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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마당] 구청소식·전시·대중음악·공연·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15일 오후 3시 코엑스 피아노 분수광장에서 ‘제41회 성년의날’을 맞아 전통 성년식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성년을 맞는 청소년 50여명과 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하며, 어른됨을 하늘에 알리는 고천무(告天舞) 공연을 시작으로 기념식과 전통성년례 순으로 진행된다. 보육지원과 (02)3423-5843. ●강북구 20일까지 2013년 구 마을공동체사업을 공모한다. 자유제안방식으로 강북에 걸맞은 사업이면 32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자치행정과 (02)901-6084. ●강서구 자원봉사를 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18일부터 24일까지 ‘봄 자원봉사 나눔실천 주간’을 운영한다. 유해식물 제거 소탕작전은 18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며, 가족과 청소년 등 100여명이 강서습지공원 내에서 관상덩굴, 가시박 등 유해식물 제거작업을 하게 된다. 자원봉사센터 (02) 2600-5331. ●관악구 15일 오후 5시 구청 대강당에서 ‘2014년 대학입시 각 합격 전략 설명회’가 열린다. 최신 입시 정보에 목말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400여명이 대상이다. 이송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입학사정관이 나온다. 오후 4시부터 선착순 입장. 교육지원과 (02)880-3986. ●광진구 16일 오후 3시 구청 대강당에서 ‘2013 광나루 아카데미’가 열린다. KBS 아나운서 출신 여행작가인 손미나 작가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슴이 부르는 소리를 들어라’를 주제로 강연한다. 당일 선착순 300여명 입장. 교육지원과 (02)450-7536. ●구로구 어르신을 위한 추억의 명화극장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6일 오후 2시 30분 구민회관에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무료 상영한다. 식전 행사로 노래교실도 열린다. 만 65세 이상 300명을 15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노인청소년과 (02)860-2445. ●금천구 지역 내 취업 활성화를 위한 ‘2013년 금천구 취업대비 교실’이 16일 오후 2시 금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다. 구직자와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방법 등을 알려준다. 40명 선착순 모집 마감. 일자리정책과 (02)2627-2044. ●노원구 18일 오전 10시 상계동 구보건소 4층 교육실에서 임신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5월 부부출산교실을 개최한다.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 및 순산준비라는 주제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생활건강과 (02)2116-4349. ●도봉구 16일 오후 3시 구청 16층 회의실에서 ‘친환경 도시농업 참여 주민과의 만남’을 개최한다. 도시텃밭 운영 주민, 상자텃밭을 분양받은 주민 등이 참석해 도시(상자) 텃밭을 가꾸면서 느꼈던 경험담과 개선사항 등을 이동진 구청장과 나눈다. 자치행정팀 (02)2091-2203. ●동대문구 20일부터 24일까지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은 7월부터 10월까지, 3단계 공공근로사업은 7월부터 9월까지 근무하게 된다. 만 18세 이상 근로능력자,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경우, 재산이 1억 3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일자리창출과 (02)2127-4974. ●동작구 지역 내 127개 경로당(구립 39곳, 사립 88곳)과 대한노인회동작구지회, 상도경로문화센터 등에 자동혈압계 129대 보급을 최근 마쳤다. 자동혈압계 사용을 원하는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노인복지과 (02)820-1356. ●마포구 21일부터 23일까지 구청 시청각실에서 구 비정부기구(NGO)를 위한 역량강화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지역 NGO 실무자 등 100명을 대상으로 NGO 단체 및 사업의 홍보·마케팅·캠페인 및 전문모금기법과 관련한 실무기술 등을 교육한다. 자치행정과 (02)3153-8344. ●서대문구 다음 달 14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미혼남녀 만남행사 ‘솔로탈출-내 반쪽 찾기’가 열린다. 올바른 결혼관에 대한 특강에 이어 커플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접수는 24일까지 남녀 40명씩으로 구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참가비는 2만원. 여성가족과 (02)330-1292. ●서초구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15일 오전 9시부터 일주일간 6월 구민정보화교육 신청을 받는다. 반포1동 서초구 IT 교육센터에서 열리는 정보과 교육은 만 55세 이상 구 거주 주민이면 참여 가능하다. 교육전산과 (02)2155-6414. ●성동구 21일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구보건소 5층 보건교육실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관리 방법’을 주제로 건강관리교실을 운영한다. 성동구보건소 (02)2286-7068. ●성북구 저자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책 이야기를 나누는 ‘책읽는 정릉, 작가와 만나다’ 시간을 마련했다. 15일 오후 7시 정릉도서관 행복한 서재에서다. ‘커피는 원래 쓰다’의 저자이자 커피활동가인 박우현이 나온다. 30명 선착순 마감이다. 정릉도서관 (02)2038-9928. ●송파구 몽촌토성역에서 시작해 남한산성을 오르는 19.6㎞의 토성산성어울길 투어 참가자를 선착순 500명으로 모집한다. 투어는 다음 달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이며 신청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할 수 있다. 국제관광담당관 (02)2147-2100. ●양천구 21일까지 어르신 상담봉사자 양성과정 수료 후 홀몸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방문상담 봉사자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교육은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양천어르신상담센터 (02)2602-9988. ●영등포구 ‘찾아가는 치매 조기 검진 및 예방 강좌’가 15일 낮 12시 30분부터 양평2동 삼광교회 노인대학 강당에서 열린다. 노인대학 이용자 50명이 대상이다. 치매지원센터에서 강사가 나와 강의는 물론 기초 상담 및 치매 선별 검사까지 할 예정이다. 건강증진과 (02)831-0855. ●용산구 가정의 달을 맞아 국방부 근무지원단 및 유명 인사들을 초청, 가족음악회를 선보인다.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음악회의 오프닝 공연으로 국방부 전통 타악팀이 나서며 이어 관악대의 전통악 연주 공연이 펼쳐진다. 특별출연으로 류건후, 김세아씨의 탱고공연과 팬플루트연합의 합동 연주가 이어진다. 2부 공연으로 국방부 전통악대가 나서 관악 연주공연을 펼친다. 문화체육과 (02) 2199-7245. ●은평구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행복한 아이 연구소 소장과 함께하는 부모 공개 특강을 31일 은평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무료로 개최한다. 선착순 500명이고 30일까지 구 홈페이지나 전화로 접수할 수 있다. 교육복지과 (02)351-7274. ●중구 15일 오후 4시 30분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2013년도 모범 청소년 및 유공자 표창식을 갖는다. 행사에서는 중학생 9명과 고등학생 14명, 유공자 11명이 표창을 받는다. 여성가족과 (02)3396-5432. ●중랑구 ‘2013년 알아두면 유익한 지방세 이야기’를 발간했다. 1000부를 발간해 지역의 16개 동주민센터와 구청 민원여권과, 교통행정과 등에 비치해서 누구나 다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세무1과 (02)2094-1323. ●종로구 7월 4일까지 혜화동 전통 한옥청사 1층 사랑방에서 ‘우리 전통문화 교실’ 강좌를 연다. 전통한지공예, 전통예절다도, 전통매듭공예의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이 강좌별 주 2회 8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구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이면 교육신청 후 무료로(재료비 본인 부담) 수강이 가능하다. 교육체육과 평생교육 (02)2148-1992. ●경기 고양시 31일까지 제2기 여성예비창업자·창업초기여성기업인을 모집한다. 분야는 디자인, 공예 분야 및 전자상거래·모바일·콘텐츠·솔루션·정보통신기술(ICT)·문화산업기술(CT)을 활용한 지식기반 분야 등이다. 고양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란 또는 새소식란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시청 여성가족과를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고양시여성창업지원센터 (031)8075-3341. ●의정부시 의정부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행복한집 신규 입소자를 모집한다. 입소 대상은 신변 처리 및 의사소통이 가능한 18세 이상 장애인이다. 입소기간은 2년이며 1명만 선정한다. 노인장애인과 (031)828-2145. [전시] ●전영근 ‘2013 여행’전 1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화랑. 어김없이 자동차가 등장하는 작품을 통해 일상을 탈출한 여행의 상쾌함을 전한다. 전시회에 앞서 해외여행을 떠난 듯 이번 작품에는 독일, 스위스, 체코 등의 이국적 풍광이 담겼다. “여행을 떠나요!” 특유의 투박한 질감을 살린 그림들이 간결한 메시지를 전한다. (02)543-1663. ●민경갑 ‘감성과 영혼의 세계전’ 16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슈페리어갤러리. 유산 민경갑 화백(80)의 개인 초대전. 자연을 주제로 한국화의 정체성을 모색해온 민 화백의 최근작 ‘자연과의 공존’ ‘진여’ 연작 시리즈 30여점을 선보인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민 화백은 세련된 색감과 구도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한국화의 새 전형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02)2192-3366. [대중음악] ●JK김동욱 콘서트 ‘Beautifool JK’ 17~1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MBC ‘나는 가수다’, KBS ‘불후의 명곡2’ 등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청중을 압도했던 가수 JK김동욱의 단독 콘서트. 기존의 히트곡과 신곡을 망라해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7만 7000원~9만 9000원. (02)1544-1555. ●월간 윤종신 앙코르 콘서트 31일~6월 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 지난 4월 12~15일 펼쳐진 ‘2013 월간 윤종신 콘서트: 구독자들의 선택’이 전회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열리는 앙코르 공연. 지금까지 ‘월간 윤종신’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48곡을 포함해 지난 3월 팬들이 선정한 ‘베스트 오브 월간 윤종신’, ‘월간 윤종신 명곡 퍼레이드’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S석 5만 5000원~R석 7만 7000원. (02)1544-1555. [공연] ●아카데미아 금관5중주 정기연주회 2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정통 클래식부터 재즈, 팝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로 금관악기의 매력을 선사하는 단체.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 생상의 호른 협주곡, 하차투리안의 ‘칼의 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등을 연주한다. 1만~3만원. (031)955-6982. ●뮤지컬 ‘어린이 넌센스’ 8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뮤지컬 ‘넌센스’의 어린이 버전. 4세 이상 아이들과 부모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국 호보켄의 한 수녀원에서 많은 수녀들이 식중독에 걸리자 나머지 수녀들이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벌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귀여운 다섯 수녀들이 노래와 발레, 인형극 등 개인기를 선보인다. 2만원. (02)741-1234. ●어린이 공연 ‘마농의 오르골 가게’ 6월 2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 세실극장. 클래식과 발레를 접목한 공연. 눈사람 마농과 사슴인형, 베짱이 인형 등이 함께 사는 눈 덮인 작은 마을에 어느 날 공장이 생기고 공해와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더 이상 눈이 오지 않게 됐다. 마농 아저씨는 눈이 오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희생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데…. 익숙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환경과 희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2만원. (02)742-7601. ●국악 ‘화(和)-만남 그리고 어울림’ 22일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경기도립국악단(단장 김재영)이 동서양의 아름다운 어울림을 선사한다. 가야금 협주곡 ‘새산조’, 거문고 협주곡 ‘청우’,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 소나 협주곡 ‘황토정’ 등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만남을 선사한다. 1만~3만원. (031)289-6471. [영화] ●위대한 개츠비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등.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디캐프리오)는 출세를 꿈꾸는 야심가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해 상류층 여인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192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개츠비의 사랑과 욕망을 그렸다. 제66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작. 141분.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크루즈 패밀리 감독 커크 드 미코, 크리스 샌더스. 목소리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라이언 레이놀스, 엠마 스톤 등. ‘슈렉’과 ‘쿵푸 팬더’를 만든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이다. 동굴 밖에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믿는 크루즈 패밀리의 아빠는 해가 지면 누구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한다. 어느 날 동굴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족은 새 보금자리를 찾아 밖으로 나선다. 곰빼미(곰+올빼미), 쥐끼리(쥐+코끼리), 앵무랑이(앵무새+호랑이) 등 ‘혼합동물’들이 재미를 선사한다. 98분. 전체 관람가. 16일 개봉.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감독 토머스 얀. 출연 틸 슈바이거, 잔 조세프 리퍼스 등. 1998년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가 재개봉한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마틴과 골수암 말기의 루디가 가진 공통점은 시한부 판결을 받았다는 것뿐이다. 성격도 외모도 전혀 다른 두 남자는 바다를 보기 위해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에릭 클랩튼과 본 조비, 건즈 앤 로지스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동명의 OST 선율도 감상포인트.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곡은 독일 그룹 젤리크의 버전. 89분.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 “부상은 집 1채!” 플라스틱 오리 수영대회

