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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새정치인(외언내언)

    『조맹이 귀하게 한 것은 조맹이 또 천하게 만들 수 있다』(조맹지소귀,조맹능천지).조맹은 진나라를 쥐고 흔드는 실력자였다.그 사람에 의해 출세를 한 사람은 그 사람에 의해 몰락될 수도 있는 것이 세상사.「맹자」(고자상)에 쓰여 있는 말이다. 정주영국민당대표가 정계에서 물러난다는 사실을 놓고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그에 의해 「귀하게」될양으로 의리고 체면이고 내동댕이치고 그의 날개죽지 아래로 모여들었던 이른바 「정치후조」들.「조맹」의 후퇴로 당 자체가 흔들거리자 무엇보다도 그 후조들의 처지가 처량해진다.그야말로 꿩 떨어진 매의 신세.전에 몸담았던 당으로 되돌아간다 하기도 어려운 일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물러가는 「조맹」이 그 후조들 걱정까지 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고. 『불정한 설화를/정사인양 오식한다』고 꼬집었던 함윤수시인의 시 「후조」.「정치후조」들로서는 나름대로의 「후조의 변」이 없을 수는 없겠다.하지만 그런 변명은 「국민정서」쪽에서 볼 때 함시인의 지적마따나 「불정한 설화」이며 「정사인양 오식하는」일일뿐이다.유권자들 눈에 좋게 비치는 것은 아니다.「조맹」에 의해 희망을 가졌던 그들인 만큼 「조맹」에 의해 하게 되는 낙담도 크다고 할 것이다.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고 원망을 한다 하여 보상될 일은 아니다.역시 경홀했던 자기자신의 처신에 대한 성찰부터 하는 것이 옳은 순서일 듯하다. 애당초 「돈의 힘」으로 이루어진 모임이 국민당이었다.또 그 돈의 힘으로 해서 잠깐사이에 불끈 일어서서 제3당으로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금배지 후조들에 대해 실망이 컸던 이유중 하나도 돈많은 당으로 돈때문에 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있었던 것.그러나 「돈의 힘」에는 한계가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수많은 「후조」들에게도 그것을 가르친다.「정은 정야」라 했다.우리 정계가 그 참뜻을 느껴야 할 때다.
  • 조각가 최종태씨(이세기의 인물탐구:15)

    ◎영혼 깃들인 조형세계 표출에 온힘/내면적 깊이서 「참예술」 찾는 미의 탐구자/「착한 사람」 형상화 일념… 순수 소녀상 집착/중3때 충남학생 미전서 수상계기로 예술의 길 걸어 오늘은 뭔가 될듯하다.뭔가 할 수 있을것 같다고 느낀다.그래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되는듯 싶다고 생각될 때 되지않으면 왠지 「암담」해진다.되고있는 「하루」를 얻기위해 그는 오늘도 지하실 작업장으로 내려간다.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집요하게 소녀상에 집착하고 있는 조각가 최종태씨.슬픔이나 미움이 묻어있지않은 얼굴속에서 그는 「좋은 사람」「착한 사람」을 끌어내고 싶다.그리고 그가 성취하고자하는 얼굴을 위해 끊임없이 그리고 끝없이 그리고자 한다.그는 실재하는 얼굴을 그리려할뿐 실재하는 얼굴의 외형을 원치는 않는다.이에 충실하면 할수록 그가 접근하려는 얼굴로부터 점점더 멀어지는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다. 부피가 느껴지지않는 식물성의 체구에 때묻지않은 시선,때묻지않은 표정,그러나 날카로운 예술가의 초상에는 고고함과 고통이 동시에 담겨져있다.만일 시인이 조각가보다 한수 위라면 그는 단순한 조각가아닌,「미의 탐구자같은 시인」이라 부르고 싶다. 그는 만사에 꾸밈도 변명도 없다.술수도 책략도 타협도 없다.오로지 「순수무결한 소녀」에 집착하는 해맑은 심성은 우리가 살고있는 오염된 현실에서 한줄기 다이아몬드 빛처럼 인간의 영혼을 정화시키려는 정령과도 같다. 프랑스의 파트리스 브로크 로랑 프상티는 그의 작품은 「극동의 지혜와 준엄함이 깃든 예술」,정병관은 「세계미술사적인 수준에서도 그는 독보적인 인물조각가로 불려 마땅하다」고 평한다. 아마도 동시대를 사는 생존작가중에서 최종태만큼이나 평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도 드물거라는 생각이다. 가장 높이 나르는 새가 가장 먼데를 보듯 그의 내면에 무한한 공간을 구성해놓고 작가의 마음속 먼데까지 높이 올라 늘 전체를 관망하려는 자세때문인지도 모른다.예술이 예술을 넘어선 경지,그는 조형의 단계를 지나 이미 초월을 꿈꾸는 위치인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하마터면 소설가가 될뻔도 했다.서예가 또는 작곡가가됐을지도 모른다.그만큼 그는 다양한 재능을 타고났다.그러나 중학교 3학년때 야외사생이 충남학생미전에서 2등상을 탄 것이 계기가 되어 선택의 여지없이 화가의 길을 정했던것 같다. ○보수적 집안서 자라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보수적인 집안에서 아버지는 아들이 법대에 가기만을 완강히 우겼다.별로 좌절이라든가 타격을 받는 타입이 아니지만 이때만은 「큰 충격」이었음을 그는 여러 글에서 밝히고 있다. 대전사범 졸업후 미대에 진학,그는 『내가 왜 서도의 길을 내던지고 그림의 길을 갔는가,그림의 길을 내던지고 조각의 길을 갔는가 하는것 등은 내가 선택했다기 보다 수동적으로 그때마다 그렇게 조건이 지어졌다는 편이 옳다』고 말한다. 중학교때는 화가 이동훈씨가,대학교 1학년때는 장욱진씨,조각으로 돈것은 김종엽씨의 영향때문이다. 그는 스승인 김종엽씨를 부모처럼 따르고 존경해왔다.그러나 졸업할무렵 스승이 추상형태를 추구하자 스승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음에도 형태에 관한한은 자신의 길을 곧게 지켰다. 당시 서구 현대미술사의 한편에는 모딜리아니가 있고 루오와 자코메티,자드킨이 있고 또 현실을 살아가는 아픔과 거기 실존주의 철학과 동양철학이 있었다. 60년대초반의 그는 아르프와같은 유동하는 추상포름을 딱 한번 만들었고 후반에는 미니멀쪽에 빠지기도 했으나 그는 『「예속이나 편승」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음을 판단,「예술가의 삶은 참삶을 찾는것이며 따라서 형태의 선택은 자신의 진실이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외진 길이라도 그의 길을 고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단 한번도 모델을 쓰지않은 작가로도 유명하다.조각은 물론 그림에서도 「모델」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그저 본대로 느낀대로 형태를 다루고 있다. 그는 최근 「소리를 듣는 사람」을 만들었다.손을 귀에다 대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까마득한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다.이는 70년대이후 두번째 시도다. ○모델 쓰지않는 작가 그무렵 사는것이 너무 힘든 절화의 상황에서 형태를 어떻게 다룰지몰라 고심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끊임없이 그를 감전시키는 어떤 힘,바로 그의 「어머니의 목소리」였다.어머니의 소리를,어떤 천상의 소리를,들릴듯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면에서 확인키위해 그는 이와 비슷한 작품을 만든적이 있다. 『재산이라곤 쌀밖에 없었던 우리집,할머니와 어머니가 아버지 몰래 쌀을 팔아서 물감·종이를 사주었다』아끼고 아껴도 1주일에 한곽씩 물감을 써야하는 그였기에 지금도 눈물없이는 「어머니」를 말할 수가 없다고 돌아본다.「소리를 들으려는 사람」은 어머니가 그에게 준 또하나의 구원의 선물이 된 셈이다. 그는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중에서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잊지못한다. 「인생의 문제는 무엇인가/싸우는 것이다.다음의 문제는 누엇인가/이기는 것이다.그 다음의 문제는 무엇인가/죽는 것이다」이 짤막한 서시는 「바로 레미제라블을 그대로 요약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인생과 예술의 전쟁에서 싸워 이긴 자코메티를 부러워하고 있다.특히 싸르트르가 자코메티에게 한말,「그는 매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는 늘 승리하고 있다」는 예술가에 대한 최대의 찬사가 아니겠느냐고. 이제 나이 60이 넘어 「죽음」을 한번쯤 떠올려볼 시점에 서서 그는 「무궁한 세월의 흐름속에서 유한한 인간존재와도 같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에도 문득 애틋함」을 느끼게 되었고 그가 사는 하루 하루가 매일같이 새로운 날이기를 기원하기도 한다.그리고 세상에서 처음보는 풀,처음보는 나무,아침에 눈을 뜨고 바라보는 신천지의 경이로운 광휘를 최초로 그리고 싶은 것이다. 「삶과 죽음사이에 그 이름할 수 없는 빈공간에서 파르르 떨고있는 풀잎처럼 나의 그림은 그렇게 존재한다」는 그는 이제 관조의 강가에 서서 그가 건너온 피안의 언덕을 중용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의 작품은 그것이 서있는 인물이건 얼굴상이건 한결같이 거룩하게 우뚝 솟아 정면을 향하고 있는것이 특징이다.늘 똑바로 서서 무엇인가를 계시하는 얼굴은 범속을 떠났으나 대지의 슬픔이 깃들어 있다.어느때는 절망과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도끼같은 얼굴을 내밀고 자유의 저편을 내다본다. 물론 최소한의 필요만 남기고 곁가지는 가차없이 생략되어 어느경우든 입체감의 거부를 강렬하게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직선의 작가이면서 자칫 단조로움에 빠질 위험에서 벗어나 얼굴상 조각은 매끄러운 곡면이 연출되고 측면의 선도 보일듯말듯한 곡선의 변화를 부여하고 있다. ○부인 헌신에 늘 감사 그는 대전에서의 교사시절 같은 학교 영어교사이던 부인 김절자씨와의 사이에 지영(이대대학원) 범락(서울대4)남매. 그는 조각일을 할뿐.부인은 예술가 남편에게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는다.작품을 파는 일도 싫어하고 작품흥정을 소름끼치게 거부하는 남편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온 부인에게 그는 어느 글에선가 「아내여 미안하다」고 쓰고있다. 술은 주사가 있을만큼 폭음.특히 시인 박용래를 좋아한다.그러나 이젠 나이먹고 실수할 것이 두려워 시인 소월처럼 「마누라를 건너편에 앉혀놓고」집에서 술마신다.끝없는 줄담배.대신 어디서든지 「글써달라」는 부탁만은 거절하지 않는다. 그는 이대뒤 노고산동 하꼬방,신촌역 전세집에 살다가 80년에 연남동에 정착하여 지난해 처음 작업실이 있는 집을 지었다.뭔지 부자가 된듯하지만 마당에다 천막을 치고 흙을 바르고돌을 쪼던 때가 진짜 작품을 하던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그러나 이런 일에는 이미 초연하여 여전히 「착한 사람」「훌륭한 사람」만드는 일념에 사로잡혀 있다. 그의 「착한 사람」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나 그의 작품들은 어딘가 그의 모습을 비슷비슷 닮아있는 것처럼 보인다.웅변보다는 침묵,발언보다는 경청하는,행동보다는 사변하는 모습등이 그렇다. 그리고 정연하게 늘어선 수많은 그의 소녀들을 바라보는 순간,그들이 하나같이 살아움직이는듯한,루크 브젱이 그에게 했던대로 「청동·목재·화강암으로 된 모습들에서 문득 심장뛰는 소리가 들림」을 실감할 수 있다. 그는 결국 그가 집요하게 추구한대로 어쩌면 정신세계를 가진 인체를 지금 이시간에 성취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인지도 모른다. □연보 ▲1932연12월 충남 대덕군 회덕면 출생 최명교씨와 임용자씨의 4남1여중 장남 ▲1952연 대전사범졸업(화가 이동훈씨에게 그림지도) ▲58연 서울대 미대 졸업(공주고­천안여고­숙명여중­천안고­대전 대성고에서 교사)▲59연 국전 입선 ▲60연 조각 「서있는 여인」으로 문교부 장관상에 이어 「어머니와 아들」「앉아있는 여인」으로 연3회 특선,국전 추천작가 ▲64연 대전 문화원서 제1회 조각 개인전 ▲65연 시인 임강빈 시화전 ▲66연 공주사대 교수 ▲67연 이대 미대 교수,서울대 미대 동문 이남규·이민회·이지휘·조영동과 5인작가전(서울신문회관) ▲68연 현대 공간회 창립(이후 15년간 해마다 클럽전) ▲70연∼현재 서울대 미대교수 ▲71연 유럽지역여행(이탈리아 조각가 파치니와 교류) ▲75연 조각개인전(미국 문화원) ▲76연 파스텔화·소묘·조각·목판·릴리프전시회(문헌화랑) ▲77연 조각과 목판화전(신세계 화랑) ▲81연 조각개인전(신세계 미술관)구미지역여행 ▲84연 파스텔 그림전(가람화랑) ▲85연 FIAC(국제견본시 현대 미술)85 조각·파스텔화·목판화 출품,조각개인전(가나화랑),FIAC86에 조각·파스텔화·목판화 출품 ▲87연 가나화랑주관 파리 샹프륄리 아틀리에서 오리지널 판화제작 서울대 연구교수 ▲88연 일본 광륭사 반가사유상·법륭사 백제관음상 감상 조각개인전(호암갤러리) ▲90연 조각·파스텔화 개인전(가나화랑) ▲91연 FIAC91 출품(부부가 유럽여행) ▲92연 파스텔화·테라코타·조각·연필화·먹그림 개인전(가나화랑),그외 「순교자를 위한 기념상」(서울양화진성당)「김대건신부상」(한강성당)「성모상」「콜롬바와 아그네스 자매상」「예수성심상」「십자가의길」(명동성당)장욱진 탑비(충남 연기)제작 충남문화상·국전추천작가상,서울시문화상 수필집 「예술가와 역사의식」「현장을 찾아서」「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다」열화당간 「최종태 화집」,가남아트간 「최종태」
  • 젊은 연극인들의 패기넘친 실험무대

