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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촛불, 2배 더 타오른다… 경찰 “폭력 땐 살수차 불가피”

    주최측·경찰도 “참가자 늘어날 듯” 집회후 ‘청와대 인간띠 잇기’ 계획 이번 주 정국 따라 충돌 가능성도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촛불문화제에 20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4만 5000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오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국선언과 소규모 촛불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경찰과 주최 측 모두 지난 집회보다 최소 2배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경찰은 가용 경력이 3만명 정도여서 10만명 이상 모인 상황에서 폭력 집회가 발생한다면 후방에라도 살수차를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5일 집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고, 경찰도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애썼다”며 “이번 주말에는 지난주보다 많은 10만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준법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남기씨가 숨진 지난해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와 같이 시위가 격화될 경우를 묻자 “경찰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3만명에 불과한데 10만~20만명이 모이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현되지 않는다면 막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최후방에서 불가피하게 살수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12일 서울광장 집회 인원으로 5만명을 신고한 상태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지난 문화제에 20만명이 모인 것으로 볼 때 이번 집회에는 50만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 인원은 100만명”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촛불 집회는 평화적인 양상이었지만 이번 주의 정국 흐름에 따라 3차 집회의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주 문화제도 주최 측은 10만명을 예상했지만, 전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민심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2배나 되는 시민이 참여했다. 또 지난 주말 평화 집회를 했음에도 청와대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집회가 과격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주최 측은 집회 후 청와대 인근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하는 ‘청와대 인간띠 잇기’를 계획 중이어서 경찰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예상 참가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행진 방향과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8일 오전에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진 신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곳곳에서 시국선언과 집회가 계속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소속 변호사 1만 6000명에게 ‘박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금속노조와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대통령 대국민 담화] “朴대통령 혐의 입증이 崔 수사 성패 가를 것”

    지난 3일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구속됐지만 최씨 측 변호인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4일 서울신문이 직권남용 혐의 입증, 나아가 제3자 뇌물죄 적용 등 향후 수사 쟁점에 대해 형사법 전문 법조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 의지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혐의 입증이 최씨에 대한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3자 뇌물죄 적용이 핵심 쟁점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이사인 이광수 변호사는 “가장 큰 쟁점은 제3자 뇌물죄 적용 여부”라며 “이익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장사꾼(대기업)이 최씨를 보고 돈을 그렇게 갖다 바쳤겠느냐”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뇌물죄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국민만 분통이 터질 것”이라면서 “자기가 다니는 절에 대기업이 시주하게 한 것도 뇌물죄로 처벌한다는 판례가 있다. 재단에 대한 출연이 뇌물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뇌물죄 입증에선 부정한 청탁 입증이 핵심인데, 묵시적인 청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검찰이 조금만 수사를 더 한다면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기본적으로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사건”이라면서 “부영 세무조사, SK 총수 일가 사면복권 등을 샅샅이 뒤지면 될 테지만 검찰의 의지가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강제수사 어디까지 하느냐가 관건” 박 대통령을 조사해 혐의를 얼마만큼 밝혀내느냐가 최씨 수사의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 한 부장판사는 “직권남용죄도 일단 최씨가 공동정범이 돼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범 관계나 처벌 가능성은 박 대통령의 관여가 어디까지 있었는지 밝혀져야 명백해질 것”이라면서 “최씨가 공동정범이 되기 위해선 박 대통령이 정범이 돼야 한다. 결국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어디까지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최씨 혐의에 대해 좀더 철저한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일단 검찰이 혐의가 분명한 직권남용으로 최씨를 구속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향후 보강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檢 최순실 특별수사본부 구성 “대통령, 수사대상 아니다”…변호사회는 반박

    檢 최순실 특별수사본부 구성 “대통령, 수사대상 아니다”…변호사회는 반박

    ‘최순실 게이트’ 파문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성역없이 수사하겠다”는 검찰 “대통령은 수사 불가” 특수본이 출범한 27일 이영렬 본부장은 “성역 없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힘을 다하겠다”더니 기자들이 대통령 수사 여부를 묻자 난색을 표하며 “대통령은 형사소추의 대상이다”라고 답했다. 검찰 특수본이 사실상 ‘대통령 수사 불가’라는 전제 하에 출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영렬 본부장은 ‘청와대 압수수색이 시급하다는 의견은 검토해봤나’라는 질문에도 “수사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법적, 원칙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김현웅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국회에서 “다수설에 따르면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검찰의 수사 의지에 의구심을 더했다. ●서울변호사회 “재임 중 기소만 피할 뿐 수사 가능” 반박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 중 임기 내에 검찰 수사를 받은 사례는 없다. 그러나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법 제84조는 재직 중 기소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면서 “84조 때문에 수사가 어렵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집행 시도했다가 철수…사망 이후 30일 주요 사건