    “부상은 집 1채!” 플라스틱 오리 수영대회

    플라스틱 오리들이 떼지어 물위에 둥둥 떴다. 출렁이는 물을 따라 열심히 수영(?)을 한 오리는 부상으로 집 한 채를 받았다. 멕시코에서 이색적인 경주대회가 최근 열렸다. 세계적인 관광지 칸쿤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물위에 플라스틱 오리를 띄우고 달리게(?) 하기였다. 가장 빨리 목적지까지 수영(?)하는 오리를 가리는 대회였다. 대회는 바다와 연결돼 환상 풍경을 자아내는 호수 니추테를 무대로 열렸다. 플라스틱 오리 1만2000여 마리가 참가, 열띤 경쟁을 벌였다. 플라스틱 오리에겐 한 마리 한 마리 주인이 있었다. 주인들은 참가비를 내고 플라스틱 오리를 물에 띄웠다. 행운의 1등은 에스테파니 아드리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참가자가 차지했다. 1등으로 결승점 테이프를 끊은 오리 덕분에 그는 집 한 채를 부상으로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는 멕시코의 사회봉사재단가 사회활동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했다. 재단은 이번 대회 참가비로 걷은 돈으로 빈민층의 병원비와 아동취학에 드는 비용을 후원할 예정이다. 사진=엘임파르시알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너무하는 軍

    군 부대의 안일한 일 처리로 뇌종양 발병 사실을 뒤늦게 안 사병이 막대한 치료비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1일 시민단체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국군 의무사령부는 뇌종양으로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신모(22) 상병에게 조기전역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지난달 23일 통보했다. 오는 10월 제대 예정인 신 상병은 전역까지 6개월도 남지 않아 조기전역 심사 대상에 해당된다는 게 군의 설명이었다. 신 상병은 입대 6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처음 두통 및 무기력 증상이 발생했다. 그렇게 다시 6개월여가 지난 올 1월 11일 신 상병은 극심한 두통과 구토 증세를 느껴 “바깥의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엄살을 피운다는 질책만 받았다. 결국 이틀 뒤인 13일 민간병원에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신 상병은 다시 부대에 파견돼 경계 근무를 섰다. 결국 1월 26일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신 상병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신 상병은 일반병원에서 3개월여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군 당국이 “일반병원에 있으면 치료비를 지원해 줄 수 없다”고 알려왔고 결국 치료비 탓에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겼다. 조기 전역을 하면 다시 일반병원으로 옮겨야 하고 치료비는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 가족들은 결국 군이 책임도 병원비도 피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 상병의 누나는 “3개월간 30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 때문에 못 미더워도 군 병원으로 옮겼던 것”이라면서 “군이 갑자기 전역 이야기를 꺼내며 손을 떼려고 하니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의무사령부 관계자는 “전역 후에도 6개월간은 군 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족 측은 “6개월 내에 나을 병이 아닌 데다 군의 부실한 대처로 병세가 깊어진 것 아니냐”면서 반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역을 강제하는 게 아닌데 가족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린이 태아보험 비교, 자녀성향 따른 맞춤설계 필요

