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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안에 식이섬유 한가득… 여름 제철 음식으로 다이어트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입안에 식이섬유 한가득… 여름 제철 음식으로 다이어트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한 해를 스물 넷으로 나누어 계절의 표준으로 삼는 것을 절기라고 한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절기는 농사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날이었다. 절기는 봄이 시작되는 입춘부터 시작돼 여름으로 들어서는 입하, 가을과 겨울의 시작을 뜻하는 입추, 입동으로 이어진다. 달력이 만들어지고 기상청에서 한 달 뒤 날씨까지 예측하는 시대가 왔지만 지금도 농사에는 절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텃밭을 처음 가꾸기 시작했을 때 씨는 아무 때나 뿌리기만 하면 싹이 나고 잎을 맺어 열매를 거둬들이는 줄 알고 변화 없는 텃밭을 원망만 했었다. 제철에 나는 채소가 있는 것처럼 씨뿌리기와 거두기도 제철이 있다는 것을 지금도 알아 가고 있기에 달력을 넘길 때마다 텃밭을 위해 절기를 확인하게 된다. 지난 6일은 24절기 중 망종(芒種)이었다. 망종은 벼나 보리, 밀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뜻하기도 하고, 보리가 익어 먹게 되며 볍씨가 자라 모내기를 하는 때를 가리키기도 한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엔 망종 전후를 보릿고개라고 부르곤 했다. 지난해 가을 수확한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농사 지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말한다. 망종쯤 나오는 햇보리로 지은 보리밥은 보릿고개 시절에 더없이 고맙고 따뜻한 한 끼였을 것이다. 지금 보릿고개는 보리밥 전문 식당을 칭하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게 쓰인다. 보리밥은 건강을 위해 일부러 챙겨 먹는 음식이 됐다. 보리밥에 곁들이는 김치는 단연 열무김치다. 여름이면 시어진 김장김치가 잠시 물러나고 파릇파릇한 열무김치가 식탁에 올라온다. 열무는 여름에 가장 풍성하게 자라는 채소로 어린순일 땐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기도 한다. 열무는 김장김치처럼 오래 보관했다가 먹는 것이 아니라 익기 시작하면 바로 먹고 새콤하게 익을 때쯤 다시 담그면서 여름을 나게 된다. 물론 김치 냉장고가 생기면서 장기간 보관도 가능해졌지만 익어서 누렇게 변한 열무김치보다는 녹색일 때가 더 맛있다. 풋내가 나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나고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 풀을 쑤어 양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름에 나는 재료인 감자, 보리, 밀 등으로 풀을 쑤어 열무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풀을 대신해 찬밥을 곱게 갈아 쓰는 것도 열무김치는 오래 보관하지 않고 빨리 익혀서 먹기 때문이다. 보리밥에 열무김치를 듬뿍 넣어 쓱쓱 한 그릇 비벼 먹고 나면 식이섬유가 가득한 보리와 열무 덕택에 노폐물이 빠져나가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니 여름엔 역시 열무김치와 보리밥이 정답이다. 요리연구가·네츄르먼트 대표 ●재료 열무·얼갈이 1단씩, 양파 2분의1개, 실파 2분의1줌, 홍고추·풋고추 각각 2개 ●절임물 굵은소금 1.5컵, 물 2컵 ●양념 재료 감자 1개, 물 10컵, 다시마 1장, 고춧가루·다진마늘 4분의1컵씩, 다진생강 약간, 굵은소금 5~6큰술 ●만드는 방법
  • 농협, ‘드문모심기 농작업대행 시연회’ 가져… 신농법 보급 확대 나선다

    농협, ‘드문모심기 농작업대행 시연회’ 가져… 신농법 보급 확대 나선다

    농협은 지난 24일 경기 이천 율면농협 육묘장에서 ‘드문모심기 농작업대행 시연회’를 열고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이 가능한 신농법 보급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시연 행사에서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관내 농업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자율직진 이앙기를 활용한 ‘드문모심기’와 드론을 활용한 방제 농법을 선보였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농가에서 이앙기로 모를 낼 때 보통 평당 모 이삭을 80주 정도 심는 것에 비해 드문모심기 기술을 이용할 경우 약 30주 감소하는 효과와 함께 육묘상자에 기존의 두 배가량 볍씨를 심어 파종밀도를 높일 수 있다. ha당 필요한 육묘상자수가 240개에서 80개로 3분의 1로 줄고 육묘와 이앙비용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드론을 활용해 방제할 경우 ha당 방제 소요시간이 276분에서 12분으로 감소해 기존보다 노동력을 약 95%까지 줄일 수 있다. 농협은 이와 같은 신농법 확대를 위해 2017년 농촌진흥청과 MOU를 체결하고 드문모심기 등의 생력재배기술 홍보를 위한 시연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재배기술 교육과 컨설팅, 현장견학, 무이자 자금지원 등의 영농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드문모심기와 드론 방제를 시연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농촌 인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영농에 필요한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농법과 스마트 농기계를 적극 도입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광주 임곡농협, 조합원 대상 ‘볍씨 종자소독’

