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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리 들여다 본 서울대 기록관

    미리 들여다 본 서울대 기록관

    서울대 기록관이 전시시설을 갖추고 올해 말 정식으로 문을 연다. 기록관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대와 관련한 모든 기록을 모아왔다. 서울대의 역사는 이 대학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기록관의 출범은 의미있다.‘기록은 과거를 회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서울대 기록관으로 들어가 본다. “금번에 동 대학 사학과에서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여주 신륵사에 지방고적답사를 다녀오고자 합니다.” 1957년, 사학과 이병도 교수는 답사를 앞두고 동숭동에 있던 문리대의 관할서인 동대문경찰서에 허가를 요청했다.‘서울대문리대학교’의 요청에 ‘허가’를 뜻하는 동대문경찰서장의 직인이 찍힌 이 답사 허가서는 2003년 3월 정양모(71) 전 국립박물관장이 서울대 기록관에 기증했다. 기록관장인 송기호 국사학과 교수는 “당시 유적답사를 트럭을 타고 다녀왔다는 사실도 재미있는 데다, 연구활동의 일환인 학생들의 단체이동마저 경찰의 통제 속에 이루어졌던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며 웃었다. ●40평 서고 속의 시간여행 초대 기록관장을 역임한 김기석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유신시대를 거치면서 훌륭했던 기록의 전통을 잃어버렸다.”면서 “불행한 기록이라도 남겨두면 훗날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좋은 기록도 체계적으로 보관하지 않으면 5년 안에 잊혀진다.”고 기록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같은 안팎의 인식 속에 서울대 기록관이 설립된 것이 2001년이다. 송 교수는 “기록관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요즘은 구성원들이 자료를 기록관으로 보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자료 수집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4년 남짓한 시간 동안의 변화를 설명했다. 기록관 소장품은 학교 당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자료도 있지만 기증받은 것이 많다. 지난달 28일 정년퇴임한 김명렬(65) 명예교수는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1958년부터 1961년까지 학생 등록카드 7점 등을 기탁했다. 누렇게 변색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은 카드의 뒷면은 성적표다. 한 학기 동안 수강한 과목 이름과 학점이 펜글씨로 정성스레 씌어 있다. 과목 이름이든 학점이든 모두 인쇄되어 나오는 요즘의 성적표와는 다르게 사람 냄새가 묻어난다. 함께 기증한 학생증에는 서기가 아닌 단기로 표시되어 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진균 사회학과 교수의 자료는 5t 트럭 한 대 분량이다. 강의노트와 계획서, 민주화교수협의회 활동 자료부터 연하장과 메모 쪽지까지 그득하다. ●역사 되살리는 문서의 힘 학생과 창고에 잠자고 있던 기록들도 기록관으로 넘어왔다. 인적사항 등이 적시된 기록이 많아 공개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목록만 살펴보아도 과거 ‘학생 사찰’이 실재했음을 알 수 있다. 목록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흔하던 ‘상황’이라는 파일 이름이 1990년대 초에는 사라진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라는 이름의 보고서에는 학생회를 비롯해 학회와 학생 조직에 대한 동태보고 등이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학생 동향보고서’도 있다. 총학생회와 학회 동향이 열거된 1964년 자료의 말미에는 “3·24 한·일회담 반대 데모를 주동한 김중태 등의 복교문제를 학교 당국과 절충 중이며 학생운동이 전개되면 제2과에서 자문역할을….”이라는 전망이 곁들여져 있다. 앞서 학생회가 만들고 학생과에서 수집한 유인물에는 ‘激(격)’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씌어 있다.‘한·일굴욕회담에 반대하며 단식을 한다.’는 선언 다음에 열거된 단식참여자 명단에는 김지하 시인의 이름도 보인다. 학생과에서 근무하던 임선웅씨는 1997년 9월에 80년대 학생운동 자료 600여건을 기증했다.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며 단과대 건물 옥상에서 뿌린 전단과 화장실 곳곳에 붙였던 격문도 포함돼 있다. 김명진 기록관 전문위원은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됐던 기록이 한 사람의 관심 덕에 살아 남았다.”면서 “임씨의 기증품은 ‘임선웅 컬렉션’이라는 주제로 전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서로 남은 학생운동 학생회와 대학신문사가 갖고 있던 자료도 넘어왔다. 학생운동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김기석 교수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자료를 주지 않으려 했지만 기록관이 기록을 악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자 기탁했다.”고 밝혔다. 김 전문위원은 “1960년대에는 판에 철심으로 글을 쓰고 등사를 했지만,1980년대부터 타자기 글씨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유인물의 변천사’를 설명했다. 1960년대 중반, 학생회 기록에는 요즘에도 되풀이되고 있는 등록금 투쟁 관련문서도 남아 있다.“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이며 특히 후진(後進) 한국의 근대화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라는 구호로 시작된 건의서는 수혜자 부담원칙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기록은 발전의 동력 김기석 교수는 “기록관은 역사기록소가 아니라 학교 발전의 동력이 되는 엔진”이라면서 “예를 들어 황우석 교수의 논문은 도서관에서 보관하면 되지만, 그가 논문을 쓰기까지의 과정은 어디에서 찾겠느냐.”고 반문한다. 서울대는 앞으로 행정·학생·교수자료를 기록관에서 일원화하여 관리하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연구·봉사에 헌신한 교수들의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연구와 시행착오 과정을 보여주기로 했다. 또 정운찬 총장도 임기가 끝나면 재임기간의 일정표를 비롯한 모든 기록을 기록관에 기증하는 등 기록 보존을 서울대의 새로운 전통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서울대 기록관은 서울대 기록관은 행정·교수·학생 기록을 포함하여 대학과 관련된 모든 기록물을 생산·수집·발굴하는 일을 한다.2001년 설립 이후 행정기록물 3000건, 학교 역사 관련 자료 4020건, 학생운동 기록 4330건 등 모두 1만 건이 넘는 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대는 개교 50주년을 맞은 1996년 ‘서울대 50년사’를 편찬하며 체계적인 자료수집의 필요성을 절감했다.10년에 한 차례씩 학교의 역사를 책으로 만들었지만, 관련자료는 출간 이후 폐기되거나 소실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50년사를 만들며 남아 있는 기록이 워낙 부실해 미국 공문서보관소(NARA)와 미네소타대학의 자료를 참고해야 하는 촌극을 겪기도 했다. 초대 기록관장 김기석 교육학과 교수는 “60년사·70년사를 편찬할 때도 똑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는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기록관에 앞서 1997년 대학사료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산하에 만들어진 대학사료실은 1998년 기획실의 대학기록관실,2001년 대학기록관으로 바뀌었다. 소속과 이름이 바뀌면서 자료수집에 치중하던 업무 영역도 보존 영역까지 확대됐다.2003년에는 전문위원 2명을 채용하고 항온·항습 시설이 갖추어진 보존 서고도 마련할 수 있었다. 2002년부터는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대학창설 및 국대안 기록, 미군정청 기록, 학생운동 기록 등은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 자료들은 서울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서울대는 2006년 개교 60주년을 앞두고 올해 안에 전시실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전시실은 추모실, 업적실, 역사실로 이루어진 상설 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꾸며지게 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대 기록관 소장품 현황 ▲행정기록 약 3000건 -회의 및 행사, 교수요원채용, 수업편성, 농촌봉사, 학생단체, 대학문화 육성 등 ▲대학 역사 자료 4020건 -대학 창설 관련 기록 587건 -미군정청 기록 2543건 -50주년 기념행사 수집자료 654건 -교수기증 기록 975건 -인문대 기증기록 975건 -학생처장 기증기록 756건 ▲학생운동 기록 4330건 538철 -학생과 기록 538철 -박물관에서 넘겨받은 기록 882건 -학생자치도서관에서 넘겨받은 기록 2512건 -교수 기증기록 254건 -학생과 직원 기증기록 682건 ▲계 1만 1330건 538철
  • [새앨범]

    fi●크리드 베스트 앨범 1995년 결성돼 10년간 단 3장의 앨범을 내고 해체된 크리드의 처음이자 마지막 베스트 앨범이 나왔다.‘With Arms Open’에서부터 ‘Higher’‘My Sacrifice’ 등 차트에서 인기가 검증된 곡들만 엄선해 13곡을 실었다. 정규 레코드 발표 순서대로 담겨 있어 음악적 변천사를 쉽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크리드의 모든 뮤직비디오와 3곡의 미공개 라이브 실황이 수록된 DVD도 함께 들어 있다. ●펄잼 ‘리어뷰미러’ 앨범 시애틀 그런지록의 대표주자 펄 잼도 13년간 음악사를 정리하는 베스트앨범 ‘리어뷰미러(Rea rviewmirror)’를 내놨다.91년 데뷔, 너바나와 함께 얼터너티브록의 시대를 열었던 펄 잼의 역사가 담겨 있는 셈.‘업 사이드’와 ‘다운 사이드’로 이름 붙인 2장의 CD에 무려 33곡이 담겨 있다.1991년∼2003년까지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들이다. 너바나는 전설로 남았지만 펄 잼은 지금까지 총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트레비스 ‘싱글스’ 브릿팝의 선두 주자 트레비스도 모든 싱글들을 한데 모은 ‘트레비스:싱글스(TRAVIS:SINGLES)’를 발표했다. 데뷔 싱글 ‘All I Want To Do Is Rock’에서부터 톱10 히트곡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등 총 18곡이 수록돼 있다. 이 가운데 멜로디가 경쾌한 신곡 ‘Walking In The Sun’과 미발표곡 ‘The Distance’가 포함돼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아빠랑 엄마랑 특별한 겨울방학

