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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외교교섭 시작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박홍기 김상연기자|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 2척이 19일 오후 차례로 독도 주변해역을 측량할 목적으로 돗토리현 사카이항에서 출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측량선들은 당분간 사카이항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난바다)에 정박, 대기하며 조사준비를 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이날부터 한국측과의 절충결과를 봐가면서 추후 활동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척의 측량선은 최근 도쿄를 출항, 이날 오전 사카이항에 입항했었다. 일본 언론들은 “출항한 측량선이 독도주변 수역의 수로조사에 나섰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2척의 측량선은 메이요(621t)와 가이요(605t)이다. 이 선박들은 해저 지형도를 작성할 수 있는 관측장비를 싣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 흥분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흥분해도 일본은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언론도 너무 부채질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법에 따라 확실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도록 (관련부처에)지시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독도 주변수역 탐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간 접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 싶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한국측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일간 정면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는 이번 사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역 조사 시기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는 독도주변 해역의 조사를 4월 중에 실시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다만 한국과의 절충 여하에 따라 당초 조사개시일로 예정됐던 20일께 이후로 조사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카이항과 가까운 마이즈루항에서는 자위대의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이 실시됐다.19일 오전 교토시 마이즈루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이지스함 ‘조카이’(7250t) 등 함선이 차례로 입항,‘호위함대집합훈련’이 시작됐다. 오는 26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는 구축함 등 함선 23척과 해상자위대 병력 4000명이 동원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일본 해양보안청 소속 측량선이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 쪽으로 출항하자 단호하게 대처키로 방침을 세우고 독도 인근에 해경 경비함 1척과 경비정 18척을 분산 배치, 동해안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또 일본의 우리측 EEZ 탐사 기도를 도발적 행위로 인식, 일본측에 탐사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외교 안보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고 우리의 분명한 입장에도 불구, 일본이 탐사계획을 강행하면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일본이 탐사 계획을 먼저 즉각 철회하는 것만이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책 회의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 외교통상·국방·해양수산부장관, 국정원장, 국무조정실장, 합참의장, 해양경찰청장, 청와대 비서실장·안보실장·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도 이날 오전 이와 관련,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정례브리핑을 갖고 “모든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일본 정부가 수로 측량을 강행하면 관련 관계법과 국내법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할 예정”이라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할지는 현 단계에서 상황이 진전되는 과정을 봐가면서 정할 것”이라면서 “모든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독도 근해와 EEZ 선상에 5000t급 경비함 삼봉호를 비롯,500t급 경비정 18척을 분산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해경 초계기 챌린저호도 이날 강릉비행장에 도착,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도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한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수로측량 실시 및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재석의원 241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taein@seoul.co.kr
  • 한국·일본 외교 교섭 시작

    한국·일본 외교 교섭 시작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박홍기 김상연기자|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 2척이 19일 오후 차례로 독도 주변해역을 측량할 목적으로 돗토리현 사카이항에서 출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측량선들은 당분간 사카이항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난바다)에 정박, 대기하며 조사준비를 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이날부터 한국측과의 절충결과를 봐가면서 추후 활동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척의 측량선은 최근 도쿄를 출항, 이날 오전 사카이항에 입항했었다. 일본 언론들은 “출항한 측량선이 독도주변 수역의 수로조사에 나섰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2척의 측량선은 메이요(621t)와 가이요(605t)이다. 이 선박들은 해저 지형도를 작성할 수 있는 관측장비를 싣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 흥분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흥분해도 일본은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언론도 너무 부채질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법에 따라 확실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도록 (관련부처에)지시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독도 주변수역 탐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간 접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 싶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한국측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일간 정면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는 이번 사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역 조사 시기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는 독도주변 해역의 조사를 4월 중에 실시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다만 한국과의 절충 여하에 따라 당초 조사개시일로 예정됐던 20일께 이후로 조사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카이항과 가까운 마이즈루항에서는 자위대의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이 실시됐다.19일 오전 교토시 마이즈루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이지스함 ‘조카이’(7250t) 등 함선이 차례로 입항,‘호위함대집합훈련’이 시작됐다. 오는 26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는 구축함 등 함선 23척과 해상자위대 병력 4000명이 동원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일본 해양보안청 소속 측량선이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 쪽으로 출항하자 단호하게 대처키로 방침을 세우고 독도 인근에 해경 경비함 1척과 경비정 18척을 분산 배치, 동해안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또 일본의 우리측 EEZ 탐사 기도를 도발적 행위로 인식, 일본측에 탐사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외교 안보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고 우리의 분명한 입장에도 불구, 일본이 탐사계획을 강행하면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일본이 탐사 계획을 먼저 즉각 철회하는 것만이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책 회의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 외교통상·국방·해양수산부장관, 국정원장, 국무조정실장, 합참의장, 해양경찰청장, 청와대 비서실장·안보실장·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도 이날 오전 이와 관련,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정례브리핑을 갖고 “모든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일본 정부가 수로 측량을 강행하면 관련 관계법과 국내법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할 예정”이라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할지는 현 단계에서 상황이 진전되는 과정을 봐가면서 정할 것”이라면서 “모든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독도 근해와 EEZ 선상에 5000t급 경비함 삼봉호를 비롯,500t급 경비정 18척을 분산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해경 초계기 챌린저호도 이날 강릉비행장에 도착,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도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한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수로측량 실시 및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재석의원 241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taein@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터 군사보호구역 검토