    광주 임곡농협, 조합원 대상 ‘볍씨 종자소독’

    광주 임곡농협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볍씨 종자소독’을 무상으로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볍씨 소독은 키다리병, 세균성벼알마름병, 이삭누룩병, 벼잎선충 등 종자전염성 병해충을 예방하고 건강한 모를 기르기 위해 진행한다. 기재만 임곡농협 조합장은 “이번 볍씨 종자소독 무상지원으로 농업인들의 어려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적인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쌀에도 특허 있다?… 벼 신품종 가려내는 대한민국 하나뿐인 ‘米人’[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쌀에도 특허 있다?… 벼 신품종 가려내는 대한민국 하나뿐인 ‘米人’[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한민족 반만년을 함께해 온 솔푸드라면 뭐니 뭐니 해도 쌀이다. 삼시 세끼 쌀밥을 먹는 세상이야말로 사람들이 생각하던 태평성대인 시절도 있었다. 이렇게 소중하고 친숙한 쌀이지만 우리가 지금 먹는 쌀은 사실 조상들이 먹던 쌀과 품종이 다르다. 좀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쌀은 해마다 새 품종으로 바뀌고 있다. 품종 개량이 쉴 새 없이 이어질 뿐 아니라 나름 유행도 분명하다. 이자현 국립종자원 농업연구사는 ‘식물에 관한 특허’ 중에서도 쌀 신품종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대한민국에서 한 명뿐인 공무원이다. 인사혁신처의 도움을 받아 지난 21일 경북 김천 국립종자원에서 이 연구사를 만났다. ‘식물 특허권’이란 국립종자원 전국 10곳 지원 설립감귤·화훼 등 지역 특성따라 담당벼 신품종 65개 항목 일일이 검사구별·균일·안정성 충족돼야 인정 -식물에 특허를 준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에겐 생소한 개념인데. “품종이란 식물학에서 통용되는 최저분류 단위의 식물군을 말한다. 육성자(품종을 육성하거나 이를 발견해 개발한 사람)가 신품종 출원서를 제출하면 서류심사를 거쳐 임시보호권을 부여한 뒤 조건을 따진다. 재배심사를 통해 기존 품종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지(구별성), 신품종의 본질적 특성이 충분히 균일한지(균일성), 품종의 본질적 특성이 두 세대를 거친 뒤에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안정성)를 측정해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 신품종으로 인정하고 특허를 부여한다. 지금 담당하는 건 벼 종류다. 구별성과 균일성, 안정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되면 새 품종으로 등록한다. 특허권자가 되면 본인 품종에 대해 다른 사람이 임의로 번식, 재배·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권리가 생긴다.” ‘종자주권’ 왜 중요한가 라일락, 한국 원산지인데 美 개량수수꽃다리 이름 잊힌 채 역수입日 샤인머스캣, 한국선 출원 안 해현재 로열티 하나 없이 국내 재배 -국립종자원은 어떤 곳인가. “국립종자원은 종자생명산업 발전을 통한 국부 창출과 미래 농업을 선도하는 종자전문서비스기관을 목표로 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기관이다. 크게 식량 작물 가운데 보급종 생산·보급과 품종 보호, 육성자 권리 보호를 핵심 업무로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세계 8위 품종 보호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부 보급종 생산과 공급을 위해 1974년 발족한 국립종자공급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7년 국립종자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4년에는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본원을 이관했다. 현재 전북 익산·정읍시, 전남 함평군·영암군, 경남 밀양시 등 전국 10곳에 지원을 두고 있다. 본원과 지원마다 주로 심사하는 식물이 다르다. 가령 감귤이나 한라봉 같은 아열대 과일은 제주지원에서, 화훼류와 콩 종류는 경남지원에서 담당한다.”