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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차별받는 이민 2·3세 ‘자생적 테러범’으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0일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음모는 겉으로는 유럽 사회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민 2세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의 변신을 꿈꾸며 끔찍한 계획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를 더욱 키웠다.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축구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제로 이들은 유럽 문화에 결코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공격 같은 ‘순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것이 영국 경찰이나 미국 국토안보부 등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음모 용의자들이 실제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이들과 알카에다를 섣불리 연결지으려는 데 정치적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물론 이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유럽과 미주 대륙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바꿔야만 이들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반성과 교훈은 논란과는 별도의 몫으로 남는다.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런던 동부 외곽에 있는 퀸즈로드 104번지. 이슬람 모스크 맞은편의 허름한 벽돌집 앞을 경찰관 2명이 지키고 서 있다. 파키스탄인들이 드나드는 미장원 바로 옆의 이 집에서 런던발 항공기 폭파 음모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의과대학생 와히드 자만(22) 가족이 살고 있다. 와히드의 친구인 아민은 “어릴 때부터 줄곧 알고 지냈지만 그는 성실하고 조용하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며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 식품점 주인도 그에 대해 “정치에 별로 관심 없으며 다른 젊은이들을 잘 도와주던 착한 무슬림 청년’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처럼 평범한 겉모습의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를 연결짓는 고리는 이들이 대부분 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이며 파키스탄으로부터 테러 실행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의자 일부는 지난해 7·7 런던테러 실행범인 시디크 칸, 세자드 탄위르와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종교학교 ‘마드라스’에 다닌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음모를 사전 분쇄하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당국은 자신들이 직접 검거한 7명 중 이번 음모의 주동자격인 라시드 라우프(27)와 마티우 라만(29)이 알카에다 고위직과 연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프는 2004년 4월 영국 버밍엄에서 숙부가 피살된 사건 직후 출국했으며,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국의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범들을 급습한 현장에서 자살 공격을 다짐하는 ‘순교 테이프’를 발견했으며, 이같은 방식은 9·11과 비슷한 알카에다 특유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16일 이번 테러 음모의 실행 자금으로 지난해 파키스탄 지진 구호자금이 지원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수사당국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종교적 극단과 정부에 대한 증오의 결합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라임 알라프 연구원은 “영국의 다문화 모델이 이제 이민 가정의 자녀에게도 정착됐음을 보여준다.”며 “모두 영국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사회 적응도 훌륭하게 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영국을 왜 공격하는지가 큰 의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자생적 테러가 고착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민 2,3세들이 느끼는 차별과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런던 동부의 무슬림 거주지역인 월섬스토에 사는 이브라임은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영어도 완벽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완전히 영국 사회에 동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내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같은 또래의 영국 젊은이 실업률이 2.8%인데 비하면 매우 높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극단에 가까운 종교적 보수성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좇는 영국 정부에 대한 증오심도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들의 경우, 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사원에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 행정부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혹은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점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 테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60만명의 영국내 무슬림 가운데 20%는 자폭 공격을 가하는 범인들의 심경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70%가 테러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18%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슬람 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이민와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처럼 적(미국과 영국)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결심한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성급한 연결은 잘못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들을 연결짓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알카에다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쇄하기 전의 조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나아가 알카에다가 이미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를 조직할 수 있는 힘을 잃고 사회운동의 ‘두뇌´로 전환했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테러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슬람식 사회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다만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CIA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적이 있는 마이클 슈어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련이나 자금 모집을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다. lotus@seoul.co.kr ■ 인터넷서 모의·폭탄제조법까지 익혀 ▶자생(homegrown) 테러란. -2001년 미국의 쌍둥이 빌딩 등을 폭파한 9·11 테러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일어났다면 자생 테러는 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이 국제조직과 연계하거나 영향을 받아 자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자행하는 경우다.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지난해 런던 7·7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 특징은. -인터넷 등으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터넷은 국제 정세를 배우고 폭탄 제조법까지 습득하는 총체적 학습장이다. 이들의 방에선 자살폭탄 ‘순교자’의 비디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지난 6월 사전에 적발된 캐나다 테러처럼 토론토 교외에 군사훈련 캠프를 차리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키스탄 이슬람 학교 ‘마드라스’가 원리주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가 테러리스트가 되나.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태어난 이민 2세들이 정체성 위기를 겪다가 국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접촉,‘지하드(성전) 세대’가 된다. 일부는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캐나다 테러의 경우 중산층 10대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원래 평범했다고 증언한다. 마드리드 테러의 한 가담자는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고 거사일 직전에도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사인을 받아낼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축구와 음주, 돈벌이를 싫어한다. ▶이들은 왜 테러에 가담하나. -전문가들은 무슬림 이민사회의 높은 실업률 등 ‘통합 실패’를 꼽는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앵그리 영 무슬림’을 낳고 있다. 영국에선 ‘파키, 파키’라며 연거푸 말하는 것은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이민자를 경멸하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편향된 중동 정책이 기름을 붓는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 분쇄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바로 그 전쟁 때문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다시 과격 조직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제조직과의 연계는. -알카에다는 더이상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 반미·반이스라엘·반서구·반세계화 등을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운동 ‘카에디즘’이 더 무섭게 번지고 있다. 알카에다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고도 카에디즘을 신봉하며 그들의 수법을 따라한다. ▶자생 테러의 심각성은 어디에. -미국과 그 우방국은 9·11 이후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생 테러는 도처에서 터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 싹트는 ‘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시민들의 공포감은 그만큼 더 커지고 이질적 사회집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따돌림도 자라난다. 서구의 무슬림 사회는 또다른 테러의 피해 집단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상대적으로 감시 소홀한 여성 가담늘어 ‘테러리스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10일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용의자 24명 가운데 3명의 여성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대학 교육까지 마친 청년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어느 순간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지적했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쓰임새가 넓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여성이 테러에 관련된 것은 “우리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가졌던 기존 관념을 모두 내던지는 것”이라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싱크탱크 란드 법인의 정책 분석가 파르하나 알리는 말했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서 체포된 코사르 알리(23)는 생후 8개월된 사내 아기를 둔 어머니였다. 영국은행은 지난주 그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녀는 남편 아메드 압둘라 알리와 함께 구금됐다. 이들 부부는 액체 폭탄을 젖병에 넣어 기내에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드 법인의 알리는 “최소한 3명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라크에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미군 호송대에 자폭공격을 가했던 벨기에 여성은 최초의 서양인 여성으로 성전이란 이름 아래 테러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여성도 남성처럼 분노하고 환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권력 기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훌륭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에서 여성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활동하기보다는 자금을 운반하거나 급사로 일하며 무기를 나르는 일 등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이번에 검거된 여성들이 항공기 테러 음모를 꾸민 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기술(IT)과 같은 보조 업무에 얼마든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기가 자폭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공항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이 갖고 오는 젖병에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맛보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Leisure+α] 해적이 나타났어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해적이 출현해 시원한 여름을 선사한다. 오는 28일까지 사나운 상어들과 거북이, 가오리 등 물고기가 가득한 아쿠아리움 오션킹덤에 해적들이 물속에서 다양한 묘기를 선보인다. 오션킹덤 수조에서 해적으로 변신한 아쿠아리스트들이 익살스러운 묘기를 연출 시간가는줄 모른다.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4시30분 하루에 3번 공연을 펼친다.(02)6002-6200,www,coexaqua.co.kr
  • 달콤한 맛의 리더 ‘체리’

    달콤한 맛의 리더 ‘체리’

