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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는 차떼기 불법선거”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제도권내에서의 적당한 타협을 통한 정치를 포기하고 지지세력 결집을 통한 바람몰이식 정치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노사모’ 주최 대선승리 1주년 기념식에서였다. 그는 한나라당을 ‘차떼기’ 비리집단으로 맹비난하면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자신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직설적으로 호소했다.이는 대통령이 야당을 더이상 협상파트너로 비중을 두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국정최고책임자로서는 ‘모험’에 가까운 전략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저녁 8시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희상 비서실장 등을 대동하고 칼바람이 몰아치는 행사장을 찾았다.그가 등장하자 2000여명의 노사모 회원들은 “노무현 짱”을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노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할 수 없을 정도로 환호가 그치지 않자 대통령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고,그가 연설하는 20여분간 내내 마르지 않았다. ▶관련기사 4면 노 대통령은 “상대방은 차떼기 불법자금으로 수천억을썼지만 우리는 자원봉사로 수백억만 쓰고도 승리했고 세계는 이를 시민혁명으로 부르며 놀라워했다.내가 아니라 여러분이 기적을 창출했다.”는 말을 시작으로 시종 노사모의 분발을 자극했다.이어 “우리는 승리했으나 대선은 끝나지 않았다.그들은 승복하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나를 흔들었다.”는 말로 정적(政敵)들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그는 “허물 없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지만 상대방은 떡밥을 마구 뿌리는데 나라고 떡밥을 안뿌릴 수는 없었다.구차한 변명 같지만 실망스러운 모습이다.미안하고 용서 바란다.”며 크게 한숨을 내쉬며 울먹였다. 이에 지지자들이 “괜찮아요.”라는 함성으로 위로하자 그는 “내게 허물이 있다고 해서 여러분의 시민혁명은 끝나지 않았다.”며 다시 야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세풍사건 때 수백억의 불법자금을 모은 사람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만세 부르며 희희낙락했던 자들에게 정치개혁을 맡길 수 있겠느냐.또다시 야당 탄압 운운할 수 있나.”라는 말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노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언론에 기대할까요?”라고 물은 뒤 “설명 안하겠다.”라고 말해 언론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의 본심은 막판에 드러났다.그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듯 정치인을 ‘물’에 비유하면서 “1급수가 없으면 2급수라도 약을 타면 마실 수 있으니 여러분이 2급수를 찾아 도우면 1급수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이어 “나는 상처를 입었지만 열심히 하겠다.다시 국민의 신임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고 분골쇄신하겠다.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손을 잡자.노사모 여러분이 다시 나서달라.”라고 목청 높여 호소하고 8시50분 행사장을 떴다.한편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도 노사모를 다시금 동원하겠다는 노골적인 정치선동으로,이는 명백한 불법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민주당 조순형 대표도 “노 대통령이 여의도에서 4500만 국민 가운데 한줌의 지지자들과 함께 축배를 드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까지 포함해 모든 국민을 포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마광수는 문단 엄숙주의 희생양”馬교수 옹호 글·대담등 엮은 ‘마광수 살리기’ 출간

    “이 사건이 10년쯤 지나면 우스꽝스러운 사건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재판부는 알고 있다.” 지난 93년 ‘즐거운 사라’ 사건의 2심 재판장이었던 어느 부장판사가 했다는 말이다.그가 예측한 대로 오늘의 세태에서 소설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기소한다면 그것은 분명 ‘우스꽝스러운 사건’이 될 것이다. ‘즐거운 사라’ 사건이 터진 지 11년,세상은 온통 성(性)으로 넘쳐난다.그런데 정작 우리 사회의 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마광수(사진·52) 연세대 교수는 ‘음란문서 제조자’라는 철 지난 법의 잣대에 그대로 갇혀 있다.‘즐거운 사라’의 외설 시비로 한때 강단을 떠났던 마광수 교수의 그동안 심경과 ‘마광수 평가’ 문제를 다룬 ‘마광수 살리기’(남승희·강준만 등 지음,중심 펴냄)란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책은 마 교수와 그의 제자인 작가 남승희씨가 나눈 대담(1부)과,전북대 강준만 교수 등이 쓴 ‘마광수를 위한 변명’(2부)으로 이뤄져 있다.마 교수는 대담에서 “한동안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고,죽지 못해 살았다.”고토로했다.지난 2000년 동료교수들이 자신의 재임용 탈락을 건의한 데 너무 충격 받았고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것이다.“19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교수들한테 인민재판 비슷한 걸 당했어요.대중적인 인기가 한편으로는 찍히는 이유가 되고 또 한편으로는 계속 작품을 발표할 기회가 된 거죠.” 마 교수는 ‘즐거운 사라’와 가벼움의 미학에 대해 말하면서 ‘쉽게 쓰면 우습게 보는’ 국내 문단의 엄숙주의와 귀족의식,체면치레를 비판하기도 했다.스스로를 ‘문단의 차가운 감자’에 빗댄 마 교수는 영화배우가 외모를 상품화하듯 학자는 지식을 상품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제가 제일 욕을 얻어 먹은 것이 ‘변태’를 다뤘다는 거였어요.하지만 제 생각에 변태란 없어요.변태라는 말보다는 ‘개인적인 성적 취향’이란 말이 더 적합하지요.문화가 발전하려면 ‘창조적인 변태’가 사회에서 용납되어야 합니다.” 한편 강준만 교수는 “마광수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당했다.권위주의자들이 즐겨 쓰는 ‘시범케이스’ 전술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강 교수는 일부 지식인들이 주도한 ‘마녀사냥’과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 않은 ‘침묵의 소용돌이’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오늘의 눈] 말많은 장관들의 성적표

    최근 들어 참여정부 각료들에 대한 성적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조만간 있을 부분 개각의 대상도 청와대의 성적표로 결정될 전망이고,언론 시민단체 등에서도 이에 뒤질세라 이들에 대한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연말 개각을 앞둔 시점에서 중간평가 성격을 담고 있는 평가 결과에 당사자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어떤 형태로 평가됐건 공인(公人)으로서 점수를 낮게 받았다면 그동안의 역할이 국민들로부터,더 좁게는 관련 분야에서,공직사회내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나오는 평가는 좀더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 중의 하나는 ‘일이 많거나 벌이는 각료는 점수가 낮고,부처에 따라 핫이슈가 없거나 무난하면 점수가 높더라.’는 관전평이다.듣기에 따라서는 평가가 낮은 측의 변명으로 들릴 수 있으나 실제 그동안의 일들을 보면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일부 부처는 이해관계에 얽혀 각종 현안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장관이 이미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부처도있다.나름대로 열심히 일했지만,결과가 좋지 못한 곳도 있는 반면 ‘특별한 하자’가 없어 점수가 높은 경우도 눈에 띈다. 평가 시점도 논란거리이다.장관은 대중의 인기로 먹고 사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아니다.국가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정책에는 ‘과정’과 ‘결과’가 존재하기 마련이다.정책수립과 집행 과정,그에 따른 결과를 참여정부 출범 10개월도 안 돼 평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전직 고위 관리는 ‘열심히 일하다 그릇을 깨는(실수하는) 관료가 복지부동인 관료보다 낫다.”고 말한 적이 있다.장관들은 최근의 평가점수를 낮게 받았든 높게 받았든 개의치 말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원칙 있고,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그래서 먼 훗날 ‘대중의 평가는 낮았지만,훌륭한 각료였다.”는 얘기를 듣는 이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병철 경제부 기자 bcjoo@
  • 盧대통령 회견/정치권 반응

