▲끝으로 한·미 양측은 한반도평화체제구축문제가 남·북한간의 기존합의에 따라 남·북한간에 협의,해결될 사안이며 미·북한간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으며,남·북한간 합의에 의한 평화체제구축시까지 현정전체제가 준수되어야 하고 이를 저해하는 어떠한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재확인하였음. ▷크리스토퍼 발표문◁ ▲한국 외무장관을 다시 맞게되어 매우 기쁨.한장관이 미행정부 고위관리들과 가진 협의는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정부간 긴밀한 협의와 협조의 일환임. ▲북한핵문제는아·태지역의 가장 긴급한 안보현안으로 계속 남아 있어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핵심우방국들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며,아시아지역에서 불안정을 초래할 군비경쟁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음.뿐만아니라 미국은 대량파괴무기확산을 저지할 효과적 국제체제의 유지에 대한 지속적 이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동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클린턴행정부의 최우선적 정책으로 계속 남아 있음.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 한국과 빈번하고 광범위하고 상세한 대화를 가져왔는 바,이는 지난 40년에 걸친 양국간 동맹관계를 특징지워온 공동의 전략적 이해를 반영하는 것임. ▲지난달 미·북한간 제네바 회담에서는 핵문제해결에 다소의 진전이 있었음.동회담에서 우리는 북한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이 북한의 경수로획득을 보장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였음.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에는 두개의 신형원자로 건설중단 및 재처리시설의 폐쇄가 포함되어야 함.그러한 조치들을 북한이 대규모의 핵제조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저지하게 될 것임.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우리의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필요한 조치들 가운데 첫단계에 불과할 뿐임.북한은 기존의 원자로와 동원자로에서 최근 인출된 핵물질에 의해 제기된 위협을 해결하는 데 동의해야 함.동핵물질은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사용될 잠재력을 갖고 있음. ▲북한이 과거핵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경우에만 경수로는 제공될 것임.제네바회담 공동발표문은 이러한 요건의 중요성을 분명히 하고 있음.북한이 그들의 과거핵활동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않는 한 핵비확산조약(NPT)에 따르는 안전조치협정을 이행할 수 없을 것임. ▲제네바회담시 미국과 북한은 연락사무소설치를 포함하여 보다 정상적인 정치·경제적 관계개선을 지향하기로 합의한 바 있음.이러한 합의는 우리와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이 핵문제해결에 있어서 취해온 「광범위하고 철저한 접근」의 일환임.그러나 이러한 관계가 시작되기 위해서 북한은 앞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함.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리는 1991년 남·북한간에 서명된 바 있는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하여한국과 대화를 재개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음.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최근 제네바회담 공동발표문에도 반영된 바 있음.본인은 북한이 한국과의 실질적인 대화를 재개하지 않는 한 핵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이 기회를 빌려 다시한번 밝히고자 함. ▲우리의 한국방위에 대한 숭고한 공약은 절대적으로 확고함.3만7천명에 달하는 미군이 휴전선경비를 담당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임.그리고 우리는 핵문제해결을 위하여 한국정부와 계속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임.우리는 북한과의 협상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손상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함.
  • 미의 대북한 접근 절차·속도 조율/한외무 방미보따리 무엇이 들었나

    ◎남북화해 전제한 협력방안 전달/한미 균열인상 불식… 공조 재확인 한승주외무부장관은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 2차회의를 앞두고 미국측에 우리 정부의 어떤 뜻을 전달하려는 것일까.미국과 북한의 고위급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가 오는 14일 우리나라에 올 예정인데도 굳이 장관이 직접 서둘러 미국에 간 것을 보면 뭔가 우리의 생각을 전해야할 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장관은 먼저 내용에 앞서 이번 방문의 모양을 의식한 것 같다.지난달 미·북 3단계회담 1차회의가 끝난뒤 우리와 미국 사이에는 경수로 기종,미·북관계개선의 속도등 주요 쟁점을 놓고 겉으로 보면 마치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특히 북한이 특별사찰·경수로 기종등에 대한 방침을 밖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그 골은 더 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얼핏보면 한미 공조에 균열을 만들려는 북한의 의도가 조금은 먹혀들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 형국이다. 한장관은 이번 방미를 통해 무엇보다 이러한 이상현상의 지속을 막으려고 한 것 같다.미국이방문을 원하자 한장관이 이를 곧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정부 당국자들도 실제 공조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2차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쟁점에 대한 갖가지 관측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대체적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및 경수로 지원,과거핵 규명등에서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1차회의때 그림의 윤곽은 잡았지만 색칠의 속도까지 협의를 마친 상태는 아니다.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한미두나라의 논의가 필요하다.예컨대 미·북 관계개선의 절차와 이에 따른 남북대화의 정도등에 대한 순서를 정해야 할 판이다.평양에 성조기가 휘날리는데 남북 사이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핵문제는 현재와 미래에만 머무른다면 그것은 우리 정부에 엄청난 타격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볼때 한장관은 이번 방미보따리에 시간표와 순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방침을 담아간 게 틀림없다.한 당국자도 『연락사무소에 대해서는 설치순서와 시기 업무등에 관한 우리 생각을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장관의 보따리에 담긴 또다른 내용물은 주요 쟁점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관측된다.정부는 이미 과거규명,경수로 기종,방사화학실험실의 폐쇄,남북대화,평화협정 체결 문제등에 대한 일관된 방침을 거듭 확인하고있는 상태이다.특히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 설치에 앞서 핵통제위원회의 재개나 한반도비핵화 선언 실천을 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이번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진다.또 경수로는 실질적으로 한국형이 채택되어야 참여하고,평화체제로의 전환 문제도 남북 당사자원칙에 따라 남북한이 직접 논의해야 한다는 뜻을 미국측에 전달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이들 쟁점에 대해 한미 두나라 사이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그러나 미·북 2차회의는 현안들에 대해 핵문제가 완전 해결될 때까지 구속력을 갖게될 최종에 가까운 판을 짜는 대화이다.만일 여기서 삐끗하는 날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그런 중요한 논의를 앞둔 시점에서 한장관이 과연 이들 쟁점을 어떻게 조율해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교통요원들 재미” 불법여행 묵인대가 챙겨(북한 이모저모)

