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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여년전 수술비 이제야 갚네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적십자병원 김한선 원장에게 등기우편으로 편지 한통이 배달됐다.“원장님께 용서를 빕니다.”라는 사과로 시작된 편지의 발신인은 올해 70세인 이모씨.이씨는 50여년 전 적십자병원에 근무하던 한 의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사연과 함께 “당시 돈이 없어 미처 내지 못한 병원비를 갚겠다.”며 5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동봉했다. 이씨가 적십자병원을 찾은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 배가 아파 동네병원에 갔다가 맹장염 판정을 받고 서울역 앞에 있는 병원을 찾았더니 “복막염으로 번져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에게는 수술비용이 없었고, 병원측은 돈이 없으면 수술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병원에서 나와 눈앞이 캄캄해져 넋을 놓고 있던 이씨에게 한 행인이 “적십자병원이 국립병원이니 사정하면 수술을 해줄지도 모른다.”고 귀띔을 해줬다. 적십자병원에서도 처음에는 전쟁 직후라 예산도 부족하고 병실도 없다고 난색을 표했지만, 이씨가 애원을 하자 한 여의사가 “젊은 사람을 살려야지, 내가 책임지고 수술을 하겠다.”고 나섰다.하지만 수술을 받고 10일 동안 입원해 있던 이씨는 끝내 수술비를 못 구해 야반도주를 하고 말았다. 현재 당뇨와 고혈압등 합병증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씨는 편지에 “생을 마감하기 전 개인적으로 사회에 누를 끼친 것을 정리하고 싶어 입원비를 갚는다.”면서 “원장님께서 저를 용서하면 편안히 생을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병원 김중간 관리부원장은 “당시 맹장수술 비용이 지금 돈으로 20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씨가 보낸 500만원은 2배가 넘는 액수”라면서 “그 뜻을 기려 어려운 환자를 돕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뇌사상태 美여성 건강한 여아 출산”

    “뇌사상태 美여성 건강한 여아 출산”

    죽어가는 엄마의 마지막 기도가 통했는가. 임신 중에 뇌사 상태에 빠진 미국 여성이 2일(현지시간) 건강한 여자 아기를 출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립보건원의 백신 연구원이던 수전 토러스(26)는 지난 5월7일 흑색종이 뇌로 번지면서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의사는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남편 제이슨 토러스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 곁을 지켰다. 당시 임신 다섯달째였던 아내 뱃속에 있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기계 장치로 생명을 유지하던 수전은 제왕절개 수술로 몸무게 0.85㎏에 키 34.3㎝의 딸을 낳았다. 이름은 수전 앤 캐서린 토러스라고 붙였다. 임신 7개월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태아의 태내기간 확보를 위해 의사들은 출산을 임신 8개월째까지 늦추기를 바랐지만, 가족들의 강력한 희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제이슨은 이제 두살배기 아들 피터에 이어 1남 1녀의 아빠가 됐다. 수전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사이트(www.susantorresfund.org)에는 전세계로부터 40만달러의 거액이 답지했다. 이 돈으로 수전 가족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병원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아기 수전은 알링턴의 버지니아 의료센터에 있는 신생아 집중 보호실에 있다. 한편 코네티컷 의료센터의 윈스턴 캠벨 박사는 1979년 이후 뇌사 상태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경우는 최소한 12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학교소식]

    ●고교생 학력경시대회 참가자 4일까지 접수 포항공과대는 오는 27∼29일 본교 대강당에서 열리는 ‘전국 고교생 학력경시대회’ 참가자를 4일까지 모집한다. 수학은 27일, 물리는 28일, 화학은 29일 치러지며, 분야별로 학교당 3명씩 학교장추천을 받은 학생이어야 한다. 접수는 등기우편으로만 받는다.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 산 31번지 포항공과대 학생선발팀.(054)279-3622. ●중국전문대학원 신입생 모집 성균관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 경제·경영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중국전문대학원을 신설하고 올 2학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접수는 다음달 4∼7일이며, 모집정원은 40명이다. 학생들은 한국과 중국에서 1년씩 공부하는 ‘1+1’체제로 운영되며, 중국에서는 모든 강의를 현지 교수들이 중국어와 영어로 진행한다. ●전교생 부모님께 편지쓰기 행사 경기고등학교는 지난달 20일 전교생이 부모님께 편지쓰기 시간을 가졌다.30년 전통을 이어온 행사로 매년 4차례 실시되고 있다. 이번에는 입시 준비 등으로 부모와 대화가 거의 없는 학생들이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부모님께 허심탄회하게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장이식 친구돕기 전교생 모금운동 인천 가석초등학교 학생들이 신장이식수술을 앞둔 친구를 돕기 위해 지난달 모금 운동을 벌였다.6학년 김병완군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한 운동으로 전교 회의를 열어 4일 동안 730여만원을 모아 김군 가족에게 전달했다. 김군은 지난 4월 신장과 폐에 물이 차고 심장이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나빠져 병원비와 수술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성북구 초·중생 대상 ‘무료 영어캠프´ 대일외국어고는 서울 성북구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영어캠프 참가자를 9일까지 모집한다.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본교 어학실에서 열리며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다. 참가자는 수준별 평가를 거친 뒤 초·중·고급반으로 나뉘어 배우게 된다. ●2개 특성화사업 74억 지원받아 인천대학교는 ‘경제자유구역 선도 물류통상 인력양성’이란 자유과제와 ‘다문화간 소통능력 갖춘 지역 전문인력 양성’이란 지정과제 등 2가지가 특성화사업으로 선정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4년간 72억원의 국고지원을 받게 됐다. ●‘갤러리 진´ 장애학생들을 위한 미술전 인천시내 미술전시관인 ‘갤러리 진’은 장애학생들을 위한 미술전을 24∼30일 인천 연일학교에서 갖는다. 전시회에서는 조각·수채화·수묵화·서예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람은 무료다.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아이 낳다가 식물인간된 아내 치료비 줄이려 이혼하려는데…

    아내가 5년 전 아이를 낳다가 식물인간이 됐습니다. 아이는 제법 자라서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아내는 아직 병상에서 의식없이 누워만 있습니다. 저는 아내가 회복되기를 바라며 매월 300만원 정도의 병원비를 감당하느라 집을 팔았습니다. 아이와 월세방에 살고 있는데, 더 이상 치료비를 낼 처지가 아닙니다. 만일 아내가 저와 이혼을 한다면 의료보호환자가 되어 치료비를 적게 들일 수 있다고 하는데, 의식이 없는 아내와 이혼할 수 있을까요. -장길수(가명) 사랑하는 아내가 아이를 낳다가 식물인간이 되었다니, 남편이나 가족의 가슴이 얼마나 아플까요.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해야 하는 고통이 크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식물인간 상태의 아내를 방치하면 생기는 여러가지 어려움 때문에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결단을 내리신 것 같습니다. 민법 제840조는 이혼사유를 정해놓은 법입니다. 그것을 살펴보면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 ▲배우자나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유기행위를 한 경우 ▲배우자의 생사가 3년이상 불분명한 경우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혼사유는 이런 정형화된 틀에 모두 넣을 수 없기 때문에 ‘기타 혼인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추상적인 이혼사유를 들고 있습니다. 현재 이혼법정에서는 성격차이, 성적 갈등, 경제적인 능력과 같은 기타 이혼사유를 더 많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결혼을 해서 병이 생겼다면 서로 치료해주고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서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부부의 의무이자 도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회복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막연히 이를 기다리는 것은 상대방이나 가족에게 못할 일이기도 합니다. 법원도 이런 경우에는 혼인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혼을 허락해 주기도 합니다. 장길수씨는 백년해로를 하기로 한 아내가 병에서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며 5년을 정성스럽게 간호해 온 경우인데, 식물인간 상태에서 더 이상 회복가능성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파탄이 날 정도로 극단에 처한 경우라면 이혼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내가 식물인간인 경우 법정에 나와 이혼의사 유무를 밝힐 수 있는 소송능력이 없고, 이혼소장 등 법률서류를 송달받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런 사람을 상대로 하는 소송은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의식불명인 아내에 대해 금치산선고를 받아 그 후견인을 상대로 소송을 하거나 특별대리인 선임신청을 해서 소송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사재판실무에서는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아도 현재의 아내 상태에 대한 진단서 등을 첨부해서 장인, 장모 등 처가 식구 중 한 사람을 특별대리인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법원에서 받아들여 줍니다. 이와 같이 특별대리인이 선임되면 아내를 대리한 특별대리인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고, 재판서류도 송달받을 수 있으므로 이혼소송이 가능합니다. ●가족갈등 해소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은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상담소 (www.e-happyhome.or.kr,032-8627-119)에서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의 슈베르트’ 작곡가 최영섭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의 슈베르트’ 작곡가 최영섭 씨

