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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금 포함 담보대출 70% 넘는 집은 금물

    전세 계약의 첫 단계는 등기부등본 열람부터 시작한다. 인터넷(www.iros.go.kr)에서도 열람과 발급이 가능하다. 우선 계약을 하려는 집의 동, 호수와 등기부등본사항 동, 호수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 갑구에서는 계약 당사자와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가압류나 가처분이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을구에서는 금융권 담보 대출에 따른 근저당권 설정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근저당권이 없는 집이 바람직하지만, 근저당권이 있더라도 전세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시세의 70% 미만이라야 안전하다. 경매 때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기 위해서다. 집이 공동명의라면 계약할 때 함께 참석하거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계약하는 게 바람직하다. 중개수수료를 아끼겠다고 당사자 계약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중개업자는 과실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수 있게 공제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다. 확정일자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재계약을 했을 때 전세금을 증액했다면 그에 대한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한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중도해지 등 다툼도 종종 발생한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이사를 가지 않고 거주해야 대항력이 있다. 실제 거주해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효력을 살릴 수 있다. 다만 전세권을 설정했다면 거주하지 않아도 보증금의 우선변제권을 갖는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았는데 꼭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는 임차권 등기를 한 뒤 이사해야 안전하다. 세입자가 집을 나가고 싶다면 적어도 3개월 전에 통보하는 게 좋다. 다른 세입자가 빨리 들어와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좋겠지만, 전세가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통보 이후 3개월이 지나야만 임대차 기간이 종료되고 전세금을 받을 수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신보 “채무 5%만 갚아도 신용불량서 회복”

    신용보증기금은 신용불량 채무자의 재기를 돕고자 오는 3일부터 3개월간 ‘채무감면 특별 캠페인’을 한다고 31일 밝혔다. 신보 보증채무를 졌다가 신용불량이 된 사업자는 캠페인 기간 분할상환 금액의 5%만 갚으면 신용불량에서 회복시켜 준다. 기존에는 10% 이상을 갚아야 했다. 적극적으로 변제 책임을 피하려다 법원 결정으로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오른 사업자는 분할상환 금액의 20% 이상을 갚아야 하지만 캠페인 기간에는 10%만 갚아도 회복된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불량 대출자 1년새 80만명 쏟아져… 신용회복委서 만난 안타까운 사연들

    불량 대출자 1년새 80만명 쏟아져… 신용회복委서 만난 안타까운 사연들

    금융회사에 제때 빚을 갚지 못해 ‘불량 대출자’가 된 사람이 최근 1년간 약 80만명이나 된다는 한 신용평가회사의 통계가 16일 나왔다. 이날 오후 이런 우울한 통계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서울 중구 남대문로 신용회복위원회 서울중앙지부를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어둡기만 했다. 박진수(54·가명)씨도 마찬가지였다. 신복위를 찾은 사연을 묻자 박씨는 답답한 듯 “막걸리나 한잔하자.”고 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박씨의 벌이는 나쁘지 않았다. 박씨는 하루 14만원을 받는 잘나가는 미장이였다. 건설업이 호황이어서 한달에 적어도 보름은 일거리가 있었다. 건설 경기를 타고 2000년대 초반 강북구 미아동에 5000만원짜리 집도 샀다. 2000만원짜리 담보 대출이 짐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뒤 사정은 달라졌다. 집값도, 일거리도 떨어졌다. 박씨는 한달에 서너번 일하기도 어려워졌다.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박씨는 카드 7개로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 다달이 7번의 변제 독촉 전화를 받아야 했다. 생활비가 쪼들리자 노름에도 손을 댔다. 주택담보 대출을 제외하고도 카드빚과 증권사 대출이 3000만원에 가까워졌다. 박씨의 아내는 “이럴 거면 나가라.”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박씨의 미장일이 줄자 아내는 하루 13시간씩 봉제 공장에서 일하게 됐다. 박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들에게 빚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곳을 찾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씨처럼 신복위를 찾은 이는 올 상반기에만 4만 5505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9명 늘었다. 신복위 관계자는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만 30~4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개인 워크아웃 등을 통해 채무감면이나 분할상환 등의 채무조정을 받으려는 이들이다. 박씨보다 더 어려운 경우도 많다.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45·여)씨는 15층 베란다 창문에서 세살짜리 아들을 안고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아들은 엄마 옆 2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엄마 품에 안겨 떨어진 탓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씨 가족은 아파트 월세가 몇 달간 밀려 이날 오전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오피스텔로 이사 중이었다. 지난 14일 0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구조됐다. 사업실패로 아내와 이혼하고, 채무로 의료보험마저 해지돼 위암치료조차 받지 못하던 정모(45)씨였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부인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5년 전 사업 실패와 더불어 빚더미에 내몰려 길거리로 나앉았고, 부인마저 떠났다. 생활고는 청춘에게도 예외가 없다. 지난달 4일 울산 중구 다운동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던 김모(30)씨는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했다. 김씨는 방안 운동기구(철봉)에 노끈으로 목을 맸다. 한동안 연락이 없던 아들이 궁금해 원룸을 찾았던 아버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늙은 아버지는 ‘부모님께 죄송하다.’라고 쓴 한 줄짜리 유서를 읽어야 했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마음고생을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종합·서울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가계빚 대책 더는 시간이 없다”