    상큼하고 달콤한 맛있는 체리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체리를 맛보지 못하셨다면 세상의 많은 행복 중에 하나를 놓쳐버린 것이랍니다. 시원한 얼음에 재워놓은 체리를 먹으며 영화나 책을 보는 즐거움은 무더운 여름을 이기는 맛난 ‘보약’이랍니다. ‘체리’를 아시나요. 나이트 클럽에서 과일 안주를 시키면 맨 위를 장식한 빨간 과일, 먹었을 때 ‘물컹’ 씹히며 설탕의 맛이 강하게 묻어 나오는 과일이라고 이야기하시겠지요. 그건 감히 체리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체리를 맛 보세요. 빨간 예쁜 모양에다 아삭아삭 씹히며 달콤한 맛이 그야말로 과일 중에 최고랍니다. 참 체리는 꼭꼭 숨겨놓고 어른들만 먹어야 한답니다. 아이들이 한번 맛보면 너무 맛있어서 계속 찾아 주머니가 거덜나거든요. 우리 땅에서 나는 과일은 아니지만 요즘 수입 과일 중에서 뜨고 있는 것이 바로 체리다. 보통 국내에 6∼8월까지 수입되며 미국 북서부 지역(일명 워싱턴 체리)에서 생산된 것을 최고로 친다. # 맛이 끝내줘요 생과일 체리는 가공된 통조림과는 확연한 맛의 차이를 보인다. 일단 앵두보다 훨씬 알이 크고 색깔도 붉고 예쁘다. 씹히는 맛이 사각사각하고 달콤한 과즙이 가득하다. 아주 단 대추를 먹는 느낌에 상큼함이 더해진 듯하다. 너무 맛있어서 앉은자리에서 몇십 개는 후딱 먹어치운다. # 팔방미인 체리 미국에선 체리를 스테이크 먹을 때 꼭 함께 곁들이는 과일 중 하나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체리의 붉은 색이 식욕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암을 예방하는 붉은 과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체리에 들어있는 대표적 항산화 물질인 케르세틴은 폐암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으로 이를 함유한 식품을 많이 먹은 사람은 폐암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또한 안토시아닌의 경우 고기 구울 때 탄 부분에 생기는 발암 물질의 생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체리는 더운 여름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과일이다. 잠을 청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인체 내의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하면 그렇다. 체리에는 여느 과일보다 이 멜라토닌이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또 체리는 관절염 환자에게 아주 좋은 과일이다. 서양의 민간 요법으로 체리나 체리 주스가 관절염 등으로 인한 통증과 부종을 줄이는데 체리에 다량으로 포함된 안토시아닌 성분이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미시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토시아닌은 아스피린보다 10배 높은 소염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여름철은 높은 습도와 잦은 비로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부모님을 위해 체리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보자. # 체리 알고 먹읍시다. 체리를 흔히 ‘서양버찌’나 ‘버찌’라고 하는데 그건 좀 틀린 표현이다. 체리와 버찌는 재배하는 지역, 생산시기는 물론 맛과 색깔 크기가 전부 다르다. 또 체리는 종류도 다양하다. 과실이 크고 단단하며 과즙이 풍부하고 익을 때 적갈색을 띠는 체리가 ‘빙(bing)이란 품종이다. 미국 북서부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며 흔히 우리가 먹는 체리가 대부분 ‘빙’이다. 핑크빛과 빨간색이 감도는 황금빛인 ‘레이니어’는 당도가 가장 높고 속살이 노랗다. 아마 체리 중에 가장 맛있는 품종이다. 근데 좀 비싼 것이 흠이다. 이밖에 스위트하트, 래핀스, 티톤 등 다양하다. 영양도 듬뿍, 맛도 좋은 체리는 씻어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먹거나 냉동실에서 살짝 얼려 먹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쿠킹아트센터의 장경진 팀장이 여러분을 위해 체리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1) 체리 셰이크 딸기나 바나나 등 여러 가지 재료로 셰이크를 만들지만 요즘처럼 땀을 많이 흘리고 더울 때 체리로 만든 셰이크는 잠을 편하게 이루게 할 뿐 아니라 부족한 비타민까지 채워준다. 재료:손질 된 체리(씨 제거 한 체리) 1컵(분량은 많으면 많을 수록 진하고 맛있는 셰이크가 된다.), 플레인요구르트 1통, 우유 1/2컵, 레몬즙 1큰술, 각 얼음 10개 만드는 법 (1)체리는 씨를 제거한다. (2)손질 된 체리에 얼음을 뺀 모든 재료를 블랜더나 믹서기에 넣고 간다. (3)얼음을 넣고 다시 한번 간다. 팁:(2)번까지만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다 필요할 때 얼음만 넣고 갈아먹으면 편리하다. (2) 체리머핀 체리의 달콤함과 쫄깃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체리머핀. 아이들의 간식으로 그만이다. 재료:손질된 체리 1컵, 우리밀가루 240g, 버터 180g, 달걀 3개,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꽃소금 1작은술, 설탕 70g, 메이플시럽 100g 만드는 법 (1)체리 씨를 제거 한 후 큼직하게 썬다. (2)밀가루,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체에 친다. (3)볼에 버터를 넣어 거품기로 잘 저은 다음 설탕을 조금씩 넣으면서 섞고 마지막에 메이플시럽과 소금을 넣고 잘 젓는다. (4) (3)에 달걀을 조금씩 넣어가며 거품기로 저어 섞는다. (5)반죽에 체 친 밀가루와 체리를 넣어 살짝 저은 후 머핀 틀에 2/3정도 채워 넣은 다음 180도의 예열된 오븐에서 25분간 굽는다. 막 구워낸 머핀은 밀폐용기에 두시간 정도 담아두면 촉촉하고 부드러워진다. (3) 체리빙수 색깔이 무척 곱다. 얼음도 향이 좋고 아주 맛있다. 재료:손질된 체리 1/2컵, 물 5컵, 키위, 빙수용 팥, 연유, 체리시럽 만드는 법 (1)체리는 씨를 제거해 믹서기에 물과 체리를 넣어 곱게 갈아 냉동실에서 얼린다. (2)그릇에 간 체리얼음, 팥, 체리, 키위 순으로 담는다. (3)위에 연유를 얹어 완성한다. 체리의 향과 맛을 많이 느끼려면 체리 얼음을 만들 때 체리를 좀 더 넣고 팥이나 연유의 양을 줄인다. 그러면 영양도 좋고 보기에도 그만인 빙수가 만들어진다. (4) 체리스콘 담백하고 칼로리가 낮은 스콘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인기가 있는 빵이다. 여기에 체리를 넣으면 향긋한 체리향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아주 고급스러위진다. 재료:손질된 체리 1컵, 우리밀가루 300g, 버터 80g, 꽃소금 1작은술,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설탕 30g, 달걀 1개, 플레인요플레 1팩, 달걀물 약간 만드는 법 (1)체리는 씨를 제거 한 후 큼직하게 썬다. (2)밀가루,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체에 친다. (3)체에 친 밀가루에 버터를 넣고 양손으로 보슬보슬하게 만든 뒤 꽃소금, 설탕을 넣고 가볍게 섞는다. (4) (3)에 달걀, 플레인요플레, 체리를 넣고 가볍게 뭉쳐 반죽한 뒤 동그랗게 뭉쳐 볼에 담고 랩을 씌운다. 냉장고에 30분간 휴지시킨다. (5)휴지시킨 반죽을 꺼내어 덧밀가루를 뿌리며 가볍게 주무른 뒤 두께 2.5㎝ 정도 되도록 밀대로 민다. 모양이 있는 둥근 틀로 찍어낸다. (6)틀로 찍어낸 반죽을 철판에 간격을 두어 얹는다. 윗면에 달걀물을 고르게 바른 뒤 180℃로 예열 된 오븐에 15∼20분 정도 구워낸다. (5) 체리 타르트 갑자기 손님이 찾아 왔을 때 간단하고 보기 좋게 내놓을 수 있는 간식. 또한 홍차나 커피랑 잘 어울리는 쿠기로 타르트에 보기 좋게 체리를 올려보자. 타르트는 만들어도 좋지만 대형 할인점에 팔기도 하고 타르트가 없으면 담백한 과자를 이용해도 된다. 재료:체리, 생크림(럼, 설탕), 타르트 만드는 법 (1)볼에 생크림을 넣고 거품기로 거품을 내다가 럼, 설탕을 넣고 단단하게 거품을 올린다. (2)타르트에 생크림을 약간 담고 체리를 살짝 얹어 완성한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도움말:북서부체리협회·촬영협조:쿠킹아트센타(www.foodcodi.or.kr)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김근태 ‘칼날’ 위에 서다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김근태 ‘칼날’ 위에 서다

    민주투사와 뉴딜 정책은 왠지 어색한 조합이다. 학생 운동과 재야세력의 대부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친재벌적 정책을 제시하면서 ‘뉴딜 정책’은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김 의장의 ‘변신’이 국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이다. 올 초부터 재계를 향해 ‘뉴딜’을 외쳤던 김 의장은 16일 노동계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의 안내로 노총 대회의실에 들어선 김 의장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그의 ‘심적 부담감’이 물씬 느껴졌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응은 만만치 않았다. 도시락을 먹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핵심은 “김 의장이 재계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노동계와 거래할 것이 없다.”는 메시지였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여전히 담담하다. 뉴딜정책은 한순간에 끝나지 않는 대장정(大長征)이기에 최종 완결판은 올 연말쯤으로 잡고 있다. 재계와 노동계에 이어 시민·사회단체, 정부 부처, 심지어 재계 총수와의 회동도 준비하고 있다. 뉴딜정책의 핵심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계·노동계,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얼핏 간단한 딜(deal·거래)로 보이지만 ‘뉴딜’ 속에 숨은 정치공학적 함의는 복잡다단하다. 당장 뉴딜을 들고 나온 김 의장의 정치적 변화부터 살펴보자. 그의 뉴딜정책은 사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사용했던 ‘트라이앵글레이션(Trianglation)’ 전략이란 분석이다. 경쟁 정당이 중시하는 이슈나 쟁점을 선점해 지지 기반을 확충하는 전술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여당으로서 한나라당의 ‘고유 브랜드’인 친대기업 정책까지 차용할 수 있다는 의지가 실려 있다. 김 의장이 뉴딜의 완결 시기로 잡은 연말도 의미심장하다. 바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행보인 것이다. 뉴딜 자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여권이 정계개편이란 ‘블랙홀’에 빨려들지 않도록 고안된 ‘섬세한 작품’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반기업적으로 비쳐진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도 숨은 ‘승부수’다. 이 때문에 뉴딜 정책이 ‘노믹스(Nomics: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의 실패를 딛고 여권의 새 대선 경제정책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평생 ‘좌파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김 의장 개인으로서 ‘뉴딜 전도사’라는 새로운 실용노선의 이미지를 덤으로 얻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전 의장을 제치고(오차 범위내지만) 1위로 뛰어 올랐다.‘꽃놀이패’라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뉴딜의 실현성이다. 청와대는 ‘당의 정체성’을 우려했고 일부 정부 부처의 조직적 반발도 거세다. 당내 반대파들은 ‘정치적 쇼맨십’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정치 역학상 ‘김근태의 뉴딜’은 처음부터 실패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측의 노림수는 ‘역 포위전략’인 것 같다. 바로 ‘국민적 지지’라는 무기다. 뉴딜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커질수록 김 의장의 ‘정치적 리더십’이 강해질 것이란 논리다. 국민의 지지로 완강히 반대하는 노 대통령을 역으로 압박하겠다는 전술이다. 물론 뉴딜 정책이 정치적 구호로 끝날 경우 그의 정치적 입지는 현저하게 축소될 것이다. 그의 ‘정치적 꿈’ 역시 함께 무산될 가능성도 크다. 그런 점에서 그의 승부수는 ‘양날의 칼’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oilman@seoul.co.kr
  • 5인조 록그룹 VEIL 베일 벗어던지다

