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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선주자 검증,피할 일은 아니다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다. 본격적 대선정국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특정인의 숨겨진 비밀이나 치부를 담은 내용의 자료를 ‘X파일’이라고 부르는 게 유행이다.FBI의 미제사건을 다룬 ‘X파일’이라는 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부터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약점이나 부정적 측면을 들춰내 공격하는 선거전략을 네거티브 캠페인이라고 부른다. 외국에서조차 이 네거티브 캠페인은 ‘뭘 좀 아는 이’들의 바람과 달리 곧잘 정책 중심의 선거를 압도한다.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은 네거티브 캠페인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상대방을 공격하고 흠집내는 선거전략 기법이 워낙 다양하기도 하고, 우리와 달리 TV광고를 통해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사활을 건 부정적 선거 전략이 이용된다. 상대후보가 당선되면 핵 전쟁이 일어난다는 ‘소녀와 꽃잎’ 광고는 정치광고사의 첫 머리에 등장한다. 지난 1988년 미국 대선에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민주당 듀카키스 후보의 범죄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문제 삼아 ‘회전문에서 쏟아져 나오는 범죄자’들을 비춰준 광고 역시 유명하다. 또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 간에 ‘허풍쟁이(waffler)’ 또는 ‘얼간이(stupid)’라고 서로 비하하는 상호비방도 이제 선거전략 관련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우리나라의 네거티브 캠페인 역사도 만만치 않다. 물론 자유당 시절부터이다. 대개 전혀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소문을 내거나, 상대방 후보를 가장해 ‘돈 봉투’ 대신 ‘빈 봉투’를 주거나 하는 식의 낯 뜨겁고 저급한 수준의 마타도어가 기승을 부렸다. 물론 요즘도 가끔 볼 수 있지만 과거 선거에서 주로 현재의 민주화 진영 후보에 대해 습관적으로 빨갱이 딱지를 붙이는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상대방 후보 가족의 병역기피 문제를 폭로해 도덕성에 타격을 입혔으나 법정에서 최종적으로 사실이 아니었다는 판결을 받은 ‘허위사실을 통한 흠집 내기’ 역시 네거티브 캠페인의 한 예가 될 수 있다.이러한 선거에서의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꽤 높다고 평가된다. 언론보도와 마찬가지로 선거광고나 전략에서도 대개 부정적(negative) 메시지에 대해서 유권자들은 높은 주목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로 미국의 사례지만 일반적으로 허위사실에 근거하거나 과거 사생활 문제를 걸고 넘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 과거의 특정 법안에 대한 찬반 여부라든지, 공인으로서의 불법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대개 유권자가 높은 수용도를 가진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에 대해 60% 이상의 국민들이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또 차기 대통령의 결격사유에 대해 ‘깨끗하지 못한 사생활 문제’,‘세금체납 등 조세문제’,‘부동산 등 재산문제’ 등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사실 공인으로서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문제를 밝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잘못된 것일 수 없으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폭로를 무작정 믿어서는 안 된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검증공방을 보는 유권자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또 언론과 시민단체는 좀 더 차분하고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냉철한 검증을 주도해야 한다. 앞으로 대선까지 우리 국민은 대선주자들에 대한 열띤 검증을 지켜 보게 된다. 나라의 지도자가 능력과 도덕성을 나란히 갖춘다면 국민이 행복한 일이다.
  • 국방부 “다자녀 입대자 혜택 검토”

    국방부는 군이 다자녀를 둔 기혼 입대 예정자들의 처지를 외면하고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와 관련,“국방부 차원에서 제도개선을 공식 검토하겠다.”고 7일 밝혔다.강용희 홍보관리관 직무대행은 “범정부적인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다자녀 입대자에 대한 병역혜택 부여 방안을 정책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는 6일 다자녀 입대자에 복무기간 단축과 주거지 인근부대 배치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금융권 또 ‘관치금융’ 논란

