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변신
    2025-08-17
    검색기록 지우기
  • 걸그룹
    2025-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전시회
    2025-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당첨
    2025-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라디오
    2025-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471
  • 반전 과거…테디베어 끌어안고 귀여움 어필한 20대 시절 ‘키아누 리브스’

    반전 과거…테디베어 끌어안고 귀여움 어필한 20대 시절 ‘키아누 리브스’

    키아누 리브스가 젊은 시절 테디베어와 함께한 영상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 방송국 CBC 영상 속 키아누 리브스의 1984년 앳된 모습이 시선을 끌고 있다. 오래된 화면 속 테디베어에 대해 소개하는 그의 모습은 멋짐보다 귀여움을 어필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제 1회 캐나다 국제 테디베어 박람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며 “왜 테디베어의 이름은 ‘테디’일까” 등의 천진한 질문을 나눈다. 그는 테디베어와 같은 의상과 액세서리를 맞추거나 테디베어 인형들을 놓고 연기를 하는 등 재미를 선사한다.해당 방송은 1983년 10월부터 1984년 2월까지 방송됐으며, 키아누 리브스는 1984년부터 방송에 출연했다. 총 39회로 막을 내린 방송 후반에는 그의 20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영화배우와 제작자, 뮤지션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재다능하게 활동해온 키아누 리브스는 올해 만화작가로 변신을 알리기도 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그래픽 소설 작가 맷 킨트와 손잡고 12부작 만화 ‘버서커’(BRZRKR)의 첫 편을 오는 10월 선보인다. 영화배우로 잘 알려진 그의 대표작으로는 영화 ‘매트릭스’가 있으며, 세 편의 ‘매트릭스’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16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매트릭스4’는 2022년 4월 1일 개봉예정이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가족 부양 위해 매일 10㎞ 걷는 ‘거리의 광대’ 9세 소년

    [여기는 동남아] 가족 부양 위해 매일 10㎞ 걷는 ‘거리의 광대’ 9세 소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매일 10㎞를 걸어 ‘거리의 광대’ 노릇을 하는 9살 소년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 뉴스매체 아시아원은 16일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9살 소년 레한의 사연을 소개했다. 소년은 매일 오전 해가 뜨기도 전 일어나 10㎞를 걸어 칼리만탄슬라탄 주의 잘란 가똣 수브로또로 향한다. 이곳에서 아이는 교통 정체로 멈춰선 운전기사들과 직장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을 위해 즐거운 ‘거리의 광대’로 변신한다. 톰과 제리, 스펀지밥 등 만화 속 주인공의 복장을 하고, 과장된 제스처 등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며 즐거움을 안겨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레한은 “매일 다른 만화 캐릭터의 옷을 빌려 입어 사람들에게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고 말했다. 한 남성이 레한이 지쳐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아이의 사연이 알려졌다. ‘거리의 광대’가 된 이유에 대해 레한은 “가족들의 일상에 필요한 것들을 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하루 일해서 번 돈으로 쌀 한봉지를 사서 귀가한다. 또한 집의 임대료에도 보태며, 돈이 남으면 학비로 쓰기 위해 모아둔다고 전했다. 레한의 모친도 일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급여로는 집의 임대료를 내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레한은 “매일 10㎞를 걷는 일은 매우 고되지만, 엄마를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매일 이른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가, 오후에 집에 돌아온다. 집에 오면 여느 평범한 아이들 처럼 축구를 즐기곤 한다. 현재 수많은 네티즌들이 아이를 돕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특수학교·두테르테·우산혁명…아시아 사회의 민낯 날카롭게 포착하다

    특수학교·두테르테·우산혁명…아시아 사회의 민낯 날카롭게 포착하다

    한국 대표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1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8일간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 일대에서 열린다. 33개국 122편의 다큐멘터리 가운데 김영우 프로그래머가 ‘한국 사회’, ‘아시아’, ‘선거’를 주제로 추천한 6개 작품을 소개한다. 개막작인 김정인 감독의 ‘학교 가는 길’은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두고 벌어진 갈등을 그린다. 서울시교육청이 2013년 말부터 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장애인 자녀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 간 갈등으로 5년 동안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차별적인 한국 사회의 민낯을 확인할 수 있다.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는 책 도시를 꿈꾼 출판계 사람들과 새로운 건축을 바라는 건축가들이 만든 결과물을 담았다. 건축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제작해 온 정다운, 김종신 감독이 군사 접경지역의 버려진 늪지가 30년에 걸쳐 출판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을 좇았다. 김 프로그래머는 “건축 다큐멘터리 특유의 조형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시아 국가들이 마주한 복잡다단한 사회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한 영화도 눈에 띈다. 알릭스 아인 아름팍 감독의 ‘아수왕’은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살펴본다. 마약과의 전쟁이란 미명하에 자행한 초법적인 공권력 행사가 인권침해와 무자비한 살육으로 이어진다. 제임스 렁, 린 리 감독의 ‘우리가 불타면’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홍콩의 우산혁명을 담았다. 송환법으로 시작한 홍콩 시위대의 투쟁은 지난해 7월 1일 입법회 건물을 점거하면서 변곡점을 맞는다. 뜨거웠던 지난여름, 시위 현장을 지킨 카메라가 담아낸 장면과 입법회를 점거하던 순간 등이 생생하다. 감독은 여전히 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완성작이 아닌, 제작 단계 버전을 공개한다.민환기 감독의 ‘청춘 선거’는 2018년 제주도 지방선거에 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고은영 후보와 동료들의 도전을 기록했다. 아무런 정치 경험이 없는 30대 이주민 여성 고은영을 통해 선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 준다. 하라 가즈오 감독의 ‘레이와 시대의 반란’도 눈여겨보자. 인기 배우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야마모토 다로가 이끄는 반체제 진보 정당 레이와 신센구미의 지난해 참의원 선거를 통해 다양한 인간상과 일본의 민주주의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선거를 소재로 하는 영화는 그 자체로 기승전결을 가진 하나의 드라마”라는 게 김 프로그래머의 추천 이유다. 영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홈페이지(dmzdoc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외식 사업에서 발 빼는 대기업들