    국방부가 미군기지 이전 부지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일대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의 영농행위를 차단하고 시설공사를 하루속히 시작하기 위해 대추리 일대 285만평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경찰 경비병력을 요청하거나 군 병력이 주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현재 국방부로 소유권이 이전된 이 지역 80만평에는 주민과 시민단체에서 정부 소유권을 무시하고 뿌려놓은 볍씨가 자라고 있다. 관계자는 그러나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경우 인근지역의 개발을 제한하게 돼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심화될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지정 여부는 미지수이며, 지금은 어디까지나 검토 단계”라면서 “이달 말까지 주민 및 시민단체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라크 美대사관 ‘바티칸시티’ 규모

    교황이 있는 로마의 바티칸시티와 면적이 같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단지보다 6배나 큰 대사관이 생긴다. AP통신은 15일 현재 비밀스럽게 건설중인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이 전 세계 최대 규모로 ‘소도시’ 정도의 크기라고 전했다. 바그다드를 흐르는 티그리스강 인근에 신축중인 미 대사관 단지의 면적은 바티칸시티와 같은 0.44㎢(약 1만 3000평)이다. 최근 신축되는 미 대사관들의 10배가 넘는 크기다. 이라크 미 대사관에는 2개의 주요 외교용 빌딩을 포함, 숙소 등 모두 21개 건물이 들어선다. 대사관 안에 자체 방위 병력이 주둔하고 전력과 식수·폐수 처리 시설, 그리고 수영장과 체육관, 클럽 등 도시 시설까지 갖추게 된다. 안전장치도 통상 건축기준보다 2.5배가 강화된다. 경비가 삼엄한 5중 출입문, 긴급 출입문 등도 갖춰진다. 미 하원 외교관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대사관 부지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시절 알 사무드 공관 동쪽과 후세인이 재판을 받는 건물의 길 맞은편 공원 용지에 자리잡는다. 미 대사관 관저를 포함해 보안요원과 이라크 정부 관리 등 5500여명이 약 10㎢ 내에 거주하고 있는 현 그린존(안전지대)과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 2004년 미국 소유로 넘어가 지난해 중반 착공된 신축 대사관은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지난해 미 의회는 이라크 대사관 신축비용으로 5억 9200만달러(약 5900억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연구단체인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대사관이 들어서게 되면 이라크인들은 자기 나라의 실질적 권력 주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 격렬 충돌

    국방부의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지역 농수로 폐쇄 과정에서 주민들과 충돌, 주민과 국방부측 용역직원 등 6명이 다치고, 주민 6명이 연행됐다.●농사 못짓게 농수로 3곳·농로 폐쇄국방부는 7일 굴착기 3대와 레미콘 6대 등 중장비와 용역직원 750여명을 동원, 기지 이전지역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함정리와 도두리·신대리 등 3개리 농수로 3곳에 대한 폐쇄작업을 벌였다. 기지 이전지역 농지 285만평은 인근 진위천과 안성천에서 물을 끌어와 농사를 짓고 있으며, 농수로가 차단될 경우 모내기 등 앞으로의 농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방부는 오전 11시10분쯤 레미콘 차량을 동원, 함정리 콘크리트 농수로(폭 1.5m, 깊이 70㎝)에 빨리 굳고 강도가 높은 조강시멘트를 부어 1시간30분 만에 농수로를 폐쇄했다. 이어 오후에는 굴착기로 폭 3m짜리 도두리 농수로를 막았다. 국방부는 농수로를 폐쇄하며 물길을 배수로 쪽으로 돌려 농지에 물을 못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오전 9시쯤 함정리 마을 초입에서는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와 팽성리 주민 40여명이 승용차 7대를 세워놓고 국방부측의 진입을 막으며 2시간여 동안 심한 몸싸움을 벌여 국방부측은 우회농로를 이용해 함정리와 도두리 작업지점에 도착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안성천 바로옆 신대리 농수로로 가는 둑길에 주민 50여명이 승용차 5대로 길을 막고 대치해 작업을 하지 못했다.●연행자 묵비권… 신원파악 어려워 국방부는 대추분교 인근 내리들판에서도 불도저 2대로 농로 폐쇄작업을 병행했다. 내리에서는 주민 30여명이 소형버스로 진입로를 막아 중장비가 논바닥을 통해 현장에 진입했으며, 주민들은 불붙은 볏짚을 던지고 불도저에 올라가 작업을 저지하는 등 충돌을 빚어 주민 5명과 용역직원 1명이 부상했다.경찰은 4개 현장에서 작업 방해를 주도한 6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며 이들은 모두 묵비권을 행사,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50개 중대 5000여명의 병력을 작업현장 주변에 배치해 주민들의 접근을 막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15일 논갈이를 봉쇄하기 위해 기지 이전지역 농지에 길이 30∼100m의 대형 골(폭 3m, 깊이 1.5m) 4개를 만들고 파낸 흙으로 농로를 차단, 주민들과 한차례 충돌했었다.이후 국방부는 불상사를 우려, 논갈이를 막지 않아 주민들은 전체 농지 285만평 가운데 80만평의 논을 갈았으며 나머지 205만평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파종을 끝내기로 하고 볍씨를 직파해 왔다.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英·아일랜드 다시 등돌리나

