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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은군 법주사에 박물관 짓는다

    보은군 법주사에 박물관 짓는다

    충북 보은군은 법주사 인근에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올해 236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문화관광사업을 펼친다고 4일 밝혔다. 법주사 매표소 인근에 들어서는 박물관은 부지 1만4000㎡에 연면적 5680㎡ 규모로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별자리 그림 병풍인 신법천문도병풍 등 법주사에 소장된 다양한 보물과 유물 등이 전시된다. 2022년 준공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180억원이다. 군 관계자는 “불국사, 통도사 등 큰 절 대부분이 박물관을 갖고 있지만 법주사는 없어 추진하게 됐다”며 “역사교육 및 관광·문화공간으로 활용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은 올해 설계를 시작으로 ‘문화산수 속리구곡 관광길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장안면 일대에 역사문화학교와 예절학교를 짓고 주변에 900m의 소나무 숲길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군은 국비 지원 등을 받아 총 100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부권 유일의 국가 드론시험장을 보유한 지자체 답게 6000만원을 들여 오는 5월에 2일간 일정으로 ‘보은대추배 드론레이싱대회’를 개최한다. 2018년부터 98억원이 투입돼 뱃들공원에 건설중인 결초보은 문화누리관은 올 상반기 준공된다. 공공도서관, 작은 영화관,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갖춰져 지역간 문화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17년부터 추진한 보은 다목적체육관은 오는 7월 완공된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길 끝 예배당에서 한 해를 배웅하다

    길 끝 예배당에서 한 해를 배웅하다

    세밑입니다.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기지요. 저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의식을 치를 곳을 찾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 일에 적합한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 전남 신안의 ‘순례자의 섬’입니다.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 꾸는 곳으로, 작은 섬 곳곳에 열두 개의 작은 예배당을 세워 위로가 필요한 뭍사람들이 순례자처럼 걸을 수 있게 했습니다. 한 해를 찬찬히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기에 이만한 여행지도 없지 싶습니다.●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모티브… 열두 개의 작은 예배당 ‘순례자의 섬’, 혹은 ‘순례자의 길’은 전남도에서 추진 중인 ‘가보고 싶은 섬 사업’의 하나다. 대기점도, 소기점도와 소악도 등 이름도 생소한 작은 섬에 작은 예배당 열두 개를 세워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노둣길로 연결된 순례자의 길은 총 12㎞다. 약 1㎞마다 예배당이 하나씩 세워졌다. 12개의 작은 예배당은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한다. 여행자센터의 윤희찬 사무장처럼 “우리 조상들이 완성의 의미를 담았던 일년 열두 달을 상징한다”며 색다른 의미 부여를 하는 이도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이 길은 기독교를 전체 주제로 삼았다. 섬 주민의 90% 가까이가 기독교인이란 점에서 보듯, 기독교는 구상 단계부터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한 신안군의 윤미숙 팀장은 틈만 나면 “순례자의 길은 기독교와 특별한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일부 개신교 단체와 연관되기를 거부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의 말은 ‘순례자의 길’이 우리 모두의 것이지 특정 종교 단체의 소유물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열두 개 작은 예배당 프로젝트에는 모두 11명의 공공조각과 설치미술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김윤환(54) 총감독 등 6명이, 해외에서는 장 미셸 후비오(63) 등 프랑스와 포르투갈, 독일 출신의 작가 5명이 참여했다. 예배당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건축미술’ 형태의 작품들이다. 건축가가 아닌 조각가, 설치미술가들이 집을 짓는, 일종의 실험적 형태로 진행됐다. 예배당은 섬 주민들에게 땅을 기증받아 노둣길 주변이나 야트막한 언덕, 호수, 마을 입구 등에 세워졌다. 대기점도에 5개, 소기점도에 2개, 소악도에 4개다. 그리고 맨 마지막 예배당인 ‘가롯 유다의 집’은 ‘딴섬’이라 불리는 소악도 끝자락의 작은 무인도에 들어섰다. ●기도나 묵상하기 좋은 두 평 남짓…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곳 예배당의 크기는 두 평을 넘지 않는다. 한두 명이 들어가 기도하거나 묵상하기 딱 좋은 크기다. 예배당이라고는 해도 기독교인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여행자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예배당 안에서 가부좌를 틀고 참선을 할 수도 있고, 기도를 하거나, 메카를 향해 절을 하거나, 혹은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다. 방문자에 따라서 암자가 될 수도, 공소나 기도소, 쉼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12월 현재 완공된 예배당은 모두 9개다. 애초 11월 말 개장에 맞춰 모두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3곳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소기점도 작은 저수지 위의 ‘바르톨로메오의 집’(여섯 번째)은 한창 공사 중이고, 소기점도와 소악도를 잇는 노둣길 위의 ‘마태오의 집’(여덟 번째)은 마무리 작업 중이다. 대기점도 ‘야고보의 집’(세 번째)의 경우 애초 구상과 확연히 다른 형태로 지어지고 있다. 하긴 예술 작품이란 것이 아파트 공사처럼 기일에 맞춰 완성될 수는 없을 터. 늦어진다기보다 완벽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긴 진통의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맞을 듯하다. 첫 번째 예배당은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다. 파란 지붕을 인 하얀 건물이 순례객을 맞고 있다. 순례길의 들머리 역할을 하고 있는 ‘베드로의 집’이다. 작은 예배당은 대합실로도 이용된다. 다른 예배당과 달리 화장실도 딸려 있고, 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는 종도 설치돼 있다.이어 ‘고양이 섬’이라는 별칭을 담아낸 ‘안드레아의 집’, 성덕대왕신종의 비천문을 벽에 새긴 ‘야고보의 집’을 지나면 네 번째 예배당 ‘요한의 집’을 만난다. 입구의 문이 갖는 의미는 다층적이다. 그중 하나가 여성의 성기다. 예배당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으로 영롱하게 빛나고, 뒤편 벽의 작은 틈으로는 마을 주민의 무덤이 담긴다. 그러니까 출생과 화양연화의 인생사,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이 작은 예배당이 모두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외부 빛을 안으로 들이는 형태에 제각각 독특한 캐릭터 담아 다섯 번째 ‘필립의 집’은 프랑스 교회 건축의 특성을 살려냈다. 프랑스 공공조각 설치예술가인 장 미셸 후비오의 작품으로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 형태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이래 8개월째 섬에 머물며 ‘필립의 집’, ‘작은 야고보의 집’ 등 두 개의 예배당을 지었다. 지금은 소기점도의 작은 저수지 위에 여섯 번째 예배당 ‘바르톨로메오의 집’을 짓고 있다. 그가 한국에서 벌인 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작품은 경남 통영의 강구안에 세운 은빛 물고기 조형물이다. 화가 이중섭의 그림에 등장하는 물고기를 형상화했다. 이 작품 제작 당시 만났던 이가 ‘강구안골목살리기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윤 팀장이었다. 이후 이 프로젝트는 동피랑 벽화마을이라는 ‘전국구’ 명소를 낳는 대박을 쳤고, 둘의 인연은 이번 프로젝트까지 이어지게 된다.‘필립의 집’ 앞은 대기점도와 소기점도를 잇는 노둣길(217m)이다. 노둣길은 섬사람들이 이웃섬에 오가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길이다. 밀물이 들면 잠겼다가 썰물 때 드러난다. 소기점도에서 소악도까지 337m, 대기점도에서 병풍도까지는 975m다. 예배당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졌다.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한 구슬 바닥이 인상적인 ‘토마스의 집’(일곱 번째), 물결모양의 청동 지붕과 물고기 형상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독특한 ‘작은 야고보의 집’(아홉 번째) 등 다양하다. 러시아 정교회 건물을 보는 듯한 양파 지붕의 ‘마태오의 집’(여덟 번째)처럼 매우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예배당도 있다. 보편적 특성도 있다. 하나같이 외부의 빛을 안으로 들이는 형태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어느 예배당을 들어가도 한구석에서는 소량의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크고 작은 십자가, 스테인드글라스 등 빛을 담는 형태만 다를 뿐이다. 그 덕에 예배당 내부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은은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글 사진 신안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순례자의 섬은 각각 증도와 압해도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압해도 송공항에서는 오전 6시 50분과 9시 40분, 낮 12시 30분, 오후 3시 30분 출항한다. 대기점도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송공여객선터미널 244-0803. 증도 송도선착장에서 병풍도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송도선착장에서 병풍도까지는 오전 7시, 9시, 10시, 오후 2시, 5시에 각각 출항한다. 승용차를 가져가면 섬 여행지가 확 늘어난다. 증도에서 병풍도로 들어간 뒤 소악도를 통해 송공항으로 나올 경우 ‘순례자의 섬’은 물론 연도교로 연결된 증도 일대의 여러 섬들과 자은·암태·팔금·안좌 등 이른바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에 속한 네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송도 정우해운 247-2331. →보름을 전후해 바닷물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노둣길이 잠긴다. 반드시 여행자센터(246-1245)에서 물때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조금 이후 7~8일 동안은 만조 때에도 노둣길이 잠기지 않는다. →여행자센터가 게스트 하우스와 식당을 겸하고 있다. 이 지역의 독특한 먹거리는 ‘배추연포’다. 삶은 배추를 낙지와 함께 매콤하게 무쳐낸다. 게스트 하우스는 도미토리 형태다. 남녀 구분된 두 객실에 각 8개, 도합 16개 침상이 마련돼 있다.
  • “뷰만 따진 아파트 설계… 미세먼지 내보낼 바람길 막아”

