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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황 총리, ‘인준 홍역’ 의미 새겨 국정 책임 다해야

    국회는 어제 오랜 산고 끝에 황교안 새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미니 야당인 정의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으나, 찬성률은 56.1%에 그쳤다. 이완구 전 총리 사퇴 이후 52일 만에 총리 공백 사태가 해소된 건 다행일지 모르나, 초당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반쪽 총리’가 탄생한 셈이다. 황 신임 총리는 이처럼 ‘인준 홍역’을 치른 속뜻을 자성하면서 민생 현장으로 한발 먼저 다가가려는 자세로 국정에 임하길 바란다. 이번 인준 과정에서도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협소한 인재풀도 문제이려니와 개발 연대를 거친 지도층에서 흠결이 아예 없는 ‘무균질 인사’가 드물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민들은 적잖게 실망했을 법하다. 위법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병역 면제나 고액 변호사 수임료 문제 등 황 총리의 각종 의혹이 명쾌하게 석명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청문회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야당의 구태도 그대로였다. 부적격의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인준의 법적 처리 시한을 넘겨 국정 표류를 방치했다는 얘기다. 물론 인준 진통의 가장 큰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음은 자명하다. 황 총리가 이제부터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를 다하려는 각오를 다져야 할 이유다. 우리 헌정 체계상 총리의 역할에는 원천적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대독총리, 의전총리란 말이 나오겠나. 그렇다 하더라도 메르스 사태를 맞아 우왕좌왕하는 정부를 보며 온 국민은 총리 공백의 후유증을 실감했다. 우선 황 총리는 내각이 효율적으로 역할 분담해 ‘메르스와의 전쟁’을 치르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보건 당국은 바짝 긴장하되 국민은 과도한 메르스 공포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법무장관 때의 미덕인 원칙뿐만 아니라 차원 높은 소통이 필요함을 유념해야 한다. 메르스 대응뿐 아니라 황 총리 어깨 위에는 과제가 산적하다. 서민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개혁을 이루는 일이 급선무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정·여야 갈등도 발등의 불이다. 하나같이 고도의 정치력을 요구하는 난제들이다. 공안통 장관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열린 자세로 불편부당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 반대 세력은 물론 어려움에 처한 국민과 소통하는 타이밍을 맞추는 데 다소 서투른 듯한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면서 필요한 직언도 서슴지 말기를 당부한다.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병사의 월급은 ‘세계 최하위’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병사의 월급은 ‘세계 최하위’인가

