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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거미독 곰팡이, 모기 99% 박멸…획기적 퇴치제 나오나

    [핵잼 사이언스] 거미독 곰팡이, 모기 99% 박멸…획기적 퇴치제 나오나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모기를 박멸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건강과학연구소(IRSS)와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거미독 곰팡이’가 모기 개체 수를 99%나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지난 2017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대한 현장 테스트였으며, 실제 효과가 드러난 만큼 머지않아 화학 살충제를 대체할 새로운 모기 퇴치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모기를 죽이는 성질을 가진 곰팡이 ‘메타히지움 핑샤엔스’(Metarhizium pingshaense) 활용 방안을 연구했다. 메타히지움 핑샤엔스는 원래부터 모기가 가까이하지 않는 곰팡이로, 질병을 옮기는 곤충을 퇴치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실제 모기를 죽이는데는 많은 양의 포자와 시간이 필요해 활용도가 낮았다. 연구팀은 이 균의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거미와 전갈의 독에서 추출한 ‘신경독’(neurotoxins) 유전자를 결합시켰다. 유전자 조작으로 신경독을 내뿜게 된 곰팡이는 자극 전달에 필요한 칼슘, 칼륨, 나트륨의 통로를 차단해 모기를 퇴치하는 효과를 보였다.메릴랜드대학교 곤충학 교수이자 연구의 수석 저자인 레이먼드 리거는 “화학 살충제는 나트륨 통로만을 차단하지만 거미와 전갈 독소는 신경계의 칼슘과 칼륨 이온 통로를 차단한다.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모기에게는 새로운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곰팡이는 사람은 물론 꿀벌 등 다른 곤충에게는 무해하며 오직 모기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도 곰팡이가 효력을 유지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테스트를 이어갔다. 먼저 말라리아 창궐 지역인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180평 대지에 인공 오두막과 식물원 등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또 정확한 비교를 위해 곰팡이가 없는 구역, 곰팡이가 있는 구역, 유전자 조작 곰팡이를 퍼트린 구역으로 나눈 뒤 살충제에 강한 모기 1500마리씩을 풀어 번식 추이를 지켜봤다.실험 결과 곰팡이가 없는 구역에서는 1세대 921마리, 2세대 1396마리의 모기가 부화했으며, 곰팡이가 있는 구역에서는 1세대 436마리, 2세대 455마리의 모기가 부화했다. 곰팡이가 있는 구역에서 모기의 번식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퇴치라고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독을 뿜어내는 유전자 조작 곰팡이를 퍼트린 구역에서는 1세대 399마리, 2세대 13마리의 모기가 부화했다. 이 실험은 3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실험을 진행한 브라이언 러벳 박사는 “이 유전자 변형 곰팡이는 불과 2세대 만에 모기 개체 수를 빠르게 붕괴시켰다”면서 “45일 만에 99%나 모기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유전자 변형 곰팡이가 벌과 같은 다른 곤충에게는 무해하며 오직 모기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실험으로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87개국에서 총 2억19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렸으며, 이 중 43만5000명에 사망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의 방점이 모기의 멸종보다는 말라리아 전염을 막는 것에 찍혀 있다면서, 독을 내뿜는 유전자 조작 곰팡이를 활용한 획기적인 모기 퇴치제 개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 결과는 31일(현지시간) 발행된 과학 전문 주간지 ‘사이언스’ 364호에 게재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리따움, 6월에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 ‘놓치면 후회’

    아리따움, 6월에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 ‘놓치면 후회’

    아리따움은 1일 SNS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아이스 뷰티 신상품 전 품목을 선착순 1500명에게 무료로 증정한다고 밝혔다. 아리따움은 이날 5100명에게 51%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해당 행사는 모바일 네이버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아이스 뷰티는 뜨거운 열과 자외선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름철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영하 15~20도의 냉동실에 보관해 사용하는 새로운 스킨케어 화장품이다. 아이스 뷰티 화장품은 냉동고에 오래 넣어 두어도 제품이 완전히 얼지 않았다면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권장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보관하면 제품이 완전히 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제품이 얼면 상온에서 30분 정도 녹인 후 사용하면 된다. 아이스 뷰티 제품은 냉장실에 넣어 사용해도 괜찮다. 냉동 보관할 때보다 피부 온도를 낮추는 효과는 약할 수 있다. 일반 화장품을 냉동실에 넣으면 꽁꽁 얼어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거미독 내뿜는 곰팡이, 모기 99% 박멸…획기적 퇴치제 기대

    거미독 내뿜는 곰팡이, 모기 99% 박멸…획기적 퇴치제 기대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모기를 박멸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건강과학연구소(IRSS)와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거미독 곰팡이’가 모기 개체 수를 99%나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지난 2017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대한 현장 테스트였으며, 실제 효과가 드러난 만큼 머지않아 화학 살충제를 대체할 새로운 모기 퇴치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모기를 죽이는 성질을 가진 곰팡이 ‘메타히지움 핑샤엔스’(Metarhizium pingshaense) 활용 방안을 연구했다. 메타히지움 핑샤엔스는 원래부터 모기가 가까이하지 않는 곰팡이로, 질병을 옮기는 곤충을 퇴치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실제 모기를 죽이는데는 많은 양의 포자와 시간이 필요해 활용도가 낮았다. 연구팀은 이 균의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거미와 전갈의 독에서 추출한 ‘신경독’(neurotoxins) 유전자를 결합시켰다. 유전자 조작으로 신경독을 내뿜게 된 곰팡이는 자극 전달에 필요한 칼슘, 칼륨, 나트륨의 통로를 차단해 모기를 퇴치하는 효과를 보였다.메릴랜드대학교 곤충학 교수이자 연구의 수석 저자인 레이먼드 리거는 “화학 살충제는 나트륨 통로만을 차단하지만 거미와 전갈 독소는 신경계의 칼슘과 칼륨 이온 통로를 차단한다.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모기에게는 새로운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곰팡이는 사람은 물론 꿀벌 등 다른 곤충에게는 무해하며 오직 모기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도 곰팡이가 효력을 유지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테스트를 이어갔다. 먼저 말라리아 창궐 지역인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180평 대지에 인공 오두막과 식물원 등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또 정확한 비교를 위해 곰팡이가 없는 구역, 곰팡이가 있는 구역, 유전자 조작 곰팡이를 퍼트린 구역으로 나눈 뒤 살충제에 강한 모기 1500마리씩을 풀어 번식 추이를 지켜봤다.실험 결과 곰팡이가 없는 구역에서는 1세대 921마리, 2세대 1396마리의 모기가 부화했으며, 곰팡이가 있는 구역에서는 1세대 436마리, 2세대 455마리의 모기가 부화했다. 곰팡이가 있는 구역에서 모기의 번식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퇴치라고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독을 뿜어내는 유전자 조작 곰팡이를 퍼트린 구역에서는 1세대 399마리, 2세대 13마리의 모기가 부화했다. 이 실험은 3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실험을 진행한 브라이언 러벳 박사는 “이 유전자 변형 곰팡이는 불과 2세대 만에 모기 개체 수를 빠르게 붕괴시켰다”면서 “45일 만에 99%나 모기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유전자 변형 곰팡이가 벌과 같은 다른 곤충에게는 무해하며 오직 모기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실험으로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87개국에서 총 2억19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렸으며, 이 중 43만5000명에 사망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의 방점이 모기의 멸종보다는 말라리아 전염을 막는 것에 찍혀 있다면서, 독을 내뿜는 유전자 조작 곰팡이를 활용한 획기적인 모기 퇴치제 개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 결과는 31일(현지시간) 발행된 과학 전문 주간지 ‘사이언스’ 364호에 게재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올여름, 네온컬러로 시선을 즐긴다

