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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4.3명꼴’ 세상 등지는 20대… 그중 19%는 ‘생활고’ 였다 [2023 청년 부채 리포트<하>]

    ‘하루 4.3명꼴’ 세상 등지는 20대… 그중 19%는 ‘생활고’ 였다 [2023 청년 부채 리포트<하>]

    20대 청년 자살률이 60대 노년층을 제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꽃다운 생을 마감한 청년 5명 중 1명이 자살 이유로 경제문제를 꼽을 정도로 취업난·빈곤 문제가 심각하지만 정부 정책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극단선택 25% 2030… 빈곤 우울 급증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지난 6월 발간한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는 총 1만 3352명으로 이 가운데 20~39세 청년이 25.6%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6년(22.6%)과 비교하면 3.1% 포인트 증가했다. 20대 자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사망자는 2016년 1097명에서 매년 급증해 2021년 1579명으로 증가했다. 5년간 증가율은 43.9%에 달했는데 이는 10대(23.8%), 30대(-0.8%), 40대(-10.9%), 50대(-4.0%), 60대(9.4%) 등 다른 연령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1년간 실제 자살을 시도해 본 인구 비율 역시 20대가 단연 높았다. 19~29세 청년기 인구 자살 시도 비율은 1.3%로 집계됐다. 장년기(30~49세)와 노년기(65세 이상)가 각각 0.4%, 중년기(50~64세)가 0.1%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등하게 높다. 꽃다운 청춘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은 정신과적 문제(54.4%)가 가장 컸지만 경제생활 문제(18.9%)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 불황과 극심한 취업난 속에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를 겪는 청년들이 대폭 늘며 자살률 증가에 일조하는 상황에서 청년 5명 중 1명이 경제문제를 직접적인 자살 원인으로 꼽았을 만큼 청년층 빈곤 문제가 심각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은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해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15~29세 청년은 25.1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30대는 14.4, 40대는 12.5, 50대는 13.3, 60대는 16.1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노인·청소년에 쏠린 예방정책 바꿔야 정부가 매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자살예방기본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지만 청년층에서만큼은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년들의 일자리·주거와 엮인 빈곤 문제가 비혼, 저출산으로 이어지다 못해 이젠 자살 급증으로 비화하고 있지만 정책의 초점이 노인과 청소년에게 쏠려 있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형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 연구를 전담하는 국책연구기관이 없으며 현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하고 있다”면서 “2020년 청년기본법이 제정돼 국가 지원 범위를 규정했으나 빈곤 청년 지원을 보완하고 수혜자 역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애플리케이션 ‘다 들어줄 개’,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의경 부활? 헐값에 청년 데려다 ‘치안 공백’ 메꾼다는 것”

    “의경 부활? 헐값에 청년 데려다 ‘치안 공백’ 메꾼다는 것”

    최근 묻지마 흉기 난동, 대낮 성폭행 등 범죄 에방을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무경찰제(의경)의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헐값에 청년들 데려다 치안 공백을 메꾼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의경은 병역 의무 기간 군에 입대하는 대신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한다. 지난 1982년 12월 신설됐다가 2017년부터 폐지 수순을 밟았다. 한 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동기범죄’는 우리 사회의 상식과 기본질서를 깨트리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범죄 유형에 맞춰 경찰력을 거점배치하는 등 치안력을 한층 강화하고 의무경찰제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 관계 기관장들도 함께 했다. 또 한 총리는 “정부는 현재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민 불안감이 해소될 때까지 특별치안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력 거점 배치, 순찰 강화, 폐쇄회로(CC)TV·보안등·비상벨 등 기반 시설 확충도 언급했다. 이어 한 총리는 “강력범죄를 제어할 수 있는 처벌과 다양한 사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 도입과 공중협박·공공장소 흉기소지 등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리도 개선하겠다”며 “정신질환 예방과 조기 발견, 치료, 일상회복 전 과정을 체계화하는 등 정신건강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헐값에 청년들 데려다 치안 공백을 메꾼다는 것이냐”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논평을 내고 “헐값에 청년들 데려다 치안 공백을 메꾼다는 것이냐”라며 “의경 재도입은 군을 쥐어짜서 치안을 메꿔보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의경의 법률상 임무는 치안 보조 업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거 의경 시절에도 경찰을 보조했을 뿐이지 경찰과 마찬가지로 강력 사건 대응에 나섰던 것이 아니다. 실제 의경 인력의 대부분은 기동대에 소속돼 경비 업무에 투입됐다”며 “의경에게 범죄, 테러, 재난 대응을 맡긴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의무 복무하러 온 병사들을 전문 역량이 필요한 영역에 투입했을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 해병대 고 채 상병 사건을 통해 똑똑히 봐놓고도 1년 6개월 근무하는 의경을 치안 현장에 전면 투입할 계획을 대책이랍시고 세우니 한심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센터는 “2017년 의무경찰제가 폐지된 가장 큰 이유는 인구 감소로 인해 입대할 병력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미 일선 부대에는 병력이 부족해 편제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복무 기간도 그대로, 현역 판정 기준도 그대로 두고 의무경찰을 무려 8000명이나 뽑겠다니 사람을 어디서 빚어오지 않고서야 어떻게 현실 가능한 대책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센터는 “지금 경찰에 치안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집회·시위에 대응하는 기동대에 인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서현역 사건 등이 과연 경찰력이 부족해서 발생한 일인가”라며 “기동대를 시국 치안이 아니라 민생 치안 위주로 투입하면 될 일을 왜 모자란 병력 자원을 쥐어짜 의경을 범죄 예방 업무에 투입하는 이상한 대책을 내놓는 까닭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 공무원을 더 뽑으려면 돈이 많이 드니 헐값에 병역자원을 데려다 쓰겠다는 발상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비현실적이고 부적절한 의경 부활 시도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반복된 악성 민원 교장이 처리…교권 침해 은폐 땐 징계한다