    얼마전 열악한 예비군 훈련비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네티즌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올해는 예비군 훈련 프로그램이 강화된데다 최악의 총격사건까지 벌어져 어느 때보다 네티즌의 관심이 높았는데요. 이번에는 더욱 민감한 문제로 ‘현역병 급여’를 거론하려고 합니다. 과연 군대에 보낸 우리 자식과 친구, 애인, 남편의 급여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까요. 예산 권한을 쥔 정부와 국회, 군에서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만약 모른다면 잘 들여다 보시길 바랍니다. 우선 우리 병사들의 월급을 거론해야겠죠?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먹여주고, 재워주면서 이등병 12만 9400원, 일병 14만원, 상병 15만 4800원, 병장 17만 1400원을 줍니다. 이등병은 작년보다 1만 6900원, 일병은 1만 8300원, 상병은 2만 200원, 병장은 2만 2400원 올랐습니다. 그런데 올해 정부가 정한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비는 ‘49만 9288원’입니다. 병사 1인당 하루 급식비 7190원에 30을 곱하면 21만 5700원. 급여와 급식비를 합해도 모든 병사가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는 셈입니다. 참, 군 막사의 ‘주거비’는 도저히 금액으로 산정하기 어려워서 제외했습니다. 잘 와닿지 않는다고요? 그럼 연봉으로 볼까요. 순수한 급여만 봤을 때 병장 연봉은 205만 6800원입니다. 휴가비 등 추가로 지급하는 돈은 제한 것이니까 참고하세요. 합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장성과 비교해볼까요? 지난해 기준 대장의 세전 연봉은 1억 2843만원, 준장은 9807만원입니다. 21~24개월 근무하는 일개 병사와 하늘같이 높은 별들의 연봉을 비교한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얘기라구요? 세금 떼면 1억원은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장성들이 분개할 수도 있겠네요. ●설마? 역시!…헛공약으로 그친 병사 월급 ‘40만원’ 2012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병사 월급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군 입대를 앞둔 남성은 물론 예비역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병장 월급은 10만 8000원이었습니다. “그 정도면 군생활 할만 하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실현될 것이라곤 믿지 않았죠. 실제로 현실과 괴리가 커서 결국 헛공약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니, 정치권의 관심이 식었다고 봐야겠죠. 가끔씩 이런 공약이 나왔지만 늘 “현실성이 없다”, “첨단 무기 구매할 돈도 없다”는 비판을 받고는 촛불 꺼지듯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그보다도 훨씬 못한 돈을 받고 3년을 근무했다”, “국방이 의무인 나라에서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고 목소리 높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의 열렬한 애국심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병사들의 급여수준을 보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현재 징병제를 운용하는 주요 국가는 대만, 러시아, 스위스, 우크라이나,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북한 등입니다. 나라마다 물가가 다르고 예산 사정, 주변국 상황도 천차만별이겠지만 절대치라도 비교해보겠습니다. 가까운 대만으로 가볼까요. 대만은 현재 징병제를 일부 유지하고 있지만 2017년 완전 모병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1993년 이전 출생자는 1년 의무복무, 94년 이후 출생자는 4개월 군사훈련 뒤 38세까지 동원예비군에 편입합니다. 지난해 대만 이등병의 월급이 1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많은 남성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는데요. 대만 이등병 월급이 지난해 기준 3만 7560TWD(대만 달러), 한화로 135만 4000원 수준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장기복무 지원자 급여이고, 의무 복무자는 21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의무 복무자에게 최대 40만원까지 줬지만 의무 복무 기간이 줄고 모병제 전환을 앞두고 있어 급여가 다소 줄어들었죠. 그래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보다 병사 급여수준이 높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우리처럼 복무 기간이 2년인 싱가포르로 가보겠습니다. 이등병은 월급 480SGD(싱가포르 달러)를 받는다고 합니다. 현재 환율로 한화 39만 8016원이네요. 일병은 500SGD, 상병 550SGD, 병장 590SGD입니다. 병장 월급은 한화로 48만 9228원입니다. 싱가포르는 물가가 매우 높은 나라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분명히 우리보단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멕시코는 병사 월급이 없다? 실상은… 태국은 앞서 11회에서 ‘제비뽑기’라는 독특한 징병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빨간색 종이는 입대, 검은색 종이는 면제입니다. 빨간색 종이를 뽑아 2년의 복무기간을 거치는 동안 월 3200~9000바트(10만~30만원)를 준다고 합니다. 대졸자 초임 월 1만~1만 2000바트(33만~40만원)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어서 지원자가 많이 몰릴 때는 징병을 할 필요조차 없다고 합니다. 제비뽑기를 하지 않고 직접 지원하면 6개월 밖에 근무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정도입니다.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군 입대하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은 현역으로 3년, 여성은 2년을 근무하는데요. 전투병의 월급은 1075세켈, 한화로 31만 2954원입니다. 예비군 훈련도 40세까지 3년 동안 54일을 받아야 합니다. 전방부대 근무도 포함돼 있죠. 하지만 이스라엘은 예비군 훈련비를 국가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지원해 하루 10만원(한국 1만 2000원)을 줍니다. 가까운 나라 이집트는 징병제 국가 중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주는데요. 지난해 기준 이집트의 최저임금은 17만원이었습니다. 물가를 감안해도 적지 않은 금액임은 분명합니다. 병역 혜택은 없지만 병역 의무 불이행자는 해외여행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확인해보니 징병제 국가인 멕시코는 우리보다 병사 월급이 적군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네요. 무보수, 즉 병사 월급 자체가 없답니다. 왜 그럴까요? 알고보니 매일 군 막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매주말 하루 군 시설에서 ‘가볍게’ 근무한다고 하네요. 주변국의 위협이 없어 현역병을 많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또 다른 징병제 국가인 콜롬비아는 중졸 이하 18~24개월, 고졸 12개월, 지원병 및 농업 종사자 12~18개월로 복무 기간에 차이가 있습니다. 월급은 7만 페소로, 한화 약 3만 5000원 수준입니다. 고작 4만원도 안되는 돈이라고 비웃지 마세요. 군 복무기간은 연금을 납부한 기간으로 인정해준다고 합니다. 기혼자, 성직자, 아버지가 사망해 생계를 책임지는 남성은 병역을 면제해줍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구권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거의 유일한 징병제 국가로 남아있는 나라로 스위스가 있습니다. 평상시 생업에 종사하다가 매년 19일씩 6번 동원훈련을 참가하는 ‘민병제’ 국가입니다. 따라서 월급은 의미가 없죠. 상시 근무자는 3500명이고 민병이 15만명이나 됩니다. 특이한 사실은 총기를 집까지 갖고 간다는 것인데요. 국민의 총기 소유 비율은 100명당 46정으로 세계 4위 수준이라고 합니다. 내년부터는 아예 예비군 제도도 없앤다고 합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 대중교통 무료 및 할인 혜택을 줍니다. 반면 병역 면제자는 다른 병사의 군 복무기간 동안 3%의 병역세를 내야 합니다. ●모병제 국가와는 비교조차 부끄러운 수준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교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중국은 겉으론 징병제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모병제 국가로, 우리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중국에서는 중앙에서 통제하지 않고 각 지역 부대에서 병력을 모집합니다. 군 입대자에게 공산당 가입이나 취업 및 취업교육 혜택을 주고 있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더 많은 소득과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군 입대를 기피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13억명의 인구로 220만명의 현역병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중국 정부는 2009년 신입 병사 월급을 50% 인상한 1000위안으로 높이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는데요. 군의 부패 완화와 사기 진작을 위해 부사관과 장교들의 월급도 최대 30% 인상했습니다. 1000위안은 현재 가치로 보면 우리 돈 18만원에 해당하는데요. 부사관 월급은 상·중·하 계급에 따라 1900~3000위안(34만~54만원), 위관급 장교 최말단인 소위는 3000위안을 받습니다. 그래도 많은 장교들이 “월급으로 가족을 부양하기가 쉽지 않다”고 아우성인데요. 군의 부패 문제도 여전하다고 합니다. 중국의 군 복무기간은 2년이지만, 전역 후에 다시 지원해 3년 이상 최장 50세까지 군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징병제 국가들만 비교해도 이 정도인데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모병제 국가 병사 월급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 병력은 많은데 예산은 빠듯하고 개별 병사에 대한 관심은 적으니 월급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병력 감축은 당장 불가능하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다수의 네티즌들이 지지하는 방안인데요. 군 납품비리에 대한 벌금을 과중하게 매기고 검은 돈을 환수해 병사들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불가능하다고요? 이것이 ‘창조경제’ 아닌가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野, 황 총리 후보자 미흡해도 인준 표결에 참여해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표결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며 전원 퇴장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황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내세워 인준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황 후보자가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없는 만큼 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해서라도 총리직을 더이상 비워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인준처리를 위한 여야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해 단독 표결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의 이러한 대치로 황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법정시한을 넘기게 됐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고 전체 국회 심의 절차는 20일 이내에 마치도록 규정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늦어도 어제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여야는 아직 인준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법정 시한을 넘겼다고 해도 인준안 자체가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입법부인 국회가 이런 식으로 절차를 어기면서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석연찮은 병역 면제 의혹에다 세금 지각 납부, 변호사 수임 자료 부실 제출과 관련된 전관예우 의혹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한 공언에도 불구하고 제기된 의혹조차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 이런 맥락에서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것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황 후보자가 총리직 수행이 어렵다고 많은 국민이 수긍할 정도의 결정적 비리도 찾아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차일피일 시간을 끌면서 총리 인선 절차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황 후보자가 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표결에 참여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에 따른 절차다. 수적 열세로 황 후보자에 대한 총리 인선을 저지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이완구 전 총리 인준 처리 사례처럼 어물쩍 여당의 단독처리를 묵인하면서 야당으로서의 할 일을 다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수권정당으로서 좀더 성숙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의혹 검증 ‘헛바퀴’… 與 “인준안 주내 처리” vs 野 “부적격”

