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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D-365] 대선1년전 무슨 일 있었나

    대선 1년 전이면 정치권은 언제나 격랑에 휩싸였다. 역대 대선은 항상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했고, 그 중심에는 정책 경쟁보다는 정치지형을 뒤흔들어 놓은 큰 사건들이 있었다. 16대 대선을 1년 앞둔 2001년 12월은 이른바 ‘게이트 정국’이었다. 진승현 게이트와 윤태식 게이트로 불리는 대형 사건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특히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이 제기됐던 ‘진승현 게이트’는 정권 실세의 구속과 대통령 아들의 연루 의혹 등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채질했다. 15대 대선 1년 전인 1996년 12월은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로 정국이 급랭했다.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DJ)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JP) 총재가 김영삼 정권에 강력 대응하면서 DJP 공조론이 고개를 들었고 여권의 위기가 고조됐다. 노동법 날치기 통과 파문이 이듬해 터진 한보사태로 이어지면서 김영삼 정권을 무력화시켰다. 역대 대선에서 ‘대세론’은 통하지 않았다.2001년 12월, 당시 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에서 2위 이인제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다. 하지만 한달 뒤 시작된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서 ‘노풍’이 불면서 이회창 대세론은 급격히 거품이 빠졌다. 1996년 12월까지만 해도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는 드물었다. 대세를 굳힌 듯했던 이회창 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로 추락했다. 이후 이인제 후보의 독자 출마와 ‘DJP연합’은 김대중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견인차가 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회창은 원균에 가까워”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듯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당내 비판이 터져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15일 의원총회에서 “이회창씨는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다. 한번도 패한 적 없는 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그랬다.”면서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 역사를 보면 원균은 그나마 (이 전 총재보다) 나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최 의원은 또 “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2차 때는 아들·딸 빌라 문제 등 본인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력이 강해 이길 수 있었으나 이회창씨의 착각과 오판이 (패배하는 데) 결정타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오는 등 의총장 분위기가 일순 험악해졌다. 원내 지도부가 그를 발언 도중에 연단에서 끌어내기도 했다.김형오 원내대표는 “말 한마디가 어떤 결과를 미칠지 충분히 인지하는 의원이라고 생각해 말을 하도록 공개했는데 이럴 줄 몰랐다.”고 유감을 표했다. 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더이상 시간을 늦추지 말고 쐐기를 박겠다는 생각에 발언했다.”며 공개 비판의 이유를 설명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시론] ‘특수한’ 한국과 국제사회 리더십/차지훈 변호사

