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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국내 희귀·난치병 110종… 50만명 ‘신음’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병인데,완치는 어렵고,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희귀·난치병 환자나 가족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고민이다.우리나라에는 희귀·난치병이 110여 종류에 환자수만 50만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21만명이 가입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www.kord.or.kr)는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진료비가 가장 큰 부담 지난 2002년 대사 및 지질축적장애(고셔병)로 병원을 찾은 한 남성(당시 33세)을 보면 희귀병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그는 50일간 외래진료를 받고 일주일 동안 입원한 비용으로 5000여만원을 본인이 부담했다.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까지 합하면 진료비는 더 늘어난다. 문제는 암 등 다른 중증질환과는 달리 희귀병치료는 1∼2년 사이에 끝나지 않고 평생 치료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연간 5000만원씩 병원비를 내면 웬만한 가정은 파탄날 수밖에 없다. ●11개 질환은 정부가 직접 지원 희귀·난치병은 우선 진단이 어렵고 병명이 밝혀져도 딱히 치료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병이 많아 치료약값도 턱없이 비싸다.보건복지부도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시행중에 있긴 하다. 혈우병 등 12개 희귀질환은 외래진료를 받을 때 본인부담률이 30∼50%였던 것을 20%까지 낮췄다. 올해부터는 다운증후군 등 62개 희귀 질환도 새로 대상에 포함됐다. 이렇게 되면 약 19만명의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혜택을 보게 된다. 또 희귀·난치성 질환중에서도 만성신부전증투석,근육병,혈우병,고셔병,크론병,베체트,다발성경화증,아밀로이드증 등 11개 질환은 정부가 직접 보험이 적용되는 부분에 한해 예산으로 진료비를 지원해주고 있다.이렇게 해서 지난해 12월말 기준 1만 3008명이 지원을 받았다. 김성수기자˝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선천성 면역결핍증 안남규군

    서울신문사는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로또공익재단과 함께 ‘희귀병 질환자 돕기 캠페인’을 전개합니다.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소개하고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와 사회적 관심을 조성하기 위한 행사입니다.또 희귀병의 최신 정보를 제공해 치료·연구를 후원하는 등 희귀질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똑같은 일을 두번이나 겪는 게 더 가슴이 아픕니다.” 생후 15개월된 남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고 있다.백일을 넘긴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입원기간만 다 합해도 8개월을 훌쩍 넘겼다.태어난 뒤 집에 있었던 기간보다 병원에 있었던 시간이 더 긴 셈이다. 남규는 지난 2월말에 폐렴에 걸려 다시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에 입원했다.병원을 제 집처럼 들락날락거려도 완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남규네 가족에게는 이번 불행이 두번째다.지난 2000년 5월 남규의 형도 생후 45일째 부산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사망 당시에는 병명조차 몰랐다가 사후에 선천성 면역결핍증이 의심된다는 판명을 받았다. 유전질환인 만큼 남규를 임신했을 때 어머니 최홍경(33)씨는 각별히 조심을 했다.출산 전에 피검사 등 선천성 면역결핍증과 관련된 검사를 모두 받고 태아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그래서 남규를 낳았는데 막상 출산 후에 문제가 생겼다. 남규의 아버지 안도호(37)씨는 “남규가 태어난 직후 병원에서 ‘첫애와 똑같은 선천성 면역결핍증에 걸렸다.’고 알려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때부터 남규네 식구들의 생활은 크게 달라졌다.부산에서 부부가 함께 하던 스포츠용품 가게는 문을 닫다시피하고,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선천성 면역결핍증 전문가인 서울대병원 소아과 김중곤 교수를 찾아가 남규의 치료에 매달렸다. 투병생활을 이제 갓 시작했을 뿐이지만 남규네는 벌써부터 치료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난해에는 7개월간 입원했는데 본인부담금만 1500만원을 넘었다.월 150만원 남짓한 남규 아빠의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벌써 빚이 7000만원을 넘었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들은 병원비보다도 보험적용이 안되는 약값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감염을 막기 위해 항곰팡이제인 암비솜 주사제를 써야 하는데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부담이 크다. 1회 투여에 24만원이나 하는 데다 앞으로 투여량이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남규의 부모는 남규의 상태가 한치앞을 예측하기 어려워 항상 불안하다고 털어놓는다.“남규는 열이 한번 나면 40도를 넘기는 건 흔해요.면역력이 약해 폐렴에 걸리면 안되니까 퇴원해서 집에 가도 1주일에 한번씩은 꼭 병원에 가서 X레이검사를 받고 있어요.” 계속된 항생제 복용으로 부작용이 생기고,생후 15개월이 됐지만 체중이 10㎏도 안 나가는 등 또래보다 성장이 3∼4개월 늦은 것도 속상한 일이다. 하지만 정작 두려운 것은 앞으로 남규가 말을 할 만큼 자랐을 때의 일이다. “지금이야 말못하는 아기니까 모르지만,어느 정도 커서 친구들과 놀고 싶을 때 ‘너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안되니까,놀이터에도 나가면 안된다.’고 말하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매정한 엄마라고 저를 욕하겠지요.그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목이 멥니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이란? 유전자 이상으로 비롯되며,세균 등의 감염으로 림프절,피하조직,폐,간,뼈,소화기 등의 내장기관에 곰팡이가 생기거나,육아종이 생긴다.40도 이상의 고열이 보름 이상 지속되며,1세 이전에 주로 발병한다.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고,뚜렷한 치료법도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기도박’ 10년만의 복수

    아내의 병원비 등 거액을 사기도박으로 날린 60대가 자신의 돈을 가로챈 도박꾼 2명을 잇따라 살해,시체를 유기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 중부경찰서는 23일 사기도박꾼 2명을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송모(68·무직·전북 전주시 팔복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달 16일 낮 12시쯤 “동네에 돈 많은 사람 2명이 있으니 함께 한판 붙자.”며 10여년 전 사기도박으로 자신의 돈을 따간 장모(40·전주시 평화동)씨를 집으로 유인,흉기로 수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다. 이에 앞서 송씨는 지난해 1월24일 같은 수법으로 정모(68·전주시 송천동)씨를 자신의 집으로 꾀어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송씨는 장씨와 정씨를 살해한 뒤 이들의 도박자금 500여만원을 챙기고 시체를 농수로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지난해 변사체로 발견된 정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 자신의 전화번호가 나와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었다. 송씨는 경찰에서 “10여년 전 장씨 등에게 아내 병원비와 결혼을 앞둔 딸의 아파트 계약금 등 1800여만원을 잃었다.”면서 “나중에 아내가 죽고 사기도박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앙심을 품고 있다가 그들을 유인해 살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팔복동 일대를 한달여 수색,송씨의 집에서 장씨의 시체에 덮여 있던 의류회사 포장용 박스와 같은 종류의 피묻은 박스를 찾아내 송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사채이용자 40% “자력상환 불능”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고객 10명중 4명은 자력으로 기존의 빚을 갚기 힘든 것으로 드러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또 대부업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대출을 받아 카드·은행 연체대금을 갚고 있으며,1인당 평균 790만원 정도를 연 평균 118%의 금리로 빌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대부업체 고객 16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이들 가운데 채무를 자력으로 갚을 수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1%로 절반이 넘었으나 ‘채무 재조정이 되면 갚겠다.’(23%),‘도저히 갚을 수 없다.’(17%) 등 현 상황에서 갚을 수 없다는 응답도 40%나 됐다.금감원 관계자는 “응답자의 상당수가 상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조기상환 유도와 도덕적 해이 방지,대부업체의 무분별한 대출방지 대책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금 용도는 카드·은행·사금융 대출금 상환(56%) 등 기존 채무를 갚는데 쓴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반면 생활·사업자금은 39%에 불과했다. 대부업체 이용사유로는 병원비 등 급전 필요(21%),사업 실패(20%),실직(18%),과소비(12%),증권투자 실패(9%),유흥비(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생계유지형’ 이용 비중(59%)이 2002년 조사보다 15% 포인트나 급등,어려워진 경제여건을 반영했다. 대부업체의 대출금과 관련,응답자의 79%가 1000만원 이하의 소액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790만원으로 추정됐다. 또 이번 설문조사로 추정된 대부업체의 평균 금리는 연 118%로,2002년 조사(171%)때보다 떨어졌지만 대부업법에서 제한한 66%에 비해 월등히 높아 무등록 대부업체에 의한 음성적인 대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부업체 이용자의 연령·직업·학력별 분포를 보면 20대 이하(33%)와 회사원(46%),대졸 이상(46%)의 비중이 2002년 조사에 비해 각각 5∼16%포인트가 늘어나 대부업체 이용이 사회 일반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고령화사회 중국인들