    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집행 시도했다가 철수…사망 이후 30일 주요 사건

    경찰이 지난 23일 고(故) 백남기 농민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유족측의 반대로 철수했다. 이날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시도는 법원이 ‘조건부’ 영장을 발부한 지 26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영장 유효기간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경찰은 백씨가 사망 당일인 25일 검찰을 통해 부검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튿날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검·경이 재차 영장을 청구하자 유족과의 협의 등을 조건으로 달아 지난달 28일 이를 발부했다. 부검 장소와 참관인, 촬영 등 절차를 유족과 협의해 결정하고 시기·방법·절차·경과에 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공유하라는 것이 법원이 언급한 단서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영장 발부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에 6차례에 걸친 협의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들 공문은 모두 “대표자를 선정하고 부검을 위한 협의 일시와 장소를 통보해달라”는 내용이었으나 통보 시한은 이달 4일에서 시작해 이달 22일까지 늦춰졌다. 경찰이 보낸 공문의 발송일과 유족·투쟁본부에 요구한 통보 시한 사이의 간격은 초반에는 닷새였지만 나중에는 이틀로 줄어들었다. 경찰은 백씨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가리는 검찰 수사 등이 진행중인 만큼 명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서는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투쟁본부측이 요구하는 경찰의 사과 등에 대해서도 부검 등을 통해 명확한 사인이 가려진뒤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백씨의 사인이 명백하므로 부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경찰의 협의요청을 거부했다. 이들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것이 분명한데 경찰이 부검을 고집하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사망에 책임이 있는 경찰에게 시신을 다시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어 자신들이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도 경찰이 지속해서 공문을 보내는 데 대해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경찰과 유족의 6차례에 걸친 ‘협의요청-거부’ 공방 과정에서 영장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투쟁본부는 이달 4일 법원이 발부한 부검 영장 전문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튿날 영장 가운데 법원이 조건으로 내건 ‘압수수색 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 부분을 공개했다. 경찰도 내부 논의와 법원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법원이 내건 조건 부분을 공개했으나 부검 필요성 등을 담은 자신들의 청구 취지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투쟁본부는 백씨에 대한 부검 영장 집행 시도를 비판하고 백씨 사망 책임자를 징계하라고 요구하며 주말마다 집회를 열었다. 영장 유효기간인 25일까지 240시간 동안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씨 시신을 지키자며 ‘시민지킴이’도 조직했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등 변호사 119명은 이달 7일 유족 동의 없는 부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달 13일 부검 영장이 유족의 시체 처분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영장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나오지 않았고, 경찰은 유족·투쟁본부의 반발에도 6차 협의요청 공문 시한 다음 날인 23일 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관계 피로사회의 대안은?/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관계 피로사회의 대안은?/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바쁜 일상 가운데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야! 오랜만이네, 잘 지내지? 무슨 일이야?” 나는 친구의 말을 채 듣기도 전 전화 건 용건부터 묻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는 “어떻게 지내나 해서. 그냥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어”란다. 아무 용건 없이 그냥 받은 전화. 참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받은 거다. 나는 그런 전화를 건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아물거린다. 문자, 카톡, SNS 등 온종일 휴대전화를 끼고 살면서도 용건 없는 안부 통화는 좀처럼 하기 어렵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선 용건 없는 대화는 낭비로 느껴질 지경이니 말이다. 사실 스마트폰이 ‘채팅·메신저’ 목적인 사람이 ‘음성·영상 통화’보다 많은 게 현실이다. 심지어 사람 사이의 육성 통화는 점점 사리질 거란 소리조차 들린다. 일상에서 음성 통화를 거의 하지 않든지 통화 자체를 두려워한다는 ‘콜 포비아(call phobia)’ 족도 생겼다. 말 거는 게 두렵고, 말하는 게 싫다고 한다. 오죽하면, ‘전화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생겨났겠는가? ‘전화를 겁내지 않는 법’을 물어보는 학생도 제법 있단다. 어디 그뿐인가? 혼밥, 혼술 등 혼자 놀기가 관계 피로사회를 대변한다는 문화로 등장했다. 이 사회 특유의 과도한 경쟁, 타인의 시선 등이 사람을 피로하게 만들었단다. 혼자 노는 문화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사회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어느새 우리는 ‘말’을 매개로 해온 인간 관계 자체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전통적으로 인간 관계를 대표하는 두 단어를 꼽으라면 ‘사랑’과 ‘믿음’일 거다. 하나 ‘혼놀족’이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걸 보면 이 사회는 이 둘에 대한 배신감이 꽤 컸나 보다. 하여튼 이 중에서도 더 중요한 걸 택하라면 나는 당연 ‘사랑’을 들고 싶다. 이 둘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종류의 내면 상태다. 사랑이 능동적이라면 믿음은 수동적이다. 사랑은 적극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키워 낼 수 있지만, 믿음은 노력만으로 커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란 뜻이다. 믿음의 반대말은 ‘의심’이다. 믿음이 수동적인 것처럼 의심도 그러하다. 내 마음에 의심이 들어오면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란 믿음도 허물어진다. 결국 믿음에 근거한 인간 관계는 불안정하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처럼 사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관계의 피로는 이 믿음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관계 맺기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다. 믿음을 뛰어넘는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물론 미움은 아니다. 사랑과 미움은 지대한 관심이 빚어낸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그래서 ‘애증’이라 하지 않는가.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사랑의 대표적인 감정이 바로 ‘관심’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습관이 있는지, 심지어 오늘 뭘 먹었는지 사랑을 하면 모든 감각이 안테나를 높이 올린다. 비단 사람뿐이랴. 꽃 한 송이를 사랑해도 물을 주고 빛을 쪼인다. 관심을 쏟는 거다. 하나 사랑하지 않으면 시들어 죽어도 상관이 없다. 미워하는 게 아니라 나와는 상관이 없어지는 거다. 그런데 관심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현대인은 이 관심을 두려워하는 게다. 시간과 노력을 포기해 버린 듯도 하다. 과연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나 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더 멋진 일인가. 관심을 끄고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 게 행복한 삶인가. 관계의 기본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믿음 지키기에 급급하다면 진짜 피로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을 키우는 거라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나’로부터 ‘타인’으로의 시프트다. 그런 사랑은 상대를 위하는 작은 관심을 통해서도 자라난다. 주책없이 간섭하는 사람을 ‘오지랖이 넓다’고 핀잔도 하지만, 그런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사랑이 많다. 사방팔방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 용건이 없어도 좋다. 그냥 조그만 관심이 더 편할지 모르겠다. 전화 한 통처럼. 나는 친구의 안부 전화를 끊고는 다른 친구 전화번호를 찾는다. 얼굴 한번 보려고.
  • 양심적 병역거부 2심 첫 무죄…‘위헌심판’ 앞둔 헌법재판소에 이목 집중

    양심적 병역거부 2심 첫 무죄…‘위헌심판’ 앞둔 헌법재판소에 이목 집중

    ‘양심적 병역거부’가 무죄라는 첫 2심 판결이 18일 나왔다. 이번 판결로 이제 법조계의 관심은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을 앞둔 헌법재판소에 쏠리고 있다. 헌재는 앞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한정위헌) 의견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3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는 병역법 88조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헌재의 3번째 판단이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미 법조계에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는 법률가가 다수를 차지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올해 7월 회원 변호사 129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4.3%(964명)가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신임 김재형 대법관도 8월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감대가 형성되면 엄격한 심사와 조건 아래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돼야 한다고 보는 쪽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처벌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 주장한다. 이들은 종교관, 가치관 등 ‘양심’에 따라 전쟁과 인간 살상에 반대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측은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 안보 상황을 꺼내 맞선다. 대체복무 도입 시 병력자원이 부족해지고 결국 안보 위기로 이어지며 국민 전체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입영 거부자를 처벌하는 현행법이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 볼 순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 법감정과 종교적 신념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해 대체 복무제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된다. 앞서 17∼19대 국회에서 대체복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최종 입법에는 실패한 바 있다. 이달 12일 국회의 헌재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와 관련해 다양한 주장을 개진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헌 헌재 사무처장은 “지난 두 차례 결정이 나온 게 있지만 중대한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심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 대부분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는다.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종교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이는 2006년 이후 10년간 5723명에 달하며 이중 5215명이 처벌받았다. 현재 헌재가 심리하는 김모씨 등 3명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2심 단계에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지난해 7월 이 사건을 공개변론한 이후에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 포커스]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김한규 서울변호사회 회장