    [시론] ‘특수한’ 한국과 국제사회 리더십/차지훈 변호사

    최근 유엔 인권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대해 종교적 신념과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행위를 처벌한 것은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인권규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침해를 당한 개인에 대한 효과적인 보상과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종교나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이들에게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분단국가라는 안보현실의 특수성을 모르고 내린 잘못된 처사로서,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라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진정 유엔 인권위의 결정이 우리의 특수성을 무시한 것일까? 결정문을 보면 우리 정부가 안보현실과 병역의무의 특수성을 충분히 주장했으며, 인권위 위원들도 이에 대해 충분하고 면밀한 검토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 정부는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처벌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도 제출했을 것이다. 결국, 우리의 사법기관이나 유엔 인권위나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심리를 한 뒤, 각기 다른 결론을 내린 셈이다. 왜 그런가? 결론만 말한다면 문제를 보는 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사법기관은 헌법적 해석에 매달리며,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을 중시한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의 인정은 적어도 국민들이 안보문제보다 양심이나 종교적 자유를 더 중시하기 전에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유엔 인권위는 국제사회의 관행에 주목하며, 사회의 다원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따라서 의무복무제를 시행중인 다른 국가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그런 다원성 존중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는 게 아니라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결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만이 ‘우리는 아니다.’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유엔 인권위의 결정과 우리 사회의 논의를 보면서 우리의 인권의식, 나아가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과거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 인권탄압에 대한 많은 비난을 받았었다. 그때마다 항변은 ‘우리는 특수하다.’였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발전 못지않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해 왔다. 그럼에도 국제인권기구에서 우리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우리는 여전히 특수성을 강변하며,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어떤 사회든 인권문제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와 씨름하며 성숙해간다. 최근 국제사회는 2008년을 목표로 ISO26000이라는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는 인권·노동·환경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국제적 표준화해 사회적 가치실현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권적 가치가 결코 빚 좋은 개살구와 같은 선언으로 끝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IT산업은 우리가 자랑하는 분야의 하나다. 여기에 우리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신장의 경험을 넣지 못할 이유가 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새로 출범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선임됐으며,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했다.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에 대해 특수성을 외치며 무시할 게 아니라, 이것이 우리의 피와 살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리더십은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차지훈 변호사
  • 유엔 인권기구 보상권고뒤 양심적병역거부자 첫 입건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 정부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 2명에 대해 보상을 권고한 이후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13일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교리에 따라 “집총을 할 수 없다.”며 군 입대를 거부한 윤모(24·K대 건축학과 4년)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윤씨는 신체 검사에서 현역 2급 판정을 받은 뒤 지난달 14일까지 입대하라는 통지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병무청으로부터 지난달 22일 고소장을 접수받고 지난 6일 윤씨를 소환조사했으며 불구속 입건 방침을 정한 뒤 검사 지휘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부경찰서 경제팀 정모 조사관은 “(유엔 권고와는 상관없이) 경찰은 병역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 근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윤씨는 여호와의 증인을 믿어온 어머니에 따라 모태신앙으로 이 종교를 믿고 있으며 현재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각오가 있다.”고 밝혔다. 윤씨는 “졸업반이라 사회 진출을 해야 하지만 결국 실형을 살고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마음이 편치는 않다.”면서 “하지만 종교적 신념을 굽힐 수 없고, 고통도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이념 초월한다며 北인권 외면하나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인권위가 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북한이 주권국가인데다 남북공동선언 등에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조사·구제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는 군색하기 짝이 없다.인권위법 4조를 들어 북한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로 보는 상위규범인 헌법의 정신을 살리지 못한 법해석이다. 헌법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권위법 2조는 인권을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과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라고 밝히고 있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북인권을 피해 가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전원위원회 사흘 전에 서울신문을 통해 보수와 진보, 북한의 반응을 초월한 결정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으나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출범 5년이 된 인권위는 동일임금 동일노동, 사형제·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 등 숱한 권고를 통해 위상을 넓혀왔다. 현실을 무시한 오지랖 넓은 국가기관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권위가 정치색을 배제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실현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폭 지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남북 특수상황이라는 정치 판단을 개입시킴으로써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집단으로 추락한 꼴이 됐다. 북한 동포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겪고 있는 인권침해와 유린행위에 눈감고 침묵하는 인권위의 편협하고도 정치적인 결정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정부도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에 찬성하고 진보진영마저 북인권 개선에 소리를 내기 시작한 마당에 여기저기 눈치보며 혼자서 퇴행하는 인권위의 목소리를 앞으로 누가 귀담아 듣겠는가.
  • [기획]‘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이렇게 풀자