    중국이 급속도로 고령화사회로 진입 중이다.60세 이상 고령자가 1억 4000만명으로 전인구의 10%를 넘었다.65세 이상 인구는 9400만명으로 전체의 7%를 초과했다.중국 국가통계국은 60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매년 3.2%씩 늘고 있으며,1000만명의 80세 이상 노인들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70년대 말부터 추진되고 있는 ‘1자녀 갖기 운동’ 때문에 2명의 자녀(부부)가 4명의 노인(친가·처가)을 부양하는 ‘기형 구조’가 멀지 않은 장래에 실현될 조짐이다.이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는 장기적 노인복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동쪽 외곽에 위치한 싱광(星光) 노인건강회복센터.유럽식 철제 대문을 들어서면 아기자기하게 꾸민 강남풍 정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양로원 실내에는 TV와 VCR,에어컨 등 전자제품은 물론 마작과 바둑,장기,헬스기구 등도 보인다. 이날은 와유차이(瓦有財) 노인의 80세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렸다.케이크를 가운데 놓고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주니성르콰일러(祝生日快樂)”를 외쳤고,와 노인은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촛불을 껐다. 싱광 노인건강회복센터는 3년 전부터 주변 노인들의 생활을 돌보며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양로원이다.이곳 노인들은 모두 14명이고 평균 연령은 75세 안팎이다.이 양로원은 사업가 량보쥔(梁寶君·35)이 755만위안(약 11억원)을 투자해 국가에 헌납했고 매년 40만위안(6000만원)을 무료로 지원한다.하지만 이런 행운의 양로원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90% 이상이 실비만 받고 운영하는 양로원이나 노인복지센터가 주류를 이룬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산리툰(三里屯) 퉈라오쒀(托老所·양로원)는 전형적 유료 양로원.아담한 분홍색 단층 건물로 1실 3인 거주의 방 5개를 구비한 소규모 양로원이다.대문을 들어서면 30평 정도의 마당에 아령이나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노인 1인당 비용은 480위안(7만 2000원)이고 국가에서 운영비의 절반 정도를 지급한다. 양로원 책임자인 왕칭(王靑) 여인은 “회사에서 샤강(下崗·정리해고)된 이후 3년 전부터 이곳에서 실비만 받고 일하고 있다.”며 “양로원 운영은 늘 돈이 부족해 주민위원회 의연금 등 정부 보조로 힘겹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로원 운영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지원도 큰 힘이 된다.빨래와 청소·식사는 2명의 봉사자들이 전담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대학생들이 대청소나 이발을 도와준다.양로원 인근 경찰병원은 2주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무료로 해준다. 이곳에 살고 있는 장후이민(張慧敏·여·65)은 “남편이 죽고 나서 자녀들이 사업에 바빠 짐이 되기 싫어서 양로원에 왔다.”며 “7년 전 방직공장 퇴직금으로 양로원 비용을 내고 있고 이곳 생활은 아주 쾌적하다.”고 대만족을 표시했다. 모두 14명이 생활하는 이곳 노인들은 아침 7시 식사 이후 1시간 가량 산책 겸 운동을 한다.다음에 TV 시청이나 마작,바둑,장기 등의 오락 이후 반드시 낮잠을 잔다. ●농촌은 노인복지의 사각지대 예부터 농촌 노인들은 ‘노후는 아들에게 의지한다.’는 관념 속에 살아왔다.하지만 개혁·개방 이후 급속한 산업화는 8억 인구의 농촌을 노인 복지의 ‘사각지대’로 만들었다.중국 농민의 1인당 1년 수입은 평균 2000위안(30만원) 안팎.가난에 찌든 젊은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로 몰려가 민궁(民工·농촌의 도시근로자)으로 변한다.농사 지을 힘이 없는 농촌 노인들이 빈 집에서 쓸쓸히 죽음을 기다리는 사례가 다반사다.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돈 한푼 없는 농민들을 위해 농민 양로를 사회 시스템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지방에서는 농민 양로 보험제도가 시험적으로 시작됐다.만 18세 이상 농민들은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매년 267위안(4만원)씩 15년간 보험금을 내면 여성은 만 55세,남성은 60세 되면 매달 죽을 때까지 정기적으로 양로금을 받는 제도다. ●자본주의가 노인 경시 풍조 불러 중국에선 자식들의 봉양을 받지 못하는 외로운 노인들을 쿵차오(空巢·빈 둥지)라고 부른다.맞벌이가 보편화된 중국에서 노인들은 텅 빈 집에서 소외되기 십상.13억 인구의 노동력이 포진한 중국에서 노인에게까지 일거리가 돌아올 여력도 없어 하나뿐인 손자들을 통학시키는 일 정도가 그나마 낙이다. 최근 과거의 축구 명장 출신인 쉬푸성(徐福生·75) 노인이 베이징 거리에서 젊은 택시 운전사에게 맞아 죽은 일이 발생했다.이 사건은 전 중국에 광범위한 비판과 반성을 불렀다.일부 언론들은 “중화민족의 전통 미덕인 ‘준라오아이유(尊老愛幼·노인을 존중하고 유아를 사랑한다.)’가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했다. 베이징대 천샤오펑(陳小鵬) 교수(철학과)는 “급속히 확산되는 자본주의·시장주의가 약자(노인)를 경시하고 학대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며 날카로운 메스를 가했다. ●종합 노인복지 서비스 착수 1인당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120만원)에 불과한 중국 가정에서 부담하는 ‘노인비용’은 만만치 않다.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연간 5000위안(75만원) 이하 가정이 27%이고, 5000∼1만위안(150만원)의 가정이 37%로 나타났다.양로비 지출이 1500위안(22만 5000원) 이상인 가정도 14%에 달했다.노인들의 병원비와 보건약품(보약류),보모 고용비 등으로 가장 많이 지출됐다.한편 노인들의 가정 양로 선호도가 75%에 달했다.하지만 대부분 가난한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하는 분위기다.이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는 지난해 70억위안(1조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2만개의 ‘싱광라오런자(星光老人家·별빛 노인의 집)를 건설했다.일종의 다기능 노인복지센터로,도시를 중심으로 각 사회구역 단위로 양로에 도움을 주고 노인들의 활동 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중국 정부는 지난 96년부터 양로보험제도를 실시하는 등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만들기 시작했다.그러나 한정된 재원으로 급속히 전개되는 노령사회에 대비하기는 역부족이란 시각이 많다. oilman@˝
  • 18년만에 되찾은 양심

    아들의 병원비를 내지 않고 달아났던 40대 주부가 18년만에 이를 갚은 사실이 27일 뒤늦게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주약동 제일병원(병원장 정회교·70) 원무과 창구에 이모(46·여·사천시 곤명면)씨가 ‘밀린 병원비 21만원’이라고 적힌 봉투를 내밀었다. 직원이 “무슨 돈이냐.”고 묻자 이씨는 1986년 당시 5살이던 아들(23)이 식탁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완치 후 달아난 사연을 털어놨다.당시 이씨의 남편은 백혈병으로 항암치료 중이어서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이씨는 “최근 사찰을 찾아 한 스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스님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병원비를 갚아라.’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며 “미안한 마음에 내년부터 병원측에 매월 30만원씩 장학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씨의 사정을 들은 병원측은 아들의 병원 진료카드를 찾았으나 이미 폐기처분된 상태여서 21만원을 병원 수입으로 잡지 않고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병원 관계자는 “각박한세태에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원무과 직원들 모두가 흐뭇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주 이정규기자 jeong@
  • 설특집 We/비디오와 뒹굴뒹굴