    올여름, 네온컬러로 시선을 즐긴다

    흔히 형광색이라고 불리는 네온컬러가 올여름 대세 색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두색, 노란색, 주황색처럼 색상만으로도 존재감이 돋보이는 네온컬러는 입으면 얼굴이 환하게 보인다고 해서 ‘반사판’ 컬러, 어두운 밤에도 눈에 띈다고 ‘반딧불이 패션’, 펜 색깔과 비슷하다고 해서 ‘형광펜 패션’으로도 불린다. 재미난 애칭처럼 과감한 스타일링을 즐기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특히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패션업계도 1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네온컬러 아이템을 속속들이 출시하고 있다. 티셔츠를 비롯해 신발, 양말, 모자, 가방까지 패션업계를 물들이고 있는 네온컬러 신제품들을 30일 살펴봤다. ●네온컬러 티셔츠로 존재감 ‘UP’ 글로벌 노마드 데님 캐주얼 브랜드 FRJ는 올여름 시즌을 맞아 다채로운 네온컬러의 여름용 티셔츠를 선보였다. 네온그린 색상을 사용했지만 티셔츠 전면에 들어간 레터링이 시선을 분산시켜 과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앞 부분에 ‘MUSIC CLUB REMIX’ 라는 새겨진 문구가 복고적인 느낌도 준다. 청바지와 같이 입으면 캐주얼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스트릿룩을 완성할 수 있다. 컬러는 네온그린 외에도 화이트, 피치 등 다양하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SPA 브랜드 H&M은 포스트잇과 손잡고 재밌는 티셔츠를 만들었다. 착용감이 부드러운 저지 소재의 티셔츠가 포스트잇의 그린, 옐로, 핑크, 오렌지 색깔과 어우러져 마치 걸어다니는 포스트잇을 연상케 한다. ●청량한 네온 블루로 팬츠도 남다르게 패럴라이즈의 조거테크팬츠는 청녹색의 네온컬러가 우선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여름 바다처럼 청량한 블루 색상 위에 ‘PARALYZE’ 시그니처 로고를 한쪽 바지에 세로로 새겨 포인트를 주었으며, 월드와이드 로고가 결합된 라벨이 뒷주머니에 달려 있어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20수 코튼원단을 기본으로 덤블텐타 워싱을 사용해 땀나는 여름철 잦은 세탁에도 옷이 변형되지 않는다. 푸마는 헬로, 썸머(HELLO, SUMMER!)라는 콘셉트로 올여름 시즌을 공략할 다양한 아이템을 출시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네온컬러 스트랩이 돋보이는 리드캣 라이트 샌들이다. 발뒤꿈치를 감싸는 네온그린 색상의 스트랩을 붙였다 뗄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상황에 따라 샌들과 슬리퍼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주황색 네온컬러로 새겨진 푸마(PUMA)는 시선을 잡는 엣지 포인트다. ●발끝에서 느껴지는 컬러의 생동감 아디다스도 ‘이지 부스트 350 V2 GID 글로우’ 신발을 공개하며 네온컬러 트렌드에 합류했다. 신발 전체가 네온 그린 컬러로 어두운 곳에서 형광색으로 빛을 발한다. 미국의 유명 래퍼 칸예 웨스트가 자신의 딸을 위해 제작했다는 탄생 비화가 알려지며 흥미를 더한다. 패션의 완성은 양말이라고 했던가. 양말 전문 브랜드 1507은 옐로, 핑크, 오렌지 등 발랄한 컬러로 구성된 네온 양말들을 내놨다. 발목이 살짝 보이는 청바지 안에 패션 포인트로 코디할 수 있는 형형색색의 양말은 100% 국내산 최고급 코마사와 110단 나일론 고무를 사용해 통기성이 좋고, 탄력성도 좋아 기분 좋은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모자·양말 등 밋밋한 패션엔 포인트로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MLB도 2019S/S 시즌 신제품으로 뉴욕양키스 네온 버블 트러커즈 캡 모자를 선보였다. 네온핑크와 블루의 화려한 컬러 조합이 개성 넘쳐 보인다. 모자 전면에 박스로고를 사용해 스포티룩에도 잘 어울린다. 색상은 네온핑크, 네온오렌지 2가지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롱샴은 올여름 LGP 컬렉션을 공개했다. 부드럽고 유연한 가죽 소재로 돼있는 ‘르 플리아쥬 뀌르 LGP’ 가방은 모노그램 가죽 로고를 가방 중앙에 장식해 특별함을 더했다. 메고 다니면 멀리서도 검정색과 노란색 네온 컬러의 로고가 눈에 확 들어온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특별히 블랙과 화이트 컬러에 파우더 핑크 색상이 포인트로 추가된 상품이 출시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밤새 푹 끓여 양반 속 달래준, 최초의 배달 해장국