    [기획]‘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이렇게 풀자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나라 정부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보상할 것을 권고하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가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해 대체복무 등의 대책을 세울 것을 권고한 데 이어 관련 시민단체와 인권 변호사 등도 후속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전문가 2명을 만나 유엔 권고 이후 국내 이행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양심따른 병역거부 실현 연대회의’ 한홍구교수 인터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한홍구(47·성공회대 교수)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유엔 인권기구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보상하라고 권고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사실 좀 망신스럽다. 권고 자체가 피해 당사자들한테 유리하게 나온 건 좋지만 우리 정부가 일을 못해서 외부에서 보상 권고까지 한 것은 망신이다. 전세계에서 병역 거부로 인해 징역을 살고 있는 사람이 1100여명인데 이 가운데 95%인 1000명 이상이 한국에서 나왔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이번 권고안은 두 명에 해당하지만, 정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매일매일 보상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90일 이내에 재발 방지 의무와 구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떤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유엔 인권기구의 권고는 병역법을 개정하라는 의미다.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 더 이상 형사 처벌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간단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대체복무제도를 이미 갖추고 있다. 공익근무요원, 주차단속요원, 산업체요원, 상근예비역, 전경, 의경 등이다. 대체복무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고 4주간 군사훈련만 면제해 주면 된다.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개인청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몇 명이나 되며 어떤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195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대략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집단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책을 빨리 세우면 집단 행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서 군대를 안 간다는 것은 ‘주홍글씨’ 성격이 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본적으로 군 복무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많은 손해를 보는 구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군대에 갔다 오는 것은 굉장한 불이익을 안게 돼 있다. 현역으로 군 복무 하는 사람들은 몸으로 현물세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불이익을 바로잡아야 한다. ▶병역 거부에 대한 논란만 있고 제도가 빨리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병역 문제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인식이 있다. 국가주의·군사주의·반공주의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조차 군사주의에 예속돼 병역 거부 문제가 심각하게 구제되지 못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보다 국방의무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은.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게 우위를 점하는 게 아니라 서로 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국방의 의무나 양심의 자유도 분명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교집합이 있다고 본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차지훈 변호사 ‘유엔인권기구 권고 이행방안’ 보고서 “유엔 인권 관련 위원회의 권고를 계기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후시스템을 만들고, 이에 근거하여 보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백승헌)이 11일 주최한 ‘2006 한국인권보고대회’에서 참석한 차지훈(43·민변 국제연대위원회)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유엔 권고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차 변호사는 인권보고대회에서 ‘국제인권기구 권고에 대한 국내 이행방안’ 보고서를 냈다. 차 변호사는 “그동안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법원이 확정 판결한 사안이고, 국내 실정법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무시해왔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가 된 이 시점에서 예전과 같은 대응은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이행한 외국 사례는 ▲시혜적으로 보상금 지급 ▲이행법률을 새로 제정 ▲기존 국내 절차에서 처리한 경우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네덜란드, 우루과이, 에콰도르 등의 국가는 시혜적 보상제도를 이용한다. 보상제도는 손해배상제도와는 달리 위법성이나 관련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없어도 이루어질 수 있어 국내법과의 충돌을 줄일 수 있다. 네덜란드는 ‘반 알펜’ 사건에서 “인권이사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그 결정을 존중,5000길더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콜롬비아는 인권이사회가 결정한 사안에 대한 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인권이사회의 결정이 나면 사법부는 보상 액수만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등으로 국가행위의 위법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일괄해 구제하는 보상제도가 있다. 인권이사회의 금전 보상에 대한 권고가 있는 경우 콜롬비아나 보상관련 법률을 참고해 보상 여부를 결정·집행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인권이사회의 결정이 재심 사유로서 ‘새로운 사실’에 해당한다고 판시, 기존 절차와 조화를 이뤘다. 핀란드 정부도 인권이사회의 보상 권고에 따른 행정소송을 받아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상상고와 같은 비상구제 절차가 있지만,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재심 인정 사유로 존중해 인정하는 법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인권이사회의 규약 위반 판단이 있으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하도록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차 변호사는 “인권이사회의 권고는 법령의 개정 등 입법적 측면까지 걸쳐 있어 이행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인권옹호 국가를 지향하면서 이런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민변 2006인권보고서’ 요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한 ‘2006 한국인권보고대회’에서 “수도권지역의 주택가격이 올라 서민생활에 압박을 주어 국민의 주거 기본보호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변은 “경기침체로 임대료와 관리비 체납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대한주택공사는 매년 임대료 5% 이상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징수유예조치 등을 통해 경제회생을 지원해야 하며, 개발예정지역의 강제 철거로 빚어지는 인권유린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권보고서 요약. ●노동분야 임금 노동자의 50%를 넘어선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 노동자들은 그 절박함에 극단적인 투쟁 방법을 선택하는데, 정부는 강제 진압·대량 구속에만 열을 올린다. 특히 근로계약 내용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지는 원청 사업주의 사용자성 문제는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건설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결성한 노조가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거쳐 노조단결활동에 필요한 ‘전임비’를 확보한 것에 대해 ‘공갈죄’를 적용, 노조 간부들을 구속하는 것은 노사관계를 19세기로 돌려놓는 것이다. 복수노조 금지 제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결권의 핵심 내용인데, 노사정 합의라는 이름으로 다시 유예됐다. 공무원 노조를 ‘불법 단체’라고 하면서 사무실을 강제로 폐쇄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유감이다. ●교육분야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줄어드는 반면, 대학교육기회의 불평등과 지나친 성적 경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학교환경위생정화 구역 내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시행되고 있거나, 계획되고 있는 곳이 무려 900곳이 넘어 학생들의 학습환경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규모 식중독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에도 사후약방문 격으로 대책이 논의되는 실정이다. ●주한미군 관련 평택미군기지 예정지인 대추리·도두리 농지 일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설정, 주민의 영농 행위를 차단하고 출입통제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자행됐다. 올해 9월과 10월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이 벌어졌다. 보수진영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자체를 반대하면서 전쟁위협론과 한·미동맹유지론을 다시금 제기했다. 그러나 주권국가로서 작전통제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미국측이 조기환수를 요구하면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여성 KTX여승무원 불법도급 문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시정을 권고했으나 시정하지 않았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업주 처벌이 약식 명령에 그치고, 몰수 등 추징규정도 약해 성매매 근절에 충분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언론 박근혜 피습사건과 일심회 간첩 의혹사건 보도에서 언론은 선정적인 보도와 왜곡보도를 일삼아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정쟁에 초점을 둬 양비론적 입장에서 보도하는 데만 그쳤다. 포스코 사태 보도에서는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왜곡된 하도급 구조, 그에 따른 비정규 건설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노조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만 있었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폭력 가능성 있다고 집회금지하면 안돼”

