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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보료 6개월 이상 체납자 건강보험 혜택 못 받는다

    1일부터 연소득 2000만원을 초과하거나 2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건강보험료를 장기 체납하면 병원이나 약국에 갔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고액·장기 체납자에 대한 사전 급여 제한 대상자 기준을 기존의 ‘연소득 1억원 또는 재산 20억원 초과자’에서 이렇게 확대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급여 제한 대상이 되는 장기 체납의 기준은 6회분(6개월분) 이상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경우다. 지금까지는 건강보험료를 이렇게 체납해도 연소득 1억원, 재산이 20억원 이하인 사람은 본인부담금만 내고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건보공단이 부담한 공단부담금은 나중에 환수했다. 건강보험료를 체납해도 병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 보니 체납금을 내지 않는 사람이 많아 앞으로 진료비 전액(100%)을 부담하도록 불이익을 준 것이다. 기준 확대에 따라 사전 급여 제한 대상자는 1494명(지난해 7월 1일 기준)에서 2만 7494명으로 18.4배 증가한다.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보험료 체납으로 인한 재정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지만 형편이 어려워 보험료를 체납한 사람들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소득 2000만원인 사람이 100여만원이 넘는 체납 보험료를 완납하기는 쉽지 않다. 건보공단은 내년 1월에 급여 제한 대상 기준을 재산 1억원 초과자로 강화하는 등 대상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진짜 형편이 어려운 생계형 체납자가 아파도 비싼 병원비를 부담하기 어려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실제 체납자의 형편이 어느 정도인지 일일이 조사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래도 연소득 2000만원, 재산 2억원 정도면 보험료를 낼 능력이 있는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보험료를 완납하면 급여 제한도 해제되며, 자신이 전액 부담한 진료비 중 공단부담금을 공단으로부터 다시 환급받을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달 용돈 10만원’ 이혼 소송 낸 남편

    30대 남성 A씨는 2010년 2월 한 살 연상의 아내 B씨와 결혼을 했다. A씨는 200만원 남짓한 월급 전부를 B씨에게 갖다 주고, 한 달에 용돈 10만~20만원을 받아 썼다. 아내가 전적으로 경제권을 쥔 것이다. 그러나 A씨는 이 정도의 돈으로는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다. 늘 주머니 사정이 쪼들려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2013년 12월 폭설로 직장에 비상이 걸리는 바람에 A씨가 밤을 새우고 집으로 돌아온 일이 있었다. B씨는 몸이 아픈 자신을 혼자 내버려뒀다며 친정으로 가버렸다. 부부의 별거가 시작됐다. 며칠 뒤 갑작스러운 구토 증세로 A씨는 병원에 가기 위해 아내에게 10만원을 송금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B씨는 이를 무시하고 치료비를 보내지 않았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A씨는 휴대전화로 이혼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A씨는 같이 살던 집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은 뒤 자신의 명의로 돼 있던 전세자금 대출금을 갚아달라며 B씨에게 송금했으나 B씨는 이를 부채 상환에 쓰지 않았다. B씨는 또 신용불량자인 친정 식구들의 생활필수품을 사는 데 A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받아 카드 대금을 채워넣곤 했으나 지난해 3월엔 A씨에게 “당신의 퇴직금으로 카드대금을 해결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A씨는 결국 이혼 소송을 제기하며 위자료 5000만원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이은애)는 A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기간 별거하며 서로 만나지 않는 점, A씨의 이혼 의사가 확고한데도 B씨는 관계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보면 혼인 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혼인 파탄의 근본 원인이 양측 모두에 있다며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B씨는 경제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면서 A씨와 그 가족에 대해 인색하게 굴고 배려가 부족했다”며 “A씨도 불만을 대화로 해결하지 않고 속으로만 쌓아가다 갑자기 이혼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메르스 유가족·격리자,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사연 들어보니