    아빠랑 엄마랑 특별한 겨울방학

    기나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야 마냥 즐겁지만 부모님들은 두 달이나 되는 방학이 좀 걱정되시죠. 실내에서 뛰는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치지만 그렇다고 수십 수백만원 하는 캠프에 보내자니 빠듯한 형편에 부담이 되니까요. 그렇다면 주변에 있는 체험공방으로 눈길을 돌려보세요.1만원 안팎이면 도자기도 만들고 무지개 양초, 귀걸이나 목걸이를 만들 수 있는 공방들이 많습니다. 또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을 위한 곤충박물관이나 인삼에 대해 알려주는 인삼박물관 등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도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보세요. 아이들과 웃으며 지내는 즐거운 시간, 가족간의 정이 새록새록 깊어질 것입니다. ■혜지네와 함께하는 공방 오선규(33·회사원)씨는 장난꾸러기 두 아이, 혜지(8·신곡초1)와 정민(7)을 위해 경기도 안성 너리굴문화마을 체험에 나섰다. 너리굴 문화마을은 안성 보개면 깊은 산 속에 만들어진 문화체험 공간. 금속공방, 칠보공방 등 7개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이 있다는 엄마의 이야기에 출발 전부터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난 예쁜 초를 만들래.”,“아니야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어야지.” 오랜만의 행복한 다툼이다.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간다. 이런 산골에 문화마을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우선 양초공예를 하러 공방을 찾아간다. 문화마을답게 가는 길도 예술이다. 양과 두꺼비 등 다양한 동물조각과 사람, 장승 등을 본뜬 여러 조각들이 길 주변에 서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공방에 들어서자 정민이는 신기한 물건에 먼저 눈이 간다.“엄마 이게 뭐야?” 연탄 난로가 신기한 아이들은 손을 불에 쬐어보며 마냥 즐겁다. 선생님이 설명을 시작한다. “이것은 파라핀이에요. 여기에 염료를 넣어 파랑, 노랑, 분홍, 초록 등 다양한 색의 파라핀을 녹여서 예쁜 양초를 만들어 보세요.”파라핀은 차가우면 굳어지기 때문에 냄비에 넣고 불로 가열해서 녹인후 액체로 만든다. 예쁜 모양에 넣고 식히면 멋진 양초가 만들어진다. 이번에는 초를 어떤 형태로 만들까. 별, 하트, 입술, 꽃 등 다채로운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종이컵을 구부려 형태를 만드는 것을 가르쳐준다.“나는 하트를 만들 거야? 엄마 아빠는 뭘 만들 거야?” 아빠는 “어, 물방울 모양이 멋지겠다.”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선생님의 설명대로 종이컵을 이리저리 구부리고 접으며 가족이 함께 양초틀의 모양을 만든다. 그다음 액체로 변한 파라핀을 컵에 붓는다. 한 3분의 1정도만. 그러고는 창가에 10분 정도 놓아 굳힌다.“이번엔 노란색, 다음엔 파란색을 부어야지.” 뜨거우니 조심조심. 세 번을 차례로 다른 색 파라핀을 부어준 후 식히니 예쁜 삼색 양초가 탄생한다. 맨 위의 파라핀이 굳기 전에 심지를 심어준다. “내가 만든 양초가 제일 멋있어.” 기대에 들떴던 아이들은 20분을 기다려 종이컵을 벗겨낸다. 노랑, 파랑, 분홍 등 아름다운 양초가 모습을 드러낸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부모까지 즐겁게 한다. 예쁘게 포장까지 마치니 1시30분이 걸렸다.1인당 7000원. ‘꽥꽥 꽥’하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뛰어가는 정민.“우와∼ 거위다!”라고 소리친다. 뒤뚱거리는 거위를 보고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뛰어놀던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1인당 7000원. 꿀맛 같은 점심을 먹고 극기훈련장, 미술관 등 문화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혜지는 금속공방에 관심이 많다. 집게, 망치, 사포 등 신기한 물건이 많기 때문이다. “아빠, 이거 한번 하고 가자.”고 조르는 혜지. 아빠는 오랜만의 외출에 아이들이 바라는 것을 모두 들어줄 모양이다.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았다. 선생님이 알루미늄 철사를 구부리고 돌돌 말고 꺽으니 예쁜 나비가 되네. 신기하다. 혜지는 나비를, 정민이는 쉬운 음표모양의 열쇠고리에 도전.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1시간동안 열심히 만들어 거뜬히 작품완성.7000원. 옆에 있는 공방은 석고로 자신의 신체모양을 뜨는 소조공방. 손, 발뿐 아니라 귀, 배꼽까지 만들 수 있다. 엄마가 “아빠 입술을 한번 만들어 볼까?”하는 제안에 모두 박수로 동의. 돗자리를 깔고 누운 아빠 입술에 석고를 바른다. 신기한 듯 혜지와 정민이는 웃고 만지고 난리다.10분 뒤 떼내니 영락없는 아빠의 입술모양 완성. 오른손에는 예쁜 양초를, 왼손에는 열쇠고리를 들고 너리굴 문화마을을 나서는 아이들은 흐뭇한 웃음으로 아빠 엄마를 즐겁게 한다. 너리굴 문화마을(031-675-2171)은 이외에도 천연염색공방, 물로켓 도미노게임 등을 만드는 과학실험교실, 흙으로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는 도자공방, 칠보공예를 해보는 칠보공방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화로 예약하고 가는 편이 좋다. 또 가족들이 쉴 수 있는 펜션 형태의 숙소와 단체를 위한 숙소도 있다. 단, 너리굴 문화마을 내에 있는 어떤 숙소에서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는 없다.2곳의 식당과 레스토랑, 찻집이 깔끔해 이용하면 된다. ■경선네는 찰흙나라로 신동성·경선(신정초 3·2학년) 남매는 파주의 이시소 자연문화학교로 도자기를 만들러 갔다.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고운 찰흙인 조합토를 한 덩어리씩 나눠줬다.“으∼차가워!” 동성이는 소리쳤지만 조물조물 흙을 떼 만지면서 경선이는 “흙이 부드러워. 뭘 만들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자, 이제 도자기 만드는 법을 배워볼까.”하는 선생님을 따라 열심히 흙을 주무르고 두드리고 민다. 먼저 흙을 동그랗게 만들어 엄지손가락을 꾹 누른 다음 주변을 펴는 핀칭기법, 흙을 바닥에 놓고 손바닥으로 밀어 뱀처럼 길게 늘여 쌓아 가는 코일리기법, 넓게 편 흙을 잘라 붙이는 판성형기법으로 간단하게 컵과 그릇을 만들어본다. “이제 뭘 만들어 볼까요?”하는 선생님의 물음에 “새요, 공룡요!”하는 동성,“나비요.”하는 경선.“그럼, 자, 선생님을 따라하세요. 먼저 공룡은 흙을 떼어 이렇게 동글동글 밀어 몸통을….”하는 설명을 듣고 진지하게 따라 하는 아이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보통 2시간이면 작품 하나를 완성한다. 회비는 1만 2000원. 아이들이 만든 작품은 유약을 발라 구워서 택배로 보내준다. 또 초벌구이된 컵에 직접 그림을 그려 색칠을 할 수도 있다. 이것도 구워서 택배로 보내준다. 이시소(031-948-2072,www.isisonc.co.kr)는 이화여대 도예과 김옥조 교수가 파주 영장초등학교 분교에 연 도자기학교. 도자기체험뿐 아니라 염색체험, 자수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이밖에 도예농(031-637-6555)과 신둔면 남정리의 예원도요(031-634-2244)는 대형 흙가마를 갖추고 도자기 생산과 함께 다양한 코스의 도예교실도 운영한다. 도자기 페인팅에서부터 손으로 빚기, 물레성형, 장작 가마 안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강료는 코스별로 1만∼2만 5000원. 예약해야 한다.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에 있는 토우도예(031-885-8410)는 향기 좋은 차를 마시며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도자기전시관(054-550-6416)은 일상에서 자주 쓰였던 생활 도자기들을 전시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일체험 1만원. 백제요(www.bekjeyo.com,041-836-0300)는 1400여년전 백제토기를 전통적 방식으로 재현하는 곳.2시간동안 진행되는 백제 토기 만들기(7000원)와 백제 8문양전 탁본찍기(2000원), 천연염색(8000원) 등도 할 수 있다.선도예(www.sundoye.com,041-834-7544)에서도 황토, 치자, 쑥 등을 이용하는 자연염색, 물레와 장작가마로 토기를 만드는 체험이 가능하다. ■우성이네는 인삼박물관으로 “심봤다!심봤다!” 6살 우성이와 친구들은 처음 온 인삼박물관에서 심마니가 된 양 이곳저곳 신나게 뛰어다녔다. 박물관 입구는 산삼을 캐러 산에 오르는 듯 오르막이다. 문을 열면 인삼향이 풍긴다. 생생한 체험을 위해 박물관이 인삼향을 뿌리기 때문이다. “야∼ 인삼이 사람처럼 생겼네.” 박물관을 들어서자 바로 오른쪽에 특이한 모양 그대로의 인삼이 유리병에 담겨있다. 첫날밤(初夜), 씨름, 발레…. 제목도 있다. 남성과 여성의 상징을 닮은 남성삼, 여성삼도 있다. 아이들은 역시 심마니 체험장을 가장 좋아했다. 고려시대 옷을 입고 모형 산삼을 뽑자 “심봤다∼!”란 외침이 박물관 내부를 쩌렁쩌렁 울렸다. 예약하면 인삼박물관과 함께 고려인삼창의 견학도 가능하다.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041-830-3242로 예약하면 자세한 안내와 박물관 및 인삼창까지 견학 가능. ●곤충체험장도 가보세요 “우와, 애벌레닷!”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난 은 나무토막 밑의 흙을 몇차례 손으로 헤집자 손바닥 반만한 크기의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나타났다. 덩치 큰 애벌레는 꿈틀대지 않고 가만히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버섯 균사를 집어넣었던 구멍이 숭숭 남아있는 나무토막을 자르거나 들추면 곳곳에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의 애벌레가 숨어 있다. 애벌레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충남 부여군 규암면 수목리의 한국곤충체험학습장(www.insectkorea.com,041-836-7288)이다. 강화도의 벅스투유(www.bugs2u.com,032-934-9405), 강원도 원주의 곤충농장(www.bugs farm.co.kr,033-763-8421)은 유충, 사슴벌레, 장수풍뎅이의 변천사를 보고 직접 곤충들을 만져볼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 윤창수기자 hihi@seoul.co.kr
  • 세계의 명차 한눈에

    세계의 명차 한눈에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동차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04 세계명차 모터쇼’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다. 한·불합작 전시 기획사인 ‘유로스카이’가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는 1800년대 말부터 1940년대 말까지 제작된 ‘골동품’ 명차에서부터 미래의 첨단 컨셉트카가 총출동한다. 비행기 엔진을 장착해 가격이 50억원을 넘나드는 ‘부아쟁(VOISIN) C28’이 단연 최대 관심사. 전 세계를 통틀어 2대밖에 없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던 캐딜락도 구경할 수 있다.1889년 좌석을 마주보게 배치해 4명이 탈 수 있도록 제작된 ‘비자비(Vis-a-Vis)’와 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1970년대 말까지 영국의 스포츠카 전성기를 이끌었던 MG의 미지트, 트라이엄프의 TR6 등도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소장가들에게 보험을 들고 빌려온 차들이 대부분이어서 보험료 비용만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시대별로 7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의 상징 배경 세트까지 곁들여놓아 자동차산업 변천사 이해에 도움을 준다. 전시회는 내년 1월5일까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새로 나왔어요]