    ‘이중 스파이의 피살’. 영화에나 나옴직한 사건으로 영국과 북아일랜드가 들썩이고 있다. 영국 정부의 스파이로 활동했던 전 아일랜드공화군(IRA) 고위 책임자가 4일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된 까닭이다. 게다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베티 아헌 아일랜드 총리가 6일 북아일랜드 아르마그에서 만나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에 대한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어서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피살자는 데니스 도널드슨(55). 그는 IRA 핵심인물이다. 지난 20년 동안 영국정부의 돈을 받고 IRA와 북아일랜드에 대한 스파이 활동을 해 왔다고 자백한 뒤 지난해 12월 신페인당에서 쫓겨났다. 북아일랜드 북서부 도네갈시 글렌티스에 칩거하다 4일 오후 머리에 총을 맞고 한 쪽 손이 거의 잘려진 채 발견됐다고 BBC는 전했다. 사건 배후에 대해 세간의 이야기도 분분하다. 단순 보복설이 있는가 하면 평화협상에 대해 불만을 품은 세력의 소행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일랜드 합법 정당으로 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 당의 게리 애덤스 총재는 “IRA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 “그의 살해사건은 평화협상과 아일랜드 정치 일정을 파탄시키려는 기도”라고 비난했다. IRA는 지난해 7월 무장투쟁 포기를 선언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화답, 북아일랜드주둔 기지와 병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양측간 평화무드가 조성됐다. 북아일랜드 주민의 다수는 아일랜드계 가톨릭이지만 영국령이어서 독립을 위한 테러와 진압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은 곳이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나토 회원국’ 한·일 편입 거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호주, 뉴질랜드, 핀란드, 스웨덴까지 포괄하도록 군사적 전략적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추후 한국과 일본까지 정례 포럼에 끼워넣어 집단 방위체제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미국이 제안한 ‘글로벌 파트너십’ 계획은 이미 상당한 내부 논의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나토 회원국 대사들의 토론이 있었다. 이달에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리는 외무장관 회담에서 다시 한번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오는 11월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계획을 추인받는다는 것이 입안자들의 계획이다. 제임스 아파추라이 나토 대변인은 “나토와 가치를 공유하고 아프가니스탄 등에 파병할 준비가 돼 있는 국가가 더 필요하다.”고 밝혀 이같은 구상이 아프간 평화유지군의 병력 교체와 관련있음을 드러냈다. 현재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아프간 평화유지군에 병력을 파견했다. 제휴 관계가 없는 뉴질랜드와 호주도 나토군이나 미 연합군 소속으로 아프간에 파병했다.나토 관리들은 아프간 주둔군의 재배치가 이뤄질 경우 이라크에 파병한 일본도 아프간에 군대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려는 미국의 계획은 2008년은 돼야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무엇보다 프랑스가 “미국의 관점에서 전략적 문제를 바라보는 국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책략”이라며 강력한 제동을 걸기 때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儒林(573)-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9)

    儒林(573)-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9)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9) 그러자 오히려 당황한 것은 선접꾼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을 고용한 유생들로부터 ‘모든 거자들이 들어간 뒤 맨 나중에 들여보내라.’는 엄중한 경고를 받은 터였으므로 일시에 몽둥이를 들고 율곡을 막아섰다. 그 순간이었다. “네 이놈들, 썩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줄곧 침묵을 지키던 율곡의 입에서 대갈일성이 터져 흘렀다. 난데없는 고함소리에 선접꾼들은 흠칫 놀라며 몇 발자국 물러섰다. 그러자 율곡은 그 가운데로 빠져서 걸어가기 시작하였는데, 잠시 후 태세를 정비한 선접꾼들이 한층 더 사나운 기세로 율곡을 에워쌌다. 파락호의 명령대로 당장이라도 태질을 할 듯 험악한 상황이었다. “네 놈들이 내 몸에 손이나 까딱하면 당장이라도 수협관에게 고하여 네놈들을 수군으로 보내버릴 것이다.” 율곡은 손을 들어 수협관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율곡은 선접꾼의 치명적인 약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수군(水軍). 이는 마치 한때 폭력배들을 따로 압송하여 노동현장에 투입하거나 혹은 따로 교도소에 가둬버리는 것과 같은 특별한 형벌이었다. 오늘날의 해군(海軍)에 해당되는 병졸로 수사(水師), 혹은 주군(舟軍)으로도 불렸는데, 그 무렵 왜구의 빈번한 침입으로 수군이 재정비됨으로써 군액(軍額)이 차츰 확산되고 있었으므로 이를 충원하기 위해서 주로 세력과 재산이 없는 하층민들이 수군으로 입속되었던 것이다. 원래는 노 젓기에 익숙한 연해민(沿海民)만으로 충당시켰으나 워낙 힘든 육체노동이 요구되는 병력이었으므로 나중에는 선접꾼과 같은 건달들을 차출하여 강제로 입영시켰던 것이다. 원래 수군은 해상근무를 통하여 해상의 방어를 담당하는 군제의 특성상 항상 병기와 군량을 병선에 싣고 해상에서 대기 근무를 해야만 했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양민들은 수군징집을 기피하여 하는 수 없이 조정에서는 수군들에게 용역을 면제해주고, 부자완취(父子完聚) 등 여러 혜택을 주었으나 그래도 수군들이 모자라게 되자 양천불명자(良賤不明子) 혹은 죄인들을 징발하여 수군으로 충원하였던 것이다. 그 순간 선접꾼들은 불에 덴 듯 한꺼번에 물러섰다. “어서 썩 비켜서지 못하겠느냐.” 재차 율곡이 호통치자 선접꾼들은 약속이나 한 듯 투덜거리며 길을 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정에서는 일단 수군에 편입되면 일정한 군액을 유지하고자 세전(世傳)으로 세습하는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즉 한번 애비가 수군에 들어오면 아들 역시 자연 수군이 될 수밖에 없어 이 무렵 수군에 징발된다는 것은 칠반천역(七般賤役)으로 간주되고 있었던 것이다. 율곡은 유유히 선접꾼들의 사이길을 걸어 계단을 올라 부문으로 다가갔다. 입장시간이 마감되기 직전이었다. 율곡이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더라면 과장에는 입장조차 못하고 응시할 기회조차 박탈당할 아슬아슬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 1967~1975 외교문서 공개

