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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안한 임플란트’ 치과의사 실력이 좌우한다

    ‘편안한 임플란트’ 치과의사 실력이 좌우한다

    치과의원에서 위턱 어금니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오모(50·여)씨는 해당 병원이 폐업을 하는 바람에 사후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시술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담당 의사가 외국 연수차 출국해 그동안 다른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그 의사마저 교체됐기 때문이다. 의사뿐만 아니라 병원의 상호까지 바뀌었다. 임플란트를 한 이후 입술부위에 감각이상을 보였던 오씨는 해당 병원에 항의했지만 병원 측은 책임을 부인했다. 의사가 반영구적이라고 선전한 임플란트가 시술 두 달 만에 풀려버린 황당한 일도 있다. 이모(62)씨는 임플란트 시술 두 달 후 나사가 네 번이나 풀려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치아가 빠져 다른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다시 받고 치료비 전액을 환급받았다. 두 사람의 예처럼 임플란트 시술로 부작용을 겪은 사례는 수천여건에 달한다. 치과 시술별 분쟁 가운데 임플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상위권이다. 부작용이 따르지 않는 의료 행위는 없다고 하지만 임플란트의 경우 유독 많아 최근 5년간 소비자 피해상담이 3배 이상 급증했다. 2008~2012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만 총 4700여건이 넘는다. 1개당 100만~300만원의 진료비가 드는 고가의 시술인데 반해 부작용이 커 만족도를 보장하기 어려운 셈이다. 임플란트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환자 입장에선 모험을 할 수밖에 없다. 시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일단 의사를 잘 만나야 한다. 임플란트 시술은 수술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치과의사의 시술 능력이 치료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즉 치과 의사의 숙련도와 노하우에 따라 임플란트의 성공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의사의 경력, 시술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특히 시술 전 환자의 구강상태, 치조골 상태, 신경의 위치 등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철저한 검사가 이뤄지는 곳인지, 부작용에 대한 사전설명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전신질환이나 병력 등을 고려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좋은 의사를 찾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임플란트는 전문의 제도가 없어 병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의사 경력만으로는 임플란트 시술 능력을 가늠할 길이 없다. 임플란트 관련 전문과목은 구강악안면외과, 치과보철과, 치주과 등으로 일단 해당 과목을 전공한 의사를 찾아가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부작용 없는 100% 완벽한 임플란트 시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임플란트 환자 대부분은 잇몸 질환과 염증으로 치아의 뼈가 녹아 병원을 찾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심을 때 가용할 수 있는 남은 뼈가 그리 많지 않고, 시술 과정에서 자잘한 신경들을 잘라낼 수밖에 없어 신경손상의 위험이 크다. 또 턱뼈에는 큰 신경관이 지나가는데, 이 신경관을 피해 임플란트를 얼마나 깊숙이 심느냐가 관건이다. 가늘고 짧은 임플란트를 심으면 시술이 쉽고 시간이 절약되지만 이씨처럼 두 달 만에 나사가 풀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시술 후 제대로 관리를 못 해도 염증이 생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사들은 임플란트 시술로 인한 장점이 부작용 위험성을 상회할 때 임플란트 시술을 권고한다. ‘부작용도 없고 반영구적이니 임플란트 시술을 하세요’가 아니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임플란트를 하면 지금보다는 편해지니 시술을 하세요’가 정답인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는 소비자에게 마치 치료효과가 보장되는 것처럼 ‘정확한 진단과 시술’, ‘부작용 최소화’, ‘통증 없이’ 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렴하게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병원을 찾을 것이냐, 기왕 할 것 비싸도 잘하기로 소문난 병원을 선택할 것이냐’는 문제도 난제다. 돈 많은 환자들이야 망설임 없이 일반병원보다 3배 이상 비싸도 임플란트 관련 전문의가 포진한 대학병원을 선택하겠지만, 일반 환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울대 병원의 경우 임플란트 1개당 458만원을 받고 있다. 일반 치과 가운데서도 바가지 상혼 없이 진료하는 병원은 얼마든지 있다. 의사의 경력과 시술 능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가격은 150만~20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최근 임플란트 적정수가를 101만 3000원으로 발표한 보건복지부도 75세 이상 노인의 임플란트에 한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려고 협상을 통해 임의로 정한 가격일 뿐 이른바 ‘권장소비자가격’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족한 수가를 때우기 위해 환자에게 과잉 진료를 해 문제가 된 적도 있어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좋은 곳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형 네트워크 치과 병원이 한때 ‘반값 인플란트 치료비’를 내세워 붐을 일으켰지만, ‘저가·저질 의료’ 논란에 휩싸여 제재를 당한 사례도 있다. 인천의 한 치과의사는 “저렴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부작용이 생겨 방문한 환자들을 보면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될 치아까지 치료를 해놓은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국산과 수입산 중 어떤 임플란트를 쓸지 고민하는 환자도 많지만 답은 없다. 국산 임플란트는 외국산에서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안전성과 연결되는 임상 기간이 짧다. 한국보다 앞서 임플란트를 생산해온 외국의 제품은 가격이 비싸지만 임상 기간은 길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임플란트 식립재료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일단 의사를 믿고 보는 수밖에 없다. 특정 브랜드의 임플란트를 고집해 시술을 받은 후 부작용이 생길 경우 오히려 환자가 그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라 나에게 더 잘 맞는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 희생자 슬픔과 ‘한국호’ 노동자의 서글픔/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세월호 희생자 슬픔과 ‘한국호’ 노동자의 서글픔/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세월호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쳐 304명이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낸 사건이자 ‘한국호’ 배가 위험사회를 넘어 ‘재난사회’임을 알리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가 막 한 달을 넘긴 5월 17일 오후 1시쯤, 경남 양산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가 타지에서 목숨을 끊었다. 유서는 이랬다. “저는 지금 정동진에 있습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지회가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이 싸움 꼭 승리하리라 생각해서… (중략) …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지회가 승리하는 그날 화장해 이곳에 뿌려주세요.” 양산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노조 활동을 하던 34세의 염호석 열사다. 1970년 11월의 전태일 열사를 닮은 자살 항거다. 그는 5월 12~14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서울 삼성본관과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앞에서 진행한 2박3일 농성에 참석했으며, 그 직후 동료에게 “힘들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는 2013년 6월, 불법파견·위장도급 의혹이 불거진 뒤 처음 결성됐다. ‘무노조 경영’의 초일류기업이자 ‘원청’인 삼성과 싸웠다. 10월 말엔 노조 활동가 최종범씨가 “그동안 삼성서비스에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자살한 바 있다. 벌써 두 번째 죽음이다. 그 사이, 삼성서비스 간판을 단 협력업체들은 위장폐업으로 대응했고, 협력업체의 위임을 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조와 성실 교섭에 임하지 않았다. 노조 운동을 하는 이가 자살로 항거해야 하는 ‘후진국’ 같은 현실도 서글픈데, 더욱 기막힌 일이 일어났다. 염 열사 자결 다음 날인 18일 오후, 200여 경찰 기동대가 서울의료원 강남본원에 안치된 열사의 시신을 탈취해간 것이다. 마치 1991년 민주 노조운동 고조기에 한진중공업 박창수 열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안치되었던 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이 탈취되었던 사건과 빼닮았다. 당시는 특수 요원들이 병원 영안실 벽을 뚫고 기습적으로 시신을 탈취했다. 안기부(국정원) 작품이라고도 했다. 이번엔 고인의 아버지가 경찰에 의뢰하는 형식이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삼성 측이 아버지를 회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이전에 금속노조가 그 부모로부터 장례 절차를 위임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염 분회장의 유언에 따라 다음 날 19일에 파업을 결의했다. 조합원 850여명이 실제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으로 달려가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기자회견도 실시하고 염 열사 분향소까지 설치했다. 노동자의 권익을 진실하게 대변하는 노동조합을 인정, 존중하라는 것이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최종범 열사에 이어 또 한 명의 동지를 잃었다. 하지만 우리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시신의 온기가 식기도 전에 경찰이 내 동료의 시신을 강탈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제 삼성과 이 땅의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결의대회 뒤 오후 5시 30분부터 “삼성 이건희, 이재용 부자가 최종범 열사와 염호석 열사를 죽게 했다”고 규탄하며 삼성 본관 앞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은 캡사이신을 살포하며 노동자들을 저지했다. 많은 사람이 다쳤으며, 위영일 지회장 및 조합원 5명이 연행됐다. 노조는 연행자 석방을 요구한 뒤 문화제를 열었고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장하나 의원은 경찰의 시신 탈취 사태에 대해 “수십 군데 장례식장을 예약하고 시신 없는 빈소를 만든 일을 과연 부친 혼자 할 수 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은 삼성이 원하면 다 들어주는 국가기관이 아니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노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한국호’란 배가 침몰 중이다. 이 배를 구하고 사람을 구하는 길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에 순응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아니오!”라 외치고 서로서로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것이 사는 길이다. 죽어간 노동자들이 목숨 걸고 외친 것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렇게 모두 일어설 때 우리 ‘한국호’도 제대로 구출할 수 있으며, ‘세월호’ 같은 재난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 ‘저수가’에 뿔나… 새 정책 때마다 휴진카드