    ◎극단 신화의 이색워크숍 「자유무대」를 가다/5개 소품 공연… 관객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 『연극들을 통해 무엇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했는지 묻고 싶어요』『질문하신 분은 연극에서 무엇을 얻거나 보고 싶습니까』.『첫 작품인 「가을소나타」에서 배우가 극중 인물과 자신의 개인감정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보다 절제된 감정표현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저희의 의도는 감정을 억제하기 보다는 진솔하게 표현하는 데에있습니다.미숙한 점이 많아 지나치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31일 하오4시30분 대학로 「열음소극장」.젊은 연극인들의 극단인 「작은신화」가 29일부터 31일까지 3일동안 마련한 이색 워크숍「자유무대」가 공연되고 있는 현장.20평정도밖에 안되보이는 지하 비좁은 공간에 20∼30대 남녀 70여명이 방금 끝난 공연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객석 여기저기에 중년관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어 이채롭다. 조명이 환하게 켜진 무대에는 「가을소나타」(잉그마르 베르히만원작)와 「즉흥극」(공동창작)에 출연했던 사람들이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경험이 적은 젊은 연극인들이 무대에서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무대에 대한 정형성을 깨고자 노력했습니다.나름대로 새로운 무대표현법을 모색코자 머리를 맞대고 고민도 했구요.머리속으로 상상한 것을 무대화시키는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연극을 보신 소감이나 궁금하다거나 미흡했다고 느낀 점들을 거리낌없이 말씀해주십시오』 「관객과의 대화」의 진행을 맡은 사회자의 소갯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객석 여기저기에서 궁금한 손들이 올라갔다. 『이번 워크숍은 정기공연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실험적인 무대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그런데 오늘 공연된 「가을소나타」의 경우 기존의 공연들과 별 차이가 없는데 이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젊은 여성관객이 「실험성」이라는 워크숍의 목적에 대해 질문하고 나섰다.『마땅한 작품을 못찾은데 근본 원인이 있겠지만 참석자들 모두가 리얼리즘 연극을 제대로 한 뒤에야 실험극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밑거름이 될 수있는 작품을 찾게됐고 배우들의 연기에 중점을 뒀다』는 배우의 설명이 뒤따랐다. 두번째 작품인 「즉흥극」은 기존의 극형식을 깨뜨리고 무엇이든지 연극화하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했던 작품인만큼 극형식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즉흥극이라고는 하지만 연습과정에서 배우들끼리 연기와 관련해 사전약속이 있었을텐데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즉흥극이 아니지 않는가』라거나『극중극에서의 등장인물과 배우자신과의 경계가 가능한가』등등이었다. 『미숙하다는 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그러나 저희들은 이번 작업을 통해 무대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었습니다.무대위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기도 했습니다』 한 여배우의 답에 무대위에 있던 다른 참석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동안 계속된 「관객과의 대화」는 연극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보여주었다.연극에 대한 관객의 요구,어떤 것을 보고 싶어하는가라는 관객들의 요구사항을 연극인들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값진 자리였다. 뜨거운 박수속에 끝마친 「자유무대」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 극히 「연극성이 적은 연극」과 베케트의 부조리극을 연상시키는 작품등 다양성과 실험성이 표출됐다.그러나 3명이내의 1시간짜리 공연이라는 당초의 제약조건이 지켜지지 않았고 무대위에 펼쳐지는 젊은 연극인들의 상상력의 범위가 기대만큼 넓지않았던데 아쉬움이 남는다.그러나 첫시도에서 그 의미를 찾고자한 관객들은 뿌듯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 “칼날 통상압력” 클린턴의 신호탄/미의 철강제품 덤핑예비판정 안팎

    ◎국내업계 파장/덤핑마진율 5%이상땐 수출중단 위기/“새달 다자간협상의 우위 선점의도” 분석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미 상무부의 고률덤핑예비판정으로 대미 철강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됐다. 비록 예비판정이긴 하나 미국에 수출하려면 품목에 따라 당장 최고 30%의 담보금(채권)을 미세관에 예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때문이다.철강업계는 덤핑마진율이 5%이상이면 수출을 사실상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해왔었다. 더욱이 철강제품은 미 상무부가 지난해 11월 수출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2.93∼5.51%의 상계관세를 이미 부과한 품목이어서 충격의 강도가 더하다. 오는 6월중순쯤 있을 미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이후에 이어질 미 국제무역위원회의 산업피해여부 최종판정에서 덤핑마진율이 예비판정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판정에 정치적 고려가 없다는 미국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정은 클린턴 정부의 첫 통상작품으로 보호주의 색채가 짙게 뭍어 있다.따라서 덤핑마진율의 하향조정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인다. 덤핑예비판정을 받은 철강제품의 대미수출은 지난해 1∼11월까지 모두 3억9천5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7.5%의 증가세를 보였다.열연강판이 2억3천4백만달러,아연도강판이 9천92만달러,냉연강판이 6천47만달러,중후판이 8백63만달러씩이다. 이번 판정으로 대미 열연강판수출의 1백%를 차지하고 있는 포철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다.포철이 수출하는 열연강판은 포철과 USS사가 합작한 미 UPI사가 전량 수입해 쓰고 있다.또 동국제강과 거양상사 경안실업 포항코일센터 포항도금강판 포항강재등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판정은 미 철강업체들이 산업피해를 이유로 지난해 6월 한국등 21개국의 철강수출품에 대해 반덤핑 48건,상계관세 36건등 모두 84건을 무더기로 제소한 데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그러나 정부와 국내 철강업계는 미 상무부가 자국산업보호를 판정의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다자간 철강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상공부는 이번 판정으로 줄게 되는 철강수출물량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돌리고 다음달 중순에 있을 미 상무부의 국내업체 실사때 자료제출과 입장설명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상공부의 한 관계자는 『미 상무부가 자국업체들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반도체와 철강분야에서 고율의 덤핑예비판정을 내리고 있다』며 『우리측 입장이 반영되도록 통상외교노력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일본·EC등과 공동대응,다음달 9일에 있을 GATT(관세및 무역협정)이사회에 미국의 반덤핑남용을 공동으로 문제제기하는 한편,다자간 철강협상에서 이번 판정의 부당성을 지적,정치적 타결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미국업체들은 지난 82년과 83년에도 대규모 반덤핑및 상계관세 제소를 했다가 수출국과 철강수출 자율규제협정(VRA·92년 3월만료)을 체결함으로써 정치적인 타결을 본 바 있다. 그러나 철강외에도 현재 한미간에는 반도체 협상문제와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지적재산권 보호및 쌀시장 개방요구,미 국세청의 한국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등 어려운 통상현안들이 산적해 있다.여기에 미국의 경기침체와 UR협상의 지연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새로 출범한 클린턴정부가 강도높은 쌍무협상을 요구해올 것으로 보여 정부차원의 적극적 대처가 절실한 상황이다. ◎미 조치의 배경/무역보복 강도높여 자국기업 보호 속셈/미 일각 “통상정책 보호주의로 선회” 비난 미국상무부가 27일 한국을 포함한 19개 철강수출국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키로 예비판정을 내린것은 클린턴신행정부의 무역정책 노선을 예고한것으로 볼수있다. 로널드 브라운 신임상무장관은 이날 덤핑판정에 따른 성명을 통해 『불공정한 무역으로부터 구조를 받기위해 법에 호소하는 미국내 기업들의 권리를 전폭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이는 클린턴행정부가 앞으로 「불공정무역관행」으로부터 미국업계를 보호하기위해 통상관계법을 강력히 집행하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클린턴행정부의 무역정책방향은 이미 경제각료들의 상원인준청문회과정에서부터 예견됐었다.브라운상무장관과 미키 캔터무역대표부대표는 『외국의 불공정무역관행에 대해 미국도 상응하는 대응책을 세울것』이라면서 『통상법 301조를 비롯한 미국의 통상관련법규는 외국을 다루는데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특히 캔터대표는 ▲통상대상국에 대해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개방을 공세적으로 촉구하고 ▲우방과의 유대관계도 경제접근법을 구사,안보·국방문제도 무역과 연계시켜 나가며 ▲슈퍼301조를 부활시켜 불공정무역국가에 대한 강경한 대응조치를 취해나갈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행정부의 경제정책기조에 많은 영향을 줄 백악관경제자문회의 로라 타이슨 의장도 인준청문회에서 『완벽한 경제체제하에서는 정부는 자유시장 결정에 완전히 손을 떼야하지만 그같은 세계는 존재하지않기때문에 미국도 성공적인 경쟁국가들이 하고있는것과 같은 조치로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행정부가 이처럼 대외무역에 강경한 정책을 구사하는것은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함께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위한 것이라 할수있다.미국의 국내경제는 최근 수년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유수한 대기업들이 적자의 누적을 감당하지 못해 잇따라 감량경영을 추진,대량실직사태를 빚고있는 실정이다.최근엔 세계정상급 기업들인 미국의 보잉사와 IBM·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사등이 사상 최대의 적자나 수입격감으로 대대적인 기구축소,감원선풍을 일으켰고 경영쇄신,점포폐쇄의 진통을 겪고있다. 클린턴행정부가 국내 산업보호를 경제안보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최근엔 미국의 3대 자동차메이커들도 모든 수입외국차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도록 정부에 요청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제너널 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등 미국 자동차메이커협회측은 외국산차들이 국내 판매가격보다 훨씬 싼값으로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불공정무역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미국의 외국산수입차량물량은 연간 4백50억달러에 이르고있어 그 귀추가 매우 주목된다. 미국정부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미국수출반도체제품에 대해 최고 87%의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었고 연방국세청은 한국기업들의 미국내 현지법인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일부기업에 대해서는 영업실적을 이례적으로 해마다 정밀추적하고있다. 이러한 무역제재나 세무조사는 한국에 대해서만 하는것은 물론 아니고 부시행정부때부터 계속되어온것이긴 하지만 클린턴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강도가 훨씬 높아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미국의 통상정책이 보호주의로 선회하는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미국내 일각에서도 제기되고있다. 우려의 시각은 국내산업의 보호를 위해 보복관세,정부보조금 지원,특정국가에 대한 수입제한조치등이 빈발해지면 통상상대국의 부정적 반응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국제경제질서를 보호주의로 몰고간다는 것이다.이들은 특히 미국기업들이 그들의 경쟁력 저하가 다른데 원인이 있는데도 중간과정을 무시하고 바로 백악관에 「경쟁력 제고」의 이름을 빌려 특혜조치를 요구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10년만에 작품활동 재개 소설가 송기원씨(인터뷰)