    5인조 록그룹 VEIL 베일 벗어던지다

    온라인상에서만 활동해 음악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온 ‘베일(VEIL)’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90년대 10대들의 우상이었던 김원준, 댄스그룹 코요테의 래퍼 김구, 시나위의 베이스 주자 정한종, 나비효과의 기타리스트 강선우, 그리고 프로듀서 이창현 등이 참여한 5인조 록밴드. 언뜻 상상이 가지 않는 이질적인 조합이다. 이들은 과연 어떤 음악을 선보일까. ▶결성 동기는. -한종:직접적인 계기는 작년 10월쯤 한 공연장에서 원준의 모습을 보고나서였다. 에너지 넘치는 원준, 탤런트가 많은 구와 함께라면 뭔가 색다른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밴드를 하자고 제의했다. ▶멤버들의 음악성향이 이질적이지 않나. -창현:이질적인 성향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각자의 원숙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준:이제까지의 자신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베일의 김원준과 김구일 뿐, 예전의 우리는 없다. 자유스러워 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밴드의 가장 좋은 점이다. ▶1회성 프로젝트 그룹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원준:섣부른 얘기다. 음악이 좋아 서로의 희생을 각오하고 만든 낭만적인 밴드다.‘베일’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고 할 만큼 나에겐 ‘종교적’ 의미까지 갖는다.1집(음반)에서 모든 걸 얻을 수는 없다.2집,3집이 나오면 우리를 알게 될 거다. 공연을 통해 베일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 -창현:꾸준한 자세로 임하겠다. 베일의 이미지를 성급하게 알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 -한종:기존의 록처럼 공격적이고 우울하지 않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록을 하고 싶다.(우리는)음악에 욕심이 있지,U2의 보노처럼 사회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사랑이나 눈물 등 우리네 일상사를 노래하고 싶다. ▶1집을 내고도 온라인에서만 활동한 이유는. -김구:몇몇 가수들처럼 신비주의 컨셉트를 지향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 스타였던 원준이 형이나, 댄스그룹 코요테의 멤버였던 내가 참여한 밴드라고 하면 팬들이 우리의 음악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될 것 같았다. 이제 베일을 벗은 만큼 ‘베일’만의 음악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겠다. ▶어떤 밴드를 지향할 것인가. -한종:철저히 공연중심의 밴드가 될 것이다. 음악을 만들고 표현하는 권리를 침해받는 것이 싫어 매니저도 두지 않았다. 방송매체 등의 출연에도 신중을 기할 생각이다. -원준:‘공연의 브랜드화’도 꿈꾸고 있다. 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한이 있어도 현실과 타협하는 음악은 하지 않겠다. 음악수용자의 입장에서 변신을 거듭하는 뮤지션을 만나는 것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 인터뷰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그들에게서 가벼움이나 장난기 등은 읽혀지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팬들의 선택. 동대문과 대학로 등에서 길놀이 게릴라 콘서트를 갖기도 한 ‘베일’은 오는 19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첫번째 콘서트를 연다.(02)2057-2721.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아파트 광고속 아파트가 없네

    ‘아파트 광고에 아파트가 없다.’ 올해 들어 쏟아진 100여편의 아파트 광고에서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트렌드가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 빅 스타에 의존해 고급스럽고 화려한 이미지를 뽐내던 예전의 광고 방식과는 달리 미래 소재 등을 내세운다. 이러다 보니 광고가 아파트라는 느낌을 찾을 수 없다. ‘클라이맥스를 산다’는 슬로건을 내건 삼성 래미안은 연작 드라마 형식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광고 소재 또한 향후 아파트 시장을 주도해 나갈 새로운 기술과 건축 공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래미안 광고에서는 미래 아파트에서 소개될 다소 낯선 ‘키오스크’와 ‘필로티’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키오스크는 ‘옥외에 설치된 대형 천막이나 현관’을 뜻하는 페르시아 말. 정보공학에선 ‘지나 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컴퓨터와 디스플레이 화면이 장착된 소형 구조물’을 일컫는다. 래미안은 이러한 키오스크를 아파트 단지 곳곳에 설치할 계획임을 전달하고 있다. 또 필로티는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기둥으로 들어 올려 건물을 지상에서 분리시킴으로써 생기는 공간을 의미한다.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제창한 건축 양식이다. 지상층을 보행자와 자동차의 통행을 위해 개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광고에서는 향후 래미안에 적용될 유럽 스타일의 필로티를 그 배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광고는 자연풍광이 빼어난 두바이에서 촬영됐다. 코오롱의 하늘채 역시 두 남녀를 등장시킨 영화같은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오리엔탈 프리미엄’이라는 컨셉트를 알리는 이 광고는 ‘고급감과 차별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의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는 동양인과 서양인을 혼합한 듯한 혼혈 모델 두 명을 기용했다. 발리의 아만누사에서 촬영한 광고는 낯설지만 신비로운 건축의 디자인과 음악, 동양과 서양의 느낌이 섞인 화려한 드레스, 옥색의 장식품, 같은 객체(오브제)를 활용해 누구나 동경할 만한 동양적 화려함과 호사스러움을 보여 준다. 최근 톱스타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신도 브래뉴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당신의 유럽’이란 슬로건의 광고는 유럽형 아파트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김혜수의 세련되고 도도한 이미지를 차용했다. 도입부에서 긴장감이 넘치는 음악과 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카메라의 흔들림을 활용한 촬영 기법을 쓰고 있다. 마치 영화 예고편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광고 역시 유럽의 건축물이 배경일 뿐 아파트는 등장하지 않는다. 윤익준 이노션 부장은 “아파트는 일반인이 사용하는 상품 중에 최고가(最高價) 제품이어서 고급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톱 모델을 캐스팅하는 차원을 넘어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CEO칼럼] 백화점은 변신 중/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CEO칼럼] 백화점은 변신 중/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을 피해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아니면 해외로 떠난다. 특히 여름엔 도시 탈출의 ‘엑소더스’ 행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도심에서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백화점도 바로 그런 곳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시원하고 쾌적한 매장에서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된 멋진 상품들을 즐기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곁들인 레스토랑에서 세계 각국의 진미를 맛보며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감상하는 곳이다. 그런데 백화점이 이런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 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과거에 백화점은 유통업의 맏형격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소비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원하는 상품을 재래시장 아니면 백화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러나 소비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대형 마트,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새로운 업태가 출현하게 되었고 백화점은 이들 업태와의 경쟁 속에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백화점 고유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들이 제법 많다. 국내 최초의 여대생 아르바이트 공개 채용(1969), 국내 최초의 크레디트카드제 도입(1969) 등. 재미있는 것은 1967년 10월23일, 신세계백화점이 실시한 국내 최초의 바겐세일 현수막 문안이다.‘철 지난 재고 상품을 반값에 판다.’였다. 지금 보면 참 직설적인 광고 문안이다. 예전의 백화점 ‘업(業)’은 입지산업, 부동산업의 성격이 강했다. 즉, 목 좋은 곳에 건물을 짓고 임대를 주는 형태로 사업을 영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너지 산업,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변모하게 됐다. 신선한 상품과 서비스로 끊임없이 개별 고객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신선도가 생명인 산업’이며,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생활문화 창조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외국에서 백화점은 지역의 상징이자 문화생활의 척도를 나타낸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은 매년 ‘뮤지컬 숍’을 열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같은 유명 뮤지컬을 공연한다. 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은 최고급 레스토랑인 ‘BG’를 매장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몰은 최근 자연 채광 및 고급 소재 인테리어를 활용해 푸드코트를 리뉴얼했는데, 그 넓이가 무려 1000평에 달하며 지역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이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터지면 사람들은 ‘백화점식 비리’라는 말을 흔히 쓰곤 했다. 이는 백화점이 잡다한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식하에서 나온 듯하다. 그러나 이제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고객들의 풍요로운 생활을 제안하고 행복을 가꾸는 ‘라이프 스타일 어드바이저’로서의 기능을 해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백화점도 도시의 얼굴이요, 국제화된 수준을 상징하는 곳이 돼 가고 있다. 백화점은 지금 3대가 함께 방문해 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얻으며 보고, 거닐고, 대화하고, 즐기며 서비스를 향유하는 문화 체험공간으로 변신 중인 것이다. 유난히 더운 올 여름, 유명 관광지에서의 피서도 좋지만 도심에서 업 그레이드된 문화생활을 경험해 보는 것도 더위를 식히는 괜찮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 아시아 52개 도시의 멋과 맛

