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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이 놀랐다”-워싱턴,뉴욕에 5.8 강진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 지하철역 옆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TV에 나왔어요”…CNN 생중계 중 장난친 소년

    “TV에 나왔어요”…CNN 생중계 중 장난친 소년

    할리우드 섹시스타 킴 카다시안(31)과 NBA 농구선수 크리스 험프리스(26)의 결혼식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초대받지 않은 한 소년이 이날 결혼식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캘리포니아 몬테시토 별장에서 열린 이날 결혼식에는 린제이 로한을 비롯 베라 왕, 에바 롱고리아, 줄리안 휴, 슈가레이 레너드, 테니스 스타 윌리엄스 자매 등 연예계와 스포츠계를 아우르는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그러나 정작 결혼식에서 주목받은 스타는 식장 안이 아닌 밖에 있었다. 이날 결혼식을 생중계하던 CNN 뉴스에 예기치 않게 나타나 재롱(?)을 피운 소년이 깜짝 스타로 등극한 것. 이날 이 소년은 결혼식 상황을 생중계 하던 CNN 리포터 뒤에서 깡총깡총 뛰며 갖은 장난을 쳤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미 전역에 전파를 타게 됐다. 한편 킴 카다시안은 2007년 R&B 가수 레이 J 와의 섹스테이프 사건으로 유명세를 얻었으며 이번이 두번째 결혼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아차 2년연속 무분규 타결

    기아자동차가 두 차례의 합의안을 마련한 끝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다. 기아차는 노사 재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4.4%(잠정)의 찬성률로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고 19일 밝혔다. 기아차 노사는 찬반투표 가결 직후 소하리공장에서 이삼웅 사장과 김성락 노조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협상 조인식을 갖고 노사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사는 기본급 9만원(5.17%) 인상, 성과·격려금 300%+700만원 지급, 주식 80주 지급, 교통사고 유자녀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50억원 조성, 재직 중 사망 조합원 유자녀에 대한 고교 장학금 지원 등에 합의했다. 노사는 조인식에서 “추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재합의안에 조합원들이 뜻을 함께했다.”며 “기아차 노사의 품격과 자부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달 22일 첫번째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성률이 약 47%에 그쳐 부결되면서 재교섭을 통해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의 재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날 임금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기아차는 2년 연속 무분규 실적을 이어가게 됐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 와중에 바캉스?

    매끄럽지 못한 부채 협상과 국가 신용등급 강등, 경제난 탓에 코너에 몰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열흘간 가족 휴가를 보내기로 한 게 발단이 됐다. 휴가에 관대한 미국인이지만 보수 정치인은 물론 일반 시민조차 “고실업률 때문에 국민은 시름에 잠겨 있는데 대통령이 놀러 갈 수 있느냐.”며 마뜩잖은 시선을 보낸다. 취임 뒤 2년 반 동안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3분의1밖에 쉬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은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3일간의 중서부 ‘버스투어’를 17일(현지시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이 18일부터 매사추세츠 주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휴가를 떠나기로 하자 정적(政敵)들은 기다렸다는 듯 대통령을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호화 휴양지인 이 섬의 블루 헤론 별장에서 지내며 일주일에 5만 달러(약 5400만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공화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자신의 ‘안방’을 휴가지로 택한 대통령을 맹공했다. 그는 현지 라디오방송에 출연, ‘만약 대통령이라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일부터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당장 집무실로 돌아가겠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열흘간 섬에서 휴가를 보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가 워싱턴DC에 남아 의회와 함께 실업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공화당의 대권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당장 휴가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재정적자 해법을 못 찾는 미 정치권에 헌금을 끊겠다.”고 선언한 커피업체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는 “(백악관과 의회가 있는) 워싱턴DC의 사람들이 휴가 가는 것을 못마땅해할 이유는 없다. 단, 위기 때는 예외다.”라며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백악관은 비난 여론에도 일단 “쉴 때 쉬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주요 사안에 대해 보좌진과 계속 논의하고 긴급상황 땐 바로 백악관에 복귀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CBS 방송도 “오바마가 취임 뒤 31개월 동안 고작 61일간 휴가를 보냈을 뿐이며 같은 기간 전임자인 부시 전 대통령은 180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12일이나 목장에서 휴일을 즐겼다.”며 오바마를 감쌌다. 대통령의 휴가를 둘러싼 논쟁은 미국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불거졌던 문제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메인 주 케네벙크에서 호화 낚시를 하며 휴가를 즐기다 지지율이 급락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자 마서스 비니어드로 도망치듯 휴가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시장에 옮겨붙자 휴가를 포기하고 귀국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런던 폭동이 터진 뒤에도 휴가지인 이탈리아에서 즉시 귀국하지 않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정일, 北 수해에도 ‘요트 휴가’

    김정일, 北 수해에도 ‘요트 휴가’

    김정일(얼굴)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 황해도 등에 호우가 집중됐던 8월 초 동해안 소재 별장(특각)에서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18일 “김 위원장이 8월 이후 동해안 소재 별장에 체류하면서 호화 요트를 이용해 휴양을 즐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묵은 별장은 함흥의 2·8 비날론연합기업소 인근에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는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별장이 약 30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휴가를 끝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동안 공개 활동도 크게 줄었다. 8월 들어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벌인 것은 2·8 비날론연합기업소 방문 한 차례뿐이다. 7월에는 공연 관람(7회), 연회 개최(2회), 동물원 관람(1회), 대외 선전용 농장·공장 방문(7회), 군부대 방문(2회), 지방의회 대의원 선거(1회) 등 총 20회의 공개 활동을 펼쳤다. 소식통은 “북한의 공식매체 보도를 기준으로 7~8월 수해와 관련한 현장 방문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매년 여름 별장에서 휴양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매년 8월 공개 활동은 다른 달에 비해 적었다. 지난해의 경우 월 평균 13.4회 공개 활동을 했지만 8월에는 9회에 불과했으며, 2006년에도 월 평균 8.5회의 공개 활동에 한 데 비해 8월에는 4회에 그쳤다. 한편 지난해 5월에는 북한 남포시 용강군과 대안 구역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 태성호에서 부두에 정박 중인 김정일 위원장의 요트가 구글어스에 포착되기도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기아차 노사 사회공헌 새 모범