    가계빚에 관한 한 더는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는 데 금융당국도 동의한다. 금융위원회는 늦어도 다음 달 중 좀 더 세분화된 가계빚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총부채상환비율(DTI) 보완 방안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6일 “금융기관을 포함해 여러 계층이 가계빚 부담을 나누어서 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다들 입장이 다르다 보니 대책 마련이 쉽지는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입법예고 상태인 ‘커버드본드(우선변제부채권) 특별법’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커버드본드는 담보자산에서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조달 금리가 낮아 단기·변동금리 위주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고령층,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가계부채 취약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담보가치가 하락한 주택을 은행이 사들여 임대하는 미국의 사례(리스백)나 주택임대 시장이 발달한 일본의 사례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의 부실 위험이 상당 부분 부동산가격과 연계되어 있는 만큼 부동산시장이 급락하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의 리스백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법 규정 미비 등을 들어 우리나라에 당장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공정대출법을 제정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김효연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임박한 경제위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공정대출법을 만들어 수도권 아파트 집단대출 등에서 대규모 경매물건이 등장하고 가계파산으로 주택이 압류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매각이 법적으로 자유로워 실제 채권가격의 절반에 집이 팔린다.”면서 “채권추심자들에게 성과급조로 추심액의 30~40%를 지급하는 등 적정한 수수료 가격이 규제되지 않는 것도 약탈적 대출 관행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막내린 여수엑스포 ‘사후활용’ 평가 남았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어제 93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인구 30만명의 지방 중소도시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리적 접근성의 한계와 열악한 인프라, 폭염 등 악조건 속에서도 목표 관객 800만명을 무난히 달성했다. 관람객 수와 전문가 평가, 주제 구현 등 3대 요소를 충족했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개막 초반부터 논란이 된 홍보 실패에 따른 흥행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막판 대규모 입장권 할인, 예약제를 둘러싼 미숙한 운영 등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 사실이다. 국제 행사임에도 800만 관객 중 외국인은 40만명에 불과해 ‘지역잔치’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대목이다. 흥행 부담 때문인지 공연·이벤트 등 ‘볼거리’에 치우쳐 해양박람회 고유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향후 박람회 시설을 여하히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벌써부터 박람회장 사후 활용 방안이 지지부진하다는 얘기가 들린다. 박람회 개최를 위해 빌린 정부 차입금을 변제하기 위해서는 박람회장의 일부 부지를 팔아야 하는데 그게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박람회장에 해양관광레저타운을 조성해 차입금을 갚는다는 복안이지만 경기 여건 등을 이유로 민간업체들이 선뜻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고 한다. 박람회 부지를 인수하겠다는 기업이나 단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결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시설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만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박람회장이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판이다. 그동안 지자체가 실익을 면밀히 따지지도 않고 무리하게 국제행사를 유치해 막대한 국고를 낭비하고 지방 재정을 악화시킨 예가 적지 않다. 이번만큼은 그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여수엑스포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라는 각오로 사후 활용 방안을 촘촘히 짜 나가야 할 것이다.
  • 제2 금융권 부동산대출 ‘LTV 폭탄’ 뇌관 되나