    반복된 악성 민원 교장이 처리…교권 침해 은폐 땐 징계한다

    앞으로 학교 민원은 학교장 책임 아래 민원 대응팀에서 처리하게 된다. 교육지원청에는 통합민원팀을 구성해 학교가 해결하기 어려운 민원을 다루고 학교 민원대응팀도 지원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지난 14일 국회 공청회에서 발표한 시안에 구체적인 민원 응대 방식과 학생인권조례 개정 지원 방안 등이 추가됐다. 교육부는 교사 개인이 아닌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민원에 대응하는 체계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학교장 책임하에 교감, 행정실장, 교육공무직 등 5명 내외 민원 대응팀을 구성한다. 교육청과 학교에선 2학기부터 민원 대응팀을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민원 대응팀은 학교 대표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한 모든 민원을 접수하고 유형을 분류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 요청은 민원 대응팀이 처리하거나 인공지능(AI) 챗봇으로 응대하고, 교직원 협조가 필요한 사안은 교직원에게 연계한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교육활동 침해 가능성이 높은 민원으로 분류되면 학교장이 맡는다.학교장이 학교 차원에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민원은 교육지원청이 맡도록 교육장 직속의 통합 민원팀도 설치하기로 했다. 통합 민원팀은 과장급, 팀장급, 변호사를 포함해 5~10명으로 구성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번 서이초 사안처럼 담임교사에게 악의적인 민원이 반복돼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은 학교장이 처리한다”며 “학교마다 공통된 민원이 발생해 일괄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때는 상급 기관으로 이관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장에게 교육활동 침해 사안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않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시도교육감에게 학교장이나 교원이 사안을 은폐·축소 보고할 경우 징계 의결을 요구하는 내용의 교원지위법 개정도 추진한다. 시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공동체 권리와 의무에 관한 조례 예시안’도 마련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연구용역으로 예시안을 빨리 만들어 배포하려 한다”며 “교육청이 예시안을 따라갈 수도 있고 기존 조례에서 상충하는 조항들을 정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유치원 현장에 적합한 고시 해설서도 개발하고, 특수교육 대상자의 문제 행동 대응을 담은 행동 중재 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보육교사 권리 보호를 위해 보건복지부 주도로 ‘영유아보육법’ 개정도 추진한다. “유치원 교사 대책 미흡” “교육공무직 보호 필요” 교원단체들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종합방안을 계기로 교권 침해 대응을 넘어 교권 보호 기틀을 다져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교권 법령의 조속한 입법과 제도의 개선, 예산과 인력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2학기 학교 현장에서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생활지도 매뉴얼 및 고시 설명서(가이드라인)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들이 현장에 적합하게 구체화 되어야 한다”며 “현장교사 정책팀 별도 운영을 제안한다”고 했다. 학교 민원 대응팀에 교육 공무직이 포함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차관은 면담에서 민원 전담 인력체계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발표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이대로면 모든 1차 민원의 고통은 교육공무직으로 일원화된다.교육공무직 보호와 지원 대책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초중등과 달리 유치원교사 교권대책은 고시 해설서와 유치원 규칙 마련이 전부”라며 “유아교육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생활지도내용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했다.
  • 31일부터 코로나 검사 돈 내야 받는다…병원 마스크 의무 유지

    31일부터 코로나 검사 돈 내야 받는다…병원 마스크 의무 유지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 검사가 유료로 전환된다. 만 60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가 아닌 사람은 돈을 내야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예상 비용은 약 2만~5만원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검사 비용 지원이 없어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회피하는 이들이 늘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는 31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가장 낮은 4급으로 내리고 지난 3월 발표한 위기조정 로드맵에 따라 방역 완화 2단계 조치를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건강한 분들에게는 코로나19 위험도가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감소했고 의료대응 역량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조정하고,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관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름철 확산세가 꺾인 데다 치명률도 0.02~0.04% 수준으로 떨어져 독감처럼 대응해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등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지원이다.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신속항원검사(RAT)가 유료로 바뀌어 검사받으려면 2만~5만원(평균 3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라 병원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다.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이 검사를 받을 때는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60세 이상이나 12세 이상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가 이에 해당한다. 본인부담률은 50%다.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신속항원검사 건강보험 급여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유전자증폭(PCR)검사도 전액 본인 부담이다. 기존에는 자가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유증상자에 한해 본인부담률 30~60%를 적용해왔는데, 이제 비급여로 6만~8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먹는치료제 대상군에만 본인부담 30~60%를 적용한다. 입원 환자(먹는 치료제 대상군·고위험환자·응급실 중환자실 재원환자)는 PCR검사 비용의 20%, 신속항원검사비의 50%를 부담하면 된다. 입원 치료비는 전체 입원 환자에게 지원하던 것을 중증에 한해 연말까지 일부만 지원한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종사자 수 30인 미만 기업에 주던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지원도 종료한다. 치료제는 계속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3년 7개월간 이어온 코로나19 확진자 일일 집계도 끝낸다. 이제 확진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 대신 527개 감시기관을 통한 코로나19 양성자 감시, 하수 기반 감시를 운용한다. 4급 전환에 따라 방역·의료대응 조치가 일부 조정되지만, 위기단계는 ‘경계’ 상태를 유지한다.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1월 국내 유입 직후 1급으로 분류됐고, 지난해 4월 25일 결핵·홍역 수준인 2급이 됐으며 다시 1년 4개월여만에 독감·수족구병 수준의 4급으로 낮아지게 됐다. 위기조정 로드맵 3단계 시행 시점은 향후 방역 상황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다.
  • 옥재은 서울시의원, 신혼부부 주택 융자·대출 이자 지원 조례 발의

    옥재은 서울시의원, 신혼부부 주택 융자·대출 이자 지원 조례 발의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옥재은 의원(국민의힘·중구2)이 ‘서울시 신혼부부 등 주택 융자 및 대출이자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1명이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서울의 출산율은 작년 기준 0.59명으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고, 4월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한 청년 토론회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저출산 정책 분야로 주거 지원이 1순위로 지목됐다. 서울시에서는 주거 지원 정책 관련해 현재 전월세 보증금 지원 등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으나, 양육환경 가정의 주택 구입 시 지원에 대한 정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옥 의원은 “내 아이를 마음 놓고 키울 수 있는 주거환경은 바로 내 집에서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내 집 마련은 대다수의 시민에게 큰 자금이 들어가는 일이고 대부분 은행 대출을 받아 어렵게 이뤄지는 것으로 양육 가정의 환경과 자녀 수 등에 따라 이자를 일정 범위 내에서 지원해 양육환경을 향상하고 나아가 출산율 제고를 꾀하고자 한다”라며 조례안 제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옥 의원은 “이번에 발의한 제정안은 예산이 수반되는 것으로 제정안이 제정되는 과정을 지켜본 후 지원에 대한 범위 등 구체적인 사항은 집행부와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양육환경을 제공하고 나아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이러한 과정, 절차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은둔형’의 통화 목록/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은둔형’의 통화 목록/안미현 수석논설위원