    밤새 푹 끓여 양반 속 달래준, 최초의 배달 해장국

    “고춧가루를 넣지 않아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부드럽고 담백해서 부모님 보양식으로 그만이예요.” ‘효종갱’을 즐겨찾는다는 주부 정희선(55)씨는 30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해장국’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효종갱이라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 지역의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남한산성 안에는 갱촌이 있었다. 국을 끓이던 곳이다. 새벽에 도성의 양반들이 숙취 해소를 위해 배달을 시켜 먹었다. 새벽 ‘효(曉)’, 쇠북 ‘종(鐘)’, 국 ‘갱(羹)’ 자를 써 효종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한산성에서 밤새 끓여 새벽녘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파루(罷漏)의 종이 울리면 사대문 안 대갓집으로 배달되었다는 기록이 문헌에 남아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해장국이라고 할 수 있다. 옛 별미 복원 주인공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새벽 종 울릴 무렵 대갓집 배달가는 국 항아리 조선시대 말 문신이자 서예가 최영년(1856~1935)이 지은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효종갱에 대해 “광주 성내 사람들이 잘 끓인다. 배추속대, 콩나물, 송이, 표고, 소갈비, 해삼, 전복에 토장을 풀어 온종일 푹 곤다. 밤에 국 항아리를 솜이불에 싸서 서울로 보내면 새벽 종이 울릴 무렵에 재상의 집에 도착한다. 국 항아리가 그때까지 따뜻하고 해장에 더없이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효종갱은 소갈비, 건해삼, 전복, 배추속대, 콩나물, 표고버섯 등을 넣고 끓인 것으로 맛과 영양 면에서 최고라고 손꼽을 만한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효종갱을 해장국의 으뜸으로 꼽는 이유는 갈빗국에다 영양가 높은 해물과 버섯을 넣고 오래도록 끓여내어 소화에 매우 좋고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많이 쓰지 않아 담백하고 부드러워서 속을 달래는 데 그만이기 때문이다. 효종갱을 끓이는 데 조미료의 역할을 하는 토장은 된장으로 이 또한 중요한 식재료였다. 구전과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효종갱을 둘러싸고 남한산성 내 주민들이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 먹었으나 조리법이 체계적이지 않고 많이 변형된 채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이에 따라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2009~2011년 옛 문헌을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신미혜 을지대 식품산업외식과 교수, 남한산성 내 상인들과 체계적인 조리법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2012년 8월 역사 문화적 고유성을 보전하기 위해 ‘남한산성 효종갱’으로 상표출원을 냈다. 상표출원 등록을 계기로 남한산성 효종갱 상표에 대한 명의를 산성 내 음식점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해 영업할 수 있게 지원하는 등 효종갱 대중화와 상품화에 옷소매를 걷어붙였다. 경기 광주지역에서 남한산성면의 ‘고향산천’, ‘한마당’, ‘월성관’, 초월읍의 ‘거궁’, 그리고 ‘뉴서울 컨트리클럽(CC)’에서 효종갱 맛을 즐길 수 있다.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한국의 집’에서도 판매한다.●전통문화 계승 사명감으로 조리법 재현 남한산성 도립공원 로터리 인근에 자리한 ‘고향산천’에서는 전통 레시피와 맛을 고스란히 재현한 효종갱을 자랑한다. 고가의 재료와 손이 많이 가는 조리법 등 어려움에 부딪혀 지속하지 못한 식당이 대부분이지만 지역에서 유래한 전통 음식을 계승한다는 사명감에 힘입어 지금까지 정성껏 효종갱을 끓여내고 있다. 진하게 우려낸 사골국물에 토란, 콩나물, 표고버섯, 배추속대 등을 재료에 따라 시간차를 두고 끓인다. 콩나물이나 배추속대 등을 미리 삶아 놓았다가 끓이는 게 손이 더 가더라도 풍미를 더하는 비법이다. 익혀 둔 소갈비와 전복을 재료들과 함께 뚝배기에 담고 송이와 건해삼, 계란 지단에 대파를 얹어 완성하는 효종갱은 양반가에서 먹던 해장국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은은한 송이 향이 먼저 식욕을 돋운다. 배추속대와 콩나물, 소화 잘 되는 채소들은 푹 잘 끓여져 부드럽게 넘어가고 갈비나 전복, 해삼 등은 적당히 익어 씹는 맛이 있다. 조선시대 소달구지에 실려 배달되던 양반 해장국 효종갱은 주인 부부의 정성스러운 노력에 힘입어 지금까지 그렇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성백일(53) 고향산천 대표는 “언론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진 후 많은 손님이 찾아온다. 스토리가 있는 음식이다 보니 효종갱을 찾는 손님층은 다양하다. 3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까지 숙취 해장을 위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방송을 보고 찾아 온 손님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처음 시작해서는 지금보다 맛이 떨어지고 홍보도 되지 않아서 끓여놓고도 버리기 일쑤였다”며 “이젠 효종갱만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아졌고 예전에 접한 적 없는 맛이라며 좋아한다. 불도장 맛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미혜 을지대 교수와 남한산성 먹거리 연구회가 효종갱이란 음식을 찾아내 복원했으나 힘들고 어려워 여러 식당들이 포기했지만, 저희는 남한산성 전통 음식을 복원·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사명감을 갖고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효종갱은 일단 소화가 아주 잘 되는 야채 위주로 되어 있다. 사골육수를 우려낸 국물에 전복, 갈비, 건해삼 등을 넣고 끓여 고객 건강까지 생각하는 음식”이라며 “예전에는 송이를 넣고 끓였다고 하는데 오늘날엔 송이가 너무 비싸 ‘슬라이스’하여 음식의 맛을 높여주기 위에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갈비·해삼·전복… ‘슬로푸드’ 개념의 보양식 효종갱을 재현·복원한 신미혜 을지대 교수는 “소갈비, 해삼, 전복, 송이 등 당시 귀한 최고의 식재료로 만든 보양식으로 알려졌다”면서 “오랜 시간을 끓여서 만든 슬로 푸드 개념의 음식으로, 약리 효과가 높은 양념과 식재료들을 넣어서 양반들의 숙취 해소를 위한 해장국뿐 아니라 조상들의 식약 동원 지혜를 엿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주재료인 소갈비로 탕을 끓인 후 된장을 넣음으로써 느끼한 맛과 냄새를 없앤다. 소고기의 단백질과 된장의 아미노산이 조화를 이루어 개운한 맛을 유지한다. 갈비 국물에 영양가 높은 해산물과 버섯을 넣고 오래도록 끓여 담백한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숙취 해소에 효과적인 아스파라긴산을 많이 함유한 콩나물, 식이섬유가 풍부해 정장(整腸·장을 깨끗하게 함)에 좋은 배추속대, 타우린과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전복과 해삼, 항암 작용을 하는 송이와 표고버섯이 들어가 최상의 음식 궁합”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갈비를 밤새 고았기 때문에 뼈 육수가 일종의 고체화를 일으켜 장거리 배달을 해도 국물이 거의 식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내륙이어서 해삼과 전복 등 해산물은 건어물을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열린세상] ‘첨단바이오’라는 위태로운 희망/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첨단바이오’라는 위태로운 희망/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결국 허가 취소됐다. 제조판매한 코오롱생명과학은 형사 고발됐다. 허가받은 지 2년 만에 한국 바이오산업의 환한 불씨 같던 인보사는 이렇게 꺼져버렸다. 관절염을 치료하는 유전자변형 세포치료제가 화려한 약속과 달리 실험실에서 중간재료로 쓰던 엉뚱한 세포였다는 사실은 솔직히 무슨 소설같이 들렸는데, 제조사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는 영화에서 볼 법한 사기극을 보는 심정이다. 종양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세포를 치료제로 믿고 값비싼 돈을 주고 투약받은 천여 명의 환자들이 얼마나 놀라고 어이없어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인보사의 추락은 한국 바이오의약의 부끄러운 민낯이고 한국 보건행정의 민망한 현주소이다. 2004년 치료제 세포를 확립한 지 15년이 지나도록 제조사가 치료제 성분이 바뀐 줄도 몰랐다는 해명은 도저히 믿기 어렵다. 또 의약품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다니 민망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이번 사건은 인보사 퇴출로 서둘러 마무리되기보다는 앞으로 철저히 규명돼야 하겠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의 부도덕함과 식약처의 무능함으로만 정리돼서도 안 될 듯하다. 이번 인보사의 추락은 ‘첨단바이오’라는 이름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인보사와 같은 유전자치료제는 줄기세포치료제나 면역세포치료제 등과 함께 국내에서 흔히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린다. ‘첨단’과 ‘바이오’가 연이어 붙은 이 용어는 이 기술에 대한 문화적 상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자극한다. 화학적으로 제조된 기존 의약품과 달리 뭔가 새롭고 더 우수할 것이라는 기대. 환자들에게는 효능 좋고 부작용 없는 치료법을, 제약회사에는 새로운 수익원을, 투자자들에게는 바이오산업 투자의 기회를, 국가 경제에는 새로운 산업의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그런 희망. ‘첨단바이오’라는 용어는 이런 기대, 희망과 미래에 대한 어떤 약속을 담고 있다. 정부에서 인보사 허가를 심의하던 2017년 당시 연골재생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가 없었는데도 최종적으로 시판 허가를 받았을 때부터 이런 약속과 희망이 엄밀한 평가를 대신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퍼져 있었다. 정부가 기업, 투자자, 일부 환자들에게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육성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여겨졌다. 그 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유전자치료제 규제 조항은 바이오산업과 숱한 경제신문 기사들의 공격 대상이 됐고 개정 논의로 이어졌다. 인보사가 ‘첨단바이오’의 약속이 실현된 예로 언급되면서 안전을 위한 규제 조항의 완화를 넘어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인보사의 개발에는 거액의 정부연구비까지 지원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10년 동안 인보사 개발에 82억1000만원을 지원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도 동참했다. 국민은 세금으로 이 연구를 지원하고 그 결과로 개발된 치료제에 다시 1회 주사당 700여만원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했다. 현대 생명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생명과학기술이 점차 ‘투기적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첨단바이오’가 불러오는 문화적 상상에 기대어서 기술실현이 미래에 이뤄질 것처럼 약속하고 그 약속으로부터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기술의 미래 실현을 약속하면서 정부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실현되지 않을 때는 또 다른 약속을 하면서 주가를 유지한다. 바이오기업들 중 영업이익은 형편없는 반면 주가는 고공 행진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정부는 이런 생명과학기술 기업들이 내놓는 미래의 약속을 구매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최근 정부는 소비자직접 유전자검사(DTC)의 규제를 완화하고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을 발표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첨단바이오’의 미래를 충분한 검토 없이 또 믿으려는 모양이다. 정부는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효능이 없거나 유해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검사하는 데 큰돈을 내는 국민은 무슨 잘못일까. 세금으로 겨우 일으켜 세운 ‘첨단바이오의 위태로운 희망’에 국민이 자신의 몸과 재산까지 걸어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 경기도, 때 이른 더위에 발 빠른 폭염대책