    우리는 분단시대에 살고 있다. 좌로, 우로 한(恨)도 많다. 그래서 목놓아 ‘저편의 너를’ 부르고 그리움으로 손을 뻗는다. 광복 60년이 됐지만 분단의 노래는 여전히 단장(斷腸)의 메아리다. ‘봉선화’(1919년) 이후 한국 가곡 86년사(史)에서 가장 애창된다.‘그리운 금강산.’ 분단의 비극과 통일의 염원을 켜켜이 담아냈다. 시보다 더 아름다운, 소설보다 더 감동으로 승화시킨 악상(樂想)이다.‘통일 주제가’로 ‘민족 가곡’으로 사랑받는다. 들을수록 애틋하고 향수가 있고 경건하다. 옛날이었다. 한 시인이 음악가를 꿈꾸는 중학생과 인천 앞바다를 거닌다. 시인은 오른쪽 주머니에서 소주병을 꺼내 벌컥벌컥 술을 들이켠다. 시인은 “이봐, 한 수 읊을 테니 적어봐.”라고 했다. 그러곤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라고 소리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바닷바람이 불었다. 성질 급한 학생은 “다음은요?”라고 했다. 시인은 다시 술을 마시며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라고 했다. 학생은 또다시 “다음은요?”라고 보챘다. 시인은 또 목구멍으로 술을 꼴깍 넘기며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학생은 이튿날 가곡을 만들어 화답했다. 1954년 어느 날이었다.25살의 젊은 청년이 처녀가곡집을 냈다. 그러자 서울신문 문화면 전체에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이 게재됐다.‘악보 출판치고는 사상 최악이다. 그러나 이 청년의 장래를 정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의 시인은 2003년 작고한 조병화씨. 해방 직후 경복중학에 다니는 최영섭 학생과 인천 앞바다를 거닐며 ‘추억’이라는 시를 발표했을 때의 상황이다. 두번째는 청년 최영섭이 가곡집을 내자 당시 작곡가 나운영씨가 주저없이 나서 역설적으로 호평했던 일화다. 최영섭(77)씨.‘한국의 슈베르트’라고 한다. 샘솟듯 넘쳐 흐르는 악상과 특유의 직감으로 무려 200여곡의 가곡을 작곡해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중 ‘누구의 주재런가∼’로 시작되는 ‘그리운 금강산’은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민족의 송가(頌歌)로 널리 애창된다. 이 노래가 탄생된 지 올해로 45년째.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한 커피숍에서 최씨를 만났다.“희수(喜壽)가 됐으면 다 평화로워야 하는데….”라고 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지난 4월에 막내아들을 잃었다. 폐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4년 동안 온 집안 식구가 백방으로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가슴에 못질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것. 최씨는 현재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 한 주택가에서 반지하 월세방을 얻어 혼자 쓸쓸히 지내고 있다. 원래 세 아들을 낳은 본처는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한참 동안 혼자 살다가 모 방송국 PD의 중매로 둘째 부인을 만나 살았지만 1997년 뜻하지 않은 이유로 헤어졌다. 평생 살려고 약속했던 부인에게 재산을 다 주고 났더니 빈털터리가 됐단다. 그룹 ‘들국화’ 멤버였던 큰아들이 경기도 과천 집에서 함께 살자고 원하지만 집에 쌓인 책이며 음악자료들이 정들어 아직은 혼자 지내기로 했다. “평생 가곡을 만들면서 살아왔어요. 올해가 광복 60년이고 분단 60년이 됩니다.‘그리운 금강산’을 만들 때는 곧 통일도 될 것 같았는데. 솔직히 더 이상 ‘그리운 금강산’이 불려져서는 안됩니다. 세월이 지난 뒤 ‘아, 옛날 그런 노래가 있었구나.’ 하는 정도면 족하지요.” ‘올해의 의미’에 대해 오는 11월11일이 제1회 가곡의 날로 선포된 점을 강조했다. 최씨 등 가곡인들의 오랜 노력 끝에 얻어진 결실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9월8일부터 매주 목요일 가곡 연주회를 갖는다. 아울러 전야제 행사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옛 중앙기상대 건물 바로 옆 홍난파 선생이 살던 집에서 ‘봉선화의 집’이라는 현판식을 갖는다. 최씨는 “난파 선생이 돌아가시기 1∼2년 전 협박에 못이겨 일본군가를 편곡했는지는 모르지만 생전에 민족 가곡 100여개를 작곡할 만큼 우리들에게 많은 용기를 불어넣어준 위대한 작곡가가 아니냐.”고 강조했다.‘봉선화’를 작곡하는 등 평생의 95%는 우리 가곡과 동요에 헌신하고 독립을 간절히 원하며 살았는데 왜 그가 친일파로 매도돼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운 금강산’의 탄생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1961년 8월이었다.KBS(남산 시절)에서 ‘남산에 올라’‘한강의 노래’‘낙동강 칠백리’‘백두산은 솟아있다’ 등 정열적인 작곡 생활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한용희(‘파란 마음 하얀 마음’ 작곡자)씨가 남산 ‘산길다방’에서 차를 마시자고 했다. 다짜고짜 “최 선생, 한강 백두산 낙동강을 다 다루면서 정작 금강산은 왜 안하는 거요.”라고 불쑥 말했다. 아차, 무릎을 탁 친 최씨는 그 길로 시인 한상억(92년 작고)씨를 찾아갔다. 숨가쁜 목소리로 “한 선생님, 여태껏 금강산이 없습니다.”고 했다. 한씨는 “허허, 나는 이미 다 써놓고 있었네. 안그래도 줄 참이었지.”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새벽 2시까지 ‘콩나물’과 씨름했다. 다른 곡 같으면 며칠이 걸렸을 법한데 ‘그리운 금강산’은 4∼5시간 만에 완성했던 것. 이튿날 방송국에 악보를 전달하고 곧 녹음에 들어갔다. 서울대 음대 동창인 이남수씨가 지휘했다.3일 뒤부터 KBS 가곡프로그램인 ‘이주일의 노래’에 연달아 방송됐다. 팬레터가 쇄도했고 32세의 청년 최영섭은 일약 가곡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듬해 6·25전쟁 발발 12주년 때 서울 명동의 시공관에서 ‘아름다운 내강산’이란 주제로 KBS교향악단·합창단 등의 협연으로 ‘최영섭 가곡특집’을 발표했다. 이때 받은 30만원(당시 집 한채 값)으로 둘째 아들의 병원비를 충당했다. 생애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이다. ‘그리운 금강산’은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 50여명의 CD에 담겨 있다. 조수미를 비롯해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소프라노 홍혜경, 그리고 세계적 음반회사 데카에서 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마이월드(My World)’에도 ‘그리운 금강산’이 포함돼 국내외에서 애창된다. 최씨는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에서 태어났다. 여섯살 때 동네 병원에서 축음기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다. 또 마니산에 올라 연평도 쪽에서 들려오는 ‘경기뱃노래’에 매료됐다. 초등3학년 때 호르겔피아노를 처음 접하면서 천부적 음감을 확인했고 이화여고에 다니는 누나한테 음악을 배웠다. 인천중학 재학 시절에는 바이엘과 체르니를 독학으로 배웠다. 서울 경복중학으로 전학한 후 이화여대의 임동혁 교수한테 작곡수업을 받았다.49년 경복중학 6년(당시 6년제)때 첫 작곡발표회를 가졌다. 서울대 음대 시절에 김성태 선생을 만나면서 오늘날 민족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올해 김성태 선생한테 세배를 갔더니 세뱃돈 3만원을 주더군요. 그분은 96세의 나이에도 동요를 작곡하고 있어요. 여전히 배울 점이 많아요.” 최씨는 지금까지 가곡 외에 편곡 1600여곡, 기악곡 40여곡을 만들었다. 미발표된 것도 수십곡에 이른다. 재산은 하나도 없지만 가득 쌓인 문학책과 음악자료들을 볼 때마다 남부럽지 않게 여긴다. 혼자 맥주 마시며 책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올 가을에 발표될 신곡 20곡을 기대해 달라며 식지 않은 창작열을 과시했다. 오래전부터 ‘고운산’이란 필명으로 작사도 한다. 건강유지 방법을 물으니 “지하철이 곧 헬스클럽이다. 음악이 있어 인생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라며 웃었다. 생활비는 저작권료로 받는 월 200만∼300만원으로 충당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9년 강화 출생 ▲49년 경복고 졸업, 제1회 작곡 발표회, 임동혁 교수에게 작곡이론 사사 ▲54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재학시절 김성태 교수에게 작곡이론 사사.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대학원 석사 ▲61년 ‘그리운 금강산’ 작곡 ▲62년 6·25 12주년때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최영섭 특집 가곡 발표회’ 개최. 이후 작곡발표회 5회. ▲76년 드라마 주제가 ‘아, 이조 오백년’ 작곡 ▲95년 광복50주년 기념교성곡 ‘오 사랑하는 나의 조국’ 전 24장 발표. ▲가곡 ‘모란이 피기까지’‘추억’‘망향’ 등 200여곡 작곡. ▲인천여중고·인천여상고·이화여고·한양대·상명여대·세종대 등에 출강. ▲현재 작곡가회 부회장, 한국예술가곡진흥회 회장. ■ 상훈 인천시문화상(59년), 경기도문화상(61년),MBC방송대상(87년), 대한민국 방송대상(92년),MBC가곡 공로대상(94년), 한국음악상(96년), 세종문화상(98년), 서울시문화상(2001년)
  • “한끼식사 944원으로 해결”

