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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매일을 읽고/ ‘귀족 초호화 사이트’ 위화감 부채질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공간에서마저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이른바 귀족 초호화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기사(대한매일 6월30일 27면)를 보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몇몇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들 귀족 사이트의 경우 특정 부유층을 선별적으로 회원으로 모집,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또 회원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강남 고급술집과 호텔,경기 일대 러브호텔 등을 전전하며 파티까지 벌인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들 사이트에 가입하려면 연봉 1억원 이상의 수입과 신용카드 사용액 월수백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니 그저 기가 찰 뿐이다.고관대작과 재벌의 2세등을 노린 치졸한 상술에 분노가 치민다. 호화 사이트 운영자 측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 마케팅이라고 궁색한 변명을늘어놓고 있다 한다.그러나 이런 무분별한 현상을 그냥 내버려두다간 가진자와 가난한 자의 대립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당국의 단속과 지도가필요하다고 본다. 박동현[서울 관악구 봉천동]
  • [외언내언] 명동 국립극장 되찾기

    국립극장이 명동을 떠난후 내 마음속에서 명동은 그 빛을 잃었다.기자로서출입처가 바뀐탓에 소원해진 정도가 아니라 명동이 더 이상 서울의 심장부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느껴진 것이다.국립극장이 떠나자 명동을 찾던 연극인·음악인·미술인들의 발길도 끊겼고 문화가 사라진 명동은 번잡한상업지역,그것도 새로 떠오른 강남에 밀려 이류 상가지역으로 전락했다. 카페 테아트르,삼일로 창고극장,엘칸토 예술극장 등 소극장들이 예술의 거리로서 명동의 명성을 지키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정감있는 음악다방이나 대폿집들 역시 국립극장 없이는 지탱할 수 없었다. 명동의 옛 국립극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되살리자는 백만인 서명운동이 지난달 29일 시작됐다.반가운 일이다.특히 예술인 뿐만 아니라 명동 상인들이이 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명동 상인들이 그동안 명동축제를 비롯해 야외 상설무대를 설치하여 명동 되살리기 운동을 펼쳤지만 문화공간이 없는 명동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명동은 하루 유동인구가 150만∼200만명에 이르고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으나 본격적인 문화시설이 없는 형편이다. 현재 대한종합금융 사옥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명동 국립극장 건물은 1934년 영화관(명치좌)으로 건립됐다가 해방후 시공관으로 바뀌었고 57년 다시국립극장으로 바뀌었다.73년 10월 국립극장이 중구 장충동으로 신축 이전하기 까지 이곳은 한국연극과 오페라,무용,창극의 산실 역할을 했고 그 이후에도 3년간 국립극장 산하 ‘예술극장’으로 이름을 바꾸어 명맥을 유지하다가75년 대한투자금융에 매각됐다. 이 건물을 다시 문화공간으로 살리자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95년 대한투금이 이 건물을 헐고 새 사옥을 짓기로 했을때도 옛 국립극장살리기 운동이 벌어져 건물 철거를 막았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청와대, 서울시,문화관광부 등에 건의서가 전달됐다.문화예술인들은 “언로(言路)가 막힌시대에 문화적 고려없이 정부가 국립극장 건물을 매각했으니 정부가 책임지고 명동 국립극장을 살려 내야한다”고 주장한다.한때는 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명동국립극장 재매입 모금위원회’구성도 논의됐으나 700억원이넘는 규모여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비슷한 시기에 건립된 동숭동의 문예진흥원 본관,고려대 본관 등이 사적(史蹟)으로 지정된 점을 들어문화재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외부 기본형을 제외하고는 원형이 소멸됐다는 이유로 역사적 보존건물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는것이 당국의답변이었다. 시민들의 줄기찬 요구에 언제까지 당국은 궁색한 변명만 늘어 놓을 것인지답답하다.최근 삼청각이 여론의 힘으로 철거위기에서 벗어났듯이 명동 국립극장도 정부 차원에서 매입하거나 토지를 교환해주는 방법 등으로 되살려야할 것이다. 任英淑 논설위원 ysi@
  • “대기발령은 징계절차 불필요”

    대기발령이 사규 등에 징계 처분의 한 종류로 규정돼 있지 않으면 해당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李敦熙 대법관)는 30일 고모씨 등 전 K운수 노조원 5명이 회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대부분의 회사원이 대기발령을 해고의 전(前)단계 즉 징계로 인식하고 있고 또 회사측도 대기발령을 ‘정리해고’의 한 방편으로 이용해온 관행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 규정에 대기발령이징계 처분의 하나로 규정돼 있지 않은 이상 회사는 대기발령 해당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재판부는 “K운수의 취업규칙에 ‘대기발령을 받고 3개월 이상 경과한 직후까지 복직되지 않은 자는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고,대기 발령을 받은 사람이 월급에서 불이익을 당한다고 해서 징계 처분에 대기발령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고씨 등은 K운수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96년 7∼11월 각각 대기발령 처분을받은 뒤 같은해 10∼12월 잇따라 해고되자 97년 소송을 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인사 청문회/ 소설가 沈相大의 청문회 방청기