    ◎9월개학 임박하자 「학용품」 확보에 안간힘 ○식량 구입위한 여행늘어 ○…북한에서는 최근 식량구입을 위한 주민들의 여행이 잦아지면서 교통안전원과 열차승무안전원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고. 안전원들 대부분이 주민들의 불법여행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최근 월남한 귀순자들이 밝힌바에 의하면 북한의 교통안전원들은 수산물 수송 차량이나 보따리 장수가 탄 차량을 가장 좋아한다고.이런 차량을 만나게 되면 단속을 면제해 준다는 구실아래 오징어·명태 등 수산물을 갈취하고,보따리 장수에게는 불법 운운하며 보따리 물건의 일부를 빼앗는다는 것. 열차승무안전원의 경우에는 교통안전원보다 더 큰 재미를 보고 있다고. 유류난으로 지방을 운행하는 버스의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대부분의 주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는데 상당수가 증명서 없이 열차를 타거나 차표를 구입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다 단속에 걸려들고 있기 때문. ○다시마류 건강식품 생산 ○…북한은 바다에서 나는 다시마로여러가지 건강식품을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일부는 해외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발간되는 월간대중잡지 「천리마」최근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참다시마,좁은줄다시마,검은다시마,가는다시마 넓은다시마,긴줄기다시마,긴다시마,주름다시마,짜개다시마등 다종다양한 다시마류가 생산되고 있다고. 특히 다시마는 그 종류와 생산지,살고있는 장소에 따라 화학적 성분이 다른데 북한의 다시마에는 무기물 등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어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 대장염 신장염 등 각종질병질환의 치료와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것. ○교사신축·보수에도 주력 ○…북한은 최근 9월의 새학년도 개학을 앞두고 교사보수를 비롯해 부족한 교육기자재·학용품 확보등에 주력. 최근 북한방송들에 의하면 북한은 새학년도 개학준비의 일환으로 ▲학용품 생산 ▲교사의 신축·보수 ▲교구비품 확보 ▲교사들의 교수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 ○식초로 불면증 등 치료 ○…북한에서는 불면증·멀미·화상 등의 민간치료에 식초를 널리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발간되는 월간지 「천리마」최근호에 의하면 잠을 이루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잠자기전 끓였다 식힌 물 한컵에 식초 1스푼을 타서 마시면 곧 잠들 수 있으며 멀미가 있는 사람도 차나 배에 오르기 전에 이같은 요법으로 멀미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피부가 불이나 끓는 물에 데었을 때,곤충에 물렸거나 부스럼이 나기 시작할 때도 식초로 상처부위를 닦아내면 물집이나 염증을 없애고 진통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18세부터 영화에 관심 ○…영화부문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김정일은 18세이던 지난 59년 8월 조선중앙영화보급사의 영화관을 처음 들른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을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중앙방송은 최근 김정일의 조선중앙영화보급사 첫방문 35주년을 맞아 이 회사 고위간부의 말을 인용,김정일이 59년 8월16일 이 곳에 직접 들러 『영화상영과 이를 통한 선전사업에서 높은 정치적 안목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면서 김정일이 이후 모두 3백10여차례에 걸쳐 이곳을 찾았다고 보도.
  • 미·북 「핵동결­관계개선」 주고받기/제네바회담 결산(북핵 타결)

    ◎이행까진 난제 산적 “이제부터 시작”/평양측의 성실한 실행의지가 열쇠 미국과 북한이 제네바에서 열린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13일 합의문을 채택함으로써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강온 양면의 게임은 일단 끝난 것같다. ○대립관계 일단락 북한 핵문제 해결의 기본틀에 해당되는 합의문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협상과 행동계획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따라서 북핵문제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 앞으로 협상이 계속된다는 측면에서 볼때 이번 합의문에 대한 대차대조표는 실질적인 면과 선언적인 면으로 구분된다.북한측으로서는 외교대표부 설치,투자장벽 완화,보상과 대체 에너지보장등 실질적인 보따리를 챙겼다. ○「실리보따리」 챙겨 반면 미국으로서는 북한핵의 과거·현재·미래를 동결할수 있는 선언적 약속을 얻어냈다고 할수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협정 이행수락과 원자로 건설중지,사용후 연료봉의 재처리 금지의 약속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북한측의 실질적인 이익과 미국측이 받아낸 선언적 약속은 상호 유기적으로연계돼 있어 하나의 약속이 어긋나면 실질적인 문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약속 어길땐 원점 합의문은 핵문제 해결과 정치·경제·안보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과 원칙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예상보다 핵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핵문제 해결에 접근함으로써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외교대표부」의 설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점이다.외교대표부(외교창구)라는 생소한 용어는 수교단계를 향한 중간단계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표현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한다. 외교대표부에는 이익대표부,통상대표부,연락사무소등 여러 형태가 있다.한국이 90년 구소련과 수교의 전단계로 설정한 것이 영사처이다.또 미국이 79년 중국과 국교정상화하기에 앞서 74년 택한 방식이 연락사무소였다.얼마전 미국은 베트남과 연락사무소를 교환개설함으로써 관계를 개선시킨 바있다.이처럼 외교대표부의 형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돼 왔다. ○2차회담서 윤곽 형태보다는 오히려 양측이합의를 하면서 어떤 기능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성격은 달라진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설명한다.외교대표부의 성격과 형태는 다음달 열릴 3단계 고위급회담 2차회담에서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북 관계 개선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과정에서 정작 핵문제가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 갈수도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할 부분이다.