-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현재 출원된 벼 신품종이 40종가량 된다. 국립종자원에 있는 논에서 직접 재배를 하면서 검사한다. 초엽부터 줄기 길이·잎몸의 길이와 너비, 각도·이삭의 색깔과 수, 길이·볍씨의 무게와 색깔, 폭 길이 등등 65개 항목을 일일이 검사해야 한다. 벼 심사를 더 잘하기 위해 이앙기와 트랙터 등 농기계 운전법도 배우고 있다.” -식물 특허에도 시대상이 있을까. “예전엔 메벼 위주였는데 차츰 찰벼가 많아졌고, 요즘은 흑미 종류가 대세가 됐다. 특히 요즘은 당뇨 환자에게 특화된 쌀, 쌀눈이 커지거나 필수 아미노산(라이신) 함량이 늘어난 쌀, 갈색이나 빨간색 등 색깔이 다양한 쌀처럼 기능성 쌀 출원이 꾸준히 늘어나는 게 눈에 띈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안남미도 개발하고 있는데 몇 년 안에 일반인 식탁에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화훼류 특허 심사도 담당했는데. “식량 작물은 주로 공공기관에서, 채소는 주로 민간기업에서 출원한다. 화훼류는 개인 출원자가 많다. 농장을 운영하거나 취미로 하는 분들도 있다는 게 특징이다. 경남지원에서 일할 때 5년가량 카네이션을 담당했다. 물론 카네이션도 유행이 있다. 예전엔 빨간색만 있었는데 몇 해 전부턴 색깔도 다양해지고 여러 색이 섞인 신품종이 계속 나오고 있다. 꽃받침 색깔, 꽃잎 모양, 꽃잎에 물결 모양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 꽃잎 너비와 지름, 마디 수 밀도를 밀리미터 단위까지 실측하고 관찰한다. 심사를 할 때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일련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온 카네이션을 보면 번호만 기억이 날 뿐 품종 이름은 전혀 모른다.”‘농업연구사’ 어떻게 됐나 부친 농업교사·모친은 꽃집 운영자연스럽게 농학 연구자에 관심화훼류 출원 계기로 종자원 지원 -흔치 않은 길을 선택한 계기는. “아버지는 농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고등학교 농업 교사를 하셨다. 어머니는 꽃집을 20년 넘게 했다. 자연스럽게 농학을 전공해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화훼류(알스트로메리아) 신품종을 국립종자원에 출원했는데, 출원에 필요한 서류 절차를 맡으면서 국립종자원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 국립종자원에서 일을 배우는 데 연구원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예전보다 종자주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 종자주권이 왜 중요한 건가. “샤인머스캣 사례를 들고 싶다. 일본에서 신품종 포도인 샤인머스캣을 개발해 등록을 했는데 한국에는 출원을 하지 않았다. 6년이 지나 버리니 법적으로 한국에선 누구나 로열티 한 푼 없이 샤인머스캣을 재배할 수 있게 돼 버렸다. 게다가 한국에서 재배한 샤인머스캣을 출원 등록이 안 된 중국이나 베트남에 수출할 수도 있다. 일본에선 큰 논란이 됐다고 들었는데, 불만이 없을 순 없지만 식물 특허 관련 국제규범상 한국에 항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과거 라일락이 비슷한 일을 겪지 않았나. “맞다. 라일락 원산지가 한국이고 ‘수수꽃다리’라는 이름도 있다는 걸 얘기해 주면 많은 이가 깜짝 놀란다. 미군정 시절 서울에서 채취해 간 수수꽃다리 종자를 미국에서 개량해 판매하면서 정작 우리는 수수꽃다리라는 이름도 잊어버린 채 역수입을 해야 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민간 육종가나 기관들이 노력한 덕분에 국산 신품종으로 외국에서 로열티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미 신품종을 수출하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대표적이다. 금 1㎏보다 파프리카 종자 하나가 더 비싸다는 얘기도 있다. 외국에서 품종을 수입하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신품종을 육성하고 활성화하는 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
  • “뚜루루 뚜루루” 귀한 손님 오셨네

