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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에너지의 날과 한국의 자화상/한면희 녹색대 교수

    지난주 수요일, 그러니까 8월22일이 세계 에너지의 날이었다. 그날 뉴스를 통해 흘러나온 것처럼, 에너지 시민단체의 제안에 의해 저녁 9시부터 5분만이라도 전기를 끄고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자는 제안은 많은 시민들에게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기이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필자는 이에 동참했고 또 적지 않은 다른 가정들도 합류했다. 그만큼 에너지 절약은 이제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지난 5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향후 8년 안에 현재와 같은 상태로 온실가스를 방출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기후재앙이 닥칠 것임을 경고했다. 지난 100년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0.6도 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현재 지구촌 곳곳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석유와 같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를 지금 속도로 사용한다면,2030년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90% 정도 짙어지면서 평균기온이 4도 정도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쯤이면, 아마도 인류는 제1,2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아니 그보다 더 혹독한 기후전쟁에 휘말려 들어갈 것이다. 몇 년 전 투모로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다. 할리우드 액션이 그렇듯이, 이 영화 자체에도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픽션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과장 일변도만은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남북극의 얼음이 녹고, 그 찬 물이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다른 요인과 합세하여 갑작스럽게 영하 70도에 이르는 한파로 변신하여 맨해튼과 같은 대도시에 덮침으로써 모든 기계시설이 동파되고, 그에 따라 대다수 시민들이 동사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가? 2006년 OECD 한국환경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의 현실이 다른 환경선진국과 적나라하게 대비될 정도로 심각하다. 예를 들자면, 한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 연간 배출량은 1990년에 2억 2700만t에서 2003년에는 4억 4800만t에 이름으로써 1990년 대비 98.2%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일본은 19%, 멕시코는 28%, 미국은 18% 늘었고, 독일과 영국은 각각 12%와 4% 감소했다. 다소 차이는 있어도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이나 모두 경제성장을 도모했지만, 우리는 성장과 에너지 사용의 강한 연계를 끊지 못한 반면, 다른 선진국은 약한 연계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그 고리를 차단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에너지 사용에 관한 한, 한국의 경우 경제와 환경의 관계가 여전히 제로섬 게임(합계제로 시소게임)으로 설정되어 있는 반면, 독일과 영국의 경우 윈윈 게임으로 재설정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그래서 향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진단할 수 있다. 첫째, 국가가 환경비전을 명확히 갖고 있지 못해서 정책적 인도를 바르게 못했다. 둘째,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 경쟁력(조선·자동차·화학산업 등)이 에너지 집약형이어서 쉽게 에너지와의 강한 연결고리를 끊기 어렵다. 셋째, 국민들의 에너지 사용의식이 아직 선진화되어 있지 못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닥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후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교토의정서를 이행하는 단계에 있다. 한국은 경제규모 11위에 해당하지만, 선진국 38개 국가로 구성된 이행 1그룹에 속하지 않아서 다소 시간을 벌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는 통합적 환경비전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은 에너지 효율 경영체계로 전환하며, 국민 역시 이를 적극 지원하는 형태로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바르게 성취될 때 비로소 우리는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존재가 될 것이다. 한면희 녹색대 교수
  • 시중은행 4색 CF… 최후의 승자는?

    시중은행 4색 CF… 최후의 승자는?

    ‘여자, 동양인,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죠. 편견에 대한 도전이 제 경쟁력을 키웠어요. 그래서 전 농협보험이에요.’ 최근 TV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나오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광고다. 모델은 워싱턴포스트 서울 특파원 조주희씨. 발랄한 음악과 함께 ‘농촌 은행’이라는 농협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을 유도하고 있다. 은행업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중 은행들의 광고전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의 단순한 상품 알리기에서 벗어나 개별 은행의 이미지와 미래의 지향점을 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광고가 차별화된 은행 전략의 ‘프리즘’인 셈이다. ●농협,‘농촌은행’ 탈피 주력 은행권에서 영상 광고를 하고 있거나 한 곳은 국민·우리·신한은행, 농협 등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은행권에 ‘아름다운 시절’을 선사한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시장 등이 축소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광고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농협. 기존에는 농심(農心)과 가족애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광고의 핵심은 ‘농협중앙회=일반 은행’이다.2015년 신용·경제 부문의 분리를 앞두고 일반 은행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농협 보험공제회 김건호 차장은 “‘농’자가 들어가면 대도시 고객들은 농업인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갖는데 이를 지우는 게 목표”라면서 “더 나아가 농협이 농촌 중심이라는 기존의 모습에서 변신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국민은행이 내보냈던 광고의 모토는 ‘대한민국 1등을 넘어’이다. 최근 방영된 ‘국민 타자’ 이승엽 광고와 더불어 비보이,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등 지난해부터 일관했던 주제다. 최근에는 텅빈 그라운드를 내달리다 ‘대한민국 이승엽’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배트를 다시 거머쥐는 이승엽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국민은행의 ‘이상’이 투영돼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 홍보부 김진영 차장은 “업계 리더로서의 책임감 등을 부각, 국민들이 갖는 국민은행에 대한 기대는 일반 은행들과 다르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앞으로의 광고는 국민과 함께 세계로 향한다는 모토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이미지 장기 경쟁력 제고 신한은행은 ‘친절과 실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LG카드 광고에 이영애씨를 내세웠고 은행 광고에는 국민 배우 안성기씨와 드라마 ‘주몽’의 송일국씨를 내세워 신뢰감을 주면서도 변화를 주도했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신한은 평가하고 있다. 신한은행 자체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방영된 전체 광고 인지도 조사에서 10위, 금융권 광고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 마케팅전략부 박희모 차장은 “은행 광고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믿기 어려울 정도의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업계 1,2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을 중심에 둔다는 관점의 광고를 계속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광고는 우리V카드에 집중됐다. 배우 송승헌씨와 아나운서 강수정씨를 기용했다. 다양한 카드·금융 혜택을 여러 장소에서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데이트 장면을 통해 전하고 있다. 기존의 다소 무거웠던 우리은행의 이미지를 털면서도 상품의 특성을 잘 나타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어느 은행이든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특색을 찾기 어렵다.”면서 “은행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주는 게 장기적인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는 점 때문에 이미지 광고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멧돼지 사냥/구본영 논설위원