    6월 26일 오전 10시.국회 인사청문회 특위 회의실에서는 한 공직 후보자에대한 국민적 면접 시험이 있었다. 면접관은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었지만 배후의 심판관은 마땅히 전국민이었다.임명 제청을 한 대통령의 판단에 대한 검증이기도 한 이 청문회의 피청문인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불리는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다. 이번 청문회는 헌정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공직 임명 후보자에 대한 사전검증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질의자로 나선 의원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은 가운데 이 총리서리가 입장했다.조명이 작열하고 실내에 운집해 있던 수십 대의 카메라 앵글이 한 곳으로 집중했다.카메라 셔터 소리가 일제히 터져나왔다.이것은 심판관인 국민 모두의 눈이자 귀였다. 면접을 받는 후보자(이 총리서리)는 꽁보리밥 두 끼로 하루를 견딘 경험을통해 농촌의 보릿고개를 몸으로 체험한 자신이야말로 일꾼으로서 적임자임을 주장했다.아울러 자주 말을 바꾼 점과 경박한 처신에 대해서는 사죄와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해 면접관인 여야 의원들은 신랄한 질문을 시작했다.총리직 수행자로서의 책임과 적법성,정치 지도자로서의 신뢰성,정의감과 도덕성,그리고 재산 문제까지 첨예한 추궁이 이어졌다. 그만이 아니다.질의 답변 이외에도 이 공직자를 부릴 주인으로서 국민은 이 일꾼이 우리의 재산을 관리하고 살림살이를 챙김에 있어서 자질은 충분한지,도덕성과 청렴성은 확보돼 있는지를 알뜰히 살펴 적임자로서의 여부를 사전 점검하고 있었다. 이제 처음 시작하는 면접 시험이니만치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이번 청문회는 국민의 참정권이 마침내 진정한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사적 순간,과연 지난 역사상 공직을 지냈던 수많은 이들은 과연 공복으로서의 자세를 유지했던가 하는 역사 의식에 대한 질문이 있다.처세와 아부로 그 자리에 연연했던 이는 없었던가? 무능과 부도덕을 숨기고 지냈던 이는 없었던가? 조선조 폭군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 형조판서에 오른 뒤기묘사화(己卯士禍)를 주도,우의정·좌의정을 역임한 심정(沈貞)은 가끔 문중 사람들앞에서 이렇게 토로했다고 한다.“후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할꼬?” 그도 결국 김안로(金安老)의 탄핵으로 유배,사사(賜死)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한 공직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국민으로서 집단적 역사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민주주의라는 푸르른 나무는 역사 의식을 가진 국민,그에따라 행동하는 국민이라 불리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있다. 선거 제도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인사청문회는 그 꽃이 열매 맺기 위한 수분(受粉)이라 할 것이다.국민의 관심과 애정이야말로 벌과 나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민주주의가 열매를 맺어 먹음직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국회만이 아니라 공직자의 주인인 국민의 충정이 요구된다. 국민의 뜻으로 이루어진 이번 청문회는 그리하여 진정 국민에게 건강하고애정어린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참여야말로 면접 시험의 주체인 국민의 책무다. 소설가 沈相大.
  • 새 영화/ ‘진심화’ ‘도그마’

    ◆진심화. ‘색정남녀’로 베를린영화제까지 진출했던 이동승 감독이 3년만에 내놓은신작.방황하는 10대 소녀와 잡지사 기자가 엎치락 뒤치락 사랑을 키워가는과정을 로맨틱하게 그렸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는 아진(범문방)과 착하기만 한 잡지사 기자 아삼(하윤동)은 우연히 극장에서 만나지만 별 관심이없다.동전 하나면 오락실에서 두세 시간씩 죽치고 앉아있는 문제아 아진을아삼이 다시 찾은 건 순전히 인터뷰 때문이다.뒷골목을 배회하는 10대들의세계에 대해 인터뷰를 주고받는 동안 둘 사이에는 사랑의 감정이 인다. 뭔가 특별한 것을 찾으려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순진한귀공자와 거리의 여자가 만나 예기치 못한 사랑을 만들어가는,빤한 소재를벗어나지 못했다.하지만 이 영화로 데뷔한 남녀 주인공의 연기력에 주목해볼만하다. 24일 개봉. ◆도그마. 케빈 스미스 감독은 영화가 물의를 일으킬 줄 예감했던 모양이다.오프닝 크레딧을 올리기 전에 변명 한줄을 붙여놓았다.“신에게도 유머감각은 있다”.미국개봉 당신 이 영화는 ‘신성을 모독한 악마의 영화’라는 가톨릭계의비난속에 배급사까지 바꾸는 해프닝을 벌였다.종교적 도그마와 예수를 겨냥한 코믹 패러디가 영화의 주조를 이루는 만큼,순진한 관객들은 충분히 당혹스러울 수 있다. 하느님에게 대든 죄로 천국에서 쫓겨난 두 타락천사 로키(맷 데이먼)와 바틀비(벤 애플렉)는 마침내 하늘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성당 아치문을 통과하는 순간 천국으로 들어서게 된다는 뉴저지주 성당의 캠페인에 혹해 이들은‘천국 컴백작전’에 들어간다.하지만 쉽지 않다.천국에서 급파된 자칭 예수의 13번째 사도는 산부인과에서 낙태시술을 도와주고 사는 예수의 마지막 후손을 앞세워 이들의 뉴저지행을 저지하려고 온갖 꼼수를 다 부린다. 13번째 흑인사도는 예수가 흑인이었다고 우기는가 하면,클럽에서 스트립쇼를 하며 속세의 남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여천사 뮤즈(셀마 헤이엑)는 또 예수가 여자였다고 주장한다.끝내 영화는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예수를 만들었지만.17일 개봉. 황수정기자
  • MBC ‘이제는‘ 25일부터 재편성

    지난해 가을 화제 속에 방송됐던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25일부터매주 일요일 다시 방송된다.역사의 질곡 속에 숨겨져 왔던 진실들이 지난해방송된 13편으로 끝나지 않았음에 대한 인식이다.제작진은 ‘이제는 말할 수있다’의 주된 화자는 억눌린 상황에서 말 못했던 당시 피해자들임을 당당히밝힌다. 기획·연출을 맡은 정길화 PD는 “프로그램에서 다룰 사안의 성격상 매스미디어나 역사 속에서 승자나 강자의 이야기만 부각돼 왔다는 역사성을 인식해야 한다.지금까지 누적돼 왔던 역사적 편파성에서 벗어나 균형을 맞추는 셈”이라고 밝혔다.물론 제작진은 피해자의 하소연에만 의존할 경우 진실을 추구하는 다큐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목소리도 담았다. 피해자들의 폭로와 고발에 가해자들의 변명과 사과,때론 ‘모르쇠’ 등을 만날 수 있다.여기에 목격자들의 증언과 확인,연구자나 전문가의 진단이 이어진다. 지난해 9월 12일부터 12월 26일까지 방송됐던 13편에는 제주 4·3사건,동백림사건,인혁당사건 등이 있었다.25일부터오는 10월 1일까지 방송될 내용은크게 한국전쟁 재조명,남북관계,한미·한일 등 대외관계,인권과 사회 정의등으로 나눠진다. 한국전쟁의 재조명은 6·25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데서 출발한다.양민학살,미국의 세균전 등이 이 범주다.25일 방송될 ‘양민학살’편에서는 지금까지잘 알려지지 않았던 51년 2월21일 자행된 경남 산청 양민학살 현장이 소개된다.‘의혹! 미국의 세균전’에서는 최근 기밀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를 중심으로 미국의 세균전 의혹에 대해 파헤친다.남북관계에는 ‘94년 전쟁위기론’,‘간첩 황태성사건’등이 있다.전쟁위기론은 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주내용이다.당시 미국은 북한의 의심나는 핵시설에 대한폭격까지 염두에 뒀다고 한다.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 이 상황을 짚어본다. 대외관계는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망언(妄言)의 뿌리,일본의 친한파들’이 있다.마지막으로 인권과 사회정의에서는 올해로 분신 30주년을 맞는 ‘전태일 열사 사건’,80년대 초‘녹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던강제징집과 군 의문사 사건 등이 방송된다. 정PD는 “현재 진행형의 역사라고 입을 다물면 언제 말하겠는가”라며 “그때그때의 성과를 끌어안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외언내언] ‘팔리는’(?)변호사