    [금요 포커스]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김한규 서울변호사회 회장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없는 소식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국회에 입법 발의된 행정사법 개정안과 세무사법 개정안 등을 두고 법조계가 매우 소란스럽다. 이러한 소란에 대해 보도되는 의견들은 대체로 ‘직역 사이의 밥그릇 다툼’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그들만의 이전투구’로 몰아붙이는 것은 물이 끓는 현상만 보고 그 물속에서 무엇이 익어 가고 있는지를 보지 않는 단견이다. 변호사가 하는 일은 의사와 비슷하다. 병이 났는데 병원이 멀고 진료비가 아깝다고, 비의료인에게 찾아가 푸닥거리만 해댄다면 병이 나을 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법률 문제가 있을 때 변호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찾아서는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변호사가 법률 문제를 다루는 것은 의사가 병을 다루는 것과 동일하다. 변호사 제도의 기원은 고대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법으로 사회를 규율하기 시작하면서 필수적으로 법률 문제를 정통하게 다룰 수 있는 이들이 필요했고, 그것이 점차 국가 제도로 정착한 것이 오늘날의 변호사 제도다. 법의 중요성은 법치주의가 통치 원리로 등장한 근대 이후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법이 없이는 하루도 지탱할 수 없는 법치사회다. 변호사의 업무 영역이 넓어 보이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법이 지배하는 영역이 넓기 때문이다. 법이 없는 사회를 생각할 수 없다면 법에 정통한 전문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전문성을 자신이나 어느 특정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위해 책임 있게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국가가 변호사에게 법률 사건과 법률 사무의 취급에 관해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변호사는 그러한 독점적 권한에 대응해 고도의 윤리적 책임도 부담한다. 직업적 잘못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윤리적으로 지탄받을 행동을 하는 변호사에게 단순한 비난에 그치지 않고 엄정한 징계가 부과되고, 의사 등 여타 전문직들과 달리 대한변호사협회에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자율징계권을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일 사회가 국민의 편의를 위해 변호사가 아닌 제3자에게 법률 사건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고도의 직업적·윤리적 의무를 부담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양성 과정 역시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엄격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 부과와 엄격한 양성 및 선발 과정도 없이 아무나 손쉽게 타인의 법률 문제를 취급하게 한다면, 그런 사회는 협잡과 눈속임이 판을 칠 뿐 더이상 법치 사회로 존립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존재를 약화시키는 것은 국가 권력이나 거대 세력의 지배를 용인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 변호사의 기본적 사명이 사회 정의와 인권 옹호에 있다는 해묵은 법조문을 되풀이하는 게 아니다. 지난날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자신의 정치적 욕구가 아닌 정의와 인권의 요청에 따라 누구보다 앞장서서 권위주의에 저항해 민주사회를 이룩한 첨병들이 바로 변호사들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역사를 통해 사회 정의와 인권 옹호를 위해 헌신한 변호사들의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느 나라에서 행정사·세무사·변리사 또는 심지어 공인노무사가 이렇듯 자기 희생을 감수하면서 정의와 인권을 수호한 전례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들을 비하할 의도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러한 자격의 본질적 속성 자체가 이러한 숭고한 가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바로잡으려는 이러한 노력을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 폄하하는 그 순간 우리 사회의 정의와 인권은 벌거벗은 채 엄동설한을 맞이할 수도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르면서 눈앞의 이익만 생각해 거위를 잡아먹는다면 포만감으로 배를 쓰다듬는 그 순간부터 이미 파국은 시작되는 것이다. 거위를 잡은 뒤에는 후회해도 이미 늦다. 사회와 국가의 지속적이고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와 국가라야만 선진국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 창원지법 고등학생 법률왕 퀴즈대회

    창원지방법원(법원장 이강원)과 경남지방변호사회(회장 황석보)는 오는 15일 경남도 고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제1회 경남 청소년 법률왕 퀴즈대회’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청소년들이 법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준법정신도 기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퀴즈대회 문제는 창원지법 판사와 경남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각 4명이 중·고교 사회과목과 생활 속 법률상식 가운데서 출제한다. 퀴즈대회는 15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창원 경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김범수 전 아나운서와 김정민 방송인이 사회를 맡아 진행한다. 도내 고등학교 1·2 학년 신청자 가운데 선정된 103명이 대회에 참가해 OX 퀴즈와 객관식, 주관식 문제로 예선 및 본선을 치른다. 결선에 오른 4명이 다시 10문제를 풀어 맞춘 개수에 따라 최종 순위를 결정하며 창원지법원장·경남지방변호사회장·경남도교육감 상과 장학증서 등을 준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민중총궐기로 불똥 튄 백남기씨 사망진단 논란

    서울대병원 노조 “공공병원 신뢰 잃어” 변호사 119명 “동의 없는 부검 부당… 물대포 직사·사망 사이 인과관계 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사경을 헤매다 지난달 25일 숨진 농민 백남기씨의 사망 원인과 부검영장 집행여부를 놓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노동계에서 다음달 12일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기로 했다. ‘2016년 서울지역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12일로 예고된 민중총궐기에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백씨 사건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내려진 실형 선고, 세월호 진상 규명,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된 의혹 등을 거론하며 “지난 4년간 정권 때문에 민중의 삶은 더 피폐해졌고 절망 속으로 빠졌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노동조합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이 백씨의 사망진단서를 수정하지 않는 데 대해 “공공병원의 대표 격인 서울대병원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며 “노조가 먼저 유가족과 국민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후원 물품이 쌓아둘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아지자 다른 투쟁현장과 나누겠다고 전했다. 백씨의 부검영장 집행을 둘러싼 문제 제기는 이날도 계속됐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비롯한 변호사 119명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주치의 주장대로 백씨가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더라도 법적으로 볼 때 물대포 직사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부인할 수 없다”며 유족의 동의 없는 부검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나 전 회장 등은 1993년 흉기에 찔린 피해자가 치료 과정에서 김밥과 콜라를 먹었다가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건의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살인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다른 사실(김밥과 콜라를 먹은 일)이 끼어들어 그 사실이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해도,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보다 ‘살인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부검 영장 기각 백남기 사태에 변호사들 성명 “부검 요구, 패륜적 행태”