    ●위대한 유산(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오상훈/임창정·김선아·공형진 오상훈 감독의 데뷔작.명문대학 심리학과를 나오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남자와,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무료하게 비디오가게만 지켜야 하는 여자의 티격태격 ‘사랑만들기’. 임창정과 김선아 콤비의 여유넘치는 코믹연기에 배꼽을 잡을 만하다. 취업대란시대에 한줄기 코끝 찡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야마카시(액션) (감독/배우) 아리엘 제이통/쇼 벨 딘·윌리엄스 벨 ‘야마카시’란 맨손으로 도심 빌딩을 오르내리거나 낙하하는 일종의 익스트림 스포츠.파리 뒷골목을 전전하는 7명의 20대 야마카시 동호회원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이다.이들을 흉내내다 어린 아이가 다치자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회원들은 ‘있는 집’만 골라 터는 ‘현대판 로빈후드’가 된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멜로사극) (감독/배우) 이재용/이미숙·전도연·배용준 지난 10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흥행작.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과거에 급제하고도 풍류에 빠져사는 선비 조원과,내연의 관계이자 명문가 정실부인 조씨가 은밀한 사랑게임을 벌인다.조원이 정절녀 숙부인을 유혹해내는지의 여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갈수록 진정한 사랑에 눈떠가는 조원과 숙부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시카고(뮤지컬 드라마) (감독/배우) 롭 마셜/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리처드 기어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 6개 부문 수상작.스타를 꿈꾸는 여자와 그 욕망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했다. 임신 중에도 쇼걸처럼 화려한 무대를 꾸민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의 춤솜씨가 놀랍다. 리처드 기어의 탭댄스도 볼만하다. ●신밧드-7대양의 전설(애니메이션) (감독/배우) 팀 존슨/- 혈기와 모험심으로 충만한 바다의 도적 신밧드는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책’이 사라지자 이를 훔쳤다는 누명을 쓴다.친구 프로테우스가 대신 감옥에 갇히자 신밧드는 ‘평화의 책’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길에 나선다.브래드 피트,캐서린 제타 존스,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했다. ●젠틀맨 리그(SF·액션) (감독/배우) 스티븐 노링턴/숀 코너리·스튜어트 타운젠드·페타 윌슨 1억 1000만 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원작만화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보물’‘드라큘라’ 등 유명 SF·팬터지소설의 주인공 7명이 세계를 제패하려는 ‘팬텀’의 음모에 맞선다는 내용.지킬박사가 야수로 변하는 모습 등 다양한 컴퓨터그래픽(CG)기법과 첨단 기술이 화면을 압도. ●굿바이 레닌(드라마) (감독/배우) 볼프강 베커/다니엘 브르헬·카트린 사스 2002년 유럽영화제 6개부문을 수상한 유쾌한 독일 코미디.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어머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동독의 몰락을 보고 받을 충격을 우려,자식들이 집안과 주위 환경을 이전처럼 꾸민 이후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코믹하고 따스하게 그렸다. ●여섯개의 시선(옴니버스·단편) (감독/배우) 박광수 등/변정수 등 여섯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주제로 인권 사각지대를 비춘 옴니버스식 단편 영화.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학년생들의 취업준비,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편견,장애인의 취업난과 이동권 문제 등 ‘불평등 한국’의 단면을 요모조모 조명.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각 편의 작품성도 높다.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2)배보다 배꼽이 더 큰 농가부채

    예고없이 터지는 자연재해,해마다 늘어나는 영농비용,수입산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락 등으로 농가마다 빚더미에 쌓여 아우성이다.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막다른 길로 몰리면서 삶을 포기하는 농민들도 수두룩하다.아무리 노력해도 늘어만 가는 부채는 이제 농민에게 ‘시시포스’와 같은 ‘천형’(天刑)이 됐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채 밭 1800평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충남 청양군 비봉면 신월리 이병익(52)씨는 빚이 1억원이 넘는다.5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는데,자녀 교육비 등을 도저히 댈 수 없어 멜론 재배에 손을 댔다.그러나 태풍과 폭설 피해를 네번이나 겪어 하우스시설을 재설치하면서 몇 백만원이던 빚이 이렇게 늘었다. 이씨는 “멜론을 재배해도 원금과 이자는 물론 어머니 병원비 등을 대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빚을 얻어 수명이 6∼7년인 이앙기·트랙터·콤바인을 대당 2000만∼5000만원 들여 산 뒤,허덕이면서 갚다보면 농기계가 낡아 다시 거금을 들여 구입해야 해 농민들은 ‘빚의 악순환’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우스 1200평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유원균(43)씨도 빚이 8000만원에 이른다.1996년 처음 오이를 재배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1000만원이던 빚이 이렇게 불어났다. 전남 강진군 칠량면 당월리 김변중(39)씨는 빚이 1억원이다.지난해 1800평 시설하우스에서 1억 2000여만원 매출을 올렸으나 기름값 4000여만원 등 인건비와 농약대 등을 빼면 이자갚기도 빠듯하다. 벼농사만 짓는 농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지난 12일 찾은 옥천군 안내면 인포리는 전체 40가구 가운데 폐가가 10가구를 넘었다 농가주택 사이사이로 주인이 떠나 문짝이 떨어지고 지붕이 내려앉은 폐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마을회관에는 환갑이 넘은 노인 6∼7명이 모여앉아 얘기하고 있었다.주민 홍모(68·여)씨는 “빚을 진 이웃이 하나둘 떠나면서 이제는 초등학생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기준 농가의 가구당 부채는 1989만원으로 이 가운데 농기계 구입 등 농사를 지으면서 발생한 생산성 부채는 1500만원선에 이른다.하지만 시설하우스를 하는 농민과 미래의 농촌을 짊어질 대부분의 청장년은 가구당 보통 5000만원,많게는 1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신용불량자와 자살 속출 20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 중인 전남 장흥군 관산읍 옥당1리 위성춘(43)씨는 자신을 포함해 부인과 아버지·어머니 등 가족 모두가 빚쟁이로 내몰렸다.자신이 진 것과 보증으로 떠안은 것 등 빚이 2억원이었으나 연체이자에다 외환위기 때 ‘살인금리’가 붙으면서 5억원대로 증가했다.위씨는 이미 신용불량자가 됐다.연말이면 연체이자를 갚느라 아내와 부모 명의로 추가 대출을 받다 헤어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경북 군위군 H농협의 경우 지난해 말 1400여명의 조합원 중 30%인 420여명이 신용불량자다.한해 농사를 지어도 이자 등을 갚지 못하면서 전년보다 100여명 증가했다.이들 농가의 부채 규모는 가구당 5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이다.군내 다른 농협의 농민 신용불량자도 100∼300여명에 이른다.막다른 길에 몰린 농민들은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청양군비봉면에 사는 조모(52)씨는 지난해 여름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쌀과 담배농사를 짓다가 빚이 해마다 늘어 1억원이 넘으면서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이 길을 택했다. 이모(55·옥천군 안남면)씨도 쌀·담배농사를 짓다가 빚이 1억원을 넘어 갚을 수 없게 되자 한달 전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면사무소 관계자는 “700여 농가가 있는 안남면에서 IMF사태 이후 빚 때문에 자살한 농민이 1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비상구가 없다 옥천군 유원균씨는 “농사를 지어도 생산비조차 안 나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농산물 가격은 변동이 심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토마토의 경우 10㎏에 2만∼3만원을 호가하다 어떤 때는 2000∼3000원으로 떨어지는 등 10배 가까이 차이날 정도로 변동폭이 심하다. 청양군 이병익씨는 “배운 게 농사밖에 없고 이 나이에 뭘 하겠느냐.당장 농사를 그만두면 앉아 굶어죽는 수밖에 없어 빚이 늘어도 농사를 포기하지 못한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장흥군 위원환씨의 대차대조표 지난 97년 고향에 정착해 16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7년째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위원환(42·전남 장흥군 관산읍)씨는 벌기는커녕 되레 2억 2400만원의 빚이 있다. 그 해 여름,정부 보조·융자 각 40%,자부담 20%로 1억 4000만원을 들여 하우스 등 시설을 갖췄다.연리 6%에 3년 거치 7년 상환으로 융자금 5600만원이 그대로 빚이 됐다. ●기름값 인건비 상승… 방울토마토값 폭락 출발은 토마토 값이 좋아 산뜻했다.그 해 겨울 첫 수확에서 제반 비용을 떨고도 3000만원이 손에 들어왔다.5㎏짜리 7000상자(상자당 1만원)를 팔아 매출 7000만원에 난방비 1500만원,인건비 1000만원,포장상자 425만원,비료와 농약 600만원 등 4000만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98년은 최악의 해였다.경유값이 드럼(200ℓ)당 12만원으로 치솟은 반면 토마토는 상자당 5000원 이하로 곤두박질했다.여름 수확(매출 2000만원)을 빼고 11월부터 나오는 겨울 토마토는 이듬해 5월까지 나온다.매출액이 3000만원에 그쳤다.기름값(2300만원)을 주고 나니 사실상 빈 손이었다.인건비와 종자대,농약값,경영비 등 3000만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왔다. 99년 흙이 아닌 물 속에서 토마토를 기르는 수경재배로 돌아섰다.8000만원을 더 들여 양액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보조(40%)를 빼고 융자·자부담 등 다시 4800여만원의 빚을 졌다.값마저 낮아져 매출이 3000만원으로 떨어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체이자(18%)를 막기 위해 추가로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비교적 순조롭게 2000년 3000만원,2001년 2300만원,2002년 30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최저가격 보상제 실시 농민불안 없애야 다행히 올해 ‘토마토가 인체에 좋다.’는 언론홍보 덕에 토마토가 상자당 1만 5000∼2만원으로 높아져 위안이 되고 있다.올해 순익 5000만원을 내다본다.1년이면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만 해도 4000만원이다.쌀 농사도 없고 다른 사업을 한다거나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다.오로지 토마토에 매달린다.위씨는 “특용작물은 생산과잉이나 소비감소 등으로 폭락하기 일쑤다.돈이 된다면 우르르 심는 농민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정부에서 최저가격 보장제를 제도화해 농민들의 불안을 없애는 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농경지 경매 작년 의성서만 664건 농민들에게 잇단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있다.돈가뭄으로 금융기관에서 논·밭을 담보로 얻어 쓴 빚을 갚지 못해 농경지가 경매처분돼 파산농이 속출하고 있어서다.담보로 집까지 날리게 될 농민은 가족과 함께 딱히 살 곳이 없어 한겨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해마다 ‘뼈빠지게’ 농사를 지었지만 돌아오는 건 회한과 눈물 뿐이라며 허탈감에 빠져 있다. ●대출금 연체 논·밭·집까지 경매 5000여평의 농사를 짓는 이모(55·경북 군위군 효령면)씨는 5∼6년 전만 해도 부자는 아니었지만,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그러나 해마다 농산물 값은 하락한 반면 농자재·인건비 상승이 보태져 빚은 갈수록 쌓여만 갔다.결국 지난 연말 전 재산 2억원 정도를 법원경매에 넘기고 말았다. 의성군 단촌면 박모(43)씨는 IMF사태때 회사의 부도로 농촌에 돌아와 4년째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있다.그러나 2년 연이은 자연재해로 은행빚만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대구지법 의성지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의성·군위·청송지역에서 나온 전체 경매건수는 664건(농경지가 90% 이상)이나 됐다.2001년 438건,2002년 558건에 비해 해마다 큰 폭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지난해는 IMF사태로 부동산 경매가 절정을 이뤘던 1999년(752건) 수준에 육박했다. 충남 논산시와 부여군을 관할하는 대전지법 논산지원에도 연간 100여건의 경매물건이 접수되고 있다.이중 절반 정도가 농가 주택과 농경지라는 게 논산지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농자금 상환기간 되는 1분기 더 심각 군위 H농협의 경우,올 들어서만도 30여건이 부채상환이 안 돼 경매처분됐다.의성군 D농협도 최근 농경지 등 20여건을 경매에 부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 1·4분기다.각종 영농자금 상환기한을 앞두고 있기 때문.농협 군위군지부 4개 농협은 3월말까지 38억 4000만원을 농가로부터 상환받을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 자식에 버림받고… 우울증… 황혼자살 하루8명꼴 살기 힘겨운 고령화사회