    ■ 에미넴 4집 앨범 ‘앙코르’ “부시 욕하는 건 에미넴이 ‘짱’이지 않나?” 흑인 래퍼 제이더키스가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노래를 불렀다는 기사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올 한해도 부시 대통령은 질리도록 욕을 얻어먹었는데 백인 래퍼 에미넴의 신보가 그 대미를 장식하지 않을까 싶다. 컨트리 음악의 대부 윌리 넬슨을 필두로 컨트리 그룹 딕시 칙스, 레니 크래비츠, 랩 그룹 퍼블릭 에너미·비스티보이스, 헤비메탈 그룹 메가데스, 네오펑크 그룹 그린데이 등 웬만한 가수들은 새 앨범을 낼 때나 콘서트를 할 때마다 부시를 도마 위에 올렸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부시를 비난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가장 큰 타격이 될 것처럼 보였던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까지 나왔지만 부시는 재선에 성공,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때, 평소 부시와 동료 가수들 ‘씹는데’ 일가견이 있는 에미넴이 2년만에 4집 ‘앙코르(encore)’를 냈다. 일명 ‘부시송’으로 알려진 ‘모시(Mosh)’는 비장한 사운드에 “대통령이 죽었으면 좋겠다. 오일 전쟁을 멈춰라.”라는 공격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첫 싱글 ‘저스트 루즈 잇(Just Lose It)’은 마이클 잭슨을 조롱하는 곡. 잭슨의 아동 성추행과 성형수술 부작용을 비꼰 뮤직비디오 또한 파문을 낳고 있다.‘Puke’나 ‘My 1st Single’ 등에 삽입된 구토, 방귀, 트림 소리는 그의 분노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역시 에미넴은 ‘독설의 제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재즈 역사 만화로 즐기세요 지난해 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재즈 잇 업(Jazz it up)-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100년(고려원북스 펴냄)’ 제2권이 나왔다. 뮤지션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었던 1권과 달리 2권에서는 음악에 집중, 재즈 태동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즈 스타일의 변천사와 그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의 삶, 음악관, 음악적 교류 등을 담고 있다. 재즈잡지 발행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하는 남무성 작가의 쉬운 설명은 재즈 알기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전편에 넘치는 유머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도 이 책의 장점. 김대환, 이정식 등 한국의 대표적 재즈 뮤지션들도 소개하고 있으며 이들의 작품을 담은 CD도 담겨 있다. 60년 역사의 일본 재즈 전문잡지 ‘스윙저널’에서 내년 1월부터 이 책을 연재하기로 확정할 만큼 만만찮은 내공을 갖추고 있다.1만5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EBS ‘하나뿐인 지구’ 800회 특집

    국내 최장수 환경 프로그램인 EBS 환경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매주 월 오후 10시 10분)’가 22일 800회를 맞는다.‘하나뿐인 지구’는 지난 91년 9월 ‘5분 캠페인’으로 초라한 시작을 했지만,93년 3월 30분짜리 주간 다큐멘터리로 편성되면서 본격 환경 다큐멘터리로 자리잡았다. 올해 9월부터는 시간이 50분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하나뿐인 지구’는 환경파괴 실태에 경종을 울리는 ‘환경 지킴이’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낙동강 페놀 방류사건과 새만금 간척사업의 환경파괴 현장을 꾸준히 취재·고발했으며, 북한산 고란초 군락과 순천만 갯벌 등을 찾아내 보존지역으로 지정되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제5회 한일 국제환경상,98년 제1회 교보환경문화상 등을 수상했다.10여년간 이 프로그램을 담당해 온 김광범 프로듀서는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수준을 넘어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늘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제 고발 차원을 넘어 바다쓰레기 등 국제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환경문제와 그 대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방영되는 800회 특집은 ‘미래를 위한 공존:지속가능한 삶의 대안 찾기’.14년간 방송된 내용을 에너지(핵문제), 먹을거리, 생태(물ㆍ댐문제), 쓰레기 등 4가지 주제로 분류, 재구성해 우리나라 환경문제의 변천사를 조명한다.EBS는 특집방송과 함께 26일까지 환경사진전을 연다. 또 23일에는 담당 PD와 작가들이 쓴 ‘하나뿐인 지구 800회의 기록-방송으로 본 환경’ 출판기념회와 ‘21세기 환경과 방송의 역할’ 세미나도 연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女쇼트트랙 ‘올스톱’

    ‘지금 여자 빙판은 공황.’ 한국 여자쇼트트랙 빙판이 텅 비었다. 상습 구타 파문에 휩싸인 여자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과 남녀 2명의 코칭스태프가 11일 태릉선수촌을 떠났기 때문. 이는 전날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의 긴급회의 결과 “문제의 코치 2명과 6명의 선수들을 포함, 팀 전체를 선수촌에서 퇴촌시킨다.”는 결정에 따른 것. 빙상 사상 처음인 이번 조치는 국가대표와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정지시키는 중징계로 받아들여진다.3인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양쪽의 시비를 가리는 조사에 착수했지만 언제쯤 완료하고 치유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지난 2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 빙상의 최대 위기인 셈. 가장 우려되는 것은 맞수 중국의 추격. 연맹은 이달 말 3차대회(미국)와 내달 초 4차대회(캐나다)에 출전하지 않기로 해 지난 1·2차대회에서 개인종합 1·2위를 지킨 한국은 앞으로 남은 네 차례 시리즈대회에서 선두 수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은 올해 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일궈내긴 했지만 중국은 차세대 기수 왕멍과 빙판에 복귀한 양양A를 앞세워 한국 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대회 팀 종합랭킹에서 한국과 동점(99점)으로 공동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걱정은 월드컵대회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 초 주니어세계선수권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가 줄지어 있고,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은 산 넘어 산이다.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최은경(20·한체대), 유망주 변천사(17·신목고) 강윤미(16·과천고) 허희빈(16·신목고)을 비롯한 6명의 대표팀 복귀가 늦어질 경우 훈련 부족 등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 1994년 전이경이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후 김소희-고기현-최은경-변천사로 이어진 정상 계보가 이번 사태로 자칫 맥이 끊길 수도 있어 빙상팬들의 우려를 더한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안일한 초반 대응과 개운치 않은 후속 조치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당초 6명의 대표선수들이 지난 3일 선수촌을 집단으로 이탈했을 때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기보다 서둘러 이들을 복귀시켜 봉합하는 데 급급했다.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던 것. 또 10일 선수들의 진술서를 통해 충격적인 구타 사실이 터진 직후에도 사실 확인보다는 진술서의 존재 자체를 애써 외면하다가 결국 회장단 총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자 쇼트트랙 코치들, 선수들에 무차별 구타 물의

    세계 최강의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치진으로부터 상습적인 구타속에 훈련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빙상연맹은 해당 선수와 코치진에 대해 선수촌 퇴촌 조치를 내렸다. 연맹 회장단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3일. 대표팀 에이스인 최은경(한체대)과 여수연(중앙대) 변천사 허희빈(이상 신목고) 강윤미(과천고) 진선유(광문고) 등 6명은 오후 훈련이 끝난 뒤 집단으로 선수촌을 이탈, 하루밤을 보낸 뒤 다음날 대한빙상연맹 임원들의 설득으로 복귀했다. 당시 집단이탈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벌어진 월드컵 2차대회 직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 대비, 휴식도 없이 돌입한 강훈련과 훈련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10일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혹독한 훈련 외에도 남녀 코치 2명의 ‘언어 폭력’과 구타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 한 선수는 “하루도 매를 맞지 않고 운동한 날이 없었다.”면서 “손으로 머리를 맞는 것은 보통이고, 심지어 아이스하키 스틱과 신발 등으로 팔뚝과 엉덩이, 빰을 가리지 않고 맞았다.”고 고백했다. 다른 선수도 “훈련장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를 치른 외국에서도 구타는 끊이지 않았다.”면서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연맹은 10일 오후 장장 5시간의 마라톤회의를 갖고 박성인 회장을 제외하고 7명의 회장단이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또 3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2명의 남녀 코칭스태프는 물론 여자대표팀 전체를 즉각 태릉선수촌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코치가 낸 사표의 수리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류할 예정이다. 이치상 행정부회장은 “이번 사태로 빙상을 아끼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조사를 마무리해 결과를 토대로 수습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추석연휴 가볼만한 곳] 귀성길에 ‘休 休 休’

    [추석연휴 가볼만한 곳] 귀성길에 ‘休 休 休’