    어떤 사건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갑과 을 두 당사자가 공교롭게 같은 변호사에게 상담을 했다.그런데 두 사람 모두에게 ‘당신이 이긴다’고 대답했다면 그 변호사는 누군가 한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이때 변호사 입장에서 이렇게 변명할 수는 있다.‘두 사람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얘기만 하니까결론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양식이 있는 변호사라면 최소한 뒤에 온 상담인에게는 먼저 찾아온 사람에게 들은 얘기를 참고로 해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그러나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상담인의 진술에 허점이 많은 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계약부터 하고 본다.이 경우 나중에 패소해도 할 말이 있으므로 더 좋은 케이스가 된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또 자신의 전문지식으로 정말 힘없는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도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와같은 경우를 법조계 일반적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변호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아마 ‘변호사를 산다’는 말일 것이다.‘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 윤리강령1조가 아니라도 아무리 돈을 내고 사건을 위임한다 하더라도 변호사는 ‘산다’는 말이 적용될 수 있는 직업인이 아니다. 그러나 ‘유전무죄’라는 말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듯이 수임료로부터 자유로운 변호사는 정말 극소수인 것도 사실이다.이런 사회적 환경 속에서 무식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변호사를 산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오는 것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오히려 의뢰인이 소비자로서의 권리만이라도누릴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것이 일반인의 감정이다.돈은 돈대로 주고 충분한 서비스를 받기는커녕 권리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 박병일(朴炳一)씨는 12억원대의 부동산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다 확정판결 하루 전날 외국으로 도피했다.또 다른 변호사 하영주(河寧柱)씨는 금융사기범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멀쩡한 범인을 중병인으로 조작해 석방시킨 후 해외로 도주케 했다.물론 이같은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변호사협회 회원이 4,185명이므로 통계치로 보아도 여느 집단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이런 특수한 사례를 변호사 집단을 평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치자.윤리강령을 준수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수임료를 낸 만큼 서비스만이라도 제대로 받고 싶은 것이 소비자의 심정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총리 인사청문회 앞두고 李漢東서리 ‘고민중’

    이한동(李漢東) 총리서리가 9일 부담스러운 인사청문회를 앞둔 소회의 일단을 피력했다.총리공관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였다. 그는 청문회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솔직히 말하면 되는거지…”라고 말끝을 흐렸다.그러면서도 서리 취임 이후 불거진 ‘말바꾸기’시비를 의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총선 전 민주당과 공조하지 않겠다고 공언한뒤 이를 뒤집었다는 야권의 공세를 겨냥,“세상 물정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했다.즉 “(세상과 정치환경이 변화해)20년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누구나 말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취지였다. 특히 “당론에 따라 말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자민련 총재로서 “개인 생각이 다르더라도 당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같은 방어논리가 청문회라는 난관을 돌파하는데 얼마나 주효할지,아니면정치적 변명에 그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다만 인사청문회를 불가피한 통과의례로 간주하면서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는 읽혀졌다.특히 “당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라는 영국의 처칠총리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나의 소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구본영기자 kby7@
  • 마이클 최 변호사 밝혀“美정부, 노근리 배상협상 나설것”

    [워싱턴 연합] 미국 정부는 곧 노근리 학살 사건의 피해자들과 피해보상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노근리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마이클최 변호사가 6일 말했다. 최 변호사는 “그동안 노근리 사건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상부의 명령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버티던 미국 정부가 한국 민간인에 대한 발포 사실을시인한 것으로 미뤄 피해자들과 협상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CBS 방송은 “한국전 초기 미 육군이 피란민 대열에 대한 기총소사를요청했으며 공군은 그대로 이행했다는 터너 로저스 당시 공군 대령의 메모가미 육군조사단에 의해 발견됐다” 며 이는 미군의 민간인 발포 명령을 입증하는 최초의 ‘물적 증거’라고 보도했고 미 국방부는 6일 이를 공식 시인했다. 최 변호사는 이에 따라 “빌 클린턴 대통령,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윌리엄 코언 국방장관 및 루이스 칼데라 육군장관에게 피해자들과의 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오늘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가 확고한 만큼 미국 정부는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됐다”고 말하고 협상은 곧 배상 수순으로 가는 것으로 큰 어려움없이 끝날 수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오늘의 눈] 동아 채권단의 변명

    지난 5일 동아건설 고병우(高炳佑) 회장의 정치권 로비의혹이 불거지자 채권단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언지하에 무질렀다.공식 영수증 처리했다는 후원금은 어떻게 된 사연이냐고 재차 물었더니 “그런 게 어딨느냐”며 버럭 역정을 냈다.고 회장이 이미 이날 아침 기자들에게 시인한 대목이라고 ‘일러주자’ 그제야 허둥대기 시작했다. 현재 동아건설에는 서울 외환 한빛 조흥 등 7개 주채권은행이 15명의 경영관리단을 파견해놓고 있다.일단 의혹이 불거졌으면 즉각 확인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게 순서다.그런데도 채권단은 ‘모르쇠’로 일관했다.바로 그 시각옆 사무실에서 고 회장이 기자들에게 “후원금을 낸 것은 채권단도 알고 있다”며 자신들을 끌고들어간 사실조차 까맣게 모른 채. 30여분 뒤,채권단 관계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장부를 모조리 뒤져봤지만 후원금으로 영수증 처리된 것은 단 한건도 없다”는 대답이었다. 어디 그뿐인가.인천 매립지 영농권이 고 회장의 친인척인 홍모씨에게 넘어간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서원골프장 매각과정에서의 비리 의혹조차 채권단은동아건설이 자체 감사를 통해 매각 관련자를 배임혐의로 고발한 뒤에야 비로소 알아챘다.고 회장 퇴진운동이 두달여 동안 계속됐어도 채권단은 자신들이 뽑은 사람이라는 명분과 정부 눈치를 살피느라 용단을 내리지 못했다. 공사현장만도 160군데가 넘고 하루에도 1,000건이 넘는 자금결제가 들어오는데 15명의 인력으로 모든 자금 사용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채권단의 변명도 일리는 있다.그러나 로비의혹이 알려지자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 한동아건설 노조원의 울분 앞에서 이 변명은 초라하다. “노동계로부터 그 욕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2,400억원의 상여금을 반납했다.점심을 못먹는 직원도 있었다.고 회장은 지난달까지도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양쪽에서 월급을 챙겨 한달에 2,000만원 이상씩 받아갔다.그래도 우리는 문제삼지 않았다.왜? 열심히만 해서 회사 살려주면 회장님이고 채권단이고 업고 다닐 마음이었으니까.”안미현 경제팀기자 hyun@
  • 美 노근리학살 문서 발견

