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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창·마마·천연두…괴질·고레라·호열랄·콜레라…질병이 변했나? 시대가 변했지!

    두창·마마·천연두…괴질·고레라·호열랄·콜레라…질병이 변했나? 시대가 변했지!

    이광수는 소설 ‘흙’에서 “염병할 자식, 제 집에는 계집도 없고 딸자식도 없담”이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구한말 의병장 유인석은 당시 암울한 상황에 대해 “국병(國病)이 깊도다. 매국의 무리들이 일어나 외국 오랑캐들에게 아첨하여…”라며 울분을 토했다. 전염병을 뜻하는 염병(染病)은 요즘도 자주 쓰일 만큼 검질긴 생명력을 지닌 단어다. 돌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으면 나라가 불안해진다. 그래서 전통사회에서 질병은 정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병의 개념, 변천사를 통해서도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짚어볼 수 있다. 병의 영향력은 개인은 물론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문집이나 실록, 신문과 잡지, 사전에 나타난 어휘, 서양의 의학과 위생학 텍스트, 민속학 보고서, 문학 작품 등의 기록물을 섭렵해 병의 개념을 추적했다. 또 병이 전통 한의학에서 서양의학의 범주로 편재되면서 우리나라는 위생, 검역 등 근대적인 개념이 도입됐지만 식민지배가 강화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콜레라, 천연두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1821년 처음 발병해 1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레라(Cholea)는 한글학회가 해방 후 펴낸 큰사전을 보면 ‘고레라’ ‘코레라’ ‘호역’ ‘호열자’ 등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이 콜레라를 ‘고레라’로 음역하고 한자어로 ‘호열랄’(虎列剌)로 썼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호역(虎疫)이라고 했다. 호열랄이 ‘호열자’(虎列刺)가 된 것은 랄(剌)을 비슷한 글자인 자(刺)로 읽었기 때문이다. 콜레라는 처음에는 정체가 파악되지 않아 괴질(怪疾)이라고 불렀다. ‘변강쇠가’를 보면 “아 그놈의 신사년(1821년) 괴질, 괴질”이라는 대목이 나와 대역병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엿보게 한다. 천연두는 두창(痘瘡)과 함께 마마라고 했다. 저자는 두신(痘神)이 만주어로 ‘마마’인 것으로 미루어 이 말은 병자호란 이후 생겨난 것 같다고 추측한다. ‘사람을 고치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 아니다’라는 ‘의국’(醫國)과 ‘병든 나라를 고치자’는 ‘국병’(國病)의 개념은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이다. 인체의 병과 나라의 폐단에는 서로 상통하는 구조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병의국의 사상이 정점에 이른 때는 19세기 말~20세기 초이다. 저자는 다른 연구자들의 자료를 인용해 “독립신문, 황국신문에서도 국병담론이 적잖이 나왔지만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남달랐다”고 말한다. 1905년부터 1910년까지 천하의 명의를 모셔 국병의 위급함과 원인을 짚어내자는 ‘진찰국맥’(診察國脈·1908년 2월 14일자), 희망이라는 알약을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줄 테니 절망병을 깨자는 ‘희망보단’(希望保丹·1909년 4월 28일자) 등 1905년부터 1910년까지 74개의 기사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창동역, 100년의 역사·신뢰의 역사

    창동역, 100년의 역사·신뢰의 역사

    도봉구 창동역은 생긴 지 100년을 넘겼다. 지하철 1, 4호선이 맞물리며 현재 모습을 갖춘 것도 30년 가까이 됐다. 그만큼 유서 깊은 곳이자 서울 동북권 교통의 중심이지만 주변 환경 탓에 주민들이 숱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역사 아래 공간이 낡고 지저분한 채로 방치된 지 오래다. 어둡고 칙칙해 흉물스러운 느낌도 자아냈다. 게다가 주변부에 가득 들어선 포장마차가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젠 민관이 쌓아올린 신뢰 속에 지역 명소로 탈바꿈했다. 도봉구는 26일 창동역사 하부 경관개선 사업 완공식 및 개장 행사를 열어 이 소식을 널리 알렸다. 오랫동안 민원이 끊이지 않았으나 예산 문제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창동역 환경개선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2011년 9월 서울시 사업 공모에 단독 선정되면서부터. 그렇다고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창동역이 도봉구 최대 노점 밀집지역이라는 게 걸림돌이었다. 22차례 회의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월 노점상 70여명과 첫 회의를 갖는 등 대화에 나섰다. 처음에는 불신과 반감이 컸다. 노점 쪽 입장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반년이 흐른 뒤에야 지역발전이라는 목표에 공감대를 이뤄 조금씩 의견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김성빈 디자인정책팀장은 “구청 직원들이 연합회 사무실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신뢰를 쌓은 끝에 얻은 결과”라며 웃었다. 동쪽 지역(1번 출구 방향) 노점들은 영업이 끝나면 포장마차를 공영주차장 쪽으로 이동해 보관하는 방식, 서쪽 지역(2번 출구) 노점들은 영업이 끝나면 제자리에서 마차를 접어 보관하는 방식으로 개선 작업을 벌였다. 밤길 오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어둡고 낡았던 역사 밑 통로 등은 콘크리트 구조물의 색깔을 밝게 바꾸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대거 설치해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을 뒷받침했다. 동쪽 지역에는 주민이 책도 읽고 만남의 장소로도 쓸 수 있는 북 카페 ‘행복한 이야기’가 들어섰다. 자율방범대의 낡은 초소 등이 있었던 자리다. 헌옷을 모아 판매하는 행복나눔 매장과 저소득층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푸드마켓·뱅크는 더욱 업그레이드돼 이웃했다. 동쪽에는 차 없는 문화 거리도 조성됐다. 4100㎡ 규모의 녹지에 예술전시 공간, 바닥분수, 야외무대, 농구장 등을 마련했다. 서쪽은 창동역 변천사와 도봉의 역사인물을 살펴볼 수 있는 실외 갤러리로 꾸며졌다. 새 시설 관리는 주민들이 도맡는다. 결과물이 동쪽에 몰린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도봉구 관계자는 “당초 서쪽 지역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거나 LED 조명을 활용한 식물 공장으로 꾸미려다 아쉽게 무산됐다”며 “다시 여론을 수렴해 주민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맥주전문점에서 즐기는 미술 전시회 화제