    외식 사업에서 발 빼는 대기업들

    CJ푸드빌, 진천공장 207억에 매각이랜드이츠, 상반기 매장 30개 폐점신세계푸드도 3개 매장 영업 접어삼양, 14년 만에 세븐스프링스 철수빕스, 배달 메뉴로 유일한 매출 기록 소비자들 선호도 시들… 수익성 악화온라인·가정간편식 등 업황 체질 변화“외식 프랜차이즈의 시대는 끝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레스토랑, 카페, 베이커리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확장하며 외식업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아예 철수하거나 매장을 대폭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성과 취향을 중요시하는 트렌드를 좇는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예전만큼 선호하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직격탄까지 맞아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빕스, 제일제면소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지난 14일 진천공장을 207억 3700만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매각하고, 뚜레쥬르도 매물로 내놓은 데 이어 소속 레스토랑들의 메뉴 생산기지 역할을 했던 진천공장까지 팔기로 한 것이다. 이 공장은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HMR) 제품 생산기지로 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CJ가 향후 국내 외식업을 접고 비비고 등 글로벌 K푸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애슐리, 자연별곡, 수사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올 상반기에만 매장 30개를 폐점했다. 신세계푸드도 이 기간 올반, 보노보노 등의 3개 매장 영업을 접었다. 삼양그룹의 삼양F&B는 지난 4월 세븐스프링스 영업을 종료하고 14년 만에 외식업에서 철수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한국법인, 할리스커피, TGI프라이데이스, 파파이스 등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다.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로 인한 외식업계 불황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과 HMR 중심으로, 대규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개성이 강한 소규모 업장으로 업황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먹는 것을 보여 주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셰프 중심의 레스토랑, 유명 노포(老鋪) 등의 인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이 하는 레스토랑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아무 곳에나 입점할 수 없다”며 “고객은 줄어드는데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가 비싸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외식업은 소규모 업장들과 온라인·배달 중심의 비즈니스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배달에 용이한 메뉴와 HMR 메뉴를 개발하는 등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 문을 닫은 빕스는 공유주방업체 키친밸리의 서초점에 입점해 배달 메뉴로 유일한 매출을 기록했다. 팔도는 지난 7월 고스트키친 강남점에 입점해 배달전문식당 ‘팔도밥상’을 론칭했다. 풀무원은 위쿡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배달 전문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SPC삼립, 돼지 앞다리의 쫀득한 변신… 프로 혼밥러 동생이 엄지척

    SPC삼립, 돼지 앞다리의 쫀득한 변신… 프로 혼밥러 동생이 엄지척

    SPC삼립이 한가위 밥상을 풍성하게 할 ‘그릭슈바인 추석 선물세트’ 6종을 내놨다. 그릭슈바인 캔햄은 적당한 기름기를 머금은 돼지 앞다리살과 쫄깃한 식감을 맛볼 수 있는 뒷다리살을 최적의 비율로 섞어 쫀득한 식감과 육즙이 살아 있다. 가격대는 2만원대부터 8만원대까지로 햄 선물 세트부터 포도씨유, 카놀라유, 올리고당, 천일염, 통후추, 참치 등과 함께 구성한 복합 선물세트까지 다채롭게 짜여져 있다. SPC삼립은 카카오커머스와의 협업을 통해 ‘톡별 깨끗한 햄’(캔햄 200g, 9개입) 선물 세트도 선보인다. 국내산 돼지를 91% 이상 쓰고 등심과 뒷다리살을 적절히 혼합해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천일염과 샐러리 분말을 넣어 염분은 줄이고 감칠맛은 끌어올렸다. 카카오메이커스나 카카오톡 선물하기로도 구매할 수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추석 선물도 온라인으로 전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는 SPC삼립 추석 선물 세트와 함께 넉넉한 한가위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강남사회복지관, 스마트 클린존 단장

    강남구는 ‘구민 참여 정보통신기술(ICT) 리빙랩’ 시범사업을 통해 개포동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을 지난달 ‘스마트 클린존’으로 새단장했다. ‘구민 참여 ICT 리빙랩’은 기존의 행정 중심 정책결정에서 벗어나 정책의 수요자인 구민이 ICT를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이번에 완료된 스마트 클린존 사업도 구민 21명과 전문가 5명이 참여해 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스마트 클린존으로 변신한 강남종합사회복지관에는 3개층 10개실에 빛으로 살균이 가능한 LED 조명 80개와 공기살균기 1대가 설치됐다.
  • 왜 뒤늦게 잘하니…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들 재계약할 수 있을까

    왜 뒤늦게 잘하니…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들 재계약할 수 있을까

    이제라도 잘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제야 잘한다고 원망해야 할까.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남궁민 역) 단장은 리빌딩의 첫 걸음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임동규(조한선 역)를 내보내는 선택을 한다. 반발하는 직원들을 불러 모아놓고 백 단장은 “임동규는 순위 경쟁 때 힘을 못내는 선수”라며 “꼴찌가 확정된 다음에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선수가 왜 필요하느냐”고 설명한다. 스탯관리형 선수에 대한 지적이다. 프로야구에서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도 자주 접할 수 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힘을 못 내다가 순위 싸움에서 멀어진 뒤에야 힘을 내는 유형의 선수다. 갈수록 좋아지는 성적에 이들을 향한 평가도 ‘드디어 본모습을 찾았다’는 것부터 시작해 ‘다음 시즌도 잘할 것’이라는 희망찬 기대가 따른다. 지난해 채드 벨(한화 이글스)이 그랬다. 채드 벨은 7월까지 평균자책점(ERA) 4.15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8월 3경기 2승 17과3분의2이닝 ERA 2.04의 성적을, 9월 5경기 4승1패 36이닝 ERA 2.00의 성적을 남겼다. 덕분에 한화는 역대 처음으로 ‘외국인 10승 듀오’를 가지게 됐고 채드 벨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불행하게도 채드 벨의 올해 성적은 좋지 않다.올해는 아드리안 샘슨(롯데 자이언츠)이 ‘임동규형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샘슨은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6승8패 ERA 5.89로 팀의 에이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진이 거듭됐다. 그랬던 샘슨이 최근 3경기에선 19와3분의2이닝을 던지며 단 3실점만 허용하는 무서운 투수가 됐다. 벤 라이블리(삼성 라이온즈) 역시 ‘임동규형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라이블리의 9월 성적은 2승 ERA 0.60이다. 두 달 가까운 부상 이탈로 팀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라이블리는 7월 복귀 후에도 기대에 못 미쳤지만 최근 경기만 보면 재계약하고 싶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 13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좌우보단 높낮이에 포인트를 주고 운영하고 있다”며 부활을 반겼다. 한국무대 4년차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은 드라마의 무대가 됐던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고 팀의 중심타자라는 점에서 임동규와 가장 닮아 있다. 로맥은 7월까지 0.251의 타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에이징 커브의 우려가 따랐지만 8월 타율 0.315와 홈런 5개, 9월 타율 0.326과 홈런 4개로 무서운 타자로 변신했다. 홈런도 최정에 이어 팀내 2위다. 그러나 올해 SK에게 가을야구는 너무나 멀다. 코로나19로 올해 마이너리거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수 영입할 수 있는 폭도 좁아졌다는 의미다. 꾸준히 리스트업해온 선수들은 있지만 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기회가 없다. 1년을 쉰 선수의 기량이 어떨지는 구단으로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후반기 반짝 스타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의 운명 역시 알 수 없다. 후반기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내년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뒤따른다. 대체 선수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구단들이 안전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반기 성적이 좋은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가능성이 그리 낮지만은 이유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국민의힘 “휴가 연장 카톡 가능? 군복무가 캠핑인가”