    8년 전부터 당뇨 합병증에 시달려온 최모(64)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25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2동 D아파트 15층에서 투신,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잦은 병치레로 심신이 지친 최씨는 심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최씨는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최씨는 지난해 11월 따로 사는 막내아들(24)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비를 보태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하고 크게 상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1세 이상 노인 자살 해마다 급증 이처럼 병고와 처지를 비관해 60대 이상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늘고 있다.지난달 31일에는 김모(80)씨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 안방에서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아내가 담도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뒤 충격을 이기지 못한 것.그런가 하면 경북 고령에 살고 있는 박모(90)씨는 아내와 사별한뒤 우울증에 시달리다 지난달 17일 상경,소공동 롯데백화점 11층 화장실에서 부탄가스통에 불을 붙여 목숨을 끊었다. 경찰청이 분석한 ‘연령별 자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61세 이상 노인 173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하루에 노인 8.2명이 자살하는 셈이다.이 기간 전체 자살자 6005명 가운데 노인 자살자는 28.9%를 차지했다.60대 이상의 황혼 자살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경찰청이 해마다 발간하는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98년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2458명.자살자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2002년 1만3055명으로 늘었다.4년 사이에 6%가 증가했다.그러나 61세 이상 노인 자살자는 98년 2142명에서 2002년 3195명으로 무려 49%나 증가했다. 전체 자살인구 중 61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98년 17.2%,99년 19.4%,2000년 19.8%로 늘었고,2001년에는 24.6%로 급증했다.자살의 주 원인으로는 병고와 처지비관이 꼽히고 있다.2002년 자살한 노인 3195명 중 40.0%인 1278명이 병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었다.노인 38.3%는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선택했다. ●사회적 소외감이 노인 자살 불러 전문가들은 “충동적인 청소년의 자살에 비해 노인들은 우울증의 영향으로 자살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가족이 관심을 기울이면 사전에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입을 모았다. 연세로뎀정신과 이윤철 전문의는 “사회적으로 위축된 노인이 가정에서도 소외감을 느끼면 우울증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총신대 기독교윤리학과 이상원 교수는 “젊은층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노인들은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처럼 경험이 풍부한 노인들이 정년에 관계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국가가 나서 노인을 위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소속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연 김효섭기자 anne02@
  • 주말매거진 We/세상에 이런 일이-국내

    대학로서 3000명 우르르 나 잡아봐 ~ 라 ‘누가 술래고 누가 행인이야?’ 300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장소에 모여 ‘술래잡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지난달 31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tag2003’(playtag.co.to)이라는 사이트에서 주최한 ‘범국민 대규모 술래잡기’에 네티즌들이 구름같이 모여든 것. 이날 술래잡기는 ▲도망자가 술래에게 잡히면 서로 역할을 바꾸는 ‘고독한 술래’ ▲술래에게 잡힌 도망자가 계속 술래가 돼 모두가 술래가 된 다음에야 끝이 나는 ‘무한증식 술래’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 일대를 필사적으로 뛰어다녀 시민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서울에서의 성공적인 술래잡기에 힘입어 네티즌들은 지난 1일 부산에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술래잡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놀이를 벌였으며 일산과 대구,인천의 네티즌들도 속속 카페를 결성,지역별로 비슷한 형태의 대규모 술래잡기를 계획하고 있다. 놀이를 최초로 제안했던 오형종(19·ID시시로)군은 “한 스포츠 의류용품업체가 술래잡기를 주제로 만든 광고 동영상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도 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놀이를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걷기 귀찮아 자전거 ‘슬쩍' “장난으로 훔쳤을 뿐인데 죄가 될 줄 몰랐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 형사계.이모(20)군 등 20대 젊은이 3명이 나이 지긋한 경찰로부터 훈계를 듣고 있었다.“학생들이 할 일이 없어 도둑질을 해? 너희들 학생만 아니었으면 모조리 구속이야.” ●음주 뒤 ‘객기’가 화근 전날 고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술을 마시고 집에 가던 길에 자전거를 훔친 대학생들이었다.이들의 얼굴에선 ‘억울함’과 ‘당혹감’이 교차했다.취중에 장난삼아 벌인 일이라고 항변해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들 모두 강남구 개포동과 대치동의 중형아파트에 사는 ‘8학군’ 출신이었다.아버지가 중앙정부기관 공무원인 사람도 있었다. 괜한 ‘객기’가 화근이었다.적당히 취기가 올라 밤 10시쯤 귀가하던 이들은 일원동의 주택가에서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자전거를 발견했다.이군이 “집까지 걸어가기도 귀찮은데 자전거를 타고가자.”고 제안했다. 자전거 1대를 번갈아 타가며 집이 있는 개포동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자정도 다가오고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웠던지 일행 중 누군가 “2대를 더 훔쳐 1대씩 타고 놀자.”는 얘기를 꺼냈다. 대담해진 이들은 30분 남짓 개포동의 아파트단지를 돌며 2대를 더 훔쳤다.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마지막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오던 신모(20)군이 순찰중이던 60대 아파트 경비원에 붙들렸다.도망칠 기회도 있었지만 ‘이게 무슨 큰 죄가 될까.’란 생각에 순순히 경찰서까지 동행했다. 경찰은 초범인데다 학생 신분이란 점을 감안해 이들을 불구속 입건하는데 그쳤다.다음날 오전 경찰서 문을 나서면서도 이들은 자신들의 죄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했다.“법이 이렇게 엄한 줄 몰랐다.이제 우린 전과자가 된 거냐.”며 태연히 대화를 나눴다. 강남 최고급 빌딩 화장지도 비쌀까? 같은 시각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에도 이모(19)군 등 대학생 4명이 절도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이들이 훔친 것은 두루마리 화장지.광진구 성수동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이들은 자취방에 화장지가 떨어지자 대형건물 화장실에는 24시간 화장지가 비치된 것을 떠올렸다. 30일 오후 5시 이들은 화장지를 넣을 빈 스포츠가방을 준비해 역삼동 스타타워로 향했다.‘서울에서 가장 비싼 빌딩이니 화장지 질도 좋을 것’이란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묘한 쾌감마저 느껴졌다.화장실을 돌며 화장지 21개를 챙겼다.범행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마음 한 구석엔 찜찜한 기분도 없지 않았지만 ‘1만원어치도 안 되는데 무슨 죄가 될까.’ 싶었다.하지만 이들은 때마침 연말을 맞아 취약지 순찰을 하던 경찰과 맞닥뜨렸다.불룩한 가방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이들을 경찰이 그냥 보아넘길 리 없었다. 결국 이들은 경찰서로 연행돼 하룻밤을 보호실에서 보내야 했다.학생 신분을 내세워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은 엄정했다. 강남경찰서는 31일 이들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세영기자 sylee@ 돈 안주면 “부처님도 싫어” 돈 문제로 절 주인과갈등을 빚던 주지 스님이 절에 불을 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4일 자신이 주지로 있는 사찰에 불을 지른 ‘이진암’ 주지 김모(47)씨에 대해 일반건조물 방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3일 오전 8시30분쯤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 이진암 건물에 불을 질러 법당 70평과 불상 등을 태워 1억 5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다. 김씨는 사찰 주인인 김모(80)씨의 부인 강모(72)씨를 폭행해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돈 문제로 절 주인 김씨와 갈등을 빚어오다 ‘주지를 그만두라.’고 하자 불만을 품고 불을 지르고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35년만에 돌아온 병원비 40만원 돈이 없어 병원 치료비를 내지 않고 달아났던 환자가 35년만에 병원비 40만원을 갚았다. 인천 부평구 부평동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 40대 여자가 병원을 찾아와 안내원에게 “심부름 왔는데 원장님께 전해달라.”며 봉투를 전달했다.봉투에는 현금 40만원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저는35년 전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목숨을 끊으려 음독을 했는데 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습니다.그런데 병원비를 낼 돈이 없어 몰래 도망했습니다.이제야 아주 작은 40만원을 죄스러운 마음으로 보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 금융특집/질병·自保통합 패키지서 스키보험까지 연말 이색 보험상품 봇물

