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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 강습교사 자격증 신설 논란

    ‘무도(舞蹈·볼룸 댄스)강습교사 자격증 제도는 있어야 하나,없어도 되나’ 대한매일 민원중계실에 국민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무도의 ‘지도자 자격증’ 제도 도입 주장이 제기되면서 관련 문화관광부가 고민에 빠졌다. 부정적으로 비치는 춤의 건전화 유도 등을 위해서는 자격증 제도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정부는 “자격증 제도 도입은 또다른 규제추가에다름 아니다는 부정적 시각이 있다”며 곤혹스런 표정이다. 안무중(安武中)씨는 대한매일 민원중계실을 통해 “경기·생활체육 지도자의 경우 자격제도를 두면서 자칫 문란해질 수 있는 무도부문엔 자격증 제도가 없는 것은 정책적 잘못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무도교육협회 회장직도맡고 있는 그는 정부공인의 자격증 제도를 신설,이론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를 길러 댄스를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상(安丙商·서울 종로구 수송동)씨도 선진국처럼 엄격한 자격시험 제도를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무도장이 ‘퇴폐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카바레식’ 무도단체가 난무하는 것도 제도 미비의 탓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79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볼룸댄스,즉 댄스스포츠(총 10개 종목) 교사가 되려면 대학의 ‘무도 경기부’를 수료하고 무도학원에서 조교사로 3년간 연수해야 교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것.또스포츠 댄스가 올 가을 시드니올림픽 시범종목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결론을 내기가 어렵다는 표정이다.그러면서 “특별한기술이 필요하든지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지도자 자격시험을 제도를 두고 있다”면서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현행 ‘풍속영업 규제에 관한 법’에 무도학원에 체육지도자를 강사로 둘 수 있고,국민의 정부들어 규제개혁 차원에서 체육시설업과 관련한 자격제도를 점차 없애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은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무도가 체육의 영역인지 예술의 영역인지 개념을 우선 재정립한 뒤자격증제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민간단체 등은 자격제도의 도입 없이도 자체 동호회들이 자정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주장하고 있다.시쳇말로 심사과정도 없는 ‘춤선생’이란 일부에 지나지 않고 관련 단체에서 기술은 물론 인격 수양 등의 교육체계를 갖춰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기홍기자 hong@
  • 남북정상회담/ 칠순의 여고동창생 가슴부푼‘망향의 꿈’

    “이제 더 살아야 할 희망을 갖게 됐어.명사십리가 내려다 보이는 우리 학교를 갈 수 있을 것도 같아” 함경남도 원산의 ‘루씨고등여학교’ 14회 졸업생 6명이 남북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한 14일 덕수궁에서 조촐한 동창회를 가졌다. 매달 14일 모임을 갖고 여고시절과 북한에 있는 가족,고향 얘기로 실향의설움을 달래온 이들은 북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소식으로 한바탕 이야기 꽃을 피웠다. 56년전 남편을 따라 원산을 떠난 조순덕(趙順德·78·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할머니는 “남북정상이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데도 50년 이상을 기다려온 게 한스럽다”면서 “이번에는 뭔가 큰 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즐거워했다. 금강산 유람선이 드나드는 장전항이 고향인 최복녀(崔福女·80·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할머니는 먼발치에서 나마 고향마을을 볼 수 있겠다는 신념으로 지난해 봄 금강산을 찾았지만 끝내 고향집을 보지 못했다. 최 할머니는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장전항에 갈 때는 마음놓고 고향마을을 돌아다니며 헤어진 오빠와 남동생을 찾고 싶다”며울먹였다. 이야기가 학교자랑으로 이어지자 할머니들의 마음은 벌써 꽃다웠던 여고시절로 돌아갔다. 미국 선교사 캐롤리와 노웰스,캐나다 선교사 루씨가 1903년 세운 루씨고등여학교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모델이 됐던 최용신(2회)과 한국 오페라의 거장 김자경(9회)을 배출했다. 최영복(崔榮福·78·영등포구 여의도동) 할머니가 “오늘처럼 더운 날씨에는 오전 수업만 끝내고 오후에는 원산 앞바다로 물놀이를 가곤했다”고 회고하자 옆에 앉은 홍인자(洪仁子·78·강남구 도곡동) 할머니는 “전교생이 주재소에서 조사를 받았을 정도로 항일의식이 높았던 학교였다”며 목소리를높였다. 김송설(金松雪·80·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통일이되면 꼭 한번 원산에 가보라고 누누이 당부한다”면서 “아름다웠던 교정이그대로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14회 졸업생 가운데 24명이 남한으로 내려왔지만 6명은 유명을 달리했고 병상에 누워있는 동창들도 많다. 박용자(朴容子·78·송파구 문정동)할머니는 “갈수록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이 주는 것을 보면 우리들에게도 남아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면서 “모교를 다시 찾을 때까지 건강하자”고 말하며 동기들의 손을 꼭 잡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기고] 애국선열 희생을 생각하며

    신록의 계절 6월은 현충일과 6·25가 들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온 국민이 역사의 장마다 새겨져 있는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겨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큰 뜻을다짐해보는 달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이 이 강토에서 5,000년의 삶의 숨결과 문화를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외침으로 인해 고난과 시련의 시기가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눈부신번영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은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위국충정의 애국심이 밑거름이 되었음을 생각해볼 때 경건한 마음으로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그분들의 공헌에 보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도리이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것이다. 그동안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생활보장을 위해 여러가지 보훈시책을 펴나가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분들의공헌과 희생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이웃에서부터 존경과 예우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과 빛나는 공훈을 기리는 데일년 삼백예순날 어느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호국·보훈의 달’한 달만이라도 보훈의 참뜻을 되새겨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예우와 따뜻한 감사를 드리자. 올해로 6·25전쟁 50주년을 맞는다.반세기란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의 구석에는 6·25의 상흔이 남아있다.역사의 증인이 되어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50년 동안 병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전상용사들과일생 동안 남모르는 아픔을 감싸 쥐고 한많은 삶을 살아가는 전쟁미망인과유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잿더미로 변해버린 국토를 땀과 노력으로 일구어 지금은 세계일류 국가를 지향하는 대열에 서 있다.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지난날 나라 잃은 설움과 전쟁의 참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우리 사회의주역으로 자리잡으면서 참담했던 전쟁의 비극은 망각되어 가는 채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물질만능주의와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정신적 가치관을 저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21세기 무한경쟁의 세계질서 속에서 남북한 평화통일을 이루고 세계 일류국가를 건설하여 자랑스런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희생정신을 국가발전의 초석으로 삼아 우리모두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금년 호국·보훈의 달 기간중에 분단 55년 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는 분명 우리 민족 분단사에 큰 획을 긋는 출발점이 될 것이며,이를 계기로 평화통일을 이루는 문이 열리게 된다면 그간 국가유공자들의 값진 희생에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고,인고의 세월을 딛고 온갖 시련속에서도 자유민주체제를 지켜온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분단의 강이 깊었지만 이제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통한의 분단세월을 뒤로 하고 평화통일의 종소리가 울려퍼질 가슴 벅찬 역사의 그날을 위해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국번영의 밑거름으로 신명을 바친 애국선열들의 희생 위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삼가 옷깃을 여미고 겸허하게추모하는 마음과 나라사랑과 국민화합의 큰 뜻을 다지며 6월을 보내야겠다. 高相俊 서울지방 보훈청장
  • 병원 ‘선택진료제’ 7월 시행