    제2 금융권 부동산대출 ‘LTV 폭탄’ 뇌관 되나

    제2금융권의 부동산담보대출이 담보인정비율(LTV) 관리의 사각지대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규제와 감독이 허술한 점을 이용해 LTV의 80~90% 대출을 해주거나 편법 대출을 해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사실상 ‘LTV 폭탄’의 뇌관으로 제2금융권을 지목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보험사, 할부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상가와 토지 등을 포함한 부동산담보대출 실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제2금융권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올 5월 말 현재 211조원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총 여신 309조원의 68.3%다. 상호금융이 160조 1000억원, 보험사 29조 5000억원, 저축은행 20조 3000억원 등이다. 용도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82조 2000억원,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토지나 공장 등을 담보로 한 대출)이 128조 8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의 LTV 수준과 LTV 한도 초과분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제2금융권의 LTV 비율은 상호금융사가 50∼65%, 저축은행과 할부금융사 60∼70%, 보험사 50∼60%로 시중은행(50∼60%)보다 다소 규제가 느슨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거나 담보가치가 충분하지 않을 때 제2금융권을 찾는 사례가 많아 은행보다 제2금융권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의 영업 방식도 부실 우려를 키운다. 은행의 LTV 한도가 차면 2금융권은 변제순위가 뒤로 밀리는 후순위 대출을 내주거나 아예 신용대출인 것처럼 허위로 꾸며 ‘이면 계약’을 맺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6개월 주기로 담보 가치를 재평가하는 은행권과 달리, 담보가치에 대해서도 제대로 중간 점검하지 않고 있다. 연체율도 높다. 상호금융사만 하더라도 연체율이 3%대로 은행권(5월 말 기준 0.85%)보다 3배가량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금융사의 경우 평균 LTV가 49%로 안정적인 것 같지만 수치도 정확하지 않고, 지역이나 대출자에 따라 편차도 상당히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제2금융권의 상업용 부동산대출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한 은행과 달리 제2금융권은 ‘고위험 고수익’을 좇아 상업용 대출도 많이 취급해서다. 앞서 한국은행도 LTV 규제를 받지 않는 상업용 부동산대출이 향후 가계빚 관리의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윤정수 연대보증한 빚 갚아라” 서울지법, 4억대 채무변제 판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최승욱)는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가 개그맨 윤정수(40)씨를 상대로 “연대보증 빚 4억 6000만원을 변제하라.”며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종합도매업체 B사가 A사로부터 6억원을 빌릴 때 연대보증을 선 윤씨는 2010년 4월 빚을 대신 갚아 주기로 약속했다. 윤씨는 1억 4000만원을 바로 갚고, 나머지 빚을 2010년부터 내년까지 15차례에 걸쳐 3000만원씩 변제하기로 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씨는 ‘담보로 맡긴 10억원 상당의 B사 주식을 A사가 모두 처분함에 따라 연대보증인의 변제 의무도 사라졌다’고 주장하지만 B사가 A사에 담보로 주식을 제공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법정 꽉채운 중소업자들 “내 돈 받을 수 있냐” 성토

    법정 꽉채운 중소업자들 “내 돈 받을 수 있냐” 성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법원에 ‘생명줄’을 맡기는 회사가 급증하고 있다. 법원에 제출된 법인회생 신청 건수가 2010년 155건, 2011년 189건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122건에 이른다. 지난해 건설업체 도급순위 30위인 풍림산업은 지난 4월 부도 후 서울중앙지법에 회생 신청을 했다. 법원은 회생 절차 개시결정을 내렸고, 지난 20일 채권자들이 모이는 첫 번째 ‘관계인 집회’가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 이종석)가 주도한 풍림산업 제1회 관계인 집회는 현재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현장은 자재비, 용역비 등을 떼일 위기에 처한 하도급 업체들의 한숨과 성토로 어수선했다. 채권자 집회장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별관 제1호 법정은 350개의 방청석을 갖춰 전국에서 가장 큰 법정으로 꼽힌다. 500여명이 참석해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관계인 집회가 열린 이날, 복도에 간이 의자를 놓고도 자리가 부족했다. 법원 관계자는 “2009년 쌍용차 집회 때는 법정마다 스크린을 설치할 정도로 많은 채권자들이 몰렸다.”면서 “곧 우림, 벽산 등 다른 건설업체들의 회생 집회도 열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수백명의 채권자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회사 측이 제공한 관계인 집회 자료를 살피느라 바빴다. 관리인(회사대표) 보고서, 담보권·채권명부, 조사위원(회계법인) 조사보고서 등으로 부도 이후 회사의 재무 상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다. 정부 관련 공단에서 나왔다는 한 직원에게 말을 건네자 “자료를 분석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냉랭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 자재 납품업자도 “지금 회사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기 상황인데 수다 떨 여유가 있겠느냐.”며 페이지를 넘겼다. 집회는 관리인 보고, 조사위원 보고, 채권자 의견 진술 순으로 진행됐다. 부도 이후 회사 상황을 알리는 자리인 셈이다. 관리인 보고 차례가 되자 채권자들은 매서운 눈길을 번뜩였다. 이필승 대표이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돼 지난 4월 30일 만기가 도래한 전자어음 423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회생을 신청했다.”면서 “심려를 끼친 점 사죄드린다.”고 조심스레 입을 뗐다. 곧 이어 채권자들의 ‘송곳 질문’이 쏟아졌다. 공사 자재를 납품한다는 한 채권자는 “1분기 재무제표만 봐도 자산이 많았는데 1개월 사이 변화가 크다. 관계자를 기망한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돈을 떼일까 걱정스러운 채권자들은 ‘채권 변제 계획이 가장 궁금하다.’ ‘돈은 언제 받을 수 있는 거냐.’며 회사 측을 몰아붙였다. 9월 초에 열릴 2·3회 집회에서는 채권자들이 회사 측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회사를 현 상태에서 정리해 채권을 한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거둬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하면, 채권자들은 회생에 동의하게 된다. 하루에 많으면 서너 차례씩 열리는 ‘관계인 집회’는 현 경기 상황의 ‘바로미터’이자 돈 떼일 위기에 처한 중소 하도급업체들의 성토장이기도 하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삼환기업 결국 법정관리 개시