    “가난 때문에 첫사랑을 잃은 개츠비는 떼돈을 벌어 대저택을 마련한다. 거기서 주말마다 호화 파티를 열지만 외로움을 감추지는 못한다.” 로버트 레드퍼드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이다.1925년에 발표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영화한 작품이다. 주인공이 정말로 기다린 대상은 파티에 몰려든 사람들이 아니라 첫사랑 데이지였다. 범여권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22일 마감한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후보 등록에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경력상 면면은 화려하다. 이해찬·한명숙 두 전 총리와 정동영·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있다. 참여정부 장관을 지낸 이도 여럿이다. 천정배·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민주당 출신 추미애 전 의원까지. 이처럼 민주신당 예비후보들의 면모로만 보면 ‘흥행’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아직 차갑다. 여론조사서 한자릿수 지지를 넘어서는 후보조차 없다. 그 이유야 복합적일 것이다. 다만, 상당부분은 반(反)한나라당 구호 이외에는, 새로운 지지층을 창출해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그들 스스로의 책임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그는 22일 ‘노인 목욕탕 짓기’ 등 몇가지 생활공약을 제시했다. 가장 튀는 공약이 “공수부대를 활용, 멧돼지 개체수를 5만마리 정도 줄이겠다.”는 ‘멧돼지 사냥론’이다.23일 특전전우회에서 “특전사가 멧돼지 사냥꾼이냐.”고 반발하긴 했지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멧돼지들이 농작물은 물론이고 사람까지 마구 해치는 상황이 아닌가. 물론 “옳은 말도 싸가지없게 한다.”는 그의 ‘싸움닭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없진 않다. 하지만,‘평화 대 전쟁’ 등 공허한 이분법을 기치로 내건 다른 범여주자들과 달리 유권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것을 굳이 폄하할 일은 아닌 듯 싶다. 개츠비가 원한 것도 맨션 안의 추종자(‘유빠’나 ‘노사모’)가 아니라 담장 밖 데이지(국민)의 사랑이 아니었던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첫째·셋째 금요일은 서초구 외식하는 날

    첫째·셋째 금요일은 서초구 외식하는 날

    ‘구청식당이 너무 맛있어도 탈(?)’ 서초구가 보름에 한번 꼴로 전 직원에게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도록 권장하는 ‘외식의 날(Eat Out Day)’을 운영하고 있다.23일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매월 첫째, 셋째주 금요일엔 전 직원에게 구내식당 대신 근처 음식점에 나가 점심식사를 하도록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서초구가 이런 이색행사를 마련한 것은 모두 ‘싸고 맛있는 구내식당의 점심밥’때문. 지난해 말 지하 구내식당을 리모델링하고 식단편성과 배식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인테리어는 물론 맛까지 업그레이드했다. 게다가 한 끼 가격은 2000원(외부인 3500원). 식당의 변신은 외식을 고집하던 직원들의 발목을 잡았다. 리모델링 전에는 하루 500명도 채우기 힘들었던 식당이용 직원 수가 어느덧 800여명을 넘어섰다. 상근 직원 1000명 중 80%가 이용하는 셈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평균 200여명의 주민들도 몰렸다. 하지만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입소문에 주변의 직장인들까지 구청식당을 찾으면서 주변 음식점 업주들의 불만은 커져갔다. 이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 ‘외식의 날’이다. 하익봉 총무과장은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만 실제 휴·폐업하는 음식점이 느는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뭔가 대안이 필요했다.”면서 “점심 한 끼지만 인근 식당에 하루 1000명의 손님이 보태지면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덕분에 한달에 두 번 구청 공무원들은 외부 식당으로 몰려나가고, 민원인은 구청식당으로 몰려드는 이색 현상이 벌어진다. 박성중 구청장은 “주위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줘 고마울 따름”이라면서 “구내식당 개선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며 미소지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이렇게 달라졌어요] 영등포구 ‘복합타운화’

    [이렇게 달라졌어요] 영등포구 ‘복합타운화’

    과거의 명성이 오늘의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도시에선 공장지대가 이에 해당한다. 과거 산업화의 전초기지란 칭송을 들었던 공장지대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이제 ‘서울의 변두리’임을 각인시키는 우울한 랜드마크가 되곤 한다. 영등포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 잡았던 경성방직(영등포동 4가)과 방림방적(문래동 3가 일대)은 과거 우리나라에 근대화를 선물해줬던 대표적인 섬유공장들이다. 이 두 공장이 반세기 동안 자리잡았던 자리는 이제 첨단 복합타운이란 새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전(前)=‘섬유공업의 대명사’란 영화를 뒤로하고 영등포역 맞은편에 위치한 경성방직 자리는 인촌 김성수가 1919년 “민족의 경제적 자립과 독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곳이기도 하다.4년 만에 첫 제품인 광목 ‘삼성’‘삼각산’이 생산됐다.1936년 6월에 완공한 공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면방직회사로 면사와 생사 등 각종 실, 면직물, 견직물을 만들어내며 60∼70년대 국내 섬유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았던 1965년 세워진 방림방적 역시 경성방직과 함께 서울의 섬유산업을 이끈 쌍두마차. 당시 영등포는 활기가 넘쳤다. 섬유가 전체 수출의 무려 3분의1을 차지했던 시기다. 김장독과 항아리 등 옹기를 구워 팔던 마을에 여공들이 드나들면서 일자리가 넘쳤고 주위 상권도 덩달아 살아났다. 하지만 영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에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중국 등 후진국의 덤핑공세, 선진국의 수입규제강화 등 악제가 계속되면서 섬유산업은 사양길을 걷고 있다. ●후(後)=공장지대의 신시가지 변신은 무죄 옛 경성방적 부지에는 580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엔터테인먼트단지로 개발 중이다.2009년 완공을 목표로 6만 1470㎡ 부지안에 지상 20층 지하5층 규모로 지어질 엔터테인먼트단지는 250실이 넘는 특급호텔과 백화점, 쇼핑몰을 비롯해 멀티플렉스 극장, 컨벤션센터, 각종공연장, 대형수족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쇼핑부터 업무, 놀이, 휴식과 전시가 한자리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된 공간이다.‘제2의 코엑스’라고 생각하면 알기 쉽다. 섬유산업의 화려했던 과거의 기록들은 섬유박물관 속에 고스란히 담아 놓기로 했다. 다른 축인 문래동 3가 일대 방림방적 부지 23만 3571㎡는 한걸음 앞서 개발의 길을 접어들었다.2001년 대형할인매장과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주위는 빠르게 변신 중이다. 전체 1∼7 블록 중 판매시설과 오피스텔로 개발된 1블록과 아파트단지인 4블록, 아파트형공장인 6·7블록이 개발완료된 상태다. 상업복합용도로 개발되는 3블록은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3블록은 지상 40층 규모의 건물이 들어서면서 높이 160m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업무복합 시설인 5블록도 건축허가가 났다. 김형수 구청장은 “앞으로 1∼2년 뒤면 과거 공장지대 영등포는 서울의 대표적인 첨단 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41) 용산역 ‘연어계단’

