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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 일방적 “연합훈련 축소”… 한미 공조, 과연 균열 없나

    [사설] 美 일방적 “연합훈련 축소”… 한미 공조, 과연 균열 없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했으니 어제 시작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언급한 것으로 짐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유화의 손짓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김 위원장을 대화의 자리로 이끌어내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공통 관심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했다. 통일부가 한국·북한·미국·중국 간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보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조정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이번 언급을 한미 공조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는 “한미 연합훈련은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을 향해서는 “이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그들은 ‘사양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행간 어디에도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우호적인 메시지는 읽히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김 위원장의 셈법은 바꾸지 못하면서 억지력과 대비 태세만 훼손할 것”이라는 지적은 미국 내부에서부터 나왔다.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묘사한 대목은 동맹국들을 우려스럽게 한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자칫 김 위원장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그런 만큼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되더라도 대북 억지력은 더욱 굳건해져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북 정책에서 우리 정부가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 능력을 생각하면 한미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 [서울광장] 여성 정치인의 직업의식

    [서울광장] 여성 정치인의 직업의식

    이십여 년 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여옥 대변인이 우비 모자를 씌워 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전씨는 한참 시간이 흐른 뒤 방송에서 속사정을 털어놨다. 주변에서는 박 대표를 챙기라고 재촉했지만, 나서면 “‘무수리’를 자처하는 전여옥의 아부”로 비칠 것이고 외면하면 “박근혜와 전여옥의 알력 다툼, 하극상”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아 5분을 버텼다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의 처신조차 주종과 충성, 불화의 서사로 재단되던 시절이었다. 그 관성은 오래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중 몸져눕자 강선우 의원이 이불을 덮어 주는 모습이 촬영됐다. 훗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 정국에서 야당은 이 장면을 다시 꺼내 ‘아첨’, ‘심기 경호’라고 공격했다. 누가 누구를 챙겼느냐가 곧 충성과 친분의 증거처럼 소비되는 정치문화는 여전했다. 하지만 이제 여성 당대표와 총리, 대선 후보가 빈번할 만큼 여성은 정치의 중심이다. 과거의 편견만 탓할 단계도 지났다. 달라진 위상에는 그에 걸맞은 직업적 엄격함이 따라야 한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나온 몇몇 장면이 그래서 더 아쉽다. 과거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소한 몸짓까지 확대해석되는 일이 잦았다. 그런 경험을 넘어선 지금일수록 스스로 사적 친분과 공적 역할의 선을 분명히 긋는 태도가 필요하다. 가장 희한했던 것은 이른바 ‘볼콕’이었다. 이지은 민주당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은 합동연설회에서 앞자리에 앉은 정청래 당대표 후보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가 돌아보자 손가락으로 볼을 찔렀다. 논란이 일자 사과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거론하면 고소하겠다고 했다. 남녀 관계로 보느냐가 본질은 아니다. 유력 정치인과의 사적 친밀감을 연상시키는 행동을 공식석상에서 한 것 자체가 프로답지 못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최민희 의원의 모습도 낯뜨거웠다. 합동연설회 단상에서 두 손을 모아 빌며 “한 표 줍쇼”를 거듭 외쳤다. 중진 의원다운 의연함보다는 선거를 희화화하는 장면으로 비쳤다. 지도부를 뽑는 자리라면 표를 애걸하기보다 왜 자신이 지도자가 돼야 하는지를 정책과 비전으로 설득해야 한다. 정치인의 경쟁력은 재치 있는 몸짓이 아니라 판단력과 메시지의 무게에서 나와야 한다. 프로의식은 처신뿐 아니라 정책을 다루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서미화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국회가 법으로 도입한 것처럼 정 후보에게 책임을 묻고 거부권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국회 입법이 아니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으로 도입됐다. 상대를 비판하려면 최소한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전제가 틀린 채 목소리만 높였다면 문제는 공격의 수위가 아니라 기본적인 검토가 부족했다는 데 있다. 국회의원에게 정책 이해는 선택이 아니다. 마구잡이식 비난은 결국 자신의 자질 부족만 드러낸다. 오랫동안 여성 정치인은 정책 능력과 전문성보다 외모와 말투, 누구와 가까운지가 먼저 화제가 되곤 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는 그런 관행을 깨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제는 실력과 판단,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여성에게 남성보다 더 얌전하고 점잖은 처신을 요구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자는 것도 아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공식석상에서는 공과 사를 구분하고, 표가 아쉬워도 비전으로 설득하며, 비판하려면 근거를 갖춰야 한다. 이는 품위 이전에 정치적 능력과 자질의 문제다. 여성 정치인의 숫자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치가 진보했다고 할 수는 없다. 남성 정치의 줄서기와 충성 경쟁, 막말과 과장을 답습한다면 성별 구성만 달라질 뿐 정치의 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성 정치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이 진출하는 데 있지 않다. 더 잘하는 데 있다. 친분보다 실력, 퍼포먼스보다 비전, 충성보다 책임으로 평가받는 정치. 그때 여성 정치의 성장이 정치의 성숙으로 이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박상숙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만든 훈장

