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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보산수’와 짜릿한 오감데이트

    인기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야망에 불타는 의사 장준혁(김명민 분)이 노회한 부원장(김창완 분)에게 뇌물로 준 그림은 운보 김기창의 ‘바보산수’였다. 바보산수는 운보 김기창(1914∼2001)이 직접 지은 말로, 우리 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해학성을 강조한 산수화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바보산수가 어떤 그림이기에 뇌물로 사용됐는지 궁금했다면 오는 15∼30일 서울 인사동 우림화랑(02-733-3788)에서 열리는 ‘운보선생 빛과 향기전’에 들러보자. 그동안 미공개된 작품 12점을 포함해 모두 40여점의 바보산수와 산뜻한 맛이 봄 기운을 물씬 풍기는 청록산수 작품 등이 전시된다. 화랑이 보유하고 있던 작품과 소장가 3∼4명의 작품을 모아서 구성한 전시회다. `엿장수´ `산사´ `행선´ 등의 바보산수 작품에서는 운보의 독창적 정신이 유감없이 나타난다. 미술평론가 이규일씨는 “바보산수는 중국풍의 관념산수가 판치던 조선시대에 진경(眞景)산수를 만들어낸 겸재 정선의 작업에 비견될 정도로 우리미술사에 남을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병풍에 매화를 그린 ‘紅梅’와 비단에 채색한 `청산-狩獵圖´ `청산-빨래터´ 등은 미공개 작품이다. 듣지 못하는 한을 작품 곳곳에 남겼던 운보는 1934년작 ‘정청’에서 축음기 소리를 듣는 애인과 누이를 그렸다.77년작 ‘새벽종소리’에서는 소리에 대한 향수를 담았다. 이번에 전시되는 `채과선인´도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담고 있다. 경매를 중심으로 그림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한국화의 값은 아직 최고가를 치던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1만점이 넘는 유작을 남긴 운보도 다작을 한데다 공급 조절이 안 돼 그림값은 호당 100만원 수준이다.40호 작품은 2500만∼3500만원선이며, 이번 전시회에서 소장가 작품을 제외한 10여점은 판매 예정이라고 우림화랑측은 밝혔다. 운보를 비롯한 한국의 대가들 가운데 위작 논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작가는 거의 없다. 우림화랑의 임명석 대표는 “전작 도록을 후손인 김우환씨와 같이 만들었다.”며 2002년에도 운보 전시회를 열었던 만큼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전남 신안, 새달 공영장례사업 시작 섬주민에 장례용품 일체 무료 지원

    “어르신들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아요.” 72개 섬에 사람이 사는 전남 신안군이 전국 처음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교과서에 나오는 선진 종합복지를 실천한다. 단결력이 좋은 섬마을 주민들도 홀로 사는 노인과 저소득층이 늘면서 이들이 사망하면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신안군에는 장례예식장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7일 신안군에 따르면 공영장례지원사업 조례를 입법예고하기로 하고 관련예산(2억원)을 마련,4월부터 종합장례지원 체제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망신고가 접수되면 장례용품과 비용, 운구, 화장까지 장례에 필요한 모든 절차와 비용을 군이 책임진다. 장례전담반이 군청 노인복지계 직원 5명과 읍·면 담당자, 민간사회단체, 이장 등으로 꾸려진다. 지원 대상은 신안군에 살면서 주민등록이 된 사람 가운데 부양자가 없거나 저소득층, 부부 장애인, 가구주가 사망한 모·부자 가구 등이다. 신안군 전체 2만 1297가구 가운데 해당되는 가구는 150여가구이다. 지원은 병풍·천막·관·수의·상여·음식 등 장례용품 일체로 150만원가량이다. 여기다 화장문화를 권장하기 위해 화장장과 납골당 이용 비용 50여만원도 따로 준다. 다만 매장할 경우에는 매장비용(20만원)만 주고 묘지 땅값 등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탁권철(40) 사회복지계 직원은 “신안군의 장례지원 제도는 주민 사망 때 장례용품 일부를 지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최고 수준의 복지정책”이라고 강조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OUR STORY] 봄처녀를 그리다