    오는 7월13일부터 한방병원을 포함한 병원급 이상의 모든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마음에 드는 의사를 골라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진료과목별로 당일 진료의사의 명단을반드시 게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환자는 대학교수급 의사로부터 수련의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어 그동안 시행돼온 ‘특진제(지정진료제)’보다 환자의의사 선택범위가 훨씬 넓어진다.특진제는 400 병상 이상의 레지던트 수련 병원과 치과대학 병원에서만 가능했었다. 또 선택진료때 진찰료,입원료,검사료 등 항목별로 최고 50∼100%에 이르는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는 의사의 자격도 기존의 의사면허 10년 이상 전문의에서 ▲전문의 10년 이상 의사 ▲의사면허 15년 이상 치과의사 및 한의사 ▲대학병원,대학한방병원의 조교수 이상인 의사 등으로 대폭 강화됐다. 이밖에 의료기관이 진료과목별 당일 진료의사 및 의사별 추가비용 징수여부,추가비용 징수 진료항목 및 금액 등을 게시토록 해 환자가 선택하지 않은마취,검사 등의 진료지원 의료행위에 대한 추가비용은 받지 못하도록 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여성 선언] 가정폭력, 가정만의 문제인가

    이 햇살 찬란한 오월,어두운 병상에 누워 고통받고 있는 한 여성을 생각한다.아직은 ‘피해자 김씨’로만 알려져 있는 이 여성은 한달전 남편에 의해정신과 육신이 처참하게 짓이겨진 엽기적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남편이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 아내에게 저지른 범죄는 어느 폭력 영화에서조차도볼 수 없는 잔인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손발을 철사로 묶어 전기충격을가하고,끓는 물을 온 몸에 들이붓는가 하면 인두와 담뱃불로 전신을 지졌다. 얼굴과 하복부를 커터로 조밀하게 그어 놓고 흘러내리는 피를 빨아먹기까지했다고 한다.심지어 생이빨을 펜치로 뽑고,식칼로 배를 찔러 휘저어 소장을천공시킨 상태에서 세시간 동안 방치해 두었다는 이 가공할 범죄의 가해자정선호는 비명소리를 듣고 문을 두드린 이웃 사람에게 뻔뻔스럽게도 “나도여성의 인권을 아는 사람인데 폭행을 하겠느냐” 하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폭력의 양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단순히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되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사의 얼굴을 한 천인공노할 범죄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위 ‘정선호 사건’에서 보듯이 이는 희대의 어떤 살인사건보다 더 잔인무도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범죄 행위다.그러나 적용되는 법률은 가정폭력(7년 이하의 징역)과 상해,살인미수(10년 이하의 징역)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만약 실정법과 기존 판례를 이유로 범죄의 내용과 관계없이 관대한 처분이 내려진다면,우리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범죄를 방조하고 비호하는 공모자가 되고 말 것이다. 화상으로 부풀어오르고,온 몸이 난자된 피해자 김씨의 사진을 앞에 두고 나는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사람에게는 누구나 인권이 있고,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는 것이다.범죄의 경우도 우발적인 것과 의도적인 것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정선호 사건’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며,그 극도의 잔인성과 장시간에 걸친 가학은 철저하게 의도된 범죄이다. 이것을 법이 제대로 심판하지 않는다면 누가 법을 신뢰하며 따를 것인가. 몇 년전,한 여성이 어릴 적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를 20년 후에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고 말했고 여성단체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살인죄로 기소되었지만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정선호 사건’ 역시 남성과 여성의 문제를 떠나 인간이기를 거부한 인간과 비인간의문제이다.게다가 가해자인 정선호는 기껏해야 벌금이나 내고 말 것이라며 참회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현행 법률로 부족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인간 아닌 인간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벌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정선호의 중형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인 김씨의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초 발견시 생존율이 20%밖에 되지 않았다는 김씨는 생활보호 대상자로 병원비마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어쩌면 정신적으로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고통을 품고 살아갈 이 여성이 다시 온전한 삶을 찾게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잔인한 고문 현장에서 차라리 죽기를바랐을지도 모를 이 여성에게 희망이 있는 세상을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의 구성원간에 깊은 이해와 인간적 존중이 절실하게필요로 한 이 시대에,이번 사건이 한번 나왔다가 세간에 잊히고 마는 일이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나는이 칼럼의 원고료를 그녀에게 전달할 것이다.성금 모금계좌 수협 183-61-031222 인천 여성의 전화 032-527-0092 ◆임수경 美코넬大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 서울시 전국 첫 노인전문병원 건립

    서울에 200병상 규모의 노인전문병원이 건립돼 2002년 문을 연다. 지금까지 소규모 치매요양원이나 노인을 위한 요양소 등은 있었으나 요양을겸한 전문병원이 세워지기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산업화에 밀려 소외돼온 노인들,특히 상대적으로 소득이낮은 계층도 큰 경제적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노인전문병원을 짓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중랑구 망우동 235의 1외 5필지 1만1,713㎡의 부지에 들어설 노인전문병원은 234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8,413㎡,지하1층,지상4층 규모로 200병상을 갖추게 된다. 시는 최근 설계안을 현상공모,당선작을 확정해 실시설계를 진행중이며 내년 상반기부터 착공할 계획이다. 이 병원은 외래 진료기능과 함께 노인성 질환자의 심리·신체적 특성을 감안한 호스피스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족들이 별도의 방에서 입원 노인들을 관찰하며 간병활동을 할 수 있는 데이케어센터도 갖추게 된다. 서울시는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병원 특성을 감안,추후 운영주체를 선정한 뒤 병원 운영비의 70% 가량을시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진료 수익금으로충당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인성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해 수림대 산책로와 자연 채광이 가능한 중정(中庭)을 마련하는 등 전문병원과 호텔,실버타운의 기능을함께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2000년 서울시정 이렇게](7) 보건복지

    서울시는 올해부터 동부·은평병원 등 4개 시립병원의 각종 의료시설을 첨단장비로 교체하고 특정분야 진료체제를 대폭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또 오는 2004년까지 장애인 편의시설과 치매·중풍노인 보호시설을 크게 확충하기로 했다. ◆ 시립병원 진료기능 강화 재건축중인 시립 동부·은평·서대문병원에 첨단시설을 도입하는 등 오는 2003년까지 진료기능을 대폭 보강한다. 정신질환 전문병원인 은평병원은 내년 8월까지 정신질환자용 병상 200개 외에 일반병상 100개를 확보,인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일반 종합병원인 동부병원에는 내년까지 행려환자용 병상을 추가설치,행려환자 전문 진료기능을 맡도록 한다.결핵환자와 제1종 법정전염병 전문병원인 서대문병원은 2003년까지 노인전문병동과 치매병동을 확보,노인 전문 진료업무를 수행하게 한다.이들 시립병원 현대화계획에는 올해 121억4,700여만원의 예산이투입된다. ◆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관련법률에 따라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서울지역 대상시설 7만825곳의 80% 이상이 오는 2004년까지 관련시설 설치를 완료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민간시설이 올해 편의시설을 설치하면 설치비의 3%를 소득·법인세에서 감면해주고 법정기한내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시설에는 매년 3,000만원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조례를 만든다.또 공공 편의시설 정비때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장애인참여를 의무화해 이용자 중심의 시설이 되도록 한다. ◆ 치매·중풍노인 복지 강화 오는 12월 동작구 상도동에 68명 수용규모의 ‘정운 치매요양원’을 건립하는 등 치매·중풍노인 보호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33곳의 치매노인 주간 보호시설을 42곳으로,외국여행 등으로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치매노인을 위해 단기 보호시설 8곳을 10곳으로 늘린다.또 2002년까지 송파구 삼전동과 중랑구 망우동에 150∼250명 수용규모의 치매요양원을 건립하며 민간 치매노인요양원 건립도 적극 유도·지원한다. ◆ 식품위생 관리 현재 선진국에서 시행중인 HACCP(식품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제도를 도입,모든 식품의 원료와 제조·가공·유통과정을 단계별로 관리,인체에 해로운 요소의 첨가나 오염을 원천 차단한다. 또 시민들이 많이 찾는 두부 콩나물 등 20개 품목에 대한 수거검사를 월례화해 안전한 먹거리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대학과 연계,식품접객업소의 자체위생관리 모델을 개발·보급하는 등 음식점 위생관리를 체계화한다. 이밖에 서울지역에 산재한 86곳의 지역단위 사회복지관을 노인·장애인복지관으로 전환하거나 운영프로그램의 60∼70%를 노인·장애인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 심재억기자 jeshim@
  • 건양대학병원 대전서 새달 개원