    의혹 검증 ‘헛바퀴’… 與 “인준안 주내 처리” vs 野 “부적격”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10일 여야 의원들은 증인과 참고인 등을 상대로 막바지 검증 작업을 벌였다. 전날에 이어 병역 면제 논란, 전관예우 의혹, 특별사면 자문 의혹, 삼성 X파일 편파 수사 논란 등이 집중 거론됐다. 그러나 증인과 참고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해 유의미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심사 경과 보고서 채택은 야당이 “의혹이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이뤄지지 못했다. 황 후보자의 병역 면제 논란에 대한 ‘열쇠’를 쥔 것으로 보였던 당시 담당 군의관 손광수씨는 이날 청문회에서 정밀검사를 담당하지 않았고 절차에 따라 판단했을 뿐이며 황 후보자와 인연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후보자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질환이라는 판정이 나오기 전에 면제가 결정됐다는 야당 측의 의혹 제기에 손씨는 “빈칸을 놔둔 채 정밀검사를 받았고 이후 결과가 나와서 판정 결과를 빈칸에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 내역 중 일부가 삭제된 데 대해서는 황 후보자를 두둔하는 의견이 많았다. 황 후보자가 소속됐던 법무법인 태평양의 대표였던 강용현 변호사는 “의뢰인 보호라는 측면에서 공개되지 않아야 할 부분이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이홍훈 법조윤리협의회 회장도 “변호사법 규정 등에 의해 국회에 제출하는 자료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과 황 후보자의 만남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은 경기고 72회 동기동창이지만 ‘삼성 X파일’ 사건 이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의 도청 녹취록을 입수한 노 전 의원이 ‘떡값 수수’ 의혹을 받은 검사 7명의 실명을 폭로했지만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었던 황 후보자가 수사에 착수해 이들 검사 모두 무혐의 처리한 것이다. 노 전 의원은 “황 후보자가 부정부패 및 적폐 해소에 적합한 총리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등 ‘저격수’ 역할을 했다. 청문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치권의 시선은 심사 경과 보고서 채택 여부로 자연스레 옮겨지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뒤 3일 이내에 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 본회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지체 없이 보고서를 채택해 12일 임명동의안 처리를 완료해야 한다는 새누리당과 달리 야당 입장은 강경하다. 한 최고위원은 “제기된 의혹들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보고서 채택을 위한 특위 회의 등에 아예 불참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다만 지나친 강경 노선은 야당에도 부담스럽다는 지적과 함께 ‘부적격 의견’을 달아 채택에 응해 주자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여당이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얼마든지 회의를 단독 개최해 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협상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황교안 “오해 살 일 없다”…전관예우 의혹 부인

    황교안 “오해 살 일 없다”…전관예우 의혹 부인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8일 야당은 전관예우 의혹과 병역면제 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낙마’ 여론을 불러일으킬 만한 새로운 의혹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여야는 이날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사건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하루 종일 기싸움도 벌였다. 야당은 주요 내용이 삭제된 채 제출된 황 후보자의 수임사건 관련 자료 19건 등 요청 자료의 상당수가 공개되지 않자 “이대로 ‘깜깜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여야는 황 후보자 수임내역의 열람 범위를 놓고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은 변호사법에 명시된 사건명과 수임일자, 관할기관, 처리결과 등 4개 항목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미 공개된 100건과 형평성에 맞게 4개 항목만 공개해야 한다”면서 “변호사는 의뢰인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가 있고 위반하면 처벌을 받는다. 후보자에게 범법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의뢰인’을 빼놓고 4개 항목만 공개하는 건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 내사단계의 사건에 황 후보자가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이른바 ‘전관예우’의 실체를 밝히려면 사건의 상세내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문회에서 답하겠다”며 ‘녹음기 답변’을 내놓았던 황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말씀을 좀 드리겠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검사 퇴임 직후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부적절한 변론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면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애썼고, 오해받을 만한 것은 자제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변호사 선임계 제출 누락 의혹을 제기하자, 황 후보자는 “제가 담당한 사건에는 선임계를 냈고, 제가 변론하지 않은 사건은 다른 담당 변호사가 선임계를 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선임계가 빠진 게 없다”고 반박했다. 병역 면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두드러기가 심한 분이 다음해 사법시험을 통과한 정신력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며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을 앓았다는 점을 입증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요구한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 일부가 지워진 채 제출됐다며 경위를 따졌다. 이에 황 후보자는 “당시 신체검사장에서 제가 ‘(담마진이) 중병이냐’고 물었던 것 같은데 (군의관이) ‘군에 가면 숲 등에서 전투를 해야 하는데 긁히고 하면 집중할 수 없어 전투 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며 “당시 (담마진을) 3개월 이상 치료를 해도 낫지 않으면 병종이 되는 규정이 있다. 때문에 군에 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 복무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선 늘 국가와 국민에게 빚진 마음으로 살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는 황 총리 후보자 청문회