    “한끼식사 944원으로 해결”

    법정 최저임금 수준으로 꾸며진 ‘최소한의 밥상’이 8일 공개됐다. 밥상을 들고나온 사람은 인천의 한 대학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병든 남편과 자녀 둘을 부양하고 있는 주부 박영희(57)씨. 박씨가 용역회사로부터 받는 임금은 상여금을 포함해 70만원. 월급으로는 턱도 없이 모자라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짬짬이 신문지와 박스, 깡통 등 재활용품을 수집해 번 돈 9만 2000원을 보태면 총 수입은 79만 2000원이다.1년 전까지만 해도 맞벌이 부부였다. 그러나 막노동으로 아이들 학비를 벌던 남편은 현재 병을 앓고 있다. 박씨는 밥상과 함께 자신의 가계부도 들고 나왔다. 전국여성노조,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노동단체 들이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하며 이날 낮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마련한 행사 ‘최저임금 받는 영희씨와의 점심식사’라는 이벤트에서다. 박씨가 한달 동안 버는 돈 중에서 남편 병원비 20만원, 두 아이의 휴대전화 요금과 용돈 11만 5000원, 경조사비 7만원, 전기요금 3만원, 수도요금 5000원, 대출이자 5만원, 보험료 5만 2000원 등을 빼고 나면 식비로 쓸 수 있는 돈은 고작 17만원. 문화생활은 꿈도 못꾸고 경조사 때 입고 갈 마땅한 옷도 한벌 없지만 여유가 전혀 없다. 아이들은 주로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때문에 부부가 집에서 먹는 식비를 계산해 보면 한끼에 944.4원꼴(월 식비 17만원÷30일÷3식÷2명)이다. 평소에는 김치만 달랑 놓고 밥을 먹지만, 이날은 많은 이들에게 공개하는 밥상이니 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100원어치의 콩나물로 만든 국과 무침,100원짜리 김구이 1장,120원짜리 두부 4쪽, 김치, 밥 한 그릇이다. 최씨가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의논해 944.4원으로 살 수 있는 재료를 최대한으로 써서 마련한 식단이다. 박씨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이런 메뉴의 식사를 나눠 주고 함께 먹었다. 박씨는 “최저임금으로 최하위 바닥생활을 하면서 속사정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좀 부끄럽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60만원 수준인 최저임금으로는 최저생계도 보장받기 힘들다는 현실이 알려져 최저임금이 인상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임금협상에서 회사는 최저임금을 제시하기 때문에 힘없는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면서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임금의 50%선인 81만 5100원으로 책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교보自保 ‘1대1 사고상담서비스’ 돋보여