    ◎“더이상 게으름에 빠져있을 수 없어 시작”/창비 봄호에 자전적 단편 「아름다운 얼굴」 발표 작가 송기원씨(46)가 10년만에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지난 84년 단편소설 「처자식」이후 거의 절필상태에서 지내던 그가 자전적 요소가 많은 단편소설 「아름다운 얼굴」을 시작으로 소설가로 되돌아온 것이다. 『주위에서는 왜 소설을 안 쓰는지 모두들 궁금해합디다.그야 두말할 것도 없이 게으른 탓이었지요.그러나 이보다는 글을 못쓰는데 대해 더 이상 스스로 변명할 거리가 없더군요.인생의 오십고개를 눈앞에 둔 지난 설날 직전 출판사등 그동안 관여해왔던 일들을 훌훌 털어버렸습니다.집안에 들어앉아 글쓰기만할 작정을 대고 있습니다』 그가 소설가로 돌아와 실로 오랜만에 내놓은 단편소설 「아름다운 얼굴」은 계간지「창작과 비평」 93년도 봄호에 게재된다.어린시절부터 90년 출판사를 그만두기까지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끼친 「의식의 상처」가 만들어진 과정을 담았다.때로는 고백체로,때로는 수필을 써나가듯이,또 어떤때는 전통적인 소설기법으로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자기 일에 치여 놓치거나 잊고 지냈던 「아름다운 사람」이야기를 써나갈 생각입니다.다른 사람들 얘기를 쓰려했습니다만 먼저 내 얘기부터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번 작품은 앞으로 쓸 소설들의 「프롤로그」내지는 「총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이번 작품 서두를 보면 소설가로 돌아온 작가의 독백이 아련히 들려온다.『좀 엉뚱하지만 10년간의 공백을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로 잇게된 것도,가까스로 다시 소설을 쓸 작정을 하게된 것도 바로 이 아름다움 때문이다.아름다움과 자기혐오는 동격이다.사람들이 더 이상 자기혐오를 견뎌내지 못하고 끝모를 나락으로 자신을 던져버릴때,자신을 온전히 포기해버릴때,거기에서 발견되는 것은 자기애,바로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소리가…. 그는 올해안으로 사춘기시절 고향의 장터에서 어울렸던 부랑아들을 소재로 「교양소설」같은 장편소설을 완성할 계획이다.이밖에도 의식의변화가 심했던 문학청년시절을 또 한권의 장편으로 엮어낼 생각도 가지고 있다.한마디로 올해는 자신을 정리하는 글들을 쓴다는 것이다. 『앞으로 3년동안 철저히 글에만 매달릴겁니다.매체에 구애되지 않고 글을 발표할거구요.양식이나 주제 모두 어느 한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겁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끝나면 몇년째 구상해온 장편소설 「사람」도 이젠 머리속에서 끌어낼 요량도 대고 있다.그리고나선 역사소설도 쓰겠다는 작품청사진을 제시한 그는 특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황진이의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내고 싶다는 의욕을 펼쳐보였다. 『나는 너무 깊이 숲에 든 나머지 민중운동이라는 큰 산은 보지 못한것 같습니다.그래서 당파성이나 분파주의 혹은 조직논리에 따른 비인간화 따위의 악목들만 본 셈인지도 모릅니다』그동안의 자신을 회고한 그는 민중문학권작가들이 운동권내부의 갈등에 눈돌리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왜냐하면 시야를 넓혀 잃어버린 독자들을 되찾자면 이 길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74년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에 시와 소설로 동시에 등단한 그는 그동안 시집 「그대 언 살이 터져 시가 빛날때」(83)「마음속 붉은 꽃잎」(90)과 소설창작집「월행」(79)「다시 월문리에서」(84)를 발표한 바 있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10

    ◎단추와 옷고름/괴춤의 여유로 세계를 감싼다/재고 또 재는 합리뒤에 오는것/한국적 가변성·포용성이 새 문명 활로/산업사회의 양복은 긴장의 병리를 유발/한복의 융통성은 「푸는 사회」의 건강처방/「법적죄임」속의 메마른 인간관계/서구의 마약·에이즈·홈레스 유발/바지·저고리 품 닮은 신축적 사고/미래사회 기본정신으로 삼아야 □황규호문화부장=한복은 몸을 싸는 옷이요,양복은 몸을 넣는 옷이라는 지난번의 말씀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었습니다.오늘은 보자기 문화에 뒤이어 양복과 한복의 비교문화론을 듣고 싶습니다.그리고 그 비교를 통해서 한국문화의 전망과 그 가능성도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양복을 보면 근대 산업문명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산업화가 합리적인 수치에서 생겨났듯이 양복도 재단사가 인간의 몸을 정확하게 재는 데서부터 태어나게 되지요.인체는 아주 복잡하지 않습니까.그것을 일일이 자눈으로 재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몸에 꽉 맞추는 기술­기계로 찍어내는 공산품하고 매우 유사하지 않습니까. ○여우사냥복서 유래 □우리가 오늘날 입고 있는 양복과 근대 산업문명이 시작된 것과 어떻습니까.그 연대가 비슷한지요. ■연대만이 아니지요.산업혁명을 낳은 영국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입고 있는 그 양복의 고향이지요.즉 남자들의 양복 원형은 영국 지방귀족들이 여우 사냥을 할때 입던 옷이라고 해요.활동적이고 간편하고 기능적인 그 모드가 산업사회의 특성에 맞아 떨어지게 된 것이지요.산업혁명이 보편적인 세계시스템을 구축한 것처럼 양복 역시 이제는 거의 세계인의 의상으로 표준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요. □양복의 생명은 그 재단이고 그 재단기술은 인체를 정확하게 재는 데서 시작된다고 하셨는데 산업사회의 합리주의는 바로 이 재는 문화가 아니겠습니까.그런데 한복은…. ■맞아요.한복은 정확하게 치수를 재지 않아도 되는 의상이지요.만약 옛날 조선조시대의 우리 할아버지네들이 허리를 재고 또 재고 그러고도 모자라 가봉까지 하면서 허리통을 1∼2㎜ 따져가며 핀을 꽂는 양복점 재단사들을 보면 분명 미련한놈들이라고 한숨을 지었을 것입니다.그리고 이렇게 말하셨겠지요.『야 이놈들아 어디를 재는거냐.사람 배라는 것은 숨을 들여 쉴때 다르고 밥을 먹을 때 다른 것인데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을 그렇게 재서 어쩌자는 거냐』.(웃음)그리고 한복의 괴춤의 자랑할 것입니다.한복의 바지는 배를 재지 않고도 입을수 있도록 아예 허리통보다 5㎝가량 넉넉하게 말라 놓은 것이지요.배가 나올때는 풀어 입고 들어갈때는 조여 입으면 그만입니다.이 융통성이 바로 전번에 말한 한국인의 융통성이요 가변성입니다. □서양옷처럼 일일이 치수를 따지지 않아도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 된 것이 한복의 특성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사실 한복은 앞뒤도 없지 않습니까.(웃음)웬만하면 몸집이 달라도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포용성을 지녔지요.이 너그러움이 몸을 싸고 인생을 싸고 세계를 쌉니다.까다롭게 따지는 옷이 아니라 그윽히 품어주는 옷이지요.임어당은 언젠가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를 그같은 시각에서 비교한 적이 있었지요.서양사람(일본사람도 여기에 속합니다마는)들은 굴을 뚫을 때에미리 정확하게 계산해 놓고 양쪽에서 파들어 온다는 것이지요.그래서 한치의 에누리도 없이 도중에서 쌍방의 굴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로 삼고 있는 문명이라는 겁니다.그러나 중국사람들은 양쪽에서 적당히 파들어 온다는 거지요.그러다가 굴이 서로 만나면 재수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굴이 두개 생기니 더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웃음) 이런 문명을 가지고는 물론 달나라에 갈 수는 없지요.그러나 정신병원에는 가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산업문명은 양복처럼 치수가 맞을때에는 좋으나 조금만 틀려도 거북하기 짝이 없지요.신사복을 입을 때마다 품이 째기도 하고 허리가 조여 후크를 풀어야 만 되는 경우도 많지요.산업사회라는 것도 꼭 그렇게 인간을 숨쉴수 없게 조일 때가 많아요. ■바지만이 아닙니다.양복과 한복의 차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단추와 옷고름입니다.나는 어째서 세상옷들이,중국옷도 마찬가지입니다.모두 단추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유독 한복만은 여자옷이나 남자옷이나 옷고름을 사용하였는가궁금하게 여겼지요.결국 이것도 치수를 초월한 융통성과 포용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금세 그 수수께끼가 풀립니다.단추는 그 구멍과 정확하게 대응되어야 합니다.단추와 구멍은 한치의 에누리도 용서되지 않지요.위치가 고정되어 있어서 그 간격을 조일수도 풀수도 없습니다.그러나 옷고름은 그렇지 않아요.품이 크면 바짝 조여 맬수 있고 반대로 품이 째면 느슨하게 풀어 맬 수가 있습니다.바지통처럼 여분이 있지요. □옷고름의 길이도 여분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흥부네 집 가난 묘사에도 있듯이 옛날 사람들은 기워 입을 헝겊조차 없어서 고생을 하였지요.그런시절이었는데도 어째서 옷고름을 그렇게 길게 만들었는지 미스터리중의 하나입니다.서양 리본을 보십시오.매고 난 끈은 짤막하게 자르지 않습니까.그런데 한복의 옷고름은 바람에 나부낄 정도이지요.옷감이 귀하면서도 왜 리본처럼 짤막하게 끊지 않았는가.그것이 한국인의 마음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시골에서 아무리 배가 고파도 감을 다 따지 않고 하나 둘 남겨 두지요.까치도 먹으라고말입니다. □시골에서는 그것을 까치밥이라고 부르지요. ■옷고름이나 까치밥이나 그것은 다 궁색한 가운데도 여분을 만들어 내는 한국특유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 여분의 사상속에서 정도 생기고 포용력이나 융통성 그리고 멋이 생겨난 것이지요.좀더 복잡한 말로 하면 「무용의 용」이라는 겁니다.이것이 바로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기능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정보적 가치와 결합될 수가 있습니다. ○도둑이 소송 내서야 □산업문명이 양복처럼 디자인된 것이라면 오늘날 이 옷이 인간의 품에 맞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처음에는 잘 맞았지요.그런데 1970년대 오일 쇼크나 월남전이 끝나는 무렵만 되어도 점차 허리가 거북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옷이 되고 맙니다.몸이 달라진 것이지요.한치 두치 따져야 살아갈 수 있는 산업문명은 결국 미국사회처럼 70만이 넘는 변호사를 배출하게 된 것입니다.일인당 비율로 일본보다 17배가 넘는 수이지요.치수를 따지지 않고서도 입을 수 있는 바지처럼 법없어도 사는 것이 한국인이 그리는 이상사회였습니다.정철도 가사를 통해서 『강원도 백성들아 송사를 하지말라』고 소리 높이 외쳤지요.옷에 치수를 따지지 않는 것처럼 한국사람들은 소송은 물론 웬만한 경우에는 따지는 것을 금기시합니다.그래서 누가 따질 때 『지금 나한테 따지자는 거야』라고 하면 상대방은 대체로 좀 수그러들면서 『내가 꼭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라고 변명을 합니다.(웃음) 따지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한국문화풍토때문이지요. 그러나 미국사회는 따지기를 좋아하는 로고스중심주의이며 법 만능사회입니다.법없이는 못사는 사회를 이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지요.미국의 희극영화에는 거지끼리 싸우다가 마지막에는 나의 고문 변호사를 통해 고소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전문 변호사를 두지 않고서는 거지짓도 못하는 것이 미국사회라는 풍자지요.현실적으로도 미국에서는 정말 믿기지 않는 소송사건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도둑이 도둑질하려고 학교 실험실에 들어가려 했다가 지붕에 난 창유리를 잘못 밟아 떨어져 척추를 다칩니다.반신불수가 된 이 도둑은 그 학교를걸어 소송을 제기합니다.지붕으로 낸 창문을 지붕색과 똑같이 칠해 놓았기 때문에 창인줄 모르고 밟게 되었다는 겁니다.그러니 그런 착각을 일으키게한 건물주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었지요.(웃음) 그런데 더욱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이 도둑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어 결국 합의로 위자료를 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웃음)그 뿐만이 아닙니다.심지어 교사가 성적을 나쁘게 주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소송을 제기한 학생도 있습니다.(웃음) □복용자로부터 소송이 걸려 올까봐 제약회사가 약품을 개발해 놓고도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들었는데요…. ■의료분쟁이 아주 심하지요.걸핏하면 환자로부터 소송이 걸려오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의사가 되려면 인술보다 법에 밝은 법술에 능해야 되지요.그러나 소송왕국이 된 미국의 진정한 불행은 법의 고삐에 의해서만 조종되는 메마른 인간 관계속에 있다고 하겠지요.그러한 사회에서는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정신질환에 걸리게 됩니다.「사이코」가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되어 버립니다.한편 사이코에 걸리지 않으려면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약물에 의한 것입니다.이렇게 해서 미국은 대통령이 선전포고를 하게되는 마약왕국이 되어버립니다.사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미국에는 현재 홈레스(우리말로 하면 집없는 거지)가 전 인구의 1%로 2백50만이고 코카인같은 마약중독자가 또 1%라고 합니다.여기에 또 그만한 에이즈가 있습니다.이것은 미국의 사회를 좀먹는 삼각형으로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지요.홈레스의 대부분은 약물중독의 결과에서 비롯되고 에이즈 환자의 대부분은 약물중독과 상관성이 있습니다.클린턴은 미국경제의 재생을 걸고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지만 그 최대의 난관은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재정적자입니다.그런데 바로 홈레스 에이즈 마약의 세가지 사회현상이 재정적자의 삭감을 불가능하게 하는 난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지요. □서구 산업사회의 궁극에는 그 세가지 나락의 문이 열려 있다는 말씀이시군요.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문화의 전철을 밟게 되면 우리의 모습으로 될 수도 있다는 경고구요. ■그렇지요.우리는 그동안 경제 발전의 목표나 정치적 이상을 모두 미국을 모델로하여 한길로 달려 왔지요.그런데 아무래도 우리가 따라간 그 길이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겁니다.미국의 반수 이상은 신문을 읽지 않아 정치에도 세계문명의 전환에도 무관심하고 책을 한권도 구입하지 않은 가정이 6할이나 된다고 하니(92년 통계)미국내에서 새로운 미래의 길을 찾기란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우리자신의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요.양복을 벗어던지고 한복을 입으라는 복고주의가 아니라 급변하는 세계에 맞는 새로운 의상을 디자인하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21세기의 성패 달려 □그 문명의 디자인을 하는데 한복의 옷고름 바지의 포용력을 기본정신으로 해야 된다는 말씀이지요. ■구체적으로 「긴장사회」를 「푸는사회」로 만들어갈때 개인이고 사회고 건강해진다는 겁니다.그렇지 않으면 마약 에이즈 홈레스가 바로 우리의 현실 인류문명의 병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비정상적인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이 세가지 좀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는 막아야 합니다.여기에 21세기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아직은 에이즈도 마약도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홈레스의 사회문제도 세계에서 우리나라 처럼 작은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이 말은 이 3대 좀의 온상이 되는 긴장문화가 덜하기 때문입니다.풀었다 조였다 할 수있는 바지와 저고리품처럼 신축성과 포용성이 우리 의식속에 잠재되어 있는 까닭이라고 봅니다.일본만 해도 경제적 번영을하고 있습니다마는 정신질환이라는 면에서는 우리보다 심각하지요.어느날 갑자기 가출을 해버리는 중년 샐러리 맨,10대의 사망률 가운데 반수를 차지하는 자살자,변태성 잔악 살인자….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건들이 많이 생겨납니다. □겉으로만 보던 미국사회 산업사회가 도달하는 궁극의 풍경을 이렇게 근접촬영을해보니 정말 불안과 공포가 생기는 군요.말끝마다 『미국에서는…』이라고 선진국모방에만 급급했던 것이 엊그제인데….느낌이 새로워지는군요.자 그러면 우리도 옷고름 자락을 남겨두고 다음에 다시 말씀듣기로 하지요.
  • 대마초 연예인 근절책은 없는가(사설)