    아무리 돌아가고 질러가도 귀경,귀성길은 막히기 마련이다.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고속도로에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잠깐 도로에서 빠져 여유를 가져보자.전국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30분내에 가볼만한 곳들을 안내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삽교호 함상공원(송악IC) 지난 2002년 개장한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공원이다.우리 바다를 지키다가 퇴역한 상륙함 ‘화산함’과 구축함인 ‘전주함’을 충남도가 임대해 테마공원으로 꾸몄다. 운영은 ㈜삽교호 함상공원이 맡고 있다.군함 내부에는 5인치 함포를 비롯,미사일,어뢰,폭뢰,기관포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송악IC에서 5분 거리에 있다.(041)362-3321,363-9229. 해미읍성(해미IC) 조선초에 쌓은 읍성.보존상태가 좋다.동헌,객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성내 회화나무는 수령 600년으로,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을 매달아 고문했다고 한다.성곽을 따라 한바퀴 돌며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길이는 1,160m로 천천히 걸어서 1시간쯤 걸린다.해미IC에서 10분.해미읍성 관리사무소(041)660-2540. 곰소항(줄포IC) 젓갈산지인 곰소항은 줄포IC에서 빠져 내소사 가는 길목에 있다.도로변이건 포구 어시장이건 온통 젓갈상회다.곰소가 젓갈맛으로 명성을 얻게 된데는 인접한 천일염 염전의 소금 덕이 크다.곰소 염전은 무려 면적만 15만여평에 이르는데 예로부터 이곳 염전에선 소금을 만들 때 간수를 적게 사용했다.그래서 쓴맛이 거의 없다.많이 팔리는 새우젓의 경우 김치에 들어가는 추젓이 1㎏에 7000∼1만5000원.반찬용으로 인기 있는 오젓과 육젓은 1만∼3만원. 고인돌군락(고창IC) 고창은 청동기시대의 무덤인 고인돌의 집단 밀집 지역이다.85곳 이상에서 2000기 이상이 분포하는 동양 최대의 고인돌 군락지다.특히 447기가 밀집된 고창군 아산면 죽림리,상갑리 일대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이곳엔 남방식 및 북방식 고인돌이 두루 분포해 있어 동북아 고인돌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푸른 초원 위에 늘어선 고인돌을 구경하는 탐방로는 색다른 분위기를 주는 산책 코스.고인돌공원 관리사업소 (063)563-2793 ●중부고속도로 이천도예촌(서이천IC) 이천시 사음동 및 신둔면 수남리 일대에 자연스럽게 도자마을이 형성됐다.현재 300여 업체가 모여 있다.특히 3번 국도 주변으로 도자업체들의 전시판매장 및 박물관 등이 늘어서 있어 작품 감상과 함께 구입도 할 수 있다.‘도예농‘(031-637-6555)과 신둔면 남정리의 ‘예원도요’(031-634-2244) 등에 가면 도자기 페인팅에서부터 손으로 빚기,물레성형,장작 가마 안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건강나라(일죽IC) 중부고속도로 일죽IC에서 빠져 17번 도로를 타고 용인 방향으로 5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초원 위에 지중해풍 양식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찜질방 ‘건강나라’다. 1만 5000여평의 부지에 지어진 건강나라엔 석굴암을 본떠 만든 12m 높이의 전통 한증막,대형 사우나,노천탕이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한방치료실,옥석굴,불가마,휴게실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엔 꽃과 그림,가구 등이 적절히 배치돼 있어 마치 고급 카페 같다.입장료는 찜질방만 이용할 경우 6000원,사우나 시설을 함께 이용하면 1만원.(031)674-8255. ●중앙고속도로 물돌이마을(영주IC)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는 알려지지 않은 물돌이 마을이다.고풍스러운 고가들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어우러져 마치 고향을 찾는 마음으로 다녀오기에 적당하다.내성천이 마을 삼면을 돌아 흐른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옥은 ‘해우당고택’이다.고종 16년(1879년)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海愚堂) 김낙풍(金樂豊·1825∼1900)이 1875년 건립한 가옥.이 마을에서는 가장 큰 가옥으로 옛 선비의 단아한 격식이 느껴지는 고택이다.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초가집 ‘박천립 가옥’,마을 뒤쪽의 ‘만죽재(晩竹齋) 고택’도 관심을 기울여 살펴볼 만 하다.중앙고속도로 풍기IC 또는 영주IC에서 빠져 5번 국도를 타고 문수면 방면으로 가면 된다.영주시 문화관광과(054)634-2153. 봉정사(서안동IC)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 남쪽 기슭에 있다.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조사가 세웠다.봉정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역사적,학문적인 가치가 높다. 또한 조선시대 초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대웅전과 고금당,화엄강당 등 고건축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서안동IC에서 빠져 34번 도로를 타고 안동시 방향으로 가다보면 봉정사 이정표가 나온다.(054)853-4181. ●천안-논산고속도로 마곡사(정안IC)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송림욕장과 온천을 끼고 있어 사계절 관광지로 인기다.마당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5층 석탑은 원나라 말기 라마교 양식을 본뜬 것으로 세계에서 3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귀중한 문화재이며,석탑 왼편 응진전 앞에는 마치 분재를 한 것처럼 이리저리 비틀린 노송이 고풍미를 더해준다.(041)841-6220 공산성(남공주IC)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남쪽으로 내려와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성내에는 백제의 궁궐터와 연못이 남아 있다.공산성에는 조선 인조에 얽힌 얘기도 전해온다.이괄의 난을 피해 이곳에 온 인조에게 성안마을 사람 임씨가 떡을 해 바쳤는데,맛이 하도 좋아 임금이 ‘임절미’로 불렀고 이것이 오늘날 인절미가 됐다고 한다.성곽 둘레는 2.5km로 천천히 돌아보면 2시간 정도 걸린다.입장료 일반 1000원. ●경부고속도로 아산스파비스(천안IC) 천안IC에서 빠져 628번 도로를 타고 아산 방향으로 30분 정도 직진하면 음봉면 신수리에 이르러 아산온천단지가 나온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 직지사(김천IC) 경북 김천 황악산 기슭의 직지사는 ‘다친 산짐승들이 생명력을 충전하는 곳’으로 전해내려온다.그만큼 불심이 충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직지사는 신라 19대 눌지왕 2년(418) 아도화상이 창건했고,이후 사명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고승들이 깨우침을 얻은 곳이다.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대웅전과 비로전 등이 거의 전부인 보통 크기의 절이었으나,이후 대형 불사를 일으켜 수십개의 전각,탑을 갖춘 대형 사찰이 됐다.김천IC를 나오자마자 우회전한 뒤 다시 우회전해 4번 국도를 타고 12㎞ 정도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영동고속도로 삿갓봉 온천(여주IC)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인 삿갓봉(당고개)에 위치하고 있다.지하 800m에서 솟아오르는 최고 수질의 온천수를 자랑한다.국내 최초로 안데스산 청정호수염에 아로마테라피를 접목시킨 ‘아로마 소금탕’을 즐길 수 있다.깨끗한 숲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등산과 산책을 하며 산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요금은 일반 5000원,미취학아동 4000원.(031)885-4800. 구룡사(새말IC)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에 의하여 만들어진 절로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다.울창한 숲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산책은 물론 구룡사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좋다.또 계곡 안쪽으로 구룡폭포를 비롯하여 귀암,용연 등의 경치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치악산국립공원 입장료 어른 3200원,어린이 700원.(033)732-4800. 강원참숯 숯가마(둔내IC)는 참숯으로 유명한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고래골에 자리잡고 있다.36년 동안 오직 숯만 구워온 최흥원(67)씨가 재래식으로 숯을 굽는 곳이다.이곳의 숯가마는 숯을 꺼낸 뒤 하루동안 열기를 식히고 다음날 황토숯찜질방으로 개방된다.숯가마는 모두 24개.이중 평일 2곳,휴일 3곳 정도가 찜질방으로 개방된다.나일론 옷은 고온에 녹기 때문에 반드시 면제품 옷을 입어야 한다.입장료는 5000원,면옷 대여 2000원.(033)342-4508 월정사(진부IC)는 오대산 동쪽 계곡에 있으며 1㎞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과 함께 오대산을 상징하는 사찰이다.국보 48호인 팔각 9층 석탑 및 보물 139호 월정사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볼 수 있다.(033)332-6664.여유가 있다면 역시 오대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자생식물원도 가볼만 하다.총면적 3만 3000여평에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야생화와 식물 10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033)332-7069. 임창용·나길회기자 sdragon@seoul.co.kr
  • 계룡산 자연사 박물관 21일 개관