    [세종로의 아침]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만든 훈장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대적인 유대인 학살이 자행됐던 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에 새겨진 말이다. 전쟁 직후 유럽 대륙의 반민족 부역 행위자에 대한 단죄는 가혹할 만큼 엄격했다. 해방 직후 프랑스는 샤를 드골이 이끄는 임시정부 주도로 대대적인 청산에 나섰다. 나치독일과 협력해 국가 반역을 주도한 최고위 정치인과 관료는 물론 말과 글로 협력한 지식인과 언론인까지 주저 없이 법정에 세웠다. 그 결과 사형 선고를 받은 이가 6000여 명에 달했으며 유죄 판결을 받은 5만여 명이 ‘비국민’으로 규정돼 투표권 박탈과 재산 몰수를 당했다. 사회 주요 직종 진출은 영구히 금지됐다. 즉각적인 숙청이 일단락된 뒤에도 프랑스는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법을 제정해 끈질긴 추적을 이어 갔다. 실제로 50여 년이 지난 1998년 파리 경찰국장, 예산장관까지 지낸 80대 고위 관료 모리스 파퐁이 나치 점령기 유대인 강제 수용소 압송 문서에 서명한 사실이 드러나자 10년 형을 선고한 사례는 그들의 집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수만 명의 부역자를 처벌하며 민족과 공동체를 배신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기준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한국의 과거사 청산은 어땠는가. 1948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출범했지만, 정권의 방해와 분열 속에 1949년 8월 사실상 와해되는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최근 불거진 한 배우의 증조부 친일 논란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발단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훈장’처럼 꺼낸 가문 이야기였다. 그는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증조부가 ‘한양에 서양식 양의원을 최초로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한 인물’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증조부인 안상호의 실제 행적이 드러나며 파장이 일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안상호는 이토 히로부미 추도를 위한 ‘국민대추도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했고 일제 식민통치를 뒷받침한 경성부 협의회원을 지냈다. 나아가 내선융화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 등 친일 단체에서 활동했다. 특히 그가 신문에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일본 사람과 똑같다”, “조선 사람과 상관이 없다”고 밝히며 일제의 동화정책을 전면적으로 따른 사실까지 확인됐다. 처음 “사실무근”이라던 배우의 소속사는 사료가 확인되자 하루 만에 성급했던 대응을 사과했고, 배우 역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가족의 자랑처럼 여겨 왔다”며 고개를 숙였다. 거센 비난 속에 예능 프로그램은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그를 모델로 세우던 기업들은 광고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조상의 죄를 후손에게 묻는 ‘현대판 연좌제’라며 한국 사회의 반응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본질은 배우 개인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있지 않다. 핵심은 조상의 친일 이력에 대한 일말의 성찰 없이, 이를 비판 없이 미화하고 소비한 ‘역사 인식의 부재’에 있다. 거센 비난은 부끄러워해야 할 친일의 유산이 세대를 거치며 자랑스러운 명문가의 훈장으로 둔갑해 버린 상황에 대한 성토인 것이다. 국가보훈부에 등록된 공식 독립유공자가 1만 8776명인 반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은 4776명에 그친다. 엄혹했던 식민지 시절 일제에 부역한 자보다 독립운동을 한 이가 4배가량 많다는 통계는 어딘가 이상하다. 여전히 기록되지 않은 부역자가 훨씬 더 많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논란이 한 개인을 향한 맹목적 비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오늘날에 미친 영향을 냉정하게 묻고 해당 가문의 후손이 “몰랐다”고 말할 수밖에 없던 그 구조를 되짚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차장급)
  • 7월 제주 내국인 관광객 1년 전보다 9만명 줄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제주관광에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제주 방문 관광객은 122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 4000명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의 감소폭이 컸다. 96만 3000명으로 9만명 줄었다. 항공료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6월 10만 9000명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7월 외국인 관광객은 26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6000명 증가했다. 국제선 증편 효과가 둔화되면서 증가폭이 6월 1만 8000명에서 크게 줄었다. 항공 공급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 7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전년보다 156편 감소한 반면 국제선은 110편 증가했다. 크루즈 입항도 6편 줄어 승객은 약 1만 1000명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2분기 제주지역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보다 2.3% 증가했지만 1분기 증가율 7.0%에는 크게 못 미쳤다. 대형마트 판매액도 2분기 8.9%, 6월 10.8% 각각 감소했다. 다만 8월 들어 관광객은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1일 제주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4000명 늘었으며 내국인은 4000명, 외국인은 1만명 증가했다.
  • 뇌 아닌 ‘횡격막’으로 생각한 호메로스… 새 질문 던지는 ‘고전의 힘’

    뇌 아닌 ‘횡격막’으로 생각한 호메로스… 새 질문 던지는 ‘고전의 힘’