    관치금융 논란이 금융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6일 우리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된 데 이어 인사를 앞둔 우리은행장과 기업은행장에 각각 박해춘 LG카드 사장과 장병구 수협 대표가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금융기관 노동조합에서는 파업 선언과 함께 재공모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눈부신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 외부 인사가 ‘점령군’처럼 수장에 앉는 것에 대해 은행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코드인사 철회 않으면 총파업” 최근 인선에 대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곳은 은행 노조들. 삭발식, 노숙 시위뿐 아니라 금융노조 차원에서의 공동 대응까지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우리·기업·경남·전북은행 노조는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우리금융 회장·행장과 기업은행장 선임에 대한 공모제가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등의 밀실 야합과 나눠먹기 창구로 전락했다.”면서 “낙하산·코드·보은 인사 등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 등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언론에서 언급된 ‘코드인사’ 등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행장 공모·추천절차가 형식적이고 들러리 세우는 작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내부 정서와 기업은행의 미래,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사전내정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은행장 임명은 결코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은행장은 시중은행장과 달리 국가시책을 수행하기 위한 고도의 전문성과 도덕성 등을 요구하는 고위공직자인 만큼, 노조가 나서서 추천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허울뿐인 공모제를 통한 인선을 중단하고 재공모를 통해 합리적 판단에 입각하여 자율성과 책임성을 보장하는 은행장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은행 노조원 30여명은 6일 우리금융 회장 후보확정 기자회견이 열린 명동 은행회관 14층 회의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박병원 전 차관의 후보 확정은 관치금융이 부활한 낙하산 인사’라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장 대표는 아들의 이중국적과 병역 문제가 기업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순익 1조원 회사 외부인사 내정 웬말” 은행 내부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성과를 냈다.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A’ 성적을 받은 회사의 사령탑에 외부 인사를 앉히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국책 금융기관이지만 일반 시중은행과 똑같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민영화까지 앞둔 상황에서 능력이 아닌 권력층과의 친소 여부를 은행장 검증의 잣대로 삼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인사위원회 대다수를 ‘예스맨’으로 채운 뒤, 정권에 친화적인 인사를 임명하려는 최근의 행태는 명백한 관치금융에 해당한다.”면서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위원회에도 시민단체 등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사회와 군이 상생하는 병역제도를/김충배 한국국방연구원 원장

    얼마 전 ‘국가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병역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되었다. 새로운 병역제도는 기본적으로 민간분야의 ‘국가경쟁력 확보’와 ‘튼튼한 안보태세 구축’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사회와 군이 상생하는 병역제도로 진화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모토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추구해야 할 정책방향으로 판단된다.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은 모든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병역정책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인적자원의 효율성을 고려한 병역제도 개선안을 만드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개선안은 첫째, 병사의 복무기간을 점진적으로 6개월 단축한다. 둘째, 첨단기술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숙련병을 확보하기 위해 유급지원병제를 운영한다. 셋째, 병역의 형평성문제에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온 대체복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사회복무제 개념을 도입한다는 세 가지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일부에서 이런 정책방향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군복무기간 단축 시행시기와 안보공백, 그리고 추가 재원 확보방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급조한 정책이 아니며 한국국방연구원에서도 몇 년 전부터 남북한 군사력 비교와 미래전쟁 양상을 고려, 국방개혁 2020과 연계해서 연구안으로 제시해 왔던 내용이다. 특히 북한에 비해 병력 수가 열세이기 때문에 안보가 불안하다는 논리는 미래전쟁 양상을 이해하지 못한 기우로 생각된다. 미래전은 군 전력구조를 병력 위주에서 정보지식 중심의 기술집약형으로 전환하고 양보다는 첨단군으로 정예화해야만 인명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예산확보 문제도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 하에 군의 후속적인 노력과 정부부처간 협조가 이루어지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정책 신뢰도 제고를 위해 입안단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각계각층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안보적 관점에서 이 제도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점검하고 제반여건을 치밀하게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랜 군생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복무기간 단축은 필연적으로 단기복무 장교와 부사관 확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병으로 가면 18개월 복무하면 되는데 단기장교나 부사관으로 가서 3년 이상 근무하겠는가 하는 현실적 환경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장교와 부사관 획득 및 활용 개념을 기존의 ‘대량 획득, 단기 활용’ 개념에서 ‘적정인력 획득, 중장기 활용’ 개념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급지원병제가 도입될 경우 군내 계층이 하나 더 생김에 따라 계층간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유급지원병 배치방안 등도 추진과정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를 대비해 인적자원 활용도를 높이는 큰 틀의 국가운영은 매우 긴요한 과제이며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의 적절한 분배와 병역제도 개선을 통한 전투력 확보문제는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달 발표된 병역제도개선안은 분명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국방개혁 방향과 합치될 뿐만 아니라 민과 군이 상생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러한 정책의지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꽃을 피우려면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파생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국가의 중요한 국방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굳건한 안보기반 하에 사회 전 분야가 균형감을 유지한 가운데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김충배 한국국방연구원 원장
  • [생각나눔] ‘군입대 세아이 아빠’ 구제방법 없나