    “뚜루루 뚜루루” 귀한 손님 오셨네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흑두루미들이 22일 충남 서산 A지구 농경지에서 볍씨 등 먹이를 쪼아 먹고 있다. 매년 전 세계 흑두루미의 4분의1 수준인 5000여마리가 이곳 천수만 일대를 찾아 겨울을 난다. 서산시는 다음달 5~20일 토요일과 일요일에 ‘흑두루미 탐조 투어’를 진행한다. 서산시 제공
  • 이천서 18일 올해 전국 첫 모내기

    이천서 18일 올해 전국 첫 모내기

    올해 전국 첫 모내기가 18일 오후 3시 경기 이천시 호법면 안평3리에서 진행됐다. 이천시는 호법농업협동조합과 함께 이날 오후 3시 호법면 안평리의 990㎡ 규모 비닐하우스 논에서 모를 심었다. 애초 150∼200명이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세 30여 명만 참여하는 것으로 축소 진행됐다. 이날 모내기한 품종은 국내 육성품종인 극조생종으로, 1월 15일과 18일에 각각 볍씨 침종과 파종을 했다. 수확 시기는 6월 중으로 정곡 260㎏의 수확이 예상된다. 이곳의 모내기는 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3개월가량 이르다. 대부분 3월 말 침종, 4월 초 파종을 거쳐 5월에 모내기가 이뤄진다. 이천시를 포함한 5개 시·군의 생활쓰레기를 소각하는 광역소각장에서 나오는 소각 열을 활용하여 데운 물을 안평리 논까지 1㎞가량 끌어와 수막 재배하는 방법으로 전국에서 가장 이른 모내기를 하고 있다. 수막 재배는 두 겹으로 만들어진 비닐하우스 지붕 사이에 따뜻한 물을 계속 흘려 넣어주는 농사기법으로, 겨울에도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영상 20도로 유지해준다. 소각장 폐열 이용 전에도 이천시는 1996년부터 지하수 물로 수막재배를 해 매년 1∼3월 전국 처음으로 모내기를 해왔다. 엄태준 시장은 “이천쌀을 ‘예’와 ‘격’을 갖춘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쌀로 역사적인 맛을 이어 나가겠다는 농업인의 염원을 담아 첫 모내기 행사를 마련하였으며, 더 나아가 이천시에서는 고품질 임금님표 이천쌀의 지속적인 미질향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청소의 제왕/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청소의 제왕/탐조인·수의사

    하늘에 검고 큰 새가 여러 마리 떴다. 거의 일자로 펼쳐진 긴 날개, 날갯짓 없이 바람 따라 흐르는 활공. 바로 사람들이 새들의 제왕이라 부르는 독수리다. 새들의 제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콘도르와 더불어 맹금 중에서 가장 크다. 하늘의 제왕이라면 마땅히 멋지게 사냥을 할 것 같다. 하지만 독수리는 사실 사냥을 못한다. 대신 아침에 해가 떠 상승기류가 생기면 하늘 높이 날면서 밤사이 죽은 사체를 찾는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의 들판과 야생동물이 많이 줄어서 우리나라로 겨울을 보내러 오는 어린 독수리들의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추운 겨울 굶을 대로 굶은 독수리들은 탈진하고, 젊은 독수리가 번식지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니 점점 멸종 위기로 치닫는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이 육류 부산물이라든지 로드킬된 고라니 사체 등을 먹이로 뿌려 주기도 하는데 동네 까마귀와 까치들이 몰려들어 독수리를 내쫓으며 먼저 먹는다. 눈빛부터 위협적인 다른 맹금들과 달리 독수리는 커다랗고 맑은 눈이 초식동물 눈처럼 순하게 보여서인지 더 우습게 보는 것 같다. 그 커다란 발로 한 대 뻥 차주면 까치가 놀라 달아날 것 같은데도 일단 귀찮은 녀석은 피하고 보는 독수리다. 독수리보다는 훨씬 작지만 역시 대형 맹금인 흰꼬리수리와는 종종 싸우기도 하지만 말이다. 사냥도 못하는 순둥이 독수리라도 구조 등을 이유로 보정할 때 이 새가 맹금이라는 걸 절대 잊으면 안 된다. 독수리는 소가죽을 뚫어 내장을 파먹고, 소뼈까지 부스러뜨려 먹는 무시무시한 부리와 발톱을 가지고 있으니까. 몽골의 드넓은 초원이 소나 말의 사체로 오염되지 않는 건 독수리 덕분이다. 독수리 말고 다른 맹금들도 물론 죽은 사체를 먹을 수 있지만 독수리는 강한 위산 덕분에 썩은 고기도 먹을 수 있다. 가죽부터 뼈까지, 신선한 사체부터 오래된 사체까지 모두 깨끗하게 먹어 치울 수 있는 독수리는 사실 사체 청소의 제왕이다. 청소의 제왕인 독수리도 먹으면 안 되는 사체는 농약 먹고 죽거나 총알 맞고 죽은 사체다. 누군가가 오리나 기러기를 죽이려고 일부러 농약에 적셔 뿌린 볍씨 때문에 해마다 많은 독수리들이 2차 농약중독으로 죽거나 구조된다. 사냥한다며 무분별하게 쏘는 총알도 납중독을 일으킨다. 구조가 늦어지면 죽는다. 맑고 예쁜 눈빛의 독수리가 부탁드린다,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함께 살자고.
  • [영상] 충남 아산 야생오리 집단 폐사, 알고 보니