    부검 영장 기각 백남기 사태에 변호사들 성명 “부검 요구, 패륜적 행태”

    서울중앙지법은 25일 숨진 농민 백남기(69)씨 시신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부검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진료기록 압수만 따로 집행하기보다 검찰과 협의 후 시신 부검 부분까지 포함해 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들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살수한 물대포를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숨진 농민 고(故) 백남기(70)씨 사태에 대해 “부검 영장 신청은 패륜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백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은 생전에 사죄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사후에도 패륜적 행태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찰은 가족과 변호사 등이 부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는데도 끝내 검찰에 부검영장을 신청했다”며 “법원이 검찰의 부검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은 법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족은 고인의 사망이 경찰의 직사살수행위로 인한 것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혀 왔다”며 “부검의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검찰은 영장신청을 해 고인에 대한 부검을 강행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위법성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검영장 재신청을 감행하려 하고 있다”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완전히 저버린 행위로, 먼저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민변은 끝으로 “검·경이 고인과 유족 앞에 최소한의 예의라도 지킬 뜻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기는 부검 시도를 지금이라도 당장 멈춰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역시 성명을 내고 “국회 청문회까지 열렸지만 아직까지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거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고, 왜 이런 불행한 사고가 생겼는지 그 원인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공권력 사용의 한계를 다시 점검하고, 남용 방지를 위한 정밀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법조비리 유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법조비리 유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최근 대한민국은 갖가지 부조리로 얼룩진 사회구조에 대한 근본적 결단을 내렸다. 소위 김영란법은 부정청탁에 관한 한 혹여 오해의 소지조차 용납지 않겠다는 거다. 한마디로 국가 구조를 개조하겠다는 강력한 처방이다. 사실 한국인들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모임이 잦은 민족이 어디 있는가. ‘더치페이하고 백 쓰지 말자’는 건 한국인의 유전자를 바꾸라는 말로도 들린다. 혹여 ‘진솔한 도움’과 ‘따뜻한 소통’마저 막히는 일은 없길 바란다. 그런데 이 법이 태동하는 데는 연일 터진 ‘법조비리’가 큰 몫을 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법조인이다. 법조계에 몸담았던 오랜 소회도 이 법에 담겨 있을 터다. 이제 법조인은 선망은커녕 질타의 대상으로 전락한 듯하다. 사실 어제까지 법을 집행하던 사람이 변호사 배지를 다는 순간 법을 우습게 여긴다면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소위 전관의 위력 앞에 페어플레이를 하지 못할 거란 걱정도 있었다. 판검사 경력과 네트워크가 치부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분노도 크게 폭발했다. 무엇보다 1988년 10월 어느 날 탈옥수 ‘지강헌’이 죽음을 앞두고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그 유명했던 말이 어느덧 30여년 세월, 바로 지금도 통용된다는 거다. 그렇다. 판검사는 그냥 공직자가 아닌 모양이다. 변호사도 단순한 영리집단이 아닌 게다. 법을 수호하고 정의를 붙잡는 최후의 보루라 해 오지 않았나. 국민이 적어도 법을 집행하는 이들에겐 엄정하고 깨끗한 삶을 기대했나 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현직 판검사들의 연이은 구속 수감, 재야 2만명 시대 생존경쟁에 휘둘린 변호사들의 편법, 불법까지 최근 법조계는 자조를 넘어 암흑기를 맞은 듯 참담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달 29일 ‘법조비리 척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회를 열고 강도 높은 처방전을 내놓았다. 특히 고위직 판검사의 개업 금지 논의에 한발 더 나아가 ‘판검사의 자격과 변호사 자격의 이원화’를 제안했다. 특히 토론자 한 분은 ‘마실 수 없는 물을 뿜어 내는 우물을 메워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도 던졌다. 종전 논의대로 ‘법조 일원화’를 통해 변호사 출신으로 판검사를 임용하고, 정년제를 정착하게 해 공직 퇴임 후 개업 금지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 부분 다양한 토론이 필요하다. 실은 판검사 이외에 정부 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의 로펌행도 고민해 볼 주제다. 하여튼 현행 제도하에서도 경력 법관은 개업 포기 의사를 받고 임용하라는 요구도 있었는데, 최근 김재형·이인복 대법관 모두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수임 제한 3년 연장 및 위반 시 처벌, 연고관계 고지제도 및 사건처리 회피 의무 등을 토론했는데, 협회는 최근 전관 변호사의 수임제한 해제 광고를 금지했다. 또한 비리를 저지른 법조인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으로 ‘몰래 변론’에 대한 처벌 및 징계 강화, 증거가 뚜렷한 중대 사안에 대한 판결 확정 전 징계, 이를 위한 조사권 강화 등 다양한 논의도 했는데, 실제로 최근 들어 변호사 징계 수위는 아주 엄정해졌다. 마지막으로 브로커 등 무자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지속적 단속, 탈세회피 의무 및 보수 신고제도 등도 논의했다. 실은 법조인 모두 외근 사무장 사절 운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100% 세원 노출 운동을 벌일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법조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거다. 아무리 더디다 느껴진들 ‘모럴’을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경시해선 안 된다. 법을 통해 공동의 삶을 완벽하게 규율하려는 것 또한 인간의 커다란 오만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 게 어디 시스템과 조직, 법의 단호함만으로 가능한 건가. 결론은 우리의 마음일지 모른다. 사법의 신뢰 회복이 절실한 지금 제도 개혁과 더불어 법조인들이 뼈를 깎는 자정 노력으로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길 간절히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공동체 실험을 하고 있다. 바로 지금이 ‘편법과 불법’을 수단과 관행으로 인식해 온 대한민국을 한 차원 높여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부디 성공하기를 기원 또 기원한다.
  • 月회비 5만원 석 달 못 낸 변호사 1287명