    지혜·정신으로 번역되던 ‘프레네스’고대 단어 그대로 ‘횡격막’으로 옮겨원전의 리듬 집중… 22년 만에 완성“놀런 감독 오디세우스 표현 천재적” 그토록 그리던 이타카에 돌아왔으나 그곳은 내 기억 속 이타카가 아니었다. 귀향은 영원한 상실의 여정. 호메로스 서사시 ‘오디세이아’가 여전히 우리를 매혹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리움’ 속에서만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저마다의 이타카가 ‘세이렌의 노래’처럼 넘실거리기 때문이다. 오디세우스의 박진감 넘치는 모험을 새로운 언어로 담아낸 서양고전학자 김헌(61)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를 17일 만났다. 번역을 처음 시작한 2004년 이후 22년 만에 완성한 역작이다. 지난 세월 호메로스가 펼쳐놓은 이야기를 숱하게 다시 읽으며 머릿속에 피어올랐던 고민이 번역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 제목은 ‘오디세이아’가 아닌 ‘오뒷세이아’(을유문화사)다. 한국어 정서법 대신 고대 그리스인들의 발음에 가장 가까운 표기를 찾은 결과란다. 이는 김 교수의 번역 철학이기도 하다. 우리말로 매끄럽게 읽히는 것보다 중요한 건 원전의 리듬과 감각을 살리는 일이었다. “호메로스 작품은 운문이고 서사시입니다. ‘육보운율’에 맞춰졌죠. 그동안 한국어 번역은 형식적인 부분보다는 내용 전달에 치중했습니다. 어차피 한국어로는 고대 그리스어 운율을 담지 못한다고 생각한 거죠. 그러던 중 서사시의 음악성을 한국어로 살려내는 번역이 생겨났습니다.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를 한국어로 옮긴 김남우의 시도가 대표적이죠. 저도 작품의 음악성과 함께 시인이 의도한 이미지 구성 방식도 구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대부분 문장이 정상어순에서 도치돼 있어서 어색하게 읽힐 겁니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저는 오히려 우리말로 매끄럽게 읽히는 게 더 ‘호메로스 같지 않다’고 느껴져요.” 호메로스 원작이 쓰인 건 지금으로부터 2700년 전쯤으로 추정된다. 생활양식도 사고방식도 오늘날과는 천양지차다. 김 교수의 번역을 읽을 때 끝끝내 적응이 안 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횡격막’이다. 그리스어 ‘프레네스’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횡격막과는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 호메로스 시대에는 사람이 횡격막으로 생각하고 느낀다고 여겼단다. 기존 번역에서는 ‘프레네스’를 ‘지혜’나 ‘정신’ 또는 ‘헤아림’ 등으로 옮겼다. 김 교수는 호메로스 단어가 의미하는 그대로 횡격막으로 옮겼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를 가르는 기관이며 호흡할 때 매우 중요하게 동원됩니다. 고대인들은 우리처럼 앉아서 생활하지 않았어요. 대체로 걷거나 뛰었죠. 사냥이나 채집 또는 전쟁에 나갈 때 ‘머리’를 쓸 틈이 있었을까요? 당시 사람들은 호흡과 관련된 감수성이 아주 예민하고 뛰어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년 넘도록 좀처럼 번역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숱하게 읽고 또 확인했음에도 좀처럼 확신이 들지 않아서다. 그러나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대작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다. 김 교수는 놀런의 각색을 “천재적”이라고 치켜세웠다. 세 시간 안에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분량을 유려하게 담아내면서도 곳곳의 생략이 어색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영화를 보며 몇 차례나 눈시울을 붉혔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대표적으로 이타카 성에서 오디세우스가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장면이다. 원작에서 오디세우스는 아주 영웅적인 모습으로 ‘깔끔하게’ 적들을 제거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정반대다. 오디세우스 역시 온몸에 칼과 창이 꽂힌 채 피투성이가 된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그늘진 영웅’으로 그렸죠. 저는 호메로스 원작의 24권이 참 이상하게 읽히거든요. 사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이상한 뒷맛을 남겨요.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죠. 인생이라는 것이 과연 성공으로 완결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 같아요. 고전의 가치는 답을 주는 것에 있지 않아요. 우리가 끊임없이 문제를 의식하고 풀어 나가게끔 하죠. 고전의 힘은 무한히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데에 있습니다.”
  • 폭염에 맞서는 ‘쿨루프’… 10년된 노후주택까지 지원 추진

    폭염에 맞서는 ‘쿨루프’… 10년된 노후주택까지 지원 추진

    지구온난화로 불볕더위가 일상화하고 폭염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건물 옥상에 햇빛을 반사하는 페인트를 칠해 온도 상승을 제어하는 서울시의 ‘쿨루프’ 사업 지원 대상이 이르면 내년부터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기후위기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 중심이던 지원 대상을 준공 후 10년이 지난 주택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다. 17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유만희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특별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탄소중립기본법상 기후위기 취약계층은 노인과 아동, 저소득층, 야외노동자, 농·어업 종사자, 취약 시설·지역 거주자 등이다. 발의된 조례안은 이들에 더해 사용승인을 받은 지 10년이 지난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유 의원은 “준공 후 10년 이상 지난 노후 건물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폭염에 취약한 시민들을 보다 폭넓게 보호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쿨루프는 건물 옥상이나 지붕에 차열(遮熱) 페인트를 칠해 태양광을 반사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열을 줄이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올해 총 29억원을 들여 민간 186곳과 공공 144곳 등 330곳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시공을 마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13억원을 투입해 민간 186곳과 공공 15곳 등 201곳을 선정·지원했다. 이어 16억원을 추가 투입해 어린이집 73곳, 경로당 11곳, 복지시설 17곳, 무더위쉼터 19곳, 기타 시설 9곳 등 취약계층 이용 시설 129곳에 차열페인트 시공을 지원한다. 올해 전체 시공 면적은 약 5만 6000㎡로 축구장(약 7000㎡) 8개 규모다. 쿨루프의 냉방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서울연구원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SH 가양8단지의 가장 높은 층 6가구를 실증한 결과, 여름철 옥상 표면온도는 최대 9.2도, 실내온도는 최대 1.8도 낮아졌다. 냉방을 위한 에너지 사용량도 최대 40.8%, 평균 26.4% 감소했다. 윤재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상 기후로부터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고 시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노후 주택에 차열 페인트 보급 및 덧유리 시공 등을 지원함으로써 여름철 냉방비와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 ‘대미투자 1호’ 막판 스퍼트… 김정관 “어떻게든 8월말 목표”

    ‘대미투자 1호’ 막판 스퍼트… 김정관 “어떻게든 8월말 목표”

    美정부 과잉생산 관세 전 ‘쐐기’ 한국 최종 관세 15% 사수 총력 정부가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이달 내 속도감 있게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이 이달 말 발표를 예고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 생산’ 관세가 공식화하기 전에 ‘대미 투자’ 선물 보따리를 먼저 풀어야 미국과의 관세 협의를 보다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막판에 실무적으로 다양한 구체적인 쟁점이 나와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서든 8월 말 발표를 목표로 해결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8월 말 발표를 예고한 과잉 생산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김 장관은 “미국이 우리와 이야기할 때는 8월 말 정도로 얘기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통상 당국의 최대 현안인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와 ‘미국의 과잉 생산 관세 부과’ 시점이 공교롭게도 ‘8월 말’로 겹치자 한국 정부가 프로젝트 발표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이 한국을 향해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압박하는 현재 한미 통상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미 투자 승인이 먼저 이뤄져야 기존 ‘강제노동’ 관세 12.5%에 추가되는 ‘과잉 생산’ 관세에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미국은 그간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대미 투자 계획이 있거나 무역 합의를 진행한 국가를 우대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발표 전에 추가 관세가 먼저 발표되면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미국 정부의 투자 압박 여부에 대해 “잘 모르겠다. 저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유력한 상태다. 김 장관도 이날 “기다려 보시죠”라며 사업 분야에 대해 부인하진 않았다. 현재 미국과의 대미 투자 논의는 김 장관이 위원장인 한미 협의위원회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미국 투자위원회가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다. 여기서 안이 최종 확정되면 러트닉 장관이 추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게 된다. 이 승인이 곧 공식 발표에 해당한다. 김 장관은 미국의 ‘과잉 생산’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는 “한미가 지난해 관세율 ‘15% 상한’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미국 측이 양국 합의 정신을 지키겠다고 얘기했다”면서도 “예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외야 대어 구자욱·홍창기 ‘FA 키맨’… 우완 원태인, 국내 남을까 해외 갈까[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외야 대어 구자욱·홍창기 ‘FA 키맨’… 우완 원태인, 국내 남을까 해외 갈까[박현진의 클리닝타임]