    어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진통을 거듭했다. 야당은 그동안 황 후보자에게 제기된 병역 면제와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변칙 사건 수임을 통한 변호사법 위반, 증여세 탈루 등 여러 의혹들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속 시원한 답변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여당은 제기된 의혹을 애써 외면한 채 정책 관련 질의에 열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청문회 초반부터 일부 요구자료 미제출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부실 청문회’를 가중시킨 측면도 컸다. 야당의 무리한 자료 제출 요구도 적지 않았지만 여야 합의로 요구한 39건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권선동 의원조차도 변호사 시절 수임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촉구할 정도였다. 법무부·병무청·국세청 같은 정부 기관은 요청한 자료 가운데 3분의1 정도의 자료만 제출했다. 황 후보자가 정상적으로 제출한 자료 역시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부실한 자료를 놓고 청문회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황 후보자 스스로 부실 청문회를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유인 ‘만성 담마진’은 이미 병역 면제를 받고 난 이후에 판정됐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황 후보자는 “대학 시절부터 17년간 치료를 받았다. 신체 검사장에서 정밀검사 뒤 병역 면제 결정이 났다”는 정도의 해명 이외에 뚜렷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야당도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인 한 방은 부족했다. 특히 변호사 시절 수임한 119건의 사건 가운데 사건 명과 수임 날짜 등 상세 내용이 지워진 19건의 자료(일명 ‘19금 사건’)에 대한 소명도 부족했다. 그는 법무법인 재직 시절의 사건 수임을 둘러싼 ‘전관예우’ 논란과 관련해 “부적절한 변론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이른바 ‘19금’ 사건의 수임 내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불필요한 의혹이 커지는 것은 어찌 보면 황 후보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첫날 인사청문회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했다. 야당은 능력과 자질 검증보다 흠집 내기에 주력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황 후보자 역시 거론된 의혹들을 적당히 얼버무리지 말고 정직하게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남은 이틀간의 청문회를 통해 황 후보자는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 제대로 청문회를 거치고 국회 인준 과정을 통과해야 총리직 수행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 자료 부실 제출로 연기요청…버티기 논란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 자료 부실 제출로 연기요청…버티기 논란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가 시작돼 사흘간 열린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8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이날과 9일은 황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하고 10일에는 황 후보자가 배석하지 않는 가운데 증인·참고인 심문을 진행한다. 황 후보자에게는 증인·참고인 심문을 마친 후 마무리 발언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황교안 청문회는 통상적인 총리 후보들의 청문회보다 기간이 하루 더 긴 사흘동안 실시되기 때문에 검증 과정에서 여야 간의 더욱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인한 병역 면제,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시절 고액 수임료, 역사관 및 종교적 편향성,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사건 등 정치사건 대처 논란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로서는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 및 전관예우 논란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을 역임하는 동안 총리로서의 자질이 확인된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 총리 역량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전날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인사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는 등 청문회 개최 직전까지 여야 간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광진 황교안 ‘병역 비리’ 의혹 공방… “그럴 집안 아니었다” 반박

    김광진 황교안 ‘병역 비리’ 의혹 공방… “그럴 집안 아니었다” 반박

    김광진 황교안 ‘병역 비리’ 의혹 공방… “그럴 집안 아니었다” 반박 김광진 황교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8일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군 복무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점은 늘 국가와 국민께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질환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을 묻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병역 비리 의혹은 전혀 없고, 그럴 집안도 상황도 아니었다”고 답했다. 황 후보자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담마진이란 병이 생겨 그 이후도 17년 동안 치료했다”면서 “신검장에 갔는데 ‘여러 정밀검사를 해야겠다’고 했고, 등을 좀 벗기고 검사도 하고 여러 의학적인 검사를 한 다음 정밀검사 끝에 병역면제 결정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군에 가면 전투 수행력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일정기간 치료했는데, 6개월로 제가 기억한다”며 “그런데 자료를 보니 3개월 치료해도 안 나으면 (면제에 해당하는) 병종이 되는 것으로 규정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병 때문에 제가 (군대에) 가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특혜를 받고 병역 면제를 받은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는 걸로 제가 이해를 한다”며 “그러나 제가 신검을 받을 때는 저희가 굉장히 어려운 집안이었고, 아무런 배경이 없는 집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 자료 제출 부실…버티기 논란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 자료 제출 부실…버티기 논란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 오늘부터 황교안 청문회가 시작돼 사흘간 열린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8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이날과 9일은 황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하고 10일에는 황 후보자가 배석하지 않는 가운데 증인·참고인 심문을 진행한다. 황 후보자에게는 증인·참고인 심문을 마친 후 마무리 발언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황교안 청문회는 통상적인 총리 후보들의 청문회보다 기간이 하루 더 긴 사흘동안 실시되기 때문에 검증 과정에서 여야 간의 더욱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인한 병역 면제,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시절 고액 수임료, 역사관 및 종교적 편향성,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사건 등 정치사건 대처 논란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로서는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 및 전관예우 논란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을 역임하는 동안 총리로서의 자질이 확인된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 총리 역량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전날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인사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는 등 청문회 개최 직전까지 여야 간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교안 만성 담마진 판정 전 병역면제”

    새정치민주연합이 4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병역면제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의 고삐를 조였다. 황 후보자가 두드러기 질환인 ‘만성 담마진’ 판정을 받기도 전에 병역이 면제돼 ‘선(先)면제, 후(後)판정’이라는 비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는 게 주 내용이다. 김광진 의원은 이날 열린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 특위 회의에서 “황 후보자가 1980년 7월 4일자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자료를 제출했는데, 희한하게도 수도통합병원에서 만성 담마진이라고 인정한 것은 6일 뒤인 7월 10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질환에 대한 군의 최종 판정이 나기도 전에 군 면제자가 됐다는 것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병적기록표에는 ‘△’ 표시와 함께 ‘1980년 7월 10일 수통정밀 (NO.000) 결과에 의거 신검규칙 129-다 만성 담마진’이라고 기재돼 있다. 김 의원은 “△ 부호가 있는 비고란은 판정 사유를 기재하는 난인데, 병역면제 판정이 이미 내려진 후 6일이 지나서 판정 사유가 기재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1980년 7월 4일 피부 비뇨과 부분이 ‘이상’으로 판정됐는데 ‘이상’ 판정자를 당일 병역면제 처분을 할 수는 없다”며 “피부 비뇨과 ‘이상’ 소견에 따라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 검사 결과를 통보받아 7월 10일에 병역면제 처분을 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자세한 내용은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황교안 총리 후보자 사건 수임 적절했나