    ‘저수가’에 뿔나… 새 정책 때마다 휴진카드

    의료계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처럼 국민 건강을 볼모로 집단 휴진 카드를 꺼내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줄어들기는커녕 최근 15년 새 크게 늘었다. 2000년에는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교수까지 집단 휴진해 대규모 의료 공백 사태를 불러왔다.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로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지만 2002년에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약분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집단 휴진을 결의했다. 2007년 3월에는 의료법 개정에 반대해 동네 의원들이 하루 동안 문을 닫았고, 2012년 7월에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반대해 안과의사회가 1주일간 백내장 수술 거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새로운 의료정책이 나올 때마다 사사건건 파열음을 내며 날을 세워온 셈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끊임없는 갈등에는 ‘저수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적게 거두고 적게 보장하고 적게 지급하는 소위 저부담·저보장·저수가의 원칙 아래 건강보험이 운영되어 왔다”면서 “의료기관의 94%에 달하는 민간의료기관들이 공보험이 강요하는 원가 이하의 낮은 건강보험수가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의사들의 인내마저 바닥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수가는 정부도 공감하는 문제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 의뢰로 이해종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등이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주요 의료수가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맹장수술과 제왕절개, 백내장 수술 등의 국내의료수가는 의료선진국인 미국 등 8개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의료계는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아 의사들이 비급여 진료 늘리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의사들이 돈 벌기에 왜 이리 혈안이냐’는 비판도 많지만 폐업한 병원이 3년 새 20~30% 증가하고 전체 개인회생 신청자의 40%가 의사일 정도로 동네의원 양극화가 심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가를 올리기 위해선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결국 부담은 국민의 몫이다. 양측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정부는 의협이 먼저 의정협의체 결과를 뒤집어 신뢰를 깬 이상 집단 휴진 철회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 기조만을 내세워 오히려 전공의들의 반발을 불러 집단 휴진 규모를 키우는 등 유연하지 못한 대처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지방의료원 이용 주민 권리 강화

    정부가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과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일방적인 지방의료원 폐업 사태를 막기 위해 지방의료원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지방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서 주민을 위한 공공의료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운영체계를 보다 강화하는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오는 3월 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주민 대표들이 지방의료원 이사회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전문가도 포함시키도록 했다. 지방의료원 운영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결정할 때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라는 취지다. 지방의료원에 대한 자치단체의 관리·감독 책임도 강화했다. 지방의료원이 폐업할 경우 자치단체장은 환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방의료원장으로 하여금 입원비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방의료원장은 자치단체장과 공익사업 수행, 경영 효율성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평가를 받게 된다. 평과 결과는 원장의 인사·보수와 연계된다. 복지부는 지방의료원장이 경영성과를 내는 데만 급급해 공공의료를 등한시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익사업과 경영효율성을 같은 비율로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령 의료원이 얼마나 흑자를 내는지를 50% 이상의 비율로 평가한다면 수익을 잘 내는게 유리하겠지만, 공익적 기능 달성도를 같은 비율로 평가하면 적자가 나더라도 유리한 평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이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인회생 신청 39%가 의사… 문닫는 병원 급증

    개인회생 신청 39%가 의사… 문닫는 병원 급증

    의사나 한의사가 되면 돈을 잘 번다는 것은 옛말이다. 경쟁이 심해지고 비싼 의료장비와 임대료 부담에 허덕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국 쌓인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의사와 한의사가 전체 개인회생 신청자의 40%에 육박한다. 19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담당 지역(인천·수원·춘천을 제외한 수도권 및 강원도)의 개인 회생 신청은 지난 5년간 1145건이다. 직업별로 보면 회사 대표가 226명(19.7%)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의사 207명(18.1%), 개인 사업자 157명(13.7%), 한의사 130명(11.4%), 치과의사 112명(9.8%) 등이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449명으로 전체에서 39.2%를 차지한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병원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동네 병원’에 해당하는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의 폐업은 2009년 2857개에서 2012년 3359개로 502개(17.6%)가 늘어났다. 특히 치과의원의 폐업이 32.8%(643개→854개) 늘었다. 그런데도 의사와 병·의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의사면허 시험 합격자는 2011년 3095명, 2012년 3208명, 지난해 3032명 등으로 매년 3000명이 넘는다. 2012년 기준 신규 개업한 병·의원도 2263개로 3년 전인 2009년 1679개보다 584개(34.7%)가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보건의료비는 가급적 아끼는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전체 가구의 보건의료비 지출액은 월평균 17만 1483원으로 1년 전보다 2.9% 증가에 그쳤다. 결국 ‘동네 병원’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정책연구소가 177개 의원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의원의 평균 적자는 2010년 1290만원에서 2012년 2460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 의사를 ‘대출 1순위’로 쳐주던 은행들도 이제는 의사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연체하는 일이 종종 생겨 의사라고 해서 무조건 대출해 주지 않는다”면서 “지난해부터 의사 자격증 진위도 꼼꼼하게 확인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경영난에 대해 의사협회는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2001년 진료수가를 100으로 할 경우 2012년 진료수가는 120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140, 임금은 177로 각각 올랐다. 의료업계는 의료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에 앞서 일부 병·의원들의 제약 리베이트 수수와 탈세 등이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의협 9만여명 중 과반수 동의해야… ‘의료대란’ 가능성 적어