    [생각나눔] ‘군입대 세아이 아빠’ 구제방법 없나

    오는 12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는 신대광(30)씨는 자녀가 셋이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느라 직장에 나갈 수 없는 아내까지 부양가족 4명을 둔 가장이다. 대학 졸업, 다른 대학 학사편입, 대학원 재수와 입학 등을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아이를 ‘바쁘게’ 낳은 것은 여섯살 연상인 아내를 위해서다. 늦어지면 출산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신 말고는 네 식구를 마땅히 부양해줄 사람이 없는 신씨는 각계에 선처를 호소했다. 병무청, 국가인권위, 청와대 신문고, 국민고충처리위 등등. 그러나 각 민원은 결국 병무청 담당자에게 패스됐고,‘병역법상 구제해줄 수 없다.’란 대답만 돌아왔다. 신씨는 훈련 뒤 가족 거주지 인근 부대에라도 배치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군 복무 중에라도 조금이나마 가족을 돌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정을 봐줄 수 없다.’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공동의장 한명숙·강신호 등)는 다자녀 가장에 대한 병역 관련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 주목된다. 연석회의는 우리 군이 자녀를 둔 기혼 입대 예정자들과 사병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이고 있다. 현행 병역법상 장남인 신씨의 경우 미혼인 3명의 동생·누나들 때문에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군 입대자를 빼고 남은 가족 중 부양의무자 대비 피부양자의 비율이 1대3을 초과해야만 면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미혼으로 법적 분가가 안 된 형제 자매들은 신씨 자녀들의 법적 부양 의무자가 되어 있다. 연석회의 지원단 관계자는 6일 “군복무기간 단축 혜택 부여, 상근예비역 또는 공익근무요원 복무, 가족 주거지 인근부대 배치, 자녀 출산·양육시 휴가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연석회의 지원단은 최근 국방부에 신씨의 사례를 들어 다자녀를 가진 입대 예정자의 병역 혜택 방안을 공식 문의했다. 하지만 병역 혜택은 물론 주거지 인근 부대 배치 인센티브도 주기 어렵다는 입장만 전달받았다. 극소수의 병역 혜택을 위한 병역법 개정은 어렵다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국방 인력자원 부족현상이 해소되는 2011년 이후엔 논의가 가능하다고 언급,‘미래의 과제’로 넘기려는 태도다. 특히 거주지 인근 배치 거부에 대해 연석회의 관계자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8월 육군은 ‘군인·군무원의 인사관리 제도’를 개선, 하사관 이상의 군인 및 군무원이 셋째 자녀를 출산했을 경우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으로 보직을 옮길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현재 우리 군내 기혼 사병이 몇 명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혼사병 수가 얼마나 되는지, 이들이 몇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적이 없으며,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연석회의 지원단 관계자는 “기혼자라고 무조건 병역혜택을 주자는 게 아니라, 가족간 부양과 생계 문제 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군 인력자원 관리에 지장이 없는 한 복무중인 기혼사병에 대해서도 다양한 배려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올 국회제출 법률안 328건

    정부는 올해 328건의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법제처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 정부입법계획을 보고하고, 대통령선거 등의 일정을 감안해 80%가량인 259건을 9월 정기국회 이전인 8월까지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류별로는 개정안이 258건으로 가장 많고 사회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자활지원 등 제정안 46건이 포함됐다. 또 ▲재량행위 투명화(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법 등 73건) ▲행정 비효율 등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병역법 등 38건) ▲위헌법률 정비(과학기술기본법 등 2건) 등 미정비 법률 정비작업도 반영됐다. 부처별로는 알기 쉬운 법령 정비작업을 추진하는 법제처가 86건으로 가장 많고 보건복지부 28건, 재정경제부 26건, 법무부 19건 등의 순이다. 법제처 관계자는 “입법계획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보호법 제정안과 국립대학법인의 설립·운영 특별법 제정안 등 참여정부 주요 국정과제와 ‘비전 2030’ 등 국가 중·장기 발전계획과 관련한 사항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이명박의 말 말 말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이명박의 말 말 말

    자고로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만큼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자신의 말 실수가 미칠 파장 정도는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 지도자의 말 실수는 대략 세 가지 이유에서 나온다고 본다. 첫째는 말을 많이 하는 데서 실수를 하는 법이고, 둘째는 성정이 겸손치 못하고 오만한 사람에게서 자주 나온다. 마지막으론 사색이나 철학이 빈곤한 사람도 말 실수를 종종 한다. 지금 지지율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말 실수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설화(舌禍)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산업화 비판세력을 ‘70,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것이 화근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같은 당 경쟁자는 물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다른 당도 ‘이명박 깎아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며 이 전 시장의 자질론과 연결짓는다. 역사와 철학이 빈곤한 ‘불도저 리더십’으론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다고도 공격한다. 이 전 시장의 말 실수는 처음은 아니다. 얼마전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서 구설수에 올랐고,‘충청도는 (대선에서)이기는 쪽에 붙는다.’고 지역 비하발언을 하기도 했다. 세계의 유수 기업들도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폭락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CEO들도 공개된 장소에서 발언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기업 CEO들도 그런데 하물며 대통령은 어떻겠는가. 대통령의 말 실수는 그 파장이 엄청나다. 국가신인도와 국가통치에 중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 잦은 말 실수가 국정 난맥과 국가 위기까지 초래할지 모른다. 국제관계에서도 쓸데없이 점수를 깎이게 된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국내적으로도 대통령의 별 의미 없는 말 한마디가 국민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안길 수도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실증적으로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의 발언이 사사건건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낮은 지지율이 고민스러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2004년 총선 때의 노인 비하 발언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아들 병역비리가 이슈가 됐을 때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지금도 회자되는 그의 ‘창자 발언’도 그렇다. 정치 지도자의 말 실수는 정치 수준의 하향화를 촉발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정치혐오지수’만 높일 뿐이다. 이 전 시장은 말을 잘하는 편이다. 다변(多辯)이다. 말의 속도도 빠르다. 그러다보니 실수가 나오는 것 같다. 오만하거나 철학 빈곤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결과론으로 나타나는 말 실수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대선 후보, 그것도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명박 전 시장이라면 더 이상 ‘재치 문답’이나 ‘순발력 게임’을 즐겨서는 안 된다. 설령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절제되고 품격있는 발언’으로 의사표시를 했으면 한다. 말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그것이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길이다. jthan@seoul.co.kr
  • 공무원 영어선생님

