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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교과서 왜곡] ‘日강력대응’ 손잡은 정치권

    독도 지키기와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해 정치권이 ‘봉기’했다. 한·일의원연맹은 일본에 항의단을 파견했고 여야 의원 5명은 독도를 전격적으로 방문키로 했다. 오는 16일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가 ‘독도의 날’ 조례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또 대책 특위를 구성하는 등 ‘공동의 적’ 일본을 공격하기 위해 모처럼 손을 잡았다. 한·일의원연맹(회장 문희상)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여야 의원 5명(홍재형 변재일 권철현 이성권 이낙연)으로 구성된 항의단을 14일 일본에 파견했다. 회장인 문 의원은 “의원연맹은 그동안 과거 한·일 양국간 분쟁에 가급적 침묵해 왔지만 독도문제는 주권의 문제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면서 항의단 파견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태는 일본의 식민지배라는 아픈 역사로 고통을 겪은 한국인의 가슴에 또다시 깊은 상처를 입힌 역사적 퇴행”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항의단은 1박2일 동안 일본에 머물면서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비롯해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상 등 일본의 정·관계 인사들을 만난다. 특히 16일 시마네현 의회의 ‘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 통과 저지를 위해 힘을 쏟을 작정이다. 단장인 홍재형 의원은 “항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권철현 의원도 “통과 자체가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자 사실상의 침략행위로, 이후 사태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는 별도로 열린우리당 강창일·김태홍·유기홍, 한나라당 고진화,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등 5명이 오는 17일 독도를 방문한다. 강 의원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규탄하는 동시에 ‘독도의 날’에 대한 항의의 뜻을 국내외에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 직접 독도로 찾아가겠다.”면서 “현지에서 항의 성명을 낭독하고, 국토 수호 결의를 다지는 한편, 독도수비대원도 격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열린우리당은 역사교과서 왜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김태홍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대책 특별위원회’를 당내에 구성, 가동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도 국회에 ‘대한민국 주권지키기 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저출산·고령화대책기구 상반기 발족

    정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저출산ㆍ고령화 극복을 위해 대통령이 참여하는 초대형 기구를 올 상반기 중에 발족시키기로 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섰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행되는 등 이대로 가다간 인구 급감은 물론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매머드급 기구를 잇달아 발족, 인구 변동에 적극 대처키로 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또 특별회계나 기금조성 등을 통해 수조원의 예산을 마련,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에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고령사회 및 인구대책 기본법’이 처리되는 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각종 정책 개발과 재원분배, 민간단체와의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대국민 홍보 등 총괄적 기능을 맡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민ㆍ관이 함께 참여하는 초대형 상설기구인 ‘저출산ㆍ고령화 극복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칭)도 올 상반기 중에 구성, 가동시킬 방침이다. 본부를 서울에 두고 전국 16개 시ㆍ도에 지부를 두는 매머드급 기구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독도관광 허용 검토

    독도관광 허용 검토

    일본 극우단체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든 개정판 중학교 공민교과서와 역사교과서가 독도 및 일제 식민지 통치 부분을 개악해 4년 전 ‘우익 교과서’ 파동이 재연될 전망이다. 우리의 사회 교과서격인 공민교과서는 “독도가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왜곡 기술해 영유권 분쟁을 시도했으며, 역사교과서는 “일제 식민지 통치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식민통치에 대해 기존의 합법 주장을 넘어 아예 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11일 국민적 분노가 증폭되면서 일본의 ‘노골적인 도발행위’ 즉각 중단과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범정부대책반을 구성하고 대응 조치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최근 독도 문제 등으로 야기된 한·일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아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독도 및 교과서 문제 등 대일(對日) 현안에 대한 대응 방침을 숙의했다. 정부는 특히 독도문제와 관련, 그동안 유지해온 일반 국민의 독도 방문 자제 방침을 재고해 한국의 실효적 지배를 대외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시적인 수준의 대응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4년전 교과서 파동으로 최상용 당시 주일 한국대사를 9일간 소환했던 전례로 비추어, 일본 문부성의 검정 결과에 따라 이같은 사례가 반복될 개연성도 높다. 일본 우익계열 출판사인 후소샤(扶桑社)는 지난해 4월 이같은 내용의 교과서를 문부성에 검정 신청했으며 결과는 다음달 초에 나올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이규형 대변인은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후소샤 교과서의 검정신청본이 자국 중심주의적 사관에 입각, 과거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인근국의 역사를 폄하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교육개혁시민연대 등 90여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역사왜곡 사실을 공개하고 일본 정부를 강력 규탄했다. 역사교육연대는 “2005년도 새역모의 교과서는 겉으로는 이전보다 표현을 부드럽게 했으나, 그 내용은 개악된 것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이는 검정 무사 통과와 함께 교과서 채택률을 높이려는 고도의 전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의 교과서는 조선인 강제연행, 위안부 문제, 남경대학살 문제를 기록하지 않았으며,‘조선의 근대화를 도운 일본’이라는 칼럼을 별도로 게재하고 독도가 영유권 분쟁 지역이 되고 있다며 사진도 실었다.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올바른 역사교육 의원모임’도 성명을 내고 “역사교과서 왜곡은 일제 수탈을 은폐하려는 비열한 술수”라며 교과서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공직 틀이 바뀐다] (2)인사·조직권 부처 자율로