    울란바토르와 암만, 베이루트, 교토, 베이징, 두바이, 자카르타…. 이들 도시는 그 나라보다는 도시 자체로서 더 유명한 곳들이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제는 도시가 점차 힘과 명성을 얻고 있다. 아리랑TV가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26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 앤드 더 시티’(Asia and the Cities)는 아시아 24개국 52개 도시들이 품고 있는 문화의 궤적을 좇아간다. 각 도시의 독특한 전통과 현대, 음식문화, 풍속과 생활,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까지 아시아 최고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문명과 새롭게 발전해가는 현대문화, 지금까지 남겨진 전통과 현재가 맞물려가는 아시아 도시들의 생명력과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까지 담아낸다. 1부 ‘중국 베이징’편에서는 뒷골목 ‘후통’에서 살아가는 중국 소시민들을 만난다. 또 중국인들의 차(茶)문화와 요리의 역사 등을 통해 음식천국인 베이징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전통한옥 800여채를 중심으로 양반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도시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전주다. 기와와 처마, 대청마루에서 궁중한정식, 비빔밥, 한복, 한지공예품 등 가장 한국적인 전주의 의식주 문화도 1부에서 함께 소개된다. 몽골의 푸른 하늘과 광활한 초원의 도시 울란바토르. 전통축제 ‘나담’의 길거리 음식과 3종 경기, 전통음악 등에 담긴 몽골인들의 정서는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서구와 동양,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요르단 암만의 신비로운 풍경과 문화도 소개된다. 이와 함께 중국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사막의 오아시스 우룸치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들의 다양한 문화, 지중해 연안의 항만도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유로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이색적인 축제와 전통문화, 세계적인 중개무역의 허브도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화려한 변신도 볼 수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코드를 버려야 소통이 있다/정무성 숭실대 교수 통일사회복지대학원장

    2006년 여름은 잔혹하다.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여기에 청와대발 ‘코드’ 논리가 정국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최근의 자연재해는 대부분 인간이 자연을 거스른 데 그 원인이 있다. 자연에 순응하기보다는 지배해 보려는 욕심에서 발생한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이 폭우로 인한 피해를 더 키웠고, 도시화가 가속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 발생한 인위적 재해도 정치가 민심을 거스르고 군림하려는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다.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이념과 정서가 통하는 자기 사람 쓰기에만 치중하는 인사가 화근이 되고 있다. 과거 우리의 정치권은 학연·지연 중심적인 정실인사로 국민을 화나게 했다. 현 정부는 이념과 정서의 코드인사로 여름을 더 덥게 만들고 있다. 이제 코드를 버리고 소통을 이루어야 국민에게 다소나마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변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폐쇄체계에서 개방체계로의 전환이다. 폐쇄체계란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내부적으로 통제적 관리를 하는 조직형태이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주로 수직적인 관계들이 형성되며, 지위에 따라 주어진 권한이 절대적인 힘을 갖는다. 자신들의 권력을 지속시키기 위하여 자기 사람들만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도 특징이다. 폐쇄체계는 산업사회 개발독재 과정에서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일 수 있다. 그러나 창의성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오늘날 정보화 사회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직이다. 오히려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 체계이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수평적인 마인드를 갖고 외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외부세계에 빗장을 거는 코드인사와 같은 행태로는 소통을 이룰 수 없다. 개방체계의 변화를 가정 먼저 경험하는 곳이 학교이다. 아동·청소년들이 정보화에 가장 민첩하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보다 훨씬 빠르게 수평적 사고를 습득하고,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확대해 나간다. 이에 뒤지는 교사들 입장에서는 교권이 상실된 것 같고, 학교가 붕괴되는 것 같지만 우리의 아동·청소년들은 국제수준에 뒤지지 않고 사회화되어가고 있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은 수직적 사고로 군림하는 선생님이 아니고, 수평적인 사고로 눈높이에서 같이 대화해주는 선생님이다. 따라서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려면 학생들을 탓하고 나무라기 전에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태도가 요구된다. 지난해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학교의 담을 허물고 그 자리를 주민들에게 내주어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공사가 있었다. 물리적인 의미의 개방체계를 만든 것이다.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사람들은 깜짝 놀랄 정도의 변신이 이루어졌다. 캠퍼스의 담을 허물고 난 후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역 주민들의 학교 출입이 많아진 것이다. 대학이 담을 쌓고 있을 때에는 주민들이 캠퍼스에 들어오는 것을 주저했으나, 담이 허물어지자 많은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캠퍼스에 들어와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곤 한다. 가족단위로 캠퍼스의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대학의 전경을 정겹게 만들기까지 한다. 지난 월드컵 때는 대운동장에서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치기도 하였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통인가. 우리의 담을 허물면 이웃이 들어오고, 그곳엔 평화로운 소통이 일어난다. 개인 간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반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상대방에 관심을 갖고 그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는 정치권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의 말을 귀담아 듣고, 국민에 관심을 갖고 국민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정치권에서 취해야 하는 소통을 위한 기본자세이다. 이제 코드로 걸어 잠근 빗장을 풀어 소통의 시원한 바람을 불게 하여야 할 것이다. 정무성 숭실대 교수 통일사회복지대학원장
  • ‘티셔츠 연출’ 새로운 부등식

    ‘티셔츠 연출’ 새로운 부등식

    여름철 멋내기는 간단명료한 것이 최고의 센스. 하지만 너무 간소하면 허전하고, 이것저것 추가해버리면 또 너무 무겁고 덥다. 그래서 등장한 티셔츠 하나로 멋내기! 과감한 프린트로 전체 분위기에 포인트를 주거나, 내 마음대로 자르고 붙여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어 폼나는 여름 패션을 완성해보자. 올 여름에는 티셔츠 패션이 득세다. 화려한 무늬를 그려 넣은 티셔츠나 멋스럽게 가위질(커팅)을 해 허름하면서도 세련된 티셔츠,‘한정판매(리미티드 에디션)’라는 희소성의 은근한 매력을 가진 티셔츠까지. 티셔츠는 멋을 내지 않은 듯 캐주얼하면서도 남다른 스타일을 연출하게 돕는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티셔츠 하나로 멋내기 해골무늬, 유명한 작가의 그래피티, 자연친화적인 무늬 등 다양한 무늬의 티셔츠가 거리를 수놓는다. 독일의 대표적인 정장 브랜드의 캐주얼라인인 ‘보스 오렌지’는 모래사막에서 여행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강렬함을 표현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해골무늬, 아프리카 부족 문양 같은 무늬들이 보스 오렌지의 셔츠에서 재해석됐다.‘겐조 옴므’도 열대의 느낌을 준 화려한 셔츠로 멋쟁이의 시선을 끈다. 제일모직 ‘구호’의 ‘도네이션 티셔츠’는 정구호 상무·영화배우 장미희·아티스트 한젬마·포토그래퍼 김현성씨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 개성있는 티셔츠를 입고, 시각장애 어린이의 개안수술 기금 마련도 돕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준다. 진 브랜드 ‘리바이스’는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의 개코가 디자인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힙합문화를 녹인 그래피티로 에너지 넘치는 젊음과 자유를 표현했다. ■ 개성 만점,티셔츠 리폼 올해 패션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리폼이다. 지난 6월 월드컵기간 동안 붉은악마의 상징인 빨간티셔츠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리폼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리폼 의상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있는 티셔츠에 징, 구슬, 자수, 페인팅, 레이스 등으로 내 마음대로 꾸민다. 긴팔을 잘라 민소매로 만들고, 답답한 네크라인 부분을 확 도려내 어깨를 내놓는 스타일로 변신시키는 것은 가위만 가지고도 누구나 할 수 있다. 마감처리를 하지 않고, 약간 올이 풀린 듯 입는 것이 더 멋스럽다. 원하는 부분을 가위로 잘라 구멍을 내거나 긴 칼집을 내는 것도 단순한 티셔츠를 멋스럽게 바꾸는 방법. 반짝이는 스팽글과 구슬을 이용해 톡톡 튀는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생각해놓은 그림을 티셔츠에 그리고 스팽글, 구슬을 모양에 맞춰 꿰매면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흠이지만 뿌듯함은 최고. ■ 과감한 티셔츠 연출을 어깨를 드러내는 과감한 티셔츠가 인기를 끈다. 요즘 같아선 안에 얇은 끈이 달린 톱을 입고 확 파인 티셔츠를 입는 것은 ‘평범한 차림’에 속한다. 브래지어의 끈(물론 패션 끈으로 바꾸고)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양쪽 어깨를 드러내는 것이 너무 야하다고 느껴진다면 한쪽 어깨만 비스듬히 내려도 멋스럽다. 간결한 티셔츠에 미니스커트나 청바지를 입었다면, 벨트에 힘을 주자. 화려한 벨트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소품으로, 패션에 포인트가 된다. 머플러를 벨트처럼 묶는 것도 개성있어 보인다. 아무 무늬 없는 티셔츠에 선글라스, 모자 하나만 멋스럽게 연출해도 패션쇼에 참석하는 센스 있는 패션을 만든다. 강한 무늬가 눈에 확 띄는 코디라면 무난한 회색 데님바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이 좋다. 화려함을 한번 안정시킨다. 튀는 스니커즈나 커다란 가방으로 포인트를 주면 센스를 한층 올릴 수 있다.
  • 잉꼬 커플 ‘연기대박’ 터졌네

