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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요시노 마을 재생 일등공신… 연수입 2만 7000弗 ‘삼나무집’

    日 요시노 마을 재생 일등공신… 연수입 2만 7000弗 ‘삼나무집’

    일본 나라현의 작은 마을 요시노에는 ‘요시노 삼나무집’이라고 불리는 작은 건물이 있다. 삼나무로 지어진 이 건물은 일본 전통 건축물 양식을 따르면서도 창을 크게 내서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1층은 찻집으로 운영이 되고, 2층은 공유숙박 공간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최대 4명까지만 잠을 잘 수 있는 작은 건물이지만 2016년 도쿄에서 열린 ‘하우스 비전’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쇠퇴하던 요시노 마을을 재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작은 건물이 카페와 공유숙박 운영을 통해 2017년 벌어들인 돈은 2만 7804달러에 이르고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생긴 일자리만 70개에 이른다. 공유숙박이 오랜된 도시를 다시 살리는 역할을 세계 곳곳에서 하고 있다. 특히 노후 건축물과 쇠퇴한 도시가 많은 선진국에서는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리면서 인구 감소를 막고 젊은이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는 서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숙소가 딸린 술집인 ‘컨트리펍’이 에어비앤비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아트갤러리와 공유숙박 시설로 변신했다.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도시인 그로톨레는 주민은 300명인데 빈집이 600채나 되면서 전형적인 유령도시가 된 곳이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가 이탈리아 시골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공유숙박 산업과 연계시키면서 여유로운 시골 생활 체험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었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부 교수는 “단순히 공유숙박이 늘어난다고 도시재생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폐공장이나 창고 등을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광산이나 어촌 마을 등은 독특한 주거 양식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공유숙박과 연계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 하동군의 경우 공유숙박 플랫폼이 에어비앤비와 협약을 맺고 예약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공유숙박 산업을 키우고 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기존 빈집을 이용할 수 있고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5·18, 그날의 진실 바로 알리고 싶었다”

    “5·18, 그날의 진실 바로 알리고 싶었다”

    “박수 소리부터 남달라요. 이런 먹먹하고 무거운 박수는 저도 처음 경험하는 거예요.”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 ‘광주’에서 편의대원 박한수라는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시민들을 선동해 무장 폭동을 일으키도록 한 ‘특수임무’를 받은 편의대원 중에서도 박한수는 부마항쟁 진압에도 참여한 우수 대원이다. 광주에 투입되기 전 상관이 이름을 캐물어도 박윤철이란 본명 대신 끝까지 “박한수”라고 답해 더욱 인정받는다. ‘영웅본색’, ‘지킬앤하이드’ 등에서 존재감을 부각해 온 뮤지컬배우 민우혁은 이번 무대와 역할이 특히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칫 오해를 줄 여지가 있어 캐릭터를 연구하고 표현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고 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싶게 악마 같은 행동을 한 것은 분명해요. 근데 극이 진행될수록 인간적으로 고뇌하며 변화하거든요. 이 고통이 이해되면서도 혹여 ‘우리도 억울하다’고 토로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고민이 많았죠.”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살피느라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장면과 대사가 조금씩 수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우혁은 “작품 하나만 보고 일단 결정했다”면서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 믿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솔직히 이번에 편의대원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고백하듯 말한 그는 “너무 오랫동안 사실이 아닌 사실로 왜곡됐고 시민들을 폭도로 낙인찍은 역사를 바로 알릴 기회가 온 만큼 어떻게든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40주년이 된 광주를 이제는 ‘딛고 일어서자’는 창작 의도에 따라 무대 위에는 광주 시민들과 계엄군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뤄진다. 주연과 조연, 앙상블의 경계도 없이 모든 배우들이 하나하나 ‘시민으로’ 부각되다 보니 주연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넘버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 시민들과 박한수가 함께 부르는 장면이 되면 생각이 달라진다. 훌쩍이는 소리가 커지는 그 장면을 두고 민우혁은 “비록 무대 위일지라도 ‘이 정도 감정이면 진짜 목숨을 바칠 수 있었겠구나’ 공감할 만큼 용기도 생기고 뜨겁게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레미제라블’을 능가해 시민들의 강렬한 분노를 아름답게 그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예술 작품으로 변신한 서울의 지하공간

    예술 작품으로 변신한 서울의 지하공간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숨은 관광지 7선’으로 꼽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유연’에서 나들이를 나온 시민이 조명으로 만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50년 동안 방치돼 온 서울 지하공간이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예술공간으로 변신한 홍제유연은 가을에 가기 좋은 숨은 관광지로 선정됐다. 뉴스1
  • 부캐 전성시대…송해, 인싸 MC ‘아리송해’ 변신

    부캐 전성시대…송해, 인싸 MC ‘아리송해’ 변신

    ‘부캐 선발대회’ 송해의 ‘아리송해’ 포스터가 공개됐다. 갤럭시코퍼레이션과 Mnet은 특수 목적법인인 페르소나유니버스를 설립하고 연예인들의 부캐릭터의 세계관을 만들어 제2의 매니지먼트 활동을 지원한다. 이에 페르소나유니버스는 오는 11월 Mnet 편성되는 ‘본캐 파괴쇼 부캐 선발대회’(이하 ‘부캐 선발대회’) 사전MC 포스터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포스터는 부캐명 ‘아리송해’로 변신한 94세 송해의 상큼한 매력을 무한대로 담았다. 발랄한 데님 캐주얼룩을 입은 ‘아리송해’는 싱그러운 과일을 깨물거나 인싸 포즈를 취하며 포스터를 꽉 채웠다. 특히 ‘전국노래자랑’의 MC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해 온 본캐와는 180도 다른 신인 사전 MC로서의 패기 넘치고 풋풋한 매력을 어필해 ‘아리송해’로 펼칠 활약을 생생히 예고하고 있다. 포스터에는 왠지모를 세월이 느껴지는 20대 신인 MC라고 ‘아리송해’를 소개하고 있다. ‘부캐 선발대회’는 마미손, 둘째이모 김다비, 유세윤이 심사위원으로 아리송해, 수현OPPA, 금도끼 은도끼, 꽈뚜룹, 박서윗, ‘재키아이, 18K, 202F, 랄랄’, 아아, 영순이, 디스하는 코알라 디스코가 참가자로 참여한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공짜로 카페 운영하세요”…스페인 시골 마을의 파격 제안