    중견 건설업체 삼환기업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4부는 이날 삼환기업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선호하는 채권단은 법정관리 철회를 두고 삼환과 협상을 벌였지만, 신규자금 지원 규모와 담보 제공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채권단은 삼환이 다음 달 말까지 어음 연장 등을 위해 필요한 370억원을 지원하는 대가로 담보 제공을 요구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 게다가 삼환이 서울 소공동 부지를 담보로 발행한 회사채 650억원을 갚기 위한 추가 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하면서 양측의 협상이 틀어졌다. 삼환의 회사채를 인수한 현대증권은 워크아웃 신청을 이유로 부지 공매를 추진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소공동 부지는 삼환과 현대증권이 분쟁 중인 사안이어서 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라면서 “추가 담보 없는 신규 자금 투입도 어렵다는 뜻을 법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삼환은 채권단에서 원하는 수준의 자금을 지원받지 못한다면 워크아웃보다 법정관리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더라도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수 있고 모든 채무 변제가 중지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허정 삼환 대표이사 사장에 관리인 역할을 맡기고 채권단이 자금관리위원을 파견하도록 했다. 또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가 협의회를 구성하도록 해 회생절차 과정에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시공능력 29위 삼환기업 법정관리 갈 듯

    중견 건설업체인 삼환기업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환을 설득해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복귀시키려던 채권단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삼환은 법원 허락이 있기 전까지 모든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700여개 협력업체의 연쇄 자금난이 우려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 4부는 오는 23일 삼환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은 전날 열린 삼환 및 채권단 대표자 심문에서 “워크아웃이 회생절차보다 기업을 살리는 데 효과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실상 법정관리 개시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채권단은 법원의 결정 기한을 늦춰 시간을 벌 계획이었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대출상환 스케줄 조정과 자금지원 방안 등을 담은 워크아웃 계획안을 마련해 40여개 채권기관의 동의를 얻은 뒤 삼환을 설득해 워크아웃으로 복귀시키려고 했다. 수은 관계자는 “법정관리 개시 여부 결정을 26일까지 늦춰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법원의 의지가 강하고, 삼환도 채권단을 기다려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워크아웃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순위 29위인 삼환은 지난 7일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인 C등급을 받았다. 삼환은 지난 11일 수은에 워크아웃 신청을 했지만, 5일 만인 16일 기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채권단을 당혹스럽게 했다. 삼환 측은 이번 주에 만기가 돌아오는 70억원의 기업어음(CP)을 막으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채권단이 지원에 미온적이어서 법정관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삼환 노동조합도 은행에 휘둘리는 워크아웃보다는 법정관리가 낫다며 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삼환은 법원 허가 없이 재산 처분이나 채무변제를 할 수 없다. 채권자의 가압류, 강제집행 등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물론 삼환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도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또 회생절차 과정에서 채무 대부분이 탕감되기 때문에 미수금을 떼일 확률이 높다. 은행들은 삼환에 빌려준 돈(PF 보증 제외시 5000억원)에 대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진다. 수은의 채권액은 715억원이며 신한은행(601억원), 농협(469억원), 우리은행(298억원)도 채권을 갖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200억대 횡령 극동학원 설립자 구속

    대학 설립자와 그 일가 친척이 공모해 수백억원의 교비를 횡령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학교법인 극동학원의 설립자이자 극동대 명예총장인 류택희(7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류모(53) 강동대 총무처장, 류모(34) 과천외고 행정실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류씨 등은 친척 관계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극동학원 산하 학교인 극동대, 강동대, 과천외고 등 3곳에서 교비 145억 5000만원을 빼돌린 뒤 서울 지역 빌딩 1채와 아파트 4채 등을 구입하고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학 기숙사 공사비 49억 7000만원을 자신의 특별수당 명목으로 빼돌리는 등 모두 195억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류택희씨는 학교 규정상 무보수 직책인 명예총장으로 재직하면서 10억원 상당의 보수를 부당 수령한 의혹도 사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의 교과 지도 용도로 건물을 매입하면서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학교 간의 채무 관계에서 금전 거래 내역을 허위로 작성해 100억원 상당을 가로챘다. 극동대와 강동대의 교내외 공사 진행 과정에서 시공 능력이 없는 건설업체를 선정해 학교에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검찰은 “류택희씨의 부인과 자녀가 공모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씨의 부인은 극동대 이사장, 아들은 극동대 총장이며 딸은 강동대 총장이다. 검찰은 류씨 일가의 횡령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씨는 “담당자의 착오가 있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류택희씨의 자택과 대학본부 등 6~7곳을 압수 수색해 관련 증거 자료를 확보했으며 최근까지 학교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여 왔다. 앞서 감사원은 류씨 일가가 200억원대의 학교 공금을 횡령·배임해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류택희씨는 극동대, 강동대, 과천외고의 설립자이며 현재 극동대 명예총장이자 강동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극동대는 충북 음성군에, 강동대는 경기 이천시에, 과천외고는 경기 과천시에 있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집주인·세입자 다툼 중재해 드립니다”

