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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한화, 키움에 또 무너지며 11연패 수렁

    오늘도… 한화, 키움에 또 무너지며 11연패 수렁

    좀처럼 부진을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화가 키움의 홈런포와 수비 실책에 무너지며 11연패를 당했다. 공격면에서도 몇 차례 기회를 날리며 연패를 자초했다. 한화는 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서건창과 전병우의 홈런포에 일격을 당하며 3-7로 패배했다. 연패 탈출을 위해 좌익수 최진행, 3루수 김회성 등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지만 이전과 경기 내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키움은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서건창이 시작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흔들린 한화 선발 김민우는 김하성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로 2루에 안착한 김하성이 박병호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1회부터 2점을 내줬다. 한화는 시즌 초반 가장 강력한 외국인 투수로 떠오른 에릭 요키시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1, 2회 모두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3회에도 최재훈이 1사 상황에서 안타를 때렸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한화는 찾아온 기회마저 날리며 패배를 자초했다. 4회 정은원의 2루타, 제라드 호잉의 1루타가 터지며 무사 주자 1, 3루가 만들어졌지만 4번 타자 이성열이 내야땅볼로 병살 처리가 되면서 1득점에 그쳤다. 6회에도 이용규와 정은원의 연속 안타가 터졌지만 호잉이 좌익수 뜬공, 이성열이 삼진, 김태균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클린업 트리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무사 주자 1, 2루의 상황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하면서 패색이 더욱 짙어졌다. 결정적인 수비 실책도 나왔다. 7회 2사 1루 상황에서 이정후가 투수앞 땅볼을 쳤지만 박상원이 던진 공을 김태균이 잡지 못하면서 1루 주자 서건창이 홈에 들어왔다. 이어 박병호의 볼넷 출루와 박동원의 2루타로 키움은 7회에 3점을 더 보탰다. 7회말 노시환이 정진호와 김회성을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추격하면서 앞선 실책이 더 아쉽게 됐다. 한화는 추가 실점 없이 8회와 9회를 막았지만, 키움의 마무리로 나선 양현에게 봉쇄당하며 씁쓸한 11연패를 당했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5경기 0.333 살라디노가 살아나고 있다

    5경기 0.333 살라디노가 살아나고 있다

    고민 안겨줬던 살라디노 최근 경기서 살아나타격감 장착하니 멀티 수비 능력까지 돋보여시즌 6타점 중 4타점 최근 5경기에서 올려삼성의 고민거리였던 타일러 살라디노가 최근 살아난 타격감을 자랑하며 삼성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살라디노는 키움의 테일러 모터와 함께 방출 1순위로 거론되던 선수에서 점점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선수로 변신하고 있다. 살라디노는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팀이 1-4로 지고 있던 7회 무사 1, 2루에서 살라디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팀의 득점을 만들어냈다. 자칫하면 상대 1루수 이원재가 병살 처리할 수 있던 상황에서 살라디노의 강한 타구는 이원재의 실책을 만들어냈고 NC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계기가 됐다. 살라디노는 9회에도 선두 타자 출루로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했고, 이후 홈을 밟아 동점 득점을 만들어냈다. 삼성은 결국 세이브 1위 원종현을 공략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시즌 6타점 중 4타점을 최근 5경기에서 만들어냈을 만큼 살라디노는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멀티 수비가 되는 강점을 가지고도 공격력이 무뎌 삼성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었던 살라디노지만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멀티 수비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살아나고 있다. 살라디노는 이날 1루수와 좌익수를 겸하며 팀 운용의 폭을 넓혔다. 26일 롯데전에선 3루수로 활약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투타 엇박자로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살라디노의 부진도 한몫했다. 모터는 35만 달러로 최저연봉을 받아 그나마 면피가 됐지만 살라디노는 90만 달러로 몸값도 비쌌다. 그러나 최근 살라디노가 어쩌다 한 번씩 안타를 치는 선수가 아니라 매경기 안타를 치는 선수로 거듭나면서 삼성도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직 다린 러프의 빈 자리를 채우진 못하고 있지만 살라디노가 지금의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공수 양면에서 삼성을 이끄는 복덩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17안타+배제성 무실점 호투 kt, 한화 꺾고 5할 승률에 성큼

    17안타+배제성 무실점 호투 kt, 한화 꺾고 5할 승률에 성큼

    kt가 선발 배제성의 호투와 전날에 이어 또다시 달아오른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한화를 꺾었다. kt는 시즌 초반 3연패로 시작한 부진을 딛고 5할 승률에 -1만 남겨뒀다. kt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2차전 경기에서 8-1 승리를 거뒀다. 선발 배제성은 지난 14일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어 이날도 7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타자들은 김민혁을 제외하고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 장단 17안타를 뽑아내며 연이틀 불방망이를 뿜었다. 한화는 1회 이용규의 볼넷 출루와 김문호의 2루타로 1사 2,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범타에 그치며 점수를 얻지 못했다. kt는 선두 타자 심우준의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에 성공했고, 후속 타자들의 진루타와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얻었다. 2회에도 kt의 공격은 계속됐다. kt는 박경수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의 상황에서 배정대와 심우준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났다. 3회에도 선두 타자 강백호가 안타로 출루하더니 황재균의 2루타 때 홈을 밟았고, 도루를 통해 3루에 안착한 황재균을 박경수가 희생플라이로 불러들이며 점수 차를 5-0까지 벌렸다. kt는 5회 황재균과 박경수의 연속 안타로 선발 장민재를 끌어내렸고, 장성우의 볼넷과 배정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얻었다. 6회에도 2사 상황에 들어선 로하스가 2루타를 때린 뒤 황재균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7-0으로 달아났고 8회에도 1점을 더 뽑으며 8회 이성열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한화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반면 한화는 번번이 기회를 날리며 1득점에 그쳤다. 1회 1사 2,3루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2회와 4회에는 병살로 잡혔다. 지난 14일 KIA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자책으로 호투했던 장민재는 이날 6자책으로 부진했다. 수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요키시 시즌 첫 승+이정후 결승타… 키움, 삼성 꺾고 4연승