    [공직 틀이 바뀐다] (2)인사·조직권 부처 자율로

    “5∼6개의 결재단계로는 참신한 의사결정과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책임행정이 안돼요. 계급제 조직에서는 일이 되지 않는 거죠. 분명한 책임행정을 위해 본부제와 팀제도입이 불가피합니다.” 3월6일 오전 9시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회의실. 행정자치부 직원 400여명이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300여명이 들어가는 장소였던 만큼 통로와 뒤편까지 빈틈이 없었다. 이들은 오영교 행자부 장관의 ‘팀제 도입 목적’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오 장관이 이미 5본부와 60팀제 도입 입장을 밝힌 터여서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최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행자부의 한 단면이다. 지각 변동의 서곡에 비유되기도 한다. 일부 직원들은 “쓰나미가 몰려온다. 행자부는 직격탄을 맞고, 곧 전체 부처로 번질 것”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오 장관이 기존 조직을 크게 흔들고 있는 것이다. 정권 3년차면 안정될 시기인데 변화의 물결이 강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직권 부처 자율로 지난 2일 통과된 정부조직법과 총액인건비제도 도입이 변화를 주도한다. 그동안 행자부가 틀어쥐고 있던 조직 및 인력운용권이 부처 자율로 대폭 넘어가게 됐다. 부처가 성과를 가장 잘 낼 수 있도록 조직 편성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엔 실장-국장-과장 등 일률적으로 이뤄지던 보조기관의 명칭이 부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정할 수 있다. 본부장, 단장, 팀장 등 다양하게 하도록 했다. 현재의 감사관과 공보관도 감사팀, 공보단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재경부 등 10개 부처에 반드시 두도록 돼 있던 차관보도 없앨 수 있다. 실·국장 밑에 있는 보조기관도 과·팀·반 등으로 자유롭게 구성토록 했다. 과 단위 장의 직급을 3·4급으로 하던 것을 5급까지 늘렸다. 행자부는 이를 근거로 이달 중 팀제로 전환한다. 본부장이 5명이다. 하지만 현재 본부의 1급은 3명이고, 국장급(2∼3급) 자리는 13개이다. 국장 가운데 2명밖에 본부장을 못한다. 이에 따라 같은 2급 본부장 밑에서 2급 팀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직사회에 충격을 던져줄 게 틀림없다. ●3급 이상만 직제로 관리 정부의 속내를 살펴보자. 자율성에 무게를 두지만, 가급적이면 본부제와 팀제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행자부 최양식 정부혁신본부장은 8일 “팀제가 도입되면 계층이 축소돼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성과급제도를 확대시행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혁신의 시작이며, 모든 부처가 행자부를 보고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직권의 부처 이양은 7월부터 시범 도입되는 총액인건비제로 더욱 구체화된다. 정부가 공무원 총정원과 부처별 인건비 총액, 부처별 전체 인원만 제한하고 나머지는 모두 부처가 ‘알아서’하는 것이다. 배정된 인건비 내에서 고위직과 하위직,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정원 1명이라도 늘리려면 행자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계급별·직종별 정원도 자율로 한다. 한시기구 및 정원도 승인제도를 폐지했다. 다만, 국장급(1∼3급) 이상 기구는 현행대로 직제를 정하기로 했다. 하위직보다 고위직의 비대화를 우려해 제한 규정을 뒀다. 이와 함께 부처별 정원 조정은 연초에 한 차례만 허용된다. 긴급한 이유로 갑자기 인력을 늘려 편법 증원이란 논란이 종종 일었던 ‘수시직제’는 인정되지 않는다. ●부처별 정원 결정은? 현 정부가 ‘일 잘하는 정부’를 추구하기 때문에 향후 인력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인건비 재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행자부가 공무원의 분야·부처별 중기 정부 인력규모를 수립한다. 이미 별도 팀이 구성돼 작업 중이다. 지난해 맡겼던 ‘정부인력규모 예측모델’용역을 기초로 한다. 용역 결과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는 치안·재난·농수산·과학기술·교육·보건·환경 등이다. 행자부는 이를 토대로 향후 3∼5년의 인력운영계획을 세운다. 중앙인사위는 민간의 임금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 등을 고려해 보수 계획을 짠다. 기획예산처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짜면서 부처별 인건비를 결정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문제점은 없나 “직무 분석이 제대로 안 됐는데 적정 인력을 산출할 수 있습니까.” 정부의 총액인건비제 도입 방침에 대해 중앙부처 국장인 A씨는 이같이 반문했다. 정부가 총액인건비제 도입 등 조직과 인사권을 부처에 넘기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분권과 자율의 원리에 기초한다.’고 했다. 이같은 원칙에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예상외로 문제점이 지적된다. 우선 거론되는 것이 직무 분석이 안 됐다는 것이다. 중앙인사위가 1∼3급에 대해 고위공무원단을 도입하기 위해 중앙부처 국장급 직위에 대해 직무분석을 했지만,4급 이하에 대해서는 직무분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각 부처가 하는 일의 적정 인력이 몇 명인지 측정이 되지 않았다. 제대로 시행되려면 각 부처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하지만 갑자기 결정됐기 때문에 이런 절차가 생략됐다. 이에 따라 각 부처의 적정 인원은 현 수준에서 출발, 총액인건비가 책정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정원이 많은 부처는 유리하지만, 정원이 적게 책정된 부처는 난색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동안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한 것도 한계다. 상당수 부처가 이대로 정착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인력배정의 부처간 격차가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늘어나도 한계가 뻔하다는 것이다. 힘센 부처는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는 반면 인원이 적은 부처는 벗어날 길이 없다고 항변한다. 특히 국무총리실 등 일부 부처는 정원은 많지 않고, 그동안 다른 부처에서 파견받아 업무처리를 했기 때문에 매우 난감해한다. 그동안 파견 공무원은 원소속에서 인건비를 부담했지만, 앞으로는 파견받은 기관에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당분간 부처간 인력 부풀리기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시직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논란이다. 인력수급 계획에 따라 증원을 해주고, 편법 증원을 막자는 취지이지만, 수시직제 개정을 막으면 급변하는 환경과 갑자기 터진 일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시직제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위직이나 비정규직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각 기관이 하위직이나 비정규직 늘리기에 집중하면 당장은 절감할 수 있지만, 나중엔 인건비 증가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퇴출’제도 도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것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앙부처의 B장관은 이에 대해 “총액인건비제도가 성공하려면 일 못하는 직원을 퇴출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처럼 일하지 않고도 정년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부가 수용성을 걱정해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전문가·공무원단체 반응 총액인건비제 등 조직과 인력의 부처 자율권 확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향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 교수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부처의 자율성이 많아지고,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해 경쟁체제를 갖추는 것은 잘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확대하게 되면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 위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범시행기간에 충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성대 이창원 교수는 “추구하는 방향은 맞지만 인건비의 총액이 있기 때문에 실행 과정에 마찰이 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건비의 총액이 늘지 않아 제한된 재원으로 각 부처가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총액인건비제는 지방재정력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과거의 낙후지수와 발전지수 등을 감안해 낙후지역에 대해서는 특수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서형택 정책실장은 “이 제도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하나로 현재보다 인력이 감소될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고용불안은 일반사회의 노동조건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전면 유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에게는 저임금으로 인한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를 가져 오고, 인력관리측면에서는 능력보다는 정치공무원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류강연 사무총장은 “인건비 상한제는 필요할 경우 행정조직을 늘리는 등 수요에 따른 인력조정을 할 수 없게 되며, 보수를 차별화할 경우 기업과는 달리 조직활성화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潘외교 “한일협정 재협상 비현실적”

    일본에 ‘배상’을 촉구한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경축사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실질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하느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특별히 계획돼 있는 후속대책은 별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정부와 지성의 노력을 촉구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면서 “현안에 대한 대응이나 별도의 정책은 외교부를 통해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일협정 그 자체를 재협상하자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혀, 일단 재협상 시도는 없을 전망이다. 반 장관은 ‘지금까지 부분적 추가협상이라도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나 계획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어떤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협의가 가능한지 앞으로 양국 당국자간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를 종합해볼 때 노 대통령의 발언은 특별한 외교적 조치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일본의 자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일본의 ‘추가적 조치’에 대한 기대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학계 일부 ‘脫 민족주의 수용론’ 눈길

