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변명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동네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리아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세제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불만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007
  • 오늘의 눈-오락가락 특별전형 유감

    경기대가 특별전형의 하나로 내놓은 ‘미인대회 입상자 선발’을 철회한것을 두고 뒷말들이 많다. 경기대는 ‘미인대회 입상자 선발’의 기본취지가 잘못 알려져 물의를 빚게 돼 어쩔 수 없이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다분히 자조섞인 하소연도 담겨있었다. 특별전형은 2002학년도 입시의 골간이다.다양한 선발방식을 통해 각 분야에 재능있는 인재를 폭넓게 발굴한다는 것으로 각 대학은 의욕적으로 특별전형의 유형을 발굴해 왔다.그러나 ‘미인대회 입상자 선발’이 잘못 알려져 철회한다는 경기대측의 변명엔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 여럿 있다. 우선 ‘미인대회 입상자 선발’에 대한 일반인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물론 당초 취지는 연기력을 중시하는 다중매체 영상학부에 각종 미인·모델대회 입상자 가운데 일정 학력기준을 갖춘 몇명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해 각자의 소질을 계발하겠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이같은 취지는 학부모나 사회단체 등의 우려만 증폭시켰다.개성이 아닌 미모가 기준이 된다는 인식만 심어준 것이다.‘성 상품화를 부추긴다’‘사교육비에 성형수술비도포함해야 하느냐’는 반발도 이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대학의 무책임한 대응이다.‘안되면 그만두겠다’는 식의 행동은 입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으로서 할 수 있는행동이 아니다.사회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라 하더라도 대학이 입시정책으로 결정했다면 설사 잘못됐더라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대학의 의무다.결정된 입시정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뒤집는 자세는비난받아 마땅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선발방식을 이벤트화하려 했다는 일부의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대학들이 너나 할것없이 학교 이미지 개선을 노려 일회성홍보상품을 특별전형의 유형으로 내놓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각 대학은 경기대의 ‘미인대회 입상자 선발’ 철회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특별전형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실천가능한 것인지를 곰곰이 챙겨야 한다. 대학 입시정책이 더 이상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일관성을 잃거나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bcjoo@
  • SW 불법복제 국내사용 실태와 대책

    올해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추방의 원년. 21세기 정보통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묵은 고질병 ‘소프트웨어 절도’를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민간에서는 제값 주고 소프트웨어를 사서 써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고,정부에서도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는 극히 심각한 수준.미국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지난해 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률은 33%에 불과하다.미국 73%,일본 68%,서유럽 61%의 절반 수준이다. 중급 정도의 컴퓨터 실력을 가진 회사원 L씨를 예로 들어보자.우선 기본 운영체계(OS)인 윈도98.PC통신 홈쇼핑에서 25만원 정도 하지만 용산에서 거저얻은 해적판이다. 워드프로세서 글글97(6만원),MS오피스97(45만5,000원),포토샵5.0(99만원),V3프로98(2만9,000원) 등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이 소프트웨어들도 인터넷 해적판 전문사이트에서 공짜로 구했다.그는 주위사람들에게 “경제사정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내심 ‘공짜 소프트웨어를 왜 돈 주고 사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L씨의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하지만 이런그릇된 인식이 가뜩이나 시장이 좁아 판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것은 물론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려 통상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품 사용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은 더 심각하다.올초 감사원이 발표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글글 등 워드프로세서의 정품사용률이 행정자치부 9%,재정경제부 13%,노동부 15%,보건복지부 21%등으로 민간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지자체는 더욱 심해 경남은 1%에 그쳤고 전북·제주 3%,대전 4%,충남 7%였다. 정부는 올초 대대적인 ‘해적판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대기업에 대해 검찰이 대규모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다음달부터는 정보통신부 등의 합동단속반이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현장단속을 시작한다. 정통부 고광섭(高光燮)정보통신진흥과장은 “소프트웨어 무단복제는 남의물건을 훔치는 범법행위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절실히 깨달아야 하고 제조업체들도 가격정책을 현실화하는 한편 마구잡이로 하드웨어에 끼워주는 관행에서 탈피,제값 주고 구입하는 풍토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 이윤기씨 산문집/’어른의 학교’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는 잡문을 쓰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저널리즘은 일기장이 사라진 시대의 내 일기장이다”라고 했다.전문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52)는 “왜 그렇게 잡문을 많이 쓰느냐”는 질문에 “안면이 갈보를 만든다는 말도 모르느냐”고 응수한다.‘언어의 고수’로 불리는 그가 또 하나의 ‘잡문집’을 냈다.북 디자이너 정병규가 표지를 꾸미고정재규 화백이 그림을 그려 넣은 ‘어른의 학교’(민음사)가 그 책이다..일상의 작은 일들에 대한 반성,조금만 달리 보면 보이는 인생살이의 아기자기한 재미,그리고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선인들의 지혜를 작가는 화석화된 ‘감옥의 언어’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시장의 언어’에 실어 전한다. 작가가 말하는 ‘어른의 학교’란 무엇인가.눈에 띄는 모든 것,우리가 사는 곳이 온통 작가에게는 학교다.그러나 그가 정말 가기 싫어하는 세상학교도있다.노래방이다.노랫말이 주는 고유의 정조를 망각한 채 화면을 보아가며그저 기계적으로 따라부르는,내 노래만 있을뿐 남의 노래는 존재하지않는,들은 인상보다는 부른 기억을 미화하는 데가 바로 노래방이기 때문이다.작가는 이를 빗대 옛 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준다.“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좋아하던 한 어리석은 사람이 소리 더 좋으라고 돌을 모조리 치워버리니 시냇물은그만 노래를 잃어버렸다” 이 산문집엔 ‘보아야 보이는 것들’‘기억의 표절’‘바닥짐’‘기미읽기’‘완물상지(玩物喪志)’‘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빠르되 지나치지 않게)’ 등 32편의 긴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 실려 있다. 김종면기자
  • ‘자유라는 화두-한국 자유주의자의 열 가지 표정’

    우리 시대의 자유주의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일제 식민지시대와 뒤이은 분단,또 잇따른 독재정권 하에서 껍데기로만 남아온 슬로건 ‘자유’.그 비틀린 시대에도 ‘자유’를 삶의 화두로 삼아 시대의 곁길을 걸어온 사람들은 있었다.도서출판 삼인에서 펴낸 ‘자유라는 화두-한국 자유주의자의 열 가지 표정’은 우리 시대 자유주의자 10명의 그들나름의 자유로운 ‘몸짓’을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 ‘자유주의자’라는 울타리에 넣고 있는 사람들은 여류화가 나혜석,소설가 최인훈,문학평론가 김현,작가 전혜린,시인 김수영,영화감독 장선우,무용가 홍신자,작가겸 평론가 복거일·마광수교수,언론학자 강준만 교수등 10명.얼핏 보아도 이들은 기성(旣成)과 안주(安住)로부터의 ‘자유’를갈망했음이 엿보인다. ‘거침없는 글쓰기’로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전투적 자유주의자’ 강준만 교수가 그렇고 “여자도 사람이다”며 여자이기 이전에 ‘사람이 되고저’했던 여류화가 나혜석이 그렇다.자서전적 수상록 ‘자유를 위한 변명’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춤추듯 순간을 살았다”는 전위무용가 홍신자는독신을 결심했던 것도 자유를 위해서였고 뒤늦게 40세 때 12세 연하의 남자와 결혼을 한 것도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였다고 했다.결국 ‘자유’라는 것은 이것 저것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나 할까.홍씨를 쓴 필자 강무성씨는 “내가 아는 한 홍신자는 자유주의자를 자처한 적이 없다”며 “따라서 그는 자유주의자 여부를 따지는 논의에서 미리부터 멀리,자유롭게 있는 것이다”고 홍씨의 ‘자유’를 자리매김한다. ‘음란물’ 필화 끝에 대학강단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어야했던 마광수 교수는 어떤 ‘색깔’의 자유주의자일까.그를 논한 최연구씨는 “마교수의 사상은 한마디로 ‘야한 정신’인데,이 야한 정신이란 다름아닌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자유 정신’”이라고 그려내고 있다. “나는 평범한 것을 증오한다”며 평범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증오로 30세짧은 생을 살다간 서울대 법대출신의 작가 전혜린.그의 자유주의는 “나 자신 속에서 발견한 여자가나를 절망케 한다”며 여자라는 ‘옷’을 벗어버림으로써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나의’ 도시는 뮌헨이요,슈바빙”이라고 할만큼 그는 슈바빙을 사랑했고 그리워했다.그러나 한겨레 최재봉 기자는 슈바빙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노라며 ‘폴란드 망명정부의지폐처럼 속절없이 스러져버린 전혜린’의 이름을 되뇌이고 있다.이국땅 슈바빙을 “와이셔츠 단추를 푼 분위기”라며 ‘자유’를 만끽했던 전혜린의‘자유주의’는 이미 세인의 기억속에서조차 ‘자유’롭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이 한국의 자유주의(자)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다.그러나 ‘자유’를 지향해온 이들을 통해 자유의 의미,시대와 자유의 상관관계,그 굴절과 저항의 맥락을 짚어보는 데는 하나의 ‘거울’이 될 수는 있을것이다.이 책은 삼인이 ‘레드 콤플렉스’‘보수주의자들’‘한국에 페미니스트는 있는가’‘세상은 그를 잊으라 했다’에 이어 다섯번째로 내놓은 ‘인물비평’ 시리즈다. 9,000원.
  • [우홍제 칼럼]재벌, 報國자세로 개혁하라