    세계맥주전문점에서 즐기는 미술 전시회 화제

    ‘통파이브’보라매점, 다양한 세계맥주와 미술작품으로 소통 공간 마련 흔히 미술작품은 어렵거나 특정 계층만 누리는 것으로 인식되어 일반 대중들에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부담스러운 것’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세계맥주할인점 ‘통파이브’ 보라매점을 운영하는 안광호와 이소영 점주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 공간을 제공하고자 지난 3월 매장 지하 공간에 갤러리를 오픈 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이곳은 1층은 세계맥주와 맛있는 안주를 셀프시스템으로 즐길 수 있는 세계맥주전문점 ‘통파이브’로, 지하는 신진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통파이브 갤러리’로 탈바꿈하여 술, 음식, 사람,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을 내세우며 각박한 현대인들의 삶에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안광호 점주는 “아직까지 미술작품 전시회는 일반인들에게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넉넉한 지하 공간을 일상 속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게 훨씬 더 가치 있다는 판단하에 통파이브 갤러리를 오픈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은경 작가의 전시회를 시작으로 6월에는 4명의 젊은 아티스트(강빛나, 구나현, 김명주, 오리나)로 구성된 ‘PROJECT 1005’의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통파이브 갤러리에는 최근 주말 오후 시간대 미술 작품 관람을 위한 가족, 연인 고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소영 점주는 “전문가적 지식이나 해석이 필요 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신진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 위주로 전시하다 보니 고객 반응이 무척 좋은 편”이라며 “앞으로 미술 작품 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 작품은 물론 맥주 종류나 브랜드 탄생비화, 병 디자인 변천사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맥주 전시회도 열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남혜옥(28)씨는 “사실 일상에 치이다 보면 미술 전시회를 찾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좋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어 무척 반갑다” 며 “1층 매장에는 시원하고 다양한 맥주와 맛있는 안주가 있어 입이 즐겁고, 지하 갤러리에는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좋은 미술 작품들이 있어 눈이 즐겁다”고 덧붙였다. 사진=프로젝트 1005 전시 포스터(좌), 통파이브 보라매점 내부(우)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① 프롤로그-변천사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① 프롤로그-변천사