    메르스 유가족·격리자,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사연 들어보니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유가족 및 격리자들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병원을 상대로 첫 소송을 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피해자들을 대리해 메르스 사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공익소송 3건을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다고 밝혔다. 원고는 건양대병원을 거친 후 사망한 45번 환자의 유가족 6명, 강동성심병원을 거친 뒤 사망한 173번 환자의 유가족 6명,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진료받고 격리된 가족 3명 등이다. 소송 취지는 메르스 감염 및 의심자로 분류돼 사망 또는 격리된 원고 측이 국가·지방자치단체·병원 등 피고 측을 상대로 감염병 관리 및 치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병원 및 국가가 메르스 환자가 다른 이들에게 메르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막지 않았고, 오히려 정보가 나가는 것을 막아 사후 피해를 확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제34조를 비롯해 보건의료기본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을 적용해 책임을 물었다. 지자체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병원에는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청구 금액은 사망자는 일 실소득으로 계산했고, 유가족 및 격리자들은 일 실소득과 망인 사망위자료 등을 포함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73번 환자의 아들은 “방역 체계가 제대로 돼 있다면 슈퍼전파자도 없었을 테고 우리 모친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동성심병원에도 환자의 잘못만 들춰내기보다 의사로서 밝혀야 할 부분을 밝히고 본분을 다하라”고 촉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동성심병원에서는 미납 병원비를 내기 전에는 어머니의 진료기록도 떼지 못하게 한다”며 “어머니를 지켜 드리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173번 환자는 지난달 5∼9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후 여러 병원을 거쳐 같은 달 17∼22일 강동성심병원을 경유했다. 22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건양대병원을 들른 후 메르스로 사망한 45번 환자의 아들은 “지병이 전혀 없는 아버지가 병원에 들렀다가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을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건양대병원이 정보를 제때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만 했어도 아버지가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전염병 관리 등 국가 시스템과 민간병원 체계가 붕괴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번 소송이 단순히 피해자 권리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의 보건의료정책 및 감염관리 체계에 대한 책임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소송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두번째 소송은 확진자가 아닌 자가 격리자들을 원고로 한 것으로, 감염이 되지 않았음에도 피해를 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들 또한 부실한 국가 및 병원 관리 체계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현재 요청이 들어온 메르스 피해 사례들을 검토해 2, 3차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르스 유가족·격리자,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메르스 유가족·격리자,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유가족 및 격리자들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병원을 상대로 첫 소송을 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피해자들을 대리해 메르스 사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공익소송 3건을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다고 밝혔다. 원고는 건양대병원을 거친 후 사망한 45번 환자의 유가족 6명, 강동성심병원을 거친 뒤 사망한 173번 환자의 유가족 6명,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진료받고 격리된 가족 3명 등이다. 소송 취지는 메르스 감염 및 의심자로 분류돼 사망 또는 격리된 원고 측이 국가·지방자치단체·병원 등 피고 측을 상대로 감염병 관리 및 치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병원 및 국가가 메르스 환자가 다른 이들에게 메르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막지 않았고, 오히려 정보가 나가는 것을 막아 사후 피해를 확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제34조를 비롯해 보건의료기본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을 적용해 책임을 물었다. 지자체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병원에는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청구 금액은 사망자는 일 실소득으로 계산했고, 유가족 및 격리자들은 일 실소득과 망인 사망위자료 등을 포함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73번 환자의 아들은 “방역 체계가 제대로 돼 있다면 슈퍼전파자도 없었을 테고 우리 모친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동성심병원에도 환자의 잘못만 들춰내기보다 의사로서 밝혀야 할 부분을 밝히고 본분을 다하라”고 촉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동성심병원에서는 미납 병원비를 내기 전에는 어머니의 진료기록도 떼지 못하게 한다”며 “어머니를 지켜 드리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173번 환자는 지난달 5∼9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후 여러 병원을 거쳐 같은 달 17∼22일 강동성심병원을 경유했다. 22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건양대병원을 들른 후 메르스로 사망한 45번 환자의 아들은 “지병이 전혀 없는 아버지가 병원에 들렀다가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을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건양대병원이 정보를 제때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만 했어도 아버지가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전염병 관리 등 국가 시스템과 민간병원 체계가 붕괴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번 소송이 단순히 피해자 권리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의 보건의료정책 및 감염관리 체계에 대한 책임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소송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두번째 소송은 확진자가 아닌 자가 격리자들을 원고로 한 것으로, 감염이 되지 않았음에도 피해를 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들 또한 부실한 국가 및 병원 관리 체계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현재 요청이 들어온 메르스 피해 사례들을 검토해 2, 3차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어머니 지켜드리지 못해 마음 너무 아프다” 메르스 유가족 나서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어머니 지켜드리지 못해 마음 너무 아프다” 메르스 유가족 나서

    ‘국가 병원 상대 첫소송’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유가족 및 격리자들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병원을 상대로 첫 소송을 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피해자들을 대리해 메르스 사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공익소송 3건을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다고 밝혔다. 원고는 건양대병원을 거친 후 사망한 45번 환자의 유가족 6명, 강동성심병원을 거친 뒤 사망한 173번 환자의 유가족 6명,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진료받고 격리된 가족 3명 등이다. 소송 취지는 메르스 감염 및 의심자로 분류돼 사망 또는 격리된 원고 측이 국가·지방자치단체·병원 등 피고 측을 상대로 감염병 관리 및 치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병원 및 국가가 메르스 환자가 다른 이들에게 메르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막지 않았고, 오히려 정보가 나가는 것을 막아 사후 피해를 확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제34조를 비롯해 보건의료기본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을 적용해 책임을 물었다. 지자체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병원에는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청구 금액은 사망자는 일 실소득으로 계산했고, 유가족 및 격리자들은 일 실소득과 망인 사망위자료 등을 포함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73번 환자의 아들은 “방역 체계가 제대로 돼 있다면 슈퍼전파자도 없었을 테고 우리 모친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동성심병원에도 환자의 잘못만 들춰내기보다 의사로서 밝혀야 할 부분을 밝히고 본분을 다하라”고 촉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동성심병원에서는 미납 병원비를 내기 전에는 어머니의 진료기록도 떼지 못하게 한다”며 “어머니를 지켜 드리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173번 환자는 지난달 5∼9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후 여러 병원을 거쳐 같은 달 17∼22일 강동성심병원을 경유했다. 22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건양대병원을 들른 후 메르스로 사망한 45번 환자의 아들은 “지병이 전혀 없는 아버지가 병원에 들렀다가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을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건양대병원이 정보를 제때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만 했어도 아버지가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전염병 관리 등 국가 시스템과 민간병원 체계가 붕괴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번 소송이 단순히 피해자 권리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의 보건의료정책 및 감염관리 체계에 대한 책임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소송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두번째 소송은 확진자가 아닌 자가 격리자들을 원고로 한 것으로, 감염이 되지 않았음에도 피해를 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들 또한 부실한 국가 및 병원 관리 체계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현재 요청이 들어온 메르스 피해 사례들을 검토해 2, 3차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르신은 용돈·기업은 돈 절감 ‘상생 모델’