    [영상] 충남 아산 야생오리 집단 폐사, 알고 보니

    지난달 충남 아산에서 야생오리류 100여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사체에서는 농약의 한 종류인 카보퓨란이 검출됐다. 환경부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지난달 7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발생한 야생오리류 100마리 집단 폐사 원인을 분석한 결과 농약의 한 종류인 카보퓨란 중독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청둥오리 23마리, 고방오리 5마리를 부검한 결과 소낭(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볍씨가 발견됐다. 이 볍씨에서는 평균 25.191㎎/㎏의 카보퓨란이 검출됐다. 이는 치사량인 2.5~5.0㎎/㎏보다 5배 이상 높다. 누군가 야생오리를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 매개체로 의심하고 일부러 볍씨에 농약을 뿌려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환경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농약이나 유독물을 고의로 살포해 야생생물을 포획하거나 죽이는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야생생물 포획을 목적으로 한 농약·유독물 살포 행위를 신고하면 1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상 증상을 보이는 개체나 폐사체를 신고한 후 농약 중독이 확인되면 10만원을 포상한다.
  • [씨줄날줄] 신라가 만든 한자 답(畓)/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신라가 만든 한자 답(畓)/서동철 논설위원

    경기 고양시에 있는 가와지볍씨박물관에서는 지금 ‘벼, 타임캡슐을 열다’를 주제로 한반도 쌀농사의 역사를 보여 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가와지볍씨는 일산신도시 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1991년 6월 당시 고양군 송포면 대화4리 가와지마을 발굴조사에서 출토됐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5020년 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의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210번지 장성초등학교 일대다. 1997년 11월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 현장인 당시 충북 청원군 소로리 발굴조사에서는 127톨의 볍씨가 나왔다. 볍씨가 집중 출토된 토탄층의 탄소연대 측정에서는 1만 2890년 전~1만 4090년 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가장 오래된 볍씨로 알려진 중국 후난성 옥첨암 동굴 것보다 3000~4000년 앞섰다는 뜻이다. 학계는 두 볍씨가 야생벼인지, 재배벼인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오늘날 벼농사는 논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처음에는 밭에서 재배하다가 나중에 논에서 재배하게 됐다고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은 서술하고 있다. 기원 전후의 습지 유적인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출토된 볍씨에는 논벼와 밭벼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561년(신라 진홍왕 22) 세워진 창녕 진흥왕척경비다. ‘해주백전답’(海州白田畓)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답(畓)이 ‘물이 들어찬 밭’이라면 백전(白田)은 ‘아무 것도 없는, 곧 물이 들어차지 않은 밭’이라는 것이다. 답이라는 중국에 없는 글자가 새로 나타난 것은 신라 사회에서의 벼재배 양상 변화를 보여 준다는 것이다. 백제는 7세기에도 중국식 표현인 수전(水田)으로 썼다. 전(田) 자가 한국에서는 밭을 뜻하지만 일본에서는 주로 논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 농사가 밭 중심이었던 반면 일본은 논농사 위주였음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엇그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가족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과 밭을 혼동했다가 놀림감이 됐다. 보도자료에 “답(밭)인 해당 농지에 논 작물인 벼를 재배하겠다고 신고했다”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벼를 논에서 재배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칭찬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0.5% 한계 넘은 고려인… 정관계·예술계 활약

    0.5% 한계 넘은 고려인… 정관계·예술계 활약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을 잇는 끈은 18만여명의 고려인에서 비롯됐다. 전체 인구(3393만명)의 약 0.5%에 불과한 한계를 딛고 신 아그리피나 유아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장 발레리 민족우호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 빅토르·엠마 아슬로노바 하원의원, 펜 비탈리 주한대사, 리 드미트리 국가프로젝트관리청장 등이 정관계 요직을 맡고 있다. ‘동양의 피카소’로 불렸던 신 니콜라이(1928~2008) 화백 등 문화예술계 활약도 도드라진다. 고려인이 정착한 때는 1937년 겨울. 구소련의 스탈린 체제가 극동에 살던 이들의 강제이주를 결정하면서다. 그해 9~12월 50량가량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린 고려인들은 30~40일에 걸친 고통의 시간 끝에 황량한 중앙아시아에 도착했다. 강제이주를 결정한 것은 1931년 만주를 장악하며 턱밑까지 들어온 일본인과 고려인의 외모가 비슷해 간첩을 색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고려인 사회 규모가 커 향후 자치 요구가 불가피한 데다 중앙아시아의 농업생산력 극대화를 위해서도 농사 기술을 가진 고려인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중 7만 6000여명이 우즈베키스탄에 자리잡았다. 대기근 직후였지만 현지인의 도움으로 혹독한 겨울을 나고 이주 당시 품고 온 볍씨로 벼농사에 성공했다. 다수의 한인 콜호스(집단농장)를 성공시킨 김병화, 황만금 등은 ‘노동 영웅’ 반열에 올랐다. 우리 정부도 고려인 사회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 10월 현지 고려인 1세대들의 요양시설인 ‘아리랑요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의료팀을 급파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에는 교포 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 [핵잼 사이언스] 세계 최초 ‘달 여행한’ 쌀, 中서 수확…식량 굴기 이어간다