    [OUR STORY] 봄처녀를 그리다

    꽃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화사해진다.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진다. 어떤 꽃인들 그러지 않을까마는, 차디 찬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봄꽃의 유혹은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다.3월이라…. 초순을 훌쩍 넘긴 이맘 때라면 청매실 농원이 있는 광양 매화마을로 가야 한다. 바람에 흩날린 하얀 매화꽃이 섬진강으로 떨어지는 광경, 생각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은가. 섬진강 자락에 기댄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마을에선 노란 산수유가 다투어 피어났다. 해마다 중순을 넘어서야 만개하더니 매화꽃을 시샘하는 까닭인가, 일찌감치 꽃을 피워 냈다. 계곡과 돌담 사이에 흐드러진 산수유가 눈부시고 애절하다. 이맘 때면 또 봄이 깃든 약숫물, 고로쇠가 매화, 산수유와 공명을 다툰다. 삼국시대 병사들이 전투 중 화살에 꽂힌 나무에서 흘러나온 고로쇠를 마시고 원기를 회복했다던가.‘나도 예 있소!’하며 목청을 높이는 듯하다. 지리산과 백운산을 휘감으며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모습으로 흘러가는 섬진강에 봄빛이 완연하다. 주 초반 꽃샘추위가 반짝 기승을 부리긴 했지만, 서둘러 찾아 온 봄이 개화시기를 앞당겨 놓은 탓에 서두르지 않으면 낙화하는 모습만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만화방창 때는 좋아 아니 가지는(?) 못하리라∼. 글 사진 구례 손원천 기자 km@seoul.co.kr ■ 산수유 군락지 전남 구례 산동 상위마을 전주와 임실을 뒤로하고 남원땅에 접어드니 이름도 살가운 춘향터널과 방자교차로가 이방인을 맞았다. 설핏 웃음이 흘러 나왔다. 혹시 몽룡 고가도로나 향단이 삼거리, 변학도 다리는 없을까. 도로시설 이름만으로 가슴 한자락 내려놓게 하는 남도의 해학에 장시간 운전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 노란 군무(群舞) 산수유 남원을 지나 20분쯤 달렸을까. 봄물에 방게 기어 나오듯, 고샅길과 개울가 곳곳에서 노오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던 산수유가 어느새 선연한 노랑색 군락을 이루며 눈앞에 펼쳐졌다.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다. 작가 윤대녕씨가 ‘마른 가지에 뿌옇게 튀어 올라 비구니 애처로운 머리통에 비죽비죽 돋는 머리칼 끝들을 생각나게 한다’던 바로 그 꽃.3월로 들어서자마자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가 산동마을 농가 앞마당과 돌담길, 논두렁이며 산기슭에 꽃구름을 피워 놓았다. 마치 마을 전체가 노란 구름에 파묻힌 듯한 느낌. 노랑빛 감도는 이끼가 낀 채 단정하게 서 있는 돌담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좁은 돌담길을 걷다보면 남녀간 정이 도타워지고, 없던 정도 생긴다 해서 사랑의 길이라 불린다. 그 돌담 위로 산수유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산수유도 돌담도 온통 노랑빛. 때마침 내린 봄비마저 노란 색깔을 머금고 흩뿌려지는 듯하니, 그야말로 꽃처럼 아름다운 봄날이다. 아마 여수·순천 10·19사건 때 ‘산동애가’를 부르며 토벌대에 끌려갔다는 19세 백씨(氏)소녀도 그처럼 아리따웠을 게다.‘잘 있거라 산동아 한을 안고 나는 간다/산수유 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고/회오리 찬바람에 부모 효성 다 못하고/발길마다 눈물지며 꽃처럼 떨어져서….’산수유가 지리산을 노랗게 물들여갈 때면 이곳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산동애가의 한 구절이다. 산수유에서 왠지모를 애절함이 느껴졌던 건 이처럼 가슴아픈 해방공간의 현대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나 보다. 상위마을에서 19번 국도를 가로질러 가면 만날 수 있는 현천마을과 반곡마을 또한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산수유 명소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 가볼 만한 곳 ●사성암 화엄사쌍계사 등 지리산을 대표하는 거찰 외에도 기암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사성암도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 절 뜨락에 서면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드넓은 토지면 등 구례 들녘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문척면 죽마리. ●운조루 1776년 건축된 조선시대 전통 양반가옥.‘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구름 위로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의 이름만큼 아름답다. 남한 3대 길지(吉地)위에 세워져 세인들의 관심을 더한다. 중요 민속자료 8호. 토지면 오미리 # 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해 갈 경우, 산수유마을을 먼저 둘러본 뒤 매화마을로 가는 게 편하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을 나와 남원 방향 17번 국도를 탄 뒤, 임실을 거쳐 남원시 직전에 있는 춘향터널을 지나자마자 19번 국도로 갈아 탄다. 밤재터널을 지나 지리산온천랜드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2㎞쯤 가면 산수유 마을에 닿는다. 매화마을은 산수유 마을에서 나와 다시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방면으로 가다 화엄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861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직진, 화개장터 지나 남도대교를 건넌 다음 좌회전해 계속 직진하면 된다. 산수유마을에서 40∼50분 소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구례까지 가는 것이 우선.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4차례 운행한다. 기차는 하루 15회.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상위마을까지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061)780-2731. ■ 지리산 피아골 직전마을 고로쇠 ‘여러분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계십니다.’지리산 피아골로 향하는 섬진강변 861번 지방도로 한쪽에 서있는 입간판 글귀다. 가슴에 여실히 와 닿는 명문. 최소한 이맘때 만큼은 더없이 정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 봄이 깃든 물 고로쇠 산수유에 취해 몽롱해진 정신을 봄비에 씻기운 맑고 깨끗한 섬진강 바람에 날려보내고,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마지막 동네 직전마을로 향했다. 고로쇠 산지로 유명한 곳. 경칩을 막 지난 요즘 이 마을 사람들은 고로쇠 채취로 분주하다. 가을엔 부지깽이도 덤빈다더니, 딱 그 모양. 봄기운이 약동하는 피아골 자락에 나무들의 수액 차오르는 소리가 가득하다. 피아골에서 고로쇠 채취로 40여년을 보낸 손경섭(53)씨의 설명.“고로쇠는 뿌리에서 새순으로 흘려보내는 수액을 뽑아낸 겁니다. 날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이맘때 아니면 채취가 안되지요.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많은 수액이 나오지만, 비가 오고 눈이 오거나 강풍이 불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수액 양도 적습니다.”손씨의 자랑이 이어진다.“경칩 전후 한 달 동안 채취하는 직전마을 고로쇠 수액은 야산에서 생산되는 것에 비해 당도와 효능이 뛰어나 그야말로 산중 보약이죠.” 동행한 문화관광 해설가 박미연(35)씨는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고로쇠 수액 한 말(18ℓ)을 서너명이 밤을 도와 마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지리산 자락의 민박집 등에서 관광객들이 밤새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죠.”라며 거들었다. 막 채취한 고로쇠 한잔을 들이켰다. 들척지근한 것이 온몸에 산골의 봄기운이 통째로 전해진다. 미각을 통한 봄맞이처럼 생생한 게 또 있을까. 한화리조트 지리산(www.hanhwaresort.co.kr)은 피아골 직전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택배로 보내준다.18ℓ1통 5만 5000원.(061)782-2171.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고로쇠 수액의 약리효과 단풍과에 속한 활엽수인 고로쇠나무의 껍질을 한방에서는 ‘지금축’이라는 약재로 사용해 왔다. 지금축은 성미가 맵고 따뜻해 풍을 제거하고 습기를 없애며(祛風除濕), 혈액순환을 도와 어혈을 없애는(活血祛瘀) 작용을 한다. 따라서 풍과 습이 원인인 사지마비, 동통은 물론 골절·타박상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해발 600∼1000m의 고지대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의 뿌리에서 줄기로 올라가는 수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한 것이다.1m 정도 높이의 나무 몸통에 드릴로 1∼3㎝ 깊이의 구멍을 뚫은 뒤 호스를 꽂아 흘러내리는 수액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등 산이 깊고, 공해가 적은 곳에서 많이 재배하거나 자생하며 ‘고로쇠’란 이름은 관절통 등 관절질환에 좋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동안 고로쇠 수액의 성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는데, 당분 칼슘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B1·B2와 비타민C, 각종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일반 물보다 40배 정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알칼리성의 이온화된 성분은 인체에 쉽게 흡수된다. 이 가운데 주성분인 당분은 1∼2%가량 함유되어 있으며 사당, 포도당, 과당이 함께 어울려 달콤한 맛을 낸다. 성분이나 맛의 차이는 고로쇠나무가 자라나는 토양, 기후, 채취 시기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고로쇠 수액은 많이 마셔도 탈이 나지 않아 평소 물처럼 하루 4∼5회 음용하면 되며, 다른 음식에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함유 성분이 풍부하고 체내 흡수도 좋은 고로쇠 수액은 건강음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고로쇠 수액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수액에 포함된 당분이 혈당조절을 원활하게 해 당뇨, 고혈압, 피로회복 등에 효능이 있고, 각종 미네랄은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 신경통, 산후 후유증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칼슘성분이 많아 노약자나 골다공증 등이 많은 부녀자에게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위장병, 피부병, 비뇨기과 질환 등에도 좋은 효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 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장·경희대한의대 한방부인과 교수 ■ 전남 광양 섬진강 다압 매화마을 매화(梅花)라 한다.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과 서리를 이겨내고 피어난다.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줄 뿐만 아니라 그 자태가 연분홍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봄처녀의 아리따운 모습과 닮아 애간장을 녹인다. 매화는 또 한평생 춥게 살면서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다. 옛 선비들은 매화의 그 고결한 기품을 본받으려 늘 가까이 두고 노래했다. 청빈과 지조, 그리고 올바른 법도를 지키게 하는 절개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 병풍이나 족자, 청자·백자 도자기에서도 오롯이 피어나 사시사철 길잡이 역할을 했다. 퇴계 선생은 생전에 매화가 좋아 시 여러 편을 남겼다. 그 중 한 구절이다.‘옛 책을 펴서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밝고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아/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 되니/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壬子正月二月立春(임자년 정월 초이틀 입춘) 매년 3월 한 달이면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 일대에는 매화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자,‘얼씨구나 매화로다’처럼 춘정이 그립거든 봄의 교향악이 펼쳐지는 그곳으로 훌쩍 떠나보자. 지리산과 구비진 섬진강을 덮은 매화의 시향(詩香)에 흠뻑 빠져 봄맛을 진하게 느껴 보자. 글 광양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광양시청 제공 매화마을로 유명한 광양 다압면(多鴨面). 지난달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매화는 550리 섬진강, 아름다운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배경으로 그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경남 하동 나들목에서 매화마을로 들어섰더니 섬진강 강가 주변에는 대나무와 억새풀숲 또한 그림처럼 쭉 이어진다.‘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이 그럴듯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나는 차창 밖으로는 ‘섬진강 재첩국’이라는 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띄어 입맛을 자극했다. 매화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백운산 자락에 내려앉은 연분홍 구름선녀들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가를 감상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이 광경에 ‘와∼’라는 탄성을 연발한다. 또한 연인끼리, 가족끼리 그 추억을 담아내려고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다.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꽃잎 가까이에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고 볼에 비벼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 17일부터 25일까지 매화축제 가장 이른 시기에 봄소식을 전해주는 매화꽃을 소재로 한 매화축제는 섬진강변 매화마을 일원에서 해마다 3월에 열리며 전국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되는 꽃 축제이다. 1997년 시작된 매화축제는 품질 좋은 매실과 매실로 만든 매실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섬진나루터와 청매실농원의 전통옹기, 그리고 섬진강 재첩잡이 풍경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강변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광양시청에서 주최하는 매화마을 축제는 매화꽃이 만개하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열린다(청매실농원 자체에서는 이미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주제는 ‘달빛 어린 매화, 섬진강 따라 사랑을’이다. 특히 올해는 ‘매화학술대회’‘매화작품전시회’‘매화음악회’ 등의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아울러 ‘나만의 매화만들기’‘봄을 깨워라’‘매화탁본’‘꽃차만들기’‘섬진강변 소달구지여행’ 등의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전국 매화사진 촬영대회, 매화백일장, 매화사생화대회 등의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광양시청의 한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전국에서 5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섬진강의 유래 1385년 고려 우왕 11년 때의 일로 전해 내려온다. 경남 하동에 왜구들이 많이 출몰하면서 양민들을 괴롭혔다. 왜구들이 강을 건너려 할 때 두꺼비 수만마리가 몰려와 울음으로 왜구를 쫓아내자 이를 가상히 여긴 임금님이 강 지명을 한문으로 두꺼비 섬(蟾)자를 써서 섬진강(蟾津江)이라 부르라고 했다. 예부터 두꺼비는 집지킴이, 재복신으로 불리웠다. 액을 물리치고 부귀영화를 불러주는 동물로 여겨진 것이다. 예를 들어 ‘떡두꺼비 같은 아들 낳고 잘 살아라’,‘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등의 동요도 있다. 또한 두꺼비가 절에 나타나면 스님이 합장을 하고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하는 등 불가에서는 큰스님, 또는 실지 금와보살로 지칭되기도 한다. # 교통편 서울에서 갈 경우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다가 산청으로 빠져 국도로 가는 길이 있으나 지리산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아예 진주까지 가서 하동읍내를 통해 다압면으로 가는 편이 좋다고 경험자들이 권한다. ●서울∼대전∼진주∼하동IC∼하동읍∼섬진교∼매화마을.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이용해 익산을 거쳐가는 방법도 있다. 익산∼전주∼구례∼간전교∼다압면∼매화마을. ●열차편으로는 하동역 또는 진상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 주변 볼거리 ●자연관광 백운산과 4대계곡, 섬진강나루터, 광양만, 망덕포구와 배알도, 희양십경 등.(061)797-2731. ●문화유적 옥룡사지 동백림, 중흥사, 형제의병 유적지, 성불사 등.(061)797-3363. # 먹을거리 재첩국과 고로쇠 등이 풍부하며 그외 식당안내는 (061)797-2607로 하면 된다.
  • [문화플러스]