    기아차 노사가 극적으로 2차 임금협상안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1차 임금협상안이 부결되면서 자칫 노사 갈등이 불거지는 듯했으나 노사가 마라톤협상 끝에 2차 합의에 성공하면서 한층 성숙한 노사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차 협상안은 ‘임금 줄다리기’란 관행에서 벗어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근로복지 향상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밤샘 논의를 거친 끝에 17일 새벽 극적으로 2차 잠정 임금협상안을 도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아차 노사의 2차 협상안은 1차 임금협상안에 ▲교통사고 유자녀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50억원 조성 ▲추석 연휴 휴무 1일 ▲재직 중 사망 조합원 유자녀에 대한 고교 장학금 지원 등이 추가됐다. 기아차 노사가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사회공헌기금을 쾌척하는 데에 합의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50억원의 사회조성기금은 교통사고 유자녀(소년소녀가장)에게 앞으로 10년에 걸쳐 특별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동반성장 화두와 맞물려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협력업체 근로 조건에 대해서도 원청사인 기아차 노사가 앞장서서 사내 협력사 직원의 처우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또 근로복지 환경 개선 방안도 진전됐다. 추석 연휴에 특별휴가 1일을 실시하고, 10년 이상 재직 중 사망한 조합원 유자녀에게 매년 100만원의 고교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가 협상안에 합의하면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가능성도 커졌다. 이는 노사 모두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한 데에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18일 부재자투표에 이어 19일 주·야간조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부산저축銀 수천만원 수수’ 서갑원 前 민주당의원 기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16일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서갑원(49) 전 민주당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와 관련해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전 의원은 2008년 10월 전남 곡성군 박형선(59·구속기소) 해동건설 회장 별장 앞에서 김양(59·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에게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전 의원은 그동안 “김 부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적도 없고 개인적으로도 알지도 못하는 사이”라고 의혹을 부인해 왔다. 서 전 의원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올 1월 대법원에서 벌금 12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불법 대출 등을 묵인한 혐의로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 정모씨 등 전·현직 금융감독원 직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씨 등은 동일인에 대한 대출한도를 초과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허위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된 아산 ‘건재고택’ 빚 때문에 경매 나와 ‘충격’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된 아산 ‘건재고택’ 빚 때문에 경매 나와 ‘충격’

    세계문화유산 등록 잠정목록에 등재 신청된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의 상징 ‘건재고택’이 경매에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따르면 미래저축은행은 최근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내 이모씨 소유의 건재고택에 대해 경매를 신청했다. 1차 경매는 10월 4일이나 11월 7일 있을 예정이다. 경매가는 81억여원이다. 이 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후손인 이씨의 아버지가 미래저축은행에 근저당을 잡히고 수십억원을 빌려 사업을 벌이다 실패한 뒤 자살하면서 은행 소유로 넘어갔다. 아들 이씨는 “빚을 갚을 때까지 은행에서 관리하라.”고 요청해 은행 측이 넘겨받았으나 빚을 갚지 못하는 데다 관리 과정에서 간간이 종중 및 주민들과 마찰이 빚어지자 이씨 앞으로 다시 소유권을 넘긴 뒤 경매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이 지난 3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유네스코에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한 외암민속마을 65가구를 대표하는 건재고택은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됐다. ‘영암군수댁’으로도 불린다. 부지는 4433㎡, 건평은 267.7㎡이다. 마을 뒤 설화산 계곡 물을 끌어와 집안 연못으로 흐르게 하고 소나무, 향나무 등 자연경관을 살린 독특한 전통 정원으로 유명하다. 이 정원은 행정안전부의 ‘한국 정원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저축은행은 연료비 등으로 연간 700만~1000만원의 관리비를 들여 이 고택을 별장처럼 사용하면서 2009년 한두 차례 집 주변에서 술판을 벌여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문화재 사유화에 따른 관리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무덤 유실된 공동묘지에 순국비 세워

    무덤 유실된 공동묘지에 순국비 세워

    이범진은 1895년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3개국 주재 공사로 임명되었다. 그는 1901년 러시아 상주 공사로 임명되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기 전에는 주로 파리에 머물며 활동했다. 이 시기 이범진이 러시아에 올 때 그가 숙소 겸 임시 사무소로 활용했던 곳이 바로 모스크바 역사 옆에 붙어 있는 옥탸브리스카야 호텔이다. 이 호텔은 1851년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 사이의 철도교통이 시작되면서 차르의 명에 따라 건설된 것인데, 처음에는 즈나멘스카야 호텔로 불리다 19세기 후반에는 세베르나야 혹은 볼샤야 세베르나야 호텔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다시 러시아 혁명 이후 1930년에 옥탸브리스카야 호텔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호텔 앞에는 원형의 봉기광장이 있고 넵스키 대로를 통해 예르미타시(동궁)로 이어진다. ●공사시절 푸시킨 살던 거리에서 살아 이범진은 1901년 6월경 페테르부르크로 와서 상주공사직을 수행했는데 이때 세묘놉스카야 거리 11번지에서 잠시 체류하다 1901년 11월 이후로는 판텔레이몬스카야 거리 5번지에서 살았다. 이곳에 공사관을 설치하고 1905년 6월까지 근무했던 것이다. 이 건물 3층 6호와 7호에 공사관이 위치했다. 우리 정부는 이 건물 1층 벽면에 ‘이 건물에서는 1901년부터 1905년까지 이범진 러시아 주재 대한제국 초대 상주공사가 집무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의 현판을 부착했다. 이 거리는 지금 페스텔랴 거리로 이름이 바뀌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도 이곳에서 1833~34년 가족과 함께 살았다. 푸시킨은 이 집에서 ‘어부와 물고기 이야기’ ‘청동의 기사’ ‘푸가초프 반란사’ ‘안젤로’ 등의 작품을 완성했다. 이범진 공사도 때때로 이 정원을 거닐며 깊은 사색에 잠겼을 것이다. 1905년 6월 공사관이 폐쇄된 후 이범진은 노바야 데레브냐의 체르노레첸스카야 거리 5번지로 옮겨 살았다. 이곳은 당시 목재로 지은 별장들이 많던 교외인데 이범진은 방 6개가 달린 2층 집에서 비서들과 함께 살았다. 당시 페테르부르크 신문 기사에 의하면 이범진은 이웃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가 외출하려고 나갈 때면 사람들이 몰려와서 “왕자님, 조선 왕자님” 하며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1911년 1월 13일 12시 거실 천장의 전등에 밧줄을 달고 목매 자살했다. 이범진이 순국한 집은 체르노레첸스카야 거리 5번지와 란스코예 도로 5번지가 만나는 지점에 있었는데 오래전에 도시 개발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러시아 정부, 장례식 때 황족 대우 이범진의 시신은 페트로파블롭스카야 병원으로 옮겨져 영안실에 안장되었다. 현재 리바 톨스토고 거리 5번지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의과대학 병원의 제5병동(외래환자진료병동)이 바로 이 병원이다. 1911년 1월 21일 영안실 예배당에서 이범진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이날은 유독 날씨가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이범진의 관은 6마리의 말이 이끄는 흰 마차에 실려 핀란드역까지 옮겨지고 이후 운구 열차로 운반되었다. 러시아 정부가 이 마차를 제공한 것은 그에게 황족의 대우를 해준 것이다. 시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의 파로골로보 구역에 있는 우스펜스코예 공동묘지에 묻혔다. 이 묘지는 1950년대에 세비르노예(북부) 공동묘지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의 묘지는 루터파 신도들의 매장 구역에 있었지만 오랜 세월 여러 차례에 걸친 묘지 정리 과정에서 유실됐다. 지난 2002년 우리 정부는 이범진 공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이 묘지에 이범진 공사 순국비를 세워 고혼을 위로하고 있다. 전현수 교수
  • [군사기밀 유출] 軍도 전관의 그늘… 첨단무기 4종 도입계획 넘겨