완전 국교정상화까지는 북한의 인권문제,미사일수출,생화학무기,테러국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경수로 지원을 한국형으로 한다는데 북한도 묵시적 동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북한의 강석주수석대표는 남북한에는 불신이 있다면서도 『어느나라가 협조하는지는 미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결정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한국형」 묵시동의 한국형 경수로는 남북간 경제협력과 인적교류를 활발히 하는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게다가 남북간의 최초의 대형 사업이라는 점에서 통일비용을 줄이는 긍정적 측면이 많다. 흑연 원자로 건설을 중단하는데 따른 대체 에너지공급은 북한이 원하는 원유공급방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하지만 인접국의 전기공급이 된다면 한국과 일본보다는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할 것 같다는 게 소식통들의 예측이다. 합의문 내용 가운데 핵확산금지조약의 복귀문제는 미·북의 해석이 달라 약간의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특별사찰을 겨냥한 핵안전협정의 이행은 북한이 반발하고 있어 핵문제 해결의 복병으로 작용할 소지가 없지 않다. ○특별사찰이 복병 핵안전협정의 전면적인 이행이라는 당초의 합의문 문안이 안전협정의 이행으로 완화된 것도 북한이 강한 반발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북한은 특별사찰없이는 경수로의 지원이 있을수 없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기대한다. 미·북이 이번에 합의하지 못한 사용후 연료봉의 궁극적인 처리와 5Mw원자로 연료봉의 재장착문제등은 2차회담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정부의 평가/“남북대화 차질” 청와대,「침묵 항변」/상호사찰·핵 과거투명성 관철 총력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은 13일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회담 결과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노코멘트」를 발했다.이틀 일정의 여름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박실장은 『아직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해 뭐라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면서 비행기탈 시간을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그러나 그시간 회담결과를 「커다란 진전」으로 평가하는 외무부의 공식논평이 발표되고 있었다. ○“커다란 진전” 논평 외무부의 환영논평과 박관용실장의 「침묵」이 우리정부의 이번 회담결과에 대한 2중인식을 상징하고 있다.회담결과가 현실적으로 북한핵 문제의 종국적 해결을 위한 커다란 진전이란 점에 우리당국자들은 동의한다.그러나 회담의 진행과 문제의 해결방식등에서 볼 때 청와대의 시각은 장기적인 남북한 관계를 고려,그다지 유쾌하지 않다.다소간은 감정적인 측면과 남북관계에 대한 장기적인 고려가 청와대의 침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1차적으로 미국정부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미북관계의 개선을 연계시키도록 한 우리정부의 「희망」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자주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이를 바탕으로 한반도문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김영삼대통령의 구상은 실질문제의 진전과는 상관없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여겨진다.북한이 남북당사자간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것에 대한 우리측의 우려는 이번 회담결과로 현실화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이 요구했던 것은 일괄타결의 반대와 남북한 상호사찰에 의한 핵투명성의 확보 등 두가지이다.이번 회담에서 일괄타결 반대의 우리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비록 이날의 발표가 완전한 합의가 아니라 다음달 23일 재개될 3단계회담 2차회의에서 정식합의될 원칙들이라고는 하지만 그형식은 일괄타결로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의 침묵이유가 공개적인 방법으로 제기되지는 않을 것이다.다분히 감정적인 부분이 있고,미국과 한국지도자간의 자존심싸움의 성격도 지니는 탓이다.그러나 청와대는 8·15경축사에서도 미·북회담에 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을 예정이어서「침묵의 항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침묵은 이번 회담 합의의 구체적 실천과정에서 「강도높은 요구」의 형태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돈으로 흥정” 이를테면 합의문 제4항인 「NPT잔류와 안전조치협정의 이행」과 관련해 우리측은 이 부분에 남북한의 핵상호사찰이 포함되고,핵과거의 투명성까지 보장되는 것으로 이해하려 할 것이다.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기술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우리의 입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객관적 상황의 평가라기보다는 우리의 의지와 희망을 밝힌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수로지원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청와대의 당국자는 『합의문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경수로지원은 한국형원자로를 의미하는 것으로 원칙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이 당국자는 경수로지원 과정에서 우리가 바라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실적으로 경수로지원에 드는 막대한 재원의 상당부분을 우리측이 담당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이 과정에서 우리의 뜻을 반영시킬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한국과 미국의 새로운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된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과 북한의 일방적인 협상결과와 경수로지원 문제를 연계시켜 한국지갑으로 미국과 북한이 흥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정부가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떨떠름한 이유가 잘 드러나는 말이다.
  • 북태도 유연… 일괄타결 토대 마련/미­북 핵회담 어떤 결과 나올까