    경기도, 때 이른 더위에 발 빠른 폭염대책

    수원시, 쿨링포그·그늘막·그린커튼 확충 안산시, 경로당·체육관 무더위쉼터 늘려 과천시, 옥상에 햇볕 차단 특수 페인트3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경기도 자치단체들이 폭염 대책 마련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수원시는 ‘폭염 종합대책’을 일찌감치 마련하고 오는 9월 30일까지 대응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이 기간 ▲폭염 대응 체계 확립 ▲저감시설 확충 ▲생활 밀착형 대책 확대 ▲피해 예방 강화 등을 추진한다. 또 폭염 대응 태스크포스(TF)와 거리생활 노숙인을 위한 현장대응반을 운영한다. 지난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던 폭염 저감시설도 확충한다. 구매탄시장, 수원역 북측 버스정류장 등 지난해 2곳에 설치·운영했던 쿨링포그를 못골시장을 비롯한 5곳으로 늘린다. 쿨링포그는 미세한 물 입자를 특수 제작된 노즐을 통해 분사함으로써 주변 온도를 3~5도가량 낮추고, 공기 중 먼지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또 시민들이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주요 도로 횡단보도 등 100여곳엔 그늘막을, 수원역 인근 도로에는 조롱박 등 덩굴식물로 만드는 녹색터널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안산시도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세우고 8개 반 56개 실과 소·동으로 폭염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무더위 쉼터를 확대해 기존 253곳(동행정복지센터, 경로당 등)에서 체육관 17곳을 추가 지정해 운영한다. 응급관리요원, 생활관리사, 방문보건팀, 안산시지역자율방재단 등도 총 529명으로 지난해보다 143명 증원했다. 또 곳곳에 생생그늘터(그늘막)을 확대 설치해 모두 170개를 운영하고, 화랑 오토캠핑장 내 물놀이 시설을 새로 설치한다. 이 밖에 폭염에 의한 도로시설물 안전에 대비해 기준치 이상 변형 시 긴급보수를 시행하고, 버스 승강장 사이니지, 시 홈페이지, 도로전광표지(VMS)를 활용해 폭염 대응행동요령 등을 홍보하기로 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올해 폭염대응 TF를 지난해보다 빠르게 구성했다”며 “세분화된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시민의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과천시는 더위에 약한 노인들을 위해 ‘무더위 쉼터’ 쿨루프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4곳 건물의 지붕이나 옥상에 햇볕을 차단하는 특수 페인트를 칠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사업이다. 성남시는 폭염으로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각급 학교에 녹지공간 조성 사업을 편다. 시는 지난 10일 교육지원청과 ‘미세먼지 저감 및 폭염 완화를 위한 에코스쿨 조성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광주시는 한여름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통행이 잦은 주요 횡단보도 등에 그늘막을 지난해 6곳에서 시범운영한 데 이어 25곳에 추가로 설치한다.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는 여름철 온열질환자 발생에 대비해 9월까지 경기북부 폭염구급대를 발족한다. 본부는 북부 11개 소방서 79개 구급대를 폭염구급대로 지정하고 차량에 얼음조끼 등 장비 9종 5000여점과 응급물품을 비치하는 한편 폭염구급차 부재를 대비해 예비출동대(펌프차량)도 확보해 놓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나희, 개그우먼→트로트 가수 ‘개그맨 코피 터지게 한 인물’

    김나희, 개그우먼→트로트 가수 ‘개그맨 코피 터지게 한 인물’

    김나희가 코 성형수술을 고백했다. 28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미스트롯’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개그우먼 김나희가 성형수술 고백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까지 탑5인 다섯 명이 출연했다. MC 산다라박은 “김나희가 두 번째 출연인 만큼 최초공개를 두 개나 준비했다고?”라고 하자 김나희는 “제 연관 검색어에 코가 많이 나온다. 댓글에 ‘코가 불편하다, 코가 못생겼다’라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김나희는 “거기에 어떤 분이 성형한 코보다 자연스러운 코가 예쁜 코라고 옹호해주셨는데 한 거다”라고 밝혔다. 이에 MC 김숙과 박나래가 “자연스럽게 잘 됐다”고 응수하자 김나희는 “재수술했다”고 또 한 번 솔직하게 답했다. 김나희는 “사실 두 번째다. 처음에 우뚝하게 남자 코처럼 됐다. 저는 마음에 들었는데 너무 코밖에 안 보인다고 해서 연골을 넣었다. 개콘 시작할 때 보면 이 코가 아니다. 코 수술이 무서운 게 수술 3~4년 뒤부터 변형이 오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KBS ‘개그콘서트’를 통해 개그우먼으로 먼저 얼굴을 알린 김나희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을 통해 새로운 영역인 트로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쟁쟁한 실력자들 속에서 최종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다이노+] 어릴 때는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걷는 공룡 발견

    [다이노+] 어릴 때는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걷는 공룡 발견

    신화에 등장하는 스핑크스는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동물은?’이라는 수수께끼를 내어 맞추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정답은 사람인데 엄밀하게 말하면 사람 역시 아기 때 네 발로 걷기보다 기어 다니다가 이족 보행을 하는 것이지만, 인간에 일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고대인의 재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새끼 때는 네 발로 걷다가 커서는 두 발로 걷는 공룡이 발견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국제 과학자팀은 1억 6000만~1억 7000만 년 전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 살았던 초식 공룡인 무스사우루스 파타고니쿠스(Mussaurus patagonicus)의 연령대에 따른 골격 변화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알에서 막 부화한 새끼와 일 년 정도 자란 새끼, 그리고 다 자란 성체의 골격 화석을 비교해 이들이 어떻게 걸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무스사우루스는 새끼 때는 네 발로 걷다가 성체가 되면 앞다리가 짧아지면서 두 발로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골격 표면의 무게 중심을 분석해 무스사우루스가 새끼 때는 네 발로 걷고 성체 때는 두 발로 걷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왜 이런 변형 과정을 거치는지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새끼 때와 성체 때의 생태학적 지위가 다른 것이 이유일 수 있다.아무리 큰 공룡이라도 알의 크기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새끼는 작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대한 초식 공룡이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대형 수각류도 작은 공룡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작은 크기일 때는 먹이 역시 거기에 맞춰 작은 풀이나 작은 동물일 것이며 자연 상태에 천적이 많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면 그때는 생태학적 지위가 바뀌면서 전혀 다른 패턴으로 살아가게 된다. 무스사우루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인간의 아기가 작은 어른이 아닌 것처럼 공룡 새끼 역시 단순히 성체를 작게 만든 것이 아니다. 이들의 생태학적 지위는 성체와 매우 달랐으며 나름의 생존 방식이 있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공룡이 어떻게 위험한 새끼 때를 버티고 그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의문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3400억 대구함의 사고 원인은 ‘운용 미숙’…4개월 째 운항 중단

    3400억 대구함의 사고 원인은 ‘운용 미숙’…4개월 째 운항 중단

    지난 1월 선체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운용이 중단됐던 해군의 신형 호위함(FFG) 대구함의 고장 원인이 ‘운용 미흡’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은 23일 “국방기술품질원은 그동안 해군, 방위사업청, 제작사 등과 함께 추진계통 손상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장실사, 정박시운전, 항해시운전 등을 통해 손상 원인을 조사해왔다”며 “기품원으로부터 지난 20일 대구함의 손상 원인이 ‘사용자 운용 미흡’이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대구함은 지난 1월 말 진해 부두에 정박하는 과정에서 스크루가 해저에 부딪히며 이상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구함이 군수 적재를 하고 부두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제한치의 저수심 지역을 무리하게 통과한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 수심은 5~6m 정도로 대구함의 제한치와 거의 근접했다”라며 “수심이 1m 이상이 확보되는 구역으로 진입했어야 했지만 진입 과정에서 운용 미숙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승조원들이 느낄 정도로 스크루가 바닥을 긁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품원은 다양한 사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한 결과 대구함이 수심이 낮은 지역을 통과하며 스크루가 해저에 닿았고, 이로 인한 진동으로 추진계통에도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 대구함의 스크루는 당시 외력으로 인해 약간 변형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고 다음 날 함장이 다이버를 동원해 자체 수중 검사를 했지만 육안으로는 변형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계속 운항을 하다 결국 추진계통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함장은 최근 직위해제 조치가 이뤄졌다. 해군 관계자는 “함장은 입항 구역에 대해 사전에 도선사와 충분히 협의해 들어가야 한다”며 “만조와 간조, 해도 등을 토대로 충분히 진입로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군은 당시 함장이 어떤 이유로 저수심 지역을 통과했는지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또 사고가 발생한 해당 구역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대구함은 군의 차기 호위함 중 첫 번째로 전력화된 선도함이다. 2013년부터 총 3400억원이 투입됐다. 평상시에는 소음이 적은 추진전동기로 운용하다 고속항해 시 가스터빈 엔진으로 전환해 빠르게 항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대구함은 지난해 8월 전력화가 이뤄진 지 5개월 만에 운용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하며 네 달 가까이 운용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군은 손상된 스크루를 복구하고 추가 시운전을 한 뒤 이상이 없을 경우 대구함을 작전에 복귀시킬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올가니카, 토트넘 홋스퍼와 라이선스 계약…국내 F&B업계 최초