    “뷰만 따진 아파트 설계… 미세먼지 내보낼 바람길 막아”

    “아파트 ‘뷰’만 생각하면 미세먼지에 갇힌 도시를 만들기 십상입니다. 이제 쾌적한 환경과 건강한 도시를 만들 것인지, 아파트 가격만 고려할 것인지 선택할 시기가 온 겁니다.” 박종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요 원인에 대해 “미세먼지를 도시 밖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바람길’이 제대로 없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바람길’ 전문가인 박 연구위원은 미래 우리나라 도시 설계에 적용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토·환경계획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바람길은 도시에 불어오는 바람이 오염물질을 날려 도시의 대기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조성되는 일종의 공기순환 통로다. 박 연구위원은 “어느 도시든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고 또 외부로부터 들어오게 돼 있다”면서 “결국 그 오염물질을 얼마나 빨리 처리하느냐가 얼마나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 자체가 미세먼지를 밖으로 내보내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들은 강과 산을 바라보게 설계됐는데, 이는 거실 전망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강변에 아파트가 병풍처럼 지어진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런데 이 병풍처럼 지어진 아파트가 바람길을 막고 있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산과 강은 일종의 자연 공기청정기와 같다. 여기서 만들어진 차고 좋은 공기가 도시로 빨리 유입돼야 미세먼지가 도시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진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아파트들은 강이나 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지어 불어오는 바람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거실의 멋진 전망과 깨끗한 공기를 맞바꾼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연구위원은 신도시의 경우 도시계획 단계부터 바람길을 우선순위에 두고, 기존 도시들은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아파트 단지별로 바람길 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을 많이 심고 대형 미세먼지 포집기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도시 설계 과정에서 바람길을 내놓으면 추가 비용 없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아무리 도시가 경제적으로 발전해도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멕시코시티처럼 도시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조선후기 화원들의 역작 ‘10폭 백납병풍’ 첫 공개