    우리에게 서울이란 무엇인가. 한강 기슭에 터 잡은 한성백제 이후 2000년의 역사가 어린 한민족의 고향쯤이기도 하고, 북악 아래 도읍을 정한 지 600년을 훌쩍 넘긴 조선의 심장부이기도 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유린당했지만 정체성을 지켰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은 민족정기 말살을 노리는 대못을 구석구석 박았다. 근대화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일제의 식민 경영에 의해 서울은 심각하게 왜곡됐다. 한국전쟁의 포연 속에서 서울시내 건물의 3분의1이 파괴됐다. 사대문 안 문화재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서울은 폐허에 가까웠다. 그런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60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압축적인 성장과 변화가 휩쓸고 갔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장기 개발독재와 불도저식 행정가의 밀어붙이기 도시계획에 따른 엄혹한 고통을 묵묵히 감내한 서울시민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견뎌 내지 못했더라면 인도의 뭄바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은 진화 중이다. 진화는 상실을 수반한다. 기억하고 남겨야 할 가치마저 토건의 흙먼지 속에 숱하게 사라졌다. 개발 연대의 기록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숨가쁘게 달려온 길이 보인다. 험하고 불편했지만, 기억 속에서는 정겨운 시절이기도 하다. ‘서울 택리지’(擇里志)는 지금 우리 옆에 남아 있는 건물, 도로, 장소, 풍광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재생 과정을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잊고 지내 온 것들을 되새김하고자 한다. ■서울 2000년사 새로 써야 하나 미국의 도시설계가 케빈 린치는 “도시는 랜드마크(landmark)와 구역(district), 통로(path), 접점(node), 경계(edge)로 인지된다”고 ‘도시의 이미지’를 정의했다. 서울을 도시건축적 시각에서 보면 다섯 가지 키워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본 서울은 만감이 교차하는 상념의 뿌리 같은 곳이다. 서울의 진짜 나이는 몇 살일까. 우리는 ‘서울은 600년 역사를 지닌 도시’라고 알고 있고, 서울을 소개하는 대부분 책에 그렇게 적혀 있다. 1978년 ‘서울 600년사’가 편찬됐고, 1994년에는 서울 정도 600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서울의 기원과 역사에 관한 정설은 흔들리고 있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는 2009년 ‘서울 역사 2000년’을 내놓으면서 서울의 공간을 확장했고, 역사도 1400년 늘렸다. ‘온조가 위례에 자리 잡았다’는 삼국사기의 백제 건국설화에 따라 서울의 기원을 기원전(BC) 18년으로 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성백제시대 493년이 서울의 역사로 편입됐고, 한강 이남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위례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일대다. 백제는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침공을 받아 수도를 웅진(공주)으로 옮겼으므로 백제 수도로서의 서울 역사는 500년 가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석촌동 일대에는 백제 초기 적석총 10여 기가 남아 있는데 이 중 3호분을 13번째 왕 근초고왕(?~375)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곧 한성백제 493년에,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가 서울을 남경(南京)으로 삼은 기간까지 더하면 수도 서울의 역사는 물경 2000년에 이른다는 것이다. 로마, 아테네, 바빌론, 이스탄불, 다마스쿠스, 테베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의 반열이다. 900년 설도 있다. 조선의 수도 한양은 18㎞ 사대문 안과 사방 십리(城底十里)를 의미하는데 위례는 경기도 지역으로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서울에 속한 곳이므로 역사적으로 전혀 다른 지역이라는 것이다. ‘오래된 서울’을 펴낸 최종현·김창희씨는 “서울의 기원을 위례에서 잡을 것이 아니라 고려 숙종의 남경 천도로 잡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숙종이 경복궁 근처에 남경행궁을 만들어 행차한 1104년을 서울의 기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서울의 역사는 919년이 됐다는 얘기다. 묵을수록 좋다고 하지만 서울의 나이를 무한정 늘리는 것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1392년 조선 건국과 한양 천도를 한민족 수도 서울의 주춧돌로 보는 것이 일반의 통설이다. ■고려 286년 동안 5차례 시도된 한양 천도 한양 천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얘깃거리가 많다. 고려 건국 후 서울은 양주(楊州)로 불렸으며 지방 호족이 할거했지만,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한 문종은 1067년 남경으로 승격시켰다. 개경(개성), 서경(평양)과 함께 고려의 3대 도시로 삼은 것이다. 한양 천도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역성혁명 성공과 이에 따른 지배층 정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역사 교과서는 소개하고 있지만, 천도는 고려 중기부터 끊임없이 시도됐음을 알 수 있다. 1308년 충선왕은 남경을 한양부(漢陽府)라고 고쳤다. 1357년 공민왕은 남경 천도를 본격화했다. 수도를 옮김으로써 국내외 혼란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러나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송도(개경)의 지덕이 다해 나라 안팎의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리도참설이 도읍을 옮기도록 부추겼다. 1382년 우왕은 한양 천도를 단행했지만, 이듬해 개경으로 돌아갔다. 1390년 공양왕은 한양으로 옮기면서 백관들이 양쪽에서 나눠 근무하게 함으로써 6개월짜리 ‘반쪽’ 수도에 그쳤다. 천도는 태조가 조선을 건국한 지 3년 만인 1395년 6월 6일 한양부를 한성부로 바꾸면서 완성됐다. 고려의 한양 천도는 1104년 숙종 때 처음 시도된 이래 충선왕, 공민왕, 우왕, 공양왕 등 5명의 고려왕이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고, 결국 조선 태조에 의해 291년 만에 실행에 옮겨졌다. 고려왕조 476년의 절반을 넘는 286년 동안 고려의 마음은 개성을 떠나 한양을 기웃거렸다. ■‘서울특별시’의 탄생 비화 서울은 지명이 아니라 도읍을 이르는 용어다. 서울은 고려 때 한양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 공식 지명은 한성부(漢城府)였다. 중국이 지금까지 서울을 한성(漢城)이라고 호칭하는 까닭이다. 일제는 경성부(京城府)로 개칭, 경기도 내 행정구역의 하나로 깔아뭉갰다. ‘서울’이라는 지명은 1946년 8월 14일 미 군정청 특별발표에서 처음 등장한다. 손정목 전 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미 군정장관 아처 러치 소장이 광복 1주년 기념 선물로 서울을 경기도에서 독립시켜 특별시(영문 표기는 독립시)로 승격시켰다고 한다. 서울특별시는 군정 법령의 효력이 발생한 1946년 9월 28일을 기해 공식 지명이 됐다. 서울 사대문 안이 미군의 무차별 공습에서 벗어나 문화재를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하게 된 비화도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주일대표부 전권공사를 지낸 김용주(1905~1985)는 ‘나의 회고록, 풍설시대 80년’에서 도쿄사령부로 맥아더 장군을 찾아가 설득한 경위를 밝혔다. 그는 5대 궁과 사대문을 포함하는 지역을 작전지도에 표시하면서 폭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고, 맥아더는 “좋은 조언을 해 줘 대단히 기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김용주는 후에 전남방직을 창업했고 경총회장을 지냈다. ■이중환은 ‘서울 택리지’를 어떻게 쓸까 나라에 사(史)가 있으면 고을에는 지(志)가 있다. 이것이 우리의 문화 전통이다. 지리지(地理志)는 지역의 역사, 지리, 인물, 풍속 등을 기록한 책이다. 지리지도 정사의 일부였다. 중국의 경우 반고는 한서(漢書)에 지리지를 포함했고, 삼국사기와 고려사도 각각 지리지를 갖추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1690~1756)이 펴낸 택리지(擇里志)는 동국여지승람과 함께 우리나라 지리지를 대표한다. 동국여지승람이 행정중심적 백과사전이라면 택리지는 생활권과 지역권의 시각으로 서술한 근대 지리학의 맹아라고 할 수 있다. 이중환은 30여년간 전국을 떠돌면서 살 만한 곳을 찾아 헤맸다. 공자가 논어에서 ‘군자는 살 만한 곳을 찾아 거한다(可居地)’는 그곳, 동양의 유토피아였다. 특히 사람이 살 만한 곳의 입지 조건으로 지리(地理)와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중환은 살 만한 곳을 찾았을까? 택리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신택리지’의 저자 신정일은 “끝내 살 만한 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서울은 살 만한 곳인가?’ 서울은 ‘연식’은 오래된 도시이지만 ‘마일리지’는 환갑을 넘지 못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다이내믹하게 변화한 도시다. 조선 말 20만명이 살던 도성은 해방 전후 100만명으로 늘어났고, 1990년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것은 광적으로 서울에 몰렸다. 개발 연대기 서울 행정은 인구 분산과 교통난 해소, 택지개발, 아파트 건설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늘 만원이고, 늘 공사 중이었다. 개발의 와중에서 역사와 애환이 서린 ‘그때 그곳’은 보호받지 못했고, 달랑 표지석으로 남은 곳이 숱하다. 그런 서울이 사람 위주의 환경도시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개발 연대를 대표하는 청계고가의 철거와 청계천 복원이 터닝포인트였다. 2013년 서울은 수도권 주민 등 3000여만명이 드나들고,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이 지향하며,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이 찾는 ‘동방의 메트로폴리스’가 됐다. 불과 반 세기 만에 일어난 경천동지할 변화다. 이중환이 현대 서울을 보았다면 택리지의 후편으로 ‘서울 택리지’를 집필했을 것이다. 그는 무엇이라고 쓸까. joo@seoul.co.kr
  • 진화하는 고시제도… 변천사 살펴보니