    요키시 시즌 첫 승+이정후 결승타… 키움, 삼성 꺾고 4연승

    키움이 삼성을 꺾고 4연승을 달리며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에릭 요키시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키움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선발 에릭 요키시의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삼성 선발 벤 라이블리는 지난 경기와는 달리 6이닝 2자책점으로 선방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요키시는 1회부터 수비 실책으로 김헌곤을 2루로 내보낸뒤 김동엽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요키시는 흔들림 없이 김상수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뒤 이원석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깔끔하게 마쳤다. 요키시는 2회에도 선두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이후 2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뒤 살라디노의 도루를 저지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키움은 2회 공격에서 박동원의 솔로 홈런으로 1-1 균형을 맞췄다. 3회 삼성은 선두타자 박해민이 안타를 때려낸 뒤 내리 도루 2개를 달성하며 통산 250도루를 달성했다. 박해민의 도루에도 요키시는 3회마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달아오른 삼성 벤치를 잠재웠다. 요키시는 4회부터 6회까지 연달아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키움은 김하성과 이정후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며 2-1로 리드를 잡았다. 요키시는 승리요건을 갖춘 7회 김상수와 교체되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키움은 7회 박준태가 안타로 출루한 뒤 상대 실책을 틈타 2루를 밟은 뒤 서건창이 박준태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때리며 3-1로 앞서갔다. 삼성은 9회 신인 김지찬이 키움 마무리 조상우의 초구를 안타로 만들어 출루한 뒤 김상수의 내야 안타 때 상대 실책을 틈타 3-2로 따라갔지만 마지막 타자 이원석이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삼성은 타선이 5안타로 부진한 데다 산발적으로 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치며 선취점을 얻고도 경기를 내줬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안구정화 투구’ 소형준, 대형 신인의 인상적인 데뷔전

    ‘안구정화 투구’ 소형준, 대형 신인의 인상적인 데뷔전

    팀의 공식 경기에 선발 등판해 깜짝 호투탈고교급 활약으로 kt 위즈 1차 지명 선수한화 상대로 6이닝 1실점 배짱투 선보여“결정구 부족해… 가을야구 돕겠다” 포부kt 위즈의 1차 지명 신인선수 소형준이 데뷔전에서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예고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이강철 감독이 “안구가 정화된다”고 칭찬했을 정도로 눈도장을 찍은 소형준은 공식 데뷔경기 호투로 왜 자신이 1차 지명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소형준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코로나19로 자체 기나긴 자체 청백전만 치르던 각 구단들이 첫 연습경기를 맞아 1~3선발급 투수들을 내보낸 것과 비교되는 깜짝 등판이었다. 이날 소형준 6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베테랑 선배들이 즐비한 한화 타선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출루를 번번이 허용했지만 병살 4개를 유도하며 위기탈출 능력도 선보였다. 소형준은 유신고 재학시절이던 지난해부터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시속 150㎞을 넘나드는 강속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고교 무대를 주름잡았고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kt의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소형준은 현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 감독은 소형준을 5선발로 낙점했다. 이날 처음으로 시도된 3회말 방송 인터뷰에서도 이 감독은 소형준의 투구에 대해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경기 후에는 “아직 한 경기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병살타 유도와 볼넷 이후 위기관리 등 신인답지 않은 운영능력을 보여줬고 커맨드도 훌륭했다”면서 “다시 한번 좋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소형준은 “포수 장성우 선배의 사인대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면서 겸손함을 보였다. 성공적인 투구에도 소형준은 “볼넷 2개가 아쉽다”면서 “확실한 결정구를 만들어야 한다. 우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다”며 부족한 점을 먼저 생각했다. 신인 지명 선수 중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만큼 소형준은 벌써부터 신인왕 후보로 얘기되고 있다. 소형준은 올해 목표를 묻자 “팀의 가을야구”라며 자신의 신인왕보다는 팀에 더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거리의 만찬2’ 시청자 반발에 새 MC 김용민 결국 하차한다

    ‘거리의 만찬2’ 시청자 반발에 새 MC 김용민 결국 하차한다

    김, 성차별·친여 성향 발언 지적 시청자 게시판 1만명 ‘반대’ 청원 양희은도 “여자 셋 잘렸다” 폭로 제작진 16일 첫 방송 차질 불가피 “출연자 검증 시스템 개선 노력을”KBS 2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이 시즌2 방송에서 기존 진행자를 교체하고, 김용민 시사평론가를 기용한 데 대한 논란이 커지자 결국 하차 카드를 내놨다. KBS는 6일 “고심 끝에 자체 개편안으로 배우 신현준씨와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새 MC로 섭외했으나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었다”며 “김씨 또한 하차 의사를 밝혀 제작진도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미 녹화를 해 놓은 16일 첫 방송분 송출 여부를 비롯해 시즌2 제작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하기로 했다. 지난 4일 ‘거리의 만찬’의 진행자가 김 평론가와 배우 신현준으로 바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사회적 약자의 시선으로 시사 이슈를 다뤄 호평을 받았던 프로그램 진행자로 김 평론가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앞서 김 평론가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두고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문제를 일으켰다. 또 친여 성향 발언과 방송을 해 온 그를 주요 프로그램에 배치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진행자 교체 반대 청원에는 이틀 만에 답변 기준 1000명을 훌쩍 넘긴 1만여명이 동의했다. 가수 양희은도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는 글과 함께 다른 진행자 2명과 찍은 사진을 올려 교체 과정의 잡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이날 오전까지도 진행자 교체를 고려하지 않는다던 KBS는 오후 긴급하게 특별 시청자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의 의견을 들은 제작진은 김씨에게 하차 결정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의 만찬’은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등이 2018년 7월 KTX 해고 승무원 이야기를 담아낸 이래 성소수자, 낙태죄 폐지, 간병살인, 다문화 등 사회의 소수를 위한 다양한 주제를 녹여 냈다. 특히 남성 진행자 중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다수인 방송가에서 여성을 앞세워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 미디어상’, 한국 YWCA연합회 ‘좋은 프로그램상’ 등을 받았다. KBS는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정준영 사태’ 등으로 비판을 받은 뒤 최근 여성 메인앵커 기용 등 변화를 모색해 왔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해 말 “내년에는 시청자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청자위원회는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을 진행자로 최종 승인되는 의사 결정 구조가 큰 문제”라며 “앞으로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을 할 때 경각심을 갖고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구속 보단 제구” AL 타선 잠재울 류현진의 무기