    어린이 태아보험 비교, 자녀성향 따른 맞춤설계 필요

    여성의 사회적 진출로 인해 결혼 적령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결혼 적령기가 높아짐에 따라 나이가 많은 산모들이 늘어나면서 젊은 산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선천적 질병 위험률에 대비하고자 산모의 뱃속에서부터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을 준비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태아 어린이 보험은 특정 질병이나 상해에 일정 금액을 보장하거나 병원비의 일정부분을 보장하는 형태로 성인의 실비 보험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보장의 만기는 20세에서 100세까지 다양하며 순수보장이나 환급형뿐만 아니라 교육자금을 위한 저축 형태의 상품도 있다. 100세 보험은 어른들만을 위한 상품이었지만 최근 어린이 보험의 보장 역시 100세까지 확대되고 있어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세 전후까지는 어린이와 관련된 보장을 집중하고 그 이후에는 암 진단, 입원, 수술,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진단, 실손의료 등의 보장을 100세까지 하고 있으며, 성인이 되어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를 통해 사고와 질병에 취약한 어린이를 위해 꼭 필요한 ‘어린이 태아 보험’의 선택 및 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어린이는 사고와 질병에 취약하므로 입원금과 수술금의 비중이 큰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백혈병이나 소아암의 경우, 병원비와 기타 비용으로 평균 5천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 그뿐만 아니라 보장에서 ‘질병’이나 ‘상해’ 모두 폭넓게 혜택을 받는 상품이어야 한다. 최근에는 치아에 대한 보장항목이 생겨나고 있어 주의력이 부족한 경우 권장된다. 순수형과 환급형의 종류를 파악해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순수형은 만기 시 환급이 되지 않지만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환급형은 만기 시에 납입한 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자녀가 두 명 이상이라면 순수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또한 태아 어린이 보험은 자녀가 독립하기 전까지 부모의 지원으로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장래에 자녀 스스로 보험을 유지하도록 준비해 주어야 한다. 다양한 보험사별 상품 중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보험을 비교 선택하려면 보험비교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신한생명, 흥국생명 등 여러 회사들이 있으니 자녀에게 맞는 보장을 선택해서 맞춤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아이들 보험은 잦은 통원으로 보험금 청구가 다른 상품에 비해 청구횟수가 빈번하므로 가입 이후에도 상세한 안내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담당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도움말을 준 이곳(www.mall-insu.com)에서는 소비자의 만족도와 사후관리를 체계적으로 돕는 전문 보상청구대행팀을 조직 운영하여 가입자의 사후 만족도가 좋다는 평가다. 인터넷뉴스팀
  • 강도 잡은 집배원, 포상금 다친 강도에게

    강도 잡은 집배원, 포상금 다친 강도에게

    편의점 강도를 추격 끝에 붙잡은 ‘용감한 집배원’이 검거 포상금을 자신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다친 강도를 위해 내놨다. 주인공은 광화문 우정사업본부 직원 윤봉규(35)씨. 윤씨는 지난 25일 새벽 일행 3명과 함께 편의점에 들렀다가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위협, 12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정모(22·지적장애 2급)씨를 붙잡았다. 당시 강도는 붙잡히지 않으려고 윤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격투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정씨는 부상을 입었다. 병원 검사 결과 약간의 뇌출혈 증세가 확인돼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정신 장애를 앓는 정씨는 공장에 다니는 홀어머니 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적장애 2급은 훈련에 의해 일상생활은 스스로 할 수 있지만 판단 능력 등은 일반 성인에 크게 못 미친다. 이날도 정씨는 어머니에게 “짜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했다가 어머니가 “나중에 사주겠다”고 하자 밖으로 나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뒤늦게 딱한 사연을 접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윤씨는 “검거할 때만 해도 장애인인 줄 몰랐다”며 “나쁜 짓을 한 건 맞으니 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사정이 너무 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병원비가 없어 홀어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들었다”며 “포상금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지만 꼭 치료비에 보태 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씨는 지난 25일 경찰에서 검거 주공로자 면담을 했고 곧 포상금을 받을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믿던 동네형님이…” 노량진 뒤흔든 곗돈 46억 사기사건

    “믿던 동네형님이…” 노량진 뒤흔든 곗돈 46억 사기사건

    “계 타면 이제 우리 애들 결혼 좀 시키겠구나 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아는 계주가 어떻게 그 돈을 들고 사라져….” 계주 이모(63·여)씨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박모(55·여)씨는 눈물부터 쏟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죄책감에 고개 한번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 갈라진 박씨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지인의 소개로 이씨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씨는 동네에서 유명한 계주였다. 지인은 박씨에게 “이씨가 계 모임의 큰손이다. 은행보다 낫더라”며 계에 들 것을 권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남편과 공부도 잘한다는 자식을 둔 이씨를 평소 동경해왔던 박씨는 약 2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조리 계에 쏟아부었다. 남편 없이 자식 셋을 홀로 기르며 가사도우미, 피부 마사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직장에 들어간 자식들도 월급을 보태, 계에 쏟았다. 그렇게 이씨에게 맡긴 돈이 1억 7000만원. 그러나 박씨가 믿고 따랐던 이씨는 지난해 여름 박씨의 돈을 들고 홀연히 행방을 감췄다. 박씨를 포함한 계원 43명의 46억 2000만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2009년부터 곗돈 주기를 계속 미뤘어요. 탈 때가 지나서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면 ‘왜 집으로 전화를 하느냐.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죠. 그전까진 누구보다 곗돈 관리에 엄격한 분이시라 불안해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씨는 1970년대부터 노량진 일대에서 ‘번호계’ 방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계원들이 3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식이다. 이씨는 잠적 전까지 매월 86만∼143만원을 내고, 순서대로 3000만∼5000만원을 태우는(곗돈을 탄다는 의미) 이른바 ‘새마을계’ 9개를 운영했다. 5000만원짜리 계는 월 143만원씩, 3000만원짜리 계는 월 86만원씩 넣을 수 있게 했다. 36순위까지 있는 순번표에 1~2번은 이씨가, 그 이후에는 순서대로 계를 타게 했다. 이씨는 야박한 계주로 악명이 높았다. 박씨를 비롯해 이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계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도 돈을 내기로 한 약속시간을 어기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독촉전화는 물론 계원 집에 드러눕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한 계원은 곗돈을 못내 이씨에게 집 문서를 가압류당하기도 했다. 계원 관리도 철저했다. 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증서를 제출하고 연대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감도 제출하게 했다. 곗돈을 못 내는 계원이 생기면 추천인이 대신 곗돈을 내주는 규칙도 엄격히 적용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목모임을 통해 계원 확장도 독려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보다 독하게 계를 관리했던 이씨를 보며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의 배경도 한몫했다.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인 남편, 회계사가 된 아들, 명문가에 시집간 딸 등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큰언니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형님이란 의미의 ‘오야’로 불렸다. 이씨의 계는 35년여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자녀, 조카 등 기본 3대가 참여하는 집이 많아졌다. 곗돈 규모도 계속해서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이씨의 행동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던 남편과 유명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 아들을 앞세우며 기존 계원들에게 “계 하나만 더 하자. 나 좀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1억원짜리 계였다. 약속했던 곗돈도 자꾸 미뤘다. 곗돈을 못 받은 계원이 곗돈 이야기를 꺼내면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계원들은 불안했지만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연락이 닿지 않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아예 집을 빼고 야반도주했다. 계원들은 그달 말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의 잠적은 대부분 가정주부였던 피해자들의 삶을 산산조각 냈다. 박씨는 사건 발생 후 대상포진과 손가락 마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에게 6억원을 뜯긴 김모(69·여)씨도 이씨가 잠적한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2억 2000만원가량 곗돈을 떼인 이모(46·여)씨는 “노량진 토박이인 엄마가 결혼자금을 모으라며 이씨를 소개시켜 줬다”면서 “조카도 내 말만 믿고 300만원가량을 부었는데 내가 모두 물어 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10개월 내내 경찰서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는 이씨는 “3년전 빚을 청산하려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섯 명의 식구들이 10평대 공무원아파트에서 살았다”면서 “빚을 갚고 남은 1억원도 곗돈으로 썼는데 아파트도 이제 비워 줘야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이씨를 30년간 알고 지냈다는 김모(58·여)씨는 3000만원짜리 계 3개와 5000만원짜리 계 4개에 들었다가 총 4억 400만원을 날리게 됐다. 김씨는 “남편과 딸 3명이 벌어온 월급 3년치가 몽땅 계를 붓는 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고향인 전라도 순천에 사는 일가친척들 돈으로 계를 부었다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계주 이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경남 진주시의 한 연립주택에 월세로 숨어 지내다 지난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살림살이는 밥솥 하나와 이불 두 개가 전부였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계약 문서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10개월 뒤에서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남편 양씨를 미행,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배임·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 중 10억원을 사업 투자용으로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계원들에게 곗돈을 주지 못하게 돼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잡혔지만 피해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씨는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고 병원비를 내는 등 생활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한달음에 경찰서를 찾았다. “평생을 고무 슬리퍼만 신고 다닌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나요? 피 같은 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60대 계주에 46억원 떼인 사람들

