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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매국노 집안”…영화 ‘암살’ 속 이경영 역 후손의 고백 [라이프+]

    “나도 매국노 집안”…영화 ‘암살’ 속 이경영 역 후손의 고백 [라이프+]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이 연일 논란인 가운데, 한 직장인이 자신도 친일파 후손이라는 사연을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틀 전 간호사로 일하는 직장인 A씨가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한 글이 화제가 됐다. 그는 영화 ‘암살’을 언급하며 “영화에서 배우 이경영씨가 맡은 친일파 인물 ‘강인국’이 금광 채굴권을 따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 증조부가 바로 그 금광 채굴권을 딴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가족들이 함께 영화를 보며 해당 인물을 비판하자, A씨의 아버지는 “너의 증조부가 금광 채굴권을 가졌던 영화 속 저 인물”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A씨의 조부)의 친일 행적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나라에 공을 세워 금광 채굴권을 소유하게 됐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A씨의 아버지는 당시 역사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금광 채굴권을 소유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것을 깨닫고 직접 자료를 찾아보다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러한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배우 하영을 언급했다. 그는 “스스로 고민해야 했던 게 맞다. 어쩌면 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특히 고종 치료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면 더욱 실제 역사를 찾기 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 부모님이 항상 자랑스럽게 얘기하시니 마음속에 자부심을 갖고 살면서 찾아볼 생각조차 안 해봤을 것”이라며 “친일파의 자손들은 잘살면 안 되는 것이 맞다. 업보는 그 자손들에게 다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조부가 친일파였다고 고백한 A씨는 “내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한 뒤 일용직을 전전하다 우울증을 앓고 계시고, 고모와 삼촌도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나 역시 살면서 너무 힘들고 무례한 환자를 만나도 내 조상의 업보를 청산한다 생각하고 2배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영은 지난 7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증조부께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며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1918년 매일신보 기사에는 안상호가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뒤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매운 음식도 못 먹는다”고 언급한 내용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하영은 자필 편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광복절을 앞두고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제13회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 13일 개막…17일까지 5일간

    ‘제13회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 13일 개막…17일까지 5일간

    전국의 우수한 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지역민과 소통해 온 문화축제 ‘제13회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가 오늘(13일) 막을 올리고 오는 17일까지 5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전남광주 목포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서는 해외 6개국 작품을 포함해 국내외 장·단편 영화 70여 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특히 이번 행사는 목포 원도심과 하당 등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어 도시 전체를 무대로 삼는 ‘도시형 영화제’로 대폭 확대돼 펼쳐진다. 행사 기간 중에는 감독과의 대화(GV), 마스터클래스, 로드클래스, 포럼, 점방시네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영화와 공연, 강연 및 시민참여형 지역 문화예술 프로젝트가 어우러진 복합문화축제로 꾸려져, 전국 각지에서 200여 명의 영화 관계자와 1천여 명 이상의 관객이 목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는 이번 영화제는 개막에 앞서 예산 마련에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국비 지원사업 특성상 지방비 매칭과 자부담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올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예산이 지난해보다 1500만 원 삭감됐기 때문이다. 이에 영화제 측은 행사의 정상 개최를 위해 약 2800만 원에 달하는 자부담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며 막을 올리게 됐다. 정성우 영화제집행위원장은 “문화예술은 단순한 비용이 아닌 도시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문화정책과 행정·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8월 13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6년 8월 13일

    쥐 36년생 : 귀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48년생 : 기쁜 소식으로 마음이 즐겁다. 60년생 : 사업운이 좋아 활기가 돈다. 72년생 : 문서 관계에서 행운이 있다. 84년생 : 좋은 기회가 가까이 온다. 96년생 :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라. 소 37년생 : 기쁜 일이 생기겠구나. 49년생 : 신수가 왕성하고 운수가 트인다. 61년생 :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라. 73년생 : 변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85년생 : 기회 포착을 잘해야 한다. 97년생 : 주변 흐름을 잘 살피면 득이 있다. 호랑이 38년생 : 필요 이상의 지출은 줄여라. 50년생 : 장기적인 투자는 길하게 작용한다. 62년생 :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라. 74년생 : 일이 일사천리로 풀린다. 86년생 : 소득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98년생 : 기대보다 현실을 먼저 살펴라. 토끼 39년생 : 매사가 순조롭게 잘 풀린다. 51년생 : 중도에 포기하면 큰 손해가 따른다. 63년생 : 서서히 길운이 들어온다. 75년생 : 일이 잘 추진되는 날이다. 87년생 : 인기와 신뢰를 함께 얻는다. 99년생 : 성실한 태도가 주변의 인정을 부른다. 용 40년생 : 모든 일에 조심해야 한다. 52년생 : 과로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라. 64년생 : 고생도 훗날의 낙으로 여겨라. 76년생 : 계획대로 밀고 나가도 좋다. 88년생 : 잔재주를 부리지 말고 정직하게 하라. 00년생 : 기본에 충실해야 실수가 없다. 뱀 41년생 : 남의 일에도 조금은 신경을 써라. 53년생 :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 65년생 : 좋은 기회가 가까이 다가온다. 77년생 : 친척의 도움도 신중히 받아라. 89년생 : 노력한 만큼 대가가 따른다. 01년생 : 성실하게 움직이면 보람이 있다. 말 42년생 : 고집스러운 마음은 버려라. 54년생 : 욕심을 부리면 좌절할 수 있다. 66년생 : 필요 없는 지출이 많아질 수 있다. 78년생 : 타인의 일로 바쁘게 움직인다. 90년생 : 고집만 줄이면 일이 순조롭다. 02년생 : 유연한 태도가 좋은 결과를 만든다. 양 43년생 : 힘겨운 일은 되도록 삼가라. 55년생 : 자존심 때문에 구설이 생길 수 있다. 67년생 : 노력하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79년생 : 매사를 소신껏 처리해야 한다. 91년생 : 애쓴 만큼 즐거움이 따르는 하루. 03년생 :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결실이 있다. 원숭이 44년생 : 이름을 떨칠 수 있는 운세다. 56년생 : 필요하면 남에게 도움을 청하라. 68년생 : 몸과 마음이 불편할 수 있다. 80년생 : 집안에 경사가 생기겠다. 92년생 : 고민은 시간이 지나며 해결된다. 04년생 : 조급해하지 말고 흐름을 기다려라. 닭 45년생 : 먹을 복이 많아지는 날. 57년생 : 건강도 좋아지고 재물도 늘어난다. 69년생 : 고집 때문에 다툼이 생길 수 있다. 81년생 : 몸은 하나인데 약속은 많아진다. 93년생 : 은인의 도움이 따르겠다. 05년생 :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함을 전하라. 개 46년생 : 친지나 친구와 화목하게 지내라. 58년생 : 재물운이 왕성해지는 날. 70년생 : 겸손해야 인기를 얻는다. 82년생 : 오늘은 일찍 귀가하는 것이 좋다. 94년생 : 때를 만나 기쁜 일이 생긴다. 06년생 : 좋은 기회가 오니 놓치지 마라. 돼지 47년생 : 건강에 각별히 주의하라. 59년생 : 차분하게 일을 풀어나가라. 71년생 : 성공을 향해 힘껏 달려라. 83년생 : 지나친 기대는 삼가는 것이 좋다. 95년생 : 가정에 기쁜 일이 생긴다. 07년생 : 가족과 함께하면 좋은 일이 있다.
  • [특파원 칼럼] 日고교야구와 ‘3F’