    2008년 6월 8일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였다.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교차로에서 트럭 한 대가 횡단보도로 질주했다. 사람들이 속절없이 튕겨 나갔다. 운전자는 돌연 차에서 내려 등산용 칼을 휘둘렀다. 17명이 죽고 다쳤다. 일본 전역을 충격에 몰아넣은 아키하바라 살인사건이다. 해고된 뒤 고립된 삶을 살던 범인은 “생활에 지쳤다. 세상이 싫어졌다”고 중얼댔다. 차로 사람들을 친 뒤 칼까지 휘둘렀던 서현역 최원종 사건과 많이 닮았다. 최원종도 대인기피증이 심해 대학을 자퇴한 뒤 거의 혼자 지내다시피 했다고 한다. 서울 신림동 성폭행살인 피의자 최모씨 역시 집과 PC방만 오가며 10년 넘게 은둔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화 목록에는 배달음식점뿐, 친구 등 ‘사람’과 통화한 흔적은 거의 없었다는 게 경찰의 얘기다.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문제로 먼저 떠오른 곳은 일본이다.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히키코모리는 일본어 ‘틀어박히다’에서 유래했다. 대체로 방이나 집 등 특정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족은 물론 그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특성이 있다. 대개는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에 침잠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최원종이나 정유정 사건에서 보듯 극단적 고립이 비관, 분노, 집착으로 바뀌게 되면 끔찍한 범죄를 낳는다.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빈부 격차 심화와 그에 따른 불평등이 외톨이와 분노 범죄를 양산하는 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없다고 하기 어렵다. 일본은 사회복지법을 고쳐 2003년부터 히키코모리를 복지 수혜 대상에 공식 포함시켰다. 전국에 히키코모리 지원센터도 79개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에야 보건복지부가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국무조정실은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24만명, 보건사회연구원은 54만명(2021년 기준)으로 각각 추산한다. 핵심은 이들과 사회의 끈을 다시 잇는 것이다. 심리상담과 학업·취업·생활 지원 등의 창구가 더 많아져야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반짝 관심을 쏟을 게 아니라 이들이 집 밖으로 나올 수 있게 국가가, 사회가, 지자체가 끈질기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 [마감 후] 통반장은 살아 있다/박재홍 전국부 기자

    [마감 후] 통반장은 살아 있다/박재홍 전국부 기자

    2021년 1월 남대문쪽방촌에 거주하던 최선주(당시 53)씨가 한 평(3.3㎡) 남짓한 자신의 방에서 홀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간경화. 같은 쪽방촌에 거주하던 이웃들은 죽기 전 최씨가 슈퍼에 남아 있던 외상값도 갚고 웬일로 목욕도 했다고 했다. 이웃은 “스스로 죽을 걸 알았던 거 같다”고 했다. 최씨는 자신의 죽음을 알았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도 최씨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최씨는 숨을 거둔 지 하루 만에 발견됐다. 최씨를 발견한 건 쪽방촌 통장이었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통장은 “최씨가 최근 몸이 좋지 않아 불안해서 갔었다”면서 씁쓸해했다. 통장은 최씨와 친했던 이웃 한 명과 공영장례를 치러 줬다. 굳이 쪽방을 예로 들지 않아도 우리는 가족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1인가구 비율은 34.5%, 서울은 38.2%다. 10가구 중 4가구가 가족 없이 혼자 산다. 통장이 없었다면 최씨의 죽음은 더 늦게 발견됐을지 모른다. 통장은 1인가구 시대의 가족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숨어 있는 위기가구를 몇 사람의 공무원이 모두 알 수 없다. 이웃이자 같은 주민인 통장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해 주는 고리다. 통반장 기획보도 ‘이웃이 버팀목이다’를 취재하며 만난 통장들은 지역의 봉사자이자 파수꾼이었다. 동대문구의 한 통장은 장마로 천장이 무너진 집과 장학재단을 연결해 무료로 집을 수리할 수 있게 해 줬고, 동작구의 또 다른 통장은 에어컨 없는 반지하 가구에 통풍이 될 수 있는 현관 방충망을 달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통장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다. 의무로 해야 하는 일도 많다. 통장의 업무는 기초단체 조례로 결정되는데, 서울에서 가장 많은 753명의 통장이 활동하는 강남구의 경우 행정시책 홍보와 건의 사항 보고, 주민등록 전입신고 사실 확인, 거주 실태 조사, 각종 공공시설물 확인, 재난 발생 시 사건·사고 보고, 저소득 가구 실태 파악, 위기가정 발굴, 복지도우미 역할 등 여덟 가지나 된다. 여기에 동과 자치구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나 봉사 등에도 수시로 동원된다. 다른 자치구 통장들의 업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통장이 없으면 자치구 행정은 사실상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이 대부분인 통장들은 독거 남성 가구를 방문할 때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 50대 여성 통장은 “독거 남성 가구 방문 때 등 뒤에서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 솔직히 무섭다”고 했다. 가구 방문 시 2인 1조 수행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통장들이 불안감을 안고 하는 업무를 대가로 받는 수당은 월 30만원. 그리고 회의 참석 시 최대 4만원의 추가 수당을 받는다. 상대적으로 업무가 수월한 아파트 지역은 통장 경쟁률이 치열하지만, 업무 강도가 높은 저층 주거지 밀집 지역은 통장을 찾지 못해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수당이 없는 반장은 지원자가 없어 공석도 많다. 수당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통반장의 역할을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서울신문과 진행한 통장 간담회에서 “정부가 알 수 없는 지역의 숨은 위기가구를 찾아낼 수 있는 분들이 통장님들”이라고 말했다. 2021년 기준 서울시의 통장은 1만 2298명이다. 서울의 각지에 모세혈관처럼 퍼져 있는 통장 조직을 활용할 새로운 방안을 고민할 때다.
  • 尹 정부 2차 개각 프로필