    ◎일단 휴회후 「핵동결」·「경수로」 교환 가능성/세부현안 실천위한 「시간표짜기」가 난제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이 10일의 회의를 고비로 일단 휴회에 들어갈 것 같다.다음 회의는 이달 말쯤 재개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8월말 시한에 쫓기던 폐연료봉의 처리시한이 의외로 순조롭게 풀린데다,처리방안도 건조후 콘트리트벽 속에 보관하는 방안을 북한이 제의함으로써 해결의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또 북한 핵발전소의 경수로 전환 지원에 있어서도 러시아형 원자로를 고집하던 처음 태도를 바꿔 한국형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 양측이 계속 줄다리기를 할 이유가 없어진 상태이다.미국과 북한이 가장 긴급사안으로 여겼던 핵동결과 경수로 문제에 대한 해결의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이는 우리측에서 보면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해결」,북측에서 보면 일괄타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미국과 북한은 이제 상대방에 대한 모든 요구사항을 각각의 「보따리」에 넣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협상을 할 수 있게 된것이다.이 협상은 또 미국에게는 북한의 핵카드 세분화를 막을 수 있는,북한에게는 원하는 것을 단숨에 얻을 수 있게 하는 이점을 주고 있다.그만큼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이들 현안을 단계적 또는 동시적으로 실천에 옮겨야 할 시간표도 같이 짜야 한다는 점이다.예컨대 북한측 요구의 핵심인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경수로 지원문제만 해도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먼저 실무회담을 열어 상호대표부 설치문제를 협의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수교를 위한 본격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경수로 전환 지원도 마찬가지다.우선 연락사무소를 설치,현지조사를 벌여야 하며 이어 자금 지원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원자로의 설계등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여기에 맞춰 북한도 단계별로 미국이 요구하는 핵동결 약속과 핵안전협정 의무준수,한반도비핵화 선언등을 실천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만약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시행을 미루거나 어기면 협상안은 자동으로 깨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미국과 북한의 휴회결정은 바로 이 시간표를 짜기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이다.이것이 없이는 전체적인 틀이 잡혔더라도 일괄타결이 어렵기 때문에 이달말쯤 회의가 재개되면 양측은 이 부분에 모든 노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앞으로의 회담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도는 것도 이같은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일괄 타결안은 어느 한 부분만 삐거덕거려도 다시 짜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세번의 회의를 보면 미국과 북한은 수교·특별사찰·평화협정 대체등 정치적인 문제는 건너뛰고 경수로·폐연료봉 처리등 주로 실무적인 사안에 매달려온 분위기다.아직까지 특별사찰등 난제에 대한 양측 대표의 언급이 전혀 없는 점을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따라서 미국과 북한이 일괄협상에 합의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 보따리의 규모가 특별사찰·수교등이 포함된 대형일지,아니면 이런 것들은 빠진 중형일지,실무적인 것만을 담은 소형에 그칠지는 아직 점치기 이른 상황이다. ◎속개된 미·북회담 이모저모/갈루치,「경수로」 해결위해 러 등 4국 순방/양측,본국과 긴밀협의,결론도출 가능성 10일 제네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속개된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은 이날중으로 부분타결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긴박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미·북양측은 9일 사전 실무접촉을 갖고 본국정부와의 협의를 갖는 등 회담을 발빠르게 진행해 타결이 임박한 분위기.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는데 이는 본국정부와의 협의 때문인 것으로 관측.미국은 회담을 갖지 않은 9일 폐연료봉의 처리문제에 대해 본국으로부터 지침을 받아 이미 북한측에 이를 전달했다는 것.이에따라 북한은 전달받은 미국의 입장에 대한 평양측의 훈령을 받기 위한 시간적인 문제때문에 회담을 한시간 연장할 것을 제의했다는 후문. 양측이 회담에 앞서 폐연료봉처리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협의를 거침으로써 이날 회담에서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소식통들은 관측. ○…북한측의 강석주수석대표는 『기분은 항상 좋다』고 말하고 회담의 결과가 있을 것같으냐는 질문에 『그러기를 기대한다』고 강한 희망을 표시. 강대표는오늘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자 『기대합니다』라고 합의에 강한 의사를 밝혔으나 곧 『해봐야 알것 같습니다』고 약간 후퇴하기도. 미국측 갈루치수석대표는 이날 합의전망에 대해 『하루종일 회담을 갖고 나면 진전이 있을 것인지를 알 수 있다』며 『좋은 얘기를 들려주기 위해 노려할 것』이라고 말해 이날 타결가능성을 시사. ○…미·북양측은 이날 폐연료봉의 처리시한 연장,경수로 지원방안 등을 집중논의했으나 수교문제에 대해선 별로 언급이 없었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소개.이 소식통은 『경수로지원은 사실 넘어야할 과제가 많다』며 『갈루치부차관보는 곧 한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개국을 순방하게 될 것같다』고 전망해 한국형경수로로 결정되고 난 뒤의 후속조치가 있을 것임을 암시. 소식통은 그러나 폐연료봉문제와 관련,『최선의 방법은 3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여전히 3국이전을 거부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이날 미·북간에 의견이 접근된 것으로 전해진 북한핵연료봉의 건조보관방식은 연료봉의 저장기간을 길게는 10년정도 연장하는 것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젠가 재처리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사용후 3백도가 넘는 연료봉을 냉각수조에 넣어 열을 1백도정도로 떨어뜨리고 초기 방출방사능수준을 저하시킨뒤 냉각수조에서 건져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도록 봉쇄처리를 한뒤 별도로 지은 건물내에 보관하는 방식.그러나 건조과정에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연료봉을 둘러싼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합금성분의 피복제가운데 마그네슘성분이 이산화탄소와 화학작용을 일으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 북한 상류층 의생활 한눈에/미도파백화점

    ◎중국서 구입… 2천여점 전시/상계점서 1일부터 보름간 「북한여성들에게도 유행 패션은 있다」.지난 5월 귀순한 여금주양(21)은 북한사회에서 선택받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양의 경우 좁고 긴치마를 입거나 머리를 길게 기르는 등 그 사회에서의 유행첨단을 걷는 젊은 여성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미도파백화점은 8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동안 서울 상계점 8층 마들플라자에서 북한주민들의 의생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북한 의생활 및 복제전시회」를 개최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일원 후원의 이 「북한 의복전」에는 남녀 성인의류 아동복 제복 잡화등 모두 2천여점이 선보이며 이들은 평양제1백화점에서 판매되거나 실제 주민들이 입던 옷이 대부분.중국어주하며 북한국경지역을 자유로이 드나드는 조선족 보따리장수들을 통해 구입했다고 백화점측은 설명했다. 미도파 백화점측은 또 『검정치마 흰저고리로만 인식돼 있는 북한의 의생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소수지만 상류층이 입고 있는 다양한 옷 등을 소개함으로써 국민들이 북한의 현상황을 점칠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전시가 끝나면 전시품들은 모두 통일원측에 기증돼 통일전망대등에 재 전시할 예정이다.