    또 대마초 연예인이 구속됐다.덕분에 지난 연말 가요계의 「떠오르는 별」로 자리를 굳힌 젊은 가수가 함정에 빠져서 신년벽두부터 곤두박질을 하고 말았다.이 마의 풀이 잊혀질만하면 나타나 성장중인 연예인들을 수렁에 빠뜨리곤 하는 일이 안타깝다. 번번이 거듭되는 이 덫에 연예인들이 계속해서 희생되는 일이 어처구니없고 안됐다.이번에 구속된 가수는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젊은이다.이번의 대마초도 미국인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미국과 한국은 대마초에 대한 인식에 약간 차이가 있다.그때문에 경계심이 다소 해이했었는지도 모르겠다.그러나 그런 것으로 변명이 될 수는 없다.또 연예인 처럼 무서운 경쟁과 인기관리에 힘을 들여야하는 직업인은 까딱 잘못하면 슬럼프에 빠질 염려까지 있어 초조한 나날을 보낸다.그러므로 말초신경을 취한 상태로 유지해야만 한다는 이론도 있다. 연예인이 그런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대마초같은 향정신성 물질의 중독성 효능에 끊임없이 유혹을 받는다고 해서 사회가 그것에 관대해질 수는 없다.대마초가 한걸음 나아가면 마약이 되고 그것으로 멸망의 길을 가게된다.개인만 망하는데 그치지않고 온갖 범죄의 근원이 되어 사회를 부패시키는 원인이 된다.그러니 그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그러므로 우리가 합의한 이 규범에 연예인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 더구나 한번 별로 떠오르기 시작한 연예인에게는 수천수만의 청소년들이 환호하고 열광하며 따르게 마련이다.그런 인기인의 몸가짐은 일거수일투족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 어린 사람들이 흉내낸다.대마초연예인이 생기면 같은 짓을 흉내내려는 청소년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비록 구속되기는 했지만 절정의 인기를 누린 그들의 행동을 한번쯤 흉내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이 적잖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대마초 연예인에 대한 단속은 엄격해야 한다.한때 구속되었다가도 다시 브라운관에 나타나 화려하게 인기인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다.그래가지고는 연예인들이 대마초를 겁내지도 않고 청소년들조차 그것을 경계하지 않고 모방하고 싶게 할 뿐이다. 춤동작에서 매무시까지의 저급한 풍조와 대마초 습관까지 예사로 수입해들이는 교포출신 연예인이 있다는 일도 우리를 불쾌하게 한다.방송매체들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이 대목이다.자라나는 세대를 병들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서도 엄격하고 사려깊은 대처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소설가 최인훈씨(이세기의 인물탐구:10)

    ◎「자신의 언어」에 충실한 “지적성직자”/현실묘사보다 관념성 짙은 작품활동 주력/화제작 「광역」발표로 “전후최고작가” 명성도/다방면에 해박한 지식·분석정신… 주관 강한 성품 『흰 바다새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마스트에도 그 언저리 바다에도.아마,마카오에서 다른데로 가버린 모양이다』 소설 「광장」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추악한 밤의 광장인 남쪽이나 밀실은 없고 광장만 허용되는 북의 기계적 체제등 모든 것에 염증과 환멸을 느낀 주인공이 어딘가 먼곳,아득한 이상의 나라인 제3국으로 가는 선상에서 실종되자 독자는 그의 실종은 현실로부터의 도피은둔인가,영원한 죽음인가,그렇다면 희망과 기대없는 암담한 절망이란 말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 소설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곧 이 소설은 센세이셔널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을 동시에 작품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과 분열된 이데올로기의 비극이 첨예하게 묘사됐다는 이유외에도 불꽃튀기는 눈부신 지적 문체와 지성미 넘치는 철학적 사고,극명한 체제분석등은 60년당시 정치상황의 독자들에겐 싱그러운 통쾌한 충격일수밖에 없었다. 최인훈은 문단데뷔 1년만에 일약 유명작가로 부상되었고 많은 평자들은 다각도로 그를 조명하기에 앞을 다투었다. 문단과 젊은 문학도들은 당연히 이 당돌한 신인작가가 누구인가에 주목했다.그러나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최인훈은 그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전진하거나 물러서지 않은,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적당한 범주속에서 언제나 담담하고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을 뿐이다. ○견고한 자기세계 구축 좀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그 자신이 자신을 감추거나 도사린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의 실체를 공략할 수 없게끔 이미 탄탄하고 견고한 지식의 성속에 군림하고 있었다는 편이 옳다. 그와 친한 친구들­이라기보다 그를 가까이 하려고 접근했던 이들은 그의 문학과 철학 역사와 생태학 진화론에 이르는 해박한 지식과 지적직관,철저하게 파고드는 분석정신에 삼투된 나머지 오히려 그를 난삽한 존재로 규정짓고는 일찌감치 그에대한 현혹을 포기했던 것 같다. 예를들어 그는 아무나를 만나서 선뜻선뜻 대화에 응하거나 문학지등이 내건 잡다한 기획에 뛰어들어 그때마다 지면을 장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필자는 아니다. 그가 나설 자리 나서지않을 자리를 또박또박 구두점을 찍어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타당성 여부를 명료하게 따지고 타진한다.그래서 편집자측도 그에게 맞는 마땅한 기획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게되었고 그역시 『부덕한 사람이 실수를 피할수 있는 길은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최상』임을 전제,상대방이 빠져나갈수 있는 탈출구를 터주고 있다. 만사에 긍·부정을 분명히 하면서 이렇게 적당한 변명을 달아주는 것만봐도 지금까지의 주변의 평가대로 그의 행동과 말에는 막무가내의 기미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작가라는 작위」가 갖는 위치가 「막대한 부채를 인수한 상속자」라 현지라도 체면상 마지못해 얼굴을 내밀거나 체면상 글 한줄 써야 하는 허례와 허식,의례적 형식들을 외면하기 위해서,그러니까 그 자신을 보호하려는 걸맞는 이유를 장치하고 있었는지도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가 오라하지도 않고 갈만한 일도 없었다는 논리는 성립된다.따라서 사교적인 모임이나 장소에서는 객관적으로 건너다보아도 그의 존재는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그의 소설의 네 귀가 딱딱 들어맞아 빈틈이나 허술함을 찾아볼수 없듯이 그의 평상시의 모습,작가로서의 모습도 여전히 그의 작품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그의 걸음걸이에서도 성격이 나타난다.그는 손끝까지 똑바로 편채 걷는다.호들갑스럽게 놀라고 감탄하고 감동하지 않는다.침착하게 아주 천천히 반응하기 때문에 그와 사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곤혹스러운 노릇이다. 자연스러운 자리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아무리 떠들어도,그래서 의도적으로 작가의 어떤 면을 꿰뚫어보고 그 대답을 얻고자 하는 방법일 때는 그 질문이 명료해질 때까지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어버린다.그리고 산만함중에도 상대방의 의중이 진지하고 진실하다고 여겨지면 비로소 한마디의 압축된 대답으로 노냐 예스냐로 반응한다. 그는 말을 절제하되될수 있는한 명증한 말만을 고르고 있다.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 그의 소설은 흔히 「관념소설」또는 「환상소설」,작가로서의 그는 이상주의자이며 비현실적이라고도 말한다. 혹자들은 그의 소설에는 「생동하는 인물」보다 「지적괴뢰」들이 넘쳐있으며 「쉽게 쓸것도 어렵게 쓰고」그래서 그는 「관념보다는 현실을 그리는게 목적인 소설가로서의 임무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비꼬기도 한다. 이른바 카뮈나 사르트르보다는 로맹롤랑이나 레마르크처럼 삶의 향훈이 물씬 풍기는 눈물과 한숨과 인생역정과 사랑의 애증을 그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는 「현실은 관념에 우선한다」는 논리에 반대되는 변명을 늘어놓기보다 「관념」은 예술적으로 소설적으로 또는 철학적으로도 「현실에 우선할 수 있는 소설적 기법」임을 그의 여러소설에서 단정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고귀한 자가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비극적 상황」만이 독자의 연민과 동정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정답은 「두 점 사이의 최단거리는 직선」이라는 유클리드의 공식만큼이나 자명하고 단순할뿐 「고귀한 자」는 「한사람의 남자」이거나 「귀족」이거나 「영웅」이전에 그가 처하고 있는 사회적·철학적·도덕적 차원에서 「고뇌하는 현대인」「방황하는 지식인」일수도 있음을 그는 대표작 「광장」과 「가면고」「회색인」「웃음소리」등에서 증명해보이고 있다. 평소의 그는 그의 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24시간 책읽기에 빠져있고 혼자 앉아있기를 좋아하며 남들과의 케상공론보다 아들 윤F(20)에게 「영산회상곡」이나 베토벤을 신청해 듣는 것이 행복하다. 바둑을 둘줄도 모르고 스포츠도 모른다.다른 취미나 오락이 있을리 없다.요즘은 긴 방학을 맞아 갈현동 2층서재에서 오랜만에 신작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실은 소설에 손댈 경황도 심적 여유도 없었다.34세에 뒤늦게 결혼해서 낳은 아들 윤F가 중2때 간염백신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보균자로 나타나는 바람에 그는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부모로서의 일념과 기원으로 좋은 의사,좋은 병원을 찾아 뛰어다녀야만 했다. 학업을 중단한채 누워서 책과 음악으로 소일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천둥처럼 무너져 내렸으리라. 문학이 예술이라면 그중에서도 가장 가혹하고 잔인한 예술일 것이다.아들의 아픔을 보면서 이를 체험으로 끄집어내고 휘두를만큼 그는 잔혹하지 못하다. 그것이 작가로서 위대한 것이라면 그는 「사양하고 싶은 위대함」이라고 외면해 버린다.2년전 윤구는 회복하여 검정고시합격으로 지난해 대학에 갔다.딸아이 윤경이도 올해 이대 영문과에 입학,모처럼 가정에 안락이 찾아들어 그는 작품구상을 할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무슨일에든 까탈을 부리거나 까다롭게 군 적은 없다.남들이 지레짐작하는 것이라면 그로서도 속수무책일수밖에 없다.그는 다만 글을 쓰는 일에서는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않아 쓰지않을때도 언제나 내면에서 쓰고있었다고 말한다.그러나 「광장」이후 사람들은 그를 향해 작품을 쓰느니 못쓰느니 끝없는 소요로 들끓었다. 그가 「광장」을 쓴것은 24세때다.이후 이 소설은 대학생과 문학도들의 필독서에다 지난 32년간 해마다 1만부이상,지난해엔 2만부,지난해초엔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노벨문학상 후보작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단일작품으로는 평자들의 가장 많은 논란을 받았고 「전후 최대의 작가」로 찬사되기도 했다. ○24세때 「광장」 발표 그는 함남 회령출신으로 6·25때 가족이 모두 월남,피란지 부산에서 16세때 장편소설 「두만강」을 쓰기 시작해서 이 소설은 70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서울대 법대에 다니면서 아무런 목적없이 법과를 택한 자책감에 학문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결국 출석미달로 4학년에서 1학기를 남기고 대학을 중퇴했다. 그의 웃음은 순백하다.그의 심성은 천진무구한 소년과도 같고 그의 행동은 순리를 좇아 자연스럽기만 하다.그는 집에서는 두남매와 소탈하고 사랑스러운 아내(원영희씨)와의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고 그리고 이 시대의 대표적 작가의 한사람이다. 평론가 김현은 그의 향기높은 지적 탐구로서의 문학에 대해 롤랑 바르트와 줄리앙 방데의 말을 빌려 이렇게 평한 적이 있다.「그는 독자의 평균에 부합하려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에 성실하게 맞부딪치려고 글을 쓰고 있다.그의 정신의 질서는 혼란된 세계를 조리있게 파악하려는 의지이며 논리에 따라 부당하게 기울어지지 않는 천칭,그는 바로 지적 성직자」라고. 그리고 평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의 임무가 무엇이든 성직자에겐 모자를 벗는 것이 예의」라고 정중하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연보 ▲1936년4월 함북 회령서 목재상인 부친 최국성씨와 김경숙여사의 4남2녀중 장남 ▲47년 함남 원산으로 이사,회령국민교에 이어 원산중­원산고2까지 ▲50년 6·25로 가족 전원 월남,부산 정착 ▲57년 서울대 법대 4년때 출석미달로 중퇴 ▲58년 군입대,통역장교로 근무 ▲59년 「GREY 구락부 전말기」「라울전」이 안수길씨 추천으로 「자유문학」지 통해 문단 데뷔 ▲60년 문제의 작품 「광장」을 「새벽」(10월호)에 발표 ▲61년 단행본 「광장」(정향사)출간 ▲67년 「총독의 소리 1·2」연작 발표에 이어 단편집 「총독의 소리」(홍익출판사)출간 ▲70년 평론집 「문학을 찾아서」(현암사)출간,희곡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극단 자유극장공연),11월17일 신문회관에서 이헌구씨 주례로 원영희씨와 결혼 ▲71년 창작집 「서유기」(을유문화사)출간 ▲72년 창작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삼성출판사)출간 ▲73년 장편 「태풍」(중앙일보)연재 ▲73년8월∼76년5월 미국체류,미아이오와대 세계작가 프로그램(IWP)초청,「광장」(일어판),수필가 김소운씨 역으로 일본 동수사출간 ▲76년 「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극단 산하 초연) ▲77년 「봄이오면 산에들에」(극단 동랑레파토리 공연) ▲78년 「둥둥 낙랑둥」(국립극단 97회 정기공연) ▲79년 미뉴욕주 브록포드대 초청,「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공연참가,「최인훈전집」(문학과 지성사)완간(전 12권) ▲80년 소설집 「왕자와 탈」(문장사),「하늘의 다리」(고려원)출간 ▲81년 소설집 「느릅나무가 있는 풍경」(민음사)출간 ▲82년 희곡집 「한스와 그레텔」(문학예술사)출간 ▲87년 미 뉴욕 「범아시아 레파토리」극단 10주년기념공연,「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공연 참관 ▲89년 창작선집 「달과 소년병」(세계사),산문집 「길에 관한명상」(청하),창작선집 「웃음소리」(책세상)출간 ▲92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소설 「광장」을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 ▲77∼현재 서울예전 교수 그외 대표작 「구운몽」「회색인」「가면고」「크리스마스캐럴」「두만강」「우상의 집」과 수필집 「유토피아의 꿈」외 동인 문학상,한국연극영화예술상(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 장려상,서울극평가 그룹상(달아 달아 밝은 달아)
  • 28일간 선거전 마치고… 대천명의 3당후보