    노무현 대통령의 16일 기자회견에 대해 야당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측근비리에 연루됐느냐.’는 질문을 비켜갔을 뿐 아니라 궁색하고 구구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대통령 기자회견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새로운 얘기가 없는데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냉소를 보냈다.박진 대변인은 “10분의1 발언은 액면 그대로 책임지면 되는데 무슨 설명이 그리 복잡한가.”라며 “대통령 말과 달리 전혀 반성하는 자세나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이어 “공적재산인 전파를 낭비했다.”면서 “대통령의 10여차례 회견이 대부분 긴급 또는 불시에 이뤄졌으며 내용도 국정현안이 아니라 자신과 측근 문제였다.”고 대통령의 기자회견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홍사덕 총무는 “대통령이 게임을 즐기듯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야당 후보에 대해선 ‘미래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장수천에 얽힌 측근들의 비리 연루에 대해선 고백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인 점에비난이 쏟아졌다.이주영 의원은 “장수천의 실질적 소유주는 노 대통령이고 측근들이 받은 돈을 장수천 채무변제에 쓴 것은 단순한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 대가성이 짙은 포괄적 뇌물수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성순 대변인도 “알맹이 없는 회견으로 국민적 의혹과 불안만 증폭시켰다.”면서 “10분의1 발언이 문제가 되자 당황한 나머지 해명성 회견을 하는 것은 경솔한 처사”라고 비판했다.조순형 대표는 “한마디로 무책임의 극치”라고 잘라 말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성역 없이 수사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중요한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인데 전혀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대선자금 특검법을 마련해 놨으며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이 자신을 포함해 성역 없는 철두철미한 수사를 강조했다.”고 환영했다.정동채 홍보위원장은 “감옥에 가는 것도 법과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전날 자진출두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달리 “검찰수사 후 고백하겠다.”고 한 노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한편 옥인동의 이 후보측은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어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말했다.이종구 전 특보는 “이 후보가 평소 TV를 안 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방송도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이 후보를 평가한 대목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놨다. 박정경기자 olive@
  • [사설] 부적절한 박범계 비서관 대검 방문

    청와대 박범계 법무비서관이 12일 검찰을 방문해 송광수 검찰총장과 김종빈 대검차장을 만난 것은 한심하고도 부적절한 행동이다.박 비서관이 검찰을 방문한 날은 이광재씨가 소환된 다음날이었고,오후에는 안희정씨의 소환이 예정된 시점이었다.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조사받고 있는 시점에 대통령의 법무비서관이 검찰을 방문했는데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김 대검차장이 총선에 출마하려는 박 비서관이 인사차 방문했다고 해명했지만 누가 그렇다고 믿겠는가.박 비서관이 사표를 낸 뒤라면 몰라도 현직에 있으면서 대검청사를 찾아가 인사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판사 출신인 박 비서관은 검찰총장과는 고시 기수도 20년이나 차이가 난다.특별히 인사할 만한 사적인 고리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미묘한 시점에 대통령의 비서관이 검찰을 방문한 것도 의혹이지만,이를 맞아준 검찰총수도 부적절한 처신이기는 마찬가지다.공교롭게도 박 비서관이 검찰에 다녀온 뒤 노 대통령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이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는 언급을 했다.검찰의 수사상황을 전해들었거나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을 자초했다고 해도 변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고 수차례나 강조했었다.국민들도 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지지하고,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기대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박 비서관의 행동은 자신의 직무가 뭔지도 분간하지 못하는 행동임에 틀림없다.어차피 물러날 사람을 놓고 물러나라는 것은 충고가 아닐 것이다.하지만 박 비서관은 저의가 무엇인지,충성심에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누가 시켜서 했는지만큼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 [사설] 崔대표 수사협조 약속 지켜야

    한나라당 이회창 전 대선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와 전달방법은 충격을 넘어 국민을 비탄에 잠기게 한다.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들뜬 연말분위기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볼 수가 없고,대학졸업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업률이 8%를 넘어서는 마당이다.첩보전을 방불케 한 ‘차떼기’와 이자까지 미리 계산해서 받은 무기명 채권 책포장은 과연 우리 정치판을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거릴 뿐이다. 이런 판국에 한나라당은 뭘 더 감추고 변명할 게 있겠는가.정치개혁,투명경영을 외쳐봤자 다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어제 최병렬 대표가 다짐한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밝히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얼마나 모아 어떻게 쓰였고,얼마가 남았는지,또 자금투입이 불가피한 대선 시스템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이 길만이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거듭날 선택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선자금 해법을 놓고 ‘이회창당 이미지 벗기’라며 구당권파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리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데,말이 안 된다.도대체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과 폭발 직전의 분노를 알기나 하는가.대선자금을 고해성사만 할 것이 아니라,검찰수사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이제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이니,‘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가겠다.’는 식의 미사여구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SK 비자금을 수수한 최돈웅 의원은 물론,필요하다면 대선 당시 선대위와 재정국 관계자들도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검찰도 지금은 별 반향이 없지만 한나라당의 편파수사 시비와 특검도입 주장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액수에 차이가 있을 터이지만,노무현 후보 캠프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승자에게 혹독해야 이번 대선자금 수사가 교훈이 될 수 있다.또 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 昌과 선긋나/崔대표 “대선자금 수사 협조” 속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한나라당 최병렬(얼굴) 대표의 11일 발언은 두 가지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이회창 전 총재와 선을 그으면서 검찰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최 대표는 닷새 동안의 요양을 끝내고 이날 당사로 출근하자마자 검찰수사 협조의 뜻을 밝혔다.대선자금 정국에 대해 나름대로 구상을 갈무리했다는 얘기가 된다. 최 대표는 검찰을 향해 협조를 약속하면서 ‘대가’를 요구했다.바로 공정수사다.한나라당에 대한 수사만큼 노무현 후보측 대선자금도 철저히 수사하라는 것이다.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상황을 정면돌파하는 것 외에 길이 없다.어떤 변명이나 사술,말재간은 통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검찰수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업들이 한나라당에만 돈을 줬겠느냐.정말 노무현 대통령 측에는 자금을 안냈는지,아니면 수사를 안하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최 대표의 수사협조 발언은 옥인동(이 전 총재 자택)측에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한나라당이 더 이상 ‘보호막’이 되지 않을 것이며,이제 이 전 총재가 직접 나서서 대선자금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이다.최 대표 주변에선 “이 전 총재가 감옥에 가는 것 외에 방법이 있겠느냐.”는 얘기가 서슴없이 나온다.심지어 “감옥에 가야 당이 산다.”고까지 한다. 최 대표는 대선자금 문제로 당이 만신창이가 된 탓에 ‘이회창색’을 털어내지 않고는 내년 총선을 기약할 수 없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이는 곧 이 전 총재와의 관계 단절을 넘어 당내 이 전 총재 측근 및 선대위 핵심인사들의 거취와도 직결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특히 서청원 전 대표,김영일 전 사무총장,최돈웅 의원 등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인사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서 전 대표가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최 대표가 당을 사당화(私黨化)한다.”고 비난한 것도 이같은 최 대표의 ‘찍어내기’ 움직임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진경호기자 jade@
  • [사설] 임시국회 전 체포동의안 처리하라