    조선후기 화원들의 역작 ‘10폭 백납병풍’ 첫 공개

    정선·조영석·심사정·김두량 작품 등 42점 간송 소장본과 다른 ‘사문탈사도’도 담겨서울 강서구는 오는 28일 겸재정선미술관에서 한국회화사 전문가·연구자 등을 초청, 최근 수탁관리로 소장하게 된 ‘10폭 백납병풍’을 최초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10폭 백납병풍엔 16~18세기 조선과 중국에서 이름을 떨친 작가들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겸재 정선의 작품 7점을 비롯해 관아재 조영석, 현재 심사정, 남리 김두량 등 조선 후기 대표 화가들 작품과 중국 명나라 시대 절파계 대가인 소선 오위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10점 등 42점이 수록돼 있다. 겸재 작품 중엔 간송미술관 소장본 ‘사문탈사도’와는 다른 새로운 ‘사문탈사도’가 담겨 있다. 학계에선 그간 사문탈사도 관련,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어느 사찰이 배경인지 등에 대해 논의해왔지만 자료가 많지 않아 추가 작품이 발견되길 고대해왔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되는 사문탈사도는 기존 작품과 확연하게 비교되는 특징을 지녔고, 완벽한 조형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중요한 미술사적 작품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폭 백납병풍은 내년 5월 열리는 ‘제6회 겸재문화예술제’ 때 학술세미나와 특별기획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10폭 백납병풍의 역사적·미술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중 관람에 앞서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개하게 됐다”며 “내년 특별기획전 때 수록 작품들 의미와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1600년 전 강력한 철기문화를 앞세워 영호남 지역을 호령했던 ‘경북의 가야문화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21세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의 가야문화권은 삼국유사 등 문헌에 경북의 고령(대가야), 성주(성산가야), 상주(고령가야)로 전해지며, 그 중심에는 4~6세기 고대 가야 연맹의 맹주였던 대가야가 있다.●4~6세기 연맹국… 전기는 금관가야, 후기는 대가야 중심 가야라고 하면 흔히 그 대표 세력으로 김해의 ‘금관가야’를 머릿속에 먼저 떠올리지만 가야가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4세기 전반부터 신라에 의해 562년 멸망할 때까지 그 중심 세력은 고령에 근거를 둔 ‘대가야’였다. 광개토왕비, 송서(宋書), 일본서기 등 문헌과 사료 대부분이 대가야에 집중돼 있고 고고학적 사료들도 대가야의 국력이 가장 컸던 정치세력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계에서는 ‘전기 가야는 금관가야 중심, 후기는 대가야 중심’이라는 통설을 부정한다. 대가야는 철 생산을 통해 경제적·군사적으로 급성장하면서 5세기 후반에는 고령뿐만 아니라 경남 합천·거창·함양, 전북 남원·장수, 전남 순천까지 세력을 넓혀 백제·신라와 대등한 단계로 발전했다. 삼국 사이에서 뛰어난 철제기술을 바탕으로 ‘철의 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찬란한 고대문명을 꽃피웠다. 대가야는 신라가 전체 가야를 멸망시킨 후 중심지였던 지금의 고령 지역을 대가야군으로 편제한 데서 위상이 드러났다. 적대국이었던 신라까지도 인정한 이름이었다. 경북도와 도내 가야문화권 시군들은 이처럼 융성했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해 가야 르네상스를 여는 것은 물론 특히 대가야의 문화유산인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1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가야문화권의 주요 문화유적으로는 148곳(국가지정 5곳, 도지정 3곳, 비지정 140곳)이 있다. 지역별로는 고령·성주 각 73곳, 상주 2곳 등이다. 고분과 산성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고령군 대가야읍의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이다. 고령에는 이 외에도 ▲‘주산성’(사적 제61호) ▲가야 유일의 벽화 고분인 ‘고아동 벽화고분’(사적 제165호), ▲대가야 왕들이 마셨던 우물인 ‘어정’ ▲대가야 가실왕(?~?)과 우륵(?~?)이 창제한 가야금 등이 있다.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2015년 3월엔 ‘우선등재 추진대상’에 선정된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읍을 병풍처럼 감싸는 주산(해발 310m) 주능선을 따라 길게 분포한 대가야시대 최대 고분군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된 순장 묘 왕릉인 지산동 제44·45호분을 비롯해 왕족과 귀족 무덤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704기의 무덤이 분포한다. 특히 2010년 지표조사 결과 이 일대에는 1만기가 넘는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한반도 최대의 삼국시대 고분군으로도 인정받았다. 대가야가 성장을 시작한 400년쯤부터 멸망할 때까지 만들어진 대가야의 무덤으로 화려했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준다. 무덤은 해발 160∼180m 구간에 직경 20m 이상의 대형분, 해발 100∼160m 구간에 직경 10∼15m의 중형분이 집중돼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규모가 큰 것을 볼 때 왕의 힘이 점점 커지면서 더 높은 곳에, 더 큰 무덤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능선 높이에 상관없이 대형분의 주위와 능선 사면에는 봉분이 없는 소형 무덤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능선 704기·흔적만 1만기…자산 고분군 세계유산 자신 경북도는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자신감을 보인다. 고분군이 대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한 데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규모와 내용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인접한 성산 가야고분군(사적 제86호)도 관심을 끈다. 성주의 진산인 성산 능선에 3~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53기의 분묘가 있다. 성주지역 최대 규모이자 중심 고분군이다. 대부분 중·대형 고분군에 속하며 성산가야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식 발굴된 5기의 출토 유물과 묘제(墓制)의 형식이 신라 형식과 거의 유사해 학계에서는 가야의 일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산가야의 정체성 규명이 가야 연구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산가야는 ‘삼국유사’에 나라 이름만 있을 뿐 발전 과정이나 내부 구조, 멸망 시기 등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혀 없다. 현재까지 미지의 나라인 셈이다. 상주시 함창면 증촌리에는 고령가야왕릉으로 전해지는 유적이 있다. 200m 거리를 두고 2개의 큰 능이 존재하고, 재사인 만세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왕릉으로 추정된다. 함창의 가야는 얘기로 전해지는 역사라서 공식적으로는 전(傳) 고령가야국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함창은 본래 고령가야국이었는데 신라가 빼앗았다’고 기록했다. 이들 지역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대 후반부터 일본인에 의해 몇 차례 이뤄졌으나 본격적인 학술조사가 아닌 침략사관에 기초한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증명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뤄졌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 가야 지역에 식민 국가를 건설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학술적인 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으며, 출토된 대부분 유물은 일본으로 유출됐다.● 독특한 ‘고분축조·장의문화’ 우리 손에 의한 발굴조사는 1977년 처음 시작됐다. 대가야고분군의 정화사업에 따른 제44·45호분의 조사였다. 44호 고분에서 32기나 되는 순장덧널이 발견됐고, 45호 고분에서도 11기의 순장덧널이 확인됐다. 이듬해부터 지산동 32~35호분 등을 발굴 조사하면서 대가야 문화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3월 30년 만에 발굴조사가 재개되면서 신라와 구별되는 대가야식 고분 축조방식이 확인됐다. 여러 명을 석곽에 함께 순장한 것으로 보이는 대가야의 순장 문화도 입증됐다.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고령 대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거나 확인된 주요 유물로는 가야금관 및 부속 금제품(국보 218호)과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금관(보물 제2018호) 등이 있다. 올해 3월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내 소형 석곽묘에서 출토된 가야 건국설화 그림이 새겨진 토제방울도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헌으로만 전하던 고대 건국설화를 시각화한 유물이 발견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산동 고분군 발굴로 얻은 소중한 가치는 ‘독특한 고대 장의문화’다. 세계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704기라는 세계적 규모인 데다 ▲고분군 위에 인공 구조물을 짓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장의문화 ▲고분군이 생전 거주지가 보이는 곳에 형성된 점으로 미뤄 엿볼 수 있는 이승과 저승이 구분되지 않는 내세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순장곽 배치 등이다.●대가야·왕릉·우륵 테마박물관, 효율적 문화재 보존·관리 경북도와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 등을 위해 2000년 4월에 왕릉전시관을 개관했다. 왕릉전시관은 국내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무덤인 지산동 제44호분 내부를 재현해놨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일반인들이 더 쉽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 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껴묻거리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2005년과 2006년 연이어 대가야역사관, 우륵박물관을 개관했다. 대가야역사관은 대가야 고분군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1만여점을 전시·소장한 국내 유일의 대가야사 전문역사관이며, 우륵박물관은 전시실과 가야금제작체험장·가야금전수교육관 등의 시설을 갖춘 전국 유일의 ‘우륵과 가야금’ 테마박물관이다. 지금까지 왕릉전시관 등 3곳을 다녀간 관람객은 모두 443만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2017년 6월에는 고령 대가야읍 고령향교 인근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야를 통틀어 왕들이 살았던 ‘대가야 궁성지’를 증빙할 수 있는 해자(폭 6∼8m, 깊이 최대 1m, 길이 16∼17m)와 성벽(폭 7m, 길이 16m)이 처음으로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곳의 해자, 성벽 등은 대가야 중요 거점인 궁성지를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 당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발굴 현장을 찾아 관심을 보이며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를 적극 지원하고 주산성 복원 정비계획 수립 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 등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가야사 연구 및 복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도는 내년까지 ‘가야사 연구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끝낸 뒤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22년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고령에 있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중심으로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2017년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관계자와 학예연구사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가야의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 해외전문가 자문, 연구자료집 발간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독립 기관이다. 도는 이와 함께 2028년까지 총사업비 2192억원 투입하는 기존의 가야고분군 및 산성 등의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도내 가야문화권의 실체 규명을 위한 문화재 조사 및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야는 신라·유교와 더불어 경북 3대 문화의 한 축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 확보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은 우리 도가 추진해온 가야 부활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 됐다. 호기를 맞아 가야 유적 발굴 복원과 관광자원 기반 구축사업을 연계 추진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성주·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한도 보는 듯… 소치 허련 ‘노송도’ 첫 공개