    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춘 건양대학병원(의료원장 윤승호)이 2월1일 대전광역시 서구 가수원동에 문을 연다. 지하 2층,지상 10층 건물에 620병상을 갖춘 건양대병원은 24가지 일반 진료과목과 안(眼)센터,골수이식센터,심혈관센터 등 12개 특수진료센터를 운영하게 된다.병원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4대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내원객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또 병동과 진료실간에 서류함을 자동으로 옮겨주는 시스템(ATS:Auto Track System)을 갖춰 간호사 잡무를 크게 줄였다. 건양대병원이 들어선 지역은,그동안 신시가지 개발로 인구가 크게 늘어났는데도 종합병원이 없어 주민들이 크게 불편을 겪는 곳.이 병원이 들어섬으로써 대전 남서부는 물론 논산 부여 등 충남 남부권 주민들이 큰 불편을 덜게됐다.
  • KBS 병원24시 연말특집 ‘그들은 지금‘

    어느 누구보다 맘졸이며 올 한해를 넘긴 사람들이 있다.KBS-2TV ‘영상기록병원24시’제작진.사선을 넘나드는 병상의 헐떡임 곁에서 밤을 지새웠던 이들이 지난 1년의 영상기록과 그 후일담을 모은 연말특집 ‘그들은 지금…’편을 제작,22일 밤10시55분 방송한다. ‘…병원24시’는 의학다큐멘터리라는 특수장르가 공중파에서 1년 넘게 롱런한 드문 케이스로 꼽힌다.이를 통해 제작사인 J프로는 의학다큐 전문프로덕션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혔으며 시청자들은 환자복 속에 갇힌 병동내 일상사의 명암들을 추체험,공감해볼 수 있었던 셈이다. 6㎜ 카메라를 든 카메듀서(1인이 프로듀서와 카메라맨을 겸함)가 15일간 현장을 밀착취재하는 데서 얻어지는 생생한 화면은 평균 10∼15%에 이르는 이프로 시청률의 가장 큰 동인.이에 힘입어 제작진은 단순 병상일지에서 탈피,성전환 수술·생체 간 이식 등 현대의학의 성과,수련의 일지 등 의료인 생활,암·백혈병 등 질병탐구까지 의료체계 전반으로 앵글을 확대해왔다. 22일 방영분에서는 지난 방영분 가운데 소리없는반향을 일으켰던 재영·재현 형제와 국내 여섯번째 생체 간 이식 당사자들의 뒷이야기를 전한다. 자장면 배달을 해서 재활병동의 동생 재현을 뒷바라지 해온 재영.이들은 아직도 생활고에 가로막혀 이산가족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언젠간 오손도손 모여살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간암 말기 상황에서 부인 의숙씨로부터 간을 이식받았지만 열흘째 깨어나지 못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준규씨.이제는 의식을 회복,가족을 위해 살겠다는 평소의 맹세를 조금씩 실천해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중증 장애노인 돌보는 척추장애 소녀의 ‘구슬땀’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1리에 있는 장애복지시설 ‘나눔의집’.개천가에 자리잡은 허름한 건물이었지만 중증 장애 노인들이 모여 있는 방안에는 온기가 느껴졌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구리여고 2학년 허윤영(許允寧·17)양의 밝은 목소리가 눈을 감고 누워있던 윤모옹(76)을 깨웠다.허양은 뇌경색증을 앓고 있는 윤옹의 머리를 감기고얼굴을 씻겼다.조제약을 섞은 미음도 먹였다. 중증 장애인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허양은 척추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허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틈틈이 나눔의 집을 찾는다.어머니한규희(韓奎熙·42·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씨도 가끔 딸과 함께 봉사활동을한다. 허양은 어머니와 세무사인 아버지와 함께 남부럽지 않게 살아 왔다.하지만2년 전 척추가 심하게 휘는 ‘척추측만증’에 걸려 대수술을 받은 뒤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됐다. 허양은 척추에 철심을 박아 지금도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못한다.그녀가 봉사활동에 눈을 돌린 데는 어머니 한씨의 배려가 컸다. 한씨는 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에 대해 허양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허양은 결국 ‘나보다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착하게 살자’고 결심하고 장애인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허양은 수술 직후인 97년 8월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불편한 몸에도 버스로 통근하며 하루 1∼2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수발한 지 1시간쯤 지나면 허양의 얼굴은 울상이되곤 한다.척추가 당겨서 그럴 때도 있지만,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들이 더욱 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허양은 “할아버지가 불쌍해요.어떻게 해야 할아버지의 병이 나을 수 있을까요”라며 울먹인다. 어머니 한씨는 “윤영이가 수술 뒤 병상에서 불편한 자세로 누워 통증을 잊으려고 애써 책을 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이웃을 보살필 때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한씨는 “다른 학부모들도 방학 때 자녀를 마음놓고 보낼 곳이 없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아이들이따뜻한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
  • [고시플라자] 고시학원 ‘스타강사’가 뜬다

    최근 신림동 고시촌에 ‘스타강사’들이 뜨고 있다.고시생 출신의 일부 전문강사들과 현직 변호사들이 고시학원가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고시학원 강사진은 크게 세그룹으로 분류된다.그 하나가 현역 교수나 대학원 학위를 이수중인 고시 경력자 강사진이다.행시 합격생이나 사시를 패스한사법연수원생 강사들도 학원가의 한 축을 이룬다. 그러나 최근 고시학원가에서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는 그룹은 따로 있다.성공한 고시준비 선배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변호사 출신과 오랜 고시준비를 접고 전문강사로 변신한 ‘제3세력’들이 그 주역들이다. 올들어 신림동의 이름난 학원들이 대거 현역 변호사들을 강사로 끌어들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인사만해도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중 민사소송법을 강의하는 이정우 변호사(태학관),유정·이재화 변호사(한림법학원)등이 주가를 높이고 있다.이외도 K,S 변호사 등도 고소득 강사 반열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아직까진 대부분 변호사 일을 겸업하고 있다.하지만 일부 인사는 아예 본업은 포기하고 학원강사를 주업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일부 고시생 출신도 성실한 강의 자세와 각기 자신있는 과목을 전문화,스타급 강사대열에 합류하고 있다.풍부한 고시준비 경험을 밑천으로 동병상련(?)의 고시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 인물이 형법분야 강의에서 성가를 올리고 있는 신호진씨(한국법학원).연세대 대학원 출신인 그는 최근 형법요론과 형사소송법요론 등을 출간,고시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0여년간 수험 경력을 지닌 이원영씨도 요즘 한창 뜨는 강사.최근 KBS-1TV ‘이것이 인생이다’프로그램에서 그의 기구한 인생유전이 소개된 바 있다. 이들 말고도 사시 2차나 1차시험을 통과한 인기강사들도 많다.올해에야 2차를 패스,먼저 합격한 제자가 많다는 민법 강의 전문인 조범제씨와 형사소송법을 특화하고 있는 신이철씨 등이 그들이다.이들은 수험생활 틈틈이 ‘반짝세일’에 나서 왔다. 신림동 고시촌의 슈퍼스타급 강사들중엔 월 2,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인사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강좌당 12만원대인 월수강료와 최고인기 강좌의 경우 수강생이 많으면 500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소득을 어림잡을 수 있다. 문제는 강사들의 수명이 반영구적이지는 않다는데 있다.고시촌의 한 관계자는 “수험생들의 입맛이 워낙 까다로워 5년 주기로 새 추세에 적응하지 못하는 강사들이 도태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굳이 많은 수강생이 몰리는 유명강사를 찾아 뒷자리에 앉아있는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진 않는다”고 지적한다.이어 “지명도는 없더라도 성실하고 실력이 알찬 강사를 골라 자기 학습 스케줄과 매치시키는 게 오히려 합격의 첩경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구본영기자 kby7@
  • [대한광장] 名將은 싸우지 않고 이긴다