    법조계의 전관예우는 뿌리가 깊다. 판검사로 재직하던 전관 변호사들이 맡은 사건을 현직의 판검사들이 잘 봐주는 악습이 수십 년간 이어져 내려왔다. 검찰총장 등 고위 판검사 출신들은 아예 선임계조차 쓰지 않고, 현직의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뢰인을 석방시키는 ‘마술’을 부리기도 했다.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면 풀려나고, 그러지 못하면 감옥에 가는 것은 법조계의 불문율이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2011년 변호사법을 개정, 퇴직 후 1년간은 퇴직 이전 1년 이상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맡지 못하도록 했지만 법의 맹점을 파고드는 전관예우는 여전하다. 현직 법무부 장관인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전관예우 의혹에 휩싸였다. 8일부터 열리는 사흘간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한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2011년 부산고검장에서 퇴임한 뒤 법무법인 태평양에 영입돼 1년 동안 부산지검 사건을 최소 6건 맡았다. 부산지검이 마지막 근무 기관이 아니어서 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부산고검이 부산지검을 사실상 지휘하는 상급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꼼수 전관예우’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황 후보자가 수임했던 사건들이 적절하게 처리됐는지 그 결과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의원은 또 황 후보자가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변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2012년 횡령 혐의를 받던 청호나이스 정모 회장이 태평양에 변론을 맡길 당시 선임계 없이 변호인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법무장관으로 내정된 후 닷새 더 태평양에 근무하며 1억 1700여만원의 급여와 상여금을 추가로 받은 점도 석연치 않다. 이 밖에 국회에 제출한 사건 수임 자료에는 119건 가운데 19건의 내역이 지워져 있어 고의 삭제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황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미 병역면제 의혹과 종교 편향성 등이 문제가 된 바 있지만 고위 법조인 출신으로 부적절하고 편법적인 전관예우 수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확인된다면 이보다 치명적인 하자도 없다. 이는 청와대가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적임자”라며 황 후보자를 내세운 논리와도 어긋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병폐로 작용해 온 법조계 전관예우의 수혜자가 국정을 이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돼야만 한다.
  • 여야, 총리 인사청문회 초반 격돌

    여야, 총리 인사청문회 초반 격돌

    이번 주부터 6월 임시국회가 한 달 일정으로 시작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기구 논의와 민생·경제활성화법안 처리 등도 ‘뜨거운 감자’다. 6월 국회는 당초 1일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2~3일 새정치민주연합 연찬회가 잡혀 있어 이르면 오는 4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초반 주요 이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떠나는 14일 이전에 총리 임명동의안 절차를 마칠 것을 주장한다. 8~9일에 청문회를 열어 10일 본회의에서 인준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인사청문회법이 허용하는 최대 기간인 사흘간 청문회를 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와 병역면제, 기부 약속과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쟁점화할 태세다. 현재 결정적 한 방이 없는 야당이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료 관련 자료 제출과 윤석열 대구고검 검사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며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당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간사는 1일 의견 조율을 시도한다. 시행령의 국회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도 청와대와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었던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대통령의 부담이 클 것 같다”고 전했다.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민생·경제활성화법안도 양당의 시각차가 크다. 여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크라우드펀딩법), 관광진흥법 등 50여건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았다. 하지만 야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 민영화의 전 단계이고, 관광진흥법은 재벌에 대한 특혜라며 반대하고 있다. 대신 통신비 인하를 포함한 생활비 절감 대책과 최저임금 인상, 전·월세 문제 해결 등 ‘4대 민생고 해소 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적연금 강화 특별위원회와 사회적기구 논의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보다 훨씬 범위가 넓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전반을 다루는 만큼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20여명의 위원 선정에 앞서 여야는 물밑으로 후보군을 물색하며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짜 사나이’를 보고 싶다/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진짜 사나이’를 보고 싶다/박상숙 국제부 차장

    TV를 켜면 연예인들이 실제처럼 벌이는 연애, 결혼, 군생활 등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 일색이다. 인기를 누리다가도 ‘그래 봤자 가짜 아냐’라는 순간 보는 맛이 뚝 떨어진다. 아무리 가상이래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면 당장 “폐지하라”는 시청자들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한다. 군대 체험을 표방한 ‘진짜 사나이’는 군 폭력이 터질 때마다 성난 민심의 십자포화를 맞았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해난구조대 SSU에서 훈련받는 출연진의 ‘리얼한’ 모습에 설정인 줄 알지만 “감동”이라는 댓글이 넘친다. 병역 문제는 ‘짜고 치는 고스톱’에서도 진정성을 요구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는 뜨거운 이슈다. 가상에서도 이 정도니 현실에서 마음 한번 잘못 먹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계는 특히 그렇다. 군입대를 호언장담하다 미국으로 가버린 가수 유승준은 최근 무릎 꿇고 눈물로 용서를 빌었지만 싸늘한 여론만 재확인했다. “가수 싸이도 두 번이나 군대에 갔다 와서 월드스타가 될 수 있었다.” 연예인의 병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깐깐한지 보여 주는 댓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만만한(!) 연예인만 뭇매를 맞는 것 같다. 유승준의 입국을 불허한 법무부의 수장인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두드러기’ 때문에 군대를 가지 않았다. 이런 사유로 군 면제가 될 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준이라고 한다. 한 가수의 13년 전 병역기피를 한 치도 용납하지 않는 여론이 대세인 가운데 신의 경지로 병역을 면한 고위 인사는 국정의 2인자로 올라서려는 중이다. 대중이 등 돌리면 끝인 연예계와 달리 돈과 힘으로 자신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구축한 파워 엘리트들에게 민심과 여론은 마이동풍(馬耳東風)과 같아서일까.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그들만의 담장을 쌓아 올리며 공동체에 대한 예의를 무시하는 동안 영국 왕가의 후예들은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운데 하나가 병역 의무이며 이는 법으로도 규정돼 있다.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왕자도 이제 10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새달 전역을 앞두고 있다. 사실 해리 왕자는 파티장을 전전하며 폭음, 대마초 흡연에 숱한 염문과 폭력 시비를 일으킨, 황색언론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복무하며 문제의 시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군대가 나를 구했다’고 고백했다. 군대가 사람 만든다는 말을 영국 왕자의 입을 통해 들으니 새삼 신기하다. 종종 나오는 왕실 폐지론에도 왕실이 건재한 이유를 뿌리 깊은 책임 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전통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도 나타났다. 우왕좌왕하는 승무원들을 향해 선장은 외쳤다. “비 브리티시!”(Be British) ‘영국인답게 행동하라’는 굵고 짧은 외침에 정신이 번쩍 난 승무원들은 승객을 구하는 데 제 목숨을 바쳤다. 솔선수범하는 책임자의 명령이 절체절명의 순간 부하들을 움직인 것이다. 우리는 수백 명의 승객을 사지에 몰아넣고 가장 먼저 도망치는 선장만을 봤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지도자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건재하다. 위기 상황에서 그들이 무슨 말을 던질 수 있을까. TV가 아닌 현실에서도 ‘진짜 사나이’를 보고 싶다. alex@seoul.co.kr
  • 野, 저격수 집중 투입 “전관예우·병역면제 송곳 검증”

