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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김치 토스트, 해산물 파에야로 보는 음식의 정통성/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김치 토스트, 해산물 파에야로 보는 음식의 정통성/셰프 겸 칼럼니스트

    오래전 한 유튜브 콘텐츠를 관심 있게 본 적이 있다. 이탈리아 음식 전문가들이 비이탈리아 지역의 유명 셰프나 유튜버들이 이탈리아 음식을 만드는 콘텐츠를 보는 반응을 담은 영상이다.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만드는 법이라든지, 피자 만드는 영상을 보며 ‘이탈리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하며 ‘진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 꽤 흥미로웠다. 최근 한식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음식에 관한 해외 콘텐츠도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한국 사람들은 이탈리아 사람들 못지않게 정통에 민감하다는 사실이다. 최근 어느 해외 요리 유튜버가 사워도 토스트에 치즈와 김치를 끼워 놓은 ‘김치 치즈 토스트’를 만드는 장면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처음에 든 생각은 ‘재미있네, 안 될 게 뭐 있어?’였다. 요리하고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입장에선 무척 흥미로운 현상이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뼛속 깊이 각인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안 돼!’ 하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음식에 있어 정통성이란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주제다. 어떤 요리는 이래야 하고 절대 벗어나선 안 된다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정통주의자들의 입장이다. 정통성을 고집하다 못해 엄격하게 고집하고 있는 대표적은 음식이 나폴리식 피자다. 원형 피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나폴리에서는 진정한 나폴리식 피자를 정의하고 한 치라도 벗어나면 나폴리식 피자라고 부를 수 없다고 규정한다. 뭐가 어떻든 맛있으면 됐지, 음식 갖고 빡빡하게 그러나 싶지만 김치 치즈 토스트를 보고 ‘저건 너무 갔다’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자유주의자보다는 정통주의자에 가깝다.정통성을 고집하는 요리들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현지 재료로 변주되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피자나 파스타처럼 익숙하진 않지만, 스페인의 파에야도 꽤 정통성을 고집하는 요리다. 파에야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넓은 팬에 각종 재료와 육수, 쌀을 넣고 끓여 만든다. 한국 사람들이 쌀에 워낙 익숙하다 보니 파에야를 대하는 태도는 두 가지로 나뉜다. ‘쌀을 이렇게도 먹을 수 있다니 참신하네’와 ‘뭐 볶음밥이랑 별다르지 않네’다. 기술적으로는 밥을 볶지 않으니 볶음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쌀에 여러 재료가 들어가고 올리브유와 같은 기름도 쓰다 보니 결과물만 입에 넣고 보면 볶음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오늘날 스페인 전역에서 다양한 파에야를 찾아볼 수 있지만 파에야의 고향은 스페인 동남부에 있는 발렌시아다. 파에야 하면 풍성하게 해산물이 토핑된 파에야가 연상되지만, 원형은 고기가 들어간 발렌시아식 파에야다. 발렌시아 사람들은 나폴리 사람들처럼 ‘발렌시아식 파에야’는 유일무이하며 오직 DOP(지리적 보호 표시) 쌀, 닭고기, 토끼, 콩, 토마토, 올리브유, 사프란, 소금, 물로만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발렌시아 지역은 8세기 무렵 북아프리카 아랍계인 무어인들이 스페인을 정복할 당시 들여온 쌀을 재배하던 곳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습지가 많아 물이 많이 필요한 쌀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자연스럽게 지역의 주요 작물이 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쌀 요리가 소비됐는데 음식학자들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파에야 형태의 요리는 15세기 무렵 탄생했다. 대량으로 만들 수 있고 쉽게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쌀 요리는 주로 서민들의 주식이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콩, 토끼고기를 주로 넣고 만들었는데 간혹 달팽이도 사용됐다.발렌시아식 파에야는 이미 19세기만 해도 유럽에서 스페인 지역 요리로 유명했지만, 지금처럼 스페인 요리의 상징이 된 건 1960년대 스페인 관광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해안가 지역 레스토랑에서 해산물과 각종 재료를 넣은 다양한 파에야를 만들었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 외국인들에게 파에야란 해산물 파에야란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발렌시아식 파에야의 정통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나폴리 사람들이 미국식 피자를 볼 때, 혹은 한국 사람들이 양배추나 젓갈이 들어가지 않는 외국식 김치를 볼 때 생겨나는 일종의 위기의식의 발현인 셈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음식 정통성을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정통을 정의하는 것 자체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집마다 지역마다 다른 김치를 한 가지 정통성이란 기준 아래 놓을 수 있을까. 음식은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생물과 같다. 그런데도 어떤 기준을 정하고 정통성을 유지, 보존하려는 시도는 필요한 일이다. 적어도 요리에 있어선 맨땅에서 스스로 만들어지는 건 없다.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시도는 정통에 기반했을 때 이뤄지는 법이니 말이다.
  • “나눔이 삶의 동력”… 쪽방촌 주민들 16년째 기부

    “나눔이 삶의 동력”… 쪽방촌 주민들 16년째 기부

    “남을 위해 시작한 나눔이 삶의 동력이 된다는 걸 매년 이맘때면 또 깨달아요.” 올해로 16년째 인천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기부를 이어 오고 있는 이준모(59)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8년 경제 위기 여파로 실직한 이들과 노숙자 등 취약계층을 돌보기 위해 해인교회에서 설립한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쪽방상담소, 아동공부방, 가정폭력상담소, 무료급식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과 쪽방촌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폐지와 고철을 판매하고 공동작업장에서 볼펜과 샤프 등을 만들며 거둔 수입 등을 십시일반 모았다. 이들은 한 달 동안 모은 221만원을 전날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16년간 이들이 전달한 성금은 25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쪽방촌 주민들의 나눔은 이 이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08년 겨울의 초입, 여느 때처럼 추위를 버틸 연탄과 식료품 등을 나눠 주던 이 이사장에게 한 쪽방촌 주민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을 텐데 매번 우리만 도움받아 미안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형식적인 인사라 치부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이사장은 곧바로 모자를 들고 ‘이곳 분들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며 즉석에서 모금을 진행했다. 그러자 쪽방촌 주민들은 “우리도 1000~2000원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온기는 쪽방촌을 넘어 무료급식소, 노숙인쉼터, 교회까지 퍼졌다.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 지폐부터 때 묻은 500원짜리 동전까지, 열흘 정도 진행한 첫 모금에서 63만원이 모였다. 사랑의열매에 첫 번째 기부를 하고 나서 나눔은 더 커졌다. 주민들의 기부가 크게 알려지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따뜻하고 귀한 이야기”라며 직접 사과 두 박스도 보내 왔다. 쪽방촌 주민들은 “남을 도와 보니 기분도 좋고 자부심이 생겼다”며 해마다 정성을 모아 보자고 이 이사장에게 제안했다. 이후 폐지를 팔아 1년 동안 가스통에 돈을 모아 두거나 동전이 생길 때마다 비닐봉지에 담아 주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 이사장은 “14년째 나눔에 동참한 한 주민은 ‘우리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데 감사하고, 기부가 우리의 연례행사가 됐다. 이건 내 평생의 자랑’이라고 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고, 나눔으로 큰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 4000원 ‘갓성비’ 세종청사 식당에 찬바람 왜 [관가 블로그]