    보험사들이 연말을 맞아 이색 보험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질병·자동차보험이 결합된 통합보험이 처음으로 선을 보였으며 기업·단체를 겨냥한 패키지형 보험,크리스마스·스키 관련 보험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됐다.보장 내용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가입하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삼성 슈퍼보험 모든위험 한번에 보장 삼성화재는 업계 최초로 상해·질병·화재·재물·배상책임은 물론,자동차사고까지 한꺼번에 보장해 주는 통합보험인 ‘삼성슈퍼보험’을 출시,지난 10일부터 판매하고 있다.연구기간 3년에 45억원의 개발비용이 들어간 상품으로,암 등 각종 질병과 화재,차사고 등 모두 53개의 담보를 보장한다.본인은 물론 배우자·자녀·부모 등 가족 모두를 피보험자로 지정할 수 있어 한 가구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기존 보험을 일일이 가입했을 때보다 15∼20% 정도 보험료가 절감된다.”고 밝혔다. ●생보사도 실손보상형 의보 속속출시 손보사들에 이어 생보사들도 종업원 등 50명 이상의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보장해 주는 ‘실손보상형 의료보험’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실손보상형 의료보험은 질병 치료에 실제 들어간 병원비를 보상해 줌으로써 국민건강보험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민영건강보험의 성격을 띤다. 삼성생명이 지난달 ‘삼성비즈헬스케어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교보·대한생명이 각각 ‘비전플러스헬스케어보험’과 ‘프로헬스케어보험’을 출시했다.피보험자는 종업원 및 가족까지이며,가입기간은 1년 만기이다.납입방법은 연납,6개월납,월납 등 다양하다.피보험자 수가 많은 경우 업체별로 최고 27%까지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경품 부담 덜어주는 상금보상상품도 동양화재는 최근 ‘상금보상보험’을 내놓았다.이 보험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판촉행사를 통해 고객에게 상금이나 경품을 주는 기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상품이다.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설날에 대도시 등 특정 지역에서 눈이 1㎝ 이상 내리면 상금이나 경품을 최소 500만원에서 최고 1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은 스키시즌을 맞아 스키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해 및 배상책임손해 등 각종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해 주는 ‘스키보험’을 판매한다.인터넷(www.hi.co.kr)을 통해 2900원대의 저렴한 보험료만으로 사망 및 후유장해시 최고 1000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스키여행 일정에 따라 가입기간을 2일·3일·5일·1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스노보드 사고도 동일하게 보장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오늘 개봉 ‘야마카시’/ X게임 도전하는 7명의 젊은이