    [군사기밀 유출] 軍도 전관의 그늘… 첨단무기 4종 도입계획 넘겨

    공군 전력을 증강하기 위해 해외 군수업체의 첨단 장비를 들여오는 사업에서 오히려 우리의 군사기밀이 누출된 것은 군 전관(前官) 행태의 ‘빙산의 일각’이라는 비판이 많다. 특히 전직 공군 참모총장이 자신의 과거 직위를 이용해 군사기밀을 수집해 유출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일 검찰 수사 결과 김상태(81) 전 공군참모총장은 1995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무기 중개를 위한 S사를 설립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공군은 전력증강 사업을 주로 해외 구매에 의존했기 때문에 해외 군수업체와의 무기 거래에 따른 중개 수수료만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수료 수익 구조상 김씨의 회사는 무기 중개상이라기보다는 해외 군수업체가 우리 군의 전력 증강계획을 간파해 판매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사업의 무게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회사를 세우면서 공군대학 교수와 공군본부 작전부 출신의 이모(62)·장모(58) 예비역 공군대령 등을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다. 또 공군 상사로 예편해 무역회사에 있던 송모(60)씨를 상무이사로 채용했다. 검찰은 김씨가 군 고위 인사나 방위사업체 관계자를 만날 때 공군의 최고 지위에 있었던 점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씨와 장씨는 방위사업청이나 공군사관학교의 선후배 등 친분관계를 이용해 주로 군사기밀을 수집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은 2004년부터 2년 단위로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과 무역대리점 계약을 체결, 이 회사가 생산하는 각종 군사무기와 장비에 대한 우리 공군의 도입 계획, 추진 경과, 마케팅 활동 등을 담은 정보를 전달했다. 이들은 싱가포르 등을 오가며 수시로 가진 마케팅 회의에서 군사기밀 2급과 3급에 해당하는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 ‘국방중기계획’ 등에 포함된 군 관련 자료를 담아 모두 12차례에 걸쳐 록히드마틴 본사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들이 넘긴 기밀에는 우리 군이 북한의 전략 표적을 정밀 타격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 중인 합동원거리공격탄(JASSM·재즘)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재즘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도발 원점을 타격하기 위한 정밀유도폭탄과 함께 미래 공군의 주요 무기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또 록히드마틴 직원들을 직접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통해 자료를 보냈다. 실제로 전투기에 탑재해 주·야간 표적을 탐지하는 야간표시식별장비와 다목적 정밀유도 확산탄, 중거리 GPS 유도키트의 도입 수량과 시기 등이 기재된 자료가 이메일로 록히드마틴에 건네졌다. 이 같은 우리 군의 자료를 확보한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방위사업청의 야간표적식별장비 도입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김씨 등이 2009년과 2010년 록히드마틴에서 무역활동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돈만 각각 12억원과 13억원 등 모두 25억원에 이르렀다. 김씨 등은 검찰조사에서 “해당 자료는 이미 인터넷이나 방사청에서 공개한 자료라서 기밀인 줄 몰랐다. 회의에서 참고자료로 사용했을 뿐 직접 문서를 건네거나 이메일로 보낸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록히드마틴 직원 3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이들이 해당 자료를 직접 건네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산사태 위험지역 도대체 누가 정한 건가

    정부는 여름철 산사태가 잇따르자 지난 2008년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에 대한 유지 관리를 통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것이 취지다. 소방방재청은 이 법을 근거로 전국 1만 3027개의 급경사지를 A~E급으로 분류했고, D·E급에 해당하는 436곳을 붕괴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지방자치단체에서 특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7~28일 산사태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서울 우면산을 비롯해 춘천 떡갈봉산, 포천 왕방산 자락 등은 중점관리 대상에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급경사지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누가, 무슨 근거로 붕괴위험 지역을 결정한 것인가. 현재 지자체가 특별관리하고 있는 436곳의 급경사지 대부분은 도로를 낼 때 산을 절개해 생겨난 것이다. 집중호우로 토사가 도로로 밀려들어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이를 의식해 특별관리 대상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면산 등 주거지 인근에 널려 있는 ‘위험천만’ 절개지는 처음부터 특별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들은 특별관리 대상 436곳에 대해서는 관리카드를 만들어 1년에 한 번 이상 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별관리 대상이 아닌 절개지는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우기에 한두 차례 현장에 나가 육안으로 살펴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절개지 붕괴 사고가 여름마다 되풀이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더구나 건축물 등을 짓기 위해 민간이 만든 절개지 옹벽 등은 관리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다. 지자체는 예산과 인력 타령만 할 뿐이다. 물론 정부의 지원 없이는 월급도 주지 못할 지자체가 허다한데 지자체 예산으로 절개지를 모두 관리하는 건 무리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방치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더이상 지자체에만 맡겨 두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관련 법들을 재정비하고 방재 시스템을 손봐야 할 것이다. 또 이참에 지자체들도 산을 깎아 공원과 간이 운동시설을 확충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주민 편의를 내세워 지자체장의 치적을 쌓으려 한 것은 아닌지 냉철히 되돌아보기 바란다. 뒷감당은 생각하지도 않고 경관이 좋은 곳이면 펜션과 빌라, 별장을 지어 대는 일도 마냥 허용해서는 안 된다.
  • 1주일에 900만원 美 가장비싼 여름캠프 10선