    [투데이 인사이드] 60대 계주에 46억원 떼인 사람들

    “계 타면 이제 우리 애들 결혼 좀 시키겠구나 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아는 계주가 어떻게 그 돈을 들고 사라져….” 계주 이모(63·여)씨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박모(55·여)씨는 눈물부터 쏟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죄책감에 고개 한번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 갈라진 박씨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지인의 소개로 이씨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씨는 동네에서 유명한 계주였다. 지인은 박씨에게 “이씨가 계 모임의 큰손이다. 은행보다 낫더라”며 계에 들 것을 권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남편과 공부도 잘한다는 자식을 둔 이씨를 평소 동경해왔던 박씨는 약 2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조리 계에 쏟아부었다. 남편 없이 자식 셋을 홀로 기르며 가사도우미, 피부 마사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직장에 들어간 자식들도 월급을 보태, 계에 쏟았다. 그렇게 이씨에게 맡긴 돈이 1억 7000만원. 그러나 박씨가 믿고 따랐던 이씨는 지난해 여름 박씨의 돈을 들고 홀연히 행방을 감췄다. 박씨를 포함한 계원 43명의 46억 2000만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2009년부터 곗돈 주기를 계속 미뤘어요. 탈 때가 지나서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면 ‘왜 집으로 전화를 하느냐.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죠. 그전까진 누구보다 곗돈 관리에 엄격한 분이시라 불안해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씨는 1970년대부터 노량진 일대에서 ‘번호계’ 방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계원들이 3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식이다. 이씨는 잠적 전까지 매월 86만∼143만원을 내고, 순서대로 3000만∼5000만원을 태우는(곗돈을 탄다는 의미) 이른바 ‘새마을계’ 9개를 운영했다. 5000만원짜리 계는 월 143만원씩, 3000만원짜리 계는 월 86만원씩 넣을 수 있게 했다. 36순위까지 있는 순번표에 1~2번은 이씨가, 그 이후에는 순서대로 계를 타게 했다. 이씨는 야박한 계주로 악명이 높았다. 박씨를 비롯해 이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계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도 돈을 내기로 한 약속시간을 어기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독촉전화는 물론 계원 집에 드러눕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한 계원은 곗돈을 못내 이씨에게 집 문서를 가압류당하기도 했다. 계원 관리도 철저했다. 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증서를 제출하고 연대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감도 제출하게 했다. 곗돈을 못 내는 계원이 생기면 추천인이 대신 곗돈을 내주는 규칙도 엄격히 적용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목모임을 통해 계원 확장도 독려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보다 독하게 계를 관리했던 이씨를 보며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의 배경도 한몫했다.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인 남편, 회계사가 된 아들, 명문가에 시집간 딸 등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큰언니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형님이란 의미의 ‘오야’로 불렸다. 이씨의 계는 35년여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자녀, 조카 등 기본 3대가 참여하는 집이 많아졌다. 곗돈 규모도 계속해서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이씨의 행동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던 남편과 유명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 아들을 앞세우며 기존 계원들에게 “계 하나만 더 하자. 나 좀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1억원짜리 계였다. 약속했던 곗돈도 자꾸 미뤘다. 곗돈을 못 받은 계원이 곗돈 이야기를 꺼내면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계원들은 불안했지만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연락이 닿지 않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아예 집을 빼고 야반도주했다. 계원들은 그달 말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의 잠적은 대부분 가정주부였던 피해자들의 삶을 산산조각 냈다. 박씨는 사건 발생 후 대상포진과 손가락 마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에게 6억원을 뜯긴 김모(69·여)씨도 이씨가 잠적한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2억 2000만원가량 곗돈을 떼인 이모(46·여)씨는 “노량진 토박이인 엄마가 결혼자금을 모으라며 이씨를 소개시켜 줬다”면서 “조카도 내 말만 믿고 300만원가량을 부었는데 내가 모두 물어 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10개월 내내 경찰서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는 이씨는 “3년전 빚을 청산하려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섯 명의 식구들이 10평대 공무원아파트에서 살았다”면서 “빚을 갚고 남은 1억원도 곗돈으로 썼는데 아파트도 이제 비워 줘야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이씨를 30년간 알고 지냈다는 김모(58·여)씨는 3000만원짜리 계 3개와 5000만원짜리 계 4개에 들었다가 총 4억 400만원을 날리게 됐다. 김씨는 “남편과 딸 3명이 벌어온 월급 3년치가 몽땅 계를 붓는 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고향인 전라도 순천에 사는 일가친척들 돈으로 계를 부었다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계주 이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경남 진주시의 한 연립주택에 월세로 숨어 지내다 지난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살림살이는 밥솥 하나와 이불 두 개가 전부였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계약 문서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10개월 뒤에서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남편 양씨를 미행,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배임·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 중 10억원을 사업 투자용으로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계원들에게 곗돈을 주지 못하게 돼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잡혔지만 피해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씨는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고 병원비를 내는 등 생활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한달음에 경찰서를 찾았다. “평생을 고무 슬리퍼만 신고 다닌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나요? 피 같은 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난한 베이비부머 “돈 없어 30% 깎여도 노령연금 조기수령”

    가난한 베이비부머 “돈 없어 30% 깎여도 노령연금 조기수령”