    “공짜로 카페 운영하세요”…스페인 시골 마을의 파격 제안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조용한 마을에서 카페나 운영하며 살아볼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번이 최고의 기회일지 모르겠다. 카페를 차릴 만한 자금이 없는, 무일푼 희망자에겐 더더욱 그렇다. 스페인 사라고자 지방의 작은 마을 올베스가 공짜로 카페를 운영할 사장님을 초빙한다고 공모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지된 조건은 파격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에겐 숙소가 제공되고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마을이 일정 부분 분담한다. 카페의 월세는 없다. 그야말로 무일푼으로 몸만 들어가면 순식간에 카페 사장님으로 변신이 가능한 셈이다. 마을은 왜 이런 조건으로 카페 사장님을 모시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까?올베스엔 카페가 단 한 곳뿐이다. 마을회관 역할까지 하던 소중한 곳이었지만 그나마 주인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올베스는 이제 ‘카페 없는 마을’로 전락했다. '세상에 카페 없는 곳이 있을 수 있어?' 이런 민원이 빗발치자 올베스는 카페를 되살릴 방법을 고민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마을 주민 중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고민 끝에 올베스는 ‘카페 없는 마을은 생명 없는 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까지 내걸고 카페 사장님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했다. 올베스 당국자는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능한 전 가족이 우리 마을로 이주해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월세는 없고 각종 공과금까지 부분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올베스에서 카페로 돈 벌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마을이 워낙 작아 매출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베스의 인구는 통틀어 고작 120여 명뿐이다. 사업자 등록은 필수다. 올베스 당국자는 “지방 당국의 권한으로 면제할 수 없는 사항이라 사업자 등록은 반드시 해야 한다”며 “다만 지방세 면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올베스 카페를 운영해보겠다고 공모에 지원한 사람은 약 200여 명. 지원자 중에는 외국인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콘트라베이스처럼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우린 삶의 가치 포기 안하는 소중한 존재”

    “콘트라베이스처럼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우린 삶의 가치 포기 안하는 소중한 존재”

    말끔하고 단정한 인상으로 늘 친숙한 이름. 텔레비전을 켜면 어디서든 자주 봤던 것만 같은 얼굴. 최근엔 사진작가로도 변신하며 장르를 불문하고 대중과 가까이 만나 온 박상원이 배우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42년 차다. 그가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 모노드라마에 도전한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모노드라마 약장수 포스터를 보고 “망치를 한 대 얻어 맞은 듯”해서 배우를 꿈꿨고, 난생처음 본 연극도 소극장 모노드라마였다고 한다. “이거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오해되면 안 되는데”라며 걱정하지만, 어쨌든 다시 처음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최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한참 연습 중 만난 그는 단발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사뭇 낯선 얼굴이었다. 그러나 곧 특유의 미소와 목소리에 위안을 줬다. 박상원은 다음달 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콘트라바쓰’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삶을 노래한다. ‘향수’, ‘좀머씨이야기’ 등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바스’가 원작이다. 당초 지난해 막을 올릴 예정이었다가 제작진이 한 번 바뀌고 대관이 늦어지며 준비기간이 길어졌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내는 악기인 콘트라베이스는 무대 가장 끄트머리 한쪽을 가만히 차지해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결코 빠져선 안 되는 소중한 존재다.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악기처럼 연주자 자신도 무대 끝쪽에서 소외된 시선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채 외롭고 처절하게 간절한 사랑을 바란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소시민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남들 눈에선 소외됐을지언정 그렇다고 도태될 순 없는 거니까 스스로 희망을 잃지 말고, 내 삶에 가치를 두고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메시지예요.”“무대 위에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습이 어마어마하고 말도 안 되게 보였다”던 1인극에 대한 첫 기억을 지금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표현하게 된 박상원은 여전히 열심이었다. 연습실 벽 한쪽엔 ‘팬텀 오브 더 드라마센터’라는 제목으로 연습 관련 기록과 매일 시간대별로 짜여진 계획이 적혀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 속 유령처럼 더 좋은 연기를 뽑아낼 수 있는 특별한 존재와의 접선을 꿈꾸며 땀 흘리고 있다고 했다. 스태프들이 꼼꼼히 적은 연습일지도 벽돌 같이 두꺼웠다. 서울예대 공연학부 교수인 그는 “연습실에서 먹어야 하는 먼지와 무대에서 흘려야 하는 땀의 총량을 채우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는 입장권을 갖기 어렵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먼지와 땀 총량의 법칙은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다시 연습에 들어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블랙루즈, 새 브랜드 뮤즈로 ‘크래비티’ 발탁

    블랙루즈, 새 브랜드 뮤즈로 ‘크래비티’ 발탁

    트렌드 메이크업 브랜드 ‘블랙루즈(Blackrouge)’가 새로운 브랜드 뮤즈로 신인 그룹 ‘크래비티’를 발탁했다. 블랙루즈의 새로운 뮤즈로 낙점된 크래비티는 올해 데뷔해 한국을 넘어 글로벌 그룹으로 주목받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남성 아이돌로,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무대매너와 음악성으로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중이다.블랙루즈 측은 “크래비티의 열정과 파워풀한 에너지, 신인 남성 아이돌 그룹 특유의 건강함과 생기가 블랙루즈의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졌다”라며 뮤즈로 발탁한 배경을 전했다. 블랙루즈 관계자는 “크래비티는 발표하는 곡마다 새로운 컨셉으로 변신하며 변화를 통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하면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더 아름답고 더 풍부한 색감을 표현해 내는 브랜드 이미지와 만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새로운 뮤즈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어서 “블랙루즈는 이미 베트남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만큼, 글로벌 인기 아이돌 크래비티와 함께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겨냥하여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루즈는 향후 크래비티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친근감을 높이고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크래비티와 블랙루즈가 만난 화보 및 영상은 추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블랙루즈 공식 SNS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특별한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블랙루즈는 선명한 발색과 고급스러운 컬러감으로 사랑받고 있는 색조 전문 브랜드로, 크리스탈 하트 락 섀도우와 에어 핏 벨벳틴트 등 선보이는 제품들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소한 맛에 ‘쓱싹’ 담백한 맛에 ‘뚝딱’ 돌아온 가을 밥도둑

