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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영전야’ 男心 대요동

    ‘20대 남심(男心)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군복무 단축안을 공개하고 2008년에 유급지원병제를 시범 운영할 방침을 잇따라 밝히면서 군 입대를 앞둔 병역 미필자들과 부모의 마음이 요동치고 있다. 찬성론을 펴며 군 입대를 연기하려는 이들이 있는 반면 믿을 수 없다며 예정대로 군대에 가겠다는 소신파도 있다. 정확한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입영 대기자들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등 문의 쇄도… “선심성이라도 기뻐” 26일 병무청과 국방부 등 관련기관의 홈페이지에는 입대 연기 문의와 군복무 기간이 줄어들 경우 소급 적용이 가능한지를 묻는 수백여건의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내년 1월 입대를 앞둔 한 네티즌은 국방부 홈페이지에 “입대를 연기해 6개월 단축될 때까지 기다려 볼 생각”이라면서 “입대 연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입대를 앞둔 아들을 둔 이모씨는 병무청 홈페이지에 ‘군복무 정말 단축되나요. 가능성이 있나요.’라는 글에서 “군복무 단축은 한국땅에서 아들 가지고 있는 모든 엄마들의 염원”이라면서 “설사 선심성 정책이라 하더라도 내 자식을 위한 건데 솔직히 기쁘다.”고 반겼다. 병무청 공보실 관계자는 “아직 복무기간 단축이 확정된 상태가 아닌데 홈페이지와 전화로 질문들이 쏟아져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 복무기간을 줄였을 때도 이미 입대한 병사들에게까지 남은 복무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혜택을 줬다.”면서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복무기간이 2개월 줄었던 2003년 10월의 경우 이미 입대한 이병은 6∼7주, 일병은 5∼6주, 상병은 3∼4주, 병장은 1∼2주가량 단축 혜택을 줬다. ●“설만 믿다 국회통과 안되면 누가 책임지나” 군복무 단축에 대해 입영 대상자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거용’이라는 의견과 함께 실현 여부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 대학교 2학년생 김모(20)씨는 “입영 대상자인 친구들이 군복무 단축에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거용일 뿐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내년 1월 말 논산훈련소에 입영할 예정인 김성수(21·서울시립대 2년)씨는 “한 살만 어리더라도 고민했겠지만 친구들이 제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루기 힘들어 그대로 입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철마다 나오는 소문 차원 이상의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내년 2월 입대를 앞둔 전석진(20·부산대 1년)씨는 “시급한 민생법안들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데 괜히 설만 믿다가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나.”라면서 “제대한 뒤 복학 날짜를 맞추어 놓은 만큼 계획대로 군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비판 성우회 성명에 인터넷 시끌 전직 군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군대가서 썩지말고’라는 ‘군 비하’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자 이에 대한 찬반 의견도 인터넷 등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한 네티즌들은 “혈기 왕성할 때 인생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곳에서 2년 동안 썩고 나오는 것 아니냐.”면서 성우회를 비난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국가 안보는 한번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데 군 통수자로서 경솔한 발언이었다.”면서 성우회의 성명을 지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나라 “軍복무 단축 반대”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군 복무기간 단축’ 발언에 대해 성탄절 연휴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다가 26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등 공개적으로 당장엔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뒤늦게 입장을 밝힌 것은 연휴 동안 심도있는 논의를 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300만∼400만명에 달하는 군 입대 연령층의 대선 표심(票心)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당내 대선주자들은 젊은 유권자들을 의식, 이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여전히 신중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핵 문제로 안보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 복무 제도의 급격한 개편은 국민합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노 대통령이 지난 8월 병역지원 연구기획단을 발족시킨 뒤 최근 군복무 기간 단축, 유급사병제 도입 등 개편안이 무질서하게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병 복무 제도는 대선을 겨냥해 포퓰리즘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경우 청년실업을 완화시키는 등 여러가지 관점에서 징병제를 순차적으로 손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군복무제도 개편 6대 원칙을 내놓았다.6대 원칙에는 ▲주요국가안보정책을 대선을 겨냥한 선심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서는 안 되고 ▲군 개편을 종합적으로 수립, 연계하고 ▲유급 지원병 제도를 추진하고 ▲사병복무 제도 단축을 시행하고 ▲분명한 재원마련 계획을 먼저 제시하고 ▲국회가 중심이 돼 작성하고 국민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한나라당은 또 당내 국방개혁특위를 구성, 군복무 기간 단축을 포함한 자체 국방개혁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키로 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핵 때문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하고 철저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핵 위기로 안보상황은 더 악화시켜놓고 복무기간을 단축시킨다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면서 “군복무기간 단축은 안보여건이 된다면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안보상황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이수원 공보특보도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만큼 전반적인 사안을 함께 검토해 조만간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옴부즈만 대상 수상자-기관부문 장려상] 부산지방병무청

    ■ 부산지방병무청 지금까지 ‘병무청’은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다소 강압적인 기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에는 공직 사회도 과거의 권위적인 태도를 버리고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병무청은 ‘입영일자 및 징병검사일자·장소 본인선택제’ ‘만24세 이하자의 국외 여행 자율화’ 등 혁신 활동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여 나갔다. 병역의무자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한 최적의 병역 의무 이행 방법을 설계하는 병역설계사 제도를 도입해 고충민원을 사전에 해결하는 길을 마련했다. 또 징병검사장에 시민단체 인사를 참여시켜 피검사자의 불평·불만 사항을 듣고 시정할 수 있도록 징병검사 명예옴부즈만 제도도 운영했다. 병무민원을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법정 민원에 대한 구비서류도 줄여나갔다. 병역 의무자들의 편익을 확대해 병역 이행에 따른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분위기를 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가기관의 위치가 아니라 민원인의 입장에서 병무행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병무 행정을 적극 홍보해 국민 신뢰를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비인기종목 지원 세심해야