    “구속 보단 제구” AL 타선 잠재울 류현진의 무기

    “구속 낮다” 질문에 자신의 강점 어필제구 되는 6개 구종… 타자 교란시켜 어려서부터 제구 강조한 아버지 영향송재우 “류, 커맨드 좋아 적응할 것” “투수는 구속보다 제구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지난 28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자신의 제구력으로 아메리칸리그(AL)의 강타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류현진은 이날 열린 입단식에서 한 기자가 구속이 빠르지 않다는 단점을 언급하자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가운데 던지면 홈런을 맞을 수 있다. 스피드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릴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며 던졌고 지금도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단점에 신경 쓰는 대신 자신의 성공 비결이었던 장점에 더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류현진이 새로 둥지를 튼 AL은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NL)에 비해 타자 친화적인 구장과 공격적인 성향으로 인해 타선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도 그동안 NL 구단들을 상대로 통산 111경기에서 50승 29패 평균자책점 2.86로 강했지만 AL 팀을 상대로는 통산 15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84의 성적으로 상대적으로 약했다. 특히 지난 8월 뉴욕 양키스와의 맞대결에서 4와3분의1이닝 7실점으로 올해 가장 부진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과거 성적에 비춰보면 류현진의 AL행에 물음표가 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토론토가 속한 AL 동부지구는 DJ 르메이휴(양키스·0.327),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0.311) 등 AL 타율 상위 10명 중 4명이나 포진해있을 정도로 강타선으로 유명하다.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의 장점으로 물음표를 자신있게 지우겠다는 태세다. 스트라이크존의 보더라인을 넘나드는 류현진의 제구력은 올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자책점 2.32로 전체 1위에 오르는 무기가 됐다. 류현진은 올해 탈삼진이 163개로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280개(전체 7위)의 땅볼을 유도해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이 1.11(7위)에 달할 정도로 타자들을 잘 유인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90.7마일(시속 145.9㎞)로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과 완급조절 덕분이었다.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을 방망이의 중심에 제대로 맞추기 어려워했고, 류현진은 위기 때마다 병살을 유도해내며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야후스포츠 캐나다’의 앤드류 주버 기자 역시 지난 28일 “류현진이 전통적인 무기(구속) 없이도 성공했다는 게 인상적이다”면서 “그는 핀포인트 제구력으로 직구, 커터, 싱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6구종을 던지는데 5가지 구종을 각각 최소 12% 비율로 구사하면서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린다”고 분석했다. 이어 “류현진은 공짜 출루에도 인색해 볼넷 비율이 3.3%로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류현진은 한국 무대에 있을 때부터 제구력을 강조해왔다. 한화 이글스 시절에도 피홈런에 대해 질문이 나올 때면 류현진은 “볼넷보다는 차라리 홈런이 낫다”는 말을 종종 꺼내기도 했다. 이러한 류현진의 모습은 어려서부터 혹독하게 단련시킨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류현진은 과거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홈런을 맞더라도 볼넷을 주지 말라. 볼넷은 최악이다’라는 말을 노래삼았다”면서 “어린 시절에도 홈런을 맞으면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을 들었지만 볼넷을 허용한 날이면 어김없이 호된 꾸중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 위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류현진이 워낙 커맨드가 좋은 선수라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 없을 것”이라면서 “아메리칸리그에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경기 표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천재형 투수인 류현진이 작년부터 상대 타선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는 느낌이 있다”면서 “본인이 지난 2년 동안 보인 모습만 유지한다면 큰 문제는 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한국조사보도상’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한국조사보도상’

    한국조사연구학회가 2019년도 ‘한국조사보도상’ 신문 부문 수상작으로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의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을 3일 선정했다. 이날 한국조사연구학회는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 등에 발표된 뉴스 가치가 높은 기사 가운데 조사윤리강령의 규정과 원칙을 준수한 기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동아일보의 ‘전관예우, 반칙이고 범죄입니다’, KBS의 ‘인사청문회 20년…회의록 최초 분’, ‘3·1운동 100년, 대한민국의 뿌리가 되다’ 등도 각각 신문과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조사연구학회는 조사와 통계 기법을 활용하는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실무 전문가들이 1999년 설립한 학회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한국조사연구학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 진행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왕년의 KS 주연, 이제는 OK 조연

    왕년의 KS 주연, 이제는 OK 조연

    배영수,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불펜 준비 오주원·권혁·이현승은 등판했지만 부진2019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확률 88.9%(18번 중 16번)에 선착한 두산 베어스와 추격자 키움 히어로즈에는 왕년의 KS 스타 투수들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등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두산 불펜 배영수(왼쪽·38)는 삼성 라이온즈의 KS를 대표한 선수였다. 이번이 11번째 KS인 배영수는 2004년 KS 4차전에서 비공인 노히트노런을 세웠고, 2006년 KS 때는 팔꿈치 통증을 참으며 2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87를 기록한 수훈 갑이었다. 팬들에게 ‘푸른 피의 에이스’로 기억되는 이유다. 올 시즌 두산으로 이적해 5년 만에 KS 무대를 밟은 배영수는 “불펜에서 함께 경기를 준비하면서 후배들을 돕겠다”며 조연을 자처하고 있지만 아직 김태형 감독의 카드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배영수와 함께 두산으로 옮긴 권혁(36)도 삼성에서만 KS 21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과거에는 승부처마다 등판해 팀의 우승을 도왔던 권혁은 지난 23일 2차전에서 9회 등판했지만 두 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쓸쓸히 강판됐다. 수비진이 후속 타자를 병살로 잡아내지 못했더라면 두산의 역전승은 없던 이야기가 될 뻔했다. 이현승(36)은 두산 소속으로 5년 연속 KS 무대를 밟고 있지만 위상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2015·2016년 팀의 마무리로 KS 2연패를 완성했던 선수였다면 올해는 정규리그에서 6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을 정도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베테랑 이현승을 KS에 출전시켰지만 1차전 6회에 등판해 볼넷과 희생타를 허용하며 2명의 타자를 홈으로 들여보내는 등 안정감이 떨어졌다. 2004년 신인상을 수상했던 키움 불펜 오주원(오른쪽·34)은 그해 KS 5차전에서 깜짝 선발승을 거둔 영건 에이스였다. 2014년 KS 3차전에선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5년 만에 다시 밟은 이번 KS에선 1차전 패전투수가 됐고 2차전도 역전 주자를 허용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어려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9회말 만루서 끝내기… 오!재일, 끝내준 날