    세한도 보는 듯… 소치 허련 ‘노송도’ 첫 공개

    추사 김정희의 제자인 소치 허련(1808∼1893)이 만년에 그린 대형 소나무 그림이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2일 개막해 내년 3월 15일까지 진행하는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3- 안복(眼福)을 나누다’에서 허련의 ‘노송도’를 비롯해 회화 16점을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허련은 추사가 가장 높이 평가했던 제자로, 추사가 1856년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전남 진도에 운림산방을 지어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노송도는 눈 덮인 산속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을 열 폭 종이에 그린 대형 작품이다. 둥치 껍질과 구불거리는 가지가 역동적이면서 고고하다. 19세기 중반부터 매화를 연이은 화폭에 그리는 ‘연폭매화병풍’이 유행했는데, 허련이 이런 형식을 빌려 소나무를 그렸다. 전시에는 정학교가 유려하고 독특한 서체로 쓴 ‘행초 10폭 병풍’, 민영익이 그린 ‘묵란도’, 오세창이 1938년에 전서(조형성이 강한 중국 옛 서체)로 남긴 ‘연경실’(경서를 연구하는 집) 편액, 장승업 작품 ‘술에 취한 이백’(醉太白)과 ‘화조영모화’ 등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개성 출신 사업가 석포 손세기(1903∼1983)씨와 장남 손창근씨가 지난해 11월 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 202건 304점을 차례대로 선보이는 세 번째 기획전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차 관악산 아랫마을’ 편이 지난 26일 관악구 남현동과 인헌동, 봉천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사당역 6번 출구 앞 관악 예술인마을에서 집결했다. 남현동이라는 지명에서 남태령을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 이곳은 서울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해발고도 183m, 길이 6㎞에 이르는 남태령고개의 시발점이다. 일행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변신한 옛 벨기에영사관~서울 유일의 백제 도자기 가마터~효민공 이경직 묘역을 둘러봤다. 미당 서정주의 삶이 오롯이 담긴 봉산산방과 서울에 남아 있는 고려의 영웅 강감찬(948~1031)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터, 사당(안국사)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탐방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악산 아랫마을은 2시간의 짧은 여정 동안 백제~고려~조선~근대~현대의 흔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함축적 역사공간이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미당 서정주의 집 봉산산방이 유일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와 역사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푸짐한 코스와 꼼꼼한 해설을 참가자들에게 선물했다.서울을 세계의 여느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는 자연환경적 특징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인문지리학적으로 4개의 내사산(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과 4개의 외사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유일의 역사도시다. 이는 정치지리학적 관점에서 서울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남산(262m)이 옛 서울(한양)의 남쪽 경계라면 한강 너머 관악산(629m)은 강남을 품은 현대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관악산이야말로 서울의 진정한 앞산(남산)이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및 금천구와 경기 과천시 및 안양시에 걸쳐 검붉은 바위기둥이 타오르는 불길을 닮은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다. 옛 선비들이 갖춘 의관의 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할 때는 ‘갓뫼’(갓산)라고 하고, 글로 쓸 때는 관악이라고 썼다. 산세가 험하고 경관이 뛰어나 개성의 송악, 가평의 화악, 파주의 감악, 포천의 운악과 함께 ‘경기 5악’에 꼽혔다.관악산 주봉 ‘연주대’라는 지명은 망한 고려왕조에 지조를 지킨 ‘두문동 72현’ 가운데 태조비 신덕왕후 강씨의 오라비 강득용이 은거, 개경을 바라보며 왕을 그리워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생 세종에게 왕위를 넘겨준 효령대군이 기거하면서 연주대라는 글씨를 새겼다. 그 덕분에 연주암 효령각에 효령대군의 영정이 모셔졌다. 강득용의 묘역은 정부과천청사 뒤, 양녕대군의 사당 지덕사와 묘역은 동작구 상도동 사자산 아래, 효령대군의 사당 청권사와 묘역 또한 서초구 우면산 북서쪽 기슭에 각각 자리를 잡아 죽어서도 관악산과의 연을 놓지 않았다. 관악산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당역~관음사, 낙성대길, 서울대입구~도림천길, 삼성산길, 시흥동 호압산길, 과천 자하동길, 안양 석수역 유원지길 등 여러 갈래다. 관악산 자락 삼성산은 신라 때 고승 원효·의상·윤필이, 고려 때 지공·나옹·무학이 각각 수도했고, 삼막사는 조선 때 무학·서산·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유서 깊은 도량이다. 전국 어디에 가도 이만한 내력을 품은 산이나 사찰은 보기 드물다. 삼각산이 서울의 조상산이라면 관악산은 아침마다 알현하는 신하산이다.고려의 명신 강감찬 장군의 탄생지는 봉천동 218-14에 있다. 북두칠성 중 네 번째 별이자 문운을 관장하는 문곡성이 떨어진 곳, 낙성대다. 빌라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둘러싼 주택가 한가운데에 손바닥만 한 소나무공원이 남아 있다. 유허비와 향나무 한 그루가 땅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장군과 함께 자랐고 이후 1000년 동안 집을 지킨 ‘강감찬 향나무’는 1969년 고사했다. 높이 17m에 둘레 4.2m의 향나무는 살아생전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중 하나였다. 생가터의 주인이 바뀌면서 잘려 나갔으나 2004년 수소문 끝에 두 갈래 밑동 중 하나를 찾아 낙성대공원 안 강감찬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현재의 향나무는 170년 묵은 후계목이다. ‘진짜 낙성대’는 서울시기념물 제3호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기념물 제4호 ‘낙성대 삼층석탑’이 있던 자리에는 ‘강감찬장군낙성대유허비’ 한 점이 달랑 놓여 있다. 생가터인 낙성대와 안국사 사당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헛갈리면 안 된다. 인위적으로 성역화한 낙성대공원은 생가터에서 약 400m 떨어진 봉천동 228에 있다. 1974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영정을 모신 사당을 현재의 낙성대공원에 지었다. 이때 낙성대공원으로 옮겨진 삼층석탑은 절이 아닌 사람의 집에 세워진 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다. 불탑을 닮은 이 석탑 때문에 더러 안국사를 사찰로 착각하곤 한다. 13세기에 높이 4.5m의 화강암으로 지어진 삼층석탑은 임진왜란 때 탑 꼭대기 장식이 훼손됐다.왜 비석이 아닌 탑을 세웠을까.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현재의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고려시대 금주(금천)지역에 뿌리내린 금천 강씨의 지배지역이었다.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던 부친(강궁진)에 이어 나라를 구한 안국공신을 기리는 가문의 기념물로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교 왕국답게 비석이 아닌 석탑을 세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강감찬은 신라의 김유신, 고려의 윤관·최영, 조선의 남이·임경업 장군과 함께 탄생설화와 전설, 전기소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이순신의 한산대첩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의 주인공이다. 35세 늦깎이로 과거에 장원급제, 최고관직 문하시중에 오른 고려의 명재상이었다. 또 금천 호족 출신답게 남경(고려시대의 서울)을 다스리면서 호환을 일으키는 호랑이를 쫓아내는 등 전국에 걸쳐 화려한 설화를 남기고 있다. 올해는 귀주대첩 10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현재 낙성대공원 안국사에 모셔진 공의 영정은 모사화다. 1974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1998년 1월 10일 도난당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문화재청은 도난당한 가로 110㎝, 세로 200㎝ 규격의 영정을 도난문화재로 공시 중이다. 낙성대는 인헌초등학교 후문 쪽에 있고, 낙성대공원은 인헌초등학교 정문 쪽에 있다. 관악구에서는 인헌초·중·고교를 비롯해 인헌동, 인헌시장 등 공의 호를 딴 지명과 은천동, 은천로 등 공의 아명을 딴 지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빌라 이름 등 상호에도 ‘강감찬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조선의 심장 서울에서 만나는 고려의 전설, 강감찬 장군의 유적은 감흥을 준다. 낙성대 생가터가 서울시기념물 3호이고, 낙성대공원 안 삼층석탑이 서울시기념물 4호인 것만 봐도 그 존재감을 알 만하다. 강감찬 장군 탄생지인 ‘낙성대’는 볼품이 없지만 서울 2000년사의 절반인 서울 1000년을 증언하는 대단한 역사 현장이다. 으리으리하지만 혼이 없는 ‘낙성대공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8차 서울의 대중가요3(단장의 미아리고개) ■집결 장소 : 11월 2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노문환 ‘거문고’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노문환 ‘거문고’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국립무형유산원과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는 제44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에 노문환 작가의 ‘거문고’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거문고’는 외형상으로 수려할 뿐만 아니라 울림과 음색 등 기능적으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무총리상은 전통에 기반을 둔 조형성이 돋보인 최윤희 작가의 ‘홍색토주 겹장저고리’, ‘백주 홑장저고리’에 돌아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는 표현력과 붓놀림이 섬세한 김경희 작가의 ‘책거리 8폭 병풍’, 문화재청장상은 이정의 작가가 제출한 ‘책거리 자수 8폭 병풍’이 각각 뽑혔다. 전승공예대전은 1973년 ‘인간문화재 공예작품전시회’를 시작으로 올해 44회째다. 전통공예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가 공모전으로 꼽힌다. 시상식과 전시 개막식은 12월 10일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관에서 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군포시, 전통사찰 수리사 경내에서 이번 주말 ‘2019 산사음악회’ 개최