    1948년 처음 시작된 고시는 당시 선발인원의 5%만 공채였다. 특히 현재의 9급 공무원은 대부분 추천으로 임용됐다. 하지만 1961년부터 현재의 5·7·9급 공채와 같은 형태로 고시가 분류됐다. 1999년엔 민간인도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개방형 임용제도가 도입됐다. 2011년에는 민간경력자 5급 채용이 시작되는 등 점점 개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올해 3회째를 맞아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공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직박람회는 여느 기업의 리크루트 못지않은 경쟁과 활기가 넘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공무원 시험과목도 시대상을 반영해 변화하고 있다. 1961년에는 행정학이 추가됐고, 국민윤리 과목은 1981년 추가됐다가 1996년 제외되기도 했다. 2004년 고등고시에 도입된 공직적격성평가(PSAT)와 모든 공채시험에 도입된 역량면접은 고시도 기업 채용과 마찬가지로 인재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5급 고등고시는 처음 시작된 1940년대에는 초급 중학교 졸업자, 1960년대에는 대학 졸업자,1970년대에는 대학 3학년 수료 상당자 등으로 학력에 따른 지원자격이 있었지만 1973년 이후 모든 학력과 경력 제한이 폐지됐다. 행정고시(5급 공개경쟁채용시험)는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외교관 선발이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으로 대체되면 사실상 학력, 나이 제한이 없는 유일한 고시로 남게 된다. 민간경력자 5급 공채는 현재 3년째 연간 100여명을 선발하고 있다. 개방형 직위제도는 중앙부처에서 모두 306개 직위를 수시로 선발 중이다. 올해는 특히 시간제 공무원제도의 활성화로 공무원의 근무 형태가 더 유연해진다. 하루 3시간 이상, 주 15~35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공무원은 경력경쟁채용과 7급 이하 실무직부터 신규채용할 예정이다. 김일재 안전행정부 인력개발관은 “5급 공채는 당분간 특별한 변화는 없지만 장애인, 저소득층, 지방출신 인재 등이 더욱 공직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개방적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지드래곤 태양 어린 시절 사진 변천사…“절친 맞네!”

    지드래곤 태양 어린 시절 사진 변천사…“절친 맞네!”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태양의 어린 시절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지드래곤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생일 축하해, 내 최고의 친구야”(HAPPY BIRTHDAY MY BEST FRIEND)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이날은 태양의 생일. 공개된 사진에는 지드래곤과 태양의 어린 시절 어깨동무를 하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어린 시절에도 각각 비스듬히 쓴 야구모자와 검정색 두건을 써서 귀여운 힙합 전사의 포스를 뽐내고 있었다. 지난해 초 공개된 또 한 장의 사진은 사춘기로 접어든 지드래곤과 태양의 모습이 담겨 있다. 뿔테 안경에 빨간색 비니모자를 쓴 수수한 차림의 지드래곤과 머리를 길게 기른 뒤 레게 파마를 한 태양이 수줍게 웃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드래곤과 태양의 어린 시절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지드래곤 태양 어린 시절에도 절친이었구나”, “지드래곤 태양 어린 시절 우정 그대로 변치 않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 명의 피아니스트, ‘음악의 형식’을 말하다

    세 명의 피아니스트, ‘음악의 형식’을 말하다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음악의 형식’을 주제로 연주회를 갖는다. 금호아트홀은 오는 16일부터 3회에 걸쳐 올리버 케른과 아비람 라이케르트, 빌리 에디의 연주를 선보인다. 먼저 16일 첫 무대에 오르는 케른의 주제는 ‘악흥의 순간’. ‘악흥의 순간’을 처음 작곡한 것은 슈베르트다. 자유로운 음악적 이미지로 일기를 쓰듯 내면의 풍경을 그려낸 소품집이다. 즉흥곡과 같은 기교보다는 단순하고 우아한 매력이 돋보인다. 전체 6곡 중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러시아 노래’라는 흥겨운 무곡풍의 3번 곡이다. 케른은 슈베르트의 작품에 이어 브람스와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을 연주한다. 리처드 듀다스 한양대 교수가 이번 공연을 위해 작곡한 ‘악흥의 순간’이 초연된다.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스라엘 출신의 라이케르트는 30일 소나타를 주제로 무대에 오른다. 스카를라티와 베토벤, 스크랴빈, 슈베르트를 순서대로 연주하며 소나타의 변천사를 선보인다. 라이케르트는 “소나타의 매력은 기발한 형식에 있다. 특정한 상황과 분위기를 제시하고 그것을 발전해 나가면서 되풀이에 대한 기대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성공적인 소나타 연주의 비밀”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서 “깊이 있고도 음악성이 탁월한 연주자”라고 손꼽힌 바 있다. 다음달 13일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레바논 출신 연주자 에디의 주제는 프렐류드(전주곡)다. “짧은 시간 안에 시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악을 담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게 연주자의 말이다. 에디는 스크랴빈의 프렐류드 음반을 녹음하고 바흐와 라벨, 리아도프 등의 프렐류드를 꾸준히 무대에 올려왔다. 이번에는 쇼팽과 알캉, 포레의 작품을 연주한다. 국내 무대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헬러와 사크르의 프렐류드도 만나볼 수 있다. 8000~3만원. (02)6303-1907.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중국통신] ‘학사→석사→박사’ 남녀 외모 변천사