    요양보호사 최모(56·여)씨는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해 월 28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정상적인 수급연령인 61세에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30% 삭감된 액수다. 최씨는 “몸이 아프신 시어머니의 병원비가 너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신청했다”면서 “오래 살아서 연금을 더 받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최씨처럼 조기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당장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 수령액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조기노령연금의 수급 조건이 지나치게 관대해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정년 연장과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기노령연금은 만 61세에 수령할 수 있는 노령연금을 56~60세 때 앞당겨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 해 앞당겨 받을 때마다 수령액이 6%씩 감액돼 56세 때 수령하면 30% 감액된 금액을 받는다. 2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지난해 말 32만 3238명으로,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274만여명의 11.7%다. 이 비중은 2008년 7.7%에서 계속 증가 추세다. 베이비부머들의 조기노령연금 신청이 급증한 데에는 은퇴와 이로 인한 노후 빈곤이 주된 영향을 끼쳤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500명과 비수급자(56~64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수급자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62.4%로, 수급자가 비수급자(37.8%)보다 일을 하지 않는 확률이 높았다. 김헌수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들 중에는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했거나, 은퇴 후 재취업을 해도 이전과 같은 급여수준의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느는 것은 그만큼 ‘저연금 수급자’의 양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기노령연금은 정상적으로 받는 노령연금보다 전체 수령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들이 비수급자보다 소득도 적고 근로 기간도 짧은 경향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노후소득마저도 ‘부익부 빈익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조기노령연금의 신청 조건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는 월 급여가 291만원 이하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한 연금 전문가는 “연금을 쉽게 앞당겨 받을 수 있으면 일을 포기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근로 유인을 높이기 위해 지나치게 관대한 소득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들이 노후 준비를 못한 채 은퇴에 내몰린 상황에서는 조기노령연금의 수급 문턱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정년 연장과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 노동시장 개편을 통해 베이비부머들이 근로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야 조기노령연금 급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유층 아파트서 8억 턴 전과13범 ‘간 큰 절도 수법’

    20초 안에 출입문을 여는 손기술과 치밀한 도주 행각을 앞세워 부유층 아파트를 털어 온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지난 1년간 강남·서초·용산·영등포구의 고급 아파트를 돌며 34회에 걸쳐 8억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정모(34)씨를 상습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이른바 빠루(노루발못뽑이)를 이용해 부유층 아파트에 침입한 뒤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3범인 정씨의 수법은 대담하면서도 꼼꼼했다. ‘부자 동네’이면서도 1층에 출입 통제 시스템이 없는 계단식 구형 아파트만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맨 꼭대기 집부터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인기척이 없는 집마다 10여 차례 초인종을 눌렀으며 빈집인 게 확인되면 빠루로 현관 손잡이를 뜯고 들어갔다. 짧게는 5초, 길어도 20초면 충분했다. 금품을 훔치고 나오는 시간도 5분으로 극히 짧았다. 후드 티셔츠의 모자를 쓴 데다 윗옷은 빠루 때문에 불룩 튀어나와 있어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한 행색이었지만 신고한 사람은 없었다. 도주에는 렌터카와 택시를 이용했다. 정씨는 범행 전 아파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미리 렌터카를 주차해 놓고 범행 후 택시를 3~4차례씩 바꿔 타며 빙빙 돌아 수사에 혼란을 줬다. 택시요금도 무조건 현금으로 계산한 데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골목길로 숨어 들어가 범인 색출에 애를 먹었다. 훔친 물건은 당일날 바로 귀금속 거래업자 성모(60)씨에게 팔아넘겼다. 둘은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 온 사이로, 2004년에도 절도범과 장물범으로 함께 체포된 적이 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정씨는 지난 11일 백화점 주차장에 렌터카를 세워 두고 논현동의 양모(62)씨 집에서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의 CCTV를 분석해 렌터카 차량번호까지 알아냈고 렌터카 회사를 통해 정씨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냈다. 결국 경기도 안산 정씨 모친의 집에서 붙잡혔다. 정씨는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비가 필요했다. 동거녀와 지낼 생활비도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아들 병원비 위해 ‘누드모델’ 된 아버지의 사연

    자식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자식 뻘 학생들 앞에서 옷을 벗는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졌다. 현지 네티즌에게 감동을 준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후난성에 사는 자오창융(47). 열심히 돼지 농장을 일군 덕분에 동네에서 가장 잘 살았던 자오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11년 전. 큰 아들(22)이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막대한 병원비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 불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5년 전에는 딸 마저 백혈병에 걸려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결국 병원비 마련을 위해 아버지는 유일한 터전이었던 농장마저 팔아치웠다. 갖은 노력 끝에 딸의 병은 거의 완쾌가 됐지만 아들 병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생활비도 벌어야 하는 아버지의 어깨는 그야말로 천근만근이었다. 유일한 천직이었던 농장마저 팔아버려 가진 것은 몸 밖에 없었던 아버지가 선택한 것은 바로 누드 모델이었다. 자오씨는 “처음에 자식 뻘 학생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지만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을 떠올리며 내 기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 버는 돈이 시간당 100위안(1만 8000원)”이라면서 “학생들이 진지하게 그림을 그려 내 일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고액 병원비, 기본적인 암보험 비교로 대비해야

    고액 병원비, 기본적인 암보험 비교로 대비해야

    과거 불치병으로 분류되며 실제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기도 한 암은 오늘날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극복 가능한 질병’으로 변하고 있다. 수술, 항암약물치료, 방사선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 완치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신치료법 만큼 고액의 병원비 마련이 어려워 암 환자와 그의 식구들은 삶에 대한 희망과 동시에 치료비에 대한 고민과 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암에 대비하는 보험상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험사들도 저마다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품들은 언뜻 보면 같은 상품인 것 같지만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른 보장 조건으로 구성하고 있어 꼼꼼히 따져 가입해두어야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험 전문가들은 좋은 암 보험에 가입하는 ‘네 가지 수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갱신형과 비갱신형을 정확히 이해할 것 흔히 장기적으로 보면 비갱신형이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만약 30대에 가입한 암 보험료가 60대에 들어서면서 4배 이상으로 인상된다면 갱신형 상품에 가입한 것이다. 비갱신형은 만기까지의 보험료가 가입할 당시에 결정되기 때문에 향후 변동이 없지만, 갱신형은 3년이나 5년 등 주기적으로 보험료가 변경된다. 암 진단금과 보장기간을 알아둘 것 전문가들은 되도록 어릴 때 가입하기를 추천한다. 오늘날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80세가 아닌 100세까지의 보장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진단 시점에 지급되는 진료비가 나이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에서 사망보장금이 가장 중요하듯, 암 보험도 진단 시점에 얼마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알맞도록 설계할 것 성별, 가족력, 나이 등에 따라 위험률이 높은 암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으며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건으로 인해 발병률이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조건을 고려해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설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진단율이 높은 남녀생식기계 암을 소액 암으로 분류해서 일반 암의 20%만 지급하는 보험사들이 많아 일반 암에는 어떤 암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판매율이 높은 상품이라 해도 설계에 따라 보험료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건강조건과 경제 상황에 맞는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특정 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사별로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도움말을 준 암 보험 비교사이트(www.click-insu.co.kr)에서는 “건강한 노후 생활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노력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 상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상세한 안내로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무료 상담을 제공해 본인에게 맞는 저렴한 암 보험을 비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8년 국립 암 센터 발표에서 여성은 주로 갑상선(91.9%)이나 유방(51.5%), 남성은 위(76.3%)와 대장(54.7%)에서의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 “아픈 사람들 고통 벗어나는 다리가 되었으면…”

    “아픈 사람들 고통 벗어나는 다리가 되었으면…”