    2000년 의료체계의 혁명과도 같았던 의약분업은 사상 초유의 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를 불렀다. 전국 2만여개의 병·의원 중 70% 이상이 문을 닫았고 의대 교수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대형병원 진료마저 마비됐다. 당시 가운을 벗고 거리로 나섰던 의사들이 원격진료,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 등 정부의 의료규제 완화 정책에 반발하며 또다시 총파업의 갈림길에 섰다. 즉시 진료 거부에 나서는 대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오는 3월 3일 조건부 총파업을 결의했지만, 파업 예정일까지 한 달 보름여 동안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14년 만에 의사들의 집단 휴·폐업이 재현될 수도 있다. 당장 이번 주 열리는 국무회의가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국무회의에서 휴대전화 등을 통해 의사가 환자를 원격 진료하는 원격의료법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3월 3일 이전이라도 반나절 휴진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되 입법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의사협회 측에서 원격 의료로 인한 오진 문제 등을 제기한다면 검토할 여지는 있겠지만, 정부 내 입법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의견 수렴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무회의에서 원격의료법이 의결된다면 의료계를 자극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병원이 자회사를 만들어 의료관광 등 부대사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놓고도 양측 간 견해가 크게 엇갈린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을 수정 또는 철회한다면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철회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이 차관은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를 일부 넓힌다고 해서 의료의 공공성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의사협회가 이를 왜곡해 파업을 거론하고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단체들은 자회사 설립 허용이 결국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의료대란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다. 실제 파업을 하려면 모바일이나 우편을 통해 의협 전체 회원 9만 5000여명의 의사를 물어 적어도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하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협 차원에서 파업이 결정되더라도 의료계 내 의견이 다양하고 종합병원 참여율이 낮아 대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진주의료원 공공시설로 활용”

    “진주의료원 공공시설로 활용”

    경남도가 폐업한 경남 진주의료원 건물을 의료시설로 활용하겠다던 방침을 번복해 경남도청 제2청사를 비롯한 공공시설로 쓰기로 했다. 또 홍준표 경남지사가 1년 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들고 나와 논란이 됐던 경남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기존 입장을 모두 번복한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19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은 매각하지 않고 도의 공공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면서 의료원을 병원용도로 매각, 계속 의료시설로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시설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보건복지부가 반대해 팔 수 없게 됐다”면서 “복지부와 굳이 충돌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매각하지 않고 진주시민과 서부경남 주민들을 위한 공공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주민들이 원하는 공공시설 건물로 활용하겠다”면서 “시민들이 원하면 진주의료원 시설을 서부경남 균형발전을 위해 진주에 건립 추진 중인 도청 제2청사로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부인해 왔다. 아울러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홍 지사는 “국회의 진주의료원 국정조사에 대해 경남도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해 놓은 권한쟁의심판은 국회의 국정조사 대상이 되는지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홍 지사는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도지사 보궐선거 때 공약으로 들고 나와 마산지역 주민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던 도청의 마산지역 이전 공약에 대해 그는 “통합 창원시의 지역갈등 조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박완수 창원시장과 지역 주민 등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물러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진주의료원 공공시설로 활용”

    “진주의료원 공공시설로 활용”

    경남도가 폐업한 경남 진주의료원 건물을 의료시설로 활용하겠다던 방침을 번복해 경남도청 제2청사를 비롯한 공공시설로 쓰기로 했다. 또 홍준표 경남지사가 1년 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들고 나와 논란이 됐던 경남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기존 입장을 모두 번복한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19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은 매각하지 않고 도의 공공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면서 의료원을 병원용도로 매각, 계속 의료시설로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시설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보건복지부가 반대해 팔 수 없게 됐다”면서 “복지부와 굳이 충돌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매각하지 않고 진주시민과 서부경남 주민들을 위한 공공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주민들이 원하는 공공시설 건물로 활용하겠다”면서 “시민들이 원하면 진주의료원 시설을 서부경남 균형발전을 위해 진주에 건립 추진 중인 도청 제2청사로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부인해 왔다. 아울러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홍 지사는 “국회의 진주의료원 국정조사에 대해 경남도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해 놓은 권한쟁의심판은 국회의 국정조사 대상이 되는지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홍 지사는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도지사 보궐선거 때 공약으로 들고 나와 마산지역 주민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던 도청의 마산지역 이전 공약에 대해 그는 “통합 창원시의 지역갈등 조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박완수 창원시장과 지역 주민 등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물러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국내여행 | 부산 산복도로 르네상스- 이젠 초량동이다!

    국내여행 | 부산 산복도로 르네상스- 이젠 초량동이다!