    회기 100일의 정기국회가 9일 폐회된다.때맞춰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 등 3당이 10일부터 30일 회기로 임시국회를 열자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치권은 새해 예산안은 물론 민생과 관련한 800여건의 계류 안건들도 처리하지 못했다.당연히 임시국회를 열어 계류 법안을 처리해야 하고 이라크 파병 문제 등 시급한 국정현안을 다뤄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이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임시국회를 열자는 것이 단지 책임감이나 처리할 안건이 산적해 있기 때문일까.많은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국정을 염려해 임시국회를 소집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방탄용 임시국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지금 국회에는 각종 비리 혐의로 한나라당 박명환,박재욱,박주천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이훈평 의원,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 등 6명의 현역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안이 계류돼 있다.지난 6월부터 국회는 단 한 건의 체포동의안도 처리하지 않았다.방탄국회라는 비난이 억울하다면 왜 처리하지 못하는가.특권을 이용한 수사방해로밖에 보이지 않는 일이다.100일이나 되는 정기국회 회기 동안 정치권은 폭로와 비방으로 날을 새다가 급기야는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 공방으로 열흘이나 국회를 공전시키기까지 했다.시간이 없었다는 변명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또 임시국회를 여는 속셈이 국회의원들의 불체포특권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정치권은 ‘식물국회가 끝나니까 방탄국회를 연다.’는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마침 정치권 일각에서 현역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고 국회 활동에 전념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특히 민주당 이훈평 의원은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까지 했다.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일이다.방탄국회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반드시 임시국회에 앞서 6명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 [사설] 한심스런 용산기지 이전 혼선

    국방부의 갈지자 행보에 국민들은 혼란스럽다.국방부는 미국으로부터 용산기지의 한·미연합사 등을 한강 이남으로 모두 이전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가 번복했다.국방부 대변인은 엊그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최근 이런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하지만 4시간여 뒤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난달 17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이후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우선 국방부의 해명에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한·미간 중대 현안과 관련해,날짜를 착각해 실수를 했다는 대변인의 변명은 군색하다.더구나 미 고위 당국자의 중요 정책 통보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가 ‘없던 일’로 얼버무린 것은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처사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한·미는 지난달 SCM에서 용산기지 이전문제를 타결 짓지 못했다.이후 국방부는 연말까지 협상을 계속하되 결렬될 경우 용산기지 모든 부대를 이전하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특히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전쟁수행 방법이 변했기 때문에 연합사 등이 이전해도 한·미 연합전력 및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일련의 발언을 종합할 때 미국의 유엔사 등의 이전방침에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판단을 갖게 된다.정부는 협의 내용을 솔직히 털어놓고,국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의 재배치나 감축 등이 불가피하다면,현실을 인정하고 치밀한 대비책을 찾는 게 올바른 태도다.국민들은 국방부가 갈팡질팡하며 허둥대는 모습에서 더 큰 안보불안을 느낀다.미국도 한·미연합사의 상징성과 한국민의 불안심리 등을 충분히 이해하는 가운데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정치권 이제 민생에 전념하라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을 재의결함으로써 대치정국이 일단 마무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노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이나,국회가 거부된 특검법을 재의결한 것은 모두 법에 의한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노 대통령은 두차례나 특검법을 가결시킨 국회의 뜻을 존중해 지체없이 특검법을 공포하고 행정부를 다독거려 후유증을 최소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검찰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지 않고 특검이 발동될 때까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성숙한 판단이라고 평가한다.한나라당도 특검법 통과가 힘겨루기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소모적인 정쟁을 혐오하는 국민들의 뜻이 반영됐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이다. 열흘이나 국회를 방치한 특검대치는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청와대나 국회가 이처럼 법에 주어진 권한만 행사하면 될 일을 투쟁과 등원거부로 맞서 민생을 내팽개친 것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여당이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특검대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하지만 지금처럼 거부와 투쟁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행정부와 국회의 견제는 법테두리 안에서 국정과 민생을 우선 고려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정략적인 자세를 버린다면 국회와 행정부가 얼마든지 협조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정치권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민생과 국정을 챙기는 것이다.국회에는 새해예산안은 물론 민생과 직결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정기국회 회기가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아 아무리 속도를 높인다고 해도 현안들을 처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이어서 임시국회를 열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또다시 국회에서 총선을 겨냥해 폭로나 정쟁을 되풀이한다면 방탄국회라는 비난은 물론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 [열린세상] ‘자주파’를 위한 변명