    “폭력 가능성 있다고 집회금지하면 안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제4대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에 오른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취임 40여일째를 맞았다. 반FTA 시위를 사전금지한 경찰청에 철회 권고를 하는 등 인권관련 뉴스의 중심에 선 안 위원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유엔의 권고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다시 현안으로 부각됐는데요. -‘양심적 병역거부’를 잘못 받아들이면 ‘군대 가면 비양심적이란 말이냐.’고 하지만 신념에 의해 집총하거나 전쟁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엔에서 국제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국제인권법을 권고했고, 국제적 기준을 국내법과 맞추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이 문제를 안보와 연관시키는데 본질은 국가 안보나 양심·비양심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타이완도 대륙과 경직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복무제를 오래전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경직된 법을 가진 나라는 없습니다. ▶경찰청이 ‘반FTA 시위 금지 통보를 철회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수용이 안돼도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집회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기까지는 많은 시대, 많은 나라에서 경험이 있었습니다. 폭력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권고에서 ‘평화적으로 집회 하라.’고 진정인에 주문해 폭력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권고가 양쪽에서 거절당했지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출판물에 대해 책자가 나오기도 전에 미리 위험하다고 예단해 출판을 금지하는 것이 말이 안되 듯, 폭력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집회를 금지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 지방에서는 일부 과격한 시위가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상당히 평화적이었고 그런 추세로 볼 때 사전 금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북한 인권문제가 민감한데, 어떻게 정리되어 갑니까. -민감할 게 뭐 있나요. 인권이란 측면에서 얘기를 하면 해석하는 쪽에서 자꾸 편을 갈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발표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약속이었고, 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형태와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해 위원들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위원회가 고민한 흔적이 담기겠지만 모든 국민이 원하는 내용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에 대해 인권위가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인권 측면에서 생각할 뿐입니다. 내용상 (진보와 보수)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발표하나요. -그럴 생각입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한 영장 기각을 어떻게 보십니까. -원래 구속은 예외적으로 하는 게 원칙이지만, 검찰이 불구속 상태에서 효과적인 수사가 어렵고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구속수사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법원의 말이 맞지만, 원론적인 말을 지킬 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었느냐는 의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법원과 검찰을 동등한 지위에서 보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두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행과 사회의 전체 인식과 연관이 됩니다. ▶사법부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수용하십니까. -사법의 영역은 되도록이면 독자적으로 하도록 두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확실하게 옳고 그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졌을 때 가능합니다. 호주제 폐지 등 정책문제에서는 관여할 수 있지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때 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사회단체와 협력은 원활한가요. -‘긴장적 협력관계’를 지향합니다. 특정 이슈에 대해 전문 단체에 의견을 듣고 협조도 하겠습니다. 이는 유엔의 기본 입장으로 정부와 시민사회가 같이 가야 합니다. 국가 기관은 경직되어 있는 반면 시민사회는 살아 있는 이슈를 제기할 수 있어 협력관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싶은 분야는. -병역문제, 사형제 폐지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등이 남아 있습니다만 집회 등 자유권은 지난 몇 십년간 많이 발전했습니다. 반면 경제력 및 배분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권리는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을 했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혀 있지요. 경제성장 만큼 사회적 권리는 감당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가 사회 평등에 많이 신경썼지만 사회적 권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인권위가 개선할 점이 있다면. -인권위 구성원들이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인권위에 경제인이 와서 강연하는 예가 없어서 추진해 보려 합니다. 기업에 뭔가 권고를 하려면 알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를 균형있게 보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총수를 모셔서 강연을 들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담 오승호 사회부장 정리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이달 발표 北인권개선안 좌·우도 北도 초월할것”

    “이달 발표 北인권개선안 좌·우도 北도 초월할것”