    [특파원 칼럼] 日고교야구와 ‘3F’

    벚꽃 필 때 한 번, 매미 울 때 또 한 번. 일본은 해마다 두 번 고교야구 시즌을 맞는다. 올여름에도 지역 예선을 뚫은 49개 고교 야구팀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 모였다. 대대로 ‘성지’(聖地)로 불려온 구장이다. 서점에는 ‘고시엔 완벽가이드’ 같은 잡지까지 등장한다. 서툴어도 진심인 청춘에게 온 나라가 박수를 보내는 계절이다. “행운에도 교만하지 않고 불운에도 굴하지 않는다”. 고시엔의 정신을 상징하는 문구를 읊다보면 야구를 넘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큰 울림이 전해진다. 이겼다고 우쭐하지 말고 졌다고 무너지지 말라는 격려 내지 당부. 승패보다 태도가 먼저라는 말이다. 이런 고시엔의 철학은 여기저기에서 드러난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학생야구의 상징으로 ‘3F’를 내건다. 공정한 경기(Fair Play), 우정(Friendship), 투지(Fighting Spirit)를 뜻하는 말이다. 투지보다 우정이 먼저고, 공정이 이를 앞선다. 강한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을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전후 일본 학생야구가 교육의 장으로 다시 세워진 역사를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현실은 이상만큼 단순하진 않다. 일본 학생 야구에서도 승리지상주의나 팀 내 폭력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발생한다. 그럼에도 일본 학생야구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숨기지 않는다. 대학과 고교야구를 관할하는 일본 학생야구협회는 헌법 격인 ‘학생야구헌장’에서 “학생야구는 일체의 폭력을 배제하고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경기장에서도 이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상대를 조롱하는 야유는 제한된다. 과도한 세리머니도 금지한다. 2023년 봄 고시엔에서는 도호쿠고 선수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유행한 ‘후주 갈기’ 세리머니를 했다 주심 주의를 받았다. 연맹은 “퍼포먼스보다 플레이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상대의 실수 위에서 기뻐하는 법보다 경쟁의 품위를 지키라는 일침이다. 최근 한국 고교 야구의 ‘조롱 구호’가 논란이 됐다. 거센 비판이 일자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한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했다. 양교 선수들은 국립 5·18 묘지를 함께 참배해 고개를 숙였다. 괜찮다. 학생은 실수했으면 다시 배우면 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학생체육 관련 자료에는 스포츠맨십, 인성교육, 학습권 보장 같은 말이 반복된다. 그러나 학생야구가 왜 존재하는지를 모두가 함께 외울 수 있는 한 문장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3F를 그대로 가져오자는 얘기가 아니다. 한국 학생 야구는 한국 학생 야구만의 언어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단어가 아니다.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와 응원단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할 철학이다. 우승기는 한 학교만 가져간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배운 태도는 평생 남는다. 우리 학생야구에도 그런 문장이 하나쯤 필요하다. 명희진 도쿄 특파원
  • 미래에셋증권 2분기 순익 1.9조… 신한 잡고 KB금융만 남았다

    미래에셋증권 2분기 순익 1.9조… 신한 잡고 KB금융만 남았다

    금융권 1위 KB와 격차 870억 불과상반기 전체 순이익으로 봐도 3위막대한 이익 ‘스페이스X 잭팟’까지평가이익 지속성·증시 흐름은 변수 “증권사 한 곳이 국내 2위 금융그룹보다 더 벌었다.” 증시 활황을 등에 업은 증권사들이 금융권의 전통적인 ‘은행 천하’를 흔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을 모두 제쳤다. 미래에셋증권은 12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1조 90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추정치인 1조 5054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영업이익도 2조 4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5% 급증했다. 1분기 순이익 1조 2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지주와 나란히 세우면 달라진 체급이 더욱 선명하다. 2분기 미래에셋증권 위로는 KB금융 하나뿐이다. 금융권 2위인 신한금융(1조 8201억원)을 밀어냈고 하나·우리·NH농협금융도 모두 아래로 내려갔다. 1위 KB금융(1조 9922억원)과의 격차마저 870억원에 불과하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은 2조 9072억원에 달했다. KB금융(3조 8846억원)과 신한금융(3조 4427억원)에 이어 금융권 3위 수준이다. 하나금융(2조 4029억원)보다 5043억원 많다. 한 분기 반짝 실적을 넘어 반년 누적으로도 증권사 한 곳이 대형 금융지주를 앞선 셈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분기 순이익은 9464억원으로 NH농협금융(9104억원)보다 360억원 많았다. 우리은행(8427억원)과 NH농협은행(6052억원)도 넘어섰다. 증권사들의 ‘몸집 역전’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은 증시 활황이다. 국내외 증시가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식 매매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자산관리(WM) 부문 수익도 함께 개선되면서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이 전반적으로 커졌다. 미래에셋증권에는 스페이스X라는 ‘잭팟’까지 더해졌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2분기 세전이익에는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 약 1조 6242억원이 반영돼 있으며, 이를 제외한 2분기 연결 세전이익은 904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만으로 증권사가 금융지주의 체급을 완전히 넘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평가이익은 투자자산을 실제로 팔아 확정한 이익이 아닌 만큼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 향후 실적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증시 흐름도 변수다.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2.2%, 21.4% 하락했고 코스피 거래대금도 전월보다 23.3% 줄었다.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 거래 감소로 주식 매매 수수료가 줄고 자산관리 수익도 둔화하면서 상반기와 같은 호실적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 부산~북극~유럽… K신항로, 물류지도 바꾸나