    1주일에 900만원 美 가장비싼 여름캠프 10선

    미국 부모들도 여름이면 자녀들 캠프 때문에 허리가 휜다. 예체능, 영재교육부터 명문대 입학에 도움이 되는 이른 바 스펙(경력) 쌓기용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청소년 여름캠프 가운데 가장 비싼 프로그램 10개를 소개했다. 일반 가정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1위는 뉴욕을 출발해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4성급 리조트 시설에서 지내며 스탈린의 별장에서 승마 레슨을 받고 미술관과 발레, 오페라 관람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왕복 항공료를 포함한 1주일짜리 이 프로그램의 총 비용은 8500달러(약 900만원)다. 2위는 뉴욕대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인 양성 프로그램으로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주말에는 명사들의 별장을 순방한다. 6주에 2만 5000달러다. 3위는 3주 동안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여행하는 캠프로 1주 평균 2799달러. 4위는 스탠퍼드대 기숙사에 머물면서 작문과 문제풀이 등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1주에 2695달러다. 페루의 마추픽추를 등정하고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22일간의 프로그램은 1주에 2195달러다. 카리브해에서 2주 동안 요트 등 수상스포츠와 함께 해양 생태계 학습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은 1주에 2098달러, 호주에서 서핑과 트레킹 등을 즐기는 22일짜리 캠프는 1주에 1995달러, 오리건주 산장에 투숙해 스노보딩과 래프팅 등을 즐기는 캠프는 1주에 1950달러, 프랑스 파리의 일반 가정집에 묵으면서 문화를 익히는 프로그램은 주 1933달러다. 10위는 펜실베이니아 하버포드 칼리지 기숙사에 들어가 3주 동안 수영과 요가 등을 하는 것으로 1주에 1715달러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설득·격앙·비난… 美 예산전쟁 ‘막장 드라마’

    정부 부채한도 증액 및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둘러싼 백악관과 야당의 신경전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리고 감정 싸움도 불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공화당과의 협상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위험 수준”이라면서 “16일 아침까지 부채한도 증액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하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는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6일까지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을 화나게 했던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내표는 이날 협상에서는 조용했고 공화당 대표들은 비교적 인내심 있게 행정부의 설명을 경청했지만, 이런 태도가 그들의 입장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게 미 언론의 관측이다. 앞서 전날 협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가 하면, 협상 장소를 둘러싼 신경전까지 가세하며 협상 분위기가 극도로 암울했다. 이 같은 험악한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과 캔터 공화당 원내내표의 충돌에서 비롯됐다. 공화당의 강경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캔터 원내대표는 타협 여지를 일절 보이지 않으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몇 개월 시한으로 국채 상한을 단기증액시키되 내년 대선 전에 한번 더 의회 표결을 거치는, 2단계 절차를 거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겠다는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캔터 원내대표에게 수차례에 걸쳐 “정략적 태도를 버리라.”고 설득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격앙했다고 한다. 캔터 원내대표는 협상 후 의회로 돌아와 “대통령이 내게 ‘에릭, 협박하지 마라. 이 사안을 국민들에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하고서는 협상장을 나가 버렸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협상 분위기가 냉각된 상황에서 백악관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듯 주말 협상을 대통령의 휴양지인 캠프데이비드 별장으로 옮겨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민주, 공화 양측 모두 ‘별장 협상 아이디어’를 일축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14일 “대통령이 우리를 캠프데이비드로 오라고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캠프데이비드로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내 불협화음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보스 격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합의를 모색하는 기류를 공화당 하원의 2인자인 에릭 캔터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면서 불편한 분위기가 노출됐다. 이에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으며 협상을 망가뜨리는 캔터 원내대표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는 안 된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佛 대통령 부인 브루니 비키니 입고 임신 사실 공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43) 여사가 비키니 차림으로 불룩해진 배를 드러내면서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에 면한 지중해의 대통령 별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브루니의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가수이자 슈퍼모델 출신인 그녀는 사르코지(56) 대통령과 함께 비키니 차림으로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단란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며칠째 휴가중인 브루니는 여전히 빼어난 몸매를 과시했으나, 배는 눈에 띄게 불룩하게 나와 있었다. 브루니는 지난 4월 임신 소문이 처음 돌았을 때부터 이를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임신 5개월 보름째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언론은 브루니가 오는 10월 쌍둥이를 출산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나, 사르코지 내외는 지금까지 이를 시인도 부인도 않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평창 꿈을 이루다] 평창발 부동산 호재될까

    [평창 꿈을 이루다] 평창발 부동산 호재될까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강원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발 호재에 교통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면서 지가 상승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일각에선 ‘묻지마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평창은 앞서 두 차례의 올림픽 유치활동 좌절로 토지 실거래가가 한때 30%까지 떨어지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시장의 움직임이 관측된다. 우선 미분양 사태에 시달리던 알펜시아 리조트에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직전부터 투자 문의가 쏟아졌다. 리조트 관계자는 “계약성사율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알펜시아 운영사인 강원도개발공사는 1조원에 육박한 부채와 연 400억원 수준의 이자에 허덕여 왔으나 동계올림픽 지원 특별법 등이 제정되면 회생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가 법인 청산 명령을 내린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주거래 은행인 농협 관계자도 “그동안 인수자가 나서지 않았으나 다음 달 예정된 2차 매각에선 인수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계올림픽이란 호재 외에도 알펜시아 리조트에 대한 ‘부동산 투자 이민제’가 거론되면서 외부 자금 유입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은 상황이다. 지난해 평창의 지가변동률은 1.26%로, 강원지역에선 춘천과 홍천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했다. 강원(0.84%), 서울(0.53%)은 물론 부동산 훈풍이 몰아닥친 부산(1.22%)보다 높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사계절 내내 레저 수요가 있는 펜션, 별장, 레저시설 등이 많이 개발되면 땅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평창에서 거래된 토지 13만 6888필지 중 73%에 해당하는 9만 9867필지를 외지인이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이 한창이던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83%, 84%로 최고점을 찍었다. 평창 P중개업소 관계자는 “2010·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르익던 때도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개발사업을 미끼로 외부투자자들에게 토지를 분할 판매하는 편법행위가 난무했다.”고 전했다. 현재 평창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는 100여곳으로 이중 절반 가까이가 변칙 영업을 한다는 주장도 나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얼마 전 서울에서 무슨 개발업체에서 동원한 사람들이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내려와 알펜시아 등을 둘러보고 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에도 투자자 유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30~66%에 이르는 막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이 매입·투자 심리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오상도·홍희경기자 sdoh@seoul.co.kr
  • 北·러 정상회담 취소된 듯… 김정일 건강이상? 양국 갈등?