    집주인과 세입자 양측이 전·월세금 책정, 집수리 비용 부담 등을 놓고 다툼을 벌일 때 이를 중재하는 제도를 서울시에서 운영한다. 서울시는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보호와 주거안정을 위해 ‘간이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해 16일부터 무료로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시 주택임대차상담실에서 운영하는 이 제도는 분쟁 초기부터 전문가가 원만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자발적 합의를 유도해 법적 다툼까지 갈 소지를 사전에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분쟁 조정은 집주인과 세입자 양측이 모두 참여의사를 밝혀야만 가능하며, 경매 시 배당관계, 최우선 변제금 등 법률상 명확히 규정된 사항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분쟁 조정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파견한 전문 상담위원 3명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파견한 공인중개사 1명 등 4명이 맡는다. 분쟁 조정이 접수되면 상담위원들이 피신청인의 조정 신청 수락 여부를 확인한 후 당사자와 상담위원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회의를 개최해 분쟁의 경과, 조정을 신청한 취지 등 양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조정 권고안을 작성한다. 이때 상담위원이 양 당사자가 합의하는 범위 내에서 조정 권고안을 작성하고, 상담위원과 함께 조정 권고안에 서명함으로써 당사자 합의의 효력을 갖게 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분쟁 조정을 원하는 시민은 주택임대차상담실로 전화(02-731-6720)하거나 시 을지로별관 1층 전세보증금상담센터의 상담실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여장권 시 주택정책과장은 “임대차 분쟁은 주거 안정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이 제도의 도입으로 세입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돈 갚을 능력은 따지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대출한 금융권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책임이 크죠. 그렇다면 채무자들만 죄인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금융권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빚을 깎아 줘야 합니다.” 채무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시민단체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의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제윤경(41·여) 희망살림 상임이사는 13일 “은행들이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보다 행복을 위한 가계운영을 설파해 ‘우리집 재무주치의’로 잘 알려진 그는 지난달 저소득층 채무변제 지원을 위한 시민단체 ‘희망살림’을 설립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시민단체 ‘빚갚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채무자 권익보호 단체가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다. 그는 먼저 금융권의 약탈적인 대출 행태가 국민들을 빚의 나락으로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제 이사는 “상환 능력이 안 되면 대출을 해 주지 말아야 하는데 금융권은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들에게 무차별 대출을 해 줬다.”면서 “결국 은행들이 고금리에 눈이 멀어 위험을 택한 것이 현재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금융권이 무리한 대출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제 이사는 “그럼에도 금융권은 절대 손실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 놓고도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채권자의 자산을 경매로 넘겨 경제적·사회적으로 회생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만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이 수익에 눈이 멀어 ‘채권자의 윤리’를 저버린 ‘샤일록’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채무자들이 연대해 금융권이 빚을 감해 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 이사는 “가계부채 문제를 이대로 놔두면 빚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결국 금융은 물론 국민들의 삶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권이 사회에 기여하라는 말이 아니라 무분별한 대출로 파생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빚갚사는 출범과 함께 집단 파산운동과 개인회생제도 개선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는 “현재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3~8년간 최저생계비의 150%를 제하고 모든 수입을 빚에 털어넣어 사실상 빚 갚는 노예가 된다.”면서 “하지만 금융권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사실상 손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운 국민은 극소수”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부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빈곤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몰락하는 끔찍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가계부채,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가계부채,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가계부채 걱정을 한 지가 벌써 몇 년째인가. 워킹 푸어, 즉 일하는 서민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힘들게 갚아 나가는 하우스 푸어 등의 용어는 진부할 정도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내려고 고금리 대출과 신용카드 급전을 쓰고 그 소액 대출을 갚지 못해 주택이 경매당하는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것이 주택 가격을 떨어뜨려 은행에 손해를 끼치고, 은행은 가계대출을 축소해 다시 경매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그런 와중에도 가계의 과도한 차입을 탓하는 한편 과도하게 대부해준 금융업자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논의만 가끔 있었을 뿐,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를 바로 보자. 가계부채에 대한 핵심 대책은 채무를 직접 취소·조정하는 것이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불편한 진실은 그들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한다. 이집트어와 그리스어가 각인되어 있어 고대의 상형문자를 번역할 수 있는 열쇠가 된 로제타스톤은 프톨레마이오스 5세가 기원전 196년에 채무자와 죄수들에게 사면을 선언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었다. 구약성서에도 7년마다 채무를 면제해 종을 풀어 주고, 50년마다 희년을 삼아 땅을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라는 말씀이 나온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빚에 못 견딘 농민들이 달아나 유민이 되고 사회는 붕괴한다. 고대 그리스의 솔론이 취한 개혁을 보자. 그 시절 인신을 담보로 빚을 내 쓰는 것이 허용돼 채권자는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를 죽일 수도 있었고 노예로 팔 수도 있었다. 비참한 운명에 처한 채무자나 가족들이 폭력으로 저항하는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계층 간 타협으로 지도자가 된 솔론은 약간의 보상으로 기존의 채무를 취소해 멀리 노예로 팔려간 사람을 귀국시키고, 부채로 인하여 빼앗긴 땅을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었다. 개혁의 결과, 사회적 긴장이 완화되고 경제도 발전하였다. 그 무렵 아테네 지역에서 생산된 검은색 도기가 지중해 연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증명된다. 과격한 채무 취소는 먼 나라의 오래된 이야기만도 아니다. 1961년 5월 16일의 쿠데타로부터 불과 한달이 지나지 않은 6월 10일 농어촌고리채정리법이 시행됐다. 이에 의하면 채권을 지역별 위원회에 신고하여 위원회가 금액을 조정하고, 농업은행이 농업금융채권으로 채권자에게 대위변제를 하고 채무자에게 구상하도록 하되, 신고하지 않은 채권은 실효하도록 하였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이런 혁명적 조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지만 파산제도의 활성화, 주택담보대출의 대환 인정과 같은 법제적인 대응을 강구할 수 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미국의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실패한 기업가와 소비자가 파산절차를 통하여 금융채무에 관한 면책을 얻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을 기본적 인권으로 인정한 로컬 론 대 헌트 판결이 1934년에 나왔다. 담보대출의 연체로 주택을 경매로 잃을 위기에 처한 가계에 연방정부가 장기저리자금을 융자하는 조치가 시행되었다. 1938년의 챈들러 법은 근로자가 즉시 면책을 얻는 대신에 향후 버는 수입으로 담보대출을 포함한 채무를 상환하고 주택을 지키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금융업자와 가진 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들은 위기에 처한 근로계층·하위중산층을 지켜냈고 혁명과 파시즘을 피했다. 사법 엘리트들이 채무자를 구하기 위하여 파산제도를 활용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현실은 답답하다. 개인회생제도는 각 가정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도식적인 변제계획안을 적용, 채권추심과 비슷하게 운영돼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정채권추심법은 채무자대리인이라는 핵심을 빼고 제정되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개인회생에 포함시키는 입법안도 금융 당국의 반대로 두 번이나 좌절되었다. 사회적 안전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대중의 과격한 채무 취소 주장을 수용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게 되리라.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무엇인가 해야 할 때이다.
  • 1900% ‘살인이자’