    [거리 미술관 속으로] (41) 용산역 ‘연어계단’

    건축비용의 일정 비율을 미술장식에 투자하도록 한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모든 건축물 앞에는 미술장식이 있다. 대부분 조각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최근 몇년간 미술장식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서울 한강로 용산민자역사의 정면 계단은 자체가 예술작품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일본 쇼핑센터개발전문회사인 이데아사의 자문을 얻어 설치한 것으로, 자연 친화성과 다양성을 상징한다. 80여개로 이루어진 계단은 4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햇빛 좋은 낮과 어둑어둑한 밤에 각기 다른 모양으로 탈바꿈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과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낮에 계단을 타고 물이 흐르며 회색 계단은 도심 속의 시냇가로 변신한다. 첨벙거리며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거나, 물장난 치는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일몰시간부터 새벽 2시까지 계단은 화려한 조명쇼를 펼친다. 무지개가 되기도 하고, 파랑색과 흰색을 뒤섞어 청량감을 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에는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트리 모양을 만든다. 때로는 고속철도인 ‘KTX’의 영문이니셜이 계단을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현대산업개발의 상징인 I자가 흐르기도 한다. 계절과 상황에 따라 색상과 내용이 달라지는 프로그램은 현대산업개발 인테리어팀의 아이디어다. 시시각각 변신하는 모습에 계단은 사진 촬영 명소가 됐다.‘무지개 계단’,‘연어 계단’ 등의 애칭이 붙기도 했다. 물이 흐르는 길고 높은 이 계단을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간 연인은 모든 어려움을 헤치고 영원한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연어 계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샐러리맨→대선…신화를 쓰다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샐러리맨→대선…신화를 쓰다

    소년은 가난했다. 끼니가 걱정이었다. 철도 들기 전, 어머니를 도와 좌판을 벌였다. 풀빵과 뻥튀기를 팔면 입에 풀칠은 했다. 주로 보리를 삶아먹거나 술지게미로 끼니를 때웠다. 상한 음식은 물에 씻어 먹었다.‘굴껍데기처럼’ 들러붙은 가난을 ‘이겨낸’ 그 소년이 20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됐다. 이명박(李明博). 그는 “신화는 없다.”고 1995년 책까지 썼지만 남들은 그를 “샐러리맨의 신화”라고 한다. 이명박 후보는 1941년 12월19일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이충우(1981년 작고)씨와 어머니 채태원(1964년 작고)씨 사이에서 4남3녀(귀선, 상은, 상득, 귀애, 명박, 귀분, 상필)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났다. 이 후보가 네 살 때인 1945년 온 가족이 귀국하는데 배가 침몰했고, 재산이란 건 모두 바다속에 가라앉았다. 고된 삶이 시작된 때다. 가족은 아버지의 고향 포항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곧 6·25전쟁이 일어났고, 이 후보는 눈 앞에서 바로 위 누나와 동생을 잃었다. 전쟁이 끝났지만 가세는 여전했다.‘포항의 수재’라던 둘째 형, 지금의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집안의 희망이었다. 자연스레 집에선 경제적인 이유로 이 후보의 고교 진학을 말렸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었다.“학비는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한 뒤 야간 동지상고에 수석으로 합격했고, 졸업할 때까지 1등을 지켰다. 상득이 형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온가족이 서울로 향했다. 이 후보도 고교 졸업을 앞둔 1959년 12월, 상경했다. 새 보금자리는 이태원 판자촌. 가족이 노점을 했다. 새벽마다 일자리를 찾아다니던 그는 문득 ‘고졸’보다 ‘대학 중퇴’가 취직에 도움일 되리라 생각했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책을 얻어 공부했다.1961년 고려대 상과대학 합격증을 받았다. 대학생이면서도 이태원 시장에서 쓰레기를 채웠던 그는 단과대 학생회장 신분으로 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반대하는 6·3시위를 주도했다.6개월 옥살이를 한 뒤 졸업했지만 ‘운동권 출신’은 취직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정부가 부당하게 취직을 방해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덕에 1965년 ‘중소기업’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지금도 그는 말한다.“종업원이 90명뿐인 중소기업을 16만명의 대기업으로 키우는 데 내가 있었다.”고. ‘현대맨’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불도저가 자꾸 고장나 말썽을 부리자 밤새 해체하고 조립하면서 구조를 익힌 뒤 텃세를 부리는 기술자에게 본때를 보인 일화가 유명하다. 지독한 ‘일벌레’였다. 1970년 여섯살 연하인 김윤옥 여사와 결혼하던 날은 토요일이었다. 그는 ‘당연히’ 오전까지 일하고 오후에야 식장으로 갔다. 그러니 입사 5년 만인 스물 아홉에 이사가 됐고,12년만인 1977년엔, 만 서른다섯살 나이로 ‘사장’이 됐다. 젊은 나이에 ‘잘나가니’ 말이 많았다 한다. 서른살도 안 된 김 여사가 딸 셋을 데리고 시장에라도 다녀오면 “현대건설 사장이 ‘세컨드’랑 산다.”는 소문이 돌았다.‘사모님’은 대개 ‘50∼60대’였던 시절이라 생긴 해프닝이었다. 잘나가던 경영인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은 1992년 민자당에서 ‘전국구’로 공천을 받으면서다. 정치인의 길은 녹록지 않았다.1995년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고,1996년 총선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물리치고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지만 선거비용 초과지출 혐의로 당선 무효판정을 받았다. 선거법 재판을 받고, 미국으로 떠났다가 결국 2002년 ‘삼수’끝에 서울시청에 입성했다. 그리고 이제 정치인으로 또 다른 ‘신화’를 쓰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이 후보는 목표를 세우면 집요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무서운 추진력에 대해 김윤옥 여사가 설명한 일화다. 어느 정월엔가 온 가족이 유명산을 찾았다. 그런데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아주버님’(이 후보의 형)까지 다른 식구들이 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갔다. 그러나 이 후보만 혼자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눈덮인 정상에 올랐다. 김 여사는 “한 번 하면 끝까지 해야지,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없다.”며 웃었다.3번 도전해 서울시장이 됐던 그가 이제는 대통령에 도전한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원조 골리앗’ 김영현 새달 29일 K-1 데뷔