    이라크 파병문제가 때 아닌 자주성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미 추가파병을 결정한 상태에서 이제서야 파병부대의 성격과 규모를 놓고 자주외교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은 무언가 때늦은 감이 있긴 하다.그러나 미국을 상대하는 한국외교에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로 불리는 상이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반길 만한 일이다. 물론 파병반대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시민사회의 입장에서는 정부 내 자주파의 주장이 과연 자주적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냉엄한 국제현실을 고려해서 불가불 파병한다 하더라도 파병의 구체적 방식에서나마 최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내세우려 하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필자가 굳이 자주파를 위한 변명을 자처하고 나선 것도 지금 자주파의 주장이 온전히 옳다기보다는 이에 대비되는 동맹파의 주장이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추가파병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동맹파의 주장은 한마디로 ‘무조건 파병과 대규모 파병 그리고 전투병 파병’으로 요약될 수 있다.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동맹파의 논리는 한·미동맹의 절대성을 전제로 지금 미국이 어려운 만큼 한국은 대가 없이 확실하게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동맹파가 금지옥엽처럼 내세우는 한·미동맹의 정당성은 대부분의 국민이 동의하는 바임에 틀림없다.그러나 동맹파가 강조하는 한·미동맹의 정당성이 곧바로 어느 상황에서나 최고의 제일가치로 간주되어야 하는 절대성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미국을 지금 확실히 도와야만 한·미동맹이 튼튼해지고 국가이익도 제대로 지킬 수 있다는 동맹파의 주장은 사실 본질을 가리는 것이다.오히려 무조건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이들의 논리는 지금의 한·미동맹이 현실적으로 ‘비대칭 불균형’ 동맹인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따라서 동맹파가 솔직히 주장하려면 한·미동맹의 비대칭성을 먼저 설명하고 바로 그 현실 때문에 힘이 약한 한국이 무조건 미국을 도울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과거 한국전쟁 기간 동안 대가 없이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리며 도왔다는 결초보은의 논리 역시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지금까지 한국의 안보와 경제발전 그리고 민주화에 한·미동맹이 지대한 공헌을 했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이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미국의 무조건적 시혜가 아니라 당시 냉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공산주의의 확장을 막고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미국 스스로의 국가전략적 판단도 개입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따라서 우리도 지금의 이라크 파병문제에서 한·미동맹의 원칙을 지키되 우리의 국가이익 극대화를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 된다. 미국을 도울 것이면 확실히 도울 것이지 북핵문제 등을 연계하며 조건을 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동맹파의 논리 역시 지금에서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다.미국은 북핵문제를 놓고 한국정부와 입장을 조율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카드를 사용했다.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 대통령의 과도한 양보가 나오기까지 미국이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한국경제에 대한 신용평가까지 압력의 수단으로 이용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추가파병 문제를 놓고 한국 정부가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일정한 태도변화를 기대하는 것마저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언제라도 카드를 쓸 수 있고 한국은 어떤 카드도 사용할 수 없다는 억지놀음에 불과하다. 동맹은 공통의 가치와 신념을 가지고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동의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따라서 어렵사리 파병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동맹의 정신을 살린다는 취지에서이다.마찬가지로 파병의 방식을 놓고 미국에 우리의 입장을 피력하고 이의 관철을 위해 노력하는 것 역시 합리적 동맹관계의 기본이다.지금의 한·미동맹은 미국이 시키는 대로 마냥 우리가 따라야 하는 과거의 그것이 아니다. 김 근 식 경남대 극동문제硏 교수
  • 주차위반자도 대접받네/서초구 단속매뉴얼 눈길 “변명도 잘 들어줘라” 이채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어뜯어 상처를 내는 법….절대로 법규 위반자를 몰아붙이지 말라.’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3일 주·정차 단속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150쪽짜리 ‘종합매뉴얼’을 만들어 1차로 200부를 공익근무 요원들에게 나눠줬다. 매뉴얼에는 법규를 어긴 사실을 적발한 뒤 “위반자가 무슨 큰 소리냐.”는 식으로 ‘부적절’한 어투를 써 반발을 사는 등의 부작용을 없애는 데 신경을 썼다.예컨대,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끈기있게 듣고,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때는 정확·명료하게 한다는 등의 대화요령을 담았다. 눈에 띄는 것은 단속 담당자가 평소 염두에 두면 좋은 통계.민원신고 다발지역 2559곳,시간대별 불법주차 다발지역 8334곳,상습취약지역 166곳 등 관내 19개 노선에 대한 상세 정보를 보여준다. 서초구 역사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에 이어 긴급전화,공공기관 전화번호, 업무와 관련된 영어회화도 기록했다.주정차 단속요원들이 차량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지만 주민이나 관광객들을 안내할 경우도 많기 때문에 취한 배려다. 송택주 주차관리과장은 “공무집행상 부득이한 경우가 많지만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효과적인 단속이 되도록 하자는 뜻에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 명분없는 자위대파병 재검토해야/ 간 나오토 日민주당 대표