    학계 일부 ‘脫 민족주의 수용론’ 눈길

    최근 학계 논란의 중심에는 탈민족주의가 있다. 이 논란은 단지 학문적 논쟁에만 그치지 않는다. 논리의 순수성과는 별도로 ‘현재 정치’에 접속되면 보수주의와 뚜렷한 친화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핵심은 DJ정부 이래 집권한 ‘민족주의 좌파’에 대한 위기감과 반감이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크게 다루는 자칭 ‘민족지’가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의 논의 역시 비중있게 다루는 어색한 풍경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계간지 ‘역사비평’ 봄호에서 다시 한양대 임지현 교수를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호부터 이어지고 있는 논쟁의 연장선상이다. 조 교수의 논리는 기본적으로 임 교수가 박정희체제의 특수성을 외면한다는 데 있다. 서구의 몇몇 파시즘을 일반화한 뒤 박정희체제를 끼워맞추는 것은 ‘지적 종속’의 한 형태다. 이는 임 교수가 좁은 맥락의 비슷한 점에 집착, 역사적 맥락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부시-빈라덴’은 적대적 공범관계다. 하지만 ‘제국적 질서와 권력구조’를 놓치면 일면적인 해석에 그친다. 임 교수의 논지라면 구한말 위정척사파와 일본제국주의는 똑같다.‘반근대적 성격’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과거청산문제도 비슷하다. 나치재판을 마무리한 뒤 ‘몇몇 전범만 처벌해 독일 국민은 면죄부를 얻은 게 아니냐.’는 독일의 경험에서 뒤의 것만 임 교수가 따오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 제도적 과거청산마저 안 된 우리 상황은 지워져 있다. 조 교수가 “현재의 과거청산이 실패한다면 (임 교수 주장은)학문적 연구로 끝나버린다.”고 비판하는 까닭이다. 조 교수는 그러나 각주를 통해 박정희체제의 헤게모니를 과도하게 강조했다고 시인하는 등 임 교수의 논의가 지나친 좌파적 해석에 대한 ‘해독제’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한·중·일 3국의 근대사인식비교’ 학술대회에서도 최근 다시 일기 시작한 식민지근대화론 주장 가운데 일부분이 수용될 조짐이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신주백 책임연구원은 한국 역사교과서의 일제시대 서술이 지나치게 ‘한국수탈론’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지주제 발달 등 한국의 대응이 빠진 데다 한국의 수탈만 있을 뿐 타이완과 만주의 사례는 없다. 도쿄대 마쓰모토 다케노리 교수 역시 식민시대 서술에서 수탈론 외의 서술은 찾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상생활에서 드러나는 근대성에 대한 얘기가 없다는 것이다.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은 기존 역사연구에 대해 실증적 연구없이 ‘일제=악’이라는 도덕론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에 비춰볼 때 일제시대 중국의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중국 사회과학원 롱웨이무 부주간의 발표도 눈길을 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부총리 부인 경기 광주 땅투기 의혹 논란

    이부총리 부인 경기 광주 땅투기 의혹 논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대한 부동산 투기의혹이 논란을 빚고 있다. 28일 재경부와 일선 시·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부총리의 부인 진모씨는 1979∼82년 4차례에 걸쳐 지금의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일대 논밭, 임야 2만 3200여평을 사들였다가 2003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팔아 큰 차익을 봤다. 문제는 논밭 등 매입과정에서 위장전입과 명의신탁 등 방법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토지 등기부 등본에는 당시 진씨의 주소지가 ‘광주군 초월면 지월리 409’로 나와 있지만 이 주소는 63년 이후 김모(72)씨 소유로 돼 있다. 실제로 지월2리 이장 장모씨는 “진씨가 구입한 땅을 김모씨가 관리한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진씨가 거주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씨의 땅 매입 당시에는 현지 거주자가 아니면 논밭을 살 수 없었다. 또 진씨가 86년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의 밭을 어머니한테서 매입할 때 주소지는 ‘고창군 공음면 예전리 153-3’으로 돼 있었으나 이 역시 진씨가 실제 거주하는 곳이 아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재경부 홈페이지 등에는 “부동산 투기근절에 나서야 할 경제정책의 사령탑이 앞장서서 투기에 나섰다.”는 등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앞서 지난 24일 공직자 재산공개 때에도 부동산을 통한 재산증식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소유부동산의 공시지가와 판매가의 차익으로 1년간 4억 7268만원이 늘어나는 등 98년 금융감독위원장 시절(25억 5194만원) 이후 6년 만에 65억 5506만원이 늘었다. 재경부는 이에 대해 “이 부총리가 79년 말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 광주군 일대 땅을 샀지만, 변호사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부인 주소지가 그리로 옮겨갔는지 여부는 본인들도 잘 몰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총리의 측근은 “광주 일대 땅을 사는 과정에서 실제 거주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외에는 달리 돈을 투자할 곳이 없었고, 농지구입 또한 과도한 소유규제 때문에 걸림돌이 많았던 70년대 말의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직을 떠난 상태에서 부동산을 매입,24년이나 지나서 판 것을 투기라고 비난한다면 공무원들에게 재산형성과 관련해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가 별도로 말할 사항이 아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이 부총리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검증된 사안이고 재경부가 이에 대응을 하고 있는 만큼,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 윤상돈 전경하기자 yoonsang@seoul.co.kr
  • 싸늘해진 日 신중해진 美

    26일 한국과 미국, 일본간 북핵 고위급 회담 이후 3국의 태도에는 ‘온도차’가 감지된다.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북한의 ‘조속한’ 복귀를 언급한 반면, 일본의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무조건’ 복귀를 강조했다. 일본측은 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및 ‘가짜유골’ 문제에 더 이상 진전이 없으면 단호한 대응도 불가피하다는 자국내 여론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대북 경제제재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이같은 강한 자세는,3차 6자회담까지는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미국을 설득했던 것과 비교해 상당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일본에서는 최근 미국보다 더욱 강경한 대북 제재론이 거론돼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5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한 강연회에서 ‘일본 단독의 대북 경제제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리는 발언을 할 정도였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대사는 회의를 마치고 별도의 브리핑을 갖지 않고 “훌륭한 만남이었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회의에서는 북한이 그간 제기해 온 여러 우려에 대해서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미·일 3국은 “6자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관심사를 논의하고 진지하게 협상할 수 있는 폭넓은 토론장임을 재확인했다.”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촉구 압박과 함께 ‘협상’ 유인이란 강온양면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선언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을 비롯한 회담 참여국에 ‘분위기 조성’을 요구한 데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로 해석된다. 외교부의 당국자는 27일 “모든 관심 사항을 진지하게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일부 진전된 것으로, 이를 유연성으로 바라봐도 좋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송민순 차관보는 “구체적으로 북한을 회담에 복귀시킬 방법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논의 내용이 북한에 직접적으로 전달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당국자는 “회담 재개 전에 뭔가를 제공하겠다는 카드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당장 3자협의 내용만으로는 북한 당국이 신속한 반응이나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클릭 이슈] 이광자동차高 파행으로 짚어본 평생교육법