    격투기 파이터로 변신한 ‘원조 골리앗’ 김영현(31)이 새달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입식타격기 대회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개막전을 통해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현 에이전트인 공선택 태웅회관 관장은 19일 “K-1 주최사인 FEG에 다음달 서울 대회의 김영현 출전을 강력하게 요청한 상태”라면서 “현재 80∼90% 가량 기술과 몸을 다듬었고 본인도 강력하게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부 협의를 끝내 이번 주 초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현은 계약기간 2년에 옵션 포함,10억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김영현은 최홍만(27), 이태현(31), 김동욱(30), 김경석(25), 신현표(29)에 이어 6번째 민속씨름 출신 파이터로 등록하게 됐다. FEG 한국지사도 “김영현이 K-1 서울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는 27일 김영현의 K-1 진출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최홍만을 포함한 서울 대회 16강 토너먼트 대진이 발표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앨범 ‘예스터데이’ 들고 돌아온 재즈보컬 웅산

    앨범 ‘예스터데이’ 들고 돌아온 재즈보컬 웅산

    “노래하는 방식과 스타일이 예전에 비해 적잖이 달라졌다고 느낄 거예요.‘토치 송(torch song, 주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볼륨을 높이지 않고 속삭이듯 부르는 창법)’을 많이 구사했기 때문이죠.”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본명 김은영·34)이 1년 6개월만에 세 번째 앨범 ‘예스터데이’를 들고 돌아왔다.1집이 재즈의 전범처럼 느껴지는 곡들로 가득찼고,2집이 감성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보다 다양하면서 쉽고 편안한 재즈의 모습을 담았다. 재즈와 블루스라는 틀안에서만 노래했던 데서 일탈을 시도한 것. 그 시도는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자신만의 색이 담긴 소리를 찾아 고민을 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6개월 정도 뮤지컬 ‘하드록 카페’의 엘리자베스 킴으로 지내면서, 재즈 영역 밖의 음악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연주자가 아닌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서 내 안에 숨어 있던 록과 재즈, 블루스, 뮤지컬 등 다양한 소리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죠. 자신감도 더 생겼고, 무엇보다 소리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목소리가 ‘심할 정도로’ 강해 남자로 오인한 팬들이 많았던 그다. 또 과격하게 내지르는 ‘샤우팅 재즈’를 선호하던 그이기에 이번 변신은 사뭇 신선함을 안겨준다. 사실 로커에서 재즈 보컬리스트로, 입산과 환속을 반복한 이력에 비춰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웅산(雄山)은 18세에 비구니가 되겠다고 들어간 충북 단양 구인사의 무안 스님이 지어준 법명.2년간 절에 머물다, 입가에 맴도는 것이 염불이 아니라 노래임을 깨닫고 하산했다고 한다.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예스터데이’와 ‘사랑이 너를 놓아준다’ 등 모두 7곡을 직접 만드는 등 작곡 실력도 만만치 않다. “‘예스터데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다 지쳐 결국 놓아주는, 슬픈 꿈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번 앨범의 주제인 사랑에 대한 기억이 듬뿍 녹아 있죠.” 웅산의 인기는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높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일본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등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5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카리스마가 넘쳐 웬만한 남자를 압도한다는 뜻에서일까. 열렬팬들은 ‘웅사마’란 애칭도 붙여 줬다.8월엔 일본 주요 도시 순회 콘서트를 통해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가을쯤 웅산밴드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두 사람이다’ 윤진서

    ‘두 사람이다’ 윤진서

    신비스러운 눈빛과 도톰하니 앙다문 입술.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도 머릿 속은 저 먼 밖을 달리고 있을 것 같은 표정. 하나의 단어, 색깔로 규정하기 힘든 배우 윤진서(24)가 마지막 ‘호러퀸’으로 관객 앞에 선다.23일 개봉하는 ‘두사람이다(18세 관람가)’로 첫 공포영화에 도전하는 것. 전작 ‘바람피기 좋은날’에서 한없이 가벼운 바람기에 몸을 내맡기고 살랑이던 그녀가 이번엔 뭔가 비밀스러움을 간직한 여고생 가인으로 변신했다.‘두사람이다’는 강경옥의 동명만화가 원작으로 사소한 질투, 미움을 비집고 들어오는 인간 내면의 ‘검은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가인은 막내 고모가 큰 고모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뒤 선생님, 친구에서부터 엄마까지 갑작스럽게 돌변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기 시작한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섬뜩함에다 간간이 나오는 난도질, 흐르는 피는 오싹함을 준다.“장난기 넘치던 아이가 점차 외로움과 무서움을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극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물론 가인이가 얼마큼 고통을 느끼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 만큼 재미있었어요.” 출연작 가운데 분량이 가장 많았고 그렇기에 준비도 더 철저히 했다. 물리적인 세월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나이를 먹는다는 그녀는 이번에 부쩍 자랐다고 했다.“이번 영화처럼 누구한테 저를 완전히 드러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첫 시사회 때 정신이 없었어요.” 그 만큼 몰입하려고 애를 썼다.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평상시에도 배역 자체에 젖어 들어 있었다.“말 많이 안 하게 되고, 괜히 예민해지고…. 왜 여자들은 생리할 때 그러잖아요. 두 달 내내 ‘그날’ 같은 기분이었죠.(웃음)” 힘들게 얻은 것은 더욱 소중하다.6층 높이의 난간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와이어를 칭칭 감고 이틀을 꼬박 찍었다. 추락의 순간 얼굴 가득한 공포는 관객들에게 그대로 와 닿았다.“와이어가 가슴을 조여 머릿속에 공기가 전달이 안돼” 힘들었지만 “그 순간 만큼 관객들을 꽉 잡을 수 있어서 흡족하다.”며 생긋 웃는다. 2003년 ‘올드보이’로 데뷔한 이래 1년에 두 작품씩 쉬지 않고 찍어왔다. 고등학교 연극축제 때 무대 위에서 깨진 맥주병을 밟아 피를 흘리면서도 멈출 수 없을 만큼 설렘을 줬던 연기의 매력은 이후 그녀의 삶을 바꿔놨다. 변한 건 환경일 뿐 내면은 단단한 모양새 그대로다.“남 의식 하느라 행동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은 멋 없다.”고 잘라 말한 그녀는 때때로 클럽에 들러 남들 시선에 아랑곳 않고 춤추기를 즐기며, 그곳에서 만난 팬들에게 술 한잔 사는 여유도 가졌다. 영화 틈틈이 가는 여행도 연기를 하는 하나의 목적이 됐다. 짐싸고 떠나느라, 일주일에 영어, 불어, 일어를 돌아가며 배우느라 “통장 잔고가 0원”이라며 “어떻게 일을 쉴 수 있겠어요?”하며 깔깔 웃었다. 올해 그녀는 두 편의 영화를 더 찍는다.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했더니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 많다.”며 야무지게 매듭짓는다.“‘올드보이’를 넘어 성이 찰 때까지” 날아오르고 싶은 그녀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거실을 서재로 ‘라이브러리 하우스’