  • 블루 모스크/이스탄불(아랍서 지중해까지:9)

    ◎섬세한 상감무늬 천장은 “환상적”/시내 7백여 사원중 으뜸… 첨탑 6개·보조돔 4개에 둘러싸인 중앙돔은 웅장 이스탄불에 있는 모스크는 모두 몇개나 될까. 터키정부의 공식조사에 의하면 7백여개.그날 나를 술타나메트 모스크까지 데려다 준 택시기사는 1천개가 넘는다고 했다.그 중에서 으뜸 가는 모스크,모스크 중의 모스크가 「술타나메트」다.일명 블루 모스크. 열 네살 어린 나이에 즉위한 아메드 1세는 신심이 깊은 술탄이었다.그는 유스티아누스 황제때 지은 아야소피아 성당에 버금가는 회교사원을 지어 신에게 헌정하고 싶었다.터를 물색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마침내 아세궁전 자리가 사원터로 내정되었다.그리고 시인이며 상감세공에도 뛰어난,건축가 마메드 아가에게 이 성업이 맡겨졌다.1609년에 시작된 공사는 8년이 걸려 1617년에야 완성되었다.그때 아메드 1세는 『이제 나는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그리고 나서 얼마후 술탄은 죽었다. 그의 아들 오스만 2세는 부왕의 묘를 사원 가까이 만들어 안장했다. 이른 아침이었다.하늘은 흐리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 모스크 앞 녹지광장은 썰렁했다.그러나 바람의 심술은 봄의 정령이 흐드러지게 깃든 마로니에와 이팝나무들로부터 짙은 향기를 실어왔다. ○아메드 1세가 건립 모스크는 10시에 문을 열지만,광장 주변에는 볼거리들이 풍부했다.왕의 문지기집,학교,키오스크,연립상점들은 사원과 함께 설계된 복합건물이었다.또한 모스크 옆으로도 두 개의 방첨석탑(오벨리스크)이 있는 긴 장방형의 술타나메트 광장이 있었다.이곳은 비잔틴시대에는 십만 관중을 수용하는 전차경주장이었다고 한다.지금은 「독일인의 샘」으로 불리지는 팔각정자에서 황제는 경기를 관전하며 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작은 정자 하나에만도 이스탄불을 관통한 격전의 역사가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본래 정자의 양쪽 출입구 네 모퉁이는 조각가 리시포스의 청동작품으로 장식되어 있었다.하나는 사자와 함께 있는 전사,헤라클레스,질주하는 말,뱀을 사로잡은 독수리가 그것이었다.그런데 이스탄불이 라틴족에게 점령되었을 때 이 청동조각들은 녹여져서 기념메달로 재생되었고,지금 세워져 있는 네 필의 청동 말은 베니스의 성 마르코 광장에서 옮겨온 것이다° 또한 두 개의 방첨석탑 중 하나는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집트 원정 기념으로 히에라폴리스로부터 운송해온 것인데,그것을 세우는데만도 32일이 걸렸다고 한다.석탑을 받치고 있는 받침대가 테오도시우스의 치적을 말해주는 양각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반해,위의 돌기둥에 새겨 있는 상형문자는 이집트 왕 투모시스의 통치 30년을 기념하는 글귀이다.「투모시스,오 호루스신의 권세와 그 승인이여」 두 대의 대형버스가 광장과 모스크 사잇길에 와서 멈춰섰다.서양인 관광객들이 길 위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등장은 모스크가 문을 열었다는 뜻이기도 했다.이제는 모스크쪽으로 어슬렁어슬렁 가봐야겠다. 원경으로 보이는 블루 모스크,여섯개의 미나렛과 네 개의 보조 돔에 둘러싸인 중앙 돔의 웅장한 조형미.여섯 개의 첨탑에는 열 여섯 개의 발코니가 있는데,그 숫자는 왕위를 이어온 술탄의 숫자와 같다.돔과 첨탑의 끝은 금으로 장식되어 있다. ○돔 내엔 채색유리창 아메드1세는 신심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스티아누스황제에 의해 만들어진 소피아성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사원이 세워진 터가 소피아성당과 마주보이는 위치에 있다는 것부터 힘겨룸을 전제하고 있다. 그에 반해 이라크의 모스크에서는 하늘과 신에 대한 칭송과 경외를 면면히 느끼게 된다.그곳 모스크의 특징은 돔의 표면이 하늘을 상징하는 푸른색 타일로 장식되어 있고,첨탑의 둥근 이온은 뮤에진이 하루 다섯 번 기도시간을 알릴 때,그늘에서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그곳에선 오직 무슬림만이 모스크에 출입할 수 있다. 블루 모스크 앞엔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입장권을 따로 팔지는 않고 신발을 보관해주는 값으로 2천 리라를 받았다. 사원의 내부구조는 의외로 단순했다.천장이 높은 홀에 연분홍 대리석 기둥들이 전부였다.그러나 섬세한 상감무늬가 입혀진 천장은 아름다움의 극치였다.코란의 글귀가 새겨 있는 중앙 돔의 내부와 그 돔을 둘러싼 30개의 작은돔의 내부에는 반달형의 채색 유리창들이 있어 실내에 환상적인 무지개빛을 드리우고 있었다.유리창은 모두 2백60개인데 그 넓은 홀을 밝히기엔 다소 부족한 듯,중앙에 수백 개의 작은 전구를 매단 대형 조명기구가 늘어뜨려져 있었다. 바닥에 깔려있는 수백 장의 양탄자는 그곳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에 닳아 반질반질 했다.그러나 제한구역 너머,신도들이 예배를 보는 곳에 있는 양탄자는 새 것처럼 깨끗했다.마침 시골사람으로 보이는 중년의 터키인 부부가 제한구역 안쪽의 바닥에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앉아 있었다.이라크에서라면 이 모스크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그들 뿐 이었으리라. 「이슬람교도가 많은 도시」이스탄불은 이제 자신의 가장 내밀한 성소를 이교도들의 볼거리로 내어주고 있었다. 터키남자 그리고 나타샤. 그를 만난 것은 블루 모스크 옆의 「술탄 팝」이란 음식점에서였다. 『엊그저께 암만에서 이스탄불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당신을 봤어요』 몸에 붙는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 차림의 청년이었다.자동차 키를 만지작 거리며 그가덧붙였다. 『당신은 한국사람이죠?』 『네,당신은?…』 『터키사람이에요.나는 이스탄불에 살아요』 『반가워요.그럼…』 나는 자리를 찾아 앉았고 그 역시 다른 자리에 앉았다.주문한 음식을 먹고 있는 동안 그의 시선이 줄곧 내 옆얼굴을 따갑게 했다.거북함을 잊으려고 나는 친구에게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나서 보니 그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음식값을 치르고 밖으로 나왔다.보라색 꽃더미가 눈을 부시게 하는가 싶었을 때,나무 아래 앉아 있던 그가 불쑥 일어나서 나에게로 다가왔다. 『아니?…』 『나는 사실 당신 자리로 가서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이스탄불에서 뭘 하세요?』 『나는 테훈이라는 호텔과 양탄자 도매상을 해요.그리고 도쿄에도 레스토랑이 하나 있어요.가끔은 일본 NHK의 프리렌서 일도 보구요』 그는 자기 명함을 나에게 주었다.셀라하틴 하쉐리엔이 그의 이름이었다.그는 내가 원한다면 자기 양탄자 가게를 구경시켜줄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양탄자 가게는 가까운곳에 있었다.천장이 낮고 안이 깊은 실내로 들어서기 전,문득 생각나는 말이 있었다.터키에 가면 이유없이 친절한 남자를 경계하라.하지만 호랑이를 잡으려면 굴 속으로 들어가야지? 『당신은 이스탄불에 얼마 동안 머물겁니까?』그가 물었다. 『내일 아침 10시 비행기로 떠나요』 『며칠간만 더 연기하세요.그러면 내가 이스탄불을 구석구석 구경시켜 줄 수 있어요.패라 팔레스 호텔 알지요.아가사 크리스티가 「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을 집필했던 방이 그곳에 있는데,나는 그 방의 VIP키도 가지고 있어요.원한다면 당장이라도 그곳에 가볼 수 있어요』 상점을 나올 때 나는 실크킬림(벽걸이)을 하나 사서 손에 들고 있었다.그는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8시에 그가 호텔 로비로 왔다.그는 말쑥한 정장차림이었다. ○「나타샤」들에 당해 나는 그에게 일행들이 남기고 간 쪽지를 보여주면서,그들과 합류하자고 제의했다.