    미 국방부가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이 미 육군당국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공식문서를 마침내 발견함으로써 노근리사건 조사는 새 국면을맞았다. 지난해 AP통신이 사건을 폭로,보도한 이래 미 국방부는 지금까지 조사에서이렇다 할 자료를 찾지 못했으며,일부에서는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소리마저 있었다. 미 CBS방송이 확인,보도한 내용은 국방부가 당시 터너 로저스란 공군 대령이 남긴 메모를 찾았으며 내용엔 “육군은 북한군 지시를 받거나 혹은 북한군이 포함된 대규모 민간인들이 미군쪽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이유로 민간인기총사격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이는 피난민을 향한 사격 명령은다름아닌 육군 고위층이 내린 것이며 육군뿐만 아니라 공군에까지 정확한 명령체계를 밟아 하달돼 이뤄졌음을 명백히 드러내는 문구인 셈이다. 또 양민학살이 혼란 와중에 우발적으로 생겨났을 것이란 일부의 주장도 변명일 수밖에 없는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다. 이 문서는 비록 메모 형식이지만 문서 상단에는 ‘Headquarters’(본부)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으며 1950년 7월25일 날짜까지 기록된 분명한 문서 형식을 띠고 있어 사건 진상을 규명하는 자료로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문서에 기록된 7월25일은 7월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발생한 노근리 사건 하루 전날이어서 명령이 하달되는 시간 과정과 비인도적 명령을 받은 장교의 고뇌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그러나 이번 CBS 보도로 알려진 관련자료 확보 소식은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자세를 보이던 육군이 아닌공군에서 찾아냈다는 점과 국방부측의 발표가 아닌 CBS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는 점은 조사진행·과정면에서 많은 점을 시사한다. 아무튼 이로써 당시 사건을 증언한 에드워드 데일리의 말이 거짓이라는 육군 조사관 로버트 베이트먼 소령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나아가 당시 틀리게 기록된 문서들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쏠리면서 노근리사건을 둘러싼 조직적인 은폐 기도는 없었는지도 밝혀야 한다는 또다른 양심의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집중취재/ 시급한 성의식의 대전환