    尹 정부 2차 개각 프로필

    부처 간 업무조정 탁월… 재정·예산통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 경제관료 출신인 방문규(61)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재정·예산 전문가로 통한다. 수성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일 처리가 꼼꼼한 관리자 스타일로 합리적 성품의 소유자란 평을 받는다. 기획재정부 대변인과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2차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실력파다.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 보건복지부 차관 등 다른 부처 근무 경험도 풍부해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중용될 만큼 시야가 넓고 부처 간 업무 조정에 능하다는 평가다. ▲경기 수원 ▲서울대 영문학과 ▲미국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28회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 ▲기획재정부 대변인·예산실장·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 ▲한국수출입은행장 예산·정책 모두 섭렵한 정통 경제통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발탁된 방기선(58)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예산과 정책을 모두 다룬 정통 경제관료다. 1990년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들어선 뒤 기재부 국토해양예산과장, 복지예산과장, 경제예산심의관, 정책조정국장을 거쳤다. 정책조정국장 시절 혁신성장본부 팀장을 겸하며 규제 개선, 창업·벤처 지원, 중소기업·소상공인 소통 활동을 했다. 2019년 차관보로 임명된 뒤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대응과 200조원 규모 금융지원 대책 실무를 총괄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로 부임했다가 지난해 현 정부 출범과 함께 1차관으로 복귀했다.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선정됐다.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부총영사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차관보 거시경제·정책기획 등 경제정책 전문가 김병환 기재부 1차관김병환(52) 신임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금융·거시경제와 정책기획 분야에 정통한 경제정책 전문가다.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경제 공약을 국정과제로 구체화하는 데 역할을 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아 경제금융 정책 실무를 책임졌다. 2012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을 총괄하는 등 위기 대응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남 창원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7회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꼼꼼한 기획통… 실장급서 차관 발탁 고기동 행안부 차관고기동(52) 신임 행정안전부 차관은 행안부 내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 꼽힌다. 교육부와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근무하다 2008년 이후 행안부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한 뒤 지난해 8월부터 세종시 행정부시장을 맡아 왔다. 실장급으로 승진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행안부 본부 실장을 거치지 않고 차관으로 발탁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리적이며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 스타일을 갖춘 데다 성품이 온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이태원 참사 등 재난관리 지휘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한경(59) 신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이태원 참사, 집중호우 등 각종 재난관리 업무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1996년 지방고시 1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경기도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하는 업무를 주도했다. 2016년 국민안전처를 시작으로 재난관리 업무에 발을 담갔다. 2021년 재난협력실장을 지내며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담당했다. 2022년 7월에는 재난관리실장에 임명됐다. ▲경기 과천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지방고시 1회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 재난대응정책관 ▲행정안전부 안전관리정책관 ▲사회재난대응정책관 ▲대구 ▲연세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38회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담당관 ▲정부혁신기획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꼼꼼하고 소통 탁월… 기술 분야 전문가 김형렬 행복청장김형렬(59) 신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국토교통부 정통 관료 출신이자 기술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기술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국토부 대변인·수자원정책국장·건설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8년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1월부터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일 처리가 꼼꼼하고 소통 능력이 탁월해 후배들이 많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 ▲연세대 토목공학과 ▲기술고시 21회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새만금개발청 차장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
  • 병·사고로 목돈 쓴 186만명, 1인당 132만원 돌려 받는다

    병·사고로 목돈 쓴 186만명, 1인당 132만원 돌려 받는다

    지난해 큰 병이나 사고로 의료비를 과도하게 쓴 186만여명에게 정부가 1인당 평균 132만원을 지급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건강보험료를 정산한 결과, 개인별 본인부담상한액이 확정돼 23일부터 상한액 초과 금액을 돌려준다고 22일 밝혔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의료비로 갑자기 큰 돈을 내게 된 환자를 구제하는 제도다. 감당 못할 의료비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평범한 가정이 빈곤층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돕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정부는 개인별 상한 금액(2022년 기준 83만~598만원) 이상 건강보험 적용 의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출한 환자에게 매년 초과금액을 환급해주고 있다. 이번에 환급하는 금액은 모두 2조 4708억원이다. 186만 8545명이 한 사람당 평균 132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자는 2021년보다 11만 8714명(6.8%) 늘었다. 지급액도 848억원(3.6%) 증가했다.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은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더 많이 돌아갔다. 전체 대상자의 85.0%(158만 7595명)가 소득하위 50% 이하의 저소득층이다. 이들이 돌려받을 의료비는 총 1조 7318억원으로 전체 지급액의 70.1%에 달한다. 나이별로는 65세 이상이 전체 대상자의 53.7%(100만 3729명), 지급액의 64.6%(1조 5981억원)를 차지했다. 건보공단은 지급 대상자에게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지급신청 안내문을 23일부터 차례로 발송할 예정이다. 안내문을 받은 사람은 건보공단 홈페이지·팩스·전화(1577-1000)·우편 등을 통해 본인 명의 계좌로 지급해달라고 신청하면 된다. 신청하지 않으면 못 받는다.
  • [사설] ‘사회안전망의 첨병’ 통장 지위 강화해야

    [사설] ‘사회안전망의 첨병’ 통장 지위 강화해야

    어제 서울신문에 보건복지부 차관과 서울 지역 구청장, 통장들이 나란히 앉아 진지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담은 기사가 실린 것은 상징적이다. 그동안 정부는 통장을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관행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행정조직’쯤으로 여겼다. 그 결과 주민 복지와 안전을 세심하게 챙기는 통장의 역할이 간과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잇따라 빚어지면서 ‘인적안전망’의 최일선에서 뛰는 지역 전문가로 통장의 역할을 다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이기일 복지부 차관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그리고 서울시내 통장 6명의 만남은 서울신문이 기획 연재한 ‘이웃이 버팀목이다’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의 안타까운 사고를 예방하는 통장의 활동을 직접 보고 싶다고 복지부가 먼저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날 만남은 당연히 정부 차원에서 복지 서비스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자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역할이 뚜렷한 행정조직으로 통장의 활용 방안을 새롭게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통장과의 대화에서 복지부는 정부 차원에서 통반장들과 기존 복지제도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올바른 문제의식과 해결 방향이라고 본다. 자치행정의 말초 혈관이자 마을 복지의 첨병이 통장이다. 사회안전망의 핵심으로서 걸맞은 지위와 혜택이 이들에게 부여돼야 한다. 전국의 통장들은 현재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대략 한 달 30만원 안팎의 수당을 받는다. 이웃의 진정한 버팀목이 되기엔 아쉬운 수준이다. 지역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통장들이 뛸 수 있도록 수당 인상 등 지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 ‘살해 의도’ 없었다 해도… 신림 성폭행 닮은꼴 사건엔 무기징역