    국내외 자연생태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계룡산 자연사 박물관’이 21일 문을 연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계룡산 자락에 있는 이 자연사 박물관은 바닥면적 3669㎡(1110평)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난 2000년 사업시행 허가가 난 지 4년여만에 개관하게 됐다. 주 전시실은 ▲1층 중앙홀=공룡의 세계,청운관 ▲2층=우주의 형성,지구의 탄생과 활동,생명의 땅 지구(I) ▲3층=생명의 땅 지구(Ⅱ),자연과 인간,자연 속으로 등으로 꾸며졌다.소장자료는 광물 6만 5566점,동·식물 2만 9196점,민속 4200점,곤충 3020점,화석 2630점,기타 10만 2456점 등 모두 20만 7248점이다. 주요 전시품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직접 발굴,복원한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일명 계룡이: 길이 25m,높이 14m)를 비롯해 동굴곰,긴흰수염고래,진품 화석,계룡산 특산식물,학봉장군 미라 등으로 1∼2년마다 교체 전시될 예정이다.입장료는 어른 1만원,학생 5000원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1985년 10월4일,제주도 화북의 해신당에서는 도항제(渡航祭)가 열렸다.‘고대 제주항로 테우 조사단’이 화북을 출발했다.원초적인 고기잡이 배 테우를 복원하여 옛 뱃길에 도전함으로써 ‘한반도~제주도’의 고대 항로를 규명해보려는 시도였다.탐라와 육지부의 교류경로,해로 변천사와 유배길 조사도 이루어졌으니,배이름도 격에 맞게 ‘물마루’로 명명되었다.노르웨이 탐험가 T 헤위에르달이 남미에서 폴리네시아군도를 향하여 전통배를 타고 떠난 콘티키(Kontiki)호의 대탐험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테우를 활용한 최초의 모험이리라.물마루호는 서귀포시 보목동에 남아 있던 여섯척 중에서 선발되었다.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 보목동 8월 중순 제주도를 찾아,‘서귀포칠십리 바다사랑회’를 이끌면서 수중탐사와 환경보존에 애쓰는 이원석 회장에게 테우와 자리 조사 안내를 부탁하였더니 약속이나 한 듯 보목동으로 이끈다.보목동이야말로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이기 때문.대부분의 제주도 포구에서 테우로 자리를 잡아왔겠지만 보목만큼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곳은 보지 못하였다. 보목에서는 매년 테우로 자리를 잡는 ‘자리돔큰잔치’를 열어왔다.보목의 자리돔큰잔치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도 사라져간 테우가 그리워서라도 몰려든단다.청년들의 보존 움직임도 활발해서 ‘보목섶섬 수중환경보호지킴이’(회장 강대환)를 조직하여 테우도 복원하고 전통어법 재현에도 힘쓰고 있다.덕분에 보목동에 가면 언제든지 테우를 볼 수 있다.그러나 한라산의 귀한 구상나무로 만들던 테우는 사라졌고 일본산 삼나무 테우들로 대체되어 조금은 안타깝다. 몇년 전의 일.제주도민들이 감귤을 들고서 북한을 집단방문한 적이 있었다.일찍이 북에 정착하게 된 제주 출신 노인 한 분을 만나게 되어 말문을 트다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무언가를 물었다고 한다.그런데 노인은 허다한 먹을거리를 제치고 ‘자리젓이 그립다.’고 하였다.초년의 입맛은 일생을 간다고 하였으니 자리젓의 아른한 향취가 5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사실 ‘자리강회’,‘자리물회’,‘자리구이’ ‘자리젓갈’ 등 자리 없는 제주도 식단은 왠지 빈자리 같다.활기 넘치는 강진국 마을회장은 우리 일행에게 “자리를 좋아한다니 절반은 제주사람으로 인정해 줍세.”라고 너스레를 놓았다.자리를 모르고서 제주도 먹을거리를 논하지 말지어다! ●고향을 지키는 고기, 그래서 이름도 ‘자리’ 오키나와에서 한반도 남해안 일부에까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아열대성 자리는 붙박이로 한군데서 일생을 마친다.서귀포 외돌개에서 보목 앞의 섶섬에 이르는 난류대를 특히 좋아한다.보목에서는 ‘겨울에 눈이 오면 개가 죽는다.’는 속담도 있다.모든 물고기가 자유롭게 먼바다를 나돌고,모든 새가 먼하늘을 나돌 것 같지만 그런 상상은 시나 노래에서나 가능하다.자리에게도 엄연히 따스한 집이 있고 그리운 고향이 있다.자리는 자신이 태어난 따스한 곳에서 가능한 한 떠나질 않는다.그래서 이름도 ‘자리’다. 보목에서는 앞의 섶섬 동쪽에 동군자리,서쪽에 서군자리,서쪽 해변에 리알자리,지귀섬의 자귀자리,쇠소각 냇물이 흘러나오는 쇠소각자리 등의 ‘자리밭’이 유명하다.어민들은 이들 자리밭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테우를 들이밀어 자리를 낚는다.경계없는 바다같지만 엄연히 바다밭이 경계를 가른다.섶섬 주변에서는 섬그늘에 모여든다면,민물이 흘러들어 기수대를 형성하는 쇠소각에서는 감미로운 민물을 마시려고 몰려든다.그래서 똑같은 바다이지만 매양 동일한 바다는 없다.문전옥답만 강조하는 육지중심 사고와 다르게 기름진 바다밭의 해양중심 사고로 바라본다면 바다마다 전혀 다른 색깔을 연출하며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밭이 다르면 같은 배추종자도 맛이 다르기 마련.보목과 우도의 자리가 같을 수 없으며,고산의 자리는 성산의 자리와 다르다.같은 보목 내에서도 여(암초)의 상태에 따라 자리의 색감과 생김새,심지어 맛까지 다르다.절기에 따라서도 알이 찬 알찬자리,자잘한 쉬자리,산란하고 난 다음에 잡히는 거죽자리 등등 이름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조류가 센 곳에서 노는 가파도자리는 뼈가 굵어 물회용에는 어울리지 않아 구이용에 적합하다.뼈가 부드럽고 맛이 고소한 보목의 자리는 구이보다도 물회나 강회에 어울리니 같은 제주도 내에서도 제각각인 셈이다. ●더위 푸는 덴 물회, 술안주엔 구이 얼마전 경남 삼천포에서 자리구이를 맛보았다.횟집 주인 왈,“수온이 높아지니 여기까지 자리가 찾아드네요.”라고 했다.이제 자리는 차츰 북상을 하여 남해 해안가에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마련한 것 같은데 남해안의 자리가 어떤 격식을 갖추고 있는가는 아직 감이 덜 잡힌다. 자리는 먹는 취향과 장소,시간에 따라서 맛도 다르다.복중의 더위풀이에는 시원한 자리물회가 그만인데 자리구이는 술안주로도 맞춤이다.자리젓국은 멸치젓과 더불어 제주민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젓갈.그런데 제주도 바깥에서는 똑같은 자리물회라도 당최 제맛이 나지 않는다.독특한 향을 내는 제피잎을 잘게 썰어넣어야 국물이 한결 시원해지는데 싱싱한 제피잎을 구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독특한 맛을 내는 제피잎 없는 자리물회는 사실 정통식이 못된다. 한때 구두미포구,서래포구,큰개머리,배개포구 등 전통적인 포구에서 25척에 이르는 테우들이 국자같이 생긴 국자사둘로 자리를 잡았다.자리만으로도 충분히 생계가 유지되었다.1명이 수경으로 물밑을 감시하면 2명이 그물을 드리워 조류에 떠들어오는 자리를 낚았다.배를 타지 않고 갯바다밭의 ‘덕’에서 자리를 잡는 덕자리사둘,동그란 모양의 사둘을 도르래의 힘으로 드리우거나 올리며 낚아가는 가장 보편적인 어법이었던 동고락사둘도 행해졌다. ●자리잡이·해초 채취… 전천후 다목적 배 그러나 GPS로 바뀌면서 배도 발동선으로 바뀌었으니 전통 테우 자리잡이도 한폭의 사진으로만 남은 셈이다.‘자리 삽서(사세요).’라고 외치며 마을길을 나다니던 아낙들의 외침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전통어법은 사라졌으나 자리잡이의 경제적 이득은 여전히 높아서 지금도 보목의 살림살이를 살찌우게 한다. 테우는 자리잡이에만 쓰였던 배가 아니다.전천후,다목적이었으니 해초 채취에도 요긴했다.바다마을 사람들은 기름진 해초 없이는 푸석푸석한 화산토에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해초 채취에 테우가 더할나위 없이 요긴했으니 해초를 그득 싣고 돌아오는 풍경 역시 화학비료에 떠밀려서 저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테우는 물마루호의 실험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제주민의 해상교통에 절대적인 수단이었다.탐라의 고대 대외교류도 테우에 의존하였다.삼국지동이전에 이르길,“배를 타고 왕래하면서 물건을 사고판다.”고 하였으니,테우를 이용한 교역이 일찍부터 이루어졌다.독일인 겐테(S.Genthe)는 ‘제주도탐험과 동해 중국에서의 표류’란 표류기에서,테우의 위력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어떤 파도에도 끄떡없는 이음새 영접하기 위해 보낸 배는 이상한 배였다.보트도 아니고,카누나 속을 파낸 통나무도 아니었다.뱃전이나 배의 구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거대한 뗏목이었다.거센 파도라는 어쩔 도리 없는 조건 때문에 적응법칙에 따라,예컨대 동인도의 마드라스 해안의 파도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었던 것과 비슷하게,기상천외의 물건이 만들어졌음이 이내 밝혀졌다.거칠고 격렬하게 출렁이며 크고 육중하게 굴러오는 사나운 파도가 끊임없이 그 선박을 덮쳤다.막힌 보트라면 금방 물이 가득 차서 뒤집힐 것 같았다. 그러나 튼튼한 이음매의 큼직한 틈새가 있어서 부딪치는 파도의 위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큼직한 통나무들로 엮어 만든 듬성듬성한 이 선대(船臺)는 어떤 경우에도 물이 차서 뒤집힐 리가 없었다. 제주도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섬이다.중요 물자는 배로 움직였다.전통시대에 일주도로·관통도로가 없었음은 당연한 일.‘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미국의 브루스 커밍스도 광복 당시의 빈약한 교통로를 이렇게 말했다.“ 섬을 둘러싼 좁은 도로가 있었을 뿐이다.1940년대 당시 제주시에서 섬을 횡단하여 서귀포로 가는 도로는 부설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사정은 더욱 어려웠으리라. ●맥 잇는 마을 있어 그나마 위안 테우는 사라졌어도 테우를 복원해서 끝내 이어가겠다는 마을이 있음은 일말의 위안이 된다.신혼여행객도 태우고,문화관광특구도 만들어 당찬 마을로 가꾸겠다는 결의에 가득찬 것을 보니,법고창신(法古創新)의 의연한 길을 모색하는 듯하여 감개무량이다.비록 배는 낡고 덜 효율적이지만 전통을 살려서 미래의 바다로 가꾸어 나간다는 바다살림의 의지는 바로 문화적 종다원성을 지키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해변가로 유별나게 솟구친 가파른 ‘제지기오름’에 오르니 보목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절대보호구역인 섶섬의 자연경관적 가치에 관해서는 무엇을 더 논하랴.관광객에게는 눈요기에 불과한 섶섬이지만 자리돔에게는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붙박이 자리’임을 애써 기록하고 돌아온다.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동분서주하면서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섶섬의 자리들은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만 같다.
  • 집-6000년 인류 주거의 역사/노버트 쉐나우어 지음

    인간 사회에서 집은 가장 기본적이고 본능적 필요성이 반영되는 생존의 필요조건이자 잉여의 투영이다.또 한 시대,개개인이나 그 집단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려내는 자화상이자 역사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집을 포함한 모든 구조물은 필요를 반영하며,필요는 생활과 관습의 축적에서 나온다.관습은 자연스럽게 그 사회와 색조를 같이 하며,그 색조를 낳는 것은 사회를 지탱하는 이념이다.그래서 집은 한 시대,한 사회의 실록과 비견되는 역사성을 담은 유형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노버트 쉐나우어의 신간 ‘집-6000년 인류 주거의 역사’는 선사(先史)와 유사(遺史)의 시대를 살았던 인류의 자취를 건축이라는 스펙트럼으로 다시 조영하는 역저로 손색이 없다.저자는 선사시대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기능과 형태의 진화를 거듭해온 집의 역사를 40여년의 연구 끝에 집대성했다. 그는 저서에서 “집의 역사를 탐구하는 작업은 인류 문명의 진보와 퇴락을 실체적으로 더듬는 일이며,나아가 문명을 가능하게 한 개개인의 내밀한 필요와 욕망이 주거공간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살필 수 있는 유의미한 모색”이라고 규정한다.집이란 인간의 이성과 자연환경은 물론 정치와 사회경제적 조건까지를 퍼담는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문화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책은 원주민의 움막과 유랑민의 천막집,고대도시의 주거는 물론 근대의 양식건축까지 모든 주거양식을 망라해 집의 변천사를 풀어헤치고 있다.또 집의 정체성에 접근하기 위해 북극의 이누이트족,호주의 아룬타족,남미의 인디언은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각지의 특색있는 주거유형을 모두 섭렵해 보인다.이번에 출간된 번역판에서는 원저에 없는 ‘한국의 주거’도 포함돼 있다. 그는 책에서 6000년 인류 역사를 지탱하는 실체적 증거로 집을 들고 그 원형과 발달과정을 꼼꼼하게 추적한다.동양의 특징적 주거 유형인 ‘내향형 중정주택’과 서양의 문화를 담은 ‘도시주거’를 살펴 동서양문화의 ‘같고 다름’을 집의 양식이라는 독도법으로 조영하는가 하면 기존 문명사를 부정하는 놀라운 주장도 편다.우리가 주거의 시원으로 알고 있는 동굴이 사실은 수렵채집사회에서의 임시거처였을 뿐 최초의 자생적 원시주거는 어머니의 자궁을 닮은 움막이라는 것. 이런 탐구의 경로를 거쳐 그가 제시한 미래는 결코 서양식이 아니다.서양식이라는 게 너무 크고,단단하며,소통의 통로가 없어서다. 그가 “우리는 조금 모자라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하며 자연은 정복해야 할 적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갈 동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한 말은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고언이 아닐까.3만 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7) 두타연의 물안개