    [중국통신] ‘학사→석사→박사’ 남녀 외모 변천사

    졸업식 때마다 찍는 사진이지만 교문을 나선 뒤 옛 사진을 다시 보는 일은 흔하지 않다. 최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세월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남녀의 학사, 석사, 박사 졸업 사진이 빠르게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남자의 경우 학사 졸업 당시 덥수룩한 머리에 앳된 얼굴이지만 석사 때에는 머리가 비어보이고 안경을 착용했다. 박사 졸업 사진 속에서는 양복 차림에 머리는 반쯤 벗겨져있는 등 학사 때보다 나이든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여성의 경우도 입학 당시에는 안경을 착용하고 수수한 모습이지만 생기가 넘쳐보인다. 석사 졸업 사진에는 화장을 한 듯 훨씬 여성스럽고 성숙한 모습이지만 8년 뒤 박사 졸업 때에는 헝클어진 머리에 팔자 주름이 훨씬 깊어진 모습이다. 한편 남녀의 변화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세월의 변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사진이다.”, “옛 기억을 떠올리는 사진”이라는 댓글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세월은 젊을을 가져가고, 지식은 머리카락을 가져가는 구나.”라는 댓글이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aol.com
  • 서울의 과거·현재 모습 한눈에

    서울의 과거·현재 모습 한눈에

    서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전시회를 볼 수 있는 서울시청 신청사를 방문하면 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 24일까지 시청 신청사 8층 하늘광장에서 이장희 작가의 스케치 여행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전시회에는 신청사와 정동, 경복궁 등 서울의 역사적 건축물, 아름다운 장소, 풍경 등 10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구성은 갤러리 내 곡선 벽면을 활용해 최대한 자유로운 형태로 그림, 작가 책, 습작 드로잉을 주제별로 배치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해 도시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찾기 위한 중요한 시도로 사라져가는 옛 건물에 대한 향수와 잘 다듬어진 신도시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시는 지난해 10월 청사투어 프로그램(통통투어)을 통해 신청사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청사 곳곳에 기획·상설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시의 1층 로비에서 ‘그대 행복한家(가)’와 ‘정크아트전’, ‘공정무역사진전’ 등이 열리고 있다. 7일부터 6층 시장실 옆에도 전시공간을 조성해 ‘세상을 바꾼 문서’, ‘외빈 기념품전’이 열리고 있다. 12일부터는 8·9층 하늘광장에서 보도블록 아이디어 공모 작품 및 변천사를 열 계획이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DB를 열다] 1971년 연말연시 앞둔 백화점 선물 특판 행사

    [DB를 열다] 1971년 연말연시 앞둔 백화점 선물 특판 행사

    1960년대, 또는 그전에는 선물이란 것은 매우 특별한 존재였다. 자신이 먹고 쓸 것도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준다는 것은 여유 없이 사는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시인은 당시를 말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주고받을 선물이라곤 알몸뿐이었다고 했다. 화이트데이다, 밸런타인데이다 하면서 갖가지 선물을 주고받는 요즘의 연인들에게는 농담처럼 들릴 말이다. 그러나 살기가 나아지면서 선물의 가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백화점들은 그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때가 되면 선물 특판 행사를 벌였다. 사진은 1971년 12월 13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건물 벽에 크리스마스 연말 선물 대특매 행사를 알리는 광고판들이 걸려 있는 모습이다. 500원 매상마다 서비스권 1장씩을 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선물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어느 백화점이 정리한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명절 선물 변천사가 눈길을 끈다. 1950년대에는 상품화된 선물이 없었다. 쌀, 달걀, 찹쌀, 돼지고기, 참기름 등 농수산물이 주류였다. 1960년대에는 설탕, 비누, 조미료, 소금 등이 인기였다. 1970년대에는 식용유, 럭키치약, 와이셔츠, 가죽제품, 주류 등 기호품들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양말세트 등 신변잡화가 많이 팔렸다. 1990년대에는 지역특산물과 상품권이 선물 판매량 선두권에 올랐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씨줄날줄] 스마트폰 절도/정기홍 논설위원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전화의 변천사는 의외로 짧은 편이다. 마티 쿠퍼란 미국 모토로라사 연구원이 1973년 발명해 1983년 출시한 것을 첫 제품으로 친다. 무게가 771g이나 나갔다니 어깨에 메고 다녔을 법하다. 휴대전화라기보다 선(線)이 없는 군대 무전기를 변형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7월 소형 휴대전화가 처음으로 보급된 이후 서서히 유선전화를 밀어내고 ‘휴대전화 세상’을 구가했다. 이후 2009년 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해 ‘손 안의 인터넷’ 역할을 하면서 생활 패턴을 바꾸는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휴대전화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조금 제도’다. 1997년 도입된 이후 한 개당 5만~30만원대를 보조금으로 지급했지만 시장에는 언제나 ‘공짜폰’이 활개 쳤다. 이동통신업체가 ‘약정요금제’ 등으로 휴대전화 값을 벌충한다는 실상을 알면 땅을 칠 노릇이지만 보조금이 한국산 휴대전화를 세계 1등으로 만든 공신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피처폰을 대신한 스마트폰이 시판되면서 공짜폰은 드물어졌지만 업체를 옮겨다니며 공짜 수준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메뚜기파’들은 지금도 시장에 득실거린다. 우리나라에서 등록된 휴대전화는 5400만개에 이른다. 이 중 스마트폰은 무려 3000만개다. 최근 고가 스마트폰이 이를 노리는 ‘검은 손’ 때문에 엉뚱한 조명을 받고 있다. 100만원대의 분실된 최신 스마트폰이 홍콩이나 중국에 밀반출돼 고가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주로 찜질방에서 훔치거나 택시와 버스에 놓고 내린 것이다. 지난달엔 6만 3000개의 분실 스마트폰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붙잡혔다. 도난당한 이들 스마트폰은 3~5일이면 중국으로 건너가 팔린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절도의 타깃이 된 데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훔칠 수 있기 때문이라니, 도둑질치곤 이보다 쉬운 게 어디 있을까 싶다. 스마트폰이 중국까지 가는 루트가 흥미롭다. 장물아비가 새벽에 서울 홍대역과 강남역 등의 도로변에서 택시를 향해 스마트폰으로 수신호를 하면 곧바로 흥정이 된다. 한 개에 10만~45만원 선에 거래된다고 한다. 택시기사 입장에선 스마트폰을 2~3개만 팔아도 50만~60만원은 거뜬히 손에 넣을 수 있으니,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면도 있겠다. 해외로 밀반출되는 스마트폰의 규모는 한 해에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3의 경우 중국에서 60만원가량에 팔린다. 우리 기술로 만든 스마트폰이 암거래에서 최고의 인기라니 뿌듯하다고 하기엔 너무 찜찜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런던통신] 세계 첫 런던 지하철 150년 기념, 구글 두들맵