    오는 30일 또는 다음 달 1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한국 정부 소식통들은 28일 최종 조율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던 북·러 두 정상의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나 북·러 관계 갈등 등의 추측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30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러시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러시아 극동 지역 당국자들도 전날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 회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대통령 별장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 당국자들은 당초 김 위원장이 방탄 열차편으로 북·러 국경을 넘어 극동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위원장은 청진을 거쳐 북·러 국경도시인 하산, 크라스키노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렇지만 러시아 정부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30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고 이날 공식 확인하면서도 정상회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인 나탈리야 티마코바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30일 극동 도시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위해 양국이 의제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 신문은 모스크바발 기사에서 러시아는 동북아시아의 정세 안정을 위해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노리고 있으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경제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실현되면 지난 2002년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9년 만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등 사실상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인정하는 분위기였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관련 동향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북한과 다른 나라 사이의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며 이 같은 교류와 접촉이 북한의 개방과 태도 변화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jrlee@seoul.co.kr
  • [글로벌 한극금융 해외서 길 찾다] 러시아서 금융업 어려운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와 풍부한 석유 등 자원, 발전된 과학기술로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성장 잠재국으로 손꼽혔다. 2000년 이후 국제유가 상승 덕에 성장세를 이어가며 기업과 은행이 러시아에 눈독을 들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러시아 은행업 총자산은 내리 3년 동안 연 평균 40% 이상씩 증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은행업계에서 국유은행인 스베르방크 등 빅 3를 제외한 곳은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금 비중이 17.7%, 대출 비중이 27.0%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는 사회주의 시절 유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 예금을 주저하게 했다면, 사회주의 시절 복지가 대출 비중을 줄였다. 과거 소비에트 시절 집 한 채와 개인 별장(다차) 한 채씩은 주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처럼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날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주택을 소유했다는 점과 사회주의 문화는 직원들의 업무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스크바 법인의 윤영선 차장은 “초기에는 직원들이 주말에 다차에 가기 위해 금요일 오후 근무를 할 수 없다는 건의도 했다.”면서 “한국에서처럼 성과급을 걸고 실적 향상을 독려해도 별로 성과가 없었다.”며 웃었다. 포상을 걸고 러시아 현지법인 고객 유치를 독려했지만, 반 년이 지나도록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현지 문화를 알고 이들을 직접 이해하는 데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성보다 형식을 중시하는 특성을 사회주의의 유산으로 보는 해석도 나왔다. 우리은행은 창구마다 ‘법인고객 현금 인출 시 해당 분기 예상 인출액 신청서를 제출해 달라.’는 안내문을 붙였는데, 법인이 돈을 예금한 뒤에도 수시로 찾을 수 없고, 분기별 예상 인출액 등을 첨부할 때에만 은행에서 돈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관 차장은 “처음에 한국 기업들은 ‘왜 내 돈을 왜 못 빼게 하느냐’고 항의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외국계 은행이 대거 진출한 탓에 모스크바 법인은 금리 인하 경쟁에도 맨살이 노출된다. 최기성 부장은 “미국이나 유럽계 은행의 경우 글로벌 소싱을 통해 도저히 우리가 맞출 수 없을 정도의 저금리를 기업에 제안한다.”면서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한 은행 간 경쟁이 러시아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상혁 과장은 “어려울 때에는 신뢰를 쌓고, 호황기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게 해외법인이라면 러시아는 도전하기 좋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모스크바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갑원 등 정치인 줄소환… 정계사정 급물살

    서갑원 등 정치인 줄소환… 정계사정 급물살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검찰에 소환됐다. 3개월 넘게 진행된 저축은행 수사에서 정치인이 소환된 것은 처음으로 정계 사정(司正)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27일 오후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사업 편의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서갑원(49) 전 민주당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7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서 전 의원이 2008년 10월 전남 순천시의 박형선(59·구속기소) 해동건설 회장 별장 앞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 부회장과 만나 아파트 사업 관련 편의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 사실 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의원은 그러나 조사를 받은 직후 기자들에게 “돈을 안 받았는데 혐의를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삼화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도 이날 공성진(58) 전 한나라당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공 전 의원은 2005~2008년 여동생을 통해 이 은행 신삼길(53·구속기소) 명예회장으로부터 매달 500만원씩 총 1억 8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 전 의원을 상대로 여동생이 삼화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기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 전 의원은 여동생과 삼화 측의 금전 거래이며 자신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좌관을 통해 이 은행으로부터 1억여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석(45) 전 민주당 의원도 29일쯤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은행 측으로부터 1000만원대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김장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난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보가 받은 돈이 지난 2005년 금감원 검사 무마와 관련된 청탁 대가인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며칠 더 검토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임주형·강병철기자 hermes@seoul.co.kr
  •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①아홉번째 행성 Big Island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①아홉번째 행성 Big Island