    ●경복궁관리소는 왕과 왕비의 침전인 강녕전과 교태전에서 쓰여진 일상생활용품들을 1일부터 공개한다. 강녕전에 즉석도병풍 등 24종 42점, 교태전에 곽분양행락도병풍 등 68종 102점이다. 도감의궤 등 관련 자료와 국립고궁박물관 등이 소장한 궁중유물들을 참고하고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간문화재)와 명장을 참여시켜 원형에 가깝게 재현했다. 경복궁관리소는 1999년 근정전을 시작으로 궁중생활상 재현전시사업을 벌이고 있다. 강녕전과 교태전을 포함하면 모두 8개 전각에 모두 248종 488점의 궁중생활용품이 전시된다. ●문화재청은 전남 화순군 이양면 증리에 있는 전라남도기념물 제153호 쌍산의소(雙山義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승격, 지정하기 위해 28일 예고했다. 쌍산의소는 구한말 의병들이 왜경에 대항하여 전투를 준비하던 창의소(創義所)터로 호남 의병뿐만 아니라 한말 의병사에 빛나는 문화유적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무기를 제작한 대장간터, 화약의 재료를 채취한 유황굴, 자연석으로 쌓은 의병성의 훈련장과 막사터, 호남창의소 본부 등이 남아 있다.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6) 전남 구례군 유곡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6) 전남 구례군 유곡마을

    오지의 마을이라면 으레 생활의 어려움으로 삶이 팍팍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오지이면서도 가구당 평균 5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 마을이 있다.‘알짜 농가’의 주인공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계산리 유곡마을. 산 비탈을 따라 내려오며 상유, 중유, 하유로 나뉘는 이 마을의 천수답 다랑이 논(계단식 논)에는 벼 대신 감나무, 배나무, 매화나무 등 유실수를 심었다.“한 번 먹어보랑께, 사과보담도 아삭거리고 달기넌 똑 꿀맛이시.” 마을 어귀서 첫 인사를 나눈 할머니가 단감 자랑을 하며 건네 준다. 지난가을 수확해 저장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겉모습만큼이나 맛도 뛰어나다. 고소득을 올리는 이유다. 과수나무가 40여가구 100여명 주민의 주 수입원이 된 연유도 재미있다. 가뭄이 극심했던 1994년. 섬진강 물을 산 비탈 논에 끌어 들이려고 양수기로 12번을 중계하는 고생을 하다 당시 군수가 “차라리 과수를 심는 것이 낫겠다.”라고 한 말이 변화의 물꼬를 텄다. 긴 경사면의 토양은 배수가 용이한 데다 일조량까지 풍부하고 게다가 일교차까지 커 과실생산의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과수밭을 둘러싸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도 적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95년에 감 낭구를 심었응께, 얼추 10년이 훨 넘어 부렀네. 군에서 배수관이다 뭐다 지원하고 나섬시로 도와주더만 인자 생각헌께 참말로 고맙고도 고마운 일이었지라.” 지난해까지 이장을 맡았던 김영두(70)씨의 말이다. 마을의 젊은 이장인 강대호(33)씨는 오지인 이곳을 이웃처럼 친근한 마을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농사 지으시는 어르신들의 연세가 이제 평균 70입니다. 농촌이 친근해지고 귀농인도 많아져야 발전이 있을 수 있지요.” 지난해 7000만원의 과수 매출을 올린 야심찬 젊은 농군의 말이다. 이를 위해 농촌체험마을에 선정돼 받은 3억원으로 초가집 복원, 민박시설, 식당, 공동화장실 건립 등을 해오고 있다. 친밀감을 느끼도록 이름도 마을의 특징인 돌담을 뜻하는 ‘다무락(담의 전라도 사투리) 마을’로 바꿔 부르고, 호응이 많았던 과실따기 등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겨울은 폴쌔 가뿟구마. 매화꽃 배꽃 피문 천지로 온통 새하얀기라. 무신 소문을 들었는지 화가들도 가끔 오지.”하동이 고향이라는 안종택(76)씨의 말에는 40여년을 이곳에서 살았어도 경상도 사투리가 남아 있다. 섬진강을 사이로 두고 말씨가 다른 지역적 특색 탓이다. “아저씨 이것 함 맛 보실래요?”교육청 통학버스를 타고 읍내 학교에 갔다 온 차미선(10) 성미(9) 자매가 할아버지집 앞마당에서 치는 꿀통에서 꺼낸 천연꿀을 손가락으로 떼어 먹으며 천연덕스럽게 웃는다. 하유마을 맞은편에는 이백리 길을 굽어 흐른다는 섬진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이 가는 길목에 노랗게 퇴색한 갈대숲을 휘감아 도는 섬진강의 풍광은 풍수지리의 원전격인 ‘택리지’에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소개되어 있다는 구례의 이름값을 비로소 실감케 한다. 봄이 오는 길목. 남녘 산골마을이 봄 마중 채비에 분주하다. 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보복의 씨앗/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보복의 씨앗/육철수 논설위원