    野, 저격수 집중 투입 “전관예우·병역면제 송곳 검증”

    청와대가 26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면서 ‘청문 정국’이 시작됐다. 황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규정한 야당은 인사청문특위 진용을 갖추고 도덕성과 정책 역량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반면 여당은 “2년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통해 도덕성과 업무 능력이 검증됐다”며 최선의 방어막 구축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재선인 우원식 의원과 박범계, 김광진 의원 등 전투력과 정보력이 검증된 초선의원을 청문특위에 우선적으로 배치했다. 2013년 법무장관 청문회에 이어 또 한번 저격수로 나선 박 의원은 “법무행정 수장과 국무총리의 그릇과 자격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낙마’ 운운은 섣부른 얘기지만 높아진 국민의 도덕적 기대에 맞춰 두루 짚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번갈아 맡는 관례에 따라 이번에는 새누리당 차례다. 4선의 심재철 의원과 3선의 장윤석 의원이 거론된다. 여당 간사로는 재선의 권성동, 박민식 의원을 놓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2월 법무장관 청문회에서 야당은 ▲법무법인 ‘태평양’(2011년 9월~2013년 2월) 재직 당시 전관예우 여부 ▲병역면제 ▲종교 편향 논란 ▲편법 증여 의혹을 쟁점화했다. 야당은 이번에도 전관예우의 실체 규명에 화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황 후보자는 태평양에 몸담은 17개월간 15억 9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급여를 받아 송구스럽다”며 “기부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황 후보자의 납세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억 2490만원, 지난해 1671만원 등 총 1억 4161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펌 시절 수임 내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관예우’를 판단할 근거이기 때문이다. 2년 전에도 야당에서는 수임 내역 제출을 요구했지만, 황 후보자는 “형사사건 54건 등 101건을 담당했다”고만 밝혔다. 당시 변호사법은 비밀누설 금지조항을 이유로 수임 내역 공개를 법조윤리협의회의 판단에 맡겼다. 하지만 2013년 5월 ‘황교안법’으로 불리는 변호사법 개정으로 법조윤리협의회는 인사청문회 및 국정감사 등 국회 요구가 있으면 판검사 출신 변호사의 2년간 수임 사건과 처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병역면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 황 후보자는 1980년 7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이 면제된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야당은 “만성 담마진으로 지난 10년 동안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은 365만명 중 4명뿐”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장관 재직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 수사 지휘 논란과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한 감찰 지시 등도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황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공직후보자 재산공개확인서에서 본인과 부인, 장녀 명의 재산으로 총 22억 9835만원을 신고했다.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와 비교하면 3235만원이 늘었다. 장남과 손녀는 ‘독립생계 유지’를 이유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황교안 총리 후보자 검증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청와대가 어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냄으로써 황 후보자를 검증하는 절차가 시작됐다. 국회는 앞으로 15일 안에 청문회를, 20일 안에 모든 심사 절차를 마쳐야 한다. 현직 법무부 장관인 황 후보자는 장관이 될 때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이번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여당은 이미 장관 청문회를 통해 업무능력 등이 검증됐다고 주장하지만 야당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황 후보자의 신념과 병역, 전관예우 등 다방면에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황 후보자는 주로 공안 분야에서 일한 검사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공안 통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의심을 받고 있다. 온 국민이 합심해 경제 살리기에 매달려야 할 때 신념이 편향된 총리가 도리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 총리의 첫째 과제는 부패청산을 비롯한 정치·사회개혁 추진이라고 어제 국무회의에서 밝혔지만 총리는 장관과는 다르다. 개혁과 동시에 사회적 통합을 이끄는 책무도 막중하다. 다양한 분야의 식견도 있어야 한다. 부산고검장을 마치고 17개월 동안 법무법인에서 15억 9000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부분은 장관 청문회에서도 큰 쟁점이 됐었다. 과도한 수임료는 분명히 전관예우 논란과 동시에 국민적 위화감을 부를 수 있다. 당시 황 후보자는 일부를 사회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증빙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만약 장관이 되는 조건으로 내걸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도덕적인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만성담마진(두드러기)으로 면제받은 황 후보자의 병역도 다시 도마에 오를 것이다. 그 질병으로 지난 10년 동안 병역 면제를 받은 사람은 365만명 가운데 단 4명뿐이라는 야당의 지적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황 후보자가 장관 2년 전 청문회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청문회의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당시 야당은 황 후보자를 반대했다가 결국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었다. 그러나 총리는 장관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자질이 요구된다. 국회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청문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미 거론됐던 쟁점일지라도 다시 한번 총리의 자격에 부합하는지 따져 봐야 한다. 기부 문제를 비롯해 그사이 새로 나타난 쟁점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수사에 매진해야 할 부장검사 2명이 황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돕는다는 것도 법적인 문제를 떠나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신상 검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검증이다. 지나치게 도덕성 검증에 매달리다 정작 업무 능력은 따져 보지도 못하고 넘어간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야 의원들이 당리당략에 매몰돼 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킨 사례도 허다하다. 청문회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도덕성과 능력을 동시에 검증하려면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한다. 국정의 2인자이며 유사시 대통령직을 대행하는 총리의 적임자를 고르자면 두 가지 모두 놓칠 수 없는 것들이다. 야당은 단지 정략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여당의 발목을 잡고 청문회를 이용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 [사설] 황교안 총리 후보자 국민통합 지도력 발휘하겠나