    |도쿄 황성기특파원| 11월9일의 총선에서 중의원 180석의 거대 야당으로 약진한 민주당의 간 나오토 대표는 인터뷰 도중 자위대 파병에 반대입장을 되풀이 강조했다.35분간에 걸친 인터뷰의 3분의 1을 파병문제에 할애할 정도였다.그는 1일 도쿄의 민주당 본부에서 가진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라크 국민이 반드시 자위대를 환영하는 상황도 아닌데도 대의명분 없는 파병을 하려고 있다.”고 비난했다.다음은 간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외교관 피살로 자위대 파병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라크 지원법이 지난 7월 통과됐을 때 민주당은 반대했다.이번 사건이 있건 없건 반대입장은 불변이다.원점에 되돌아가 검토해야 한다. 위험하니까 반대하는 것 아니다.자위대 파병에 대의명분이 없다.이라크 전쟁은 9·11테러 이후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가 테러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이라크를 선제공격하는 것이 테러방지에 도움이 될까 어떨까 하는 당시의 의문은 걱정대로 됐다.테러가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상상했던 방법은 실패했다고 본다.그 실패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바꿔나가야 한다.고이즈미 총리는 실패했다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부시 미 정권과)약속했기 때문에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자위대를 보내려고 하고 있다. 간 대표가 지금 총리라고 하면 실제로 자위대 파병에 계속 반대할 수 있겠는가. -선거(11월9일)에서 약속한 이상 자위대는 파병하지 않는다.다만 무조건 파병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이라크 사람이 주체가 되는 과도정부가 들어서고,그 정부의 요청,유엔의 절차가 있다면 지원은 할 수 있다.그러나 지금처럼 미국 점령통치에 협력하거나 관계하는 파병은 내가 총리라면 하지 않는다. 파병하지 않는다면 미·일 관계가 악화될텐데. -그런 우려가 있지만,미국도 민주주의 국가다.선거로 국민이 나를 뽑았다면,국민의 의견이기도 하다.미국도 이해할 것이다.어떤 경우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인도지원,부흥지원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한다. (파병하지 않으면 미·일 관계가)일시적으로 어렵겠지만,프랑스나 독일,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봐라.이라크 전쟁에 대해 미국에 찬성하지 않았다.일시적으로는 어려운 관계가 됐지만,그렇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동맹관계가 깨졌냐 하면 나토는 그렇지 않다.(부시)정권이 하려는 것이 적절하다면 적극 협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국의 판단에 따라 협력을 결정한다. 자위대 파병문제를 따질 것인가.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해 놓았다.(외교관 피살)사건도 있으니까 강력히 소집되도록 요구하겠다. 선거얘기를 묻겠다.자민·민주 2대 정당으로의 재편이 어느 정도 진행된 선거였다.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권교체를 목표로 했다.산으로 비유하면 6부 능선에서 단숨에 정상까지 가려고 했다.그동안 갖가지 정계재편이 있었으나 안정된 야당이 생기는데 시간이 걸렸다.민주당은 이번에 177석(이후 3명이 입당해 180석이 됨),37%를 획득했다.진정한 2대 정당제의 형태가 정돈됐다고 생각한다.8부능선까지는 왔으니까 다음 기회에는 거기에 혼을 불어넣는,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 우리 당은 특히 젊은 의원이 많다.3분의 1(58명)이 신인(초선)이다.그 신인을 잘 단련시켜서 다음에는 정권교체하고 싶다.국민들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정권교체의 시기는. -차기 총선(중의원)이다.고이즈미 정권이 중간에 쓰러지거나 여당이 분열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적다. 사민당과 통합할 생각은. -사민당의 새 당수(후쿠시마 미즈호)가 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천명했다.우리는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선거공약으로 헌법개정과 관련해 창헌(創憲)을 내걸었다.자민당보다 더 과격하다는 느낌이다.민주당은 정말 개헌에 나서는가. -우리 당에 헌법조사회가 있고,국회에도 있다.중간보고도 나왔다.그렇다고 해서 1년동안에 금방 헌법 초안을 만들어 개정절차에 나간다 하는 것은 아니다.논의로서 새 헌법을 만든다고 하면 어떤 형태가 좋은가,어떤 부분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 창헌의 뜻이다.2005년까지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낸다는 자민당에 비해 우리가 유연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2005년 자민당이 헌법 개정안을낼 경우 응할 방침인가? -헌법개정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자세는 아니다.세계 속에서 57년간 헌법개정하지 않는 곳은 드물지 않는가. 고이즈미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간단하다.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것이다.정치라는 것 말만 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래도 2001년 4월부터 계속 정권을 쥐고 있지 않은가. -나도 신기하다.모든 여론조사를 보면 정책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고이즈미 정권은 지지한다고 한다.이상한 현상이다.고이즈미씨는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인 형태로 지지를 묶어내는데 능수능란하다.자민당 정치는 좋지 않지만 고이즈미는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천재적인 사람이다. 여러 차례 고이즈미 총리와 논전을 벌였는데,토론상대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14차례 토론했다.처음에는 아주 쉬운 말을 쓰니까,토론상대로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막상 해보니 하는 방법이 너무나 똑같다.즉 이야기를 딴데로 돌린다거나,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다거나,대답하기 어려워지면 다른 화제로 바꾼다.따라서 깊이있는 논의가 되지 않는다.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게 좋았는가,테러를 없애기 위한 것과 전쟁은 틀린 것 아닌가 하고 따지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본질적인 문제에는 대답하지 않고 ‘간 대표라면 어떻게 하겠냐.’고 논점을 흐리고 다른 데로 돌린다.알맹이 있는 논의가 되지 않는다.말을 잘 얼버무린다.논쟁에 익숙해 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역공격을 받는다.질문한 사람이 오히려 변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에는 몇 차례 갔는가. -6,7회정도이다.최근 간 게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전이다.후쿠오카에서 배를 타고 부산에 가서 새마을호를 타고 서울까지 갔다. 친분있는 한국 정치인은. -김종필 전 총리를 몇차례 만났고,김근태,정대철,이인제씨를 안다. marry04@ ▲57세▲야마구치 현 출마▲도쿄공업대 응용물리학과졸▲1971년부터 시민운동에 뛰어들어 특허사무소를 운영하면서 1976년 중의원에 첫 출마▲3차례 낙선 끝에 1980년 중의원 첫 당선▲1996년 연정 때 후생상▲같은해 민주당을 결성▲대표,간사장직을 오가면서 지난 해 연말 다시 대표직에 복귀▲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 ■간 대표 대북관 간 대표는 두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 있다.그는 그동안 일본 정부나 여야가 북한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정권을 맡지 않고 있으니까,작년(북·일 정상회담) 이후의 배경은 몰라 자세히 얘기할 수 없다.”는 전제를 달면서 “그렇지만 북·일 관계의 오랜 역사는 새롭게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 예로 든 것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였다. 그는 “납치문제가 장기간 방치된 것은 일본 경찰도,외무성도 우리 일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다.일본의 관료조직이 무사안일주의라 할까,진정한 의미에서 위기관리가 되지 않았다.예전부터 사회당은 물론 자민당도 이 문제에 대해 엉거주춤했다.”고 지적했다.“미국 추종주의 외교나 대북 자세에서 보듯 말해야 하는 것에 대단히 약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중도좌파적 색채로 분류돼온 간 대표조차도 대북 송금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는다.“일본에서 나가는돈이 일본이나 북한에 좋다면 몰라도,일본 안전보장에 관한 것이라면 어떤 형태의 컨트롤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견해.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으로 대표되는 대북 강경론자의 논조와 비슷한 점은 뜻밖이었다.일본인 납치문제와 핵문제 해결에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는 한 북·일 관계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간 대표 주변인물 ● 간 겐타로 (장남) |도쿄 황성기특파원|인터뷰 말미에 그의 주변인물 3명에 대해 물었다.먼저 아들 겐타로의 출마.일본 정치인들의 세습제를 비판했던 그가 아들을 출마시켜 “말과 행동이 틀리다.”는 비판을 받았다. 간 대표는 이렇게 해명했다.“은퇴한 뒤 선거기반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의 세습이다.아들이 선거구를 물려받았은 것이 아니다.내가 출마하라고 하지 않았다.오카야마(겐타로가 출마한 지역)에서 “꼭 나가달라.”고 권했다.그래서 아들 본인이 결정했다.최종적으로는 본인의 결정이었다.나는 본인의 결정을 인정한 것이었다.세습이라기보다는 2대째 정치인이라고 할 수있다.”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 전 자유당 당수로 선거 직전 합병함으로써 민주당의 대약진에 기여한 일등공신이지만 보수적인 색깔에다 ‘파괴꾼’이라는 별명에서 엿보이듯,쉽게 조직에 동화되지 못해 민주당의 잠재적인 불안요소이다. 간 대표는 “오자와는 힘있는 분이고 경력이 있는 분이다.나와는 정반대이다.내가 시민운동이라는 권력에서 먼 곳에서 올라왔다면,오자와는 권력,그것도 자민당의 프린스같은 존재였다.경력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가장 힘이 커질 것”이라고 대답을 대신했다. ●다나타 마키코 前회상 무소속인 그가 국회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무소속 모임’이라는 원내단체에 가입했다.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물었더니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다만 “고이즈미 정권에 비판적인 분이니까…”라는 말을 통해 다나카 의원에게 고이즈미 저격수 역할을 은근히 기대하는 듯했다.
  • 박지원씨에 징역20년 구형 28억 추징·몰수 121억 함께/박씨 눈물의 최후진술