    국민의힘 “휴가 연장 카톡 가능? 군복무가 캠핑인가”

    국민의힘은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향해 “여당 원내대표의 궤변은 군복무를 캠핑으로 바꿔놨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은 추 장관의 강변과 비아냥거림도 끔찍이 싫어하지만 옆에서 거들어주는 여권의 낯간지러운 행태를 더 미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변인은 “추 장관은 어제 국회에 나와 아들 군 복무 의혹에 대해 일방적 주장만 반복했는데 여당 의원들의 노골적인 편들기 행태가 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독설로 유명한 3선 의원(정청래 의원)은 추 장관을 아들 사랑에 겨운 평범한 어머니로 변신시키려 했고, 때만 되면 자충우돌하는 재선 의원(김종민 의원)은 13분 동안 질문 하나 없이 추 장관 감싸는 연설만 하다가 국회의장에게 지적까지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는 어설픈 해명으로 전국의 어머니와 청년들 가슴에 불을 질렀고, 국민권익위원회는 더이상 권익을 앞세우기 어렵게 됐다”며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추 장관의 사과를 통해 알지 못했던 가족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했는데 국민의 그런 가족사를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단합이 잘되는 정권이 그 힘을 일개 장관 지키기에 허투루 써서야 되겠나”라며 “제발 국난 극복과 민생 안정에 진력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부캐의 올바른 활용법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부캐의 올바른 활용법

    장수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중단하고 1년을 쉰 김태호 PD는 ‘놀면 뭐하니’를 시작하며 유재석 한 명만 택했다. 대신 유재석이 여러 명이 됐다. 드럼 치는 링고유, 트로트 가수 유산슬, 댄스가수 유듀래곤, 음반제작자 지미유. 어리둥절했던 시청자들은 곧 변신을 따라가며 ‘부캐’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본래 정체성인 본캐릭터, 즉 ‘본캐’가 아닌 서브 혹은 새로운 정체성을 말한다. 여기에 스토리까지 부여한 것이 이효리의 린다지다. LA에서 미용실을 하다가 왔다는 설정에 부캐가 풍부해졌다. 우리가 꿈꿔 온 다른 삶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것에 묘한 호응이 된 것이다. 이건 익숙한 포맷이다. 고담시의 재벌 상속자 브루스 웨인이 본캐라면 배트맨은 부캐, 거꾸로 크립톤인 슈퍼맨이 본캐라면 지구인으로 행세하는 소심한 기자 클라크 켄트는 부캐다. 그들의 변신에 동감하고, 기대하는 것은 나도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컴퓨터 다중접속 롤플레잉 게임을 할 때 유저는 캐릭터를 선택한다. 특색 있는 능력치의 캐릭터로 게임에 몰입하면 그만큼 동일시가 일어난다. 잘생기고 키가 큰 엘프 전사를 택한 사람이 난쟁이 용사를 택한 사람에 비해 게임을 한 후에 유저의 자존감이 일시적이나마 높아졌다는 연구도 있다. 게임 속 부캐가 본캐에 영향을 준 것이다. 딱 짜인 사회적 정체성 속의 삶이 답답할수록 부캐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진다. 현실에서 벗어날 탈출구이자 새로운 정체성을 실험해 보는 시도가 된다. 방송인 서유리는 십대에 왕따의 피해자였다. 한 방송에서 게임 속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십대의 본캐가 다쳐서 약할 때 부캐로 피신을 간 것이 도움이 됐다. 덕분에 본캐는 숨을 쉬며 회복될 수 있었다.심리적 측면에서 부캐 현상에서 주목할 것은 본캐와 상호관계다. 본캐는 현실의 나를 구성하는 정체감이다. 내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통합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여기에 나를 설명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추구하는 가치까지 이해한다면 더욱 좋다. 이것이 나의 지지 기반이고, 그 위에서 다양한 부캐가 나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유재석과 이효리는 오래 인기 연예인으로 정체성이 구축돼 있었기에 파격적인 변화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었다. 본인들에게도 본캐 정체성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은 채 탈선을 경험할 기회가 됐다. 채식주의자, 상업광고를 찍지 않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이효리는 린다지라는 부캐로 숨통을 틀 수 있지 않았을까? 어떻게 사람이 맑고 향기롭게만 살 수 있을까. 욕망과 욕심이라는 것은 본성인데 말이다. 이런 부캐가 있어 줘야 본캐의 건강한 핵심이 훼손되지 않는다.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앨프리드 위니콧은 아이의 자기 개념 발달을 ‘참자기’와 ‘거짓자기’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다. 거짓자기는 부모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에 이것만 추구하면 참자기를 제대로 발달시키지 못한다. 한편 거짓자기는 참자기의 온전성을 보호하고, 환경에 순응하는 데 도움이 되며, 참자기가 다치지 않도록 돕는다. 참자기의 발현을 가로막지 않는다면 거짓자기는 발달에 도움이 된다. 다중인격장애가 거짓자기가 너무 강해져 참자기가 뭐인지 알 수 없게 돼 버린 정신질환의 전형이다.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은데, 돌아가 원래 내가 누구인지 찾을 수 없고 혼란에 빠진. 그러니 부캐에 솔깃해질 때 먼저 본캐를 돌아봐야 한다. 본캐가 일단 든든해야 부캐가 마음껏 움직이고, 살짝 약해진 본캐를 방어해 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놀면 뭐하니’의 부캐들은 유재석과 이효리란 걸출한 두 연예인의 본성이 평소 느끼던 삶의 미흡함을 메꿔 주면서 동시에 본 정체성의 일치감을 유지시키는 양수겸장의 기능을 한다. 부캐의 올바른 활용법이다. 우리도 내 삶에서 지치고 뭔가 빠져 있는 것 같이 느낄 때 모든 걸 다 버리고, 훌쩍 떠나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고 싶다. 이직, 창업, 이민, 이혼 등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이때 본캐인 정체성을 단번에 바꿔 버리기보다 먼저 나를 돌아보고 본캐만 괜찮다면 일단 부캐부터 만들어 시도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 IoT 품은 통합신청사… 60만 ‘스마트 강서’의 심장