    거실을 서재로 ‘라이브러리 하우스’

    “아직도 거실에 TV를 ‘모시고’ 살고 계시나요?” TV 전원을 끄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가족들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TV에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요즘 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경향이 솔솔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아파트의 설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최근 모 주택건설사는 ‘라이브러리 하우스’ 개념을 도입, 요즘 유행하는 북카페나 호텔 라운지처럼 여유 있는 공간을 아파트 안으로 끌어들였다. 말 그대로 대형 도서관처럼 거실의 한쪽 벽 전체를 빌트인(붙박이) 서가로 구성, 많은 양의 책을 보관·관리할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입추도 지나고 가을이 멀지 않았다. 을이 오기 전 집안에 ‘우리만의 작은 도서관’ 하나 꾸며 보자. ●잘 고른 책장 하나로 집안분위기 대변신 거실을 서재로 꾸밀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가족 구성원이다. 초등학생 정도의 자녀가 있는 경우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학습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좋다. 아이들 책은 크기가 다양하므로 책장의 수납 규모가 고려돼야 하고,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로운 책상이 준비돼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평형대의 맞춤 서재 인테리어를 제안해 인기를 얻고 있는 마샤아이디(www.mashaid.com)의 디자이너 한지연 실장은 “요즘 유행하는 서재 인테리어가 주택의 공간에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한다. 서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수납과 포인트 인테리어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 책장이다. 벽 전체를 책장으로 만들 경우 기존의 벽과 조화를 이루는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형 책장을 맞춤 주문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수납해야 할 책의 크기와 수량. 책의 크기에 맞추어 책장을 짜 넣으면 좁은 공간도 훨씬 넓어 보이게 한다. 거실 마감과 어울리는 색상을 선택해 통일성을 줘야 멋스럽고 깔끔해 보인다. ●가구 배치가 중요하다 반드시 벽 전체를 책장으로 만들기 위해 맞춤 책장을 짜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책장, 책상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이용할 경우 가구 배치는 책상을 기준으로 한다. 책상의 네 면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과감히 중앙으로 배치한다. 가족이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책을 읽는 순간부터 거실의 분위기가 바뀐다. 책상은 움직일 수 있도록 바퀴를 달거나 부직포를 바닥에 대면 좋다. 아이들이 놀 때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 책상을 바로 옮겨 거실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가구에 컬러를 입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밝고 경쾌한 색을 주로 사용한다. 차분한 색도 좋지만 강렬한 원색도 과감하게 써본다. 파란색도 권해볼 만하다. 공간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넓은 공간이 색색으로 꾸며지면 공간은 물론 사람도 산만해지기 쉽다. 색상을 한가지로 통일한다. 다만 지루함을 막기 위해 톤온톤(동일 색상을 명도 차이가 나도록 배색하는 것)으로 꾸미는 것이 멋스럽다. 독특한 디자인의 책장과 서재용 가구를 제작 판매하는 퍼니그램(www.furnigram.com)에서는 원색, 파스텔 등 다양한 컬러의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북카페에서 볼 수 있는 원색 컬러의 책장이 즐비하다. 건축가 출신의 디자이너가 기획하는 제품으로 비대칭 디자인 등 독특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어 좋다. 또한 크레이트앤배럴, 이케아 등의 수입 가구를 판매하는 오소몰(www.osomall.com)에서도 대형 사다리 형태의 책장 등 재미있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어 눈길을 끈다. ●서재의 완성은 조명으로 오래 앉아 책을 읽다 보면 눈이 피로해지기 쉽다. 기존의 거실 조명은 웬만하면 바꾸는 것이 좋다. 서재의 조명은 너무 밝게 하는 것보다는 눈이 피로하지 않을 만큼 은은하고 일정한 조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 또 한두 개의 스탠드를 보조 조명으로 활용한다. 보조 조명은 책을 보는 위치나 사람에 따라 조절할 있도록 가볍고 움직이기 편한 제품으로 선택한다. 거실은 대부분 한쪽 벽면이 통창인 경우가 많아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강할 수 있으므로 커튼이나 블라인드의 준비도 필요하다. 최은선 스타일칼럼니스트 aleph@nate.com ■사진 및 자료제공:마샤아이디, 오소몰, 퍼니그램, 현대산업개발
  • 전자제품 ‘기분좋은 변신’

    전자제품 ‘기분좋은 변신’