    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는 1일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에게 징역 20년에 추징금 28억 6000여만원,몰수 121억 4000여만원을 구형했다.유기징역의 상한선은 25년형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金庠均)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정부 실세로서 카지노사업 허가 등 청탁 대가로 거액을 받은 것은 정경유착의 전형”이라면서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린 처사이기에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논고했다. 박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수감번호를 적은 표지를 포함,9장 분량의 자필진술서를 30여분간 읽으며 정치역정을 되짚어 갔다.진술서엔 여러번 고쳐쓴 흔적이 남아 있었다.그는 “전남 진도,섬에서 태어나 초·중·고 및 대학교를 소위 일류학교로 다니지 못했다.”면서 “20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다 91년 정계에 입문,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해 12∼13년을 밤낮으로 일만 했다.”고 말했다.결혼 36년을 맞이한 아내와 대학생인 두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박피고인은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목메인 목소리로 “구속수감중 새삼스럽게 가족과 휴가 한 번 떠나지 못한 게 생각났다.”면서 “아내에게 옥중에서 매일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박 피고인은 “변명할 점도 많지만 역사 속에 묻고 민족과 국가,통일을 위해 어떤 처벌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반면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특검에서 이익치(전 현대증권 회장)씨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받았다는 얘길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해 할 말을 잊었다.”고 말한 뒤 고 정몽헌 회장,해외도피중인 김영완씨,이 전 회장 등 진술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박 피고인은 “2000년 초 정 회장과 만난 뒤 금품을 요구하거나,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또 자금관리책으로 알려진 김씨에 대해 박 피고인은 “죄를 짓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변호인을 만나 자술서를 보내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검찰을 공격했다. 이 전 회장에 대해서는 검찰조사 때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신뢰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 피고인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송금을 주도하고,카지노사업 허가 등 청탁 명목으로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선고공판은 오는 12일 오후 2시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인터넷 스코프] 1등주의를 위한 변명

    20년 전 얘기다.당시에 필자는 지방의 사립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그런데 모교는 당시 기준으로 보아도 기가 질릴 만큼 철저한 성적 지상주의였다.반 1등은 실장,반 2등은 부실장,전체 1등은 학생회장 이런 식으로 성적에 따라 학급 임원을 자동 선정했다.월말고사 90점이 넘으면 번쩍거리는 학급장 배지를 가슴에 붙여주었고 기말 평균 90점이 넘으면 다음 학기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었다.그러니 론 위즐리도 반장 배지를 달 수 있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세계에서 자란 셈이다. 단순한 일렬 조직인 만큼 학교생활도 단순했다.선생님은 일등 학생과 단둘이 눈을 맞추고 수업을 했다.69명의 열등생(?)은 무협지를 몰래 꺼내 읽거나 엎드려 잘 수 있었다.변형 파레토 법칙.99%의 보통 학생이 1%의 우등생을 먹여 살린다. 요즘은 약간 달라진 모양이다.예를 들어 초등학생을 둔 강북 학부모의 대화는 언제나 강남에서 시작해서 대치동으로 끝난다고 한다.“성민이는 내년에 강남으로 전학가는데 건중 엄마는 언제쯤 이사갈 계획이죠?”“대치동 초등학생들은 벌써 대입 영수 과외를 받는다면서요.” 공기 맑고 풍광 좋은 강북의 홍은동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도 대출받고 평수 줄여서 강남행 막차를 타야만 일등 부모로 인정받는다.강제 이주가 따로 없는 것이다. 인격에는 1등,2등이 없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데 20년이 더 필요할까? 전 국토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고 전 국민이 개인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21세기에도 원시적인 학벌주의,일등주의가 조금도 가시질 않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1등주의는 경쟁의 산물이다.경쟁 없이는 1등이 나타날 수 없다.인격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므로 도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일등주의는 폐기되어야 한다.그렇지만 비즈니스의 세계는 정확하게 1등만이 살아 남는 경쟁환경이다.일등주의에 대해서도 인격과 비즈니스를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인터넷쇼핑몰 업체가 판매액과 방문자수에서 업계 1위를 탈환했다고 선언했다.경쟁사의 반발이 뒤따랐고 1등을 향한 과열경쟁이 시장 전체를 침체시킨다는 언론의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그렇지만 시장과 트래픽은 정직하다.일등기업은 거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은가.고객을 만족시키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만이 일등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색 1위를 놓고 네이버와 다음이 신경전을 펼치고 유통 1위를 놓고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경쟁하는 모습도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성적이 될 수는 없다.그렇지만 기업의 세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기업의 성적은 평가나 신분상승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현대 자본주의체제에서도 독과점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하지만 그럼에도 기업의 꿈은 MS와 같은 ‘독점적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예외가 없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차이점이 있다면 보다 투명한 경쟁이고 1위 업체에 대한 밴드왜건(선도마차)효과가 오프 라인에 비해 보다 강력하다는 정도일 것이다.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시장의 덤블도어로부터 반장 배지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오직 헤르미온뿐인 것이다. 전자상거래업계도 내년의 대한민국 1위 자리를 놓고 옥션,인터파크,LG이숍의 대회전이 예고돼 있다.개별 경쟁기업들은 최저 가격,빠른 배송,높은 고객 만족도의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고,관전자들은 판매액과 트래픽으로 1등 기업을 가려주기만 하면 된다. 김 동 업 인터파크 사업본부장
  • 150차례 범죄 엽기부부