    포지션별로는 외야 자원 풍부박진만 “구자욱, 어떤 공도 때릴 것”출루머신 홍창기 올해 부진 아쉬워“김호령, 수비는 빠지지 않아” 평가투수·포수·내야수 살펴보니불펜선 박치국·박상원 등 ‘준척급’안방 양의지·박동원 등 잔류 무게김상수·오태곤 등 활용 가능성 주목 2026시즌 프로야구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팀의 윤곽이 어느 정도는 드러난 가운데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이맘때면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셈법도 복잡해진다. 홀가분하게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고독한 싸움을 펼쳐야 하는 선수도 있고, 팀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려 영혼까지 갈아 넣는 이들도 있다. 드물긴 해도 시즌 막판 찾아올 수도 있는 부상의 위험 때문에 과감하게 몸을 던지지 않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지향하는 방향은 달라도 자신의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똑같다. FA 시즌을 맞은 선수들이 마치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것처럼 능력치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고 해서 ‘FA로이드’라는 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올 시즌엔 어떤 선수가 대박을 터뜨릴지 미리 가늠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포지션별로는 외야 자원이 가장 풍부하다. 대어급 선수도 많고 외야 보강을 노리는 팀들도 많다. 수요와 공급이 모두 풍부해 거래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누가 어떻게 스타트를 끊느냐다. 대어급의 이동 혹은 잔류 여부에 따라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판도가 크게 달라진다.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타자 구자욱(33)과 LG 트윈스의 출루머신 홍창기(33)가 키맨으로 꼽힌다. 구자욱은 17일 기준 올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0.357(328타수 117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는 3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장타력까지 과시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밀어 쳐서 홈런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타격의 선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 투수의 공이라도 다 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꾸준함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5년 데뷔 이후 2019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모두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세 자릿수 안타는 놓친 적이 없다. 장타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2024년엔 3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활약은 반갑지만 삼성 프런트 입장에서는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5년 120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이 끝나는 만큼 그 이상의 빅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 출신인 구자욱도 삼성에 대한 애정이 강하지만 시장의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내가 구자욱이라도 먼저 계약하지는 않겠다”는 삼성 프런트의 농담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리그 최고의 출루 능력을 갖췄다는 홍창기는 올 시즌 부진이 아쉽다. 4할대 근처를 오가던 출루율이 올 시즌엔 0.371로 뚝 떨어졌다. 98경기에 출장했으나 타율이 0.247로 2019년 이후 가장 낮다. SSG 랜더스 최지훈(29)도 107경기에서 타율 0.246에 출루율 0.305로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다. 다만 11개의 홈런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 기록과 이미 타이를 이뤘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KIA 타이거즈 김호령(34)은 전반기엔 FA로이드를 제대로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후반기에 1할대 타율(0.192)로 곤두박질했다. 그러나 외야 수비 하나는 그 누구에 견줘도 빠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타점(51개), 홈런(12개)은 일찌감치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kt 위즈 김민혁(31)은 타율 0.312로 분전하고 있지만 부상 여파로 78경기 출전에 그친 것이 흠이다. 마운드에선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26)이 원톱이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도 FA 최대어로 꼽힌다. 유일한 선발 자원인 데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다. 투수로 절정기를 향해 가는 나이다. 삼성 외의 타 구단이 원태인을 데려갈 경우 보상금 20억원에 보상선수 또는 보상금 30억원을 추가로 내줘야 하지만 그 정도 출혈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일본이나 미국 진출설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어 오히려 관심은 국내 잔류냐 해외 진출이냐로 쏠리는 분위기다. 다만 올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다. 팔꿈치 부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못했고 시즌 출발도 늦었다.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6월 16일 이후 8경기에서는 4승을 거두며 에이스의 본색을 찾아가고 있다. 불펜으로 눈을 돌리면 준척급이 꽤 많다. 두산 베어스 필승조의 핵 박치국(28), 한화 이글스 박상원(32), kt 한승혁(33)·김민수(34), SSG 문승원(36)·서진용(34) 등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린다. 포수에서는 베테랑 포수들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두산 양의지(39), LG 박동원(36), 한화 최재훈(37), KIA 김태군(36), 삼성 박세혁(36) 등이 시장에 나온다. 양의지와 박동원은 주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대치를 밑돈다. 양의지의 타율은 0.263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낮다. 중심타선을 지키면서 포수 마스크까지 쓰기에는 버거운 나이가 되긴 했다. 박동원 역시 2014년 이후 가장 저조한 0.231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김태군은 후배 한준수와 안방을 양분하고 있고 최재훈은 이미 허인서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이적보다는 팀에 잔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이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도움이 되는 선택이다. 내야수로는 지난해 KIA에서 두산으로 옮긴 박찬호만 한 카드가 없다. kt 김상수(36), SSG 오태곤(34) 등이 활용 가능한 자원이지만 시장에서의 폭발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 기후 변화의 역습… 시간당 100㎜ ‘물폭탄’ 일상이 됐다