    IoT 품은 통합신청사… 60만 ‘스마트 강서’의 심장

    타당성 조사 통과… 2026년 말 완공마곡역 인근 입지 주민 접근성 높여IoT·ICT 기술 접목 스마트 환경 조성서울 강서구의 ‘마곡지구 통합신청사’(조감도) 건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강서구는 2026년 통합신청사가 완공되면 60만 주민의 구심이 되는 것은 물론 명실공히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서구는 14일 지난 8월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강서구 통합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 결과 현 청사를 마곡지구로 이전하고 신청사를 건립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올해 안에 통합신청사에 대한 투자심사와 공유재산 심의·관리계획 승인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토지매매계약과 기본설계까지 완료해 202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통합신청사 건립비용은 총 2431억원으로, 청사건립기금과 특별교부금, 현 청사 매각대금 등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강서구가 마곡지구 통합신청사 건립 추진에 나선 것은 현 화곡동 청사가 너무 좁고 노후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1977년 건립된 현재 청사는 매년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별관, 임대 형식 등 7곳과 보건소, 구의회가 분산 운영돼 업무 연계 효율성 떨어지는 것은 물론 주민들이 업무 하나를 보기 위해 여러 건물을 오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구청장은 “재건축도 검토했지만 지난해 정밀안전진단 결과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고, 건물의 내구력이 떨어져 리모델링도 힘든 상황”이라며 “구청사 이전으로 인한 주변 상권의 위축을 막기 위해 2016년 일대의 종 상향 등이 포함된 지구단위계획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강서구는 화곡동 강서아파트 등 대단위 개발 시 공공기여분을 활용해 주민편의시설을 건립하고, 지역 내 주차장 건설과 안전테마로 조성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기가 돌게 할 계획이다.그렇다면 새로 지어지는 통합신청사는 어떤 모습이 될까. 통합신청사 위치는 강서구 마곡동 745-3이다. 대지면적은 2만 256㎡, 건축연면적은 5만 2152㎡로 지하 1층, 지상 10~11층 규모로 구청과 구의회, 보건소, 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주민편의시설은 열린 도서관과 돌봄센터, 강서지역정보센터, 다목적 대강당, 소규모 체육시설, 다목적 휴게실 등이 마련된다. 노 구청장은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100m 거리에 있어 주민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다”면서 “특히 마곡지구는 ‘2030 서울도시 기본계획에서 광역 중심이자 서울의 경제성장 거점이기 때문에 통합신청사 건립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서구는 통합신청사에 사물인터넷(IoT)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접목해 최적의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청사를 가변형으로 설계해 효율적인 공간 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강서구청은 단순히 행정업무를 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업무가 가능해지는 동시에 향후 지방정부의 역할이 바뀔 때를 대비해 공간 유연성이 높은 스마트 오피스로 변신하게 된다. 노 구청장은 “마곡지구에 들어서는 통합신청사가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 문화, 복지 서비스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60만 지역 주민에게 더 편리하고 가까운 공간이 되게 할 것”이라고 통합신청사를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강남 공사장 울타리는 ‘로드쇼 갤러리’

    강남 공사장 울타리는 ‘로드쇼 갤러리’

    서울 강남구가 공사장 안전을 위해 설치한 가설울타리를 예술작품으로 변신시킨다. 강남구는 지난 11일 논현동 106 일대를 시작으로 연평균 300곳에 달하는 지역 공사장의 가설울타리에 예술작품을 입히는 ‘미미위 갤러리’ 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미미위 갤러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어진 구민들의 일상 속 힐링을 위한 것으로, 통행량이 많은 도로변의 공사장 가설울타리와 가림막을 지난해 개최된 주민참여형 문화예술 경연대회 ‘아트프라이즈 강남 로드쇼’ 전시 작품들로 꾸미는 프로젝트다. 강남구 관계자는 “미미위 갤러리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미관 개선은 물론 다양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 구민들에게 친숙해질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트프라이즈 강남 로드쇼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내 아티스트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 사업으로 지난해 9월 20일부터 10월 4일까지 논현역부터 학동역까지 1㎞ 구간에 걸쳐 열렸다. 당시 1300여점의 작품이 접수되면서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승호 뉴디자인과장은 “공사장의 밋밋한 가설울타리에 펼쳐진 미미위 갤러리는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미미위 정신’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작품을 구민과 공유해 ‘코로나블루’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밴드 해체 후 쌓였던 생각, 노래 대신 글로 풀어냈죠”

    “밴드 해체 후 쌓였던 생각, 노래 대신 글로 풀어냈죠”