    17일로 28일동안의 선거운동을 마친 각당 및 무소속 후보들은 이날 일제히 기자회견을 갖고 『후회없이 열심히 뛰었다.유권자들의 올바른 심판에 맡길 뿐』이라고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를 보였다.이날도 밤늦게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하며 지지를 호소한 김영삼·김대중·정주영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통해 소감과 전망을 들어본다. ◎김영삼 민자당후보/정국안정·경제회생 반드시 실현 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17일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국안정을 위해,경제를 살리기 위해,그리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 김영삼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김후보는 『추운 날씨에 유세장에 나를 지지하기 위해 나와주었던 유권자와 그동안 몸과 마음으로 성원해준 국민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한뒤 『현명한 국민의 판단이 나를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평소처럼 새벽5시20분쯤 조깅을 하고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뒤 당사에 나온 김후보는 시종 자신에찬 표정으로 일문일답에 응했다. ­「부산기관장모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모임은 「공작정치」의 소산이다.시간이 걸리더라도 누가 만들었는지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공작·부정선거의 최대 피해자인 이 김영삼이에 대해 국민의 올바른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나 자신의 피해도 피해지만 이로 인해 국가적 운명이 달라진다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하느냐. ­중립내각 책임론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는.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것은 아닌지. ▲부산기관장모임은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었다.(침통한 표정으로)너무 억울하다. 나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중립선거관리내각 구성을 제의했다.공무원은 누구를 막론하고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공명정대한 선거를 통해서 정권의 정통성이 확보될수 있다는게 나의 주장이었다. 그동안 역대 정권의 공작정치에 다 승복한 사람들이 이제와서 공작정치를 자행하고 있는데… 나는 끝까지 조사해 정확한 진상을 규명해낼 것이다.그 모임안에 공작정치를 기획한 사람이 있다고 본다. 현재 조사중에 있으며가까운 시일안에 조사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중립내각책임에는 총리의 신임요구가 포함되는가. ▲(강경한 어조로)어떻게 생각해도 좋다.이번 사태를 일으킨 중립내각은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이다. 기자회견이 끝난뒤 박희태대변인은 김후보의 이같은 언급에 대해 『총리사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응분의 조치를 하라는 뜻이었다』고 부연설명했다. ­최근 민주·국민당이 외국기자의 칼럼을 인용,김후보 측근 2명이 지난 89년 방북했다고 주장하는데…. ▲여기 외국기자도 참석해 있지만 그들이 쓰는 기사가 전부 옳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허위정보를 근거로 기사를 쓰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기자가 쓴 칼럼을 보고 그것이 무슨 진실인양,큰 뉴스인 것처럼 타당 후보들이 직접 얘기하고 있는데 부끄럽고 한심스럽게 생각한다.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혀 두는데 사실무근이다.오히려 그런 말을 하는 후보와 그 참모가 북한을 마음대로 갔다왔고 북한이 잘사는 것처럼 과대포장해 떠들어 댄 것을 여러분이 더 잘 알지 않느냐. ­타당에서 김후보우세지역에 한해 기표 붓두껍의 사람「인」자 표시를 없애 표를 무효처리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국민 의식수준이 대단히 높아졌기 때문에 투표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해줄 것으로 믿는다.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는가.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깨끗이 승복해야 할 것이다.나 자신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깨끗하게 승복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박희태대변인은 김후보가 언급한 「공작정치」에 대한 기자들의 보충질문에 『참석자중 어떤 사람이 흘렸거나 도청이 가능토록 협조해 주었다는 얘기도 있고 어떤 정치인의 사주를 받고 이 모임을 기획했다는 말도 있어 그렇게 언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민주당후보/대화합 바탕으로 변화의 새 정치 『앞으로 돌발적인 관권·매표행위만 없다면 승리가 확실하며 이제 너의 포부와 희망을 국민의 손에 맡기겠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당은 시종 법정한도액내에서 깨끗하고 모범적인 선거운동을 해왔다』면서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투표에 임하는 소감은.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호남유세를 자제하고 대규모집회도 취소했다.특히 대구·부산등 영남유권자들이 유세때 보여준 따뜻한 환대와 호응에 큰 감명을 받았고 힘이 되었다. ­판세를 어떻게 보는가. ▲승리가 확실하다.사태가 역전되거나 바뀔 우려가 없다.가장 깨끗하고 조용한 선거를 해왔기 때문에 그 정성이 국민에게 상당히 영향을 미친것같다.32년동안 똑같은 정권,3년간의 민자당 통치에 대해 절망한 국민은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이긴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번에는 꼭 바꿔보자」면서 개혁을 바라는 국민이 대다수다.바로 이것이 지역감정을 힘못쓰게 만들었고 민주당에 대한 악성루머를 변화시켰다. 무엇보다 40년동안 지조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던 사람은 오직 이 김대중뿐이라는 사실을 이제 국민들은 다 안다.농민·노동자·중소기업가들은 우리당이 되어야만 자신들의이익을 보장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거부세력」도 이제 완전히 태도를 바꾸었다 또 「부산기관장 모임사건」을 보더라도 민자당은 계속되는 실수로 국민의 신망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그 본질이 나타나 반사이익이 있다. ­막판 금권,색깔공방이 가열되고 있는데 이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중립내각은 환영할만한 일이다.그러나 중견이상 고급공무원들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부산사태가 일어났다고 본다.오늘 현재까지 일선의 통반장등의 개입등 우려했던 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부산사건은 부산지역에 한해 일어난 것이 아니며 관권의 입장에서 보면 혼탁함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금권은 기간·액수에 상관없이 전례없이 진행돼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국민당도 현대와 국민당이 구별이 안될 정도로 완전 정경일체를 이루었다. ­집권하면 불안해 하는 층도 많다고 얘기한다.이에 대한 구상은. 누차 강조하지만 박해했던 모든분과 화해하고 협력해서 새 민주국가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다.노대통령과 협의해서 거국내각을구성하고 민자·국민등 모든 정당 및 각계의 신망있는 인사를 영입,안정성과 계속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전직대통령과 6공의 인사들도 국정에 참여시키겠다.우리는 봉급생활자·중소상공인·소외계층등에 대한 모든 공약을 차질없이 이행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부산지역기관장모임」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는가. ▲지역감정을 떠나 공정한 선거를 치르려는 부산시민을 욕되게 한 일이다.부산에 몇차례 가봤지만 그들이 보여준 따뜻한 정과 민주화열기를 생생히 기억한다.한줌도 안되는 출세주의자들이 부산시민을 욕되게 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부산시민들이 지역감정타파에 앞장서리라 본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2년동안 계속된 독재와 특권과 부패의 정치를 청산하고 자유와 복지의 정치로 변화를 바란다면 정권을 바꿔야한다.우리의 소중한 표를 포기하면 결국 수구세력만 돕게 된다.단지 우리 당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이 땅의 젊은이들,이땅에서 가슴아파하고 눈물짓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고 국민 여러분께 모든 것을 맡기겠다. ◎정주영 국민당후보/묵은 정치 없애고 경제대국 건설 『경향 각지를 돌면서 유권자들을 만난 결과 압승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당의 정주영후보는 투표일을 하루 앞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경제대통령탄생을 바라는 모든 분들의 열망을 잊지않겠다』고 승리를 확신했다. ­당선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난 반드시 당선된다.당선후에는 국론통일·대화합을 제일 먼저 추진하겠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관권탄압,조직적 흑색선전,금권선거가 난무하는 한심한 풍토속에서도 나를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각자 뜻대로 투표해줄 것을 부탁한다.본인은 구시대의 썩은 정치를 개혁하고 우리나라를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개인적 욕심때문에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 세계는 경제전쟁시대로 접어들었고 국민은 더 빠른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다.그런데도 우리 정치는 권력다툼·지역감정으로 오히려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나라를 퇴보시키고 있다.그래서 결심했다.그동안 쌓아온 경제경륜과 재산을 국민을 위해 쓰겠다고 생각했다. ­당선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가장 열심히 일하는 정부,그리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부를 만들 것이다.국민의 신뢰를 얻는 정부를 만들어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세계적 경제강국으로 발전시키겠다. 스스로 일하는 대통령이 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도 일하는 국민이 될 것을 요구하겠다.대통령의 신임을 걸고 아파트반값공약을 실천하겠다. 무역흑자 3백억달러,국민소득 2만달러도 임기내에 이룰 자신이 있다.또 임기중에 내각제개헌을 하겠다.우리 사회를 병들게한 대통령병과 지역감정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내각제 도입이 필수적이다. ­관권선거시비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선거공고전부터 국민당에 대해 가해진 구조적이고 조직적 관권탄압은 전대미문의 것이었다.전직 고위관리들은 물론 핵심권력기관인 안기부·검찰·경찰이 국민당 탄압에 앞장선것은 참으로 유감이다.이미 밝혀진 김기춘 전법무장관등의 부산지역기관장 대책회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국가재정이 집권당이었던 민자당대통령후보의 대통령만들기에 쓰여졌다는 것이다.그러나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이에 굴하거나 유혹됨이 없이 스스로의 뜻에 따라 경제대통령·통일대통령을 만들어서 참된 국민의 국가를 창조하리라 믿는다. 당선되면 중립적이고 공정한 공무원상이 정립될수 있도록 공무원처우를 개선하고 정치중립에 대한 엄정한 대책을 마련해 관권선거소지를 없애겠다. ­금권선거비난에 대해서는. ▲우리당은 깨끗한 선거를 해온 것을 자부하며 최후까지 공명정대하게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은행의 3천억원발권 주장에 대해 조순총재가 명예훼손이라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데 주장의 근거는. ▲김진원이라는 사람이 제보해왔다.김씨가 아는 사람이 조폐공사에 오래 근무했는데 그 말을 했다고 한다.김영삼씨가 쓰는 돈을 기업에서 뜯기 어렵다.조순 한은총재는 사실을 깊이 모르는 것같으며 김영삼씨가 직접 변명해야한다. ­박태준의원의 김영삼후보지지서한이 공개됐는데. ▲안기부가 박의원을 못만나게 한다.만날수 있다면 틀림없이 입당할 것이며 최근 인편을 통해 입당의사를 재확인했다.박의원이 지금이라도 귀국해 자신의 신념을 밝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대선후 국민당의 진로는. ▲국민당이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그리고 검은돈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정당발전기금을 만들 생각이다.
  • 대선 3대쟁점 핵심 총점검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주요정당들의 치고 받는 성명전과 비난전도 가열되고 있다.이들 성명들은 주로 「색깔론」과 흑색선전,금권선거등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색깔논쟁/민주당의 전국연합과의 연대에 초점 민자당은 김대중후보와 인공기가 함께 그려진 홍보유인물은 폐기하도록 했지만 「전국연합」과의 연대를 문제삼아 김후보의 「색깔론」은 계속해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은 이같은 방침에 따라 14일 성명서를 통해 『소위 정책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 손을 잡은 「전국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전대협」은 북한에 대표를 파견하는등 김일성노선을 추종하는 주사파(주체사상파)들이 주도하는 단체』라면서 『이들의 불법적인 활동은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으로 김대중후보를 당선시킨다는 사전 각본에 의한 것』이라고 「색깔론」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정위원장은 『「전국연합」소속 대학생들이 각 대학과 지하철역 등 전국 곳곳에서 김영삼후보를 비방하는 선전물을 대량 배포하는 것은 물론 신문에 불법광고를 게재해 특정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야 한다고 노골적인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김대중후보와 「전국연합」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김대중후보는 이들의 불법활동을 묵인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손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후보도 12일의 대구유세에서부터 김대중후보를 『김일성노선에 동조하고 있는 「전국연합」과 손을 잡은 후보』라고 지칭하고 『최근 북한은 평양방송을 통해 이 김영삼이를 낙선시키고 민주당후보를 당선시키라고 지령하고 있다』고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또 찬조연사로 나서고 있는 김종필대표는 『색깔이 분명치 않은 사람』,김재순고문은 『김신조가 청와대를 습격했을 당시 향토예비군제를 반대한 사람』,정원식위원장은 남북회담수석대표 시절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5차례나 회담에 참석했지만 북한은 아직도 적화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등으로 북한과 김대중후보를 연결시키고 있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는 이에대해 14일의 유세에서 『김영삼후보가 스스로 30년 민주화동지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용공으로 몰고 있는데 대해 비애와 절망을 느낀다』며 『김영삼후보는 대통령이 되기위해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하더니 이제 패색이 짙어지자 30년 우정마저 배신하고 있다』며 김영삼후보의 「변신」을 비난했다. 김후보는 『김영삼후보가 문제삼고 있는 「전국연합」의 인사들과는 김영삼후보 자신도 5공독재투쟁때 긴밀히 협력했고 6공에서도 3당합당전까지 그들과 협력했다』면서 『그들이 김영삼후보와 손을 잡을때는 괜찮고 나와 손잡으면 용공이라는 논리는 군사독재정권의 유물이며 김영삼후보는 이러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또 『이번 선거는 변절이냐 지조냐의 선택』이라고 전제,『김영삼후보는 군정종식을 외치다 군정에 들어갔고,여소야대를 국민의 위대한 결단이라고 했다가 3당합당후에는 「여소야대가 계속됐다면 헌정중단이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등 신뢰성을 결여했다』고 주장했다. 박희태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다시 성명을 내고 『청와대에 들어갈 사람은 푸른 색깔이어야 한다』면서 『김영삼후보가 색깔론을 완곡하게 몇번 표현했다고 해서 30년 우정을 배반했다고 치고 나오지만 김대중후보는 유세때마다 「대통령자질론」을 거론하면서 단골메뉴로 YS를 비난하고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을 했다』며 「색깔론」을 계속해서 문제삼을 것임을 밝혔다. ◎흑색선전/“악성 비방 유인물 뿌린다” 삼각 비난전 민자당은 민주당과 「정책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잡은 「전국연합」 소속대학생들이 지하철역등 전국 곳곳에서 김영삼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물을 대량 배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자당에 따르면 이 유인물에는 김영삼후보가 서울대를 졸업하지 못하고 중퇴했으며 여자관계추문이 있는 듯이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을 날조,비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민자당은 또 『국민당이 김영삼후보는 기업인들을 협박해 이권을 주겠다고 속여 돈을 우려내고 있다는 흑색선전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민자당이 폐기하기로 한 유인물이 대표적인 흑색선전이라는 주장이다.이 유인물에는 김대중후보가 전국연합의 깃발을 들고있는 가운데 확성기가 달려있는 인공기에서 「야당후보를 당선시켜 우리의 통일전선을 형성할 것이며…」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내용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국민당의 정주영후보도 이날 『이종찬의원이 반금세력에 합류한뒤 민자당의 악성루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김영삼후보진영은 「정주영을 찍으면 김대중이가 당선된다」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또 성명을 통해 『간첩단 사건관련자들이 정부,민자·민주당에 상당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민주당의 반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정부와 민자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물증은 제시하지 않았다. ◎금권선거/CY에 집중포화… 서로 “금품살포” 주장 금권선거시비는 역대 어느 선거에서건 관권개입문제와 함께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소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금권선거공방을 주도하는 측은 제1당인 민자당이며 주공세대상은 국민당이다. 국민당은 과거 개념으로 보면 야당이다.그럼에도 우리나라 최대 재벌총수 출신이 후보및 대표를 맡고 있기에 출범부터 김권시비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민자당은 선거초반 국민당이 막대한 자금동원능력과 현대조직을 이용,여권의 주된 표밭이랄 수 있는 중산층을 파고 들자 국민당의 김권선거양상을 집중 비난했다. 제3당인 국민당은 오히려 김권선거문제에 있어서는 수세에 몰린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에서 국민당 선거자금지원을 위한 비자금을 조성했음이 경찰수사및 관계 직원의 양심선언으로 드러남에 따라 김권공방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현대기업 돈은 선거자금에 쓰지 않았다고 강변했던 국민당측의 주장이 옳지않음이 판명되면서 상승세를 타던 국민당 지지도가 꺾였다는게 선거관계자들의 분석이다.민자당의 선제공격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정주영후보는 『비자금이 아니고 보유주식을 매각한 돈』이라고 변명했으나 합리적 타당성을 결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유세때마다 『돈으로 권력과 대통령을 사려는 것은 총칼로 권력을 쥐겠다는 쿠데타보다 더 나쁘다』면서 『이같은 더러운 버르장머리를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뿌리뽑아 달라』고 김권선거 타파와 정경유착을 집중 공격했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찬조연설 및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후보를 「근로자의 피땀으로 번 돈을 정치판에 뿌리는 정경유착의 표본」「고 박정희대통령의 음덕으로 돈번 사람」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도 『정경유착으로 재벌이 된 사람이 어떻게 중소기업을 살리고 경제정의를 실현할 수 있느냐』『노동자를 착취해 재벌이 된 후보』라고 정주영후보의 김권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국민당이 민자당 지지층을 잠식해 어부지리를 얻을 생각으로 『민자당도 김권선거를 시도하고 있는데 국민당만 몰아치는 것은 관권탄압』이라고 국민당편을 들기도 했다. 국민당도 『김영삼 민자당후보의 정치자금 조성경로도 조사해야 한다』고 나서 김권선거 공방은 관권시비에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선거가 종반에 들어서자 각 당은 상대방의 막판 금품살포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민자당의 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은 14일 회견을 갖고 『국민당이 오늘부터 현대조직을 이용,막대한 자금을 풀어 1인당 5만원이상의 현금이나 선물을 대대적으로 살포,매표를 자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폭로했다. 국민당도 이에 맞서 민자당측이 이미 현금봉투돌리기를 시작했으며 이와 관련한 민자당원의 양심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내연녀와 있다가 유세 불참/국민당원 “피랍” 허위신고(조약돌)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14일 내연의 여인과 함께 있느라 지난12일 열린 국민당 여의도집회에 참석하지 못하자 『납치됐었다』며 경찰에 허위신고한 국민당 미금·남양주지구당 홍보부장 이경재씨(44·미금시 지금동 216의2)를 경범죄처벌법위반혐의로 즉심에 회부. 이씨는 『지난11일 하오6시30분쯤 남양주군 진건면 진관1리 모식당앞에서 국민당 정후보의 유인물을 돌리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청년 3명에게 납치돼 협박당한뒤 현금 20만원을 빼앗기고 13일 상오5시쯤에 풀려났다』고 경찰에 허위신고한 혐의. 이씨는 경찰이 사실여부를 추궁하자 『내연의 여자와 함께 있느라고 여의도집회에 참석하지 않아 지구당원들이 이를 따지는 바람에 변명의 구실을 만들기 위해 허위신고했다』고 실토.
  • 관훈토론서 드러난 세 후보의 특징/정치부기자 방담