    교보自保 ‘1대1 사고상담서비스’ 돋보여

    ●교보자동차보험 국내에 온라인 보험을 소개한 교보자보가 낮은 보험료를 통해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차별화된 고품질 보상 서비스를 들고나와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보험시장의 돌풍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계약과 동시에 가입자에 대한 보상책임을 전담하는 ‘다이렉트 1대1 사고상담서비스’가 돋보인다. 사고가 났을 때 전담요원만 찾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법률비용서비스’ 등 틈새 전략의 특약에 함께 가입하면 사고처리에 따른 법률비용, 병원비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전담요원의 연락처는 보험가입증명서에 명시된 만큼 운전석에 늘 비치하면 좋다. 전국을 무대로 삼는 보상팀은 7센터,43개 팀으로 구성됐다. 다른 보험사의 보상전담 인력보다 50% 정도 많은 400여명에 이른다. 따라서 어디에서 어떤 형태의 사고가 나든 순발력 있는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은 사고가 났을 때에만 보험료를 낸 보람을 느끼기 마련이다. 무사고 운전자는 그만한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말이다. 교보자동차보험은 이를 감안해 ‘UMC 카드’를 만들었다. 보험가입증명카드에 각종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카드다.UMC카드는 SK㈜와 제휴, 전국 SK 주유소에서 OK캐시백포인트를 4배 이상 적립받을 수 있다. 자매 경정비센터인 스피드메이트에서 엔진오일 1만원 교환 혜택도 받는다. 렌터카, 여행정보 등 차량에 대한 토털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다. 교보자동차보험의 계약자 재가입률은 최고 81.7%나 된다. 업계 평균인 70% 수준을 훨씬 웃돈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품에 안은 현이가 젖병을 물리자 오물거리기 시작한다.80㎖의 특수분유도 몇 차례 쉬었다가 삼킬 만큼 힘겨운 듯하다. 타인의 체온을 느꼈는지 현이의 작은 손가락이 기자의 가슴에 머문다. 임신 27주 만인 지난달 760g의 ‘초극소 미숙아’로 세상에 나온 현이. 기자가 이 병동에 들어서 처음 눈을 맞춘 아기이다. 서울 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39명의 미숙아들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냘픈 팔다리를 바동거리지만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아기들의 고통은 ‘뚜∼뚜’거리는 전자음이 대신한다. 제 몸보다도 큰 인공호흡기와 튜브를 입에 문 채 생존 마지노선이라는 ‘22주 500g’을 간신히 넘어선 천사들. 의료진은 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아기’라고 부른다. 기자는 지난 2,3일 이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팀에 참여했다.‘임시 아빠’가 되어 우유를 먹이고 몸무게를 재고 목욕을 도우면서 진짜 아빠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아기들의 눈망울에서 본 것은 절망을 딛고 선 희망이었다. 지난 1월 820g의 몸무게로 태어난 서연이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의료진의 예상대로라면 매일 죽음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미숙아 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서연이는 그러나 ‘기적’으로 불린다. 이날까지 112일을 살고 있어서다. 서연이의 소화기관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의 길이는 불과 10㎝. 정상이라면 1m가 넘어야 한다. 특수 영양제가 투여되지만 미량만 체내에 흡수된다. 그러고도 서연이의 머리카락은 자라고 있다. 발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의학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연이에게 의료진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지난달 병원이 수술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부모를 설득해 서연이를 수술했다. 그러나 수술 소견은 ‘부정적’이었다.3000만원이 넘는 병원비와 누구보다도 어린것의 고통에 피멍이 들었을 부모는 치료를 포기한다는 뜻을 전했다. 엄마 아빠는 정을 떼려는 듯 면회마저 뜸하다. 안원희(36) 책임간호사는 “잘 버텨주는 서연이가 고맙다.”고 말한다. 서연이는 이 시간에도 홀로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하루 세 차례 이뤄지는 면회. 아픈 아기를 보는 부모의 얼굴은 ‘웃음반 눈물반’으로 젖어든다. 모유를 먹이고 엄마의 맨 가슴 위에 아기를 올려 체온과 정서를 교감하는 ‘캥거루 캐어(Kangaroo Care)’의 시간이다. 생명을 이루는 두 존재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제2중환자실을 찾은 박미영(31·가명)씨는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듯 목소리가 잠겼다.“은수야 은수야 엄마 왔네. 빨리 이겨내야지. 은수야 눈 떠봐. 엄마 마음 아프게 왜 그래. 은수야 눈 떠봐. 응….”눈을 감은 채 가쁜 숨만 쉬고 있는 은수 곁에서 박씨는 무너지는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른다. 불과 24주 만인 지난 2월 6분 간격으로 태어난 780g의 범수와 630g의 은수 남매. 범수는 체중 2.1㎏으로 호전됐지만 여동생 은수는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눈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이미 수술만 두 차례 받은 은수는 미숙아 망막증에다 심장마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박씨 역시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가슴 한 공간에 숨겨든 죄책감을 내비친다.“내 몸이 부실해서 아기가 고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간호사가 말없이 등을 토닥이며 위로한다. 새벽 1시20분. 모니터상에서 한 아기의 심장 박동수가 135에서 47로 급격히 떨어지자 신호음이 울린다. 의료진의 긴급 처치로 안정을 되찾은 아기 앞에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의료진이 싸우는 것은 죽음뿐만이 아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아기나 기능성 장애가 예상돼 미리부터 아기를 포기하는 보호자를 설득하는 문제가 의료진이 맞닥뜨리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000g 미만의 초극소 미숙아 가운데 49명은 치료를 포기한 ‘자의 퇴원’에 의해 사망했다. 신생아과 김애란 교수는 “미숙아도 뇌손상만 없으면 정상인으로 성장한다.”면서 “우리가 30%의 희망을 말하고 있는 순간 부모는 70%의 절망만 보며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 문제인 치료비 부담도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할 때마다 부딪히는 말못할 고민거리다. 정작 치료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의료진조차 포기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아기이다. 바동거리는 아기의 눈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아픈 아기가 엄마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이다. 때로는 소생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멋대로 죽음을 선고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 530g의 희망…“모두의 희망으로 자라렴” 3일 오전. 중환자실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월 26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나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은채가 2.5㎏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날이다. 그동안 기록된 은채의 차트만 100여장. 불과 두달 전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계면활성제, 항생제, 호흡약물, 이뇨제, 영양제 등 온갖 약품을 투여하며 가까스로 삶을 이어온 은채였다. 엄마 김윤경(가명)씨는 40대 초반의 고령 출산자. 은채가 첫 아기인 그녀는 “6개월이 됐는데도 발로 차는 기미가 없어 내심 걱정을 했는데 설마 미숙아로 태어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은채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녀는 산후조리도 포기한 채 퇴원한 다음날부터 하루 3번씩 면회를 왔다. 은채가 입원한 109일 동안 김씨에게 유일한 기쁨이자 희망은 매일 15∼20g씩 체중이 늘어가는 은채의 모습이었다. 경제적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가 기자에게 내민 진료비 영수증에 적힌 총액은 3723만 1093원. 이 중 본인 부담금은 1601만 3470원이다. 김씨는 “국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엄마들이 병원비 때문에 도망다니고 아기를 포기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출산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조차 부족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에서 미숙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들은 병원비와 재활치료로 카드빚을 안게 된 모진 현실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한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의료진과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 속의 아기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sunstory@seoul.co.kr ■ 미숙아 치료 문제점 940g의 미숙아를 낳은 경기도 분당의 어느 산모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기를 치료할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이 꽉 찼다.”는 응답만 들었다. 대당 2억원의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홉기, 각종 첨단 생명유지장치 등이 부착된 병상 40개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의 적자만 20억원을 기록했다. 아기 1명이 치료받는 한 병상당 매달 416만원의 적자가 난 셈이다. 산모가 고령화되면서 미숙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치료할 병상과 장비는 태부족이다. 전국적으로 신생아 집중치료를 위한 병상은 850여개가 부족하다. 병상을 늘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병원들이 시설, 장비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치료가 기피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생후 1∼4세까지 국가가 전액 진료비를 부담하는 일본과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 정책은 인프라 구축을 막고 있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사회에서 신생아 의료의 현황과 대책’ 공청회에서도 의료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터져나왔다. 한국평가연구원 김기찬 원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저출산 대책으로 미숙아의 보호자 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570만원 정도가 줄었지만 수가는 변동이 없어 병원 적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숙아에 대한 재활치료도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미숙아는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폐, 호홉기 질환 등으로 4∼5세까지 재입원을 반복한다. 거의 모든 책임을 미숙아 가정이 전담할 뿐 국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sunstory@seoul.co.kr
  • 신용불량 굴레벗고 부르는 ‘희망가’

    신용불량 굴레벗고 부르는 ‘희망가’