    부산~북극~유럽… K신항로, 물류지도 바꾸나

    기후변화로 유빙 녹으며 재추진수에즈보다 운항거리 35% 줄고시간도 기존보다 열흘 가량 단축여름 제한적 운항·러 제재 걸림돌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항로가 부상하고 있다. 소위 기후온난화의 역설이다. 10년 만에 재추진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의 출항이 다음주로 다가오면서 해운업계의 관심도 높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물류 길을 확보할 기회인 동시에, 경제성 확보와 안전성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주요국이 녹아내리는 북극을 새로운 물류 터널로 선점하려 경쟁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얼마나 빠르게 경쟁력으로 바꿔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운업계와 정부는 오는 22일 북극항로 시범운항 출항일을 위한 막바지 준비 중이다. 이번 운항은 2013~2016년 국내 선사들이 5차례 시험운항을 진행한 후 약 10년 만이다. 기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해운사 팬스타의 27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에서 출항한다. 선박은 러시아 북극해의 북동항로(Northern Sea Route·NSR)를 지나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왕복한다. 또 운항 기간과 연료비, 보험료, 쇄빙 지원비, 항만 이용료, 통신과 안전관리 비용 등을 확인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2030년 상업운항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 이후 북극 해빙 면적은 10년마다 약 12.8%씩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북극 항로의 운항 기간이 예년보다 늘어나면서 관심이 커졌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속에서 대러 밀착을 통해 북극 개발 및 항로 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중국 컨테이너 해운회사 시레전드는 오는 15일 북극을 통과하는 정기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한다. 닝보·저우산항을 출항해 영국 펠릭스토우로 가는 북극특송으로, 주로 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광 제품 등을 유럽으로 실어 나를 계획이다. 선사 측은 이 항로를 ‘아이스 실크로드’라고 명명했다. 해운업계에서 북극항로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항해 거리다. 기존에 부산항에서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가는 거리는 약 2만㎞이지만 북극항로는 1만 3000~1만 5000㎞로 35%가량 줄어든다. 운항 시간도 기존 항로(약 30일) 대비 열흘가량 단축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항로에 비해서도 항해 거리가 약 40% 짧다.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은 “달라진 북극해 환경에서 첫 운항인 만큼 데이터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항로 다변화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선택지를 늘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경제성이다. 북극항로는 얼음이 녹는 7~10월에 약 3~4개월 정도 제한적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간 기항지에 정박해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며 수익을 얻는 정기 노선 구축이 어렵다. 러시아 제재의 불확실성도 위험 요소다. 북동항로는 러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영해를 통과하므로 러시아의 항행 허가와 쇄빙선 호송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 해운사가 러시아 인프라를 이용할 경우 유럽 등에서 2차 제재를 받을 위험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기선을 투입할 만큼 수익이 날지, 러시아 제재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시험 운항이 일반 상업 컨테이너 노선으로 정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 [사설] 국민 눈높이보다 개인 소신 중요한 안보 장관들, 불안하다

    [사설] 국민 눈높이보다 개인 소신 중요한 안보 장관들, 불안하다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의 언행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그제 권오을 장관이 북한을 ‘인민공화국’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해명이나 유감 표명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앞서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북한을 “인민공화국”이라 불렀다. 앞서 지난 5일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부처 업무보고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나 ‘조선’으로, 남북 관계를 ‘한조(한국·조선) 관계’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은 ‘남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북한·북측’ 대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호칭만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동조하는 듯한 권·정 장관의 발언은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헌법 3,4조에 위배된다. 북한의 전략에 말려 자칫 분단을 영구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오죽했으면 남북간 평화적 공존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일”이라면서 “표현 하나로 정쟁에 휘말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정 장관에게 주의를 줬겠는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복무 시절 탈영 의혹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6월에는 공군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6·25전쟁 침략군 총사령관인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본분을 망각한 논란들로 비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고,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며, 적의 위협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부처의 수장들 아닌가. 국민 상식이나 국가정체성과 거리가 있는 개인적 신념을 공공연히 고집한다면 문제가 작지 않다. 동맹국인 미국은 물론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전방부대의 빈총 경계, 보고 누락에 따른 미군 드론 격추 위기 등 잇따른 안보 기강 해이도 이와 무관치 않을 수 있다. 정치인으로서 개인적 견해와 국무위원으로서의 직분을 부디 분간하기 바란다.
  • [사설] 반도체 용수 심각한데 극한 가뭄… 수자원 계획 점검해야

    [사설] 반도체 용수 심각한데 극한 가뭄… 수자원 계획 점검해야

    영남지역의 극한 가뭄이 기후재난 시대의 물관리 계획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산·울산·경남과 경북 남부의 가뭄은 기본적으로 강수량이 평년의 5분 1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져 수분 증발량도 기록적이다. 결국 말라 타들어 가는 논밭에 농가는 폐농 위기에 몰렸고, 생활 용수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극한 가뭄은 전국 어느 지역이라도 찾아올 수 있다. 문제는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심각한 가뭄이 닥칠 경우를 대비한 수자원 확보 방안이 반영돼 있느냐는 것이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공정에는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는 하루 65만t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동복댐을 높이고, 나주댐을 활용하며 하수처리수도 이용한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농업 용수마저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농민들의 걱정은 크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설계에 적용하는 한발 빈도를 기존 10년에서 10년 이상으로 조정했다. 그동안 10년에 한번 찾아오는 가뭄에 대비한 설계였다면 앞으로는 그 이상 빈도의 가뭄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기후 변화에 따라 달라진 양상을 적용한 것이지만 이미 대부분의 저수지는 과거 기준으로 조성됐다. 게다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 계획에는 가뭄 빈도가 언급돼 있지 않다. 평균 강수량에도 쉽지 않을 반도체와 농업 용수 공급이 극한 가뭄에는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정부는 영남지역의 가뭄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물공급 계획도 현실성 있게 손봐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보다 심각한 광역적 가뭄이 닥쳐와도 생활·농업·공업 용수를 모두 지탱할 수 있는 물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재검토가 이루어진 ‘14개 기후대응댐’ 가운데 더 살릴 것이 있는지도 신중히 살펴야 할 것이다.
  • 올러엔 ‘명품 리드’ 페덱엔 ‘천적’… KIA 김태군, 슬기로운 포수 생활