    “북한인권 개선안은 진보와 보수, 좌·우, 북한 당국의 반응 등 이념적·정치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인권이라는 보편적 개념에 입각해 의견을 내놓을 것입니다.”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인권위의 ‘북한인권 개선안’에 대해 “인권위가 법적으로나 능력면에서나 국민이 원하는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는 만큼 진보나 보수,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위원들 간에 발표의 범위와 내용 등에 대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토론을 통해 하나의 문서로 낼 것”이라면서 “북한 인권개선안은 특정 기관을 대상으로 한 발표가 아니라 ‘성명서’ 형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가 아니므로 인권위의 조사 대상이 아니다.’는 일부 언론의 초안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는 “토론을 위한 자료일 뿐, 인권위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가 양심적인 병역 거부자에 대해 보상 등의 구제 조치를 취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한 것과 관련,“양심적 병역거부의 본질은 국가 안보와 관계가 없다.”며 유엔의 권고를 지지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종교나 양심의 자유에 의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보장하고 있고 유엔은 국제인권법에 의해 권고한 것”이라면서 “인권위의 입장도 이와 같으며, 우리 나라가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는 마치 군대를 안가는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군대를 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 복무를 하라는 것”이라면서 “이는 현 제도 속에 포함시키라는 뜻인데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최근 인권위가 경찰청의 반FTA시위 집회 금지를 철회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안 위원장은 “사전 금지는 옳지 않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집회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전제한 뒤 “과거 폭력이 있었기 때문에 집회를 금지한다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했고 평화적인 집회 시위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은 보편적인 개념임에도 해석하는 쪽에서 자꾸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데, 이는 인권위의 입장이 아니다.”면서 “요새 정치인들이나 일부 국민, 언론이 인권 문제를 이념이나 정치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권을 개선해야 사회가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설] 유엔까지 관심보인 양심적 병역거부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가 신앙 때문에 입대를 거부해 1년 6개월의 실형을 산 윤모·최모씨에 대해 한국 정부가 배상을 포함한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하라는 견해를 밝혔다. 위원회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에서 보장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위배했다는 지적과 함께 군복무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대체복무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및 대체복무 허용문제는 헌법에 명시된 병역의무와 개인의 기본권이 충돌하는 사안이다. 그동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사법부는 분단된 현실을 감안하고, 젊은이들의 병역기피 풍조 심화 등을 우려해 종교 등 양심의 자유보다는 병역 의무를 우선시하는 판결을 내려왔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는 무엇에도 양보할 수 없는 보편적 권리이자 기본권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2월26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각종 병역 특례 등 대체복무 형태가 있으면서도 종교 등 양심적 이유에 의한 병역거부자들은 전과자가 돼야 하는 현행제도는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다만 병역의무를 대신할 대체복무제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도입과정에서 활발한 토론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위원회의 권고가 우리 헌법과 남북이 대치 중인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라는 반대론자들의 비난도 거세지만 인권 선진국으로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 유엔 “양심적 병역거부 실형자 보상을”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 정부에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한국인 두 명에 대해 보상할 것을 권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위원회의 권고는 구속력은 없지만 우리 정부는 90일 안에 재발 방지의무 등 어떤 개선 조치를 취했는지를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이번 권고를 계기로 양심적 병역거부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들의 개인청원이 쇄도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정부가 위원회의 이 같은 권고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내릴지 주목된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는 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로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윤모·최모씨의 진정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통보하며 이같이 권고했다. 윤씨와 최씨는 2004년 10월18일 위원회에 각각 개인청원을 제기했다.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형사처벌한 것은 ‘시민적·정치적 권리 규약’ 제 18조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위반한다며 재발 방지 의무와 함께 구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위원회는 우리 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데 대해 제 18조를 존중할 경우 구체적으로 군 복무제도에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지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군복무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대체복무제도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논란은 2004년 5월 서울 남부지법 이정렬 판사가 병역 거부로 구속 기소된 ‘여호와 증인’ 신자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이후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대체복무제를 국회의장에게 권고했으며, 국방부에서는 지난 4월부터 민·관공동연구위원회를 구성, 대체복무 제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유엔 권고에 대해 “현재 위원회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내년 6월까지 연구 일정을 연장했으며, 연구결과가 나오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해 대체복무 도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종교 및 양심의 자유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의무자는 3654명(현역 대상자 3346명, 보충역 대상자 308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여호와 증인’이 3627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대체복무 국가들 사회근간 탄탄히 유지”

    유엔 인권기구의 권고를 이끌어낸 윤모(26·인터넷 쇼핑몰 직원)씨와 최모(25·용역회사 영업사원)씨는 “다수에 의해 무시되고 있는 소수의 인권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병역 거부로 구속돼 1년 6개월을 복역하고 지난해 9월 출소한 윤씨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면서 “하지만 아직 법률의 결정(관련법 개정)이 아니기 때문에 소수자에 대한 부분이 다시 다수에 의해 반영되지 못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권고에 의해 우리도 국제 기준과 표준에 맞추려는 하나의 노력을 할 수가 있다고 본다.”면서 “외국 어디를 가도 대체복무로 인해 사회의 근간이 무너진 사례는 없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복역을 끝내고 지난해 8월14일 출소한 최씨는 “유엔이 구제 권고를 한 것을 계기로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군 자체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힘들어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기꺼이 할 것인데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체복무 연구하기는 하나?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허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란 이름의 민·관·군 협의체를 만들어놓고 한발짝 몸을 뒤로 뺀 상태다. 찬·반 양론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섣불리 정책 결정을 내릴 경우, 지게 될 부담을 경감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방장관에게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올 1월6일 윤광웅 당시 국방장관은 “올해 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공동체’를 만들어 연구한 뒤 대체복무제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5일 민·관·군 인사 17명으로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학계·법조계·언론계·종교계·시민단체·체육예술계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와 국방부·병무청 관계자 등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민간 위원들의 위촉 기준에 대해 국방부는 “평소 알려진 찬·반 소신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월 1회 간격으로 지금까지 모두 7차례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병역거부자를 불러 진술을 직접 청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초 우려한 대로 국방부가 ‘시간끌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말까지 대체복무제도 도입 여부 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했었으나, 기자가 8일 확인 결과 당국자는 “내년 6월까지 위원회의 활동 시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위원회 내부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 의견 수렴이 안 되는데다, 추가로 독일·타이완 등 외국 현지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였다. 사실 군 관계자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허용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눈치가 강하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아니라 ‘종교적 병역거부자’란 말을 쓸 정도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파렴치범 몰리는건 막아줘야”