    지난 8일 늦은 오후 서울 송파구 오금동 성내천 옆 경로당. 좁은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자 콘크리트의 싸늘한 한기가 두 볼에 닿는다. 4평 남짓한 작업실에서는 정찬명(40·송파구 마천동·장애 2급)씨가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비누를 만들기 위해 발효액과 정제유를 뒤섞는 데 한창이다. “조금만 더 하자고. 납품은 맞추고 퇴근해야 되지 않겠어?” 창고에서 비누의 건조 상태를 조심스레 살피던 박창호(52·마천동)씨가 거들고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씨와 박씨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러나 신용불량자에서 오는 5월 어엿한 말띠 띠동갑 ‘사장님’으로 거듭 태어나는 이들의 손놀림은 한껏 가볍게만 보였다. ●10대때 상경, 공장서 일하다 병 얻어 카드빚 ‘잔뜩’ 박씨의 삶은 70∼80년대 소설의 도시노동자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19살 때 고향인 전남 진도에서 상경한 그는 벨트 공장에서 첫 일터를 잡았다. 이후 대형 슈퍼마켓에서도 일했지만 별다른 기술도 학력도 없던 터라, 본드 냄새가 진동하는 벨트 공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 변변찮은 수입도 술값으로 날려버리기 일쑤였다.90년대 들어서는 가족들과 떨어져 별거에 들어갔다. 더욱이 박씨가 수렁에 빠진 것은 지난 2001년.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그는 카드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했다. 어느덧 ‘신용 불량’이라는 딱지를 얻게 됐다. 박씨는 “카드 연체비를 사채를 끌어다 막다 보니 1000여만원의 빚은 어느새 6000만원까지 불어나 있었다.”고 씁쓸해했다. 정씨의 인생도 곡절이 많기는 박씨 못지않다.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태어난 정씨는 14살 때 왼쪽 신체마비마저 겪었다.18살 때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왼쪽 팔·다리의 마비 증세를 떨쳐내지는 못했다. 20살이 돼 ‘밥벌이라도 하자.’는 심정에서 상경해 자개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이 정씨의 발목을 잡았다.‘적금을 해서 그나마 사정이 낫다.’라는 구실로 공장에서 해고됐다. 성치 않은 몸으로는 재취업이 쉽지 않았다. 결국 “먹고살기 위해” 2000만원의 카드빚을 지게 됐고, 곧 신불자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자활후견기관 도움 받아 보란 듯이 재기 이들이 ‘희망의 근거’를 발견한 것은 지난 2002년. 기초생활보상대상자인 이들은 동사무소로부터 송파자활후견기관을 소개받았다. 자활후견기관은 저소득계층에 적당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적 자활을 도와주는 곳이다. 박씨와 정씨는 오금동 송파자활후견기관에서 ‘EM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효모·유산균 등 80여종의 유용 미생물을 조합해 만든 복합체인 EM(Effective Microoganism)과 폐식용유를 섞어 만든다. 미생물이 주원료라 쉽게 자연분해가 되면서 무좀 치료와 모발 성장 효과도 있는 친환경 상품이다.20개들이 한 박스에 1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주문 방식으로 판매되는 EM비누는 2003년 말부터 효과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지난해에는 한달에 100박스 가까이나 팔렸죠. 일을 하면서도 사람과 자연을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도 큽니다. 결국 3500여만원의 자활 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죠.” 이들이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5월. 당분간 장소나 원재료 등은 자활후견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엄연히 ‘기업’을 운영하는 셈이다. 박씨의 희망은 사업이 제자리를 잡은 뒤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다. 정씨 역시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게 목표다. 이들은 “현실은 소박한 꿈을 이루기에도 각박하지만 ‘아파 본 사람이 아픔을 안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면서 “여유가 생기는 대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나누는 등 받은 것의 곱절 넘게 베풀며 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젠 아내사랑으로 인생2막”

    “만년의 인연으로 천년의 사랑을 위해 내곁에 온 당신은 내게 고향 같은 사람입니다.” 이혼하는 부부가 한 해 15만쌍에 이르는 가운데 어려움을 사랑으로 극복한 부부들의 따뜻한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의 사연은 제2회 아내의 날인 3일 삼성생명이 공모한 ‘아내사랑 글쓰기’에서 알려졌다. ●3000만원짜리 전셋집에 새 보금자리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화가 김철수(56)씨는 한때 서울역을 전전하던 노숙자였다.1980년 5월 부인(57)을 만나 아들을 낳고 화목하게 살던 김씨는 2003년초 액자공장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처가에 빚을 졌다. 처가와 부인을 볼 면목이 없어 같은해 6월 가출, 노숙자가 됐다. 부부가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 것은 같은해 12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서 전철을 탄 김씨는 “CD 두장 만원에 드립니다.”라고 외치는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목소리였다. 김씨는 고개를 숙이고 다음 역에서 내리려 했지만 김씨를 알아본 부인이 CD가방을 내던지고 달려가 “제발 함께 돌아가자.”며 애절하게 호소했다. 김씨는 “울먹이며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는 아내를 보는 순간 숨어서 자책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오기가 북받치며 새출발을 결심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부부는 3000만원짜리 전셋집에 둥지를 틀었다. 김씨는 다시 그림을 그리고, 부인은 식당 일을 나가며 앞날을 설계하고 있다. ●병 간호 지극정성… 석사과정까지 지원 충북 제천에 사는 김종천(45)씨는 가톨릭 성직자를 꿈꾸던 초등학교 5학년때 어머니를 여의었다. 가세가 기울어 중학교 진학이 좌절되자 거의 매일 친구들과 싸움질을 해대고 술을 마셨다. 급기야 무기력증에 간염까지 앓게 됐다. 하지만 부인 방원순(44)씨를 만나면서 김씨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1981년 결혼한 뒤 방씨는 병마와 싸우는 김씨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방씨가 빨래방을 운영하며 생활비와 병원비를 보탰다. 덕분에 김씨는 병을 이기고 한글을 가르치는 비영리학교 ‘솔뫼학교’를 13년째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천 세명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도 밟고 있다. 김씨는 “방황의 끝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웃었다. ●척추 장애인을 금메달리스트 만들어 대구 달서구 도원동에 사는 최경식(39)씨는 하반신이 마비된 1급 척추 장애인이다.1988년 10월 전북 김제의 군 부대에서 미사일을 수송하다 비탈길에서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최씨는 시련을 딛고 지난해 그리스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 탁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최씨의 ‘인생 승리’ 역시 부인 김수정(32)씨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최씨는 1996년 교회에서 김씨를 만나 처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년 뒤 결혼했다. 김씨는 고혈압과 관절염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71)까지 모시고 있지만,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고 묵묵히 몸이 불편한 최씨를 돕고 있다. 최씨는 “혼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게 없어선 안될 보석같은 존재”라며 미소지었다. 세 부부는 5일 경주에서 ‘아내의 날’기념 특별상을 받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법원이 변화한다-공판중심주의 2년] ‘후다닥 판결’ 사라져…무죄율 2년새 2배

    [법원이 변화한다-공판중심주의 2년] ‘후다닥 판결’ 사라져…무죄율 2년새 2배

    재판이 달라졌다.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 증인이 피고인과 사건을 놓고 유·무죄 공방을 벌이는 공판중심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03년 수사기록에 의존하지 않고 법정 진술과 심리를 중시하는 이 제도를 천명, 재판의 개선을 유도해 왔다. 판사가 수사기록을 집무실에서 읽고 유·무죄를 판단하던 관행은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그 결과 무죄율이 높아지고 구속률은 감소하고 있다. 공판중심주의의 도입에 따라 변화한 법정의 모습을 살펴본다. ■ 달라진 법정 르포 대학병원 의사 A(63)씨는 1999년 2000만원을 받고 허위 진단서를 끊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진단서를 받은 사람은 수감 중인 한보그룹 정태수 전회장이다.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정씨의 아들 보근씨가 비서를 통해 돈을 건넸다고 판단했다. 보근씨와 비서는 그랬다고 자백했다. 지난해 3월2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재판장:피고인,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피고인:정 회장과 친분을 나눴지만 맹세코 뇌물을 받지 않았습니다. 변호인:비서와 보근씨의 검찰조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증인으로 세워주십시오. 재판장:그렇게 하겠습니다. 같은 해 4월28일 오후 2시40분 같은 법정. 비서가 증인석에 앉았다. 검사:증인은 검찰에서 A씨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말했지요. 증인:네, 그렇습니다. 변호인:A씨에게 어떻게 돈을 전달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증인:사실, 기억나지 않습니다. 검찰에서도 그렇게 말했는데 수사관이 수첩에 적은 메모 ‘병원비 2000만원(A의사)’을 들이대며 추궁하는 바람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변호인:그럼, 허위진술을 했다는 건가요. 증인:그렇습니다. 정보근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변호인:증인은 비서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시켰나요. 증인:사실, 시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돈을 주지 않았다고 사실대로 말했는데, 수사관이 자꾸 부인하면 병중인 아버지를 긴급체포할 것 같아서, 인정했습니다. 수사관이 비서가 시인했다고 다그쳤습니다. 이렇게 재판은 6차례나 계속됐다. 같은 해 7월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서보다 법정 진술이 더 신뢰할 만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판중심주의가 아닐 때는 어떠했을까. 검사는 피고인에게 ‘예’,‘아니오’라고 짧게 답하라고 다그친다. 변호인이 “검찰조서가 피고인이 말한 것과 다르다.”고 반박해도 판사는 “조서에 서명·날인했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한다.”고 한다. 정신이 없어 조서를 제대로 못 읽었다고 해도 무시된다. 증인에게도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만 짧게 묻고 돌려보낸다. 판사는 그래놓고는 집무실에서 수사기록을 읽어보고 유·무죄를 판단한다. 필요하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한다. 따라서 재판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공판중심주의 시행 전후의 모습은 이렇게 다르다. 외국 영화처럼 검사와 변호인이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이제 우리 법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경우 1심에서만 법정심리가 14차례 열렸다. 증인만 15명이 나왔다. 오후 2시에 시작된 공판은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으로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공판중심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형사재판부가 많아야 한다. 대법원은 2002년 157개에서 지난해 220개로 40% 늘렸다. 주 1회 열던 공판도 2회로 바뀌었다. 다툼이 심한 사건을 따로 심리하는 특별기일도 생겨 재판부마다 일주일에 세차례 재판을 열고 있다. 피고인이 충분히 변론하도록 재판시간도 여유있게 잡는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심리받을 시간이 3∼4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인신문도 충실해졌다. 조서가 제대로 쓰였는지만 묻지 않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증인 3∼4명을 한꺼번에 불러 대질신문도 한다. 다툼이 없는 사건에서도 형량을 정하는데 참고하려고 증인을 부른다. 공판이 강화되자 무죄율이 높아졌다.1심의 경우 2002년까지 1100∼1300건(0.6∼0.7%)에 머물던 전국 법원의 무죄건수가 지난해는 2469건(1.03%)으로 늘었다. 특히 다툼이 심한 사건에서 무죄가 잇따랐다. 월드컵 휘장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김용집 전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국장, 김재기 전 관광협회장 등이 무죄로 풀려났다. 박광태 광주시장, 한나라당 강삼재 전 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판사들은 “피고인에게 방어권을 보장하니까 수사기관에서 드러나지 않던 반대사실이 나타나 무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불구속 재판원칙도 강조해 구속영장 발부율도 낮아졌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2002년 82.6%이던 발부율이 지난해는 73.8%로 크게 줄었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생계형 ‘자궁임대’ 성행] 불임부부들의 이중고