    [핵잼 사이언스] 세계 최초 ‘달 여행한’ 쌀, 中서 수확…식량 굴기 이어간다

    달 여행을 하고 온 볍씨에서 최초의 ‘우주 쌀’이 수확됐다.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은 창어 5호에 볍씨 40g을 실어 우주로 내보냈다. 볍씨는 약 23일, 76만㎞에 걸친 달 여행을 하고 무사 귀환한 뒤 화난농업대 국가식물우주육종 프로젝트센터에서 자라왔다. 프로젝트센터 연구진은 3월까지 온실에서 볍씨를 키워 싹을 틔웠고, 3월 말경 온실에서 꺼내 논에 심고 키우기 시작했다. 쌀이나 콩, 상추 등의 작물 씨앗이 우주에 다녀온 사례는 많지만, 달 주위를 도는 ‘달 여행’을 수행한 볍씨를 키운 것은 중국 사례가 처음이다. 천즈창 센터 주임에 따르면, 해당 볍씨들은 탑승 과정에서 극미중력과 태양 흑점 폭발 등 특수한 환경을 겪었다. 이러한 환경은 볍씨의 유전자 돌연변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달 주위를 돌고 귀환한 볍씨들은 과학적 연구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심우주 환경에서 생물의 분자 및 유전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생명의 기원과 종의 진화, 우주비행 생물의 안전을 탐구하는 데 이론적인 뒷받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일명 ‘우주 볍씨’는 약 4개월의 재배 기간을 거쳐 얼마 전 수확됐다. 전문가들은 우주 방사능과 극미중력에 노출된 볍씨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결과, 평범한 볍씨들에 비해 더 많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의 벼 육종 전문가인 쉬레이는 현지 관영 언론인 글로벌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일련의 테스트와 기존 볍씨에서 나온 쌀 등과의 비교 시험을 거친다면 (식용을 위한) 검토에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우주기술 관련 매체의 편집장인 왕야난은 역시 글로벌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인간이 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자체적으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주 체류) 비용을 절감하고 미래의 유인우주비행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1987년부터 쌀과 목화, 토마토, 고추 등의 씨앗을 우주로 보내왔다. 이렇게 우주에 다녀온 작물은 형질의 변화가 나타나고, 우주 돌연변이를 거친 씨앗이 작물로 자랄 경우, 일반 작물에 비해 더 크고 맛이 좋아 슈퍼푸드로 불리기도 한다. 옥수수나 호박처럼 국민 수요가 왕성한 품종들은 이미 우주 육종 프로그램을 통해 우량종이 만들어졌으며, 농민들에게 무상공급되기도 했다. 중국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식량난을 해소하고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우주 육종을 무기로 세계적인 식량 자급 국가로 서겠다는 '식량 굴기'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 이천서 전국 첫 벼 베기

    이천서 전국 첫 벼 베기

    2021년 전국 첫 벼 베기 행사가 16일 오후 2시 임금님표 이천 쌀의 본 고장 경기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 뜰에서 열렸다. 지난 1월 4일 볍씨침종을 하고 2021년 1월 7일 볍씨파종을 거쳐 2월 4일 모내기 후 129일 만에 수확하는 것으로서 쌀 240kg 정도의 수확량을 예상하고 있다. 이천시가 주관하고, 호법농업협동조합 주최로 열린 이날 첫 벼베기 행사는 연동하우스 면적 892㎡에 극조생종 백일미가 심어졌다. 첫 벼베기 장소인 안평리 인근에는 이천시를 포함한 5개 시·군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광역쓰레기소각장이 가동 중에 있다. 이곳에서 나오는 소각 열을 이용해 벼 생육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오늘 풍성한 수확을 했다. 엄태준 시장은“오늘 벼 베기 행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임금님표 이천 쌀을 생산하겠다는 이천시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드론으로 볍씨 직접 파종 시연

    드론으로 볍씨 직접 파종 시연

    12일 강원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죽리에서 열린 저탄소 벼 드론 직파 시연회에서 농업용 대형 드론이 볍씨를 뿌리고 있다. 드론을 이용하면 육묘 및 이앙 과정이 필요 없어 1㏊당 120만원가량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노동력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배출되는 탄소량을 32%까지 줄일 수 있다. 양구 연합뉴스
  • “올해는 재두루미 출현이 반갑지 않네요”…낙동강 해평·강정 인근 가금류농가 AI 발생 우려