    태권도·유도는 도(道)를 연마하는 무술이다. 강인한 신체단련과 끊임없는 정신수양이 동반되어도 무도(武道)의 경지에 이를까 말까다. 무도가 아닌 ‘싸움의 기술’을 배운 사람들은 괜히 약한 사람을 집적거리고 싶고, 상대가 물리적으로 굴복하는 모습을 즐기곤 한다. 무술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곧잘 나타나는 심리현상이나, 이런 유치한 행태가 어른이라고 해서 다를까. 포용력 없고 수양이 덜 된 국가 지도자들을 보자. 과거 경험상 권력을 무기로 반대자를 거꾸러뜨리고 감옥에 보내 굴욕을 준 일이 어디 한두 번이었나. 최고 권력을 쥐면 반대자가 가만히 있어도 알게 모르게 건드리고 싶을 텐데, 하물며 미운털 박힌 사람을 그냥 놔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래서야 안 되겠지만, 누군가 대통령이 되면 예수님 같은 사랑이나 부처님처럼 자비를 베풀 것으로 기대하면 그것도 오산이다. 대통령도 인간이고 감정을 가졌다. 때론 법이 안중에 없다는 것쯤은 전·현직 대통령들이 잘 보여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감옥에 갔다 온 뒤 ‘손볼 사람’을 들먹인 걸 기억해 보라. 이빨 빠진 전직이었기에 망정이지 현직이었다면 서슬로 미루어 손볼 대상은 뼈도 못 추렸을 게다. 14대 대선 때 김영삼(YS) 후보를 “대통령감이 아니다.”라고 공격했던 박철언씨는 슬롯머신 사건에 얽혀 감옥에 갔다. 박씨는 480여일만에 감옥에서 풀려나고 특별복권됐지만 최고 권력 앞에선 무력했다. 대선 경쟁자였던 고 정주영씨도 선거과정에서 YS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가 고생 참 많이 했다.15대 때는 김홍신씨가 김대중(DJ) 후보를 향해 ‘공업용 미싱’ 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일으켰다. 보복은 없었지만, 김씨는 DJ집권 내내 조마조마했을 것이다.16대 때는 김대업씨가 ‘병풍사건’을 일으켜 이회창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하늘이 두쪽 나도 집권하겠다던 이 후보측에 정권이 갔다면 김씨는 죗값을 혹독하게 치르고 이민을 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대통령 권위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그의 말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여느 대통령보다 소탈하다는 노 대통령이라지만, 공식회의에서 눈을 부릅뜨거나 표정만 근엄하게 지어도 국무총리 이하는 고양이 앞에 쥐나 다름없다. 누구도 감히 면전에서 대들거나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게 바로 대통령이란 직책에 붙은 권위요 권력이다. 대선 예비경쟁이 한창인 요즘, 대선주자들끼리 가시돋친 말이 스스럼 없이 오간다. 여론조사 1·2위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감정싸움이 예사롭지 않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 ‘아이 낳아 보지 않은 사람’을 거론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군대 안 갔다 온 사람’으로 응수했다. 서로 화해했지만, 박 전 대표 캠프의 정인봉씨가 이 전 시장을 공격하는 ‘X파일 소동’을 일으켜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15대 국회때 이 전 시장의 비서관이었던 김유찬씨가 선거비용 위증 대가로 이 전 시장한테 돈을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대통령은 결국 한 사람만 된다. 그래서 복구 불능의 감정싸움에 휘말렸다간 낙선자와 그 추종자들이 다음 정권에서 어떤 곤욕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검증은 신사적으로 해야 한다. 모시는 대선주자에게 충성한답시고 근거 없거나 끝난 일로 정치보복의 씨앗을 뿌려대서 좋을 게 없지 않은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문화마당] 동네북 신세 된 ‘민족’/한명희 한국민족음악가연합 이사장

    엊그제만 해도 진보니 보수니 하는 낱말들이 풍미하더니, 요즘은 난데없이 ‘민족’이라는 단어가 문화계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나를 낳아준 탯줄도 민족이고, 세계 속에 나라의 이름을 달게 해준 것도 민족이라는 이름의 응집력이요 동질감이었다며 칭송하는 눈치들이 아니다. 국제화시대에 무슨 시대착오적인 구태며 아집이냐는 뉘앙스의 언설들이다. 졸지에 민족이라는 이름이 폄하되고 용도 폐기되는 느낌이다. 필자처럼 고루하게(?) ‘민족’이라는 단어를 법인명으로 달고있는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덩달아 못난 짓이라도 한 양 주눅이 들고 눈치꾸러기가 돼가는 기분이다. 왜 그렇게 시류에 민감히 부화(附和)하는지 모르겠다. 왜 그리도 미시적이고 호흡이 짧은지 모르겠다. 지난 세기 60년대의 일이다. 필자가 어느 언론사에 햇병아리로 입사했을 때, 신입사원들에게 일제히 규격화된 철제 책상과 집기들이 분배되었다. 바로 목재용구들이 철제용구들로 환치되던 시절이었다. 경향(京鄕) 어느 곳을 가더라도 전래의 목재가구나 민화 등은 헌신짝처럼 버려졌었다. 엿 몇가락에 진귀한 서책이 팔려가고, 플라스틱 용기 몇개로 값비싼 병풍이며 농장들을 예사로 바꿔갈 수 있었다. 서구화와 동의어였던 현대화의 세찬 물결 속에서, 손때 묻은 옛것들은 모두 창피스러운 천덕꾸러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과 반세기쯤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그때 그 시절의 경망함과 용렬맞음을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 중인가. 또한 시류에 뇌동하던 미망(迷妄) 때문에 기실 얼마나 많은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망실되고 말았는가? 금세기 화두인 세계화의 조류 속에서, 옛것에 관한 지난날의 우몽(愚蒙)처럼, 민족이라는 글자마저 쪽배에 실어 망망대해로 수장시키는 게 아닌가 적이 씁쓸한 여운을 지울 수가 없다. 필자도 세계화의 추세를 애써 강조하는 처지이지만, 민족이라는 낱말이 왜 못마땅한지 알 길이 없다. 세계화와 민족은 상충되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 필자의 견해는 정반대이다. 세계화와 민족은 오히려 상호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건 일곱가지 색깔들이 각자 제 고유의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화음과 합창이 단음과 유니손보다 아름다운 것은 복수의 음과 복수의 선율이 각자 자기 고유의 음색을 잃지 않고 조화를 이뤄가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민족의 방정식도 이와 같다고 하겠으며, 또한 이같은 얼개로 조율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 땅에서 민족이란 곧 나라나 국가와 동의어이다. 수십·수백여 민족이 섞여 살며 국가를 이룬 나라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민족간의 갈등을 겪는 나라들처럼, 민족이라는 낱말을 기피할 필요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굳이 민족이라는 접두어를 떼자는 주장은, 아마도 세계화라는 대세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민족이라는 어휘가 시대감각에 뒤진 듯한 느낌이었거나, 혹은 세계화의 복잡한 실체나 본질을 표피적으로 속단한 데서 오는 개인적 주견들이 아닐 수 없다. 세계화·국제화의 시대일수록 민족(우리는 국가의 정체성과 이명동의)은 강조되어 마땅하다. 도, 미, 솔의 코드가 아름답고 빨강, 파랑, 노랑의 중간색들이 아름다운 것은 그들 각자의 고유한 개성과 색깔을 견지하며 ‘전체는 부분의 총화 그 이상’의 경지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민족의 함수관계도 이와 같다. 세계화의 선두에 있는 중국은 지금도 컴퓨터를 전뇌(電腦)로, 빌딩을 대하(大廈)로 고집하고, 베이징에는 여보란듯이 민족음악학원이라는 유서 깊은 음악대학이 상존하고 있지 않은가? 뜸들지 않은 현란한 논리에 앞서 창해수처럼 깊은 예지와 곤륜산처럼 육중한 지성의 깊이가 아쉬운 계절이다. 한명희 한국민족음악가연합 이사장
  • 「미스·수도여사대(首都女師大)」이문옥(李文玉)양-5분데이트(85)