    비록 일년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나 지금 이순간에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의 큰 원인은 재벌기업들의 무리한 빚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분석에서 거듭 공인(公認)된 결론이다.그래서 이제는 재벌그룹들이 그동안 문어발식으로 이것저것 빠짐없이 거느리던 각 업종 계열사들을 하루 빨리 매각해서 빚을 없애고 기업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나라경제를 살리는 길임을 우리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또 국민 각 계층은 지난 일년 동안 구조조정을 위한 실직·소득격감의 고통분담이 앞으로 밝은 앞날을 맞이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숙명인 양 묵묵히받아들였다.이처럼 범(汎)국민적 희생과 인내와 노력으로 이뤄진 구조조정은 국제사회로부터 적잖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음으로써 국내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되찾고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요즘의 우리 경제 모습이다. 그럼에도 최근 보도는 지난 한햇동안 5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재벌 부채의 절대금액이 크게 늘어나고 시장지배력의 확충으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된 것으로 전한다.일반서민이나 중소기업들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는 동안재벌들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자산재평가 차액을 자본에 전입시키는 장부상의 부채축소방법으로 구조조정의 시늉을 하는 데 그쳤고 내면적으로는전체 자산을 늘려 오히려 몸집을 키웠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전경련 중심의 재계에서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부채축소에 저항하고 있다.이와 관련,정부는 자산재평가분을 제외한 부채비율 200% 연내 축소를 거듭 강조하고 있고 얼마전 金大中대통령도 이를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재무구조개선을 핵심으로 한 재벌개혁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재벌기업들은 정부압력 때문에 마지 못해 재무구조개선약정 수정안을 내놓고있지만 실행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견해다.그러나 재벌기업들은 만사 제쳐 놓고 국민과 국가가 지금까지 베풀어 준 은혜에 보답하는 보국(報國)의마음가짐으로 개혁에 앞장서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또 그럴 만한 까닭은너무 많다. 우리나라 재벌그룹들은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특혜조치에 힘입어손쉽게 복합기업군(複合企業群)을 이뤄냈다.멀게는 8·15해방 이후 적산(敵産)불하·달러 경매·자유당 정권과의 결탁 등으로 생존의 자양분을 얻은 뒤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과정에서는 정부보호에 의해 땅짚고 헤엄치기식의 기업성장전략도 추진할 수 있었다. 종류를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정책금융형태의 금융지원과 조세감면혜택을 누렸고 생산제품의 이윤보장을 위한 가격지지(支持)보호도 받아왔다. 값싸고 질좋은 외국상품의 수입이 철저히 금지됐고 그대신 기업이윤을 위해질은 나쁘더라도 값비싼 국산품을 써야 했던 게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이었다. 바꿔 말하면 재벌기업 성장의 대가로 국민들은 은행돈 잘 못얻어 쓰고 세금 부담 많아지는 식으로 금융·세제·소비상품 가격면에서 상대적인 불이익과 희생을 감수할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정책의 보호막과 국민들의 헌신적 희생 속에서 급성장한 재벌들은,그러나 정부·국민의 보호정책에 대한 보상을 외면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독과점의 횡포와 무리한 외연적(外延的) 확장,과다 차입경영으로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오늘의 경제위기를 부른 근인(根因)이 된 것 아닌가. 재벌기업들로부터는 구조조정 등의 개혁조치에 대해 더이상 불평이나 변명이 나오지 말아야 할 것이다.오로지 보국하는 자세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재벌개혁이 안되면 지금까지의 금융개혁도 무위가된다.재벌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막중한 비중을 고려할 때 재벌개혁 없이 근본적인 경제회생이 불가능함은 재벌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어떤 압력 때문이 아니라 정부·국민에 보답하고 자신의 활로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재벌개혁은 중단될 수 없다.
  • 국방부 토의내용·통일부 토의내용

    - 국방부 토의내용 金大中대통령은 24일 통일부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흔들림없는 대북 포용정책을 역설했다.흐렸다 갰다 하는 한반도 안팎의 기상과 관계없이 일관성있게 햇볕을 쪼이라는 주문이었다.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통일부측도 나름대로 ‘모범답안’을 들고 나왔다.보고된 정책과제는 모두남북간 화해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특히 하반기 당국간 대화복원이라는 목표에 이르기 위한 ‘양날개’로 비료지원 등 인도적 대북 지원과 남북경협 활성화 조치가 제시됐다. 먼저 金대통령은 북한의 하반기 정치회담 제의의 진의와 성사 가능성을 물었다.康仁德통일부장관은 희망적인 답변을 했다.즉 “북한의 대남 (혁명)전략은 불변이나,전술적·실용적으로 접근하면 뭔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같다”는 분석이었다. 金대통령은 “금강산 관광으로 북한에 주는 외화가 군비 등으로 잘못 쓰일것을 걱정하는 국민도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이에 대해 黃河守교류협력국장은 “북한의 경제회생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金대통령은 다소 미진하다는 듯이 미국의 데탕트정책으로 옛 소련이 총 한방 쏘지 않고 무너진 사례를 예로 들었다.이어 “전쟁 말고도 선택의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강·약점을 모두 직시해야 한다고강조했다.총체적 경제파탄,굶주림 등은 약점이지만 대량살상무기로 벼랑끝전술을 구사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였다.특히 지난 정권에선 “金正日을 능력없는 사람,문제있는 사람으로 봤지만 북한을 제대로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具本永- 통일부 토의내용 金大中대통령은 24일 국방부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대량살상무기의 위험성을 거듭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약 15분에 걸친 보고를 청취한 후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동원,기습공격을 감행할 경우 수도권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적의 공격을 초전에 분쇄할 수있는 대비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金辰浩합참의장과 李起炫공군작전사령관은 “한·미 연합 정보력으로북한의 화학무기 저장시설 및 탄도미사일기지 등을 24시간 감시하는 등 평시 적의 움직임을 미리 감시해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金대통령은 “국민이 북한 반잠수정 격침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격려하면서 조만간 단행될 해군참모총장 인사 대상자의 한 사람인 李秀勇해군작전사령관에게 북한의 해상침투 대책을 질문,눈길을 끌었다.李사령관은“동해안에 침투예상장소 40여곳을 선정,어초를 설치하고 서해안에도 침투예상지역에 물골지형도를 작성해놓는 등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최고지식층인 군의관이 병무비리를 일으킨 것은 변명할수 없는 일’ ‘병무비리는 군의 위신을 추락시키는 최악의 행위’ ‘참으로 개탄스럽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하며 李相浩병무청장에게 엄정한 병무행정을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李청장은 “최근 드러난 병무비리는 문민정부시절인 95∼97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국민의 정부에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징병검사 전담의사제를 확대하고 고위공직자 병역사항을 공개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金仁哲
  • [발언대]어업통계 부실은 주무기관 잦은 교체탓

    한·일어업협정 재협상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어민들이 출어횟수 어획량어장위치 등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정부가 정확한 통계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우리측이 더욱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통계조사에 종사하고 있는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너무 현실을 모르는 변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국가의 통계제도는 크게 분산형과 집중형으로 나뉜다.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이전엔 분산형 통계제도에 따라 각 공사(公私)기관은 원칙적으로 자신의업무 소관사항에 관한 통계를 작성했다.그러나 정부조직 개편으로 우리의 통계제도는 분산형도 집중형도 아닌 절충형 제도로 바뀌었다.농업부문에서는작물생산량 등을 제외한 기본통계(센서스,농가경제 등)가 국가통계기관인 통계청으로 이관돼 이원화되고,어업부문은 기본통계를 비롯한 어업생산량 등모든 통계가 통계청으로 일원화됐다. 요즘 논란이 되고있는 어업 기초통계의 부실이 단지 어민들의 부정확한 신고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은 어불성설이다.그동안 수산정책을 담당했던 부서는 어장·어업형태·어종별 어획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어느정도 인식하고 정책을 수립,집행해 왔는지 묻고싶다.어업통계 작성기관이 수산청∼농림수산부∼해양수산부∼통계청으로 자주 바뀌었던 사실로만 보아도 부실한 어업 기초통계 작성은 당연한 결과일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확한 통계는 자연발생적으로 작성되는 게 아니고 조사에 응하는 국민과조사를 담당하는 조사원,조사설계와 집계분석을 하는 통계작성기관의 공동합작품이다.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어떻게 21세기세계화,개방화에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이번 한·일 어업재협상 테이블에서 표출된 부실한 통계자료의 국제적 망신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하루속히 우리의 모든 국가통계가 정확히 작성될 수 있도록 우리 현실에 알맞은 통계제도의 검토가 범 정부차원에서이루어지길 바란다.또 우리 국민들도 통계조사가 귀찮고 엉터리라는 의식을버리고 정확한 답변에 나서는 적극적인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위후환[광주광역시 남구 월산5동]
  • [제2공화국과 張勉](8)尹潽善과의 갈등(下)/윤보선과 평가