    ‘야마카시’란 9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시작돼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변종 익스트림 스포츠.고공 낙하,빌딩 등벽,로프타기 등 도심건물을 무대로 ‘맨손’ 스턴트 기술을 구사하는,아찔하기 짝이 없는 게임이다. 프랑스 액션영화를 대변하는 뤼크 베송 감독이 이 짭짤한 소재를 그냥 놓쳤을 리 없다.5일 개봉하는 ‘야마카시’(Yamakasi)는 극한의 스포츠 게임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을 내세워 그가 직접 제작하고 각본까지 쓴 액션물이다. 스무살을 갓 넘긴 7명의 청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기성사회의 질서를 삐딱하게 보고 파리의 뒷골목을 전전하며 그렇고 그런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하지만 그들이 만든 스포츠 서클 ‘야마카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도시질서를 혼란시킨다는 이유로 경찰의 추적을 받지만,번번이 경찰을 조롱하며 신출귀몰하는 그들의 존재는 우상으로 떠오르기에 충분하다.신나는 펑크리듬에 맞춰 빌딩숲을 훨훨 날아다니는 젊은이들을 부각시킨 영화는 한눈에도 ‘뤼크 베송 표’다.그가 최근 제작해온 ‘택시’시리즈와 여러모로 닮은꼴의 분위기다. 우리에겐 좀 낯선 익스트림 스포츠의 현장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는 화면 자체만으로도 서커스를 보는 듯 흥미롭다.드라마 소재까지 관객들의 동조를 이끌어내기에 딱 좋은 것으로 선택했다.야마카시를 흉내내다 크게 다친 어린이가 병원비를 구하지 못해 사경을 헤매면서 영화는 ‘현대판 로빈 후드’으로 모양새를 갖춰나간다.아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야마카시팀은 ‘있는 집’만 골라 고가품들을 훔친다. 순찰중인 경찰들이 코앞에서 이들을 놓치고,돈에 눈먼 의사와 장관을 마구 조롱하는 대목에서 관객들이 짜릿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도록 장치했다.동양계,흑인 등 무명의 주인공들은 실제 야마카시 전문가.맨손으로 24층 빌딩을 오르내리고 고층건물 사이를 휙휙 뛰어다니는 장면들을 대역없이 직접 소화했다. 황수정기자
  • “인생은 마라톤” 날마다 백발 날리며 力走/마라노토 CEO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민계식(閔季植·61) 사장은 마라토너로도 유명하다. 새벽이나 점심,혹은 늦은 밤,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조선소 안 바닷가 방파제를 매일 10∼20㎞ 뛴다. 예순이 넘었지만 마라톤대회 42.195㎞ 풀코스를 한달 3번까지 참가해 완주한다.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3시간 20분대를 넘기지 않는다. 그는 재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부지런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그의 하루는 늘 시간이 모자라 수면은 3∼4시간.이르면 밤 11시,보통은 다음날 새벽 1시쯤에 퇴근한다.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회사에서 밤을 샌다.퇴근을 아무리 늦게해도 오전 6시에는 일어난다.그래야 40분뒤 아침회의시간에 맞출 수 있다. ●타고 난 달리기 꾼 별다른 놀이가 없던 해방직후 어린 시절,동네 친구들과 모여 달리기를 하며 놀았다.어른들은 재미삼아 사탕을 내걸고 자주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시합때마다 2∼3살 많은 동네 형들을 제치고 1등을 했다. “부모님을 닮아 달리기 소질을 타고 났나 봅니다.” 6·25때 군에 입대해 의무감(준장)으로 제대한 그의 아버지는 경성제국대학 의과대학을 다닐 때 마라톤 선수를 했다.어머니는 숙명여고 농구선수였다. 8남매 가운데 민 사장을 포함해 남자 5형제는 모두 경기중·고와 서울대,여자 3자매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수재집안이다.그럼에도 그의 부모는 자식들이 게으름을 피울까 “너희들 같은 머리는 보통이고 흔하다.그런 머리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더 있겠니.”라며 늘 경각심을 주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촌까지 들어가 그는 경기고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 학도호국단 체육대회 마라톤 대회 때마다 단골 선수로 나갔다.당시 학교측은 전과목 평균 80점이 넘는 학생만 운동대회 출전을 허락했다.대학 1학년 때인 61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제의를 받았다.1년쯤 선수를 해 볼 생각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갔으나 부모가 뒤늦게 이를 알고 찾아와 “공부를 안하고 뭐하고 있느냐.”며 야단을 치는 바람에 1주일 만에 나왔다.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될 뻔 했다. 그해 9·28 서울수복기념 마라톤대회에 출전,에티오피아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와 함께 뛰어 2시간 23분 48초의 기록으로 7등을 했다.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의 최고 기록이다. 민 사장은 경기고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가 4개월만에 자진 퇴교한 이력이 있다. “명예위원을 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몇몇 선배들이 보이지 않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보고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도일규(都日圭) 예비역 대장(육사 20기)과 경기고 동기로 육사에도 같이 입학했었다. 4개월여 육사에 다녔기 때문에 그는 당시 병역제도에 따라 군제대를 인증 받을 수 있었으나 학군장교(ROTC) 3기로 입대해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까지 참전했다. ●미국 금속노조 평생 조합원 민 사장은 미국유학시절,막노동·백화점 청소부·깡통회사 근로자·트레일러 운전사 등 안해본 일이 없다. 69년 첫 아들이 체중 1.8㎏상태로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는 바람에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4년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 밀린 병원비를 갚았다. 트레일러 운전을 하기위해 부두 노동자로취업할 때 평생 조합비를 냈다.이 때문에 지금도 그는 미국 금속노조 조합원이다.4년마다 하는 조합장 선거때마다 투표하라고 연락이 온다. “5살때 에디슨 전기를 읽고 발명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찍부터 에디슨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아 최고 기술인의 꿈을 키우고 이뤄냈다. 그는 기업이건 국가건 살아남으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에 근무할 당시 김우중 회장에게 사업 확장은 자제하고 특정분야에 집중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 했습니다.그러나 영업을 중시하는 경영인이었던 김 회장은 ‘기술은 사오면 되는데 왜 힘들게 개발하느냐? 당신도 영업으로 나서라.’며 영업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사고차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우그룹이 문을 닫은 뒤 만났던 김 전회장이 “그때 자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민 사장의 기업경영철학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경영을 잘해 이익이 사회에 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현대중공업이 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민 사장은 노사 모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마다 국내·외에 2편씩의 논문을 발표한다.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130여편.웬만한 대학교수를 앞지른다.국제발명특허 50여개,국내 발명특허는 200여개를 갖고 있다. 수면시간이 모자라고 회사에서 밤을 새는 게 짐작이 된다.대학교수로 오라는 권유가 더러 있었으나 자신의 손으로 개발, 설계한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이 좋아 현장에 남았다.취업난 때문에 유능한 기술인재들이 일할 곳을 찾지못해 노는 것을 보는 게 경영인의 한사람으로 안타깝다.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 민 사장은 현대중공업 마라톤 동우회(회원수 370여명) 명예회장이다.동우회는 점심시간이나 토요일 오후 회사안에서 달리기를 하고 매달 한차례 전지훈련을 하며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한다.민 사장은 그동안 마라톤대회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했다.한해 10차례 완주하려고 애쓴다. “참고 꾸준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습니다.다시 태어나도 기술인으로 마라톤을 좋아하며 살 것입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내가 딸을 죽였어요”/전신마비 6년… 호흡기 뗀 아버지 구속 수천만원 빚더미… 안락사논쟁 재연될듯

    전신마비로 누워 있는 딸의 산소호흡기 전원을 꺼 숨지게 한 아버지가 구속돼 안락사 찬반 논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국내에서는 90년대 이후 안락사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종교계와 사회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10년 병 수발에 다른 가족의 짐을 아버지가 대신 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9일 산소호흡기를 떼어내 딸을 숨지게 한 전모(49)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전씨는 지난 12일 오후 9시40분쯤 용산구 후암동 집에서 가정용 산소호흡기의 전원을 꺼 딸(20)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딸은 8년전부터 경추 탈골증후군을 앓아 오다 6년전부터 병세가 악화돼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고통을 참으며 목숨을 이어왔다.전씨는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전씨는 범행 직후 부인에게 “내가 딸을 죽였다.”고 털어놓았고,부인의 신고로 영안실에서 붙잡혔다. 전씨는 이날 오전 5분 남짓 진행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딸 죽인 죄인이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딸에게 미안할 뿐이다.”며 고개를 떨궜다.또 “다른 가족들도 생각해야 했다.”면서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아들(24)도 경찰에서 “아버지가 여러 사람의 짐을 대신 진 것”라고 말했다.친지들은 “아버지가 택시 운전을 하고 아들이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며 병원비를 댔다.”면서 “10년 동안 계속된 병수발에 가세는 기울었고 빚이 5000만원 넘게 불어났다.”고 말했다.경찰 관계자는 “딸을 죽인 아버지의 심정은 오죽했겠냐.”고 고개를 내저었다. ●법원,“동정하지만 엄연한 살인” 서울지법 서부지원은 이날 오후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동정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정법상 전씨의 행위는 엄연한 살인”이라고 밝혔다.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김선실(47)회장은 “외국에서는 식물인간이 17년 만에 깨어난 사례가 있다.”면서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아버지라도 그럴 권리는 없으며,생명은 논리나 이론 그 이상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를 당한 남편이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거액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방안에 가둬 굶겨 죽인 아내가 경찰에 구속돼 충격을 줬다.의사협회 산하 대한의학회는 사건 직후 사망이 임박한 환자에게 불필요한 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하는 ‘임종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지침’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락사는 생명 주체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자의적 안락사’,생명 주체가 의사를 표시할 수 없거나 표현이 불가능할 때 실시되는 ‘임의적 안락사’,생명 주체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시되는 ‘타의적(강제적) 안락사’ 등으로 나뉜다.경찰은 사건 당시 딸이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없었고,미리 동의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임의적 안락사’로 보고 있다. ●외국에서도 안락사 논쟁 가열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어머니가 3년전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안락사 시키려다 살인미수 혐의로 연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호주에서는 최근 법원이 안락사를 희망한 뒤 혼수상태에 빠져 3년을 연명한 여성에게 인공급식을 중단해도 좋다고 판결했다.미국에서는 13년간 식물인간으로 지낸30대 여성에 대해 플로리다 주법원이 개입거부 결정을 내려 사실상 안락사를 허용했다.안락사가 합법화된 곳은 벨기에,네덜란드 등이다.미국에선 오리건주만이 이를 허용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청소년 신용불량 해결책 없나 / 실태 분석