    올러엔 ‘명품 리드’ 페덱엔 ‘천적’… KIA 김태군, 슬기로운 포수 생활

    베테랑 포수 김태군(37)이 흔들리던 KIA 타이거즈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KIA는 전반기 막바지까지만 해도 5위 두산 베어스의 추격보다는 3위 kt 위즈를 따라잡는 데 더 신경을 썼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후반기 개막 이후 에이스 애덤 올러(작은 사진 왼쪽)가 내리 3연패하면서 치고 올라갈 동력이 꺼졌다. 그 사이 선두권 순위는 천지개벽 수준으로 뒤집혔고 두산에 4위 자리까지 뺏겼다. 폭염 브레이크를 끝마친 11일 이범호 KIA 감독은 뚝심 있게 올러 카드를 내밀었다. 그 뒤에 감춰진 비장의 한 수는 포수 김태군이었다. 올 시즌 올러가 선발 등판했을 때는 한준수가 전담 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올러가 지난달 28일 삼성전에서 1회에만 8실점하며 무너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태군을 투입한 또 다른 노림수도 있었다. 김태군은 이날 삼성의 선발로 예고된 크리스 페덱(오른쪽)에게 첫 패배를 안긴 주역이 됐다. 페덱은 지난달 30일 KIA전 2회에 김태군에게 3점 홈런을 두들겨 맞으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김태군은 이 경기에서 완벽한 투수 리드로 부진에 빠져 있던 제임스 네일을 심폐소생하기까지 했다. 올 시즌 두 번째로 올러와 호흡을 맞춘 김태군은 1, 3, 5회에는 힘있는 직구 위주로 2, 4, 6회에는 변화구 비중을 크게 늘리는 볼 배합으로 삼성 타선을 교란했다. 올러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4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털어내고 다승(10승)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군은 타석에서도 눈부셨다. KIA는 2회말 나성범과 김선빈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페덱을 상대로 강공으로는 점수를 뽑아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주석이 3루 방면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가 됐으나 오선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천금 같은 찬스가 물거품이 될 뻔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이 보란 듯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4회에는 1사 2, 3루서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보탰다. KIA가 이날 뽑은 3타점이 모두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7회 무사 1루에서는 보내기번트의 정석도 보여줬다. 페덱은 7이닝 4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삼진을 9개나 잡았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페덱이 KIA에 패한 것이 아니라 김태군에게 패한 경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태군은 경기 후 “그동안 아픈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두 번이나 다쳐 재활을 했다. 대졸 연습생, 신고선수 등 후배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내가 정말 행복하게 야구를 했구나 싶었다. 그런 마음이 실전에서 조금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 차 부품 정렬 50분 → 7분… 현대차그룹 ‘전사 AX’ 속도전

    차 부품 정렬 50분 → 7분… 현대차그룹 ‘전사 AX’ 속도전

    자료 탐색·생산 중단 시간 90%↓정비·리뷰 대응 기간도 대폭 감소 정의선, 바이브 코딩도 직접 배워中 신차 대응하고 피지컬 AI 강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을 업무 현장에 적용하면서 충돌 안전 관련 자료 탐색·검토 시간을 90%, 생산라인의 불필요한 중단 시간을 86%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향후 전사 AX(AI 전환)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신차 개발 ‘속도전’에 대응하고 피지컬 AI 혁신의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과 AX 과정 및 성과를 공개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를 한곳에서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비교하도록 지원한다.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 시간은 약 90% 감소해 연구원 한 명당 월평균 약 20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생산 현장에서는 카메라와 비전 AI가 차량식별번호(VIN)를 읽고 실제 차량과 시스템 등록 차량 정보를 대조하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를 세계 70여개 생산거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작업 오류를 조기에 찾아내 연간 52억 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생산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 공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이동 경로를 AI가 최적화하는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을 통해 최대 50분가량이 걸리던 대차 정렬 시간은 7분 이하로 줄었다.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단축한 셈이다. 정비·고객서비스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차량 오류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을 분석해 진단 결과와 대응 방안을 제시해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모바일 앱에 올라온 고객 리뷰도 AI가 내용을 분류하고 답변 초안을 작성한다. 과거 담당자가 리뷰 한 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35분이 걸렸지만 AI 도입 이후 약 5분으로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의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전체 일반·연구직 직원의 약 80%다. AX 전환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기업보다 더 IT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한 데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경영진을 대상으로 ‘바이브 코딩’ 교육을 실시하자고 제안했고, 정 회장 본인도 코딩을 배웠다.
  • [정은귀의 시선] 당신은 어떤 바다를