    1961년 5월16일 새벽2시쯤 張勉은 총리 숙소로 쓰는 반도호텔 809호실에서경호대장의 다급한 목소리에 일어났다.張都暎 육군참모총장이 급한 일로 전화를 했다는 것이었다. 張都暎은 “육군 30사단이 장난질 하려는 것을 막았고,현재 해병과 공수부대일부가 서울로 들어오려는 것을 한강다리에서 막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염려마시고 그저 그런 일이 있다는 것만 아십시오”라고 덧붙였다. 張勉은 와서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기다리지만 張都暎은 오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총성이 요란하게 들려오자 張勉은 경호대장 등과 함께 지프를타고 반도호텔을 떠났다.거리가 가까운 미국대사관과 대사관 사택을 찾았지만 문을 열지 않아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잠시 몸을 피하려고 아무도 짐작하지 못할 혜화동 수녀원으로 갔다”(회고록 중에서).그리고는 55시간이 지난 18일 낮12시쯤에야 모습을 드러내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내각 총사퇴를 발표한다. 尹潽善은 새벽 3시30분에서 4시 사이 침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張勉과 마찬가지로 張都暎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었다.張都暎은 “쿠데타가 일어나 헌병을 동원해 한강다리에서 저지하려 했으나 중과부적으로 뚫렸다. 쿠데타군이 시내로 들어왔는데 진압될 것같지 않다”고 우려했다(尹潽善 회고록에서). 尹潽善은 “피신하라는 말처럼 들렸지만 일신의 안전만을 위해 300만 서울시민을 버릴 수 없고” 또 “그들하고 사리를 따져볼 수도 있을 것이요, 설령피살이 된대도 그리 부끄러울 것은 없다고 생각해” 자리를 지킨다. 5·16쿠데타가 발생해 제2공화국이 결국 무너지기까지 국무총리 張勉은 몸을 숨겼고 대통령 尹潽善은 현장에 남아 ‘유일한 헌법기관’으로서 쿠데타세력을 상대한다.쿠데타를 적극적으로 분쇄하지 못하고 자기 한몸 피신하는 데 그쳤던 張勉은 제2공화국 붕괴에 변명할 여지가 없다.그렇다면 尹潽善은 제 할일을 다한 걸까. 16일 낮 쿠데타 주역인 朴正熙소장과 柳原植대령이 청와대로 尹潽善을 찾아왔다.이 자리에는 玄錫虎국방장관과 張都暎 등이 함께 있었다.玄錫虎는 쿠데타 소식을 듣고 반도호텔로 가서 張勉을 만나고 헤어진 뒤 쿠데타군에게 체포된 상태였다. 접견실에서 朴正熙 일행을 만난 尹潽善은 “올 것이 왔구나”라는 말로 입을열었다.이 말은 훗날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되었다. 尹潽善을 비난하는 쪽은 “쿠데타를 기다렸다는 투의 이 표현이야말로 그가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기까지 쿠데타세력과 관련해 보여준 행동을 설명하는키워드”라고 풀이했다.현장에 있던 玄錫虎는 회고록에서,尹潽善이 이 말에이어 “나라를 구하는 길은 이 길밖에 없었다”면서 張勉정부에 비난을 퍼붓고 朴正熙의 거사에 찬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尹潽善의 설명은 물론 다르다.“그들(朴正熙 일행)을 대하는 마음이 서글퍼나도 모르게 이 말이 떨어졌고,당시 사회적·정치적 혼란상을 생각할 때 당장 무슨 일이 터지고야 말 것같아서”였다는 것이다. 어쨌든 尹潽善은 “군인들끼리 피를 흘리는 일이 없도록 잘 수습하라”는 말로 발언을 끝낸다.모두 물러갔다가 朴正熙와 柳原植이 다시 들어왔다.柳原植이 “저희는 이 혁명을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면서과거에도 대통령에게 충성을다했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마치 張勉내각이 물러나면 권력을 尹潽善에게 넘길 것처럼 들리게끔 하는말이었다. 尹潽善은 이 자리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미 국무부 자료를 보면,그는 白樂濬 참의원의장을 쿠데타군쪽에 보내 ‘헌법 69조에 따라 尹대통령이 새 총리를 임명한다면 군부가 권력을 이양하고 철수할 것인가’를 타진한다. 한편 朴正熙 일행에 이어 마셜 그린 주한미대리대사와 매그루더 UN군사령관이 함께 尹潽善을 방문한다.두 사람은 이미 “張勉총리 영도 하의 합헌적인정부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였다.두 사람은 “서울시내에 들어온쿠데타군은 4,000명이 채 안되므로 4만 병력만 출동시켜 서울을 포위해 들어가면 쿠데타군이 항복할 것”이라며 무력진압을 주장했다. 그러나 尹潽善은 “국군끼리 전투를 벌여 서울이 불바다가 되면 북한 인민군이 기회를 노려 남침한다”는 논리로 끝내 반대한다.그린은 “각하의 이번결정으로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군부통치가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를 남기고 돌아간다.매그루더는 尹潽善과의 면담후 본국 합참본부에 전문을 보내“尹대통령은 張총리를 몰아내고 싶어 가능한 법적 절차를 찾고 있다”고 보고한다. 尹潽善은 이날 오후 張都暎이 요청한 계엄령을 승인했으며 17일 오후 2시에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해 “군사혁명위원회가 정부 기능을 대신한다”고 밝혀 張내각 퇴진을 기정사실로 만들었다.또 쿠데타를 “애국적인 군사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張勉은 수녀원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사태의 전개를 알고 있었고 16일아침 그린 대리대사와 통화도 한다(그린의 증언).그는 내각 총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미대사관에서 尹씨의 태도를 연락받았는데 그가 쿠데타 진압을 방지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회고록에서밝혔다.그러나 張勉은 尹潽善에게 직접 연락해 쿠데타 저지를 논의하거나,최소한 그의 뜻이 무엇인지를 직접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尹潽善은 張勉의 행방을 알지도 못했지만 그와 상관없이 제2공화국을 지키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다. 정치적 지향과 인적 구성 등에서 이질적이었던 민주당의 신·구파,그리고 그들의 대표격인 張勉총리와 尹潽善대통령의 갈등과 대립은 갓 피어난 민주주의의 싹을 짓밟히게 하는 크나큰 비극을 초래한다.제2공화국 붕괴의 책임을저울질한다면 張勉과 尹潽善 그 어느쪽으로도 저울추가 결코 기울지는 않을것이다. 이용원- [기고] 張勉과 尹潽善 평가 5·16쿠데타가 일어나 張勉총리의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尹潽善대통령이 “올 것이 왔다”며 쿠데타를 추인한 것은 두 사람의 비극적 결합을잘 말해준다.우리가 슈뢰더 독일총리는 알아도 대통령 이름은 잘 모르듯 내각책임제 아래 대통령은 명목상 존재에 불과하다.그런데도 尹潽善은 대통령중심제의 대통령처럼 행세하다 막상 단호한 조치가 필요한 때 “올 것이 왔다”며 쿠데타를 추인해 버렸다. 尹潽善에게 쿠데타가 ‘올 것’인 이유는 자신의 파벌이 정권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당시 집권당은 한민당 후신인 구파와,재야 민주화세력인 신파의 연합으로 구성된 민주당이었다.申翼熙·趙炳玉같은 비중 있는 지도자가사망한 뒤 구파를 이끌게 된 尹潽善은 전형적인 과거형 정치가였다. 구파의 전신인 한민당은 우익민족주의 세력과 친일파 세력이 혼재한 정당이었다.UN한국위원단이 ‘보수적 지주정당’이라고 지적했듯이 해방직후 토지개혁에 반대하고 반민족행위처벌법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며,李承晩의단독정부 수립을 지지했다.따라서 한민당이 李承晩과 결별하고 야당의 길을걸은 것은 이념과 정책상의 대립이라기보다 李承晩의 권력독점에 대한 반발때문이었다.한민당은 해방이후 좌익세력의 급진성과 李承晩의 독선이 낳은‘반감(反感)’이란 정치적 공간을 적절히 점유해 생존한 과거형 정당인 것이다. 4월혁명후 ‘대통령=구파,총리=신파’라는 합의 덕에 대통령에 선출된 尹潽善이,자파인 金度演을 총리로 지명한 것은 정치적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여기는 과거형 정치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대통령과 총리를 모두 차지하려던 계획이 실패하자 구파는 결국 민주당을 뛰쳐나가 신민당을 창당한다.尹潽善은대통령으로서 이런 분열적 행위를 제지하기보다는 부추기는듯한 처신을 보였고,정부를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해 張勉정부 흔들기에 여념이 없었다.개인과 파벌의 이익을 모든 가치보다 우선시한 행위인 것이다. 반면 신파를 이끈 張勉은 1960년대 한국상황에서는 등장이 너무 빨랐던 미래형 정치가이다.자유민주주의에의 신념과 종교적 경건함이 밴 구도자적(求道者的) 정치가인 張勉은 2000년을 눈앞에 둔 현재에도 시기상조일지 모를 정도로 선진적인 정치가였다.그는 尹潽善이 이끄는 구파의 끝없는 시비를 인내하면서,1960년 10월 제2공화국 경축식에서 말한대로 “정부의 시정목표로서경제제일주의”를 주창한 실질적이고 선각적인 지도자였다. 쿠데타 세력이 마치 자신의 업적인양 내세운 경제개발5개년계획이나 국토건설사업은 모두 張勉정부에서 경제제일주의를 실천하고자 수립한 것들이다.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 경제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 張勉정권의 경제개발계획이 실천되었더라면 5·16이후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재벌신화’라는 어두운 경제성장사는 ‘국민신화’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5·16후 두 사람의행보도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張勉은 쿠데타를 막지 못한 역사의 죄인이란 죄의식 속에 참회하다가 죽어간 반면,尹潽善은 ‘올 것이 왔다’던 쿠데타세력의 朴正熙 후보와 1963년과 67년 두 차례 대결했으나 패배했다.현실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꿈을 접었을 무렵인 1980년대에는 全斗煥 정권에 협력하다가 세상을 떠났다.쿠데타후 두 사람의 삶은 현재우리 정치의 낙후성의 한 원인을 말없이 웅변해준다. [李德 一 역사평론가·문학박사 한가람 역사문화연구소장]
  • [제2공화국과 張勉] (7) 尹潽善과의 갈등/金在淳 前국회의장