그는 이스탄불에서 제일 유명한 레스토랑에 예약을 부탁해 놓았는데 취소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잠시후 우리는 그의 푸조차를 타고 일행들이 먼저 간 레스토랑으로 갔다.차를 주차시키고 돌아온 그의 손에는 장미 한 송이가 들려 있었다. 『나는 내 생애에서 여자한테 두 번 꽃을 주었어요.한번은 우리 어머니한테,또 한번은 전 애인한테,그리고 지금 세번째 당신한테 꽃을 줍니다』 유부녀라는 사실을 밝히면 너무 잔인한 짓일까.난처했다. 『내 어머니는 프랑스인이에요.어머니한테 당신 얘기를 했어요.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렸어요』 나는 잠자코 음식만 먹었다.그가 감정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요.그러나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겠어요.당신 나이가 스무살이든 오십살이든,결혼을 했든,안했든 상관없어요.나는 당신이 좋아요』 식사를 끝내고 레스토랑에서 나올 때 나는 그만 그가 준 꽃을 놔두고 나왔다.그가 다시 가서 꽃을 가져와 도로 나에게 주었다. 그는 그날 저녁 나에게 모욕을 받은 듯이 화를 내며 돌아서 갔다.하지만 그는 재수가 좋았는지모른다. 요즘 터키에서는 「나타샤」란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나타샤란,터키와 이웃해 있는 나라들로부터 국경을 넘나들며 장사를 하는 보따리장수의 속칭이라고 한다.그런데 터키남자들이 러시아 나타샤들의 유혹에 빠져 가산을 날려보내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러니,마음이 헤픈 하쉐리엔이여.그대가 나타샤한테 반했더라면,호텔도 양탄자가게도 다 날려버리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 “정상회담전 타결” 조심스런 기대/미­북 3단계회담 전망

    ◎실무접촉서 서로입장 확인… “숨길것 없다”/어떤 형태로든 합의… 시기·내용이 문제로 8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북한 3단계 고위급회담의 기대치는 과거 어느때보다 높다.꼭 1년전에 열린 두차례의 회담에 비해 분위기와 여건이 훨씬 성숙됐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북한의 자세가 적극적인 점을 들수 있다.미국은 회담을 앞두고 북한과의 정상회담,국교정상화등을 거론하고 있다. 설사 그같은 발언이 회담에 임하는 전략상의 에드벌룬일지라도 정부 고위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회담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요인임은 분명하다.또 북한의 강석주외교부 부부장도 제네바 도착서명에서 『모처럼 마련된 이번 회담에서 결실있는 대화,성과있는 대화를 할것』이라며 『핵문제 일괄타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밝혔다.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이 오는 25일 사상 초유의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사실도 회담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런 상황때문에 이번 회담은 1년만에 재개됐고 제재에서 대화로 국면이 급반전했다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김삼훈외무부 핵대사가 제네바에 오는것도 회담의 중요성 탓도 있겠지만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다.김대사의 역할은 회담의 조기타결 지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회담이 장기화 돼 정상회담 직전까지 늘어지면 역사적인 정상회담의 축제분위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회담은 장기화되리라는 일부의 전망도 있지만 늦어도 다음주 말쯤에는 종료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는 크게 북한핵문제,국교정상화 및 경제지원문제등 2가지로 나눌 수 있다.미국은 수교와 경제지원을,북한은 핵문제 해결을 각각 카드로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뉴욕실무접촉을 통해 북한의 핵계획동결등 기본입장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탐색전없이 곧바로 실질토의에 돌입할 수 있다.미대표단의 한 소식통이 『경제원조와 관계개선이 막바로 테이블에 올려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보따리에서 곧바로 수교를 꺼내지는 않으리라는 것이일반적인 관측이다.다원화된 카드전략으로 북한을 「요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의 핵계획동결 입장 확인을 거쳐 원자로의 경수로전환 지원,대북 경제협력,연락사무소교환설치등의 청사진을 하나씩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현시점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바라는 가장 시급한 것으로 미국등 서방제국과의 외교관계 수립보다는 경수로 지원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만큼 경수로지원 방안이 중점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네바의 한 외교소식통은 내다봤다. 분위기와 여건은 좋지만 그렇다고 이런 현안들이 한꺼번에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하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즉 미국은 북한에 대해 불신을 기조에 깔고있으며 북한도 사랑을 깨물어먹기 보다는 오랫동안 즐기기를 원한다는 분석이다. 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미국은 안보리제재 재추진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있고 북한도 강석주부부장의 발언에서 보듯 모처럼의 대화국면을 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양측이 어떻게든 합의를 이뤄낼 것임은 분명하고 문제는 내용과 시기에 달려있다.그리고 정상회담 이후에 미·북은 회담을 속개하거나 4단계회담을 열어 추후 논의를 계속하리라는 전망이다. 미·북회담의 결실은 남북정상회담과 직결될 수 밖에 없고 미·북관계를 급진전시킬 수도 있다.하지만 그 속도와 폭은 북측의 양보와 미국측의 협상에 달려있다. ◎북 강석주대표 제네바 도착성명 전문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대표단은 미합중국과의 제3단계 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방금 제네바에 도착했다. 조·미 쌍방이 그동안 복잡하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 대화의 마당으로 되돌아온 것은 조선반도의 핵문제 해결은 물론 아세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국제사회가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주지해온 모든 사태발전은 압력과 위협으로는 우리의 핵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리는 과거나 지금이나 대화만이 핵문제해결의 유일한 방도이며 공정하고 평등한 기초위에서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을 시종일관 주장하고 있다. 핵문제를 포함한 조·미 사이의 현안문제들은 그 어느 것을 막론하고 서로의 믿음이 없는데로부터 생긴 오해와 불신에 근원을 두고 있다. 우리는 조·미 쌍방이 다같이 신뢰조성을 공동의 목표로 내세우고 이해를 도모하여 나가는 방향에서 협상에 임한다면 이번 회담이 결실을 이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믿고있다. 