    군포시, 전통사찰 수리사 경내에서 이번 주말 ‘2019 산사음악회’ 개최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선율이 이번 주말 경기도 군포시 수리산의 고즈넉한 산사에 울려 퍼질 예정이다. 군포시는 2019 산사음악회를 전통사찰 수리사 경내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자연과 음악이 조화를 이룰 이번 음악회는 수리산 자락 전통사찰에서 가을 풍경과 음악의 조화를 선물한다. 오는 26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등 풍성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문화의 도시 군포의 매력과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볼 좋은 기회다. 노래, 대북, 장구, 버나를 두드릴 때 나는 가슴 시원한 소리, 타악기로 듣는 모차르트 합주곡 40번, 현악 5중주로 연주되는 비발디와 브람스, 사람의 목소리가 음악이 되는 성악 공연 등 이어진다. 이번 음악회가 열리는 수리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로 신라 진흥왕 때 창건했다. 군포시를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수리산의 서남쪽에 위치해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군포의 숨겨진 보물전’…전각예술가 ‘진공재’ 기획전

    ‘군포의 숨겨진 보물전’…전각예술가 ‘진공재’ 기획전

    경기도 군포시는 오는 24일부터 한 달간 ‘군포의 숨겨진 보물전’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군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재)군포문화재단 주최한다. 이번 기획전시는 군포 지역의 예술가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준비했다. 전시에 초대된 작가는 1995년 당시 한국 최초로 중국 청말에 항주에서 조직된 전각가 조직 ‘서령인사’ 전각평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전각예술가 진공재 작가다. 전각은 나무, 돌, 금옥 등에 전자로 인장을 제작하는 예술이다. 자신을 ‘삶류작가‘라 칭하는 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누구나 마음에 새기고 담아두어야 할 덕목을 새긴 채근담부터 석복까지 선생이 칼끝으로 내어온 길 45년을 총망라한다. 작품마다 수십개에서 수백개에 이르는 전각과 병풍, 가리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는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직접 사용하는 도구도 함께 전시해 장인정신과 기술도 엿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작가에게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전각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행사도 준비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산수화는 이기적 욕망의 산물이었다

    산수화는 이기적 욕망의 산물이었다

    인간 시각으로 자연을 해체한 삼원법 등 자연친화적 화풍이란 기존 인식 뒤집어 류철하 관장 “정체된 산수화 담론 전환”지금까지 미술계에서는 동양미술을 크게 작가의 개입 여부를 기준으로 서양미술과 구분 지어 왔다. 동양의 산수화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담는 자연 친화적 화풍인 반면 서양의 풍경화는 작가의 주관적 해석이 개입한다는 식이다. 우리 선조들은 금수강산을 즐기며 그 모습 그대로를 화폭에 옮겨 담아 왔다고 여겨 왔다. 그러나 이런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주장이 나왔다. 동양의 산수화는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해석이며 나아가 자연을 억압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품은 한국과 중국 작가 8명이 의기투합해 지난 15일부터 대전 서구 이응노미술관에서 국제전 ‘산수-억압된 자연’을 선보이고 있다. 윤재갑 중국 상하이 하우아트뮤지움 관장과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이 공동 기획한 이번 기획전은 산수화를 구성하는 3개의 시점인 ‘삼원법’(고원·심원·평원)과 동양적 자연관에 깃든 인간 중심적 시각을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윤 관장은 11세기 북송의 화가 곽희가 저서 ‘임천고치’에 서술한 ‘삼원법’을 설명하면서 “대상을 아래에서 위로, 뒤에서 아래로, 또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으로 구성하는 것은 서양의 원근법보다 더 대상을 철두철미하게 해체했다가 재조립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양의 선조들이 즐긴 분재는 자연 산물의 발육을 억제해 미적 만족을 취하려는 행위로, 풍수지리사상을 자연을 인간의 부귀영화에 이용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욕망으로 규정했다. 이런 생각은 산수화와 동양의 자연관을 넘어 현대문명에 이르러서는 잠재된 감시의 시선에 대한 비판으로 확장된다. 윤 관장의 기획의도는 전시장소와도 연결된다.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응노(1904~1989) 화백은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조작사건’으로 강제 소환돼 옥고를 치렀고, 작고하기 전까지 국내활동과 입국이 금지됐다. 이번 기획전에 전시되는 이 화백의 ‘군상’ 병풍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인물 군상이 장면에 따라 다양한 투사법으로 표현된 작품이다. 국가 권력을 향한 저항의 필치는 역설적으로 자유와 평화, 공생·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 작가 김지평은 ‘자연·인간·종교’라는 문명의 조합을 여성의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불교나 유교사상이 여성이라는 인간을 지속적으로, 불공평하게 억압해 왔음을 작품을 통해 표현한다. 이 밖에 중국 작가 션샤오민은 억압받는 자연을 철제도구와 분재를 통해 표현한다. 그는 “분재는 일상에서 식물을 가꾸고 감상하는 자연친화적 행위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식물 성장을 억압하고 인간의 미의식에 맞게 재단하는 폭력성이 담긴 행위”라고 강조했다. 류 관장은 “이번 전시는 그간 미술계에서 정체된 산수화 담론 전환을 위해 마련됐다”면서 “동양 미술계가 새롭게 발전하고 생산적인 담론이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22일까지 이어지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무료 개방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조폐공사, ‘명성황후 어보(御寶)’ 기념메달 공개