    1960년 8월29일 이른 아침 張勉총리를 비롯해 제2공화국 장관들이 서울역으로 모여들었다.이들은 ‘尹潽善대통령이 휴가 겸 민정시찰을 떠나니 모두 나와 전송하라’는 대통령 비서실의 전갈을 받고 나온 참이었다.이윽고 ‘관1호’차를 타고 尹대통령 부처가 등장했다.尹대통령은 張勉내각의 정중한 배웅을 받으며 오전 8시 특별열차 편으로 떠난다. 이 일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한동안 수군거림이 일었다.“내각책임제인데 대통령이 각료들에게 전송나오라고 ‘지시’하는 짓은 무엇이며,그렇다고이에 군말없이 따르는 張내각은 또 뭐냐”하는 말들이었다.한마디로 “尹潽善은 월권한 것이고 張勉은 제 밥그릇도 못챙긴다”는 평이었다. 張勉정부 출범 닷새 후에 일어난 이 간단한 삽화는 ‘張勉총리와 尹潽善대통령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성을 갖는다.민주당 신·구파의 대결이라는 큰 구도 말고도 ▒권위주의적인 尹潽善과 다툼을 싫어하는 張勉의대조적인 성격 ▒처음 도입한 내각책임제를 양쪽 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듯한 미숙함들이 이 삽화에는 들어 있다. 제2공화국은 의회가 정치의 중심인 내각책임제였다.대통령은 의전적인 의미의 국가원수에 불과하며,총리야말로 행정권 담당자인 동시에 국정(國政)에관한 총괄적인 책임자였다.그러므로 尹潽善대통령은 국민과의 접촉을 자제하고,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철저히 거리를 두는 게 도리였다. 그런데 尹대통령은 회고록(‘사실의 전부를 기록한다’에 수록)에서 “틈틈이 민정시찰을 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밝혔듯이 자주 거리로 나섰다.도로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시절이라서 그가 지방시찰에 나설 때면 으레 특별열차가 동원되곤 했다. 문제는 대통령과의 잦은 접촉이 국민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느냐에 있었다.정치학자들은 “국가통치의 중심이 총리인지,대통령인지 국민들이 혼동을 일으킨다”면서 “이같은 혼란은 정치안정에 큰 방해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또 “尹대통령이 내각책임제에 상관없이 李承晩대통령이 누린 권위를 자신도 유지하고 싶어한 듯하다”는 풀이도 뒤따른다. 尹대통령은 민주당 구파 정치인들을 청와대로 자주 불러들여 모임을 가졌으며 張勉내각의 정책과 배치되거나,그것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성명을 불쑥불쑥 내곤 했다. 60년 10월10일 許政과도정부때 임명된 시도지사를 張정부가 경질하자 尹대통령은 구파의 입장을 반영해 ‘유감’을 표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張내각에서 “왜 정치에 관여하는가”라고 항의하자 그는 “국가적인 큰 잘못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말했다”고 대응했다.다음해 1월12일 尹대통령은민·참의원 합동회의 치사를 통해 시국을 ‘국가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정쟁의 휴전을(당파간에) 협정하라”고 촉구했다.그는 “한 개인,한 당파가당면한 난국을 타개할 수 없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당파이익을 위해 이를 부정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張勉내각을 겨냥해 거국내각을 구성하라는 촉구였다. 張내각과 민주당 신파는 당연히 발끈했다.새해 들어 사회가 안정돼 가고 따라서 경제건설에 주력하려는 마당에 ‘국가적 위기’‘난국’ 운운하며 찬물을 끼얹는 까닭이 무엇이냐고 분개했다.朱耀翰·金永善 등 張내각의 핵심 각료들은 尹대통령이 내각을 붕괴시키는 명분을 쌓으려 한다고 의심했다. 張勉과 尹潽善의 갈등은 3월23일 ‘청와대 요인회담’(일명 청와대 4자회담)에 이르러 극점에 다다른다.그 전날 밤 서울에서는 반공법·데모규제법 제정을 반대하는 횃불데모가 있었다.張勉정부 때의 마지막 대규모 시위로,밤에 횃불을 동원한 방식 때문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23일 오후 8시 청와대에는 張勉총리·尹潽善대통령·郭尙勳민의원의장·白樂濬참의원의장이 모였다.張내각의 국방장관인 玄錫虎와 이미 신민당으로 분당한 구파의 金度演 柳珍山 梁一東 趙漢栢 徐範錫도 자리를 같이했다.참석자들이 남긴 회고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이어서 각기 조금씩 다르지만 그 윤곽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먼저 張총리는 ‘반공을 위한 국민운동 전개를 논의하자’는 연락을 받고청와대로 갔다.처음엔 그런 이야기가 화기애애하게 전개되더니 어느결에 ‘정권문제’로 화제가 바뀌었다.이윽고 尹대통령이 “혼란한 정국을 극복할자신이 있느냐”면서 은근히 총리 사임을 종용하더라고 회고했다. 반면 尹대통령은,참석자들이 張총리에게 “거국내각이라도 만들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이에 張총리는 “내가 그만두면 나보다 더 잘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더라는것.그러나 尹대통령은 모임이 서로를 이해하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고 술회했다. 한편 柳珍山은 “尹대통령이 ‘현상유지책만으로 안된다면(정국을 담당할인물을)한번 바꿔 봐야 할 게 아니오’라고 일격을 가하자 張총리가 얼굴이창백해져 변명을 했다”면서 張총리가 끝내 궁지를 면치 못했다고 기록했다. 참석자들은 밤 11시30분쯤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론을 내린 것은없었다.다만 이 모임에서 나온 말들은 일절 발설하지 말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다음날 白樂濬이 회담 내용을 공표하는 바람에 각 신문은 ‘尹대통령이 張총리에게 정권을 내놓으라고 했다’고 대서특필했다.張정부와 신파가 격노한 것은 당연했다.李錫基 민주당 원내총무가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야당 대표들만 불러 놓고 張총리에게 정권을 내놓으라고 말한 사실은 언어도단이다.청와대는 음모를 꾸미는 곳이다.尹대통령이 앞으로도 그런 식의 정치간섭을 한다면 우리 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張勉과 尹潽善 사이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지경이 됐다.내각책임제에서 반목하고 갈등하는 총리와 대통령의 관계는 ‘정치력 약화’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했다.5·16쿠데타가 발생한 뒤 힘을 합쳐 쿠데타를 진압해야 할 두 사람은 최소한의 연락마저도 유지하지 않는다.그만큼 불신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 張내각 외무부 정무차관 金在淳 前국회의장 金在淳전국회의장(76·월간 ‘샘터’ 발행인)은 張勉내각에서 외무부와 재무부의 정무차관을 지냈다.5·16쿠데타 후 ‘혁명검찰’에 의해 ‘반혁명죄’로 구속돼 복역하다 주체세력내 지인의 도움으로 열달 만에 풀려났다.이후 공화당에 참여했고 金泳三정부에서 국회의장직을 사퇴하며 정계를 떠났다. 그때 남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유행어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金전의장은 “張勉정부는 탄환 대신 투표용지로 세운 민주정부인데 지키지를 못해 아직도 국민 앞에 죄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민주당이 비록 신·구파로 나뉘어 있었지만 해공(申翼熙)·유석(趙炳玉)이 계실 때는 張勉박사와의 사이에 조금도 틈바구니가 없었다”고 강조했다.그 예로 1959년 11월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를 뽑을 때도 張勉이 趙炳玉에게 3표차로 석패했지만 아무런 잡음이 없었음을 들었다. “민주당 신·구파가 대통령 후보,당 대표 자리를 놓고 표대결을 벌이지만결과에는 승복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밝힌 金전의장은 “국무총리 인준때해위(尹潽善)가 상산(金度演)을 먼저 지명한 것은 배신”이라고 단정했다. ‘7·29총선’후 대통령은 구파에서,총리는 신파에서 나눠 맡기로 했는데尹潽善을 대통령으로 먼저 뽑고 나니 구파의 마음이 달라졌다는 것이다.그는 “학생·시민이 피 흘린 대가로 정부가 들어섰는데 구파가 민의를 거슬러대통령·총리를 독점하려던 게 배신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내각책임제 하에서 尹대통령의 정치 간섭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張총리의리더십 부족이라는 평가에 대해 金전의장은 “그것이 張박사의 성격”이라고 말했다. “해위의 월권을 막으려면 사사건건 따지고 싸워야 하는데 張박사는 누구하고 다투는 분이 아니어서”라는 설명이다.그는 “훗날 되돌아보니 張박사처럼 책임을 맡은 분이 겸양만을 내세우는 게 꼭 옳으냐는 생각도 들었다”고아쉬워했다. 金전의장은 “사실 해위는 張박사와 신파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면서 몇가지 사례를 소개했다.가령 59년 전당대회때 尹潽善이 최고위원으로 뽑힌 것도 신파에서 “점잖은 분이니 밀어주자”고 뜻을 모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張박사는 나를 평소에 ‘재순군’이라고 부르며 무척 아껴주셨다”고 회고했다.金전의장은 “민주주의는 결국 국민의 정치적 수준이 높아져야이루어지는 것인데 당시는 張박사 같은 분을 제대로 이해하는 상황에 이르지못했다”면서 “정말 아까운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원
  • [대한광장]’개강 공포파’의 변명