    9회말 만루서 끝내기… 오!재일, 끝내준 날

    키움 6-6 동점서 뜬공 놓쳐 승기 날려 역대 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 74.3% 오늘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서 2차전 예상과 달리 화끈한 타격전으로 펼쳐진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의 1차전 승자는 9회말 끝내기 드라마를 쓴 두산 베어스였다.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4.3%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KS 1차전에서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7-6 승리를 거뒀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5이닝 1실점으로 잘 막아내고도 불펜이 5점이나 허용했지만 타선이 역전에 재역전을 일구며 키움을 잡았다. 키움은 두산에 평균자책점 3.19로 강했던 에릭 요키시를 선발로 내보냈지만 요키시는 4이닝 6실점(3자책)으로 흔들리며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끝내기 안타를 친 오재일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선취점은 키움의 몫이었다. 1회 1사에 들어선 김하성이 안타와 도루로 2루에 안착했고 박병호가 가볍게 적시타를 때리며 김하성을 불러들였다. 두산은 1회 삼자범퇴로 물러났지만 2회 오재일, 허경민, 최주환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만루 상황에서 김재호의 볼넷과 박세혁의 안타로 2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의 균형은 4회에 급격히 기울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좌완 상대 .248(9위)의 타율로 애먹었지만 요키시를 적극 공략해 4회에만 4점을 냈다. 선두 타자 허경민이 안타로 출루하자 요키시는 보크를 범하며 흔들렸다. 허경민은 최주환의 땅볼로 3루에 안착한 뒤 김재호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계속해서 박세혁의 땅볼로 만들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박건우는 3루수 실책을 유도해 냈고 두산은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집중력을 잃은 요키시는 박건우의 도루를 저지하기 위해 박동원이 던진 공에 얼굴을 맞고 쓰러지기까지 했고 다행히 다시 일어났지만 결국 페르난데스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나서야 이닝을 겨우 마쳤다. 6-1이 됐지만 키움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4회 무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등 5회까지 린드블럼에게 1점으로 막힌 키움은 6회 이정후의 안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샌즈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윤명준을 두들겼다. 불씨를 끄기 위해 두산이 급히 이현승 카드를 꺼냈지만 이현승은 김규민과 박동원, 김혜성을 연속 출루시키며 2점을 더 내줬다. 두산으로선 박동원의 3루 땅볼 때 김규민을 2루에서 잡아내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분위기를 살린 키움은 7회에 2점을 더 내고 6-6 동점을 만들었다. 김하성이 1루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이정후의 안타와 박병호의 외야 뜬공으로 1사 1,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정후가 도루로 병살의 위험을 제거했고 샌즈의 내야 땅볼 때 김하성이 홈에 들어왔다. 두산이 동점을 막기 위해 권혁을 내보냈지만 대타 송성문이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승부의 균형을 다시 맞췄다. 두산의 ‘끝내기 드라마’는 키움의 수비 실책부터 시작됐다. 박건우의 높이 뜬 공을 유격수 김하성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정수빈은 번트 안타를 자신의 빠른 발로 살리며 무사 1, 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페르난데스가 3피트 아웃으로 끝내기 기회를 무산시키고 판정에 항의한 김태형 감독이 한국시리즈 역대 두 번째로 퇴장을 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두산은 오재일이 중견수를 넘기는 큼지막한 안타를 만들어 내며 치열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2차전은 23일 오후 6시 30분 같은 곳에서 펼쳐진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고통 덜어주려’…병 걸린 아내 살해한 80대 징역 3년

    ‘고통 덜어주려’…병 걸린 아내 살해한 80대 징역 3년

    투병 중인 아내를 ‘간병살인’한 8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5일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김상윤)는 중병에 걸린 아내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A(83)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8월 2일 대구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자신의 아내(78)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아내는 올해 3월부터 대학병원 중환자실 격리병동 등에서 치료를 받아왔고 A씨와 아들이 교대로 간호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치료비가 쌓여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욕창 등이 악화해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아내가 더이상 고통받지 않게 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50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를 살해한 것은 어떤 이유로로 용납될 수 없지만 아내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자녀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 때마다 체인지업 빛났다… 류는 ‘게임 체인저’

    위기 때마다 체인지업 빛났다… 류는 ‘게임 체인저’

    워싱턴에 1회 2점포 맞은 뒤 위기 관리 74구 중 32구 체인지업… 아웃 9개 잡아 단짝 포수 마틴 “위기 극복 잘 아는 투수” 다저스 10-4 역전승… CS까지 1승 남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신들린 대타 작전 성공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3차전에서 승리했다. 다저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NLDS에서 류현진의 5이닝 2실점 호투와 6회에만 7점을 뽑아낸 화력을 앞세워 워싱턴을 10-4로 꺾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3승 달성으로, 가을야구 통산 평균자책점도 4.11에서 4.05로 낮췄다.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위를 점하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32)은 1회 후안 소토(21)에게 던진 시속 146㎞의 하이패스트볼로 2점 홈런을 허용한 후 정신을 번쩍 차렸다. 류현진은 4회말 앤서니 렌던(29)과 소토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하위 켄드릭(36)을 좌익수 뜬공으로, 커트 스즈키(36)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류현진은 이후 6회에 교체될 때까지 올 시즌 트레이드마크가 된 위기관리 능력으로 추가 실점 없이 4피안타 3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정리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저스 타선은 1회초 1사 2·3루, 2사 만루의 상황을 실기했다. 그러나 6회 초 2사 1루에서 로버츠 감독의 대타 카드로 내민 데이비드 프리즈(36)가 우전 안타로 1, 3루 찬스를 연결했고, 포수 러셀 마틴(36)이 구원 등판한 패트릭 코빈(30)에게 2타점짜리 역전 2루타를 쳐내며 반전을 만들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 타순에 크리스 테일러(29)를, 작 피터슨(27) 타순에 엔리케 에르난데스(28)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에르난데스가 좌월 2루타를 터뜨려 순식간에 3점 차로 앞서갔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저스틴 터너(35)가 승부의 쐐기를 찍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워싱턴 타선이 자신의 체인지업에 20타수 무안타로 유난히 약했던 ‘데이터’를 파고 들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74구 중 32구가 체인지업으로 아웃카운트 15개 중 9개(삼진 3, 땅볼 5, 뜬공 1)를 잡아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홈런을 허용한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면서 “어떻게든 추가 실점을 안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섰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포수 마틴은 “류현진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투수로 경기 전 항상 상대 타자들을 정확하게 분석한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어떻게 위기 극복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던지는 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본지 탐사기획부 ‘간병살인’, 노근리평화상 언론상 수상

    본지 탐사기획부 ‘간병살인’, 노근리평화상 언론상 수상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가 25일 노근리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근리평화상심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는 이날 제12회 노근리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언론상 신문보도 부문’으로는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을 보도한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방송보도 부문은 ‘체육계 성폭력’을 연속 보도한 SBS 이슈취재팀이 차지했다. 문학상은 장편소설 ‘그 남자 264’의 고은주 작가에게 돌아갔다. 인권상 수상자로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간병살인 보도에 대해 우리 사회 가족간병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국내 최초로 불러일으켰으며, ‘쉼’이라는 가족 간병의 사회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은 2008년부터 세계평화와 인권 신장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를 뽑아 3개 부문에서 평화상을 주고 있다. 시상식은 다음달 18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평화공원 교육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노모·장애인 형 간병 지쳐…동생은 모든 것을 놔버렸나