    외교통상부는 30일 1967∼1970년대 중반까지 발생한 동백림 사건, 요도호 납북 사건, 주한미군 철수 논란 등과 관련한 외교문서 11만 7000여쪽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에서 동백림 사건 마무리 시점인 1969년 1월 하인리히 뤼브케 서독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특사파견을 통해 재독 음악가 윤이상씨 등 사건 관련자 6명을 석방 또는 감형한다는 비밀 합의를 했음이 밝혀졌다. 문서는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람할 수 있다. 1. 동백림 사건1967년 중앙정보부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지식인들을 간첩으로 지명, 납치한 ‘동백림’사건 당시 한국 정부는 시종 군색한 외교로 일관해야 했다. 서독 정부와 시민들의 비난·압박이 심해지자 최덕신(77년 미국 망명후 86년 월북) 당시 주독 대사는 7월1일 사표를 내고 최규하 외교장관에게 “특명전권대사로서 사태만 악화시키므로 귀국 하명 있기를 앙망한다. 인책 소환이나 면직시켜 단시일 내 국토를 떠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관은 “지금 떠나면 오해가 발생하니 더 머물라.”고 지시했다. 두 달 뒤 김영주 신임 대사가 부임했으나 빌리 브란트 외상은 한달 반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을 기피하는 수모를 주기도 했다. 서독 정부는 ‘원조 지연’카드로도 압박했다. 68년 12월5일 밤 40여명의 독일 학생 시위대가 ‘동백림 사건’연루자 석방을 요구하며 한국대사관을 점거했고, 앞서 8월 김 대사가 슈레스비히-홀스타인주를 방문했을 땐 태극기가 나치 표식으로 칠해지는 사건도 있었다. 2. 주한미군정책 최근 한·미간 논란이 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개념이 31년전 미 행정부와 의회의 주한미군 철수 논란속에서도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몬드, 스콧 상원의원 등은 1974년 12월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9개국을 순방한 뒤 작성한 ‘아태지역의 병력과 정책’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은 (주한미군을)타 지역에 배치한다는 점과 한국에 영구 주둔시킬 수 없음을 한국인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 2사단을 태평양군사령부의 비상 대기병력으로 지명하고 ‘때때로’ 사단 병력 일부를 훈련을 위해 타 태평양지역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개념은 1974년 미 행정부에서 이미 제기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한국을 동북아의 전진기지로 삼고 최소한의 거점을 확보, 주한미군을 기동예비군화한다는 의미”로 분석했다.75년 2월 민주당의 맨스필드 의원은 “미국의 대 중공 화해정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미군의 과도한 한국주둔 등 ‘시대착오적’정책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3. 요도호사건 “일본항공(JAL)기가 북괴로부터 돌아온 후 일본인들이 북괴에 감사하다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어불성설이다. 제3자인 미국이 일본에 충고해 달라.”(윤석헌 외무차관이 라스람 주한 미 공사에게) 1970년 일본 적군파 요원들의 항공기 납치 사건인 ‘요도호 사건’과 관련, 곤욕을 치렀던 우리 정부는 사건 해결의 ‘공’(功)이 북한에 넘어가자 극도로 경계했다.3월30일 하네다 공항을 출발, 후쿠오카로 향하던 요도호 여객기를 납치한 적군파 요원들이 김포공항에 착륙한 뒤 79시간을 대치하다 승객들을 풀어 주고는 승객들 대신 야마무라 신지로 당시 일본 운수성 차관을 싣고 4월3일 평양으로 떠난 것이 이 사건의 개요. 북한이 납치범 일행만 받아들이고 비행기와 승무원, 운수성 차관은 일본으로 돌려보내자 일 정부는 북한에 수차례 사의를 표했고 이에 정부는 일측에 강력 항의했다. 정부의 득실분석 자료에는 “일본의 대 북괴 접근 무드가 대두되고, 대북한 자세완화 가능성이 증대됐다.”고 돼있다. 4. 70년대 인권문제 70년대 중반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미국의 공세, 특히 미 의회 ‘자유주의’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비판은 후반기 지미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와 인권문제 연계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1975년 프랭크 처치 상원의원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 “주한미군은 집권자의 압제정치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회내에선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국가가 미국의 정치철학과 역행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을 때엔 이를 시정시키기 위해 직간접 압력을 행사해야 하고 이는 조용한 외교적 언사를 초월해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불댕긴 춘투… 총파업으로 가나