    ‘개공파(開恐派)’란 개강을 공포스러워하는 학파(?)의 줄임말이다.대학가에서는 의외로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모임이다. 3월 봄 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면 거의 예외없이 개강 공포증이 고개를 들기시작하는데,내 경우는 조금 유별난데가 있다.강의실에 강의노트를 안 가지고 들어가서 허둥대는 꿈,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식은땀을 흘리는 꿈은 기본이고,언젠가는 강의실에 들어갔는데 학생들이 모두 돌아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정말 공포스러워하다 깬 적도 있다. 학생들에게 꿈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동정은 커녕 “선생님은 영화를 너무 많이 보셔서 꿈도 SF 스타일로 꾼다”며 오히려 놀리는 것이 아닌가. 개강이 공포스러운 이유가 무얼까,곰곰 생각해보았다.아무래도 미리미리 준비하면 좋으련만 그게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게으름이 가장 큰 탓이요,새일을 시작할 때마다 적당한 조바심과 불안감에 시달림은 사람이 모자란 탓,새로운 얼굴을 만날 때마다 낯가림과 어색함을 겪음은 사람이 어린 탓일 게다. 그래도 모든 것을 내탓으로만 돌리려니 조금은 억울한 생각이 들어 변명의 여지를 찾아보련다.요즘은 98학번도 99학번으로부터 세대차를 느낀다는데 386세대에도 못 끼는 ‘전설의 학번’인 나로서야 세대차를 논하기도 부끄러울 지경이긴 하지만 말이다. 학생들은 영상언어의 재미와 감각을 몸으로 느끼며 즐기는데 나는 여전히책의 재미를 모르고서는 지성인이라 할수 없다고 우긴다.학생들은 만화가 주는 무한대의 상상력에 열광하면서 만화의 예술성을 주장하고 있는데,나는 여전히 만화는 불량학생들의 전유물일 거라 믿고 싶어한다.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언어와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고,밸런타인 축제도 모자라 화이트 데이,블랙 데이,로즈 데이,실버 데이…등 끊임없이 축제를 만들어가며 젊음을 발산하고 있는데,나는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상품화하는 자본의 논리를 간파하여 물질의 노예가 돼서는 안된다는 진부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가하면 취업에 목매달고 있는 학생들의 초조한 눈빛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대학이 이미 취업준비실로 전락한 지 오래인 현실에서 순수학문의 위기를 우려하는 대학교수들의 모습이 너무 낭만적으로 비치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학생들 이야기인즉,요즘은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니 과제를 조금만 내달란다.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기에 시간이 없을까 내심 대견해했었는데,알고 보니 취직시험 준비가 ‘진짜 공부’고 학교 강의는 그저 졸업장 따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구색 갖추기라는 걸 알고는 정말 기분이 씁쓸했다. 설상가상으로 요즘 신문과 방송매체에서는 대학도 구조조정의 무풍지대가아님을 공언하고 있다.이제는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하며 무엇보다 학생 고객을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드높다.구구절절 옳은 소리다.그 와중에 교수들이야말로 지금까지 가장 편안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소리가 들리니,학생들 눈에 비치는 이 시대 교수의모습이 얼마나 한심할 것인지,생각만해도 식은땀이 난다. 강의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정작 학생들이 향유하는문화의 한 자락도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대학강의가 그들의 삶에 별다른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어찌 개강이 공포스럽지 않을수 있으리요. 한데 정말 공포스러운 것은,세대차를 느끼며 당혹해하는 것은 항상 기성세대의 몫일 뿐,정작 학생들은 세대차조차 느끼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래저래 ‘개공파’ 회원수가 늘어만 갈 것 같다. 성인희 이화여대교수·사회학
  • 안양LG 최용수, 英웨스트햄 이적 무산/원인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 최용수(26·안양 LG)의 영국 프레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적이 사실상 무산됐다. LG의 한웅수부단장은 이날 “그동안 웨스트햄측과 첩촉해온 에이전트가 오늘(10일)까지는 최종 답변을 주겠다는 뜻을 전해와 기다려왔으나 구단 예산문제로 스폰서 확보에 필요한 이틀간의 여유를 더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웨스트햄측과의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유럽의 다른 팀과 새로운 협상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한 부단장은 이와 관련,“이미 물밑협상이 진행돼온 프랑스의 생테티엔 구단을 비롯한 이탈리아의 2개 구단 등과본격 협상을 할 계획”이라며 “생테티엔에서는 12일 부사장 일행이 서울을방문,이적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 부단장은 “최용수를 해외에 이적 시킨다는게 구단의 입장”이라며 “이제 협상 채널을 다변화하는 만큼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최상의 조건을 제시하는 팀과 이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생테티엔 구단은 지난 1920년 창단된 팀으로 올시즌을 포함,프랑스 2부 리그에서만 10차례 우승했으며 다음 시즌부터 1부리그로 승격 예정이다. 곽영완- 안양LG 최용수 英웨스트햄 왜 무산됐나 국내 축구 사상 최고액인 400만달러 짜리 트레이드로 관심을 모았던 최용수의 웨스트햄 이적이 사실상 무산되자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 대한 정보마저 제대로 없었던 LG측이 이적 추진을지나치게 은밀하게 진행하면서 ‘주먹구구식’ 협상으로 일관한데 있다.최용수의 해외 진출은 상무 제대(2월22일)전인 지난 1월 중순부터 추진됐다.이적 국가로는 트레이드머니가 높은 영국과 이탈리아 등으로 좁혀졌고 결국 영국의 웨스트햄이 유력한 구단으로 떠올랐다.축구선수 트레이드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인하는 에이전트가 반드시 개입돼야 하기 때문에 양측은 각각의 에이전트를 내세워 협상을 진행시켜 왔다.LG측은 테딕 베키(벨기에)를,웨스트햄은 해리슨-매케이(영국)를 내세웠다.여기에 중간에 미첼 폴(벨기에)이라는 또 다른 에이전트가 끼어들어 양측의 협상을 조율했다.그러나 이는 최용수가 테스트를 받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간 지난달 23일 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더구나 LG측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망신을 자초했다.이후에도 LG측은 당초 최종 계약 시한을 5일에서 10일로 연기했다가 웨스트햄 구단측으로부터는 한마디 응답을 듣지못했으면서도 2∼3일 더 기다려 달라는 에이전트들의 요구에 다시 시한을 미루는 등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에이전트들의 이같은 시간 벌기는 최용수의 이적 성사보다는 자신들의 커미션 액수를 올려놓기 위한 것이었다.웨스트햄측 에이전트만 해도 최소한 50만달러의 커미션을 요구,부대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웨스트햄이 지불해야 하는 액수는 500만달러를 넘어서게 된 것. LG측은 복잡한 국제 관행과 거대한 트레이드머니에 따른 불가피한 지연이라 변명하고 있다.그러나 드레이트와 관련,웨스트햄의 공식 문서 조차 확보하지 못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졸속 협상이다.또 협상 과정에서는 선수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여러 구단과 동시에 접촉할 필요가 있었으나 웨스트햄으로 국한하는 바람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따라서 앞으로 새로운 팀과의 협상에서는 보다 명확한 자세를 취하되 다양한 협상카드를 준비,상황에따라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곽영완
  • [입찰제도 虛와 實](1)담합 필수악인가