    「미스·수도여사대(首都女師大)」이문옥(李文玉)양-5분데이트(85)

    수도여사대(首都女師大) 70연도「5월의 여왕」으로 뽑힌 아가씨가 이문옥(李文玉)양. 48년생. 수도여사대 부속 중고등학교를 거쳐 지금 가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 서울 태생으로 제과업을 하는 아버지 이윤용(李潤鎔·57)씨의 2남 4녀중 세째 딸. 양친은 물론 언니 둘, 오빠 하나 그리고 남동생과 여동생을 고루 하나씩 갖춰 가진 다복한 아가씨다. 아버지가 제과업을 하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과자는 마음껏 먹고 자랐다는 부러운 아가씨이기도. 취미는 자수와 등산. 특히 대학 3학년부터 재미를 붙인 동양자수를 놓는 솜씨는 놀랍다고. 5월30일의 수도여사대 개교 23주년 기념 전시회에는 액자와 병풍을 출품했다는 이야기. 『일요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 근교로 등산을 가곤 해요. 그밖에는 학교에 다닌 것 빼놓고는 별로 외출을 하지않아요』 부드럽고 섬세한 선의 얼굴,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는 전통적인 동양 여성의 인상 그대로. 그러나 조용하기만한 인상과는 달리「발레」와 기계체조의 특기도 가지고 있다는 것.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희망. 좋아하는 꽃은 모란. [선데이서울 70년 6월 7일호 제3권 23호 통권 제 88호]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세계 최대 도자벽화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세계 최대 도자벽화

    서울 청계천 도자(陶瓷)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가 광교부터 삼일교까지 벽면을 병풍처럼 휘감고 있다. 청계천 반차도는 높이 2.4m, 길이 186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이다. 벽에 붙은 도자타일(30×30㎝)만 4960장이다. 반차도는 고증한 작품인 동시에 창작품이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200년을 넘나들며 작품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원본은 정조가 1795년 2월 아버지 사도세자의 환갑을 맞아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 화성과 현륭원(사도세자 무덤)을 다녀와서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서 나왔다. 이 책에 단원 김홍도 등이 창덕궁에서 광통교를 지나 화성으로 가는 왕의 행차 모습을 흑백 목판화로 그렸다. 1994년 한영우 전 서울대 교수가 목판화에 채색을 입혔다. 세월 탓에 색이 바랜 채색 목판화와 뒷모습을 그린 두루마리 행렬도를 고증해 작품의 색깔을 하나하나 정했다. 가로 15m, 세로 18m의 반차도를 청계천 도자벽화로 확대 제작하면서 강석영 이화여대 교수가 채색의 명암을 결정했다. 그리고 이헌정 작가가 조선시대 백자를 재현해 타일 원판을 제작하고, 여기에 17가지 안료를 써서 인물 1779명과 말 779필을 그렸다. 도자를 빚어 굽고 채색하는 일은 모두 손으로 했다. 이로써 과거의 유물이 생명력을 지닌 현재의 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정조는 왕의 가마 정가교(正駕轎)를 타지 않았다. 효성이 지극한 터라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 갈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혜경궁 홍씨의 자궁가교(慈宮駕轎)에 이어 정조가 탔다는 좌마(座馬)가 보이지만 정조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일부러 그리지 않았다. 왕을 대충 작게 그릴 수 없었던 것이다. 반차도는 한 폭의 풍속화이기도 하다. 나인의 웃는 표정, 찡그린 표정조차 생생히 살아있다. 작품을 제작, 기증해 도자벽화에 이름을 새긴 조흥은행도 이제 역사가 됐다. 신한은행과 합병하면서 그 이름을 잃었기 때문이다. 한영우 교수는 “왕조의 위엄, 질서와 더불어 낙천적이고 자유분방한 인물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면서 “정조 반차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독일 나치군이나 북한 인민군과 확연히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진실(YTN 오후 11시5분) 1974년 9월,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라는 이름으로 300여명의 신부들이 모였다. 천주교 내부에서조차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찮았고 군사 정권의 탄압도 강력했다. 그러나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 바로 십자가’라는 젊은 사제들의 각성은 순교를 각오한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졌다. ●장학퀴즈(EBS 오후 5시) 충남여고, 서울 삼성고의 관문을 통과하며 3승에 도전하는 전주 한일고. 전국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공주 한일고. 각각 전북과 충남 지역의 명문인 같은 이름의 두 학교가 맞부딪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벌인다. 아이템획득전에서는 한 문제 차이로 노련한 전주한일고가 아이템 3개를 획득하는데…. ●게임의 여왕(SBS 오후 9시55분) 신전은 필서를 만나 다시는 은설을 울리지 않겠다며 자신의 몫까지 은설을 사랑해 달라고 부탁한다. 한미숙은 주원에게 이제 그만 신전과 은설을 모른 척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한미숙에게까지 당했다는 생각에 분노한 주원은 내가 가질 순 없어도 강은설 만큼은 신전에게서 떼어 내겠다고 모질게 다짐한다. ●하얀거탑(MBC 오후 9시40분) 장준혁은 이주완 외과과장이 차기 외과과장으로 밀고 있는 후보의 실체를 알게 된다. 이주완의 대학후배인 노민국 교수. 장준혁은 자신의 맞상대가 만만찮음을 알고 긴장한다. 장준혁은 차기 외과과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간, 췌장,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대규모의 수술을 이주완 교수와 같이 한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노년에도 밝은 눈을 지킨다. 겨울바다를 수놓는 검은 빛깔의 김. 각막을 재생시키는 비타민A가 풍부하여 ‘눈을 위한 식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김을 더 좋아한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들의 1등 쇼핑품목이 김. 일본인의 입맛을 감동시킨 한국 김 맛의 비결과 김의 효능을 알아본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심하게 손상된 일주 김진우의 대나무 병풍.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거쳐 입체적으로 복원한 이 그림의 원래 모습이 공개된다. 아기자기한 크기, 네모난 판에 적힌 숫자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교통수단의 역사를 증명해주는 이 의뢰품을 통해 ‘그 때 그 시절’로 되돌아 가본다.
  • 생존한 대원군 맏며느리 李씨마마