    시작해 볼까 한다. 거의 40년 전 내가 태어났던 그곳에 대한 이바구를,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오르내렸던 까꼬막에 대한 이야기를.당신이 준비할 것은 기차를 타기 전 2시간뿐이다. *경상도 사투리로 이바구는 이야기, 까꼬막은 비탈길을 뜻한다.고향에 대한 기억은 지극히 개인적이다.‘오빠야~’를 쫓아 경사진 산복도로를 뛰어다니느라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던 가시내의 기억은7살에 멈추었다.이후 내가 태어났던 외갓집과 초량동은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사람들이 떠났고, 집들은 무너져 가고 있었다.그러나 32년 후 다시 찾아온 여행기자에게초량동은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이바구 공작소가 생겼고, 유치환 선생과장기려 선생을 기리는 공간이 만들어졌고,손님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전망대, 카페,까꼬막 게스트하우스가 생겼다.산복도로 위에서 보는 초량동과 부산항,북항대교의 풍경은 비탈을 극복한 자만이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이었다.근현대사의 축소판, 초량동여행애호가들은 다 아는 이야기. 감천문화마을(감천2동 산복마을)은 부산 산복도로에 말 그대로 ‘르네상스’를 몰고 왔다. 2012년 감천마을을 다녀간 여행자가 10만명이라니, 마을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할 정도로 조용하던 산동네는 일약 관심의 중심이 됐다. 그리고 그 르네상스의 맥을 잇는 다음 주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초량동이라고 했다. 초량동이라니! 전쟁 통에 결혼한 외할머니가 8명의 자식을 낳아 키웠고 그 자식의 자식인 내가 태어난 그 동네가 아닌가.초량동은 한국전쟁 당시 판자촌이 얼기설기한 피난민 마을에서 시작됐다. 그나마 물자와 일거리를 구하기 쉬웠던 항구 근처에 난민들은 터를 잡기 시작했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판잣집이 세워져 있곤 했다. 칸칸이 작은 방들로 이루어진 엉성한 집들은 서로 어깨를 기대며 구봉산龜蜂山(405m)의 거북이 등을 타고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집과 집 사이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가는 미로 같은 골목이었고 우마차가 흙길을 다졌다. 산복도로의 시초였다.마을의 풍경은 태생적으로 아름답다. 감천마을의 경우 이미 부산의 산토리니라는 수식어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피난민촌의 역사를 알고 나면 이 풍경은 더 이상 이국적이지 않다. 파랑색 물탱크를 옥상에 이고 다닥다닥 어깨를 붙인 파스텔톤의 집들은 보따리를 하나씩 머리에 이고 산비탈을 오르는 어머니들을 닮았다. 치맛자락을 붙들고 따라 나선 계집아이의 얼굴엔 때구정물이 사라지지 않았다. 상수도가 없으니 급수차가 오는 날에는 아이들도 세숫대야라도 들고 나서야 했었다. 만만치 않은 세월이었다.감천마을에서 시작되어 산복도로를 타고 질주해 온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초량동이나 수정동 같은 낙후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동구의 생활문화사를 유적과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곳인 이바구공작소를 포함해 새로운 랜드마크들이 올 초부터 줄줄이 문을 열었다. 웅장하거나 화려한 건물들이 아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유도하듯 평범한 주택들 사이에 전망대, 게스트하우스, 기념관, 카페 등이 자리를 잡았다. 이름이 무엇이든 이 모든 장소들은 최적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이바구길을 따라가다 보면 한없이 주저앉아 경치를 감상하고 싶어지는 ‘구석’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올라가는 과정이 고된 만큼 까꼬막길은 더 큰 보상을 안겨 준다.손쉬운 선택으로 산복도로에만 올라서도 건설 중인 북항대교는 물론이고 오른쪽으로는 남항대교, 왼쪽으로는 광안대교와 산 너머 해운대의 마천루까지 모두 보인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큰일이 있을 때마다 불을 지펴 다급한 소식들을 한양으로 올려보냈던 구봉산 봉수대에 올라서면 부산 앞 바다의 경치는 더 너르고, 더 깊어진다. 그리고 밤이 되면 그 모든 풍경은 저마다의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참으로 은하수 같은 야경이다.굽이굽이 이바구가 들린다경험상, 도보여행은 가벼워야 한다.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부산 지하철역 사물함에 필요 없는 짐을 맡겨두고 길을 건너니 이바구길종합안내판이 쉽게 눈에 띄었다.길 안쪽으로 들어서자마자 부산 사투리, 중국어, 러시아어가 한꺼번에 들이닥친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생경한 외국인 거리를 정신없이 통과하니 사거리 한쪽에 붉은 벽돌 건물이 우뚝 서 있다. 1922년 부산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이었던 구 백제병원 건물이었다. 한 때 외국의 의사들을 숱하게 초빙할 만큼 큰 병원이었지만 행려환자들의 시신을 인체표본으로 보관한 일이 밝혀지면서 도덕적 질타와 경영 악화로 문을 받았다는 이야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평생 봉사하며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장기려(1911~1995) 박사가 알았다면 애통해 했을 일이다. 25년 동안 복음병원의 병원장을 지내며 1968년 의료보험의 시초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만들었던 그는 평생 집 한 채를 소유하지 않고 병원 옥탑에서 생활하며 낡은 의사 가운과 청진기만을 유품으로 남겼다. 그의 뜻을 기리는 기념관 ‘더 나눔’은 올해 초량동의 복음병원 분원자리에 문을 열었다.병원에서 몇 발자국을 옮기자 이야기는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부산 최초의 물류창고였던 남선창고터가 병원 뒤에 남아 있었다. 부산항에 도착한 물건들은 1,000평 규모의 창고를 거쳐서 경부선(1905년 개통)을 통해 전국 각지로 보내졌는데 주요 품목이 함경도산 명태여서 ‘명태고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부산토박이치고 남선창고 명태 눈알 안 빼먹은 사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최초’라는 수식어는 종종 ‘임시’라는 수식어와 연결된다. 한강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였던 초량 교회는 부산이 임시 수도였던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예배를 봤던 곳이다. 그 시절 임시 수도의 정부 교통부로 사용했던 건물은 부산지하철 좌천역 근처에 남아있다.그 당시의 마을 풍경 사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골목길 갤러리다. 흑백 사진 속의 그곳과 지금의 이곳은 수십년의 시차를 마주하게 한다. 그 시차를 극복한 사람들이라면 168계단이 선사하는 아찔한 고도 차이도 우습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올려다보기에도, 내려다보기에도 아찔한 추억들은 168계단 옆 우물처럼 파도 파도 깊어진다. 시인 유치환, 개그맨 이경규, 노무현 대통령, 음악감독 박칼린, 가수 나훈아,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국회의원 안철수, 연출가 이윤택 등 동구 출신들을 마치 가족처럼 자랑하는 주민들의 정서는 2013년에도 유효하다. 그들의 사진과 이력이 벽에 걸려 있는 초량초등학교 동구 인물사담장 앞에 서 있으면 “이~갱규가 이 학교 나왔다 아이가. 나하고 동갑인데… 갸가…”로 시작되는 대화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 길을 오르내리며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를 낳고, 손자를 마중 나가는 초량동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부산역 앞 초량이바구길 안내도부산역에서 망양로 산복도로를 오르는 짧은 길은 가난하고 아팠지만 따스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이다. 부산역에 내려 바로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기만 하면 이바구길이 시작된다. 종합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2시간의 산책은 애환 어린 피난시절부터 현재까지 부산의 역사를 꿰어 줄 뿐 아니라 부산 특유의 정서와 서민생활을 깊숙이 느끼게 해준다.Route (옛)백제병원▶남선창고터▶담장갤러리▶동구 인물사담장▶168계단▶김민부 전망대▶이바구공작소▶장기려박사 기념관 ‘더 나눔’▶유치환의 우체통▶까꼬막까지 이어지는 1.5km①부산역 1905년 서울-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선 계통 이후 부산역은 가장 중요한 부산의 관문 역할을 변함없이 해 왔다. 1953년 대화재로 이전의 부산역이 전소되면서 1968년 지금의 자리에 새로운 역사를 신축했고 2004년 KTX 개통으로 전국이 하루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부산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②부산항 부산항은 원래 아주 조그만 어촌이었지만 고종 때 개항하면서 최초의 무역항이 됐다. 물자가 넘쳐나고 그만큼 일거리를 얻을 수 있는 곳. 전쟁이 터지자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몰려든 사람들은 항구 근처에 머물렀다. 산복도로 아래 피난민 마을은 그렇게 형성된 곳이다.③상해문 청관거리(1884년 청나라 영사관이 이곳에 있었다)라고 불렸던 이 지역은 중국인들이 밀집한 차이나타운이지만 현재는 러시아, 필리핀 사람들도 대거 거주하는 외국인 거리가 됐다. 소문난 중화요리점들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독해 불가능한 외국어 간판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 한때 텍사스골목이라는 불명예를 품기도 했었지만 2007년 7월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되어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④(옛)백제병원 1922년 한국인 최용해가 만든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은 5층 규모의 건물로 외국인 의사들을 초빙할 만큼 번성했었지만 10여 년 만에 경영 악화로 폐업하게 되었다. 이후 봉래각이라는 중국 요리집, 일본 아까즈끼부대의 장교 숙소로 사용되다가 해방 이후 치안대 사무소, 중화민국 영사관, 신세계 예식장 등 여러 용도를 거치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이어가다가 현재는 임대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1972년 화재로 5층 일부가 소실되어 현재는 4층 건물로 남아있으며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3층에는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입주해 있다. 주소 초량동 중앙대로 209번길 16⑤남선창고(터) 백제병원 뒤쪽 탑마트 주차장 정면에는 담쟁이가 엉켜 있는 붉은 벽돌담이 있다. 건물은 2009년 철거되고 담장만 남은 남선창고는 저 멀리 함경도에서 부쳐진 명태를 적재하던 창고라 하여 북선창고(1900년 건립)라고도 불리다 1914년 남선창고로 개명되었지만 명태고방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던 곳이다. 경원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함경도의 수산물과 강원도의 목재는 부산으로 옮겨서 경부선을 통해 전국으로 보급되었었다. 백제병원 옆(탑마트 주차장). 주소 초량동 393-1⑥김민부 전망대 김민부(1941~1972)라는 이름을 잘 몰라도 ‘기다리는 마음(장일남 작곡, 김민부 작사)’이라는 제목은 잘 몰라도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로 시작되는 노래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을 것이다. 부산시 동구 수정동 출신인 그는 부산고 3학년 때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이후 부산과 서울 방송국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했었다. 부산항의 경치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겸 야외카페도 있다.⑦당산 어디 시골마을이나 남아있을 것 같은 당산이 오밀조밀한 주택가 한가운데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매해 음력 3월과 9월의 보름날에 초량마을의 수호신인 당산 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어린 시절에는 당산이 무섭기만 했었지만 피난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런 기복신앙에 기대서 어려울 때마다 위로와 힘을 얻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진다.⑧이바구공작소 해방, 한국전쟁, 월남 파병 등의 굵직굵직한 이야기를 교과서적 역사가 아니라 삶의 이야기로 바꾸는 것은 6·25와 보릿고개를 넘으며 산복도로를 지켰던 어르신들의 생생한 목소리다. 2013년 3월 오픈한 이바구공작소는 산복도로를 관통했던 역사와 문화자원을 발굴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또 다양한 공연과 전시로 관광안내소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망양로 486번길 14-13 관람료 무료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매주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www.ebagu.or.kr⑨유치환의 우체통 왜 갑자기 우체통? 의아할 수 있다. 청마 유치환(1908~1967) 선생을 기리는 대형 우체통이 동구의 산복도로에 세워진 이유는 그가 이곳 경남여고의 교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부산항을 향한 통유리창 카페에 앉아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특권을 놓치지 말자. 커피 한잔으로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부산역에서 333번 버스를 타고 컴퓨터과학고에서 하차.⑩천지빼까리 카페 마을 정자 옆에 만들어진 카페는 이름이 예술이다. 이른바 ‘천지빼까리 까꼬막 카페’. 동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 카페는 시원하게 뚫린 유리창을 통해 세상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은 전망, 특히 근사한 야경을 선사한다. 부산역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초량6동에서 하차.⑪까꼬막 게스트하우스 마을에서 운영하는 체험센터라는 설명보다는 게스트하우스로 이해하면 훨씬 용도가 명확해지는 곳이다. 그것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2층 방에 올라가 불을 끄고 창밖을 바라보면 산비탈 마을의 야경이 별빛과 함께 쏟아져 들어온다고. 1층은 주방 겸 거실이지만 취사를 금지하는 대신 배달 가능한 동네 맛집 목록을 준비해 두었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terview 新 르네상스의 건축가 김진우그는 초량동에 아무 연고가 없는 이방인이다. 서울에서 판문점 ‘평화의 집’을 설계했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지금도 성북동 주택을 설계하느라 바쁜 건축가다. 그런 그가 어느날 산복도로를 찾아와 집 한 채를 구입하더니 동네에게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변신시킨 것. 구청 직원들이 ‘꼭 가봐야 한다’며 앞장섰다. 이런 방문에 익숙하다는 듯 건축가 김진우 선생이 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놀 유遊’자에 ‘벗 붕朋’자, 유붕정이라는 이름이 게스트하우스화된 이 집의 용도를 설명해 준다면 파티에 최적화된 너른 주방과 식탁, 직접 디자인한 난로와 가구들, 거실 한 면을 장식하고 있는 앤디 워홀의 그림과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은 그의 취향을 말해 준다. 비밀스럽게 자리잡은 황토찜질방과 화장실, 기둥 역할을 하는 계단 등등 구석구석이 감탄거리다. 산에서 바다로, 막힘없이 내리꽂히는 이곳의 경치에 반해 버렸다는 그는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위해 기꺼이 앞장설 생각이다. 그에게 자극받은 이웃들도 스스로 집 단장에 나서고 있다니, 이미 르네상스는 시작됐다.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부산동구청 051-440-4281
  • 지역민 의료서비스·책임경영 제고 ‘초점’