    [클릭 이슈] 이광자동차高 파행으로 짚어본 평생교육법

    서울 효창동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이광자동차고등학교 재단과 교사들이 심각한 알력을 빚고 있다. 재단측의 정리해고로 해직된 교사들은 학교 안에서 천막농성을 계속하고 있고 학생들은 지난 18일 열린 졸업식에서 상장 수령을 거부하고 졸업 앨범을 태우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평생교육법의 문제점이 도마에 올랐다. ●일반 교사들과 달리 신분보장 못받아 해직교사들과 전교조에 따르면 이 학교의 분쟁은 지난해 4월 재단이 교사들에게 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교사들이 반발하자 재단측은 계약직 전환 대신 운영난에 따른 정리해고를 들고 나오면서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는 등 문제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교장과 교사 17명 중 10명이 해고됐다. 지난 14일부터 천막 농성을 하고 있는 해직 교사측은 “1988년 학교가 설립된 뒤 재단측은 학교에 단돈 10원도 기여한 바 없다.”면서 “교사 자격증도 없는 행정실장이 교장 직무대리를 하고 기말고사를 치르지 못하게 하는 등 횡포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정상 문제가 없는데도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재단측 사람만으로 구성된 징계위 결정에 따라 교사들이 징계되고 해고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 학교 재단인 그리스도교회복음유지재단의 최재운 이사는 “계약직 전환이 아닌 연봉제를 추진했다.”면서 “엄연히 학교가 아닌 시설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마련한 별도의 운영규칙에 따라 교사들을 해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이사는 “평생교육시설도 어차피 경영을 하는 곳”이라면서 “학교가 어려워 합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초등교육법에 따라 공부하고 진학한다. 반면 이곳의 교사들은 일반 공사립 학교 교사들과 달리 신분을 보장받지 못한다. 대신 노동법을 적용받지만 신분 유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시설 확대 위한 규제 최소화가 문제 교육당국은 속수무책이다. 현행 평생교육법상으로 이들 시설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을 경우 특별감사를 실시하거나 관선이사를 파견할 수 있지만 평생교육시설은 이같은 조치가 불가능하다. 현재 서울시 교육청은 교사 월급 일부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정작 파행적인 학교 운영에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폐쇄를 명령할 수 있지만 시설 승계가 되지 않아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사실상 중재 외에는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1999년 사회교육법 대신 평생교육법이 제정될 당시 시설을 늘리기 위해 규제를 최소화한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평생교육시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처벌 조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노당 최순영 의원측 역시 지난해 12월 중재에 나섰지만 재단이 자료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최 의원측은 “이광자동차고 사태를 보면서 평생교육법이 현재 개정 논란이 일고 있는 사립학교법보다 문제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30일 전에 신고만 하면 마음대로 학교를 폐쇄할 수 있는 등 법적으로 허술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측은 “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하겠지만 속히 평생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자동차고 해직 교사 신영식씨는 “예전과 달리 평생교육시설에 교육 기회를 놓친 성인보다는 청소년이 많다.”면서 “엄연히 공교육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평생교육법도 이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전국 학력인정 시설 42곳… 문제 잇달아 전국적으로 42개가 운영되고 있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부산에서 2001년 J고 교사 2명,2003년 K고 교사 3명이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됐다. 당시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결정을 내렸지만 학교측은 아직도 교사를 복직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의 S중·고교가 100만∼800만원을 받고 ‘졸업장 장사’를 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광주의 H학교에서는 지난해 10월 교사가 국감에 자료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잇따라 평생교육시설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관련법 개정에 착수했다. 교육부도 시설 설립을 권장하기 위해 인가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운영 세칙이 거의 없는 현행 법의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정까지 가더라도 대부분 운영진 쪽이 이기게 돼 있어 지금으로서는 교육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빠르면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쯤 개정안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평생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려면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수 없다.”면서도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선 법인화를 골자로 한 개정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주요 국책사업 ‘시민배심원단’ 심의 의무화

    주요 국책사업 ‘시민배심원단’ 심의 의무화

    앞으로 새만금 간척사업과 같은 주요 국책사업은 추진 전에 반드시 일반국민들로 구성되는 ‘시민배심원단’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또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범국가적 사업은 입안 과정에서 일반국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범국민 합의회의’(가칭)를 거쳐 사업 추진 여부를 가리게 된다. 정부는 최근 행정수도 이전과 새만금 간척사업, 천성산 터널공사와 같은 주요 국책사업을 놓고 빚어진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나아가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이런 갈등요인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갈등관리기본법을 제정, 추진하키로 했다. 국무조정실 임종순 총괄심의관은 17일 “총리실 주관으로 관계부처가 기본법 내용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면서 “몇몇 갈등과제에 대한 시범운용 기간을 거쳐 오는 6월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갈등관리기본법은 우선 주요 정책사업에 대해 ‘참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일반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론조사 ▲시민배심원제 ▲합의회의 ▲시나리오워크숍 등 다양한 형태의 국민참여시스템 등을 법안에 담을 계획이다. 공론조사란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일정 기준에 따라 표본으로 선정된 일반 시민들에게 해당정책과 관련한 전문적 내용을 숙지시킨 뒤 이들의 찬반의견을 구하는 방안이다. 시민배심원제는 무작위로 선출된 20명 안팎의 시민배심원단이 전문가와 해당 공무원 등을 불러 청문회를 갖는 방식이다. 또 합의회의는 보다 전국적 규모의 국책사업에 대해 시민패널(15∼20명)과 전문가패널로 구성되는 ‘합의회의’를 구성, 해당사업의 내용을 집중 점검한 뒤 타당성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밖에 시나리오워크숍은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해당부처가 사업추진으로 빚어질 각종 갈등을 예상, 각 사안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생명복제기술을 계속 연구할지 여부나 의료보험 문제 등에 대해서는 합의회의를, 농업수질문제나 조세개혁 등에 대해서는 시민배심원제를 시행해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갈등관리기본법은 이와 함께 정부 각 부처에 민·관 합동으로 갈등관리위원회를 구성, 사회적 갈등이 빚는 소관 정책에 대한 조정기능을 맡도록 하기로 했다. 또 별도 기관으로 갈등관리지원센터를 설치, 각종 갈등해결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각 부처 등에 지원토록 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나라 “과거사 黨차원 대응”