    “대외적인 커리어나 일적인 부분을 떠나서도 저한테 ‘참 좋은 시기였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어요. 앞으로 살면서도 계속 그리워하게 될 10년이 아닌가 싶어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해체 이후 1년 여의 세월. 장기하가 그 시절을 담은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문학동네)를 냈다. 9일 온라인으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말로만 하기에는 자세히 표현이 안 된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는데,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 없는 생각들이 내 안에 쌓였다는 신호로 봤다”며 집필 계기를 설명했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지난 세월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었는지, 그의 책은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31일 이후 초판 매진됐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에는 히트곡 ‘싸구려 커피’나 ‘쌀밥’ 속 재기발랄한 가사의 결이 그대로 담겨 있다. 유쾌한 가사의 이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려는 생활인이자 창작에 어려움을 겪는 음악인의 장기하도 진솔하게 녹였다. 책 제목은 유난히 책을 잘 못 읽던, 본인의 경험에서 왔다.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데에 책을 잘 읽느냐, 못 읽느냐는 상관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에요.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들 중에서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들이 많은 것도 같고.” 그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장하구 전 종로서적 회장)가 큰 서점을 운영하셨는 데도 불구하고, 책의 첫 문장을 ‘나는 책을 잘 못 읽는다’로 시작한 게 괜히 죄송스럽기도 하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책에는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은 스물한 살 시절, ‘눈 뜨고 코베인’의 드러머에서부터 ‘장기하와 얼굴들’에 이르기까지, 하고 싶은 걸 했던 그의 목소리도 그대로 실렸다. 스스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하기 싫은 걸 하지 않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 그가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이렇다. “‘이거 안 하면 망할 거 같아서’라는 동기로 많은 일들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근거 없는 생각일 때가 많아요. 망할 거 같은 것이, 진짜 망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멀티태스킹이 불가한 탓’에 책 쓰는 내내 곡 작업은 하지 못했다. “글을 쓰는 것도, 노래를 하는 것도 나 자신을 체계적으로 위로하는 작업”이나, 코로나19 시대 음악을 하는 일에는 고민이 많다. 올해 안에 앨범을 내겠다는 목표는 미뤄야 할 것 같다는 장기하는 그러나 작가든 가수든, 자아는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음악인이든 작가든 창작자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다른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별 상관없는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무엇보다 화려했던… 그 예술을 깨워줘

    무엇보다 화려했던… 그 예술을 깨워줘

    매년 여름이면 베를린은 음악 페스티벌과 테크노 파티로 각 공연장과 클럽들이 바빠진다. 몇천 명씩 모이는 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모두 취소됐다. ‘롤라팔루자 베를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여름, 거의 매주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던 친구 멜도 올해는 풀이 죽었다. 빌리 엘리시, 마틴 게릭스, 칼리드,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등 세계무대를 휩쓰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하는 ‘롤라팔루자’도 결국 내년을 기약하며 취소됐다. 록과 일렉트로닉, 힙합, 인디뮤직이 어우러지는 10만명 축제가 사라지면서, 베를린의 여름도 광기를 잃었다. 내로라하는 클럽과 파티가 없는 베를린은 이제 무엇으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도시 물들인 이벤트 회사들의 ‘적색경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가장 직격탄을 입은 건 이벤트 업계였다. 기획자부터 조명 기술자, 사운드 엔지니어, 무대 설치가,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 케이터링 담당자 등 행사에 관련된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파산 위기에 처했다.한 달 전쯤, 베를린에서는 이 업계 사람들의 고통과 파산 직전의 상태를 알리는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이벤트 산업 종사자들이 베를린의 상징적인 건물들을 모두 빨간색 조명으로 쏘아 ‘빛의 밤’(night of light)을 만들었다. 이벤트가 열려야만 일을 할 수 있는 분야의 특성상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독일 정부의 보조금이나 대출을 받는 부분에서도 제약이 많았다. 이를 알리고 도움과 지지를 구하는 단발성 행사였다. 이벤트 종사자들은 도시의 상징이 되는 건물에 빨간 조명을 쏘아 일종의 ‘적색경보’를 보냈다. 관람객도, 홍보도 없는 조용한 이벤트였다.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본 사람들은 저게 뭘까 궁금해하다 말았을 것이고, 뉴스를 들었던 사람들은 잠깐이나마 이벤트 종사자들을 응원하며 지나갔을 것이다.붉은 조명의 건물들을 찾아나서 봤다. 전기로 가는 공유 오토바이를 타고 한밤중의 베를린을 질주했다. 동남쪽 끝에서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텅 빈 도시를 달리며 빨간빛을 찾아다녔다. 파티가 많이 열리는 크로이츠베르크의 클럽들은 외벽부터 클럽 안까지 빨간 조명을 설치했다. 란트베르 운하를 지나 조너선 보롭스키의 ‘분자맨’이 보이는 슈프레강 앞에도 길고 가느다란 빨간빛이 이어졌다.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예술극장 외관도, 브란덴부르크문 앞의 건물들도 온통 빨갰다. 화려한 이벤트 뒤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처지와 심정이 한편으론 나와 다르지 않기에 빨간빛은 더 위태롭게 보였다.●자유 멈추고 ‘룰’ 따라야 하는 베를린의 밤 베를린은 괴짜들이 살기 좋은 도시다. 금요일 밤에 클럽에 들어가 월요일 아침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만 안 끼치면 무슨 유별난 짓을 해도 상관없는, 자유의 도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베를린도 큰 손상을 입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엇보다 중요시해 온 베를린은 이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며, 정해진 ‘룰’을 따라야 하는 도시가 됐다. 춤추는 사람들이 없는 베를린 클럽이나 파티를 상상할 수 없겠지만, 이제 내로라하는 클럽들은 새로운 규칙에 따라 ‘비어 가든’으로 임시 문을 열었다. 새벽까지 여는 클럽과 바로는 아직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베를린스러운 ‘클럽 비지오네레’와 노이쾰른에 있는 옥상바 ‘크룽커 클라니히’처럼 야외 공간이 있는 곳은 그 야외 공간만 오픈해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우주 최강’의 하드코어 클럽인 ‘베르크하인’도 계속 문을 닫고 있다가 새로운 콘셉트로 오픈 소식을 알렸다. 거칠고 거대한 클럽 공간이 음악과 전시,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새로운 미술관으로 탄생했다.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해 내부에서는 가이드투어를 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아티스트 듀오인 ‘탐탐’의 사운드 설치 전시 마지막 날, 친구와 나도 베르크하인에 갔다. 전시가 보고 싶었다기보다는 베르크하인 클럽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겨울에도 두세 시간씩 줄을 서야 하고, 차례가 돼도 아무나 들여보내지 않는 걸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베르크하인은 못 가 본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줄만 서면 세상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최고의 클럽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전시 마지막 날이어서 그랬는지,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500m는 이어진 듯했다. 줄의 뒤꽁무니에 섰던 우리는 남은 네 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클럽 관계자가 와서 이 줄 뒤부터는 들어가기 힘드니 돌아가라고 했다. 계속 줄을 서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서게 되니 줄을 만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줄은 바로 우리 앞에서 끊겼다. 우리는 위용 넘치는 베르크하인의 외관만 구경하다 돌아섰다. 그래도 다행인 건 베르크하인이 9일부터 ‘스튜디오 베를린’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베르크하인은 앞으로도 베를린에서 작업하는 아티스트 100명의 사진과 조각, 회화, 비디오, 사운드, 퍼포먼스 등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보로스 재단과 베르크하인의 협업으로 선보이는 이 예술 전시는 베르크하인 내부에 있는 파노라마 바와 거대한 시멘트 기둥이 우뚝 선 조일레 공간, 할레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는 한 베를린의 파티는 여전히 물음표 상태이지만 이렇게라도 음악을 듣고 클럽에 갈 수 있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서울광장] 진중권과 김제동/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중권과 김제동/김상연 논설위원