    고소한 맛에 ‘쓱싹’ 담백한 맛에 ‘뚝딱’ 돌아온 가을 밥도둑

    “이제 다 끝나가네요. 한 달 전만 해도 ‘물 반 전어 반’이었는데 말이죠.” 충남 서천군 홍원항을 근거지로 20년간 전어잡이를 한 선장 이일희(60)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쯤 서천 마량포구 앞에서 전어를 잡다 서울신문의 전화를 받고 “올해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전어가 풍어였다”며 “바다에 나가면 그물을 6~7번 치는데 한 번에 10~20t씩 잡혀 그물이 찢어질 듯했다”고 말했다. 전어는 그물코 한 변이 1.2~1.5㎝짜리 선망을 싣고 어군탐지기로 전어를 쫓다 발견 즉시 길이 350m 그물을 빙 둘러쳐 잡는다. 어선 한 척과 운반선이 한 선단을 이루지만 올해는 풍어여서 배 한 척이 더 투입되기도 했다. 운반선은 성질 급한 전어가 죽지 않게 뭍으로 옮긴다. 500㎏씩 넣을 수 있는 물칸 8개 안팎을 갖췄다.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전어는 민물과 섞이는 강하구 인근 바다에서 산란해 금강이나 천수만 주변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며 “동해안보다 서·남해안에 전어가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가 많이 내리면 풍어를 이루는 것도 같은 이치다. 전어의 서식 적정수온은 15~20도로 연안의 수온이 25~30도에 이르는 여름철에는 깊은 바다에 살다 가을로 접어들면 얕은 바다로 이동한다.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전어는 산란을 앞두고 연안에서 살을 찌워 가을철에 최고로 맛이 좋아진다. ●풍어에도 소비 줄어 하루 매입량 2t 제한 홍원항에만 15개 전어잡이 선단이 있다. 매년 8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조업한다. 전어가 많은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어떤 때는 천수만과 가까운 태안군 남면 마검포 앞바다까지 북상해 올라간다. 그래도 육지와 10㎞도 떨어지지 않은 바다다. 이씨는 “전어가 한창 잡힐 때는 새벽 1시고 2시고 가리지 않고 출항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덜 잡히는 요즘에는 보통 아침 6시쯤에 나가 6~7시간 작업하고 돌아온다”면서 “화주(중간상인)들이 전어는 많이 잡히는데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어 손해가 나니까 선단마다 하루 매입량을 2t으로 제한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 바닥에는 ‘전어잡이를 잘한 해는 집을 사고 못한 해는 집을 판다’는 얘기가 있는데 홍원항 어민들은 올해 전어풍어에도 코로나19 탓에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투덜댄다.홍원항 전어 음식점은 12개 정도, 판매하는 곳은 40여곳이 있다. 전어 경매장도 있다. 일반 소비자도 경매에서 한짝(10~15㎏)을 6만~7만원에 살 수 있다. ㎏당 회와 구이는 3만 5000원씩, 무침은 4만원 하는 음식점보다 매우 저렴하다. 해마루횟집 주인 조미정(51)씨는 “예전 축제 때보다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식당마다 주말에 하루 200~300명이 찾아와 전어를 즐긴다”면서 “회와 무침이 가장 많이 팔리지만 나이 드신 분 중에는 구이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어 “구이는 냉동 전어를 쓴다”면서 “숯불에 구우면 속은 익지 않고 겉만 타는데 그릴에 구우면 겉과 속이 골고루 익어서 맛이 무척 좋다”고 덧붙였다. 구이용은 큰 것을 쓴다. 홍원항에서는 이를 ‘떡전어’라고 부른다. 그 절반 크기도 안 돼 밴댕이만 한 전어는 ‘띠푸리’라고 한다. 전어는 7년생으로 해가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데 최대 26㎝까지 자란다고 서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밝혔다. 1년생은 길이 11㎝ 정도이다. 조씨는 “산 전어를 구우면 살이 오그라들거나 부서지고 모양도 틀어져 구이용은 무조건 냉동시킨다”고 했다.●천대받던 전어… 축제로 ‘귀한 몸’ 변신 30~40년 전에는 ‘준치나 가오리를 먹었지 전어는 길가에 버렸다’, ‘전어잡이 배도 없었다’고 천대받았던 기억이 전해지는 홍원항에서 ‘귀한 고기’로 위상이 바뀐 것은 축제 덕이다. 2000년 당시 마을 이장이 “전어가 많이 잡히는데 그냥 해보자”고 주민들을 설득해 처음 축제가 열렸다. 조씨는 “그 당시 음식점 열 집 중 두 집은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참여하길 포기했다”면서 “축제장에 외지인이 물밀듯이 몰려오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 어린 자식들까지 나서서 마늘 까고 상추를 씻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주민들이 앞치마 두르고 손님을 받는데 ‘반반’(회 반, 구이 반)이란 말을 몰라 되묻고는 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다. 조씨는 “수족관에 바닷물과 전어를 넣고 죽을까 봐 아침저녁으로 물을 갈아 주고 잠도 못 자고 관리를 했는데 하루 지나니 입과 눈이 빨갛게 변하고 이틀이 지나니 죽어버려 너무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그래서 전어에 대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공부를 해보니 수족관은 민물 70%와 간수 30%를 섞어 넣어야 잘 산다는 걸 알았다”면서 “이때 터득한 방법으로 지금도 수족관 전어를 살리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지만 지난해 가을 보름간 열린 19회 축제 때는 21만명이 넘을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다. 구제역과 코로나로 두 해 걸렀지만 전국 최초로 연 전어축제는 홍원항을 ‘전어의 메카’로 부상시켰다. ●조선시대 난호어목지에선 ‘錢魚’로 표기 조선시대 서유구는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서 “귀천이 모두 좋아하고 맛이 좋아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 전어(錢魚),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모양이 화살촉처럼 생겼다고 해 전어(箭魚)라고 표기했다. 자산어보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됐으니 정약전도 맛을 인정한 것이다. 가을 전어는 지방 함량이 100g당 10g으로 봄 전어보다 3배 넘게 많다. 조씨는 “전어 회를 썰 때 보면 뱃살 쪽에 돼지비계처럼 하얀 기름이 끼어 있다. 기름이 이리 많으니 고소할 수밖에 더 있느냐. 담백한 맛도 난다”면서 “전어는 확실히 계절 음식이다. 가을 외에는 손님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생활 SOC 30개 사업 순조… 낙후된 천호동 ‘무한변신’ 꿈꾼다