    빚더미에 절망하는 20대 청춘들이 무더기로 양산되고 있다.미래를 설계해야 할 청년들이 무절제한 과소비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요즘에는 실업난 등으로 생계형 신용불량자도 늘어나는 추세다.지난 8월말 현재 20대 신용불량자는 67만여명으로 전체 20대 12명 중 1명꼴에 달했다.청년 신용불량의 실태와 해결의 실마리를 알아봤다.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 6층 상담실.개인워크아웃(상환기간 연장,부채 감면 등 금융기관과 신용불량자간 채무 재조정을 통한 경제적 회생)을 주선하는 이곳은 시장터나 다름없다.18개 상담창구는 꽉 들어찼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기실은 물론,복도와 비상계단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30분간의 상담을 받으려면 꼬박 4∼5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최모(24·충북 청주 출신·서울 C대 휴학중)씨도 3시간째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카드빚 3000만원을 안고 신용불량의 멍에를 쓴 것은 올해 초.집안이 가난해 대학 첫 등록금부터 카드빚을 내야 했다.처음 서울에 올라올 때만 해도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하숙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뜻대로 안됐다.몇백만원의 카드빚이 순식간에 두배,세배로 커졌다.최씨는 지금 신용카드사에서 연체자에게 빚 독촉하는 일을 하고 있다.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상대로 빚 받아내는 것이 미안하지만 그나마 돈벌이가 제일 쏠쏠하다.그는 마음이 급하다.취직을 하려면 졸업 전까지는 신용불량 딱지를 떼어야 하기 때문이다. 5300만원을 못 갚아 신용불량자가 된 김모(28·여·대전시)씨는 서울대 공대 출신의 재원.2년 전 부친이 큰 병에 걸린 뒤 병원비를 대느라 카드빚을 졌다.다니던 대기업 연구소는 그만둔 지 오래고 지금은 학습지 방문교사를 하고 있다.회사로 연체독촉이 빗발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주부 박모(53)씨는 신용불량자인 딸(26)을 데리고 왔다.“딸이 살을 뺀다며 다이어트 식품을 마구 사들이기에 무슨 돈으로 저러나 싶었지요.그게 다 카드로 긁었던 거였죠.나중에 보니까 갖고 있던 옷이며 핸드백이며 모두 몇십,몇백만원짜리 명품들이더군요.” 박씨는 이미 2000만원씩 2차례에 걸쳐 딸의 빚을 갚아줬지만 이제는 능력이 없는 상태다.딸의 빚은 현재 8000만원이 넘는다. 20대 청년 신용불량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통계수치가 말해준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차 신용불량 증가기간에는 30∼50대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의 2차 신용불량 증가기에는 20대가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고 있다.올 8월말 현재 20대 신용불량자 수는 67만 2000명.20대 전체 인구 795만 4000여명(통계청 추계)의 8.4%다.전체 신용불량자 수(341만여명)가 지난해 8월에 비해 43% 가량 늘어난 데 반해 유독 20대는 70% 이상 증가했다.특히 20대 여성 신용불량자의 증가율이 가파르다.올초 20만 8600여명에서 31만 100여명으로 48.6%나 증가했다. 잠재 신용불량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발표했던 ‘20대 소비·금융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3명 중 1명꼴인 34.1%가 카드 결제대금이 모자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4명중 1명(24.5%)은 카드빚을 갚기 위해 돌려막기를 경험했다.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청년실업이 더욱 심각해진 지금은 연체 위기에 빠진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김승덕 홍보팀장은 “과소비로 인한 신용불량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경기침체와 빈부격차 심화 등으로 생계를 꾸리려다 잘못되는 20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한국금융연구원 이건범 연구위원은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야 할 청년들이 대거 신용불량자가 돼 경제활동에서 이탈함으로써 성장잠재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마산 해운프라자 안타까운 사연들

    “이승에서 못다 이룬 꿈 저승서라도 이뤄야죠.” 발레리나의 꿈도,선박왕의 희망도 태풍 ‘매미’가 몰고온 수마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14일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에는 지난 12일 마산시 월영동을 덮친 해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8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엄마 약값 마련하려던 산동네 발레리나 지망생 김다정(20·여)씨는 사고 당시 해운프라자 지하 2층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변을 당했다.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당뇨와 천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병원비를 대겠다며 생업전선에 뛰어든 김씨였다.어머니 주점이(52)씨는 “엄마 병을 고쳐주겠다며 대학진학도 포기한 착한 딸이었다.”며 오열했다.김씨는 사고가 난 12일에도 “돈 많이 벌어올 테니 엄마도 아프지 마.”라는 말을 남긴 채 집을 나섰다.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김씨 가족은 사고 현장에서 500m쯤 떨어진 월영동 산동네에 산다.일용직 근로자로 공사판을 전전하는 아버지와 선창가에서 생선을 손질하는 어머니와 함께 보증금 50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고단한 살림살이를 꾸려왔다. 고교를 졸업한 뒤 잠시 어머니가 일하는 생선유통회사에서 경리일을 보기도 했다.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월급으로 어머니의 약값과 병원비를 감당하기는 무리였다.지난달 초 월급이 많은 지금의 일터로 옮겼다.10일 뒤면 첫 월급을 받기로 돼 있었다. 고교 시절 김씨의 꿈은 발레리나였다.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해 강수진 같은 발레리나가 되겠다며 입버릇처럼 말했다.주씨는 “유난히 키가 크고 몸도 유연했다.”면서 “발레학원을 보내다 가정형편 때문에 포기시킨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저승에서 부부의 연 맺기를” 지하 3층 노래방에 들렀다가 변을 당한 정시현(28)·서영은(23·여)씨는 내년 5월 결혼을 약속한 예비부부였다.말없이 영정만 응시하던 정씨의 아버지 계환(64)씨는 “선박업에 뛰어들어 한국의 오나시스가 되겠다던 아들이었는데…”라며 눈물을 떨궜다.함께 빈소를 지키던 서씨의 아버지 의호(51)씨가 “하늘에서나마 못다한 꿈을 이루겠지요.”라며 위로했지만 정씨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정씨와 서씨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월.호주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귀국해 아버지의 사업을 돕던 정씨와 서울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던 서씨는 지난 8개월간 서울과 마산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왔다.지난 12일 밤 일주일만에 만난 두 사람은 노래방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다 바닥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알고 대피를 서둘렀다.하지만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서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고,연인을 구하러 다시 지하로 뛰어든 정씨마저 물길을 헤쳐나오지 못했다. 계환씨는 “올 가을에 결혼하겠다는 것을 사회경험이 더 필요하다며 내년으로 미루게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면서 “저승에서나마 부부의 인연을 맺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마산 이세영기자 sylee@
  • 사건 패트롤/ 황당男/황당女

    황당男/퇴폐영업 신고해도 단속않자 30대, 윤락 증거물 들고 신고 30대 남성이 퇴폐 윤락영업을 벌이는 강남의 유명 안마시술소를 수차례 신고했지만,경찰이 단속하지 않자 직접 윤락행위를 한 뒤 증거물을 갖고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은행원 박모(34)씨는 4일 새벽 1시쯤 “지금 내가 강남구 논현동 S안마시술소 여자 종업원과 윤락행위를 하고 있으니 빨리 출동해 단속해 달라.”고 112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박씨는 윤락 현장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고 윤락 증거물인 콘돔도 양말에 숨겼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2시간 만에 출동한 경찰은 “문이 잠겨 들어갈 수 없다.”며 되돌아갔다.이에 박씨는 처벌당할 것을 알면서도 증거물을 들고 경찰서로 찾아갔다. 박씨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지난해 이 업소를 떠난 뒤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해 막고 싶었다.”면서 “경찰과 청와대 등에 안마시술소의 불법 퇴폐영업을 단속해 달라고 수차례 신고했지만,단속하지 않아 직접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앞으로도 계속 이같은 방법으로 퇴폐 안마시술소들을신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황당女/친구이름 훔쳐 2년여 이중생활 성매매·사기행각 20대 쇠고랑 “다른 사람 행세를 해서라도 좋은 조건의 여자로 보이고 싶었어요.” 2년 넘도록 친구의 신분을 훔쳐 남성에게 성을 팔고 사기 행각을 벌인 20대 여성이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 S전문대 사진학과 출신인 한모(26·여)씨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부잣집 딸’이었다.그러나 대학 입학 후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자 카드빚에 몰려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이에 한씨는 학교 동기 정모(25)씨의 인적사항을 이용,휴대전화와 통장을 만들었다.결혼정보업체에도 정씨의 이름으로 가입했다.한씨는 그 곳에서 소개받은 남자들과 신분을 숨기고 한번에 10만원씩을 받고 성관계를 맺기도 했다. 한씨의 사기 행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유부남과 내연관계를 가지면서 “부모님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1500만원을 사기쳤다.대학강사와 성관계를 맺은 뒤 “당신 때문에 낙태수술까지 받았으니,1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가정과 직장에알리겠다.”고 협박,5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뜯어냈다.한씨의 ‘위장생활’은 피해자들의 신고로 2년 만에 덜미를 잡혔다. 이영표기자
  • 2003 세법 개정안 /알아둬야 할 바뀐 세금상식