    “올해는 재두루미 출현이 반갑지 않네요”…낙동강 해평·강정 인근 가금류농가 AI 발생 우려

    경북 구미 낙동강 해평·강정 습지에 ‘겨울 진객’ 재두루미 무리가 날아 들자 축산당국와 지역 가금류농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철새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6일 경북 구미시에 따르면 최근 재두루미 55마리가 해평·강정습지에 내려앉아 먼저 월동하던 재두루미 3마리와 함께 모래톱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이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남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에 유일한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해평·강정 습지는 매년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멸종위기 야생생물Ⅱ),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멸종위기 야생생물Ⅱ), 큰기러기(멸종위기 야생생물Ⅱ),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이 겨울을 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구미시는 겨울철새의 안전한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해 철새월동지 환경정비를 실시하고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을 배치해 철새 모니터링을 한다. 또 매년 5t 상당의 먹이(볍씨) 공급, 철새 교란행위 계도 등 철새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구미지역 가금류 농장들에게는 시의 이런 노력이 달갑지만은 않다. 구미는 지난해 12월 AI가 발생해, 육계 농장과 3㎞ 이내 방역대 가금류 2만 8436마리를 살처분했으며, 추가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AI는 대부분 철새의 이동 통로를 따라 발생하고 AI가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가금류 대량 살처분이 불가피해 가금류 농장 입장에서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낙동강 인근 가금류 농장 한 농장주는 “지역에 AI가 발생해 하루 하루가 불안한데 철새까지 날아들어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엄동설한 속 이천서 전국 첫 모내기

    엄동설한 속 이천서 전국 첫 모내기

    엄동설한 속에 2021년 전국 첫 모내기가 4일 오후 2시 경기 이천시 호법면 안평3리 뜰에서 있었다. ‘임금님표 이천’ 쌀의 본 고장 이천시가 주관하고, 이천시지역농협 주최로 열린 이날 첫 모내기에서는 연동하우스 면적 900㎡ (300평)에 극조생종이 심어졌다. 이날 새벽까지 이천지역에는 5.5㎝의 눈이 내렸고 모내기가 진행될 때 비닐하우스 바깥 기온은 영하 0.4도를 나타냈다. 이날 전국 첫 모내기를 하기 위해 이천시와 호법농협은 지난 1월 4일 볍씨침종을 하고, 1월 7일 볍씨파종을 거쳐 이날 모내기 준비를 마쳤다. 수확 시기는 5월중이며, 정곡 320kg 정도의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5월 중순 벼베기 이후 새로 모를 심는 2모작으로 운영, 10월중 2차 수확을 한다. 한편,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이천시가 전국에서 첫 모내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광역쓰레기소각장의 폐열을 이용해서 가능하다. 모내기 장소인 안평리 인근에는 이천시를 포함한 5개 시,군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광역쓰레기소각장이 가동 중에 있어 이곳에서 나오는 소각 열을 이용해 모내기 하우스의 적정 기온을 늘 20℃로 유지하는 것이다. 엄태준 시장은 “올해 전국 첫 모내기 행사는 임금님표 이천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쌀로 거듭나고자 하는 농업인의 염원을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13살의 유관순 열사는 어떤 모습?…100년 전 사진 속 인물에 관심

    13살의 유관순 열사는 어떤 모습?…100년 전 사진 속 인물에 관심

    “100여년 전 사진 속에 어린 유관순 열사?”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이 28일 충남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 사진전에 공주 영명학교 사진도 있어 유 열사가 섞여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전은 임연철 박사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면서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를 찾아 문서 사진을 직접 촬영한 것과 원본 스캔 디지털 사진 등 120장으로 꾸며졌다.사애리시(1871~1972) 여사는 1900년부터 39년 간 공주 등 충남에서 활동한 캐나다 출신 감리교 선교사로 천안에서 유 열사를 만나 영명학교 입학을 주선하고 이화학당으로 편입시킨 인물로 알려졌다. 문제의 사진은 1915년 7월 영명학교에서 교사와 여학생들을 촬영한 것으로 사진 속 외국인 여성이 사애리시다. 임 박사는 “사진 원본 뒷면에 ‘사애리시’라고 써 있다”고 했다. 천안에서 태어난 유 열사가 영명학교에 입학한 해는 13세 때인 1914년으로 사진 촬영 때 유 열사는 이곳을 2년째 다니던 해다. 이용환 영명고 교장은 “사애리시 여사와 남편 로버트 샤프 부부가 당시 선교사 숙소로 쓰던 5개 동 건물 중 2개에 남녀유별한 때여서 ‘명설남학당’과 ‘명선여학당’을 따로 열었는데 나중에 영명학교로 통합됐다”고 말했다. 사애리시 여사는 당시 영명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열사는 2년 동안 영명학교를 다니다가 1916년 이화학당 3학년에 편입한다. 민정희 충남역사박물관장은 “1915년은 일반인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시기로 학교 단체사진 촬영 때는 전원이 참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그 해는 마침 유 열사가 재학하며 교내 기숙사 생활을 해 단체사진 속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전문가를 통해 수형복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사진 속 특정 학생 얼굴을 대조해보니 유 열사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답변을 얻었지만 10대 때는 얼굴과 체형 변화가 커 단정할 수 없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연구진을 드루대에 보내 유 열사 사진을 추가로 찾고, 과학적 비교 연구를 통해 유 열사를 특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달 29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에는 1919년 공주 정월대보름 행사, 마을 입구 장승·솟대·서낭당, 굿하는 모습, 공주에 있던 옛 충남도청 정문 ‘금남루’,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 볍씨 뿌리는 농민, 새참 먹는 농민 등 각종 옛 모습이 담겨 흥미롭다.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철새야 잘먹고 가서 내년에 또 와’, 주남저수지 철새먹이 추가 공급