    정부가 31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내놓은 지방의료원의 개선 방안은 공공성 강화와 특화된 의료서비스, 책임성 강화 및 경영 개선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위기에 빠진 전국 대부분의 지방의료원을 구할 첫 번째 조처로 향후 개선 방향의 청사진을 담았다.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지방의료원 부실이 사회 쟁점이 된 상황에서 질 낮은 ‘3류 의료기관’으로 전락한 지방의료원들의 ‘재생’을 위한 조처다. ‘응급 의료·분만 등 필수 의료 위주의 개편과 다문화가족 및 장애인, 노인 분야 진료의 특화’ 계획은 지역 특성을 감안, 지역 거점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지다. 지자체의 역할·책임 강화와 의료원 평가 강화는 누적된 적자로 재정 및 신뢰 위기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지역의료원들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 방만한 운영과 만성 적자에 빠진 지방의료원의 책임성을 높이고 회생의 계기를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장 및 경영 평가와 함께 경영실적, 인건비, 단체협약 등 운영정보를 공시하도록 했다. 주민·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를 넓혀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안에도 감독 강화의 뜻이 담겨 있다. 그동안 질 낮은 의료서비스로 지역민에게 외면받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속에서도 각 지역 의료원 종사자들은 방만한 운영 속에 안주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학병원과의 인력 교류와 시설 개선 지원 등은 당장 지역 거점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시·도에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설치해 공공의료기관을 관리하게 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 분야의 표준 운영모델을 개발·평가하며 교육훈련도 맡게 한다는 내용도 대책에 담겨 있다.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표준진료지침 개발’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대학병원과 대도시 의료기관들에 비해 경쟁력과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지방의료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통폐합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의사-환자 원격진료 이르면 2015년 허용