    [런던통신] 세계 첫 런던 지하철 150년 기념, 구글 두들맵

    현지시간으로 9일, 런던에 지하철이 다닌 지 150년이 지났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탄생한 런던인 만큼 구글은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재미있는 ‘두들’을 선보여 영국의 많은 매체들과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영국 런던의 지하철은 ‘런던 언더그라운드’라고 불리며 전철을 지칭하는 단어로 ‘서브웨이’(subway)가 아니라 ‘튜브’(tube)를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지하철표 혹은 지하철지도는 ‘튜브맵’이라고 불린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구글의 두들은 런던에 여행을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런던 튜브맵을 형상화한 로고인 것이다. 이번 구글의 두들은 단순하게 재미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과거와 오늘날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그 변천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를 본 영국 시민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Bing)과 비교하면서 구글의 두들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런던의 거의 모든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TFL(Transport for London) 웹사이트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런던의 튜브를 이용하는 시민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굳건하게 운영해 온 역사를 그림 한 장으로 보여주었다. 한편 세계 최초의 런던 언더그라운드는 1863년 1월 9일 최초로 오픈했으며 현재 총 12개의 라인으로 확장 되었다. 한 해에 270개 전철역을 통해 무려 11억 700만 명의 시민들이 런던 언더그라운드를 이용한다.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연말 콘서트 ‘환니발’ 오는 24~25일 KBS 부산홀, 30~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가수 이승환이 ‘공연의 신’이라는 애칭답게 국내 공연 노하우를 집대성해 카니발 형태로 보여줄 예정이다. 거의 모든 장비를 무대에 처음 선보이며 히트곡 위주의 레퍼토리를 준비해 처음 공연을 접한 사람들도 만족할 만한 공연이 될 전망. 4만 4000~16만 5000원. 1544-1555. 국악·무용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18일, 20~23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정조가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을 찾아 7박 8일 동안 잔치를 벌인다. 이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정조 19년) 중 봉수당진찬도에 적힌 궁중 무용과 복식, 음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헌선도·쌍고무·학연화대무·선유락 등의 궁중무용부터 수제천·여민락·경풍년·대취타 등의 연주곡까지 궁중 종합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 1만~3만원. (02)580-3300, 3333. ●무용 ‘아Q’ 오는 27~3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 국립현대무용단 홍승엽 예술감독이 중국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의 ‘아Q정전’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 인간의 어리석음과 비극적 인생을 꽃, 칼, 고깔 등의 다양한 소품과 클래식, 대중가요를 아우르는 음악을 활용해 풀어냈다. 1만 5000원. (02)3472-1420. 연극·뮤지컬 ●연극 ‘레 미제라블’ 오는 19~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무대 언어로 펼쳤다. 빵 한 조각을 훔친 대가로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을 중심으로, 그를 구원하는 미리엘 대주교, 그의 보살핌을 받는 코제트,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 등 다양한 인물이 참회와 화해, 희생의 의미를 묻는다. 3만~7만원. (02)3668-0007.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 2013년 1월 13일까지 서울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 사랑은 뜻대로 안 되고 일은 풀리지도 않고 상사에게 압박받고…. 직장 생활에서 받을 만한 스트레스를, 막돼먹기로 한 영애씨가 한방에 날려준다. 김현숙, 박성광, 박진주, 최원준 등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 6만 6000원. 1588-0688. 미술·전시 ●‘한국 근현대 미술 전시자료의 변천사’전 오는 20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서울 창전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식민지기, 해방시기 미술 관련 자료 150여점을 선보인다. 조선총독부가 만든 ‘박물관 진열품 도감’을 비롯해 해방 직후 화랑들이 찍어낸 이인성·김흥수 화백 개인전 팸플릿 등 다양한 자료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02)730-6216. ●김두진 ‘걸작’전 내년 1월 6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다양한 매체를 실험해왔던 작가가 이번엔 3차원(3D) 그래픽을 선택해 다양한 걸작을 새롭게 표현해냈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마사초의 ‘낙원에서의 추방’ 같은 작품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02)720-5789.
  • [이슈&이슈] ‘2013 오송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 어떻게 돼가나