    개그맨 김제동씨를 직접 본 건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던 2012년 미국 메릴랜드대학 강당에서였다. 한국 정부의 민간인 사찰 대상으로 확인된 김씨를 취재하기 위해 특파원들의 경쟁이 붙었다. 김씨는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토크쇼를 하며 미국을 순회 중이었다. 토크쇼 무대 위에 선 김씨는 달랑 마이크 하나 쥐고 무려 2시간 동안 입담을 과시했는데, 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쉬지 않고 웃어 본 적은 없다. 그야말로 그는 천부적인 개그맨이었다. 신이 천상의 목소리를 모차르트를 통해 인간에게 들려준다면, 천상의 유머는 김씨를 통해 인간에게 들려준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취재 본분을 잊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개그쇼가 끝나고 무대 뒤에서 만난 김씨에게서 방금 전 무대 위의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모으고 고개를 연신 숙이며 “저같이 보잘것없는 사람 얘기가 무슨 뉴스가 되느냐”며 말을 아꼈다. 기삿거리가 될 만한 말을 좀처럼 안 하는 걸 보면 그런 상황이 부담스러운 것 같기도 했고, 시종 만면에 웃음을 띤 것을 보면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것도 같았다. 전 동양대 교수 진중권씨를 직접 본 적은 없다. 나는 그를 매스컴이 아닌 책을 통해 먼저 만났다. 그가 쓴 ‘미학 오디세이’를 읽으면 그를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술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도 금세 빠져들 만큼 그의 책은 흡인력이 있다. 해박한 지식과 유려한 문장, 차원이 다른 스토리텔링은 미술이라는 따분한 주제를 ‘해리 포터’ 같은 판타지성 드라마로 변신시켰다. 진씨와 같은 유능한 미학자가 나타난 것은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하지만 진씨는 미학자로 책만 쓰고 있기엔 재능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그는 매스컴에 갈수록 자주 등장했고 정치 관련 발언을 늘려 갔으며 진보정당 활동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쟁의 한복판에 등장한다. 그가 전에 ‘오른쪽 ’을 주로 비판할 때는 ‘왼쪽 언론’의 고객인 것처럼 보이더니 ‘왼쪽’을 주로 비판하는 요즘엔 ‘오른쪽 언론’의 고객이 된 듯하다. 김씨와 진씨가 정치와 깊숙이 연결될수록 나의 상실감은 커져 갔다. 김씨는 이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볼 기회가 거의 없는데, 그건 많은 국민이 웃을 기회를 그만큼 잃었다는 얘기다. 진씨는 정치적 발언을 키워 가는 와중에도 전공과 무관하지 않은 책을 펴내는 모습이지만, 정치적 이미지가 강해져서인지 그의 책에 손이 잘 안 간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할 수 있다. 때로는 진씨나 김씨처럼 비(非)직업 정치인이 직업 정치인보다 더 예리한 식견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언행에서 통렬함보다는 비애를 느낀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이 나라 정치는 이미 ‘공급 과잉’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굳이 말을 더 보태지 않더라도 충분히 피곤할 만큼 너무 많은 말이 난무하는 게 작금의 정치판이다. 수익 구조를 잃은 정치에 천부적인 개그맨과 천재적인 미학자를 빼앗기는 건 국민적 손실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도 비직업 정치인들이 정치적 언행을 한다. 조지 클루니 같은 할리우드 배우는 때로 과격한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비직업 정치인이 거의 상시적으로 정쟁의 주공격수 역할을 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러는 걸까. 왜 한국에선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태두들이 굳이 정치에 뛰어들어 오물을 뒤집어쓰는 걸까. 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으로 성공한 이공계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유력 대선주자가 돼야 하는 걸까. 왜 자영업자들에게 꿈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요리 전문가는 느닷없이 대선후보감으로 회자되는 걸까. 왜 코로나19 퇴치에 공을 세운 간호사는 반드시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 걸까. 왜 정치인들을 벌벌 떨게 만들 힘을 가진 어느 검사와 판사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안달인 걸까. 왜 시중의 중후장대와 경박단소를 두루 다뤄야 할 언론인은 대통령과 중앙정치를 비판해야만 스스로를 그럴듯한 언론인으로 여기는 걸까. 왜 온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만한 개그맨과 미학자는 국민의 절반으로부터 조롱과 비난을 받으며 정쟁의 한복판에서 싸워야 하는 걸까. 도대체 왜 한국인의 궁극은 정치여야 하는 걸까. 혹시 사농공상의 신분제 아래서 과거 급제로 중앙의 관직을 얻어야 가문의 영광이라는 조선시대의 DNA가 아직도 우리의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너무 슬픈 일이다. carlos@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배운 사람