    지난 3월 대전 여대생 납치·성폭행사건과 지난달 서울 청담동 부녀자 인질강도사건의 범인인 박모(39)씨가 18일 경찰에 붙잡혔다.여대생 납치극에 가담한 박씨의 아내 홍모(38)씨도 함께 검거됐다.경찰은 이들 부부로부터 주민등록증 102장과 신용카드 163장,휴대전화 40대,흉기 10여점,사제 수갑 2개 등을 압수했다.이들은 2년 동안 150차례나 범죄를 벌여 3억여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녀자 2명 납치 강도… 치밀한 범죄행각 박씨는 사업 실패와 카드 대금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훔친 차량에 위조 번호판을 붙이고 부녀자를 상대로 강도짓을 벌였다.오토바이 날치기도 서슴지 않았다. 부부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훔친 신분증을 원룸 임대 계약이나 인터넷 ID 개설 등에 사용했다.장물은 벼룩시장을 비롯한 일부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제3자에게 팔아 넘겼다. 특히 이들 부부는 은신처를 1∼2개월에 한번씩 바꾸고,두 아들을 대전 본가에 맡기고 일절 연락하지 않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휴대전화 40대도 대부분 제3자 명의로 가입된 ‘대포폰’이었다.이들은 운전용 지도책에 범죄를 저지른 곳을 표시해놓고 한번 범행한 곳은 다시 찾지 않았으며,교통사정이 나빠 도주가 어려운 서울 도심은 범행대상지에서 제외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3월 대전 C대학 도서관 앞에서 여대생 문모(20)씨를 납치,서울 방배동 은신처로 끌고가 가족에게 몸값 1억원을 요구했다.박씨는 홍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문씨를 성폭행하기도 했다.여대생이 극적으로 탈출,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자 이들은 서울 신정동,연남동,노고산동으로 계속 은신처를 옮겼다.박씨는 7개월만인 지난달 28일 강남구 청담동에서 승용차로 행인 이모(48·여)씨를 일부러 들이받은 뒤 수갑 등으로 손과 발을 묶고 흉기로 위협,금품 315만원을 빼앗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경찰이 인터넷 ID와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노고산동 원룸 앞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게 17일 밤 붙잡혔다.박씨는 경찰에서 “빚을 갚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전과자의 낙인을 쉽게 지우기 힘들었다.”고 변명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박씨 부부에 대해 인질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과자 낙인이 범죄자의 굴레로 박씨와 홍씨는 지난 85년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가는 입석 열차 안에서 처음 만났다.당시 박씨는 21살,홍씨는 20살이었다.박씨는 중학교 때 대전 집을 가출한 뒤 절도 등을 일삼으며 소년원 등을 전전하다 수년만에 처음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홍씨도 집안사정으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에서 공장과 식당일를 하다 충남 고향으로 향하던 중이었다.이들은 교제 5년만에 결혼,첫아들을 낳았다. 박씨는 경찰에서 “전과 6범이라는 전력 때문에 일자리를 쉽게 얻지 못했고,한동안 끊었던 강·절도짓을 다시 벌였다.”고 진술했다. 10년 이상 옥살이도 했다.박씨가 수감된 동안 홍씨는 음식점에서 일하며 옥바라지했다.박씨는 지난 2000년 만기 출소후 둘째아들을 낳고 대전에 정착했다.박씨는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배운 이발 기술로 이발소를 차렸으나 곧 실패했고,정수기 다단계 판매에도 손을 댔지만 영업 부진으로 1억여원의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건강칼럼] 바람이 남긴 상처

    부부가 병원을 찾았다.남자는 점잖아 보였고,경상도 말씨가 두드러진 아내는 건장하고 건강해 보였다.말수 없이 성실할 것 같은 가장과 활달하고 적극적인 아내여서 어울리기는 할 것 같은데,남녀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선생님,글쎄 이 인간이 바람을 피워 나한테 병을 옮겼다 안캅니까? 고 3짜리 자식 키우느라 정신이 엄써 인제야 알았습니더.관계만 하면 온몸이 후끈거리고 치밀어 오르는 게 성병을 옮아 온 것이 틀림없습니다.” 여자는 첫 마디부터 히스테리 징후를 보였다.관계후 몸이 가렵고,가슴의 살이 터지고,명치 끝으로 뭔가 치밀어 오른다는 등 두서없이 주워 섬기는 얘기를 10분이나 들어야 했다. 여자를 진정시킨 뒤 남자하고 얘기를 나눴다.남자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할말이 없습니다.제 일이니까 다른 건 신경쓰실 것 없고,검사나 좀 해주십시오.” 이런저런 변명도 없이 시종 차분하게 말했다. 우선 에이즈와 성병 검사부터 실시했다.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아무런 질병이 없는 상태였다.여자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남자에게도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고 나니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것 같았다. 남자는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누군가를 좋아했을 것이고,그 상대 역시 그랬을 터인데,때를 잘못 만나선지 그 사랑은 결국 유치한 촌극으로 끝나고 말았다.그 여자 역시 남들보다 더 열심히,그리고 성실하게 살려는,성깔있는 전형적인 ‘경상도 아줌마’ 스타일이었는데 자신의 결벽증에 배반의 상처가 깊게 남아 쉽게 아물는지 내심 걱정스럽기도 했다. 필자도 결혼한 사람이다.사람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이성에 끌리고 또 관심을 쏟으며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이들 부부를 보면서 미묘하고 어려운 사회적 삶의 기교,그리고 그런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확고한 가치기준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는 기회가 됐다.믿음이 클수록 어긋난 신뢰관계의 폐허가 참담하기 때문이다.나는 그 폐허가 무섭다. 김영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 [대한포럼] ‘민족파’와 ‘동맹파’의 화해