    ‘빅 아일랜드에서 하루가 주어지고 단 하나만 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을 하겠는가?’ 하와이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 그는 두말없이 ‘화산국립공원으로 향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Hawaii Self Driving Tour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한 여행중독자는 ‘우주의 9번째 행성’ 이야기를 했다. 자신을 ‘도로시’라고 소개한 아가씨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마법의 나라’를 떠올렸다. 하와이 무료여행의 독자 당첨자가 되어 4박5일 동안 하와이를 함께 여행한 김민수, 박민경 독자가 그들이다. 그들이 가슴 설레며 도착한 신비롭고 환상적인 섬, 하와이에서 4명의 일행은 첨단과는 거리가 먼 ‘자동차’라는 단순한 기계로 아무 걱정 없이 탐사를 마칠 수 있었다. 위성항법장치(GPS) 하나면 수천 미터 높이의 화산에서 드넓은 모래사장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누빈 3개의 섬(빅아일랜드, 마우이, 오아후) 이야기를 독자들이 직접 준비했다. ‘운전의 기술’만으로도 우주를 비행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 평생 잊을 수 없는 꿈같은 모험이 가능한 곳, 그곳이 바로 하와이였다. 취재협조 하와이 관광청 www.gohawaii.or.kr 하와이안 항공 www.hawaiianairlines.co.kr Big Island 김민수 독자의 빅아일랜드 여행기 빅 아일랜드에서 하루가 주어진다면 ‘빅 아일랜드에서 하루가 주어지고 단 하나만 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을 하겠는가?’ 하와이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 그는 두말없이 ‘화산국립공원으로 향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화산이라고? 왜?’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답을 알고 가는 길은 안정적이긴 해도 별반 재미는 없지 않는가. 일단 그를 믿고, 안정보다는 재미를 찾아 빅 아일랜드에서의 여정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에디터·사진 천소현 기자 글 김민수 독자 우주의 9번째 행성에 가다 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 하와이에 있는 2곳의 국립공원 중 하나인 화산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은 힐로공항에서 11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입구를 지나는 순간 내가 탄 차는 우주를 떠도는 하나의 우주선으로 변한다. 우주선의 생명은 단, 이틀. 이틀 동안은 공원 일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일단 비지터 센터를 통해 주지해야 할 사항을 파악한 후 다시 우주선에 오른다. 비지터 센터를 떠나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스팀 벤츠(Steam Vents)다. 살짝 내려놓은 창 너머로 스며드는 자극적인 향은 일본 화산지대에서 맡아본 유황냄새다. 이곳도 아직 살아있는 화산이라는 뜻이다. 스팀 벤츠에 가까워질수록 화산의 생명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발을 타고 올라오는 뜨끈뜨끈한 열기와 마치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듯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작은 수증기 알갱이가 온몸을 감쌌다. 바닥에 살짝 손을 대어 보니 상당히 뜨거운 온도가 전해진다. 정말이지 화성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것만 같다. 실제로 나사(NASA)에서 화성탐사 로봇의 시운전도 이곳에서 했다고 전해지니 지구상에서 가장 우주에 가까운 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다. 이 모든 것들에 놀라고 있는 찰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른 사람들의 표정은 연신 웃음으로 가득하다. 빅 아일랜드에 도착하면서부터 뿌려대던 비가 멈추지 않아 내 여행의 하루도 찌푸려지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화산국립공원은 비오는 날 투어가 제격이라 한다. 적당히 시야를 가려주는 안개와 솟아오르는 수증기가 결합하여 지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경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행에 있어서 유독 행운아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법칙이 하와이에서도 통하고 있었다. 1 용암이 넘쳐 길을 덮어 버린 크레이터 로드 2, 3, 4 양치류가 우거진 숲에서는 금방이라도 아바타가 튀어나올 것 같다. 숲을 통과해 화산 분화구 바닥까지 내려갔다 오는 두어 시간의 트레킹은 지구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의 산책이다 불의 여신 펠레를 만나다 그저 화산에 대한 기본정보를 얻고자 찾아들어간 재거 뮤지엄(Jaggar Museum)에서 예상치 못했던 사람? 아니 신을 만났다. 대부분의 신들이 인간을 어여삐 여겨 보살핀다는 전설과는 달리 하와이를 대표하는 불의 여신 ‘펠레’는 서슬 퍼런 인상을 가졌다. 박물관 내부에는 펠레의 눈물, 머리카락도 전시되어 있는데 공기 중으로 분출된 용암이 마치 눈물처럼, 혹은 엉킨 머리카락처럼 굳어진 것이다. 자칫하다간 그녀의 성난 머리카락에 발이 붙들려 분화구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하와이에서만 볼 수 있다는 하얀 봉우리에서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는 빨간 꽃잎의 레후아꽃(Lehua Blossom)도 펠레의 전설이 만들어낸 것이다. 연모하는 마음을 가진 이에게 사랑받지 못한 한 여신의 증오도 진정한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는 의미가 담긴 레후아꽃은 죽어서 이룬 사랑을 자랑하는지 새빨갛게 피어있다. 박물관 앞 전망대에서는 펠레의 궁전이라고도 불리는 ‘할레마우마우(Halema’uma’u Crate)’도 보인다. 할레마우마우는 분화구 안에 또 다른 분화구가 있는 특이한 모습인데 아직 살아있는 분화구이다 보니 몇 번의 분출로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만들었다. 지금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지만 앞으로 몇 번의 분출이 더 있을지 알 수 없다. 뜨거운 용암이 잠재해 있는 곳이라 모든 것들이 죽은 것 같지만 그 뜨거움도 질긴 생명을 이길 순 없었나 보다. 122m 아래에 있는 킬라우에아 이키(Kilauea Iki)의 분화구 바닥으로 내려가는 도중 만나게 되는 양치류 숲은 화산국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광경이다. 우리에게는 고사리 정도만 알려져 있는 양치류 식물과 신기한 꽃들 덕분에 마치 영화 <아바타>의 세상에 들어온 듯하다. 떠날 시간이 다 되었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용암이 길을 삼켜버렸다는 크레이터 로드(Chain of Craters Road, 편도 30km)로 내려갔다. 펠레의 저주 때문이었을까. 길게 잘 뻗은 길이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무섭게 길의 끝을 삼켜버린 용암은 검은 재가 되어 먼지로 날아다닌다. 용암이 지나간 자리는 코끼리의 피부껍질처럼 투박해 보였다. 빅아일랜드 화산국립공원에서는 지금도 해가 지고 어둑해지면 흘러내리는 붉은 용암의 모습을 볼 수 있단다. 이렇게 흘러내리는 용암으로 인해 빅 아일랜드의 면적이 매년 넓어지고 있단다. 1 작은 마을 카일루아 코나의 파머스 마켓은 하와이언들의 일상이 무엇으로 채워지는지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2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라이브 연주와 레스토랑이 해변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다 3 가게 앞에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신발 모형을 설치한 새우 전문 레스토랑‘부바 검프’4 갤러리에 들러서 하와이의 자연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람냄새가 나는 카일루아 코나 Kailua Kona 넓은 자연을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한켠으로는 사람냄새가 그리워진다. 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는 빅 아일랜드 코나 코스트의 중심지인 카일루아 코나(Kailua Kona)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카일루아 코나의 해안 도로인 알리이 드라이브(Alii Drive)는 500m 정도 늘어선 해안 도로로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쇼핑점들이 밀집해 있다. 가장 좋은 점은 하와이언들의 격의 없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점. 길가의 비치발리볼 경기장에서 검게 그을린 피부의 네 남자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날렵하고 힘 좋아 보이는 젊은이 둘과 근육과 살이 적당히 섞인 장년 둘의 시합은 끝까지 보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케 하지만 이상하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겨우 자리를 옮긴 곳에서 이번에는 서커스에서나 봤음직한 커다랗고 투명한 공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신종 레포츠 기구인 조브(Zorb)다. 