    [유정훈의 간 맞추기] 배운 사람

    사법시험에 사법연수원까지 시험공부라면 이골이 났지만, 앞으로 병원에 갈 때는 ‘전교 1등’ 의사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으로 옷깃을 여며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마음 한편으로 묻는다. 학교성적이란 무엇인가. 코로나19로 학교수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는 “학교를 10번만 가도 좋았을 텐데 6번밖에 못 가고 방학을 했다”는 얘기를 해서 나를 울렸다. 그동안 폄하되어 온 공교육의 가치를 재발견하기도 하고 학력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도 한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기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질문하게 된다. 학교에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배움이란 무엇인가. 타라 웨스트오버의 책 ‘배움의 발견’을 다시 폈다. 저자는 광신도 부모 밑에서 출생신고조차 없이 살다가 16살 때 정규교육을 시작하여 27세에 케임브리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학교도 가지 못했던 어린 시절과 명문대 박사라는 성과 사이의 간극을 배움의 발견이라 하지 않는다. 종교와 가족이 구축했던 닫힌 세계를 넘어 진실을 보고 경험하고 이를 사용해 자기 정신을 구축할 수 있는 특권이 ‘배움’이라 말한다. 여태까지의 모든 노력과 여러 해 동안의 공부는 바로 이 특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저자의 고백은 마음을 울린다. 저자는 쉽지 않은 싸움 끝에 내면에 남아 있던 16살 소녀, 집을 떠나 밖으로 나오기 전의 세계관에 묶여 있던 자아를 온전히 떠나보낸다. 이 책은 그렇게 변화된 새로운 자아를 ‘교육’이라 부른다. 옛 세계관을 고집하는 가족에게는 배신이고 제3자가 보기에는 변신이겠지만, 저자에게는 그것이 바로 교육이었다. 2011년 미국 연수를 할 때 핼러윈 파티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사항으로 흑인 분장 즉 ‘블랙페이스’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금기 혹은 지식으로 그치지 않았다. 어린 시절 TV에서 ‘시커먼스’를 보고 낄낄거리던 아이가, 흑인 차별과 억압의 역사 앞에 눈물 흘릴 줄 아는 사람, 찢어진 눈 표시나 칭챙총 소리를 하는 양인들을 향해 기죽지 않고 꾸짖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배움은 단순한 앎이 아니라 스스로의 변화이며 주위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다. 이런 배움은 변호사 자격 혹은 로스쿨 학위와는 별개의 일이었다. 입시의 규칙과 공정성을 논하느라 배움은 이 사회의 의제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하지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우수한 수능 성적을 획득한 18살 소녀 혹은 소년을 떠나보내지 않으면 배움을 발견할 수 없다. 대면수업이든 원격수업이든 학생들이 18살에 받아 든 성적표에 인생을 걸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고, 그때 누가 전교 1등을 했는지는 아무도 관심 없다는 것에 눈을 뜨는 것이 배움이다. “가방끈(education)과 지성(intelligence)을 혼동하지 말라”는 영문 격언이 있다. 한국 버전으로는 “자기 전공에서는 박사, 나머지 일에는 동네 아저씨” 정도일 것이다. 과거에 쌓은 것을 쥐고 있느라 배운 사람 되기를 멈추지 말라는 얘기다.
  • 물류 배송부터 차량관리까지… 주유소의 ‘화려한 변신’

    물류 배송부터 차량관리까지… 주유소의 ‘화려한 변신’

    정유업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전국 1만여곳의 주유소를 바탕으로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들이 물류 배송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물류가 특수를 누리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최근 쿠팡과 협업해 주유소 22곳을 로켓배송 거점으로 쓰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카드와 함께 수집 중인 빅데이터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주유소마다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파악해 세차·공유주차 등 차량관리 플랫폼 사업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SK네트웍스 주유소 300여곳을 인수한 뒤 업계 3~4위에서 2위로 도약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6월 제주 무수천주유소에서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열었다. 드론 배송이 확대되는 가운데 앞으로 주유소가 거점 역할을 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이벤트다. 카셰어링 등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을 점점 넓히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중심으로 한 차량관리 통합 서비스 플랫폼 ‘머핀’을 최근 개발했다. 발레파킹·보험·정비 등 차량관리 관련 전문업체들과 제휴를 맺었으며 하반기에는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18일부터 공유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일레클’과 협업해 주유소 공간을 자전거 대여·반납을 위한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업황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유사들은 ‘뭐라도 해야 할’ 분위기다. 상반기 정유사 4곳이 낸 적자는 총 5조원이 넘는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석유 수요가 언제쯤 살아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첫 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8달러로 지난달 내내 0.2~0.6을 오가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업계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통상 4~5달러는 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미치지 못한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상반기 대다수 정유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속 보이는’ 효성의 규제 피하기

    효성은 재계에서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 가는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총 32개나 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64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을 조사한 결과 효성이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계열사를 올해 32곳으로 늘려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를 막기 위해 총수 일가가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상장사를 사익 편취 규제 대상으로 보고 내부거래를 규제하는데, 일부 총수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지분을 규제 요건 밑으로 살짝 낮추는 편법을 쓴다. 공정위는 이처럼 총수 일가가 사실상 지배하지만 보유 지분이 30% 미만인 상장사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 가는 ‘사각지대’로 규정하고 관리하는데, 효성이 제일 많은 것이다. ●“작은 계열사·오너 가족 신사업 많은 탓” 정부의 이 같은 관리 속에서도 효성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계열사 수가 많아진 이유는 조현준 효성 회장 경영 승계 과정에서의 지주사 체제 전환과 관련이 있다. 2017년 조석래 명예회장이 당시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경영 승계 과정에서 효성은 지주사가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현재의 방식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주식은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주식은 4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현준 회장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4곳(효성중공업·효성티앤씨·효성화학·효성첨단소재)을 지주사인 ㈜효성으로 넘기면서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일부 내려가 사각지대에 속하게 됐다. 올해 초 ITX마케팅(인슈필드㈜에 지분 매각), ITX M&S(2018년 12월 청산)가 사라졌고, ㈜에브리쇼·그린파워제팔차(효성중공업 계열사), ㈜가비(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계열사)가 올해 새로 편입됐다. 효성 관계자는 “그룹 내 작은 계열사들이 많고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오너 경영인들이 참여한 게 많다. 대부분 정보기술(IT), 보안 등 신사업 관련 회사들이라 다른 곳에 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사익 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도 15곳 1위 그럼에도 효성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실제로 조 회장은 총수 일가 사익 편취 혐의로 공정위에 고발당했고,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효성은 사익 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계열사 수도 15곳으로 1위다. 효성이 올해 말까지 정리를 공언한 계열사는 지주사 전환 이후 행위제한 요건에 걸리는 금융회사인 효성캐피탈 정도다. 법이 바뀌면 규제를 받는 계열사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화자원’ 절두산·양화진과 연계… 마포 합정동 파격 변신