    정부·여당의 핵심인사들에게 손자병법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십중팔구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知彼知己者,百戰不殆)’라는 명구(名句)를 꼽을 것 같다.현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정치권은 끊임없이 싸워왔다.‘북풍’‘세풍’‘옷로비 의혹사건’‘언론장악 보고서 공방’ 등등.싸움의 이유야 나름대로 있겠지만 많은 국민들은 싸움구경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텔레비전에 정치인이 등장하면 채널을 돌려버릴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깊은 정치불신과 정치 냉소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임을 생각할 때,최근 시중에 퍼지고 있는 정치 염증은 민주정치체제의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병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이런 상황에서 다음 선거가 사상초유의 지역할거주의가 판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말이 시중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 말을 모른다고 하면 귀가 먼 사람이거나 세상사에 초연한 사람,둘 중에하나다.‘알고 있으나 그래도 압승할 비책이 있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나라의 평화와 국민의 화합보다 자기 한몸이나 자기 집단의 작은 승리를 더중히 여기는 위험한 사람이다. 金武坤 동국대교수·신문방송학 물론 여권 인사들은 항변할지도 모른다.싸움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야당쪽이며,나쁜 것은 그들이라고.야당이 원내 다수파라는 ‘수의 논리’와 장기간에 걸쳐 권력을 장악해온 경험과 인맥에서 오는 정보력을 무기로 국가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발목을 사사건건 잡아왔다고.물론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정책대안의 제시라는 야당 본연의 사명을 뒤로 한 채 ‘상대방이 잘못되어야 내가 잘된다’ 식의 정치공세에 치중해온 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좋든 나쁘든 야당이 선택한 길이고,정부·여당은 국가대표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가야할 길이 있다.혹자는 말할 것이다.현 정권은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사방에서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는 기득권 세력에 포위돼있다고.그러므로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그런 ‘반개혁세력’과의 투쟁에서 결연히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야당의원,언론사,전직대통령 등 각 정치 행위자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쟁투하는 인상을 줌으로써 대한민국 정부를 ‘여러 정치 행위자들 중의 하나’의 이미지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반대의견을 강압적인 수단으로 억누름으로써 군림하던 유신정권도,많은 사람들이 ‘물’로 보았던 ‘6공’도 적어도 국민의 눈에 ‘일개 정파(政派)’처럼 비쳐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그런데 지금 우리 눈에 비친 정부·여당의 모습은 마치 위기에 몰린 소수정파의 이미지다. 우선,정부·여당은 사안이 터질 때마다 나서서 발끈하거나 과민하게 대응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더 중요한 일에 써야 할 역량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특히 청와대는 모든 사안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대통령의 이미지는 국가적 자원이다.사소한 일로 여러 집단들과 싸우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그것은 정치적으로도 손해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라는 점을자각해야 한다. 대우사태로 인해 국가 신인도의 재추락이라는 위기상태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11월에 열리기로 되어있는 북·미회담의 추이도 커다란 관심거리다.방송법 문제도 한시 바삐 넘어야 할 언덕이다.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여야 모두 하릴없는 싸움에 날을 새울 여유가 없다.정치권은 통일문제,정보화,구조조정과 같은 국가의 핵심적 과제를 국민적 의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설득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여당이 먼저 싸움을 걸지 말 것이며,걸어오는 싸움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크게 한번 물러서는것도 방법의 하나다.인내와 관용으로 상징되는 햇볕정책을 국내정치에도 준용하는 것이 어떨까. 세간에는 ‘손자병법’이 무력으로 싸워 이기기 위한 갖가지 기술을 집대성한 책으로 오해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손자(孫子)의 가르침의 핵심은 싸워서 이기는 데에 있지 않다.가장 좋은 장수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善用兵者,屈人之兵而非戰:孫子 謀攻編). 김무곤 동국대교수 신문방송학
  • [의열 독립투쟁] (10)田明雲·張仁煥 의사