    해마다 연말이면 그 해를 다사다난했다고 표현한다. 다사다행이라는 표현은 그런 해가 없어서였는지, 용례가 없는 탓인지 들어본 적이 없다.2006년 우리 스포츠를 돌아보면 국민이 스포츠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으나, 완전히 바뀌지는 못했음을 알게 된다.야구팬은 WBC에서의 성공에 들떴지만 도하에서의 추락에 입을 다물었다. 축구는 못해도 16강, 잘하면 4강의 야무진 꿈을 독일의 하늘로 날려야 했고 도하에서도 이 아쉬움을 회복시켜주지는 못했다. 농구와 야구는 국제대회의 성적보다는 국내대회의 성적이 더욱 중요하다. 축구는 A매치가 국내대회의 인기를 상회하지만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은 물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줄 가능성은 아주 적다. 배구만이 유일하게 프로 단체 경기로서 도하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배구 역시 국제대회의 메달보다는 국내 리그의 활성화를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야구팬은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 가는지 일본에 남는지, 이병규가 일본에 가는지 한국에 남는지, 김선우가 돌아오는지에 더욱 관심을 보인다. 축구팬은 K-리그에 관심은 적어도 이영표와 박지성이 주전을 확보하는지가 더 관심이지 아시안게임의 성적은 그 다음 얘기다. 결국 이들 종목의 성패는 국제대회에서의 메달과는 관계가 없다. 스포츠산업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면 된다.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단은 2위를 지켰다. 금메달 합계보다는 총 메달수를 순위로 보도하는 세계 언론의 기준에서는 3위로 밀렸지만 그나마 전통적인 비인기 개인 종목의 덕분이다. 하지만 종합 국제 대회가 끝나면 항상 레코드판을 돌리는 듯 나오곤 했던 비인기 종목 육성에 대한 목소리는 올해 가장 적었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야구나 축구라고 해서 이들 종목 선수들의 학부모가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 프로가 되지 못하면 차라리 비인기 개인 종목보다도 못하다. 비인기 종목을 이끌어온 지원 제도는 병역 혜택과 연금이다. 병역 혜택은 아직도 위력이 막강하지만 연금은 월 100만원으로 상한선이 있어 ‘어머니! 이제 고생 끝났습니다.’라고 말했던 수준에서 한참 추락했다. 올림픽에서 다관왕이 되기 전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금년에 비인기 종목으로서 스포츠팬을 가장 기쁘게 한 것은 수영의 박태환과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다. 수영이나 피겨는 세계 수준이 되면 스폰서십이 가능하다. 웬만한 프로 수준보다 좋다. 지원이 절실한 종목은 평생 올림픽 금메달 하나만 보고 운동하는 종목들이다.2회 출전이 가능하거나 다관왕이 가능한 종목보다 우선해서 배려해야 한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군복무기간 단축 정치권 득실 고민

    정부가 추진중인 군복무기간 단축을 놓고 정치권이 이해 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하다. 특히 한나라당은 젊은이들의 표 때문에 ‘대선용 정책’이라며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다. 물론 열린우리당은 경제적 이유를 내세워 노무현 대통령의 ‘평통 발언’ 취지를 지원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군복무기간 단축 검토를 대선용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만큼 전체적인 산업인력 운용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 국방위 소속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병력 감축이나 복무기간 단축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책을 병행하면서 추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은 예산 문제 등을 내세워 비현실적인 ‘대선표심 잡기용’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젊은 층의 표심을 의식, 감축반대라는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신성한 병역문제까지 대선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국가과제로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당 송영선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노 대통령이 ‘모병제’ 가능성까지 내비쳤는데 그렇게 되면 병력 인건비가 지금보다 6조원 많은 7조 2000억원이 소요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상무, 배구 AG 金 ‘떨떠름한 축하’?

    “김 감독, 난 뭘 먹고 사냐?”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배구판도 예외는 아니다. 도하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김호철(55) 현대캐피탈 감독과 프로배구 초청팀 상무의 지휘봉을 쥔 동갑내기 최삼환 감독이 딱 그 경우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12명 가운데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는 모두 5명. 센터 이선규(25)와 하경민을 비롯해 세터 송병일(이상 23·현대캐피탈), 대학생 문성민(19·경기대)과 김요한(21·인하대)이 면제를 받았다. 이들에겐 ‘금 코트’에서 뛰게 해 준 김호철 감독이 그야말로 은인인 셈. 그러나 최 감독으로서는 축하를 해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입장이 난처하다. 이들이 ‘예비 자원’에서 빠진 만큼 향후 상무의 전력이 떨어지는 건 불보듯 뻔하기 때문. 더욱이 지난 시즌까지 뛰던 손석범(대한항공) 원영철(LIG) 조승목(삼성화재) 등 6명이 무더기로 제대한 데다 믿었던 2년차 주상용(전 현대)마저 부상으로 이번 시즌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도하대표팀이 귀국한 뒤 최 감독은 신치용(삼성화재) 감독과 함께 훈련소 동기인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볼멘소리가 섞인 어정쩡한 축하의 말을 건넸다. 상무는 프로 4개팀이 벌이는 V-리그에 초청팀으로 3년째 시즌을 맞이했다. 비록 ‘눈칫밥’을 먹고는 있지만 한국전력과 함께 프로팀의 발목을 잡는 ‘저승사자’역을 톡톡히 해 온 터. 최 감독은 “올해 이후 힘든 행군을 하게 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불사조라는 이름에 걸맞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프로팀의 체력이 떨어지는 중반 이후 저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징병제’ 75개국 24개월 복무 많아