    [생계형 ‘자궁임대’ 성행] 불임부부들의 이중고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외로운 싸움, 나라마저 모르는 척하네요.” 지난해 8월부터 불임클리닉에 다니고 있는 김미진(가명·35·여·피아노 교습)씨는 인공수정에 한 차례 실패하고 시험관 아기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결혼 3년차지만, 늦은 결혼으로 나이가 마음에 걸렸다. 김씨는 “검사를 받다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다.”고 속상해했다. 집안 어른들은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지만 얼마전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임신에 성공한 친구가 오히려 채근한다. 김씨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그 친구는 방학 때마다 시술을 해서 7차례 만에 쌍둥이를 임신했다.”면서 “직장과 불임증 치료를 병행하는 것 역시 큰 부담”이라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큰 걱정은 병원비. 한 차례에 15만원 정도가 드는 인공수정은 물론이고, 한 차례에 250만∼300만원이 필요한 시험관 아기 시술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김씨는 “치료비를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불임부부는 아예 아이를 가질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불임부부는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게 고작”이라면서 “‘어떤 병원은 시술에 3차례 실패하면 다음에는 절반 값으로 해준다더라.’는 등의 소문을 듣고 이리저리 옮겨다니기도 한다.”고 씁쓸해 했다. 하지만 김씨는 같은 처지라도 대리모 출산을 하는 불임부부에게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대리모를 구할 돈도 없고, 그렇게 아이를 낳는 것과 입양이 뭐가 다른지도 모르겠다.”면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노력하면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성5명과 겹치기 엽색행각 카사노바의 최후

    유명대학 출신이고, 방송국에서 일한다고 속여 여성들을 농락한 ‘카사노바’가 ‘교도소의 꿈’을 이뤘다. 1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사기혐의로 구속된 김모(28)씨. 지난 3년 동안 5명의 여성과 겹치기 엽색행각을 벌여온 김씨는 지난해 1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김씨는 그러나 4월부터는 병원비도 없어 치료를 받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교도소에 가면 국가에서 치료를 해주지 않겠느냐.’며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자리에서 오히려 판사에게 적극적으로 구속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꽃미남’인 김씨의 엽색행각은 2002년 3월 시작됐다. 김씨는 채팅으로 A(25)씨를 알게 됐다. 김씨는 “결혼하자.”고 적극 유혹했고,A씨도 김씨의 외모에 호감을 느껴 만난 지 한달 만에 성관계를 맺었다. 고교를 중퇴한 김씨는 한술 더떠 S대 출신으로 방송국에서 드라마 세트를 디자인한다고 자신을 부풀렸다. 김씨는 같은 해 4월에는 B(25)씨와도 깊은 관계를 맺으며 ‘양다리’를 걸쳤다. 김씨는 주말에는 A씨, 평일에는 B씨를 만났다. 김씨는 A씨의 신용카드로 B씨에게 선물을 사주고,B씨의 신용카드로는 A씨에게 선물을 주며 환심을 샀다. 그러나 2002년 9월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두 여인은 자신이 ‘약혼녀’라며 김씨에게 “상대 여성을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방값과 정리비용을 핑계로 A씨에게 6000여만원,B씨에게 1200여만원을 뜯어냈다. 그러고도 A씨와 지난해 1월까지 혼인을 전제로 교제했고,B씨와는 2003년 11월까지 만났다. 그러나 지난해 1월 김씨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드러난 진실은 더욱 황당했다. 김씨가 입원한 병실에 A씨와 B씨를 포함, 김씨가 사귄 5명의 여성이 한꺼번에 병문안을 온 것이다. 결국 카사노바에게는 사기꾼이라는 오명과 오른쪽이 마비되고 언어장애에 시달리는 후유증만 남게 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 타령(MBC 오후 7시55분) 나영은 강수를 회사로 불러 신률의 방을 구경시켜준다. 한편, 가영은 가족들에게 취재 때문에 일주일 정도 지방 출장을 다녀와야겠다고 말하고, 할머니 등 가족들은 안된다며 가영을 말린다. 준호도 자기와 먼저 의논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화를 내고, 가영도 지지않고 맞선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뒤로는 수려한 산봉우리가, 눈 앞에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 전북 부안을 찾아간다.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과 대웅보전, 저마다의 재주를 하나씩 품고 있는 원숭이들의 학교, 싱싱한 해산물로 만들어내는 젓갈의 명소 곰소 젓갈단지까지 듣기만 해도 속이 꽉 찬 부안의 명소들을 만나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1999년 결성돼 신촌과 홍대 주변의 라이브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넬은 김종완(보컬, 기타),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등 80년생 동갑내기로 구성됐다.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연주하는 선율 속에 거침없이 열정을 쏟아내는 넬만의 무대를 만나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무능력할 뿐 아니라 아내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남편. 그런 남편을 한사코 옆에 두고 감싸는 시어머니에게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또 임대된 점포의 일부 공간을 재임대한 업주는 원래 점포 주인에게 임대료를 내야 하는지도 함께 알아본다. ●용서(KBS2 오전 9시) 수민은 번역 일로 받은 선금을 재훈에게 주며 빚갚는 데 보태라고 하지만 재훈은 수형의 병원비를 받을 수는 없다며 거절한다. 한편 수형이를 통해 인영이 찾아 온 사실을 알게 된 수민은 형우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생기면 수형이를 데리고 영원히 사라져 버리겠다고 말한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형주는 헤어지자고 말하는 영실을 설득해 보지만 영실에게는 무서운 현실과 하나뿐인 오빠 인표의 뜻을 거스를 자신이 없다.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는 영실을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형주. 한편, 맞선을 본 여자에게 무안을 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버린 일로 형주는 재규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는다.
  • 설 연휴 겨냥 보험상품 2000원으로 최고 1억 보장