    국권이 이미 기울 대로 기운 1908년 3월23일 이른 아침.미국 샌프란시스코페어몬트호텔 앞에서 한 한국 청년이 몸을 숨기고 호텔 안의 동정을 살피고있었다.이 시각 한 대의 승용차가 호텔 정문에 정차하자 일본인 관리로 보이는,실크 모자를 쓴 두 사나이가 호텔 안으로 들어가더니 트렁크 몇개를 들고나와 승용차에 싣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무언가를 직감한 이 한국인 청년은 급히 인근 페리 정거장으로 향하였다.그는 오전 9시30분 정각에 발차하는 미국 대륙횡단열차와 관련해 ‘볼 일’이 있는 듯했다.이윽고 9시 15분경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플랫폼으로 들어서자 역 구내 한 쪽에 모인 일본인 무리에서 ‘반자이(만세)’ ‘반자이’하는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그들은 한 미국인의 전송차 나온 일행들이었다. 함성소리에 싸여 한 미국인이 탄 승용차가 정거장 앞에 멈추어서자 샌프란시스토 주재 일본총영사 고이게 조소(小池張造)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뒤따라 내린 미국인은 얼굴에 상처투성이였다.9시20분 개찰이 시작되자 승객들이역사를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미국인도 열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나서자 이때 철탑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한국인 청년이 품에서 권총을 빼들고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첫 발은 불발이었다.다시 두번째 방아쇠를 당겼으나 이 역시 ‘찰칵’소리만 날 뿐 불발이었다.자신의 권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한국인 청년은 권총을 거꾸로 고쳐잡고 차에 오르려는 미국인을 맹타하기 시작했다. 급습을 당한 미국인이 몸을 피해 도망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첫 발은 한국인 청년의 오른쪽 어깨를 빗맞고 지나갔고 두번째,세번째 탄환은 미국인의 등과 허리에 명중했다.두 사람은 땅바닥에 쓰러졌다.쓰러진 미국인은 친일파 스티븐스과 한국 청년 전명운(田明雲·1884∼1947)의사였다.총을 쏜 사람은 또다른 한국 청년 장인환(張仁煥·1876∼1930)의사였다.이른바 ‘스티븐스 처단의거’로 불리는 이 사건은 한국의 애국청년들이이국 땅에서 이룩한 쾌거였다. 전명운 의사는 서울 출신으로 일찍 양친을 여의고 불운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가업인 포목전을경영하던 장형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전 의사는 약관 20세인 1904년 2년제 신식학교인 한성학원을 수료하면서 시국과 개화에 눈뜨기 시작했다.어릴 때부터 의협심이 강하고 용맹투사로 소문나 있던 전 의사는노상에서 한국인 부녀자를 희롱·모욕하는 일본인들을 응징한 뒤 신변에 위협을 느껴 천주교 신부의 도움을 받아 상하이로 망명하였다. 상하이에서 다시 신부의 주선으로 미국 화물선 스타피시호의 취사장 인부로 고용된 전 의사는 대만·일본 등을 거쳐 그해 9월 하와이에 도착했다.이곳에서 1년간 농장 인부로 일하던 전 의사는 이듬해 1906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여 부두노동자,철로공사장 노동자,채소 행상 등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갔다.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민노동자와 몇몇 유학생,우국 망명가들이 모여 1905년 4월 공립협회(共立協會)를 창립,기관지 ‘공립신보’를 통해 교민들의 세력을 규합하는 등 항일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전 의사 역시 공립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한편 1908년 3월 한국통감부의 외교고문이자 친일파인 미국인 스티븐스가워싱턴을 방문하는 길에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한다는 정보가 교민사회에 입수되었다.스티븐스의 귀국은 대외적으로는 일제가 다년간의 공로를 인정,특별휴가를 준 것으로 돼 있었지만 내면적으로는 일본 외무성과 한국통감부의 밀명을 띤 귀국이었다.당시 미국 내에서 일본인 노동자들에 대한 배격운동이격화돼 미 의회에서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자 일제가 그를 긴급 파견,미 국회의원과 유력자들을 만나 법안 제출·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3월3일 요코하마를 출발해 귀국 길에 오른 스티븐스는 선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항구적인 동양 평화를 위하여 한국은 독립을 포기하고 일본의 보호 아래 그 일부로 편입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으며 3월20일 샌프란시스코 도착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일본의 한국 지배는 한국에 유리하다”는 등 친일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같은 내용은 미국 신문에 보도돼 재미교포 독립운동가들의 격분을 샀다. 공립협회 회원들은 스티븐스가 머문 페어몬트호텔로 찾아가 발언내용 취소를 요구하며항의했으나 거절당하자 그를 응징했다.이날 저녁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은 스티븐스 구타 경과보고를 겸한 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했는데 이자리에서 전 의사는 자신이 스티븐스를 처단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 자리에 있던 장인환 의사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전·장 두 의사는 23일 아침 일찍 워싱턴으로 가는 대륙철도를 타려던 스티븐스에게 세 발의 탄환을 날렸다.피격 후 스티븐스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긴급 치료를 받았으나이틀 뒤인 25일 복부 탄환 제거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였다. 3월27일 전 의사는 병상에 누운 채 살인미수 혐의로,장 의사는 계획에 의한 일급 모살 혐의로 각각 샌프란시스코 경찰법원에 기소되었다.교민사회에서는 두 의사의 무죄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호소하는 한편 변호사 비용 등 경비 모금에 나섰다.공립협회 회원이자 두 의사 후원회 임시서기인 송종익(宋鍾翊)은 현지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두 의사의 스티븐스 처단은 한국의 독립 쟁취를 위한 투쟁이라고 밝히고 재판 과정을 독립전쟁의과정으로 인식해줄 것을재판부에 호소하였다. 3차에 걸친 예심을 마치고 6월27일 전 의사는 증거 부족으로 석방되었으나장 의사는 8개월 동안의 재판 끝에 12월23일 ‘애국적인 발광(發狂) 환상에의한 2급 살인죄’로 판정,극형은 면하고 이듬해 1월2일 열린 언도공판에서금고 25년형을 선고받았다.장 의사는 1919년 1월17일 가출옥으로 석방됐으며1924년에는 자유의 몸이 됐다. 전 의사보다 8세 연상인 장인환 의사는 1876년 평양 출신으로 장 의사 역시 조실부모하고 청소년기를 불우하게 보냈다.각지를 전전하며 상점점원 노릇을 하기도 하고 잡화상을 경영하기도 했던 그는 평양에 살면서 청일전쟁을직접 체험하였다.1904년 하와이로 이민,사탕수수 농장에서 2년간 일하다 1906년 캘리포니아로 옮겨 노동자생활을 하던 장 의사는 일제가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국권을 박탈하자 ‘대동보국회’ 가입을 계기로 항일 대열에동참하였다. 한편 전·장 두 의사의 의거는 항일독립운동사에서 특별한 의미의 성과로기록되고 있다.우선 두 의사의 ‘스티븐스 처단’은 국내 민족진영에활기를 불어넣어 일시 수세에 있던 의병투쟁을 공세로 전환시켰다.또 두 의사의 의거·재판을 모두 독립전쟁의 일환으로 국내외에 인식시켰다는 점이다. 의거 이후 전 의사는 러시아령 연해주로 망명,현지에서 안중근(安重根)의사와 교유한 적이 있는데 전 의사의 의거 이듬해인 1909년 안 의사의 이토(伊藤博文) 처단은 전 의사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미국인 친일파를 처단,한국 청년의 기개를 세계 만방에 드날린 두 의사는 모두 불행한 말년을 보냈다.의거 후 재판에서 무죄 석방된 전 의사는 일제의 감시와 암살 위협 등의 압박감에서 이름마저 ‘맥 필드’로 바꾸고 9월 연해주로 일시 망명했다가 1919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그때 부인과 양자로 입양한 조카를 만났으나 두 사람 모두 1927년 사망해 두 딸을 어렵게 길렀다.태평양전쟁이 일어난 후 한인국방군 편성계획을 미육군사령부에 제출,노년까지 항일활동을 하던 전 의사는 해방 이듬해인 1947년 11월18일 63세로 LA 노인아파트에서 타계해 갤버리 천주교묘지에묻혔다. 94년 전 의사의 유해는 봉환돼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장 의사는 전 의사보다 비극적인 노년을 보냈다.1919년 1월 가석방된 후 실의와 병고를 이기지 못한 장 의사는 1930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샌프란시스코 공동묘지에 묻혔던 장 의사의 유해는 75년 국립묘지로 이장돼 사후 45년 만에 영원한 안식처를 갖게 됐다.두 의사는 모두 지난 62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을 추서받았다. 정운현기자 jwh59@ *田·張의사가 처단 스티븐스는... 전명운·장인환 두 한국 청년이 처단한 미국인 스티븐스는 어떤 인물인가. 처단될 당시 일제 한국통감부의 외교고문으로 있던 미국인 스티븐스는 1852년 미국 오하이오 태생으로 19세때 오버린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컬럼비아대학 법리과·외교학과를 졸업했다.처음 미 국무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1882년 주일 미국공사관에서 1년간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일본과 인연을맺게 됐다. 이듬해 이곳을 사직한 그는 주미 일본영사관의 서기관으로 변신하였고 이듬해 다시 일본 외무성고문으로 채용되어 본격적인 일제의 침략외교를 자문하기 시작했다.그가 한·일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1882년에 일어난 갑신정변의 결과로 체결된 ‘한성조약’ 체결때이다.일본측 전권대사인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를 따라 내한한 그는 이노우에를 뒤에서 자문한 공로로 욱일장(旭日章)을 받았다. 스티븐스는 이후에도 영·일동맹과 뒤이은 포츠머드 강화조약에서 일본이한국을 ‘병합’할 수 있는 길을 트는 데 크게 기여했다.이같은 공로로 그는 1904년 한·일간 체결된 ‘외국인 고문에 관한 규정’에 근거,대한제국 정부의 외교고문(1905년 ‘을사조약’ 체결 이후에는 한국통감부 외교고문)으로 초빙됐다. 그는 ‘몸’은 미국인이었지만 ‘마음’은 일본을 위하는 자였다.일제가 대한제국의 국권을 침탈한 1905년 ‘을사조약’ 체결시는 물론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 이후 고종의 강제 퇴위와 ‘정미 7조약’ 체결때도 그는 배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이후 그는 한국의 민족진영으로부터 처단 대상으로 지목됐고 전·장 두 의사에게 처단될당시 그의 나이 55세였다. 샌프란시스코 성프란시스병원에서 수술 도중 사망한 그의 사체는 4월2일 이 병원을 출발,6일 워싱턴에 도착됐다.장례는 8일 교회에서 기독교식으로 치러졌으며 워싱턴 온비루묘지에 묻혔다.이튿날 거행된 추도식은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조화와 일황의 조전 및 조화,그리고 200여명의 조문객이 참여한가운데 거행됐다. 일본 정부는 장례식에서 스티븐스에게 훈1등 훈장을 추서했으며 유족에게조의금으로 15만원을 전달했다.사후 발견된 그의 예금통장에는 2만6,000여원의 거금이 입금돼 있었는데 이 돈은 그가 일본 정부로부터 친일 대가로 받은것이었다. [정운현기자]
  • [의료문화 바꿔봅시다] 종합병원 多人병실 입원 ‘별따기’