물을 첨벙이며 달리기 시작한 여자아이는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좀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바탕 묘기를 끝내고 나온 아이는 흠뻑 젖었지만 당당한 개선장군의 모습이다. 이 외에도 카울루아 코나에는 쉴 새 없이 귓전을 때리는 길거리 밴드들, 하와이가 아니면 볼 수 없을 산호, 벽면을 세계 지폐로 장식한 레스토랑,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 그저 그곳을 지나는 것으로도 웃음 지을 수 있는 거리들이 너무 많다. 여행의 마지막 날, 조금씩 짙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 추억도 점점 더 짙어짐을 느낀다. 1 라우나 라이 베이 호텔에서는 위험에 빠진 거북이를 구출하고 보호해 매년 바다로 방생하는 생태계보호 행사를 하고 있다 2 용암석과 화산재로 이루어진 화산 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스파는 가장 독특한 스파 시설로 세계적인 상을 휩쓸었다 3 수영강사의 클리닉과 테니스 레슨까지 가능한 종합 피트니스센터 4 세련된 디자인의 객실 내부 5 객실 앞 바다는 바로 뛰어들어 스노클링이 가능하다 Hotel 빅아일랜드에서 꾼 48시간의 꿈 마우나 라니 베이 호텔 & 방갈로 Mauna Lani Bay Hotel and Bungalows 하와이에 있는 섬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빅 아일랜드는 그 규모에 맞게 리조트 또한 거대하다. 그렇다고 속빈 강정마냥 울림소리만 큰 것은 결코 아니다. 서쪽 해변 와이콜로아 지역에 자리한 마우나 라니 베이의 첫인상은 꾹꾹 눌러 쓴 정성스런 편지 한 통과 산뜻한 과일로 기억된다. 343개나 되는 객실에서 하룻밤 묵어 가는 손님만 수천은 넘을 텐데 이렇게 배려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큰 기쁨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리조트는 하나의 요새처럼 바깥 세상과 철저히 분리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언제나 최상의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어쩌면 내가 이곳을 찾게 된 것은 하와이에서 만나는 또 다른 행운일지도 모른다. 마우나 라니 베이의 좋은 점은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을 다 사용해도 미처 다 꼽지 못할 만큼 다양하지만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 차별화된 스파시설이다. 사실 하와이의 리조트들이라면 수영장과 비치, 스파는 기본사양이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시설이라면 꺼내지도 않았을 이야기다. 마우나 라니의 스파시설은 하와이의 정기를 한곳으로 모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는 의식의 집합처와도 같아 보인다. 특히 하와이의 최고봉인 마우나케아에서 채취한 돌과 불의 여신 펠레의 숨결이 담긴 킬라우에아의 용암을 이용한 스파 프로그램은 마우나 라니만이 가진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뿐만 아니라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맞춘 해수에 몸을 담그는 아쿠아 바디 테라피(Aquatic body therapy)는 엄마의 양수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던, 가장 편안했던 상태의 태아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특별함 때문에 마우나 라니의 스파는 하와이에선 늘 베스트 대열을 선두 지휘하고 있으며 전미 대륙에서도 굴하지 않는 명성을 지니고 있나 보다. 리조트는 하룻밤 묵어 가는 단순한 숙식의 제공처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이곳 하와이에서는 저 푸른 바다에 던져 버리자. 그래야만 순도 100%의 하와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Room 리조트 343실, 두 개의 침실과 3개의 욕실을 갖춘 별장형 방갈로, 빌라형 객실 Facilities & Activities 18홀 챔피언십 골프 코스, 실내와 야외 스파 & 살롱, 카타마란 세일링, 스쿠버, 스노클링, 요가, 사이클링, 테니스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Location 빅아일랜드 동부의 코나 국제공항에서 37km 떨어진 북쪽 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이 12만 평방미터나 된다. 68-1400 Mauna Lani Drive, Kohala Coast, Hawaii 96743 Reservation 800-367-2323 www.maunalani.com ‘여행중독’을 앓는 여자, 김민수 독자 혼신의 힘을 다해 빅아일랜드 여행기를 써 준 김민수 독자는 스스로 ‘여행중독’이라는 치료 불가한 유전적 소양을 가지고 있는 환자라고 말했다. ‘그 병으로 시름시름 앓았지만 결국은 세상 끝날까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이제는 즐기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 사회복지사 겸 가족상담사로 일하며 틈날 때마다 여행을 즐기는 그녀는 여행을 하면서 항상 되뇌이는 말로 “To see more of the world”를 꼽았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그곳을 향해 나가 더 많은 일을 하며 세상과 함께 살아가자’는 뜻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닉네임도 ‘moreworld’를 사용한다. 오아후와 빅아일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차분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려고 노력하는 그녀는 ‘착한 여행자’였다. Big Island(Hawaii) 허츠 렌트카를 이용하면 힐로 국제공항에서 빌려도 코나 국제공항에 반납할 수 있다 빅아일랜드는 하와이다 우리에게 ‘하와이(Hawaii)’는 5개의 섬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하와이 사람들에게 ‘하와이’는 빅 아일랜드의 공식 명칭이기도 하다. 검은 용암으로 뒤덮인 섬은 그야말로 광활하다. 네비게이터를 찾을 때에도 ‘빅아일랜드’라는 이름 대신 ‘하와이’를 찾아야 일이 쉽게 풀린다. 동쪽의 힐로, 서쪽의 카일루아 빅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의 나머지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쯤 넓지만(제주도의 8배) 대부분이 황무지인데다가 인구가 15만명밖에 되지 않아 마을도 드물다. 힐로 국제공항이 있는 동쪽의 힐로(Hilo)와 코나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서쪽의 카일루아 빌리지(Kailua Village)가 각각 빅 아일랜드의 동쪽과 서쪽을 대표하는 마을로 속소, 레스토랑, 쇼핑의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 카일루아 빌리지에서의 쇼핑 카일루아 코나에는 알리이 드라이브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마켓이 마주하고 있다. 코나 파퍼스 마켓(Farmers market, 수~일요일 오픈)이 신선한 과일들과 전통을 담은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가득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들을 손으로 만지며 가벼운 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라면 코나 인 쇼핑 빌리지(Kona inn shopping village)는 각종 레스토랑과 고가의 장식품과 보석류가 가득해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으로 기대와 선망을 가지게 하는 곳이다. Thurston Lava Tube 서스톤 동굴 화산국립공원은 하루 종일을 돌아다녀도 시간이 부족한 곳이라서 대부분 재거 뮤지엄 정도만 보고 돌아서지만 꼭 시간을 내서 가야 할 곳으로 서스톤 동굴(Thurston Lava Tube, 800m 트레킹)을 추천한다. 500년 전 용암이 지나간 뒤 만들어진 작은 동굴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회동굴과 사뭇 다르다. 동굴은 마치 사람이 만든 것처럼 거칠 것이 없지만 자세히 보면 물고기의 뱃속에 들어온 듯 벽면이 굴곡져 있다. 화산국립공원 www.nps.gov/havo ★김민수 독자의 빅 아일랜드 드라이브팁 지평선이 보이는 퀸 카후마누 하이웨이(Queen Kaahumanu Hwy.) 미국영화에서 흔히 봐 왔던 길게 뻗은 길 너머로 보이는 지평선을 상상하며 하와이에서 운전대를 잡았다면 빅 아일랜드 19번 도로인 퀸 카후마누 하이웨이(Queen Kaahumanu Hwy.)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잘 뻗은 이 도로는 코할라 코스트(Kohala Coast)지역을 달리는 도로로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는 럭셔리한 리조트들을 곁눈질로 바라볼 수도 있고, 화산의 흔적과 그 주변을 수놓은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메시지까지 볼 수 있는 특별한 드라이빙 코스다. 마의 고개 새들 로드(Saddle Rd.) 힐로(Hilo)에서 출발하여 리조트가 줄지어 있는 코할라 코스트로 오는 방법은 19번 도로를 타거나 200번 도로 ‘새들 로드(Saddle Rd.)’를 타야 한다. 둘 다 100마일(150km 이상) 이상 되는 곳이라 지루한 운전길이지만 특히 새들 로드는 빅 아일랜드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로 ‘마의 고개’라고도 불리니 운전을 하게 된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새들 로드는 렌터카 보험에서도 제외되는 곳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테마로 본 공직사회] (9)조직내 유익한 ‘안티’ 감사관