    미니 홈바를 단 김치냉장고, 머리 위에 건조기를 얹은 세탁기, 손떨림 걱정을 덜어준 카메라….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작지만 큰 파격’을 시도한 유쾌한 전자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조사는 많이 팔려 즐겁고, 소비자는 편해져서 좋다. ●‘작지만 큰 파격´ 소비자 구매지수 쑥쑥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2008년형 하우젠 ‘아삭’ 김치냉장고의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일반 냉장고처럼 김치냉장고에도 미니 홈바를 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원리는 똑같다. 끼니 때마다 김치를 꺼내기 위해 김치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다 보니 냉장고 온도가 올라가 아삭한 김치 맛을 떨어뜨리고 전력 소모도 많은 데서 착안했다. 김치냉장고 바깥에 홈바를 달아 자주 먹는 김치만 꺼낼 수 있게 했다. 홈바 문이 받침대 역할도 한다. 김치통을 식탁에 옮길 필요없이 문 위에 올려놓고 반찬을 덜 수 있어 편리하다. 사소하지만 주부의 일상사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은 ‘기능’이다. 아랫부분의 서랍식 저장공간은 땅에 묻는 김장독과 가장 흡사하다는 ‘직접 냉각’(저장실 내부를 냉각 파이프로 둘러감아 냉기를 유지) 방식을 적용했다. 간접 냉각방식(차가운 바람을 불어넣어 냉기 유지)보다 김치맛이 좋아 주부들이 선호한다.310ℓ 용량에 175만∼230만원이다. 드럼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세운 타워형 패키지 제품도 나왔다.LG전자가 지난달 말 선보였다. 해외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복합 상품이 인기이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와 유독 국내에서는 외면받고 있다. 대신, 건조기를 따로 구입하는 가정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문제는 공간. 세탁기와 건조기를 나란히 놓다 보니 공간을 많이 차지해 집이 더 좁아지는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 이를 포착해 건조기를 세탁기 위에 올리자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졌다. 물론 건조기 위에 세탁기를 얹을 수도 있다. 조작 단추를 주부의 허리 위치에 배치시켜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띈다. 다소 비싼 것이 흠이다. 트롬 세탁기(15㎏)가 109만원, 건조기(10㎏)가 143만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을 보라” 삼성테크윈이 지난 주에 내놓은 ‘블루’(VLUU) NV시리즈는 웬만한 손떨림은 자체 소화한다. 종전 제품보다 손떨림 보정 기능(ASR)을 4배나 강화했다. 또 두께는 줄이고(18.6㎜), 색상 선명도(1210만화소)는 크게 올렸다. 피사체의 밝기를 자동 보정하는 기능(ACB)도 추가해 역광이나 명암 대비가 심한 조건에서도 누구나 낭패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다음달 초에는 70만∼80만원대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도 나온다.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81.28㎝(32인치) PDP TV다. 일반 브라운관 TV를 사자니 너무 두꺼워서 싫고, 액정표시화면(LCD) TV를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같은 크기의 LCD TV(90만∼120만원)보다는 싸고 브라운관 TV(50만∼60만원)보다는 비싸다.400만원 안팎의 147.32㎝(58인치) PDP TV도 이르면 다음달 처음 나온다. 무겁고 비싸 스팀진공청소기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들을 위한 콤팩트형(삼성전자) 제품도 지난달 나왔다. 기본성능은 같되, 크기는 3분의2로 줄었다. 가격도 20만원대다. 전자제품이 이렇듯 ‘친절’해진 데는 업계 두 수장의 지론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윤종용(“고객에게서 해답을 찾아라.”)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용(“직접 고객이 되어봐야 고객을 이해할 수 있다.”) LG전자 부회장은 입만 열면 고객을 강조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지자체 ‘컬러·빛 마케팅’ 경쟁

    지자체 ‘컬러·빛 마케팅’ 경쟁

    ‘이제는 컬러다.’ 전국의 자치단체가 ‘색깔’ 경쟁에 뛰어들었다. 산뜻한 컬러로 도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이를 지역 상품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이른바 ‘컬러 비주얼’ 전략이다. ●검은돌 많은 제주, 검은콩 등 ‘웰빙 명품화´ 제주시는 검은돌이 많은 화산섬 제주의 이미지와 걸맞은 검은색을 내세운 ‘블랙 명품’ 만들기에 나섰다. 시는 검은색 제주 토종 가축과 작물을 특화시켜 내년에 5억원을 투입해 오골계, 흑돼지, 흑염소, 흑우, 흑마 등 5종의 검은색 가축을 사육하는 ‘5흑단지’를 조성한다. 또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 등 3가지 웰빙 검은색 작물 재배도 집중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시는 이미 블랙명품 대접을 받고 있는 제주 흑돼지, 흑한우에다 오골계, 흑염소, 흑마 등을 합쳐 소비자들에게 ‘블랙 제주 명품’의 이미지를 심어나간다는 전략이다. 대구시는 ‘보수적인 도시’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색채 중심도시’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열고 있는 컬러풀축제(10월12∼14일)는 올해로 3번째 맞는다. 축제 슬로건도 ‘색깔 속으로 대구 속으로’로 정했다. 시내 중심지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종각 일대에 길이 158m, 높이 12∼23m의 ‘빛의 터널’을 설치해 ‘컬러풀 대구’로 변신 중이다. 시는 서울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컬러 엑스포’를 대구에 유치하고 색채개발연구소와 색채박물관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농도’ 전남, 청정명품에 사활 전남은 녹색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녹색(그린)의 땅, 전남’이라는 슬로건 아래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 비옥한 토지, 친환경 농업 등을 녹색이라는 컬러에 담아 ‘녹색명품’ 생산과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자연의 빛(전국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인 영일만 일출) ▲산업화의 빛(한국 근대화의 빛인 포스코 용광로) ▲과학의 빛(포스텍의 방사성가속기)을 내세워 ‘빛 마케팅’에 성공했다. 화려한 빛을 내세운 포항시의 국제불꽃축제는 200여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 경주시도 최근 슬로건을 ‘뷰티플(Beautiful) 경주’로 정하고 색깔이 있는 역사문화도시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안압지, 첨성대, 반월성 등에는 환상적인 야간 조명을 설치, 빛과 색깔이 살아있는 ‘명품 야경’으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빛고을 광주, 빛과 산업 연계 광주시도 빛고을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빛과 산업을 연계하는 도시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2009년 광(光)산업 엑스포와 빛의 축제를 동시에 연다. 또 북구 동림IC 일대 등 도시의 주요 관문로에 빛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야간에는 레이저 빔 등을 통해 빛을 발산하는 시설물 설치를 구상 중이다. 금남로와 신도심 지구에 ‘빛예술 조명’으로 단장한 색깔있는 빛의 거리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시의 컬러는 바로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특색있는 도시 컬러가 곧 도시의 경쟁력을 죄우하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Seoul Law] 로펌 마다한 전직 대법관