    대형 종합병원마다 의료보험이 최대로 적용되는 5∼10인 병실을 구하지 못해 속태우는 환자들이 많다. 이는 환자가 종합병원에 편중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병원이 지나치게 수익성을 앞세워 특실이나 1∼2인실 위주로 병실을 운영하기 때문이라는 불만의소리가 높다. 실제로 환자가 입원할 때 처음부터 의료보험이 대부분 적용되는 기준병실에들어가기는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보통 특실 등에서 1주일 이상 기다리면서 끊임없이 병실을 옮겨달라고 해야 옮길 수 있다. 얼마전 한 종합병원에서 디스크수술을 받은 임모씨(42)는 “입원 10일만에퇴원했는데 그중 8일을 1인실에 있었다”며 “병원비용중 절반이 넘는 150만원이 입원실 비용이었다”고 말한다.그는 “서민 입장에서 볼 때 본말이 전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현재 의료법상 종합병원은 전체 병상수의 50%이상만 기준병실로 운영하면 된다.따라서 대부분의 병원은 기준병실 병상 비중을 전체의 50%를 겨우 넘긴수준에서 운영하고 있다.서울대병원이 51.23%,신촌세브란스병원52.5%,삼성서울병원이 58,1%,순천향대병원 54.8% 등이다. 기준병실은 보통 5∼10인실로 운영된다.입원비 본인부담금은 하루에 내과계4,851원,외과계 3,820원이다.이에 비해 상급병실 본인부담금은 3∼4인실 3만∼5만원,2인실 7만∼10만원,1인실 14만∼18만원,특실 20만원 수준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다인실을 많이두고 환자를 많이 받는 게 오히려 병원 수입에 도움이 된다”며 “따라서 소수병실이 많아 수입이 많다는 것은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평수 서비스산업단장은 “2인실,3인실이라 해도 사실 6인실 보다 1인당 병실 면적이 넓지 않다”며 “따라서 소수 병실 비중이 높으면 당연히 병원 수입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일반병실 환자수용 6명이하로

    내년 1월부터 일반병실의 수용인원이 6명 이하로 법제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일반병실의 병상수가 규정되지 않아 병원마다 입원비가 제각각이라는 국정감사 지적에 따라 내년부터 발효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 일반병실 확보율과 인원기준을 정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복지부는 내년 1월 시행에 앞서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 이같은 방침을 대한병원협회에 통보했으나 병원들이 경영손실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현재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상은 전체 병상수의 50% 이상 확보하도록규정하고 있으나 일반병실의 수용인원을 별도로 정하지 않아 병원별로 일반병실 규모가 6인실에서 10인실까지 차이가 난다. 국민회의 김명섭(金明燮)의원이 최근 서울시내 100병상 이상 병원 62곳을조사한 결과 일반병실 병상수가 불분명한 채 4∼6인실,8∼10인실 등으로 멋대로 운영하는 병원이 21곳이었다.또 상급병실(특실)과 병상이 1개 차이인데도 하루 입원비는 평균 2만800원 격차가 났다. 임태순기자 stslim@
  • [기고] 민주화운동 기념관 건립의 당위성

    60∼70년대 신문을 뒤적이다 보면,독립운동가 누구누구 혹은 그의 가족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대서특필한 기사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의 힘겨운 삶은 바로 ‘일제 잔재의 청산’ 여부와‘사회정의’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었다.이와 마찬가지로 오늘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인권 수준은 지난 시절 민주화를 위해 몸바쳐 애쓴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70년대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 섰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장준하 선생의 부인은 편지봉투 풀칠을 해서 삶을 이어갔다고 하고,지금 병상에 계신 송건호선생은 자식들 학교도 제대로 못보냈다고 한다.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자식을 민주화의 제단에 바친 이한열·박종철군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오늘도 여의도 시멘트바닥에서 독재정권 하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사인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농성을 하고 있다.70∼80년대의 수많은 이름없는 민주화 투사들이 오늘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가능할 것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최고의 교육이다.불의와 타협하고 편법과 부정을 능사로 여기며 살았던 사람들이 여전히 잘 먹고 잘 살아간다면 그것을 보는 후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양심과 정의,공동체를 위해 애쓴 사람들이 곤곤한 삶을 이어간다면 사람들은 그러한 삶을 기피할 것이다.오늘날민주화운동은 과거의 민족운동이 그러했듯이 이렇게 초라하고 빈궁한 삶으로 우리에게 형상화돼 있다.공동체를 위해 힘쓴 이들,그리고 공권력의 부당한행사로 희생된 사람과 그 가족들의 하루하루가 힘겹고 곤궁한 만큼 오늘 우리사회의 부패와 부정,비민주성과 인권침해의 뿌리는 깊고 넓다. 이 세상에서 우연이란 없고,거저 얻어지는 것도 없다.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그리고 씨랜드 피해자들은 자신들만 억울한 사람으로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 사람을 이토록 무시하고 외롭게 만드는 사회에서,자신과 가족의 번영과 행복을 도모하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생각하는 소시민들에게 사회비리의 총알은 비켜가지 않는다.그것은 공무원이 부정부패로 얼룩진 하수도 매설공사의 도면을 없애버리면,도면없이 땅을 내리찍는 포크레인에 의해 매설된 수도관이 터지고,전선이 끊어져 인근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추가적인 예산지출을 요구해 국민들에게 세금부담을 지우는 것과 같다.우리는 지금 30년의 군사독재가 저질렀던 공권력의 범죄,민주화 운동의 소중한 기억을 지워버린 대가를 매일 지불하고 있다. 박정희기념관 건립이 30년동안 권력과 돈의 단물을 누려온 사람들의 기득권 유지보전을 위한 ‘정치’전략이라면 민주화운동 기념관은 우리사회의 정의와 양심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사람들이 그동안 무시·왜곡돼온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집결하기 위한 ‘정치적’ 몸부림이며,결집된 기억을 사회 공유의 자산으로 만들어 후대에 전수함과 동시에 민주화의 전통을 오늘에 재활성화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기억투쟁’이며,의로운 일을 하다가 고초를 당하고 불의의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한풀이굿’이다. 일제하의 민족운동이 국민국가건설 운동이었다면,분단 이후 민주화운동은진정한 ‘국민’의 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운동이었다고 볼 수 있다.비록 70∼80년대 민주화운동이 국가를 책임지는 세력이 되지는 못했지만,20세기의불행한 역사를 청산한 새로운 국민국가의 도덕적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점에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념관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 정도의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상징이 필요하고,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반민주·비인권적 상황에 대항할 수 있는힘의 원천이 필요하며,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게 어떤 삶이 바람직한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교과서가 필요하다.박정희기념관보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먼저 건립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 [대한광장] 우직한 생선장수