    “파렴치범 몰리는건 막아줘야”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 정부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보상하라고 권고하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유엔 권고에 대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는 찬반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유엔 권고를 받아들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양심적 병역 거부를 반대해온 시민과 네티즌들은 “분단 현실 속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 아들이 2001년부터 3년간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생활을 한 성우 양지운(58)씨는 “내 아들은 물론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형사처벌을 받고 이로 인해 취업 등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권고를 계기로 양심적인 이유로 젊은이들이 최소한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징병제를 하고 있는 타이완에서는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징역형이 대체복무제”라면서 “이번 권고는 유엔이 한국에 대체복무제를 만들라는 강력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한홍구(47·성공회대 교수) 공동집행위원장은 “개인에 대한 보상은 내가 알기로 유엔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안상민(25)씨는 “양심적 병역 거부는 분명 사상의 자유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면서 “군대 가기 싫은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보다는 대체복무제를 통해 효율적으로 인력 배치를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제성호(48·중앙대 교수) 대변인은 “유엔에서는 최상위 가치로 인권을 두지만 유엔측은 각국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의문이 든다.”면서 “안보 상황이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안 좋은 상황에서 당장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무리”라고 주장했다. 회사원 송진원(24·용산구 청파동)씨도 “국방은 결국 가족을 지키는 것도 포함되는데 군대 가는 것이 누구를 살상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종교적 신념에 대한 양심의 진정성을 따지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무원 홍상구(60·부산 사직동)씨는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는 반대하지만 세계적인 추세가 벌을 주기보다 자원봉사를 하거나 공익요원, 동사무소에서 일할 수 있게끔 대체복무제를 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쇄도했다. 네이버에 글을 올린 네티즌 ‘innocence90’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비양심적인’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다녀온 것”이라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는 절대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chutnoon99’는 “총·칼을 안 들었다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반인권국에서나 나오는 것”이라면서 “현역 대신 대체복무를 도입하면 양심을 가장한 악질적인 병역 기피자를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군입대 대신 베이징올림픽 간다”

    남자유도 중량급 간판 김성범(KRA)은 올해 27살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이 현역 시절 마지막 도전일 수 있었다. 그동안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그는 병역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아직 군복무를 하지 않았고, 상무에도 지원하지 않은 탓에 열사의 땅에서 금을 캐지 못하면 입대를 해야 할 처지.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다시 도전하려면 ‘금빛 메치기’가 반드시 필요했다. 6일 치러진 아시안게임 유도 100㎏이상급(무제한급) 1회전에서 그는 자칫 뼈에 사무치는 한을 남길 뻔했다. 김성범은 몽골 선수를 상대로 띠잡아돌리기를 구사, 거의 동시에 매트에 쓰러졌으나 심판은 외려 기술을 건 김성범에게 한판패를 선언했다. 전기영 남자대표팀 코치가 강력하게 항의했고 김성범의 한판승으로 번복됐다. 4강전에서 경기 종료 20초 전 유효를 따내 다시 고비를 넘긴 그는 자신보다 약 40㎏이나 체중이 더 나가는 미란 파샨디(이란)와 결승서 맞닥뜨렸다. 파샨디는 규정에 어긋나는 무릎 보호대를 차고 나와 실격이었다. 하지만 보호대를 떼고 경기가 속행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또 김성범은 종료 10초 전 지도를 받았으나 심판진의 판정 번복으로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 발뒤축걸기로 유효를 따내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성범은 “그동안 할머니의 기도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했는데 오늘 금메달을 따 기쁘다.”면서 “군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겠다.”고 울먹였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55년동안 쓴 일기장 박물관 기증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한약방을 하는 박래욱(68)씨가 55년 동안 쓴 일기장 98권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1950년부터 2005년까지 기록한 박씨의 일기는 1997년 한국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박씨는 1961년부터 2003년까지 금전출납부 10권,1971년부터 2001년까지 한약처방전 16권과 도민증, 국민병역신고증, 인감증명원 등 산업화에 따른 사회격변 속에서 쓰여진 갖가지 자료를 함께 기증했다. 1938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박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일기를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그는 1971년 한약업사 자격을 취득하고 한약방을 열었다. 그의 일기에는 12살 소년이 겪은 한국전쟁 이야기가 나온다.1950년 8월25일 금요일에는 “분주소에서 유격대라는 사람들이 왔다. 반동분자의(박씨의 아버지는 경찰관이었다.) 가산을 몰수하여 위대한 수령 동지의 사업에 써야 한다고 했다. 지난번에도 가산을 몰수해 갔는데 그때는 식량만 가져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옷과 살림살이 일체를 가져갔다.”고 증언했다. 박씨의 일기에는 당시의 물가도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1956년 당시 물가는 돼지고기 반근 100환, 목욕 50환, 이발비 60환, 영화관람료 30환, 필름 400환, 버스요금 10환, 신문대금 300환, 혈액검사 40환, 성냥 10환, 학생배지 60환 등이었다.400환짜리 필름값이 돼지고기 한 근의 두 배나 되는 등 공산품이 농·축산품보다 훨씬 비쌌음을 알 수 있다.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4일 “우리 박물관에 가장 부족한 자료가 바로 20세기 것”이라면서 “박씨의 기증품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피해주는 집회’ 정당성 공방