    의사-환자 원격진료 이르면 2015년 허용

    보건복지부는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해 의사가 멀리 떨어진 환자를 진단, 관리하는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29일 입법 예고했다. 복지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법률 개정안을 확정해 늦어도 내년 1월 초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복지부가 내놓은 원격진료 방안은 만성 질환자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대상 의료기관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그것도 재진 위주로 엄격하게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멀리 떨어진 곳의 의사가 다른 의료인에게 지식이나 기술을 자문하는 의사-의료인 간 원격진료는 현재도 가능하지만 진단, 처방을 포함해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 도입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의사-환자 원격진료 허용 범위는 기본적으로 상시적 질병 관리가 가능하고 의료 접근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다. 상시적 질병 관리가 필요한 환자로는 혈압·혈당 수치가 안정적인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 질환자나 상당 기간 진료를 받는 정신 질환자가 해당된다. 또 거동이 어려운 노인, 장애인과 도서·벽지 주민 등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환자, 군·교도소 등 특수 지역 거주자, 병·의원 방문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도 허용 대상이다. 복지부는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급에 원격진료를 우선 허용하고, 의학적 위험을 고려해 원칙적으로는 재진 환자만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원격의료를 전면 도입하면 자칫 대형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다만 수술 퇴원 후 관리가 필요한 재택 환자나 군·교도소 등 특수 지역 환자는 병원급에서도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개정 법안이 국회 심의 절차를 거치고 국회 통과 1년 후 시행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의사-환자 간 첫 원격진료는 2015년 하반기쯤 실현될 전망이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복지부의 방안은 국민 편익 차원에서 의사와 환자 간 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보건소 확대 정책을 보완하는 것”이라면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의료 민영화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송형곤 대한의협 대변인은 “수술 후 재택 환자 등은 병원급에서 원격진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초진부터 대형 병원으로 가겠다는 사람이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의협은 성명서를 내고 “일차의료기관 기반이 무너지고 국민의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지방 중소병원들의 폐업이 잇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경남 진주의료원 청산 마무리

    폐업된 경남 진주의료원 청산이 종결됐다. 경남도는 26일 진주의료원에 대해 지난 7월 2일 해산 등기한 뒤 부채 등을 정리하고 지난 25일 자로 청산종결 등기를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6일 폐업 방침을 발표한 뒤 7개월 만이며 5월 29일 폐업 신고한 지 4개월 만이다. 도는 그동안 신고된 388억원의 채권 가운데 금융권 채무와 영세업자들의 일반 채무 등 101억원을 도비로 변제했다. 23억원은 채무가 아닌 것으로 분류돼 제외했다. 나머지 차입금 264억원은 도 채무로 승계할 예정이다. 진주의료원에서 사용하던 의료장비와 물품 등 1만 100여점은 수요 조사를 거쳐 마산의료원과 도립의료원, 건강관리협회 등 도내 공공의료시설에 무상 양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는 구입가가 161억원 상당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토지와 건물은 도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했다. 도는 의료원은 보건복지부, 진주시와 협의를 거쳐 병원시설로 매각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재취업 문제는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MRI 사줄게, 환자침대 구해줘”… 법망 피하는 ‘병상 리베이트’

    “MRI 사줄게, 환자침대 구해줘”… 법망 피하는 ‘병상 리베이트’

    병원들이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고가 진단장비 판매 업체로부터 ‘병상 리베이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이 이런 고가의 진단장비를 설치하려면 200병상 이상을 갖춰야 하지만 부족한 병상을 채우기 위해 병상을 돈으로 사고파는 기이한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의료기기 판매업체 간 경쟁이 붙으면서 병상 기준을 맞추지 못한 병원이 판매 업체에 병상을 요구하는 현상까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22일 병원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에서는 병상 1개당 최고 80만원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서울의 다른 지역은 개당 30만~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병원이 위치한 인근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병상을 끌어와 판매하는 편법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사실상 ‘리베이트’로 고착돼 성행하고 있지만 마땅히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데 있다. 특히 병상 기준만 충족하면 의원급 병원도 고가의 진단장비를 구입할 수 있어 과잉 진료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비싼 장비를 설치한 만큼 환자에게 자주 검사를 종용하거나 검사 비용을 비싸게 책정하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환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또 병상을 공동 활용하는 의료기관이 폐업하면 다른 의료기관의 병상을 확보할 때까지 환자 진료에 특수 의료장비를 활용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보건복지부령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200병상 미만의 병원이 특수 의료기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다른 병원으로부터 병상 공동 활용 동의서를 받아 200병상 이상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군 지역에서는 100병상 이상인 의료기관만 설치할 수 있다. 관계 당국은 현장에서 법이 잘못 해석돼 부작용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박광택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법은 병원끼리 협조를 통해 진단 장비를 나눠 쓰게 하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법을 잘못 이해해 병상을 사고파는 등의 왜곡된 구조가 고착됐다”고 진단했다. 의원급 병원이 진단 기기를 갖추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 법의 취지라는 얘기다. 하지만 병원 측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자가 의료기관을 고를 때 외형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데다 건강보험 적용도 최근이어서 동네 의원급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장비를 설치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병원 측이 업체에 병상을 구해오라고 떠넘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병상뿐 아니라 환자 수 등 종합적인 규제 근거를 보강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 대비 진단 기기 사용량 등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무관은 “(병상 거래는) 계약서에 명시하는 부분이 아니어서 리베이트로 규제 하기가 어렵다”면서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이 법안을 놓고 연구 용역을 실시하는 등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강남구 민생전담팀, 급식까지 챙긴다

    자치구 차원에서 처음 꾸린 강남구의 민생 사범 수사전담팀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강남구는 최근 ‘민생 저해사범 수사 전담팀’을 확대하고 불법 퇴폐 분야뿐 아니라 원산지 허위 표시 등 지역 주민과 관련된 모든 민생 분야로 수사 영역을 확대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불법 퇴폐 분야’ 수사권을 부여받은 이후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 특성상 행정처분만으로는 불법 퇴폐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수사 전담팀 구성 이후 직접 현장에서 입건해 검찰 송치까지 가능해지면서 유흥업소가 밀집한 선릉역 등에서는 선정성 전단이 자취를 감췄고 학교 주변 유해업소도 자진 철거나 폐업을 하는 등 단속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구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부정·불량식품 제조, 판매를 비롯해 원산지 허위 표시, 수질 및 환경 분야, 그린벨트 훼손 분야의 특별사법경찰권한을 추가로 지정받으면서 어린이집과 병원의 질 낮은 급식 제공, 음식점의 불량 음식 재료 취급, 세차장의 폐수 무단 배출, 녹지를 훼손하는 무단 건축 행위 등에 대해서도 단속에 나섰다. 단속팀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대치동 학원가와 신사동 가로수길, 병원 급식 시설 등 56개 업소를 점검했다. 이를 통해 29곳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했고 그 가운데 1개 업소는 무신고 영업으로 입건과 동시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7개 업소와 19개 업소에 대해 각각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처분을 했다. 또 폐수 배출업소 30여곳을 점검해 세차장을 설치하고 무단으로 유류를 배출한 업체 1곳의 영업주를 입건해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있다.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 1년여간 성매매 근절을 위한 전담팀의 노력이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아 수사권 확대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해치는 민생 사범을 끝까지 추적해 안심하고 자녀를 키울 수 있는 도시, 모든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는 도시, 편안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섬마을 주민 건강지킴이 병원선 ‘인천 531호’