    화물연대 광주지부가 28일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동계가 4월 춘투(春鬪)에 불을 댕기자, 관계 당국이 확산차단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날 노동부가 파악한 노사분규 현장은 화물연대 광주지부를 비롯, 모두 9개 사업장이다. 철도공사의 서울·수색·부산·청량리 차량지부도 작업을 거부해 일부 노선의 열차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KTX 승무원과 철도노조원 200여명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을 무단 침입,5시간 동안 불법 점거,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같은 날 코오롱 노조원 35명은 회장집에 진입,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곳곳에서 노사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화물연대 분규의 원인은 비정규직법 등 노동계의 공통 현안보다는 운송료 인상, 철도공사노조는 직위해제 반발 등 단위 사업장별 자체 현안문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동 당국은 단위 사업장별 분규가 자칫 다음달로 예정된 노동계 총파업의 불씨로 확산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장들의 대부분이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어 민주노총 총파업의 시너지 효과로 작용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4월6일부터 비정규직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임시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기간을 종전 4월3∼14일에서 4월6∼14일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4월 임시국회 일정과 투쟁력 강화 등을 고려해 총파업 기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지난해 중도사퇴한 이수호 전 위원장을 지도위원으로 위촉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의 분규는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근로자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화와 교섭을 유도할 것이지만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 부산 새마을·무궁화호 검수 거부로 28일 감축운행

    철도노조 서울·수색·부산차량사무소 검수원들의 차량정비 거부에 따라 28일부터 해당 차량기지에서 담당하던 서울∼부산간 새마을·무궁화호 12편의 운행이 중단된다.또 29일부터는 이 구간 왕복 10편의 운행이 추가로 중단된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28일 이 시간대에 열차예약을 한 고객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입한 승차권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승차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전국 모든 역에서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운행이 중단되는 열차는 서울과 부산에서 28일 낮 12시 이후에 출발하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9·1015호 ▲무궁화 1209·1249·1255호,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10·1040·1012·1016호 ▲무궁화 1210·1212·1256호 등 12편이다.29일에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1·1017·1005호 ▲무궁화 1201·1205호와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02·1018호 ▲무궁화 1202·1242호 10편 등 총 22편이다.한편,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을 무단 침입,5시간 동안 불법 점거한 KTX 승무원과 철도노조원 200여명이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부산 새마을·무궁화호 내일 감축운행

    철도노조 서울·수색·부산차량사무소 검수원들의 차량정비 거부에 따라 28일부터 해당 차량기지에서 담당하던 서울∼부산간 새마을·무궁화호 12편의 운행이 중단된다.또 29일부터는 이 구간 왕복 10편의 운행이 추가로 중단된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28일 이 시간대에 열차예약을 한 고객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구입한 승차권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승차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전국 모든 역에서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운행이 중단되는 열차는 서울과 부산에서 28일 낮 12시 이후에 출발하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9·1015호 ▲무궁화 1209·1249·1255호,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10·1040·1012·1016호 ▲무궁화 1210·1212·1256호 등 12편이다.29일에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1·1017·1005호 ▲무궁화 1201·1205호와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02·1018호 ▲무궁화 1202·1242호 10편 등 총 22편이다. 한편,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을 무단 침입,5시간 동안 불법 점거한 KTX 승무원과 철도노조원 200여명이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대형참사 부를뻔한 ‘공짜’

    대형참사 부를뻔한 ‘공짜’

    서울 잠실 롯데월드가 준비한 ‘공짜 개장 행사’가 하마터면 대형 참사를 부를 뻔했다. 롯데월드 무료개장 첫날인 26일 6만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35명이 부상을 당했다. 무료개장은 이날 하루에 그치고 이후 행사는 전면취소됐다. 롯데월드측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찰 경고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고 원인을 시민 질서의식 부재로 돌려 비난을 받았다. 사고는 롯데월드가 지난 6일 발생한 놀이기구 사망사고에 사과하는 뜻에서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무료개방 행사를 열겠다고 한데서 비롯됐다. 롯데월드 입구와 잠실역 등에는 새벽 5시부터 청소년들이 모여 들었다. 새벽 5시35분 지하철 첫 열차가 도착하면서 인파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인파는 롯데월드 건물 내부는 물론 롯데백화점·롯데호텔 등 주변도로를 가득 메웠다. 오전 7시23분쯤 밀려드는 인파들로 철제셔터가 망가지면서 수십명이 우르르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많은 10대들이 골절상과 찰과상을 입었다. 오전 8시쯤에는 청소년 1500여명이 셔터를 흔들어대며 개찰구로 진입, 입구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다. 부상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오전 7시40분쯤 부상을 입어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받은 한모(13)양은 “뒤에서 미는 사람들 때문에 넘어지면서 깨진 유리에 손바닥이 찢어져 7바늘이나 꿰맸다.”고 말했다. 롯데월드측은 오전 7시쯤 직원들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이들이 배치된 것은 오전 8시 전후로 알려졌다. 소방·경찰 인력도 오전 8시가 넘어서야 나왔다. 오전 8시10분 송파경찰서 등의 4개 중대 경비병력(400여명)이 배치됐고, 오전 8시19분 송파소방서는 ‘구조2호’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강동·강남·양천 등 인근 6개 소방서 구조인력 200여명이 출동해 현장에 배치됐다. 소방당국은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오전 8시20분 지하철 2호선의 잠실역 무정차통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롯데월드측은 오전 9시40분쯤 입장객이 당초 고지한 입장제한 숫자 3만 5000명을 넘어서자 입장을 중단시키고 대기 중이던 손님들에게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롯데월드에는 휴일에 통상 3만여명이 입장한다. 롯데월드측은 사고가 난 뒤 “충분히 대비했으나 시민들의 문화의식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롯데월드는 당초 폐장 시간보다 5시간 정도 이른 오후 6시에 문을 닫았다. 롯데월드측은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업무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 롯데월드 정문 근무자 등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했다. 안전관리 소홀이나 인력 배치상 문제 등이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윤설영 김기용기자 snow0@seoul.co.kr
  • 이탈리아 여행 테러조심