    ‘살해 의도’ 없었다 해도… 신림 성폭행 닮은꼴 사건엔 무기징역

    1998년 10월 A씨는 서울 노원구에서 전셋집을 찾는다는 핑계로 한 아파트에 들어가 30대 가정주부를 강간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피해자의 목을 허리띠로 조른 상태로 성폭행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목 졸림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18년간 미제였는데, 재수사가 이뤄지면서 A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당시 강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7년 4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노원 가정주부 살인 사건’은 지난 17일 대낮에 발생한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해 사건’과 여러 유사점이 있다. 집이나 출근길처럼 피해자들이 방어를 생각지 못할 익숙한 공간이라는 점,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성폭행해 숨지게 한 점, 그러면서도 피의자가 애초 죽일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점 등이다. 살해 의도를 부인하는 배경에는 형량을 최대한 낮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인 강간상해보다 형량이 무겁다. 경찰은 최씨에게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다가 피해자 사망 후 강간살인 혐의로 죄명을 변경했다. 신림동 사건 피의자 최모씨가 향후 재판에 넘겨지면 법원은 노원 가정주부 살인 사건처럼 최소한 미필적 살인 고의를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판단할 때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사망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노원 가정주부 살인 사건에서도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박남천)는 “A씨가 피해자 목에 허리끈을 감아 상당한 시간 강하게 당겨 사망했고 반항을 억압하려는 그 이상의 의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씨 역시 성폭행 목적으로 금속 재질의 너클을 구매했고, 이를 착용한 상태로 피해자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때린 점을 고려할 때 살해 고의 또는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1심에서는 살해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2심에서 뒤집혀 강간살인 혐의가 유죄로 확정된 사례도 있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이승철)는 지난해 지인을 강간하려다가 실패하고 끝내 살해한 B씨에게 “피해자 복부를 발로 찬 뒤 사망 여부를 확인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사망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주례회동에서 최근 잇따르는 흉악 범죄와 관련해 “묻지마 범죄에 대해 치안 역량 강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보건복지부·경찰청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23일 최씨의 얼굴과 실명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연다.
  • 與 “R&D 예산 ‘공생 카르텔’… 컨트롤타워 설치해야”

    與 “R&D 예산 ‘공생 카르텔’… 컨트롤타워 설치해야”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는 21일 연구개발(R&D) 카르텔을 혁파하고 비효율적 R&D 예산 집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처별 칸막이를 없앨 컨트롤타워를 대통령실 내에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위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R&D 부처와 기관·브로커가 공생하는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위 조사에 의하면 컨설팅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600개가량이고, 이 중 기획 관리업이라고 등록된 10인 이하 기업이 77%에 달한다. 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는 “컨설팅이라고 하는 합법의 탈을 쓴 브로커가 난립하고 있다”며 “전관예우라든지 이런 것조차 전혀 파악되지 않는 숨겨진 신의 직장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또 부처별·전문기관별 칸막이가 R&D 중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병 R&D 같은 경우는 보건복지부 안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병관리청, 국립암센터, 국립재활원 등이 각각 R&D를 추진하고 있었다”며 “각 부처와 기관 사이에 과제 정보 그리고 전문가 풀 등을 전혀 공유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결과적으로 R&D 중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어 R&D 관련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2012년부터 정부 R&D 예산은 2배 정도 증가했고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4배 이상 늘었다”며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쓰라고 한 R&D 예산이 관리하는 기능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지는 등) 엉뚱한 곳에 쓰였다”고 비판했다. 특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정부 연구개발 과제 수는 총 4만 9948개에서 2021년 7만 4745개로, 같은 기간 예산은 15조 9064억원에서 26조 5791억원으로 늘었다. 특위 부위원장인 김영식 의원은 “기관과 부처 칸막이에 숨어 있는 카르텔 혁파를 위한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 기관과 부처 벽을 없앨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與 “R&D 예산 ‘공생 카르텔’…컨트롤타워 설치해야”

    與 “R&D 예산 ‘공생 카르텔’…컨트롤타워 설치해야”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는 21일 연구·개발(R&D) 카르텔 혁파와 비효율적 R&D 예산 집행을 해결하기 위해 부처별 칸막이를 없앨 컨트롤타워를 대통령실 내에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위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R&D 부처와 기관·브로커가 공생하는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위 조사에 의하면 컨설팅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600개가량이고, 이 중 기획 관리업이라고 등록된 10인 이하 기업이 약 77%에 달한다. 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는 “컨설팅이라고 하는 합법의 탈을 쓴 브로커가 난립하고 있다”며 “전관예우라든지 이런 것조차 전혀 파악되지 않는 숨겨진 신의 직장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또 부처별·전문기관별 칸막이가 R&D 중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질병 R&D 같은 경우는 보건복지부 안에서 보건산업진흥원, 질병관리청, 국립암센터, 국립재활원 등이 각각 R&D를 추진하고 있었다”며 “각 부처와 기관 사이에 과제 정보 그리고 전문가 풀 등을 전혀 공유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결과적으로 R&D 중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어 R&D 관련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2012년부터 정부 R&D 예산은 2배 정도 증가했고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4배 이상 늘었다”며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쓰라고 한 R&D 예산이 관리하는 기능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지는 등) 엉뚱한 곳에 쓰였다”고 비판했다. 특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정부연구개발 과제 수는 총 4만 9948개에서 2021년 7만 4745개로, 같은 기간 예산은 15조 9064억원에서 26조 5791억원으로 늘었다.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2012년 11개에서 올해 49개로 증가했다. 특위 부위원장인 김영식 의원은 “기관과 부처 칸막이에 숨어 있는 카르텔 혁파를 위한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 기관과 부처 벽을 없앨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닮은꼴 ‘노원 가정주부 강간살인’ 판결문 보면 살인 고의 인정될 듯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닮은꼴 ‘노원 가정주부 강간살인’ 판결문 보면 살인 고의 인정될 듯