    잉꼬 커플 ‘연기대박’ 터졌네

    ‘잉꼬부부’로 소문 난 연예인 커플들이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누비고 있다. 한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반가운 얼굴들도 꽤 있는 데다가, 비슷한 시기에 남편 또는 아내와 연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 TV 연예프로그램에 함께 출연, 닭살 커플의 면모를 과시한 최수종·하희라 커플은 드라마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수종은 9월16일부터 KBS 1TV에서 방송되는 100부작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주인공 대조영 역을 맡아 한창 촬영 중이다. 최근 KBS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만난 그는 10㎏이 넘는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며 대조영으로 변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태조 왕건’‘해신’‘태양인 이제마’ 등 그동안 출연한 사극이 모두 성공해 ‘사극 전문’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그가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1년만에 다시 사극을 하게 된 데는 아내 하희라의 권유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최수종이 사극 촬영에 몰입하고 있다면 하희라는 지난달 14일 MBC 아침드라마 ‘있을때 잘해’에서 주인공 오순애 역을 맡아 억척스러운 연기를 보이고 있다. 오순애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덜컥 이혼한 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홀로서기를 보여준다. 실제 잉꼬부부인 그가 극중에서는 남편의 배신으로 이혼하는, 정반대 상황을 겪는 것. 하희라는 “남편이 첫 야외촬영 때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사왔고, 늦게까지 촬영할 때는 집에서 밤새 기다려주기도 했다.”면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초등학생 아이와 남편의 지방 촬영 등을 고려, 출연을 고사했으나 작가와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지난해 9월 끝난 SBS 금요드라마 ‘사랑한다 웬수야’ 이후 10개월만이다. 지난해 12월 딸 예은이를 입양해 눈길을 끌었던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나란히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차인표는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에서 국정원 서기관 이상현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의 주연급은 처음이다. 신애라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가족 영화 ‘아이스케키’에서 미혼모 영래 엄마 역을 맡아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한다. 연기자로 데뷔한 지 17년째인 그가, 평소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억척스럽게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를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신애라는 “평소 이미지와 다른 역할이라 욕심이 났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는 점에서 끌렸다.”고 말했다. 첫 영화인 만큼, 가족들의 반응도 남달랐고.“남편도 기뻐했어요.‘비록 나는 아직 영화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너는 성공해라.’며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너희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있다.’고 하니까 좋아해요.” 한편 이재룡·유호정 커플도 각각 영화와 드라마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 유호정은 지난달 29일 시작한 MBC 주말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서 바람난 남편에게 이혼당한 뒤 복수극을 펼치는 송미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동안 맡았던 전형적인 주부 캐릭터에서 벗어나 미국에서 치과의사가 돼 돌아온 뒤 복수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망가지는 새 모습을 보여준다. 이재룡은 신애라가 주연한 영화 ‘아이스케키’에서 신애라의 남편이자 아역배우 박지빈의 아버지 역할을 맡아 데뷔 20년만에 영화에 깜짝 출연한다. 이재룡과 신애라는 1992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부부로 출연한 지 14년만에 다시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재룡의 영화 출연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선후배이자 부부 동반으로 자주 만날 정도로 절친한 신애라와의 친분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전남 무안 백련지 가다