    어르신은 용돈·기업은 돈 절감 ‘상생 모델’

    “고스톱을 치거나 잡담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일자리가 생기니까 용돈도 벌고 미래에 대해 새로운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8일 만난 경기 파주시 광탄면 동신라메르아파트 경로당 홍종국(78) 회장의 웃음 띤 말이다. 파주시가 추진 중인 ‘노인 일자리 만들기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가 추진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먼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지역 기업 연계형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50곳의 경로당을 27개 기업과 연계한 것이다. 기업은 경로당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상자조립, 시트지 포장 등의 일거리를 주고 경로당은 인력과 공동작업 장소를 제공한다. 기업은 인건비와 물류비 등을 절약할 수 있고, 용돈·병원비·손자 손녀 과자값이 아쉬운 노인들은 월 30만원가량의 돈을 번다. 1400명의 노인이 참여하지만, 경로당과 기업들이 연계한 사업이라 시 예산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이재홍 시장의 아이디어다. 앞으로 전담인력을 지원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 내실화를 기해 경로당이 시 지원 없이 자립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하나는 사회적기업인 싱싱 시니어택배㈜를 통한 ‘마을택배 사업’이다. 경기도 최초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은 파주시가 지난달 30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및 CJ대한통운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택배회사는 아파트 단지별로 물건을 배송만 하고 가가호호 배달은 노인들이 하는 방식이다. 택배회사는 각 가정을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 시간 및 경비를 줄일 수 있고 노인들은 하루 4시간(주 20시간) 근무하면서 월 40만원을 벌 수 있다. 싱싱 시니어택배는 오이원재단과 ㈜큰바위문화복지가 공동 출자했다. 시는 6000만원을 초기 인프라 구축비로 지원했다. 시는 연말까지 3000가구 이상 아파트 3개 권역에 보급해 55명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면서 “어르신들은 용돈은 물론 건강과 삶에 대한 즐거움을 얻고, 기업은 비용을 줄이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상생모델을 더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우리 가족 위해 끝까지 달릴래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우리 가족 위해 끝까지 달릴래요”

    “세계적인 스타가 돼 가난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살피고 싶어요.” 7일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 육상트랙에서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바베이도스의 육상선수 팰런 포르데(25)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밝혔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친구의 육상화를 빌려 광주유니버시아드(U대회)에 참가했지만 올림픽 무대를 꿈꾸는 열혈 청년이다. 8일 남자 100m에 출전하는 그는 “100m 최고 기록이 10초5까지 나온다. 결선 진출이 목표다. 열심히 훈련해 올림픽 무대에도 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바베이도스는 베네수엘라 동북쪽에 위치한 서인도제도 섬나라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영국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곳’에 포함된 곳이다. 바베이도스는 이번 U대회에 육상 선수만 2명을 파견했다. 바베이도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5882달러로 카리브해 주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포르데의 집안은 넉넉지 않다. 부모님과 여동생, 남동생, 조카딸까지 6명이 함께 모여 사는데 가족들이 한 달에 버는 돈은 1140달러(약 128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어머니가 당뇨를 앓고 있어 병원비도 만만치 않다. 그런 그에게 대회를 앞두고 한 켤레에 20만원이 넘는 육상화를 새로 구입하기란 큰 부담이었다. 자신의 육상화가 낡아 대회 참가를 주저하다 결국 친구가 육상화를 빌려줘 이를 신고 광주에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훈련 도중에 찢어져 광주의 한 구둣방에서 급하게 수선을 받았다. 포르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한 국내 기업이 육상화를 후원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 그가 가장 닮고 싶은 선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단거리 3관왕에 오른 ‘육상 여제’ 앨리슨 필릭스(미국). 포르데는 “우사인 볼트보다 나에게는 필릭스가 더 이상적인 선수다. 그녀처럼 빠르게 질주하는 게 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포르데는 17세 때까지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빠른 스피드를 눈여겨본 코치진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4시까지는 체육관에서 근력 훈련을 하며, 이후 트랙에서 해가 질 때까지 달린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다. 그는 “달릴 때가 가장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글 사진 광주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부모와 심장 난치병 아기를 잇는 생명줄 ‘우주의 미소’