    80대 어머니·지체장애인 형 살해 혐의 50대 유력 용의자 한강서 숨진 채 발견 동생이 가족 동시에 돌보다 다치기도이웃들 “최근 일마저 끊겨 힘들어해” 스트레스 못 견딘 ‘간병살인’ 가능성 80대 노모와 지체장애인 형을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던 50대 유력 용의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어머니와 형을 보살펴 왔다는 주변인 진술을 토대로 볼 때 간병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한 ‘간병살인’일 가능성이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동구 광나루한강공원 수중에서 심모(5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심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다른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면서 “유서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씨는 지난 1일 발생한 ‘강서구 모자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이 추적하던 인물이다. 지난 1일 오전 4시쯤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구모씨와 형 심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발견했을 당시 이들은 심한 외상을 입고 있었고 시신 옆에는 혈흔이 묻은 둔기가 있어 타살 가능성이 컸다. 동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형 심씨는 지체장애 ‘심함’ 수준(옛 1~3등급)으로 혼자 움직이기 어려웠고 어머니 구씨도 2년 전쯤부터 거동이 불편해졌다. 특히 형은 1년 전부터 몸 상태가 부쩍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자가 살던 아파트의 경비원은 “숨진 첫째 아들의 상태가 최근 야위어 해골 같았다”고 말했다. 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숨진 모자가 2000년 9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으로 생계·의료·주거 급여를 끊김 없이 받고 있었다. 노모는 기초연금, 아들은 장애연금을 각각 받았다”면서 “받을 수 있는 급여를 모두 받고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웃 주민과 복지기관 등에 따르면 동생 심씨는 노모와 형을 간병하며 힘들어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60대 여성은 “작은아들이 이불을 가지고 나와서 말리거나 3~4일에 한 번씩 구급차 타고 형을 병원에 데려가는 걸 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법적 부양의무자이기도 한 동생 심씨는 일용직으로 일하며 이들을 돌봤다. 하지만 최근 형의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자 일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보호사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저녁과 새벽 시간대에 형을 돌봐야 해서다. 이 가족을 옆에서 지켜봐 온 주민들은 “형과 노모를 동시에 돌봐야 하는 데다 최근에는 일까지 끊겨 힘들어했다”거나 “형을 부축하다가 팔목을 다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숨진 동생 심씨가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혐의가 입증되면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추적하던 중 이런 일이 생겼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왼손으로 거든 홈런… 강백호 생애 첫 만루포

    왼손으로 거든 홈런… 강백호 생애 첫 만루포

    ‘야구천재’ 강백호(20·kt위즈)가 슬램덩크보다 짜릿한 생애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1-8 승리를 이끌었다. 하마터면 못 볼 뻔한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강한 비가 내리며 5회를 앞두고 경기가 잠시 중단됐기 때문이다. 앞서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갑작스런 폭우로 경기가 취소돼 수원구장에도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나 다행히 비가 그치며 경기가 재개됐다. 4회까지 상대 선발 유희관(33)을 상대로 3타점을 뽑아내며 방망이를 예열했던 강백호는 6회말 타석에서 병살타를 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 사이에 두산은 6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2점씩 추가하며 kt를 추격했다. 김대유(28), 주권(24) 등이 두산의 타선을 잠재우기 위해 출격했으나 달아오른 방망이를 좀처럼 당해내지 못했다. 7-6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kt는 약속의 8회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장성우(29)의 안타와 심우준(24)의 희생번트, 후속 타자들이 연이어 얻어낸 사사구로 강백호 앞에 1사 만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두산은 황급히 강동연(27)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천재의 방망이는 강동연의 2구째를 통타하며 우중간으로 홈런을 날렸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자 개인 최다 타점을 달성하는 순간. 두산이 9회에도 또 다시 2점을 뽑아내며 마무리 이대은(30)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등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결국 강백호의 만루 홈런을 넘지 못했다. 강백호의 활약 속에 kt는 후반기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달성했다. 강백호는 지난 26일 열린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후배 투수들이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여러 차례 꼽힌 인기만점 선배였다. 이날 만루홈런으로 강백호는 왜 후배들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는지 스스로 가치를 증명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던지면 역사… MLB 100년의 기록 바꾸는 ‘괴물’