    사람의 심성이란 너나 할 것없이 요사스런 부분이 있어 혼자 얼굴을 붉힐때가 적지 않다.나와 이해관계가 없을 때는 냉철하게 평가할수 있던 내용이내가 그 상황에 부닥치면 그 평가가 대조적으로 회전될 때 그러하다. 예를 들면 선배들이 처음으로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라는 소리를 듣고 분개하거나 흥분하는 것을 보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들에게 연민을 갖거나 더러는 ‘그럼 당신이 젊은이신줄 아시나? 착각도 자유지…’어쩌고 속으로 뇌까리며 조소를 하기도 한다.그러다 정작 본인이 그 입장이 되어지면 앞선 선배들보다 더 흥분하면서 요즘 사람들의 시력이나 사람평가하는 기준의 변화를 역설한다.그러면서 속으로 그러는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워져서 어설픈 미소를 머금기도 한다. 며칠 전,연신내시장 생선좌판대 앞에서 50대 중반쯤의 교양있어 보이는 부인이 얼굴을 자주빛으로 붉히고 생선장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생선장수 또한 남들도 들어보라는듯 유난히 큰소리로 맞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하,참,할머닝깨 할머니라 캤제,지가 말 잘못했습니까? 사기 싫으모 고마놔두이소,할매가 안사가도 팔 데 많으니깨.참말로 벨난 할매 다보겄네” 서른살을 갓 넘었을까한 생선장수가 양손에 들고 흔들던 살찐 갈치 두 마리를 다시 좌판대에 철썩 놓으면서 고개를 내둘렀다.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동병상련의 기분 때문인지 홱 돌아서 가버리는 그 부인에게 동정심이 갔다. 생선도 살겸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한마디 거들었다. “이왕이면 ‘아주머니’라든가 ‘사모님’이라든가 그것도 마뜩찮으면 부모님 연령이시니 ‘어머니’라든가,좋은 말들이 얼마든지 있지않수.저 손님어디로 보아도 할머니는 아직 아니신데,그렇게 부르니 섭섭하지 않으시겠수?” 그러자 옆에 섰던 다른 손님들도 필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씩 동조했다.생선장수는 주변의 반응 때문인지 ‘하,참’ 소리만 거듭할 뿐 더는말이 없었지만 마리당 1만5,000원짜리 살찐 갈치 두 마리를 구입하려는 큰고객 한사람을 놓치고 만 것이었다. 자신의 늙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시기가 초로(初老)로 진입하는 문턱쯤이라고들 말한다.그러나 문턱을 넘어섰어도 역시 젊게 호칭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고 인사치레인줄 알면서도 젊은 호칭은 자신감을 갖게 하는 ‘묘약’같은 것이라고들 이구동성으로 말한다.그렇다면,특히 장사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백분 그 호칭을 이용하여 자기 잇속을 차려야할 것이거늘, 듣기싫다는 고객에게 우직하게 고집할 형편은 결코 아니었다. 세상만사 제반사가 자기와 당장 이해관계가 없을 때 객관적인 평가와 비판을 할수 있다는 말은 앞서 언급했다.늙음을 맞이할 때 외에 그 평가가 확연히 뒤집히는 경우 중의 또 하나가 혼수나 예단 오갈 때가 아닌가 싶다. 과잉혼수·예단을 맹렬히 비판하던 동료들이 자신이 그 문제에 봉착하면 평소의 주장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오히려 한술 더 뜬 모습으로 자신들의 손해는 피하고 이득만 취하고자 옛날의 순수했던 자기모습을 거침없이 지우는가 하면,설득력없는 자기합리화를 강조한다. 딸을 결혼시킬 때는 혼수 예단을 비판하고 아들을 결혼시킬 때는 예단목록을 타인의 몇 배나 나열하는등,동일한 행위를 두고 며느리는 잘못이라 말하고 딸은 잘한 일로 말하는 이율배반적인 보통사람들의 심리가 우리의 결혼풍토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그래서 ‘자식가진 사람들 말 함부로 뱉지말라’는 속설이 나오기도 했겠지만…. 상시절,가을이다.추수철을 앞두고 시장은 나날이 북적거릴 것이고 이어지는결혼시즌으로 장사를 하는 상인이나 혼기의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말의 성찬을 벌일 때다. 당장 나에게 이해관계 없다 하여 유창한 언변,기분대로 구사하고 훗날 혼자부끄러워지는 일 없도록 사는 것이 지혜로울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만,그러나삶이라는 게 이것저것 재다보면 결국 벙어리로 살 일밖에 없겠다는 생각도들어 쓴웃음이 머금어지기도 한다. [金芝娟 작가]
  • 골수이식에 대한 ‘편견 벗기기’

    MBC가 골수이식과 관련된 ‘미신 벗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미 몇몇 프로를 통해 골수이식만이 희망인 ALD병 환자들의 사례를 제기한MBC-TV는 교양제작국 차원에서 후속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이 문제를 사회이슈화 해나갈 계획이다. 골수이식에 대한 몰이해로 고통받는 윤관·용해·홍주 세 어린이의 사연이지난 9일 ‘생방송!임성훈-이영자입니다’와 21일 ‘PD수첩’을 통해 잇달아 방송되자 MBC측엔 기증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으며 PC통신으로도 네티즌의 격려가 쏟아졌다. MBC측은 이를 발판삼아 이번주에도 ‘생방송…’(29일 오전9시45분)과 ‘MBC스페셜’(10월1일 오후11시15분)등을 통해 골수이식만이 살길인 또다른 환자들의 사례에 메스를 댄다.‘생방송…’은 수소문끝에 조직이 일치하는 골수공여자를 찾았으나 갑작스런 기증의사 철회로 난관에 부딪힌 12세 백혈병환자 선종이를 소개한다.이와 함께 남들이 한번도 꺼리는 골수기증을 세번씩이나 마다하지 않은 이연(25)씨를 만나 배경얘기를 들어본다. ‘MBC 스페셜’은 백혈병중에서도 희귀병인 ‘필라델피아 크로모좀’에 걸린 호영이의 투병기를 담은 ‘여섯살 호영이의 두번째 전쟁’편을 방송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호영이는 ABC방송과 지역신문 등에서 잇달아 대서특필,지역 유명인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껏 맞는 골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이의 병엔 특이한 동양인 골수가 필요한데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들의 골수기증률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이 프로에서는 호영이의 눈물겨운 병상일지와 함께 골수기증률을 높일 수 있는 의식적·제도적 보완책을 짚어본다. 우리 사회의 골수기증률이 낮은 것은 채취 절차 및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과편견이 만연해 있기 때문.골수를 뽑으려면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까지 오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실제는 헌혈만큼 간단하며 재생산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도 아무 지장이 없다.골수기증이 필요한 환자는 줄잡아 3만여명에 이르는데정부가 지원하는 골수검사 비용이 고작 3,000명분 뿐이라는 점도 걸림돌 꼽힌다. MBC 교양제작국 장덕수CP는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소외지역을 밝히는 것도 방송의 큰 역할”이라면서 “앞으로도 교양제작국내 여러 프로들이 손잡고 사회의 모순을 발굴해 부각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故 崔鍾賢회장 유고집 ‘21세기 일등국가’요약