    [이슈&이슈] ‘2013 오송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 어떻게 돼가나

    “예뻐지고 싶으면 내년 5월에 충북 오송으로 오세요.” ‘2013 오송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가 내년 5월 3일부터 26일까지 24일간 충북 청원군 오송읍 KTX 오송역 일원 27만㎡에서 펼쳐진다. 오송은 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있는 곳으로 기능성 화장품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250억원이 투입돼 ‘건강한 생명, 아름다운 삶’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박람회는 각종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학술회의 등을 통해 화장품과 뷰티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 주는 세계인의 축제로 꾸며진다. 가장 높은 인기가 예상되는 전시관은 월드뷰티관이다. 이곳에선 클레오파트라, 양귀비, 황진이 등 역사 속 절세미인과 국내 화장품 광고 모델들의 화장기술, 피부미용법, 화장재료 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 미인대회의 선발기준 변천사와 한국화장품 100년사도 소개된다.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국식 화장법, 내외면 조화를 추구하는 궁중 미용비법, 뷰티용품의 탄생 비화도 월드뷰티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생명뷰티관에는 줄기세포와 산소거품을 활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화장품과 의약품이 결합된 코스메디컬화장품, 화장품과 식품이 합쳐진 뷰티푸드 등이 전시된다. 또한 나의 미래 노화 얼굴 알아보기, 나만의 화장품 만들기, 피부측정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국내외 기업들이 생산하는 화장품과 이미용 기기들이 전시되고, 시중보다 싸게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산업관,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을 느끼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라피 공간으로 채워지는 힐링뷰티관도 꾸며진다. 아세안 화장품 포럼, 화장품 국제표준화회의 등 국내외 학술회의, 최정상 보디페인팅 공연팀인 월드보디페인팅의 주제공연, 메이크업 뷰티쇼도 펼쳐진다. 박람회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무역협회 등이 해외 기업들의 참여를 위해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화장품박람회장을 방문해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는 프랑스 로레알 등 세계 10대 화장품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활동에 돌입했다. 현재 86개 기업의 참여가 확정됐다. 지난달부터 입장권 예매도 시작됐다. 예매권은 ▲보통권 어른 9000원 ▲청소년(13~18세)권 7000원 ▲어린이(4~12세)권 4000원이다. 단체권(20인 이상)은 어른 7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2000원 등이다. 예매는 충북도, 청주시, 청원군, 농협, 박람회 조직위 등에서 가능한데 현재 조직위 한 곳에서만 1만 3000장이 팔렸다. 조직위는 국내외 300개 업체와 500명 이상의 해외 바이어, 관람객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세웅 조직위 사무총장은 “전 세계 뷰티인들이 함께하는 최고의 종합축제로 만들겠다.”면서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 아름다움을 향한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만나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조직은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조직은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에 이상한 전통 하나가 생겼다. 후보들마다 정부조직을 이렇게 저렇게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쏟아내는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 정책을 전담할 미래창조과학부 설치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과학기술부 및 해양수산부 부활과 정보미디어부 신설을 내걸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미래 혁신 경제를 담당할 미래기획부 신설을 주장한다. 정부조직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 잦은 개편으로 정부의 안정감이 흔들리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처의 간판과 명패를 바꿔야 하고, 명함을 다시 찍고 부처 홍보에 돈이 드는 등등은 그나마 지엽적인 일이다. 5년마다 부처 이름이 변하면 국제무대에서 대외협력과 협상 파트너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정부조직 개편을 한다는 등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현재 15부2처3위원회의 명칭을 보면 정부 수립 후 그대로 남아 있는 부처는 국방부와 법무부 정도다. 나머지는 합치고 나누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과거 내무부는 행정자치부를 거쳐 오늘의 행정안전부로 변했고,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를 거쳐 교육과학기술부라는 현재 이름으로 변했다. 과거 교통부는 건설부를 거쳐 건설교통부로 바뀌었다가 일부 기능을 떼어내 해양수산부로 독립시켰고, 다시 현 정부는 지금의 국토해양부라는 이름으로 이 모두를 합쳐 놓았다. 이름만으로 논문 한 편을 쓰고도 남을 변천사를 가진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이 부처의 뿌리는 정부 수립 당시 재부무와 기획처다. 1961년 박정희 정부가 두 부처를 합쳐 경제기획원을 만들었다. 1994년 김영삼 정부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쳐 재정경제원으로 바꿨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재정경제부로 고친 후 예산기능을 대통령 직속의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으로 분리했다가 다시 이 두 조직을 합쳐 기획예산처를 설치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모두를 합쳐 기획재정부로 개칭, 과거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돌고 돈 지점이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기능이라면 정부조직 개편으로 얻은 것이 무엇일까? 합리성보다는 권력자의 입맛에 맞춰 개편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멋진(?) 이름을 받은 지식경제부는 지식경제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부처 업무의 아귀가 맞지 않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노동이나 자본이 아닌 첨단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의 관리라는 목적의 이 부처는 설치 후 정보기술(IT), 생명과학기술(BT), 환경기술(ET), 그리고 문화기술(CT)과 같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의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부처를 신설하면 산업 육성 혹은 서비스 개선이 뒤따라야 하는데, 지식경제의 한 축을 형성하는 유전자 분야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후퇴했다는 것이 중론이고, 정보통신부 해체로 사령탑이 없어져 IT산업만 표류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마다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결과적으로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동안의 정부 개편이 정권 담당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음식점일수록 메뉴를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 그것이 손님에 대한 보답이자 예의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국민은 그때마다 새 이름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려 여기저기 묻고 다니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국토안전부를 신설한 것 말고는 수십년간 정부조직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때 정부조직 개편 공약이 나오는 일도 없다. 설령 부처를 신설해도 명칭과 목적이 일치한다. 우리의 유력 후보들이 내세우듯 미래창조나 미래기획과 같은 수식어를 넣어 정부조직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면 후임 대통령은 자기 색깔에 맞는 이름으로 또 바꾸려 하고, 서비스는 같은데 이름만 바뀌는 악습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굳이 정부조직을 개편하겠다면 신중해야 하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권력자의 정부조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부조직이 되게 해야 한다.
  • [경제 블로그] 불황 안 타는 ‘1등급 펀드’ 있다

    차이나 펀드, 브릭스 펀드, 하이일드 펀드…. 펀드 인기 변천사다. 이렇듯 펀드는 국내외 상황 변화에 따라 부침(浮沈)이 심하다. 그런데 불황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고수익을 올리는 ‘우등생 펀드’가 있어 주목된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1등급 펀드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신영밸류고배당A,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삼성중소형포커스1, 대신포르테인덱스클래스A 등이다. 3년 평균 수익률이 각각 32.48%, 46.42%, 92.11%, 26.38%이다. 수익률 변동 폭도 다른 펀드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인은 위험조정수익률(CE)을 바탕으로 매달 1등급부터 5등급까지 펀드 실적을 발표한다. CE는 일정 기간 펀드 수익률의 움직임이 적을수록, 3년 수익률이 높을수록 좋다. 즉, 수익률만 높다고 해서 등급이 좋은 것은 아니다. 국내외 시황에 덜 민감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1등급 펀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되, 소형주도 적절하게 섞여 있는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소형주보다 불황에 덜 민감한 대형주로 펀드 변동성을 작게 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소형주로는 수익성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변동성까지 고려하는 만큼 1등급 펀드의 면면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펀드 등급은 제로인 펀드닥터(www.funddoctor.co.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길섶에서] 장래희망/박정현 논설위원