    생존한 대원군 맏며느리 李씨마마

    무엇이 비운(悲運)인가? 파란 많은 근세사(近世史)속의 이왕가(李王家)와 함께 「마지막 전하(殿下)」가 창덕궁 낙선재에서 종지부를 찍어버렸을때, 옛 왕가의 제일 높은 마마 노락당(老樂堂) 李씨(87·대원군(大院君)의 맏며느리=완흥군(完興君)부인)는 「만사가 귀찮다…」고 손을 저으며 자리에 누워버렸다.「뉴스」의 유궁(幽宮)처럼 언제나 육중한 문을 굳게 닫아버린 운현궁, 그 안방 노락당에 잠입, 처음 공개하는 이 모습. 만인지상(萬人之上)이던 이왕가, 그중에도 옛 왕족들의 「안방」에서는 왜 늘 「뉴스」의 촉각을 피해왔을까? 관심을 둔 기자들이 해방 이후부터 줄곧 사양의 「안방마마」들에게 신경을 썼지만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어낸 일이 없었다. 더욱이 이은(李垠) -> 이구(李玖)씨의 낙선재 신관(新舘)쪽 현대파(現代派)보다 고종(高宗)황제의 생가(生家)이며 대원위 대감이 팔도강산을 호령했던 운현궁(蕓峴宮)쪽은 너무 깊숙해서 안방잠입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대원위 대감의 맏며느리가 지금까지 살아 있어? 「감춰진 사실」이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그때마다 말못할 감회를 느끼지 않을수가 없었다. 5월2일 하오 2시. 신문사 취재차에 고종황제의 손자며느리 한 분을 태우고 운현궁 옆 여도 골목에 멀찌감치 차를 세웠다. 운현궁에서 신문사차가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이면 대문간서부터 「출입(出入)사절」을 당할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차 안에 앉은 채 기회를 노리기 1시간 30분. 대원군이 거처하던 사랑채 노안당을 거쳐 뒤채의 이노당(二老堂 -여기엔 대원군의 애손(愛孫) 이준용(李俊容)공의 부인 이씨가 기거했음), 이씨마마가 계시는 노락당에 들어갈때까지 좀처럼 집안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나선재에서는 한참 영친왕(英親王)의 빈소가 벌어져 붐비는데 유궁(幽宮)같은 운현궁 안은 쓸쓸하고 조용할 뿐이다. 노락당 이씨는 마지막 전하 이은씨의 부음을 듣고 슬픔에 잠겨 두꺼운 요 위에 누워 계셨다. 방안은 약 5평. 잉어가 그려진 두폭짜리 병풍 하나와 조그만 의자가 몰락한 왕가의 현실을 말없이 대변하고 있을뿐, 덩그맣게 큰 집안에 가난이 엿보인다. 무조건 이씨 마마에게 큰절부터 올리고 방 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동안 이씨 마마를 위로하기 위해 80객 노부인 2,3명이 소복을 하고 찾아왔다가 돌아갔지만 이분들이 누군지는 알 길이 없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운현궁 이씨마마는 당신에게 출입하는 사람이나 친구의 이름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싫어하신다고 한다. -마마, 기념으로 사진 한 장만… 『이제껏 내 사진을 밖에 찍어 내보낸 일이 없소. 안 찍겠소』 -그러나 이왕가 에서는 어제 마지막 전하까지 가셨습니다. 마마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한 장만… 『내 늙은 얼굴을 찍고 싶지 않소』 그러나 대원군의 맏며느리이며 고종황제의 형수가 되는 이씨 마마가 「70년대 서울」의 공기를 오늘날까지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모로 따지든 「기록」이 될만 하다고 몇 번이나 간청했다. 뒷날을 위해서 당신의 모습을 한번만 「카메라」에 담자고 해도 거절. 나중에는 조카 며느리와 죽기전에 기념사진 한 장 찍어둔다는 전제밑에 반승낙을 한다. (이 때 모시고 있던 부인들이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이씨마마에게 귀띔했지만) 이씨마마는 영친왕의 죽음, 자신의 앞일등 알 수 없는 노후를 생각했음인지 심경변화를 일으켜 「사진만 찍는다」 고 일어나 앉아 머리에 빗질을하고 나더니 하얀 광목저고리를 위에 입는다. 「플래시」를 눌러 사진을 찍었다. -요즘 무슨 음식을 즐겨 잡수십니까? 『미음』 한마디 하고서는 다시 요 위에 몸을 뉘며 『기사는 절대 쓰지말라』고 입을 봉해 버린다. -대원군이 살아 계셨을 때 운현궁에 시집을 오셨죠? 『……』 -요즘 나도는 시아버님 대원군의 모습이나 민비(閔妃)의 모습은 틀린 데라도 혹시 없읍니까? 『……』 묻는 기자를 물끄러미 누워서 쳐다볼 뿐 모두들 묵묵부답(黙黙不答). -저희들이 누군줄 아십니까? 『처음보는 얼굴들인걸』 -영친왕 이은 전하를 마마가 처음 보신 것은? 『여섯살 때 내가 무릎 위에 안고 있었소』 -오늘의 느낌은? 『만사가 귀찮소!』 벌써 이동안에 기자(記者) 잠입을 눈치채고 바깥채에 누가 연락했는지 방안으로 불쑥 들어와 「카메라」를 노려 보는 사랑채 남자일꾼(?)은 사뭇 시빗조다. 『누구냐?』 『무슨일로 여기까지 들어왔냐?』 잠입 불과 7분. 할수없이 뜰안으로 이씨 마마에게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뛰어 나왔다. 이렇게 운현궁을 비롯한 왕족 주변이 미묘하게 「차가운」데는 몇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의친왕(議親王) 이강(李剛)공의 아들간에는 무슨 일에선지 「차가움」이 감돌고 운현궁 쪽에서는 억대가 넘는 재산관리를 놓고 왕족간에 뒷공론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영휘원(永徽園)의 엄비(嚴妃) 무덤에서는 몇 년째 시제(時祭) 한번 못올리고 있으며, 어느 고종황제의 손자는 방 한칸조차 없어서 사당(祀堂) 「시멘트」 바닥 위로 쫓겨나서 잠을 자고 있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날아가는 새를 쳐다보기만 해도 죽지를 떨었다는 운현궁의 10년세도. 오늘날은 방한칸 없이 내쫓겨 비운의 몰락을 울고 있는 왕족들. 마마 이씨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 산하(山河)가 함께 울 만한 슬픔이, 이야기가, 목격담이, 이면사(裏面史)가 이뤄진 뜰안에 살면서도 입을 열지 않으니 어쩌랴. [선데이서울 70년 5월 10일호 제3권 19호 통권 제 84호]
  • [평창의 올림픽 꿈 이루어진다] 흑해를 품은 ‘천혜의 자연’ 러시아 소치

    평창의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하고 있는 러시아 소치는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천혜의 환경을 가장 큰 매력으로 내세운다. 카프카스 산맥의 2000m급 연봉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147㎞에 이르는 흑해의 백사장을 앞에 두르고 있는 남부 휴양 도시다. 또 이곳은 실크로드 경유지로 동양과 유럽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1872년 한 러시아 출판업자가 여름 별장을 지으면서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지중해풍 해안을 따라 천연온천이 250곳이나 개발됐다. 또 이곳에선 해수욕을 즐긴 뒤 곧바로 스키를 탈 수 있는 점을 자랑한다. 겨울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3도지만 여름에는 26도까지 올라 바나나와 백향목 재배가 가능하다. 이같은 아열대 기후에도 소치는 근처에 산업시설이 없는 데다 엄격한 친환경 규제 덕에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자랑한다. 국제품질인증(ISO) 14001을 신청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연방 포인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친환경 대중교통을 실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이 일대 삼림 비율은 전체 면적의 70%에서 95%로 늘었다. 지난달 13일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앞에서 유치 반대 집회를 연 것도 역으로 이곳이 얼마나 쾌적한 환경을 갖고 있는지 홍보한 셈이다. 소치 유치위원회(www.sochi2014.com)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예브게니 카펠니코프가 태어나 자란 고장이며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가 전지훈련장으로 삼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원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8년간 117억달러(약 11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다. 또 철강재벌 베이직 일레먼트사가 투자해 소치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선수촌 공사를 착공하는 등 거국적 지원체제가 기대를 부풀린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추사의 학문·예술·삶 한눈에