    이라크 파병은 참여정부가 안고 있는 가장 어려운 숙제 가운데 하나다.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비전투병 중심으로 3000명 이내에서 파병하라고 결론성 지시를 정부부처에 내렸지만 논란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미국과의 협상이 남아 있고,더욱이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찬반 논란이 원점에서부터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파병에 적극적인 ‘동맹파’인 외교부와 국방부,파병에 소극적인 ‘민족파’로 분류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쪽은 틈만 나면 상황반전을 시도할 것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 진부한 농담처럼 민족파와 동맹파의 이라크 파병 논란에는 신기하게도 ‘이라크’가 빠져 있다.자국민을 독가스로 대량 살해했고,이란과 쿠웨이트를 침공했으며,심한 정치적 탄압과 인권유린을 일삼던 후세인체제의 문제점,이라크 재건 방향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대미관계,미국에 대한 인식이 민족파와 동맹파의 입장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라크 파병 논란은 지난 수십년래 가장 중요하고 의미심장한 외교·안보 논쟁이 됐다.대미관계를 놓고 이처럼 장기간,공공연히 논쟁을 벌이는 게 과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다.또 미국에 대한 인식은 나라의 존립방식이나 발전방향에까지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란은 유감스럽게도 감정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12일 외교부 북미국장이 “안에서는 민족자주를 대변하는 사람처럼 떠들면서 미국 사람들만 만나면 빌어서 해결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청와대 NSC 외교부 국방부 등이 뒤엉킨 몇주동안의 혼선은 외교·안보 대논쟁의 클라이맥스치고는 보기 민망한 수준이었다.양측은 언론 플레이,회의 결과의 유리한 해석과 공표 등으로 기선을 잡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노 대통령은 이즈음 한 자리에서 ‘내부 대립이 협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표명했다.정말 그럴지는 결과를 봐야 알 터이고,대통령은 이제 양측의 감정대립을 치유하고 화해를 이뤄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조지훈의 수필 ‘지조론-변절자를 위하여’에 병자호란 때의 주화파 최명길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조지훈은 그에 대해 ‘민족정기의 맹렬한 공격을 받았으나 심양의 감옥에 김상헌과 같이 갇히어 오해를 풀었다….민족 전체의 일을 위하여 치욕을 무릅쓴 업적이 있을 때는 변절자라 욕하지 않는다.’라고 썼다.청나라 군대가 포위한 남한산성에서 김상헌은 항복문서를 찢었고,최명길은 주워모아 다시 썼다.후일 김상헌과 최명길이 심양에서 풀려나 돌아온 데 대해 ‘김상헌이 지조를 지켜 고향에 돌아갔으나 결국 최명길이 열어놓은 성문으로 나온 것’이라는 평도 있다.최명길의 예는 을사오적인 이지용마저 들먹이며 제 행동을 변명했기 때문에 예로 삼기에 조심스럽지만,척화파와 주화파는 이로써 첨예한 갈등을 누그러뜨리고 전후처리에 머리를 맞댈 수 있게 됐다. 외교적 난제를 두고 감정대립까지 간 양측이 화해를 이루지 못하면 논쟁은 갈등으로 고착된 채 의미가 퇴색하고 만다.화해를 이뤄내는 것은 노 대통령의 몫이다.이에 실패한다면 노 대통령은 조만간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에 맞닥뜨릴 수 있다.벌써부터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외교·국방 라인을 경질해야 한다.”고 포격을 가하고 있고,외교·국방 관계자들은 특정인을 지목해 ‘들어내야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만일 노 대통령이 양측의 화해를 이루지도 못하고,선택도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를 방치한다면,이는 최악의 상황이다.참여정부의 외교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참말 거시기한’ 외교가 될 것이다.대북문제를 둘러싼 외교에도 그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질 것이다. 강 석 진 논설위원 sckang@
  • [조영증의 킥오프]‘서울시청’ 해체 유감

    지난 5일 서울시가 축구팀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프로 축구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이때,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축구팀의 해체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1976년 창단돼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시청팀은 우리나라 아마추어 축구의 주춧돌이나 다름없다.권오손 서울시청 감독을 비롯해 최인영 김종건 이태엽 최기봉 이칠성 등 숱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한국 축구의 산실이기도 하다.팬들은 1980년대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국내 아마추어대회를 휩쓸던 서울시청팀의 멋진 플레이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는 실업 축구가 획기적인 변혁을 시도해 K2 리그로 새롭게 출범했다.사정상 전반기 리그에 출전하지 못한 서울시청팀이 후반기 리그에 참가하자 시민들은 시의 결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었다. 2002월드컵 참가국 중 수도에 프로 축구팀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그나마 서울시청이라는 팀이있어 위안을 삼았는데 이제 이 팀마저 해체된다면 인구 1000만의 세계적인 도시에 아마추어 축구팀조차 없게 된다.2002월드컵 4강에 빛나는 대한민국 축구의 현주소 앞에서 필자는 고개를 들기가 민망스럽다. 서울시는 비인기 종목 육성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며 기반이 탄탄한 축구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그러나 프로축구,국가대표 팀의 기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바로 아마추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실업팀이 해체되면 그 팀에 선수를 공급하는 고교 및 대학 등 학원 축구가 동시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국내 축구 전반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서울시청 팀의 1년 예산은 8억원 정도라고 한다.이는 다른 아마추어 축구팀의 예산보다 절대적으로 적은 규모다.시민들은 서울시의 예산이 천문학적인 수치이고 재정 자립도에서 1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실속을 챙긴 것은 물론 시 이미지 제고 등에서 가장 큰 효과를 얻은 도시이기도 하다.이번 축구와 배구 팀의 해체 결정은 예산 절감과 소외 종목 육성이라는 얄팍한 여론 호도용에 불과하다. 서울시청 축구팀은 모든 축구인과 팬,그리고 서울 시민이 주인이다.지금이라도 서울시가 축구팀 해체를 철회하는 과감한 용단을 내주기를 기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씨줄날줄] 총선 희망돼지

    내년 4월 총선에서 또 ‘희망돼지’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가 13일로 예정된 온라인 상임위원회에서 희망돼지를 부활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한다.이번엔 노사모 회원 각자 지지하는 정치인,그러니까 국회의원 후보자를 선정해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희망돼지 본래의 초심을 되살려 시궁창 같은 한국 정치에서도 희망을 찾아 보자는 취지일 것이다.싹수 있는 정치인을 선거 자금의 질곡에서 벗어나 ‘뜻’을 펴게 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돼지가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다시 모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요즘 한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대선 자금 소용돌이와 무관하지 않다.그러니까 1년 전 쯤이다.세상 사람들은 특정인의 지지 여부를 떠나 노사모의 희망돼지에 정말 희망을 품었다.반전을 거듭하던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세상은 희망 돼지가 승리했다며 정치에서 희망의 싹을 틔운 것으로 애써 믿으려 했다.그러나 기대는 부서졌다.희망의 돼지 저금통이 줄을 이을 때 뒤안길에선 기업의 돈줄이꼬리를 물고 있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허탈감에 진한 배신감마저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돼지라는 말에 귀가 번쩍 쫑긋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정치에 대한 지독한 혐오와 뒤범벅되어 있는 정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이면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 동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이 필수적이고 바로 정치의 몫이다.한국 정치는 현대사의 온갖 곡절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조정자 역할은커녕 분란을 일으키는 요동의 진원이 되었다.예전엔 독재 권력의 탄압 때문이었다면 요즘엔 지독한 무관심이 정치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를 세상에서 추방할 수 없다면 필요선(必要善)으로 바꾸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1년 전 희망돼지는 해프닝이었지만 지금부터는 속보이게 떠벌리지 말고 각자의 희망돼지를 키워 볼 일이다.대통령 선거 치른다고 뒤편에서 기업 돈을 챙겨 놓고 이제와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날을 새우고 있는 요즘을 잊어선 안된다.‘그들’의 이름과 언행을 내년 4월17일 총선까지 똑똑하게기억해 두어야 한다.돼지 저금통에 매일 매일 동전을 넣듯 요즘의 분노를 되새겨 둘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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