    신용불량자, 청소년, 유흥업 종사자 등 사회취약 계층을 상대로 최고 연이율 1900%의 살인적인 이자를 챙기고, 채권 추심 과정에서 성매매를 강요한 악질적인 불법 사채업자들이 무더기로 사법처리됐다. 대검찰청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본부장 백종수 검사장)는 지난 4월부터 고금리 사채업, 불법 채권추심 행위 등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60명을 적발, 13명을 대부업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불법 사채업자들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상대로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39%를 초과한 불법대출을 일삼았다. 사채업자 강모(29)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사납금을 내지 못하는 택시기사 8명을 상대로 연 120%의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 205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단속에서 무등록 고금리 사채업자에 대한 신고 및 첩보가 전체의 70%로 가장 많았다.”면서 “연 1900%에 달하는 초고금리를 챙긴 업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폭행과 협박뿐만 아니라 해결사까지 동원한 돈을 받아 낸 데다 빚을 갚지 못한 여성들에게 성매매까지 강용하는 악질적인 행위도 저절렀다. 직업소개업자 박모(32)씨 등 3명은 성매매 다방 종업원들에게 선불금을 빌려줬다가 변제하지 못하자 집창촌에 넘겨 성매매를 시킨 뒤 화대를 선불금 명목으로 가로챘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女종업원, 악덕업자 만나 결국 가게 된 곳이