    4000원 ‘갓성비’ 세종청사 식당에 찬바람 왜 [관가 블로그]

    “차라리 도시락으로 때우지 구내식당은 안 가요.” “먹고살자고 일하는데 단무지 반찬은 너무하잖아요.” 한 끼에 4000원 하는 극상의 가성비에도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이 외면당하고 있다. 커피 한잔 값에 많은 걸 바랄 순 없지만 헛헛한 밥을 매일 먹으며 일할 순 없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오독오독 씹히는 덜 익은 당면, 건빵튀김이 반찬으로 나온 뒤론 구내식당에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고용노동부 구내식당에선 12시 반쯤 고작 23명이 밥을 먹고 있었다. 반면 같은 가격인데도 ‘맛집’으로 소문난 산업통상자원부 구내식당엔 ‘원정 식객’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원성이 자자한데도 품질을 올리지 못하는 건 2019년부터 6년째 4000원에 묶인 가격 탓이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 관리본부 관계자는 23일 “인건비와 재료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는 데다 큰 업체도 손털고 나갈 정도로 운영이 간단치 않다”며 “그런데도 급식 업체들이 발을 빼지 않는 건 청사 식당 운영 이력이 민간 구내식당 입찰 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풀무원, 본푸드서비스, 한울이 세종청사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했으나 현재는 풀무원, 본푸드서비스만 남았다. 중소업체 보호 차원에서 2020년부터 대기업 입찰을 제한한 데다 지방 중소업체들은 자재·인력 조달 경쟁력에서 밀리다 보니 특정 중견업체 몇 곳이 번갈아 낙찰받고 있다.청사관리본부는 상반기 중 위탁 운영 업체, 공무원들의 의견을 물어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한끼 4500원이 유력하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세종청사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청사 구내식당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 있어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선 기획재정부 등이 입주한 중앙동 구내식당부터 가격을 4500원으로 올려 반응을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격을 올려도 석 달만 지나면 품질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며 “한 달에 한 번 ‘암행 감찰’을 나가 구내식당 밥을 먹고, 형편없으면 점주를 불러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 학부생만 등록금 동결… “대학원·유학생이 봉이냐” 반발 확산

    [단독] 학부생만 등록금 동결… “대학원·유학생이 봉이냐” 반발 확산

    올해 등록금 결정을 위한 대학별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대학들이 학부생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대학원생과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부생 등록금을 인상하면 정부 지원에 제약을 받다 보니 대학원생이나 유학생에게 더 많은 돈을 걷겠다는 얘기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학원생과 유학생이 봉이냐”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는 13년 만에 최대인 5.64%로 정해졌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학부생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는 공문을 전체 대학에 발송했다. 국가장학금Ⅱ 유형, 글로컬대학30 선정 등 각종 지원이 교육부의 손에 달린 만큼 대학들이 이러한 권고를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경북대, 전북대 등 국립대뿐만 아니라 연세대, 경희대, 숙명여대, 국민대 등 주요 사립대도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10년 넘게 큰 변동이 없는 등록금은 대학 입장에선 재정적인 부담 요인이다. 이에 궁여지책으로 대학원과 유학생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원 등록금은 인상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유학생의 경우 등록금 인상 제한이 아예 없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8개 대학이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원생 등록금을 보면 서강대는 4%, 성균관대는 2%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양대는 대학원생 2%, 유학생 5% 인상을 의결했고 이화여대도 대학원생 4%, 유학생 8%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시립대도 대학원생 등록금을 3.76%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경희대(5%)와 중앙대(5%)는 유학생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다만 서울대는 올해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록금을 모두 동결한 바 있다. 대학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대학원에 다니는 김모(31)씨는 “등록금을 결정하는 등심위에서 의결권이 있는 학생위원이 학부생인 경우가 많고, 유학생은 회의 참여 대상조차 아닌 대학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외대 일반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타오(26)는 “인상된 등록금이 유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시행 등에 쓰이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학생회 차원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대학도 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심위 진행 전에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5.5% 인상된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회견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원 총학생회장도 참석해 “정식 심의 절차에 앞서 대학원생에게 재정 부담을 전가하는 등록금 인상은 무효”라고 지적했다.
  • 아홉 살 지능에 멈춘 엄마가 아이 지킬 ‘안전지대’ 없나요