    ‘쏴아아…,찌르르‘ 강원도 양구군 민간인통제선을 가로질러 금강산 장안사를 향해 오르는 길은 폭포와 이름모를 풀벌레,새소리 화음이 절묘하다.포연이 사라지고 사람의 인적이 끊긴지 51년.한국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풀 한 포기 온전히 남지 않았던 곳이 울창한 밀림으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양구에서 장안사까지 걸어서 반나절이면 족했던 그 길은 맑게 흐르는 수입천을 따라 왕성한 생명의 숨소리로 가득하다. 비포장 초입 길섶부터 신갈나무 군락지가 눈이 멀게 뻗어 있고 철책선을 앞두고 중간쯤에 이르면 두타연 폭포가 시원스레 물길을 가른다.폭포와 물안개 속에 떠있는 바위마다 돌단풍과 물이끼가 파랗게 수를 놓았고 검푸른 소(沼)에는 열목어,금강모치,쉬리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이 터 잡은지 오래다. ●열목어 등 냉수성 어종 천국 용틀임치며 폭포를 만드는 물길 덕분에 물 속 용존산소가 풍부해 물고기가 살기에는 그만이다.주변에 나무가 울창하고 습지가 잘 발달해 있어 곤충 등 먹잇감이 풍부한 것도 물고기가 살기에 더없이 좋다. 두타연 일대는 휴전 직전까지 밀고 밀리던 격전지로,모든 것이 초토화된 이후 새롭게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어서 전문가들의 관심이 큰 곳이다.전쟁 이후 사람들의 간섭 없이 만들어진 2차 식생지역으로 신갈나무,개박달나무,물푸레나무,느릅나무,신나무,찔레나무 등이 밀림처럼 빼곡하다. 다래나무 덩굴까지 어우러져 멀리서 보면 수입천을 따라 형성된 숲 전체가 뭉게구름처럼 몽실거린다.하천가에서 우점종(優占種·일정 범위 안의 식물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 종)이 된 활엽수가 독특한 식생을 이룬 모습이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 자라는 소나무는 바위가 많은 주변지역으로 밀려나 초라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이다. ●신갈나무 활엽수림 군락지 형성 산등성이와 암벽 지역마다 군락을 이룬 신갈나무는 하천변 모래에까지 씨를 날려 왕성한 번식력을 보여주고 있다.1∼2㎝ 크기의 앙증맞은 신갈나무 작은 새싹들이 발그스레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다.두타연 상류 오목오목 파인 바위그릇마다 물참나무 도토리 껍질이 수북하다.다람쥐와 청설모 등 작은 포유류가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두타연에서 수입천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구불구불 1시간쯤 걸었을까….한약재로 귀하게 쓰이는 황벽나무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염료로 쓰이거나 위장병에 특효이다 보니 이제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희귀나무가 되어버린 종(種)이다. 이곳 두타연에서는 지뢰가 사람들의 접근을 막으며 자연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폭포 옆 습지에는 아름드리 버드나무와 오리나무·신나무가 자라고,평지에는 초창기 군부대에서 심었을 아까시나무가 씨앗을 날려 울창하다.초본류는 원추리와 돌단풍,나리,오이풀,그늘사초,산거울 등 우리 주변에서 낯익은 것들이 대부분이다.갈대를 닮은 달뿌리풀이 게릴라 전법으로 물가를 찾아 뻗어나가며 왕성한 번식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습지에는 ‘큰방울새란(蘭)’ 서식 ‘큰방울새란’처럼 흔치 않은 종도 발견된다.두타연 부근 지 바위 틈에 네댓 송이씩 올망졸망 자라는 큰방울새란은 수줍은 여인의 모습 그대로다.7∼8㎝ 안팎의 가녀린 몸에 새끼손톱만한 두세 개의 작은 잎새를 달고 진분홍의 꽃술을 연분홍과 흰색 꽃잎으로 감싸며 함초롬히 피어낸 한 송이씩의 꽃이라니….여린 몸집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가 짙다.환경오염이 안된 청정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난이기에 더욱 사랑스럽다. 두타연 인근,수백미터는 족히 넘게 발달된 습지는 건강한 하천을 유지시켜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생물들의 중간 완충지대로 각종 미생물과 곤충이 있고 강도래,날도래 등이 서식하며 물고기의 풍부한 먹이 서식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길따라 두타연 상류로 이어진 물줄기 돌웅덩이마다 올챙이가 떼지어 퇴적된 나뭇잎 사이로 숨바꼭질한다.육식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면서 건강한 하천의 전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수입천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는 너럭바위와 돌을 타고 흐르며 붉은색,청색,녹색으로 알록달록 기막힌 장관을 연출한다.두타연의 열목어처럼 수입천을 거슬러 금강산 장안사를 돌아보는 그날은 언제나 올는지…. 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전문가 칼럼 두타연은 산골 중에서도 산골이다.동해를 막고 서 있는 향로봉(1296m),마산(1052m),설악산(1708m)의 산줄기를 넘고,인북천을 건넌 다음에도 매봉(1290m),가칠봉(1242m),대암산(1304m)을 넘어야 볼 수 있다.서해의 기운은 이보다 더 멀리 있다.연백평야를 지나 임진강을 건넌 다음,한북정맥을 넘어서 북한강을 건너고,어은산(1277m) 백석산(1142m)을 지나야 비로소 두타연에 이를 수 있다. 두타연은 불교식 이름에서 풍기듯 주변 경관도 신비롭다.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의 신비함은 말할 것도 없고,깎아지른 듯한 암벽에서 수직으로 자라는 소나무,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물결을 고르고 있는 웅덩이,그리고 이어지는 여울과 소의 반복….이런 조건은 두타연을 우리나라에서 냉수성 어종의 물고기들이 가장 다양한 곳으로 만들었다.금강모치·쉬리·배가사리·돌상어·새코미꾸리·미유기·꺽지 등과 같은 한국 고유종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변천사를 말해주는 열목어도 많다.특히 중간에 있는 낮은 폭포는 두타연 상류와 하류의 물고기들을 나누는 경계가 된다.열목어 등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종류는 상류에서도 발견되는 반면 작은 어종은 하류에서만 발견된다. 이렇듯 폭포와 못이 어울리며 키워낸 많은 어류는 물까치와 같은 새들도 불러모은다.큰방울새란 등 아름다운 난초가 자라는 습지도 다양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붉은배새매(천연기념물 323호),까막딱다구리(천연기념물 242호)도 날아든다.하지만 두타연은 주변 산세가 험해 뭇 생물들의 난잡한 접근은 금한다.어떻게 보면 산이 아니라 거대한 암벽으로 병풍을 쳐놓은 듯하다.이와 같은 경관 조건은 오지로서의 지리 조건과 함께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준다.산양(천연기념물 217호)의 피난처가 되고,독수리 부리를 닮은 암봉에서는 독수리(천연기념물 243호) 가족들이 놀다 간다.또한 이 부근에는 숲 속을 날아다니는 포유류인 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328호)도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또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해,벌써 양구군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이벤트로 두타연을 소개하는 행사를 벌인다.하지만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훼손하면 차라리 소개하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다.두타연을 살리는 지혜로운 대안을 기대해 본다. 신준환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장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7) 두타연의 물안개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7) 두타연의 물안개