    1998년 10월 A씨는 서울 노원구에서 전셋집을 찾는다는 핑계로 한 아파트에 들어가 30대 가정주부를 강간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피해자의 목을 허리띠로 조른 상태로 성폭행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목 졸림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18년간 미제였다가 재수사로 A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당시 강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7년 4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노원 가정주부 살인사건’은 지난 17일 대낮에 발생한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해사건’과 여러 유사점이 있다. 집이나 출근길 같은 피해자들이 방어를 생각지 못할 익숙한 공간이란 점,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성폭행해 숨지게 한 점, 그러면서도 피의자가 당초 죽일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점 등이다. 살해 의도를 부인하는 주장의 배경에는 형량을 최대한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인 강간상해보다 형량이 더 무겁다. 경찰은 최씨에게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다 피해자 사망 후 강간살인 혐의로 죄명을 변경했다. 신림동 사건 피의자 최씨가 향후 재판에 넘겨지면 법원은 노원 가정주부 살인사건처럼 최소한 미필적 살인 고의를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판단할 때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사망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것이다.노원 가정주부 살인 사건에서도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박남천)는 “A씨가 피해자 목에 허리끈을 감아 상당한 시간 강하게 당겨 사망했고 반항을 억압하려는 그 이상의 의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씨 역시 성폭행 목적으로 금속 재질의 너클을 구매했고, 이를 착용한 상태로 피해자 머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한 점을 고려할 때 살해 고의 내지는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할 것이란 게 법조계 중론이다. 1심에서는 살해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2심에서 뒤집혀 강간살인 혐의가 유죄가 확정된 사례도 있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이승철)는 지난해 지인을 강간하려다 실패하고 끝내 살해한 B씨에게 “피해자 복부를 발로 찬 뒤 사망 여부를 확인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사망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주례회동에서 최근 잇따르는 흉악 범죄와 관련해 “묻지마 범죄에 대해 치안 역량 강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보건복지부·경찰청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23일 최씨의 얼굴과 실명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연다.
  • ‘산불 지옥’ 하와이 현장에 ‘인류학자’ 몰려든 이유 [사이언스+]

    ‘산불 지옥’ 하와이 현장에 ‘인류학자’ 몰려든 이유 [사이언스+]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지역의 사망자 수가 19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11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마우이의 카운티 검시관 사무실 인근에 마련된 임시 영안실에는 법의학 병리학자와 엑스레이 전문가, 지문 전문가, 법의학 치과의사 그리고 인류학자까지 포함된 전문가팀이 하루 12시간씩 불에 탄 유해를 식별하느라 애쓰고 있다.  해당 전문가팀은 대규모 사망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국이 배치하는 연방 재난 영안실 운영대응팀(DMORT, 디모트)의 일원이다. 미국은 권역별로 10개의 디모트를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는 법의인류학자도 포함돼 있다. 재난대응팀에 속한 법의인류학자는 시신을 탐색하고 수습한 뒤, 뒤섞인 시신을 개체별로 분류하고 최종적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모든 단계에서 관련 지식을 활용한다.  마우이 디모트의 최고 책임자이자 전직 검시관인 프랭크 세바스티안(68)은 로이터에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아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는 민간인 600여 명으로 구성된 디모트 10개 팀이 있으며, 허리케인이나 비행기 추락, 9.11테러 등 대규모 사건사고와 같은 다양한 재난시 활동한다.  디모트 팀을 관리하는 미국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마우이에 총 30명의 디모트 회원을 배치했다. 이들은 산불로 불에 탄 시신의 신원확인을 위한 지문 채취와 엑스레이 촬영 등을 위한 장비를 제공받았다.  법의인류학자를 포함한 디모트 팀원들은 시신을 먼저 두 단계로 분류한다. 유골을 분석해 신원을 알아낼 수 있는 시신과 실종자 가족이 제공한 DNA 정보를 통해 신원을 알아내야 하는 시신 등이다.  이 과정에서 법의학 병리학자와 인류학자는 시신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는 단서를 찾기 위해 조사한다. 불에 탄 시신 안에서라도 DNA 채취가 가능한 치아 조각을 찾아내는 일 등이 그들의 몫이다. 디모트 소속 법의인류학자인 폴 슬레디직 박사는 “이번 산불은 희생자의 수와 신원이 불확실하고 잠재적으로 알 수 없는 ‘개방형 재난’”이라면서 “(디모트의 역할은) 하와이 산불 현장에서 실종자 명단을 줄이기 위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기준 확인된 사망자 114명 중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0명에 불과하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실종자 수를 1100~13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화재에서 생존한 주민들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마우이에서 7대에 걸쳐 살아온 집안의 후손인 카니엘라 잉 전 하와이 주의원은 “매일 실종자 명단을 살펴보다가 내가 아는 이름을 발견하곤 한다”면서 “그동안 이 지역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비극은 다르다. 사람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큰 슬픔”이라고 말했다.
  • “초고령사회 돌봄 인력 3~4배 더 필요… 사회서비스 고도화 주도” [공공기관 다시 뛴다]