    올가니카, 토트넘 홋스퍼와 라이선스 계약…국내 F&B업계 최초

    클린푸드 기업 올가니카(대표 홍정욱)가 식품 업계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고단백 채식 쉐이크인 OMG 업그레이드 버전을 27일 출시한다. 공식 라이선시로 지정되면 토트넘을 활용한 제품 기획과 판매 권한을 갖게 된다. 올가니카는 고단백 채식 쉐이크인 OMG카카오와 내추럴, 우유팩 버전 등 OMG패키지에 토트넘 선수들이 들어간 디자인을 적용한다. 또한 올가니카 OMG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텀블러, 보틀 등 토트넘 공식 인증마크가 들어간 스타일리쉬한 굿즈(Goods)를 증정할 예정이다. OMG는 식물성 단백질과 채식을 과학적으로 설계해 한 끼 식사보다 완벽한 영양과 균형을 제공하는 쉐이크다. 1회 분량에 식물성 단백질 22g, 100억 마리 유산균, 천연 식이섬유 14g, 19가지 자연 비타민과 미네랄, 18종의 우수한 아미노산을 담아 200kcal 이하로 최적의 영양체계를 갖췄다. 반면 색소, 보존료 등 가공 첨가물과 유제품 같은 동물성 재료, 알레르기 유발 원인인 대두, 유전자변형(GMO) 원료를 제거했다. 올가니카 관계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토트넘 공식 라이선시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월드클래스의 클린푸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세계 4대 리그 중 하나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구단으로, 전 세계적으로 150개 공식 서포터즈 클럽과 4억명 이상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는 토트넘은 지난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기적의 역전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올가니카는 건강과 환경을 위한 제품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목표를 갖고 ‘올가니카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먹거리로 국내 내추럴푸드 시장을 개척해온 클린푸드 기업이다. 세계 최대 환경보존기구인 세계자연기금(WWF)과 파트너십을 맺고 음식 포장과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등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표절 논란’ 신경숙, 신작 발표…‘사과문’ 냈지만 ‘의도적 표절’ 인정은 모호

    ‘표절 논란’ 신경숙, 신작 발표…‘사과문’ 냈지만 ‘의도적 표절’ 인정은 모호

    표절 파문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소설가 신경숙이 4년 만에 신작을 발표했다. 창비는 23일 신경숙의 중편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실은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를 발간했다. 1994년 발표한 단편소설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2015년 제기되면서 활동을 중단한 지 4년 만이다. 특히 신경숙은 새 작품을 발표하면서 표절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발표문을 통해 사과했다. 그러나 ‘의도적인 표절’을 인정하는 대신 ‘중대한 실수’라며 다소 모호하게 언급해 논란이 깔끔하게 매듭지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경숙은 창비를 통해 공개한 글 ‘작품을 발표하며’에서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였다“고 했다. 그리고는 “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분들께도 마찬가지 마음이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면서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신경숙은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다”면서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에 의해 많은 가치들이 새롭게 무장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조용히 지켜봤다. 감사하고 설레고 고마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과를 계기로 작품 활동에 본격적으로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후의 시간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제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이라며 “제 자리에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한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숙의 소설 ‘전설’은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문장을 비롯해 여러 표현과 등장인물 등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김후란 옮김)과 유사해 2015년 뒤늦게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신경숙은 당시 표절 의혹을 계속 부인했다.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창비’ 역시 표절을 일부 인정하는 표현이 담긴 사과문을 대표이사 이름으로 발표했지만, 백낙청 창비 편집인은 ‘의도적 베껴쓰기가 아니다’라면서 이도저도 아닌 표현으로 신경숙을 옹호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논란만 더욱 부채질했다.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는 주인공 ‘나’가 절친한 친구가 겪은 비극과 교감하며 고통과 희망의 의미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슬픔과 비통한 분위기가 담긴 이 작품에는 표절 논란을 겪은 작가의 심경이 드러난 듯한 대목도 더러 있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작고한 허수경 시인을 추모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나’의 친구는 작가와 가까운 친구였던 허 시인을 대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신경숙은 소설 말미의 ‘작가 노트’에서 “젊은 날 내게서 멀리 떠난 친구가 더 멀리 떠났다. 친구를 기억하며 완성시킨 작품 안에 교신한 이메일, 함께 나눈 대화들이 일부 변형되어 들어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작품을 발표하며’ 전문. 오랜만에 새 작품을 발표합니다.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습니다. 벼락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던 그 시절 많은 비판과 질책을 받으면서도 제일 마음이 쓰였던 것은 어디선가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든든했던 동료들과, 제 작품을 아끼고 사랑해준 동지 같았던 독자들께 크나큰 염려와 걱정을 끼쳤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가장 아프고 쓰라렸습니다.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였습니다. 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분들께도 마찬가지 마음입니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습니다.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제가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분들 가운데 여럿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 앞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새삼스럽게 작은 호의, 내민 손, 내쳐진 것들의 사회적 의미,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상의 소중함을 절절히 깨닫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에 의해 많은 가치들이 새롭게 무장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조용히 지켜봤습니다. 감사하고 설레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이후의 시간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제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입니다. 제 자리에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합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입니다. 오랜만에 문학계간지의 교정지를 대하니 가슴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면을 통해 만나게 될 독자들의 눈빛과 음성이 떠오릅니다. 제가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니 차근차근 글을 쓰고 또 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습니다. 2019년 5월 신경숙 드림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다른 후보작들의 결핍 해소” 8분 기립박수… 칸 홀린 봉테일

    “다른 후보작들의 결핍 해소” 8분 기립박수… 칸 홀린 봉테일

    영화 끝나자 2층 객석까지 기립박수 봉 “늦었으니 집으로” 말해 겨우 진정 외신 극찬 … 황금종려상 기대감 커져 거장 작품 기대 못미쳐… ‘기생충’ 호재열광적인 반응이었다.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관객들은 매우 흥분해 있었고, 끊임없이 박수를 쳤다. 봉준호 감독이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갑시다. 감사합니다. 레츠 고 홈(Let’s go home)!”이라고 외치지 않았다면 기립박수가 더 오래 계속되었을 것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8일째인 21일 밤 10시(현지시간) 공개된 ‘기생충’에 대한 현장의 분위기다. 봉 감독의 신작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공식 상영이 있었던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영화 시작 직전까지 박수가 끊이지 않았고, 영화 중간에도 두 차례의 박수가 터졌다. 재치 넘치는 각본과 배우들의 앙상블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같은 시각 주로 기자들이 영화를 감상했던 드뷔시 극장에서도 같은 지점에서 박수가 터졌는데, 이는 매우 드문 일이다. 상영 후에도 2층 객석에 앉았던 관객을 포함한 대다수가 상영관을 나가지 않고 비상한 영화를 만들어낸 감독과 배우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영화 상영 다음날인 2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봉 감독은 “기립박수는 모든 영화에 다 나온다. 굳이 분과 초를 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옥자’ 때 함께 일했던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턴이 함께 축하해주는 상영이어서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은 생존의 문제 앞에서 본능적으로 발휘되는 인간의 처세술을 보여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엄마, 아빠, 아들, 딸 모두가 백수였던 기택(송강호)네 가족은 불쑥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각자 특기와 순발력을 발휘해 하나씩 취업에 성공한다. 무능력해 보였던 기택네 가족이 손발을 딱딱 맞춰 계획을 성공시켜 나가는 장면들에는 위트가 넘친다. 그러나 부르주아의 기생충으로 자리 잡자마자 이들은 자신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선을 넘기 시작하고, 가장 행복한 순간에 예상치 못했던 비극의 실타래를 마주하게 된다. 봉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기생충’에서도 공간의 대비는 흥미롭다. 기택네의 반지하방과 박 사장(이선균)네의 언덕 위 단독 주택은 ‘설국열차’(2013)에서 수평선의 극과 극에 놓여 있던 머리 칸과 꼬리 칸의 수직적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봉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영화 역사에서 수직적 공간은 계급이나 계층을 나타낼 때 많이 쓰였다”면서 “그러나 한국에만 있는 반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미묘한 뉘앙스를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그뿐만 아니라 영화는 계급 차를 상하관계로 여러 차례 이미지화하는데 어떤 면에서 가장 직설적이고 오래된 방식임에도 봉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과 디테일이 얹어져 참신하게 다가온다. 기택네와 박사장네가 집에서 창을 통해 바라보는 상반된 풍경도 인상적이다. 경제력이 만들어내는 시야의 차이와 냄새의 차이, 그리고 성격의 차이는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소재다. 2017년 봉 감독의 ‘옥자’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을 때 현지에서는 영화 자체보다 ‘칸영화제에 초청된 첫 넷플릭스 제작 영화’라는 타이틀에 더 주목하는 듯했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오전 시사회 때는 영사 사고까지 일어나는 등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현재 ‘기생충’을 향한 외신의 뜨거운 반응은 2년 전의 아쉬움을 확실히 털어버리게 해준다. 영국 BBC방송 프로듀서이자 리포터인 호세인 샤리프는 “‘기생충’은 지금까지 영화제 상영작들에 결핍되어 있던 것을 해소시켜준 작품”이라면서 “꽉 짜여 있고, 유쾌하며, 완벽을 향해 달려간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영화 평론가인 론 포겔도 ‘기생충’이 지금까지 올해 경쟁작들 중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음을 지적하면서 “매우 영리한 작품이고, 몇몇 장면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며 정확히 끝나야 할 지점에서 끝난다”는 말로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달 22일 제작보고회를 통해 봉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기생충’이 매우 한국적이면서도 부익부 빈익빈, 실업과 빈곤, 불평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다수의 외국 관객들에게까지 보편적으로 어필하는 작품임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올해 경쟁부문에는 짐 자무쉬, 다르덴 형제, 페드로 알모도바르, 켄 로치, 쿠엔틴 타란티노 등 칸이 사랑하는 거장들이 대거 초청받아 진작부터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 정도를 제외하고는 감독들의 전작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를 비롯해 요르고스 란티모스 등 봉 감독의 작품과 코드가 맞는 감독들이 여럿 포진해 있는 올해 심사위원단 구성은 ‘기생충’의 수상에 호재가 될 수 있으리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버닝’(이창동 감독)의 수상 불발이 말해주듯 훌륭한 작품이 반드시 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기생충’ 상영 중 쏟아진 박수와 외신들의 극찬으로 이미 이 작품의 진가는 입증되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 [노무현 서거 10주기] “막하자는 거죠” 기득권과 맞짱 떴던 盧… 공수처 설립·검경 개혁은 아직 미완