    전남 무안 백련지 가다

    ‘백련의 고장’ 무안을 가다 법정스님은 아름다운 무안 회산 백련지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 다음과 같이 읊었다.“한여름 더위 속에 회산백련지를 찾아 왕복 2000리를 다녀왔다. 아, 그만 한 가치가 있고도 남았다. 어째서 이런 세계 제일의 연지(蓮池)가 알려지지 않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다. 마치 정든 사람을 만나고 온 듯한 두근거림과 감회를 느꼈다.” 예기치 않은 장대비가 전국을 물바다로 만들더니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이 연일 찜통으로 만들고 있다. 살아 있는 생물들이 힘들고 지쳐갈 때 이 더위를 반기는 것이 있다. 바로 ‘연꽃’이다. 멀리 서역에서 건너와 진흙땅에 꽃을 피우는 기이한 연(蓮). 비록 뿌리는 진흙에 박고 있어도 고귀하고 깨끗한 꽃을 피우는 연꽃. 그 향기는 멀어질수록 향기로워 송나라 학자 ‘주돈이’가 꽃 중의 군자라 노래하기도 했으며 이미 불가에서는 가장 신비하고 고귀한 꽃으로 알려져 있다. 물결치는 초록의 연잎들과 하얗고, 연분홍의 청초한 연꽃을 만나러 전남 무안으로 떠나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폭염을 기다리던 연꽃이 드디어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연꽃은 대부분이 분홍빛의 홍련으로 희고 맑은 백련이 아주 드물다. 전남 무안의 회산 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로 둘레 3㎞, 넓이 약 10만평의 연못을 백련이 뒤덮고 있다. 바로 여기서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8월의 연풍연가(蓮風蓮歌)’란 주제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백련 축제가 열린다. # 연꽃의 바다 서울에서 폭염을 뚫고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전남 무안. 무안에서 백련지까지 자동차로 20분. 계속되는 무더위로 차창을 내리기가 겁이 난다.‘정말 이런 무더위에 연꽃을 보러 사람들이 올까.’라는 의문이 든다. 갑자기 차창 너머로 초록의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끝도 보이지 않고 넘실대는 연잎의 바다. 또 초록의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주먹만한 흰 연꽃. 참 놀랍다. 아니 신기하다.8월의 이글거리는 태양도, 섭씨 35도를 넘는 폭염도 잊은 채 차를 세우고 내렸다. 이렇게 전남 무안의 회산백련지와 처음 만났다.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른 연잎으로 뒤덮인 백련지. 넓은 잎방석을 깔고 앉아 청초하게 고개를 내민 연꽃은 마치 어둠을 몰아내는 등불처럼 환하게 백련지를 수놓고 있다. 둑방 앞 평상에 앉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파리를 들썩거리며 꽃대를 흔드는 연꽃의 모습은 꿈속에서 본 선녀들의 군무 같다. 자연이 만든 황홀함 그 자체이다. 폭염을 뚫고 여기까지 온 고생은 어느새 사라진다. 온 나라를 가마솥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뜨거웠던 불볕 더위를 이겨낸 백련은 송이가 탐스럽고 잎도 건강한 쪽빛이 그만이다. 연꽃은 7월 초순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서 9월말 서리가 내릴 때까지 꽃이 피고 진다. 꽃이 가장 크고 아름다우며 그 향기가 그윽하며 개화기간도 길다. 하지만 절정기는 이맘때이다. 2001년에는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연꽃밭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무안의 회산 백련지.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일제 때 일본인들이 일로읍 아래 영산강 유역에 간척사업을 벌이면서 750만평의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저수지이다. 하지만 1980년대 영산강 하구언이 생기면서 물 공급이 원활해졌고 회산지는 잊혀져 가는 저수지였다. 이런 회산 백련지가 화려한 변신을 준비한 것은 대략 60년 전.1979년 작고한 정수동씨가 옮겨 심은 12포기의 연꽃이 번져나가 이렇게 커다란 연꽃 군락을 이루었다. 인근 주민들이 마을 삼아 다녀가던 연꽃방죽은 90년대 들어서 유명해졌다. 회산 백련지에는 이제 백련뿐 아니라 홍련, 왜개연, 개연, 어리연, 가시연도 자생한다. 하지만 워낙 백련이 많아 다른 연꽃은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진입로 주차장 옆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시연은 멸종위기의 희귀식물로 물이 맑은 곳에서만 산다. 가시가 돋친 잎을 찢고 솟은 자색 꽃도 신비스럽기만 하다. ■ 연꽃만 보고 오면 정말 ‘무안’ 하지요 # 연꽃의 화려한 변신 회산 백련지에는 백련이 가장 많다. 백련은 꽃송이가 크고 탐스러울 뿐만 아니라 뿌리가 매우 굵고 실하다. 꽃과 잎은 연차로, 뿌리는 연근(蓮根)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식물이 바로 연이다. 또 연꽃이 지고 난 뒤 생기는 열매인 연실(蓮實)은 집안을 치장하는 데 사용하거나 염주, 목걸이 등 장신구나 한약재로도 사용한다. 연꽃과 조우하며 마음의 편안함을 찾았다면 백련지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유리온실’을 찾아 땀도 식히고 맛있는 연꽃 음식을 맛보자. 아이들이야 연꽃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단연 인기지만 더위의 갈증을 풀어 줄 ‘백련차(白蓮茶)’를 권하고 싶다. 무안의 특산품인 분청사기로 만든 커다란 찻그릇에 연잎을 우려낸 연차를 넣고 얼음을 동동 띄운다. 거기에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연꽃을 하나 올리면 백련차 완성. 시원한 연차를 찻잔에 담아 입안에 넣으면 그윽한 연꽃의 향과 시원함이 더위를 잠시 잊기에 그만이다. 배가 출출하다면 연잎으로 만든 칼국수를 ‘강추’다. 꽃 중의 군자(君子)라는 연꽃. 무더위의 끝자락에서 만난 아름다운 모습과 시원하고 다양한 먹을거리에 무더위와 속세의 때를 씻기에 충분한 여행이다. # 무안에는 볼거리 무한해요 마늘밭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맞닿은 용정리 월두마을은 달머리라는 우리말 지명을 가진 갯마을이다. 마을 앞 갯벌은 전국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생물 다양성과 자연 상태의 원시성이 그대로 보전되어있다. 뜨거운 땡볕을 맞으며 갯벌에 발을 디뎠다. 그런데 햇살이 부서지는 갯벌에 낯선 이방인의 모습을 경계하며 무엇인가 ‘통통’ 뛰며 사라진다. 분명 게는 아니고 무엇일까. 뻘에 푹푹 빠지는 발로 어렵사리 잡아보니 말로만 듣던 ‘짱뚱어’. 어른 손가락만 한 짱뚱어가 뻘을 뛰어다니는 생태계의 보고. 게와 조개 등은 기본으로 아이들의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 그만이다. 마을에서 화장실과 간단한 샤워시설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과 하루를 즐기기에 좋다. 월두마을 어촌계장 김해중(011-633-2713)씨에게 문의하면 장화, 호미 등도 빌려준다. 또한 해송과 갯벌의 아름다운 톱머리 해안도 좋다 전남 무안에는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들이 자자하다. 무안의 양파를 먹인 암소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승달가든(061-454-3400)의 소고기 육회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신선한 고기가 아니면 먹을 수 없다는 생고기를 고추장, 다진마늘, 참기름을 섞어서 만든 양념장에 찍어먹는 그 맛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쫄깃하고 담백한 고기의 육질과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고소한 소고기 샤부샤부도 일품. 사골을 고은 육수에 고기를 살짝 담가 식초간장에 절인 무안 양파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무안의 최고 명물은 산낙지. 젓가락에 말아서 먹기가 좀 그렇다고 해서 나온 것이 ‘기절낙지’. 여러 식당이 기절낙지 간판을 걸고 있지만 그 중에서 동촌(061-452-0745)이 유명하다. 산낙지를 살살 빨래판에 문질러 낙지가 살짝 정신을 잃었을 때 먹는데 그 맛 또한 놓치면 후회한다. 또한 머리 부위는 살짝 삶아 숯불에 구워 같이 내는데 그것 또한 별미. ■ ‘고흐의 다리’ 밑 연꽃 충남 태안의 청산수목원(041-675-0656)은 주변의 풍경과 빼어난 조화를 이룬 연꽃밭으로 알려진 곳이다.1만 5000평의 연못에 백련, 홍련은 물론 색색의 아름다운 수련이 활짝 꽃을 피웠으며 부레옥잠 물양귀비 등 수생식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그린 랑그루아 다리를 본떠 만든 ‘고흐의 다리’가 운치 있고, 다리 건너 만(卍)자 2개를 겹쳐놓은 듯한 꽃길도 재미있다. 수목원은 연꽃 축제가 열리는 25일까지만 일반에 개방된다. 충남 부여의 궁남지는 부여를 도읍지로 한 백제 무왕이 634년 별궁에 조성한 것으로 문헌상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궁남지를 보고 경주에 안압지를 만들었으며 일본서기에 일본이 궁남지의 조경기술을 받아들였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볼 때 일본 정원 조경의 원류로 볼 수 있다. 현재는 당시의 3분의1 정도의 규모로 복원됐다. 궁남지의 1만여평 연못에서는 홍련, 백련, 수련 등 여러 종류의 연꽃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특히 수련이 아름다워 연꽃철이 되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명소이다. 부여관광안내소 (041)830-2523 경기도 양평 세미원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평 양수리에 거대한 연꽃단지이다. 2만 9000평 규모의 세미원은 연꽃 가득한 대형 연못이 6개. 마음을 닦자는 의미로 빨래판이 산책로의 보도블록을 대신하고 꽃밭 주변에는 한국의 시들을 적은 갓을 쓴 등이 저녁이면 불을 밝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들 연꽃단지는 경기도가 연꽃을 통해 팔당상수원의 수질을 정화하고 연 재배 확대를 통해 농가소득도 향상하기 위해 조성한 곳.230종의 연꽃과 수련에 이어 창포·물달개비·부들 등 200종의 수생식물도 자라고 있다.(031)577-3855,www.semiwon.or.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하얀 나비’ 가수 김정호와의 마지막 인터뷰(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하얀 나비’ 가수 김정호와의 마지막 인터뷰(2)

    그의 재능은 외탁인 듯하다. 서편제의 큰 줄기이자 창작판소리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던 월북 소리꾼, 박동실 선생이 바로 그의 외할아버지다. 월북으로 인해 그의 존재는 판소리사에서 한때 묻혀져 있었지만 박동실은 명창 김소희와 박송희 등을 키워냈던 인물로 김정호의 어머니인 박숙자 여사와 함께 ‘아성극단’을 만들어 만주나 상하이 등지로 공연을 다니기도 했던 ‘명인’이었다. 그러나 어머니 박숙자씨는 아들 정호가 6살 때 집안에 있던 국악기를 모두 내다버렸다. 심지어는 가야금 줄까지 모두 끊어버렸다. 그 힘들고 고된 악극단 생활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기억이 잡힐 듯 생생함에도 불구하고 김정호는 운명처럼 ‘금지된 길’을 걷는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생의 전부를 걸어 음악에 몰입했다. 여운이 긴 애상적인 바이브레이션을 구사했던 김정호, 노래들이 유독 슬프게 들렸던 것은 그가 노래 속에 ‘모든 것’을 걸었기 때문은 혹 아니었을까. 처음 김정호가 노래 만드는 일을 시작한 것은 대동상고 시절, 밴드부에 합류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졸업 후엔 기타를 둘러멘 채 방랑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종로 낙원상가 주변을 배회했으며, 심지어는 잠자리조차 없어 거리에 내놓은 이삿짐 속 캐비닛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했다. 이즈음 잠시 미 8군 무대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얼마 안돼 또다시 떠돌이가 되었다. 어느새 익숙해진 것은 ‘음악’보다 먼저 ‘배고픔’이었다. 당시 한 그릇에 5원하던 노동자 합숙소의 국수, 한 대접에 10원이었다던 남대문 시장의 수제비 등으로 허기를 채우며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한때 가수 백순진씨와 함께 ‘4월과 5월’의 멤버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어니언스가 그의 곡인 ‘작은 새’를 히트시키기에 이르자 음악성을 주목받으면서 작곡자에서 가수로 변신, 무대에 선다. 통기타를 멘 채 눈을 지그시 감고 꿈꾸듯이 노래하는 그의 독특한 모습. 그는 76년 3월, 자신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날, 부인 이영희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하나 이 축복도 잠시였다.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 공연하는 친구를 따라갔다가 방위 소집에 응하지 못해 결국 탈영병으로 군 영창에 갇히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군복무를 마치게 되지만 가정은 이미 어려워져 매번 이사를 다녀야만 했다. 그래도 불평 한마디 없는 그의 부인은 자신에게 ‘늘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부인은 그가 건강이 나빠져 공기 좋은 곳으로 가자면 그렇게 했고, 친구 곁으로 가자면 또 그렇게 했다. 경제적으로 정 버틸 수 없어 어머니 곁으로 가야겠다고 말하면 또 그의 뜻에 따랐다. 그러나 80년, 끈질긴 투병과 부인의 보살핌으로 완전히 나았다던 그의 결핵은 다시 재발되고 급기야 각혈이 시작되자 결국 인천요양소에 격리되어 요양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 시기를 ‘공백’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몹시 못마땅해 했다. 비록 그 시기에 대중들 앞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스스로는 늘 음악 한가운데에 있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그는 많은 곡을 만들었고 악기소리를 연구했으며 음반 또한 취입했다. 그가 타계하기 얼마 전, 담당의사는 그에게 경고했다. 최소한 6개월에서 3년 정도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어야 한다고. 심지어 ‘노래를 다시 부르면 죽게 될지도 모른다’고 까지 경고했다. 결핵환자에게 노래는 호흡기관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노래를 부르지 못하면 되레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그는 병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음악에 대한 열병을 또 그렇게 앓고 있었다. “꽹배기(꽹과리)소리에 미쳐 삽니다.” 인터뷰 당시 그는 자신의 생활을 이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했다. 우리만의 것, 우리만의 맛, 우리만의 흥.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무엇인지 이제서야 비로소 찾은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때문에 그 무렵 뜻 맞는 친구들과 사물놀이 패를 조직하기도 했고 또 항시 꽹과리를 들고 다녔다. 병이 악화돼 병원에 다시 실려 갈 때도 꽹과리를 병실에 까지 가지고 들어가 담당의사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남은 열정을 모두 국악에 바치겠다.’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의지를 내보이던 김정호, 오늘 그가 새삼 그립다. sachilo@empal.com
  • [지금 제주에선] 제주 말고기 “다금바리 꼬리내려”