    “예정가격 이하의 최저가격을 제시하는 자가 낙찰자로 결정되는 현행 입찰제도 아래에서는 담합을 해서라도 적정공사비를 확보하든가,아니면 회사가망하든 말든 덤핑으로 수주해야 합니다” 국내 도급순위 5위 내에 드는 F건설회사의 한 입찰업무 담당임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존재가치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인데,현행 입찰제도는이윤은커녕 터무니없이 낮은 공사가격으로 수주할 수밖에 없게 돼있어 부실공사를 강요받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그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감사원,검찰은 심심하면 입찰담합의 비리를 적발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사람들이 담합의 뜻이나 알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다. 면허 신고제로 인한 건설업체수의 기하급수적 증가,경기침체로 인한 수주물량 부족,유명무실한 덤핑방지제도 등 입찰과 관련한 외적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업체의 자율조정행위를 무조건 담합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한마디로 무식의 소치라고 혹평을 서슴지 않는다. 업체관계자들은 절대 담합이란 표현을 안쓴다.언제 어디서 누구한테건 자율조정행위라고 말한다.업체마다 자기들만의 특화된 기술과 노하우가 있고 ‘이 정도 공사면 해볼만하다’는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다.그들은 이러한 자체 경쟁력과 수주전략으로 타업체와 경쟁하기 때문에 절대 담합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00공사의 공사비와 공사기간 등이 얼마,언제라고 알려지면 우리가 먹을수 있나를 먼저 점검하고,아니다 싶으면 아예 다른 업체에 양보한다”는 이들은 “사전에 나눠먹기식으로 짜서 입찰가를 조작하는 담합과는 개념부터 틀린 것”이라고 말한다. H업체의 한 임원은 “능력에 부치는 공사를 무리하게 수주하려면 설계용역비 등 엄청난 경비가 들어가고 뇌물공여 등 비리마저 저지르게 된다”며 “오히려 자기 능력에 맞게 업체끼리 조율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같은 자율조정행위도 현행 우리나라 법에서는 담합행위로 처벌받기 때문에 결국 담합의혹 사슬에서 벗어나려면 적자시공을 각오하고 덤핑수주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저가낙찰을 피하기 위해담합이 불가피하다는 건설업계의 하소연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순전히 핑계에 불과하다는것이다. 각자가 이익을 남길 수 있을 만큼의 가격으로 입찰가를 써내면 되는데 담합을 통해 높은 가격을 받아내는 것은 편안하게 앉아서 이윤을 많이 남기려는술책이라는 것이다.굳이 연고권을 주장하는 한 업체를 밀어주며 담합행위를하지 않아도 근처에서 공사를 하는 업체는 장비동원 비용 등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에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히 낙찰업체가 될 가능성이크다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민간 건설경기가 얼어붙어 공공공사 수주에 담합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담합이 요 몇년 사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수십년간 이어져 내려온 점에 비춰 절대 변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공정위 李三奉 공동행위과장은 “머지않아 본격적으로 외국업체들이 몰려들어와 무한경쟁을 벌이게 되는 상황에서 후진적인 담합행위를 버리지 않으면 경쟁력을 스스로 좀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입찰 담합 사례·유형…관급공사의 '나눠먹기' 지난해 2월 서해안고속도로 군산∼무안 건설공사(21공구) 입찰설명회 현장. 국내 굴지의 12개 건설회사 입찰관계자들이 950억원짜리 물량에 군침을 흘리며 속속 모여 들었다.국제통화기금(IMF)여파로 건설경기가 침체상태에 있던터라 저마다 21공구 수주(受注)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콜 레터(Call Letter)’란 쪽지가 나돌았다.‘이 지역에는 내가 연고권을 갖고 있으니 이번에는 내가 하자’는 사발통문이었다.I종합건설이 공사예정지 부근에 시공 중인 공사가 있다며 우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콜 레터’는 건설업계가 수십년 동안 상호 신의의 상징으로 존중해 온 문건.따라서 여느 때 같으면 I종합건설의 독무대로 끝났을 일이지만 이번에는사정이 좀 달랐다.1,000억원에 육박하는 공사 덩치에 욕심을 낸 J업체가 ‘콜 레터’를 냈기 때문이다.급기야 업체간 ‘자율조정’이라는 명목 아래 12개사가 모여 시공간담회까지 열었다.이 자리에서는 I업체의 연고권이 더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결론이났고 나머지 업체들은 I업체보다 높은 금액으로투찰하는 방식으로 들러리를 섰다.이 덕분에 I업체는 예정가의 96.32%의 높은 낙찰률로 무사히 공사를 따냈다. 지난 97년 10월 인천인수기지 제2부두 항만공사를 따낸 K산업,같은해 11월남해고속도로 동마산 인터체인지 및 구암육교 개량공사를 수주한 L토건도 같은 수법을 동원했다.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96%의 낙찰률을 기록했다.공정경쟁의 장(場)이 되어야 할 입찰이 나눠먹기식 담합으로 얼룩지는 순간들이었다. ●입찰가격도 미리 결정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공모해 입찰가격을 사전에 정하는 행위로 흔하게 일어난다.97년 조달청이 정부기관의 사무용품에 대한 연간 단가계약 체결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을 때 사무용품 생산 5개업체가 전년도 단가보다 10%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공모한 뒤 실제로 입찰 때 그이상의 가격으로만 투찰 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쟁입찰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유도 경쟁입찰계약의 여부는 입찰집행기관이 정하는 것인데도 사업자들이 발주자의 공사예정금액을 높이려는 의도에서입찰을 무산시키는 행위도 다반사다.95년 A시 교육청이 실시한 관내 초등학교 부지매각 입찰에서 지역건설업체들은 낮은 값에 땅을 매입하기로 하고 의도적으로 1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시켜 계속 유찰되게 만들었다.결국 나중에특정건설회사가 수의계약으로 예정가보다 훨씬 낮은 값에 땅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0월 국민회의 林采正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95∼97년 5,700억원대의 관급공사 5,600여건 가운데 90%가 넘는 5,100여건의 낙찰자가 이같은 담합으로 가려졌다. - 눈속임의 극치 '담합 5態' 입찰 현장에서 이뤄지는 담합의 형태도 갖가지다.입찰함에 봉투를 살짝 구겨넣는 식으로 공무원과 업자가 내통하는 따위는 이제 고전적인 수법이 돼버렸다. 현행 공개경쟁입찰은 발주처가 서로 다른 15개의 가격을 쓴 종이를 15개의봉투에 넣고 이 가운데 3개를 입찰에 참가한 업체측이 뽑아 이 3개의 평균치에 가장 가깝게 낙찰금액을 써낸 회사가 낙찰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15개의 봉투에 얼마씩의 공사비가 적혀 있는지 모르는데다 어떤 봉투가 뽑힐지 몰라 원천적으로 담합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그러나 입찰 담당 공무원과 봉투 3개를 뽑을 업자 3명이 사전에 짜기만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 과정에서는 ●봉투형 ●다림질형 ●모래형 ●탁구공형 ●백지형으로 나눠지는 이른바 ‘담합 오태(五態)’가 성행한다. ●봉투형 낙찰가가 담긴 봉투를 입찰 공무원과 담합한 업자만이 알 수 있도록 봉투에 표시하는 방식.이를 테면 봉투 15개 가운데 3개의 덮개를 약간 비뚤어지게 붙이거나 풀칠을 덜해 손끝으로 비비면 덮개 끝이 일어나도록 한다. ●다림질형 미리 정해진 3개의 봉투를 다림질해 매끈하게 윤이 나게 함으로써 다림질하지 않은 것과 차이가 나게 한다. ●모래형 3개의 봉투 안에 왕모래 한 알을 넣고 봉투 끝을 만져서 모래가잡히는 봉투만 골라내는 방식으로 97년 처음 발각됐다. ●백지형 가장 대담한 수법으로 입찰조서에 아예 아무 것도 쓰지 않고 백지로 내면 관계 공무원이 마치 낙찰가에 가장 근접한 가격을 써낸 것처럼 발표한 뒤 나중에 대신 가격을 써넣는다.설령 백지를 낸 사실을 다른 업자가 알더라도 앞으로 더이상 입찰에 참가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아닌 바에야 누구도 이를 확인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에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탁구공형 봉투와 일련번호가 같은 탁구공을 골라 예정가를 결정하는 방식이 최근 도입됐지만 이 또한 인간의 간교함 앞에는 맥을 추지 못한다.관계공무원이 탁구공에 자석을 붙인 뒤 번호표를 붙이면 업자가 자석반지를 끼고 원하는 탁구공을 골라내는 방식이다.이러한 각양각색의 담합이 성공을 거둘 경우 관계 공무원은 으레 낙찰받은 업자로부터 공사비의 3%를 ‘떡값’으로 받아 챙기게 된다. 朴建昇
  • 張世東씨 재선거 출마 눈길