    ‘4월 말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조심하세요.’ 국정원 테러정보종합센터는 25일 “4월9∼10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이 테러조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총선 정국이 마무리되는 4월 말까지는 이탈리아를 방문할 때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미국·영국 등에 이어 4번째 규모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마르티노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월 총선 직전에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완전 헛물만 켰수다”

    ‘일제 금괴는 없다.’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약탈했던 금괴와 골동품 등을 패망하면서 제주도 어딘가에 숨겼놓았다며 지난 20여년간 제주도에 떠돌던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으로 그치게 됐다. 금괴가 매장된 곳으로 지목된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주변에서 금괴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탐사업체는 24일 이달말 발굴 시한종료를 앞두고 금괴매장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제주의 K업체는 지난해 11월부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산천단 뒷산에서 지하 17m, 직경 150㎜의 시추공 3곳을 뚫었으나 금괴가 묻혀있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관계자는 “탐사기기에는 무엇인가 묻혀 있는 흔적이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굴착기로 시추공을 뚫어 보았으나 바위 덩어리만 나왔고 금괴가 묻혀 있다는 징후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산천단 주변 곰솔(천연기념물 160호)의 보호를 위해 앞으로 산천단 일대 지하발굴은 허가하지 않기로 해 금괴 매장설은 영원히 소문으로만 남게 됐다. 일제가 전쟁 과정에서 약탈한 금괴와 골동품 등을 제주도에 숨겼다는 소문이 나돈 것은 지난 1980년대초. 제주도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이 최후의 항전지로 선택,6만명의 병력이 주둔하며 산간과 해안 곳곳에 초소와 진지를 구축했으며, 일본군이 퇴각하면서 중국 등지에서 약탈한 대량의 금괴 등을 묻어 놓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소문이 나돌자 제주도에는 전국의 탐사가들이 몰려 그동안 모두 5차례에 걸쳐 수십억원을 쏟아부으며 ‘보물찾기’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했다. 진석빈 제주시 문화재계장은 “일본군 제58군의 주둔지였던 산천단 주변에 금괴 매장설이 퍼지면서 그동안 발굴작업이 잇따랐지만 아무것도 실체가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구로구, 복지대상자 보호시스템 마련

    명문대 입학을 앞두고 소아 당뇨병으로 안타깝게 숨진 소녀가장 문모(19·구로구 수궁동)양 사건을 계기로 서울 구로구가 저소득 단독가구의 응급상황 발생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복지대상자 집중보호 시스템을 마련했다. 구는 22일 문양과 같이 혼자 살면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숨지는 생활보호대상자가 없도록 복지대상자 집중관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중관리 대상은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질병·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이다. 구는 관리카드 제도를 신설, 복지도우미와 자원봉사자 등이 이들의 병력과 약물투여 내역 등 건강상태와 생활실태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심 전화기 제도를 확대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인근 소방서와 연결돼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또 저소득 가구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운영해 갑자기 생활이 어려워진 가구에 생계비 최대 700만원, 의료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구 관계자는 “가난 때문에 불행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저소득 복지대상자들에 대한 집중 보호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짝짝이 가슴’ 유방암 확률 높다

    양쪽 유방의 크기에 차이가 많이 날수록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리버풀 대학 보건대학원의 다이앤 스커트 박사는 전문지 ‘유방암 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 유방 크기의 차이가 100㎖씩 늘어날수록 암 발병 위험은 50%씩 높아진다고 주장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스커트 박사는 X선 검사 때는 유방암이 없었으나 나중에 유방암이 나타난 여성 252명과 건강한 여성 252명을 대상으로 유방 크기의 차이를 측정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대상자의 평균 유방 크기는 500㎖였으므로 100㎖ 차이가 난다면 상당한 수준이다. 양쪽 크기가 똑같은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상자들의 유방 크기가 조금씩 달랐다. 양쪽 유방이 불균형인 여성은 발달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것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스커트 박사는 추측했다.그는 불균형 유방은 장차 유방암이 나타날 위험이 높음을 예고하는 것이지만, 가족의 병력 등 전체적인 발병 요인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유방암치료협회의 마리아 리드비터 박사는 두 유방의 크기 차이가 갑자기 벌어지기 시작하면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암연구소의 스티븐 듀피 박사도 보통 왼쪽 유방이 약간 큰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유방암도 왼쪽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51%라고 밝혔다.그는 유방 불균형에서 오는 유방암 위험의 정도는 조직의 밀도 등 다른 요인에 비하면 작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 美 ‘베이비 비즈니스’

    美 ‘베이비 비즈니스’