    *급증하는 性추문사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잇따른 성추문 사건을 계기로 성추행 폭로가 잇따르고있다. 직장내 성폭력 피해 신고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남성들의 비뚤어진 성의식은 여전한 반면 지금까지 성폭력을 당한 뒤 침묵해오던여성들이 의식이 바뀌어 적극적으로 피해구제를 받으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접수된 직장내 성폭력 상담 건수는 586건으로 전년도의 340건에 비해 무려 7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성희롱이 61.3%로 가장 많았고,강간 28.4%,성추행 6%,강간미수 4.3% 순이었다. 성폭력은 성을 매개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행위이다. 성폭력은 성적 언어나 행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추행을 하는 성추행,강간과 강간미수의 성폭행 등으로나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崔永愛) 소장은 “직장내 성희롱을 처벌할수 있는 남녀고용평등법과 남녀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난해부터 성폭력 상담건수와 고소율이 크게 늘었다”면서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꺼리던 여성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채규만(蔡奎滿) 교수도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은 순결을 잃었다는 종전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폭력을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성폭력 상담이 급증한 이유를 분석했다.반면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성인 남성들은 성에 대한 남성우월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들은 직장 상사 또는 고용주가주류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무대응으로 일관하거나 성의없이 의례적인 사과로 사건을 무마하려했다. 가해자가 고용주인 경우에는 피해 여성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주거나 퇴직을강요하기도 했다.또 ‘상대 여성이 거부하지 않아 즐기는 줄 알았다’,‘여자가 먼저 유혹했다’ 등 피해자 유발론을 펴며 변명했다. 성폭력상담소 백명자(白明子) 간사는 “아내와 딸,여동생은 절대 순결해야한다고 고집하면서 직장의 부하 여직원을 술집 접대부처럼 취급하는 남성들의 이중적인 성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바람직한 성문화. 쉬쉬하던 성,후미진 뒷골목서 떠돌던 성이 햇빛 아래로 나오고 있다.싫건 좋건 성의 개방은 이제 거스를수 없는 물결이 되어 버린듯 하다.공개적 성담론이 공중파TV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청소년 성교육은 당연스러운 교과목으로자리잡았다.“동성애든 혼전동거든 성은 자유의지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고즐긴다면 성개방 자체가 문제될게 없다”는 문화평론가 김지룡(金智龍)씨의다소 ‘급진론적’주장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대중매체의 선정적 보도와 범람하는 음란물,향락산업은 방탕한 성을 유혹한다.10대 소녀와의 하룻밤을 돈으로 사는 원조교제,윗사람의 권위를 악용한 성희롱이 태연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 21세기길목에 선 한국 성문화의 후진적 현주소다. 서정애(徐貞愛)한국청소년성상담소 연구원은 “이제 여성들도 성의 노리개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즐길 권리,욕망을 말할 권리에 눈을 떴다”며 “그러나 남성중심의 성의식이 엄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순결이데올로기가 강요되는 모순된 상황에서 성개방의 희생양은 대부분 여성이다.대표적인 케이스가 오양 비디오 사건.상대파트너는 현재 인터넷방송DJ로 활약하는 등 ‘잘나가는’반면 오양은 숨죽인채 살고 있다. 탤런트서갑숙씨의 책이 사법처리 대상까지 오른 것도 ‘여자가 감히 성을?’이라는 사회의식을 증명한다. 권수현(權修賢)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 연구부장은 “여성매춘은눈 감은 채 호스트바를 문제삼는 당국의 태도에서 보듯 우리사회의 이중성이뿌리깊다”고 꼬집는다. 요즘 아우성 성문화센터등 청소년 성교육 관련기관들은 성개방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성폭력 예방,피임법 등을 가르치는 쪽에 주력하고있다.성의 쾌락 뿐만 아니라 후유증까지 모두 알려준 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다. 어찌됐든 금기의 벽을 깨고 공론의 장으로 떠오른 성.눈요기로 전락한 ‘야릇한 성’이 아닌 생명을 잉태하는 ‘아름다운 성’,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성숙한 성문화가 시급해지는 시점이다. 허윤주기자 rara@. *관심끄는 TV 性프로그램. 닫혀있던 성(性)에 관한 담론을 활성화시키는데 방송이 선봉장 역할을 하고있다. 특히 그동안 성문제를 다룰 때 성 개방,성 윤리 등 젊은층의 문제점을위주로 짚었던 것에서 벗어나 30∼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성에 대해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방송(SBS)의 ‘아름다운 성’에서는 30대 유부남·유부녀의 부부관계문제에 이어 지난 달 27일 ‘정력의 진실’편에서는 40대 남성의 성적 문제를 집중 조명,시청자들이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인 ‘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올바른 성문화가 만드는 사회의 건강성을 찾고자 한다’처럼 이날 출연했던 5명의 40대 남성들은 성장한 아이들 때문에 부부관계에서 겪는 문제,체력 저하와 스트레스증가 때문에 생기는 성적 장애 등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았다. 성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가볍게 농담처럼 스쳐 지나갈 뿐 민감한 문제에대한 이야기는 가까운 친구들끼리도 나누기 어려운 현실때문에 잘못된 속설들만 독버섯처럼 퍼져나간다.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점잖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30∼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여전히 성 문제를 ‘개인적이고 은밀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성이 공론화(公論化)되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당초 ‘아름다운 성’ 제작진의 우려에 비하면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그만큼 이제 열린 마음으로 성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성의학연구소 이윤수(李倫洙·46) 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층은 성적인 문제가 있어도 상담 하는 것조차 꺼릴 만큼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폐쇄적이었다”면서 “이제 사적인 영역에서만 이야기되던 성 문제가 공개화돼도 될 만큼 사회적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학가 성 풍속도. 1일 낮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여관촌.대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한쌍이 손을잡고 자연스럽게 여관으로 들어갔다. 한낮인데도 대부분의 이 일대 여관 방은 30% 가량 차 있었다. N여관 종업원 G씨(27·여)는 “손님의 80% 가량은 대학생이며 대낮에 수업이 없는 ‘공강시간’을 이용,여관에서 잠자리를 함께하는 대학생들도 많다”면서 “주말과 축제기간에는 손님이 많아 2시간 동안 ‘쉬어가는 손님’만 받는다”고 말했다. G씨는 “축제기간에 잠자리를 함께 해 생기는 아기는 ‘축제 베이비’라고부른다”고 귀띔했다. 한 대학생은 “여관에서 ‘쉬어가는’ 비용이 1만5,000∼2만원이어서 영화비 정도밖에 들지 않아 부담이 없다”면서 “잠자리를 함께 하면 대화도 많이 나누게 돼 훨씬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여관을 찾을 돈이 없는 ‘가난한 연인들’은 하숙집이나 자취방을 이용한다.공강시간은 역시 연인들이 선호하는 데이트 시간이다. 대낮이라 하숙집이나 자취방에 사람들이 거의 없어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때문이다. K씨(25·H대 3학년)는 “같이 방을 쓰는 친구에게 여자친구가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기 전 전화를 해 ‘들어가도 괜찮냐’고 물어보는 것이 일반적인예의”라면서 “친구가 ‘홍등(紅燈)을 켰다’고 하면 여자친구와 잠자리를함께 할 것이니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향을 떠나 유학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원룸 동거’가 유행이다.방값도 절약되고 연인끼리 함께 지낼 수 있어 외롭지 않은 것이 장점이라고 학생들은입을 모은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유학가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둘이 내려가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셋이 올라온다’는 말이 나돈다. 서울대·연세대 주변,대구의 경산지역 원룸·다세대 주택촌 등 대학가 주변에서는 동거하는 대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L씨(25·여·K대 4학년)는 “지방에서 유학온 한 여자 친구는 동거하는 남자를 몇 명이나 바꿨으나 친구들에게 스스럼없이 얘기한다”면서 “동거를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동거하는 남녀 대학생들은 부모에게 들키지 않도록 방에 전화를 설치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S대 학생생활연구소의 한 상담원은 “대학교 저학년일수록 남녀가 동거하는 비율이 높다”면서 “학생들이 성에 대해 얘기할 때 너무 노골적이어서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전영우기자 ywchun@
  • [외언내언] 제3의 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임수경(林秀卿)씨가 ‘5월17일 광주 음주가무’를 최초로 고발했던 인터넷도메인 주체,‘제3의 힘’ 결의문 앞 글이다.이들은 30일 비상총회를 갖고‘5월17일 술자리’ 파문에 대해 밤샘토론을 벌였다.이 자리에서 총무 이정우(李政佑)씨는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 기회를 차단해 ‘제3의 힘’이 문제해결과 자정노력의 주체로 설 기회를 잃게 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임수경씨의 글을 임의로 삭제한 데 대해 사과했다.이어서 이들은 사태의 발단에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당사자뿐 아니라 80년대 세대의 연대책임’이라고결론지었다. 이 결론에 따라 이정우 총무를 비롯한 실무위원 15명 전원의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앞서 사태의 장본인들인 송영길(宋永吉)의원과 우상호(禹相虎)씨는 눈물 머금은 사과와 함께 근신을 다짐했다. 이날 이들은 상업적으로 부풀려진 386이라는 세대개념을 폐기하고 80년대광주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결의했다.자만과 독선,불순한 타협,자기합리화 배제 그리고 치열한 자기성찰도 다짐했다.또 폭넓은 연대와 협력으로 선·후배 세대와 함께 새로운 모색을 준비하고 좌절하지 않고 샘물같은 정신으로 다시 태어날 것도 약속했다. 공식명칭이 ‘한국의 미래 제3의 힘’인 이들은 98년 7월,80년대 학생운동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결성한 모임이다.현재 회원은 390여명,현역의원도 6명(민주 2,한나라 4)이나 된다.분열과 갈등 반목을 마감하고 협력과 연대 상생의 새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선다는 것이 이들의 초심이었다.정치질서를 바꿈으로써 국민적 에너지를 상승시키고 통합한다는 야무진 꿈도 꾸었다. ‘제3의 힘’에 대한 정치적 자리매김은 사회적 배경은 다르지만 유럽의 ‘제3의 길’ 그리고 캘빈 둘리,티모시 로이머 등 신세대의원이 이끄는 미국의 ‘뉴민주당연대’와 맥을 같이한다.‘뉴민주당연대’가 전통적인 보수-진보논쟁을 거부하고 미국의회의 흐름을 바꿔 놓았듯이 한국의 386세대도 여·야양극의 갈등구조를 떠나 정치개혁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들은 친구들의 우연한 실수로 뜻밖의 역풍을 맞았다.‘원래 그런사람들’이라는 둥 억울한 돌팔매도 날아왔다.80년 5월 광주와 무관한 사람들이 더 흥분했다.그래도 변명하지 않고 역풍을 수용하는 이들의 자세가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회초리는 가할지언정 외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대한포럼] 사회지도층의 도덕 불감증