    女종업원, 악덕업자 만나 결국 가게 된 곳이

    신용불량자, 청소년, 유흥업 종사자 등 사회취약 계층을 상대로 최고 연이율 1900%의 살인적인 이자를 챙기고, 채권 추심 과정에서 성매매를 강요한 악질적인 불법 사채업자들이 무더기로 사법처리됐다. 대검찰청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본부장 백종수 검사장)는 지난 4월부터 고금리 사채업, 불법 채권추심 행위 등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60명을 적발, 13명을 대부업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불법 사채업자들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상대로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39%를 초과한 불법대출을 일삼았다. 사채업자 강모(29)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사납금을 내지 못하는 택시기사 8명을 상대로 연 120%의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 205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단속에서 무등록 고금리 사채업자에 대한 신고 및 첩보가 전체의 70%로 가장 많았다.”면서 “연 1900%에 달하는 초고금리를 챙긴 업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폭행과 협박뿐만 아니라 해결사까지 동원한 돈을 받아 낸 데다 빚을 갚지 못한 여성들에게 성매매까지 강용하는 악질적인 행위도 저절렀다. 직업소개업자 박모(32)씨 등 3명은 성매매 다방 종업원들에게 선불금을 빌려줬다가 변제하지 못하자 집창촌에 넘겨 성매매를 시킨 뒤 화대를 선불금 명목으로 가로챘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서 원정 성매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유흥업소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여성들을 워킹홀리데이 비자(관광취업 비자)로 호주로 데려가 성매매를 알선한 현지 업소 주인 정모(32)씨를 비롯, 성매매 여성 18명을 성매매 알선 처벌법 등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현지 업주 김모(55)씨 자매와 브로커 김모(33)씨 등 14명을 지명수배했다. 브로커 김씨는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미아리 텍사스 등 서울과 수도권 일대 집창촌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알게 된 여성들에게 “호주에서는 성매매가 합법이기 때문에 단속 걱정을 하지 않고 마음 편히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유인했다. 김씨는 여성 25명을 관광취업 비자로 호주에 입국시켜 멜버른과 시드니에 있는 한인들의 성매매 업소에 취업을 알선했다. 정씨는 2009년부터 김씨에게 여성을 소개받아 영업했다. 또 여성들에게 엑스터시 등 마약을 투여해 성매매를 시킨 데다 회식자리에서 함께 마약을 하며 환각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1년짜리 관광취업 비자가 만료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어학원이나 농장의 업주들과 공모, 재직증명서를 허위로 만들어 체류 비자를 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정씨 등은 여성들을 착취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일부 여성들에게 500만~1000만원의 선불금을 빌려주면서 성매매업소가 아닌 일반 유흥업소에 취업하는 것처럼 속여 호주로 입국시켰다. 현지에 도착한 여성들이 성매매를 거부하자 선불금 변제를 요구하면서 “가족을 찾아가 성매매 사실을 알리겠다.”며 협박, 성매매를 강요했다. 또 지각이나 결근, 손님 불만, 손님과 사적으로 만날 경우에는 1000~3000호주달러(약 120만~360만원)의 벌금을 물리기까지 했다. 여성들은 현지 법령에 따라 1일 6시간밖에 근무할 수 없는데도 12시간 이상 성매매를 하도록 시켰다. 경찰은 “호주에서는 한국이 ‘성매매여성 수출대국’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국가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면서 “국내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현지 업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은행 직접지원·연내 단일 감독기구 마련”… EU정상들 전격합의

    유럽 정상들이 ‘말의 성찬’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을 무색케 한 의미있는 합의 도출로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유로존 17개국 정상들이 지난 2010년 그리스 재정 위기 발생 이후 열아홉 번째로 열린 정상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단기대책에 전격 합의하자 유로화와 이탈리아·스페인 주가는 급등하고 이들 국가 국채 금리는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은 반색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9일(현지시간) 13시간이 넘는 긴 회의 끝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에 구제금융을 직접 지원하고 연말까지 유로존 회원 국가들의 은행을 감독하는 단일 감독기구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EU 정상들이 위기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구제기금의 자금을 국가가 아닌 은행에 직접 지원키로 합의한 것은 정부를 통해 지원할 경우 정부 부채가 늘어 국채 금리가 치솟기 때문이다.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EU 정상회의 첫날 정상들은 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은행과 정부 채무 사이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EU 집행위원회가 곧 단일 은행감독 메커니즘 방안을 정상회의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EFSF와 ESM 등의 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직접 지원은 유럽중앙은행(ECB) 산하에 단일 감독 기구가 설립되는 연말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정상회의는 또 구제기금이 위기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허용했다. 아울러 구제자금의 우선변제권도 없앴다. 이에 따라 민간 투자자들의 위험국 채권 투자 기피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합의가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유로존이 EFSF를 더욱 유연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는 정상회의 참석 직전까지도 채무공동부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단기적인 금융지원 대책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양보하면서 급진전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럽 국가들의 철저한 통합을 위한 노력을 통해 각국의 부채 부담에 대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 주장은 고수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정상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간절한 요청 끝에 EFSF와 ESM이 직접 은행을 지원하거나 국채를 매입하더라도 추가적인 재정긴축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이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시간을 번 정도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EU가 은행동맹으로 나아가는 첫발을 내딛기는 했지만 유럽의 경기 침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본드에 대해 거부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표명했기 때문이다. 또 ESM의 자금규모가 구제금융을 신청한 국가나 은행권을 지원하는 데 턱없이 부족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한편 EU 정상들은 1200억 유로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도 합의했다. 유로본드 발행과 보다 강력한 재정통합 등 중장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오는 12월 정상회의에서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물가 2%대 유지·일자리 40만개 확대… 외화예금 유치 주력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물가 2%대 유지·일자리 40만개 확대… 외화예금 유치 주력