    기후 변화의 역습… 시간당 100㎜ ‘물폭탄’ 일상이 됐다

    ‘시간당 124.5㎜.’ 경남 거제에 17일 내린 비의 양이다. 1시간 동안 해당 지역에 성인의 발목 높이(12.45㎝) 두께로 물이 쌓였다는 의미다. 시간당 30~50㎜를 통상 집중호우라 부르는데, 이보다 최대 4배에 이르는 강도의 물 폭탄이 쏟아진 것이다.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최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빈도가 잦아지는 가운데 ‘시간당 100㎜’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우가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9월 21일 전남 진도(시간당 112.2㎜), 지난해 7월 17일 충남 서산(114.9㎜)에 이어 올해는 거제가 타깃이 됐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한 번 내릴 때 많은 양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호우의 양과 강도는 증가하고 있다. 원인은 온난화를 포함한 기후 변화다. 수증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덥고 습한 공기가 데워져 하늘로 상승하면 차가운 공기와 만나 불안한 대기를 형성한다.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더운 공기는 위로 향하면서 대류 현상이 일어나고 적란운(소나기구름)을 형성해 좁은 지역에 강한 비를 내리게 된다. 국제기구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구의 온도가 1도 높아지면 집중호우의 강도는 7%씩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재난급 가뭄과 극한 폭염도 연례행사가 됐다. 이달 초 4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이어 평균 저수율이 40%대까지 떨어지는 가뭄이 찾아왔다. 특히 가뭄과 폭우가 큰 시차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찾아오는 이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기후 변화의 특성에 맞춰 방재·예보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기후변화가 자연재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나섰다.
  • 6살 딸과 하츄핑 보러 갔는데… ‘청불 예고편’ 내보낸 영화관

    6살 딸과 하츄핑 보러 갔는데… ‘청불 예고편’ 내보낸 영화관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에서 6살 딸과 어린이 영화를 보러 간 김모(45)씨는 영화 시작 전부터 진땀을 뺐다. 스크린에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담긴 다른 성인용 영화의 예고편이 나오자 딸이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곧 끝난다’며 딸을 달래줬지만 이후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중간에 나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예고편 등급은 사실상 2단계뿐 1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개봉영화 중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 5위엔 어린이 영화 2편이 걸려 있다. 사랑의 하츄핑(63만명)은 3위, 명탐정 코난(22만명)은 5위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관객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전체관람가 영화 상영 전 어린이 관객에게 부적절한 예고편이나 광고가 노출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영화 본편은 연령에 따라 관람등급이 세분화돼 있지만, 상영 전 나오는 예고편과 광고에는 이보다 단순한 등급 체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본편은 전체관람가·12세 이상 관람가·15세 이상 관람가·청소년 관람 불가 등 4단계로 나뉜다. 반면 다른 영화 예고편은 전체관람가와 청소년 관람 불가 2단계로만 분류된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라도 예고편이 전체관람가 판정을 받으면 어린이 영화 전에도 상영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홍보하는 광고영상물 역시 전체관람가 단일 등급으로 분류된다. ●해외처럼 본편 관람 등급에 맞춰야 7살 자녀를 둔 이모(47)씨는 “아이와 영화를 볼 땐 아예 광고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들어간다”면서 “아무리 편집을 했다고 해도 폭력 영화나 공포 영화의 예고편이나 맥주 광고, 성적 매력을 강조한 게임 캐릭터 등 본편 등급과 맞지 않는 광고를 어린이 영화 전에 내보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예고편에도 세분화된 연령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본편뿐 아니라 예고편에도 U(전체), PG(전체 관람 가능하나 보호자 지도 권고), 12A(12세 미만은 성인 동반 시 관람 가능), 15(15세 미만 관람 불가), 18(18세 미만 관람 불가) 등 연령별 등급을 구분한다. 호주는 관람하는 영화와 같거나 낮은 등급의 영화만 예고편으로 홍보할 수 있다. 즉 전체관람가 영화 상영 땐 전체관람가 영화의 예고편만 내보낼 수 있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일반 TV 방송과 달리 영화관은 관객이 특정 영화를 선택해서 찾는 만큼 영상물의 관람 대상이 비교적 뚜렷하다”면서 “해당 영화의 관객층에 맞는 수위의 광고와 예고편을 편성하도록 보다 촘촘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독립한 자녀 결혼·집값 걱정에… 한 해 5772만원 내놓는 부모들

    독립한 자녀 결혼·집값 걱정에… 한 해 5772만원 내놓는 부모들

    내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이모(28)·김모(27)씨는 양가 부모로부터 전세 자금으로 각각 5000만원씩 지원받기로 했다. 나머지는 그간 모아둔 돈과 대출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씨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서울에서 집을 구하다 보니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어쩔 수 없었다”며 “집을 못 구해 결혼이 1~2년 늦어지면 집값이 더 오를 수 있어 지금이라도 부모 지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혼하는 자녀에게 장롱 속에 모아 둔 목돈을 선뜻 내놓는 부모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의 ‘2024 고령화연구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이내 자녀에게 금전적으로 얼마를 지원했느냐”고 물었을 때 60~64세는 평균 5771만 6000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으로 2723만 9000원, 비정기적으로 3047만 7000원을 자녀에게 줬다. 명목은 결혼 자금, 대학 등록금, 용돈 등이다. 65~69세는 1715만 1000원, 70~74세는 1420만 8000원, 75~79세는 1139만 2000원, 80세 이상은 980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고령으로 갈수록 금액이 줄었다. 부모가 60~64세 때 자녀 지원액이 가장 큰 건 자녀의 결혼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0세 이상이 은퇴 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금전적 지원은 최근 정기적인 경제활동으로 마련된 자금이 아니라 그간 저축해 둔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면 전체 60~64세 중 취업자는 63.5%, 비경제활동인구는 35.3%였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치솟는 주택·결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은 금융권보다도 당장 여유 자금이 있는 부모를 찾을 수밖에 없고, 문제는 이런 ‘가족 의존형’ 자산 불리기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을 부모가 하다 보니 노후 자금까지 털어 자녀를 지원하는 사례가 대부분인데, 이는 결국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 중랑 -79% 금천 -68%… 서울 강북 등 외곽부터 전세 실종