    생활 SOC 30개 사업 순조… 낙후된 천호동 ‘무한변신’ 꿈꾼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은 수천 호가 살 만한 땅이라는 뜻이다. 1975년 인구가 3만 9377명으로 강동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했다. 현재 인구는 8만 9365명으로 강동구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강동구의 중심에 있는 만큼 유동인구도 많고 상권이 발달했지만 점점 낙후되고 있다. 그런 천호동이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취임하며 변화의 기회를 맞았다. 이 구청장은 신흥 중산층 지역인 고덕·명일·상일동 지역과 오래된 역사만큼 노후 시설이 많은 구도심 지역인 천호동의 지역·계층 간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천호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30개가 들어선다.지난 12일 찾은 ‘아이맘 강동육아시티’ 천호공원점은 천호2동주민센터 5층에 자리했다. 7월 9일 개소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들어서면서 8월 31일부터 임시로 문을 닫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진 점을 고려해 20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인원을 제한하기 위해 오전과 오후 2회차로 나눠 인원을 6명씩 제한한다.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두 시간씩 철저히 소독한다. 오감놀이나 신체놀이 같은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실, 열린놀이터, 상담실, 수유실 등으로 나눠져 있다. 가장 공을 들인 열린놀이터는 연두색으로 아이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바닥에 안전매트를 깔아 36개월 미만 영유아도 안심하고 놀 수 있다. 친환경 페인트로 도장했고 자작나무를 사용해 새집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강동구는 육아 복합 커뮤니티 시설인 아이맘 강동육아시티를 거점별로 지역 곳곳에 조성하고 있다. 동네 놀이방처럼 찾아와 함께 육아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꿈꾼다. 지난해 천호1동 천호점에 이어 올해는 천호2동에 천호공원점을 개관했다. 강동구에 10곳을 세우는 게 목표인데 천호동에만 벌써 두 곳이 들어섰다. 천호동 인근에 사설 키즈카페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강동구민회관에 있는 천호점은 장난감 도서관 위주로, 천호공원점은 열린놀이터 위주로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인근 성내동과 천호동에서 유모차를 끌고 오는 엄마들이 많다”며 “주말에는 아빠들도 같이 온다”고 말했다.●李 구청장 “청소년들 꿈·재능 펼 공간 만들 것” 아이맘 강동육아시티는 시작에 불과하다. 천호동에만 최근 3개월 들어 3개 시설을 착공했다. 내년에는 해공노인종합복지관, 강동50플러스센터, 천호동 보건복지문화 복합시설이 개관한다. 대부분 지하철 8호선 천호역과 암사역 사이, 천호공원사거리 500m 이내에 밀집해 있다. 과거 파이롯트 만년필 공장 부지에 1998년 들어선 천호공원은 강동구의 ‘탑골공원’ 같은 곳이다. 생활 SOC가 문을 열면 어린이,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모두가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맘 강동육아시티 천호공원점에서 500m 떨어진 곳에는 구립 천호 청소년 문화의 집이 들어선다. 지난 9월 열린 착공식에서 이 구청장은 천호동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짓겠다고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이 구청장이 시의원 시절 고향인 전북 정읍에 갔는데, 인구 55만을 바라보는 강동구에도 없는 청소년 문화의 집이 인구 11만의 소도시에 있는 걸 보고 놀랐다고 한다. 이 구청장은 선거를 준비하면서 지역 청소년 인구의 15%가 있는 천호동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이 구청장은 “휴식·소통·공감의 공간,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구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천호 청소년 문화의 집은 총사업비 120억원을 투입한다. 연면적 2015.62㎡(약 610평)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되며, 2022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카페, 미디어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실감콘텐츠 체험관, 동아리 공간, 초등 돌봄을 위한 우리동네 키움센터 등이 들어선다.●구립 장애인종합복지관 내년 말 착공 계획 구립 천호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500m 거리에 있는 해공노인복지관은 증축 공사를 시작했다. 2011년에 개관한 해공노인복지관은 지역의 유일한 구립 노인복지관이다. 해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구는 57억원을 들여 노인복지관 옆에 있는 천호2동 자치회관 건물을 철거한 후 새로운 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연면적 1441.38㎡(약 436평) 규모로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내년 9월 준공한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는 노인복지관뿐만 아니라 기존 자치회관 건물에 있던 어린이집, 도서관도 입주한다. 천호2동주민센터에서 600m 떨어진 암사역 인근에는 강동50플러스센터가 들어선다. 50플러스센터는 50세 이상 64세 이하 장년층을 위한 공간이다. 민간 건물을 매입해 지하 1층~지하 6층 규모로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내년 8월 문을 연다. 은퇴 후 인생설계, 커뮤니티 활동, 여가 활동 등 장년층이 직접 기획하고 활동할 수 있는 복합 문화 인프라를 갖춘다. 강동50플러스센터 맞은편에는 구립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준비 중이다. 지하 3층~지상 5층 규모로 수중운동실, 직업훈련실, 심리안정실, 다목적 프로그램실을 조성한다. 재활상담, 재활스포츠, 자립지원, 인식개선 사업을 펼친다. 내년 말 착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천호3동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 강동구민회관 복합문화체육시설 등이 착공을 기다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뭐? 50분이나 추가했다고?” 영화 ‘확장판’ 잇달아 재개봉

    “뭐? 50분이나 추가했다고?” 영화 ‘확장판’ 잇달아 재개봉

    코로나19로 신작 영화들의 개봉을 미루거나 취소하면서 재개봉 영화들의 격전이 뜨겁다. 이 가운데 예전 영화에서 분량을 늘린 ‘확장판’ 영화들이 특히 눈에 띈다. 재개봉 영화는 대개 흥행이 검증된 영화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못 봤던 장면을 추가해 승부를 보는 셈이다. 나름의 ‘봐야 할 이유’를 추가한 확장판 영화들이 관객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올여름 최고 흥행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오는 21일 재개봉한다. 기존 영화에서 상영시간 6분 14초를 추가한 ‘파이널컷’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영화는 인남(황정민 분)이 마지막 청부살인 이후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와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다. 태국으로 건너간 인남과 그를 따라간 레이가 무자비한 격전을 벌인다. 인남을 돕는 조력자 유이(박정민 분)가 맛을 더한다. 현실적이면서도 강한 액션을 선보여 개봉 당시 3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누적 관객 수도 436만명을 모았다.이번 ‘파이널컷’에는 인남의 과거 이야기를 비롯해 인남과 레이의 뜨거운 액션 장면을 추가했다. 특히, 새로 공개한 포스터에는 인남과 레이 외에 유이의 모습이 담겼다. 개종 당시에는 레이를 맡은 박정민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일부러 숨겼지만, 재개봉인 만큼 모두 담은 것으로 보인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인남, 레이, 유이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더욱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무려 50분을 추가한 확장판도 재개봉한다. 영화 배급사 오원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을 다음 달 개봉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신념과 성지를 지키고자 벌이는 거대한 전쟁을 그려낸 블록버스터다.2005년 국내 개봉 때와 달리 50분을 추가해 상영 시간이 무려 190분에 이른다. 오원 측은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많이 축약할 수밖에 없었던 기존 극장판과 달리 분량을 추가한 확장판에서는 웅장한 전투장면과 섬세한 역사적 대서사시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강철비2: 정상회담 확장판’이 개봉하기도 했다. 기존 개봉 때보다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분) 잠수호 백두호 부함장(신정근 분)의 드라마를 더 넣었다. 특히, 개봉 당일에 양우석 감독이 직접 참여한 GV를 열기도 했다.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측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 위기 상황을 그렸다. 기대작이었지만,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예상보다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지는 못했다. 코로나19로 극장가가 한산할 때, 못 봤던 관객은 물론 이미 봤던 관객을 다시 한 번 모으는 전략을 펼친 셈이다.한편, 코로나19에 따른 극장가 침체를 틈타 재개봉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한다. 21일에는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 주연 ‘21 브릿지’, 28일에는 음악 영화 ‘위플래쉬’와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 다음 달 4일에는 ‘멜로 영화의 바이블’로 불리는 ‘노트북’이 극장가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SK 와이번스 사장에 민경삼 전 단장… 프로 선수 출신 최초

    SK 와이번스 사장에 민경삼 전 단장… 프로 선수 출신 최초

    프로야구 선수 출신 첫 야구단 사장이 탄생했다. SK 와이번스는 14일 신임 대표이사에 민경삼(57) 전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야구인 출신 프로야구단 사장은 김응용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에 이어 두 번째지만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는 민 대표이사가 처음이다. 신일고와 고려대를 나온 민 대표이사는 1986년 MBC 청룡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후신인 LG 트윈스에서 1993년까지 뛰고 은퇴했다. 이듬해 LG 프런트로 변신한 그는 LG 수비코치를 거쳐 2001년 1월 SK에 입사했다. 민 대표이사는 SK에서 운영팀장, 경영지원팀장, 운영본부장을 거치며 창단 초창기 SK 전력의 토대를 닦았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단장직을 수행했다. SK는 “류준열 대표이사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새로운 대표가 내년 시즌을 발 빠르게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신임 대표이사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구단 조직과 문화에 대한 이해, 재건을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민 전 단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대표이사님이 야구를 많이 아는 야구인 출신이신 만큼 구단이 더 빨리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북 울렸던 ‘고춧가루 부대’ 포항, 울산도 울릴까