    28일 발표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초점은 경기부양과 민생안정에 맞춰져 있다. 외화예금을 모아 금융시장의 안전판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하반기 핵심 과제로 7가지를 꼽았다. 재정투자 증액 외에도 ▲글로벌 위기 대응체제 강화 ▲민간투자 활성화 ▲2%대 물가안정세 지속 ▲일자리 40만개 확대 ▲서민금융과 주거비 안정 ▲미래준비 기틀 확립 등이 포함됐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우선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위해 현재 만 65세 이상은 일괄적으로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만 65세 이전에 고용된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1만 4000여명이 제도 개편에 따른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몰리는 자영업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다. 현재 연매출 8000만원 미만 자영업자만 직업훈련이나 취업 알선이 지원되지만 앞으로는 연매출 1억 5000만원까지 대상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의 80%가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올해 공공기관 채용 규모가 1만 3800명에서 1만 5300명으로 이 중 고졸 채용이 2200명에서 2500명으로 늘어난다. 청년들의 창업 실패 시 대출금 상환부담을 줄여 주는 ‘융자상환금 조정형 청년창업 자금’ 규모는 5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늘어난다. 고졸 취업자에게 가장 큰 걸림돌인 군 복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시도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졸업한 취업자가 군 제대 후 복직할 경우 해당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조만간 마련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취업을 돕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YES프로젝트’ 대상에 전역 예정자를 포함시키고, 전역 1~2개월 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역 후에는 직업훈련과 취업 알선을 지원한다. 임금 감면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 대한 세제 감면은 올해 종료될 예정이지만 연장이 추진된다.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도 추가 개편, 고용창출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시중은행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고 은행은 이를 서민 금융에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조만간 규모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간 300만원 한도에서 월세액의 40%를 공제해 주는 소득공제도 공제율을 높여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직불카드 공제율(30%)과 공제한도(신용카드와 합계 300만원)를 높여 신용카드보다 유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건설산업의 체질을 굳건히 하는 노력이 계속된다. 정부는 하반기에 대외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서민경제에 파급력이 큰 건설산업의 자금 경색을 풀어 주고, 부실 시행사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해 건설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외화의 급속한 유출을 막기 위해 재외동포처럼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국내 은행에 달러 등 외화로 예금하면 이자소득세(이자의 15.4%)를 면제해 준다. 외화예금 유치 우수은행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깎아 주고, 부담금 적립액의 50% 이하를 우수 은행에 몰아서 적립한다. 은행의 장기·고정 금리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커버드본드(우선변제부채권)가 법제화된다.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해 지방공기업 설립 시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안전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임주형·오달란기자 hermes@seoul.co.kr
  • P2P금융으로 본 불황기 저신용자 대출 행태

    최근 금융회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생활금융(P2P 금융)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P2P 금융이란 대출이 필요한 사연을 당사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면 이를 본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십시일반으로 빌려주는 방식이다. 금융권처럼 신용등급이나 변제능력을 따지지 않아 최근 들어 이용 실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 상반기 이용건수가 이미 지난 한 해 실적을 훌쩍 넘어섰다. 서민금융 상품에서도 거절당한 이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P2P 금융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생활비 용도로 대출” 최다와 대조 26일 P2P 금융업체인 머니옥션과 팝펀딩에 따르면 올 들어 25일 현재 신규회원 가입자는 3만 9774명, 대출건수는 9607건이다. 지난해에는 신규회원이 3만 2606명, 대출건수가 6803건이었다. P2P 금융시장 규모는 3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누적 회원 수는 15만 3722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불황으로 서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는데 금융회사들이 연체율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줄이자 그 수요가 P2P로 옮겨 오는 것 같다.”면서 “햇살론이나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 상품들이 저신용자(신용등급 8~10등급)에게는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신용불량자들은 채무재조정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어정쩡하게 신용이 나쁜 이들은 손 벌릴 데가 없다는 것이다. P2P 금융은 개인이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신용등급이나 담보 등은 보지 않는다. 소액(100만~500만원)을 빌리고 싶은 사람이 자신의 사연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면 사이트 회원들이 이를 평가하고 각자 원하는 만큼 소액(10만원 이하)을 빌려준다. 대출금리 상한선은 통상 30~35% 수준이다. 생활에 꼭 필요한 소액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생활금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금 용도 우선순위도 바뀌었다. 팝펀딩의 지난해 대출 실적을 보면 생활비 용도가 17%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보증금·의료비·지인 상환(각 15%)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보증금이 25%로 가장 높고, 생활비(17%), 지인 상환(14%), 의료비(11%)가 그 뒤를 이었다. 학자금 대출 비중이 3%에서 7%로 배 이상 많아진 것도 눈에 띈다. ●누적 연체율 29% 달해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중산층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한달 평균 소득이 100만원대인 저소득층 이용자가 39%로 200만원대(29%)보다 월등히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월평균 소득 200만원대인 중산층 비율이 33%로 100만원대(34%)에 육박했다. 월 소득이 300만~500만원인 이용자 비중도 17%에서 19%로 늘었다. 불황의 늪이 깊어지면서 P2P 금융의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 팝펀딩의 누적 연체율은 29%에 이른다. P2P 시장에서는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채권자를 위한 특별한 보호장치는 없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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