    月회비 5만원 석 달 못 낸 변호사 1287명

    서울 기준 10명 중 1명꼴 연체 지난해 말 대비 49.1% 급증 8개월 체납 땐 사건 수임 힘들어 “요즘 같은 땐 年60만원 큰 부담”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월 5만원인 변호사협회 회비를 내지 않는 변호사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50% 가까이 늘면서 서울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10명 중 1명은 3개월 이상 회비를 연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에 따르면 변호사 회비를 3개월 이상 미납한 회원은 지난 7월 말 현재 128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863명에서 49.1% 증가한 수치다. 서울변회에 등록한 전체 개업 변호사 1만 3090명(7월 말 기준)의 10분의1 수준이다. 3개월 이상 연체한 변호사 숫자는 2014년 말 821명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체납 회비 전체 규모도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모두 5억 2835만원이 체납돼 지난해 말 3억 8195만원보다 1억 4000만원 이상 증가했다. 월 5만원인 서울변회 회비는 대한변호사협회 분담금(4만 5000원)으로 주로 쓰이고, 나머지는 서울변회 운영 비용으로 활용된다. 회비를 장기간 체납한 변호사는 사실상 정상적인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다. 서울변회는 3개월간 회비를 체납한 변호사에게 납부 독촉 공문을 발송하고, 8개월 이상 체납하면 경유확인서 발급 등 서울변회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중단한다. 만약 변호사가 경유확인서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사건 수임 자체가 어려워진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가 사건을 변호하거나 대리하기 위해서는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선임계나 위임장과 함께 소속 지방변호사회로부터 발급받은 경유확인서도 제출해야 한다. 회비 연체자 급증은 변호사 업계의 경쟁 심화와 불황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으로 최근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은 데다 경기 불황이 겹쳐 일부 변호사는 사무실 운영비까지 걱정하는 처지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일부 회원 중에는 심지어 수년간 회비를 내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사정을 뻔히 아는 상황에 납부를 독촉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회비를 대신 내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연 60만원의 서울변회 회비는 요즘 같은 시절에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생각나눔] 청소년·성인의 사랑, 착취냐 자유냐

    현재 성관계 법적 처벌 힘들어 “미성년 연령 13세→16세로”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 2명이 청소년을 강간한 혐의로 입건됐지만 강제성·대가성이 없어 경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3세 미만 아동·청소년과의 성관계만 강간죄로 다루는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을 상향하는 법안이 국회에 잇따라 발의되면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은 지난달 의제강간 연령을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올리는 내용으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단, 청소년 간 이성 교제를 예외적 범주로 두기 위해 피의자가 19세 이상인 경우에만 의제강간죄를 적용하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도 이달 초 청소년을 지도·감독하는 종사자가 청소년과 성관계를 가질 경우 강간죄로 처벌하는 성범죄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교사, 학교전담경찰관, 청소년 상담사 등이 13세 이상인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으면 처벌하게 했다. 이런 법안은 자신이 맡은 학교의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부산 사하경찰서 김모(33) 경장과 연제경찰서 정모(31) 경장에 대한 법적 처벌이 현실상 힘들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이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김 경장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두 차례나 보완 수사 지시를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정 경장과 관련한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해 수사가 쉽지 않다”며 “9월 말이나 돼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 경장에 대해 ‘위력에 의한 간음’, 정 경장에 대해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조계는 의제강간 연령이 13세 미만인 만큼 강제성과 대가성이 없는 성관계를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천정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상임이사(변호사)는 “친밀한 관계로 보이는 카카오톡 메시지만 있어도 협박이나 폭행 없는 위계와 위력은 입증하기 어렵다”며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청소년이 성인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지 의문”이라며 “청소년은 법적 권한이나 선거권이 없는 만큼 성적 착취나 매수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제강간 연령 상한이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반론도 있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의 활동가 쥬리는 “의제강간 연령이 상향되면 성인과 연애하거나 성관계하는 청소년을 불법으로 규정짓게 돼 오히려 그런 관계가 더 음성화될 것”이라며 “청소년을 논의에서 배제한 채 청소년의 주체성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임금 체불·月100만원 수습…밥벌이 걱정하는 ‘육두품 변호사’

    임금 체불·月100만원 수습…밥벌이 걱정하는 ‘육두품 변호사’