    각종 의혹과 비리로 시끄럽던 사건들이 수그러드나 했더니 그 뒤를 이어 이번엔 ‘술파티’,‘성추행’ 사건으로 사회가 어지럽다.그것도 주인공들이기대를 걸었던 신인정치인과 고위 관리·공직자,교수,시민운동가 등 우리사회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실망감이 크다.아니 환멸감까지 겹쳐오는듯하다.우리사회의 도덕성이 총체적으로 난기류를 타고 끝을 모르는채 추락하는 느낌이다. 정치인과 고위관리의 ‘술파티’가 문제가 되는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못한 도덕성이다.우리사회의 남성 술문화 관행상 서로 어울리면 술도 마시고여종업원의 시중속에 노래 부르는 모습은 흔히 볼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이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5·18전야’라는 시점과 ‘광주’라는 장소에 있다. 20년전 민주화를 위해 싸운 기념일에 항쟁의 현장에서 벌인 술판은 상식이하의 추태가 아닐 수 없다.민주투사들의 뜻을 이어 정치개혁의 소임을 다짐해야 할 정치신인에 대한 기대가 한 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백수십명이희생된 기념일에 참배를마치고 룸살롱을 찾은 고위각료의 행동도 분별없기는 마찬가지다.범인(凡人)이라도 뜻 깊은 날,성스러운 장소에서는 가무를 삼가고 옷깃을 여미고 마음의 다짐을 새로이 하는 것이 마땅한 자세이다. 시도 때도 없이 꼬리를 무는 사회지도층의 성추행사건은 더욱 가관이다.미성년 여대생 성추행혐의로 구속된 시민운동가,여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로 사퇴압력을 받는 국책연구원장,여조교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교수 등 사회지도층의 도덕성일탈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또 청렴이 생명인 시민단체의 지방간부가 특정후보의 낙선운동을 미끼로 거액을 챙긴 수뢰혐의 사건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도덕성 붕괴’의 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도덕성은 국가 경쟁력이다.도덕성이 결여된 공동체는 부패한 사회이며 부패한 사회는 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 살아 남을 수 없기 마련이다.다원화 사회에서 공동체를 통합하는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도덕성이며 도덕성을바탕으로 한 사회통합 없이는 경제·안보문제는 물론 계층간의 갈등해소를기대할 수 없다.이어려운 시기에 모범을 보여도 부족한 사회지도층이 보여준 일련의 비도덕적 행태는 그래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사안이 더욱 심각한 것은 부도덕성 불감증 현상이다.비도덕적 행태가 요즘노출된 일부 지도층인사만의 문제인가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과제이다.최근 충격을 준 부모살해,가정해체현상,직장 성희롱만연등은 우리 사회의 위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가부장제도가 무너지고 여성과 자녀의 자의식이높아지고 있음에도 가정과 직장에서 자녀와 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아 부도덕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된 지도층인사들의 부도덕성은 말로만 도덕성을 외치고 의식은권위주의를 버리지 못한 이중성에 기인한다.그들이 외치는 ‘정치개혁’이나 ‘사회정의’가 행동과 일치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도덕성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영원한 공염불에 불과하다.‘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돌본뒤 나라와 세상을 다스린다(修身齊家 治國平天下)’는 옛말이 오늘날 우리사회지도층에게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차례 위기를 넘기고 국란을 극복해 왔으며 지금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가장 위험한 것은도덕성의 해이다.어떠한 위기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사회에 만연한 도덕불감증이다. 최근 잇따라 돌출되고 있는 각계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불감증도 우리사회에깊게 퍼진 병리현상의 결과이다.문제가 된 당사자들은 물론 사회지도층은 해명과 변명으로 문제를 봉합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자신을 반성하고 행동으로보여야 할 것이다. 이기백 논설위원kbl@
  • 시민단체 활동 급속 위축

    전 총선연대 대변인 장원(張元·43)씨의 성추행 사건과 전 총선구미시민연대 사무국장 권모씨(32)의 금품수수 사건 여파로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대외 활동을 잇달아 보류하고 있다.30일에도 참여연대 등에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참여연대와 함께 하는 국민행동 등은 다음달 2일 서울YMCA 6층 강당에서 열예정이었던 ‘시민단체의 새 활동방안 모색’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클럽에서 갖기로 했던 국회의원 당선자들과의 연찬회를 연기했다. 이와 함께 16대 국회의 의정감시기구인 ‘시민의식개혁연대’ 발족 등 굵직한 사업의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 참여연대의 한 간부는 “다른 단체에서 불거진 일이라 해도 변명의 여지가없어 시민들의 거센 항변을 묵묵히 견디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시민운동의 존립근거인 도덕성과 청렴성에 흠집이 난 만큼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자정과 반성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가입과 탈퇴에 제약이 없고직원 채용 때에도 면밀한 검증 절차가 없는 허점 등을 개선하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단체의 재정을 강화해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재정이 열악해 상근 간사의 월 보수가 60만원대에불과한 상황에서 외부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독시민사회연대’(가칭) 정시영(鄭始永·34)간사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지만 터트리기식으로 시민단체를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자체 정화 노력 등을 통해 스스로 분위기를 추스르도록 돕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매체비평] 사실 입증보다 선정성 판치는 보도