    아홉 살 지능에 멈춘 엄마가 아이 지킬 ‘안전지대’ 없나요

    ‘IQ 71 이상 비장애’ 정부가 그은 선… 복지사각으로 밀려난 모자 “개가 아이 얼굴을 물었어요. 지금 수술 중인데 어떡해요.” 이혜인(24·가명)씨의 다급한 목소리에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국장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한 살배기 아이가 얼굴에 붕대를 동여매고 누워 있는 것도 기가 막혔는데, 다친 사연을 듣고선 말문이 막혔다. “아는 언니가 맡긴 개가 아이를 물어 눈 밑까지 찢어졌다는 거예요. 순한 개라도 낯선 사람들과 있으면 공격성을 보일 수 있잖아요. 한 살 아이가 있다면 개를 맡지 말았어야 했는데, 엄마가 생각 못 한 거죠.” ●장애 판정 못 받아 정부 지원 제한적 아이가 한 달간 치료해야 할 정도의 큰 화상을 입은 적도 있었다. 뜨거운 죽그릇에 손을 담갔다고 한다. 아이 옆에 뜨거운 것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혜인씨는 몰랐다. 아이를 키우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이 어려운 혜인씨는 지능지수(IQ)가 아홉 살 수준인 ‘경계선 지능인’이다. ‘느린 학습자’라고도 하는 경계선 지능인은 IQ가 71~84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의사소통 능력 등은 비장애인과 큰 차이가 없지만 또래보다 학습력과 사회 적응력이 떨어진다. IQ가 높은 사람도 육아는 고단하고 서툰 법인데, 혜인씨는 지능이 지적장애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인 데다 ‘독박 육아’까지 하고 있다.●돌봄 미흡해 아이 안전·발달도 불안 경계선 지능인이 홀로 아이를 키울 경우 양육자의 부주의나 판단 미흡으로 아이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 방법 교육, 맞춤 돌봄 등 공적 지원은 없다시피 하다. 돌봄이 절실한데도 잊힌 존재. 혜인씨 모자는 사회의 무관심 속에 오늘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다.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 김지영(25·가명)씨는 게임에 빠져 밤낮이 바뀐 생활을 했다. 집 정리와 수납을 도와줘도 일주일도 안 돼 난장판을 만들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도 않았고, 걱정돼 찾아가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아이 방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지영씨는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기로 하고 가정위탁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에는 30대 친모가 생후 9개월 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재판부는 “(친모의) 사회연령이 14세 수준으로 아이 돌보는 것이 미숙했다”고 설명했다. 유 국장은 23일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가 복지 시설을 나와 홀로 아이를 키우다가 도저히 양육할 형편이 안 돼 다시 시설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며 “엄마·아빠가 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복지 서비스가 전무해 부모는 아이 키우기가 어렵고, 아이는 발달이 지연되고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혜인씨 사례는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양육 환경을 조사했는데도 ‘사례관리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돼야 주거, 의료, 양육 등 다양한 지원을 맞춤형으로 받을 수 있다. 혜인씨는 양육 방법 교육과 돌봄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인지능력이 낮아도 장애인은 아니어서 양육비 지원 등 비장애인 한부모가 받는 일반적인 수준의 복지서비스만 받을 수 있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적장애인은 출산하고서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고 입양 보내는 경우가 잦다. 반면 경계선 지능인은 상당수가 아이를 키우는데도 도움을 줄 제도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양육비를 받거나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수급하는 것만으로는 돌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당장 육아도 어렵거니와 아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 도울 방도가 마땅치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에 대한 정부 지원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숙자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관은 “한부모 시설에 입소하면 입소자가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상담, 사례관리, 심리치료를 연계해 지원한다. 지역사회에 사는 한부모도 경계선 지능인으로 판명되면 여가부가 위탁운영하는 가족센터에서 지원하지만 본인이 신청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경계선 지능인이란 사실도 병원 검사를 받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설 밖 한부모에게 검사비를 지원하진 않는다. 검사 비용은 10만~80만원 선. 빠듯한 형편인 경계선 지능인들에게는 이마저 부담스럽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사례관리정책지원센터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지원이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다”면서 “병원에서 검사받아 증명을 받아 와야 사례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검사받고 가족센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전제부터 그들에겐 어려운 과제다. 허 조사관은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등에서 출산한 한부모 중 경계선 지능인으로 추정되는 경우 무료 검사를 하고, 결과를 지자체로 통보해 양육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시설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가족, 지인, 사회복지사가 요청하면 복지서비스 대상자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일정 나이에 이를 때까지 장기적으로 양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 아이의 안전이 우려돼 아동과 부모를 분리하더라도 가정 위탁이나 보육시설 외에 아이를 보낼 곳이 없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들이 지역사회로 나와 다른 이들과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경계선 지능인이 얼마나 되는지 실태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부모 복지시설 입소자 중 적지 않은 이들이 경계선 지능 단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계선 지능이면서 한부모인 경우를 많이 봤다. 자신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채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례가 경계선 지능인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입은 적고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 보니 방임이 발생하고,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라 아이를 눈으로만 본다. 그러다가 총체적 문제에 빠지기도 한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계선 지능인을 장애 복지체계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묵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대표는 “이들이 한부모 복지시설을 나서는 순간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면서 “공공주택을 활용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 지원도 해야 하며 일자리를 연계하고 심리 상담도 촘촘하게 해야 한다. 이런 게 사각지대에 놓인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통합사례 관리”라고 밝혔다.
  • 비서로, 집사로 진화한 AI… 인간처럼 추론하는 ‘GPT-5’도 온다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비서로, 집사로 진화한 AI… 인간처럼 추론하는 ‘GPT-5’도 온다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인공지능(AI)이라는 말이 사라진다?’ 생성형 AI ‘챗GPT’ 등장 이후 AI가 광범위하게 일상에 녹아들면서 AI 기술 자체를 강조하는 현상은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AI 역설’이다. AI가 제품, 서비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AI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어떤 혁신을 이뤘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美 CES 최대 화두 인터넷 필요 없는 AI 시대주요 기업들도 뛰어들어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전자제품, 자동차, 로봇부터 안경, 유모차, 베개까지 다양한 제품이 AI라는 ‘옷’을 입고 이전보다 훨씬 똑똑해진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남아 있는 손가락 신경의 작은 신호를 AI가 읽고 실제 손가락처럼 움직이는 ‘손가락 의수’, 음성을 수어로 바꿔 주고 사람처럼 풍부한 표정을 짓는 ‘3차원(D) AI 아바타’도 등장했다. CES 현장을 둘러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23일 “제품의 전반에 AI가 스며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든 사물에 AI 적용하는 시대 이번 CES에서 주목받은 ‘AI 에이전트’와 ‘온디바이스 AI’는 AI 기술이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를 보여 준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원하는 걸 알아서 척척 해 주는 일종의 AI 비서로 실제 구현되는 모습은 다양하다. 기능적으로 PC, 자동차 등에 내장되거나 움직이는 로봇 형태를 띨 수도 있다. 국내 가전업체가 공개한 ‘AI 로봇’도 AI 에이전트에 해당된다. AI 로봇은 사물인터넷(IoT)과 AI가 결합된 사물인공지능(AIoT·AI of Things)을 통해 개인 맞춤형 비서 역할뿐 아니라 집안 일을 대신해 주는 집사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연결과 상관없이 기기 안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도 PC, 스마트폰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은 소규모언어모델(sLM) 개발 경쟁으로도 이어졌다. sLM은 오픈AI의 GPT-4,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에 비해 학습량은 적지만 최적화를 통해 최대한의 성능을 내면서 개발·구동 비용을 줄인 언어모델이다. 특히 AI의 학습 지표인 매개변수(파라미터)가 70억개(7B) 이하인 sL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메타(라마2 7B), 구글(제미나이 나노1, 나노2), 마이크로소프트(파이2) 등 글로벌 주요 기업도 줄줄이 뛰어들었다. 지난해 ‘미스트랄 7B’에 이어 수학, 물리 등 작은 전문 모델로 쪼갠 뒤 질문에 따라 연결하는 방식의 ‘믹스트랄 8x7B’(전문가 믹스·MoE) 모델을 오픈소스(소프트웨어 설계도 공개)로 내놓은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는 오픈AI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연내 ‘GPT-5’ 공개GPT-4에 추론 기능 추가인간 수준 AI 현실화 전망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중요한 건 모델을 실제 사용하고 난 뒤의 평가”라면서 “미스트랄을 써 본 기업들 얘기를 들어 보면 다들 ‘써 보니 좋다’고 한다. 오픈 소스로 이만큼 따라왔다는 건 한국 기업에도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텍스트 넘어 이미지·영상·음성도 생성 성능으로 승부를 보는 LLM의 진화도 계속되고 있다.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4(매개변수 1조 7000억개 추정)보다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된 GPT-5가 올해 안에 공개될 예정이다. 추론 기능도 추가된다고 한다. 텍스트(글자)를 학습하는 걸 넘어 이미지·영상·음성을 분석하고 생성하는 ‘멀티 모달’ 방식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인간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것과 동일하게 AI가 학습한다는 얘기다.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현상)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지만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건 인공일반지능(AGI·인간 수준으로 일을 처리하는 AI)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AI 어디까지 왔나AGI는 초기 단계 머물러감각 분석 기술 집중해야 구글 딥마인드의 6단계 분류 기준으로 보면 특정 업무 수행에 초점을 맞춘 AI 중에선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처럼 이미 인간을 뛰어넘는 ‘레벨5’(슈퍼휴먼)의 AI도 등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GI(챗GPT, 바드, 라마2)는 아직 ‘레벨1’(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장 원장은 “텍스트를 학습한 생성형 AI의 성능에 대해선 연구자들도 놀라고 있다”면서 “AGI 시대가 앞당겨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각 등 감각에 해당하는 부문은 아직 데이터화되지 않은 게 많다”며 “표정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건 어려운 기술이지만 이게 가능해지면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대학 대신 공무원 될래요” MZ 공무원 떠난 빈자리, 10대 ‘잘파 희망’이 채운다