    [정은귀의 시선] 당신은 어떤 바다를

    베개를 베고 누워 달빛이나 다정한 별빛에 의지해 밖을 내다보다가 나는안뜰 예배당에 서 있는 뉴턴의 석상을 볼 수 있었다. 프리즘을 들고 고요한 얼굴로 서있는 그 대리석상은 사유의 낯선 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영원한정신을 기리는 듯. 강의실 가득 메운열성적인 학생들, 딴청 피우는 자들,꿋꿋한 반항아들, 순진한 낙제생들까지,저울에 달리는 듯했던 시험의 날들,넘치는 희망, 떨림과 기특한 두려움,소소한 질투와 희비가 엇갈린 승리들. 그 모든 대학시절의 풍경은 더 아는 이들에게 그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윌리엄 워즈워스, ‘서곡’ 중에서 김우창 선생님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를 보고 왔다. 최정단 감독은 김우창 선생의 제자로, 카메라를 달가워하지 않는 선생의 댁을 21년 동안 드나들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일상을 세심히 기록한다. 멀리 산과 하늘이 보이는 그의 거실은 안에서 밖을 보면 평화롭지만,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오래된 집은 비가 오면 지붕이 샌다. 똑똑 떨어지는 빗물 아래 그릇을 받쳐 두었다. 장성한 자녀들은 외국에 있어서 손님처럼 다녀가고, 걸음이 편치 않은 노부부는 오롯이 서로를 의지하며 산다. 새해 제사상을 차려 놓고 영국, 미국, 한국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인사를 건네는 가족. 눈빛이 영민하고 아름다운 아내 설순봉은 평생 불변의 가치를 묵상하며 살아 온 남편을 이해한다. 다름 속에서 서로는 서로를 받치는 기둥이다. 어느 날 아내가 다리를 다쳐 수술을 받고 김우창은 혼자 밥을 차려 먹는다. 퇴원해 집에서 요양하는 아내의 아침을 차리려고 우산을 쓰고 가파른 길을 걸어 내려가 바나나를 사와 똑똑 잘라 그릇에 담아준다. 평생 살아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요, 아내의 타박은 흘려듣는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가의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 ‘사물과 존재의 지평’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글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영화 속 노부부가 주고받는 선문답 속에서 가끔 관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앞자리에 앉은 관객이 제목의 의미를 묻는다. 직업병이 발동해서 말을 보태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기이한’이란 단어에서 생각이 오래 머물렀다. 이 시는 워즈워스의 ‘서곡’ 3권에 있다. ‘서곡’은 시인 워즈워스의 자전적 서사시로, 어린 시절 자연에서의 경험, 학교생활, 케임브리지 시절, 프랑스 혁명과 정치적 환멸, 자연과 상상력을 통해 다시 정신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심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 구절은 케임브리지 시절, 뉴턴의 동상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뉴턴의 대리석상을 보면서 시인은 뉴턴의 정신을 ‘홀로 낯선 사유의 바다를 항해하는 마음’으로 그린다. 시 속에서 ‘strange’는 기이하다기보다는 낯설다는 의미에 가깝다. 낯섦, 항해, 고독. 이 세 축으로 시인은 낯선 사유의 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말한다. 지금은 너무 쉽게 답이 주어지는 시대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답이 아니라 답 없는 곳에 머무르는 끈기다. 익숙함을 따르지 않고 낯선 사유의 바다로 홀로 들어가는 힘이다. 뉴턴의 정신을 워즈워스가 위대하게 본 이유도 지식을 많이 소유해서가 아니라 이름 없는 낯선 곳으로 항해한 사유의 추동력에 있었다. 매일 정해진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우리 일상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사유이며 상상력이다. 이 여름, 낯선 사유의 바다를 항해하는 노학자의 느린 걸음이 속도전에 매몰된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너무 쉽게 단정하고 너무 빨리 답을 얻으려 하지 말자. 영화가 끝나고 한 단어를 곰곰 생각한 경험이 이 글을 쓰게 했다. 이 혼돈의 세계에 우리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낯선 사유의 바다를 홀로 건너는 용기를 우리는 혹시 너무 쉽게 팽개치고 익숙한 타성에 의지하고 있지는 않는지. 오늘 당신은 어떤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지.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강북 “2차전지 안심수거함에 버리세요”

    강북 “2차전지 안심수거함에 버리세요”

    서울 강북구는 2차전지(배터리)로 인한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150가구 이상 공동주택과 공공시설 등을 대상으로 ‘안심수거함’ 설치를 지원한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2차전지가 내장된 소형 전자제품이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지면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강북구 내 공동주택과 공공시설 등에 수거함을 관리할 관리인을 지정할 수 있는 곳이면 안심수거함 설치 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재 신청을 받고 있으며 보유 수량이 소진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지원한다.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 무료로 안심수거함 설치부터 수거까지 이뤄진다. 수거 대상은 보조배터리, 무선이어폰, 휴대용 선풍기 등 2차전지가 포함된 소형 전자제품이다. 회수된 2차전지는 안전하게 처리돼 화재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에도 활용된다. 2차전지 안심수거함 설치 신청을 희망하는 곳은 청소행정과(02-901-6763)로 사전 문의한 뒤 신청서를 이메일(cyhluck23@gangbuk.go.kr)로 제출하면 된다. 구는 안심수거함 58곳 설치를 완료했다. 정창수 구청장은 “2차전지는 올바르게 배출하지 않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한 수거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구민들이 안심하고 폐배터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안심수거함 설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마른장마에 폭염까지, ‘녹조 라떼’ 된 전국 식수원 댐

    올해 마른장마로 저수율이 크게 낮아진 데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전국 주요 식수원마다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6~7월 영호남 지역에 비가 적게 내려 주요 댐의 저수율이 평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최근 1개월 강수량이 68㎜로 평년의 22.4%에 지나지 않아 가뭄이 심각하다. 호남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특히 역대급 폭염으로 수온이 2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유해 남조류가 빠르게 증식해 지방자치단체들마다 녹조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낙동강 물금·매리 상수원 구간의 경우 지난달 20일 ㎖당 6213개였던 유해 남조류 수가 지난 3일 ‘경계’ 단계(1만 개/㎖ 이상)인 5만 6949개로 급증했다. 10일에는 약간 줄었으나 3만 865개가 관찰됐다.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3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1000개/㎖ 이상)였던 녹조 경보가 최고 수위인 ‘대발생’(100만 개/㎖ 이상)으로 상향 조정될 우려도 적지 않다. 대전 상수원인 충남 대청호는 지난달 30일 유해 남조류가 ㎖당 2만 개를 넘은 데 이어 10일에는 3만 1168개로 증가했다. 경남 합천댐에서는 10일 현재 ㎖당 1만 6776개의 유해 남조류가 관찰됐다. 울산시 상수원인 사연호는 지난달 13일 이후 유해 남조류가 ㎖당 1075~1850개, 회야호 취수탑은 10일 현재 2080개로 분석됐다. 저수율이 19%까지 떨어진 전북 임실 섬진강댐은 유해 남조류 증가로 ‘관심’ 단계 진입이 임박해 식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광역 상수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지자체들은 녹조 제거선 운영, 오염물질 유입 차단 등 전방위적인 방어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낮은 저수율과 폭염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안전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수처리 공정을 대폭 강화하고 실시간 수질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가양동 아파트처럼… 공공임대 53만 가구도 스프링클러 없다