    ‘징병제’ 75개국 24개월 복무 많아

    정부에서 군 복무기간 단축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의 복무기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75개국. 복무기간이 24개월인 국가가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22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는 육군과 해병대가 24개월, 해군 26개월, 공군이 27개월이다. 현행 병역법을 근거로 여권 일각에서는 이를 18개월까지 줄이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복무기간이 18개월인 국가는 모로코, 라오스, 칠레 등 6개국이다. 복무기간이 12개월인 국가는 체코, 폴란드, 레바논, 몽골, 브라질, 멕시코 등 15개국으로 24개월인 국가 다음으로 많았다. 안보분야에서 국제정세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나라들은 대부분 군 복무기간이 길었다. 이스라엘(남자 36, 여자 24), 키프로스(26), 과테말라(30), 시리아(30), 싱가포르(최장 30), 이집트(최장 36), 베트남(최장 36) 등 7개국이다. 북한은 의무복무 기간이 최소 5년에서 최장 12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르투갈(4), 헝가리(6), 오스트리아(7), 독일(9), 스위스(9), 이탈리아(10) 등 13개 국가의 복무기간은 10개월 이하다. 한편 징병제 국가 가운데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있는 나라와 기간(개월)을 보면 독일(10, 현역 9), 타이완(26, 현역 20), 러시아(42, 현역 최장 24), 브라질(12, 현역 12), 스위스(13, 현역 9), 이탈리아(10, 현역 10), 카자흐스탄(30, 현역 24), 폴란드(21, 현역 12) 등이다. 이들 국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도 대체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녹색공간] 생태주의의 눈으로 본 모병제와 징병제/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1991년도 걸프전 때 양인개병제인 징병제를 실시하던 프랑스에서 사회적 논쟁이 벌어졌다. 유엔 차원에서 파병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어떤 부대를 보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프랑스 남자는 10개월간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데, 만약 전투가 벌어져서 사망하게 되는 경우 너무 억울하지 않으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병역을 10개월간의 부담스럽지 않은 ‘국가에 대한 서비스’라고 설명하던 프랑스로선 곤혹스러운 문제제기였다. 직업군인만으로 새로이 부대를 편성해서 보낼 것인가, 아니면 의무병과 직업군인으로 구성된 일반 부대를 보낼 것인가를 놓고 찬반이 팽팽했다. 용병이라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다운 논쟁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쟁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론자 모두가 동의를 했다. 결국 일반 부대를 파병하게 되었는데, 그보다 10년 후인 2001년 우파인 시라크 대통령은 군대를 모병제로 전환하였다. 지금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징병제를 실시하는데, 미국·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 같은 일부 국가들이 모병제로 전환을 했다. 미국은 베트남전에 대한 미국 사회의 혐오감이 극도로 높아진 1973년 전격적으로 모병제로 전환된다. 그리고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양인개병제이기는 하지만,4개월 정도의 짧은 군사훈련만 하고 상설군대는 유지하지 않는 독특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민족국가’라는 정치적 이름을 가지고 있는 현대 국가체계에서 군대를 유지하지 않는 나라는 없는데, 결국은 누가 군대에 갈 것인가라는 어려운 사회적 결정을 해야 하는 셈이다. 전쟁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생태주의자들에게 전쟁이라는 질문만큼이나 ‘병역의무’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무정부주의자들의 경우에는 ‘거부한다’는 간단한 대답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해법을 찾는다면 생태주의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답변이다.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라면 징병제가 평화체계에 가까운 것인가, 혹은 모병제가 평화체계에 가까울 것인가의 문제이다. 자료만으로 살펴본다면 ‘세계 평화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의 경우에는 모병제 이후에도 크고 작은 참전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으므로, 모병제와 징병제라는 제도 자체만으로 평화체계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물론 모병제 하에서는 베트남전과 같은 대규모 전쟁은 없지 않았는가라는 반론이 있기는 했지만, 이라크전 이후로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워졌다. 미국 일각에서는 모병제 때문에 자식들의 전쟁 참가 부담이 없어진 고위층과 부유층이 지나치게 쉽게 경제적 이유만으로 참전을 지지하게 되므로, 전쟁 참가가 많아진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이라크전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줄이기 위해 징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모병제가 확실히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은 전쟁 부담을 지우게 된 속성이 있기는 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이 있다. 현재 2년 기간의 징병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태주의자들에게는 국방비를 점차 줄여 민간의 후생으로 전환해야, 과도한 경제성장과 물질소비로 저성장 상태에서도 국민경제의 생태적 부하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또 다른 요구에도 답해야 한다. 무조건 국방에 많은 돈을 들여 거의 용병처럼 운용되는 모병제도 찬성하기 어렵다. 생태주의의 논리로만 본다면 스위스의 양인개병제와 평화헌법 체계의 일본 자위대의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스위스는 자신들의 시스템에 만족하는 반면, 일본은 불만이 많은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병제든 징병제든, 평화에 대한 철학적 논의 및 포괄적 합의와 함께 진행되어야 전쟁 없는 사회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이다. 전혀 다른 시스템인 모병제와 징병제가 맞붙었던 이라크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 군복무 단축 검토

    군복무 단축 검토

    청와대는 22일 군복무 기간 단축을 관계부처에서 검토 중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부안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군 복무기간 단축안이 확정되면 대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야당의 반발 등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모병제 검토는 너무 이르며, 모병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은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단 ‘국방개혁 2020’의 병력 수급과 맞아떨어져야 하는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에는 사회복무도 있다.”면서 “실제로 직장생활하는 것 같은 정도의 효과가 오도록 여러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언급, 사실상 대체복무인 사회복무제도 검토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병역제도 개선은 ‘비전 2030’과 관련한 생애주기 및 생산성 극대화 문제로 나온 것”이라면서 “내년 대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군복무가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면서 생애 총 근로시간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첫번째이며, 그래도 복무기간이 짧으면 좋으니까 관계부처에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군대에서 썩지 않고 직장에 빨리 가고 결혼을 빨리 하는 제도를 개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개발중인 제도의 하나가 군 복무기간 단축이라는 것이다. 복무기간이 단축될 경우 육군을 기준으로 18개월이 유력하다. 현행 병역법 제19조 1항 3호는 ‘정원 또는 정원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6개월의 기간 내에서 단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무회의의 의결이 있을 경우 단축 복무기간을 6개월 내로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홍기 이세영기자 hkpark@seoul.co.kr
  • [대선주자 24시] (4) 박근혜 前한나라당 대표