    조폐공사, ‘명성황후 어보(御寶)’ 기념메달 공개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8일 서울 경복궁 건청궁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실의 어보(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 및 어책을 주제로 한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 시리즈 완결판인 4차 ‘명성황후책봉금보’의 실물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8일은 명성황후 시해 124주기로 명성황후는 1895년 10월 8일 건청궁에서 시해됐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명성황후책봉금보는 1897년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고종비를 명성황후로 책봉하면서 올린 금보로 황제국 의장에 걸맞게 금으로 제작하고 손잡이는 용 모양으로 디자인해 격을 높였다”며 “이번 메달 제작에는 무형문화재인 김영희 옥장이 참여해 용뉴(용 모양의 손잡이)를 생생하게 재현했다”고 말했다. 어보 기념메달 윗면에는 용을 유물의 약 30분의 1 크기로 사실적으로 표현했으며, 황제를 상징하는 용무늬와 위변조를 막을 수 있는 잠상(숨은 이미지) 및 홀마크를 담았다. 아랫면에는 ‘황후지보’(皇后之寶‧‘황후의 보물’이라는 뜻)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 이 기념메달은 금(중량 37.5g), 금도금(31.1g), 은(31.1g) 총 3종으로 1800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다.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은 개당 금 308만원, 금도금 38만 5000원, 은 29만 7000원이다. 오는 25일까지 한국조폐공사 온라인몰, 현대H몰, 더현대닷컴, 농협은행과 우체국 전국 지점, 풍산화동양행에서 선착순 예약 판매한다. 조폐공사는 이날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 시리즈 판매 수익금 일부를 미국 데이튼미술관 소장 국외문화재인 ‘해학반도도’ 보존·복원 사업에 지원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조선시대 궁중 장식화인 해학반도도는 바다·학·복숭아 등을 그리고 바탕은 금박으로 처리한 가로 734.4㎝, 세로 224.4㎝ 크기의 12폭 병풍이다. 조폐공사는 지난 4월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1억원을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간 후원 약정에 따라 기부한 바 있다.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은 2017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조선 왕실의 유물인 어보의 가치를 알리고 국외 문화재 보호를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한 사업”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제품을 통해 국위 선양과 문화외교에 기여하고 국외 문화재 보호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여왕의 도시에서 즐기는 우아한 유람

    여왕의 도시에서 즐기는 우아한 유람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은 ‘여왕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우아한 멋이 있다. 만년설을 머리에 얹은 뾰족한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그 한가운데는 거대한 호수 와카티푸가 있다. 구불구불한 형태의 호수는 워낙 커서 바다처럼 파도도 치며 수면도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한다. 호수 괴물 ‘마자 우’의 심장박동 때문에 호수가 움직인다는 마오리족의 전설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호수에 풍덩 몸을 던졌다가 이를 달달달 부딪치면서 뛰쳐나온 적이 있다. 호기는 객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 차갑고도 상쾌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라서 발만 담가도 10초를 견디기가 힘들다. 이 호수 풍경에 늘 등장하는 배가 하나 있다. 1912년부터 운행해 온 빈티지 증기선, TSS 언슬로호다. 이 배는 퀸스타운 기념품에도 어김없이 새겨져 있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뿌웅. 고동소리와 함께 회색 연기를 뿜어내며 증기선이 호숫가 부두를 출발했다. 한 시간 정도를 달리니 월터피크라는 작은 마을에 닿았다. 이 마을은 자동차로도 접근하기가 어려워 옛 뉴질랜드 시골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양치기 개가 수십 마리의 양을 모는 모습을 보고, 양털 깎는 과정을 체험하고 나면 뉴질랜드에서 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양털 제품을 사고 양고기를 먹어 보는 것은 뉴질랜드 여행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뉴질랜드 양의 숫자는 인구보다 많다.증기선 여기저기엔 시간의 더께가 배어 있다. 백년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테이블과 의자, 계단 손잡이 등 나무로 만들어진 모든 물건에서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석탄을 삽으로 퍼 증기선에 동력을 내는 작업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유럽의 증기선이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전한 역사를 가졌던 데 반해 뉴질랜드의 증기선은 순수하게 이동과 운반을 목적으로 운행해 왔다. 과거엔 양 1500마리와 소 30마리까지 갑판 위에 실어 나를 수 있었다. 지금은 양 대신 최대 350명의 승객을 싣고 매일 우아하게 유랑한다. 언슬로호는 남반구에서 유일하게 운행하는 증기선으로 뉴질랜드 기술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 증기선에서 재미있는 경험이 있었다. 노신사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뉴질랜드산 와인을 한 잔 마시니 천국이 부럽지 않았다. 석탄 때는 냄새마저도 향기로웠으니까. 익숙한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왔다. 마오리족 민요라 했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로 오시려나~’ 이 노래,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는 ‘연가’(은희·1972)의 원곡이다. 유일하게 한국인만이 이 노래를 완벽하게 불렀다. 물론 우리만 아는 한국어 가사였지만. 그리고 큰 박수를 받았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악플의 밤’ 핫펠트, 원더걸스 출신 선미 비교에 “신경 안 써”

    ‘악플의 밤’ 핫펠트, 원더걸스 출신 선미 비교에 “신경 안 써”

    JTBC2 ‘악플의 밤’에 핫펠트-넉살이 출연해 소신있는 당당한 매력을 폭발시킨다. 악플을 양지로 꺼내 공론화시키는 과감한 시도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JTBC2 ‘악플의 밤’(연출 이나라)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과 직접 대면해보고, 이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히는 ‘악플 셀프 낭송 토크쇼’. 오는 27일 방송될 14회에는 ‘국민 아이돌’ 원더걸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핫펠트와 힙합씬에 이어 예능씬까지 정복한 ‘힙합 베토벤’ 넉살이 출연한다. 특히 핫펠트-넉살이 뼈 때리는 악플들을 시원시원하게 인정, 숨겨왔던 쿨녀쿨남 매력을 거침없이 뽐냈다고 전해져 기대가 증폭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핫펠트는 “아티스트병 중증 환자” 악플에 대해 “아티스트라는 말을 부끄럽지 않게 지칭할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인정하며 ‘악플의 밤’ 포문을 화끈하게 열어젖혔다. 또한 핫펠트는 “인지도 제로”라며 前 원더걸스 동료 선미와의 비교 악플에도 당찬 면모를 잃지 않아 모두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자기만의 길 있다면 주변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당찬 소신을 밝힌 것. 이처럼 강력한 악플의 공세에서도 당당한 핫펠트의 강철 멘탈에 MC 설리마저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 넉살 역시 핫펠트 못지 않은 쿨한 매력과 자신의 이름 뺨치는 넉살스러운 대처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예능 병풍”이라는 악플에 대해 “병풍 맞다”며 “래퍼 중 딘딘 정도되면 연예인이고 난 연예계에 반 정도 걸친 半(반)예인”이라며 5G급 신속 인정을 한 것. 심지어 넉살은 “방송을 하면서 돈 맛을 봤다”며 새 앨범 발매를 촉구하는 악플러에게 “천성이 게으르다”는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를 방출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한편 이 날 방송에서는 핫펠트-넉살의 쿨한 악플 낭송뿐만 아니라 핫펠트는 설리와의 평행이론, 넉살은 단층 전단지 배달에서 드라마 엑스트라까지 다양한 알바를 섭렵한 알바사(史) 등 다양한 재미가 펼쳐진다는 전언. 이에 ‘악플의 밤’ 본 방송에 기대가 증폭된다. 내가 읽어 내가 날려 버리는 악플 낭송쇼 JTBC2 ‘악플의 밤’ 14회는 오는 27일 금요일 저녁 8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화강암 병풍에 새겨진 4·19혁명… 우리 사회 성찰한 시간