    [지금 제주에선] 제주 말고기 “다금바리 꼬리내려”

    ‘다금바리 물렀거라, 말고기 납신다.’ 천고마비가 지나면 제주에서는 곳곳에서 말 추렴이라는 이색행사가 벌어진다.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말 한 마리를 잡아 파티를 여는 것이다. 제주도 사람은 말고기를 즐긴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소고기보다 말고기를 고급으로 친다. 이는 소고기보다 부드러운 육질과 높은 영양가치 때문이다. 많은 일본인은 제주마의 고기맛을 보기 위해 원정관광을 오기도 한다. 조랑말 고기가 웰빙식으로 뜨면서 여성에게는 미용식, 남성에게는 강정식, 노인에게는 관절염·골다공증·중풍예방 등의 건강식으로 변신했다. 제주의 말고기 전문음식점은 2003년 16개에서 올해 50개로 늘었다. 말 한 마리는 고기값이 반이고 뼈값이 반을 차지한다. 보통 250만원 정도로 뼈값이 130만원 정도를 차지한다. 말의 도축은 소나 돼지와는 달리 이용도축 방식이다. 사육농장 등에서 말을 도축장에 직접 데리고 가 도축세를 내고 잡아온다. 이 때문에 전문음식점은 말 잡는 날을 따로 정해 두고 있다.A음식점 화·목요일,B음식점은 월·금요일 하는 식이다. 유명 음식점의 말 잡는 날에는 신선한 고기 맛을 볼 수 있어 장사진을 이룬다. 도축장에서 잡는 말은 연간 600여마리 정도. 여기에다 말 추렴 등 자가도축은 세 배 정도인 1800여마리로 추산하고 있다. 자가도축은 불법이지만 제주의 오랜 풍습 탓에 시비를 거는 사람이 별로 없다. 조랑말이 뜨자 슬그머니 중국산 말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가격은 제주마의 절반이지만 중국산이 그렇듯 품질은 크게 떨어진다. 제주 조랑말은 중국산에 비해 육질이 쫄깃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소고기처럼 설렁탕, 육개장, 갈비찜, 갈비탕, 육회, 갈자. 등심구이 등 못하는 요리가 없다. 최주락 제주관광대 교수는 “말 고기는 특화된 음식 관광자원”이라며 “외국에서는 광우병 확산으로 소고기를 대체하는 식품소재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송윤아 ‘누나’로 안방 컴백

    “야단맞고 혼나기도 하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그게 제일 좋은 점인 것 같아요.” 탤런트 송윤아, 이번엔 ‘왕싸가지 애교덩어리’로 변신했다.MBC주말드라마 ‘누나’에서 미술 전공 대학원생 26살 ‘승주’ 역할이다. 올해 들어 ‘사랑을 놓치다’ ‘아랑’ 등 연이어 영화에 출연, 영화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스스로도 ‘뭔가 대표작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꺼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드라마라니? “10여년 연기를 하다보니, 점점 주변 사람들이 어려워지더라고요. 특히 영화쪽은 더 그렇고요. 그러다보니 내가 잘못했는데도 더 해보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못한 것 같아요. 혼내는 사람들도 없고,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도 같고…. 그런 부분에서 연기자로서의 갈증이 있었어요. 원래는 더 쉬고 싶었는데,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제법 어울리는 출연의 변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본 쓰는 사람은 고현정이 출연했던 ‘엄마의 바다’를 집필한 김정수 작가다. 기본 얼개도 비슷한 면이 있다.‘누나’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파탄난 한 가정을, 곱게만 자랐던 승주가 이끌어나가는 얘기를 다룬다. 물론 여기에는 따뜻한 가족애와 얽히고 설킨 애증의 관계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박근형·오현경·김자옥·송옥숙 등 중견배우들도 줄줄이 출연한다. 그렇다고 해서 승주 캐릭터가 청승맞은 것은 아니다.연출을 맡은 오경훈PD가 ‘콩쥐팥쥐적인 테마’를 얘기하자 송윤아가 얼른 말을 받는다.“그렇다고 해서 착하고 여리고 참는, 그런 캐릭터만은 아니에요. 승주는 엄마가 없어서 오히려 아빠가 모든 걸 다 해주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거든요. 그래서 외려 자기 느낌과 감정에 충실한, 그래서 이기적이기까지 한 캐릭터예요. 남자친구한테는 애교 떨면서 동생은 쥐어박는 식이죠.” ‘왕싸가지 애교덩어리’라는 별명이 이해되는 캐릭터지만, 차분하고 여성적인 자신의 이미지와 안 어울리는 게 아닐까.“작가선생님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자고 그러시더라고요. 저 스스로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달라진 송윤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송윤아의 변신은 12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글 조태성기자cho1904@seoul.co.kr
  • [송두율칼럼] 학문과 정치

    [송두율칼럼] 학문과 정치

    논문을 둘러싼 시비 끝에 교육부총리가 퇴진했다. 중요한 쟁점들에 대해서 본인은 사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해명했으나 논문시비가 몰고 오는 정치적 파장을 고려, 사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도덕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는 논문이나 예술작품의 표절시비가 정치문제로까지 비화한 경우다. 표절문제는 특히 인터넷문화의 확산으로 심각해졌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과에도 이 문제를 전담하는 동료가 표절의혹이 제기된 학생들의 리포트나 논문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만약 완전 또는 부분표절사실이 발견되면 제출된 리포트나 논문은 실격 내지 무효로 처리된다. 학생들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교수들은 그러면 표절시비로부터 자유로운가. 표절이나 중복게재문제가 최근까지도 종종 제기되고 있는 것을 보면 독일의 교수사회도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책 한 권에서 베끼면 표절이 되고, 두 권에서 베끼면 수필이 되고, 세 권에서 베끼면 편집이 되고, 네 권에서 베끼면 논문이 된다.”는 미국의 희곡작가 윌슨 미즈너(1876∼1933)의 풍자 섞인 지적처럼 표절과 새로운 논문사이의 거리는 사실 그렇게 멀지 않을 수도 있다. 출처를 분명히 밝히면 될 문제를 숨기거나 또는 적당히 넘어가는 이유중의 하나는 표절이 남의 지적 소유물을 절취하는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 법적으로는 절도처럼 의도적 범법행위로 취급받지 않는 - 사회적으로 일종의 ‘신사(紳士)적 일탈(逸脫)행위’정도로 가볍게 취급되는 데도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언론이나 정치권내의 공방이 거센 반면에 학계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 같다. 일종의 ‘관행’처럼 학계에서 취급되어 왔던 문제들을 학자의 윤리나 자질문제에 관한 시비를 넘어 정치인으로서도 문제라고 언론과 정치권이 내세운 논거가 교수사회의 문제를 나름대로 들추어낸 측면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교수가 장관자리 맡기 힘들어졌다.”는 말처럼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교수에 대한 자질검증이 앞으로 보다 엄격해질 수도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적 성실성이 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임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언론계나 정계도 자신의 영역에서 요구되는 윤리적 원칙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성실하게 지켜졌는지, 한번쯤은 자신을 뒤돌아보아야 한다. 제1차세계대전에서의 패망과 더불어 온 혁명의 와중에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1919년)와 ‘직업으로서의 학문’(1922년)이라는 강연 속에서 정치인에게는 ‘정열’,‘책임감’ 그리고 ‘판단력’을, 학자에게는 영감(靈感)을 일으킬 ‘정열’을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물론 당시의 독일적 상황과 오늘의 한국적 상황을 등치(等値)시킬 수도 없고, 또 그가 요구한 ‘가치중립적(價値中立的)’인 입장이 반드시 정당한 것만은 아니지만 ‘정열’을 학자와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으로서 꼽은 점은 흥미롭다. 정열(Leidenschaft)은 어떤 의미에서 사랑이다. 진리에 대한 사랑이 학자에게는 정열을, 민족과 국가 그리고 사회에 대한 사랑이 정치인에게는 정열을 심어준다. 그러나 이러한 정열이 너무 지나치면 독선으로도 흐를 수 있다. 그래서 베버는 정치인의 덕목인 정열을 ‘사실성으로서의 정열’, 학자의 덕목인 정열도 ‘예언자나 선동가’의 열정이 아니라 ‘교사’의 정열이어야 한다고 주문한다.“절제된 정열은 우리 정신을 자유롭게 만들지만 지나친 정열은 우리 정신을 오히려 소진(消盡)시킨다.”는 프랑스의 소설가 스탕달의 이야기도 결국 같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긴장감과 거리감까지 자신 속에 담을 수 있는 절제된 정열이 없이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의 관료화 속에서 학계나 정계 모두 ‘굳어진 정신’이 지배하게 된다. 그 결과는 표절시비 휩싸여 생명력을 잃은 학문이나 파당싸움으로 인해 실종된 정치만이 남게 된다.
  • [지금 제주에선] 제주 말고기 “다금바리 꼬리내려”