    [대선주자 24시] (4) 박근혜 前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년 대선에서도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보여줬던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다시 한번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그의 자신감은 ‘살인 일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하루 일정에서 감지된다. 이같은 ‘철인 일정’은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등을 통해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지만, 박 전 대표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우선 지치지 않는 그의 체력에 놀란다.20·21일 이틀 동안 무려 춘천 속초 원주 옥천 등지의 14곳을 돌아다녔다. 이동하는 박 전 대표의 체어맨 차량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간이 램프였다. 달리는 차안에서도 끊임없이 강연 자료를 소화해내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 돼 버렸다고 한다. 빡빡한 일정 탓에 “좋아하는 테니스를 요즘에는 잘 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아직 조카 세현이의 선물조차 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21일 아침 10시55분 충북 옥천읍 교동리 고(故)육영수 여사 생가 복원 현장을 살피기 위해 나선 박 전 대표는 분홍색 터틀넥 스웨터와 재킷차림으로 환영나온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피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괜찮아요.”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전날 6시간 정도 잠을 잔 박 전 대표에게는 피로의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생가를 찾은 까닭인지 박 전 대표의 모습은 생기있어 보였다. 그는 “부모님과 여름 휴가 뒤 자주 외가에 왔었다.”며 “어머니가 사실 때보다 연못이 반으로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공사진척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이날 외가에서 박 전 대표는 사실상의 대선출정식을 가졌다. 박 전 대표는 어머니 생가를 찾은 정치적 의미를 묻는 질문에 “충북을 오게 되면 당연히 방문하게 되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당대표 선거를 위한 출정식 전에도 찾았던 이곳에서 그는 “부모님이 (박 전 대표가) 젊었을 때 흉탄에 숨지시고 임종도 못해 죽을 때까지 사무치는 그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할 일을 하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부모님께 대한 효심이다.”며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열린우리당측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제기한 ‘박정희 흉내내기’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아버지의 이미지를 닮는다는 이야기가 보도됐는데 아버지의 겉을 닮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속마음을 닮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갖고 계셨던 국가관 역사관 안보관 사심없이 나라에 봉사했던 마음을 닮는 것이 진정으로 닮는 것이고 중요하다. 얼마나 닮았는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에는 애써 초연한 모습이었다. 각종 조사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에 관한 질문에는 “또 물어보세요.”라고 반문한 뒤 “내일 또 물어보세요.”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한 측근은 1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시점에서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했던 용기와 함께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어우러져 나오는 여유라고 전한다.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지난 6개월 동안 ‘국정운영’을 위한 많은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지지율보다는 국정운영의 바른 틀을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해서다. 이틀간의 동행 취재에 나서는 동안 박 전 대표가 가는 곳마다 사인을 부탁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함께 찍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목격됐다.‘예쁘다’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0일 속초 활어시장에서 서민들이 건네주는 소주도 거침없이 마셨다. 초고추장을 찍은 골뱅이를 마다하지 않고 먹고 난 뒤 목장갑으로 손을 닦고 다시 인사에 나서기도 했다. 스킨십을 강화해 ‘얼음 공주’이기보다는 누구나 가까이 하고 싶은 ‘국민 누나’로 자리매김되기를 바라는 듯한 행보였다. 전날 찾아간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는 떠나기 전 장병들에게 일일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을 격려하며 “제대 후에는 인기짱이 될 것”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친밀하게 다가서려 했다. 옥천·속초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축구] MVP 김두현 성남 7번째 우승 주역