    “대학 대신 공무원 될래요” MZ 공무원 떠난 빈자리, 10대 ‘잘파 희망’이 채운다

    특성화고 등 추천받아 시험 치러평균 18.7세로 경쟁률 2.7대1 기록전남여상·천안여상·함양제일고 줄합격김윤슬 “마약 밀수 다 잡아낸다”박하영 “아버지 대 잇고 자부심”김시영 “일찍 취업해 보람도 커”이예인 “농사일 할머니에 도움” “공무원이 돼서 정말 좋아요.” 김윤슬(19) 양은 지난해 12월 지역인재 9급 공무원 관세직렬에 합격했다. 중학교에서 공부를 곧잘 했던 터라 대학 진학 대신 공무원이 되기 위해 특성화고(천안여상)에 지원한다고 했을 때 김양의 부모는 극렬하게 반대했다고 했다. 김양은 “대학은 나중에 가고 싶을 때 가고 국가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시켰다”면서 “‘공무원 월급이 편의점 ‘알바’보다 못하다’라는 뉴스도 나오는데 전문성 있는 분야에서 스무살도 안 돼 공직을 시작하면 충분한 ‘메리트’(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낮은 보수와 경직된 조직 문화 등을 이유로 2022년 공직을 떠난 입직 5년 차 이내 공무원은 1만 3032명에 이른다. 주로 MZ(1980년대초~2000년대초) 세대인 이들과 달리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잘파’(Z+알파) 세대들이 “공무원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며 공직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관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23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역인재 9급 선발시험은 ▲지역사회 균형 발전 ▲입직 경로 다양성 확대 등을 위해 2012년 도입돼 지금까지 2457명을 뽑았다. 전국 17개 시도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 등에서 성적이 우수한 졸업(예정)자 중 학교 추천자(최대 9명)를 대상으로 필기시험(국어·영어·한국사)과 서류전형, 면접시험 등을 거친다. 합격자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시도별로 2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간의 수습근무를 마친 뒤 임용심사를 거쳐 올 하반기 일반직 9급 공무원으로 정식 임용된다.지난해 12월 발표된 최종 합격자는 총 293명(행정 200명·기술 93명)으로 평균 연령은 18.7세였다. 전년(19세)보다 조금 어려졌다. 17~18세(220명)가 75.1%로 가장 많았다. 평균 경쟁률은 2.7대 1로 전년(2.5대 1)보다 소폭 올랐다. 특히 보건(17.5대 1), 전기(7.5대 1) 직렬은 경쟁이 치열했다. 2022년 응시자 전원을 합격시킨 전남여상, 천안여상, 함양제일고는 ‘대학보다 공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찾아가는’ 학교가 됐다. 이들 학교는 공무원시험반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방과 후, 야간 자율학습 등 준비 과정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업무량이 많기로 소문난 인천공항 세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김양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처음부터 일을 어려운 데서 배워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점점 발전해가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신종 마약 밀수가 늘고 있는데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제가 다 잡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양과 함께 천안여상을 졸업하는 박하영(19·일반행정) 양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공직에서 일하고 싶어 ‘공무원 사관학교’인 천안여상을 수소문해 세종시에서 충남 천안시로 학교를 옮겼다. 합격 직후 ‘고깃집 알바’를 시작한 박양은 “대학 가는 친구들을 보면 아쉬움도 있지만, 공무원은 일찍 들어갈수록 유리하고 능수능란하게 일을 잘하게 될 테니 부럽지 않다”면서 “‘연금이 짜다’ 같은 부정적 시선도 많은데 국민에 헌신하는 공무원만큼 자부심이 큰 직업도 없다”며 웃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박양은 “국민이 보다 많은 문화생활을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2년 연속 응시생(지난해 9명 등 총 16명)을 전원 합격시킨 전남여상의 김시영(19·세무직렬) 양은 중3 때 전남여상 학교 설명회를 보고 공무원의 꿈을 품었다. 우등생이었던 그는 “부모님은 심하게 반대하셨다. 인문계고를 거쳐 대학에 가면 24~25살에 취업하게 되는데 그보다는 세무직 공무원으로 일찍 시작해 세금 문제로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게 명예롭고 희망이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김양은 “세무는 돈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숫자 하나만 달라져도 문제가 되는 터라 부담도 되지만 재미있다”면서 “세무에 대한 지식을 책에서보다 열심히 생활하면서 전문성을 기르고 싶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함양제일고의 이예인(19·일반농업직렬) 양은 농사일을 하는 할머니를 돕기 위해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공무원인 아버지의 자상하고 반듯한 모습도 ‘롤모델’이 됐다. 그는 “고령화로 부족해진 농촌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드론 등 대체품을 개발하고 농산물 판로를 개척하는 유통 업무도 해보고 싶다”며 농림축산식품부 근무를 희망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새벽 1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다는 이양은 “기왕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안정적으로 빨리해보고 싶었다”면서 “대학이야 후 진학하면 되고 지금은 월급도 적겠지만 30대가 되면 승진도 하고 꽤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공직을 선택한 데 대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 영화 ‘소풍’ 나문희 “영옥 언니랑 꼭 하고 싶었던 영화”

    영화 ‘소풍’ 나문희 “영옥 언니랑 꼭 하고 싶었던 영화”

    “우린 스무살, 스물 네살 때부터 만나 연기를 했어요. 문희가 ‘언니하고 나하고 이번 영화 꼭 하자’ 했죠. ‘그래, 나도 네가 안 하면 안 해’라고 시작했습니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영화 ‘소풍’에 출연한 김영옥 배우가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나문희 배우와 함께 출연한 배경을 밝혔다. 나문희는 “나이마다 할 수 있는 연기가 따로 있는데, 이 역할은 김영옥과 제가 아니면 표현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출연해준 김영옥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는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옛 추억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나문희는 주인공 은심 역을 맡아 사돈 친구인 금순(김영옥)과 함께한다. 배우 박근형이 은심을 짝사랑하던 태호 역으로 출연한다. 김영옥은 1937년생, 나문희는 1941년생, 박근형은 1940년생이다. 평생 연기를 해온 노배우들의 열연이 빛난다. 연출을 맡은 김용균 감독은 이에 대해 “배우들의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영화 기획 단계부터 나문희·김영옥 선생님이 이미 주연으로 내정됐었다. 제가 운 좋게 두 분과 작품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출을 어떻게 할지 난감했는데, 제가 어쭙잖게 하기보다 선생님들에게 맡겼다. 감독이라기보다 첫 번째 관객으로 지켜본 매력이 컸다”면서 “관객분들도 이런 느낌을 받기를 바랐다. 그런 마음으로 믿고 나갔다”고 배우들의 연기력에 엄지를 치켜들었다.영화는 6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은심이 금순, 태호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여기에 각자의 자녀들의 사연까지 엮이면서 죽음을 앞둔 노인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돌아본다. 김영옥은 “두 노인의 이야기를 보면 자식들이 어떻게 부모를 편안하게 살다 가시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될 거다. 작품의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 생각한다”고 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보시면서 느끼고, 뭔가 개선되는 게 있으면 보람 있겠다”고 전했다. 나문희는 “노인들만 나오는 영화이다 보니 투자자 없었다. 큰 용기 내어서 영화 만들어져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에선 가수 임영웅의 곡이 영화 OST로 나온다. 지난 21일 가수 임영웅 콘서트에 배우 나문희가 깜짝 방문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추억을 공개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나문희는 이때 자신을 ‘일산에 사는 호박고구마’라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임영웅 팬인 김영옥도 함께 했다. 음악은 ‘소풍’ 음악 감독이 임영웅 측에 직접 연락했고, 임영웅이 영화 내용을 알아보고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임영웅이 ‘소풍’ 음원으로 사용된 자작곡 ‘모래 알갱이’의 사용료 전액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소풍’ 제작사는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가 정기적으로 기부해 온 부산 연탄 은행에 음원 사용료 전액을 전달한다. 김영옥은 이에 대해 “김영옥은 “제가 임영웅 팬인데 음악까지 (영화에) 깐다고 해 나도 모르게 ‘악! 대박!’ 했다. 탄성을 질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는 설 연휴 직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고향은 떠올리기만 해도 몽글몽글 설레고 가슴 시리고 애틋한 감정이 생기지 않느냐”며 “이번 영화가 그런 모든 감정을 잘 표현한다. 이 소중한 감정을 공감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 인간을 닮아가는 AI, 인간을 뛰어넘나…“표정·감각 분석은 어려운 기술”