    ‘철새야 잘먹고 가서 내년에 또 와’, 주남저수지 철새먹이 추가 공급

    경남 창원시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 머물고 있는 겨울 철새들에게 먹이로 볍씨 3.2t을 추가 공급한다고 7일 밝혔다.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지낸 뒤 북쪽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철새들이 먹이를 충분히 먹고 건강하게 북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시는 겨울 주남저수지를 찾는 철새들을 위해 저수지 주변에 조성해 놓은 송용들과 백양들에 이번 겨울 동안 먹이로 지금까지 13t의 볍씨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철새 천국으로 불리는 주남저수지에는 겨울 철새가 지난해 10월 부터 찾아와 겨울을 지낸 뒤 최근 북으로 다시 떠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번 겨울에는 11년 만에 돌아온 가창오리를 비롯해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 큰기러기(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등이 주남저수지를 찾았다.가창오리 1만 6000여 개체를 비롯해 재두루미 450여 개체, 큰고니 1200여 개체, 기러기류(큰기러기, 쇠기러기) 5000여 개체 등 모두 30여 종 3만여 개체의 겨울철새들이 주남저수지에서 이번 겨울을 보냈다. 시는 창원형 자연농업 추진을 통한 철새 건강한 먹이 생산 및 공급, 농경지 매입을 통한 철새 먹이터·쉼터 조성 등 주남저수지 천혜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창원시 노력으로 겨울 철새 수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안익태 창원시 주남저수지사업소장은 “주남저수지는 창원시의 보물이며 잘 보존해 후대에 물려줘야 할 자연유산이다”며 “보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물왕저수지서 떠나는 ‘시흥물길, 우리는 수변원정대’ 여행

    물왕저수지서 떠나는 ‘시흥물길, 우리는 수변원정대’ 여행

    경기 시흥시는 수변생태관광 활성화 사업으로 오는 23일 물왕저수지에서 ‘시흥물길, 우리는 수변원정대’ 행사를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시흥물길, 우리는 수변 원정대는 1구간인 물왕저수지에서는 간단한 몸체조, 연꽃테마파크에서는 지역특산물 맛보기(햇토미·연근·연잎차) 및 야생동물에게 희망의 볍씨 나누기행사를, 2구간 연꽃테마파크~갯골생태공원에서는 갯골습지보호지역 해설 및 희망 메시지 남기기, 3구간 갯골생태공원~월곶포구에서는 갯골 조류관찰과 함께 점심식사 후 쉬는 시간, 4구간 월곶포구~배곧생명공원에서는 바람개비 퍼포먼스, 5구간 배곧생명공원~오이도에서는 시흥물길 OX퀴즈 및 완주증 수령과 사진촬영과 함께 낙조를 구경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시민원정대 행사를 토대로 시흥의 물길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관계공무원과 생태 환경·관광 전문가와 함께하는 정책 플러스 학습모임 역시 병행 추진한다. 또 다음달에는 시흥의 수변관광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수변생태관광의 가치를 찾는 전문가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21일까지 시흥블루웨이 걷기여행 홈페이지(blueway.modoo.at)에서 신청 접수할 수 있고, 당일 현장에서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관광과(031-310-2913)나 환경보전교육센터(070-4788-0007)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충남 서천철새여행 22~24일 열려

    국내 대표적 철새도래지인 충남 서천군 금강 하구 조류생태전시관 일대에서 오는 22∼24일 서천철새여행이 펼쳐진다. 프로그램은 철새와 저서생물을 보고 체험하기, 버드 투어 ‘철새 어디까지 알고 있니’, 티칭보다 코칭, 철새 탈출 ‘노 플라스틱’ 등이 있다. 바이칼에서 금강까지 철새여행, 억새 소리를 타고 온 산새·숲새·물새 소리 등 스탬프 투어도 있다. 피아니스트 조영웅이 참여하는 ‘88개의 선율과 함께 떠나는 철새여행’과 볍씨를 기부하고 기념품을 받는 ‘볍씨는 사랑을 싣고’ 등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서천군은 행사가 끝난 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금강 하구 생태관광자원을 활용한 철새 탐조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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