    2006 프로축구 K-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두현(24·성남 일화)의 얼굴은 무덤덤했다. 당연한 상을 받았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는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다.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 상을 받게 됐다. 책임감을 느낀다. 내년에는 MVP 이상의 실력으로 그라운드를 빛내겠다.”고 밝혔다. 김두현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71표 가운데 66표를 얻어 3표에 그친 이관우(수원)를 따돌리고 생애 첫 MVP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같은 팀 소속으로 정규리그에서 16골, 컵대회에서 3골을 쏘아올리며 프로 통산 100호골을 기록한 우성용(32)은 정규리그 득점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은 염기훈(23·전북)에게 돌아갔다. 김두현은 컵대회 포함, 올해 33경기에 출전해 8득점과 4도움을 기록하며 성남의 전후기 통합 1위와 K-리그 7회째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6년차인 올해 어느 때보다 마음 편히 경기를 치렀다. 이젠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싶다.”며 “유럽이 아니면 일본에 먼저 진출해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그가 가장 돋보였던 장면은 아시안컵 예선.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한국의 본선 진출에 결정적인 몫을 했다. 특히 독일월드컵, 아시안컵 예선 등으로 체력 소모가 컸지만 탁월한 공격 조율과 슈팅으로, 공격축구의 면모를 선사한 것이 MVP로 이어졌다. 도하아시안게임 노메달로 병역면제 기회를 또 날린 그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꽁지머리 김병지(서울)가 K-리그 최다출전(427경기)에 144경기 연속 무실점의 공로로 최은성(대전), 이정래(경남) 등과 함께 특별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성남의 김학범 감독, 페어플레이상은 부산 아이파크에 돌아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농구] ‘야생마’ 양동근 코트를 휩쓸다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모비스)은 도하아시안게임이 무척 아쉬웠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입대해야 한다. 금메달이면 병역 특례를 거머쥘 수 있었다.8경기 대부분 선발로 나섰고, 대표팀 가운데 가장 많은 239분을 누볐다. 경기당 평균 득점 10.3점에 어시스트 3.9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한국은 5위에 그쳤다. 양동근으로선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지난 17일 귀국하자마자 휴식도 없이 삼성전에 출격했다.20일에는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오리온스 김승현과 울산에서 맞닥뜨렸고,8점 9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치며 분풀이를 했다. 모비스가 06∼07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양동근, 크리스 버지스(20점 14리바운드)를 앞세워 오리온스를 87-64로 대파했다.3연승(홈경기 10연승)의 휘파람을 분 모비스는 15승8패를 기록, 단독 1위를 유지했다. 오리온스 피트 마이클은 더블더블(41점 12리바운드)을 폭발시켰지만 팀의 3연패로 빛이 바랬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양동근은 1쿼터에만 4득점 4어시스트 2스틸로 코트를 내달렸다. 반면 김승현(5득점 3어시스트)은 무득점 1어시스트에 턴오버는 3개나 저지르며 체면을 구겼다. 모비스는 리바운드 10개를 따내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리바운드 2개의 오리온스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간신히 3점을 넣었고,1쿼터 종료 직전 겨우 3점을 보탰다.25-6. 오리온스로서는 역대 1쿼터 최소 득점과 타이를 이룬 불명예였다. 양동근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벤치로 물러나고 모비스가 3점슛을 남발하는 사이 압박 수비로 바꾼 오리온스가 3쿼터 들어 잠시 흐름을 가져왔으나 상대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에이스’ 김주성(16점 8리바운드)이 돌아온 동부는 원주경기에서 막판 뒷심 부족으로 단테 존스(18점 12리바운드)가 활약한 KT&G에 70-74로 역전패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비방과 공격정치,걸러서 보도해야/민영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연말을 맞아 각종 기획물들로 지면이 풍성했던 한 주였다.12월13일부터 15일까지 연속 게재된 ‘2006년 결산 공직사회 5대 핫이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한 쟁점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직사회와 일반 시민들간 의사소통의 장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12일자 13면 기획기사 ‘양심적 병역거부 이렇게 풀자’는 유엔인권기구 권고의 의미를 해석하고 외국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다수의 시민들에게 일탈 행위로 여겨지는 병역거부 문제를 합법적 논쟁의 영역으로 끌어냈다. 반면 13일자 12면 기획기사 ‘여기서 밀리면 끝장, 법의 결투’는 법원의 영장기각 추이와 관련된 최근의 논란을 거대한 권력집단들의 파워게임으로 틀지움으로써, 이슈의 본질을 규명하기보다 독자들의 말초적 관심을 자극하려 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구속 수사 관행이 시대 상황에 맞게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며, 이것이 인권 보호와 공공이익 추구에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가 좀더 비중있게 다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서울신문은 주택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의제설정 노력을 기울였다.14일자 반값아파트 시범도입(1면)과 토지공개념 부활(3면) 보도,16일자 분양가상한제 민간확대 보도(1,3면) 등이 좋은 사례이다.16일에는 사설 ‘반값 아파트 포퓰리즘은 안된다’를 통해 주택정책이 단순한 언론플레이용, 혹은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인기몰이용으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함으로써 정치권에 대한 감시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주택문제는 시민들의 관여도와 현실 체험도가 매우 높은 이슈인 만큼, 정부정책과 전문가 의견 중심으로 채워지는 보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로부터 직접 문제의 본질과 바람직한 해결 방향을 청취하고, 그것이 정책의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중재하는 게 어떨까. 최대 현안인 주택문제에 대해 아래로부터의 여론 형성을 주도할 좋은 기획물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한편 각 당의 대권후보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여당의 정계개편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상호 비방과 공격수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치 보도의 고질적인 관행대로 인물과 갈등 중심으로 정치권이 표상되면서, 그들간의 네거티브 공방전 역시 여과없이 기사화되고 있다. 13일 ‘與정계개편 의원이탈 새변수’ 기사는 몇몇 여당 의원들의 발언인 “한나라당은 정치공작을 중단하고 수구꼴통의 이미지나 벗어야 한다.” “(한나라당은)유언비어를 만들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등을 직접 인용하고 있다.14일자 5면 기사 ‘與, 이명박 때리기 vs 이캠프 움직임’은 야당 대통령후보와 관련된 양당의 노골적인 공격을 여과없이 기사화했다. 여당 고위 당직자가 이명박 전 시장의 최근 행보를 빗대어 “퇴행성 성형수술”이라 공격한 것이나, 이에 맞대응해 한나라당 대변인이 내놓은 “열린우리당의 작태는…김대업의 정치공작” 등의 논평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16일자 1면에 게재된 ‘또 열린 후보 비방전’이라는 제목의 박스기사는 최근 여당과 야당 사이에 벌어졌던 네거티브 공방전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전달했다. 같은 날 3면에서는 이회창 전 총리에 대한 한나라당 내 반응을 보도하면서 ‘이회창은 원균에 가까워’라는 원색적 공격을 헤드라인으로 삼았다. 이 분야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비방과 공격 등 네거티브 정치에 대한 기사들은 대체로 독자들의 정치적 냉소감이나 허무주의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 수준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이러한 네거티브 보도의 역기능을 고려할 때, 비방과 공격정치를 기사화할 때는 그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데에 얼마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사항인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여과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민영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박기철의 플레이볼] 프로선수에 ‘애국’만 바랄 수 있나