    중랑 -79% 금천 -68%… 서울 강북 등 외곽부터 전세 실종

    25개 자치구 중 21곳서 전세 감소영끌 매수·월세·탈서울 기로 놓여재건축·신축 많은 서초·은평 늘어 지난 7년 새 서울 아파트 전세 가구는 3만 가구 넘게 줄고 월세는 5만 가구 이상 늘었다. 소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서울 외곽지역의 경우 전세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겹치며 전세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국가통계포털(KOSIS) 주거실태조사를 마이크로데이터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아파트 임차 가구 중 전세 가구는 37만 1972가구로 61.9%, 월세(보증금 유·무 포함) 가구는 22만 9029가구로 38.1%의 비중을 보였다. 조사를 시작한 2017년 전세가 40만 6855가구로 69.7%, 월세 가구는 17만 7269가구로 30.3%였던 것과 비교하면 7년 사이 전세 비중은 7.8% 포인트 줄고 월세는 그만큼 늘었다. 그간 서울 아파트 전체 임차 가구는 58만 4124가구에서 60만 1001가구로 1만 7000가구 가까이 늘었다. 월세 가구 비중은 코로나19 때인 2020년 28.8%(17만 2876가구)로 가장 낮았고 이후 증가세다. 최근 수도권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사기 이후 비아파트 공급 위축으로 전세 감소세는 더욱 짙다. 정부가 실거주를 강조하면서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하거나 실입주했고, 전세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 339건으로 1년 전(2만 3203건)보다 12.4% 줄었다. 25개 자치구 중 21곳에서 전세 물건이 감소했고 중랑구(79.3%), 금천구(67.9%), 동대문구(65.7%), 구로구(62.6%), 노원구(60.5%), 도봉구(56.8%), 관악구(55.8%) 등 서울 강북 등 외곽 지역에서 감소폭이 컸다. 이들 지역은 매매 가격 상승폭도 컸다. 선호 지역에서 밀려난 수요를 받아주던 중저가·외곽 지역까지 전세 물량이 줄어들자 ‘영끌 매수’ 움직임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차인들은 매매, 월세, 탈서울 등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반면 재건축·신축 입주 물량이 많은 서초구(31.9%), 은평구(22.1%), 강동구(11.8%), 송파구(7.2%) 등에서는 전세 물건이 1년 전보다 늘었다. 정부는 8·13 신속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하며 청년·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년 이상 장기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도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당장의 전세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30% 비싼 ‘모듈러 주택’도 닥공… 대량생산 통해 공사비 낮춘다

    30% 비싼 ‘모듈러 주택’도 닥공… 대량생산 통해 공사비 낮춘다

    정부가 ‘모듈러 주택’도 닥치고 공급에 나선다. 주택 공급 속도를 높여 전월세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특히 자동화와 대량생산을 통해 현재의 높은 공사비를 낮추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주택 신속 공급 방안’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2030년까지 기존 1만 2000가구에서 2만 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물을 공장 등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법보다 20~30% 정도의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나 공사비가 30% 이상 높다. 이에 정부는 추가로 드는 공사비의 약 50%를 2030년까지 재정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높은 공사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발주 물량을 확보해 업계의 자동화 투자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모듈러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이 빠른 공급인 만큼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발주 확대가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모듈러 주택의 고층화도 추진하고 있다. LH는 경기 의왕초평 A4블록에서 최고 22층의 모듈러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있으며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하남교산 A1블록에 25층의 모듈러 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의 선도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입체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PPVC 공법을 적극 활용해 56층에 이르는 고층 모듈러 주택을 선보였다.
  • “한미훈련 대폭 축소”… 트럼프, 북에 러브콜

    “한미훈련 대폭 축소”… 트럼프, 북에 러브콜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17일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데 이어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온 연합훈련의 축소까지 거론하는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정부가 ‘종전 다자 논의’까지 제안한 가운데 연내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북한의 김정은과 내가 맺고 있는 매우 좋은 관계를 고려할 때, 나는 미국이 오래전에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훈련들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늘 그렇듯이)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위협적이지 않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온 나라(북한)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고 이제 와서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연합 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러브콜’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에도 “김 위원장과 나는 아주 잘 지낸다”는 글과 함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대표적인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규정하고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실제로 과거 북미 대화 국면에서는 연합훈련이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이번 UFS 기간 동안 진행되는 야외기동훈련(FT X)은 14회로 지난해 22회보다 줄었다. 2024년 48회까지 실시됐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며 “북한도 미국과의 관계 관리를 염두에 둔 메시지를 내면서 추가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하반기 예정된 다자외교 무대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지원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과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역할이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유엔총회와 오는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북미 회동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주로 나온다. 다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동맹을 ‘거래 관계’로 보는 특유의 시각이 재차 드러난 데 대해선 우려 시선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관련이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에 우리와 함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고, 그들은 ‘사양하겠다’(No thanks)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에 난색을 표하고 대미 투자 지연 등에 대한 불만까지 누적된 상황에서 연합훈련 비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오만한 외교 행태가 자초한 안보 참사”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취소하기에 너무 늦어 대폭 축소라니, 아예 연합훈련이 없어질 판”이라며 “결국 이 대통령이 바라던 대로 됐다.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청와대는 이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 주목하며, 북미 정상 간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짐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양국은 그동안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왔다”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구체 사항에 대해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與 지도부 ‘당심 모으기’ 첫 과제… 냉랭한 부동산 민심 해법도 필요