    “ ■ 844번: 나이 26세 직업 은행원 용모 가슴둘레 34인치·갈색 직모에 높은 광대뼈 특이사항 오빠는 공군장교 성격 유머러스하고 지적이며 다재다능 취미 피아노·암벽등반” “ ■ 650번: 나이 32세(기혼) 직업 법학도 용모 허리 30인치·푸른눈에 갈색머리…” 구직이나 결혼정보회사에 등록된 소개서가 아니다.‘유전학과 체외수정 연구소’란 이름의 웹사이트에 난자제공 희망자들이 자신의 어린시절 사진과 함께 올린 소개서의 일부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이 난자 공여에 대한 법 규정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미국이 난자시장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관리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만 389건에 그쳤던 기증난자 사용은 2003년 1만 4323건으로 40% 가까이 늘었다. 최근에는 난자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베이비 비즈니스’란 책까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저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데보라 스파 교수는 “우리는 어린아이의 ‘성분’을 팔고 있는 것”이라며 “실상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장기매매를 엄격히 금지하는 미국이지만 난자매매를 규제하는 법률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불임클리닉 등에서는 3000∼8000달러(약 300만∼800만원)의 수수료를 약속하며 공여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학력이나 신체조건 등 특별한 조건이 붙을수록 수수료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지난 1999년 한 아이비리그(동부 명문) 대학의 학생신문에 실린 광고는 최상위권 성적과 신장 155㎝ 이상 등의 조건과 함께 5만달러(약 5000만원) 제공을 약속했다. 최근 스탠퍼드대 학생신문 광고에서는 가격이 10만달러(약 1억원)까지 뛰었다. 캘리포니아대 역사·사회학부에 다니는 22세의 여학생은 “네 번에 걸쳐 난자를 제공해 쌍둥이를 포함해 3명의 아이가 태어났다.”면서도 “나는 DNA를 줬을 뿐 그들의 어머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난자 제공에 앞서 무려 36쪽에 이르는 이력 및 병력기록 작성을 요구받았다. 한 난자 브로커는 “기증자 대부분은 학비가 필요한 여대생들”이라면서 “그들에게 난자 제공은 일종의 ‘대가를 지급받는 선행’”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오늘의 눈] 자이툰부대원 어머니들께/김상연 정치부 기자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는 이메일을 15일 독자로부터 받았다. “김상연 특파원님! 3월15일자에 자이툰부대 병력 교체 동행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에 9일 파병 떠난 우리 아들 사진이 실렸습니다. 그 사진 구할 수 없나요?가능하다면 부탁드려도 될까요?번거로우실지 모르지만 부탁하겠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다는 이 독자는 기사 잘 읽었다는 둥의 인사치레도 없이 다짜고짜 사진을 보내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혹스럽기보다는 그 다급한 모정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기사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작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봤을 텐데, 거기에서 아들 모습을 발견했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화장할 새도 없이 버선발로 달려나오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그러니 만사를 제쳐놓고 사진을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진 보냅니다.”라고 간단히 쓰려던 답장이 감상에 젖어든 탓인지 자꾸만 길어졌다. 마치 그 어머니의 아들이 된 양, 혹은 그 아들의 상관이 된 것처럼…. “김상연 기자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자이툰은 평균 경쟁률이 7∼8대 1이 넘을 만큼 들어가기가 힘든 곳입니다. 그 관문을 통과했다니 아드님은 정예군인임이 틀림없습니다. 기사에 다 쓰지 못했지만, 그곳은 생활환경이 아주 좋습니다. 먹고 입는 것이 국내보다 지원이 훨씬 잘됩니다. 하지만 그곳 생활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부모님 마음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겠지요. 부모님 입장에선 늘 아들 걱정에 시름하시겠지만, 역으로 아들 입장에선 부모님이 자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일 겁니다. 아들이 아무 걱정없이 건강하게만 지내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듯, 부모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시기를 바라는 게 아들의 마음일 것이란 생각을 저 역시 아들된 입장에서 해봅니다.” 이 작은 답장을 이라크에 아들 딸을 보내놓고 잠 못 이루는 모든 어머니들께 드린다. 김상연 정치부 기자 carlos@seoul.co.kr
  •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김 상사님! 만약 당신이 지난 9일 서울공항에서 자이툰부대 교대 병력의 출국 장면을 지켜봤다면 실망하셨을 겁니다.41년 전 용맹스러운 제2해병여단의 일원으로 당신이 월남으로 떠날 때 부산항을 가득 메웠던 만큼의 환송 인파를 그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활주로에 일렬로 늘어선 동료 군인들의 손짓만을 배경으로 트랩을 오르는 장병들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숱한 찬반 논란의 포연(砲煙)에 질식하는 건 결국 장병들의 ‘실존’이 아닌지요. 그러나 김상사님! 저의 우울함은 기내로 들어선 순간 증발했습니다.300여명의 장정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테스토스테론’의 열기가 확하고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베이지색 군복에 바짝 밀어버린 머리, 그리고 이글거리는 검은 눈동자는 흡사 질서정연한 사자떼의 모습이라 할 만했습니다. 저는 감히 그들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해석하기 힘든 침묵이 전장(戰場)으로 향하는 기내를 묵직하게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이륙 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가까스로 뒷좌석의 한 병사에게 물었습니다. 두렵지 않으냐고.“담담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불치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는 재차 다그쳤습니다. 전체 감정 중에 두려움이 몇 퍼센트나 되느냐고. 이번엔 “그걸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는 대답입니다.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어찌 사람의 감정을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있겠습니까. 호기심과 설렘에 온통 구름 위를 걷다가도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인간의 한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아(我)는 비아(非我)요, 무아(無我)라는 것이겠지요. 김 상사님! 이륙 10시간 30분만에 장병들을 실은 민항 전세기는 쿠웨이트의 무바라크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전장인 이라크로 진입하기 전 장병들은 쿠웨이트의 미군기지(캠프 버지니아)에서 하루를 묵습니다.41년 전 김 상사님은 6일의 항해 끝에 월남의 깜란만에 상륙, 바로 전투태세에 돌입했지만 지금 후배들은 잠시나마 숨을 고를 겨를이 있는 것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병사들을 제일 먼저 맞아준 것은 악명높은 사막의 모래바람입니다. 