    설 연휴 겨냥 보험상품 2000원으로 최고 1억 보장

    설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들을 겨냥한 이색 보험상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단돈 몇천원만 내면 여행기간의 모든 손실을 보상해 주는 여행보험과 실속있는 효도선물로 각광을 받는 건강보험 등이다. 편안한 운전을 보장하는 자동차보험의 특약상품도 있다. ●귀성 2~3일전 인터넷서 가입 여행보험은 고향으로 출발하기 2∼3일전 인터넷 등을 통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라면 1주일 전이 좋다. 보험료가 최저 2000원에 불과하지만 설 여행기간에 발생하는 사고 및 질병에 대한 보상금, 치료비, 휴대품 손실에 대한 손해보상금 등을 모두 책임진다. 어쩌다 남의 물건을 망가뜨렸을 때에도 보상금을 지급한다.1인당 보험료는 대체로 3일에 2000원,5일에 2500원,7일에 3000원 등이다. 보험금은 사망·후유장애 1억원, 질병사망 1000만원, 치료비 500만원, 배상책임 1000만원, 휴대품손해 100만원 등이다. 단 남의 물건이 파손 됐을때 보상하는 배상책임과 내 물건이 망가졌을 때 보상받는 휴대품 손해는 1만원을 면책금으로 뗀다. 현대해상은 설날(9일)을 전후한 각 4일씩, 모두 9일 동안을 책임지는 ‘설 고향길 보험’을 내놓았다.3인 가족의 보험료는 9900원, 보험금은 최대 1억원이다. 특히 내 아이가 놀다가 다른 사람의 신체나 물건에 피해를 줬다면 500만원까지 대신 물어준다. 떡 등 음식을 먹다 배탈이 나거나 식중독에 걸리면 병원비는 물론 보상금도 준다. 산길을 가다 벌에 쏘이거나 동물에게 물려도 보험금이 나온다. 기차역 등에서 다른 사람과 싸움이 붙어 상처를 입힌 경우에도 사고무마비 명목으로 돈이 나온다. 다만 음주 상태였다면 전혀 보상해 주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LG화재도 연휴 3일 동안을 보상하는 ‘설날여행보험’을 출시했다.2000원이면 1억원까지 보상된다. 만 1∼85세이면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가입이 가능하다. 동부화재의 ‘설여행보험’은 인원수와 보험기간에 따라 보험료가 2000원에서 1만 180원으로 늘어난다. 가입자를 추첨해 1등에게 30만원짜리 주유권을 주는 행사도 함께 연다. ●고향에서 세배후 보험증서를 선물로 직장생활 등으로 부모님을 모시지 못하는 자식들을 위한 ‘효도보험’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험료는 매월 자식이 내지만 보험금 혜택은 나이든 부모가 받는 상품이다. 자식들도 병간호 등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효도보험은 치매 등으로 장기간의 간병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장기간병보험과 골절사고 등을 특화한 상해보험, 암 등 주요 질병 치료비 등을 보장하는 건강보험이 있다. 장기간병보험은 치매, 중풍, 뇌중풍 등으로 간병인이 필요할 때 매월 100만원 정도의 간병비를 10년 정도 지급해 준다. 삼성생명의 ‘실버케어보험’은 보장기간이 종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20년동안 보험료를 내는 상품이라면 월 16만원 이상이지만 자식들이 나눠 내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금호생명의 ‘베스트라이프간병보험’은 간병비가 최고 3억 7500만원에 이르고,13종의 특약을 고를 수 있다. 건강보험은 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주요 성인질병과 교통사고 및 사망 등에 대한 보상을 한다. 병원 진단금과 입원비, 수술비도 지급한다. 보험료는 아버지가 진단 대상이면 10만원 이상, 어머니이면 5만∼9만원대다. ●교통사고 당황하지 마세요 귀성길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만큼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 졸음 운전이나 음주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싶다면 ‘명절 임시운전담보특약(신동아화재 등)’에 가입하면 좋다. 본인이 종합보험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똑같은 보상을 받는다. 주차에 자신이 없는 초보운전자라면 ‘주차장 및 아파트단지내 사고위로금 특약(동양화재 등)’도 권장할 만하다. 형제·자매가 돌아가면서 운전할 때 ‘형제자매운전특약(그린화재)’ 등을 선택하면 가족운전특약에 가입했을 때보다 보험료가 평균 6.2% 싸진다. 특약상품은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할 때 선택할 수 있다. 명절을 앞두고 추가 가입할 수도 있다. 추가 보험료 또는 무료 서비스로 제공된다. 아울러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세뱃돈 대신 어린이보험 증서를 줄 수도 있다.‘e-수호천사 아가사랑보험(동양생명)’은 한달에 1500원만 내면 15년동안 각종 위험을 보장해 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청춘!신고합니다(KBS1 오후 7시30분) ‘조국의 하늘은 우리가 지킨다.’ 하늘의 사나이 공군 제16 전투비행단 병사들과 함께 한다. 폐렴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농사를 지으며 혼자 힘으로 2남6녀를 키우신 어머니. 쌍둥이 아들과 어머니의 아주 특별한 만남을 ‘어머님 전상서’에서 만나본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최근 발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0년 내에 OECD회원국 가운데 노인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데….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노인문제에 대한 현실을 진단해보고,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짚어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예전에는 종친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전자족보. 인터넷의 보급과 디지털 시대를 맞아 요즘에는 전자족보를 만드는 종친회가 늘고 있다. 어려운 한자에다, 책의 분량도 많아 외면을 받아온 족보,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전자족보다. 전자족보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핀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인형극하면 멀리 극장에 가서 구경하는 것으로만 생각을 한다. 그러나 유아기에 아이들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부터 이미 집안에서는 인형극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로 차별성을 주고 싶어도 따로 성대 모사를 배우지 않은 이상 어려운 일인데, 인형극을 더욱 즐겁게 하는 성대 모사를 배워본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박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다니며 경부고속도로 노선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살펴본 뒤 천태산 사장을 따로 불러 고속도로 공사비를 깎아달라고 말한다. 국철민 부사장이 미국 출장중일 때 국대호는 회사를 둘러본 후 철규를 불러 신문사 일을 그만 두고 회사 일을 배우라고 지시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재훈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도 수형이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겠다는 수민에게 희만은 화를 낸다. 집에 돌아온 희만은 수민이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 빈말을 하지만, 재훈은 자신을 위로하려는 말임을 알고 있다. 형우는 병원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갔었다고 인영에게 털어놓고….
  • [어떻게 지내세요] ‘비내리는 호남선’ 작곡가 박춘석