    ◎“실수안하기” 경쟁속 자질편린 노출/YS/“한국병치유 지름길” 경제문제 식견 피력/DJ/사상편력 질문땐 분위기 경색… 다소 상기/CY/“여성관계 복잡해도 원망산일 없다” 변명 ­민자·민주·국민등 3당 대통령후보들의 집권구상·정치철학·사생활문제등을 중견언론인들의 질문을 통해 들어보는 관훈클럽특별회견이 3일까지 사흘간에 걸쳐 열렸습니다.이는 대권후보들이 유세나 TV연설을 통해 일방적인 자기입장을 밝히는 형식과는 달리 질문자들이 파상적인 질문을 던져 후보들의 답변을 유도함으로써 대권자질및 능력을 엿볼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있지요. ­물론 제한된 시간에 후보들의 모든 것을 물어볼수 없다는 제약은 있었습니다.또 후보들이 개인의 사생활·정치적약점등 미묘한 사안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얼렁뚱땅 넘어가는 경향도 없지않아 아쉬움도 있었습니다.그러나 후보들의 임기응변식 답변만으로도 후보들의 생각의 편린을 가늠해 볼수있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훈클럽회견에서는 대권구상이나 정치적사안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지만 그래도 최대의 관심사항은 역시 후보들이 스스로 공개하길 꺼리는 사생활이나 신변잡사,일관되지못한 과거행적들에 대한 후보들 자신의 변명성답변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양파껍질벗기기식」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이런 지적은 후보들이 다소 신경질적이거나 동문서답이나 재치문답식답변으로 얼버무린데 기인한 점이 많습니다.우선 후보들이 꺼려했던 질문에 대한 대응을 살펴 보기로 하지요. ­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집권하면 친인척관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다소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둘째아들인 현철씨가 김후보를 돕고있다는데 대한 비판성 질문으로 이해한 김후보는 『자식이 아버지를 돕는게 당연한일 아니냐』『다른 후보들의 자식도 다 아버지를 돕고있는데 돕지않는다면 자식도 아닌게 아니냐』며 넘어갔습니다. ­김대중후보는 간첩단문제등 사상문제질문이 계속되자 정면대응을 했고 이 때문에 토론장분위기가 제일 딱딱한편이었습니다.김후보는 『한국에서 나만큼 용공문제에 관해 검증을 받은 사람도 없다』면서 『사무보조원 이근희가 간첩도 간첩연루도 아닌것은 검찰의 공소장에도 잘나와있다』고 강변했습니다.질문자가 그러면 왜 이씨사건으로 민주당이 대국민사과까지 했느냐고 거듭 질문하니까 『이씨가 간첩이라서가 아니라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한것』이라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대응했지요. ­정주영후보에 대해서는 현대와 관련한 재벌정치·재산문제·여성문제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정후보는 특유의 재치문답식 답변으로 좌중을 웃기기도 했지만 결국 핵심에는 비껴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정후보는 「여자문제등 사생활이 복잡하다」는데 대한 질문에 『신부나 목사처럼 살아오지 못한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남녀관계가 복잡해도 지금까지 여자로부터 원망받은 적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뒷얘기지만 이같은 답변을 두고 민자당의 여성부대변인은 『원망만 못하게 하고 돈으로 계속 반인륜적 행위를 계속하겠다는 얘기냐』며 반박논평을 내기까지 했지요. ­정후보는 사생활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습니다. 「자녀들의 어머니가 여럿이다」또는 「부인이 강제입원중이라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질문자의 성씨를 거론하며 『최씨라서 독한 질문만한다.최씨무덤에는 풀도 안난다고 하던데』라며 받아쳤지요.그러면서 『현대중앙병원이 지은지 2년밖에 안됐는데 3년동안 강제입원했다고 하는데 잘알고 얘기하라』고 쏘았습니다. 자식관계에 대해 정후보는 『16세때 고향을 떠났는데 나는 그때 결혼했었다.집에 연락도 안하다 자리를 잡은뒤 3∼4년뒤 집에 가니 그여자가 개가했었더라.그여자와의 사이에 몽필(장남)이 났고,그리고 맨끝애(몽일)는 바깥에서 낳았다』고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지요. ­김대중후보는 「국회에 등록한 재산은 3억4천만원인데 최근 공개한 부부의 재산은 왜 43억원인가」라는 질문에 『그때는 땅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지않고 집만 평가를 했기 때문에 오해가 있는것 같다.좋은 정치를 하고싶은 욕심은 있지만 부자가 되려는 욕심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정후보는 과거 「정경유착을 해서 돈을 벌지 않았느냐」「현대그룹을 동원한 선거에 문제가 있는게아니냐」는 질문에 『정치인에게 돈을 준것은 이권을 노리고 준게 아니라 불이익을 받지않기 위해 주었다』면서 『전두환전대통령은 워낙 무지막지한 성격이라 툭하면 돈좀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답변해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현대그룹동원도 『현대그룹사람들이 똑똑하니까 효율적·조직적으로 국민당을 지원하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머리가 좋아 그렇게 한다면 반가운일』이라며 기업의 선거동원에 대해 당연한듯한 답변까지 했습니다. ­일부답변에서는 상대방을 비하해 회견을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정후보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에 대한 구체적 실현방법」에 대한 질문에 『경제공부를 처음하는 김영삼씨도 1만5천달러 소득 얘기를 하는데 내가 2만달러를 못할게 뭐있느냐』『김영삼씨가 1만5천달러 소득을 얘기하는데 소가 웃는다』고 얘기해 좌중은 웃겼지만 대통령후보로서 경박한 언사였다는 비판도 대두됐습니다. ­3당후보들의 통일관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그러나 통일관련질문도중 「김일성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너무 피상적인답변만 했다는 지적입니다.김대중후보는 『일제때 싸운것은 평가한다.그러나 국민을 노예처럼 억압하고 자신을 신격화하는데 대해서는 평가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지요.정주영후보는 『김일성은 악랄하지만 오래 집권했기 때문에 정치의 단수는 높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이들 후보들이 통일한국을 지향하는 지도자를 자임하면서도 북한 김일성에 대한 평가가 너무 단선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후보들의 답변에 대한 평가도 재미있습니다.김영삼후보의 경우 질문자가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나라 순수농민인구가 7%라고 얘기하는등 수치까지 나열하며 경제적문제에 대한 식견을 과시했지요.특히 미국과 일본의 예까지 들어가며 사례를 적시해 김후보가 한국병치유의 지름길을 경제문제해결에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김대중후보는 경제질문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지 못한데 아쉽다고 얘기를 했지요.반면 김영삼후보는 그동안 시장방문성과를 토대로 5인가족 김장값 8만∼10만원,쌀12㎏한가마값12만원선까지 답변해 그동안 서민생활경제에 대한 공부도 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예상질문에 대한 예행연습은 애교차원에서 이해되지만 정작 정직하게 드러내보여야할 약점에 대해서는 동문서답·재치문답으로 일관하고 좌중에 웃음이 나오면 이를 마치 퀴즈대행진에서 정답을 맞힌양 치부하는 점입니다.따라서 각당은 후보들의 회견이 끝난뒤 「실수를 하지않았다」「우리후보가 토론에서는 제일 잘하니까 TV토론도 하자」「재치와 위트·임기응변은 우리가 최고」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대기업들 사치품수입 손떼라(사설)