    [테마로 본 공직사회] (9)조직내 유익한 ‘안티’ 감사관

    조직 내부의 유익한 안티, 감사(監事)의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불거진 것도 부적절한 감사(監査) 또는 감사체계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한 차원에서 감사원이 대학재정 감사를 들고나와 또다시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감사체계와 감사관들의 세계를 짚어봤다. 행정기관을 비롯, 공공기관이든 기업체를 비롯한 사조직이든 감사를 담당하는 기구와 사람은 반드시 있다.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구와 인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사기구에 포함된 감사인력(감사관)들은 대개 조직 내에서 기피인물로 꼽히게 마련이다. 잘못한 일이 없어도 조직원들은 그들을 피하고 싶어 한다. 조직 내의 안티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동안 공무원 조직에서는 감사인력들에게 인사상 가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 그런 이점도 사라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 사회에서는 조직 내 감사실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일반화돼 있다. 자치단체의 한 감사실 직원은 “동료들을 감시한다거나 조직의 잘못된 점을 파헤쳐야 하는 일이 마음 편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국가 최고의 사정기관이라는 감사원 식구들도 심정은 비슷하다. 행정부나 모든 공공기관을 감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지만 비리를 찾아내고 같은 공무원들을 의심해야 한다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라고 고백한다. 한 감사관은 “물론 국가 최고 사정기관의 감사관으로서 자부심도 크지만 감사를 하다 보면 인간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들은 자치단체나 지방 소재의 공공기관 등을 감사하기 위해 수시로 장기간 출장 감사를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경력 10년의 한 감사관은 “연중 4~5개월은 여관생활”이라면서 “국가와 조직에 대한 사명감이 없다면 이겨내기 힘든 과정”이라고 말했다. ●슬픈 무용담들 감사관들에겐 남다른 무용담이 있다. 감사를 통해 사회나 감사대상 조직의 커다란 암 덩어리를 제거했다는 자부심에 가득 찬 무용담들이 그것이다. 공직사회의 어두운 면이 감사를 통해 제거되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새출발하는 계기가 됐지만 왠지 씁쓸할 수밖에 없는 슬픈 무용담들이다. “율곡비리 사건 감사 때 감사원에서 떨어진 별이 한 양동이는 충분히 됐다.”는 것은 무용담 가운데 단골 메뉴다. 이 같은 무용담은 감사원이 발간하는 계간지 ‘감사’에 종종 실린다. 2010년 여름호 ‘감사’에서는 그해 전국 자치단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당진군수의 토착비리를 적발하게 된 뒷이야기가 실렸다. 당시 감사를 주도한 감사관은 직무감찰부서에서 20여년간 근무한 베테랑이었다. 그는 우연히 건설업을 하는 친구로부터 당시 당진군수의 비리정보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정식 현장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전 국민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별장을 뇌물로 받은 데다 부적절한 관계의 부하 여직원에게 뇌물로 아파트를 제공하는 등 거의 기행에 가까운 군수의 비리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지역언론을 비롯해 지지자들의 감사방해 행위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지자체는 정도행정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신년호에는 ‘국립대학병원의 운영실태 감사’ 뒷이야기가 실렸다. 의약품 구매방식 개선으로 60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을 가져온 데다 의료영상장비의 부실을 지적하는 성과를 올린 감사였다. 의료분야의 전문성 때문에 많은 애로를 겪었지만 ‘사회의 또 다른 감사관’인 제보자들이 있어 무사히 감사를 마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열심히 하다 보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귀인’이 나타나더라.”며 후배 감사관들에게 열정의 중요성을 교훈으로 던졌다. ●여성들의 거센 도전 감사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파워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감사업무는 거의 금녀의 영역에 가까웠다. 하지만 사회전반에 퍼진 우먼파워는 감사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직의 경우 전 직급을 망라해 여성 감사관들이 포진해 있고 공기업이나 민간 쪽도 비슷한 추세에 있다. 현재 감사원에는 여성 감사관 100명이 활동하고 있다. 4급 이상의 간부가 6명, 5급 감사관은 무려 42명이나 된다. 이들은 2명은 보직 과장으로 현장감사를 직접 지휘하는 위치에 있다. 6급 17명, 7급 35명도 활발한 감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회계사 등 감사에 필요한 전문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거나 행정고시를 통해 감사원에 몸을 담았다. 경남도청과 인천시 부평구, 전북도교육청 등에는 감사책임자가 여성감사관들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40년 만에 최초로 올해 여성 감사를 선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공기업의 감사 책임자도 여성이다. 이 밖에도 공사기업 등에 상당수의 여성 감사관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국희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는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감사는 시스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 의회감사에 비해 훨씬 수월한 측면이 있다.”면서 “여성 감사관은 작고 사소한 인간적인 부분까지 배려할 수 있는 데다 공정성이나 객관성이 남성보다 높아 감사업무에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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