    “초고령사회 돌봄 인력 3~4배 더 필요… 사회서비스 고도화 주도” [공공기관 다시 뛴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려면 돌봄 인력을 지금보다 3~4배 더 양성해야 합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이민 정책을 펴서 해외의 우수한 휴먼 서비스 전문 인력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사회서비스가 보편화하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웃도는 초고령사회가 되면 돌봄 인력이 매우 부족해질 것이라며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신인 조 원장은 지난해 8월 중앙사회서비스원 초대 원장으로 취임해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사회서비스 고도화’ 실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지난해 3월 ‘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됐다. 사회서비스 고도화의 핵심은 노인·아동·장애인·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해 오던 사회서비스를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첫 사례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돌봄이 필요한 중장년과 가족돌봄청년에게 돌봄·가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취약계층과 달리 중산층에게는 본인 부담금을 물린다. 사회서비스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려면 양질의 공급자를 육성해 서비스의 총량을 늘려야 하며 중산층이 돈을 내고 이용할 만한 수준까지 서비스 품질을 올려야 한다. 사회서비스 기반을 조성하고자 복지 현장을 누비는 조 원장을 만나 사회서비스 고도화 방향과 준비 과정에 대해 들었다.-사회서비스 고도화는 왜 중요할까. “고품질 서비스로 약자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모두 잡는 게 사회서비스 고도화의 방향이다. 아동·노인·장애인·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사회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국가가 진정한 복지 국가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국민 행복지수가 낮다. 최근 ‘묻지마 살인사건’과 같은 병적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보편적이고 따뜻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하다. 게다가 새로운 취약계층이 계속 생기고 있어 전 국민의 삶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사회서비스를 혁신해야 한다.” -현행 사회서비스는 취약계층도 만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품질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품질관리 평가에서 D나 F등급을 받는 기관은 사후 관리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낮은 등급을 받더라도 페널티가 없다. 여러 민간 기관이 사회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도록 하되 공공성을 확보하려면 평가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잘하는 민간 기관은 더 잘하도록 지원하고 못하는 기관은 엄중하게 사후 관리를 해 평가로서 품질을 견인해야 한다. 이게 바로 절차적 공공성이다. 또한 작은 규모의 영세한 복지 서비스 업체를 지원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영세 공급자가 홀로 성장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영세 공급자들과 ‘프랜차이즈’ 형태로 연결되면 힘을 합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정 수준의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춘 기관이 빠르게 확충되도록 마치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지원하듯 괜찮은 표준 기관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사회서비스에 시장경쟁체제가 도입되면 민간 기관들이 소위 ‘돈 안 되는’ 취약계층을 외면할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이런 문제 또한 평가로 잡아야 한다. 우선 평가체계를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기관이 취약계층에게 공정하게 서비스를 전달했는가를 평가 지표에 넣겠다. 이용자가 만족했는지, 서비스를 잘 제공해 이용자들의 삶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끝까지 봐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 기관 평가를 담당할 중추 기관이 없다. “현재 중앙사회서비스원이 사회서비스 품질 평가를 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장기요양기관 평가를, 한국보육진흥원은 어린이집 평가를 한다. 보건복지부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평가 전담 중추 조직은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기관 사후 관리와 모니터링을 시도에서 하게 될 텐데 시도에도 품질관리 중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종사자 교육과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서비스 품질이 올라갈 텐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종사자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이 분들의 역량,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가 너무 중요하다. 처우 개선 방안은 복지부에서 논의하고 있으며 중앙사회서비스원은 교육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종사자 역량 교육을 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향후 돌봄 인력을 얼마나 더 확보해야 할까.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려면 지금보다 3~4배 많은 돌봄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기존 인력을 매니저급으로 잘 양성하고 젊은 사람들도 관심을 둘 만한 매력 있는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사명감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돌봄 분야 사회서비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하고 투자해 준다면 청년들도 충분히 사회서비스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이런 청년들이 나중에 케어 매니저로 성장할 수도, 사회서비스 기업을 만들 수도 있다. 이민정책으로 외국의 전문 돌봄 인력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독일도 외국에서 돌봄 인력을 받았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아 노인을 돌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데. “단순히 값싼 노동력이 아니라 제대로 된 외국 전문 인력을 도입해야 한다. 이런 특별한 직종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인력은 영주권을 빨리 주는 등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언어부터 가르쳐야 하며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을 하기에는 중앙사회서비스원 조직이 너무 왜소하지 않나. “정원이 50명 정도로 조직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시도 사회서비스원이 있다. 시도의 사회서비스원장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이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되 각 시도에서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사례를 공유하며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어떤 사례들이 공유됐나. “경남에는 인공지능(AI)통합돌봄서비스가 있다. 노인의 호흡·맥박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즉시 관제센터에 알린다. 울산은 의료·복지 통합모델이 있다. 이런 좋은 모델이 확산되고 중앙과 지역이 협력해 지역에 맞는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꿈이다.”
  • “위기가구 닫힌 문 여는 통반장들… 세 모녀 비극 막을 희망 보인다”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위기가구 닫힌 문 여는 통반장들… 세 모녀 비극 막을 희망 보인다” [서울신문 보도 그 후]

    통반장 활동, 복지제도 발전 고민이기일 차관도 주거 방문에 동행“복지제도 연계 시너지 창출 기대”통반장들 “2인 1조로 활동” 제안이필형 구청장 “방문 매뉴얼 제작” “혼자 계시는 남성 독거노인을 찾아뵐 때 요즘 같은 폭염엔 속옷만 입고 나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에어컨도 없어 이해는 가지만 솔직히 무섭고 어려워요. 취약계층 주거 방문 시 2인 1조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민해 주셨으면 해요.”(최순자 동대문구 제기동 통장) “2인 1조 외에 주거방문 매뉴얼을 제작하거나 통장님들 대상으로 주거방문 요령을 교육하는 것 등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지역을 가장 잘 아시는 통장님들이 숨어 있는 복지 사각지대 주민들께 복지 혜택을 골고루 전달하고 ‘수원 세 모녀’ 사건 등과 같은 비극을 사전에 예방하실 수 있는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습니다.”(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주민센터에 제기동 통장 6명이 이 차관, 이 구청장과 함께 한자리에 모였다. 복지 사각지대에 숨어 있는 취약계층을 발굴해 위기를 사전에 막는 통반장들로부터 직접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이날 자리는 서울신문이 총 3회 연재한 기획기사 ‘이웃이 버팀목이다’<2023년 8월 8~11일자> 보도 이후 복지부 측이 본지에 요청해 만들어졌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직접 찾아 안타까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통장들의 활동 현장을 직접 지켜보고, 새로운 복지 서비스 제도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하자는 취지다. 이 차관은 이날 통장 간담회 전 이 구청장과 함께 제기동 취약가구를 찾은 우순남 통장과 현장에 동행했다. 정모(82)씨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양모(54)씨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는 반지하 가구였다. 집 안은 오후 4시임에도 뜨거운 열기와 축축한 습기로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두 모자는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한 대로 폭염을 견디고 있었다. 정씨는 “이곳에서 35년째 살고 있다. 그나마 가진 게 이 집 하나인데 올해 장마에 들어찬 습기가 아직까지 빠지지 않아 지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우 통장은 “요즘 날씨가 더워 자주 안부를 묻고 있다”면서 “생활에 불편한 사항들을 전해 들으면 구의 복지 혜택을 연결해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통반장님 등을 통해 모든 취약가구 분들이 정부의 복지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동대문구는 지난 4월부터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발굴하고 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한 ‘동네방네 두드림 활동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활동단이 거주지 주변의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전화나 직접 방문 등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 준다. 총 351명 중 30% 넘는 109명이 통반장이다. 현장을 함께 찾은 이 구청장은 “동네방네 두드림 활동단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민들을 빠짐없이 챙기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 통장님을 통해 어르신(정모씨)께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통장 간담회에서는 복지사업에서 통장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구의 다른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는 최순자 통장은 “평소 봉사활동 땐 쉽사리 문을 열어주지 않던 집도 지역 통장님이 함께하면 ‘통장님 오셨냐’며 선뜻 문을 열어주신다”면서 “같은 지역 주민인 통장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정경애 통장도 “자녀가 미국이나 지방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이 혼자 계시다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는 가족보다 이웃으로 지내는 통장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며 실질적인 도움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현장에 나올 때마다 통반장님들께서 저희 직원이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하고 계신다고 느낀다”면서 “지역의 엄마처럼 주민들을 보살피고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8월 안타깝게 돌아가신 수원 세 모녀는 정부에서 충분히 도움을 줘 비극적 사태를 미리 막을 수도 있었지만, (중앙정부로서는 지역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면서 “통장님들처럼 지역에 이웃으로서 숨어 있는 위기가구를 찾아내실 수 있는 분들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통반장님들과 기존 복지제도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 ‘교사 아동학대 면책’ 실효성 논란? 법안 심사 앞두고 반발 나오는 까닭[에듀톡]