    [포토 다큐 줌인] 섬마을 주민 건강지킴이 병원선 ‘인천 531호’

    누구나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변변한 진료소 한 곳 없는 섬 마을 주민들이다. 특히 고령자들이 많다 보니 아픈 몸을 이끌고 뱃길로만 3시간 이상 걸리는 병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병을 참다가 더 큰 병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매주 힘찬 항해를 하는 배가 있다. 바로 ‘병원선’이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해 앞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3일, 인천 옹진군 덕적면 지도(池島). 거친 파도를 헤치고 주민 29명의 섬을 찾아온 병원선 ‘인천 531호’의 도착을 알리는 뱃고동소리가 요란하다. 접안 시설이 없어 병원선은 섬에서 100여m 떨어진 바다에 정박했다. 병원선이 내린 0.5t 종선이 배와 섬을 천천히 오가며 섬사람들을 열심히 실어 나른다. 조용했던 병원선은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든 주민들로 북새통이다. 저마다 먼저 진료를 받기 위해 한바탕 순서 쟁탈전이 벌어졌다. 김용숙(81) 할머니는 “뭍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꼬박 이틀 동안 생업을 포기해야 해요.” 섬사람들에겐 병원선이 아니고선 진료를 받기 어려운 까닭이다. 인천시는 병·의원이나 보건소가 없는 섬 주민들을 위해 병원선을 운영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3명, 간호사 3명, 의료기사 1명, 선박지원 8명과 취사원 1명 등 15~16명이 근무 중이다. 선상진료 과목은 내과·치과·한방과 등 3개 과다. 가장 인기 높은 진료과목은 한방과다. 고기잡이로 온몸 어디 한 군데 쑤시지 않는 곳이 없는 주민들에게 한방은 만병통치약이다. 허리가 불편한 김영덕(73) 할아버지는 “마땅히 치료할 곳도 없는 섬에 병원선이 오면 침도 맞고, 약도 탈 수 있어 한결 몸이 가벼워진다”고 말했다. 채승석(27) 한방과 진료의는 “환자가 많아 힘들긴 하지만 의료진을 누구보다도 신뢰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튿날,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강풍이 잦아들어 주민 113명이 사는 문갑도(文甲島)로 출항을 했다. 전날과는 반대로 의료진이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에 올랐다. 주민들이 모두 병원선에 오를 수 없어 마을 경로회관에서 진료를 하고, 정밀검사가 필요한 사람들만 병원선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병원선이 온다는 소식에 아침 일찍부터 경로회관이 떠들썩하다. 주민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속속 모여들었다. 같은 시간, 치과 의사는 문갑도의 분교를 찾아 학생들의 치아 상태를 점검했다. 병원선은 의료진들의 근무지 중에서도 가장 힘든 도서벽지로 분류된다. 때문에 자원자를 모집한다. 주요 임무는 배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는 섬을 돌며 지역민을 치료하는 것. ‘병원선 사람’들은 1년 중 150일 이상을 배에서 보낸다. 의료업무가 이들의 주 업무이지만 외지인을 접하기 어려운 섬사람들에게 바깥 소식을 전해주며 말벗이 되어주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황정진 선장은 “육지와 왕래가 별로 없는 낙도 주민들은 특히 외로움을 많이 탄다”며 “이들과의 대화도 중요한 진료”라고 말했다. 최근 진주의료원 폐업 사건으로 공공의료기관의 적자 문제가 전국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셀 수 없이 많다. 현재 전국적으로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4곳에 불과하다. 병원선도 5척밖에 안 돼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낙도 주민들을 돌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황정진 선장은 “경제성보다 중요한 것은 낙도 주민의 건강과 복지”라며 “공공의료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병원선 사람들은 배가 집이고, 섬사람들이 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두운 밤바다를 밝히는 등대처럼 병원선 인천 531호의 항해로 좀 더 많은 이들이 건강과 웃음을 찾게 되길 기대한다. 글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폐업 진주의료원’ 4일 현장검증… 진영, 경남도 제소 방침 한발 후퇴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을 둘러싼 국회의 국정조사가 시작됐다. 폐업의 당위성을 어떻게 입증하고 뒤집을 것인지에 국정조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3일 보건복지부 기관 보고를 시작으로 진주의료원 휴·폐업 전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특위에 출석한 진영 복지부 장관은 “진주의료원 해산조례를 공포한 경남도를 대법원에 제소하는 것보다 병원 정상화를 모색하는 게 올바른 방법”이라고 밝혀 제소 방침을 밝혀 온 그동안의 입장에서 한발 후퇴했다. 민주당 등 야권 위원들은 “진주의료원 인건비, 노조의 경영 참여가 과다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고, 새누리당 위원들은 의료원의 관리 소홀을 질타했다. 증인 출석 거부 의사를 밝힌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동행명령 여부를 놓고 여야 위원 간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업무보고가 1시간여 지연되기도 했다.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소속 위원들은 “여야 합의로 홍 지사 동행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새누리당은 “절차상 논란을 접고 공공의료 개선을 위한 본질을 논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출석 촉구안을 의결하자는 정우택 특위 위원장의 중재에 따라 업무보고가 뒤늦게 진행됐다. 특위는 또 4일 오후 2시 진주의료원을 방문해 4시간에 걸친 현장검증도 실시한다. 이 자리에서 특위는 진주의료원 안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아직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 2명과도 면담할 계획이다. 또 노조원 면담을 통해 홍 지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적자 원인이 강성노조 때문인지, 정상화 가능성이 정말 희박한 상황이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복지부 “진주의료원 해산案 위법” 재의 요구… 홍준표 “거부”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와 보건복지부의 재의 요구를 모두 거절하고, 상위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문제가 없으면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를 다음 주에 공포하겠다고 밝혔다. 13일 홍 지사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 국정조사와 관련해 그는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나갈 의무가 없다”며 특위가 증인으로 채택하더라도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운영은 지방 고유 사무로 국정감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국정감사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경남의회가 통과시킨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도록 홍 지사에게 통보했다. 김기남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여러 차례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요청했지만 일방적으로 폐업과 법인해산을 위한 조례개정을 강행한 것은 의료법 제59조1항에 따른 지도명령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고보조금을 투입한 진주의료원을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산하고 그 잔여 재산을 경남도에 귀속하도록 한 조례 조항은 보조금을 사용목적과 달리 쓸 때 복지부 장관 승인을 거치도록 한 보조금관리법 제35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이날 진주의료원 해산조례안에 대해 복지부가 재의를 요구한 데 대해 “재의 요구가 도지사의 행위를 귀속하지는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지사는 또 “진주의료원을 다시 개원하거나 특성화 병원 등으로 바꾸어 문을 여는 것은 위장 폐업에 해당돼 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진주의료원은 매각한 뒤 그 금액으로 진주의료원 운영으로 생긴 부채를 갚고, 남는 돈은 모두 서민 의료와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에 사용할 것”이라고 처리 방향을 밝혔다. 아울러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주민투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위기의 공공의료] (중) 대안은 있다