    도하아시안게임 대표단이 귀국하면서 올해 주요 스포츠 행사는 모두 끝났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야구, 축구를 비롯한 프로 종목의 부진이 어느 때보다도 비난을 받은 대회였다. 역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을 돌이켜 보면 항상 좋은 성적을 올려주는 종목은 개인 경기였다. 단체 경기에서는 항상 비인기 종목에서 금메달이 나왔지 인기 종목이 우승을 한 예는 별로 없다. 이는 우리 스포츠의 강한 분야와 약한 분야를 그대로 나타낼 뿐이지 프로 종목의 선수단이 비난을 뒤집어써야 할 이유는 없다. 필자는 지난해 12월20일 본란에서 강요된 애국은 팀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음을 지적했다. 스스로 자신의 명예를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봉사하는 자세로 국가 대표의 의무를 수행하는 경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대표 선발을 거부한다고 해서 비난을 받을 이유도 없다. 물론 당시는 아시안게임 야구보다는 WBC를 걱정해서 한 말이었지만 WBC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WBC 참가가 선수 개인에게 크게 득이 되지 않는데도 최선을 다한 결과다. 박찬호, 이승엽, 구대성 등은 희생하는 자세로 대회를 치렀고 그것이 성적에 반영됐다. 물론 매스컴의 관심도 커서 성취감도 있었다. 운도 많이 따랐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은 여러모로 달랐다. 병역 미필 선수들이야 모처럼의 기회를 날려 버리기 싫었겠지만 다른 선수들은 성취동기를 가질 만한 게 없었다. 아시안게임의 야구에 관심을 갖는 나라는 한국과 타이완뿐이다. 물론 언론에서의 대접은 조금 더 받았겠지만. 농구의 경우는 사정이 더 심해서 국내 리그 도중 참가했고 이들에게 더욱 중요한 대회는 한국에서의 자기 팀 성적이지 아시안게임의 메달이 아니다.WBC에서 부상을 당한 김동주는 FA 자격이 연기되는 희생을 치렀다. 시즌 도중에 참가한 프로농구 선수가 똑같은 경우를 당하면 어떤 보상을 해 줄 수 있을까. 야구 대표팀에 자기 구단의 병역 미필 선수를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애쓴 구단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합법적으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데, 그나마 자주 있는 대회도 아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부진한 프로 종목을 두고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운 결과라고 싸잡아 욕할 수는 없다. 어차피 프로 스포츠란 잿밥을 먹기 위해 만든 제도다. 프로 선수에게는 그 잿밥이 국내에 있다. 국내의 잿밥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그 종목의 국내 규모가 성장한 때문이고 그렇게 성장시킨 원동력은 국내 스포츠에 더 열광한 팬이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부동산 8·31기조 흔들리면 더 큰 혼란”

