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형(외언내언)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도』라는 경구가 있다.이 말은 흔히 육체를 건강하게 가꾸는 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그러나 원래 이 말은 그렇게 생겨난 말이 아니라는 설이 있다.전성기의 로마시대에 사람들이 환락과 퇴폐를 탐하고 사회를 좀먹기 시작하자 유난히 신체단련에 기를 쓰고 사우나니 목욕같은 것이 성해졌다고 한다.요즘도 많이 볼수 있는 보디빌딩 같은 것도 그때 생겨났다.그렇게 극성스럽게 신체적 단련에 탐닉하는 계층을 보며 생각있는 사람들이 『육체의 건강만큼 정신의 건강도…』수련되었으면 좋으련만,하고 탄식한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육신의 건강에 너무 탐닉하는 풍조의 끝은 매우 부정적일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기도 하다는 뜻이다.방학철의 어린이들이 성형수술바람에 휘말린다는 이야기(서울신문 12일자)가 어쩐지 그때의 로마를 생각나게 한다.
요즈음의 어린이는 안 이쁜 어린이가 없다.우리 어린이들이 별안간 잘 생겨져서 그렇다기 보다는 영양상태가 좋게 잘 자라 모든 어린이가 잘 생겨 보이는 것이다.또 현대는 개성시대여서 생긴대로 잘만 자라면 모두가 개성있게 이쁘고 귀엽고 발랄하다.
생긴대로 충분히 아름다운 어린이를 어른들이 이끌고 가서 쌍꺼풀에 오뚝한 코를 가진 획일적인 성형미인으로 만드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그러는 정력과 시간을 정신적인 아름다움을 수련하는 데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책을 읽게 할 수도,글을 쓰게 할수도 있다.혹은 좋은 예술과 접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준다든가 한다면 서양미인 흉내의 성형수술보다 지적이고 고상한 아름다움을 잉태시키는 확실한 기회가 될 것이다.
『육체의 아름다움만큼 정신의 아름다움도…』길러준다면 좋겠다는 한탄이 절로 든다.하다못해 자라면서 남에게 폐가 되지 않는 교양을 익히며 자랄 기회라도 만들어준다면 「신한국인」으로 거듭나는 기회라도 만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