    인간을 닮아가는 AI, 인간을 뛰어넘나…“표정·감각 분석은 어려운 기술”

    ‘인공지능(AI)이란 말이 사라진다?’ 생성형 AI ‘챗GPT’ 등장 이후 AI가 광범위하게 일상에 녹아들면서 AI 기술 자체를 강조하는 현상은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AI 역설’이다. AI가 제품, 서비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AI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AI를 통해 어떤 혁신을 이뤘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전자제품, 자동차, 로봇부터 안경, 유모차, 베개까지 다양한 제품이 AI라는 ‘옷’을 입고 이전보다 훨씬 똑똑해진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남아 있는 손가락 신경의 작은 신호를 AI가 읽고 실제 손가락처럼 움직이는 ‘손가락 의수’, 음성을 수어로 바꿔주고 사람처럼 풍부한 표정을 짓는 ‘3차원 AI 아바타’도 등장했다. CES 현장을 둘러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23일 “제품의 전반에 AI가 스며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품 안으로 들어간 AI…sLM 개발 경쟁 치열 이번 CES에서 주목 받은 ‘AI 에이전트’와 ‘온디바이스 AI’는 AI 기술이 어떤 식으로 발전할 지를 보여준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원하는 걸 알아서 척척 해주는 일종의 AI 비서로, 실제 구현되는 모습은 다양하다. 기능적으로 PC, 자동차 등에 내장되거나 움직이는 로봇 형태를 띨 수도 있다. 국내 가전업체가 공개한 ‘AI 로봇’도 AI 에이전트에 해당된다. AI 로봇은 사물인터넷(IoT)과 AI가 결합된 사물인공지능(AIoT·AI of Things)을 통해 개인 맞춤형 비서 역할 뿐 아니라 집안 일을 대신 해주는 집사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기기 안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도 PC, 스마트폰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은 소규모언어모델(sLM) 개발 경쟁으로도 이어졌다. sLM은 오픈AI의 GPT-4,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에 비해 학습량은 적지만 최적화를 통해 최대한의 성능을 내면서 개발·구동 비용을 줄인 언어모델이다. 특히 AI의 학습 지표인 매개변수(파라미터)가 70억개(7B) 이하인 sL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메타(라마 2 7B), 구글(제미나이 나노-1, 나노-2), 마이크로소프트(파이-2) 등 글로벌 주요 기업도 줄줄이 뛰어들었다. 지난해 ‘미스트랄 7B’에 이어 수학, 물리 등 작은 전문 모델로 쪼갠 뒤 질문에 따라 연결하는 방식의 ‘믹스트랄 8x7B’(전문가 믹스·MoE) 모델을 오픈소스(소프트웨어 설계도 공개)로 내놓은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는 오픈AI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중요한 건 모델을 실제 사용하고 난 뒤의 평가”라면서 “미스트랄을 써본 기업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써보니 좋다’고 한다. 오픈소스로 이만큼 따라왔다는 건 한국 기업에도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텍스트에서 이미지·영상·음성 분석으로…AGI 현실화? 성능으로 승부를 보는 LLM의 진화도 계속되고 있다.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4(매개변수 1조 7000억개 추정)보다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된 GPT-5가 올해 안에 공개될 예정이다. 추론 기능도 추가된다고 한다. 텍스트(글자)를 학습하는 걸 넘어 이미지·영상·음성을 분석하고 생성하는 ‘멀티모달’ 방식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인간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것과 동일하게 AI가 학습한다는 얘기다.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현상)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지만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건 인공일반지능(AGI·인간 수준으로 일을 처리하는 AI)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6단계 분류 기준으로 보면 특정 업무 수행에 초점을 맞춘 AI 중에선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처럼 이미 인간을 뛰어넘는 ‘레벨6’(슈퍼휴먼)의 AI도 등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GI(챗GPT, 바드, 라마2)는 아직 ‘레벨1’(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노건태 서울사이버대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교수는 “AGI는 인간의 지능을 모든 영역에서 모방하거나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지금까지 AI가 달성한 수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훨씬 더 어려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 패턴 분석 등 특정 영역에서는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이를 통합하고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사고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사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장병탁 원장은 “텍스트를 학습한 생성형 AI의 성능에 대해선 연구자들도 놀라고 있다”면서 “AGI 시대가 앞당겨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각 등 감각에 해당하는 부문은 아직 데이터화 안 된 게 많다”며 “표정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건 어려운 기술이지만 이게 가능해지면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나눔이 삶의 동력”… 쪽방 주민들 십시일반 16년째 이어온 온기

    “나눔이 삶의 동력”… 쪽방 주민들 십시일반 16년째 이어온 온기

    “남을 위해 시작한 나눔이 삶의 동력이 된다는 걸 매년 이맘때면 또 깨달아요.” 올해로 16년째 인천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이준모(59)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8년 경제위기 여파로 실직한 이들과 노숙자 등 취약계층을 돌보기 위해 해인교회에서 설립한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쪽방상담소, 아동공부방, 가정폭력상담소, 무료급식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과 쪽방촌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폐지와 고철을 판매하고 공동작업장에서 볼펜과 샤프 등을 만들며 거둔 수입 등을 십시일반 모았다. 이들은 한 달 동안 모은 221만원을 전날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16년간 이들이 전달한 성금은 25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쪽방촌 주민들의 나눔은 이 이사장의 제안이 시작이었다. 2008년 겨울의 초입, 여느 때처럼 추위를 버틸 연탄과 식료품 등을 나눠주던 이 이사장에게 한 쪽방촌 주민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을 텐데 매번 우리만 도움받아 미안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형식적인 인사라 치부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이사장은 곧바로 모자를 들고 ‘이 곳 분들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며 즉석에서 모금을 진행했다. 그러자 쪽방촌 주민들은 “우리도 1000~2000원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온기는 쪽방촌을 넘어 무료급식소, 노숙인쉼터, 교회까지 퍼졌다.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 지폐부터 때 묻은 500원짜리 동전까지, 열흘 정도 진행한 첫 모금에서 63만원이 모였다. 사랑의열매에 첫 번째 기부를 하고 나서 나눔은 더 커졌다. 주민들의 기부가 크게 알려지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따뜻하고 귀한 이야기”라며 직접 사과 두 박스도 보냈다. 쪽방촌 주민들은 “남을 도와보니 기분도 좋고 자부심이 생겼다”며 해마다 정성을 모아보자고 이 이사장에게 제안했다. 이후 폐지를 팔아 1년 동안 가스통에 돈을 모아두거나 동전이 생길 때마다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 이사장은 “14년째 나눔에 동참한 한 주민은 ‘우리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데 감사하고, 기부가 우리의 연례행사가 됐다. 이건 내 평생의 자랑’이라고 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고, 나눔으로 큰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 [단독]학부 등록금 동결, 대학원생·유학생 등록금은 2~8% 인상 추진