    청탁금지법 등 권력 유착 옅어지는 계기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은 현재진행형 “이쯤 되면 막하자는 거죠?”(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12일 만인 2003년 3월 9일, 검찰 개혁 일성으로 마련된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맞짱 토론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당시 평검사였던 김영종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정작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노 전 대통령은 쿨(?)하게 응수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기득권 집단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검찰 조직의 저항에 맞부닥쳤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날 대화에서 그의 파격적인 어법과 격의 없는 태도는 훗날까지 회자됐다.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서전 ‘운명’에서 “노 전 대통령은 젊은 검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검찰총장 임기 보장 등) 인사 오해를 풀고 검찰 개혁 방안을 놓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길 원했다”면서 “그러나 젊은 검사들이 천편일률 인사 문제만 따져 물으며 목불인견이 됐다”고 회고했다. 참여정부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 국세청 등 주요 권력기관의 부패 및 불합리한 특권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권력기관 개혁이 야심 차게 추진됐다. 노 전 대통령은 “특정기관의 독점적 권한을 나눠 반칙과 특권으로부터 각 기관이 주어진 역할을 책임 있게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수시로 강조했다고 한다. 권력기관과 정권의 유착도 사라져야 한다고 믿었다. 수사 개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청와대와 검찰 사이 핫라인을 끊어버린 것도 참여정부 민정수석실이다. 국정원의 인권침해, 위법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척결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노 전 대통령은 국정원의 ‘탈정치·탈권력화’를 위해 국정원이 정보영역 활동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직원의 관공서, 언론기관 상시출입이 금지됐다. 국정원의 대통령 주례 대면보고, 독대보고도 이 시절엔 사라졌다. 국세청의 표적성·보복성 세무조사가 정권 운용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관 합동 개혁이 이뤄졌다. ‘1회 접대비 상한 50만원, 기업 접대 범위에서 골프·유흥업소 제외’ 등이 시행됐는데, 현 청탁금지법의 시초가 된 셈이다. 이후 10년의 세월 동안 노 전 대통령이 뿌린 씨앗은 조금씩 싹을 틔웠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 부패, 권력유착은 투명한 시스템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통과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및 부패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개혁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본 틀이 잡혀 가는 중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신설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며 밑바탕이 마련됐다.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 권한의 일부를 떼어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경찰에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한 경찰권력 분산, 정보경찰 혁신 등이 포함됐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범죄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들 법안이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과 맞물려 최장 330일까지 논의 가능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어떻게 변형될지는 미지수다. 국정원 개혁 역시 ‘국내정보 담당관제’(IO)와 국내정보수집 전담조직 폐지 등 원칙적으로 정치 개입이 금지되긴 했지만, 대공수사권을 일반 수사기관으로 옮기는 국정원법 개정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과열로 인한 전자제품 화재와 고장, 고성능 방열소재로 막는다

    과열로 인한 전자제품 화재와 고장, 고성능 방열소재로 막는다

    충전 중인 휴대전화나 노트북이 폭발했다거나 예상보다 휴대전화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게 된다. 이처럼 전자제품의 고장이나 화재는 전자부품의 과열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전자부품 고장의 56% 정도는 과도한 발열 때문에 발생하고 전자제품 작동온도가 임계치보다 10도 상승할 경우 제품 수명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EV부품소재그룹 연구진은 방열소재로 주로 쓰이는 금속소재에 흑연가루를 섞어 열전도도를 2배 가량 높인 ‘메탈 하이브리드 방열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지난 4월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5월에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방열부품은 전자제품이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 작동 중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방출해주는 장치이다. 연구팀은 기존 방열소재로 많이 쓰였던 구리, 알루미늄, 은 같은 금속소재에 흑연분말을 섞어 열전도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흑연이 분자방향에 따라 다른 성질을 보이는 이방성을 갖고 있어 제조방법에 따라 열전도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이에 따라 각각의 금속소재에 흑연분말의 조성비와 최적 공정조건 등을 바꿔 소재 활용도를 다양화시켰다. 이번에 개발된 금속-흑연복합소재는 기존 단일 소재와 비교해 부품 불량의 원인이 되는 열팽창계수가 1.5~2배 가량 낮아 열로 인한 변형이 덜하며 비중도 50% 수준이어서 전자제품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더군다나 열이 특정 방향으로 방출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전자부품 발열시 서로 달라붙는 융착현상과 뒤틀림도 막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구리계 방열소재는 550~640W/mK 수준으로 전력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알루미늄계 방열소재는 250~320W/mK는 LED분야에, 은계 방열소재는 550~600W/mK으로 트랜지스터 같은 소자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오익현 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최근 전기차를 비롯해 각종 생활가전에 들어가는 전자부품들이 고성능, 고집적, 소형화되면서 작동온도가 120~200도에서 최대 400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고성능 방열소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던 방열소재를 국산화하고 공정제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열전도도 방열소재를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분만 중 태아 머리 변한다…佛 연구진, 3D 이미지로 촬영 성공

    분만 중 태아 머리 변한다…佛 연구진, 3D 이미지로 촬영 성공

    분만 중 태아의 머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3D 이미지를 과학자들이 공개했다. 프랑스 오베르뉴대 올리비에 아미 박사(산부인과 전문의)팀이 3D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이용해 산모 7명이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태아의 머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자세하게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15일자)에 발표했다. 사실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태아의 머리 모양이 분만 과정에서 변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른바 ‘응형’으로 불리는 이 과정은 좁은 산도를 지나는 분만 2기 중에 일어난다. 태아의 머리는 5개의 뼈로 돼 있는데 성인의 머리와 달라 아직 굳어 있지 않고 뼈와 뼈의 연결고리도 고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산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뼈와 뼈가 엇갈리면서 머리 모양이 변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성장 과정에서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단 한 차례 만이 이 과정을 포착했을 정도로 지금까지 이는 명확하게 밝혀진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3D MRI 기술 덕분에 분만 2기 이전과 2기 동안 태아 7명의 두개골과 뇌의 형태를 자세히 이미지로 포착할 수 있었다.그 결과, 태아 7명 모두에게서 분만 2기 중 응형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 중 5명 만이 머리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갔으며 나머지 2명은 응형이 남아 있었다. 특히 응형 정도가 가장 심했던 아이 3명 중 2명은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경우였다. 이는 분만 과정에서 태아의 머리와 산모 골반 크기의 불균형으로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만 했던 사례였다. 전반적으로 이번 결과는 태아가 기존 생각보다 분만 과정에서 두개골에 더 큰 압박을 경험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자연분만 뒤 신생아에게서 나타나는 무증상의 뇌 및 망막 출혈의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사례를 관찰하는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연구는 태아 머리의 응형을 포착해낸 3D MRI 기술의 가치를 증명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미 박사는 “자연분만 동안 태아의 뇌 모양은 두개골의 중첩 정도에 따라 응형을 겪는다. 태아 두개골의 응형은 대부분의 신생아에게서 더는 보이지 않았다”면서 “어떤 두개골은 응형이 잘 돼 태아가 쉽게 태어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두개골은 응형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플로스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5·18 행불자 암매장·발포명령자 안갯속… 그날의 진실 밝힌다