    부모와 심장 난치병 아기를 잇는 생명줄 ‘우주의 미소’

    우주는 무한무애의 공간이다. 미지의 공간으로 과거에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탐구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인간을 작은 우주로 빗대는 것도 마찬가지 연유에서다. 우주가 많이 아프다. 2.3㎏의 아주 작은 아기로 태어난 정우주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네 가지 기형을 가지고 있었다. 병명은 의학적으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희귀난치병 팔로네증후군이다. 거기에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좁은 우주는 성대마비 증상까지 겹쳐 숨을 제대로 쉬지도, 크게 울지도 못한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가슴을 열어 심장을 교정하는 대수술을 했지만, 아직도 우주의 심장은 제대로 뛸 수 없다. 게다가 우주는 난청과 잠복고환 등 몸 곳곳의 치료가 필요하다. 고작 7개월 된 아이의 고통은 고스란히 부모의 고통이다. 아빠는 우주가 태어난 이후로 회사를 제대로 나가지 못해 지난달에 받은 월급은 7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단 한 번 치료와 검사에 들어가는 병원비는 100만원이다. 그나마 희귀난치 질환으로 인정돼 95%를 감면받아서 이만큼이다. 지인들에게 손 내미는 상황도, 카드 대출도 한계에 다다랐다. 특근에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겨우 병원비 일부라도 채우건만 서울 병원으로 내달려야 하는 우주의 응급 상황이 잦으니 그마저도 쉽지 않다. 가끔 방싯거리며 웃는 아기 우주의 미소가 엄마, 아빠에게는 거대하고도 캄캄한 우주에서 미아가 되지 않도록 해 주는 가느다란 생명줄이자 희미한 불빛이다. 세상으로부터 절연된 줄을 이어 주는 SBS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23일 오후 5시 30분 ‘500㎞를 달리는 사랑,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는 아기,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제 블로그] “서비스 마일리지 소아암 환자들에게”

    [경제 블로그] “서비스 마일리지 소아암 환자들에게”

    보험사 상위 1% 고객들에겐 매년 리조트 숙박권, 식사권, 건강진료비, 기념품 등 각종 혜택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사양하고 대신 이 혜택을 모아 소아암 치료 후원금으로 내놓은 사례가 있습니다. 한화생명 VIP 고객들의 이야기입니다. 58명의 한화생명 VIP 고객들은 지난 9일 백혈병소아암협회를 통해 뇌종양 치료를 받고 있는 박다희(4·가명)양에게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VIP 고객들은 백혈병을 앓고 있는 남학생에게 마일리지 후원금을 전했습니다. 안 쓰면 그냥 사라지고 마는 서비스 마일리지를 고객들이 후원금으로 모아 내놓은 것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지요. 한화생명 VIP 마일리지 후원을 받은 박양은 2013년 12월 뇌종양을 진단받고 수술과 치료를 받아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머니 목소리에 반응하는 등 희망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필리핀 출신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박양 옆에서 간호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됩니다. 비싼 병원비를 대기 위해서는 나가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연을 들은 회원들이 뜻을 모은 것입니다. 이 같은 마일리지 기부 문화는 지난해 처음 시작됐습니다. 고객 만족도 조사를 할 때 VIP 회원들이 서비스 혜택을 받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 취지에 공감한 한화생명은 고객들이 기부한 만큼 회사에서도 후원금을 내놓는 ‘매칭그랜트’ 방식의 기부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 기부 제도에 동참한 사람이 1% 남짓이라고 합니다. 기부에 동참한 황성현(56)씨는 “평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있어도 막상 의미 있는 기부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제도가 마련된 것 같다”면서 “마일리지라는 게 사소할 수도 있지만 작은 관심이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4 사회공헌백서’를 보면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절반이 1~3년에 불과하고 대중들의 참여도 아직은 부족해 보입니다. 생명보험의 취지를 살린 마일리지 기부 제도가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따뜻한 문화로 자리잡으면 좋겠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대중교통·기름값·병원비까지… 공공요금 줄줄이 오른다

    서민 살림살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른다. 대중교통 요금은 물론 기름값과 병원비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8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기 안산시는 다음달부터 상수도 요금을 평균 9.5%, 강원 동해시는 오는 11월부터 10%가량 올리기로 했다. 전남 목포시, 경기 평택시 등도 하수도 요금을 올릴 예정이다.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도 일제히 오른다. 경기 지역 일반 시내버스 요금은 오는 27일부터 150원 올라 성인 기준으로 1250원이 된다. 좌석버스는 250원 오른 2050원, 직행좌석은 400원 오른 2400원으로 조정된다. 인천시도 일반 시내버스와 지하철 기본요금을 각각 150원, 200원 올린다. 서울시도 버스 150원, 지하철 200원 인상안을 오는 12일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행한다. 대전은 4년 만에 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을 150원(교통카드 기준)씩 올린다. 경기 남양주시는 주민세를 오는 8월 7000원으로, 내년엔 1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충북 증평군도 주민세를 8월에 1만원으로 인상한다. 동네의원 진료비도 3% 오른다. 약국은 3.1%, 한의원은 2.3% 인상한다.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 1만 2000여곳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6주 연속 상승해 ℓ당 1574.4원을 나타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메르스 격리환자 보험처리 어떻게 될까