    전북 울렸던 ‘고춧가루 부대’ 포항, 울산도 울릴까

    프로축구 K리그1이 A매치 휴식기를 끝내고 이번 주말 돌아오는 가운데 포항 스틸러스가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또 해낼지 주목된다. 포항은 오는 18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지역 라이벌 울산 현대와 K리그1 파이널A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승점 54점으로 전북 현대에 승점 3점이 앞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살얼음 우승 경쟁 중인 울산과 전북의 간격이 조금 벌어진 데는 포항의 역할이 컸다. 포항은 지난 24라운드 전주 원정에서 전북을 1-0으로 주저앉혔다. 전북에 병 주고 울산에 약 준 셈인데 이번엔 입장이 뒤바뀌는 것이다. 울산은 올해 ‘동해안 더비’에서 FA컵 경기까지 포함해 3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포항은 늘 껄끄러운 상대다. 역사가 그렇다. 울산이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것은 포항 때문이다. 1996년과 2005년 K리그 정상을 밟았던 울산은 2013년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에 패하며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지난해에도 1위를 달리다가 최종전에서 포항에 대패하며 전북에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울산은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청용과 홍철이 포항전 출전을 위해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울산으로서는 포항전에서 패하고 전북이 같은 날 광주FC를 이겨 승점이 같아진 상황에서 오는 25일 전북과 만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울산은 올해 전북에 2전 전패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 사상 첫 K리그 4연패를 위해서는 포항을 응원해야 하는 입장. 포항은 이미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홀가분한 상황이지만 홈팬이 ‘직관’하는 동해안 더비라 일류첸코와 송민규 등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파이널B 생존 경쟁 중에서는 FC서울과 성남FC의 17일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은 ‘대행의 대행’ 체제, 성남은 앞선 경기에서 퇴장당한 김남일 감독이 벤치에 앉을 수 없는 상황에서 패자는 큰 타격을 받는다. 연고지 협약 종료로 내년부터 김천 상무로 변신하는 상주 상무는 17일 대구FC를 상대로 홈 고별전을 치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골목 살리고 인프라 채우고… 도시재생 ‘새 옷’ 입은 금천

    골목 살리고 인프라 채우고… 도시재생 ‘새 옷’ 입은 금천

    구 자체 재원 포함 사업비 665억 투입시흥대로 동쪽 저층 주거지 개발 추진독산2동 독산초 일대 노후 주택 수리주민 공동이용시설 등 생활SOC 조성“주민과 함께 ‘살고 싶은 도시’ 만들 것”서울 금천구가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비 1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확보한 665억원을 쏟아부으며 지역 주민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에 올인하고 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14일 “외부 재원을 활용하는 도시재생사업에 그치지 않고, 구 자체 재원도 투입하는 지역 맞춤형 도시재생사업인 ‘금천형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주민들이 계속 머물며 살고 싶은 ‘동네방네 행복도시 금천’을 조성하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도시재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1970~80년대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시흥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형성된 저층 주거지가 40~50년 동안 별다른 개발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반면 시흥대로 서쪽은 고층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주거환경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동쪽 주거지역은 특별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금천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꾸렸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공모에서 금하마을과 독산동 우시장 일대 등이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말미마을과 새뜰마을, 복숭아마을 등은 주거환경 개선·재생 사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독산동 우시장 일대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서울형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선정돼 375억원을 확보했다. 1960~70년대 구로공단의 배후지역으로 우시장과 도축장이 조성됐지만, 2000년대 들어서 도축장이 이전하면서 우시장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우시장에서 발생하는 냄새 문제로 주민과의 갈등도 악화했다. 이에 구는 주민·상인·산업체 통합주민협의체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악취를 없애기 위해 공동세척장을 설치하는 등 환경개선을 위한 그린 푸줏간 조성 사업을 벌인다. 원산지 표시와 오염물질 처리 시스템 변화, 점포 및 매대 환경개선 등 다양한 정비 사업도 벌인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주거지원형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에 독산2동 독산초등학교 일대가 선정됐다. 독산2동은 노후화된 저층주거밀집지역으로 2018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해 왔다. 구는 사업비 100억원으로 주민공동이용시설과 어르신쉼터 등 생활SOC(사회간접자본)를 조성하고 독산초 주변 통학로와 마을의 골목길을 정비한다. 노후 주택에 대한 집수리 비용 일부도 주민이 서울시에서 직접 지원받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 개발보다는 우리의 정(情)이 살아 숨쉬는 마을로 변신을 위해 집 수리와 공동체 커뮤니티센터 지원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줄줄 새는 日영세업자 코로나19 지원자금…허위수령 기승

    줄줄 새는 日영세업자 코로나19 지원자금…허위수령 기승

    일본 도쿄에 사는 30대 남성 A(무직)씨는 지난 6월 과거 직장 동료로부터 “정부가 주는 ‘지속화 보조금’ 수령 대행업자를 통하면 정부에서 큰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곤궁한 생활에 시달리던 그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휴대전화 ‘라인’ 메신저를 통해 한 업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쪽에서 알려주는 대로 자신의 운전면허증 사진과 계좌번호 등을 보냈더니 얼마후 보조금 수령 신고서가 도착했다. 그런 다음 세무서 확인 등 소정의 절차를 거치자 거짓말처럼 통장에 100만엔이 입금됐다. 그는 대행업자에게 수수료로 20만엔을 보냈다. 대행업자는 A씨가 지난해 5월에는 물건 판매로 약 10만엔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 5월에는 코로나19 경기침체로 몇천엔 밖에 못 벌었다고 엉터리 신고서를 꾸몄다. 결국 A씨는 당국에 의해 허위신고와 부정수급 사실이 적발돼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빠진 영세사업자 등에게 지원하는 ‘지속화 보조금’ 부정수급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전국적으로 1000건 이상의 사기성 수령이 발생, 피해금액이 10억엔(약 108억 5000만원)에 다다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어 자영업자 등에게 지급된 지속화 보조금은 이달 12일 기준 약 354만건에 총액 4조 6000억엔 규모다. 이 가운데 1000건 이상이 부정수급으로, 손실금액은 10억엔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대행업자들이 라인, 트위터 등 SNS와 입소문 등을 통해 젊은층을 꾀어 부정수급 범죄에 가담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대행업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아이치현에서 경찰에 체포된 대학생 2명은 주위 학생들에게 ‘미용업’, ‘세탁업’, ‘설비공사업’ 등으로 직업을 속여 보조금을 타도록 일을 꾸며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요미우리는 확정신고서 등만 첨부하면 온라인에서 간단하게 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게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서류 요건만 갖춰지면 되도록 간소화했다”고 말했다. 사카이 가쓰히코 주오대 교수(세법)는 요미우리에 “신속한 지원을 우선한 나머지 부정수급 방지에 너무 소홀했다”며 “신청자 본인에게 확인 전화를 걸어 업무나 수입이라도 확인하는 정도의 수고를 들였더라면 범죄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코로나 시대의 희망