    “노가다(막노동) 하다 워낙 품삯을 많이 떼여 월급 꼬박꼬박 받고 싶어 공무원이 됐습니다.” ‘국가와 민족에 봉사하기 위해 공무원이 됐다.’는 입에 발린 소리를 늘어놓는 여느 공무원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괴짜 공무원은 공부가 싫어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독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받았으며, 지금은 남을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제자’는 내로라하는 부처들의 공무원들이다. 주인공은 법제처 법제정보협력담당관실 박병태(50) 서기관이다.●공부 싫어서 초등학교만 졸업 박 서기관은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부가 싫어 무작정 대구로 갔다.”면서 “철공소에서 쇠 깎는 일이 오히려 적성에 맞았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1976년과 1977년에 각각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다.‘공부에 한이 맺혔던 게 아니냐.’는 물음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주변에서 사관학교는 학비가 없으니 시험이라도 보라고 권유해 검정고시를 준비한 것일 뿐”이라며 멋쩍어했다. 1977∼1979년 병역 의무를 마치고 고향을 찾았다. 하지만 공부는 여전히 관심 밖이었다. 두번째 선택한 직업은 막노동이었다. 그러다가 방향을 틀었다.1990년 7급 공채시험에 합격, 늦깎이 공무원이 됐다.“1985년에 결혼까지 했는데, 품삯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너무 많아 공무원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1997년에는 독학으로 학사(법학) 학위도 받았다. 그는 “아내가 ‘공무원은 국비 유학도 많이 가는데, 당신은 뭐냐.’는 핀잔을 한 게 계기”라면서 “유학을 가려면 학사 학위가 있어야 된다고 해서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2000년 유학길에 올라 2년 뒤 미국 시라큐스대학 맥스웰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제도권 교육으로 다시 돌아오는 데 40여년이 걸린 셈이다. 유학 생활은 그의 삶을 바꿔놨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인에게는 영어를, 미국인에게는 한국어를 지도했다. 귀국해서는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영어회화학습법, 진단과 처방’,‘8시간 6일이면 영어회화 정복한다’ 등 영어 관련 책까지 펴냈다.●영어책 발간… 토익·텝스 강의 지난해부터는 법제처·교육인적자원부·행정자치부·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토익·토플·텝스 등 영어시험 특강도 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유학에 앞서 토플시험만 한 번 봤을 뿐, 토익이나 텝스는 응시조차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영어의 기본체계를 이해하기 위해 해부학까지 공부했다.”면서 “해부학적 관점에서는 영어교육을 어릴 때부터 장기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어와 영어처럼 언어체계가 다를 때는 모국어를 익힌 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영어에 대한 열정은 업무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한 ‘글로벌시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어교육 혁신방안’이라는 연구용역에도 참여했다. 현재 입법 추진 중인 ‘영어교육진흥법’ 작성을 주도한 이도 바로 박 서기관이다. 법안에는 ▲균형 있는 말하기·듣기·쓰기·읽기 교육 ▲토익·토플을 대체할 자체 영어인증시험 개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해외파병 장병 안전대책 강화해야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윤장호 병장이 탈레반 무장세력의 자살폭탄테러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인디애나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조국의 병역의무를 다하려 자진 입대한 청년의 죽음인지라 그 안타까움은 더욱 크기만 하다. 유학시절 병석에 누운 어머니의 쾌유를 빌며 삭발기도를 했을 정도로 효성과 신앙심이 깊은 막내 아들이었다.‘여긴 밥도 맛있고 위험한 것 하나 없으니 걱정 마시라.’고 외려 부모를 위로하던 그 아들이 제대를 불과 석달 앞두고 참변을 당했으니 부모의 충격과 슬픔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윤 병장의 참변은 베트남전 이후 해외에 파병된 한국군으로서 처음 테러에 의해 희생된 사례다. 지금 우리 장병은 이라크 2300여명을 비롯, 세계 8개 분쟁지역에 2500여명이 파병돼 유엔평화유지군(PKO)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 병장이 근무한 바그람 지역은 그동안 테러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던 곳이다. 윤 병장의 희생은 결국 그 어느 파병지도 테러 위협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언제든 제2의 불행이 닥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번 사건만 해도 테러의 표적은 아프가니스탄을 극비 방문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었다. 우리 군이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하던 윤 장병이 뜻 밖의 변을 당한 것이다. 미국은 보안상 정상급 인사들의 테러지역 방문은 극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테러범에게까지 정보가 새는 판에 동맹국에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동맹국 장병이 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되도록 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오는 7월이면 레바논에 새로이 350여명이 파병된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미군과의 정보공유 등 해외파병군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파병군을 감축하거나 조기 철수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 [씨줄날줄] 트랜스젠더의 고민/육철수 논설위원