    한나라당은 국가정보원 진실위원회의 과거사 조사대상 발표와 관련, 여권의 정략적 접근을 경계하는 동시에 당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3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그간의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국가정보원의 과거사 조사에서 자유로워졌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최근 외교통상부의 한·일 협정 문서와 문세광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사건’ 기록 공개에 이어 국정원 진상조사위의 조사대상 발표 등 여권이 추진중인 과거사 조사 관련 움직임을 ‘박근혜 죽이기’를 위한 정략적 접근으로 몰아세우면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과거사 규명을 요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자신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통치자’ ‘독재권력의 표상’ 등 부정적 이미지도 갖고 있지만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경제 부흥을 이뤄낸 장본인이라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는 만큼 과거사 문제에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과거사 문제와 관련,“당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구체적 대응방안은 당 정책위가 준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한·일 협정 문서 공개 당시 소속 의원들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을 잊어달라고 주문한 것도 당 차원의 당당한 대응 방침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조만간 당 차원의 공식대응기구를 발족, 자체 조사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또 정부나 국회 차원의 과거사 조사와는 별도로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역사바로알기운동본부’(가칭)를 설립, 여권의 정략적 접근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국정원 진실위의 조사대상 발표에 대해 과거사 의혹 규명과 피해자 명예 회복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환영했다. 유인태 의원은 “과거사를 밝히는 것은 지난 역사로부터 피해자들의 ‘민원 해소’차원의 일이지 특정한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정략적 접근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광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클린턴, UN 쓰나미 특사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쓰나미 재건 특사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선택했다고 유엔 관계자들이 밝혔다. 프레드 에커드 대변인은 “유엔의 쓰나미 특사가 피해국인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내부의 정치적 분란을 해결하는 데도 기여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76년부터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추진중인 아체 지역 반군과 정부군간의 내분, 그리고 1983년 이후 계속된 타밀 반군과 스리랑카 정부군 사이의 내분을 중재하는 데 클린턴이 정치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현재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미국내 민간모금 활동을 이끌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유엔아동기금(UNICEF)과 함께 쓰나미 피해 어린이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공화당의 원로인 제시 헬름스 전 상원의원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아난의 뒤를 이어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부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과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등이 뛰고 있다.”고 전하면서 “행동이 단정하지 못한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유엔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dawn@seoul.co.kr
  • 北, 핵무기 사들였다?…美소식통“정보확인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북한이 자체적인 핵 무기 개발과는 별도로 외부로부터 완성된 핵 무기를 구입했다는 정보를 입수,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의 소식통이 26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고폭실험 등 미국 등 외부에 포착될 수 있는 핵 무기 개발 단계를 피하고 핵 능력 보유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하기 위해 핵 무기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핵 무기를 사들인 국가는 옛소련이나 파키스탄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미 정부 당국은 보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우라늄 농축 핵 기술을 북한에 전수했던 파키스탄 쪽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핵 무기가 핵 탄두를 의미하는 것인지, 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을 말하는 것인지, 또 몇 개의 핵 무기를 북한이 구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도 이날 이와 관련한 질문에 “북한이 핵 무기를 사들였다는 취지의 문건을 얼마 전 읽은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북한의 핵 무기 구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예상되는 등 북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정부는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북한이 핵 실험을 하거나 핵 물질과 미사일 등을 수출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예고해 왔다. 북한은 그동안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커트 웰든 미 하원의원에게 김계관 외교부 부상은 “방어용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관영통신인 조선중앙통신도 최근 “핵 무기 보유”를 선언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 무기 능력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대체로 1∼2개의 조악한 형태의 플루토늄 핵 무기를 개발했고 영변의 방사화학실험실에 보관하던 8000개의 폐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재처리,6∼8개 정도의 핵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핵 물질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파키스탄 등으로부터 도입한 기술과 화학물질, 기구 등으로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dawn@seoul.co.kr
  • “힘있는 기관·인사들도 청탁”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비리 사건의 종착점은 어디일까. 난무하는 소문에 비해 수사가 초기부터 소극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광주공장이 지난해 5∼7월 대규모 신입사원을 뽑는 과정에서 ‘비리소문’이 꼬리를 물었고,6개월여 만인 최근에야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엔 국회의원과 검·경·행정관청·언론계 등 이른바 힘있는 ‘기관’이나 ‘사람’들의 인사청탁 소문도 줄을 이었다. 이 소문에는 ‘노조’에 부탁해야 ‘더 확실하다.’는 살까지 덧칠해졌다. 실제로 한 경찰은 “회사측이 아닌 노조에 지인의 취업을 부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취업난이 심각했던 터라 이런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지난해 9월 이같은 풍문을 토대로 ‘내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관련 수사 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청, 경찰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수사기관 중복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이로 인해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와는 별도로 회사·노조·청와대 등의 홈페이지엔 ‘채용 불공정성’을 제기한 제보가 잇따라 올라왔다. 기아자동차 본사는 급기야 지난해 말 광주공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 부적격자 400여명을 적발했다. 이들 모두가 노조나 힘있는 사람들의 청탁으로 들어오게 됐는지가 수사의 초점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도 회사측으로부터 감사자료 등을 넘겨 받는 등 최근에야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했다. 상부의 지시와 사회적 여론에 밀려 수사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 생산라인 반장급 사원 A씨는 “검찰수사는 사측에서 잘 대응하고 있으니까 동요하지 말고 작업에 열중할 것을 회사측이 당부했다.”고 말했다. 수사 축소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도 채용비리가 노조와 조직적으로 연루됐을 경우 수사 파장이 ‘메가톤’급으로 바뀔 것으로 여겨 신중을 기했을 것으로 보인다.‘검은 돈’이 노조라는 공조직에 들어갔을 경우 노조는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또 막강한 조직의 힘을 배경으로 회사의 인력채용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회사는 대외 이미지 손상과 신뢰에 타격이 예상되고 사회 지도층인사가 인사청탁에 개입했을 경우도 큰 파장이 우려된다. 검찰은 수사 초기 미지근한 대응과 달리 ‘전담반’까지 구성했다. 최근까지 “이 사건은 노조와는 관련이 없으며 노조 간부의 개인비리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조직적인 비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확대’의지를 내보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7.핀란드의 평생학습