    [지금 제주에선] 제주 말고기 “다금바리 꼬리내려”

    ‘다금바리 물렀거라, 말고기 납신다.’ 천고마비가 지나면 제주에서는 곳곳에서 말 추렴이라는 이색행사가 벌어진다.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말 한 마리를 잡아 파티를 여는 것이다. 제주도 사람은 말고기를 즐긴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소고기보다 말고기를 고급으로 친다. 이는 소고기보다 부드러운 육질과 높은 영양가치 때문이다. 많은 일본인은 제주마의 고기맛을 보기 위해 원정관광을 오기도 한다. 조랑말 고기가 웰빙식으로 뜨면서 여성에게는 미용식, 남성에게는 강정식, 노인에게는 관절염·골다공증·중풍예방 등의 건강식으로 변신했다. 제주의 말고기 전문음식점은 2003년 16개에서 올해 50개로 늘었다. 말 한 마리는 고기값이 반이고 뼈값이 반을 차지한다. 보통 250만원 정도로 뼈값이 130만원 정도를 차지한다. 말의 도축은 소나 돼지와는 달리 이용도축 방식이다. 사육농장 등에서 말을 도축장에 직접 데리고 가 도축세를 내고 잡아온다. 이 때문에 전문음식점은 말 잡는 날을 따로 정해 두고 있다.A음식점 화·목요일,B음식점은 월·금요일 하는 식이다. 유명 음식점의 말 잡는 날에는 신선한 고기 맛을 볼 수 있어 장사진을 이룬다. 도축장에서 잡는 말은 연간 600여마리 정도. 여기에다 말 추렴 등 자가도축은 세 배 정도인 1800여마리로 추산하고 있다. 자가도축은 불법이지만 제주의 오랜 풍습 탓에 시비를 거는 사람이 별로 없다. 조랑말이 뜨자 슬그머니 중국산 말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가격은 제주마의 절반이지만 중국산이 그렇듯 품질은 크게 떨어진다. 제주 조랑말은 중국산에 비해 육질이 쫄깃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소고기처럼 설렁탕, 육개장, 갈비찜, 갈비탕, 육회, 갈자. 등심구이 등 못하는 요리가 없다. 최주락 제주관광대 교수는 “말 고기는 특화된 음식 관광자원”이라며 “외국에서는 광우병 확산으로 소고기를 대체하는 식품소재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삼성 성공비결은 인재중시 경영”

    |도쿄 이춘규특파원|세계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의 역동적이고 치밀한 인재 경영술을 배워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에서 화제다. 식지않는 삼성 탐구 열기를 보여주는 한 예다.7일 발행된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 최신호는 삼성 특집을 통해 ‘인재제일(人材第一)’이라는 창업자 고 이병철 전 회장의 인재중시 경영이 오늘의 삼성을 일군 기본적인 정신적 토대가 됐다며 이를 분석했다. 이같은 인재중시는 현 이건희 회장에게도 계승돼 이 회장이 “21세기는 비범한 천재 한 명이 수만명을 먹여살린다.”라거나 “인재가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두뇌천국을 만든다.”고 강조한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닛케이 비즈니스는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의 약 85%, 이익의 90% 가까이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삼성으로서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개척할 ‘터프한(거친)’ 인재육성은 문자 그대로 생명선”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삼성으로서는 해외시장개척을 위해 중국·인도·러시아 등 ‘지역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육성,‘신흥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으로 양성하고 있고 이 첨병들이 삼성으로 하여금 일본 기업들을 뛰어넘게 했다고 지적했다.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장문의 인터뷰기사를 통해 인재 육성과 끊임없는 변화의 시도, 신흥시장 돌파라는 삼성의 ‘공격 경영’을 조명했다. 윤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과 내일의 삼성은 같지 않다.”면서 “연속해서 존재하지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의 큰 변신의 계기는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제창한 ‘신경영’이라는 이념이라고 말했다.“시대와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우리 자신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는 것이다.“처자식을 빼고 모두를 변화시켜라.”는 이 회장의 발언이 핵심이다. 삼성이 정말 변하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에 놓였을 때라고 윤 회장은 강조했다. 당시의 위기감은 엄청났기 때문에 본질적인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윤 부회장은 아울러 나라도, 기업도 폐쇄적이면 발전할 수 없다면서 한국도, 일본도 폐쇄성이 강한 편이라고 우려하며 개방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핵심단어는 기술적으로도, 법·제도적으로도 ‘융합’”이라고 지적하면서 “컴퓨터,TV, 무선, 휴대전화, 방송, 통신이라는 것들이 브로드밴드(고속대용량)에 완전히 하나가 돼 구별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적 부품과 마케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taein@seoul.co.kr
  • 반상회 ‘대변신’

    ‘지루한 예전의 반상회가 아니예요.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반상회에 가면 정보와 문화가 있어요’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외면 당했던 반상회에 주민들의 발걸음이 다시 몰리고 있다. 반상회가 ‘문학 창작반’으로 탈바꿈하고, 인터넷 공간으로 확장하는 등 변신에 성공한 덕분이다. 또한 실내가 아닌 골목길이나 동네 동산에서 모임을 가지며 주민들과의 친숙한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각 자치단체 별로 자율 운영되고 있는 반상회에 대한 우수사례집 ‘행복한 마을’을 발간, 배포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사례집은 ▲아파트 공동체를 꿈꾸며 ▲이제는 반상회도 맞춤 경영 ▲참여와 아이디어로 반상회 혁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온라인 반상회 등 4개 분야 22개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천 계양구 계산 4동 10통 1반 반상회. 주민들이 좋은 글을 접하고 나누는 새로운 만남의 장으로 반상회가 운영되고 있다. 계산동 반상회가 ‘이웃과 함께 하는 독서와 창작 모임’으로 탈바꿈한 것은 지난 2000년. 당시 이곳 통장이던 김형옥씨가 부드러운 분위기의 반상회를 열기 위해 참여 주민들에게 시를 읽어준 게 계기가 됐다. 다양한 문예 활동으로 실력을 다진 계산동 반상회는 새로 전입하는 주민들에게 ‘전입 축하의 글’과 함께 창작 작품집을 선물로 건네고 있다.반상회는 인터넷 공간에도 파고 들고 있다. 부산 영도구는 지난 1월 구 홈페이지에 ‘e-편한 반상회’ 코너를 신설했다. 반상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반상회 소식과 건의 사항 등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 코너에서는 매월 20일 반상회의 주 의제와 구정 홍보자료 등이 게재된다. 생활불편 등 건의 사항도 접수할 수 있다. 반상회 장소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구 남구 대명11동은 골목길 반상회를 개최, 지저분한 주택가와 이면도로를 주민들이 직접 청소한다.또 강원 강릉시 포남 2동은 인근 동산에서 새벽에 반상회를 가지면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스라엘은 왜 레바논을 침공했나

    한국 언론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의 부족’이다. 다른 거창한 얘기들은 놔두고서라도 가장 실질적인 대목은 ‘현장성 부족’이다. 특히 국제분쟁의 경우는 더 심하다. 국제뉴스 자체가 미국 일변도인데다, 낯선 나라 취재에 대한 언론사 차원의 인력양성과 투자도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가 겹치다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사지를 넘나드는 기자를 찾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분쟁만 났다하면 서구언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취재 중 사망한 종군기자’가 한국에서 희귀하다. 이 빈틈을 그나마 채워주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MBC ‘W’다. 지난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대학에 차려진 난민보호소의 실상을 공개한데 이어,4일 오후 11시55분 방송되는 ‘W’는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이자,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알려진 ‘헤즈볼라’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저항하기 위해 결성된 헤즈볼라는 단순한 무장투쟁단체가 아니다.2000년 이스라엘의 출군과 함께 합법 정당으로 변신, 의회에서 23석을 차지했다. 여기에다 병원 건립사업이나 장학사업 자선사업도 벌이고 있는 사회단체이기도 하다. 레바논 국민 가운데 일부가 헤즈볼라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문제는 헤즈볼라 배후에는 레바논에 군대를 주둔시켰던 시리아가 있고, 이들 뒤에는 핵문제에다 극렬한 반미발언으로 미국의 심사를 꼬이게 한 이란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우리 군인 2명이 납치됐다.’는 이유만으로 레바논을 무차별 공격하고,‘반이란 전선’ 구축을 꿈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은 뒷짐만 지고 있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W’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8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기동성이 떨어져 도망가지 못한 노약자나 빈곤층만 폭격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 있다.‘W’는 그런 차원에서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헤즈볼라의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에게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해 직접 의견을 들어본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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