    #개업 4년차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 A씨는 2년간 열심히 근무했던 법무법인에서 얼마 전 나오면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300만원 남짓한 월급은 두 달째 밀려 있었고, 2000여만원의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퇴직 뒤 두 달 동안 혼자 끙끙 앓던 A씨는 결국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 근로분쟁 조정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두 달여의 조정 끝에 전 회사는 반년 동안 나눠 A씨에게 퇴직금과 밀린 급여를 주기로 했다. #개업 4년차의 사법연수원 출신 B변호사도 올해 초 3개월간 근무한 법무법인에서 임금 1000여만원 중 400만원을 받지 못했다. 3개월간 법무법인에 직접 항의하던 B변호사는 결국 근로분쟁 조정을 신청해 한 달 만에 미지급 임금을 돌려받았다. 임금·퇴직금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못한 젊은 변호사들이 서울변회의 변호사 근로분쟁 조정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운영된 조정센터에는 6건의 근로분쟁 조정이 신청돼 3건에서 조정이 성립됐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으로 법조인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소형 법무법인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젊은 변호사들이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을 당하고 있다”며 젊은 변호사들이 겪고 있는 임금 체불 실태를 전했다. 얼마 전까지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전문직이었던 변호사 업종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있다. 수습 기간에는 고작 100만원의 월급으로 생활해야 하는 일이 허다하고, 종종 임금을 떼이는 일도 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법조인력의 급격한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사법시험 정원이 연 200명대에서 1000명 선으로 대폭 늘어난 데다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시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2009년 법조인력 양성 시스템이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에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으로 바뀐 뒤 전체 변호사 숫자는 현재 2만명에 가까워졌다. ●전체 개업변호사 37%는 5년 이하 신참 특히 5년 이하 신참 변호사는 벌써 전체 시장의 40%에 육박한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전체 개업 변호사 1만 7894명 중 개업한 지 5년 이하의 신참 변호사는 모두 6624명으로 전체의 37.0%다. 법조인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은 변호사 업계다. 선호도가 높은 법원, 검찰이나 대형 로펌, 대기업 등으로 진출하지 못한 대다수의 젊은 변호사들이 중소형 법무법인에서 ‘고용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지만 업무 환경과 처우는 당초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중소 법무법인의 초봉은 최근 5년 사이에 기존의 70% 정도로 떨어졌다. 개업 5년차의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로스쿨 1기 변호사가 2012년 처음 배출된 뒤 서울 서초동의 변호사 사무소에 취직할 때 월급으로 적어도 세후 400만원에서 450만원을 받았지만 이제는 3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직접 채용을 진행하다 보면 유명하지도 않은 법률사무소에 쟁쟁한 경력의 변호사들이 이력서를 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변호사가 ‘널렸다’는 것이다. 선배 변호사들이 자랑했던 고액 연봉은 사라졌는데도 야근과 주말 근무 등 격무는 여전하다. 6개월의 의무 연수를 받는 수습 변호사들은 박봉에 시달리기도 한다. 2년 전 로스쿨을 졸업한 한 변호사는 “로스쿨·사법연수원 출신 가릴 것 없이 지위가 하락하고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정도가 훨씬 심해졌다”며 “변호사시험 출신 변호사는 90% 이상이 수습 기간에는 정식 급여를 받지 못하고 대체로 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고용변호사 ‘집사 노릇’ 강요받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지 않은 변호사가 본연의 변호 업무와는 거리가 먼, 피고인 접견만 담당하는 ‘집사변호사’를 강요받기도 한다. 교도소에 수감된 ‘고객’의 잔심부름을 하거나 면회를 가 말벗을 해 주는 게 이러한 집사변호사의 역할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접견을 하고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받는 집사변호사가 적지 않다”면서 “얼마 전 대한변협에서 한 달에 수백건씩 접견한 변호사들을 징계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져 ‘편법 수입’에 기대는 변호사들을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 대기업 소속 사내 변호사는 “중소형 로펌에 근무하는 주변 변호사들은 근로자의 지위조차 인정받지 못해 육아휴직도 제대로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의 근로조건은 웬만한 직장인들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이 로펌에 취업할 때 여간해서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를 일으킨다. 경력 3년차의 한 변호사는 “이직을 결심한 뒤 다니던 법무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이직할 회사의 대표가 출근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급여를 깎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받아들여야 했다”며 “계약서를 쓰지 않다 보니 급여나 퇴직금 문제도 고용변호사는 대표변호사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업 후 사무실 월세 내기도 빠듯해 결국 법무법인에 취직하지 못하고 단독 개업 변호사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러나 이들 중 적지 않은 변호사가 자금 여력이 넉넉하지 못해 사무실이나 사무장을 두지 못하고, 아예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등록하기도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여러 곳에 원서를 넣어 봤지만 취직이 되지 않아 호기롭게 사무실을 개업하고 변호사로 출발했는데 사무실 월세 내기도 만만찮다. 의뢰인에게 받지 못한 성공보수와 수임료를 생각하면 ‘정말 소송이라도 해야 되나’ 싶다”고 말했다. 예전이라면 낮은 수임료 때문에 맡지 않을 사건도 적극적으로 따내려는 분위기다. 경험을 쌓기 위해 작은 사건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울변회는 최근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 변호사단’을 출범시켰다. 변호사 수임료를 마련하지 못해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는 약자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감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변호사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해 주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변호사단은 청구 금액 20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에서 대법원에서 규정한 수임료인 최소 50만원에서 150만원의 수임료를 받게 된다. 일반적인 민사사건 최저 수임료인 300만원의 6분의1에서 절반 수준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소위 돈 버는 일감이 아닌데도 일주일 새 500여명의 변호사가 민사소액 지원 변호사단에 지원했다”면서 “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밝혔다. 국내 법률 소비 시장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변호사들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청년 법조인 해외 진출 아카데미’가 창구의 하나다. 올해에만 변호사 경력 10년 이내의 청년 변호사 170명이 참여하고 있다. 약 10개월간 국제 법무 전반에 대해 교육을 받고 이후 한국무역협회나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법률자문관, 국내 로펌 해외사무소의 장기 인턴으로 일하는 프로그램이다. 1기 아카데미 수강생 중에서는 10명이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법률사무소로 파견됐다. ●SNS 등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홍보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트렌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를 이용해 홍보하는 변호사들이 부쩍 늘었다. 정보기술(IT) 관련 소송을 주로 맡고 있는 5년차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 ‘홍보’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정기적으로 쓰고 있는 법률 블로그를 보고 사건과 관련된 문의 전화나 이메일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나쁘지 않은 변호사들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치열한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 사법연수원 출신의 개업 15년차 변호사는 “요즘은 고객들이 하도 전문 변호사를 찾다 보니 관심 있는 분야의 강의나 연수를 찾아 듣고 있다”며 “200만원 정도 내고 6개월가량 강의를 듣는 등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지불해야 하지만 ‘무한 경쟁’ 상황에서는 전문성만 한 ‘무기’가 없다”고 밝혔다. 10년 가까이 소형 로펌을 운영하다 공공기관 소속으로 자리를 옮긴 한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나 전관 출신이 아닌 이른바 ‘육두품’ 변호사는 고객들에게 내세울 게 없으니 사무장도 같이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당장 수입이 늘진 않지만 변호사단체나 대학원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교육을 받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슈人]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 이재오 공동위원장