    [이젠 사람입국이다] 7.핀란드의 평생학습

    핀란드는 인구 520만명에 불과한 유럽의 작은 국가이지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나 세계경제포럼(WEF) 등의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강소국이다(2004년 IMD 경쟁력순위 8위,WEF 경쟁력순위 1위). 핀란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학기술과 교육훈련에서의 경쟁력이 핵심요인이다. 핀란드는 과학기술강국, 인적자원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핀란드의 혁신역량과 교육시스템, 대학배출인력의 질, 기업의 재직근로자 교육훈련 등은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핀란드의 노동시장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2003년 현재 핀란드의 노동인구는 약 260만명, 실업률은 9.1%이다. 프랑스나 그리스 등 일부 유럽국가에 비해서는 실업률이 낮지만, 미국(6.0%)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7.1%)보다는 높다. 장기실업은 줄어들고 있지만 구조적 실업이 여전해 인력부족 속에서도 실업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핀란드 정부는 고용증대를 경제 및 노동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실업 완화, 고급 노동력 공급에 초점 핀란드에서 실업은 주로 저학력층에 집중돼 있다. 실업자의 40% 이상이 기초교육과정만을 이수한 저학력층이다. 지식정보화가 빠르게 진전되는 가운데 근로자의 능력과 전문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순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업 해소방안으로서 교육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핀란드 노동시장의 또다른 문제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의 심화 가능성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와 출산율 저하에 따라 2015년까지 100만명의 노동력이 줄어들 전망이며, 이는 현재 취업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 핀란드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취업률 제고, 근로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통한 생산성 제고, 외국인 숙련노동력의 유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인력부족에 대한 해결방안으로서 역시 교육훈련을 통한 노동력의 질적 제고가 강조되고 있다. 2003년 10월 핀란드 노동부는 구조적 실업의 완화와 노동공급 촉진을 위해 ‘노동정책전략 2003∼2010’을 채택했다.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는 구조적 실업의 축소와 예방, 숙련노동력의 확보 및 인구구조 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에 대한 대응, 은퇴시기 지연 및 취업기간 연장 유도, 노동생산성 및 작업조직 향상과 직무만족 증대 등이다. 이러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공공 직업안정서비스의 개혁, 노동시장 지원정책의 적극 활용, 적극적 노동정책 프로그램 및 교육훈련 강화, 취업기간 연장 등의 정책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의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교육훈련과 같은 적극적 노동정책(active labor policy)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실업 해소, 인력부족 완화, 노동력의 질적 제고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근로복지 증대라는 모든 과제가 교육훈련투자의 확대와 질적 제고라는 측면으로 귀결된다. ●교육훈련 제공자로서의 기업의 역할 강조 핀란드에서 성인 대상의 교육훈련은 재직근로자 훈련(PT·Personnel Training), 자기주도적 성인 직업훈련(SMT·Self-Motivated Adult Training), 노동시장훈련(LMT·Labor Market Train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투지아 레미넨 핀란드 노동부의 노동력개발·지도팀장은 “과거에는 이들 훈련과정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했으나, 최근에는 이 세 가지 영역이 중첩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직근로자 훈련은 평생학습 시스템 아래 기업에서 제공되는 교육훈련을 의미한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인적자원의 경쟁력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이 교육훈련의 최종수요자로서가 아니라 적극적인 교육훈련의 제공자로서의 기업의 역할 변화가 요구된다. 근로자의 지속적인 능력개발을 위해서는 평생학습이 중요하며, 평생학습의 장으로서 기업 내 교육훈련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2004년 IMD보고서는 핀란드를 재직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교육훈련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국가로 꼽았다. 핀란드 수출액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노키아(Nokia)의 경우 인적자원개발은 기업의 핵심전략으로서 강조된다. 안나 타비스 노키아 인사담당 부사장은 “최고의 인재들을 채용,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제공함으로써 최고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노키아의 인사관리 전략”이라고 말했다. 총급여액의 3∼4%를 교육훈련비로 투입하며, 근로자 1인당 연간 70시간 안팎의 교육훈련을 제공한다. 교육방식은 정규교육훈련과 상급자의 지도(mentoring), 현장학습(talent management system)으로 이뤄진다. 근로자와 상급자, 인사담당 관리자간의 상호 유기적인 연계에 의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또 대학 교과과정이 산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주요 대학들과 다양한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핀란드에서도 중소기업의 교육훈련투자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따라서 핀란드 정부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교육훈련 확대를 위한 별도의 지원방안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부족 때문에 근로자를 생산현장에서 빼내 교육훈련을 제공할 만한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노동부는 ‘직무순환(Job Rotation)’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대체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체근무에 대한 비용지원 프로그램으로서, 중소기업이 근로자를 외부기관에 위탁교육 보내는 동안 정부가 실업자 풀(pool)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해준다. 이와 함께 개별 중소기업에서 교육훈련을 하기 어려우므로 소규모 사업장의 훈련수요를 취합, 훈련기관에서 수요에 적합한 맞춤형의 집합적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 기본권으로 학습권 규정 자기주도적 성인 직업훈련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성인 단계에서도 사회적 기본권으로서의 학습권이 확립돼 있어 평생학습이 상대적으로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재직 중인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필요에 따라 ‘학습휴가’를 요청할 수 있으며, 원칙적으로 기업은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휴가기간 중 고용은 보장된다.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면에서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핀란드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다. 학습휴가 동안에는 기술직업대학인 폴리테크닉(Polytechnic)이나 대학에서 정규교육을 받거나 기타 직업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기도 한다. 대학·폴리테크닉은 기업과의 산학협동이 활발해 교육훈련의 현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시장훈련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일부로서 성인 인구의 직업능력 향상, 인력수급의 균형 유지 및 촉진, 실업과 인력부족 해소 등에 목적이 있다. 노동시장훈련은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의 양적·질적·지역적 수요변화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게 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근본적으로 성인들이 노동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거나 되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향상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노동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식 직업훈련의 성격을 갖는다. 주로 실업자 대상의 훈련이지만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사람이나 재직근로자도 훈련대상이 될 수 있다. 노동시장훈련은 현재 200개 이상의 다양한 직업 영역에 걸쳐 연간 4000∼5000여개의 훈련과정이 제공되고 있다. 노동부의 재정지원 하에 성인훈련센터나 폴리테크닉, 기타 직업교육기관 등에서 연간 6만 4000여명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노동시장훈련은 숙련수요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지역 단위에서 설계되며, 훈련과정의 70%가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자격제도와 연결돼 있다. 훈련 이수생들은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훈련과정을 평가하는데 3분의 2 정도가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훈련과정 이수 3개월 뒤의 목표실업률 40%는 대체로 지켜지고 있다. ●지식기반사회 대비한 시스템 구축해야 핀란드는 평생학습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고 성인 인구의 평생학습 참여율도 매우 높다. 재직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교육훈련투자가 활발하고 자기주도적인 성인 직업훈련도 활성화돼 있다. 노동시장훈련도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훈련시스템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적자원강국으로서의 핀란드의 면모는 이러한 평생학습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사회이며 평생학습을 통한 인적자원의 경쟁력 확충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과제이다. 우리의 여건에 맞는 평생학습 시스템의 구축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 中공안, 한나라의원단 ‘탈북 회견’ 저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서울 이지운기자|한국 국회의원들의 중국 내 새터민(탈북자) 실태와 인권보호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12일 중국 당국의 강압적인 저지로 무산됐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반기문 장관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어 발생 경위 및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한·중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나라당 김문수·최병국·박승환·배일도 의원 등은 이날 오후 2시 베이징(北京) 창청(長城·쉐라톤)호텔 2층 부용청(芙蓉廳)에서 새터민 실태 및 인권보호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회견 직전 정장 차림의 중국 공안 10여명이 들이닥쳐 강압적인 방식으로 회견을 중단시켰다. 중국 당국은 “중국 외교부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며 마이크와 실내조명을 강제로 껐으며, 회견을 강행하려는 김 의원 등을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안들은 또 기자회견장에 모인 한국특파원 및 외신기자 50여명을 밖으로 몰아내는 과정에서 이에 항의하는 일부 기자들을 때리는 등 시종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두운 기자회견장은 중국공안들의 고함소리와 여기자들의 비명소리로 난장판으로 변했다. 오후 3시부터 중국 공안들이 회견장 문을 통제하는 가운데 김 의원은 기자와의 휴대전화 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중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자회견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 남아 있겠다.”며 강한 톤으로 중국 당국을 비난했다. 한편 이날 저녁 대치 6시간30분만인 8시30분쯤 한나라당 의원들은 중국 당국자와의 협의 끝에 간단한 성명서만 읽고 철수하기로 약속했지만 김 의원이 A4용지 3장 분량의 성명서를 꺼내려는 순간 중국 공안들이 “간단한 인사말만 하라.”며 성명서 낭독을 무산시켰다. 사건 발생 30여분 뒤 회견장을 떠난 최병국 의원을 제외한 3명의 의원들은 복도에 앉아 항의하다 다시 회견장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계속했다. 앞서 김 의원은 기자회견 무산 직후 별도의 성명서를 발표,“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의 통행권을 보장함으로써 그들이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인도적 조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0년 중국 옌지(延吉)에서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와 관련,“중국 당국은 김 목사의 소재 및 생사확인 등 기본적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 등은 김 목사 피랍상황과 탈북자 실태 조사를 위해 지난 10일 옌지를 현지 답사한 뒤 11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했었다. 김 의원측은 “기자회견 25분전에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를 통해 중국 외교부의 기자회견 중단 요청을 받았으나, 이미 기자들과 예정된 일이라 강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한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단 베이징 회견 무산경위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이규형 대변인은 반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상세한 경위를 파악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당국은 관례상 기자회견에 대해 사전허가제를 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사건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도 이날 사태와 관련, 각각 논평을 냈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탈북자문제는 민족문제이면서 국가간 외교적 문제이기도 하다.”며 “외교를 통해 한국과 중국, 북한이 함께 풀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반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장에 신원조차 밝히지 않은 13명의 중국인이 들이닥쳐 물리력으로 회견을 중단시킨 것은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oilman@seoul.co.kr
  • 새해 방송가 태풍의 눈으로