    대기업에 대한 기업윤이 문제는 대기업이 대기업다운 영업활동을 하지않고 있는데서 제기된다.과소비 진정과 함께 소비재수입이 한풀 꺾였는데도 사치품수입이 급증하고 있는것은 대기업이 그 수입을 주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닐수 없으며 비판받아 마땅하다.대기업이 사치성 내지 불요불급품을 수입한지는 오래다.지난해에도 대기업들은 사회의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수입자제를 밝힌바 있으나 아직도 일부대기업은 사치품수입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상공부의 통계분석에 따르면 전자식 게임기의 수입은 올들어 10월까지 2백50여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4%나 늘어났다.또 골프용품수입은 2천1백만달러로 23%,볼링용구 수입은 67%가 각각 증가했다.올들어 10월까지 전체수입이 불과 1·6%늘어났고 소비재수입증가율이 6·8%인데 비해 사치품의 수입증가가 어느정도 인지 한눈에 알수있는 숫자다. 더구나 사치품의 수입증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대기업이 막강한 판매망을 앞세워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우리경제의 모양이 좋지않게된 일단의 이유를 보는것 같다.경제를 바로 잡자고 국민들은 소비를 줄이고 각 경제주체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유독 대기업만이 공동대열에서 일탈하여 뱃속만 채운다면 나라경제가 어떻게 될것인가. 값비싼 생선을 수입해서 폭리를 취하고 호화의류,가구를 앞장서서 들여와 국내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예사고 외제승용차는 대기업이 도맡아 수입하고 있다.대기업들은 교역상 불가피한 수입이라고 변명도 한다.기술이전과 관련되어 있거나 견본용이라는 것이다.견본용이 몇백만달러어치나 되어야 하는지 궁금하다. 지금 우리경제는 대외적으로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대기업이 앞장서서 할일은 수입이 아니라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일이다.그 수입도 건전한 산업활동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왜곡된 소비구조를 초래하고 국민경제를 좀먹는 사치품이라면 대기업의 철저한 반성과 함께 시정이 있어야 할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경제가 올바른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역할이절대적이다.경쟁력을 갖추는 문제에서 뿐아니라 국민경제의 건전한 육성과 국민에 대한 기업이미지의 제고를 위해서도 그렇다.개선은 되어가고 있다고 하나 아직도 우리의 국제수지적자는 힘겨운 규모다.대기업은 사치품수입을 하지 않는다는 선서라도 해야 한다.
  • 교통부의 졸속대응/김원홍 사회2부 차장(오늘의 눈)

    이른바 「블랙박스 파동」은 실무책임부서의 하나인 교통부의 안이하고 둔감한 업무처리로 더욱 확대되고 일을 어렵게 만든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노건일교통부장관이 청와대에서 블랙박스를 인수한 것은 토요일인 지난달 21일 하오1시쯤.노장관은 블랙박스를 갖고 교통부청사로 돌아와 2중 금고에 넣고 하오4시쯤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월요일인 23일 블랙박스를 열기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특수공구를 가져와 청사내에서 열어보니 그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아 교통부의 기술실무진들이 크게 당황했다. 노장관은 물론 교통부의 항공실무진이 블랙박스 속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23일에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5일이 지난 28일 장상현차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확인과정에서 블랙박스의 핵심인 비행경로기록(FDR)테이프를 찾을 수 없다고 앞뒤가 안맞는 발표를 했다.이미 모스크바로부터 옐친이 전한 블랙박스는 「빈껍데기」라는 보도로 당국의 처사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뒤였다. 교통부 관계자들은 블랙박스 속에 FDR가없다는 사실을 개봉당시에 확인했고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테이프 4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잡음제거와 설문테스트만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차관은 지난 10월 정부차원의 블랙박스 관련자료 인수를 위한 실무단 단장으로 모스크바에 가 인수작업을 직접 폈었다.당시 블랙박스의 빈 껍데기가 아닌 진품인수를 요구함이 마땅했으며 옐친대통령이 블랙박스를 전달할때 외무부당국자들은 러시아정부가 인도한 물품의 목록을 확인했어야 했다. 민간단체가 주고 받는 작은 선물에도 선물의 형태와 크기등을 적은 명세서를 주고받는 것이 관례인데 하물며 국가간 선린우호의 표시로 받은 블랙박스의 물품명세서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러시아의 실무진은 블랙박스에 얽힌 이야기를 모두 읽고 있는데도 9일동안이나 우물쭈물하다 흡사 국제사기에 걸려든 것처럼 호들갑을 떤 우리 관계부처의 태도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는데도 교통부의 책임자가 아직까지 사과는 물론 공식적인 해명조차 한마디 않고 있는 것도 무슨 이유에서일까?
  • 일당대학생(외언내언)

    며칠전 모당후보의 서울 신촌역앞 유세장에 동원된듯한 청년들이 리더의 선창에 따라 후보지지 구호를 외치는 사진이 신문에 나왔었다.하얀 장갑낀 손들이 그날따라 하나같이 손바닥을 활짝 벌리고 있었다.이들은 일당을 받고 동원된 대학생들이라 했고 그런 선입관탓인지 그 손들은 「돈을 달라」고 손벌린것처럼 보여 보기에 민망했다. 지난번 총선때의 「돈달라」「선물달라」고 아우성치듯 손벌린 사진이 하도 눈에 익어 아마도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엊그제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교수·대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대학생 공명선거캠페인」을 벌였다. 「투표참여,올바른 주권행사」「관권개입근절,금품향응거부」등등의 내용을 쓴 어깨띠를 두르고 그들은 행인들에게 『온국민 투표참여』를 종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장래를 결정짓는 선택의 마당에서 대학생의 모습은 어떤것이 바람직한가.종강도 했겠다,선거철도 됐겠다,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학습현장」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장에서 일당 얼마로 매수되는 급조된 선거운동원은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지난번 미국선거에서도 대학생 계층의 다양한 선거참여가 있었다.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상대방의 흑색선전·비방을 감시하고 선거에 냉담한 유권자들에게 주권의식을 일깨우는 자원봉사가 그들의 임무였다. 그러나 우리의 일당대학생들은 금품에 연루된 것이 부끄러운 나머지 그곳에 온 이유를 「놀러왔다」「집이 이 근처다」등등 궁색한 변명으로 자신의 행동을 은폐하려 들었다. 대학생도 성인인 바에야 누구나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것이 대학생의 자존심에 합당하냐는 것이다. 「주권의식」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엊그제의 대학생 「공정선거실천」거리캠페인은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 말·말잔치(외언내언)