얼굴쪽으로 사납게 달려드는 모래 세례에 눈을 뜨기도, 숨을 쉬기도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사막의 신(神)은 이런 식으로 여기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경고하는 듯합니다. 다음날 장병들은 공군 수송기인 C-130에 실려 이라크 아르빌로 향했습니다. 김 상사님,41년 전 당신은 미 해군 함정을 타고 월남에 와서 미군이 나눠준 탄약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지금 자이툰 부대원들은 소총에서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일체 우리 장비로 전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력의 성장치는 이렇게 확인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 상사님과 전우들이 흘린 피의 기여가 포함돼 있겠지요. 보일러실 내부처럼 어수선한 수송기에 앉아 고막을 찢을 듯한 소음을 듣고 있으려니 본격적으로 전쟁터로 향한다는 실감이 났습니다.2시간 가량이 흘러 착륙이 임박해졌을 때 기체가 롤러코스터처럼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전술비행’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것은 이·착륙시 혹시 있을지 모를 적의 대공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기체를 지그재그로 선회하는 것입니다. 장병들 모양으로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서 10분 넘게 넘실대는 기내에서 중심을 잡다보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가 밀려올라왔습니다. 김 상사님도 월남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배멀미 때문에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셨지요. 세상이 변해도, 또 기술이 진보해도 구역질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전쟁의 통과의례인가 봅니다. 수송기가 닿은 곳은 아르빌 국제공항입니다. 수송기 주위에 배치돼 집총자세로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원들을 보면서 오싹 긴장감이 들었습니다. 이곳이 허허벌판이라고 해서 41년 전 밀림 속에서의 김 상사님보다 공포감이 덜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선가 순식간에 날아오는 총탄에 격살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무애(無碍)한 광야에서 오히려 더 섬뜩하게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아르빌은 예상과 달리 사막이라기보다는 구릉지와 녹지가 군데군데 펼쳐진 초원지대에 가깝습니다. 부대원들이 완전무장 차림으로 철통 같은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 영내로 들어선 순간 안심이 됐습니다.100만평 규모에 3000여명의 사단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부대는 병원도 있고, 슈퍼마켓도 있고, 외환은행 지점도 있어 마치 한국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장병들의 식탁은 한국에서 배로 실어온 우리식 반찬으로 채워집니다. 김 상사님이 보시면 세상 참 좋아졌다고 하시겠지요. 김 상사님! 정작 놀라실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도착 다음날인 11일 자이툰 부대원들의 민사심리작전에 동행해 아르빌 외곽의 작은 마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잔뜩 긴장해 있는 제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흉악한 테러가 아니라 주민들의 따뜻한 미소였습니다. 자이툰 부대원의 차량을 발견한 어린이들은 하던 놀이를 제쳐놓고 손을 흔들며 수도없이 차량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느라 팔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피르라시’라는 마을에 다다르자 귀에 익은 우리 동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라크 어린이들이 용맹하기로 이름난 우리 특전사 요원들을 따라 율동에 맞춰 우리 말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서울에서 8400여㎞나 떨어진 이국의 하늘 아래서 우리 동요를 부르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울컥 눈시울이 불거졌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라크 청년들과 우리 병사들 사이에 씨름대회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호떡, 솜사탕 같은 우리 먹을거리도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 성대한 마을잔치는 오롯이 우리 군인들의 손으로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살벌한 전장을 상상하고 온 기자에게 이런 장면은 한바탕 충격이었습니다. 자이툰은 전투가 아닌 사랑을, 파괴가 아닌 재건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거대한 한류(韓流)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이 어쩌고저쩌고하는 온갖 탁상공론을 자이툰은 총이 펜보다 강하다는 역설의 웅변으로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아르빌에서 단 한 건의 테러도 일어나지 않은 기적은 이런 한류식 사랑의 결실입니다. 불퇴전의 특전사 요원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어린이들과 껑충껑충 율동을 하는 것, 이것은 유난히 다정(多情)한 우리 민족이 아니고선 다른 어떤 나라 군인들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발상의 전환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한국군의 성과에 자극을 받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최근 “한국군의 민사심리전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전쟁터에서 민심부터 챙기는 것은 우리 군의 오랜 전통인 것 같습니다. 월남전 당시 채명신 주월 한국군 사령관이 “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을 김 상사님도 기억하시지요. 현지에서 자이툰은 치안유지에서부터 도로포장, 기술교육, 의료봉사 등등 수십가지의 민사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부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 주민들은 한국군 철군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이날 오후 만난 쿠르드 자치정부 관계자는 한국군이 얼마동안 주둔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영원히(forever)”라고 하더군요. 12일 아침 저는 올 때와는 반대로 밝은 마음으로 아르빌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6개월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귀환하는 300여명의 교체 병력과 말입니다.14일 아침 드디어 서울공항에 비행기가 안착했을 때 한 병사(김금휘 병장)에게 제일 보고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라고 답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고작 6일간 이라크 출장을 가는 아들 걱정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니 이라크에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담보잡힌 3000여 장병의 어머니들의 심정은 또 어떻겠습니까. 물론 41년 전 사지에 아들을 보내놓은 김 상사님의 어머니도 밤잠을 못 이루셨겠지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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