    우리가 아는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시서화·유불선·문사철을 관통하는 인물로 조선 후기 문화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새로운 국제적 조류를 적극 수용하고, 우리 것과 결합시켜 자기화해냄으로써 19세기 세계서예사에서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한 위인이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추사를 중국 청조문화의 수입업자이자, 한국서예사의 단절자라고 보기도 한다. 추사 서거 150주년을 기념해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27일 개막된 ‘한국서예사특별전-추사문자반야(秋史文字般若)’는 이런 비판적 시각을 낳은 서예가로서 단편이 아니라 추사가 쌓은 학예세계의 전모를 밝히는 자리이다. 특별 코너에서는 ‘이헌서예관 소장 추사명품’과 멱남서당 소장 ‘추사가의 한글’전도 동시에 열리고 있다. 세 전시회를 결합하여 추사체가 그의 학문과 예술, 삶과 그 시대의 분위기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태어난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추사 연구는 토대가 될 추사체의 형성·변화·완성의 실체적 과정을 기준작 중심으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서예와 시문학, 경학, 불교학, 그림 등 연구의 개별 성과를 추사예술의 학문이라는 유기적 관계 속에서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 추사서예를 동아시아라는 세계사적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비교 조명하지도 못했다는 것이 주최측의 문제의식이다. 이번 전시회는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전시장에는 선문대 박물관이 소장한 추사의 자화상을 비롯해 ‘문자반야’,‘문자보리(文字菩提)’,‘사서루(賜書樓)’,‘만휴(卍休)’ 등 큰 글씨와 행서 병풍, 여러 가지 서체를 섞은 파체서(破體書)인 ‘가정유예첩(家庭遊藝帖)’과 서예비평인 ‘완당제산곡신품첩(阮堂題山谷神品帖)’ 등 분야별 대표작 100여점이 출품됐다. 여기에 박제가가 손가락으로 쓴 지두화(指頭畵) ‘한거독서(閑居讀書)’, 정약용의 초서병풍 ‘사언고시’, 초의선사의 ‘문자반야’ 시첩 등 주변인물의 작품 50여점, 옹방강의 ‘애련설도(愛蓮說圖)’와 ‘세한도 발문’ 등 청나라 문인과의 교유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 50여점, 증조할아버지 김한신, 아버지 김노경 등 집안 작품 50여점이 나왔다. 전시회는 내년 2월25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매일 오후 2시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는 갤러리토크가 있고,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는 ‘추사학예강화’가 열린다. 매주 월요일 휴관.(02)580-1284.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유급지원병 2만명 운영

    정부에서 군 복무기간 단축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변형된 모병제나 다름없는 유급 지원병제가 2008년부터 시범 운영될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이 제도를 2011년부터 본격 도입,2020년까지 2만여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복무기간 감축은 대선용 선심정책이라며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치공방 조짐도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유급지원병제를 2008년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2011년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해 2020년까지 2만여명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지난 15일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이런 계획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추가 복무기간이나 급여수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급 지원병제는 전차·헬기 등의 운용 및 정밀장비 등의 정비·수리분야 기술·숙련인력을 확보할 목적으로 이런 분야에서 의무복무를 마친 병사들 가운데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정한 급여를 조건으로 일정기간 추가복무하도록 하는 국방개혁법안의 하나다. 사실상의 모병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내년 중으로 급여 및 복지, 계급 등 유급 지원병 제도 시행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 유급 지원병들의 추가 복무기간은 1년 정도이며 급여는 대졸 초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한편 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복무기간 단축과 유급지원병제에 대해 군입대 적령기의 청년층의 표를 겨냥한 여권의 대선 공약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젊은 층의 표심(票心)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듯 감축 반대 등 직접적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복무기간 단축은 전형적인 대선용 선심정책”이라면서 “청와대가 밀실에서 이 문제를 계속 추진하면 ‘제2의 병풍’을 획책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며 국회내 관련 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군 복무로 인한 청년층의 고충을 줄이려는 군복무 단축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군 감축 방안에 대해 대권주자들도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측은 당의 공식논평 외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고, 정동영 전 의장측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건 전 총리측은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내 ‘빅 3’인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에서는 즉각적 반응을 자제한 채 여론의 추이를 보는 형국이다. 박현갑 이세영기자 eagleduo@seoul.co.kr
  • 16.2㎞ 국내최장 솔안터널 뚫렸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터널이 7일 뚫린다. 건설교통부는 영동선 동백산∼도계간 철도건설 구간 중 국내에서 가장 긴 솔안터널(16.2㎞) 굴착공사를 마쳤다고 6일 밝혔다. 현재 국내 최장 터널은 철도의 경우 전라선 병풍터널(5.671㎞)이다. 도로는 중앙고속도로 죽령 터널(4.6㎞)로 가장 길다. 터널 안에 열차 교행 및 터널 유지 보수를 위한 교행역이 설치된다. 교행역 위로는 밖으로 통하는 높이 235m의 환기용 수직구를 설치하고 있다.구난대피소, 환풍기 12대 및 비상 진·출입로를 설치해 비상시 승객을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입구와 출구 높이 차이가 387m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선형 터널로 건설한다.㈜대우가 시공하고 사업비만 4857억원이 투입된다.2001년 착공해 2009년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특별기획-진실(YTN 오후 11시5분) 1975년 유신체제 하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8인의 사형수들의 진실을 추적한다. 사형수들이 왜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기도한 인물’로 둔갑됐는지 그들의 사상적 배경을 더듬어 본다. 당시 중앙정보부 수사책임자의 반론도 들어본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의정부 장애인 종합복지관에는 닭살부부로 소문난 이들이 있다. 전승훈·이효실 부부. 결혼 10년차지만 그렇게 갖고 싶었던 아이를 갖지 못한 채,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한결같이 걸어온 부부. 평생 서로의 울타리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부는 서로의 손을 잡고 도전을 시작한다. ●결정! 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인도인 하비브 조리장이 만든 ‘탄두리 꼬치’. 인도 화덕에 재료를 직접 구워서 카레 소스에 찍어 먹는 이색 꼬치요리다. 일본인 오기하라 치카시 조리장이 선보인 담백한 어묵과 감칠맛 나는 국물이 함께 한 오뎅나베.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여러 가지 ‘꼬치 요리’가 공개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72년 프랑스 방송국 PD인 자크. 학교 도서관에서 늙지도 죽지도 않는 역사속 인물인 생 제르망 백작을 봤다는 대학생의 제보를 받고 호기심에 도서관을 찾는다. 그곳에서 자신을 생 제르망이라고 하는 30대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생 제르망 백작에 얽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외국에 계시던 엄마가 이혼 문제로 귀국하면서 복잡한 심경이 된 윤. 하룻밤 이준의 집에 머무르며 이준과 이준 아빠의 다정한 모습을 본다. 자신의 부모와 너무나 비교돼 마음이 아프다. 윤의 부모는 윤의 이런 마음도 모른 채, 윤이 무조건 어른스럽게 담담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첫번째 의뢰품은 다양한 물건들이 담긴 책거리 8폭 병풍. 화려한 색채, 고풍스러운 느낌의 이 병풍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또한 그림 속에 담긴 안경을 통해 알아보는 안경의 역사와 유래를 알아본다. 두번째 의뢰품은 1904년도 여권이다. 여행의 필수품, 여권은 과연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했을까?
  • 한강변 재개발 잇단 제동

    서울시가 한강변의 재개발·재건축 계획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한강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시는 28일 제2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3만 3424㎡(1만 100여평) 규모의 성동구 금호4가동 56의1 금호 제20주택재개발 구역을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보류시켰다. 공동위가 ‘한강에서 아파트 뒤편 산이 보이도록 아파트를 재배치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한강변 건축물이 경관과 어울리는지 공동위가 많이 고려해 왔다.”면서 “특히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런 성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35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용산 이촌동 렉스아파트의 재건축 계획에 대해서도 시 건축위원회가 ‘창의적인 디자인 계획으로 바꾸라.’며 재심 결정을 내렸었다.“높은 건물인데 병풍처럼 가로막는 면이 있어 시각적으로 답답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반면 도봉구 도봉 제2주택재개발 구역과 성북구 석관 제3주택재개발 구역은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산이좋아 산으로] 강원 평창 오대산