    [위기의 공공의료] (중) 대안은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힐 당시 만성 적자와 부채 등의 경영상 이유를 내걸었다. 반발이 거세지자 “진주의료원은 강성(귀족) 노조의 해방구”라며 책임을 노조에 돌렸다. 하지만 그는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2008년부터 6년째 임금이 동결됐고 지난해 9월부터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점은 외면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살리려면 매년 70억원씩 발생하는 손실도 보전해줘야 한다”고 언급하고 대신 매년 50억원을 편성해 이를 서부경남 의료 낙후 지역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진주의료원 시설 투자비는 한 푼도 없었다. 재정적자만 놓고 보더라도 홍 지사의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남도 재정공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경남도 지방채무는 1조 5226억원이었다. 경남도는 2011년 발행한 지역개발채권 2477억원과 상환·소멸한 1883억원의 차액 594억원이 지방 채무 증가액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진주의료원의 당기순손실은 63억원이었다. 경남도에서 지역 개발 사업을 하느라 늘어난 채무는 진주의료원 적자보다 10배가량 더 많은 셈이다. 경남도와 달리 지방의료원을 살리고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대안 모델도 만들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다. 서울시는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서울의료원에 지난해 173억원, 올해 187억원을 지원했다. 1월부터는 전체 623개 병상 가운데 29%인 180개 병상을 ‘보호자 없는 병원’인 환자안심병동으로 전환했다. 서울시에서 별도로 36억원을 지원해 간호사도 대폭 충원했다. 서울의료원 역시 2011년 149억원에 이르는 당기손순실을 기록했고 누적적자가 315억원이나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설 확충과 환자안심병동 등으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경기도의 6개 지방의료원은 지난해 부채가 모두 442억원이었고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도 88%나 된다. 인건비가 80%를 넘고 지난해 부채가 280억원 이상이라는 진주의료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문수 경기지사 역시 홍 지사처럼 ‘강성 노조’를 문제 삼는다. 하지만 김 지사는 도내 6개 의료원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경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에서 홍 지사와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김 지사는 2006년 취임 이후 지방의료원 신축, 리모델링 등에 836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1363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12월 도의회가 매각, 이전, 폐쇄 등의 고강도 대책을 요구하며 예산안 심의를 조건부 거부하기로 했을 정도로 5개 지방의료원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했다. 이에 대해 최문순 강원지사는 “위탁이나 매각은 없다”고 선을 긋는 한편 지난해 경영개선자금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투자를 늘렸다. 2011년 91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44억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특히 강릉의료원은 인공관절 특성화사업에 집중하면서 전체 119개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지난달 도의회는 의료원 관련 추경예산 37억원을 통과시켰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한국형 공공의료 서비스 모델 강구할 때다

    경남 진주의료원이 결국 폐업 절차를 밟게 됐다. 진주의료원은 어제 “더 이상 회생 가능성이 없어 폐업한다”며 남아 있던 직원 70명에게는 이 날짜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로써 지난 2월 경남도의 폐업 발표 후 3개월을 끌어온 이번 사태는 도의회가 해산 조례안을 가결하면 폐업으로 마무리된다. 진주의료원 사태는 열악한 우리의 공공의료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 함의는 적지 않다. 진주의료원 사태는 2008년 534억원을 들여 325개 병상의 병원을 지었지만 누적적자가 279억원에 이르고, 매년 7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경남도는 경영 부실이 제 밥그릇만 챙기는 ‘귀족노조’ 탓이라며 폐업이란 극약처방을 내렸고, 노조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의료는 태생부터 경영 부실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맞섰다. 끝간 데 없는 양측의 ‘네 탓 싸움’은 정치권과 의료노조, 사회단체가 가세하며 전국적 이슈가 됐었다. 공공의료원의 경영 부실 논란은 어제오늘의 문제도, 진주의료원만의 문제도 아니다. 공공의료원은 현재 전국 13개 광역시·도 등에서 34개가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공공의료원 중 2011년에 흑자를 낸 곳은 청주·충주·포항·김천 등 7곳뿐이다. 전체 공공의료원의 한 해 적자만도 655억 5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까닭에 공공의료원에 민간 병원의 경영 잣대만을 들이대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도 이런 면에서 보면 최선의 선택이 아니란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쟁점이 그만큼 복잡다기하다는 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공공의료의 현실을 철저히 짚고, 해결 방안을 속히 내놓아야 한다. 때마침 우리 사회에는 복지정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보건 당국도 ‘지방의료원 발전 대책안’을 마련 중이고, 새누리당도 진주의료원 사태를 종합 검토해 해법을 강구하자는 견해를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의료원 폐업 후 다른 정상화 방안을 찾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차제에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연관성도 면밀히 살펴 국가 전체의 의료체계를 짜길 바란다. 이는 부실 무상의료나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영국과 의료시설의 민영화로 저소득층이 진료조차 받지 못하는 미국 사례를 적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한국형 공공의료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진주의료원 폐업] 적자 이유 서민의료기관 폐업 당위성 논란

    [진주의료원 폐업] 적자 이유 서민의료기관 폐업 당위성 논란

    진주의료원은 1910년 설립돼 103년 동안 서민의 공공의료서비스를 담당해 온 서부경남지역의 대표적인 지역거점 공공병원인 만큼 폐업으로 인한 서민들의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는 대신 해마다 50여억원의 예산을 서부경남 공공의료서비스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첨단 의료 시설과 장비를 갖춘 진주의료원의 역할을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많다. 무엇보다 적자를 이유로 지역의 공공의료기관을 폐업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7군데뿐인 상황에서 적자와 부채를 이유로 공공의료기관을 폐업하면 살아남을 지방의료원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홍 지사는 취임 3개월여 만에 귀족노조, 예산낭비, 적자경영 탈피 불가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홍 지사가 일방적으로 폐업을 결정한 뒤 강성·귀족노조라고 공격을 퍼부으며 폐업으로 몰아간 것은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야권과 노조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료기관은 서민들을 위한 공공의료에 충실할수록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수익성을 잣대로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시킨 사례가 공공의료기관 폐업의 선례가 되지 않을까 공공의료기관노조와 정치권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의 폐업이 공공의료의 포기 및 축소의 신호탄으로 작용해 전국 지방의료기관의 도미노식 폐업이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는 정치권과 지자체, 국민 모두가 공공의료 정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국회는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성 강화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마음대로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폐업시키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운영 경비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복지부도 지방의료기관의 경영 효율성뿐 아니라 공익적 기능 강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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