    張世東전안기부장이 5공화국과 개인의 명예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張전부장측은 9일 한나라당 洪準杓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대법원에서 확정돼재선거를 치르게 될 서울 송파갑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밝혔다.張씨는 금명간 기자들과 만나 출마 입장과 배경을 설명할 계획이다. 張씨는 이미 全斗煥전대통령에게 출마의 뜻을 밝혔으며,全전대통령도 張씨의 판단과 결심을 존중하고 격려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張씨측은 “개인적으로 세번이나 옥고를 치르고,5공화국이 법적,정치적으로처단되는 상황에서 한번도 ‘변명’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면서 “국민들로부터 직접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全전대통령의 측근인 閔正基전청와대비서관은 “全전대통령이 마음으로 성원하지만 직접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며,그럴 수단도 없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張씨는 80년 대통령 경호실장이 되기 전까지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에살았기 때문에 지역적 연고도 있다고 측근들은 말했다.張씨는 97년 12월 출소한직후부터 출마를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公憤일으키는 해양수산부

    아는 길도 물어 가라는 말이 있다.해서는 안되는 실수를 막아주기 위함이다.그런데 해양수산부는 모르는 길도 묻지 않았다.모르는 길을 아는 척하고 천연덕스럽게 가다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그 바람에 우리 어민들만 큰 피해를입게됐다.국제적으로도 망신을 샀다. 우리 바다와 어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있다.그런 해양수산부가 한일 어업협정 실무협상에서 정신나간 짓을 했다.설사 훤히 알아도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마땅한 일을 모르고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현장확인없는 눈먼 탁상행정의 전형을 그들은 보여주었다.이 통탄할 노릇을 어찌해야 하나. 해양수산부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어민들의 고통이 감당키 어렵게 됐다. 광어 돔 우럭 장어 등을 잡는 쌍끌이 선단 250여척의 발이 묶였다.두말할 것 없이 실무협상에서 일본측 배타적경제수역(EEZ) 입어대상업종으로 포함시키지 않아서다.이로 인해 연 3,000여억원의 어민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그것만이 아니다.활오징어를 잡는 어민들은 성어기에 조업을 할 수 없게 됐다.조업기간을 잘못제시해 3∼6월성어기가 조업기간에서 빠졌다는 것이다.이에따라 200여척의 활오징어잡이배가 성어기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그로인한 손해도 연 2,000여억원을 헤아린다 한다.해양수산부는 정말 왜 있는 부처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긴 그들의 실수는 예정돼 있었던 것같다.金善吉 장관은 지난 달 도쿄에서 어업협정 실무협상이 열리던 때에 뉴질랜드로 날아갔다.남극조약에 참석한다는 것이었는데 여기에 장관을 보낸 나라는 우리 빼고는 없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장관부터 이러니 아래 사람들이 제 정신이 아닐 것은 당연하다. 어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부산의 전국어민총연합 산하 1만여명이 시위에나섰다.그럼에도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것같다.어민피해를 보상해주면 그만이라는 식의 안이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것같다.물론어민 피해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상하는 것이옳다.하지만 그것이 누구 돈인가.국민돈이다.국민부담을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가.이처럼 정신나간 공복들은 퇴출되는 것이 마땅하다.진상을 철저히가려 책임있는 사람은 책임을 묻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해야 한다.이런 관료들이 개혁의 걸림돌이며 효율적인 국정수행을 방해하고 있다. 어민들은 재협상을 주장한다.당연하다.창피하지만 일본에 재협상을 요구해야 옳다.뿐만아니라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해야한다.
  • 해양부 졸속漁協체결 전말과 책임

    해양수산부가 한·일어업협정 체결 과정에서 일본수역 내 조업 대상에서 쌍끌이어선을 완전 배제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어처구니없는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민피해가 너무 막대해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철저한 현장실사 외면 그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해양부 협상실무팀이 철저한 현장실사를 거치지 않고 일부 어민대표의 의견을 자의적으로 판단한 데서 비롯됐다.쌍끌이어선이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는 얘기다. 해양부는 96년 3월부터 어민대표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해왔으나 3년 동안일본수역 내에서 쌍끌이조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해양부는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회의에 참석한 어민대표들이 93년부터 96년까지 일본수역 내에서는 쌍끌이조업 실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 그랬다는 것이다.따라서 일본측과의 협상에서 쌍끌이조업은 협상대상이 되지 않아도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는 주장이다.실사를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정도다. 당시 어민대표들이 쌍끌이선단의 조업해역은 우리 수역 60%,중국수역 40%라며 일본수역 내에서의 조업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수산진흥원의 자료조차 일본수역 내에서 쌍끌이조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뒷받침할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96년부터 여러 차례 일본에 전달한 어획실태 자료에는 쌍끌이조업 실적이 아예 누락됐다. ▒안이한 행정의 표본 그러나 업계의 의견개진이 없지는 않았다.97년 5월16일 대형 기선저인망수협의 어획실태 자료에는‘6월 중 일부 쌍끌이어선이 일본수역에서 조업한다’는 내용이 있었다.해양부측은 이를 중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기선저인망어업에 대해서는 외끌이선단 55척(조업실적 연 3,420t)과 트롤조업만을 일본측에 요구하게 됐다. 특히 실무협상 타결 직전인 1월19일에 열린 어업대책 자문회의에서조차 어민대표들과의 의견교환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잘못을 인식하지 못했다.당시어민대표들은 쌍끌이조업을 염두에 두고“일중(日中) 잠정수역에서 조업에문제가 없느냐”고 질문했다.이에 해양부는 외끌이조업에 대해 묻는 줄 알고“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결국 해양부의 안이한 행정이 어민들의 피해만 초래하게 된 셈이다. ▒해양부 위상 재검토해야 金善吉해양부장관은 가뜩이나 실무협상 타결 과정에서 ‘남극행’을 감행,비난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사태까지 겹쳐 곤경에 처했다.그는 책임론에 대해“무조건 물러나게 하는 게 능사가 아니지 않느냐”며“지금은 사태를 수습하고 종합적인 수산정책을 재정비하는 데 주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책임행정의 구현과 함께 말 많은 해양부의 존립 이유를 지금부터라도 새삼 재검토해 봐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咸惠里 lotus@
  • 발언대-면사무소 폐지 산간벽지는 제외돼야