    [산이좋아 산으로] 강원 평창 오대산

    # 눈이 내리면 가고 싶은 오대산 강원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그럴 때마다 아직 설익었을 겨울산일지라도 달려가고픈 마음이 들끓곤 한다. 하지만 오대산(1563.4m)은 겨울이 농익을 때까지, 화려하고 화려한 가을의 색을 하얀 솜저고리로 갈아입을 때까지라야 제맛이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오대산(五臺山)은 말 그대로 다섯 개 봉우리가 솟은 산이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병풍이 감싸는 자리에 꽃술처럼 월정사가 있다. 오대산의 이름은 자신의 땅을 불국토(佛國土)라 믿었던 신라인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그 씨앗을 처음 이 산에 뿌린 사람이 지장율사다. 그는 문수보살이 머문다는 중국의 오대산을 찾아가 오랜 기도 끝에 신라 명주땅에 만 명의 문수보살이 산다는 계시를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풀로 집을 짓고 문수보살을 기다린 터가 지금의 월정사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며 소금강 계곡과 노인봉, 황병산 일대까지 국립공원계에 들었지만 원래 오대산은 진고개를 중심으로 서쪽 산군만을 일컫는다. 노인봉쪽은 예부터 청학산이라 불렸다. 지장의 발자국을 따라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걷는다. 하늘은 전나무 숲을 넘지 못한다. 온통 춥고 시린 산에 전나무 숲은 ‘겨울 별미’ 같다. 월정사에서 출발하는 산길은 한나절, 당일 코스 등으로 잡을 수 있는데, 모두 상원사를 경유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차가 다니는 널찍한 길이 이어진다. 다행히 비포장이라 걷는 데 피로하지는 않다. 매표소와 주차장은 상원사 앞에 있다. 상원사에서 조금 오르다 보면 다리 하나를 건너 서대 염불암가는 길과 적멸보궁 오르는 길로 나뉜다. 서대 염불암은 민간에서 한강 발원지로 알려져 있던 우통수가 있는 곳이지만 쉽게 찾아가기 힘든 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적멸보궁을 들르게 된다. 적멸보궁부터는 시야가 트여 병풍처럼 둘러진 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비로봉까지는 1시간여가 걸린다.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거쳐 446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오는 길은 원점 회귀산행으로,5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상왕봉에서 두로봉을 거쳐 공개산으로 이어지는 완전종주코스는 초심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 많을 경우 상황에 따라 1박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상왕봉까지는 외길이라 길을 잃거나 위험한 것이 없다. 등산로 정비도 잘 돼 있고 오르내림도 적은 푸근한 육산이 이어진다. 상왕봉 정상에서 50여분을 가면 446번 지방도와 만나게 된다. 도로라고는 하지만 비포장 군사도로로 오가는 차는 없다. 하산은 도로를 따라 내려오게 된다.12월에는 눈이 많을지도 모르니, 오대산으로 떠나기 전에 비료푸대 챙기는 것을 잊지 말기를.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면 상원사 입구까지 30여분이면 된다. 걸어 내려오면 1시간여가 걸린다. # 여행정보 방아다리약수는 예부터 ‘조선제일명수’로 불려왔다. 청정지역에 있어 물이 맑고, 철분 탄산이 섞여 있어 톡 쏘는 맛을 낸다. 위장병, 피부병에 좋다고 해 요양 온 사람들도 많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이 환자로 위장하고 들어와 몸을 피했다고도 한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화된 것을 고 김익노씨가 주변에 전나무를 심기 시작해 지금은 수림이 울창하다. 방아다리약수로 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월정사 입구에서 산 표를 챙겨두고 보여주면 당일에 한해 그냥 들어갈 수 있다. 글 이영준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특별기획-진실(YTN 오후 11시5분) 1987년 6월 항쟁 당시 이한열 피격에서 6·29선언에 이르는 뜨거웠던 6월을 취재했던 사진기자들이 남긴 역사의 기록을 조명한다.20년 전 사진 속의 주인공들을 직접 찾아가 6월 항쟁이 우리에게 남긴 의미를 되새겨본다. 정태원·고명진·김형수·김석구 기자가 출연한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특유의 멜로디 감각으로 대중적으로 다가서면서도 색소폰이 가진 야생성을 표현해 온 장효석.1998년 브라스 밴드 ‘T.S.T HORN 섹션’을 창단한 이후 수많은 레코딩과 콘서트의 세션으로 활동해왔다. 그동안의 다양한 경력을 고스란히 담게 될 이번 무대에서 10년간 숙성된 색소폰 연주자의 진가를 보여준다. ●게임의 여왕(SBS 오후 9시55분) 신전에게 협박을 당한 강재호는 불쾌함을 참지 못하는데, 은설과 신전의 다정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기가 막힌다. 갑자기 나타난 아빠의 모습에 은설은 당황한다. 둘이 좋아하고 있다는 신전의 말에 기가 막힌 강재호는 다시는 만나지 말라고 말하지만, 은설이 신전의 역성을 들며 대들자 은설의 따귀를 때린다. ●누나(MBC 오후 7시55분) 승주가 며칠째 회사에 결근하자 민준기는 승주를 찾아간다. 민준기는 승주에게 공사 구분도 못할 만큼 엉터리였냐고 묻고, 승주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욕하는 사람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민준기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아버지처럼 실패할 거라며 복수하고 싶으면 능력을 쌓은 뒤 덤비라고 말한다.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비 내리는 날, 이준에게 어렵게 고백을 한 아영. 하지만 이준은 여전히 시은을 걱정하며 돌아선다. 다음날 아영은 감기 때문에 늦게 등교하고, 그런 아영이 걱정된 이준은 약을 사서 책상 서랍에 넣어두지만, 아영은 고맙지만 됐다며 약을 돌려준다. 윤의 집안 문제를 알게 된 시은은 윤과의 사이가 서먹해진다. ●일요다큐 산(KBS1 오후 11시50분) 중국 남서부의 사천성은 천혜의 자연 환경과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이 많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 많다. 그 중 사천성의 구채구(九寨溝)는 아홉개의 티베트 마을이 있어 유래된 이름이다. 만년설산을 병풍으로 두른 천국의 정원, 산과 물의 조화가 아름다운 물의 나라, 구채구를 소개한다.
  • ‘왕실 보물 엿보기’에 빠진 日열도

    |나라 김미경특파원| 58년째 해마다 같은 주제로 열리는 박물관 특별전이 있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명이 몰려와 전시회를 관람하며 감탄한다. 우리나라 경주에 비견되는 일본의 고도(古都) 나라에 있는 나라국립박물관이 매년 10∼11월에 개최하는 ‘쇼쇼인(正倉院) 특별전’이 그것이다. 쇼쇼인은 일본 왕가의 고대 보물창고로, 나라국립박물관 인근 도다이지(東大寺) 중심지인 대불전(大佛殿)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소장품이 9000여점에 이르지만 한번도 전면 공개된 적이 없다. 그러다가 58년 전부터 해마다 한차례씩 20일 정도만 일반에 70∼90점씩 공개되고 있다. 이른바 ‘신비주의’ 전시효과 못잖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나라박물관에 파견근무 중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최선주 학예연구관은 “쇼쇼인 소장품은 일왕가 등 특수층만 관람하다가 일반에 공개된 뒤 누구나 한번쯤은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전을 통해 이른바 ‘일왕가 엿보기’에 일본인들이 푹 빠져 있는 것이다. 올해에는 천평승보(天平勝寶) 8년(756) 쇼무일왕(聖武天皇)이 사망하고, 그의 49재일에 왕비인 고묘(光明)가 생전 남편 쇼무가 아끼던 물품 650여점을 도다이지 대불(大佛)에 헌납했다는 국가진보장(國家珍寶帳) 목록을 필두로 1250년 전 쇼쇼인의 출발선을 되돌아보는 전시로 기획됐다. 국가진보장에는 백제 병풍 등 당시 우리나라가 일본에 보냈던 보물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또 전체 전시품 90점 가운데 올해 처음 공개된 13점 중에는 신라시대 제작된 불경으로 추정되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권 제72~80이 모습을 선보였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필체나 보존상태 등으로 볼 때 나란히 전시된 일본 불경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이와 함께 왕실에서 사용된 화려한 의상과 악기·그릇·칼·향로·사찰 등이 완벽한 보존상태를 뽐냈다. 또한 도다이지 창건에 사용된 물품과 각종 불교 공양구 등도 왕실가를 엿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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