    [흥미진진 견문기] 화강암 병풍에 새겨진 4·19혁명… 우리 사회 성찰한 시간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며 친구들과 손장난을 하고 놀았던 어린 날의 추억이 아직 생생하다. 이 노래는 윤극영 선생님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반달’이라는 제목의 동요다. 우리는 도미니코 수도원을 거쳐 윤극영 가옥에 들렀는데 이곳은 선생님께서 작고했을 때까지 살던 집이라고 한다. 집안에는 선생님께서 생전에 작곡하셨던 곡들의 노랫말들이 벽 한편에 걸려 있었고 유품이 전시돼 있었다. 윤극영 선생님은 방정환 선생님과 함께 한국 어린이문화운동을 이끌었으며 색동회를 창립했다. 또 일제강점기 때 우리의 민족정신과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워 ‘설날’을 시작으로 600곡 이상의 동요를 만들었다고 기록에 나와 있다. 윤극영 가옥을 지키고 관리하는 가옥지기가 ‘설날’, ‘반달’, ‘고기잡이’, ‘우산’, ‘나란히’, ‘기찻길역’, ‘어린이날 노래’ 등을 한 곡씩 불러줬는데 어렸을 때부터 즐겨 부른 동요 대부분이 선생님께서 지은 곡임을 알게 됐다. 선생님이 쓰신 곡을 잘 살펴보면 암울한 시대였음에도 노랫말이 참 밝다고 느껴졌다. 아마도 밝은 노랫말을 아이들이 부르면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바라보고 멋진 미래를 만들어달라고 노래를 통해 부탁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극영 가옥에서 나와 4·19민주묘지로 향했다. 4·19민주묘지는 1960년 4·19혁명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분묘다. 희생자들께 감사와 추모를 올리기 위해 4월 학생혁명 기념탑 앞에서 참배를 드렸다. 화강석으로 된 병풍에는 4·19혁명 당시 모습들이 새겨져 있고 그 뒤편으로 희생자의 묘가 있다. 4·19혁명에 앞서 4월 18일에 벌인 고려대 학생들의 평화적 시위에 대한 무력 진압은 4·19 총궐기의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우리는 4·19민주묘지에서 북한산 둘레길 2코스를 걸어 유림선생 묘역에 도착했고 옆에 있는 근현대사기념관을 끝으로 답사를 마쳤다.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우리 사회에 정의는 살아 있는가’라는 고민과 의심이 많았던 시기에 이번 답사는 나에 대한, 또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해볼 수 있게 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원서영 고려대 지리교육과 3학년
  • 산티아고처럼… 전남 신안 섬 예배당 잇는 순례길 열린다

    산티아고처럼… 전남 신안 섬 예배당 잇는 순례길 열린다

    전남 신안군에 섬을 잇는 노둣길을 따라 스페인 산티아고만큼이나 아름다운 순례길이 조성 중이다. 노둣길은 섬과 섬을 연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갯벌에 돌을 던져 이어 놓은 다리다. 지금은 시멘트로 살짝 덮어져 차량이 이동하지만 물때에 따라 길은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증도면 병풍도의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등 4개의 작은 섬이 연결돼 있다. 2017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돼 2021년까지 40억원이 투입돼 완성된다. 주민 120여 가구 대부분 개신교인 점에 착안해 12㎞에 이르는 순례자의 길을 만들었다. 3~4시간 걸린다. 길 곳곳에 베드로 등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10㎡ 규모의 작은 예배당을 설치한다. 그리스 산토리니 성당을 닮은 작품도 있고, 프랑스 몽셀 미셸 교회나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교회 모양을 본뜨기도 했다. 숲속과 언덕, 마을 입구, 호수 위에 들어섰다. 주변이 모두 바다와 뻘, 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탁 트인 전경이 편안함을 준다. 군데군데 있는 새우 양식장의 수차 돌아가는 모습과 자줏빛 맨드라미 정원도 발길을 잡는다. 국내외 11명의 공공조각·설치미술 작가가 참여한다. 현재 8개가 완성됐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신안 섬에 12개 작은 예배당 잇는 순례길 ‘눈길’

    신안 섬에 12개 작은 예배당 잇는 순례길 ‘눈길’

    전남 신안군에 섬을 잇는 노둣길을 따라 스페인 산티아고 만큼이나 아름다운 기적의 순례길이 조성중이다. 노둣길은 섬과 섬을 연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갯벌에 돌을 던져 이어놓은 다리다. 지금은 시멘트로 살짝 덮어져 차량이 이동하지만 물때에 따라 길은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증도면 병풍도의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등 4개의 작은 섬이 연결돼 있다. 2017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돼 2021년까지 40억원이 투입돼 완성된다. 주민 120여세대 대부분이 개신교인 점을 착안해 12㎞에 이르는 순례자의 길을 만들었다. 3~4시간 정도 걸린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서 곳곳에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곱, 요한 등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10㎡ 규모의 작은 예배당을 설치했다.그리스 산토리니 성당을 닮은 작품도 있고, 프랑스 몽셀 미쉘 교회나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교회 모양을 본뜨기도 했다. 숲속과 언덕, 마을 입구, 호수 위에 들어섰다. 주민들이 사용했던 절구와 목재, 돌, 밧줄 등을 그대로 재료로 활용했다. 모두 전통과 현대를 혼합한 모습들로 지어졌다. 순례길은 주변이 바다와 뻘, 산 등으로 둘러쌓여 있어 탁 트인 전경이 편안함을 준다. 군데군데 있는 새우 양식장의 수차 돌아가는 모습과 자줏빛 맨드라미 정원도 발길을 잡는다. 국내외 11명의 공공조각·설치미술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김강·강영민·김윤환·박영균·손민아·이원석과 장 미셀 후비오(프랑스), 파코(스페인), 브루노 프루네(프랑스), 아르민딕스(포르투갈), 에스피(독일) 등이다. 현재 8개가 완성됐고, 2개가 공사중이다. 방죽위에 들어설 나머지 2개 작품은 오는 12월 중순 마무리된다.순례길은 주민소득과도 연결된다. 마을 기업에서 운영하게 될 게스트하우스와 식당이 한창 준공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무인 카페와 마을 박물관, 특산물과 기념품을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작은 예배당을 닮은 기념품 등의 디자인은 작품에 참여한 작가들이 재능 기부하기로 했다. 윤미숙 가고싶은 섬 팀장은 “작고 아름답고 이색적인 열 두개의 미술 건축물을 꼭 교회라고만 지칭하지는 않는다”며 특정 종교를 위한 공간이 아님을 강조했다. 윤 팀장은 “가톨릭, 불교, 이슬람, 무교 등 특정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쉬고 걸으면서 들러보는 명상의 장소로 이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종가(宗家)의 전통 한 자리에…경북도청서 종가포럼