    [정승민의 막론하고] 코로나 시대의 희망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노동쟁의 현장 ‘파업가’의 앞 소절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초대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구호다. 좌우를 막론하고 단결은 최고의 선이고 지상의 명령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무리를 구성한다. 하나로 뭉친 집단은 에너지를 집중시킨다. 개인은 약하지만 조직은 강하다. 나그네의 삶보다 붙박이로 촌락을 만들어 사는 것이 생존경쟁에 훨씬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에게 농경(정착)생활은 축복은커녕 끔찍한 악몽이었다며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비판적이다. 식량의 총량은 늘어났지만 자손들이 늘어나면서 1인당 칼로리 섭취는 줄어들었단다. 게다가 가축을 기르면서 새로운 역병에 노출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감염도 쉬워졌다. 뼈가 부서져라 일하지만 덜 먹게 되고 덜 건강해진 생애를 갖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폭력의 급증으로 삶은 더욱 불안하고 위험해졌다. 과거엔 열매를 따다가 힘센 무리를 만나면 딴곳으로 피하는 출구가 있었는데, 말뚝을 박은 이상 싸움은 운명이 됐다. 예나 지금이나 땅은 분란의 원천이자 투쟁의 화약고인 셈이다. 단결을 통해 호모사피엔스는 성공했지만 낱낱의 인간은 ‘더럽고 짧은 짐승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찬양하는 21세기 지구촌의 각종 통계는 인구, 부, 권력 모든 것이 소용돌이처럼 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극한적 현실을 보여 준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는 빈부 격차를 우주적 차원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몇 달 전 미국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올해 60여일간 355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 등으로 IT 솔루션이 돈벼락을 맞으면서 미국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더욱 불어났다. 같은 기간 38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은 것과 극명한 데칼코마니다. 하지만 문명사 내내 가속이 붙은 집중과 집적의 속도를 돌릴 계기가 생겨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올해 수억 명의 인류는 일종의 ‘자가격리’를 경험했다. ‘보다 빨리’, ‘보다 많이’, ‘보다 효율적으로’를 추구하던 생활양식에 제동이 걸렸다. 지구가 잠시 멈춘 것이다. 사회는 없고 개인만 있다는 신자유주의식 자기책임 윤리도 파탄이 났다. 바이러스는 부자나 빈자를 가리지 않으니 모든 시민이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전염병은 가라앉을 수 있다. 와중에 독일에서 날아온 소식은 분산의 이점을 시사한다. 인구가 적어 상대적으로 ‘널널한’ 구 동독 지역의 코로나19 발생자 비율은 여타 주의 14%에 불과하다. 대도시와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과 고기의 관계인 까닭이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일수록 해외 교류의 기회도 제한되기에 팬데믹에 대비할 시간도 벌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인구 과밀 현상이 없는 지방에서 확진자 비율은 확 떨어졌다. 숙주인 인간이 흩어질수록 바이러스는 맥을 못 춘다. 물론 이것만으로 중앙으로 몰려들고 상층으로 올라가려는 회오리형 행동 방식이 변화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인간은 진화의 존재다. 살기 위해서 변신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 왔기에 강한 것이다. 2003년의 사스, 2015년의 메르스, 2020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속적으로 또한 더욱 강력하게 국가와 세계를 엄습해 오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흩어지고 보다 떨어지고 보다 갈라져야 하지 않을까. ‘목민심서’를 통해 지방 살리기가 곧 조선의 심장을 소생시키는 응급책이라고 본 정약용이나 ‘바벨탑 공화국’을 통해 수도권의 극단적 집중을 경고한 강준만 교수에게서 코로나 시대의 희망을 본다. 이들이 주창한 지방의 삶이야말로 서울과 비(非)서울의 균형을 맞추고 나아가 각종 바이러스의 전파를 저하시키는 마스터플랜으로 적극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 둘이서 21가지 캐릭터 연기…편견 깨진다, 점점 빠져든다

    둘이서 21가지 캐릭터 연기…편견 깨진다, 점점 빠져든다

    150분 가득 채운 2인… 성별·신분·나이 넘나든 매력적 무대캐스팅보드에 적힌 배역명은 A1, A2. 무대엔 남녀 배우 1명씩 단 두 명만 선다. 막이 오르자마자 시작되는 두 배우의 대사는 150분간 끊임이 없다. 극이 이어질수록 “저걸 어떻게 다 외우지?”라는 원초적인 궁금증만 더 커질 뿐, 극의 서사와 연기에 대한 허전함이 느껴질 새가 없다.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오만과 편견’ 무대는 이렇게 꽉 차 있다. 이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만 무려 21명. 19세기 영국 중상류층 베넷가의 총명하고 당돌한 둘째 딸 엘리자베스 베넷(리지)을 비롯한 다섯 딸들과 리지와 우여곡절 끝에 사랑에 빠지는 다아시와 그의 친구 빙리 등 배역이 빈틈없이 등장한다. 무대 이동도 없고 인터미션을 제외하곤 배우들은 한 번도 무대를 떠나지 않으면서도 캐릭터를 구현하는 것은 다양한 소품과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다. 남자 배우가 입고 있던 롱코트의 단추를 꽉 채우면 여성의 드레스가 되면서 베넷가 첫째 딸 제인으로, 여자 배우가 옷자락을 뒤로 확 제치면 그 시대의 남성복이 돼 ‘미스터 빙리’로 변신한다. 손수건을 잡아 흔드는 ‘미시즈 베넷’, 파이프 담배를 무는 ‘미스터 베넷’ 등 소품을 제대로 쓰면서 캐릭터를 금새 바꾼다.부채, 악보, 지팡이, 안경 등 작은 소품들이 보물찾기 하듯 곳곳에서 나와 캐릭터를 만드는 게 큰 재미가 된다. 영화와 드라마로 숱하게 만들어졌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속 장면들을 이토록 집중하며 본 일이 있을까 싶도록 무대 위 두 명의 배우에게만 시선이 간다. 돈이 있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이 여자의 가장 큰 숙제이자 행복인 양 속물처럼 구는 미시즈 베넷의 호들갑이 흰 손수건 하나로 극대화됐고, 그에 굴하지 않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리지의 시간은 당차고 똑부러지는 목소리 하나로 감동을 준다.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순발력 있게 목소리 톤을 바꾸며 매력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들에게 감탄을 보낼 수밖에. 단출한 무대와 의상이 배우를 향한 자신감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특히 성별과 신분, 나이를 모두 다양하게 넘나들며 21가지 캐릭터를 완성해 내는 두 배우가 수많은 편견들을 지워 주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국내 초연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은 이번에도 연극 ‘렁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뮤지컬 ’키다리아저씨’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으로 특유의 감성을 선보인 박소영 연출이 맡아 섬세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그 많은 대사를 소화하며 시시각각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인 A1 역을 맡은 김지현·정운선·백은혜, A2 홍우진·이동하·신성민·이형훈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글 쓰다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 소망”