    박근혜 대통령이 장기간 공석이었던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어제 지명했다. 황 후보자가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정홍원·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현 정부 세 번째 총리로 박 대통령 임기 후반부 국정을 통할하게 된다. 이 전 총리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돼 낙마한 이후 국정은 표류했다. 지난 한 달여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파행이 계속돼 왔다.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현직 총리가 ‘사정 대상 1호’로 지목돼 비리 혐의로 물러나는 웃지 못할 상황극을 지켜본 국민들은 후임 총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황 후보자 지명은 국민들의 일반 정서와는 다소 동떨어진 선택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후임 총리의 덕목과 관련해 높은 국민통합 능력과 도덕성을 이미 꼽은 바 있다. 꼭 ‘수첩’에 올라 있는 인사가 아니더라도 안목을 넓혀 다양한 스펙트럼을 적용해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후임 총리를 선임하길 제언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가 비리 혐의로 낙마한 점을 감안해 도덕성을 1순위에 두고 진영 논리를 극복할 수 있는 국민통합 적임자를 찾아내길 바랐다. 하지만 청와대는 “경제 재도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 개혁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던 황 후보자를 적임자로 내세웠다. 법조인 출신인 황 후보자를 통해 임기 후반부 국정 운영의 방점을 개혁과 법치(法治)에 찍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황 후보자도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법치 확립을 다짐했다. 통합진보당 해산을 이끌어 낼 때 밝혔던 소신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법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황 후보자는 검찰 재직 시절 공안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정 전 총리 등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구공안’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칭도 따라붙는다. 일각에서 국민통합은 고사하고, 공안몰이가 더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즉각 “공안통치의 노골적 선언”이라고 비판하며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그 자신 과거 교회 발언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같은 분들이 대통령이 되니 나라 꼴이…”라며 노골적인 보수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 시절 한 차례 인사청문회를 경험한 황 후보자의 낙관적인 청문절차 통과를 기대했겠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병역면제, 전관예우 수임료, “5·16은 혁명” 발언 등 이전 이슈에 더해 이번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편법 개입,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 내기, 정당 해산 심판, 성완종 리스트 수사 가이드라인 등 몇 가지 대형 사안이 더 기다리고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과연 황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국민들의 의구심이 큰 만큼 국민통합을 위한 획기적 복안도 밝혀야만 한다.
  • [포토] 청문회 준비에 열심인 황교안 총리 후보자, 출근하는 모습 보니?

    [포토] 청문회 준비에 열심인 황교안 총리 후보자, 출근하는 모습 보니?

    황교안 신임 총리 후보자가 내정 이튿날부터 법무장관으로서의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인사청문회 준비에 몰두했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한 황 후보자는 이날 오전 평상시대로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했다. 황 후보자는 오전 11시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교정대상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김주현 법무차관을 대신 참석시켰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분간 장관의 외부 공식 일정은 차관이 참석하는 쪽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총리 후보자로서 청문회 준비 등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집무실에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재산신고 사항과 세금납부 실적 등을 비롯한 각종 준비 자료들을 검토 중이다. 2013년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청문회를 한차례 경험한 황 후보자는 당시 쟁점이 됐던 사안에 대한 입장을 우선 정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황 후보자가 검찰 고위직에서 퇴직한 후 대형로펌에서 17개월간 16억원의 소득을 올린 데 따른 ‘전관예우 논란’과 피부병으로 인한 병역면제 판정,종교 편향 발언 논란 등이 쟁점이었다. 이번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새로운 쟁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법무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 검찰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제기된 부분이 있고 공안검사 출신의 총리 후보자가 사회통합에 적격인지를 두고도 야권은 공세를 취할 태세다. 한 검찰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예상할 만한 논란 사안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답변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황 후보자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총괄하는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이미 준비팀 소속 일부 직원들은 총리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긴요한 사안은 준비팀이 직접 과천 법무부 청사로 찾아가 황 후보자와 회의를 열기도 하면서 청문회 준비에 온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 장소를 통의동으로 옮길지,언제 옮길지 등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적절하면서 효율적인 방식을 생각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 총리 황교안 지명] 野 “장관 때 청문회 청문회도 아니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3년 2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이어 또다시 인사 검증을 받게 됐다. 청와대와 황 후보자는 이번에도 통과를 자신하고 있지만 야당은 장관 청문회와는 차원이 다른 강도 높은 검증을 벼르고 있다. 황 후보자는 그간 무난하게 법무 행정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도 많지만 청문회에서 설전이 오갈 대목도 적지 않다. 병역 면제, 전관 예우 등 장관 청문회 당시의 쟁점 외에 장관 재임 중 정치 공방이 뜨거웠던 사건 처리 과정 등도 청문회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황 후보자는 대학 재학 중 3년간 병역을 연기한 끝에 ‘담마진’이라는 피부질환 치료를 6개월 받은 후 1980년 7월 면제 판정을 받았다. 법무장관 청문회 때 의도적인 병역 기피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전관 예우 논란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황 후보자는 2011년 8월 검찰을 떠난 뒤 1년 5개월간 대형 로펌인 태평양에서 근무하며 15억 9000여만원을 받았다. 한 달 평균 9350만원이다. 다른 법조인 출신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야당의 공격은 불가피하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재임 때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당시 MBC는 1997년 대선 때 삼성과 중앙일보의 정관계 로비 내용을 담은 국가안전기획부 불법 도청 내용을 보도했다. 수사팀을 이끌었던 황 후보자는 도청 내용을 폭로한 기자들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만 기소했다. 장관 재직 이후로 보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 수사를 놓고 수사팀과 대립각을 세웠던 점도 공방이 예고돼 있는 대목이다. 2013년 검찰 수사팀이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도 이를 승인했지만 황 후보자가 막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돌연 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터졌고, 황 후보자가 감찰 지시를 내리며 결국 채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과 관련해서도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검찰 재직 당시 인사에 대한 불만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탓으로 돌렸던 2011년 부산 교회 강연 발언도 다시 논란이 될 조짐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특례 안 된다