    새해 방송가 태풍의 눈으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세계 DMB시장은 독일 월드컵·베이징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를 거치면서 급성장,2012년에는 연간 30억달러의 대형시장을 이룰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말 내놓은 추정치다.DMB가 최첨단 차세대 매체인 데다 중국과 유럽마저 한국 DMB 기술표준을 받아들일 태세여서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다. 올해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해가 될 듯하다.SK텔레콤이 주도하는 TU미디어의 위성DMB는 올해 상반기 시험방송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기존 공중파·케이블방송 등이 참여하는 지상파DMB 역시 3월 수도권지역 6개 사업자가 선정되면 곧바로 본방송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역 지상파DMB사업자는 내년이나 내후년쯤 선정될 예정이다. ●통신사 ‘위성DMB’ 방송사 ‘지상파DMB’ DMB는 1990년대부터 급부상한 ‘방송·통신 융합’ 현상의 결정판이다. 고정된 텔레비전 하나를 두고 여럿이 함께 보던 방송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이동 가능한 별도의 단말기로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보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매체다. 단말기는 크게 3가지로 나뉘어진다. 액정이나 PC에 꽂는 카드 형식으로 가정에서 쓸 수 있는 고정용, 네비게이션 기능까지 함께 묶을 차량용, 그리고 휴대전화용이다.IT기술 발달이 빠르고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장층이 존재하는 한국의 특성이 십분 발휘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DMB사업자들의 계획은 야심차다.TU미디어는 모두 38개의 채널(TV 14개, 라디오 24개)을 이용, 올해 60만 가입자에 이어 2016년까지 800만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입비 2만원, 월 수신료 1만 2000원, 별도 주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7000·3000·1500원을 받을 예정이다. 방송은 무료로 하고 광고료 수입으로 운영될 예정인 지상파DMB쪽 역시 만만치 않다. 손익분기점은 가입자 100만명 수준에서 결정되고 기간은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YTN 기획팀 서대원 PD는 “지상파DMB의 경우 주파수 영역이 워낙 좋아 중계기 설치 등 기초투자비가 절약되는 데다 통신·자동차회사의 뛰어난 단말기 마케팅 능력이 뒷받침되면 시장은 급격하게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말기는 고정용·차량용·휴대전화용 그러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급속하게 늘어나는 매체와 채널을 채워줄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DMB가 방송보다는 통신사업자의 필요성에 따라 추진됐다는 측면도 크게 작용했다. 애초 DMB라는 개념 자체가 DTV전송방식을 둘러싼 논란 끝에 ‘DTV표준은 미국식으로 하되, 이동성은 DMB로 보완한다.’는 절충안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SK텔레콤이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한별’이라는 위성체를 띄우고 TU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위성DMB사업을 시작했다. 지상파DMB는 이에 대한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대응차원’적 성격이 짙다. 방송위원회가 위성DMB사업허가를 내주면서 ‘이동형 방송 특성에 맞는 채널 및 모바일 콘텐츠산업 육성 관련 채널’을 유독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몇년간은 공중파방송 재전송을 피할 수 없다는 DMB사업자들 대부분의 주장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MBC 조범 차장은 이와 관련,DMB의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프로그램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은 화면과 70만원대에 이르는 비싼 DMB단말기 가격을 감수할 시청자가 얼마나 될지, 또 지상파DMB의 경우 전국 방송이 아닌데 이런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광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못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3년내에 자연스럽게 시장원리에 따른 통폐합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콘텐츠가 관건… 교육부문 상대적 유리 EBS처럼 자신만의 콘텐츠를 내세울 수 있는 곳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EBS 김광범 팀장은 “DMB의 특징은 각 개인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 교육콘텐츠는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고 강조했다. 이럴 경우 대상 시청층이 명확해져 광고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런 복합적인 사정 때문에 DMB 관련 업계에서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만이라도 지상파DMB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위성DMB의 공중파 재전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지진등 자연재해 공동대처”

    건설교통부와 기상청은 자연재해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책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건교부 수자원국장과 기상청 기후국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정책협의회는 양 기관의 실무부서 담당자와 외부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돼 앞으로 자연재해 사전예측 및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한 공동 연구작업을 벌이게 된다. 특히 태풍위원회와 세계기상기구 등 국제기구에서 공동활동을 활성화해 이번 동남아 지진 및 해일 피해 등과 같은 자연재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기로 했다. 건교부와 기상청은 정책협의회와는 별도로 실무차원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5대강 유역 호우·홍수 예보업무 연계강화, 국지적 기상예측시스템 개발 등의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日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하) ‘열린’ 서술로 합의해야