    “글 쓰다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 소망”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첫 개정판 출간코로나로 겸손·자족 느끼는 존재 되길인간 본질·불교 세계관 장편소설 구상 일본 유학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변신150만명 단죄… 왜곡된 역사 바로잡아야“30대 때부터 누가 ‘소망이 뭐냐’ 물으면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대답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까 여든이 다 된 나이가 됐습니다.” ‘황홀한 글감옥’이 시작된 지 꼬박 50년. 1970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조정래(77) 작가는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학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회한에 잠겼다. 등단 50주년을 맞아 작가는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 3부작을 퇴고한 첫 개정판을 내놨다. 30년 세월이 흘러서야 3부작을 처음 정독했다는 그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숙명성 때문”이라고 했다. “‘태백산맥’이 ‘아리랑’의 적이며, ‘아리랑’이 ‘한강’의 적이라는 생각으로 잔인무도할 정도로 실감 나는 예술가의 길을 착실히 걷기 위해 옛 작품들을 전혀 거들떠보지 않았어요.” 개정 작업은 전라도 방언과 구어체의 느낌이 더 생생히 읽히도록 문장을 손보았다. 함께 출간한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에는 독자들의 질문 100여개에 대한 응답을 정리, ‘인간 조정래’의 인생·문학·사회론을 담았다. 노(老)작가는 한국 문단과 사회에 쓴소리도 내뱉었다. 특히 친일 역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거나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선 “반민특위를 부활시켜 150만 정도 되는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리랑’을 두고 ‘왜곡과 조작’이라고 비판한 이영훈 이승만학당 이사장에게는 “민족 반역자”라며 노기를 숨기지 않았다. 문단 후배들에게는 “1인칭으로는 대하소설을 쓸 수 없다”고 다그쳤고, 노벨문학상의 한국인 수상을 향한 염원에 대해서는 “초연하게 문학을 해 나가다 보면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할 테니 큰 신경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여든을 앞둔 나이지만, 작가의 창작열은 현재진행형으로 끓어오른다. “2년 후 인간의 본질, 존재에 대한 문제를 탐구하는 작품 세 권, 3년 후에는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현실부터 내세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를 세 권 쓰면서 장편소설 인생을 마감하겠습니다. 이후 단편을 50편쯤, 수필 5~6권을 쓰고 인생을 문 닫을까 합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열린세상] 깨어진 남북관계 다시 붙이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깨어진 남북관계 다시 붙이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주말에 부모님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할머님의 재봉틀을 가지고 와 미술을 전공하는 딸에게 선물로 주었다. 할머님이 시집오실 때 쓰던 것을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하니 줄잡아 100년은 된 골동품이지만 아직 멀쩡하다. 어릴 적 할머님이 재봉틀을 이용해 손자 손녀의 옷을 만들어주시던 모습이 선하다. 아버님 말대로 조상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지 딸은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 안 입는 옷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었다. 퇴근해 오면 내가 버린 낡은 흰 셔츠가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셔츠재킷으로 변신해 있고 엄마의 무릎 나간 바지는 세련된 치마로 재탄생했다. 지키려면 언젠가는 그냥 버려야 하고, 바꾸면 다시 쓸 수 있다는 걸 딸에게 배운다.일본 도자기 공예 기법 중에 ‘긴츠쿠로이’라는 것이 있다. 도자기의 손상된 부분을 옻칠로 접합하고 금가루를 뿌려 수선하는 기법이다. 옛날에는 그릇이 귀해 깨져도 다시 접합해 사용하는 일이 흔했다. 깨진 도자기에 난 갈라진 틈을 그저 볼품없는 흔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정성을 다해 고치고 보니 깨지기 전보다 더 아름다운 그릇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깨어지므로 다시 만들어진다. 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지키려고만 하면 발전은 없다. 잘한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고 못한 것은 겸허히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칭찬보다 상처와 고통을 어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변화가 찾아온다. 변화는 우리에게 오는 거대한 파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 스스로가 예측 불가능한 세상을 향해 보내는 보다 나음을 위한 몸부림의 파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 상수가 된 시대를 살고 있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올해 북한의 정면돌파전과 미국의 대선으로 어쩌면 물리적으로 단기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인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한미관계의 균형추도 옮겨진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했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쉬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대북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말들을 보면 2018년과 2019년에 즐겨 쓰던 남북관계 발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어찌 보면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선언의 복원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한미관계를 언급하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의미하는 단어를 부쩍 많이 사용한다. 남북관계로 인해 생기는 한미관계의 불편함을 이제 더이상 감수하지 않기로 한 것일까? 혹시 잔여 임기 동안 한미관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최소한 4·27 이전으로 돌아가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일까 두렵다. 남북관계 업적은 억지로 지키려 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대북정책은 한 정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음 정부가 이어 다시 쓸 수 있게 단단하게 잡아두면서도 열어두어야 한다.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남북관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종전선언의 국제적 지지를 호소하고 K방역을 내세웠다면 북미관계에 끌려가지 않는 남북관계와 보편적 국제규범의 틀 속에서 남북관계를 고민해야 한다. 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변하지 않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의 여정은 긴츠쿠로이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과 닮았다. 100년이 지난 할머니의 재봉틀이 두 세대를 건너 딸에게 전해졌다. 과거 100여년 동안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를 위해 시도해 왔던 우리의 무수한 시행착오가 한반도라는 도자기에 분단이라는 깊은 균열을 만들었다. 그 균열을 매워 더 아름다운 새로운 한반도 100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희망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위험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위험에 다가서는 선제적 용기로 지금 깨어진 남북관계를 다시 붙이고 금가루를 뿌려 새롭게 태어나게 해야 한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남북관계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역진 불가한 한반도 평화(CVIP)를 위해서는 변화 속에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수많은 상처를 이겨내고 몸부림을 통해 변화의 파장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 작정하고 예뻐진 ‘은언니’…스스로 만든 벽을 허물다