    가양동 아파트처럼… 공공임대 53만 가구도 스프링클러 없다

    강화된 소방 기준 소급 적용 안 돼 LH·SH 임대주택 중 44% 미설치영구·50년 공공임대는 80% 없어고령층·장애인 많아 대피에 취약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영구임대아파트 화재로 30대 아들과 뇌병변 장애가 있는 60대 어머니가 숨진 가운데, 공공 임대주택 중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이 최소 53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장애인 등 혼자 대피가 어려운 주민이 상대적으로 많은 임대주택의 화재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두 기관이 관리하는 임대주택 121만 1707가구 가운데 스프링클러 미설치 가구는 53만 4259가구(44.1%)로 집계됐다. 공공임대주택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이 화재 초기 자동소화설비 없이 남아 있는 셈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임대주택을 더하면 미설치 가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날 화재로 모자가 숨진 가양동의 1992년 준공 15층짜리 임대아파트는 SH가 운영하는 곳으로,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화재 대응에 취약한 단지로 꼽혀왔다. 지난해 말 기준 S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24만 6538가구 중 13만 2211가구(53.6%)에 스프링클러가 없다.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 기준 LH 임대아파트 1453개 단지 중 스프링클러가 없는 단지는 475곳이다. 가구로 환산하면 96만 5169가구 중 40만 2048가구(41.7%)가 여기에 속한다. 특히 영구임대와 50년 공공임대는 186개 단지 가운데 150곳(80.6%)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노후 임대주택이 화재 위험의 사각지대로 남은 것은 강화된 소방시설 기준이 기존 건축물에 소급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1992년 16층 이상 아파트에서 처음 도입된 뒤 2005년 11층 이상, 2018년 6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전국 아파트 1297만 4000가구의 51.6%인 668만 5000가구는 해당 기준 적용을 받지 않는다. 노후 임대주택에 스프링클러를 새로 설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진 않다. 배관과 물탱크 등을 추가 설치해야 해 비용이 큰 데다, 입주민이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소방시설을 임의로 변경할 수도 없다. LH 관계자는 “노후 주택 가운데는 스프링클러 설치에 필요한 층고 등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대주택에는 화재가 났을 때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이 사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한 상태다. 국립재활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장애인의 ‘연기·불 및 불꽃 노출’ 조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1명으로, 전체 인구 사망률인 0.5명 대비 약 4배 높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설치가 쉬운 자동확산소화기 등을 우선 확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감지기나 열·연기 복합감지기 등을 보강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바닥 뚫린 청년 실업

    바닥 뚫린 청년 실업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10만명 넘게 늘었지만, 청년층 취업자 감소세는 45개월째 이어졌다. 청년 실업률은 5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이달 내 발표하기로 했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3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 8000명(0.4%)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1분기 10만~20만명대 증가세를 잇다가 4월에 7만 4000명으로 둔화, 5월에 4만명 감소했다. 그러다 6월에 6만 3000명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지난달 19만 1000명 줄면서 3년 9개월째 감소세를 이었다. 고용률은 44.2%로 1.6% 포인트 줄며 2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6.8%로 1년 전보다 1.3% 포인트 올랐다. 2021년 1월 1.8% 포인트 상승 이후 5년 6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6만 8000명 감소하며 25개월째, 건설업 취업자는 5만 7000명 감소하며 27개월째 감소세를 이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36만 7000명으로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재학이나 수강으로 많이 이동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11만 9000명 증가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첨단산업·청년 선호 분야 인력 20만명을 양성하고, 민간·공공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는 내용을 담은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이달 중으로 발표한다.
  • 1대1 상담부터 면접 전략까지… ‘맞춤형 진학박람회’ 연 강동 [현장 행정]

    1대1 상담부터 면접 전략까지… ‘맞춤형 진학박람회’ 연 강동 [현장 행정]

    지난 4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강동구 주최 ‘2027학년도 진로진학박람회’. 1600명 가까운 학부모와 학생들이 몰려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입 제도 개편을 앞두고 현행 9등급제가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해인 만큼 고교 3학년 학생과 졸업생의 입시 준비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공교육 입시 전문가이자 진학지도서 ‘수박먹고 대학간다’의 저자 박권우 이대부고 교사가 대입 전략을 설명했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예정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긴 오후 7시쯤 설명회가 끝났다. 박람회에서 만난 고교생 백모(18)양은 “외동이라 위에 형제자매가 없고 정보 얻기도 어려웠는데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안 왔는데 입학사정관님이 어떻게 하면 될지 자세하게 알려줬다”고 전했다. 함께 온 어머니 이모(51)씨는 “면접 준비를 위해 학원에 다녀야 할지, 어디서 정보를 찾을지 막막했는데 입학사정관이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니 너무 좋다”며 “개인적으로 알아보면 상담 비용이 30만원은 기본이라 부담되는데 여기서는 무료다. 1대1 상담 인원을 더 늘려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과 진학전문교사가 참여하는 1대1 맞춤형 상담 창구에도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창구에는 서울권 주요 대학부터 지역 거점 국립대까지 총 26개 대학에서 온 34명의 입학사정관과 19명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진학전문교사가 참여했다. 상담에는 246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140명 이상의 학생·학부모와 상담을 한 파주고 교사 권익현(43)씨는 “구의 우수한 교육 환경과 여건의 변화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상담에서도 실제로 느껴졌다”며 “한영고, 한영외고 등 우수한 학교가 몰려 있고 명일동, 고덕동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입시 학원가 등이 조성되며 전통적인 강남 학군보다 오히려 학생·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더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권씨는 “학생이 그동안 기울였던 학교생활에 대한 노력을 중심으로 소신 있게 지원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수희 구청장은 “수험생들이 변화하는 입시 환경에서 박람회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대입 전략을 세웠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200년 버틴 슈베르트 선율… 시적 몸짓일까 인간의 욕망일까