    메르스 격리환자 보험처리 어떻게 될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보험 처리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 가입 고객은 입원하면 당연히 보험금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태도다. 보험사들은 치료를 수반하지 않은 ‘단순 격리 입원’은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말한다. 메르스가 법정전염병이 아니어서 ‘재해보험금’ 처리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4일 보험업계와 금융 당국에 따르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메르스 감염 진단과 관련한 진료비·치료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실손보험은 실제로 들어간 보험료(자기부담금 제외)를 보상해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손보험을 포함해 건강·정기·종신보험 등에 가입하면서 ‘입원을 담보로 하는 특약’을 추가한 경우다. 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입원의 정의는 ‘의사가 피보험자의 질병으로 인한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다. 메르스 격리 환자의 경우 증상이 확연히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격리’를 ‘진료’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보험업계는 “입원은 치료 목적의 의료 행위가 명확해야 하는데 격리는 별다른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사가 ‘모호한 규정’을 앞세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며 “분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금융 당국의 유권해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치료가 아닌 단순 격리 조치도 입원으로 보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는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병명 진단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기본적으로 병원에 입원 격리된 상태라면 진료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환자가 저소득층일 때의 병원비 부담 주체도 논란거리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격리자 중 생계가 곤란한 가구에 대해 1개월분의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생계비에 진료비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한 보험사 보상담당 직원은 “형편이 어려운 메르스 환자가 별도의 실손보험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및 법원 권고에 따라 입원했을 때 병원비를 국가가 부담할 것인지도 애매하다”고 전했다. ‘재해 보험금’ 지급 여부도 불투명하다. 메르스는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일반 보험으로는 진단자금을 받기 어렵다. 실손보험이나 일부 특약 등을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는 있다. 앞으로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되면 ‘재해 입원’ 등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실손보험 중복가입 중순부터 통보

    금융 당국이 실손의료보험을 두 개 이상 든 ‘중복 가입자’를 위해 재안내에 나섰다. 생명보험과 달리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실제 들어간 의료비만큼만 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소비자에게 손해가 날 수 있어서다. 그동안 보험사(보험설계사)의 미흡한 설명과 고객의 부주의 등이 겹쳐 중복 확인이 요식 절차에 그쳤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2009년 10월 이후 판매된 실손의료보험 중 중복계약 건수가 올해 4월 말 현재 23만 2874건으로 파악됐다고 2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손해보험사 16만 5192건, 생보사 2만 9378건, 공제사 3만 8304건이다. 보험사들은 이달 중순부터 한 달간 가입자에게 중복 계약 사실을 알릴 예정이다. 이를 통보받은 사람은 언제라도 중복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특히 불완전판매 사실이 확인되면 이미 낸 보험료(이자 포함)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불완전판매는 판매 과정에서 보험사가 계약자의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거나 중복가입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주로 해당한다. 최근에는 거액의 병원비가 나올 가능성 등에 대비해 일부러 중복으로 가입하는 고객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실손보험에 1개 이상 가입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손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조언이다. 보험사들은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금 지급을 미적거려서도 안 된다. 그럴 경우 과태료 제재를 받게 된다. 보험사와 대주주 사이의 부당거래 규제도 강화된다. 이런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수감생활 불만 美10대 소년, 철제물 마구 삼켜...

    수감생활 불만 美10대 소년, 철제물 마구 삼켜...

    자신의 수감 생활에 불만을 품은 미국 10대 소년이 감옥에서 나사나 못과 바늘 등 철제물을 닥치는 데로 집어삼켜 이를 제거하는 수술에만 10억 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고 25일(현지 시간) 미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때 미 시카고에서 고등학교 농구 스타였던 라몬트 캐디(17)는 한 식당에서 절도죄로 체포되어 1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캐디는 이 과정에서 현금으로 내야 하는 보석금 약 500만 원가량을 마련하지 못해 징역살이를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만을 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결국 감옥 안에서 철제 나사나 못 그리고 바늘 등 철제물을 닥치는 데로 집어삼키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교정 당국은 캐디가 삼킨 철제물들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하기 위해 30여 차례나 캐디를 병원으로 후송했고 이 과정에서 병원비만 10억 원이 넘는 돈이 지출됐다고 밝혔다. 한 교정 당국 관계자는 "우리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우리 감옥에만 정신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죄수가 8,000명이 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디는 현재 또다시 철제물을 삼키는 행위를 막기 위해 특수한 시설이 되어 있는 독방에 수감 중이라고 교정 당국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수감 생활에 불만을 품은 캐디가 철장(jail)을 삼켰다"고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캐디의 한 친척은 "순간적으로 무언가가 잘못되었을 뿐, 캐디는 원래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며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나사, 못 등 철제물을 닥치는 데로 삼킨 10대 소년 캐디 (현지 교정 당국 제공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빈손으로 내려온 탈북민들 “더 어려운 남한 사람 돕겠다”