    “부동산 8·31기조 흔들리면 더 큰 혼란”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감하다’는 표현을 써가면서도 정부정책을 여러 차례 비판했다.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책에는 적지 않은 경고음을 울렸으며 잠재성장력 저하 가능성에는 기초체력의 문제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국책연구기관장의 발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경륜과 학자로서의 예리함이 함께 묻어났다. 다음은 서울 홍릉 KDI 원장실에서 만난 현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부동산 정책을 펴는데 첫번째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20년간 우량주식을 보유할 때와 같은 기간 땅이나 아파트를 사뒀을 때를 비교하면 분명히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낫다. 그런데도 한국 사람은 돈이 생기면 10명 중 8명이 부동산에 투자한다.‘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8·31’이나 ‘3·30’ 대책은 방향이 맞다고 본다. 이같은 기조가 흔들리거나 180도 전환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 다만 경제원리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공급은 좀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적용은. -민감한 문제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필요하지만 시장 메커니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분양가를 제한하면 주변의 다른 주택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과 기존 주택의 가격에 차이가 나면 누가 주택을 공급하든지 시장에선 혼란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특히 질적으로 똑같은 주택을 한쪽에선 싸게 판다면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선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 원칙이나 방향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문제는 전체 방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적응’을 하는 게 필요하다. 모순될지 모르지만 보완·개선하자는 의미다. 보유세는 3∼4년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잘못한 것도 없고 내 집만 갖고 있는데 왜 세금을 더 내야 하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보유세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따라서 보유세가 부담이 돼 집을 내놓으려 하는데 거래세와 맞물려 꼼짝달싹하지 못한다면 보완할 필요가 있다. 양도세를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거래와 관련된 것은 개선하자는 차원이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고 보는가. -금융쪽에 있는 사람들은 유동성이 많다는 느낌을 갖고 있으며 당국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이 같다. 하지만 당국이 대출한도 규제 등 여러 방안을 내놓은 것에는 생각이 갈린다. 가장 쉬운 것은 금리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이다. 물론 경기에 대한 부담이 있고 환율이 문제되니까 지급준비율도 올렸지만 성숙된 경제구조라면 쉽게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꾀’를 많이 냈는데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인가. -경기조절과 관련된 거시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국자간 인식을 같이하는 게 중요하다. 재경부뿐 아니라 경제부처와 한은, 국회가 모두 당사자이다. 사이클 측면에서 경기가 바닥이라든가, 시중에 유동성이 많다든가 하는 문제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뒤에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은 당사자간 엇박자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공유가 안됐다면 그것도 좋은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지금의 정책기조를 급진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환율은 민감하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 특히 원·엔 환율이 오버슈팅된 감이 있다. 달러화와 달리 엔화는 일본 경제가 괜찮아 앞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에 일본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환차익과 저금리 때문에 엔화 차입을 늘리던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 원·엔 환율은 상황이 약간만 틀어져도 확 달라진다.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 꺼져간다는 지적이 많다. -두가지 축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나는 국내에서의 제도정비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시장에 얼마나 접근했느냐는 점이다. 적어도 국제적인 측면에서의 해답은 99% 확실하다. 경쟁을 확산시키고 외국인 투자를 더 들어오게 하고 시장을 넓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성장세가 올라가는 이유는 개방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서비스업으로 방향을 잡고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는 정부가 구조조정을 언급하지 않은 점이다. 전국에 식당은 대략 60만개가 있는데 우리 인구 4800만명으로 나누면 식당 1개에 80명꼴이다. 노약자 및 농촌인구와 줄서서 기다리는 식당 등을 빼면 식당 1개는 고작 50여명을 보고 장사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이런 시스템에서는 성장동력 확충이 곤란하다. ▶정부는 규제완화로 성장동력을 높인다고 하지 않았는가. -규제 하나 하나를 따지면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고 나쁜 게 없다. 하지만 정부가 지도하고 점검한다고 그 목적들을 달성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에서 30일 걸릴 것을 왜 우리나라에선 60일이 걸리겠는가. 정부가 환경·건축·노동 등 모든 부분에서 다 규제할 수 있다는 기대를 없애야 한다. 현재 규제의 절반만 풀어도 잠재성장률은 0.5%포인트 올라갈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규제를 절반 이상 풀었는데 99년 이후부터 다시 규제가 늘어났다. 병역이나 조세 부분을 제외하고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은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경제자유구역을 한다면 정말로 경제자유를 줘야 한다. 여성인력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노동투입이 남자와 비슷한 스웨덴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멕시코와 필리핀 수준으로 여성인력을 활용한다면 잠재성장률은 0.2∼0.3% 포인트 높아질 것이다. 일자리가 없다는 단기적인 이유를 들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여성을 일터로 끌어내는 노력이 절실하다. 규제는 더 풀어야 한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올해 5% 성장보다 둔화된 4.3%로 전망한다. 문제는 선진국 진입에 따른 성숙된 나라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냐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3.5% 성장한다는데 이머징 마켓이라는 한국이 4% 초반 성장에 그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나 인도보다는 못하겠지만 우리보다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나 아일랜드의 성장률에 뒤처진다면 기초체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토지임대부 아파트 ‘반값’만 강조는 곤란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반값 아파트’라면 임대아파트는 ‘공짜 아파트’라는 얘기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의 반값 아파트에 대해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논리의 전개가 잘못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현 원장은 18일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국내에서의 주택공급이 한정됐고 그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주택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을 다소 완화하자는 측면에서 논의돼야 함에도 마치 아파트 값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면 기존의 아파트 값도 점차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게 논의의 초점인데 여기에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모든 아파트를 토지임대부로 분양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정부도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고 그만한 공공택지도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영개발의 경우 누구에겐 반값으로 주고, 누구에겐 온값으로 주는 게 가능하냐는 주장이다. 만약 반값 아파트로 주변의 다른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값에 받은 아파트를 2배 이상으로 팔려고 해 투기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건물 값만 계산해서 반값이라는 논리를 확산하면 임대아파트는 ‘공짜 아파트’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임대아파트는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넘기지 않고 임대료만 받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공급된 아파트는 온값과 공짜 두가지만 있으며 반값 아파트의 논리를 적용하면 임대아파트의 공급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은 내려야 한다. 하지만 모두 임대아파트만 공급되는 것도 아니고 공짜인 임대아파트의 등장 이후 전국의 집값이 내려간 것은 더더욱 아니다. 현 원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경제수석으로 있을 때 호주산 소의 수입 결정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쇠고기 수입과 사료가 개방된 상태여서 호주산 소를 국내로 들여와 키우려 했는데 농민이 들고 일어섰다. 정부 내부에서도 반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완제품인 쇠고기와 기초 원자재인 사료가 수입되는 형국에서 중간재인 호주산 소를 반대하는 게 타당하냐고 주장해 무마시켰다. 현 원장은 토지임대부 아파트도 주택공급 방식을 다양화해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에서 ‘호주산 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를 거두절미하고 ‘반값’만 강조하면 2∼3년 뒤 정책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대아파트가 주택공급의 일부분만 차지하고 나아가 기존의 주택시장에선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기 보다 분양제도의 다양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뿐 아니라 언론들도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말했던 ‘반값’이라는 표현에 너무 매료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프로필 현정택 원장은 1949년 경북 예천에서 출생했다. 행시 10회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중 한국대사관 참사관, 재정경제원 국제협력관, 주 OECD대표부 경제공사, 여성부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국민의 정부), 인하대 경상대학 국제통상학 교수, 외교통상부 경제통상 대사를 역임했다.
  • [대선 D-365] 대선1년전 무슨 일 있었나