    [단독]학부 등록금 동결, 대학원생·유학생 등록금은 2~8% 인상 추진

    10개 대학 등심위 회의록 분석대학, 교육부 권고에 학부생 동결대신 대학원과 유학생 인상 검토대학원 총학생회서 반대 움직임도 올해 등록금 결정을 위한 대학별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들이 학부생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생 등록금을 인상하면 정부 지원에 제약을 받다 보니 대학원생이나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에게 더 많은 돈을 걷겠다는 얘기다.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원생과 유학생만 봉이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신문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8개 대학이 대학원생 또는 유학생의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이거나 이미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원생 등록금을 보면 서강대는 4%, 성균관대는 2%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양대는 대학원생 2%, 유학생 5% 인상을 의결했고, 이화여대도 대학원생 4%, 유학생 8%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시립대도 대학원생 등록금을 3.76% 인상을 의결했다. 경희대(5%)와 중앙대(5%)는 유학생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다만 서울대는 올해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록금을 모두 동결한 바 있다.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는 13년 만에 최대인 5.64%로 정해졌지만, 대부분 대학은 학부생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는 공문을 전체 대학에 발송했다. 대학들은 국가장학금Ⅱ 유형, 글로컬대학30 선정 등 각종 지원이 교육부 손에 달린 만큼 이러한 권고를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대, 경북대, 전북대 등 국립대만 아니라 연세대, 경희대, 숙명여대, 국민대 등 주요 사립대로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다.하지만 10년 넘게 큰 변동이 없는 등록금은 대학 입장에선 재정적인 부담 요인이다. 이에 궁여지책으로 대학원과 유학생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원 등록금은 인상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유학생의 경우 등록금 인상 제한이 아예 없다. 대학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대학원에 다니는 김모(31)씨는 “등록금을 결정하는 등심위에서 의결권이 있는 학생위원이 학부생인 경우가 많고, 유학생은 회의 참여 대상조차 아닌 대학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외대 일반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타오(26)는 “인상된 등록금이 유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시행 등에 쓰이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학생회 차원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대학도 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성북구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심의위원회 진행 전에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5.5% 인상된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회견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원 총학생회장도 참석해 “정식 심의 절차에 앞서 대학원생에 재정 부담을 전가시키는 등록금 인상은 무효”라고 지적했다.
  • “투표하지 말라”…바이든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 알고보니 ‘AI’

    “투표하지 말라”…바이든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 알고보니 ‘AI’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 기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로 미 경선에서 이를 악용한 사례가 접수됐다. 23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와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 당원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가 담긴 전화가 걸려왔다. 뉴햄프셔 법무장관실에 따르면 가짜 녹음에는 “당신의 투표는 11월이 중요하다. 이번 화요일은 그렇지 않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법무장관실은 “뉴햄프셔 대통령 예비선거를 방해하고 유권자들을 억압하려는 불법 시도로 보인다”며 “유권자들은 이 내용을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가짜뉴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발표했을 때 세상의 종말 시나리오를 담은 비디오를 생성하는 데 이 기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미 경찰에게 체포당하는 가짜 이미지가 공개된 바 있다.“백인 AI이미지, 실제보다 더 현실적이라 느껴” AI로 생성된 사람 얼굴 사진이 실제 사람을 찍은 사진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AI 이미지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얼굴 사진과 실제 사람 얼굴 사진을 구분하도록 하는 실험 결과 AI 백인 얼굴 사진이 실제 사람보다 더 현실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극사실주의’(하이퍼 리얼리즘) 현상이 확인됐다. 실제로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기사에서 제시한 AI 백인 얼굴 사진 5장 중 4장은 연구 결과 실험 참가자의 89∼93%가 진짜 사진으로 착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생성 AI가 학습한 수만 장에 이르는 실제 인간 얼굴 사진의 대부분이 백인 얼굴이어서 백인 얼굴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간 AI 사진은 양쪽 귀 모양이 다르다거나 하는 AI임을 숨길 수 없는 흔적이 통상적으로 있었다. 하지만 AI의 발전됨에 따라 AI 사진 속 얼굴의 모든 부분이 실제 사람의 평균적인 비율에 매우 가까워져서 실험 참가자가 AI인지 의심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실험 참가자들은 실제 사람 얼굴 사진에서 귀 모양이 남들과 다르다든가 코가 평균치보다 더 크다든가 하는 등 평균 비율과 어긋나는 부분을 보고 AI 사진으로 착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이처럼 AI 사진이 실제 사람보다 더 진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깜짝 놀라고 있다. 호주국립대(ANU)의 에이미 다웰 교수는 이런 AI 사진이 가짜 메시지의 온라인 확산을 도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웰 교수는 “과도한 수준의 이런 자신감을 보고 놀랐다”며 “이는 인터넷에서 우리를 가짜 정보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사고방식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 왜곡 논란 ‘고려거란전쟁’ 원작자 “KBS 웃기지도 않아”… 작가·PD “다른 작품”

    왜곡 논란 ‘고려거란전쟁’ 원작자 “KBS 웃기지도 않아”… 작가·PD “다른 작품”

    KBS ‘고려거란전쟁’의 원작 소설을 쓴 길승수 작가가 23일 “웃기지도 않는다”며 KBS를 비판했다. 반면 드라마의 작가와 연출은 “원작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길 작가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KBS에서 해명 보도자료를 낸 것을 언급하며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면서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악당)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고 밝혔다. 그는 “화들짝 놀라서 전작 ‘KBS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됐는데 그 이야기가 원정왕후를 통해 어느 정도 살아남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정우 작가는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며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라며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소설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태동시키지도 않았고 근간을 이루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작가는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했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신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라며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 이 드라마는 분명 1회부터 원작에 기반하지 않은 별개의 작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드라마는 일부 전투 장면 이외에는 원작 소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1회부터 그랬고 마지막 회까지 그럴 것”이라며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다. 그런 식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원작 소설을 평가하고 그 작가의 자질을 비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려거란전쟁’을 둘러싼 논란은 17회 방영분부터 시작됐다. 17~18회에서는 현종의 실책이 과장되게 그려졌고 18회 방송 말미에 강감찬과 갈등을 겪은 현종이 분을 참지 못한 채 말을 몰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에 길 작가는 15일 블로그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고 본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대본 작가가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집필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고려거란전쟁’ 연출자인 전우성 감독은 “드라마 원작 계약은 매우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원작의 설정, 줄거리를 그대로 따르는 리메이크 형태부터 원작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한 계약까지 다양하다”면서 ‘고려거란전쟁’ 원작 계약 방식에 대해 “리메이크나 일부분 각색하는 형태의 계약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자문이 없었다는 길 작가의 주장과 관련해 전 감독은 길 작가가 이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고 제작진 측이 수차례 자문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고사했다고 해명했다.
  • [속보]윤석열 대통령 “서천시장 화재, 특별재난지역 가능 여부 즉시 검토”