    빈손으로 내려온 탈북민들 “더 어려운 남한 사람 돕겠다”

    “알몸뚱이로 남쪽에 왔어요. 다들 잘살고 풍족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보다 더 힘들게 사는 분도 많더군요.” 탈북민 10명이 어려운 처지의 남한 사람들을 돕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탈북민 김향순(70·여·가명)씨는 지난달 16일 ‘되돌이사랑 봉사단’을 발족했다. 탈북민 3명으로 출발한 봉사단은 탈북 사회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한 달 새 10명으로 늘었다. 봉사단은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매월 무료급식 활동을 하고,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7일에는 저소득층 노인 600여명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앞으로 지역 내 복지관과 연계해 노인들에 대한 청소와 목욕 봉사도 할 예정이다. 봉사단장인 김씨는 북한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다 2010년 남편과 함께 탈북했다. 그는 북에 남은 가족들의 탈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사 도우미부터 간병인까지 다양한 일을 해 왔다. 그런 노력 덕분에 2011년에는 딸과 손자를, 지난해에는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씨는 “우리 탈북자들은 (정부 지원 덕분에) 집도 있고 병원비도 지원받고 여러 도움을 받았는데 힘든 분들을 보면 죄송스러웠다”며 “물질적으로 돕지는 못해도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김씨의 생각이 강동경찰서의 도움을 통해 지역 탈북민들에게 전해지면서 봉사단이 꾸려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유령이 된 아이들

    유령이 된 아이들

    장미(11·여·경기 파주초 5)는 만능 재주꾼이다. 교내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고, 동네 성당에서 가수로 통할 만큼 노래 솜씨도 여간 좋은 게 아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붙임성이 좋아 학교에서도 인기 만점. 하지만 장미는 오는 27일 한국땅을 떠나야 한다. 장미의 부모는 20여년 전부터 한국에서 살아온 필리핀인이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하다가 1994년부터 함께 살았고 2003년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2011년 장미 아빠가 강제추방을 당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장미 엄마는 파주의 한 공장으로 직장을 옮겨 이를 악물고 돈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 3월 근무 중 단속을 나온 출입국관리본부 직원에게 적발됐다. 강제추방 명령이 떨어졌다. 필리핀으로 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장미는 “아빠랑 언니, 남동생을 만나러 간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추방일이 다가올수록 우는 일이 많아졌다. “엄마, 나 한국 사람 아니에요? 이젠 친구들 영영 못 보는 거예요?” 딸의 물음에 엄마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장미처럼 태어나자마자 불법체류 신분으로 살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은 서류상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다. 국적이 없을뿐더러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는 위험에 노출돼 최소한의 아동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한다. 현재 국내 미등록 이주아동은 최대 2만명으로 추산된다. 안은주 이주노동희망센터 국제협력팀장은 11일 “미등록 이주아동은 한국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일부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입학이 허가되는 것 외에는 학교교육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주노동희망센터가 미등록 이주아동 가구 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불법체류 노동자 부부들은 자녀가 아플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팀장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감기에만 걸려도 병원비가 몇 만원씩 나온다”면서 “주로 변두리에 살다 보니 아이가 아파 큰 병원으로 나갈 때 드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특별체류 자격을 의무적으로 부여하고 국내 모든 아동의 교육권과 건강권 등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주아동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법무부 측은 “아동을 이용해 불법체류를 연장하거나 합법화하는 등 악용 소지가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인종, 출생, 신분 등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1991년 한국도 가입한 만큼 정부가 미등록 이주아동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소라미 변호사는 “이탈리아, 영국에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에게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스페인과 프랑스 등에서는 동등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기간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인으로 동화된 이주아동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교내 놀이터서 “풍선인 줄 알고 불었는데 누군가 버린...”