    살다보면 입이 열이어도 할 말이 없는 일의 당사자가 될 때가 있다.지금 장원 교수(43)사건과 관련된 사람 모두가 그렇다.장원씨가 교수이자 시민운동가이며 뛰어난 연사이다보니 해당분야 동업자 모두 애가 탄다.특히 시민운동분야의 동업자들은 억장이 무너져도 입을 열 수가 없다.장씨에 대한 비난여론이 시민단체 전반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월 29일자 신문은 일제히 장씨사건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중앙일보의 경우 1면 톱으로 이 사건을 올렸고 사회면과 사설을 통해 매질했다.조선일보도 1면 사이드톱으로 이 사건을 올리고 30면,31면에 오양과 장씨의 일문일답및 각계반응을 실었으며 사설을 통해 응징했다.한국일보는 사회면 톱기사로이 사건을 기사화했고 사설을 통해 비난했다.국민일보와 한겨레,경향신문은사회면에서 이 사건을 비중있게 다루었다.‘이젠 누굴 믿나’ ‘배신감 허탈’ ‘그들도 다를게 없나’ ‘우리는 늘 속아야 하는가’ 등 기사제목에서시작해 사설에서는 ‘이제 다시 껍데기는 가라’ 고 신문들은 외치고 있다. 결국 이번사건으로 ‘시민단체 도덕성에 흠집’이 갔고 ‘시민단체는 치명타’를 입었으며 ‘개혁세력은 쇼크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련 신문기사를 섭렵(?)하다보면 슬며시 몇가지 의문이 고개를 치켜든다.우선 사실관계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어쨋든 장씨의 경우는 변명의여지가 없지만 도대체 장씨와 오양은 어떤 관계였으며,무엇 때문에 강연이끝난 날 야밤이라고 해야할지 이른 새벽이라 해야할지 모를 시간에 오양은호텔에서 장씨를 기다리고 있었을까.대부분 신문들이 장씨 사건에 대해 사실보다는 평가위주의 기사에 치중했는데 ‘흥분’에 우선한 ‘사실보도’를 접하고 싶다.다음으로 왜 장씨 사건이 이토록 큰 비중으로 다루어질까 생각하게 된다.여기에는 우리 언론의 떼거리 저널리즘,경마저널리즘,‘선정성으로먹고살기’의 오랜 병폐가 개입되어 있다. 또 일부신문들의 지나친 면 할애와 비난강도,‘장씨=시민운동 전체’ 라는등식형 보도를 보면 혹시 이 신문들은 시민단체에 어떤 ‘감정(?)’이 있어서 이런 사건을 기다리고 있었던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의혹도 생긴다.중앙일보의 경우 우리 경제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현대사태를 제끼고 이 사건을 1면 톱기사로 올렸다.뿐만아니라 3면 종합란 전체를 이사건보도에 할애했다.중앙일보는 ‘도덕성 흠집,시민단체 치명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장씨 시건으로 시민단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제하고 ‘시민단체 도덕성에 흠집을 낼 만한 사건.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며 여러 가지 지나간 일들을 모아놓고 ‘시민단체 전체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위상추락과 함께 활동공간이 위축되고 있다’고 쓰고 있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들은 한결같이 “스타 운동가식 운동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섰다.이점은 시민운동 특히 시민언론운동단체에서 늘 언론에 제기하던 문제였다.언론이 시민운동 전체를 균형있게 보도하지 않고 특정단체,특정 시민운동가만 보도하는데 따른 문제제기였다.스타운동가는 누가만들었는가.언론을 타지 않으면 ‘스타운동가’가 되지 못한다.총선연대활동 중에도 언론은 몇몇 스타운동가의 따라잡기에 바빴다.경제보도에서도 중소기업은 외면하고 재벌과 대기업중심으로 보도하는 언론은 같은 방식으로 시민단체에 접근했다.언론에 의해 몇몇 시민단체가 ‘스타화’했다.지금 그 별중의 하나가 떨어지고 있다. 언론은 자기가 만든 ‘스타’가 잘못을 저지르고 궁지에 빠지자 ‘확인사살’하고 있다.정녕 언론은 오늘의 장원씨에 대해,스타운동가에 대해 책임질소지가 없는 것일까. ◆최민희 민주언론시민聯 사무총장
  • [사설] 시민운동가와 도덕성

    지난 총선때 ‘시민의 힘에 의한 정치개혁’을 표방하며 총선연대 대변인으로 낙천·낙선운동을 이끌었던 장원(張元)씨가 성추행 혐의로 긴급체포된 것은 충격적이다.건국후 반세기 동안 누적된 우리 사회의 모순을 타파하고 개혁하기를 바라는 국민에겐 대표적인 시민운동가가 미성년자인 여대생을 성추행한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는다.어렵사리 힘을 얻은 시민운동이 활성화되기바라는 국민염원에 대한 배신감과 앞으로 시민운동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생명은 지도자의 도덕성과 동기의 순수성,조직운영의 민주성이다.시민운동가라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장씨의 추태는 아무리 취중에 저지른 행동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설득력을 잃는다.사회의 모범이 되어야할 시민운동가가 본분을 저버리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 것만으로도 변명의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한 사람의 잘못된 처신이 시민단체 전체의 도덕성과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시민운동 활성화와 사회 민주화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시민단체와 지도자들은 자기반성과 성찰로 국민과 함께하는 사회개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10년전 경실련 출범으로 닻 올린 시민운동이 아직 국민들의 참여도가 낮은 것은 도덕성·순수성·민주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한 원인임을 반성해야 한다. 시민단체 일부 지도자들의 독선과 소수 파워엘리트가 주도권을 행사함으로써 관료조직화,권력기관화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시민운동이 사회개혁 운동으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검증과 반성이 요구된다.지금부터라도 구성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그들만의 운동’으로 끝날 우려가 있다. 우리는 시민단체가 힘을 키우고 국민의 동참속에 개혁의 선봉역할을 하기를간절히 바란다. 정부가 추진하는 제2건국운동도 시민단체와 국민의 자발적참여 없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시민단체가 도덕성과 자율성을 갖춰야 정부와의 협력과 견제가 가능하다.정부도 시민단체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발전할수록 시민들의 힘이 커지고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런 추세이며 바람직한 일이다.그럴수록 시민단체 지도자의 역할과 책임은 무거워진다.민주화 과정을 거쳐 국민의 시대를 맞아시민운동이 모처럼 자리매김을 하는 시점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사건을 시민단체가 성숙해지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총선시민연대 전대변인 張씨·여대생 일문일답