    [Seoul Law] 로펌 마다한 전직 대법관

    한 달에 3000만∼2억원을 주는 로펌을 마다하고 대학교수의 길을 택해 명예를 지키는 전직 대법관들은 어떤 이들일까. 1993년 공직자 재산신고 때 25평 아파트 한 채와 부인 명의 예금 1075만원 등 6434만원을 신고해 재산공개 대상 법관 103명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던 이가 조무제 부산고법 부장판사다. 그는 2004년 8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뒤 모교인 동아대 법학부의 석좌교수로 갔다. 퇴임 대법관이 교수가 된 첫 사례였다. 올해 66세인 조 교수는 왜 학자의 길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14일 “변호사로 특정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실무에서 익힌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게 공익에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전관예우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재직 시절에 ‘청빈 법관’으로 유명해, 대법원장 후보로도 꼽혀왔다. 법관 시절에는 재판수당을 털어 직원들 식사비를 대준 것으로 유명했다. 대학교수로 변신한 뒤에는 외부 특강으로 받은 강사비를 봉투째 대학 교직원이나 학생들에게 나눠 준다고 한다. 2005년 말에 퇴임한 배기원(67) 전 대법관은 모교인 영남대 법학부에서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배 교수는 “후배를 가르치는 것이 더 보람이 있어서 교수가 됐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배 교수는 전관예우 문제가 많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안분지족’의 삶을 살기 위해 학자의 길을 택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배 교수는 1997년 대구지방변호사회장 시절 지방변호사회로는 처음으로 시민들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결식아동돕기, 학교폭력 근절운동, 저소득층 법률구조사업 등 지역주민을 위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대구지역 법관들은 그를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선비형 변호사’라고 부른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광장] 다홍치마는 이제 잊자/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홍치마는 이제 잊자/함혜리 논설위원

    사람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체적 매력이 훌륭한 설득의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다홍치마 효과다.‘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은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에게 우선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외적인 아름다움을 마치 하나의 미덕인 것처럼 여기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섰다. 외모가 개인간의 우열은 물론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름답고, 잘생긴 연예인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너도, 나도 성형외과 문을 두드린다. 정치권도 외모지상주의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대목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인 정치인들 입장에서 ‘정치인의 이미지 변신은 무죄’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엉뚱한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아서다. 정치인들이 확 바뀐 모습으로 나타나 주목을 끄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쌍꺼풀 수술과 보톡스, 헤어스타일의 변화 등이 단골 메뉴다. 헤어스타일의 예를 들어보자. 한나라당 경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랫동안 핀으로 고정시킨 올림머리를 고수했다. 박 전 대표는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올초 올림머리 대신 전체적인 웨이브를 주면서 늘어뜨리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새로운 헤어스타일은 훨씬 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서 탈피하겠다는 과거와의 단절 의지도 엿보였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박 전 대표는 올림머리로 돌아왔다. 자기 변화를 포기한 것인지, 고려시대 공주 같은 이미지가 그래도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범여권 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수염도 한동안 화제였다. 손 후보는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친 뒤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을 그대로 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권이지만 ‘경기고-서울대’출신으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것이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손 후보는 수염을 통해 서민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을 것이다. 수염이 여성유권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신경이 쓰인 탓인지 지난 9일 대선출정식에는 턱수염을 말끔하게 깎고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웨이브 퍼머로 머리에 힘을 준 상태였다. 젊고 힘있는, 그리고 섹시한 이미지를 겨냥했겠지만 어딘지 어색했다. 정치인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외형적인 변화가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경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톰머리 대신 머리를 짧게 잘라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고 결국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박 전 대표와 손 후보의 경우도 외형적인 변화가 오히려 일관성있는 이미지 구축을 방해했다고 본다. 외형적인 변화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보다 자신의 정책적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외모의 변화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는 결국 허상일 뿐이다. 이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결국에 가서 유권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치밀하고, 분석적이며,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정책적 메시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은 이제 겉만 번지르르한 다홍치마에 현혹되지 않는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프로축구] ‘돌아온 도움왕’ 슈바 ‘킬러’ 변신

    [프로축구] ‘돌아온 도움왕’ 슈바 ‘킬러’ 변신

    지난해 도움왕에 올랐지만 팀에서 내쫓겼던 슈바(28·브라질)가 두 골을 터뜨리며 3년 8개월 야인생활 끝에 돌아온 김호 감독에게 귀중한 첫 승을 선물했다. 본명이 아드리아누 네베스 페레이르인 슈바는 1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 15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김호 감독은 팀을 맡자마자 전반기 시원찮았던 타이슨을 내보내고 브라질 리그에서 뛰던 슈바를 다시 데려와 6월 초 페르난도 대신 영입한 브라질리아, 이 경기 전까지 11골을 몰아친 데닐손과 ‘브라질 삼각편대’를 이루게 했다. 186㎝의 큰 키로 제공권 장악은 물론, 볼 트래핑도 좋고 시야도 넓은 데다 무엇보다 개인기를 고집하는 브라질 출신답지 않게 동료들에 기회를 곧잘 열어준다. 지난 8일 울산과의 복귀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그는 이날도 22분 왼쪽 코너킥을 수비수들이 처리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팀 동료 김형일이 얼떨결에 띄워준 공이 골문 앞으로 흐르자 침착하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또 후반 10분에는 데닐손이 왼쪽을 파고 들며 찔러준 패스를 오른발로 시원하게 차넣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대전은 이어 2분도 안돼 데닐손이 김형일의 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 여유있게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차넣어 3-0으로 달아났다. 포항은 8위로 추락했다 FC서울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리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두두와 이상협의 연속골로 전세를 뒤집는 듯했지만, 후반 29분 박진옥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쳤다. 전남은 루이지뉴가 두 골을 몰아넣으며 분전한 대구를 시몬의 데뷔골과 산드로의 두 골을 엮어 3-2로 제압했다. 전남은 5승7무3패(승점 22)로 8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키웠다. 가장 화끈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북과 울산의 ‘현대가’ 다툼은 0-0으로 끝났다. 울산은 3위를 유지했지만 전날 부산을 2-1로 제압한 2위 수원(승점 28)을 승점차 2로 추격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북도 4위 자리는 지켰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로라 부시 작가로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 여사가 작가로 변신한다. 미국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9일(현지시간) 로라 부시 여사가 딸 제나 부시(25)와 함께 올 하반기 출간 예정으로 그림책을 집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책읽기를 싫어하던 한 개구쟁이 소년이 선생님의 격려와 도움으로 독서를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어와 스페인어로 출판될 이 책의 판매 수익은 비영리 교육단체 ‘티치 포 아메리카’와 ‘뉴 티처 프로젝트’에 기부될 예정이다. 하퍼콜린스 아동도서부문의 수전 케이츠 대표는 출판계약 발표 성명에서 “교사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 이번 출판 프로젝트에 다방면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로라 부시 여사는 텍사스 공립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적이 있으며, 딸 제나 역시 워싱턴의 한 공립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연합뉴스
  • [토요영화] 버스데이 걸