    교내 놀이터서 “풍선인 줄 알고 불었는데 누군가 버린...”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를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미국 콜로라도에 사는 8살 초등학생이 누군가 버린 물건을 주워 장난을 치다가 종합검진을 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아이는 1년간 각종 검진을 통해 성관계로 전염되는 질병에 감염됐는지 검사를 받는다. HIV(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아이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아이는 최근 교내 놀이터에서 버려진 콘돔을 발견했다. 누군가 학교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버린 것으로 보인다. 성인이라면 단번에 물건을 알아봤겠지만 아이는 콘돔을 풍선으로 착각했다. 아이는 콘돔을 풍선처럼 불면서 교내를 돌아다니다가 교사에게 발견됐다. 아들이 입에 물고 있는 게 풍선이 아니라 콘돔인 걸 알아본 교사는 기겁하며 콘돔을 빼앗고 아이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교사는 아이의 손과 입을 닦아줬지만 아이는 이미 사용한 콘돔과 접촉한 뒤였다. 아이의 엄마 앨리스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HIV, C형 간염, 헤르페스, 임질과 클라미디아 등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소견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는 최소한 1년간 장기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검사받을 예정이다. 엄마는 "(HIV에라도 감염됐다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고, 병원비만 수백 만 달러가 들 것"이라며 "믿을 수 없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학교가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원망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화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화제

    지난 6일 시상식을 마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최대 화제작은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출품된 200편의 상영작 중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이정현 주연의 블랙코미디로 엉뚱하면서도 억척인 여성 수남(이정현 분)의 눈으로 바라본 삶의 역설, 세상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다. 맹한 듯하면서도 성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수남은 식물인간인 남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요행을 바라지도 않고 그저 소박한 행복만을 바랄 따름이다. 하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병원비는 불어나기만 한다. 영화는 갖은 굴욕적인 상황을 겪던 수남이 작은 행복만을 좇으며 결국 세상을 향해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아니나다를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받았다. 4년 전 이 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서 ‘더블 클러치’로 수상한 전력이 있는 안 감독은 첫 장편영화를 내놓자마자 충무로의 ‘무서운 신예 감독’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여리고 애처롭다가 세상에 대한 광기와 분노를 터뜨리는 캐릭터가 이정현과 똑 맞아떨어진다는 네티즌들의 반응과 함께 시네필들로부터 ‘한국의 쿠엔틴 타란티노’, ‘리틀 박찬욱’ 등의 호칭을 얻었던 안 감독에 대한 호평들이 영화제 상영을 전후해 쏟아졌다. 한국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동아시아 영화 전문 비평가 토니 레인즈는 “멜로드라마의 최루성과 정치풍자의 결합을 통해 블랙코미디의 공식을 전복시킨 작품”이라면서 “웃기지만 충격적이고 때론 잔인한 이 작품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힘으로 충만하다”고 상찬했다. 이와 함께 국제경쟁부문에선 쥐안치 감독의 다큐멘터리 ‘변방의 시인’이, 단편경쟁부문에선 ‘토끼의 뿔’(감독 한인미)이 대상을 차지했다. 비경쟁부문인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작 중 아시아영화진흥기구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에는 안슬기 감독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9일 폐막식까지 수상작을 중심으로 상영회를 계속 진행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초고도비만 자녀 셋 키우는 父 “신장 팔아 치료”

    초고도비만 자녀 셋 키우는 父 “신장 팔아 치료”

    초고도비만 자녀 3명을 키우는 아버지가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신장을 내놓겠다고 밝혀 인도 전역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 사는 난드와나(34)는 올해 6살(딸), 5살(딸), 3살(딸), 생후 18개월 된 아들 등 자녀 4명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첫째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의 몸무게가 34㎏, 48㎏, 15㎏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아이 3명이 일주일 동안 먹는 음식의 양은 두 가구가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양과 맞먹는다. 간식의 양도 만만치 않다. 5살과 3살 된 아이 2명은 하루에 12개의 바나나와 과자 5팩, 튀김 6봉지 등을 먹는다.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아이들은 먹는 것을 쉬지 않는다. 아이들의 엄마인 프라그나 벤(30)은 “하루 일과가 아이들의 먹거리를 만드는 것 뿐”이라면서 “아이들은 배고픔이 멈추지 않는다.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울고 떼쓰며 소리를 지른다. 음식을 해내느라 주방 밖으로 나오기가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몸무게가 34㎏인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1.5㎏에 불과했다. 우리는 아이의 건강이 염려돼 생후 1년간 많은 음식을 먹였다. 첫 생일이 지난 이후 몸무게가 갑자기 불어났다”고 말했다. 이들 부모는 몸집이 급격하게 커지는 아이들을 염려해 인근 병원에 데려갔지만 “큰 병원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아버지 난드와나의 한달 수입은 3000루피(약 5만 2500원)에 불과하지만 한달동안 아이들의 식비에 드는 비용은 1만루피(약 17만 5000원)에 달한다. 식비 및 병원비를 충당할 능력이 되지 않는 그는 자신의 신장 하나를 팔아 치료비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유일하게 ‘정상’인 첫째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아이들이 혼자 일어서서 걷거나 움직이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아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병원비가 들기 때문에 신장을 팔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지 의료진은 세 아이들이 15번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지능 장애인 ‘프레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단일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중국] 병든 아들 위해 ‘말’(馬)이 된 아버지의 부성