    [속보]윤석열 대통령 “서천시장 화재, 특별재난지역 가능 여부 즉시 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지원과 관련, “특별재난지역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화재 현장을 방문해 상인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힘드시겠지만, 명절 잘 쇠시고 정부를 믿어달라”고 덧붙였다. 또 윤 대통령은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안부와 서천군이 적극 협력해 필요한 것을 즉각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권혁민 충남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고, 올해 가장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인명피해 없이 화재를 진압해 준 우리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소방대원들에게 “옷차림을 보니 마치 전투 현장의 군인 같다”며 “밤새 고생이 많았다. 노고가 많다”고 격려했다. 또 “화재를 진압할 때 여러분 안전이 중요하다”며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장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여러분도 항상 안전에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한편 충남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8분쯤 시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자정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 인력 361명과 장비 45대를 동원하면서 진화 작업을 벌여 두시간여 만인 23일 오전 1시 15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이후 오전 3시쯤부터 대응 1단계로 내렸다. 불은 시장 수산물동 점포에서 시작됐고, 농산물(채소·잡화 등)동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 “대치동 수학 강사”라더니 술값 ‘먹튀’…진짜 정체는 ‘노숙자’

    “대치동 수학 강사”라더니 술값 ‘먹튀’…진짜 정체는 ‘노숙자’

    자신의 신분을 속인 남성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점에 남성 A씨가 방문했다. 홀로 가게 안으로 들어온 A씨는 바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셨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당시 A씨는 옆자리에 앉은 다른 손님에게 먼저 건배를 제안했다. 주점 업주는 “A씨가 직원에게 술을 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친구들과 와규를 먹고 아쉬워서 바에 들렀다”, “대치동 수학 강사다” 등 업주와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그러던 중 A씨는 “담배가 다 떨어졌다”며 업주에게 편의점 위치를 물었다. 앞서 A씨가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들어온 것을 본 업주는 편의점 위치를 알려줬다. 그러나 가게 밖을 나선 A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업주는 “A씨는 먹고 마시며 실컷 놀다가 갔다. (다음 날) ‘취해서 결제를 못 했습니다’라고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사기꾼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한 업주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 보니 A씨는 무전취식 전과가 여러 번 있었던 노숙자였다. 업주는 “피해 금액이 22만원가량 되는데 (A씨에게) 지불 능력이 없어 피해액을 변제받을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 ‘무임승차 폐지’ 이준석 때린 노인회장 “이런 게 꼰대” 비판한 노교수

    ‘무임승차 폐지’ 이준석 때린 노인회장 “이런 게 꼰대” 비판한 노교수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65세 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폐지’ 공약을 발표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향해 “결혼 안 하고 애 안 키워봐서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나무라자 올해 65세인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이런 게 정말 꼰대들의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23일 페이스북에 “이런 논리라면 인생의 ‘모든’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이 될 것이며, 결국 모든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들이 된다”면서 “(김 회장의 발언은) 비혼주의자,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 불임인 분들, 동성애자 등 많은 사람에게 모멸적이고 차별적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자식 없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세상 물정 모르겠다”며 “바보들은 꼭 당해봐야 알고, 현명한 사람들은 간접경험과 사유로도 배운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분이 화를 내는 이유인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는 누가 하든 개혁해야 할 사안”이라며 “내가 베이비붐 세대이고 내년이면 무임승차의 나이가 된다. 급격하게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데, 그걸 다음 세대들에게 계속 전가하란 말이냐? 무임승차 무조건 폐지도 아닌 개혁신당의 개선안을 읽어 보기나 했는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하지만 나는 이 꼰대 어르신의 막말할 자유는 지지한다. 막말했다고 당원들을 징계한다는 정당은 민주국가의 정당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앞서 김 회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개혁신당의 ‘노인 지하철 무상 이용 폐지’ 공약을 규탄하면서 “(이 위원장이) 결혼도 안 하고, 애도 키워보지 않고, 가정 살림도 안 해보고 정치판에서 무위도식하니 세상 물정을 한참 모르는 헛소리를 남발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하철은 장애인도 어린이도 무료로 타는데 노인이 타면 적자가 나는 것인가. 노인이 타지 않더라도 열차는 달려간다”면서 “보릿고개 넘기기 어려운 시절을 지나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우리나라를 10대 경제 강국으로 만든 1등 유공자인 노년층에게 혜택을 주지 말자는 건 학대”라고 지적했다. 또 “노인들이 기차를 무임으로 타다 보니 외출을 하게 되고, 집에 있는 며느리는 어른이 나가고 없으니 편안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며 “노인이 집에만 있으면 며느리는 얼마나 불편하겠나. (지하철 무상 이용 폐지는) 며느리의 행복권을 박탈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1984년 처음 도입 뒤 찬반 논란을 겪으며 40년째 지속하고 있다. 당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4%대에 불과했지만 사회가 급격히 고령화되면서 무임승차 폐지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준석의 개혁신당은 앞서 지난 18일 노인 무임승차를 전면 폐지하고 월 1만원씩 연간 12만원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규현 “SM, 주차비 알아서 내라고” 울컥…결국 공개사과 했다

    규현 “SM, 주차비 알아서 내라고” 울컥…결국 공개사과 했다

    가수 규현이 SM엔터테인먼트 저격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규현은 23일 SBS 파워 FM ‘딘딘의 뮤직 하이’에 게스트로 출연해 ‘SM 주차비’를 언급했다. 앞선 20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 규현은 “슈퍼주니어 때문에 SM에 연습하러 갔는데 주차비를 따로 알아서 내라더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규현은 “알고 보니까 회사가 그 건물에 세를 들어 살고 있어서 회사 직원들도 주차비를 낸다고 하더라”라며 “내가 큰 착각을 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SM 직원분들이) 크게 화도 안 내셨다. ‘우리도 그거 주차비 내고 해’라고 했다. 등록된 차는 다 주차비를 낸다고 하더라. 사과의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규현은 SM 소속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지난해 SM을 떠나 유재석, 이효리, 이서진 등이 소속된 안테나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 환자 때리고 짐짝처럼 끌고 다닌 간병인…“최선 다했다”는 요양병원