    [이슈人]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 이재오 공동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낙천한 뒤 5월부터 석 달간 전국 40개 도시를 세 바퀴 돌았다고 했다. 대표 도시를 120차례 찾아 듣게 된 민심을,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했다.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실용주의 신당 창당 준비에 더욱 힘을 얻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병국 전 의원과 함께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변호사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오 위원장은 “부패하고 무능한 보수의 주류를 교체하는 대안 세력이 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지력(地力)을 다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려도 수확이 안 된다. 서둘러 객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잠룡’ 2선 후보들이 가능성 높아 늘푸른한국당의 1차적 목표는 내년 대통령 선거 국면을 뒤흔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내년 1월 창당 때 우리 당 대선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선판을 일찍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판이 절대로 이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크게 요동치는 파란만장한 정치판이 벌어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어떤 요소로 인해 요동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각 당에 드러난 후보 중 누가 된들 그 당의 자력으로 정권을 창출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지금의 대권 주자들에 대해 ‘저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겠느냐’는 확신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유력 주자들보다는 차라리 ‘잠룡’으로 꼽히는 2선 후보들이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민심의 축은 내년 설 이전부터 이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처럼 총선을 앞두고 ‘이삭 줍기’ 하러 만드는 정당이 아니다. 이대로는 정권 창출이 어렵다고 느끼는 국면이 올 텐데, 정당에 현역이 있느냐 없느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전국에 조직력이 탄탄하고, 좋은 후보만 있으면 우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내년 4월 재·보선에서도 주요지역에 후보를 내보내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겠다고 했다. ●난 공직 안 나가… MB사람 전면 안 세워 이 위원장은 창당 과정에서 네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이재오는 이 당을 통해 공직에 나가지 않는다. 둘째, 이명박(MB) 정권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는다. 셋째, 명망가 중심의 당을 만들지 않는다. 넷째, 정치자금은 창당준비위원 1000명을 모아서 한 사람이 100만원씩 낸다”는 것이다. 그는 “MB 사단에서 한 사람 끌어들이지 않고도 전국 정당을 만들 조직력이 있다”면서 “새누리당이 지금은 코웃음 치겠지만 신당의 위력은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두 달여 만에 전국에서 200여명이 동참해 100만원씩 보탰다고 한다. 중앙당에 200명 이상, 최소 5개의 시·도당에 100명 이상의 발기인이 있어야 하는 창당준비위원회 요건은 일찌감치 충족시켰으며 그중 부산·경남(PK)과 울산, 인천, 충남 등에서 세가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새달 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갖는다. 늘푸른한국당이 내놓을 후보에 대해서는 “왜 염두에 둔 사람이 없겠느냐. 한두 명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어떤 사람인지 언질만 줘도 우리 당은 어려워진다. 특정 인물을 후보로 만들려고 창당한다고 언론에 한 줄만 나와도 당을 못 만든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정책 목표에 대해서는 “누구나 필요성은 느끼는데도, 기성정당은 절대로 내놓지 못하는 그런 공약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선거를 폐지하는 행정구역 개편이 대표적이다. 전국을 인구 100만명 단위로 50개의 광역단체로 나누어 기초자치단체는 폐지하고, 국회의원 숫자도 각 광역시에 4명씩, 총 200명으로 줄이고 지방분권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정치, 행정비율을 줄이고 초·중·고교 아이들의 교육비와 의료비로 지원하겠다”면서 “이 밖에 동반 성장, 남북 자유왕래 등 기존 정당에서 하지 못했던 핵심적인 정책 몇 가지만 내놓으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회 의원수 줄이고 지방분권 강화 그는 개헌 국면의 도래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했다.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 한사람이 5년간 나라를 이끌어 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정권이 바뀌거나 새로운 사람이 대통령이 된들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걸 모두가 안다”면서 “이대로 가면 나라의 길이 없다. 틀을 새롭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당명 공모에는 ‘희망, 미래, 통합, 국민’이라는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시대정신’이 반영된 현상이긴 했으나, 이런 단어를 이름에 가진 정당이 지속되지 못하고 모두 소멸돼 채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현실이 드러낸 하나의 역설이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문턱 낮춘 법률시장… ‘나홀로 깜깜이 소송’ 줄 듯

    문턱 낮춘 법률시장… ‘나홀로 깜깜이 소송’ 줄 듯

    # 70대 도매업자인 최모씨는 1000여만원을 떼어먹은 납품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몇 달간 답답한 나날을 보냈다. 변호사 수임료가 수백만원이라는 소문에 최씨는 ‘나홀로 소송’을 택하고 지인에게 물어 겨우 소장을 써냈다. 처음 열린 재판에선 변호사 없이 출석한 상대방이 “줄 돈이 없다”며 난동을 부렸다. 재판장은 일단 다음 재판기일을 잡았다. 최씨는 모두 3차례 열린 재판 때마다 법원을 방문해 증인 신청, 문서 송부 촉탁 등 소송 절차를 직접 묻고 다녀야 했다. 청구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민사소액사건은 서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역이지만 역설적으로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에서 가장 소외돼 있는 ‘사각지대’로 꼽힌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어쩌다 한 번씩 가는 민사소액재판 법정은 거의 민원실 수준”이라며 “당사자가 신청 절차를 이해하지 못해 증인 신청에 반년 이상 걸리는 사건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체 민사사건 가운데 민사소액사건은 수는 가장 많지만 변호사가 선임되는 비율은 가장 낮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4년 민사소액사건은 모두 79만건으로, 이 가운데 원고나 피고 중 어느 한쪽이라도 변호사를 내세운 경우는 17.8%에 불과했다. 반면 소송액이 1억원을 넘어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가 재판을 맡는 민사사건은 전체 5만 9000건 중에 78%가 원고나 피고 중 한쪽 이상이 변호사를 선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000만원 이하 소액사건 수임료를 50만~150만원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변호사의 대폭적인 증가로 우리 법률 서비스 시장의 문턱이 크게 낮아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8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변호사 수는 모두 1만 7880명(휴업변호사 제외)이다. 올해 제5회 변호사시험을 통과한 예비변호사 1581명을 감안하면 내년엔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사법시험 정원 확대와 로스쿨 확충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법률 서비스 공급이 확대되면서 최근엔 사건 수임이 여의치 않아 곤란을 겪는 변호사들이 9급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등 새 진로를 모색하는 사례까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률 서비스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큼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만한 변호사가 많을 것 같다”며 “수임료 50만~150만원은 사무실을 직접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가격이지만 경험이나 경력을 쌓기 위해 자원하는 변호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금융기관이 원고가 되는 민사소액사건들은 법적으로 대응만 잘하면 재판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도 많다”며 “더 많은 사람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되면 법률 서비스가 질적으로 나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2000만원 이하 민사소액사건, 50만원에 변호사 살 수 있다

    청구금액 2000만원 이하의 민사소액사건의 수임료가 5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범에 따라 변호사 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변호사의 도움이 절실한 서민들이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변호사 수임료를 마련하지 못해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변호사단’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지원이 시작된다. 민사소액사건은 주로 소액의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밀린 임금 청구, 거래처 미수금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법원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민사소액사건은 79만 5180건으로, 전체 민사사건의 70.7%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원고와 피고가 모두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은 3679건(0.5%)에 불과했다. 소송가액에 비해 최소 300만원에 이르는 변호사 수임료가 부담이 돼 대부분 변호인의 도움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민사소액사건을 맡고자 하는 변호사들을 모아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대상으로 법률 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계획으로, 변호사단은 1000명 정도로 구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임료는 최소 50만원을 기준으로 최대 150만원까지 대법원 규칙에서 정한 금액만 받기로 했다.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소송 당사자는 서울변회를 방문하거나 홈페이지(seoulbar.or.kr)를 통해 변호사를 안내받을 수 있다.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변호사의 도움이 절실한 국민의 부담을 줄여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하고 사법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무인텔 청소년 혼숙 방조한 주인… 대법 “막을 의무 법규 없어 무죄”