    [와우! 중국] 병든 아들 위해 ‘말’(馬)이 된 아버지의 부성

    아픈 아들을 위해 ‘말’(馬)이 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이 중국 전역을 감동케 하고 있다고 신화망 등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사는 천윈타오(38)씨는 말머리 탈을 쓴 채 매일 공원이나 대로변으로 ‘출근’한다. 그는 단순히 탈을 쓰고 있는 것을 떠나 사람들에게 ‘말 한 번 타세요!’ 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천씨가 진짜 말처럼 사람을 등에 태우고 인근을 한 바퀴 돈 뒤 받는 돈은 5위안, 한화로 약 900원에 불과하다.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말’이 되길 자청한 이유는 9살 된 아들 때문이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치료하려면 엄청난 액수의 병원비가 필요한데, 이미 은행 대출까지 정지된 상황. 아들의 약값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말이 되는 것’이다. 천씨의 ‘말’ 주변에는 아픈 아들의 사진과 사연이 적힌 플랜카드가 서 있다. 한 40대 여성은 말머리 탈을 쓴 남성과 그의 사연을 찬찬히 훑어본 뒤 흔쾌히 100위안을 꺼내며 “아들 치료에 쓰세요.”라고 말하고, 한 학생은 “고향에 내려가는 길이라 돈이 별로 없어요. 이거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며 10위안짜리를 놓고 떠난다. 일부 시민들은 그저 가련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천씨의 등에 올라 탄 뒤에야 5위안을 놓고 가기도 한다. 천씨는 “살면서 내가 구걸을 해야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면 말이 되는 것쯤은 상관없다”면서 “내게는 5살 된 둘째 아들도 있다.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왔는데 2011년 큰아들이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생활이 곤궁해졌다”고 고백했다. 아내 없이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그는 이미 수 만 위안의 빚이 있으며, 아픈 아들의 유일한 희망인 골수이식수술을 위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천씨의 딱한 사정을 전하며 천씨 대신 도움을 호소했으며, 네티즌들 역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60만명이나… 실손보험 중복 가입

    160만명이나… 실손보험 중복 가입

    # 주부 A씨는 지난해 3월 지인의 권유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면서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서명했다. 2011년 실손의료비 특약에 든 사실을 알았지만, 보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에 추가 가입하기로 한 것이다. 매달 두 보험사에 9000원과 1만 1000원씩 납입하던 A씨는 올해 초 손목을 다쳐 입원치료비 100여만원이 들었지만 보험금은 한 보험사에서밖에 받지 못했다. 병원비가 최대 보장한도(5000만원)를 넘지 않아 중복 청구가 안 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A씨는 “처음부터 그렇게 제대로 설명을 해 줬어야 했는데 보장 한도가 늘어단다기에 (치료비를) 두 배로 받을 수 있는지 알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손의료보험을 두 개 이상 든 ‘중복 가입자’가 1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은 생명보험과 달리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실제 들어간 의료비만큼만 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에 금융 당국은 2009년부터 상품 가입 전 반드시 중복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보험설계사)의 미흡한 설명과 고객의 부주의 등이 겹쳐 중복 확인이 요식 절차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거액의 병원비가 나올 가능성 등에 대비해 일부러 중복 가입하는 고객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손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신문이 13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과 함께 금융감독원, 생명·손해보험협회에 확인한 결과 올 2월 말 기준 158만 7604명이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했다. 지난해 12월 2만 5470명에 이어 올해 1월 1만 2998명, 2월 1만 4197명 등 매달 1만~2만명이 중복 가입하는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잘 몰라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09년 실손보험 중복 가입이 사회문제로 떠올라 중복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있지만,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실적을 의식해 제대로 설명을 안 하거나 (충분히 설명을 해 줘도) 고객들이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회사가 알아서 단체보험을 든 경우에는 고객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중복 가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제조합이나 단체보험 가입 여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보험개발원 홈페이지(www.kidi.or.kr)를 통해 확인이 가능해졌다. 보험사별로 들쭉날쭉하던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는 2009년 금융 당국의 지도로 표준화(통원치료비 1일 30만원, 입원치료비 연간 5000만원 한도)됐다. 최대 보장 한도가 5000만원이다 보니 병원비가 그 이상 나올 때를 대비해 ‘의도적으로’ 여러 개 실손보험에 드는 고객도 있다. 예컨대 병원비가 6000만원이 나왔다고 하면 실손보험을 하나만 든 고객은 5000만원밖에 보험금을 못 받지만 두 개를 든 고객은 6000만원을 다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했다는 회사원 박모씨는 “최근 비급여 진료 항목이 많아지면서 의료수가가 올라가는 추세인 데다 물가 상승 등에 대비해 추가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병원비가 5000만원 이상 나온다면 실손보험을 여러 개 들 필요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그런 경우의 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2009년 표준화 조치로 실손보험이 사실상 대동소이해졌기 때문에 굳이 중복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큰 실익이 없으면서 보험료만 이중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설명 의무를 강화하고 단체 실손보험의 경우 다른 종류의 보험 선택이 가능하도록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이 실장은 지적했다. 민 의원은 “금융 감독 당국이 (중복 가입을 방조하는) 실손보험 불완전판매 실태를 점검하는 등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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