    종가(宗家)의 전통 한 자리에…경북도청서 종가포럼

    경북도와 한국국학진흥원은 24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2019 종가포럼’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근·현대를 이어온 종가(宗家)의 전통’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도내 종손·종부를 비롯해 유림단체, 학계, 경기지역 종가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한다. 종가 포럼은 기존 폐쇄적이고 낡은 전통으로 인식되기도 했던 종가문화를 21세기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은 개방적·일상적 문화로 가꾸어 나가려는 취지로 기획돼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12회째다. 특히 올해 행사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일제 강점기와 해방기를 거치며 국권 회복, 가문 재건을 위해 헌신해 온 종가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의미가 있다. 학술행사로 김희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이 ‘한국독립운동과 경북지역 종가의 기여’,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경기 종가의 현황과 독립운동에서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다. 기념행사에서는 상하이와 항저우 임시정부 답사를 다녀온 청년 선비들이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영한다. 경북·경기 두 지역 종가는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전시행사로는 ‘독립운동에 앞장 선 명가의 후예들’이라는 주제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종가 자료 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3·1 만세운동과 8·15 광복 기념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태극기 원본 2점을 처음 공개한다. 오회당 남상룡(1887∼1955)이 1919년 안동 임동면 챗거리에서 3·1 만세운동에 사용한 것과 광산김씨 탁청정공파 문중이 해방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다. 의성 김씨 동강 종가 종손인 심산 김창숙(1879∼1962) 친필 병풍 등도 함께 공개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앞으로 전국 종가를 연계하는 종가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종가문화를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경북도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군포시, ‘수리산 숲 속 걷기 마일리지 사업’ 착수

    군포시, ‘수리산 숲 속 걷기 마일리지 사업’ 착수

    경기도 군포시가 지역 대표 명소인 수리산 걷기 열풍 조성에 나섰다. 시는 이를 위해 휴대전화 앱을 활용한 ‘수리산 숲 속 걷기 마일리지 사업’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지역 명소인 수리산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수리산 숲 속 걷기’는 시민에게 건강과 혜택을 주는 프로젝트다. 이달 초 시는 모바일 앱 ‘워크온’(WalkON)에 공식 커뮤니티 ‘수리산에서 건강을 만나다’를 개설했다. 이 앱은 걷기 좋은 길과 실시간 걸음 수 등 정보를 제공한다. 워크온의 군포시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수리산에서 건강을 지키는 걷기 운동과 소통 기회를 함께 누리기 위해 기획됐다. 산본보건지소가 개설한 워크온 내 커뮤니티는 지역 내 11개 동별 소그룹, 기업체와 단체 그리고 개별 소그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는 다음달부터 워크온 커뮤니티에서 수리산 방문 및 생활터 걷기 도전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휴대전화를 갖고 매일 일정량 이상 수리산을 걸어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시민들의 지속적인 신체활동 증가와 그에 따른 건강지수가 향상되고, 지역 명소인 수리산 홍보에 큰 도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2009년 경기도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리산은 군포 시민에게 마음의 안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군포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군포시의 진산이다. 산 규모가 크고 봉우리가 많은 수리산은 능선이 여러 갈래로 굽이쳐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태을봉(489m), 슬기봉(469m), 관모봉(426m), 수암봉(395m) 등 주요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다. 김미경 보건소장은 “수리산 걷기 프로젝트에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전과제를 발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타국살이 떠나는 우리 문화재 배웅해 볼까

    타국살이 떠나는 우리 문화재 배웅해 볼까

    ‘마이어 컬렉션’ 자수화조도 등 12점 보존처리 후 소장국 반환 전 첫 공개흰 무명 바탕에 염색한 실로 꽃과 새, 나무를 수놓은 8첩 자수병풍. 1, 2폭에 걸쳐 꿩과 공작새 암수를 봄을 상징하는 복숭아꽃과 함께 표현했다. 8폭 이상 자수병풍이 대개 첫 폭에 장수를 상징하는 소나무와 학을 배치하는 것과 조금 다른 모습이다. 4폭은 가을을 상징하는 단풍나무와 국화, 5폭에는 겨울을 표현한 오동나무와 대나무를 수놓는 등 계절에 맞는 소재를 썼다. 색의 농담을 조절한 자련수와 선을 표현하는 이음수, 넓은 면을 메우는 평수 등 자수 기법도 돋보인다. 혼례식이나 부부의 침방, 여인들의 거처인 규방에 주로 비치되는 산뜻한 느낌의 ‘자수화조도’ 병풍이다. 1886~1905년 고종의 명을 받아 조선 공사로 일했던 독일인 하인리히 콘스탄틴 에두아르트 마이어(1841~1926)는 이 병풍의 가치를 알아봤다. 그는 작품을 사들여 독일로 가져갔고, 1909년 당시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현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에 기증했다. 병풍의 존재는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이 2017년 수장고에서 이를 꺼내 자체적으로 보존 처리해 전시하겠다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박물관이 병풍을 해체하려 했지만, 재단에서 지난해 한국 전문가들을 파견한 덕에 원래 모습을 유지한 채 되살아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석션 장비와 붓을 이용해 화면 전체를 깨끗이 하고, 70% 알코올을 사용해 곰팡이 진행을 막았다. 20곳이 넘는 벌레 먹은 부위도 메웠다. 차미애 재단 조사활용1팀장은 “병풍 하단 곰팡이 자국과 그림 겉 부분 유실 등 오염이 심각했고, 병풍을 해체하면 원형을 보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행히 한국 전문가들이 원형에 가깝게 되살렸다”고 설명했다. 110년 가까이 로텐바움박물관에서 잠자던 병풍이 한국에 잠시 선을 보이고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고궁박물관은 외국 기관이 소장한 한국 유물 가운데 국내에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일시적으로 공개하는 ‘우리 손에서 되살아난 옛 그림’ 전시를 11일부터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다. 전시작은 미국, 스웨덴, 영국, 독일 4개국 6개 기관이 소장 중인 한국 회화와 자수병풍 등 모두 12점이다. 앞서 마이어가 기증한 주요 작품을 가리키는 ‘마이어 컬렉션’ 가운데 하나인 ‘자수화조도’를 포함해 당시 우리 문화를 잘 드러낸 주요 작품들로 구성했다.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품으로는 조선 초기 작품으로 알려진 ‘산시청람도’와 조선 후기 ‘초상화’가 공개된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백동자도’ 병풍,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작품 ‘표작도’와 ‘난초도’도 이번에 선보인다. 재단이 2013년부터 시행해 온 국외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 사업에 따른 작품으로 모두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올해 4월 기준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전 세계 21개국 572개 처 18만 2080점에 이른다. 재단은 매년 외국 기관에서 공모를 받아 보존·복원 지원 작품을 선정하고, 완료 후에 이를 빌려 한국에서 전시회를 연다. 지금까지 8개국 21개 기관 36건을 지원했다. 올해 미국 데이턴미술관 ‘해학반도도’ 병풍을 비롯해 36점을 선정해 보존·복원할 예정이다. 차 팀장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은 작품 가운데 보존·복원이 시급한 작품을 우선순위에 둔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화가 작품이라든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은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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