    던지면 역사… MLB 100년의 기록 바꾸는 ‘괴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32)이 한미 통산 150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을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올려놓은 평균자책점도 1.45까지 떨어졌다. 류현진은 이제 던질 때마다 1920년 시작된 MLB 라이브볼 시대의 기록을 새롭게 쓸 명실상부한 빅리그의 괴물이 됐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해 91개 공으로 7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호투로 시즌 12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보더라인 끝에 찔러 넣은 칼 같은 제구력과 다채로운 구종으로 안방에서만 9승 무패 평균자책점 0.81의 기록으로 홈팬의 압도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지난 3일 가벼운 목 통증으로 10일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던 류현진으로서는 깔끔한 복귀전이었다. 애리조나는 좌투수인 류현진에 맞서기 위해 전원 우타자를 출전시켰지만 타선은 주춤거렸다. 류현진은 이날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12개를 땅볼로 잡아내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했다. 5회와 6회 두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도 각각 땅볼과 병살타로 처리하는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한미 통산 150승에 도달했다. 150승은 KBO리그에서도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이강철(152승)만 넘은 대기록이다. 2006년 4월 12일 KBO리그 데뷔전에서 신인 1경기 최다 탈삼진(10개)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류현진은 첫해에만 18승을 올려 그해 신인왕, MVP,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KBO의 ‘괴물 신인’이 13년에 걸쳐 빅리그에서도 새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류현진은 2013년 무대를 옮긴 메이저리그에선 통산 52승을 올렸다.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만 8승을 거두는 제물로 삼았다. 빅리그 데뷔 첫해와 이듬해 14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류현진은 2015년 부상으로 2년간 승수를 쌓지 못한 채 재활에 주력했다. 2017년부터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지난해 7승 평균자책점 1.97에 이어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번 경기로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더욱 앞서 나갔다. 맥스 슈어저(35·워싱턴 내셔널스)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평균자책점은 1점 가까이 벌어졌고 투구 이닝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한국 선수로 사상 첫 타이틀 홀더의 가능성도 꿈만은 아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이영상에 욕심 내다 보면 안 좋을 것 같다. 순리대로 몸 상태에 맞게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공피자들]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공피자들]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하필 그날 따라 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건강 안 좋은 집사람 생각이 나서 사다 줬는데 그게 독극물이었을 줄은….” 2007년 10월 14일. 김태종(64)씨는 아직도 그날을 후회한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자주 가습기를 트는 아내를 위해 김씨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조·유통하고,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던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구매했다. 아내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매일 꼼꼼하게 가습기 상태를 확인하고 살균제를 넣어 줬다. 이듬해 아내의 폐가 급속도로 굳어버려 의사가 “임종을 준비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꺼낼 때도 자신이 사다 준 가습기 살균제에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 4년 동안 원인도 모른 채 중환자실을 2차례나 들락거린 뒤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였음을 알았다. 기업은 책임을 회피했다. 국가의 대처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아내는 폐가 13%밖에 남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맡겨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피해자 등급 1~4단계 가운데 ‘가능성 낮음’ 3단계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받는 건 1~2단계다. 김씨는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가습기 살균제 탓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인데, 약하니까 더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후 3~4단계도 ‘특별구제계정’ 대상에 포함돼 추가 지원을 받게 됐지만 중증환자 가정인 김씨 부부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지난달 김씨 부부를 ‘불합리한 국가 지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아내와 함께 학교를 운영하고 싶었던 김씨의 꿈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그렇게 사그라졌다. “원래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싶었어요. 옛날엔 학원을 운영했고, 교수 학습 프로그램도 직접 개발해 학교에 공급했죠. 아내도 절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꾸게 됐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교사들을 뽑아 7년 안에 명문고로 만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제 모든 걸 뺏어갔습니다. 간병비가 필요해 화물차 운전에 뛰어들었고, 상태가 악화된 지금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있네요. 이젠 제 꿈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도 집 근처에서 진행하길 희망했다. 아내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부인의 상태는 어떤가요. “폐가 완전히 흡착돼 혼자 숨을 쉬지 못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찌그러진 폐가 심장을 누르고 있어 제대로 피가 통하지도 않죠. 지난 11년간 중환자실만 14번 갔습니다. 매 순간이 위기였습니다. 폐 염증이 심한데, 약효가 있던 항생제 4개 중 2개는 이미 내성이 생겨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제 병원을 찾는 것도 ‘치료’ 목적이 아니라 ‘생명 유지’ 목적이죠.” ●“발성 안 돼 입 모양·글 써서 겨우 의사소통” -의사소통은 가능하신지요. “발성이 안 됩니다. 상대방의 입 모양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대략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쓰거나 노트에 글을 써서 겨우겨우 의사소통을 하죠. 스스로 아픈 걸 내색하기 싫어해서 표현을 안 하려고 하는데, 아내의 미묘한 상태 변화는 저 말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병원에 입원하면 의사, 간호사들이 24시간 돌봐줄 수가 없어서 불안해요.” -간병이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중증환자인 만큼 최소 월 880시간의 간병시간(공휴일은 평일의 1.5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원받을 수 있는 간병시간은 405시간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475시간은 가족들이 직접 간병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어 대부분 제가 돌봐 주죠. 당연히 직장도 못 구하고 간병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죠. 요즘 간병살인 얘기가 많이 나오죠? 얼마 전에도 오래 간병 생활을 해 오던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라죠. 이해가 됐습니다.” -일을 못 하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나요. “원래 3단계는 지원을 못 받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특별구제계정으로 병원비, 간병비, 요양생활수당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저희 같은 중증환자 가정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이어 갈 수가 없기에 요양생활수당 99만원만으론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병원비도 순수하게 ‘폐질환’ 치료 비용만 지원받을 뿐 폐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적인 합병증은 지원해 주지 않습니다. 혈압계, 체온계, 물티슈 등 간병에 필요한 의료기기도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을 못 받았습니다.” ●“폐 질환으로 인한 추가 합병증도 지원을” 3~4단계 피해자가 받는 특별구제계정은 1~2단계 피해자가 받는 구제급여와 지원 내용이 똑같지만 자금 출처가 다르다. 1~2단계는 정부로부터 인과성을 인정받아 정식 예산으로 지원받지만, 3~4단계는 가습기 살균제 생산 기업의 자금으로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3~4단계 피해자는 민사소송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해 보진 않으셨나요. “늘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4차례에 걸쳐 피해자 판정을 했는데 1차는 질병관리본부에서, 2~4차는 환경부에서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1차 판정은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고, 처음이라 엉성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다시 받아야 합니다. 재판정도 받았지만 같은 단계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엔 환경부에 제대로 판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죠. 하지만 ‘노력해 보겠지만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기업으로부터 연락은 없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는데, 마침 SK케미칼과 애경 사장이 나왔더라고요. 그들 앞에서 집사람의 상태를 담은 30초 영상을 틀어 주면서 정말 책임이 없으시냐고 물었어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더라고요. 마치 나를 생떼 부리는 깡패처럼 보는 듯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 있었는데 결국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국가는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1차적으로 공산품, 특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제품은 철저하게 검사했어야 합니다. 국가가 일일이 검사할 수 없다면 ‘문제가 생길 경우 기업체가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확실한 공문을 받았어야 합니다. 제대로 검사하지 않으니 유해성 자료를 숨기고 몰래 팔아버린 것 아닌가요? 이젠 화학제품은 에프킬라조차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무서워서요.” “피해자 보고 인과 관계를 입증하라는 것도 무책임합니다. 우린 의학 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의사한테 소견서 하나 써 달라고 해도 벌벌 떨립니다. 의사들도 가습기 살균제 얘기만 나와도 경계하죠. 당한 사람만 억울하죠. 국가가 나서서 먼저 보상을 하고, 이후 기업에 구상권 청구를 하면 됩니다.”●“피해자에게 인과관계 입증 요구 무책임해” -환경부 서기관이 기업들에 내부 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나왔는데요. “그 사건을 보면서 피해자들의 분노가 정말 컸습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쭉 지켜보면 정부가 기업 편을 들면서 말도 거의 못 꺼내게 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도 많은 추가 의혹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검찰이 자료 은폐나 브로커 동원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국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국민이 있으니까 국가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누구 말대로 6·25전쟁 이후 최고로 많은 사람을 죽인 사건인데, 이번 정권은 국민들의 아픔을 세세하게 헤아려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게 한꺼번에 좋아질 순 없겠죠. 알죠. 하지만 최소한 덜 억울하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결말을 맺어 줬으면 좋겠어요.”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하필 그날 따라 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건강 안 좋은 집사람 생각이 나서 사다 줬는데 그게 독극물이었을 줄은….” 2007년 10월 14일. 김태종(64)씨는 아직도 그날을 후회한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자주 가습기를 트는 아내를 위해 김씨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조·유통하고,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던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구매했다. 아내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매일 꼼꼼하게 가습기 상태를 확인하고 살균제를 넣어 줬다. 이듬해 아내의 폐가 급속도로 굳어버려 의사가 “임종을 준비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꺼낼 때도 자신이 사다 준 가습기 살균제에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 4년 동안 원인도 모른 채 중환자실을 2차례나 들락거린 뒤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였음을 알았다. 기업은 책임을 회피했다. 국가의 대처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아내는 폐가 13%밖에 남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맡겨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피해자 등급 1~4단계 가운데 ‘가능성 낮음’ 3단계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받는 건 1~2단계다. 김씨는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가습기 살균제 탓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인데, 약하니까 더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후 3~4단계도 ‘특별구제계정’ 대상에 포함돼 추가 지원을 받게 됐지만 중증환자 가정인 김씨 부부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지난달 김씨 부부를 ‘불합리한 국가 지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아내와 함께 학교를 운영하고 싶었던 김씨의 꿈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그렇게 사그라졌다. “원래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싶었어요. 옛날엔 학원을 운영했고, 교수 학습 프로그램도 직접 개발해 학교에 공급했죠. 아내도 절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꾸게 됐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교사들을 뽑아 7년 안에 명문고로 만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제 모든 걸 뺏어갔습니다. 간병비가 필요해 화물차 운전에 뛰어들었고, 상태가 악화된 지금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있네요. 이젠 제 꿈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도 집 근처에서 진행하길 희망했다. 아내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부인의 상태는 어떤가요. “폐가 완전히 흡착돼 혼자 숨을 쉬지 못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찌그러진 폐가 심장을 누르고 있어 제대로 피가 통하지도 않죠. 지난 11년간 중환자실만 14번 갔습니다. 매 순간이 위기였습니다. 폐 염증이 심한데, 약효가 있던 항생제 4개 중 2개는 이미 내성이 생겨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제 병원을 찾는 것도 ‘치료’ 목적이 아니라 ‘생명 유지’ 목적이죠.”●“발성 안 돼 입 모양·글 써서 겨우 의사소통” -의사소통은 가능하신지요. “발성이 안 됩니다. 상대방의 입 모양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대략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쓰거나 노트에 글을 써서 겨우겨우 의사소통을 하죠. 스스로 아픈 걸 내색하기 싫어해서 표현을 안 하려고 하는데, 아내의 미묘한 상태 변화는 저 말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병원에 입원하면 의사, 간호사들이 24시간 돌봐줄 수가 없어서 불안해요.” -간병이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중증환자인 만큼 최소 월 880시간의 간병시간(공휴일은 평일의 1.5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원받을 수 있는 간병시간은 405시간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475시간은 가족들이 직접 간병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어 대부분 제가 돌봐 주죠. 당연히 직장도 못 구하고 간병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죠. 요즘 간병살인 얘기가 많이 나오죠? 얼마 전에도 오래 간병 생활을 해 오던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라죠. 이해가 됐습니다.” -일을 못 하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나요. “원래 3단계는 지원을 못 받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특별구제계정으로 병원비, 간병비, 요양생활수당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저희 같은 중증환자 가정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이어 갈 수가 없기에 요양생활수당 99만원만으론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병원비도 순수하게 ‘폐질환’ 치료 비용만 지원받을 뿐 폐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적인 합병증은 지원해 주지 않습니다. 혈압계, 체온계, 물티슈 등 간병에 필요한 의료기기도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을 못 받았습니다.” ●“폐 질환으로 인한 추가 합병증도 지원을” 3~4단계 피해자가 받는 특별구제계정은 1~2단계 피해자가 받는 구제급여와 지원 내용이 똑같지만 자금 출처가 다르다. 1~2단계는 정부로부터 인과성을 인정받아 정식 예산으로 지원받지만, 3~4단계는 가습기 살균제 생산 기업의 자금으로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3~4단계 피해자는 민사소송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해 보진 않으셨나요. “늘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4차례에 걸쳐 피해자 판정을 했는데 1차는 질병관리본부에서, 2~4차는 환경부에서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1차 판정은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고, 처음이라 엉성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다시 받아야 합니다. 재판정도 받았지만 같은 단계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엔 환경부에 제대로 판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죠. 하지만 ‘노력해 보겠지만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기업으로부터 연락은 없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는데, 마침 SK케미칼과 애경 사장이 나왔더라고요. 그들 앞에서 집사람의 상태를 담은 30초 영상을 틀어 주면서 정말 책임이 없으시냐고 물었어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더라고요. 마치 나를 생떼 부리는 깡패처럼 보는 듯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 있었는데 결국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국가는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1차적으로 공산품, 특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제품은 철저하게 검사했어야 합니다. 국가가 일일이 검사할 수 없다면 ‘문제가 생길 경우 기업체가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확실한 공문을 받았어야 합니다. 제대로 검사하지 않으니 유해성 자료를 숨기고 몰래 팔아버린 것 아닌가요? 이젠 화학제품은 에프킬라조차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무서워서요.” “피해자 보고 인과 관계를 입증하라는 것도 무책임합니다. 우린 의학 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의사한테 소견서 하나 써 달라고 해도 벌벌 떨립니다. 의사들도 가습기 살균제 얘기만 나와도 경계하죠. 당한 사람만 억울하죠. 국가가 나서서 먼저 보상을 하고, 이후 기업에 구상권 청구를 하면 됩니다.” ●“피해자에게 인과관계 입증 요구 무책임해” -환경부 서기관이 기업들에 내부 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나왔는데요. “그 사건을 보면서 피해자들의 분노가 정말 컸습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쭉 지켜보면 정부가 기업 편을 들면서 말도 거의 못 꺼내게 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도 많은 추가 의혹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검찰이 자료 은폐나 브로커 동원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국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국민이 있으니까 국가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누구 말대로 6·25전쟁 이후 최고로 많은 사람을 죽인 사건인데, 이번 정권은 국민들의 아픔을 세세하게 헤아려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게 한꺼번에 좋아질 순 없겠죠. 알죠. 하지만 최소한 덜 억울하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결말을 맺어 줬으면 좋겠어요.”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서울광장] 일당 9만원/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당 9만원/이지운 논설위원