    200년 버틴 슈베르트 선율… 시적 몸짓일까 인간의 욕망일까

    슈푹 ‘일곱 번째 파랑’… 아시아 초연음악, 부분만 흐르면서 춤과 조화“한국 무용수, 배움 목마른 듯 질문”에크만 ‘선인장’… 위계적 평가 풍자속도감·진지함 속 인간 과시욕 직시“의미 찾는 자신 발견하고 웃게 돼” 올해는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의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초연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창단 2년이 된 서울시발레단은 200년을 버틴 선율에서 갈라져 나온 두 세계를 한 무대에 올린다. 오는 14~1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더블 빌(한 주제로 두 작품을 묶은 공연) ‘죽음과 소녀’에서 크리스티안 슈푹(왼쪽)의 ‘일곱 번째 파랑’(Das siebte Blau·2000년 초연)과 알렉산더 에크만(오른쪽)의 ‘선인장’(Cacti·2010년 초연)을 나란히 놓았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을 이끄는 슈푹은 ‘죽음과 소녀’를 처음 들었던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여덟 살 무렵 여름방학에 우연히 들은 음악이 살아가는 내내 자신에게 되돌아왔다고 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기자들과 만난 슈푹은 음악에 대해 “죽음에 두렵다는 느낌보다 아름답다는 감각을 주는 시적인 작품”이라면서 “음악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춤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음악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원칙이었다”고 소개했다. 음악이 전곡이 아니라 장면에 따라 부분만 흐르면서 “음악과 안무가 서로 대화하는 구성”을 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우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밝은 부분을 보여주는 부분을 지나 마지막 순간은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했다”며, “누구나 각자의 시간과 삶이 있고 그 안에서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일곱 번째 파랑’이라는 제목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무용수가 몇 명이냐(일곱 쌍),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파랑)는 물음이 그대로 남았다. 26년간 여러 발레단을 거치면서 정확한 재현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안무는 “박물관의 박제처럼 다루는 것”도, “정해진 답”도 아니라 “새로운 답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며, 배움에 목말라 있더라”면서 “내 춤을 추는 그들에게 내가 어떻게 화답할지, 무엇을 바꾸고 수용할지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이다. 에크만의 ‘선인장’은 예술을 규정하려는 태도를 겨눈다. 서면으로 만난 에크만은 “당시 소수의 평론가가 하룻밤 사이에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 상처받은 취약함에서 출발했지만 나 자신을 포함한 시스템 전체를 웃어넘기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사람들이 의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예술적 경험처럼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규정하기 어려운 것까지 전문성을 내세우면서 위계를 만들고 확신을 과시하는 인간의 욕구를 직시했다”고 했다. 이어 16년이 지난 지금 그 권위는 사라진 게 아니라 흩어졌다고 진단하면서 “누구나 즉각 반응을 올리지만 무엇이 보일지는 알고리즘이 정한다. 때로는 알고리즘이 가장 강력한 비평가”라고 말했다. 무대 위 선인장에 대해서는 해석을 사양했다. 작품의 의도대로 선인장의 의미를 찾으려는 태도는 “함정이라기보다 거울”이라며 “공식적인 의미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철저한 진지함 속에 유머”를 두고, 공연은 “빠른 속도감과 강한 리듬”으로 무장하는 게 그의 작업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매몰된 현대인을 풍자한 ‘해머’(지난해 11월), 집단적 최면과 광기를 그린 ‘한여름 밤의 꿈’(6월)으로 국내 관객에게 보여준 그의 작품 철학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일곱 번째 파랑’에는 강효정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임수정 취리히발레단 솔리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선인장’에는 이상은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 리드 수석과 리앙 시후아이 서울시발레단 발레마스터가 함께한다. 이번에는 콰르텟21과 엘랑콰르텟이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 인간처럼 단어 조합해 노래하는 ‘십자매의 비밀’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간처럼 단어 조합해 노래하는 ‘십자매의 비밀’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영국 에든버러대·세인트앤드루스대, 일본 데이쿄대·이화학연구소(리켄) 뇌과학연구센터, 이스라엘 히브리대 공동 연구팀은 새가 부르는 노래에도 인간 언어의 ‘단어’에 해당하는 구조가 있으며 구조도 인간 언어와 같은 수학적 규칙을 따른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월 8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반려새로 많이 키우는 십자매 수컷 6마리가 생후 60일부터 120일까지 부르는 노래들을 녹음해 그중 30건을 분석했습니다. 십자매를 비롯한 명금류가 인간 아기처럼 어른 새의 노래를 들으며 노래를 배운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노래를 이루는 음절마다 알파벳 한 글자를 배정해 노래 하나를 긴 문자열로 바꿨습니다. 그다음 앞 소리에서 뒤 소리로 이어질 확률이 직전보다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지는 지점을 잘라냈습니다. 아기가 띄어쓰기 없는 말소리 속에서 자주 붙어 다니는 소리를 단서로 단어의 경계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 결과 십자매가 한 번 부르는 노래는 평균 11개 토막으로 나뉘었습니다. 토막들 중 일부는 매우 자주 쓰이고 나머지는 드물게 쓰이는 형태로 분포됐습니다. 언어학에서 ‘지프 분포’라고 부르는 패턴으로 분포의 기울기까지 인간 언어와 거의 같았습니다. 자주 쓰는 토막일수록 길이가 짧다는 점도 인간 언어와 일치했습니다. 심지어 혹등고래의 소리 패턴과도 일치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노래가 아직 어설픈 새끼 때 노래 속에도 지프 분포가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이 분포가 학습을 마친 결과물이 아니라 배워서 익히는 정보화 과정을 형성하는 근본 원리를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물론 새의 단어가 뜻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간 언어의 주된 기능이 의미 전달인 반면 새와 고래의 노래는 주로 구애에 쓰입니다. 연구팀은 이처럼 의미가 없는 신호 체계에서도 언어의 통계적 뼈대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한 겁니다. 세대를 넘어 배워서 전달하는 방식 자체가 배우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설명입니다. 또 계통이 전혀 다른 세 종이 같은 언어 학습법을 보인다는 것은 수렴 진화의 사례라고도 강조했습니다.
  • 승패 달린 ‘호남 대전’ 앞두고… 서로 ‘배신’ 딱지 붙이며 난타