    총선이 됐든 대선이 됐든 선거전은 말잔치.수많은 말이 수많은 유형으로 수많은 문제에 대해 떠벌려진다.혹은 큰 소리로 혹은 작은 소리로.혹은 은근하게 혹은 과격하게.혹은 호소력 있게 혹은 선동적으로.혹은 점잖게 혹은 험구를 자랑하면서. 대선 공고가 나고부터 표밭을 누비는 말잔치는 더 활발해지고 있다.화려한 청사진을 펼치면서 저마다 나야말로 2000년대를 준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억양을 높인다.국민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기도 하고.「말은 사상의 옷」이라고 했던 사람이 새뮤얼 존슨.그 사상의 옷을 너무 눈부시게 펄럭이는 설레에 국민들은 잠시 어리둥절해지기도 한다.초반이라서인지 「공명」을 의식해서인지 과열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그러나 사나운 말깔들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문득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난다.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식으로 자꾸만 말이 험해지면서 과열을 부추기는 것 아닐까 싶어지기만 한다. 말이 상대후보의 인신공격 쪽으로 흐르는 것은 서로서로가 삼갈 일이다.지난번 미국대통령 선거도 그 점에서 타산지석이 되는 것.클린턴 후보에의 인신공격에 무게를 실었던 부시 후보 진영은 지금쯤 정책대안 제시에 무게를 실었던 상대진영의 말의 값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나 아닐지. 세상사에서의 어느 경우고 간에 말은 「사상의 옷」으로서 사람됨의 품위를 나타낸다는 데에 변함이 없다.말은 바로 그 사람됨.그래서 「맹자」(맹자‥공손축장구상)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편파적인 말(피사)에서는 그 사람 마음을 가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늘어놓는 말(음사)에서는 그 사람이 무엇에 빠져있나를 알고,사악한 말(사사)에서는 그 사람이 누굴 이간붙이려는가를 알고,변명하는 말(둔사)에서는 그가 궁지에 몰려있음을 안다』.설사 패배하더라도 듣기 흉한 말의 기록만은 남기지 않도록 하자.
  • 우편물 체증(외언내언)

    서울 같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 치고 지각배달된 우편물 안받아본 사람은 없을 듯싶다.개중에는 늦게 와봤자 별것 아닌 것도 있다.가슴은 좀 쓰리지만 세금고지서가 늦게 배달됐다해도 연체료 얼마 물면 된다.한데,반드시 참석해야 할 결혼식의 청첩장 배달이 늦어 버리면 이건 난처해진다.나중에 만나 「지각 배달」운운하는 것이 도리어 구차스런 변명으로만 되던 것이니까. 또 하나.서울 같은 대도시 사는 사람치고 각종 홍보 우편물 안받아본 사람도 없을 것 같다.나에게 꼭 배달돼야 할 우편물보다 그게 더 많다는 것이 대부분 가정.서울의 경우 하루에 30통 정도 받는 집도 있다고 한다.물론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선전물들.정부기관을 비롯하여 큰 기업체에서도 받을 사람의 성향을 조사하지 않은 채 분별없이 마구잡이로 보내는 경향이다.이런 종류 우편물이 해마다 14% 정도씩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는 터.작가 황순원은 우체통을 가리켜 『연문을 먹고 온 몸을 붉혔다』고 했지만 오늘의 우체통은 『별 같잖은 걸 다 넣어!』하고 화를 내면서온몸을 붉히는 것인지 모른다. 아무튼 이래서 우편물 집배원의 허리는 휘어진다.하루 배달량이 80㎏에 이른다는 것 아닌가.그러다보니 우편물을 땅속에 묻는 경우,태워버린 경우도 더러 있었다.홍보물이야 또 괜찮다치자.외지에 나가 있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모처럼 보내는 사랑의 편지도 들어 있었을 게 아닌가.그것 말고도 급박한 사연 같은 것까지. 벌써 11월의 중턱.연말연시 우편물이 꿈틀거리는 계절로 다가서고 있다.그런데다 올해의 12월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달.그 관계 우편물까지 밀어닥치게 돼있다.지난봄의 14대 총선 우편물을 생각한 체신당국은 사상 최고의 우편물 러시를 예상하면서 걱정이 그 우편물만큼이나 쌓인다.이런 때일수록 서로서로 협조하는 지혜가 요청되는 것.꼭 필요한 것 말고 연말연시 관계 우편물들 자제했으면.특히 각종 홍보물들 말이다.
  • PC통신이 맺어준 신랑·신부·주례(컴퓨터생활)

    어느 결혼식의 주례 주례란 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말인가 보다.일본말을 아무리 찾아봐도 주례란 말이 없다.글쎄 영어로는 GodFather(대부)정도일까?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결혼식을 올릴 때 가장 존경하는 분을 주례로 모시고 결혼을 한다.필자도 그럭저럭 주례를 18번이나 했고 이 친구들 모두 잘산다고 듣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어느 교수친구 한분이 약속시간 늦은 변명을 『애프터 서비스』때문에 늦었다고 한다.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사랑하는 제자가 장가가는데 주례를 서주고 왔단다.『그게 다 적선이야… 좋은 일이라서 용서해주지…』라고 답변. 3년전에 처음으로 만난 한 젊은이가 있다.컴퓨터통신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였다.영광스럽게도 바로 이 친구가 예쁘장한 아가씨를 대동하고 와서는 『주례를 서 주십시오』란다 『이 친구야,주례만큼은 PC통신으로 요청해와야 서준다는 법칙이야』라고 했더니 그날 저녁에 당장 온라인 신청이 왔다.거기에 『약속한다』라고만 써서 회답을 보냈다.결혼식 전날 『자동차를 보내드릴까요?』라고 문의가 왔다.『그럴것 없네.내차 타고 갈께』라고 회신. 틀에 박힌 주례사,사진촬영까지 포함해서 불과 30분.주례사를 좀더 길게 할걸 하고 후회하면서 나오는데 우루루 젊은친구들이 몰려 들어서 나를 둘러싼다.모두들 자기의 핸들네임(PC통신을 할때 자기가 만드는 자기별명)을 말하면서 인사를 한다.이 나이쯤 되면 『얘들아,나는 얼굴따로 이름따로 기억하는 사람이야』라면서 평소에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이면서 얼굴을 모른다는 변명을 늘어 놓으면서 악수를 했다.『너희들도 장가갈 때 주례가 없으면 연락해.PC통신을 하는 사람이면 모두 공짜로 서줄께』라고 익살을 부렸다.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같다.그래서 더욱 신이 났는지 참으로 즐거웠다.신랑 신부도 PC통신으로 맺어졌고 주례도 PC통신으로 맺어졌다. 오늘도 PC를 주시하면서 『신혼여행 잘 다녀 왔어요』라는 메시지를 넣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아직도 며칠 더 있어야 할줄 알지만… 이 친구 랩톱도 없이 그냥갔나?』 아무튼 PC통신은 즐거운 일이다.
  • 신흥종교/390개 교단에 신도 150만

    ◎대부분 종말론 신봉… 폐단 심각/80년이후 사회불안 틈타 급팽창/서울·전북에 집중… 불교계가 가장 많아/전북대 이강오교수,「신흥종교총람」서 밝혀 우리나라에는 모두 13개 계통 3백90개 종류의 신흥종교가 포교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밝혀졌다.또 이들 신흥종교 가운데 동학·대종교·증산교를 제외한 대부분은 말세론이나 지상천국론,치병론 등을 내세우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같은 사실은 전북대 이강오명예교수(72)가 최근 펴낸 「한국신흥종교총람」에서 드러났다. 이교수가 지난 30여년동안 전국을 돌며 신흥종교실태를 조사,분류해 체계화한 이 한국신흥종교총람에 따르면 국내 신흥종교는 ▲동학계 ▲단군계 ▲증산교계 ▲남학계 ▲봉남교계 ▲불교계 ▲기독교계 ▲일관도계 ▲각세도계 ▲계통불명 ▲무속숭신계 ▲연합계 ▲외래계등 모두 13개 계통으로 확인됐다. 계통별 교단은 불교계가 78개 교단으로 가장 많고 기독교계 76,증산교계 58,단군계와 외래계가 각각 36,무속숭신계 26개 순이다. 또 동학계는 18개교단,봉남교계 15,각세도계 9,연합계 8,남학계 6,일관도계가 4개 교단을 성성하고 있으며 계통이 분명하지 않은 유사종교도 20개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백30개소로 가장 많고 전북 66,충남 48,경기 29,대전 22,부산 21,충북과 제주 각 16,경남 10,대구 9,경북8,인천 전남 각4,강원 3개 등이다. 이처럼 서울지역에 신흥종교교단이 몰려있는 것은 포교대상 신도가 많기 때문이고 전북과 충남은 모악산·계룡산등 지리적으로 신흥종교가 터를 잡기 쉬우며 부산·제주지역 일본등 외래종교와 접촉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신흥종교가운데 2백여개 교단은 지난 80년 이후 가치관과 도덕관이 흔들리고 정치·사회적으로 불안한 사이에 생겨난 것으로 조사됐다. 신흥종교 신도수는 각 교단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우리나라인구의 2배에 가까운 9천만명을 넘지만 이교수는 이 책에서 1백50만명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교수는 이 책에서 『국내 신흥종교는 대종교·증산교·동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현재를 선천시대가 지나고 후천시대가 시작되는 운세교체기 즉 말세로 규정하는 이른바 말세·종말론을 신봉해 사회적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말세론자들은 신도들을 말세론으로 유혹해놓고 말세시한이 빗나가면 계산착오라고 변명하며 몇차례씩 시한을 연기하거나 변경하면서 신도들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교수는 이처럼 신흥종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혼란에서 비롯된 위기의식이 안정된 삶을 희구하는 사람들을 자극하고 ▲기성종교의 퇴폐에 많은 사람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지나치게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교수는 『신흥교단을 답사하면서 자칭 구세주라고 하는 교주를 2백여명이나 만나 보았으나 그 가운데 50여명은 자신의 앞날도 내다보지 못하고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서 『이것만 보아도 말세론은 거짓이므로 이에 속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한은 공식사과하라(사설)

    남북총리가 대규모대표단을 이끌고 8차례나 상호방문하며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을 선언하고 그 부속문서에도 합의했으며 웃는 얼굴로 축배도 여러차례 들었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북한은 적화통일을 위한 대남혁명공작을 중단하지 않고 있었다니 말이다.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배신감의 분노와 실망을 금할수 없다.북한은 왜 말이없는가. 정부는 7일 통일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남한 조선로동당 중부지역당」간첩사건관련 대북항의성명을 발표했다.남북합의서 발효이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위반행위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했으며 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및 대남적화통일혁명전략의 완전포기를 강력히 촉구했다.그러나 남북기본합의등 기왕의 대북정책은 그대로 추진키로 방침을 정했다.당연한 항의요 촉구며 적절한 대응이라 생각한다. 북한은 공식해명과 사과를 해야하며 재발방지도 다짐해야 한다.이번 사건말고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간첩공작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다.그 모든 것도 즉각 중단하고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다짐도 해야할 것이다.그리고 우리가 믿을 수 있게 할 행동의 표시도 있어야 한다.대남적화통일혁명전략의 공식포기성명도 방법이다.남북핵상호사찰수용이라든가 이산가족교류동의같은 것이 행동의 의사표시요 성의일수 있을 것이다.그렇지않고서야 어떻게 북한을 믿고 합의하며 실천할수 있겠는가.웃으며 합의하는 이들이 뒤꽁무니론 또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 의심하고 경계하게 해서는 진정한대화가 이루어질수 없을 것이다. 사건의 뿌리는 20년을 넘고 있다.냉전의 대립이 극심했던 시절에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화해와 협력이 시작된이후에도 중단하지 않았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없는 배신이요 배반이 아닐수 없다.그런짓 않기로 약속한 남북기본합의서 발효이후까지 그러고 있었다는 사실을 북한이 우리라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모든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난 이상 지난날처럼 그냥 잡아떼는 식으로 용납될 일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이 기회에 우리는 북한 지도자들에게 다시한번 묻고 싶다.정말 북한이 한국을 「적화」통일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가.온세계는 지금 개방과개혁 그리고 민주화의 「백화」로 가고있다.북한에 공산주의를 강요했던 공산종주국 구소련까지도 민주화했으며 아시아 사회주의대국 중국도 개방과 개혁의 가속으로 점진적인 민주화의 길을 걷고 있다.북한이 무에 그리 대단한 나라인가.공산주의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 분명한데 민주발전의 한국을 흡수해서 적화통일할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어이가 없다.세계가 웃을 것이다. 민주화 한국의 각종 여론백출과 내부적 이해갈등의 허술해보이는 모습이 북한의 희망적 환상을 촉발하고 있을지 모른다.적화흡수가 가능한 것으로 믿게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공산독재의 북한기준으로 보면 있을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그러나 허술해 보이고 혼돈스러워 보이는 그점이 바로 다원화 민주사회인 한국의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는 원천이요 밑걸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것이다.김일성주석을 비롯한 북한 지도자들은 하루속히 하망의 환상에서 깨어나야할 것이다. 우리정부는 이번사건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기본합의서의 실천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의 배신을 용서해서가 아니라 남북대화와 합의서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인내의 관용이라 생각한다.북한당국은 우리의 이같은 인내와 관용의 건설적 대응에 응분의 성의있는 호응을 보여야 할것이다.우리는 북한의 대응을 주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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