    일당 9만원이면 구직자의 마음이 움직일까. 단, 한 달에 며칠 일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출퇴근도 없다. 24시간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구인자의 처지에서 일당 9만원은 어떨까. 대신 사실상 블라인드 채용이고, 고용 기간도 고용자가 결정할 수 없다. 온전히 현찰로만 지급해야 하는데, 증빙서류도 없고 세금 혜택도 없다. 서울시내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들은 대개 9만원 이상의 일당을 받는다. 병원은 간병인 구인에 관여하지 않는다. 광고전단만 비치해 놓을 뿐이다. 내용은 이렇다. 일반환자와 중증환자 간 가격차가 있고, 시간제로는 12시간제(주야간)와 24시간제 두 가지가 있다. 12시간 기준 일반환자는 5만원, 중증환자는 6만원이고, 전일제는 각각 7만원, 8만원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렇다. 12시간만 하겠다는 간병인은 찾기 어렵다. 사실상 전일제 하나다. 간병인에게는 웬만하면 중증환자다. 8만원은 10년 전 가격이라며 거부한다. 구인자로서는 협상력이 없다. 채용에 선택권도 없다. 알선 회사가 지정해 보내 준다. 수요와 공급이 존재하므로 이를 ‘간병시장’이라 부른다면 이 시장은 ‘중국 여성 동포(출신)’들이 거의 장악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도 있지만, 상당수는 중국 국적자다. 이들이 이 시장을 최소 십수년 이상 지켜 온 요인들이 있다. 우선 일이 힘들다. ‘장병(長病)에 효자 없다’는 말이 간병의 어려움을 압축한다. 채용 기간과 휴식 등 여러 측면에서 예측 가능성이란 게 없다. 맡게 된 환자가 ‘퇴원’하기까지가 채용 기간이다. 결정적으로 시급 3750원짜리(일당 9만원 기준) 일감을 맡을 한국 국적자는 아직은 많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제시한 요양서비스 노동자의 표준임금은 시급 1만 1937원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간병인 임금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7년 전 7만원 하던 것이 몇 년 사이 8만원, 9만원을 거쳐 이미 10만원을 찍은 곳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α’다. 이름하여 ‘휴무 간병료’. ‘주휴수당’의 변형이다. 전단에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돼 있지만, 채용 인터뷰 때면 “2주마다 하루치를 더 줘야 한다”고 한다. 조건을 제시받고 못 주겠다고 하는 간 큰 보호자는 많지 않을 듯싶다. 계약 성사 뒤 병실에 들이고 보면 계약상 우위가 이들에게 있음을 재확인하게 된다. 간병인끼리는 이미 알고 지내 온 지 오래된 동료들이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이라는 서울신문의 기획기사가 2018년 관훈언론상,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 국제앰네스티언론상 등을 싹쓸이 수상한 이유가 있다. “희생적인 부모, 효자, 효부로 불리던 이들이 끝 모를 간병의 터널에서” 남편이 부인을,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던 이야기가 사회 전체의 고통이 돼 가고 있다는 경종을 울렸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나마 누군가 전담하거나, 교대로 간병할 식구가 있는 환자는 더욱 빠르게 줄어 가고 있다. 한국 남성은 대략 8년 이상, 여성은 10년 이상을 아픈 채 노후를 보내게 된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85세, 남성은 79세를 넘었으니 대략 70~75세가 되면 병원 신세를 질 가능성이 커지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당사자는 물론 40대로 들어선 자식이라면 누구라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간병인 보험이 있기는 하다. 최근 들어 새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도 살폈지만, 내용과 실질의 차가 크다. 또한 지금 거론하는 이 문제가 피부에 와닿는 개인과 가정이 혜택을 보기엔 이미 늦었을 개연성이 높다. 수입이 얼마면 간병인을 ‘마음 편히’ 쓸 수 있을까. 얼마 전 홀로 된 노모를 병수발하겠다고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한 동료가 있다. 어지간한 직장에서 임금피크 상태라면 병원비와 약값에 간헐적일지언정 간병인 비용까지 감당하기는 녹록지 않다. 넉넉지 않은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라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이 ‘일당 9만원’은 개인의 눈물과 고민만 담고 있는 게 아니다. 고령화, 의료비용, 의료재정, 건보 건전화, 건강 평등, 52시간 근무제, 외국인 동일임금 지급, 최저임금 업종·지역별 차등 지급 문제 등까지 얽히고설킨 일이다. 현실과 사회적 이상·정의가 얼마나 다양한 각도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근거리에서 세밀하게 보여 준다. 동시에 그 충돌은 대단히 보편적이며, 종종 인륜을 파괴할 정도의 강도라는 걸 잊지 말라고 알려 준다. jj@seoul.co.kr
  • 죽어야만 끝나는 ‘그림자 노동’… 가족 간병의 비극을 마주하다