    트랜스젠더 영화배우 하리수씨가 ‘5월의 신부’가 된다는 소식이다. 하씨는 2002년 법원의 성전환 확정 판결로 비로소 완전한 행복을 찾았다고 한다. 이제 백년가약까지 맺어 아내로서, 엄마로서 삶을 살아갈 그녀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했으면 한다. 한때 남성이었던 하씨가 이렇게 여성으로도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여전히 그녀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다. 하기야 금남(禁男)의 벽을 뚫은 그녀이기에 뭇사람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씨는 2004년 10월19일 서울신문 김문 인물전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감추고 싶은 비밀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1998년 일본에서 성기 성형수술을 했다는 그녀는 성생활과 관련해서 “평범한 여성과 다를 바 없다. 오르가즘도 얼마든지 느낀다.”며 미주알고주알 얘기해서 오히려 기자가 민망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그녀는 염색체(XY)만 빼고 의심할 나위 없는 여성이다. 하씨처럼 성전환자가 새로운 성(性)을 얻어 삶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길은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법과 관습이 걸림돌이면 치워주는 게 배려이고 인권보호다. 하지만 우리 규범은 아직 그럴 아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며칠전 열린 ‘성별변경 토론회’에서 성전환자들은 성별정정의 고충을 절규하듯 토해냈다. 대법원이 지난해 마련한 ‘성별정정허가 지침’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미혼, 무자녀 ▲신체외관 ▲병역필 또는 면제자에 한해 성별정정이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신체외관이다. 가슴·성기의 성형수술을 해야 성전환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수술비가 수천만원이고 건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데, 지침은 이를 요구한다. 지침이 구속력은 없다지만 성전환자들은 이를 야만적 성형 강요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국내 성전환자는 4500∼3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제는 이들 성적 소수자의 행복과 인권을 위한 법이 불가피하고, 사회적 수용도 자연스러워야 할 때가 됐다. 행동·심리분석, 인지증명 등의 기준으로도 얼마든지 간편하게 성전환 여부를 판단·결정할 수 있는데, 몸에서 뭐를 떼라 붙이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 아닌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트랜스젠더 “성기 성형해야만 성별 바꿔주나요”

    트랜스젠더 “성기 성형해야만 성별 바꿔주나요”

    “여러분, 제 모습이 분명히 보이죠. 실체가 있죠. 그러나 저는 법률적으로는 투명 인간입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성전환자 성별 변경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생물학적 성과 법률적 성이 달라 고통받고 있는 성전환자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증언에 나선 이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법원의 성별정정 예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 전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A(38)씨는 자살을 시도했던 고통을 털어놨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했지만 여성으로서의 삶은 그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자동차로 다리 난간을 들이받았는데 원하지 않게 목숨을 건졌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수술을 결심한 뒤 6개월 동안 호르몬 치료를 받았고 2년 전 여성생식기 제거와 남성형 가슴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비용이 수천만∼1억원에 이르는 데다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성별정정의 요건으로 성기 성형을 강요하는 것은 야만적”이라고 말했다. 여성으로 성별정정을 원하는 B(45)씨는 1991년 결혼해 아이까지 얻었지만 결국 이혼을 해야 했다. 그는 “아이를 생각했다면 수술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난받을 때도 있지만 정체성을 알고도 전과 같이 살라는 것은 죽음과 같은 고통”이라고 호소했다. 20대 중반의 성전환자인 C씨는 “초등학교 때 첫 생리를 하던 날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가슴 나온 것이 부끄러워 붕대를 감고 다녔다.”면서 “내 몸을 보는 것이 너무 흉측하고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20세 미만 성별 정정을 무슨 근거로 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열여섯에 성 정체성을 깨달았고 10년째 남자로 살고 있다.”면서 “미성년자에게 진정한 성을 찾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그들의 인생을 망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을 받아들인 뒤 같은 해 9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 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을 제정했다. 지침은 ▲만 20세 이상, 혼인 사실이나 자녀가 없을 것 ▲정신과 또는 호르몬 요법에 의한 치료를 받은 뒤 수술을 통해 신체 외관이 반대 성으로 바뀌었을 것 ▲병역을 이행했거나 면제받을 것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성기 성형수술까지 마쳤을 때에야 성별 변경을 허가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조항은 성전환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에 대해 임종헌 대법원 등기호적국장은 “지침은 업무처리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일선 법관이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구속력이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자원입대 국외 영주권자 年4회 한국사등 적응교육

    병역의무 대상자가 아님에도 군에 자원입대한 국외영주권자를 위해 육군이 사전 적응교육을 실시한다.20일 육군에 따르면 오랜 외국생활로 입대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온 국외영주권자를 위해 신병교육 1주전 희망자를 받아 육군훈련소 입소대대에서 한국사와 의식주 문화, 군대예절 등을 교육한다.원활한 교육진행을 위해 현재 복무중인 국외영주권자 장병을 뽑아 조교로 활용할 계획이다.육군 관계자는 “올해는 4차례에 걸쳐 40여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용한 뒤 대상자가 늘면 월 1회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알맹이 빠진 ‘인권대계’