조·미 쌍방은 모처럼 마련된 이번 회담을 귀중히 여기고 결실있는 대화,생산적인 대화를 지향하여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인내심과 아량을 가지고 조·미 두나라 인민과 세계 인민들의 기대와 염원에 부합되게 핵문제를 일괄 타결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미합중국대표단도 신의를 가지고 우리의 대화노력에 적극 합세하리라는 기대를 표명하는 바이다. ◎미·북회담 일지 ▲4월10일=북한,IAEA 핵안전협정 비준 ▲3월12일=북한,NPT 탈퇴선언 ▲5월11일=안보이,대북한 결의안(제8백25호) 채택 ▲5월17∼21일=미·북한,고위회담준비차 뉴욕서 2차례 회동 ▲6월2∼11일=뉴욕서 제1단계고위급회담.북한 NPT 탈퇴유보 발표 ▲7월14∼19일=미·북한,제네바서 제2단계 고위급회담.북한,IAEA와 사찰협의 재개 동의.미국,북한 원자로 경수로 전환 지원 시사 ▲12월3일=북한,미국에 핵사찰조건 수정제의 ▲12월29일=미·북한,뉴욕 추가접촉서 핵사찰 수용합의 ▲1월7일=북한·IAEA,사찰협상 시작 ▲1월21일=북한,IAEA 사찰조건 수용불가 선언 ▲2월15일=IAEA,북한핵사찰 수용발표.미·북한,뉴욕 실무접촉 재개 ▲3월3일=미국,팀스피리트 중단,3단계회담 발표 ▲3월1∼15일=북한 핵사찰 ▲3월31일=유엔안보리,사찰촉구 의장성명 채택 ▲5월17일=IAEA 새 사찰단 북한 도착 ▲6월10일=IAEA 북한제재결의안 채택 ▲6월13일=북한 IAEA 탈퇴 선언 ▲6월15∼18일=카터 전 미국대통령 북한 방문 ▲6월18일=북한 남북정상회담 제의,한국 수락 ▲6월22일=클린턴,북·미3단계회담 7월 재개 발표
  •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들뜬 실향민들/「상봉 중개소」에 문의 빗발

    ◎“북가족에 연락할 길은 없는지…”/전화 2∼3배 급증… 서신 부탁도 남북정상회담 개최등으로 남북관계가 크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최근 제3국을 통한 이산가족 서신교환과 상봉을 주선하는 국내 중개알선업체들에는 북의 가족들과 연락해보려는 실향민들의 문의및 상담이 부쩍 늘고 있다. 89년 제정된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누구든지 「북한주민접촉신청서」를 제출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합법적인 서신교환과 상봉이 가능해진 이후 속속 생겨난 이 민간단체들은 한겨레상봉회·한겨레평화통일협의회·한국이산가족연락사무소등으로 현재 국내에만 5∼6곳이 된다. 대부분 실향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이들 단체에는 정상회담개최발표 직후부터 평소의 2∼3배인 하루 10여통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고 직접 방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관계자가 설명한다. 이들은 『남북회담이 곧 이뤄지는데 북쪽에 연락하기가 좀더 쉬워지는 게 아니냐』 『앞으로 제3국을 통하지 않고 연락할 방법이 생기지 않겠느냐』 『지금 편지를 쓰면 언제쯤 북쪽가족들에게 전달되느냐』는등 어느때보다 기대에 차 있다. 국내에서 접수한 편지는 주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보따리장사를 떠나는 연변등지의 중국교포상인이나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사람들편에 몰래 전달된다.이런 방법으로 서신이 전달되는 기간은 평균 3개월.답장을 받으려면 최소한 6개월정도가 걸린다. 90년부터 이 일을 시작한 「한겨레상봉회」의 경우 지금까지 50여건의 신청서를 접수받아 이 가운데 20여건의 서신교환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서신왕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서신왕래의 성공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실제로 한 실향민은 얼마전 이들 단체를 통해 북한에 있는 남동생의 행적을 수소문,당 고급관료로 신의주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동생이 악화된 남북관계를 고려,답장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서신왕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통일원에 따르면 「남북교류협력법」시행이후 지금까지 남북이산가족들간의 서신교환및 상봉은 1천5백28건 신청에 5백82건이 성사됐으며 이 가운데 해외동포주선이 5백15건으로 가장 많고 민간단체주선으로 인한 교류는 5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 평양의 카터/이경형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TV인 CNN방송은 15일 온종일 헤드라인 뉴스로 북한핵관련기사를 방영했다.미국이 이날 제시한 대북제재결의안 초안내용에서부터 한국의 민방위훈련장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입체적 보도를 했다. 이 가운데서도 평양을 방문한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이 북한 김영남외교부장의 환영만찬에 참석,함께 건배를 하고 악수를 나누는 화면이 눈길을 끌었다.카터전대통령이 김부장의 환영을 받으며 만찬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유난히 소리울림이 큰 만찬장에서 백발의 카터전대통령이 분명한 어조로 연설을 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우리 두 나라가 전면적 우호관계를 맺고 무역개방,인적교류는 물론 외교관계를 수립할 시기가 왔다』『핵개발의 투명성에 관한 문제가 분명히 해결되고 오해가 풀리는 즉시 우리는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할수 있다』 카터전대통령이 이같이 「미국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때 클린턴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의회의 여야지도자들을 만나 유엔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초안제시에 따른 행정부의 대북정책방향을 설명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아주 신중하면서도 매우 단호하게』나갈 것임을 다짐한뒤 『북한은 진로만 바꾸면 더이상 고립될 필요가 없다.그들은 북한주민들을 위해 훨씬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터전대통령과 클린턴현대통령이 거의 동시에 행한 언급의 행간에는 제재가 결코 「응징」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는 설명이 깔려 있다.안타까울 정도로 대화를 선호하는 클린턴행정부의 현주소를 읽을수 있다. 미측의 대북제재결의안 초안이 앞으로 협의과정을 통해 어떻게 수정,가감첨삭될지는 카터전대통령이 일단 귀국하여 「평양보따리」를 백악관에 풀어놓은뒤에야 점괘가 나올것 같다. CNN­TV에 비친 서울의 한 슈퍼마켓에 라면등 비상식량을 사려 줄을 선 시민들의 모습과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안보불감증도 문제지만 「냄비기질」도 큰 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구소 한인의 수난/이호철(일요일 아침에)