    “많이 가진 사람이 후원을 많이 하고 병원비를 낸다면 돈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 혜택으로 돌아가지요. 그게 공존 아닐까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의 어려움을 돕지 않으면 청소년·노인 문제며 이혼·자살 같은 사회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못해요.” 불교계 최초의 완화의료(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자재(自在)병원’(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을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정토사관자재회 이사장 능행 스님. 11일 인사동 음식점에서 만난 비구니 능행 스님은 “9월말쯤 자재병원 공식 개원에 앞서 이달 말부터 환자를 받기 시작한다“며 그간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님의 오랜 돌봄 수행의 결실인 자재병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의 108병상 규모로 1층은 호스피스와 희귀난치성 불치병동, 2층은 암 등 중증환자 재활병동, 3층은 승가 요양 전문병동이 들어선다. 치유방송을 통해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 환자들이 적정한 수준의 병원비를 내지만 스님과 정말 형편이 어려운 빈곤층 환자들에게는 무료로 운영한다고 한다. 얼핏 봐도 예사롭지 않은 병원. 비구니의 몸으로 어떻게 그 엄청난 결실을 이뤘을까. “그러니까 16년 전, 평생 선방에서 수행하다 폐암에 걸린 비구니 스님을 천주교 호스피스 시설에서 배웅했어요. ‘출가수행자들이 편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는 병원을 지어달라’는 호소가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어요.” 출가한 뒤 부산의료원 행려병동이며 소록도와 음성 꽃동네 등에서 20여년간 수행과 돌봄 활동으로 소문난 능행 스님이다. “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격했고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죽음 문화가 꼭 인스턴트 식품처럼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고귀함을 살려내 죽음의 질과 인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꼭 병원을 지어야 했어요.” 그 비구니 스님의 마지막 말을 늘상 새겼던 그는 결국 2년 뒤 충북 청원군 미원면에 15병상의 독립형 완화시설인 ‘정토마을’을 열고 호스피스 전문인력 양성도 시작했다. 대기환자가 늘어나면서 완화의료 전문병원을 짓기로 결심, 2002년부터 전국을 다니며 모금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모금차 지난 10년간 차로 이동한 거리만도 15만㎞. “공사 대금을 제때 충당하지 못해 여러번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그때마다 독지가들이 힘을 보태 고비를 넘기곤 했어요. 지난해에도 제주도의 노부부가 자신들의 집을 판 돈을 보시해 고비를 넘겼습니다.” 자재병원은 매달 1만∼3만원을 내는 7000명쯤의 후원자가 절대다수. 그동안 공사비 70억원이 들었다니 30여만명이 한 푼 두 푼 보탠 셈이다. 마지막 공사를 위해 20여억원이 더 필요한 상황. 병원명인 ‘자재’엔 무슨 뜻이 담겼을까. “일종의 셀프 힐링(Self Healing)이지요. 병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중요해요. 자재병원이 사람들이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리가 됐으면 해요. 저는 그런 다리가 돼 주는 역할을 하는 불교 소임자로 현장에 있을 뿐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복지예산 100조 시대…복지공무원의 ‘그늘’] (하)성동구의 실험

    [복지예산 100조 시대…복지공무원의 ‘그늘’] (하)성동구의 실험

    “할머니, 잘 지내셨어요?”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성동구 행당2동주민센터의 복지공무원 심재근(41)씨와 박두주(29·여)씨가 배옥진(71·여)씨의 반 지하방을 찾았다. “방문이 고장 나서 고쳐달라고 주민센터에 요청했는데 그새 사람이 와서 고쳐 줬어. 도배도 새로 해 주고.” 배씨는 심씨와 박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반 지하방에 전세로 살고 있는 배씨는 최근 방문상담에서 영구임대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박씨는 영구임대아파트 예비입주신청서와 입주자 모집공고를 배씨에게 보여주며 하나하나 설명을 해줬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어요. 혼자 사시니까 8~9평짜리를 신청하실 수 있어요.” 배씨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에이~ 우리 구에는 없네. 이 동네에 다니는 교회가 있는데 어떻게 떠나. 그리고 입주할 돈이 없으면 어떡해.” “나중에 못 들어가시더라도 일단 신청은 해두시는 게 좋을 텐데, 금요일까지 잘 생각해보세요.” 심씨와 박씨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배씨에게 요즘 병원은 잘 다니는지, 약은 어떤 것을 먹는지를 물었다.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저희한테 영수증을 모아서 주세요. 병원비 지원해 주는 곳이 있으면 연결해 드릴게요.” 이들은 커피 한잔 마시고 가라는 배씨에게 ‘괜찮다’고 하고는 집을 나섰다. 이렇게 방문상담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해 9월부터였다. 성동구는 조직개편을 통해 전체 공무원 중 복지인력의 비중을 27.6%에서 46.8%로 늘렸다. 구청 공무원을 주민센터로 파견하는 한편 주민센터의 일반행정직 공무원을 복지 담당으로 전환배치했다. 특히 일반행정직 공무원이 복지업무를 담당할 경우 인사고과에 가점을 주는 ‘당근’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17개 동 주민센터에는 2~4명이었던 복지담당 공무원이 4~7명으로 늘었다. 행당2동은 복지담당 공무원이 5명으로 늘면서 기초수급자, 노인, 장애인 등으로 각자 대상을 나눠서 맡고 있다. 한 분야를 맡아 상담의 전문성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는 독거노인들에게 요구르트를 배달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오후에는 방문상담을 하며 필요한 복지지원을 찾아 연계해 주고 있다. 바쁜 업무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많게는 10명까지 직접 찾아가 살피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복지 담당이 2명일 때는 일이 너무 많아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 했고 자세한 상담을 해줄 여력도 없었다”면서 “지금은 주민센터 안에 상담실을 마련하는 등 친절한 응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에는 기초생활 수급자격이 박탈되거나 필요한 지원을 못 받는 사람들이 주민센터를 찾아와 항의하는 일이 많았지만 방문상담을 시작한 후에는 그런 일이 부쩍 줄었다. 심재근씨는 “아직도 공무원 앞에서 조심스러워 하고 긴장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도 “상담을 하고 나면 어르신들이 고맙다며 손에 음료수를 쥐여 주기도 하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받는다”고 했다. 고질적인 복지 인력난 속에서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찾아가는 복지’가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읍·면·동을 복지의 중심으로 삼고 복지인력을 대폭 늘려 상담과 사례관리, 저소득층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의 ‘동(洞) 복지 허브화’는 2010년 노원구에서 처음 시도해 정부와 다른 곳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서대문구에서는 지난해 남가좌2동과 충현동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모든 동으로 확대했다. 이런 움직임 속에 서울시는 최근 주민들이 동주민센터에서 복지상담과 처리,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는 ‘동 복지 허브’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글 사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새학기 첫날부터… “교사 멱살 잡고 무릎 꿇리고”

    교사가 아이를 때리고 무시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새학기 첫날 학교로 찾아가 해당 교사를 폭행하고 수업을 방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경남 창원 G고등학교와 창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2학년 김모군의 부모와 30대 후반 남자 3명 등 5명이 학교로 찾아와 3시간여 동안 소란을 피웠다. 아버지 김모(44)씨는 “아들 일 때문에 최근 담임에게 상담 전화를 했더니 ‘아버지가 그러니까 아들도 그렇지’라면서 무시하는 말을 했다”며 박모 교사를 만나러 학교로 찾아갔다. 김씨 등은 몸을 피한 박 교사를 찾겠다며 교무실과 수업 중이던 2학년 교실 3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1시간여 동안 학교를 뒤지던 이들은 교감 설득으로 교장실로 자리를 옮겼다. 김씨 등은 교장실로 온 박 교사를 무릎 꿇게 한 뒤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때렸으며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교사는 “김씨와 함께 온 1명이 교장실의 학교 깃발로 찌르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테이블 유리가 깨졌다. 박 교사가 잘못했다고 사과하자 이들은 오후 3시쯤 돌아갔다. 남자 3명은 처남과 후배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럭을 운전하는 김씨는 자신과 노래방을 운영하는 아내가 박 교사 때문에 일을 못해 금전 피해를 봤다며 아들 병원비 100만원과 함께 영업손실비 수백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사는 김씨에게 폭행당한 후유증과 정신 충격으로 병가를 내고 6일 입원했다. 박 교사는 김군이 지난 1월 겨울방학 보충수업 때 아무런 말도 없이 나오지 않아 가지고 다니던 드럼 스틱으로 교실, 교무실 등 공개된 장소에서 엉덩이를 몇 차례 때리고 훈계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심하게 체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걸그룹 지망생 울리고, 환자 울리고, 악덕 기획사·병원