    환자 때리고 짐짝처럼 끌고 다닌 간병인…“최선 다했다”는 요양병원

    요양병원 간병인들이 환자들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으나, 병원 측은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발뺌했다. 22일 KBS에 따르면 인천의 한 요양병원 간병인 A씨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19세 뇌질환 환자를 폭행하는 등 학대했다. 속옷도 입지 않은 환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주저앉은 환자의 다리를 꺾어 질질 끌고 다녔다. 제압한 환자는 침대에 던져져 손과 발을 결박당했다. A씨의 학대 장면은 병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병원 직원은 “피해 환자 지능이 3~4살 수준으로 자기 방어가 전혀 되지 않는다. (학대)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실을 보고받은 병원 측은 환자와 간병인을 분리하지 않았다. 보호자에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특정 질환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병원 관계자는 “CCTV를 보니까 (간병인이) 자기로서는 어떻게든지 이걸 말리려고 열심히 했고. 그 사람 아니면 (그 환자를) 볼 사람도 없다”고 KBS에 설명했다. “환자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고려했을 때, 행위는 거칠게 보이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병원 측은 해명했다. 간병인이 소속된 협회도 환자와 간병인은 분리된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이 병원 간병인의 학대 사건이 이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간병인 B씨는 80대 치매 환자의 입에 박스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병원 직원은 “전혀 거동을 못 하시는 분”이라며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환자가 변을 입에 넣으려고 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살얼음판 한반도, 위기 예방이 최선/강국진 정치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살얼음판 한반도, 위기 예방이 최선/강국진 정치부 차장

    일반전초(GOP) 경계근무도 ‘과학화 경계시스템 시대’라는 말을 듣고 상전벽해라는 말부터 떠올랐다. 10여년 전만 해도 GOP는 말 그대로 사람을 촘촘히 세우는 방식이었다. 1개 소대가 40명을 넘나들었다. GOP 근무는 탄약고에서 1인당 실탄 75발에 수류탄 하나씩 받는 걸로 시작됐다. 햇빛이 처음 비치는 시간을 BMNT(해상박명초), 햇빛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간을 EENT(해상박명종)라고 부른다. EENT +30분부터 자정까지 ‘전반야’와 자정부터 BMNT -30분까지 ‘후반야’가 순서대로 야간 근무를 하고, 주간 근무가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주간 근무 초소엔 항상 M60 기관총이 북측을 향해 조준된 채 거치돼 있었다. 초소에 들어가면 M60 장전 여부를 확인하게 돼 있다. 하루는 사수가 초소에 들어간 지 얼마 있다가 부사수에게 물었다. “지금 이 M60은 장전이 돼 있을까, 안 돼 있을까?” 부사수가 자신 있게 장전이 안 돼 있다고 대답하자 사수는 “방아쇠 당겨도 되겠지?”라고 재차 물었다. 부사수가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수는 정말로 방아쇠를 당기려다가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직접 확인해 보니 장전이 돼 있었다. 당시 탄약수로 이를 지켜봤던 필자는 그 사수가 “내가 하마터면 전쟁 일으킬 뻔했다”며 엄청나게 화를 냈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만약 그때 기관총을 쐈고, 혹시라도 북한군 장병이 죽거나 다쳤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분노에 눈이 멀어 남쪽을 향해 총을 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공명심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우리 중대장이 “즉강끝(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을 외치며 응사하라고 했더라면 또 어떻게 됐을까. 상호 긴장과 적개심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선 조그만 손짓 하나만으로도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 1914년 사라예보 암살 사건이 3000만명에 가까운 장병과 민간인이 사망하는 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중일전쟁도 1937년 중국 베이징 인근에서 발생한 얼핏 사소해 보이는 충돌이 첫 단추였다. 2011년 중동 전역을 들끓게 만든 ‘아랍의 봄’도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한 노점상의 분신 시위로 시작됐다. 물론 현재 한반도에서 전면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은 듯하다. 무엇보다 남북 모두 속으로는 ‘전쟁은 안 된다’는 최소한의 자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북한은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골치가 아프다. 그렇더라도 국지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남북이 주고받는 강경한 ‘말 대포’를 듣고 있자면 당장 내일이라도 유혈 충돌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싶다. 물론 우리 국군장병들의 준비 태세를 믿는다. 하지만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한 치명적인 결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최선은 남북관계 개선은 바라지도 않으니 갈등이 더 격화되지 않도록 위기관리라도 제대로 해 달라는 것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군 복무 내내 북한이 국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고, 이판사판이라며 남침할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가 넘쳐났다. 남북 긴장이 높아지기만 했다. 그러다 ‘말년 병장’이 돼 받아 든 건 남침 위기가 아니라 외환 위기였다.
  • 키득키득 읽다 보니 과포자도 지적유희

    키득키득 읽다 보니 과포자도 지적유희

    ①빌어먹을 양자역학독설·욕설까지 동원 ‘오류 논파’과학적 사고 할 수 있게 도와줘②공간, 시간, 운동물리학 수식들 정면으로 돌파 물리 법칙의 진짜 의미 알려줘③최소한의 과학 공부문과 출신 과학덕후의 과학사의학·경제 등 키워드로 풀어내 흔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사실 겨울만큼 책 읽기 좋은 시기는 없다. 날씨가 추워 자꾸 따뜻한 실내를 찾게 되는 만큼 책을 친구로 만들기 좋은 때다. 과학기술을 빼고는 현대사회를 이야기할 수 없는 만큼 과학책에 눈을 돌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근 언론매체에서는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등 양자 기술을 자주 언급한다. 한국 정부도 양자 과학기술을 육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양자가 뭔지 궁금해 인터넷 검색이라도 할라치면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들로 설명된 양자역학과 맞닥뜨리게 된다. 겁먹을 필요는 없다. 양자물리학자인 호주 시드니공대 교수가 쓴 ‘괴짜 교수 크리스 페리의 빌어먹을 양자역학’(김영사)를 펼치면 양자역학을 우습게 보게 될지도 모른다. 양자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치유의 양자장’, ‘양자 의식’ 등 양자물리 개념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며 대중을 현혹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독설과 욕설까지 동원해 헛소리들을 논파하면서 이들에게 무엇이 진짜 양자역학인지 알려 준다. 특히 구체적 사례를 통해 사람이 어떤 유형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지 알려 주고, 유사과학과 선동적 주장에 빠지지 않고 과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어려운 수식과 이론을 피해 쉽게 설명하는 대중 과학서를 읽는 단계를 넘어섰다면 ‘공간, 시간, 운동’(바다출판사)을 펼쳐 보는 것도 괜찮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물리학과 자연철학을 강의하는 저자는 물리학에서 나오는 수식을 은유나 비유로 대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며 물리 법칙의 진짜 의미를 알려 준다.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3부작 중 첫 번째인 이 책에서는 17세기 뉴턴의 고전역학부터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까지 다룬다. 수식 없는 과학 교양서로 기본 개념을 파악했다면 방정식 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진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껴 보라고 저자는 유혹한다.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물리 방정식의 의미를 이해하려는 호기심이 있다면 도전할 만하다. 이도 저도 싫고 그저 미디어에 등장하는 과학기술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과학 공부’(웨일북)도 좋은 선택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과학, 수학과 등을 돌리는 한국에서 성인들에게 과학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으로 취급받아 외면당했다. 또 뒤늦게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보려 해도 진입 장벽이 높다. 문과 출신으로 과학정책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저자가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과학 지식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의학, 정치, 경제, 철학이라는 키워드로 과학사를 풀어내고 있다. 책의 저자들은 “과학을 몰라도 세상 사는 데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복잡한 현대사회를 더 잘 살고 싶다면 과학을 아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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