    구소련 해체와함께 불어닥친 민족주의의 회오리에 휘말려 현지의 우리 동포들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전체 고려인의 75% 정도인 35만여명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크와 카자흐에 밀집되어 살고 있는데,각 공화국이 소련방에서 벗어나 독립하면서 고려인들은 어느 나라에서도 괄시를 받는 소수계로 전락,집단농장이나 교단에서 줄줄이 쫓겨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 지역은 전통적인 회교권이어서 「이제 우리 나라는 독립국가이니 카자흐어로 강의하라.그렇지 못하면 강단에서 내려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런 식으로 쫓겨난 교수도 한두명이 아니라고 한다.그리하여 그들은 오갈 데없이 옛날의 고토인 연해주 쪽으로 몰리며 떠돌이신세가 되고 있고 동족끼리 모여사는 신한촌 건설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난번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 때도 현지의 고려인 동포들은 새로운 정착지에 관해 어떤 형태로든 건설적인 소식이 나오길 기다렸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들 태반은 지난날 어떤 형태로든 항일독립투쟁에 가담했던 선열의 후예들이거나 일제 식민치하를 거부하고 유랑을 했던 지사들의 후예들이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범도장군도 여직 그곳에 묻혀 있거니와 1937년 어느날,스탈린의 명령 한마디에 그곳 연해주 쪽의 동포들은 한사람 예외없이 쓰고 살던 집과 세간살이 일체를 그냥 고스란히 둔채 남녀노소 전원이 밀봉화차에 실려 몇날 며칠 대소변도 제대로 가리지 못한채 낯선 중앙아시아의 황무지에 내팽개쳐졌던 것이다.그때 스탈린일당은 연해주의 동포들을 몽땅 일본첩자로 보았던 것이다.그리하여 그들은 얼어죽고 굶어죽고,그러나 우리 민족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새 삶의 터전을 잡고 고려인의 기상을 떨치었다.특히 농사일에 들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지금까지 주위의 이민족과 잘 융화하고 근면한 민족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데 별안간에 이들은 오갈데 없는 신세로 떨어져 그 옛날의 고토인 연해주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연해주의 하바로프스크시와 주변지역 한인사회도 중앙아시아출신,사할린출신,북한출신 등으로 분열되어 있어 새로 떠돌이신세로 쫓겨오는 중앙아시아의 동포들은 온전하게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딱한 처지를 도와줄 길이 없을까. 현지 고려인들은 러시아정부로부터 1937년의 강제이주에 대한 사과도 받아냈다고 하며,러시아정부는 현지의 떠돌이신세가 된 고려인들의 정착을 위해 25㏊의 부지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고 한다.다만 돈이 없는 러시아정부로서는 더 이상의 경제적인 지원에는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우즈베크에서 경리담당 공무원이었던 한 중년여자는 두 자녀를 둔채 혼자 연해주쪽으로 쫓겨와 보따리장사를 하면서 언제쯤에나 가족들을 데려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푸념을 하더라는 것이다. 『자치공화국이 있는 독일민족,유대민족은 모두 그곳으로 갔지만 한인들은 갈곳이 없으니 천상 부모들이 살았던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친척이나 연줄이 있는 사람은 하바로프스크 변두리에 단칸방이나마 얻었지만 우수리같은 소도시나 시골로 흘러들어간 사람은 어떻게 됐는지 생사 소식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자,러시아 현지의 우리 선열들의후예가 이런 처지에 놓여 있는 것에 우리는 어떤 구원의 손길을 뻗칠수가 있을까.「25㏊의 부지」! 그것이 확 눈에 들어온다.러시아정부가 지난날의 죄과도 있어 고려인의 정착을 위해 25㏊의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그것을 제대로 받아낼 「기구」같은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LA의 한인들처럼 그곳의 한인들도 몇갈래로 찢겨져 으르렁거리고만 있는것 같다. 이참에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심지어 북한에서조차 두고 있는 해외교포문제 전담기관이 우리 정부 안에는 아직 없다는 사실. 연해주 고려인 정착촌이 마련되면 북한 벌목공문제도 훨씬 쉽게,자연스럽게 풀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정부기구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러시아·중국·미국·일본 등의 교포문제를 다루는 「교민청」같은 것도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 북핵 불감증/박정현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서방 외교소식통들은 지금의 북한 핵문제를 부풀어 오를대로 부풀어 오른 풍선에 비유하기도 한다. 북한 핵물질의 전용을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연료봉의 계측이 불가능한데 따른 상황변화를 두고 하는 표현이다. 다시말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는지를 확인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대북제재와 「선전포고 간주」라는 말이 나오는 시점이고 변수만 주어지면 북한 핵문제는 구멍뚫린 풍선처럼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른다는 얘기다. 신중하기로 소문난 외교관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위기상황」이라는 말로 한반도 정세를 진단했다.그러던 것이 지금은 어느새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그만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점점 긴박하게 변하고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몇년째 끌어오고 있는 북한 핵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 있고 또 상당한 정도로 개발이 진척되었을 수도 있다는 국제사회의 강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료봉 교체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후계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척되어 버린 것이나 연료봉의 선정방법을 놓고 북한이 IAEA의 기술적인 조건을 거부한 것이 그런 의혹을 증폭시킨다. 또 한편으로는 북한이 미국등 서방국들과 수교를 하기 위한 핵카드라는 게 가장 일반적인 분석이다.미·북간의 협상과정에서 큰 보따리를 얻어내려는 북한이 핵카드를 쓰면서 미국을 「위협」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북한은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밀어붙이기 전략을 쓰고 있다.어떻게 보면 수교를 목적으로 한 게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민족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핵문제를 놓고 북한이 벌이는 한판의 게임은 너무나 위험한 행태임은 분명하다. 이제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 말하는 측이나 「제재는 곧 선전포고」라는 북한의 위협을 전해 듣는 국민들이나 몇년째 계속되는 탓에 그 심각성을 간과해버리는 핵「불감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인 것같다. 아울러 북한은 후세인 식의 「국제적인 문제아」같은 게임을 더이상 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해둬야 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