    샐러리맨들은 내년도 소득에 대해 연말정산을 할 때 올해보다는 웃을 것 같다.본인의 의료비가 전액 공제되는 등 근로소득자들을 위한 공제 혜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대학생 자녀와 ‘늦둥이’ 유치원생을 둔 연봉(총급여 기준) 4000만원의 직장인이라면 세금이 올해보다 26만원쯤 줄어든다.물론 연봉이나 자녀수 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감세(減稅)액은 달라진다.따라서 달라진 제도를 꼼꼼히 따져 공제를 최대한 받는 ‘세테크’의 지혜가 필요하다.공제를 많이 받을수록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인 과세표준이 줄어 세 부담도 줄게 된다. ●본인 의료비 전액 공제 직장인이 한해 동안 병원비·약값 등으로 총 1000만원을 썼다면 내년부터는 이를 전액 소득에서 빼준다.지금은 가령 의료비로 1000만원을 지출해도 무조건 500만원까지만 공제해주고 있다.그러나 내년부터는 근로자 본인에 한해 이 상한선이 없어진다.대신 부양가족의 의료비 공제혜택은 줄어든다.지금은 부모나 자녀에게 들어간 총 의료비가 연봉의 3%를 넘으면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5%를 넘어야 한다.예컨대 연봉이 3000만원이고,부양가족 의료비로 100만원을 지출했다면 연봉의 5%(150만원)에 미치지 못해 한 푼도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재혼해도 공제 혜택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계부·계모도 부양가족으로 공식 인정된다.1인당 100만원의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당연한 혜택이 너무 늦게 주어진 감도 있다.부양가족으로 인정해주는 부모의 나이도 지금은 남자 60세,여자 55세이지만 내년부터는 모두 55세로 통일된다.6세 이하 영유아 자녀에 한해 추가로 공제해주는 혜택은 연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어난다. ●교육비 공제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상향 조정 대학생 자녀의 교육비는 1인당 연간 700만원까지 공제된다.올해보다 200만원이 늘어난다.이공계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700만원 안팎인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유치원비 등 미취학 아동의 교육비 공제 한도도 연간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난다.직장에서 받는 출산수당이나 육아 보조금은 월 10만원까지 비과세된다.새로 생긴 혜택이다.본인(전액)과 초·중·고교생 자녀(200만원)의 교육비 공제 한도는 변함이 없다. ●최고 50만원까지 세금 할인 근로소득 자체에 대한 공제 한도도 늘어난다.1500만원(500만원까지는 완전 비과세) 이하 소득에 대해서는 절반인 750만원(공제율 50%)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지금은 787만 5000원(공제율 47.5%)에 대해 세금이 부과돼 세금 부담이 더 크다.세금을 깎아주는 세액 공제율도 납부세액이 50만원 이하일 경우 50%에서 55%로 5%포인트 높아진다.세금 할인액 상한선도 4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신용카드 세제혜택은 축소 지금은 연봉의 10%를 초과하는 부분의 20%까지 공제해주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공제 한도가 15%로 줄어든다.예컨대 연봉 3000만원인 근로자가 신용카드로 연간 500만원을 결제했다면 올해까지는 40만원을 공제받지만 내년에는 3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학원비를 지로로 납부하거나 직불카드,기프트카드(기명식 선불카드)로 결제하면 신용카드보다 10%포인트 공제혜택을 더 받는다.하지만 신문·우유값은 지로로 내도 소득공제 혜택을받지 못한다.한때 공제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무산됐다.카드 가맹점(개인사업자)들의 세제혜택도 축소됐다.매출액의 ‘2%’를 세금(부가가치세)에서 깎아주고 있으나 ‘1%’로 줄어든다. 물건 구입 대금 등을 현금으로 치르고 영수증을 제출해도 신용카드 사용액과 마찬가지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지만 단말기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에 ‘수혜’를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저축성 상품도 세제혜택 축소 지금은 저축성 보험상품에 7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수입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내년부터는 10년 이상 가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우리사주조합원 세제혜택 강화 우리사주조합원은 비조합원보다 세금부담이 줄어든다.조합 출연금에 대해 400만원(현행 240만원)까지 공제혜택이 주어진다.출연금을 찾을 때에도 다른 소득에 비해 매우 낮은 세금이 부과된다.회사에서 모든 종업원들에게 지급하는 식비는 월 10만원(현행 5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전자신고하면 세금 할인 인터넷으로 세금을 신고하면 소득세·법인세는 각각 2만원,부가가치세는 1만원을 깎아준다.세무사 등의 세무 대리인에게는 세금 성격에 관계없이 건당 1만원씩 연간 100만원까지 깎아준다. ●결과적으로 세금 얼마나 줄어드나 대학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둔 4인 가족의 가장으로서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자(의료비·교육비 지출액 등은 표 참조).연봉이 4000만원이라면 올해보다 26만원,연봉 5000만원이라면 65만 8000원의 세금이 줄어들다.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공제 혜택이 늘어 세금 절감액은 더 커진다.같은 기준의 3000만원 연봉자는 3만원가량 세금을 내고 있지만 내년에는 각종 공제혜택으로 면세자가 된다. 안미현기자 hyun@
  • [열린세상] 돈 때문에 죽는 사회

    빚 독촉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생활비는커녕 아이들 병원비도 없어 안 죽겠다고 울부짖는 자식을 껴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주부가 있다.카드 빚을 돌려 막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어머니와 아들의 목을 조른 가장이 있다.아예 궁핍한 삶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온 가족이 자동차 안에서 함께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너무나 참담하고 슬픈 일이다. 외환 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부실기업들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기존의 조직과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이에 따라 수없이 많은 실업자들이 생계수단을 잃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이 과정에서 정부는 경기회복을 명분으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적극 권장했다.그러자 신용카드 발행이 넘쳐나고 나라는 빚 소비와 부동산 투기로 들떴다.하지만 정작 일자리 마련을 위해 필요한 기업들의 투자는 늘어나지 않았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부유층에는 호화 소비와 투기 혜택을 집중시킨 반면 빈곤층에는 생계 불안과 빚더미의 굴레를 씌운 결과를 낳았다.정부의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정책이 남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쫓아낸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 셈이다.이렇게 되자 우리 사회는 공동운명체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더 이상 삶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 부도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은 불가피했다.그러나 극빈층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 안정망은 절대적 조건이다.이를 무시하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소비와 투기까지 조장하여 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반사회적 행위이다.침몰하는 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인명부터 구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급해도 빈민층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돈 때문에 죽는다는 사람들의 인식은 더 큰 문제이다.아무리 살기가 어렵다고 할지라도 목숨을 스스로 끊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우리 민족은 수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으며 가난과 고난 속에 살아왔다.그러나그럴수록 강인한 생명력을 기르며 정체성을 지키고 꿋꿋이 살아왔다.6·25 전쟁 때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상태에서 1000만명이 가족을 잃고 헐벗은 채 전쟁터를 헤매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어떻게 다니던 직장을 잃거나 카드 빚을 돌려 막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자살을 하는가? 그것도 자신에 그치지 않고 자식과 부모의 생명까지 빼앗는가? 참담한 죽음의 행렬은 무조건 중단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극빈층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파악하고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현재 부양자가 없고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공식적 극빈층은 135만명에 이른다.또 극빈층은 아니지만 가족이 실직을 하고 빚이 많아 사실상 생계가 어려운 준 극빈층이 300만명을 넘는다.전인구의 10%가 삶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며 모든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는 기업정책은 지양돼야 한다.임금인상 억제,일자리 나누기,기업투자 확대,신산업 발전 등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사는 공생의 전략이 필요하다.더 이상 가난한사람들을 방치하지 말고 재기의 꿈을 안겨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사람들의 의식개혁도 절실하다.돈은 벌어야 한다.그러나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우리는 남을 이기지 못하면 자신이 죽는 약육강식의 경제전쟁 시대에 살고 있다.이 전쟁에서 이기고 사람답게 사는 선진국이 되려면 정신무장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생활고에 넋을 잃은 나약한 패배자에서 벗어나 세상이 무너지는 전쟁 포화 속에서도 강인하게 일어서는 의지인으로서 우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이것이 진정 경제동력을 찾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 필 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
  • 진료비 ‘공인 영수증’만 인정 / 새달부터 간이영수증 소득공제 못받아

    다음달 1일부터 병원비나 약값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반드시 보건복지부가 정한 ‘진료비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이 영수증은 지금처럼 일반 병·의원이나 동네 약국에서 발급받을 수 있지만,정부가 정한 양식의 공인 영수증인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재정경제부는 22일 다음달부터 ‘국민건강보험 요양 급여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거한 영수증만 의료비 소득공제 첨부서류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의료기관이 자체 발급해주는 간이 영수증으로는 연말정산 혜택을 못받는다는 얘기다.의료비를 부풀리거나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부당하게 혜택을 받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다.다만 제도시행일인 7월1일 이전에 지급한 의료비에 대해서는 종전의 간이 영수증으로도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의료기관도 의료보험공단에 보험수가를 청구할 때에는 반드시 ‘진료비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재경부는 또 다음달부터 음식점이나 숙박·유흥업소 등 인허가 사업을 하던 사업자가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할 때에는 반드시 시·군·구에 먼저 폐업신고를 하도록했다.‘선(先) 신고-후(後) 폐업’을 통한 세금탈루를 줄이기 위해서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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