    ●버스데이 걸(SBS 영화특급 밤1시05분)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한 국제결혼 사기 실태를 보여주는 TV시사프로그램이 화제가 됐다. 모 공중파방송사의 한 드라마는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신부의 절절한 사연을 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와 맞물려 영국에서의 황당한 국제결혼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안방극장에 소개되어 관심이 쏠린다. 런던에 시집온 러시아 신부의 이야기를 그린 ‘버스데이 걸(Birthday Girl)’. 평범한 은행원 존 버킹엄(벤 채플린)은 런던 교외에서 혼자 외롭게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날 존은 문득 삶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영화 ‘007’ 2편 제목과도 같은 ‘러시아에서 사랑을(From Russia With Love)’이란 웹사이트에서 신붓감을 온라인 주문한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의 인터넷 통신 판매원 나디아(니콜 키드먼)가 존과의 결혼을 위해 영국 땅을 밟는다. 공항에서 그녀를 본 존은 아름다운 미모에 잠시 넋을 잃는다. 그러나 웹사이트에서 보증했던 바와는 달리 그녀는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른다.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기대했던 존은 줄담배만 피워대는 그녀가 부담스러워진다. 다음 날 존은 그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는 그를 성적으로 유혹하며 혼을 빼놓는다. 그렇게 색다른 사랑을 쌓아가던 그들에게 균열이 일어난 것은 나디아를 찾아 그녀의 사촌인 유리(마티유 카소비츠)와 그의 친구 알렉세이(뱅상 카젤)가 오면서부터다. 무례하고 폭력적인 그들은 나디아를 인질로 잡고 존을 협박한다. 존은 나디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은행을 털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니콜 키드먼은 이 영화에서 러시아 여성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크림슨 리버’의 뱅상 카젤,‘증오’의 감독인 마티유 카소비츠 등도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이같은 호화캐스팅의 연출을 맡은 이는 무명의 감독 제즈 버터워스. 그는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는데, 이 영화에서도 강렬한 캐릭터, 신랄한 대화, 놀라운 반전을 배치해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93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동화에서 낭만으로 ‘백조의 호수’ 탈바꿈

    17·1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백조의 호수’는 지난 5월 폴란드 우츠 국제발레페스티벌 이후 국립발레단이 국내 팬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레퍼토리. 러시아 볼쇼이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로 색다르게 탄생했다. 기존 작품들에서 지그프리트 왕자와 악한 마법사가 별개의 인물로 그려진 것과는 달리 악마를 왕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악마적 근성’으로 표현한 게 특징.“동화 분위기의 ‘백조의 호수’를 심리묘사에 충실한 낭만소설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이 붙었다. 한 명의 발레리나가 우아하고 청초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하고 도발적인 흑조 ‘오딜’역을 모두 맡아 극적인 두 캐릭터를 오가는 연기변신이 눈여겨볼 대목.1·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1막 ‘광대의 42회전’과 궁정의 군무왈츠도 볼 만하다.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한 김주원, 한국발레협회 선정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받은 윤혜진,2002년 프라하콩쿠르·2003년 룩셈부르크콩쿠르에서 연이어 입상한 김현웅이 무대에 오른다.17일 오후 7시30분,18일 오후 4·7시30분.(02)2230-6624∼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新 라이벌전] 현대산업개발 김정중 사장 vs 롯데건설 이창배 사장

    [新 라이벌전] 현대산업개발 김정중 사장 vs 롯데건설 이창배 사장

    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이파크와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은 국내 아파트 브랜드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통한다. 현산과 롯데건설은 국내 건설업체 ‘빅5’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브랜드만 놓고 보면 ‘빅5’에 손색이 없다. 현산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은 아이파크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힌다. 롯데의 용산 시티파크, 대치 롯데캐슬, 잠실 롯데캐슬 골드 등도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린다. 또 현산과 롯데건설은 ‘빅5’와는 달리 매출의 50%가량을 아파트에서 올리고 있다.‘빅5’의 아파트 비중은 30% 정도다. 두 회사는 장수(長壽)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새로운 수장의 주도하에 변신중인 점도 비슷하다. 이창배 사장이 지난 2004년 10월 취임한 이후 롯데건설은 매출과 수주, 순이익에서 현산을 앞서는 등 성장세가 무섭다. 현산도 지난해 6월 김정중 사장이 오면서 기존의 내실 경영 대신 시장점유율 확대를 선언하며 공격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창배사장 “2010년 매출 6조원” 롯데건설의 올해 수주 규모는 8조원으로 2004년 실적의 두배다. 롯데의 지난해 순이익은 2905억원으로 현산보다 4억원이 많다.2005년만 해도 현산의 순익은 롯데보다 1000억원 이상 많았다. 올해 매출 목표도 롯데(3조 8000억원)가 현산보다 9000억원가량 많다. 롯데는 오는 2010년에는 수주 10조원, 매출 6조원이 넘는 건설사로 우뚝 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이창배 사장이 있다. 그는 지난 1975년 롯데에 입사해 호텔롯데 부장, 부산호텔롯데 기획관리실 부장, 롯데쇼핑 건설사업본부 전무이사 등을 지낸 관리형 CEO다.2001년 롯데건설로 옮겨 재무, 인사, 자재를 총괄하는 관리본부장을 맡았다. 호텔과 쇼핑 부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한다. 외국어대 일본어학과 출신으로 숫자에 밝다. 꼼꼼하면서도 질문이 많아 아랫사람들을 긴장시킨다는 평을 듣는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사장이 된 이후에도 언론사 인터뷰에 한번도 응한 적이 없다. ●김정중사장“점유율 높이겠다” 2007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에서는 현산은 7위, 롯데는 8위다. 시공능력평가 부문에서 롯데가 현산을 이겨본 적은 없다. 현산은 매출이나 순이익에서는 롯데에 다소 밀리지만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앞선다. 현산의 순이익률은 4년 연속 10%를 넘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현산 11%, 롯데 9% 수준. 김정중 사장은 30년간 현산에 몸담은 정통 건설맨이다.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1977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했다. 기술연구소장, 건축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현대아파트와 아이파크 건설을 주도해 왔다. 지금까지 현산은 안정성 위주의 내실 경영에 주력해왔지만 김 사장은 공격 경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현산은 기존의 도급 공사 대신 땅을 사서 시행·시공하는 자체사업 비중을 늘리는 쪽에 주력하고 있다. 주상복합은 물론 쇼핑센터, 호텔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개발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기존의 유통업도 강화한다는 게 현산의 계획이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짓는 주상복합(1700가구) 복합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내년에는 수원에서 30만평 규모(6000여가구)의 도시개발사업도 벌인다.2010년까지 국내 최고 부동산종합개발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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