    역사·문화자원 때문에 도시 개발과 재생사업이 쉽지 않았던 서울 마포구 합정동 토정로 일대가 새롭게 변신한다. ‘2020 서울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각종 지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도시재생활성화는 쇠퇴한 도시지역을 경제적, 문화적으로 개선해 활력을 회복하고 경쟁력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마포구는 7일 서울시로부터 토정로의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의 마중물 사업비 100억원을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합정동(369번지) 토정로 일대는 한강과 절두산 성지, 양화진 역사공원, 서울화력발전소 등 가치 있는 역사·문화자원으로 인해 개발이 쉽지 않았다. 결국 종상향과 재개발·재건축을 원하는 일부 주민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거 개선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또 노후화된 주택가와 활력 잃은 상가들만 늘어가는 곳으로 변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2018년 시작된 골목길재생사업을 계기로 노후화된 골목길을 이용하기 편하고 안전한 골목길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구와 주민들이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게 됐고, 합정동 토정로 일대가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앞으로 이 지역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물론 한강, 절두산 성지, 양화진 등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한 문화 관광사업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토정로를 안전하고 깨끗한, 살기좋은 동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자동차 극장으로 변신하는 영국 왕실 별장

    자동차 극장으로 변신하는 영국 왕실 별장

    영국 왕실이 샌드링엄 별장을 극장으로 변신시킬 예정이다. 영국 노퍽주 샌드링엄 별장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휴가를 즐기거나 크고 작은 행사가 여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가든 투어와 사과 따기, 산책, 크리스마스 행사 등의 이벤트가 열린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왕실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다. 오는 25일 이 별장은 자동차 극장으로 변신해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영화를 위해 LED 스크린이 설치되며 상영이 예정된 영화로는 최신작보다 기존 인기작들을 위주로 구성됐다. 영화 ‘1917’, ‘위대한 쇼맨’, ‘모아나’, ‘스타 이즈 본’, ‘보헤미안 랩소디’ 등이다. 현재 상영스케줄은 25~27일까지 공지된 상태며 시간별 상영 영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극장은 여느 자동차 극장과 같이 차를 주차하고 차 안에서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마시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음향을 위해 블루투스, 케이블선 등을 통해 연결 가능한 오디오 전송기를 제공하며, 추가 요금을 낼 시 더 넓은 주차공간을 배정받을 수 있다. 티켓은 샌드링엄 별장 공식사이트를 통해 판매 중이다. 가격은 40달러(약 4만 7500원)이며 티켓 값의 일부는 기부될 예정이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러스트벨트 교외 거주하는 중하층 백인에트럼프, 2016 몰표 기대하며 거친 유세노조 소속으로 통상 민주당 지지했지만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하는 ‘잊혀진 계급’코로나19 트럼프 실정에 실망이 변수한국처럼 미국에서도 중산층은 정치의 격전장이다. 이들은 주택·세금·교육·방역 등 정책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은 여기에 ‘인종 변수’가 추가된다. 소위 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절반씩이어서 학력변수도 중요하다. 한국의 대졸자 비율은 70%지만 미국은 49.4%(2018년·OECD기준)다. 사회계층별로 크게 봐도 소득계층별로 상류·중산·저소득층, 인종별로 백인·유색인, 교육수준별로 대졸·비대졸자로 나뉘니 12개 집단이 존재한다. 복잡한 듯싶지만 대부분은 정치 성향이 분명하다. 일례로 유색인종과 대졸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백인이나 부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인 ‘화이트워킹클래스(WWC)’는 예외다. 정치에 소극적이며 조용히 자신의 삶에 몰두하는 이 계층은 통상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류되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들은 올해도 양당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WWC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려 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들이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이나 각종 설화 등 트럼프식 정치에 실망해 최소한 대선투표 당일(11월 3일) 집에 머물기를 바란다. 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중공업지대)인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 집중 거주한다. 통상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WWC, 1960년대 닉슨 당선·2004년 부시 재선에 기여 1960년대 존 F 케네디·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이들은 침묵했지만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 (The Hardhat Riot)에 ‘닉슨 대통령은 당시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공격적 유세도 WWC의 표심을 노린 것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또 분열만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지난 1일 폭동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며 흑인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이 앞에서 경찰 총격에 쓰러진 커노샤 방문을 강행했다. 이곳에서 그는 총격을 가한 백인 경찰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실수로 언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을 열고 있다. 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들먹이며,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WWC들이 별다른 경쟁없이 먹고살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보스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지배한다)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WWC, 2016년 이민자에 일자리 잃고 트럼프에 몰표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에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 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의존도 감소’로 100만개 일자리를 중국에서 탈환해오겠다는 것도 강조했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이 된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마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환경정책과 이민정책은 WWC의 제조업 일자리 지키기에 불리하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WWC, 트럼프 지지층인 부자보다 바이든 지지층인 전문가 집단 싫어해 민주당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꼽은 민주주의 위기, 인종차별 근절, 기후변화, 보편적 건강보험, 총기남용의 문제점 등은 WWC에게 매력적인 주제들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흡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WWC의 실망감이 커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힐은 지난 5일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직전 대선 때 놓쳤던 교외거주자와 노인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역전은 쉽지 않다. 마스크 쓰기를 거부했던 그는 경합주에 바이러스가 퍼지자 마스크 옹호자로 변신했고, 백신 조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변수는 이슈의 휘발성이다. 올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서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의 지지율은 바이든 48.2%, 트럼프 45.2%로 격차는 3%포인트였다. 전국 단위 지지율은 바이든 49.6%, 트럼프 42.6%로 7%포인트 격차가 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