    ■또 꺾인 연습생의 꿈 가수를 꿈꾸던 A(당시 16)양은 2011년 말 인터넷에서 ‘아이돌 걸그룹&보이그룹 오디션’이라는 광고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A양은 곧바로 신청서를 내고 오디션에 참여했다. 합격했다는 기적 같은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 기획사 사장 김모(29)씨는 “데뷔 때까지 숙식 제공은 당연하고 보컬과 댄스 트레이닝 등 체계적인 훈련을 시키겠다”면서 “앨범제작비도 전액 지원하고 국내외 프로모션까지 책임진다”고 큰소리쳤다. 단 조건이 있었다. 소속사를 변경하거나 중간에 그만둘지도 모르니 보증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내라고 했다. 하지만 A양은 ‘6개월 내에 데뷔할 수 있다’는 말에 별로 개의치 않고 돈을 냈다. 그러나 트레이닝은 말뿐이었다. 변변한 음향시설조차 없는 연습실에서 각자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으며 춤·노래 연습을 해야 했다. 심지어 김씨는 “살이 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며 가슴, 허리, 허벅지 등을 만지고 뒤에서 껴안는 등 상습적으로 A양의 몸을 더듬었다. “복식호흡을 하려면 살이 없어야 한다”, “다리가 예쁘다”면서 여자 지망생 5명의 특정 신체부위를 여러 차례 만지기도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데뷔를 하는 친구는 없었다. 지난해 1월에는 맏언니 격인 B(19)양이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목검 등으로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가수 지망생 30명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1인당 300만~1000만원을 챙겨 총 2억 2000만원을 가로챘다. 경찰은 “김씨는 기획사 직원과 바지사장 등으로 1년씩 일한 경험이 있지만 피해자들을 가수로 데뷔시킬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면서 “그저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학생을 오디션에 100% 합격시켰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이 들통날까 봐 가명을 썼고, 서울 강남·영등포·마포 등으로 기획사 사무실을 자주 옮기며 치밀하게 사기행각을 벌여 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8일 사기 및 성폭력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더 뜯긴 병원비 45억… 심평원 “과다 징수액 환불” 지난해 의료기관들이 환자에게 과다하게 징수한 진료비가 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해 진료비 확인신청을 거쳐 총 45억 4600만원이 과다하게 징수된 것으로 판단하고 환불 결정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진료비 확인신청제도는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비를 적정하게 책정했는지 심사해줄 것을 심평원에 신청하면, 심평원이 확인을 거쳐 과다하게 징수된 진료비를 환자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2만 4976건을 처리했으며 이 중 1만 1568건이 과다하게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 징수된 진료비 중 40.7%(18억 5000만원)는 의료기관이 진료수가에 포함된 비용을 환자에게 또 다시 징수한 경우였다. 35.5%(16억 1000만원)은 보험급여 대상인 검사나 의약품 등을 임의비급여로 처리해 환자에게 징수한 경우, 11.9%(5억 4000만원)는 선택진료비를 과다 징수한 경우였다. 한편 의료기관들의 진료비 과다징수 행태는 최근 5년간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환불 결정된 금액(45억 4600만원)은 2011년(35억 9700억원)에 비해 다소 증가했으나 2008년 89억 8300만원, 2009년 72억 3200만원, 2010년 48억 1900만원 등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확인 결과 진료비를 적정하게 책정한 것으로 확인된 비율은 2008년 9.9%에서 지난해 27.7%로 늘었다. 진료비 확인신청을 한 환자가 신청을 취소하는 비율도 26.0%에서 15.9%로 줄었다. 의료기관들이 환자에게 강압적으로 취하를 종용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등의 행태가 개선된 것으로 심평원은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새정부에 바란다] “청년·노인 일자리 늘려 숨통 틔워 주고 국민과 소통해 주세요”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새정부에 바란다] “청년·노인 일자리 늘려 숨통 틔워 주고 국민과 소통해 주세요”

    ●김원근(80·기초생활보장 수급자) 6·25 전쟁 때 팔 하나를 못 쓰게 됐는데 나이도 들어 이젠 소변 주머니까지 차고 산다. 국가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만 그 돈으로는 한 달 생활을 꾸려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매월 임대주택 월세에다 전기료·수도요금 내고 나면 병원비도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민들, 특히 어렵고 힘든 노인들을 잘 돌봐 줬으면 좋겠다. 노인 기초연금을 2배 올린다는 공약을 보고 반갑고 고마워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처음 했던 약속을 꼭 지켜 줬으면 한다. 우리야 이제 늙어서 일도 못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일자리 정책도 많이 펼쳐 주기 바란다. 서민들이 숨통 좀 열고 살았으면 좋겠다. 국민을 속이지 않고 깨끗하게 나라를 잘 이끌어 달라. ●이아인(23·취업준비생)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일자리가 너무 수도권에만 몰려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인턴 자리조차 그렇다. 인턴을 하려고 서울에 잠시 왔는데 부산으로 다시 돌아가면 취업 관련 정보나 기회에서 다시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다. 일자리는 물론 취업 특강, 사교육 시장까지 죄다 서울에 몰려 있으니 비수도권 취업준비생은 취업도 하기 전에 서울로 가야 하는 걸 당연시 여기는 풍토다. 그렇다 보니 버는 돈은 없는데 쓰는 돈이 엄청나다. 박근혜 정부의 10대 핵심공약 중 4개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로 수렴된다고 들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말고 약속했던 것을 지켜 주기 바란다. ●신광영(59·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로 어렵고 복잡한 상황이다. 새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지켜 나가며 국민에게 높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선거 투·개표 전에 국민을 상대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집권 5년 내내 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대한민국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전임 대통령의 사례를 보면 권력이 일상화되면서 오만해지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게 되면서 국민과 멀어지는 일이 많았다. 임기 말쯤에는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대통령이 되는 게 보통이었다. 새 대통령은 5년 내내 소통하고 약속을 지키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참된 리더가 되길 바란다. ●안진걸(41·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때에는 시민사회가 “제발 공약을 이행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었다. 4대강 사업이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공약을 실천하면 큰 재앙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에 반해 차기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우리 시민사회가 그런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공약만 보면 야당과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제발 공약을 잘 이행하는 대통령이 돼 줬으면 한다. 특히 경제 패러다임은 서민 중산층, 중소기업, 상공인, 노동자들에게 몫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또 국민의 칭찬과 비판을 달게 받을 줄 아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불안한 남북 관계도 신뢰라는 큰 그림 속에서 평화와 화해의 선순환으로 전환할 밑그림을 마련해야 한다. ●여민희(39·재능교육 학습지교사 해고노동자)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의 마음’을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이 잘되고 가정이 잘되고 나아가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잘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이 말한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당면한 노동 현안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재능교육뿐만 아니라 현대차, 쌍용차, 유성기업에서도 지금 농성이 진행 중이다. 재능교육 노동자들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혜화동 성당 옥상에 올라갔다. 박 대통령이 노동 문제를 내버려 둔다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는 가족을 외면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5년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옥선(85·위안부 피해자)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여겨 살펴주길 바란다. 일본군 위안부 만행은 분명한 전쟁범죄이고, 한·일 간의 역사적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여성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은 할머니들은 꿈속에서 일본 군인을 만나 시달리는 악몽을 꾸고 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제국주의에 강제로 끌려가면서 모든 꿈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던 못다 핀 꽃이었다. 우리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피해자들에겐 마지막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살아생전에 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유지영(37·워킹맘·편집 디자이너) 아들이 19개월 된 일하는 엄마다. 내년쯤 아이를 국공립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려고 미리 신청했는데 대기 번호가 245번이다. 입학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엄마들끼리 어린이집 입학보다 대학 보내는 게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 추첨제를 통해 입학할 아이를 뽑는데 주변을 보면 애가 셋 정도 돼야 우선순위에 들어간다. 쌍둥이를 가진 내 친구도 대기 번호가 50번이다. 평균 경쟁률이 10대1이다. 영어 유치원 등을 보내면 되지만 비용이 170만~180만원 정도라 한 달 월급을 다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공간이나 자금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된다. 지자체와 잘 협의해 모든 워킹맘들이 편하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도록 공간이 늘었으면 좋겠다. ●오정환(48·신발 도매업자) 신발 도매업을 한 지 25년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중소 상인 살리기 정책이 너무 골목상권과 소매업에 집중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세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차별받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겉으로 많이 드러난 문제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다각도로 접근해 주면 좋겠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2008년부터 자영업자 고충민원센터를 운영 중인데 민원을 해도 사실상 처리되는 것이 없다. 민원을 접수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고충처리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출도 문제다. 서울시나 은행에서 5년 이상 된 개인사업자에게 대출을 많이 권하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사실상 받기가 어렵다. 자금 융통의 문턱을 낮춰 주기 바란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은인이 날 찾는다니…미국 아버지, 나 여기 있어요”