    17일 당선 직후 임기를 시작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사생결단에 가까운 당권 경쟁으로 갈라진 당심을 다시 모으는 일부터 마주하게 됐다. 또 당청 관계를 재정립하고 입법 속도전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도 뒷받침해야 한다. 특히 냉랭한 부동산 민심을 달랠 정치적 해법도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번 전대를 거치며 심각한 내부 분열을 드러냈다. ‘적통’ 논쟁, ‘파묘’ 논란에 더해 상대 후보를 향한 말폭탄이 쏟아지면서 일각에선 ‘분당대회’란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왔다. 김 대표가 이날 수락 연설에서 ‘낙오·소외·차별 없이 함께 가자’는 메시지를 낸 것도 당내 화합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소간의 진통은 일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중 당적, 유령 당원, 비자발 입당도 정리될 것”이라 말했다. 향후 당내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이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여지가 남은 것이다. 더구나 이번 전당대회에선 후보들이 격하게 대립하고 유튜버, 범여권 스피커들까지 참전하면서 지지자 간 분화 현상도 가속화했다. 당원들의 상한 감정을 치유하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는 최근 하락세인 국정 지지율 반전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권에 등 돌린 2030 청년층의 마음을 돌리고 다음 총선 전까지 당 지지세를 고루 확장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날 이 대통령 지지율은 5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10~14일 ARS,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이 대통령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43.0%로 집계됐다.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 증가 우려 등으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집권 여당의 지휘봉을 잡은 건 부담이다. 도시정비법, 공공주택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을 이달 중 처리하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또 이 대통령이 띄운 중임·연임 개헌 논의를 위해선 국민의힘의 참여가 필수인 만큼 대야 설득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 ① 헤비테일 기소 ② 소수 파견검사·다수 수사관 ③ 공소유지 변호사… 종합특검으로 미리보는 ‘특검 뉴노멀’

    ① 헤비테일 기소 ② 소수 파견검사·다수 수사관 ③ 공소유지 변호사… 종합특검으로 미리보는 ‘특검 뉴노멀’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23일을 끝으로 6개월간의 수사를 마무리한다. 특검팀은 수사 후반부에 처분을 집중하는 ‘헤비테일’ 전략, 소수의 파견검사로만 이뤄진 인력구조, 공소유지 변호사 시스템 등 독특한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종합특검의 운영 방식이 향후 달라진 형사사법체계 하에서 특검 운영의 ‘뉴 노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이번주 약 20명을 추가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특검은 수사 개시 약 3개월 만인 지난 6월 9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4명을 ‘1호 기소’했다. 특검팀이 지난 7일까지 기소한 인원은 모두 11명에 불과했지만, 지난주에만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8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번주 추가될 약 20명을 감안하면 수사 종료 시점에는 전체 기소 인원이 50명에 이를 전망이다. 내란 특검(24명)의 2.1배, 채해병 특검(33명)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금까지의 특검은 초반부터 핵심 피의자 신병 확보 및 기소에 나섰다. 앞선 3대 특검도 예외가 아니다. 내란 특검은 조은석 특별검사 임명 직후인 지난해 6월 공식수사 개시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1호 기소하고, 수사 개시 22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하는 등 ‘속도전’을 펼쳤다. 김건희 특검과 채해병 특검도 수사 개시 약 한달과 보름 만에 각각 김건희 여사,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러한 ‘헤비테일’ 전략은 인력 구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종합특검의 파견검사는 15명에 불과하다. 내란 특검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등 기존 특검 대비 적은 편이다. 10월부터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부칙에 특별검사 등이 수사권을 유지하도록 예외를 뒀지만, 검사가 기소 여부만 판단하는 시스템 하에서 수사 경력이 풍부한 파견검사 수십 명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선관위 특검 사례처럼 특검법 상에 특검 파견 검사의 수사권 행사를 명시하는 ‘우회로’를 만들 순 있지만, 특검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 등을 놓고 법적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 특검팀 검사의 활동이 과거보다 축소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에 향후 특검팀은 소수의 파견검사가 전체적인 방향 제시만 담당하고, 수사 실무는 수사관이 사실상 전담하는 투트랙 체계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권을 잃은 검사에게 특검 파견이 얼마나 유인을 가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검사 수가 부족해지면서 공소유지 변호사를 따로 두는 것도 정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에 참여하지 않은 공소유지 변호사가 특검 사건의 법정 공방을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 증인 신문 길어지고, 절차 판단 늘어나고… “판사도 재판하며 수사하는 시대”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정의 풍경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소유지를 위한 증인신문이 길어지고, 절차적 적법성을 다투는 경우도 늘면서 지금도 문제로 지적되는 재판 지연이 보다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된 형소법에 검사의 보완수사를 대체할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신설됐지만,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결국 검사 입장에선 입증을 위해 증인을 법정에 불러 신문하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심리로 지난 10일 열린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건 공판에서 이영선 부장판사는 “새로운 형사소송법까지 고려했을 때 (검사가) 수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입장이라, 공소유지하는 쪽에서 관련 내용을 증인신문을 통해 현출할 수밖에 없어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4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앞서 담소를 나누며 “이제 판사도 재판하며 수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검사가 증인신문을 적극 활용하려고 할수록 심리는 길어질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공판중심주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사건의 사실관계 증명에 대한 부담이 법원에 넘어간 셈”이라며 “판사는 피고인뿐 아니라 검사를 상대로도 각 증거가 효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안 판단 외에 절차적 적법성 판단에 들이는 시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재경지법의 부장판사는 “피고인 측에서 공소기각을 주장하면 심리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대법원에서 판례로 정리되기 전까지는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재판 지연은 법원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된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형사 재판 1심 합의부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구속 사건이 142일, 불구속 사건이 219.7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공판중심주의 기조가 강해질수록 사건 처리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 혐의가 포착되더라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소청 검사가 추가 범죄 정황을 포착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넘겨받아 다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위증의 경우 법정에서 정황이 포착되더라도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에 관련자들끼리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나친 우려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할 수 있도록 2022년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재판 지연이나 무죄 판결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재판 지연 여부도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년 만에 117조 불린 삼전닉스… AI 쩐의 전쟁 ‘2라운드’