    ‘교사 아동학대 면책’ 실효성 논란? 법안 심사 앞두고 반발 나오는 까닭[에듀톡]

    정부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방안 시안을 발표한 데 이어 국회도 교권 보호 법안 논의에 돌입했습니다. 주요 대상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를 범죄로 보지 않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교권 침해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를 담은 교원지위법입니다. 국회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아 논의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여야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교원 단체들은 이 법안 개정이 충분한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입니다.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것 자체는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전국초등교사노조는 지난 18일 이와 관련해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에 대한 금지행위 11가지를 규정합니다. 이 중 5호인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 금지 규정이 너무 모호하고 포괄적이어서, 무고한 교사가 신고되는 수단이 됐다는 게 노조 주장입니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조 대변인은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고 해서 교사가 겪어야 하는 소송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아동학대법 개정은 어려운 과정이 많아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부모 단체들은 아동 보호의 필요성 때문에 아동학대 면책에 반대합니다. 교육희망네트워크 등 학부모 단체 8곳은 성명에서 “교육활동의 정당성을 판정받는 동안 교사가 겪는 어려움은 그대로”라며 “교육행위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만들고, 그 판단과 결정을 사법절차가 아닌 교원, 학부모 등 교육주체가 모여서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부 기재 반발 “학폭처럼 소송 늘어” 교권 침해를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옵니다. 학생이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했는지를 두고 학생, 교사 사이에 갈등과 법적 다툼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부에 처분 내용이 기재되면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은 “정당한 교육활동이 맞는지, 교권 침해가 맞는지 증명하는 소송이 많아질 것”이라며 “학교폭력 사례에서 보듯 학교가 사법기구가 될까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국회는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와 법안 소위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동학대의 정서적 학대와 관련해 교육의 특수성과 생활지도 취지가 반영되도록 보건복지부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며 “학생부 기재는 아직 여야 합의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 보장성 강화 뺀 국민연금 개편…보험료율 최소 3% 올린다

    보장성 강화 뺀 국민연금 개편…보험료율 최소 3% 올린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담은 최종보고서에 보험료율을 최소 3% 인상하고 수급 개시 나이를 지금보다 3년 이상 더 늦추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로 했다. 애초 보고서에 담길 예정이었던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 비율)을 더 높이는 방안은 아예 빠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9일 재정계산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위원회는 전날 21차 회의에서는 최종보고서에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2%, 15%, 18%로 3~9%포인트 더 올리는 3가지 시나리오를 담기로 했다. 위원회는 3가지 시나리오 외에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서 보험료율을 13%로 상향’하는 시나리오도 담을 계획이었지만, 일부 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결국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최종보고서가 담을 제안의 핵심은 ‘더 내고(보험료율 인상), 더 늦게 받고(수급 개시 나이 연장), 똑같이 받는(40% 소득대체율 유지)’ 것이다. 보고서가 제시할 첫 3개 시나리오는 보험료율을 2025년부터 5년마다 0.6%포인트씩 올려 각각 12%와 15%, 18%까지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2055년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은 각각 2063년, 2071년, 2082년으로 늦춰진다. 현재 63세인 연금 수급 개시 나이는 66세, 67세, 68세까지 늦추는 3가지 방안이 담기고,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현재 소득 상위 70%인 수급 대상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수준으로 언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오늘 30일에 공청회를 통해 재정계산위의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막판 회의 과정에서 논의가 파행을 겪고, 기존에 담길 예정이던 시나리오 1개가 통째로 빠지면서 다양한 의견을 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넘어진 아이 안아주지 않았다고 ‘정서적 학대’라네요”

    “넘어진 아이 안아주지 않았다고 ‘정서적 학대’라네요”

    #. 어린이집에서 근무 중인 교사 A씨는 지난해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했다. 아이가 혼자 뛰다가 넘어졌는데 당시 배식 중이었던 A씨를 대신해 다른 교사가 아이를 안아줬다는 이유였다. 학부모가 내세운 주장은 ‘정서적 학대’였다. A씨는 5개월 만에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학부모가 지역카페 등에 자신을 ‘학대 교사’로 낙인찍어버렸다. A씨의 사례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이 제작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권리보호 핸드북’에 나온 내용이다. 최근 학부모 등에 의한 교사들의 ‘교권 침해 사례’가 문제가 된 가운데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의 권리 보호 방한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은 31만 1996명이다. 3년 주기로 조사하는 전국보육실태조사의 최신(2021년) 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30.1%는 어린이집 내에서 혹은 부모로부터 권리를 침해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권리 침해 주체는 부모가 71.9%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원장이나 대표자(33.0%) 등이다. 복지부가 보육교사 권리보호를 위해 지난 4월 발간한 권리보호 핸드북에는 교사들이 겪은 권리 침해 사례들이 담겼다. B교사는 만 3세 반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보자고 했다가 한 부모로부터 ‘글씨도 모르는 아이에게 책을 읽자고 한 것은 아동학대’라며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C교사는 한 부모가 밀키트를 주면서 ‘아이가 이 음식을 좋아하니, 점심시간에 별도로 조리해서 주라’고 요구했다고 했다.정부는 보육교사의 권리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섰다. 최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과 만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교권보호 종합 방안에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권리 침해 예방책도 함께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어린이집 교사들도 당연히 저희가 함께 고민해야 하고 보호해야 한다”며 “(어린이집이) 복지부에서 교육부로 넘어오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어린이집·유치원 교사들이 더 이상 인권의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교직·전문직으로서 더욱 존중 받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육부가 관리하던 유치원과 복지부가 관할하던 어린이집의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린이집의 관리 책임을 교육부에서 맡기로 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곧 발표할 교권보호 종합 대책에 보육교사 관련 내용도 담길 것”이라며 “보육활동 과정에서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데도 과도하게 아동학대 신고 등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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