    작정하고 예뻐진 ‘은언니’…스스로 만든 벽을 허물다

    “변화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다만 그 변화의 폭을 좁게 두고 스스로 한계를 지었던 거죠. 비극 속에서 안도했던 틀을 깨고, 나 자신의 한계점을 끌어올렸다는 데 성취감이 느껴집니다.” 뮤지컬배우 박은태의 표정에 단단한 자부심이 보인다. ‘모차르트!’, ‘스위니 토드’, ‘지킬앤하이드’ 등 다른 시대와 신분 속에서 고뇌하던 무거운 인물들을 그려낸 그가 ‘킹키부츠’ 롤라를 택한 것은 여러모로 놀라운 일이었다. “죽거나 미치지 않고 웃으면서 인간으로 끝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는 했지만, 아예 그의 이미지를 바꿀 ‘쎈 캐릭터’로 돌변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은태는 불과 30여분 전까지 뮤지컬 ‘킹키부츠’ 속 롤라를 싹 지우고 차분하게 ‘변신’의 이유를 설명했다. “무대에 오래 서려면 틀을 깨려고 노력하며 발전해야 하는데, 배우가 발전하는 방법은 새로운 옷을 입어보는 것밖에 없죠.” 그가 배역을 고르는 기준은 명확하다. 내가 발전할 수 있는가, 전에 했더라도 그때보다 실력이 늘어 나와 작품에 도움이 되는가, 팬들에게 캐릭터를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가. 다만 “그 안에서 변화 폭이 좁다고 느끼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도전과 성취를 통해 무대를 사랑하는 에너지를 만들어왔건만 어느새 비극 작품에 더 자신감을 느끼며 안도하는 듯한 모습을 마주한 것이다. ‘폭을 넓혀야만 한다’는 절실함은 다름 아닌 스스로에게서 처절하게 비롯됐다.그렇다고 소울 충만한 끼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드래그 퀸이라니. 게다가 올해가 네 번째 시즌인 ‘킹키부츠’에는 오만석·정성화·강홍석·최재림 등이 만든 롤라들의 이미지가 공고했다. 이미 최정상인 데뷔 14년 차 배우가 스스로 벽을 깨기 전, 작품의 벽부터 두꺼웠던 셈이다. 박은태는 강력한 무기인 성실함과 노력을 쏟아부어 벽을 두드렸다. 그를 제일 주저하게 했던 춤은 지난 1월부터 따로 매일 몇 시간씩 연습실에서 흘린 땀으로, 강렬한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오롯이 그만의 방식으로 부딪혔다. “남들 앞에서 리듬 타는 것도 부끄럽던 사람”이었지만 어느새 ‘은각목각’ 별명도 지워 버렸다. ‘은언니’로 불렸던 특유의 개성을 살려 ‘작정하고 예쁜’ 캐릭터로 꾸몄다. 한 달 새 체중 6㎏를 뺐고 메이크업과 창법도 차별을 뒀다. 철저한 관리만큼 섬세하게 롤라의 내면을 파고들어 객석을 웃기고 울렸다. “다행히 작품에 누가 되진 않는 것 같다”고 겸손했지만 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무섭게 달아오르고 있다. 달라지는 대사 톤과 과감해지는 몸짓이 미묘한 감정선을 더욱 극적으로 묘사한다. “매번 처음 공연하듯 집중한다”는 마음가짐도 디테일을 살렸다. “결과적으로 도전하길 정말 잘했다”는 말에 유독 힘이 실렸다. “타인이 아닌 제 기준에서 박은태라는 사람의 한계점을 올리고 싶었던 걸 이뤘다”는 목소리가 특히 단단했다. 충분히 받아들여준 관객들도 그를 벅차오르게 했다. 박은태는 다음달 20일부턴 블랙코미디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 편’으로 또 한 번 변신한다. 그의 에너지가 어디로 얼마나 더 뻗어갈지 모르지만 박은태는 오래도록 무대에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고 싶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라이드온] 바윗길도 평지처럼 달린다… 야성미 넘치는 오프로드 왕

    [라이드온] 바윗길도 평지처럼 달린다… 야성미 넘치는 오프로드 왕

    전 세계에서 부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SUV가 세단 판매량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SUV는 차고가 높아 시야 확보가 잘돼 운전이 쉽고 적재 공간도 세단보다 넓다는 장점이 있다. SUV의 모태는 사륜구동 군용차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미국 육군이 내 놓은 지프(Jeep)가 현재 SUV의 원조로 인정받고 있다. 전쟁 직후 영국군은 ‘로버자동차’에 지프를 능가하는 군용차를 주문했고, 1948년 ‘시리즈 1’이 탄생했다. 정통 SUV의 전설이라 불리는 랜드로버 ‘디펜더’의 72년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비포장 전쟁터를 누볐던 정통 SUV는 1980년대 들어 부드러운 주행, 높은 연료 효율성, 넓은 적재 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운 도심·레저용 SUV에 밀리며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하지만 디펜더는 ‘오프로더’(비포장도로용 차량)의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SUV로 변신을 시도해 왔다. 랜드로버 디펜더가 34년 만에 3세대 ‘올 뉴 디펜더’로 재탄생하며 지난 9월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이로써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디펜더로 이어지는 랜드로버 ‘SUV 삼각편대’도 완성됐다. 올 뉴 디펜더는 2.0ℓ 4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된 중형 SUV다. 최고출력은 240마력, 최대토크는 43.9㎏·m다. 알루미늄 재질의 저마찰 엔진 설계로 엔진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했다. 고압 연료 분사 기술을 적용해 배기가스 배출량도 줄였다. 올 뉴 디펜더에는 경량 알루미늄을 적용한 ‘D7x’라는 플랫폼이 적용됐다. 랜드로버 측은 “D7x는 기존 보디 프레임 방식의 차체 설계보다 3배 더 견고하다”고 설명했다.●최대 3500㎏ 견인·300㎏ 적재 ‘괴력의 SUV’ 올 뉴 디펜더는 괴력의 SUV다. 최대 3500㎏을 견인할 수 있고, 정차 시 차량 지붕에는 최대 300㎏까지 적재할 수 있다. 텐트를 치고 일반 성인 3~4명이 올라가 자도 끄떡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똑똑하기까지 하다. 앞차의 움직임에 따라 알아서 멈추고 출발하는 ‘스톱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을 이탈하면 자동으로 핸들을 움직여 차량을 차선 안쪽으로 보내주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 시스템’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대거 탑재됐다. 차량에 6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 4개의 레이더가 장착돼 사각지대 충돌 사고도 미리 방지한다.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순정 티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것도 장점이다. 국내에 출시된 올 뉴 디펜더 110 모델의 가격은 D240 S 8590만원, D240 SE 9560만원, D240 런치 에디션 9180만원이다. ●車하부 카메라로 모니터링… 20도 경사도 돌파 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달 21일 경기 가평 유명산 일대에서 개최한 시승행사에서 올 뉴 디펜더의 돌파력을 직접 체험했다. 올 뉴 디펜더를 타고 해발 862m 유명산 정상을 다녀오는 코스였다. 험로에 진입하기 전 센터페시아에 있는 차고 조절 버튼을 눌렀더니 차체가 쑥 높아졌다. 최대로 높일 수 있는 지상고는 145㎜나 됐다.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디펜더는 바위길과 진흙길을 마치 평지처럼 달려나갔다. 울퉁불퉁한 바위가 곳곳에 널려 있는 산길에 진입해도 차체가 높다 보니 차량이 위아래로 요동쳐도 바닥에 바위가 닿지 않았다. 50㎝ 깊이의 진흙 웅덩이도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갔다. 차량 하부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모니터 영상을 통해 노면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것도 가능했다. 도강 능력은 개천이 없어 직접 체험해 보진 못했지만 최대 90㎝에 달한다고 한다. 유명산 정상 초입에 도착해 20도에 달하는 경사 구간을 주행했다. 진입했을 때 길이 아닌 하늘만 보일 정도도 가팔랐지만 디펜더는 거침없이 돌파했다. 일반 SUV라면 차량 하부 손상 없이 오르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코스였다. ●일반도로선 묵직… 온·오프로드 ‘멀티 플레이어’ 일반 포장도로에서는 고성능 SUV의 면모를 과시했다. 공차중량이 2505㎏에 달하는데도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생각보다 반응이 민첩했고, 전반적으로 묵직하면서 정숙한 주행능력을 보여 줬다. 올 뉴 디펜더가 온로드와 오프로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멀티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이유를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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