    알맹이 빠진 ‘인권대계’

    정부가 13일 공개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National Action Plan)은 지난해 5월 법무부의 인권국 신설로 본격 추진돼 왔던 사안으로 자유권·사회권의 보호와 증진,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 인권교육, 협력 및 국제인권규범의 이행 등이 총 망라돼 있다. 하지만 사형제·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등 논란이 되는 사안은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관련 법률이 계류 중이라며 공을 국회로 넘겨버렸다. ●양심적 병역거부 등 쟁점에 판단 유보 이는 지난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을 비교하면 더 분명해진다. 우선 존폐 논란을 빚고 있는 사형제도의 경우 인권위는 폐지 의견을 냈었다. 반면 법무부는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사형제폐지특별법안’ 심사를 지원하겠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사형제 폐지 논란과는 별도로 법정형이 사형으로 되어 있는 현행법 규정에 대해 정치적 남용 가능성 등 타당성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아울러 상반기까지 사형제 존치 여부에 대한 검토와 가석방이 없는 절대적 종신제의 도입 타당성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 법무부는 “기소유예나 불입건 처분을 활성화해 국보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인권침해 소지를 줄이겠다.”고 언급해 사실상 반대입장을 보였다. 법무부는 또 “현재 국보법 일부 개정안과 폐지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안보형사법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법무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와 대체복무제도에 대해서도 일단 판단을 유보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법조·언론·학계·종교계 등이 참여한 대체복무제도개선위원회의 논의결과와 여론조사결과 등을 통해 올 3월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인정 여부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노동자 인권강화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부분도 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관련, 사업장의 이동제한을 취업활동 중 3회에 한해 사업 또는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법무부가 비록 3회로 제한되긴 했지만 사업주와 근로조건이 달라 계약갱신을 할 수 없는 경우 근로자가 신청하면 사업주의 동의 없이도 사업장을 옮길 수 있도록 한 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NAP추진 일지 ▲2001년 5월 유엔 경제사회문화권리위원회,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수립 권고 ▲2003년 10월 NAP 권고안 작성기관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선정 ▲2005년 11월 인권위,26차례 기초현황 조사와 17차례 관계기관 간담회 등 통해 권고안 마련 ▲2006년 1월 인권위 전원위원회,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 의결. 전경련·국방부 등 권고안에 반발. 정부,NAP 권고안에 대해 선별수용 발표. ▲5월 법무부 내 인권국 신설 ▲11월 법무부 인권국,1차 공청회 ▲2007년 2월 법무부 인권국,NAP 초안 확정 뒤 2차 공청회
  • 법무부 국가인권정책초안 인권위 권고 대부분 거부

    국가 인권정책의 로드맵으로 불리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2007∼2011년)의 골격이 공개됐지만 논란이 됐던 사형제 폐지 등 주요 인권 쟁점에 대해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1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NAP 수립을 위한 제2차 공청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정부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인권위가 폐지를 권고한 사형제와 국가보안법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우선 사형제에 대해 존폐 논의와 별도로 현행법상 사형 규정들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올 상반기 중 사형제 존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사형제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제기된 절대적 종신형 도입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올 상반기 중으로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국보법은 폐지보다는 해석 및 적용의 남용을 막기 위해 기소유예 처분이나 불입건 처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인권위가 폐지를 권고한 보안관찰제도는 재범의 위험성 여부에 대한 실질심사, 보안관찰 대상자의 방어권 보장, 면제 청구 확대 등을 통해 남용을 방지하기로 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활용 문제는 국방부가 지난해 4월부터 대체복무제도개선연구회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는 만큼 협의를 거쳐 3월쯤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최근 여수출입국사무소 화재 사건 이후 제기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인권문제와 관련해선 출입국관리법을 개정,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불가피하게 6개월을 넘겨 외국인 보호소 등에 보호할 경우 미리 법무장관의 승인을 받게 할 방침이다.6개월이 지났을 때는 그 시점부터 3개월 되는 시점에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인권위 권고사항에 빠졌던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기본계획에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북한을 무상지원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의 범위를 규정하는 한편 국내외 NGO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각 부처와 협의한 뒤 다음달 말쯤 법무부장관이 위원장인 국가인권정책협의회에 상정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은 “이번 초안은 국제적 인권보호의 추세에도 맞지 않고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전형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사형제 폐지를 넣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박근혜·이명박측 ‘검증공방’ 재연