    5·18 행불자 암매장·발포명령자 안갯속… 그날의 진실 밝힌다

    “매년 5월만 되면 아들 생각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어떻게 사라졌고, 어디에 묻혔는지 알기만 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라진 아들 창현(당시 7세·양동초 1학년)군을 40년 가까이 기다리는 이귀복(82)씨는 16일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한때 생업마저 포기하고, 흔적을 기대할 소문엔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으나 허사였다.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고, 아들을 향한 그리움도 켜켜이 쌓였다. 그는 지난해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기념식 야외 상황극에 출연해 “내 아들 창현아!”를 목놓아 외치면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은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함께 군용트럭이 전남대에 몰려들던 1980년 5월 19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의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됐다.이렇게 5월 항쟁 기간인 5월 18~27일 광주에서 사라진 초·중·고교생은 18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같은 기간 행방불명된 사람은 76명에 이르지만 이들 행방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당국이 인정하지 않은 행불자까지 보태면 수백명에 이른다. 암매장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5·18 기간 민간인 166명과 군경 27명이 총탄 등에 희생되고 4000여명의 구속·부상자가 발생했으나 발포 명령자 역시 특정되지 않은 채 안갯속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관련법을 제정하고, 국회 청문회, 검찰 수사,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상은 낱낱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 정국이 길어지면서 진상규명조사위마저 꾸려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이 각각 조사위원 자격을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냈고, 조만간 국회 법사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신속한 처리가 기대된다.조사위는 국회의장 1명과 여야 정당이 각각 추천하는 4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그 아래 50여명으로 사무처를 둔다. 조사위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사법권을 갖는다. 정부는 독립적인 조사위를 발족해 5·18의 진상을 규명한 뒤 그 결과를 공식 국가보고서로 내놓을 방침이다. 진상 조사 내용별로는 ▲행불자 암매장 ▲발포 명령자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양민 학살 ▲전두환·노태우 정부의 5·18 실상 왜곡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 가운데 5·18 당시 신고된 행불자의 암매장 여부는 39년간 풀지 못한 첫 번째 숙제로 꼽힌다. 현재 5·18 행불자로 인정된 사람은 82명이다. 6명은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고, 나머지 76명의 흔적은 묘연하다. 5·18기념재단이 2017년 말~2018년 초 사이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일대와 동구 너릿재, 서구 상무지구 등 암매장 제보가 집중된 후보지를 었으나 시신 발굴에 실패했다. 암매장 관련 증언은 넘쳐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인한 지형 변형 등이 발굴의 난제로 꼽힌다. 발포 명령자 특정은 진상 규명의 핵심이다. 특별법은 단순히 5·18의 진상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책임자에 대해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심의 초점은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을 통해 내란수괴·뇌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을 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씨는 그간 이뤄진 모든 조사에서 군 지휘계통상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발포 명령자’로는 특정되지 않았다. 상황을 되짚어보면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쯤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의 집단 발포가 이뤄졌다. 오후 8시 30분쯤 계엄사령부를 통해 공식 자위권 발동 명령이 현장 지휘관에 하달된다. 자위권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 즉 21일 오후 8시 30분~24일 오후 6시 사이 69시간 30분 동안 자위권 명목의 발포가 허용된 셈이다. 자위권 발령에 근거해도 5월 19일 동구 계림동 광주고 인근 첫 발포, 20일 광주역 앞 발포, 21일 오후 1시 도청 앞 집단 발포는 모두 불법이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는 1980년 5월 21일 계엄사령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 문서(보안사의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에서 ‘전 각하(全 閣下):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란 수기 메모를 확인, 공개한 바 있다. 자위권 공식 발령에 앞서 진행된 ‘전 각하의 자위권 강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초 발포 명령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민 학살 진상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쯤 11공수여단 병력은 광주 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박모(당시 18세)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을 입은 남성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24일 오후 1시 30분쯤 남구 송암동 저수지에서 놀던 방모(당시 13세)군과 놀이터에 있던 전모(당시 10세)군은 계엄군 총에 맞아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송암동 남선연탄공장 부근에선 계엄군끼리의 오인 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계엄군은 시민군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부근 민가를 뒤져 마을 청년 권모(당시 33세)씨 등 4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지금껏 민간인들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거나 총격을 실행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도리어 훈포장을 줘 논란을 빚었다. ●“처벌보다 화해 통한 과거사 정리 초점” 이밖에 광주 진압작전 때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헬기사격 명령자, 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1985년 안전기획부 주도의 ‘80위원회’(광주사태진상구명위원회 실무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국방부 국회대책특위 실무위원회)·보안사 태스크포스(TF) 및 511분석반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을 찾아 책임을 묻는다. 위원회들은 국회 광주청문회에 대응하기 위해 증인을 위한 예상문답 작성 등을 통해 발포, 유언비어 등 쟁점에 대한 짜맞추기를 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 특별법시행 TF 자문위원은 “이번 조사위 활동은 처벌보다는 화해를 통한 과거사 정리에 초점을 맞췄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처럼 제보자가 사실에 가깝게 증언할 경우 당사자가 실정법을 위반했더라도 재판부에 감형이나 사면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시대… 가짜와 진짜 사이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시대… 가짜와 진짜 사이

    ‘축음기영화타자기’(문학과지성사)에서 저자 키틀러는 단언한다.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 매체학자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그의 말을 쉽게 넘겨버릴 수가 없다. 그간 기술 매체들은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도구라고 여겨 왔으니까. 한데 그것이 우리의 존재 양식 자체를 틀 짓는 절대적인 조건이 된다니. 그런 사례 중 대표적인 매체로 키틀러는 19세기 후반의 발명품인 축음기, 영화, 타자기를 든다. 기존에는 문자로만 저장되던 정보를 각각 음향, 광학, 텍스트로 나누어 처리하게 되면서 인간의 감각 체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아날로그 매체뿐 아니라 디지털화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변조, 변환, 동기화. 느리게 하기, 저장하기, 전환하기. 혼합화, 스캐닝, 매핑. 이렇게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총체적인 매체연합이 매체 개념 자체를 흡수한다. 기술이 사람들에게 연결되는 대신, 절대적 지식이 끝없는 순환 루프로서 돌아간다.” 이 책이 출간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키틀러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에게도 디지털화는 탐구 대상이었다. 이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그는 영화 ‘논-픽션’으로 내놓았다. 사실 키틀러의 매체론 연구와 비교하면 이 작품은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정교한 관점, 치밀한 논증, 충격적 반향이 부족해서다. 그렇지만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와 ‘퍼스널 쇼퍼’ 등의 수작을 만든 감독의 신작인 만큼 ‘논-픽션’도 근사한 매력이 있긴 하다. 출판인, 작가, 마케터, 배우, 비서관이 서로 얽혀 나누는 지적인 대화는 물론 각각의 에피소드가 결합해 빚어내는 아이러니한 유머는 관객에게 충분하진 않아도 괜찮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오디오북에 참여할 스타로 쥘리에트 비노슈를 거론하는 자리에서 셀레나(쥘리에트 비노슈)가 끼어드는 장면은 좀 지나치다 싶지만 말이다. 감독이 뭘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알겠다. 이는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시대에 논픽션, 다시 말해 사실·허구의 구분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다.이쯤에서 ‘논-픽션’의 원제목이 ‘이중생활’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등장인물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직업 활동 외에 비밀스러운 사적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불륜을 저지른다는 뜻이다. 누가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다만 나는 이들의 직업 활동과 사적 생활이 논픽션처럼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더불어 이것은 진실을 은폐하거나 변형시키는, 혹은 애초에 진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삶의 디지털화가 이미 한창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했다. 디지털화라는 물살에 일찌감치 올라탄 한국인들에게는 좀 심심한 전언이긴 해도.
  • [핵잼 사이언스] 에이즈 바이러스로 ‘멸균실 생활 불치병’ 치료했다