    총선시민연대 전대변인 장원씨의 미성년 여대생 성추행 사건에 대해 장씨와피해 여학생이 ‘우발적 실수’와 ‘계획된 성추행’이라며 엇갈린 주장을내놓고 있다.장씨는 28일 회견시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그러나 장씨는 “포옹과 키스를 했고 팔베개를 해 주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팔베개만 해 주었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그러나부인해 왔던 호텔 가명 예약 사실은 시인했다.한편 장씨가 부산에 오라고 한 여성작가는 방송작가 A씨로 밝혀졌으며 A씨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부산으로 오라고 한 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사자들의 주장을 일문일답을 통해 들어본다(여학생은 부산 성폭력상담소 상담부장 지영경씨를 통해 간접 대화한 것임). ◆ 장원. ◆성추행 경위는. 예약해 둔 호텔방 번호를 전화로 알려주고 쉬고 있으라고 했다.술자리를 마치고 새벽 1시30분쯤 호텔에 갔다.팔베개를 해 주는 등 평소 아내에게 해주는 대로 했다.그외의 행위는 인정할 수 없다. ◆술은 얼마나 마셨나. 26일 부산대에서강연을 마치고 참석 교수와 교사들과 학교앞 주점에서 동동주를 40잔 가량 마셨고 2차로 소주집에서 다시 술을 마셨다.그 다음은 기억이 안난다. ◆호텔 방 하나만 잡은 것만 봐도 계획적이라고 하는데. 한 여성 작가도 같은 시각 호텔방에서 합류하기로 했다.호텔방은 두 사람을위한 것이다.하지만 여성 작가는 오지 않았다. ◆ 여대생. ◆부산에 오게 된 경위는. 장교수를 평소 존경해 왔다.24일부터 학교 대동제 기간이라 시간이 있다고지난주 전화했더니 26일 부산에서 만나자고 했다.. ◆호텔방에 들어가면서 의심하지 않았나. 방을 2개 예약하지 않아 이상했다.예약자도 장정원으로 돼 있어 본명인 줄알았다. ◆당시 상황은. 팔베개하더니 얼굴을 가까이 해 당황했다.어깨를 감싸 안으려 해서 안간힘을 쓰며 버텼다.잠든 척 하면 안할 줄 알았지만 등쪽으로 손이 올라오고 브래지어 끈을 풀었다.앞가슴도 만지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졌다. ◆장씨는 술에 취한 우발적 실수라고 하는데. 술냄새는 났지만 취하지는 않았다.장교수는 별명이 술고래라고 할 만큼 술이 세다.지난주 전화통화에서 다른 사람과 같이 오지 말고 혼자 오라고 했다.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성추행이다. ◆현재 심정은. 믿고 존경한 사람이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하고 있어 더욱 배신감을느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사설] 부끄러운 386정치인들

    5·18 광주민주항쟁 20주년 기념식 참석과 망월동 묘역 참배를 위해 광주에 내려갔던 민주당 386세대 정치인들과 일부 젊은 의원들이 17일 밤 현지의한 술집에서 ‘음주가무’를 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을 격분케 하고 있다. 그들 젊은 정치인은 17일 낮 망월동 묘역을 참배하고 5·18영령들의 뜻을 이어 가겠음을 다짐했다. 여야 386세대 정치신인들이 80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 박관현 열사의 묘소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역시 386세대는 다르다!”고 감탄하지 않았던가.그들 중일부가 낮에는 묘역을 참배하고 밤에는 술집에 갔다니,이를 역리(逆理)라고할 것인지 이중성(二重性)이라고 할 것인지 말문이 막힐 뿐이다. 광주가 어떤 곳인가,더구나 5월의 광주는? 평범한 시민들도 너나없이 경건히 옷깃을 여미며 ‘5월 광주’의 의미를 되새기지 않는가.하물며 그들은 정치인들이자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젊은 정치인들이다.17일 밤이라면 5·18 20주년 기념행사의 전야제가 벌어지고있었다.바로 몇시간 전에 “산 자여 따르라!”고 목이 메어 외쳤던 그 입에 어찌 감히 술잔을 댈 생각을 할 수 있는가. 물론 국민들도 이해는 한다.80년 신군부의 그 엄혹한 폭압 아래 ‘폭도’로 매도됐던 ‘임들’이 오늘날 ‘민주열사’로 새롭게 자리매김을 한 현실 앞에서 그들과 뜻을 같이 했던 젊은 정치인들이 느꼈을 법한 감격,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부담감과 마침내 정치인의 자리에 오르게 된 개인적 감회가 뒤엉킨 복합적 심리상태를.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의를 빚은 그들이 그날 밤 연출한 실태(失態)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물의를 빚은 당사자들은 “비록 우발적이지만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이 반성하고,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한 처신을 하겠다”고 공동명의로 국민들 앞에 사죄하는 성명을 냈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실망은 분노로 증폭된다.국민들은 386으로 대변되는 젊은 정치인들을 향해 “새 정치가 고작 그런 거냐?”,“의원직을 사퇴하라”,“망월동을 다시 찾아가 영령들 앞에 사죄하라”며 비난의목소리를 높이고있다.그동안 정치신인들을 흰눈으로 흘겨보던 기성 정치인들도 “386세대 정치신인들은 검증을 받지 못했다”며 ‘거품론’을 제기하고 나선다.이번 총선에서 386세대가 각광을 받은 것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우리 정치판에서 해야할 일이 많은 정치신인들이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그러므로 그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을 정치개혁을 위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 “광주민주항쟁 왜곡 보도 많았다”

    언론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5·18 당시 우리 언론은 당시 광주민중항쟁을 왜곡,보도했다”는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5일 언론재단과 기자협회는 광주전남기자협회(회장 임영호·광주CBS정치행정팀장)와 공동으로 ‘5·18 민중항쟁에 관한 왜곡보도와 그 후 20년’이라는 주제로 제6회 기자포럼을 개최했다.이날 토론회에서는 80년 5월과그 이후 ‘광주민중항쟁’과 관련한 국내언론의 왜곡보도 실태가 낱낱이 공개됐으며,이에 따른 언론의 사죄와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영희 한양대 교수는 “광주항쟁 당시소수 기자들의 저항도 있었지만 저항과 비판,민중의 방패로서의 언론은 그날로 끝났다”고 지적하고 “‘군사정권 치하’라는 당시 상황은 언론의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성 5·18기념재단 기획위원장은 서울지역 신문의 기사 70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분석에 따르면,당시 언론보도 가운데 5·18에 대한 ‘왜곡보도’가 41.4%로 가장많았고,‘사실보도’ 25.7%,‘어느 정도 사실보도’ 21.4%,‘보도 않음’ 11.4%순으로 나타났다. 또 80년 이후의 보도를 분석한 송정민 전남대 교수는 ▲광주항쟁은 시위·추모의 틀로 범주화 됐고 ▲이 때문에 항쟁의 원인,학살책임자 등의 문제가가려졌으며 ▲결국 5공∼문민정부 하에서도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지적했다.송 교수는 또 “광주항쟁을 데모 전문가들의 집단행위 또는 제사의식으로 만들어버린 언론은 보도행태에 대한 최소한의 자성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언론계의 진지한 반성을 촉구했다.한편 지난 12일 순천향대에서 열린언론학회 학술행사에서 이민규 순천향대 교수는 “79년 10월 27일부터 계엄이 해제된 81년 1월 24일까지 총448일간 계엄당국이 검열한 기사는 27만 7,906건이며 이 가운데 9.8%인 총 2만7,058건이 전체 혹은 부분 삭제됐다”면서“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당시 언론인들이 광주항쟁의 진실을 보도하려고 노력했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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