    승패 달린 ‘호남 대전’ 앞두고… 서로 ‘배신’ 딱지 붙이며 난타

    기호1 송영길“鄭, 李정부 1호 국정과제도 몰라 충격靑과 지선 승리로 합의? 근거 있나”기호2 정청래“金, 노무현 배신·탈당 트라우마자꾸 내게 덮어씌우기 하는 듯”기호3 김민석“鄭 김선달 발언에 불교계 큰 반발 대선 망쳐놓고 사과 안 하는 게 배신”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인 ‘호남 대전’을 앞두고 12일 열린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정청래·김민석 후보가 서로에게 ‘배신’ 프레임 공격을 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3위 송영길 후보는 김 후보를 바짝 추격 중인 2위 정 후보를 몰아붙이며 호남권 경선에서 반전을 모색했다. 김 후보는 이날 SBS 주관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 20대 대선 당시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산 정 후보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소환하며 “대통령 선거를 망쳐 먹었는데 왜 사과하지 않는가”라며 “그것이야말로 배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배신적 행위를 한 분이 저에 대해 (질문을 하면) 배신으로만 답한다”고 정 후보를 쏘아붙였다. 정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정 후보는 “본인(김 후보)이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하고 탈당한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저한테 탈당 이런 얘기를 하면서 자꾸 덮어씌우기를 하려는 것 같은데 그래봤자 소용없다”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책임론을 두고 공방도 오갔다. 송 후보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단기적인 변동폭을 조정하기 위해 더 예탁금을 올리고 시장을 잘 예의주시해서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우려하셨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도 “이 문제를 야당에서 또 특히나 여당 내에서 과도한 정치 공세로 삼는다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 후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피멍 든 일반 투자자들이 많다”며 “김 후보는 ‘내가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하고 있다”고 김 후보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문책할 일이 있으면 대통령 몫이겠지만 강력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는 김·송 후보가 정 후보를 향해 협공을 펼쳤다. 김 후보는 “선거 승리로 지난 지방선거(평가)를 당정청이 조율했다고 (정 후보가) 말했다”며 “대통령이 말씀을 잘못하신 건가, 아니면 정 후보가 사실과 다른 말씀을 하신 건가”라고 따졌다. 송 후보도 “정 후보는 ‘패배주의로 빠지면 안 되니까 승리한 것으로 합의했다’는데 근거가 있나”라고 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당정청이라고 하지 않았고 당청이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송 후보를 향해 “대통령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는 걸 저는 한 번도 발설해 본 적이 없다”며 “그것 자체가 국익에 반하는 일이다.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번 전대에 적용된 선호투표제와 관련해 친청(친정청래)계가 문제 제기한 걸 거론했다. 김 후보는 “꽤 많은 분이 결과가 나오면 불복할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조차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정 후보도 제가 당선된다면 저를 도울 것으로 믿는다. 저를 도와주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김 후보는) 질문을 빙자해 음모론을 넘어 정치 공작 차원에서 아주 익숙한 것 같다”고 날을 세우면서도 “아니 김 후보가 당선되면 당연히 돕는 거 아니겠느냐. 물을 걸 물으라”고 말했다. 정 후보와 김 후보는 ‘치하한다’는 표현을 두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정 후보가 먼저 “김 후보가 저한테 치하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치하는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하는 거”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일본식 사전을 읽으신 것 같다”며 “한국 사전에서 치하는 동등하게도 쓰인다”고 답했다. 송 후보는 앞선 토론회에서 정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를 ‘내란 종식’이라고 답한 걸 문제 삼았다. 송 후보는 “이재명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서 공식 확정한 국정과제 123개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게 너무나 저는 충격”이라고 정 후보를 저격했다. 이에 정 후보가 “그럼 국정과제 50호는 뭐냐”고 반문하자, 송 후보는 “정 후보의 이런 태도가 국민들이 봤을 땐 집권 여당의 대표가 솔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세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각자 다른 진단을 했다. 김 후보는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중도층의 이완도 있고, 전대 과정의 치열한 공방 속에서 내부(지지)가 물러난 것도 있고, 보수층의 기세가 올라온 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대가 끝나면 반등이 시작돼 3개월 후에 정당 지지율이 10%포인트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통적(코어) 지지층의 마음이 식은 것이 문제”라며 “대통령 지지율을 지금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리고, 전통적 핵심 지지층의 가슴에 다시 불을 댕기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당선되는 즉시 5% 정도는 오르고, 제가 당대표를 수행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10% 정도는 오르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도 했다. 반면 송 후보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후보의 코어 지지층 이탈론에 대해 “진단이 틀렸다”며 “핵심은 부동산을 잘못 다루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한 총리 “2045년 대체 불가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준비할 것”

    한 총리 “2045년 대체 불가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준비할 것”

    AI 경쟁력 등 17개 과제 선정연내 국가발전전략 발표 계획 한성숙 국무총리가 12일 “2045년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위해 과감하고 도전적인 과제들을 선정해서 추진해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민국 2045전략수립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고 “2045 전략은 정부가 세워서 끝날 일도 아니고 국민 모두가 함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목표로 17개 중장기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국가발전전략 수립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국민소통단은 온·오프라인 의견청취와 빅데이터 키워드 분석, 일반 국민·청년 및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등을 거쳐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 ‘전력 수급 안정성 강화’, ‘전략기술 안보주권 확립’, ‘여성·중장년·고령층 인적자원 활용 강화’ 등을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한 총리는 “인구 구조도 변화할 것이고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고 또 지방소멸 등 여러 가지가 우리의 성장 잠재력을 위협하고 있는 구조적 위기 속에 있다”며 “10년 후에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년들의 절박한 고민과 진솔한 제안을 우리가 전략에 어떻게 세심하게 담을 수 있을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되는 산업의 패러다임에 대응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2045년이 멀어 보이지만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국민 공모와 관계기관 세미나, 심층면접 등 의견수렴을 이어가 핵심과제를 구체화하고 연내 2045 국가발전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2045 전략수립위는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 AI 전환 등 구조적인 복합 위기 대응에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지난 5월 출범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세대를 넘어 국민 한 분 한 분의 지혜를 온전히 모아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045 국가발전전략은 향후 20년 우리나라가 나아갈 이정표가 되고 또 미래의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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