    “은인이 날 찾는다니…미국 아버지, 나 여기 있어요”

    60년 전 화상을 입은 한국인 소녀의 치료를 도운 미군 6·25 참전용사가 극적으로 자신이 찾던 소녀와 재회하게 됐다.<서울신문 1월 30일자 27면> 국가보훈처는 19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리처드 캐드월러더(82)씨가 60년 동안 그리워하던 ‘화상 소녀’가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호곡2리에 거주하는 김연순(72)씨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캐드월러더씨는 1953년 12월 경기 수원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중 심한 화상을 입고 어머니와 함께 부대를 찾아온 당시 12세의 김씨가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왔고 헬기를 이용해 부산의 미군 병원으로 후송하도록 주선했다. 그는 지난 1월 말 이 같은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훈처에 보내 이 소녀를 찾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본지 등 국내언론에 이 사연이 알려진 이후 3주간 1953년 당시 캐드월러더씨 부대 인근인 경기 화성시 매향리 주변에 살던 주민의 최초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 방문조사와 면담에 나섰다. 8일에는 당시 캐드월러드씨와 김씨 모녀의 통역을 맡던 백완기(74)씨가 김씨의 사진을 확인했고 김씨에게 캐드월러더씨의 질문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17일 ‘화상 소녀’가 김씨임을 최종 확인했다. 김씨는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세 살 먹은 조카가 등잔불을 넘어뜨려 손과 턱, 목을 데었다”면서 “당시 미군 부대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조카가 부대로 갈 것을 제의했고 어머니가 미군들에게 딸을 살려달라고 울며 사정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캐드월러더씨의 도움으로 부산 미군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곧바로 다시 서울 청량리의 위생병원으로 옮겨 석 달간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당시 그분을 ‘미국 아버지’라고 불렀다”면서 “미군부대로 가서 그런지 우리 가족이 병원비 부담을 하지 않았고 모든 편의를 제공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캐드월러더씨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씨는 “미국 아버지는 청량리 병원에 입원한 동안에도 꾸준히 사람을 시켜 과자를 보내주는 등 관심을 보여준 분”이라면서 “내가 은인을 찾아야 도리인데 은인이 나를 찾는다니…”라고 말을 흐렸다. 60년간 얼굴에 난 작은 흉터를 보면서 미국 아버지를 잊은 적 없다는 김씨는 “그분이 살아계시다는 소식에 들떠서 잠을 못 이룬다”면서 “직접 만나면 아버지라고 다시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3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남편을 떠나보냈으나 자식들과 손자들에 둘러싸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초청행사의 일원으로 다음 달 중 캐드월러더씨 부부를 초청, 김씨와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460g으로 태어난 미숙아 엥흘렌의 투병기

    460g으로 태어난 미숙아 엥흘렌의 투병기

    장애와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가난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미숙아로 태어난 엥흘렌을 조명한다. 몽골 출신 아빠와 엄마를 둔 엥흘렌은 태어날 때 몸무게가 460g이었다. 저체중아 중에서도 초극소저체중아이다. 그 때문에 엥흘렌의 세상은 인큐베이터가 전부이다. 완전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만성 기관지·폐 이성형증, 서혜부(아랫배 양쪽과 허벅지 사이) 탈장 등 각종 질병과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소호흡기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하는 이 작은 아이가 언제쯤 호흡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에 온 엥흘렌 부모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 단기 비자를 발급받아 일시 체류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인 탓에 정식으로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00만원에 육박하는 병원비가 밀려 있고, 앞으로도 집중 치료가 필요해 돈이 얼마나 더 들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다. 한국이 고향인 엥흘렌에게 희망의 빛이 전해질 수 있을까. ‘엥흘렌의 희망찾기’는 19일 오후 5시 35분에 만날 수 있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지금&여기]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최재헌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최재헌 국제부 기자

    아버지를 잃고 추위에 떨며 굶주리는 일곱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장발장은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어린 딸 코제트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미혼모 판틴은 머리를 자르고 생니를 뽑은 것도 모자라 몸까지 팔았다. 19세기 프랑스는 극심한 빈부격차로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거리마다 넘쳤다. 사람들은 왕정에 맞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혁명의 노래를 불렀다. 1862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 속에서 이들의 영혼은 결국 사랑과 용서로 구원받는다. 21세기 프랑스는 세계 초강대국이 됐지만 나라를 버리는 ‘비참한 사람들’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최고부자인 루이비통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부자 증세를 피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 올 초에는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같은 이유로 러시아 시민권을 획득했다. 국민배우로 사랑받던 그의 도피성 국적 포기에 프랑스인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비난을 쏟아냈다. 서로 다른 시대 프랑스의 ‘비참한 사람들’에 대한 상반된 평가는 아이러니하게도 150년 전의 ‘그들’은 너무 못살아서, 지금의 ‘그들’은 너무 부자이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롭게도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TV연속극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었다. 드라마 속에서 당대의 비극에 분노하는 장발장 역을 맡았던 그가 마침내 현실에서 뜻을 이뤘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지난 연말 뮤지컬 형식의 영화 레미제라블을 관람하면서 지금의 현실과 묘하게 겹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법이 한 사람의 운명을 불행으로 바꾸어 놓는 일이라든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서민의 현실 같은 것 말이다. 몇몇 지인들은 대선 직후 허탈감에 빠졌던 심신을 영화로 위안 삼았다고 했다. 물론 영화 속 메시지 가운데 어느 부분에 공감했는지는 관객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13년 현재도 각 나라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으며, 정부에 실망한 99%의 시민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150년 전 위고가 책 머리말에 적은 글귀가 문득 떠오른다.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책들도 쓸모없지는 않을 것이다.’ goseoul@seoul.co.kr
  • 쌍용차 노조원 자살기도… “정부·정치권 원망스럽다”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에서 이 회사 직원 류모(49)씨가 높이 2.7m의 호이스트(전기 리프트 장치)에 끈으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뇌사에 빠졌다. 류씨는 해고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아닌 현직 직원들이 주축인 회사 측 쌍용자동차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류씨는 ‘존경하는 사장님, 조합장님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A4용지 6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쌍용차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 정치권에 대한 원망,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인한 불안감, 쌍용차 내부의 어려운 현실, 건강이 안 좋은 두 자녀의 치료 문제 등의 가정사,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한 심경’이 담겨 있다. 입사 23년차라고 소개한 그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을 전했다.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이 안 되는 것은 저 같은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었습니다.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에게 라면을 먹인 게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어 “정년을 채우려 했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무잔업 3년, 너무도 길고 힘들었습니다”라며 회사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쌍용차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류 조합원의 자살 기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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