    국가보안법·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공무원·교사의 정치활동 확대, 비정규직 해결방안, 집회결사의 자유 등 사안마다 학계·시민사회·재계·노동계·여성계 등이 찬반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법무부는 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국가인권위가 올 1월 발표한 NAP를 기초로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법무부는 공청회 결과를 종합, 연말까지 NAP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국보법 발표자로 나선 고려대 이상돈 교수는 “국보법은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 전선을 상징하는 정치적 차원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교사의 정치활동 제한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의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말했다.‘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의 이헌 변호사도 국보법 폐지에 대해 “국가의 체제 및 자유경제체제 등을 부정하는 헌법 적대행위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황필규 변호사는 “인권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곧 빨갱이로 모는 색깔론은 부적절하다.”면서 “국보법 폐지는 더 미룰 수 없는 정부 최우선의 핵심 추진과제”라고 반박했다. 동국대 김상겸 교수는 국보법 폐지와 교사의 정치활동 문제에 대해 “당사자의 극한대립이 있는 만큼 중장기 과제로 선별해 공감대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집회·시위 집회·시위에 대한 의견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황 변호사는 “국가권력 비판과 국민의 의사를 여론화하고 이를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집회·시위의 자유는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회·시위의 양상을 논하기 전에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김민호 법제사법센터 소장은 “집회 및 시위로 타인의 권리침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사회적 불만과 비판이 극에 달했다.”면서 “집회·시위의 자유만이 아니라 공공의 안녕질서와 조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비정규직 비정규직 문제 등에 있어서는 민주노총과 재계가 팽팽히 맞섰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의료ㆍ교육 등에서의 신자유주의적 민영화ㆍ시장화가 사회권의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비정규직 고용 남용 방지, 차별시정, 사회보험 적용 확대, 교육 및 훈련 확대 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안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연맹 최재황 정책본부장은 “노사정위는 실업자의 노조 인정문제, 쟁의행위 범위 확대 등은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결론내렸다.”면서 “노사정위를 통한 제도적 보완이 끝난 노동권 관련 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만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굴욕의 야구

    아시안게임 3연패를 장담하던 한국야구가 참담한 수모를 당했다. 지난달 30일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타이완전 패배에 이어 2일 사회인팀이 주축인 아마추어팀 일본에조차 7-10으로 졌다. 비록 한국팀에는 해외파가 없었지만 그래도 국내 최고 선수들로 구성됐기에 금메달의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야구 후진국인 중국, 필리핀, 태국과 동메달을 다퉈야 하는 상황.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과 타이완을 연파하며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보인지 얼마 되지 않아 아시아 3류국으로 전락한 것. 조짐은 지난달 아시아 프로야구 왕중왕전인 코나미컵에서 감지됐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은 타이완대표 라뉴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안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관계자들은 ‘설마’하며 아무런 의식을 갖지 못했다. 실체도 없는 선수들의 ‘몸값’과 ‘자신감’만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섰던 것. 패배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의 투지도 부족했고, 전력 분석도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전에서 타이완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고 몸값의 한국 프로선수들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 선발이다. 당초 멤버였던 구대성, 홍성흔, 김동주 등이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합류를 고사했다.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에 봉사하기를 꺼렸다. 네티즌들은 스타들의 실속챙기기 불참과 선수들의 기량과 정신력 퇴보에 경악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책임 공방을 놓고 ‘네 탓이오.’를 외치는 꼴불견의 상황이 벌어져 분노를 더했다. 김재박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을 거부하거나 회피한 프로 스타들을 원망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 등은 투수교체 실패를 비롯해 전술상 실수를 거듭한 감독의 책임이 더 크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 선수들을 끌어모아야 한다.”면서 이번 대표팀 차출에 응하지 않았던 일부 선수들을 겨냥해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번 대표팀 코칭스태프 및 선수 구성은 김 감독이 전권을 휘둘렀고 비록 해외파와 국내 포지션별 최고 선수 가운데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김 감독이 ‘작전 야구’를 펼치기에는 좋은 멤버로 구성됐다.”고 평가해 ‘도하 참변’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박주영 ‘도하 영웅’ 꿰차나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박주영 ‘도하 영웅’ 꿰차나