    면사무소와 관련,그동안 학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는 행정과 주민이 대화할 수 있는 역사 있는 최말단 기관이란 점을 들어 현행 유지를 계속 주장해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7일 이같은 주장을 묵살하고 면사무소 폐지안을 확정 발표했다.지역민에 돌아갈 피해와 불편은 아랑곳없이 밀어붙이기식 구조조정을 단행해버린 처사에 대해 농촌을 지키는 한 사람으로서답답함을 느낀다.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사실 역대 정권에서 즐겨 쓰던 수법이다.우리는 공직자들이 얼마 가지 않아 정책의 잘못을 인정하고 중단할 때마다 변명하기에급급했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이는 결국 책임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산간벽지 농어촌에서는 인구 감소에 따라 완행버스마저 적자운영에 시달리다 못해 운행횟수를 줄이는 바람에 지역주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기동력 없는 노인들은 면사무소 한번 가려면 하루 일을 포기해야만하는 실정이다.그런데 업무가 군으로 이관되는 2002년부터는 꼼짝없이 30∼40㎞나 떨어진 군청까지 나가 일을 봐야 하니 작은 민원 하나로 생업을 중단한 채 먼 외출을 해야 할 판이다.그것도 담당자가 부재중이거나 민원인이 만원일 때,혹은 폭설로 인해 시일을 넘겨야 할 때는 2∼3일씩 허비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인적,시간적,금전적 피해와 불편을 과연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면사무소는 지방자치에서도 오랜 경험이 있고 민원서류 발급과 인·허가사항 및 주민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접수하고 위로 전달하는 대민창구의 최말단 대화창구라는 특수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또 면장은 단순히 면사무소를 대표하는 행정공무원의 수장일 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지역의 모든 일을 처리하고 조율하는 리더이며 주민 대표다.그런데 면장직이 없어지면 지역주민은 구심점을 잃게 돼 우왕좌왕하게 된다.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기는커녕 오히려 차단시키고 대화창구를 폐쇄해 불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 산간벽지 농어촌의 면사무소만은 대민창구의 마지막 보루요,각종 단체나 지역주민의 구심체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 지금처럼계속 유지 보존토록 해야 할 것이다.
  • 아마존 ‘추악한 상혼’ 오염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n.com)이돈을 받고 책소개를 해오는등 추한 짓을 해온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이들은 책소개를 하면서 일정액의 돈을 낸 작가의 책을 인터넷 홈페이지의좋은 자리에 위치하게 해줌은 물론 서평을 훌륭하게 소개하거나 책판매에 유리한 작가 인터뷰까지 해줘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예 좋은 위치와 좋은 서평,그리고 호기심 끄는 인터뷰를 한데 묶어 패키지로 작가들에 제시,돈을 챙기기도 했다. 페키지 값은 종류에 따라 다양하나 소위 ‘일등급(tier 1)’프리미엄 패키지의 경우 1만달러까지(한화 약1,200만원)하는 고액이었다. 또 패키지는 아니더라도 일정액을 지불하면 아마존이 매긴 최고의 등급인‘위대한 걸작이 될 작품’코너나 서평가들이 추천하는 코너인 ‘우리가 읽는 책’등에 등재(?)해왔다는 것이다. 폭로가 나가자 아마존 창시자인 제프 베조스는 “돈은 받았으나 서평이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변명하고,그러나 잘못된 서평 때문에 책을 구입한 독자들에게는 무조건 책을 환불해주겠다고 공고했다. 정평있는 서평으로 독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으며 확장일로에 섰던 아마존의 추문이 사실로 확인돼자 이날 주식값이 10%가 폭락,100달러로 떨어졌다.hay@
  • 경제청문회 이모저모(I)

    10일 金仁浩 전청와대경제수석,李經植 전한은총재,尹增鉉 전재경원금융정책실장 등 증인 4명을 상대로 2차 증인신문을 계속한 국회 ‘IMF환란조사 특위’는 마무리 정리작업에 박차를 가했다.▒특위위원들은 1차 증인 신문에서 거칠게 증인들을 몰아세웠으나 이날 청문회에서는 다소 톤이 낮아지기도 했다.하지만 증인들의 ‘책임회피성’발언이 계속되자 특위위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張在植위원장은 “한국경제를 난파시킨 증인들은 노숙자와 실업에 따른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국민회의 李允洙의원도 “증인들이 아집속에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무엇을 사과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며 호통을 쳤다.▒金仁浩전수석은 정부관료시절 콤비로 불렸던 姜慶植전부총리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한 것 아니냐는 자민련 鄭宇澤의원의 질문에 “(나는)주관이 강하고고집센 사람으로 관료사회에 알려져 있다”며 부인했다.특히 “한은총재를 4번이나 불러 경제대책회의를 한 부총리가 누가 있느냐”며IMF행과 관련해각 부처간에 견해차이가 있었다는 지적에 불만을 표시했다.또 ‘얼굴없는’역할을 해야하는 수석의 정책은 대통령의 정책이자 각료의정책일 수밖에 없다는 수석론을 짤막하게 밝히기도.▒이날 청문회에서는 또 ‘사직동팀’의 불법계좌 추적문제가 도마에 올랐다.李의원은 “사직동팀의 불법 계좌추적 내역을 당시 신한국당 姜三載,鄭亨根의원이 불법 왜곡 발표했다”면서 “그렇다면 당시 신한국당 대선후보도 이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李會昌당시후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이에 대해 張위원장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동조하고 나섰다.▒자민련 鄭宇澤의원은 “한은이 93년부터 중장기 외자유입을 제한해 단기외채 급증에 일조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李經植전한은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록이 언젠가 공개되면 당시 한은의 고충을 이해할 것”이라고 당시 정책이 잘못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崔光淑 bori@.
  • 경제청문회 중간 점검

    국회 ‘IMF 환란조사 특위’는 1일 경제청문회를 속개,기아사태 전개과정에 서 제기된 각종 의문점에 대한 막바지 규명작업을 벌인다. 지난 25일부터 증인 및 참고인 신문이 계속되면서 환란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도 적지않게 드러났다.그러나 특위위원들의 함량미달의 추 궁과 증인 참고인들의 부성실한 답변으로 전체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는 게 정치권안팎의 평가다. 새롭게 밝혀지거나 설(說)이 사실로 밝혀진 사례로는 ?검㈛痘? 전경제부총 리와 金仁浩 전청와대경제수석의 늑장대응 ?곗罷新? 전경제부총리의 IMF행 사전 인지 ?겉諾뜨? 전대통령의 기아부도불가 지시 ?걘뼁姑育? 지시로 부도 유예협약 실시 ?같姸┎苾째낱薩瘦?(OECD) 가입에는 재벌의 압력도 작용 ?겉? 전대통령의 차남 賢哲씨의 총선공천 영향력 행사 등이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金善弘리스트나 李信行리스트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특위위원들의 신선한 질의와 날카로운 추궁도 별로 두드러지지 않았 지만 국민회의 丁世均의원과 자민련의 鄭宇澤의원은 돋보였다.‘양 정’이 있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일부 특위위원들은 시도 때도 없이 호통만 치거나 이미 검찰이나 감사원 등 의 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을 재탕,삼탕 질의하는 게 적지 않았다.중복질의도 많았다.그동안 나돌던 설만 무책임하게 폭로하고 증인이나 참고인에게 무조 건 잘못을 인정하라고 다그치는 질의도 많았다. 증인과 참고인들의 뻔뻔하고 뻣뻣한 태도와 무성의한 답변도 청문회의 관심 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환란 3인방인 金전수석은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변했다.金善弘 전기아그룹회장도 “기아가 부도를 낸 것은 외부적인 요인”때문이라며 적반하장(賊反荷杖)식의 변명을 늘어놓 았다.李信行 전기산사장도 뻔뻔하고 뻣뻣하게 답변을 해 시민들의 항의가 빗 발쳤다. 이번주에는 종합금융사 인·허가,한보사건,개인휴대통신(PCS) 비리 관련 청 문회를 갖는다.투자금융사를 종금사로 전환해주면서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과 鄭泰守리스트,LG·한솔그룹이 PCS에 진출한 정치적인 배경과 정치자금설 여 부 등이 집중 추궁될 것으로 보인다. 郭太憲 tiger@. [郭太憲 tiger@]
  • [화제의 책]시간/기다림·휴식·느림에 대한 변명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느림’에서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현대 기술 문명의 속도사회를 냉소했다.쿤데라의 느림의 미학을 독창적인 인본주의 시 간관을 통해 잇고 있는 칼하인츠 가이슬러의 ‘시간’이라는 책이 박계수 옮 김으로 나왔다. 이 책은 독일 뮌헨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지은이의 시간에 대한 철 학적 에세이 20편을 담고 있다. 그는 시간에 대한 오랜 탐구를 바탕으로 많은 문학작품과 철학서들을 인용 하며 일상적인 분주함에 반대되는 느림·기다림·휴식·멈춤·게으름에 대한 아름다운 변론을 하고 있다. “느림은 창조적 사고의 전제다.느림만이 결속 과 사랑,신뢰를 가능하게 한다.사랑은 일상의 분주함과 조급함에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평화는 느리다.느림과 완만함은 중요하고도 긍정적인 역사의 동력이다.그러나 속도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전쟁은 빠르고 파괴적이다”. 속도사회에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은 빠른 것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 다.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다.이 책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 李昌淳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