    죽어야만 끝나는 ‘그림자 노동’… 가족 간병의 비극을 마주하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유영규·임주영·이성원·신융아·이혜리 지음/루아크/240쪽/1만 4000원 ‘긴 병에 효자 없다.’ 대수롭지 않게 흔히 쓰는 말이다. 하지만 장기간 투병하는 가족을 곁에서 수족처럼 돌보는 이들에겐 통감할 수 있는 명언이다. 나아질 기색 없이 오래도록 아픈 환자들에게서 갖게 되는 간병 가족의 나쁜 감정, 쌓여만 가는 경제적 부담, 우울증, 주변의 시선…. 그 고통은 자주 살인이나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부른다. 이른바 ‘간병살인’이다.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선 공론화되지 못한 사회문제이다. 국가 차원의 통계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은 그 소외된 아픔의 영역을 정색하고 수면 위로 끄집어낸 역작이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3개월여의 사전 조사를 거쳐 방방곡곡을 찾아 건져 증언록으로 탄생시켰다. 지난 10년간 판결문과 보건복지부의 자살사망자 전수조사,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심리부검 사례를 샅샅이 뒤져 파악한 ‘간병살인’ 가해자 수는 154명, 희생자 수는 213명. 책은 가장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이라는 ‘가족 간호’의 아픈 현실을 8개 테마로 정리했다. 가족 간호 안에 든 아픔과 고통의 두께는 상상을 초월한다. 86세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한 89세 남편은 경찰서로 이송되면서 이렇게 울먹였다. “임자 잘 됐어…. 이제 나도 죽어야겠어.” 발달장애를 앓던 큰아들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쳐 죽게 한 노모는 이렇게 탄식한다. “지나고 보니 사는 게 늘 그늘이었어. 안 해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란 게 그 매스컴에 나오는 거런 것과는 많이 달라….” 노노(老老) 간병, 다중간병, 간병인 폭언·폭행, 장애인 간병, 죽음의 선택…. 저자들은 이제 그 아픈 현실을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중에서도 지치고 힘든 간병인을 돕는 간병 보조인 지원 같은 공적지원서비스는 도드라진 대안으로 꼽힌다. 책 출간에 앞서 지난해 9월 8회에 걸쳐 연재됐던 이 심층 탐사는 제50회 한국기자상, 제36회 관훈언론상, 제21회 국제앰네스티언론상을 수상하며 센셔이션을 불렀다. 탐사기획부 기자들은 당시 이런 수상 소감을 남겼다. “이 전쟁은 누군가 죽어야만 끝납니다. 한국 사회가 우군이 되어주지 않는다면 가족 간 살인이라는 비극적인 이야기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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