    SK추모위원회(위원장 孫吉丞)는 오는 26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고(故) 최종현(崔鍾賢)회장의 1주기에 맞춰 최 회장의 유고집 ‘21세기 일등국가가 되는 길’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 유고집은 최 회장이 별세하기 직전 1년여 동안 병상에서 직접 쓴 기록으로 생전의 경영철학과 국가경제는 물론 정치,행정,교육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한국어·영어·일어 등 3개 국어로 출간되는 유고집을 통해 최 회장은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지역주의(Regionalism)와 세계화(Globalization)가 확대,새로운 기업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새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규모 축소,공공단체 민영화 등을 통한 민간경쟁원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그의 21세기 정책제안을 간추려본다. 작은 정부 정부조직과 기구를 축소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방법을강구해야 한다.작은 정부란 정부가 관할하는 조직이 작다는 의미이지 운영규모나 효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전쟁위협이 사라지면서 국방관련 정부조직과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군사안보 개념이 달라짐에 따라 국방조직을 개편하고 지역안보 또는 세계안보체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축할 것인 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직·간접으로 소유·운영하고 있는 영리단체,공사는 모두 민영화해야 한다.철도·항공·정보통신 업무 등의 상당부문도 민영화할 수 있다.공립학교도 사립학교에 준해서 민영화할 수 있는 부문을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 정치·행정개혁 대통령 중심제든 내각책임제든 대통령 및 총리 입후보자에 대한 검증과정이 강화돼야 한다.엄정하고 성실성을 갖춘 기구를 만들어 정당공천 전에 심사를 하거나 경쟁을 거쳐 공천을 받게 한다든지,복수공천을해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늘리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요컨대대통령 입후보자격을 심사하는 독립적 심사기관이 있어야 한다.의회도 국회의원수를 줄여야 한다.의원 입후보자에 대해서도 선거전 자격을 검증하는 심사기구가 필요하다. 행정관료를 뽑을 땐 성장배경,교우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엄정한 업무수행평가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심사기구는 정부와 민간 반반으로 구성,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관료급여는 민간기업 종사자보다 월등 높아야 부패를 막고 인재를 구할 수 있다. 사회복지제도 20세기 말에 와서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다.경제학자들은 선진국과 같은 과다한 복지행정을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일정기간만 도움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자생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실업문제와 관련 정부가 직접 보험회사 구실을 해선 안된다.기존 사회보험또는 보험회사에 일임,경쟁을 유발하는 게 좋다.실업수당은 공짜보다 싸게융자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의료보험도 민간보험회사에 개인적으로 가입할능력이 없는 저소득층,부모 없는 유아 등에 대해서만 정부가 보장해줘야 한다. 국민 연금제도는 연금보험을 민영화해 정부의 직접적인 보조대상을 최대한축소해야 한다.최저임금제에 대해선 경제학자들도 오히려 실업문제만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제 높은 세율의 소득세와 상속세 부과는 열심히 일하려는의욕을 빼앗을 수 있다.경제가 발전할수록 소득원이 다양해지고 높은 소득을 얻는 사람이많아져 정부 개입없이 소득재분배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상속세율도 굳이 1세들의 의욕을 좌절시키지 않는 선을 고려해야 한다.결론적으로 소득세나 상속세 모두 누진세가 아닌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게 좋다. 정부규제·노사관계·교육 정부 규제는 국가가 강한 의지를 갖고 기구축소 및 인원을 감축하면 쉽게 폐지할 수 있다.노사가 화합해야 이익이 늘어서더 많은 일거리와 더 많은 보수가 가능해진다.앞으로 기업경영에는 어디까지가 근로자이고 어디까지가 경영자인지 구분이 불분명해지게 된다.21세기는사람을 관리하는 인적 활용의 경쟁시대가 될 것이다.따라서 체육시간을 심신수련 시간으로 바꾸고 교과과정과 내용도 몸과 마음을 동등하게 수련 또는단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환용기자 dragonk@
  • 고령화시대 치매관리대책 시급하다

    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에 사는 주부 김정순씨(41).김씨의 가장 큰 소원은‘잠 한번 푹 자봤으면’하는 것이다.그녀는 24시간 긴장속에 지낸다.치매환자인 시아버지 조모씨(74)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집안을엉망으로 만들어놓기 때문이다.벌써 3년째다.더 암울한 것은 아무런 대책도없고,그 고통스런 생활이 언제 끝날지도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고령화시대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노인 수는 약 22만명.65세이상 노인 320만명의 8.3%에 달한다.하지만 치매환자를 밖으로드러내 보이기 꺼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실제는 10%가 훨씬 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21세기에는 고령화에 비례해 치매환자가 크게 늘 전망이다.세계노인의 해한국조직위원장인 김병태 의원(국민회의)은 “2020년쯤이면 치매환자가 지금보다 3배 정도 늘어난 6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범국가차원의 적극적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치매관리 실태는 어떤가.한마디로 ‘수준이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전국적으로 치매노인을 위한 전문요양원은 14개,치매전문병원이 9개 정도 있을 뿐이며,주간보호소 34개,단기보호소 17개정도가 있다.전국 보건소에는 치매환자신고센터가 개설돼 있다.하지만 신고접수만 받을 뿐 실제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다.부족한 시설과 인력이나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역할도 없는 형편이다. 치매노인의 10%,즉 2만명 이상은 전문병원 등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중증치매를 앓고 있다.하지만 전국적으로 치매환자가 차지하고 있는 병상은 1,000여개에 불과하다.그만큼 치매는 치료와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다.현재 대부분의 치매환자는 싫든 좋든 가족들이 돌보고 있다.따라서 치매환자 가정에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가정중심의 치매환자 관리를 위해 강남대 노인복지학과 고양곤 교수는 “가정을 방문해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정봉사원 서비스와 보호센터 증설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250개의 가정봉사원센터와 160개의 주간보호소,40개의 단기보호소가 필요하다는 것. 그러면 현재 치매환자를 위한 정부의 노인복지 예산은 얼마나 될까.고교수는 “노인복지예산만을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불효자국”이라고 혹평한다. 금년 약 80조의 정부 예산중 노인을 위한 복지예산은 1,900억원 정도.인구의 7%인 노인을 위해 쓰는 돈이 0.24%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그 가운데 치매관리를 위해 쓰는 돈은 300억도 채 안된다.이러한 수치는 전문가들이 치매관리를 위해 우선 급하게 필요하다고 분석한 2,600억원보다 턱없이 적다. 치매전문병원 등 치매환자를 수용해 치료,관리하는 전문시설을 단기간에 대량으로 만드는 것은 예산상 불가능하다.또 치매환자를 시설수용 위주로 관리하는 것은 가정 중심의 관리에 비해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한국치매협회 우종인 회장(서울대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치매문제에서 앞으로 정부가 해야할 역할은 가족이 치매환자를 돌보는데 고통을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노인의 해’다.21세기를 코앞에 두고 치매 문제에 대한 국가적,전세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치매 치료를 언제까지나 자식의 효도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짧게는 2∼3년,길게는 20년 이상 치매부모를 돌보는 동안 부부사이에 금이 가고 부모형제간 온정이사라지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이다.고통받는 가족들의 ‘도와달라’는 호소를 정부가 더이상 외면해선 안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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