    ‘쏴아아…,찌르르‘ 강원도 양구군 민간인통제선을 가로질러 금강산 장안사를 향해 오르는 길은 폭포와 이름모를 풀벌레,새소리 화음이 절묘하다.포연이 사라지고 사람의 인적이 끊긴지 51년.한국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풀 한 포기 온전히 남지 않았던 곳이 울창한 밀림으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양구에서 장안사까지 걸어서 반나절이면 족했던 그 길은 맑게 흐르는 수입천을 따라 왕성한 생명의 숨소리로 가득하다. 비포장 초입 길섶부터 신갈나무 군락지가 눈이 멀게 뻗어 있고 철책선을 앞두고 중간쯤에 이르면 두타연 폭포가 시원스레 물길을 가른다.폭포와 물안개 속에 떠있는 바위마다 돌단풍과 물이끼가 파랗게 수를 놓았고 검푸른 소(沼)에는 열목어,금강모치,쉬리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이 터 잡은지 오래다. ●열목어 등 냉수성 어종 천국 용틀임치며 폭포를 만드는 물길 덕분에 물 속 용존산소가 풍부해 물고기가 살기에는 그만이다.주변에 나무가 울창하고 습지가 잘 발달해 있어 곤충 등 먹잇감이 풍부한 것도 물고기가 살기에 더없이 좋다. 두타연 일대는 휴전 직전까지 밀고 밀리던 격전지로,모든 것이 초토화된 이후 새롭게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어서 전문가들의 관심이 큰 곳이다.전쟁 이후 사람들의 간섭 없이 만들어진 2차 식생지역으로 신갈나무,개박달나무,물푸레나무,느릅나무,신나무,찔레나무 등이 밀림처럼 빼곡하다. 다래나무 덩굴까지 어우러져 멀리서 보면 수입천을 따라 형성된 숲 전체가 뭉게구름처럼 몽실거린다.하천가에서 우점종(優占種·일정 범위 안의 식물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 종)이 된 활엽수가 독특한 식생을 이룬 모습이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 자라는 소나무는 바위가 많은 주변지역으로 밀려나 초라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이다. ●신갈나무 활엽수림 군락지 형성 산등성이와 암벽 지역마다 군락을 이룬 신갈나무는 하천변 모래에까지 씨를 날려 왕성한 번식력을 보여주고 있다.1∼2㎝ 크기의 앙증맞은 신갈나무 작은 새싹들이 발그스레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다.두타연 상류 오목오목 파인 바위그릇마다 물참나무 도토리 껍질이 수북하다.다람쥐와 청설모 등 작은 포유류가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두타연에서 수입천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구불구불 1시간쯤 걸었을까….한약재로 귀하게 쓰이는 황벽나무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염료로 쓰이거나 위장병에 특효이다 보니 이제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희귀나무가 되어버린 종(種)이다. 이곳 두타연에서는 지뢰가 사람들의 접근을 막으며 자연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폭포 옆 습지에는 아름드리 버드나무와 오리나무·신나무가 자라고,평지에는 초창기 군부대에서 심었을 아까시나무가 씨앗을 날려 울창하다.초본류는 원추리와 돌단풍,나리,오이풀,그늘사초,산거울 등 우리 주변에서 낯익은 것들이 대부분이다.갈대를 닮은 달뿌리풀이 게릴라 전법으로 물가를 찾아 뻗어나가며 왕성한 번식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습지에는 ‘큰방울새란(蘭)’ 서식 ‘큰방울새란’처럼 흔치 않은 종도 발견된다.두타연 부근 지 바위 틈에 네댓 송이씩 올망졸망 자라는 큰방울새란은 수줍은 여인의 모습 그대로다.7∼8㎝ 안팎의 가녀린 몸에 새끼손톱만한 두세 개의 작은 잎새를 달고 진분홍의 꽃술을 연분홍과 흰색 꽃잎으로 감싸며 함초롬히 피어낸 한 송이씩의 꽃이라니….여린 몸집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가 짙다.환경오염이 안된 청정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난이기에 더욱 사랑스럽다. 두타연 인근,수백미터는 족히 넘게 발달된 습지는 건강한 하천을 유지시켜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생물들의 중간 완충지대로 각종 미생물과 곤충이 있고 강도래,날도래 등이 서식하며 물고기의 풍부한 먹이 서식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길따라 두타연 상류로 이어진 물줄기 돌웅덩이마다 올챙이가 떼지어 퇴적된 나뭇잎 사이로 숨바꼭질한다.육식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면서 건강한 하천의 전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수입천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는 너럭바위와 돌을 타고 흐르며 붉은색,청색,녹색으로 알록달록 기막힌 장관을 연출한다.두타연의 열목어처럼 수입천을 거슬러 금강산 장안사를 돌아보는 그날은 언제나 올는지…. 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전문가 칼럼 두타연은 산골 중에서도 산골이다.동해를 막고 서 있는 향로봉(1296m),마산(1052m),설악산(1708m)의 산줄기를 넘고,인북천을 건넌 다음에도 매봉(1290m),가칠봉(1242m),대암산(1304m)을 넘어야 볼 수 있다.서해의 기운은 이보다 더 멀리 있다.연백평야를 지나 임진강을 건넌 다음,한북정맥을 넘어서 북한강을 건너고,어은산(1277m) 백석산(1142m)을 지나야 비로소 두타연에 이를 수 있다. 두타연은 불교식 이름에서 풍기듯 주변 경관도 신비롭다.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의 신비함은 말할 것도 없고,깎아지른 듯한 암벽에서 수직으로 자라는 소나무,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물결을 고르고 있는 웅덩이,그리고 이어지는 여울과 소의 반복….이런 조건은 두타연을 우리나라에서 냉수성 어종의 물고기들이 가장 다양한 곳으로 만들었다.금강모치·쉬리·배가사리·돌상어·새코미꾸리·미유기·꺽지 등과 같은 한국 고유종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변천사를 말해주는 열목어도 많다.특히 중간에 있는 낮은 폭포는 두타연 상류와 하류의 물고기들을 나누는 경계가 된다.열목어 등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종류는 상류에서도 발견되는 반면 작은 어종은 하류에서만 발견된다. 이렇듯 폭포와 못이 어울리며 키워낸 많은 어류는 물까치와 같은 새들도 불러모은다.큰방울새란 등 아름다운 난초가 자라는 습지도 다양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붉은배새매(천연기념물 323호),까막딱다구리(천연기념물 242호)도 날아든다.하지만 두타연은 주변 산세가 험해 뭇 생물들의 난잡한 접근은 금한다.어떻게 보면 산이 아니라 거대한 암벽으로 병풍을 쳐놓은 듯하다.이와 같은 경관 조건은 오지로서의 지리 조건과 함께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준다.산양(천연기념물 217호)의 피난처가 되고,독수리 부리를 닮은 암봉에서는 독수리(천연기념물 243호) 가족들이 놀다 간다.또한 이 부근에는 숲 속을 날아다니는 포유류인 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328호)도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또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해,벌써 양구군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이벤트로 두타연을 소개하는 행사를 벌인다.하지만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훼손하면 차라리 소개하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다.두타연을 살리는 지혜로운 대안을 기대해 본다. 신준환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장
  • 여행이야기/이진홍 지음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를 읽을 뿐이다.” 성(聖) 아우구스티누스는 여행을 이렇게 찬미했다.여행은 관용과 겸손을 가르쳐 주고 세상의 이치에 눈뜨게 만든다.여행은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가장 본질적이고 오래된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살림출판사가 펴내는 살림지식총서 100호로 나온 ‘여행이야기’(이진홍 지음)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여행의 변천사부터 살핀다.고대의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이동을 했다.이후 로마제국이 무너지고 치안문란과 도로의 황폐 등 악조건이 겹치면서 중세 십자군전쟁 때까지는 ‘여행의 공백시대’가 이어졌다.그러나 십자군전쟁은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고,여행과 모험의 취향을 자극했다.대항해 시대의 개막과 함께 외부세계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는 위대한 발견의 시기를 몰고온 것이다.바스코 다 가마는 인도항로를 개척했고,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세계정복의 선두주자로 나섰다.그러나 근대적인 의미의 여행,즉 관광으로서의 여행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말에 와서다. 여행은 문학의 원천이다.수많은 문학가들이 여행을 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찾고 그 세계를 문학 속에 풀어놓는다.여행이란 자유에 대한 갈망이며,또 다른 존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프랑스의 박물학자 테오도르 모노는 늙고 병든 상태에서도 사막의 부름을 외면하지 못했고,영국의 작가 스티븐슨은 습진에 걸려 움직일 수 없었음에도 텐트를 치고 산에서 야영을 즐겼다.영국의 귀족시인 바이런은 베네치아에서 이 도시를 잃은 슬픔을 노래했다.이 책에서는 끝없이 미지의 세계를 동경한 문학가들의 여행 이야기가 펼쳐진다.프랑스 소설가 폴 모랑의 말대로 우리는 오늘도 “존재하기 위해서,생존하기 위해서,떨쳐버리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가 보다.33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물의 도시,돌의 도시,영원의 도시 로마/스티븐 로 지음

    세계적 수상도시인 베네치아나 나폴리,카타니아 같은 항구도시가 아니라 해안에서 30㎞나 떨어진 내륙의 언덕 도시 로마.로마는 어떻게 ‘물의 도시’란 별명을 얻을 수 있었을까.그것은 바로 수로 건설에 힘입은 물문화 때문이다.고대 로마인들은 거대한 아치 구조물과 지하통로로 이뤄진 방대한 수로망을 갖췄다.그러면 로마는 왜 ‘돌의 도시’인가.로마 건축술의 정점인 콜로세움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거대한 건축물’이란 뜻의 이 원형 경기장 공사에 사용된 석회화는 10만여㎥,돌 블록을 연결하는 데 쓰인 쇠가 300만t이나 됐으니 그렇게 불릴 만도 하다. ‘물의 도시,돌의 도시,영원의 도시 로마’(신상화 지음,청년사 펴냄)는 고대에서 오늘에 이르는 로마의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준다.몇백년에 걸쳐 지중해 세계를 지배한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고대문명의 정점이었던 로마는 로마제국의 멸망에 따른 쇠퇴기를 거치지만 르네상스의 중심으로 부활한다.현대에 이르러서는 고대 로마의 문화만을 계승하려는 무솔리니에 의해 역사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렸다.로마사와 라틴 비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이처럼 역동적인 로마의 역사를 각 시대별 유적을 중심으로 살핀다. 로마의 광장은 고대 로마의 심장이다.그것은 한때 시민에게 열려 있는 정치문화 공간이자 쉼터였지만 차츰 황제들을 위한 장소로 바뀌었다.황제들의 신전과 동상을 세우면서 황제들의 정치적 치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변모해간 것이다.로마의 광장에는 쿠리아라 불리는 원로원 건물,시민들의 공용 건축물인 바실리카 유적,옛 로마를 건설한 초대왕 로물루스가 사라진 곳이라는 전설이 어린 ‘라피스 니게르(검정 대리석)’ 자리 등이 있다.책은 각종 사진자료와 도판 등을 통해 고대 로마의 광장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로마는 ‘만신전의 도시’다.로마의 토착신을 비롯해 그리스에서 받아들인 신,동방의 신 등 다종다양한 신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로마인의 실용적이고 현실적 종교관을 반영하는 대목이다.로마 사람들은 딱히 신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필요에 따라 신전을 세웠다.캄피돌리오 언덕 위의 ‘신의의 신전’,토레 아르젠티나 광장의 ‘행운의 신전’,퀴리날레 언덕의 ‘건강의 신전’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로마 황제를 신격화해 그들의 신전을 세우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 책은 기존의 로마 관련서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무솔리니 시대의 ‘변모한’ 로마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룬다.무솔리니가 도로 건설 못지않게 힘을 쏟은 사업은 고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관련된 발굴작업.무솔리니는 파시스트 제국과 로마제국간의 연관성을 강조했으며,자신을 아우구스투스와 동일시하려 했다.자신을 ‘제2의 아우구스투스’로 여긴 무솔리니는 스페인과 갈리아를 평정한 아우구스투스에게 원로원이 바친 기념물 ‘평화의 제단’을 복원하도록 했다.그러나 파시스트 정권의 재개발 사업은 일관성이 결여돼 중세와 근대에 기원을 둔 여러 교회와 궁전,서민들의 구역을 파괴했으며 고대의 영광이란 구호가 무색하게 애써 찾아낸 옛 유산들을 다시 덮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황제들의 광장’의 유적들은 무솔리니가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가도를 건설함에 따라 절반 가량이 땅 속에 파묻혔다.저자는 로마를 고대와 중세,르네상스가 퇴적물처럼 쌓여 발전한 ‘3층의 도시’라고 정의한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현대문학 창작선 최일남 ‘석류’ 김채원 ‘지붕밑의…‘