    [日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하) ‘열린’ 서술로 합의해야

    역사학자 크로체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궁극적으로 “모든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 크로체가 ‘국민국가’의 전성시대였던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인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겸손함’으로도,‘냉소’로도 읽힐 수 있는 말이다. 교과서 왜곡을 둘러싼 일본 우익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관점에만 그치지 않고 사건의 ‘존재 여부’까지 손대려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했다는 데 분개한다. 그러나 어디가 어떻게 왜곡됐느냐고 물으면 말문이 턱하니 막히기 일쑤다.2001년 파문을 일으켰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후쇼사(扶桑社)교과서를 펴봐도 눈에 딱 띄는 구석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과서이다 보니 서술이 간결하고 세련됐기 때문이다. 내년 검정에 제출될 후쇼사 교과서는 2001년의 경험을 되살려 더욱 정교하게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 아예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재는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새역모는 “옛 적국의 ‘선전’에서 자유롭다.”고 자신들의 교과서를 자랑한다. 또 “대동아전쟁은 (아시아)여러 나라의 독립을 촉진했다는 명료한 인과관계도 공평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01년 새역모 교과서에서 논란이 된 부분 가운데 대표적인 것 10가지를 뽑았다. 앞의 것은 새역모 교과서의 서술, 뒤의 것은 우리 정부의 수정 요구안이다. 근대사 부분에서 유치한 지정학과 저질스러운 인종주의를 확인할 수 있다. ●임나일본부설 -4세기 후반 야마토 조정이 조선으로 출병한 뒤 반도 남부 임나를 차지. 고구려가 남하정책을 폈으나 일본군의 저항으로 실패. -신라의 요청으로 고구려가 일본을 격퇴했고 일본군이 계속 주둔한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 ●임진왜란 -히데요시가 중국의 명(明)뿐 아니라 인도까지 정복하고자 출병했으나 명과의 평화교섭을 위해 철수. -‘침략’을 출병으로, 침략원인을 명 정복과 히데요시 개인의 망상으로만 기술. ●조선통신사 -조선과 국교를 다시 연 뒤 막부의 장군이 바뀔 때마다 조선에서는 통신사파견. -일본의 국교정상화 노력이 빠졌고 통신사의 파견 목적과 초빙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음. ●강화도사건 -강화도에서 조선과 일본이 교전했고 청(淸)이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에 일본과의 교섭을 허가. -조선의 발포를 유도한 계획적인 군사작전이었다는 사실 등 도발의 주체·목적·경위 등을 은폐. ●동학농민운동과 청·일전쟁 -종교집단에 의한 농민폭동으로 서울까지 압박했다고 서술. 또 청일전쟁은 중국이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삼은 것이 원인인 것처럼 서술. -반봉건·반외세운동을 단순 폭동으로 기록. 청일전쟁에 대한 일본의 고의성 은폐. ●러·일전쟁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해 일본의 안전 차원에서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묘사. 결과에 대해서도 유색인종국인 일본이 백인제국인 러시아에 승리했다고 서술. -스스로 도발한 전쟁을 안전상 위협으로 미화하고 인종간 전쟁으로 오도.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보장받았다면서 유색인종의 승리였기에 피억압민족에 희망을 줬다고 모순되게 서술. ●한국강제병합 -병합은 일본에 꼭 좋은 일만은 아니었지만 서구제국들의 찬성으로 합법적으로 이뤄졌음. -침략행위를 은폐하고 합법적인 것처럼 기술. 병합 반대 의견이 극소수인 것처럼 서술. ●한반도위협설 -한반도는 대륙에서 일본을 향해 불쑥 솟은 팔뚝이자 흉기이고 배후지가 없는 일본은 자국방위에 고민했다고 서술. -위협설 강조로 청·일, 러·일전쟁 등을 자위권 발동으로 묘사하고 한국의 식민지화를 합리화. ●관동대지진 -대지진 뒤 조직된 자경단이 유언비어 때문에 조선인·중국인·사회주의자들 수천명을 학살. -관헌(군경)에 의한 학살사실 은폐. 주된 피해자는 조선인이었다는 사실 축소. ●군대위안부 -고의로 누락. -반인륜적 전쟁범죄로 규정된 군대위안부 문제를 고의로 누락하고 정부 관여사실도 은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우리 역사서술 방향은 우리의 역사서술 역시 개방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유신정권의 탄생과 함께 만들어진 ‘국정교과서’를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식 민주주의를 모토로 내걸었던 유신체제는 그야말로 국사교과서에 ‘한민족의 역사’가 담겨야 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서울대 이영훈 교수는 74년 국정교과서제가 채택된 뒤부터 우리나라 역사교과서가 너무 경직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제시대 관련 기술은 거의 무비판적으로, 관성적으로 ‘우리는 순진무구한 피해자, 일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게 악랄한 가해자’라는 공식을 확대 재생산해 왔다고 꼬집는다. 아직도 그 영향 때문에 우리 역사교과서에서 문장의 주어로 ‘우리 민족’이란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다.“너희는 민족적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쓰면서 우리는 왜 안 되느냐.”는 일본의 반발도 여기서 나온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우리도 근현대사부분에 한정해서 검인정제를 도입하는 타협책을 선택했다. 성공회대 권혁태 교수는 “다양한 역사서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우리부터 국정교과서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양국 정치권 움직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연말까지 약 100여명의 의원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쯤 일본측과 심포지엄 등을 개최, 공감대를 마련한 뒤 역사교과서 검정이 이뤄지는 3∼5월에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조직만 비대해질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10인 위원회’ 형식으로 대의원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도 ‘한·일 평화연대’를 조직했다. 일본 민주당 의원 70여명, 한국측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가한 이 조직은 지난 18∼19일 창립대회를 열었다. 참가한 일본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상징되는 일본의 군국주의 흐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각 주제에 대해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서 결론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각 분과에는 근현대사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어 교과서왜곡 문제를 포함한 과거사문제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측은 장기적으로 한·일평화연대를 ‘아시아평화연대’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민주당은 일본내 활동에도 열심이다. 민주당 오카자키 도미코 참의원, 이시게 게이코 중의원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한·일과거사 문제를 거론했다. 민주당에서는 또 ‘국회도서관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국회도서관 내에 강제동원 등 일제시대 피해와 관련된 사료를 수집하는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법률안이다. 기본적인 사료를 모은다는 중립적인 접근법을 사용한 덕분에 자민당에서 공산당까지 90여명의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내년에는 당 차원에서 ‘전후처리 프로젝트팀’을 별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교과서 문제를 전면에서 다루기는 어려울 전망.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경화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별도 조직보다는 한·일의원연맹이라는 기존 조직을 활용하자는 소극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원연맹 아래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소위원회를 두자는 방안이다. 의원들의 이런 활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정치인은 아무래도 국내사정에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다 우리의 경우 여야간 다툼이 치열해지면 모임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4대 개혁법안이나 이철우 의원 사건처럼 첨예한 정치적 사건이 불거지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실제 단결해서 한목소리를 낸다 해도 궁극적으로 역사 문제는 정치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일본 총리가 100번 사과하는 것보다 학자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한 가지라도 더 남겨두는 것이 더 의미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결의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재계 등 민간 차원에서의 지원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정부가 역사교과서 왜곡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지원이 거의 없다. 여기에서 굴곡많은 우리현대사 문제가 다시 부각된다. 근현대사를 심도깊게 연구하는 사람일수록 우리 현대사에 비판적인 학자가 많다. 이러다보니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친일인명사전편찬사업을 지원하는 예산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한 것이 좋은 예다. 편찬사업을 주도하는 역사문제연구소가 대표적인 ‘反 박정희 단체’라는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잔뜩 몸사린 우리당…대선 길 닦는 한나라

    ■ 잔뜩 몸사린 우리당 대선승리 2주년을 맞은 열린우리당이 너무도 조용하다. 이는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 데다 예산심의,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 민생·개혁 법안 처리 등이 모두 지지부진한, 현재의 가파른 여야 대치 정국을 감안해 마냥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없다는 인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우수당원 600여명을 선정, 지역 시·도당에서 표창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기념 행사를 대신했다. 지난해 국회 도서관에서 각계 인사들과 전·현직 의원들이 모여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잔뜩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이부영 의장은 “대선 2주년 기념행사 대신 내년 2월 취임 2주년에 맞춰 2005년에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명계남씨와 문성근씨 등 지난 대선 당시 ‘100만 서포터스단’의 주축을 이룬 노사모, 국민참여연대 등 회원들 200여명은 대선승리 2주년을 기념해 여의도의 한 호프집에서 소규모 자축연을 가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차기 대권주자’ 중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정 장관은 대선 때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을 맡은 인연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했지만, 그보다는 ‘차기 대권 장기 포석’의 일환으로 읽혀진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 장관은 당시 헌신적 지지를 보내던 노사모 등을 부러워했고,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내는 동안 노사모 조직 상층부를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이끌어내는 데 많은 공을 들이며 물밑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최근 국민참여연대가 만들어진 것도 정 장관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자신의 대권 의욕을 앞세워 당내 개혁세력의 분열을 일으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선 길 닦는 한나라 “보수진영을 대변해 진보진영과 맞서 싸울 인터넷 논객 1000명과 연대하면 2007년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박형준 부소장은 “지난 2002년 대선에 이어 가깝게는 내년 국회의원 재·보선과 2006년 지방선거, 멀게는 2007년 대선에서도 인터넷이 승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야간 ‘사이버 대전’이 볼만해지게 됐다. 박 부소장은 이어 “한나라당은 ‘국민들과 동떨어진 부패하고 게으른 보수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지 않으면 사이버상의 보수세력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단없는 자성과 혁신을 통해 시민사회내의 건전한 보수세력들에 한나라당의 정책적 입장과 미래 비전 등 정치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만 그들과 연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오는 연말께 이뤄질 사무처 조직개편시 ‘인터넷 담당 부대변인직’을 신설키로 했다. 인터넷 담당 부대변인은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과 인터넷 매체들의 여론 동향을 살피고, 당의 정책과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할 예정이다.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문을 열게 될 인터넷 방송국은 당과 관련된 정보와 소식들을 가감없이 네티즌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외에도 장기적으로는 지구당 제도가 폐지된 정치 지형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지구당’을 구축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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