    [핵잼 사이언스] 에이즈 바이러스로 ‘멸균실 생활 불치병’ 치료했다

    에이즈에 따라붙는 불치병이란 수식어는 필연적으로 원인 바이러스인 HIV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이 HIV 바이러스를 이용해 또다른 불치병을 치료한 사례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은 에이즈 바이러스로 일명 ‘버블보이 병’을 치료했다는 논문을 실었다. ‘버블보이 병’(Bubble Boy Disease)으로 알려진 X-SCID는 중증복합면역결핍질환 ‘스키드’(SCID, Severe combined immunodeficiency) 중 가장 흔한 형태다. 돌연변이 유전자 때문에 선천적으로 면역 기능 없이 태어나는 유전병이다. 감기는 물론 모든 종류의 감염에 취약해 감염체들로부터 격리가 필요하다. 평생을 풍선 모양의 멸균실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다. 신생아의 100만분의 3 정도에서 발견된다. 일반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골수이식이 있지만 화학요법으로 인한 혈액 장애, 겸상적 세포 빈혈, 대사 증후군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처음 ‘버블보이’로 불린 건 1971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베터였다. 데이비드의 부모는 첫 아들을 생후 7개월 만에 스키드로 잃었다. 다음 임신에서 태아가 스키드에 걸릴 확률 역시 반반이었지만, 이들은 딸 캐서린과 데이비드를 연이어 출산했다. 다행히 캐서린은 아무 문제 없었는데 문제는 데이비드였다. 데이비드는 스키드 환자였고 텍사스 휴스턴 아동병원은 데이비드를 풍선 모양의 멸균실에 보호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1983년 의료진은 데이비드에게 캐서린의 골수를 이식했지만 사전 검사에서 놓친 캐서린의 골수 속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죽음에 가까워진 데이비드는 결국 풍선 바깥으로 나왔고 보름만인 1984년 2월 22일 만 1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이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2003년 임상실험에서도 11명의 스키드 어린이 환자 중 2명이 골수이식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등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세인트 주드 어린이 병원 연구팀의 연구가 스키드를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3년 전부터 시작한 연구에서 이들은 다름 아닌 HIV, 에이즈 바이러스를 통해 스키드 환자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교정했다. 이웰리나 맘카르즈 세인트주드어린이병원 소아혈관계학 및 종양학 박사는 “에이즈 유발 인자만을 제거한 변형 HIV를 사용해 스키드를 앓고 있는 8명이 6~24개월 안에 정상 수치의 면역세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학계는 이 치료법이 다른 유전병 치료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로 지난해 11월 작고한 브라이언 소렌티노 박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버블보이병 치료에 처음으로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를 사용했다. 이는 높은 안전성을 가졌을 뿐 아니라 줄기세포를 교정하는데도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평생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멸균풍선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버블보이 병’ 어린이 환자들에게 가족과 포옹을 나누고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티볼·핸들러·플로어컬… 몸치도 뉴스포츠에 빠지면 대표급

    티볼·핸들러·플로어컬… 몸치도 뉴스포츠에 빠지면 대표급

    지난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옆을 지나던 직장인들의 발길이 멈췄다. 2016년 시작된 ‘찾아가는 체육관’ 행사의 일환으로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10여개 종목의 뉴스포츠 기구들이 도심 길거리 한 켠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정오가 가까워오자 삼삼오오 몰려나온 직장인들은 “점심 내기를 하자”며 핸들러(탁구와 배드민턴의 혼합형 종목) 네트 앞에서 탁구채 모양의 라켓을 집어 들거나, 바닥에 놓인 플로어컬(컬링과 볼링의 혼합형 종목)의 스톤을 잡고 신중한 표정으로 투구를 했다. 동료들과 잠깐이나마 함께 땀을 흘린 참가자들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직장인 김민섭(51)씨는 “평소 바빠서 운동을 잘 못했는데 이렇게 10분만이라도 하니 좋다”며 “점심 먹고 돌아가다 눈에 띄여 해봤다. 소화가 다 된 것 같다”고 했다.●동호회·종목협회 있는 뉴스포츠 국내에 30~50종목 뉴스포츠를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체육회에 따르면 2016년에는 12개 종목에서 총 4만 6164명의 시민이 ‘찾아가는 체육관’에 참여했는데 2017년에는 4만 8868명, 2018년에는 6만 4572명으로 늘어났다. 올해에는 총 7만 1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서울시체육회는 예상하고 있다. 방과 후 이뤄지는 체육 활동인 ‘학교 스포츠클럽’ 참가 인원 현황을 살펴봐도 2018년 기준으로 플라잉디스크(원반을 이용한 스포츠), 플로어볼(실내에서 하는 하키) 등 14개 종목(전국소년체육대회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에 참가 학생이 184만 142명에 달했다. 반면 소위 전통 스포츠라 불리는 검도, 농구, 배구, 배드민턴, 소프트볼, 에어로빅, 축구, 탁구, 핸드볼 등 9종목에 참가한 인원은 총 50만 3860명에 그쳤다. 2013년에는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운영하는 23종목 중 뉴스포츠(비소년체전 종목) 참가 인원이 158만 3907명이었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25만명가량 늘었다.학교 스포츠클럽에서 행해지는 줄넘기나 피구도 뉴스포츠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2000년대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플라잉디스크, 플로어볼 등의 등장을 통해 학교 체육이 기존의 엘리트 스포츠 종목 위주에서 탈피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뉴스포츠를 ‘국제적으로 규칙이 통일된 기존의 스포츠와는 달린 룰의 유연성과 게임의 간이성을 특징으로 하는 참가자 지향의 스포츠를 총칭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뉴스포츠는 새로운(New) 종목이라는 의미와 함께 전통 스포츠에 대한 대안적(Alternative) 스포츠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전통 스포츠가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행태를 타개하고자 뉴스포츠가 고개를 들었다. 전통 스포츠 종목의 룰을 간소화하거나, 두세 가지 종목을 결합해 운동 기량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한 뉴스포츠가 학교, 동호회, 연구협회 등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1990년대부터 티볼(홈플레이트 뒤에 있는 배팅 티에 공을 올려놓고 그것을 치는 야구의 변형 경기)을 일본에서 들어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뉴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6년 생겨난 사단법인 한국뉴스포츠협회에서는 동호회가 운영되거나 종목 협회가 만들어질 정도로 비교적 널리 보급된 뉴스포츠가 국내에 30~50종목 존재한다고 파악하고 있다.특히 뉴스포츠는 학교 체육 현장에서 더욱 뜨겁다. 1990년대 들어 중고등학교에 남녀공학 및 혼성학급이 일반화됐는데 이때 남녀 혼성으로 진행되는 체육수업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뉴스포츠는 상대적으로 간소화된 운동이기 때문에 남녀가 함께 즐기기에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학교에 점차 보급된 것이다. 지나친 경쟁에서 탈피해 스포츠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써 느끼게 하자는 교육 철학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체육 시간에 특정 종목을 가르치도록 정해놨다. 하지만 2007년 교육 과정이 바뀐 이후에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종목을 선택해 교육할 수 있게 되면서 뉴스포츠가 체육 교과 시간에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임우택 성신여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전통 스포츠는 부상의 위험이 높고, 운동 장소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며 “하지만 뉴스포츠는 좁은 장소에서도 할 수 있다. 룰이 간단하기 때문에 기술이 없고 체력이 약해도 학교에서 반 대표로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그로 인해 운동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중고교 혼성 체육수업에 도입… 학생들 운동에 자신감 학교 체육을 중심으로 향유됐던 뉴스포츠는 이제 노인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저변을 넓히려 하고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은 근력·운동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통 스포츠를 즐기기에 신체적으로 무리가 있을 때가 많다. 공을 좀 덜 딱딱하게 바꾸거나, 네트 높이를 낮추고, 스틱의 무게를 줄이는 등 기존 스포츠를 변형한다면 생활체육 소외 계층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상옥 한국뉴스포츠협회장은 “10여년간 유학 생활을 했던 일본과 달리 한국에는 뉴스포츠가 많이 보급되지 않은 것을 깨닫고 티볼을 국내에 보급하게 됐다. 앞으로는 북한에도 뉴스포츠를 알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뉴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나라와의 교류도 꿈꾸고 있다. 국제 뉴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면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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