    박근혜·이명박측 ‘검증공방’ 재연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검증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양측간 검증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박 전 대표 캠프 법률특보인 정인봉 변호사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3월 말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이 전 시장 측이 지난 11일 이후 ‘공세적 방어 모드’로 전환한 상태여서 논란은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정 변호사는 당초 이날 회견에서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폭로할 계획이었지만 당 안팎의 비난 여론에 따라 공개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그는 이른바 ‘이명박 X파일’을 자신이 직접 공개하지 않고, 가급적 당의 경선준비기구인 ‘국민승리위원회’에 모든 내용을 넘겨주겠다고 ‘예고’했다. 정 변호사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이)흠집을 낸다는 말 자체가 틀렸다.”고 전제,“흠집을 낸다는 것은 멀쩡한 물건을 긁어서 만드는 것인데 제가 하려는 검증은 그저 눈가림으로 자신의 흠을 감추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실상을 밝힌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자회견을 하려던 내용이 만일 거짓이거나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 정치의 한 구석에 몸담고 있는 제가 스스로 자살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다. 누가 봐도 확신할 수 있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강제로라도 정 변호사에게 (폭로)기자회견을 시키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정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병역비리를 폭로한) 김대업보다 저질이다.”며 격하게 반응했다. 주호영 비서실장도 “욕하면서 배운다고 하더니 전형적인 ‘김대업 수법’”이라고 비판한 뒤 “문제가 있다면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그에 대한 모든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라.”고 받아쳤다. 이어 “정 변호사가 캠프 법률특보인 만큼 그의 주장이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로 밝혀질 경우 박 전 대표도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 박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전 시장측 이재오 최고위원과 박 전 대표측 전여옥 최고위원이 입씨름을 벌이는 등 검증론이 당내외에서 더욱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오늘의 눈] 의료법 개정과 대화의 장/오상도 사회부 기자

    ‘솔로몬의 해법은 없을까.’ 11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광장. 대한의사협회 주최 대규모 집회에는 2만명을 웃도는 의료인이 몰려들었다. 집회 시작 30여분 전부터 길을 메운 전세버스 행렬은 청사 앞을 가득 메웠다. 청사를 겹겹이 에워싼 전경부대도 장관이었다. 담장을 에두른 버스와 경찰병력은 흡사 드라마 ‘대조영’ 속 안시성 혈투를 연상시켰다. 이날은 2주일 전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며 정한 협상 기한.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공식·비공식 루트까지 열어놨지만 단 한 차례도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의협은 “공식 절차에 들어가기 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측의 대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것일까. 적어도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의료인과 복지부, 시민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국민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장이 존재했던 것이다. 사라진 ‘무대’는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지난 9일 자정쯤부터 90여분간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만 주제는 토론 전날 ‘병역법 개정’으로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의협 관계자는 “방송사 토론 제의에 ‘하겠다.’고 했는데 복지부가 거부해 무산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토론 패널로 거론된 경실련측 변호사도 “논리가 옳다면 밤샘 토론이라도 해야 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토론 제의가 들어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입법고시도 안 된 상황에서 생방송 토론회를 하면 자칫 국민 앞에서 정부와 직능·시민단체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대화란 무엇인가. 방송전파를 타는 것과 관계없이 사전에선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음’을 이른다. 이날 토론회가 성사됐다면 적어도 국민은 이번 사태가 의료인의 집단이기주의인지, 정부의 정책 밀어붙이기인지 판단할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의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만남을 갖기 위한 대화 채널을 열어놓았다.”는 약속도 지켜질 수 있었을 듯하다. 오상도 사회부 기자 sdoh@seoul.co.kr
  • 구치소에 ‘그놈 목소리’

    “나도 죄를 짓고 벌 받고 있지만, 유괴범이라는 저 놈은 너무 심하네.”“소멸시효 지났다고 부모 가슴에 못박은 사람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게 놔두면 되나.”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식당. 수형자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숟가락을 들었다. 오전에 본 영화 ‘그 놈 목소리’ 때문이다.1991년 유괴된 지 4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형호군 사건이 이 영화의 소재다. 유괴범의 등장과 함께 파탄난 가정, 유괴범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부모,300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된 경찰수사 과정이 사실적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동안 강당은 침묵만 흘렀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여성수용자 20여명을 포함한 312명 수형자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사기죄를 짓고 2년 6개월이 넘게 복역중인 노모(46)씨는 객석의 ‘무거운 침묵’에 대해 “수감된 사람들은 감정을 참는데 익숙하다.하지만 다들 느끼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29일로 유괴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하자 노씨는 “말도 안된다.”며 흥분했다.실제 사건에 대해 몰랐던 노씨는 대규모 수사팀이 투입된 게 신기한 듯 “극중 유괴된 아이 아버지가 유명 앵커니까 경찰이 그렇게 많이 투입된 게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실제 사건의 아버지는 유명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하자 놀라는 표정이다. 병역법 위반 혐의로 수감돼 한달 뒤 출소 예정인 최모(27)씨는 소감을 묻자 “인상적이었다.”고 짧게 말한 뒤 “저런 범인을 못잡다니 경찰이 너무 무능한 게 아니냐.”고 했다.“피해자의 모습이 과장됐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오열하고 절규하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영화 관람 행사를 기획한 최제영 교정관은 “피해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수형자들이 영화를 보며 생각해 보고, 더 이상 잔혹범죄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도 이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국방부 “군 가산점제 부활 시기상조”