    정부가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벤처 창업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의 하나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청와대에서 ‘벤처 창업 붐 확대방안’에 대한 회의를 열고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공계 석·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이 연구기관에서 36개월을 근무하면 군복무로 대체해 주는 현행 ‘전문연구요원제도’를 벤처 창업자에게도 적용하는 방식이다. 벤처 창업자에게도 ‘전문연구요원제도’와 같은 병역 특례를 주겠다는 발상은 잘못됐다. 정부는 엄격한 제한을 두고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한다. 병역 혜택을 주는 벤처기업의 범위를 전문연구요원에 준하는 기술이나 특허 등을 가진 업체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 특례를 준다면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병역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실 돈만 있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벤처를 창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부유층의 합법적인 병역면제 수단을 정부가 나서서 제공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병역 특혜를 노린 가짜 창업자가 생길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돈이 없어서 벤처 창업을 못 하는 서민 계층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가장 민감한 사항 중 하나다. 정치인, 스포츠 선수, 연예인을 비롯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이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뉴스는 끊이지 않게 나오고 있고 그때마다 국민들은 분개한다. 소위 기득권층, 권력층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례가 많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운동선수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병역법 조항도 요건을 더 까다롭게 해서 대상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 아닌가. 고액의 연봉을 챙기는 프로선수들에게 병역 혜택까지 너무 쉽게 주는 것은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니 제 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지 않아도 인구가 줄면서 군에 입대할 인력이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를 활성화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정부가 병역 특례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특정계층, 기득권층, 부유층에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고 위화감만 더 부추길 수 있는 하책(下策) 중의 하책이다. 벤처 창업자에게 병역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
  • [데스크 시각] 대통령 특사 그 달콤한 유혹/이기철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 특사 그 달콤한 유혹/이기철 국제부장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사면 문제가 불거질 즈음 미국에서도 대통령 사면권이 도마에 올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한 타운홀 미팅에서 받은 질문에 “내 책상에 사면해 달라는 추천이 예상보다 훨씬 적게 올라온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6년차 대통령인 그는 64건의 사면을 단행했다. 사면에 인색하다는 여론의 압력을 의식한 듯 2주 뒤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면권을 공격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사면 추천서 한 건 한 건을 들여다볼 수가 없다. 사면 추천 절차가 빨리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대통령에게 사면을 상신하는 기관은 법무부로 전국 재소자와 변호사 등에게서 사면 관련 추천 서류를 접수한다. 미국 대통령들의 사면권 행사를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많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중도 하차한 리처드 닉슨을 계승한 제럴드 포드는 취임 한 달 뒤인 1974년 9월 닉슨이 ‘대통령 재직 시 저질렀을지 모를 모든 범죄’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또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가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국방장관이었던 캐스퍼 와인버거를 1992년 12월 사면했다. 앞서 와인버거는 이란과의 무기 불법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전임 대통령의 부탁으로 사면한 사례도 있다. 미국 출판계의 거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손녀 패티 허스트는 지미 카터의 요청으로 빌 클린턴이 2001년 교도소 문을 열어 줬다. 패티는 당시 은행 강도 사건에 연루돼 2년째 복역 중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사면은 클린턴이 퇴임 당일인 2001년 1월 20일 억만장자 마크 리치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리치는 당시 사기 탈세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자 스위스에서 숨어 지내던 상태였다. 리치의 전 부인이 클린턴 도서관과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가성 사면’ 논란 속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이 수사를 벌였으나 불법성을 찾지 못했다. 리치는 법무부가 올린 명단에도 없었던 인물로, 결국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임을 재확인해 줬다. 하지만 클린턴의 많은 치적을 이게 갉아먹었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1974년 “사면권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 고유권한이고, 이를 제한하려면 그 조항도 헌법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또 사면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법치주의를 흔든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을 지낸 대법원장 윌리엄 태프트는 “사면권 행사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미국에서 사면권 행사가 논란만 일으킨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국민을 통합했다. 건국 직후 재원 마련을 위해 위스키에 연방세를 부과하자 1791년 농민들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조지 워싱턴은 사면권을 처음으로 행사해 이들을 달래면서 신생국 통합의 기틀을 다졌다. 존 애덤스는 독립전쟁 때의 탈영병들에게, 앤드루 존슨은 남북전쟁 직후 ‘역적’ 남부군 병사들에게 사면권을 행사해 시민으로 구제해 줬다. 카터는 베트남 전쟁 병역 기피자들을 사면해 분열된 국론을 모았다. 국내에선 최근 사면제도 개선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 직접 동의로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사면권을 차관회의로 제한하는 것은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사면권을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최고법인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많다. 차라리 그런 논의보다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 대통합을 위한 사면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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