    반년 만에 117조 불린 삼전닉스… AI 쩐의 전쟁 ‘2라운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 곳간이 올해 상반기에만 117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글로벌 빅테크 중 알파벳과 아마존에 이어 3위 수준이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재무 체력이 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미중 간 AI 경쟁이 격화하고, 빅테크 간 투자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 상품 규모가 총 189조 95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125조 8214억원)보다 약 64조원 증가한 수치다. 또 SK하이닉스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34조 94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87조 9579억원으로 53조원 넘게 늘었다. 양사의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 상품 규모는 합계 277조 9109억원으로 지난 상반기에만 117조원 넘게 증가했다. 주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서버용 D램·SSD 등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린 데다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실적과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상반기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말에는 4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의 유동성 자산 규모는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삼성전자의 현금·현금성 자산과 단기·유동 금융자산(6월 30일 원·달러 환율 1달러=1548.78원 적용)은 1226억 4700만달러(약 190조원)로, 알파벳(2424억 7400만달러)과 아마존(1229억 88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다르게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가 필요한 제조 기업인 만큼 늘어난 현금만으로는 향후 경쟁력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공격적인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팹 확대를 통한 생산능력(캐파)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총 28조 1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캐펙스·CAPEX)를 집행했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현재 1기 팹을 건설하는 한편 2기 팹과 청주에 세워질 낸드 생산기지 M17에 총 54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양사 모두 현금이 크게 늘었지만, 그만큼 앞으로 집행해야 할 투자도 많다”면서 “반도체 기업은 결국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향후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낮은 주주환원 수준과 기업가치 저평가를 지적해 온 만큼 늘어난 현금은 주주환원 여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환원 간 ‘최적의 균형’을 확보하는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주담대 가산금리 역대 최고… ‘16% 고금리’ 카드론에 몰렸다

    주담대 가산금리 역대 최고… ‘16% 고금리’ 카드론에 몰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은행들이 대출을 덜 내주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서 차주가 내야 할 이자 부담도 커진 것이다.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사이 카드론에서는 연 16% 이상 고금리를 내는 이용자가 10명 중 4명을 넘어섰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6월 새로 내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가산금리는 단순 평균 3.27%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33% 포인트 오른 것으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9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12월 2.99%였던 가산금리는 올해 1월 3.05%로 3%를 넘어선 뒤 계속 올랐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을 내줄 때 기준금리에 추가로 붙이는 금리다. 은행의 업무비용과 대출자의 신용위험, 목표이익 등을 반영한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고객에게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줄이면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아도 실제 대출금리는 올라간다.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 관리 기조에서는 대출이 빠르게 늘 경우 금리나 우대조건을 조정해 증가 속도를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5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50%로 1년 전 연 4.02%보다 0.48% 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는 2.86%에서 2.97%로 0.11%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가산금리는 0.33% 포인트 뛰었다. 고객에게 금리를 깎아주는 가감조정금리도 0.04% 포인트 줄었다. 주담대 금리가 오른 대부분이 시장금리보다는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금리 혜택을 줄인 데서 나온 셈이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진 사이 카드론에서는 높은 금리를 내는 이용자가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KB국민·BC·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연 16% 이상 20% 이하 카드론 이용자 비중은 단순 평균 41.0%였다. 지난 1월 37.7%에서 5개월 만에 3.2%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연 12%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이용자 비중은 같은 기간 27.1%에서 25.3%로 낮아졌다. 카드사별로 보면 연 16% 이상 20% 이하 카드론 이용자 비중은 우리카드가 58.7%, 현대카드가 53.7%로 절반을 넘었다. 카드업계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저신용자 등이 카드론으로 이동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은행이 내줄 수 있는 대출 규모를 다시 늘렸지만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유지하기로 했다.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한 차주가 더 높은 금리의 금융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카드론조차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늘어나면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추가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스트레이 키즈 ‘빌보드 200’ 9연속 1위… 비틀스 이어 2위

    스트레이 키즈 ‘빌보드 200’ 9연속 1위… 비틀스 이어 2위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새 미니앨범 ‘디스 앤드 댓’(THIS & THAT)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통산 9번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는 16일(현지시간)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디스 앤드 댓’이 오는 22일 자 ‘빌보드 200’ 1위로 데뷔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3월 미니앨범 ‘오디너리’로 처음 정상에 오른 이래 ‘파이브스타’, ‘락스타’, ‘카르마’, ‘두 잇’ 등 9개 작품을 연속으로 1위에 올렸다.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첫 정상을 차지한 뒤 약 4년 5개월 만에 이룬 기록으로, K팝 가수 중 최다이다. 빌보드는 “스트레이 키즈가 그룹 가운데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빌보드 200’ 1위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와 함께 그룹 기준 역대 공동 2위로, 19회 1위를 차지한 비틀스의 뒤를 잇는 기록이다. ‘디스 앤드 댓’은 차트 집계 기간 36만 9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실물·디지털 앨범 판매량은 35만 7000장으로 스트레이 키즈의 미국 내 역대 최고 주간 판매량을 찍었다. 스트리밍 환산 앨범 판매량은 1만 1000장,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환산 판매량은 1000장으로 집계됐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발매 첫 주 미국에서 기록한 앨범 유닛이 전작보다 약 25%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보는 스트레이 키즈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해나가는 대범한 태도와 자신감을 담았다. 동명 타이틀곡 ‘This & That’을 포함해 8곡이 실렸다. 팀 내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의 멤버 방찬·창빈·한이 수록된 전곡의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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