    ‘군복무 가산점제가 부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지난 5일 국방부가 병역제도 개선안의 일부로 사회복무제를 발표하자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군복무 가산점제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국방부가 사회복무제 지원 대상에 여성도 포함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국방부는 “검토한 바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를 계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군 경험도 경력인데 군 가산점을 없애는 것이 오히려 역차별이다. 여자도 군대에 갈 수 있게 된 만큼 가산점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회봉사 같은 것은 여자도 별로 힘들지 않게 할 수 있다.”면서 “이참에 공무원 시험이나 일반기업의 입사시험에서 군복무자에게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사회복무제가 여성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헌법상 병역의 의무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복무가 늘어나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적용 여부를 논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산점제는 국방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분위기가 조성되면 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간부도 아니고 일반 사병의 월급을 받으면서 사회복무를 하겠다는 여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라고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한편 1999년 헌법재판소는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군필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군복무 가산점제도가 남녀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교화·교육·자선의 원불교 힘쓸 것”

    “교화·교육·자선의 원불교 힘쓸 것”

    “과거가 움직이지 않고 고인 정(靜)의 시대였다면 지금 세상과 닥쳐올 미래는 살아움직이는 동(動)의 시대입니다. 종교도 과거 자기 수행에 치중했던 것에서 탈피해 생활 속에서 활동하는 폭 넓은 면모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원불교 이성택(64) 교정원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6일 기자들과 처음 만나 “언제 어디에 있건 생활 속에서 신앙과 병행한다는 교법을 가진 원불교도 시대에 맞춰 훌륭한 인격을 갖춘 교역자와 신자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교정활동을 철저하게 교화와 교육, 자선에 맞추겠다.”고 강조했다.“그동안 원불교 교단은 가난했기 때문에 더 단합할 수 있었고 교권 다툼 없이 빠른 시일 내에 교세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교단의 틀이 확고하게 갖춰진 만큼 이제는 내연에 더 충실해 사회에 대한 공헌도를 높여야 합니다.” 경북대 수의학과를 다니면서 ‘생명을 구제한다.’는 자부심을 가졌지만 더 넓은 의미의 구원과 구제에 뜻을 두고 원불교에 귀의했다는 이 교정원장. 졸업하고 곧바로 입대해 병역을 마친 뒤 원광대 원불교학과 3학년에 편입, 교무 수업을 쌓아 서울·부산교구장을 거쳐 지난 1994년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원에 피선됐고 지난해 마침내 원불교 교단 행정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인간은 각기 다른 능력과 감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해야 하는 데 종교야말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원불교의 교법중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출가할 때 집안에서 지어준 이불 한 채만 달랑 갖고 익산 총부로 입교했는데 지금도 그 이불을 보면서 초발심을 되새긴다고 한다.“솔직히 대학 재학시절 치열한 경쟁과 각박한 현실에 불만을 가져 좀더 평화로운 세계를 찾기위해 원불교에 귀의한 측면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 생명을 살려내는 수의사보다 사람의 마음을 살려내는 교무로 살아온 것을 큰 다행이자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절 다양한 서구 문화와 철학이며 사상이 물밀듯이 이 땅에 들어왔지만 우리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내는 한국은 지구상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고 거듭 말한다.“일본의 문화가 다듬는 문화, 중국의 문화가 끓이고 굽는 문화라면 우리 문화는 숙성의 문화입니다. 이가운데 한국의 문화는 세계적으로 가장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는 깊은 것이지요. 한류가 그 예일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계에선 ‘일사불란’이 아니라 ‘다사불란’이 강조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각자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 교정원장. 그는 지난 시절 숱하게 겪었던 대립을 이제는 지양해야 하며 종교가 바로 그 첨병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양심적 병역거부자 외면해선 안 된다

    정부가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 유급지원병제 도입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병역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는 이 가운데 현행 대체복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사회복무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일단 환영한다. 정부 스스로 밝혔듯이 대체복무제는 현재 너무 세분화돼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 결과 형평성 차원에서 현저한 차별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극소수 복무 부적격자를 제외한 모든 병역 대상자에게 예외없이 입영 아니면 사회복무의 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것은 실로 지당한 일이다. 우리는 다만 정부가 사회복무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는 결정을 뒤로 미룬 것을 못내 안타깝게 생각한다. 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관련해, 민·관·군 협의체인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가 오는 6월 활동을 끝내면서 연구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브리핑 현장에서 언급하는 정도로 넘어갔다. 그러나 장기 계획에 따라 병역제도를 전면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외면할 것은 정부가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한 의지가 있는지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누차 강조해온 대로 양심과 종교의 자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편적 권리이자 기본권이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교도소로 보내는 현행 제도에 대해서는 국내외 인권 관련기관에서 여러 차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가, 또 그 1년 전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각각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입대를 대체하는 복무제도를 만들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이제라도 정부가 결단을 내려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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