    대선 1년 전이면 정치권은 언제나 격랑에 휩싸였다. 역대 대선은 항상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했고, 그 중심에는 정책 경쟁보다는 정치지형을 뒤흔들어 놓은 큰 사건들이 있었다. 16대 대선을 1년 앞둔 2001년 12월은 이른바 ‘게이트 정국’이었다. 진승현 게이트와 윤태식 게이트로 불리는 대형 사건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특히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이 제기됐던 ‘진승현 게이트’는 정권 실세의 구속과 대통령 아들의 연루 의혹 등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채질했다. 15대 대선 1년 전인 1996년 12월은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로 정국이 급랭했다.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DJ)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JP) 총재가 김영삼 정권에 강력 대응하면서 DJP 공조론이 고개를 들었고 여권의 위기가 고조됐다. 노동법 날치기 통과 파문이 이듬해 터진 한보사태로 이어지면서 김영삼 정권을 무력화시켰다. 역대 대선에서 ‘대세론’은 통하지 않았다.2001년 12월, 당시 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에서 2위 이인제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다. 하지만 한달 뒤 시작된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서 ‘노풍’이 불면서 이회창 대세론은 급격히 거품이 빠졌다. 1996년 12월까지만 해도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는 드물었다. 대세를 굳힌 듯했던 이회창 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로 추락했다. 이후 이인제 후보의 독자 출마와 ‘DJP연합’은 김대중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견인차가 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회창은 원균에 가까워”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듯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당내 비판이 터져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15일 의원총회에서 “이회창씨는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다. 한번도 패한 적 없는 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그랬다.”면서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 역사를 보면 원균은 그나마 (이 전 총재보다) 나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최 의원은 또 “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2차 때는 아들·딸 빌라 문제 등 본인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력이 강해 이길 수 있었으나 이회창씨의 착각과 오판이 (패배하는 데) 결정타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오는 등 의총장 분위기가 일순 험악해졌다. 원내 지도부가 그를 발언 도중에 연단에서 끌어내기도 했다.김형오 원내대표는 “말 한마디가 어떤 결과를 미칠지 충분히 인지하는 의원이라고 생각해 말을 하도록 공개했는데 이럴 줄 몰랐다.”고 유감을 표했다. 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더이상 시간을 늦추지 말고 쐐기를 박겠다는 생각에 발언했다.”며 공개 비판의 이유를 설명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시론] ‘특수한’ 한국과 국제사회 리더십/차지훈 변호사

    [시론] ‘특수한’ 한국과 국제사회 리더십/차지훈 변호사

    최근 유엔 인권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대해 종교적 신념과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행위를 처벌한 것은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인권규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침해를 당한 개인에 대한 효과적인 보상과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종교나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이들에게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분단국가라는 안보현실의 특수성을 모르고 내린 잘못된 처사로서,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라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진정 유엔 인권위의 결정이 우리의 특수성을 무시한 것일까? 결정문을 보면 우리 정부가 안보현실과 병역의무의 특수성을 충분히 주장했으며, 인권위 위원들도 이에 대해 충분하고 면밀한 검토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 정부는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처벌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도 제출했을 것이다. 결국, 우리의 사법기관이나 유엔 인권위나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심리를 한 뒤, 각기 다른 결론을 내린 셈이다. 왜 그런가? 결론만 말한다면 문제를 보는 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사법기관은 헌법적 해석에 매달리며,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을 중시한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의 인정은 적어도 국민들이 안보문제보다 양심이나 종교적 자유를 더 중시하기 전에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유엔 인권위는 국제사회의 관행에 주목하며, 사회의 다원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따라서 의무복무제를 시행중인 다른 국가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그런 다원성 존중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는 게 아니라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결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만이 ‘우리는 아니다.’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유엔 인권위의 결정과 우리 사회의 논의를 보면서 우리의 인권의식, 나아가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과거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 인권탄압에 대한 많은 비난을 받았었다. 그때마다 항변은 ‘우리는 특수하다.’였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발전 못지않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해 왔다. 그럼에도 국제인권기구에서 우리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우리는 여전히 특수성을 강변하며,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어떤 사회든 인권문제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와 씨름하며 성숙해간다. 최근 국제사회는 2008년을 목표로 ISO26000이라는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는 인권·노동·환경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국제적 표준화해 사회적 가치실현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권적 가치가 결코 빚 좋은 개살구와 같은 선언으로 끝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IT산업은 우리가 자랑하는 분야의 하나다. 여기에 우리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신장의 경험을 넣지 못할 이유가 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새로 출범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선임됐으며,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했다.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에 대해 특수성을 외치며 무시할 게 아니라, 이것이 우리의 피와 살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리더십은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차지훈 변호사
  • 유엔 인권기구 보상권고뒤 양심적병역거부자 첫 입건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 정부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 2명에 대해 보상을 권고한 이후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13일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교리에 따라 “집총을 할 수 없다.”며 군 입대를 거부한 윤모(24·K대 건축학과 4년)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윤씨는 신체 검사에서 현역 2급 판정을 받은 뒤 지난달 14일까지 입대하라는 통지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병무청으로부터 지난달 22일 고소장을 접수받고 지난 6일 윤씨를 소환조사했으며 불구속 입건 방침을 정한 뒤 검사 지휘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부경찰서 경제팀 정모 조사관은 “(유엔 권고와는 상관없이) 경찰은 병역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 근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윤씨는 여호와의 증인을 믿어온 어머니에 따라 모태신앙으로 이 종교를 믿고 있으며 현재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각오가 있다.”고 밝혔다. 윤씨는 “졸업반이라 사회 진출을 해야 하지만 결국 실형을 살고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마음이 편치는 않다.”면서 “하지만 종교적 신념을 굽힐 수 없고, 고통도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이념 초월한다며 北인권 외면하나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인권위가 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북한이 주권국가인데다 남북공동선언 등에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조사·구제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는 군색하기 짝이 없다.인권위법 4조를 들어 북한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로 보는 상위규범인 헌법의 정신을 살리지 못한 법해석이다. 헌법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권위법 2조는 인권을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과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라고 밝히고 있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북인권을 피해 가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전원위원회 사흘 전에 서울신문을 통해 보수와 진보, 북한의 반응을 초월한 결정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으나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출범 5년이 된 인권위는 동일임금 동일노동, 사형제·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 등 숱한 권고를 통해 위상을 넓혀왔다. 현실을 무시한 오지랖 넓은 국가기관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권위가 정치색을 배제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실현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폭 지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남북 특수상황이라는 정치 판단을 개입시킴으로써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집단으로 추락한 꼴이 됐다. 북한 동포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겪고 있는 인권침해와 유린행위에 눈감고 침묵하는 인권위의 편협하고도 정치적인 결정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정부도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에 찬성하고 진보진영마저 북인권 개선에 소리를 내기 시작한 마당에 여기저기 눈치보며 혼자서 퇴행하는 인권위의 목소리를 앞으로 누가 귀담아 듣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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