    장래희망은 시류를 반영한다. 올해 초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은 설문에서 1위가 공무원으로 나타나 의외였다. 1980년대 대통령, 1990년대 의사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안정적인 공무원 직업이 선호될 만큼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얼마 전 들은 한 대학생의 장래희망 변천사는 여운을 남긴다. 그의 초등학교 때 꿈은 대통령에서 과학자로 바뀌었다. 그러나 과학 공부를 잘하지 못해 이내 포기했단다. 과학 지진아였지만 올해 노벨상을 받은 존 거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알았더라면 장래희망을 바꾸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고등학교 때는 축구선수의 꿈도 키워봤지만 막상 운동장에서 뛰어본 결과 축구를 못한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겠노라는 꿈을 일찌감치 버린 이유는 초등학생이 보기에도 대통령이 욕을 너무 많이 먹더라는 것이다. 욕먹지 않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대선 후보들이 자성해볼 일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왜 뚝섬이라 불리게 됐을까

    서울 성동구 성수1가 제1동 주민들이 11일 뚝섬 지역의 고유 문화를 보존, 계승하기 위해 마을의 유래와 전설을 정리한 풀뿌리 잡지 ‘뚝섬 이야기’를 발간했다. 이 잡지에는 동명과 옛 지명의 유래와 역사, 행정구역 변천사, 성덕정과 관련된 문화유적지, 성수대교 밑에서 하늘로 용이 올라갔다 하여 ‘용목구미’라고 불린 전설 등을 담았다. 성수1가 제1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센터에서 책자 발간을 기념해 ‘국말이 떡’ 시식 행사를 가졌다. 국말이 떡은 뜨거운 해장국에 넣어 먹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옛날 뚝섬을 왕래하는 상인과 일꾼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즐겨 먹던 음식이다. 주민들이 직접 잡지를 만들어 의미가 깊다. 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옛 자료 수집을 위해 서울시사 편찬위원회 및 문서자료보관소, 한강관리사업소 등을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기록들을 수집했다. 삽화와 디자인 교정은 일러스트 일을 하는 주민 고광삼씨가 재능 기부 형태로 맡았다. 책자는 신규 전입 가구에 우선적으로 배부될 예정이며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 등에 비치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팔도 대표술 300여종 가을꽃보다 향긋해

    팔도 대표술 300여종 가을꽃보다 향긋해

    맛과 멋, 흥의 향연인 ‘2012 대한민국 우리 술 대축제’가 이달 말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펼쳐진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주관하는 축제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농식품부가 정한 ‘막걸리의 날’에 축제가 시작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10월 마지막 목요일로 정해진 막걸리의 날에는 그해의 햅쌀로 빚은 햅쌀막걸리가 전국에서 동시 출시된다. 지난해 첫 축제에는 23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올해도 100여개 업체가 300여종의 우리 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국 8도의 다양한 술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지역별 대표 양조 업체들이 나와 저마다 이색 홍보전도 펼친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문화콘텐츠 못지않은 한류의 ‘대표 주자’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참가업체들의 포부다. 현장에서 여러 술을 시음해 볼 수 있고 구입도 가능하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우리 술 역사관과 유물관도 설치된다. 세계 속의 우리 술과 변천사, 미래가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북카페에서는 우리 술과 관련된 책을 쓴 저자와의 만남도 진행된다. 누룩 빚기, 술떡 만들기, 막걸리 빚기, 잔 만들기, 막걸리 과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열린다. 자녀들과 함께 전통 술 만들기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수와진, 민해경, 울랄라세션, 록 밴드 슈퍼키드 등 다양한 계층이 즐길 수 있는 뮤지션들의 공연도 매일 펼쳐진다. 우리 술의 품질 향상 및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대표 브랜드를 선정·육성하기 위한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본심사도 축제기간에 함께 진행된다. 8월부터 시작된 예비심사와 현장심사를 거친 전통주를 대상으로 각 주종별 올해 최고의 술을 뽑는다. ‘가양주(家釀酒) 발굴대회’에서는 사라져가는 가양주 문화의 복원과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전통주 개발을 모색한다. 축제 기간 동안 서울 광화문, 신촌 등지에서 축제장인 월드컵공원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makgeollifes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뉴요커 입맛 사로잡은 웰빙푸드 한식

    뉴요커 입맛 사로잡은 웰빙푸드 한식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4일 밤 7시 30분 ‘한식, 뉴요커의 입맛을 사로잡다’를 방송한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한식, 중국에 부는 또 하나의 한류열풍’에 이은 2부작 추석특집의 두 번째 이야기다. 제작진은 50여 개의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국제도시 뉴욕에서 웰빙푸드로 떠오른 한식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프로그램은 100년 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197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꾸며 태평양을 건넜던 한인들이 밥과 김치의 힘으로 버텼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도 무말랭이와 대구포 무침을 직접 만들어 밥상에 올리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이민 2세대들, 젓갈 구하기가 어려워 유산균을 활용해 김치를 담가 먹었던 이민 3세대들, 길거리 트럭에서 파는 떡볶이와 김치 타코에 열광하는 신세대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뉴욕 한인 이민 100년의 먹을거리 변천사를 카메라에 담았다. 뉴욕 빌딩가의 뒷골목, 반찬가게와 비슷한 작은 가게 앞에는 점심을 한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뉴욕주민들이 줄을 선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이스트 빌리지에는 손님들이 ‘라이스 와인’이라 불리는 막걸리와 파전을 곁들여 먹으며 한국의 대학가 주점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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