    [어떻게 지내세요] ‘비내리는 호남선’ 작곡가 박춘석

    “와병 중이지요. 틈틈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썩 차도가 있는 편이 아닙니다.” 가요계의 거목 박춘석(본명 박의병·75)씨는 11년째 병마와 외롭게 싸우고 있다.20대 젊은이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가수 이미자를 키워낸 작곡가로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같다. 현재 박씨가 사는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20평짜리 주공아파트.24시간 간병인에 의지한 채 지낸다. 같은 작곡가이자 박씨의 동생인 박금석(73)씨가 바로 옆집에 살면서 주변을 관리하고 있다. 박금석씨는 전화통화에서 “친한 지인의 얼굴조차 못알아볼 정도이기 때문에 인터뷰는 불가능하다.”면서 “형님은 일주일에 두번씩 현대아산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리에 보조기계를 끼고 1시간30분 동안 걷기 운동을 한다는 것. 4년전에는 폐렴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다행스럽게 극복했다. 하지만 뇌졸중의 후유증은 여전하다. 또한 투병생활이 힘들고 안타깝다고 부연했다. 박금석씨는 “(형님의)저작권료로 병원비 내고 한달 생활비를 겨우 쓰고 있다.”면서 “요새는 병문안차 찾아오는 동료 작곡가나 가수들이 거의 없다.”고 쓸쓸한 처지를 대신 말했다. 박춘석씨가 평소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박금석씨는 “이미자의 ‘노래는 나의 인생’을 작곡하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쓰러졌다.”면서 “다 아끼는 곡들이지만 ‘가을을 남기고 산 사랑’이나 ‘가시나무 새’도 평소 애착이 많았다.”고 전했다. 박춘석은 ‘살아있는 트로트의 전설’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검은 테 안경을 쓰고 ‘음악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다.2700곡을 발표, 고 길옥윤씨와 더불어 가장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어릴 적 고무 공장을 하는 아버지 덕에 피아노와 오르간 앞에 앉아 자유자재로 화음을 생산해내기도 했다. 경기중학 5학년(고교 2년)인 1948년 당시 서울대에 다니던 길옥윤씨와 만나 음악활동을 함께 했다. 데뷔곡은 최양숙이 부른 ‘황혼의 엘레지’이다. ‘비내리는 호남선’은 손인호가 부른 공전의 히트곡.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 ‘기러기 아빠’ ,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은방울 자매의 ‘마포종점’, 패티김의 ‘초우’ 등 다양한 노래풍을 만들어낸 작곡 천재이다. 김문기자 km@seoul.co.kr ‘어떻게 지내세요’ 는 독자와 함께합니다. 각계 명사는 물론 한때 스타였던 인물, 화제를 뿌렸던 사건 속 주인공들의 근황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추천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연락처 : km@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볼일이 급해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남자에게 죄가 있는지, 버스 정류장에서 새치기를 한 아줌마에게 죄가 있는지 살펴본다. 가족간에 많이 일어나는 재산 분할 다툼 중에서 유산과 부동산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미리 상속을 받은 사람이 다시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있는지 알려 준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세계 꽃 전시장에서 국화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살펴보고, 뜨끈한 온천을 찾아 몸까지 함께 녹일 수 있는 충남 아산으로 여행을 떠나본다.2005년은 닭의 해, 희귀 닭부터 시작해서 닭을 주제로 한 그림 작품들 소개, 그리고 닭의 의미까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꿈은 이루어진다(EBS 오후 5시10분) 대한민국 인터넷 서비스가 반나절이나 마비되어버린 1·25 인터넷 대란 등 21세기 정보화시대 속에서 컴퓨터는 더 이상 정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중요 데이터 백업 생활화, 정기적인 바이러스 검사, 주기적으로 패스워드 점검,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사과나무(MBC 오후 9시45분)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운 어머니를 간호하는 현대판 장금이, 이레지나는 조리자격증을 5개나 가지고 있다. 기나긴 병원 생활에 지친 부모님을 위해 레지나가 솜씨를 한껏 발휘해 오직 부모님 두 분을 위한 만찬을 마련했다. 기적과 같은 감동의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찬이 펼쳐진다. ●용서(KBS2 오전 9시) 수형은 치료 때문에 계속 토하며 괴로워하고 이를 지켜보는 수민의 마음은 찢어질 듯이 아프다. 재훈은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병원비를 메우지만 점점 감당이 되지 않게 되고 원무과에서는 병원비 독촉을 하기 시작한다. 재훈은 우연히 수민의 짐을 정리하다가 형우의 명함을 발견하고 착잡해진다.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최근 두 달 동안 언론에 보도된 부정부패 사건은 수백 건에 이른다.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져 나오는 사건들은 대한민국의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부패 실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간에 부패 문제 해결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부패를 추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 ‘장기려 의도상’ 김인권 애양병원장

    ‘장기려 의도상’ 김인권 애양병원장

    한센병(나병)환자들을 일평생 가족처럼 돌보고 있는 전남 여수 애양병원 김인권(54) 원장이 6일 서울의대 캠퍼스내 함춘회관에서 ‘제1회 장기려 의도상(醫道賞)’을 받았다. 그는 “장 박사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데 큰 상을 받게 돼 미안할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이 상은 장 박사의 사회봉사와 박애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울 의대 동문들이 제정했다. 서울 토박이인 그가 생면부지의 이곳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83년 5월. 정형외과 전문의를 딴 뒤 한센병 환자들의 집단 거주지인 소록도로 자원,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한센병 환자들과 인연을 맺은 김 원장은 틈틈이 애양병원을 찾아 인술을 펼쳤다. 복무를 마치고 의대 교수 등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곧바로 애양병원으로 달려왔다.“내가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신념과 ‘근무할 의사가 없다.’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병원에 등록돼 관리를 받는 한센병 환자만 500여명. 김 원장은 1주일에 두번만 외래진료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하루 20여건씩 수술한다. 작년 3200여건을 집도하는 등 수술횟수가 6만건을 웃돈다. 직원들은 “원장님의 유일한 취미라면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라며 “환자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그냥 수술해 주거나 병원비를 깎아주기 일쑤”라고 입을 모았다. 부인과 1남1녀와 함께 병원에서 가까운 순천에서 살고 있다. 애양병원은 1911년 광주에서 윌슨 선교사가 문을 열었고,27년부터 여수로 옮겨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문답으로 풀어본 ‘정산 稅테크’

    연말정산 안내서를 보더라도 실제 공제액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복잡한 연말정산 내용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어느쪽이 소득공제를 받는 것이 유리한가. -총급여가 많을수록 기본세율이 높아지므로 총급여 수준이 높은 쪽에 부양가족 공제를 몰아받는 것이 과세표준을 낮춰 절세할 수 있다. 총급여가 3000만원인 아내와 4500만원인 남편의 경우 남편이 공제를 받으면 아내가 받는 것보다 16만원가량 세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남이 65세 이상인 부모를 부양하고 있다. 주민등록이 별도로 돼 있는 경우에도 부양가족 공제를 받을 수 있나. -부모의 주민등록상 다른 부양자가 없고, 다른 형제가 부모에 대한 부양가족 공제를 받지 않는다면 기본공제 200만원과 경로우대자 추가공제 200만원 등 총 4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로 신차나 중고차를 구입하면 카드 공제가 가능한가. -2002년 12월1일부터 신용카드로 신차를 구입한 금액은 카드 공제가 불가능하다. 중고차 구입금액은 카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 중 소득공제가 되지 않는 것은 보험료, 초·중·고·대(대학원 포함) 교육비 및 보육시설 수업료와 국세·지방세·전기료·수도료·가스료·전화료(정보사용료, 인터넷사용료 포함), 아파트관리비·TV시청료(유선방송 포함), 고속도로통행료, 리스료 등이다. 총 급여 2700만원, 신용카드 사용액 300만원(제세공과금 100만원, 병원비 200만원), 직불카드 사용액 700만원, 자녀의 학원비 중 은행지로 납부 금액 400만원인 경우 신용카드 공제액은. -소득공제가 되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제세공과금을 제외하고 병원비를 포함해 200만원이다. 이것과 직불카드 사용금액 및 학원비 지로납부액을 합친 1300만원이 소득공제가 되는 사용금액인데 이중 총급여의 10%(270만원)를 초과하는 부분인 1030만원의 20%, 즉 206만원이 소득공제액이 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액은 연 급여의 20%(540만원)와 500만원 중 적은 것이므로 206만원은 전액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이달 결혼할 예정이다. 배우자 공제가 가능한가. -부양가족의 경우 과세기간 종료일(12월31일) 현재의 상황에 의해 판정하는 만큼 이달 중 결혼해 혼인신고하는 경우는 배우자공제가 가능하다. 같이 사는 처남(처제)의 대학등록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교육비 공제를 받을 수 있나. -처남(처제)의 연 근로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이며 주민등록표상 같이 등재돼 있고 근로자의 근로소득에서 지출한 비용이면 공제받을 수 있다. 배우자나 부양가족의 기부금도 공제받을 수 있나. -안 된다.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지출한 기부금만 공제받을 수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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