    ‘금메달로 천재의 귀환을 알린다.’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 아시안게임 축구 B조 첫 경기 방글라데시전을 3-0 승리로 끝낸 뒤 “훈련했던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칭찬도 있었다. 이날 2골을 터뜨린 ‘축구 천재’ 박주영(21·FC서울)을 향한 것이었다. 그는 “박주영이 경기마다 2골씩 넣어주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면서 “박주영은 올해 좋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영이 ‘약속의 땅’ 카타르 도하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프로에 뛰어든 박주영은 신인왕을 받은 것 외에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펼치며 ‘천재’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득점포가 침묵하며 ‘2년차 징크스’를 톡톡히 맛봤다.K-리그 후기에 들어서야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고, 베어벡 감독은 과감하게 박주영을 도하 정벌에 포함시켰다. 방글라데시전은 그의 ‘완벽 부활’을 예고한 한 판이었다. 한국은 전반 2분 만에 이천수가 선제골을 낚으며 대량 득점을 예고했다. 하지만 상대가 약체라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슈팅은 연달아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에만 10개의 슛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된 것은 고작 1개. 골 결정력 부족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후반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왼발로 상대 골망을 두 차례나 흔들었다. 한국이 이날 29개 슛으로 3골을 뽑아내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박주영 덕이다. 2004년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을 통해 스타로 성장한 박주영은 도하와 관련해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 지난해 1월 도하에서 열린 국제청소년(20세 이하)대회에서 9골(4경기)을 낚으며 우승트로피와 득점왕,MVP를 휩쓸었던 것. 때문에 ‘도하 사나이’ 박주영이 한국 축구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동시에 병역 특례를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영은 “카타르에 다시 온 건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아시안게임에 처음 와 색다른 느낌”이라면서 “포워드 역할도 있고 미드필드에서 도와주는 역할도 있는데 어떤 자리에서 건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고아·귀화자도 군대 갈 수 있다

    내년부터는 부모 없이 자란 고아나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도 본인이 원하면 대한민국 군인이 될 수 있다. 현재 고아, 귀화자 등은 자동 병역면제 대상으로서 본인이 군에 가고 싶어도 입대가 불가능하다. 병무청은 29일 “고아, 귀화자를 원천적으로 입영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인권을 침해할 뿐더러 사회통합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군복무를 원하는 고아, 귀화자는 ‘병역처분변경원서’를 제출, 신체검사를 거쳐 입대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 병역법시행령을 고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령이 개정될 경우 아시아계는 물론 흑인·백인 등의 귀화자들도 군복무가 가능해져, 잘 하면 벽안의 외국인이 한국 군복을 입은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지난해 입대 연령에 포함됐으나 병역이 면제된 고아는 630명, 귀화자는 800명에 달할 만큼 최근 들어 한국의 국력 신장으로 귀화자가 증가 일로에 있다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중계석] 軍내 자살 업무상 재해 인정해야/이재승 전남대 법대교수

    군내 자살사고를 안보재해 개념으로 정립해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승 전남대 법대 교수는 28일 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이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군내 자살처리자에 대한 국가책임의 근거와 범위’라는 주제 발표에서 현행 병역제도의 강제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의 발제문을 간추린다. ‘자살’은 군내 사망사고 분류항목에서 배제해야 한다. 군인의 사망은 전투와 연관된 사망과 연관되지 않은 사망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경우 자살은 포로신분 등 특수한 경우 이외는 전투와 연관되지 않는 사망으로 이해된다. 군인의 자살은 군인 지위와 불가피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군인의 지위가 자살결행의 원인이 되든, 군인의 지위가 단지 결행에 기여하든 간에 업무관련성이 존재한다. 결행의 이유와 장소를 불문하고, 군인의 특수신분으로부터 야기된 불행한 결과에 대해 국가는 전면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국가(국민전체)는 안보로부터 오는 이익을 향유할 뿐만 아니라 안보영역에서 야기된 불가피한 위험과 불행을 함께 인수해야 할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국가가 자살한 군인을 배려하는 방식은 불법행위에 의한 배상금 방식 대신에 유족의 생활을 배려하는 연금지급 방식이 적절할 것이다. 사고가 오래 전에 발생하여 방치되었거나 유족이 고령인 때에는 일시보상금이 적합할 것이다. 군내 자살사고를 업무상 사망으로 처리할 경우 군인연금법을 개정해 유족에게 상당 수준의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 당연히 순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공자 등록도 가능하다. 국가는 의사에 반해서라도 젊은이를 군대로 징집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가가 무책임을 원칙으로 미봉하려 한다면 정의의 기본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이재승 전남대 법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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