    현대문학사가 발행하는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이 내년 1월이면 창간 50돌을 맞는다. 현대문학사는 현존하는 월간 문예지 가운데 최장수라는 양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내용면에서 알찬 내실을 다져왔음을 확인하듯 최근 의욕적인 기획물을 내놓기 시작했다.그 가운데 하나가 ‘현대문학 창작선’으로,1차로 펴낸 창작집의 주인공이 중견 작가 최일남과 김채원씨 등 내로라 하는 작가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작품으로 빚는 방식이 다른 두 작가의 창작집 ‘석류’와 ‘지붕 밑의 바이올린’의 세계로 들어가본다.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의 해학에 낄낄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석류’)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단추를 꼬옥 채운 채 끝없이 본원의 세계를 동경하는 ‘내면의 열정’도 맛볼 수 있다. ●‘석류’ 곰삭은 해학미 속도는 더디지만 읽을수록 곰삭은 맛이 우러나는 작품으로 인상지어진 작가가 4년 만에 낸 13번째 창작집.2001년 이후 쓴 7편의 중단편에 97년에 쓴 작품 1편을 보탠 것으로,세상을 그리는 작가의 해학과 넉넉함이 그득하다.구체적으로 작가는 가는 것과 오는 것을 비교하면서 애잔한 심정을 들려준다.세상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대서사(代書士) 부자의 운명을 다룬 ‘명필 한덕봉’,미국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려 서울의 변모와 ‘우리’보다는 ‘나’를 중시하는 개인주의로의 변화 과정을 그린 ‘돈암동’ 등에서 작가의 연륜은 빛난다. 작가는 또 ‘소주의 슬픔’에서 친구를 하관한 뒤 묘 앞에서 술문화의 변천사를 들려주는가 하면 가난했던 지난 날을 돌이키는 표제작에서는 이른 죽음을 감지한 듯 정서적으로 조숙했던 누이가 죽기 전 ‘석류가 먹고 싶다’고 하자 한겨울에 석류를 구해준 어머니의 깊은 회한을 아련하게 되살린다. ●‘지붕 밑의‘ 끝없는 본원 탐구 지난해 마무리한 연작소설집 ‘가을의 환’이 보여주듯 김채원의 작품세계는 모호한 현실과 삶에 대한 생래적이고 막연한 두려움으로 집약된다.그러면서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근원에의 탐색을 시도하는 특징을 갖는다. 최근까지 발표한 11편의 작품을 모은 이번 창작집도 그 연장선에 있다.실체없는 삶과 현실에 직면한 소설속 주인공들은 당연히 갈증을 느낀다.본원이 여기가 아닌 어디,이것이 아닌 저것이 있으리라 여기며 끝없이 방황하거나(‘바다의 거울’) 무기력한 자신에게서 끊임없이 벗어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자정 가까이’). 그러나 작가는 이들에게 명쾌한 대답을 주는 대신 허무와 맞닥뜨리게 만든다.비록 힘들지 모르지만 그 세계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세상이란 어차피 “남과 같은 자기를 안고 몸부림치는 곳”이기에(‘푸른 미로’),또 저마다의 고통으로 앓고 있기에 다가서는 것 자체로 고통이 될 지도 모른다.그래서 작가는 ‘인 마이 메로미’‘봄날에 찍은 사진’속 주인공들처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자기만의 공간’을 지니면 세상을 헤쳐갈 길이 보일 지 모른다고 속삭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이그림 파는 건가요?’ 펴낸 미술평론가 임창섭 씨

    “이발소에 가면 ‘이발소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밀레의 ‘만종’을 흉내낸 그림이 대표적이었지요.그 다음으로 초가집 옆에 물레방아,어떤 알프스 같은 뾰족한 산을 그린 그림이 많았습니다.요즘에는 ‘야한 여인’이 인쇄된 그림이 점령했지요.” 미술평론가 임창섭(44·미술사학 박사)씨는 ‘이발소 그림’의 변천사를 재미있게 분석한다.예나 지금이나 이발소에 가면 반드시 ‘무슨 그림’이 걸려 있다고 했다.이발소 주인은 아무 생각없이 걸어놓고,손님 또한 그저 무심하게 쳐다볼 뿐이란다.글로 따지면 문맥이 전혀 맞지 않는 그림도 많다고.이러한 특징 때문에 오랫동안 ‘이발소 그림’이라고 불려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발소 그림’은 어떻게 시작됐을까.그는 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이 그림 파는 건가요?’라는 이색적인 책을 최근에 펴냈다(들녁刊).화단 언저리의 세계를 흥미롭게 다뤄 눈길을 끈다. “19세기말,20세기초 일본은 서양화를 받아들이면서 밀레를 중심으로 한 학파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1893년 파리 유학후 귀국한 동경미술학교의 구로다 교수가 당시 서양화풍을 주도했지요.또 동경미술학교 교수들이 우리나라의 관전(官展)이었던 ‘조선미술전람회’ 심사위원으로 참가했습니다.이 무렵 신문물의 하나인 우리 이발소에 일본 유학파들이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밀레의 그림이 등장했지요.” 이후 이발소 그림은 눈높이가 변하면서 대중의 흐름을 따랐다고 그는 설명했다.빠르게 마르는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면서 밀레의 ‘만종’ ‘이삭줍는 여인’외에 돛단배나 초가집 혹은 눈덮인 뾰족산이 전형적인 ‘이발소 그림’으로 등장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이발소 그림에는 작가가 없다.있어도 가명이나 영문 알파벳으로 이니셜만 있어 이름을 알 수 없다.”면서 “한때는 수출주력 상품으로 육성하자는 주장도 있었고 지금 역시 이발소 그림은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이래저래 이발소 그림은 미술문화의 한 부분을 담당해왔단다.요즘에도 그림시장에서 ‘이발소 그림’을 달라고 하면 산과 계곡 등이 그려진 풍경화를 가장 먼저 보여준다고 했다. “지구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이래 사과 한 알 실감나게 그리는 데 9만년쯤 걸렸습니다.또 그리스의 미술에서 발가락을 그리기까지는 수백년이 걸렸습니다.” 다음은 그가 전하는 그림 관람객의 세 가지 유형이다.▲일류=고개를 갸웃거리며 위아래로 그림을 훑어본다.그리고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다음 그림으로 게걸음한다.▲이류=화랑문을 확 열고 들어와 빠른 걸음으로 그림을 쭉 훑고 나가버린다.그런 다음 작가의 팸플릿을 반드시 본다.▲삼류=그림 앞에 딱 붙어 열심히 본다.손가락으로 그림을 푹 찔러본다.요즘에는 디지털카메라가 부착된 휴대전화로 연방 그림을 찍어댄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책꽂이]

    ●모건의 길(콜린 매컬로 지음,김영희 옮김,문학사상사 펴냄)‘가시나무 새’로 감동을 준 작가의 장편.호주행 첫 죄수 호송선에 실려 신세계에 내동댕이치듯 정착한 이주민들의 개척사를 등장 인물들의 삶과 사랑을 통해 그린 대하 서사시.모두 2권,각권 9000원 ●SF부족들의 새로운 문학 혁명,SF의 탄생과 비상(임종기 지음,책세상 펴냄)환상문학 창작 공동체 ‘리얼판타’의 편집주간인 저자가 펼치는 SF문학 변천사.통사적 기술이 아니라 로봇과 유토피아,종말,신화 등의 주제어를 중심으로 철학적 사회학적으로 분석.5900원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 ●불량소녀(다이도 다마키 지음,김성기 옮김,황금가지 펴냄)지난해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과 후보작.힘있는 문체와 탄탄한 구성으로 60대 노인과 순정파 노처녀의 연애를 다루거나(‘이렇게…)호스티스 아르바이트를 하는 열아홉살 소녀의 일상(불량소녀)을 자연스럽게 그렸다.각권 9000원 ●런던탑·취미의 유전(나쓰메 소세키 지음,김정숙 옮김,을유문화사 펴냄)100년이 지나도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작가의 초·중기 단편선집.루쉰·이광수 등 동아시아 작가들에 큰 영향을 미친 다양한 문체와 감수성이 담겼다.유학시절 가본 런던탑의 추억을 통해 영국 역사를 상상으로 그린 표제작 등 6편 수록.8000원 ●변신인형(왕멍 지음,전형준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중국 대표적 문예이론가·사상가·소설가의 장편.1940년대 베이징을 무대로 유럽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 겪는 가족 갈등을 중심으로 봉건적 요소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모습 등을 그렸다.1만 5000원 ●레인보우 식스(톰 클랜시 지음,김홍래·안연모 옮김,노블하우스 펴냄)‘붉은 10월’‘패트리어트 게임’ 등의 화제작을 발표한 작가의 신작. 아테네 올림픽 3개월을 앞두고 벌어지는 잇단 테러의 음모를 파헤쳐가는 과정을 다루었다.제목은 다국적 대테러집단의 지휘관을 뜻하는 암호명.모두 4권,각권 8500원˝
  • [책꽂이]

    ●성공하는 영어이름 따로 있다(브루스 랜스키 등 지음,링구아포럼 리서치 센터 옮김,링구아포럼 펴냄) 영어이름에 함축된 이미지와 작명법을 소개한 네임북.책은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잭(Jack)이나 질(Jill) 같은 이름은 ‘아무개’의 뜻에 가까운 촌스러운 이름이며,여성이름 보니(Bonnie)에선 활기 넘치고 사교적이며 다정한 성격의 예쁜 빨강머리 아일랜드 시골소녀가 연상된다고 말한다.1만 2000원. ●36계 성공전략(황차후 등 지음,오굉국 옮김,영진닷컴 펴냄) ‘36계’를 통해 살펴본 현대 중화권기업의 성공비결.만천과해(瞞天過海,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너다),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적을 제거하다),이일대로(以逸待勞,편안한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다),무중생유(無中生有,아무것도 없지만 있는 것처럼 보이다),부저추신(釜底抽薪,가마솥 아래의 장작을 꺼내어 끓어오르는 것을 막다),혼수모어(混水摸魚,물을 흐려놓고 물고기를 잡다) 등 갖가지 병법의 역사적 배경과 이를 응용한 기업의 성공 사례 등을 다룬다.2만 2000원. ●티베트 마법의 서(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지음,김은주 옮김,르네상스 펴냄) 티베트의 신비주의와 심령현상을 소개.티베트에는 해발 3000m 이상의 빙설지대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로 겨울을 보내는 은자들이 있다.그들은 ‘투모수련’을 통해 스스로 열을 일으킨다.‘투모’는 열이나 따뜻함을 뜻하지만,티베트 밀교에선 정액을 따뜻하게 하고 그 안에 에너지를 보내어 미세한 신경계를 따라 온몸으로 돌게 하는 보이지 않는 불을 의미한다.정신집중과 호흡법을 결합한 ‘롱곰수행’으로 공중 보행술을 연마하는 라마승들,바람에 메시지를 실어 보내는 텔레파시 비술,시체를 소생시키는 ‘롤랑의식’ 등도 보여준다.1만 2000원. ●칸트 평전(만프레트 가이어 지음,김광명 옮김,미다스북스 펴냄) 독일 철학자 칸트의 삶과 사유의 행보를 추적.칸트의 일생은 복잡다단한 그의 철학과는 달리 무척이나 단조로웠다.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80평생을 이곳에서만 살다가 갔다.그는 쾨니히스베르크에서 100리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40대 중반까지 가정교사 생활을 했고,이후 고향에서 죽을 때까지 교수로 일했다.책은 칸트의 세계를 역사적 ‘암시의 왕국’이라고 지적한다.1만 3000원. ●자연이라는 개념(로빈 조지 콜링우드 지음,유원기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고대에는 경외감으로부터 자연을 막연히 숭배했다.그러나 기독교 사상이 팽배했던 중세에는 신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했고 따라서 인간이 자연보다 우월하다는 사고가 싹트기 시작했다.저자가 ‘르네상스 우주론’이라고 부르는 근대의 자연관은 자연세계가 하나의 유기체라는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의 주장을 거부한다.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자연관의 변천사를 살핀다.저자는 “모든 역사는 사상의 역사다.”란 말로 유명한 영국 옥스퍼드대 웨인플리트좌 교수 출신의 석학.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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