    자판기로 결제하면 투숙할 수 있는 ‘무인모텔’의 경우 청소년이 이성과 함께 숙박하는 것을 운영자가 방지해야 할 의무를 담은 법규가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모텔 운영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7일 청소년의 이성혼숙을 방조한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숙박업자 고모(47)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경북 칠곡에서 무인모텔을 운영한 고씨는 15세 여중생이 30대 남자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도록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 2심과 대법원 모두 “고씨가 청소년 이성혼숙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고 무인모텔은 투숙객의 신분증 등을 확인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법 규정이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출신인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무인모텔이 청소년 성 보호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입법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입을 닫고 귀를 열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입을 닫고 귀를 열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접촉 사고 때 첫 번째 행동 수칙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일 게다. 큰 목소리가 늘 옳은 게 아닌데도 말이다. 이 말은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 이기고 지는 게 더 중요하단 걸 가르친다. 그렇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 큰소리부터 치면서 이기고 봐야 한다. TV 프로그램도 그런 거 같다. 요즘 방송국마다 앞다투어 내보내는 게 마치 경기하듯 경연을 벌이는 거다. 아마추어뿐 아니라 기성 가수들도 누가 더 잘 불렀는지 승패를 가려야만 시청률이 나온단다. 단순히 노래 자체를 즐기는 것으론 부족한 게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그렇듯이 날 때부터 인생의 승패를 단정하는 사회, 삶 자체가 토너먼트 경기처럼 끝도 없는 경쟁과 승리에 내몰리는 곳이라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 게다. 과거 대한민국은 언론이 통제되고,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시절이 있었다. 힘 있는 자들의 일방적인 소리만 들렸던 그 시절 옳다고 생각되는 소리를 내기 위해선 거리로 나서야 했다. 당시는 핍박받는 소리였다. 크고 작은 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에 관한 소리였다. 그 목소리들이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는 어떠한가. 목소리를 내는 창구가 다양해지고, 불특정 다수인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이 갖가지 정보를 쏟아내면서 솔직히 어느 목소리가 진실이고, 어느 목소리가 거짓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온통 큰 목소리에 둘러싸여 세상이 점점 더 혼란스럽고, 삶은 더 큰 피곤함에 내몰려 있는 게 리얼한 현실 아닌가. 저마다 굉음을 내며 소리의 자유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의 목소리는 타인의 목소리란 한계가 있다. 각자의 목소리가 소음이 아닌 화음이 되게 하려면 타인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런데 경기하듯 치열하게 살아 내야 하는 사회에서 남을 이기는 게 우선이고, 이기는 것만이 삶의 목적이라면 우린 두 귀를 막고 내 주장만 큰 소리로 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좌우(左右), 동서(東西), 빈부(貧富), 신구(新舊) 모두 각자의 편에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더 큰 소리를 지른다. 거리에서, 인터넷에서, 심지어 언론들까지. 과연 언제까지 이 소모적인 편 가르기를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피로감이 목에 차오른다. 격한 다툼에 귀도 먹먹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도 없다. 아니,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 것 같다. 나만 잘살면 되는 극도의 이기적 사고가 배금주의와 결합해 인간의 감정은 스스로 통제도 안 되는 것 같다. 불신과 반목은 양심이란 단어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미움과 분노는 조그만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다. 제발 대한민국은 경쟁과 승리라는 쾌속마의 고삐를 늦춰야 한다. 이를 위해 귀부터 열어야 한다. 나의 목소리보다 작은 소리를 듣기 위해 내 소리를 조금 줄여도 좋다. 어쩌면 지금 이 시대에 승리 대신 옳음을 말하는 소리는 큰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을지 모른다. 아마 들려도 매우 작은 소리일 게다. 양심의 소리 말이다. 화려한 겉포장을 걷어 내고 그 속의 진실을 발견코자 잠시라도 좋으니 입을 닫고 귀를 여는 여유를 갖자. 진실이 어디 있는지,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양심의 바탕 위에 내 목소리를 상대방의 소리에 맞춰 나갈 때 꽹과리 같은 큰 소리가 아니라도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여도 아름다운 화음이 들릴 수 있다. 그 소리는 따뜻한 소리, 건강한 소리일 게다. 이젠 크고 강한 소리가 대한민국을 끌고 나가는 걸 멈추자. 작고 아름다운 소리가 들릴 수 있게 작은 노력을 시작하자. 지금까진 적이라 여겼던 옆 사람에게 작은 소리로 말해 보자. ‘수고했다’고. 현란한 움직임 대신 작은 몸짓으로 이 나라의 변화를 꿈꾸어 보자. 격한 외침보다는 부드러운 속삭임이 진정성 있지 않은가. 사랑이 그렇듯 말이다. 거리에 나서지 않더라도,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 않더라도 ‘이건 아닌데’ 하는 나지막한 소리가 이 나라를 움직이면 좋겠다. 이기는 게 행복이 아니라 함께하는 게 행복이란 말을 내 아이들이 믿고 살았으면 좋겠다.
  • 본지 김양진·강신 기자 이달의 법조기사상 수상

    본지 김양진·강신 기자 이달의 법조기사상 수상

    서울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서울신문 사회부 김양진(왼쪽)·강신(오른쪽) 기자가 단독 보도한 ‘고교생 22명이 여중생 성폭행…5년 만에 지옥을 털어놨다’<6월 28일자 10면> 기사를 제5회 ‘이달의 법조기사상’으로 선정하고 27일 시상했다. 서울신문은 김모(21)씨 등 22명이 2011년 당시 중학생이던 피해자 2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소환조사를 받고 구속영장 등이 신청됐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이들 중 일부를 최근 기소했다. 서울변회는 “서울신문이 정론직필의 자세로 공정하고 시의적절하게 이 기사를 보도하여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건전한 법률문화 창달에 기여해 이 기사를 이달의 법조기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의 ‘SKY는 S등급…사립로스쿨 출신대학 카스트제’ 기사와 동아일보의 ‘현직 대법관 이념성향 분석’ 기사도 이달의 법조기사상을 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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