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변명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불문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농협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미장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당분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007
  • [오늘의 눈] ‘성장률 5%’ 덫에 빠진 정부/김미경 경제부 기자

    “해외금융기관이나 민간연구소들의 성장률 전망에는 관대하면서 우리(정부)가 말하는 전망은 왜 믿지 못합니까?”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4.6%로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 알려진 지난달 30일,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관계자들은 이런 불만을 표출했다.ADB가 성장률 전망을 4.8%에서 4.4%로 낮췄던 지난달 22일 이후 재경부 당국자들은 한목소리로 “외국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만 너무 낮추는데 정부는 여전히 5%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역설했다.급기야 이헌재 부총리가 1일 긴급브리핑을 갖고,“외부에서 ‘한국 때리기’가 심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는 하반기 들어 소비·설비투자가 조금씩 회복되고,수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재정확대 및 감세,성장동력 투자 등도 효과를 발휘해 내년에도 5%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인다.그러나 이미 3∼4%대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낮춘 외국기관들은 “고유가속 소비위축 지속,미국·중국경제 둔화 영향 등에 한국이 가장 노출돼 있다.”고 우려한다.이에 대해 재경부측은 “이들은 무책임하게 전망만 내놓고 수시로 바꾸지만 정부는 정책집행 등을 고려할 때 전망을 쉽게 바꿀 수 없다.”고 맞선다. 정부가 고용 안정,잠재성장률 유지 등을 위해 5% 성장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그동안 정부가 쏟아낸 정책들이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5% 성장’을 부르짖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5%라는 ‘숫자의 덫’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변명하기보다 이제라도 국민과 기업들을 안심시키고 신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펴나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얼굴마담/이목희 논설위원

    요즘 젊은이들은 커피를 골라 마신다.곳곳에 커피전문점이 있고,커피 종류도 다양하다.커피 종류가 설탕·크림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와 다 넣은 일반커피,두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던 시절에는 안 그랬다.어떤 다방의 커피가 맛있었던 이유는 재료가 달라서가 아니다.계산대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얼굴마담’의 정취가 커피맛을 결정했다. 때문에 가게주인에게는 얼굴마담 선택이 장사의 흥망을 좌우했다.커피를 나르는 아가씨(레지)는 손님들과 어울려 조금은 진한 농담,몸짓을 주고 받아도 됐다.하지만 ‘얼굴마담’은 나름의 품위를 지켜야 했다.알듯말듯한 웃음을 지으며,손님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장사에 도움이 됐다. 정치권 ‘얼굴마담’의 역할도 다방과 비슷하다.대통령이나 실권자가 이미지가 괜찮은 인사를 당대표나 총리로 세운다.‘얼굴마담’ 당대표는 현안에 대해 자기 의견을 주장하면 안된다.실권자의 뜻을 잘 포장,이행하면 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엊그제 “나를 얼굴마담으로 생각하느냐.”며 목청을 높였다.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보안법 2조의 ‘정부참칭’ 조항 삭제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당내 보수파의 반발이 수그러지지 않자 이렇듯 불쾌함을 피력했다. 집권여당의 경우 대통령에 눌려 당대표는 얼굴마담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김대중·김영삼·김종필 3김씨가 야당에 몸담았을 때는 이들이 대표를 맡으면 ‘실세대표’요,다른 사람을 앞세우면 ‘얼굴대표’였다.3김씨 이후 야당에서 이회창씨는 그래도 실권을 가진 대표였다.박 대표의 위상은 중간쯤으로 평가된다.어중간한 박 대표의 위치가 때아닌 ‘얼굴마담론’으로 표출된 셈이다. 박 대표는 ‘4·15’ 총선에서 수렁에 빠진 야당을 구했다.이후 정치인 인기순위에서 선두권을 달려왔다.그럼에도 본인 스스로 ‘얼굴마담’을 거론할 정도로 당내 입지는 아직 불안하다.그가 ‘얼굴마담’에서 벗어나려면 앞날을 내다보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이번 국보법 논란처럼 한번 얘기해보고,문제가 되니까 변명하고,잘 안 받아들여지니까 화를 내는 양태를 반복해선 안된다.당내 보수파가 많더라도 소신이 있다면 명백히 밝히고 그들을 설복시키는 모습을 보여줄 때 대권후보로서도 확실히 자리매김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놀이터와 장터/주병철 경제부 차장

    얼마전 알고 지내던 한 이코노미스트를 만났다.늘 그렇듯이 화두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느냐는 것이었다.그는 최근 청와대 고위 인사들을 만난 얘기를 들려줬다.만나지 않은 것보다 못했다는 단서를 달면서.시장에서 왜 불안해 하느냐고 묻기에 정책이 불확실하다며 이것저것 얘기해줬는데,아주 듣기 거북해 하더라는 것이다.당시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참고 넘어갔던 ‘솔직한 얘기’를 이렇게 털어놨다. “참여정부의 시장정책은 술파는 가게(시장)앞에서 음주단속(질서 바로잡기)하는 것과 흡사하다.술파는 가게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면 손님이 끊겨 주인으로서는 장사하는 의욕을 잃기 마련이다.그런데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단속이 꼭 필요하고,그래서 가게앞에 지키고 서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 식으로 반격을 하니….” 그는 “시장개혁의 초점이 재벌 오너들의 불법·편법 상속 차단에 맞춰졌다면,이 정부 들어 만들어 놓은 ‘포괄적 상속·증여세법’이란 그물망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기업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출자총액제한제 등을 유지하겠다고 고집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비슷한 얘기지만,잘 나가던 공직생활을 접고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한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얼마전 후배(공무원)들을 만났는데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코드가 맞지 않아 고민이라고 하더라.”며 “자리가 없느냐.”고 농반진반으로 물었을때 내심 놀랐다고 했다. 우연히 청와대에 파견나가 있는 한 관료를 만났더니 “시장에서는 청와대의 특정 인사를 분배주의자,좌파성향의 인물로 몰아세우는데,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시장이 지레 겁을 먹고,실체를 잘못 인식하고 있을 뿐 그분(?)은 분명 시장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그룹의 임원에게 이런 얘기를 건넸더니 “참여정부가 시장경제를 너무 모른다.”고 대뜸 열을 받았다.그는 “대기업들이 수십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이 만한 돈이면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그러고는 “기업들의 먹을거리는 해외에 있다.기업들이 해외에서 죽기살기로 경쟁자들과 싸우고 있는데,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그것도 모자라 뒷다리만 잡으려 한다.이런데 누가 투자하려 들겠는가.”라고 되받았다. 듣고 보면 어느쪽 하나 틀린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보면 모순덩어리다.자기 주장은 옳고,상대방 주장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다.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2월 취임하면서 “시장은 놀이터가 아니다.”며 시장참여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적이 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시장은 경제주체,그리고 이를 둘러싼 주변 세력들에 의해 유린되고 왜곡되고 있다.시장은 놀이터도 아니지만,누군가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개혁의 대상도 아니다.더구나 시장에는 좌(左)도,우(右)도 없다.그저 생존논리만 통할 뿐이다.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시장의 파이(크기)를 키우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그래서 훼방놓고,장난질이 난무하는 ‘놀이터’가 아니라 생기가 도는 ‘장터’로 만들어야 한다.장터에 힘찬 기운이 돌아야 생산자도,소비자도,정부도 모두 산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집나간 남편’ 더는 못 기다리겠어요

    결혼한 지 10년.자영업을 하던 남편은 결혼 7년 만에 많은 빚을 남기고 가출했습니다.아이는 없는데 남편이 빌려 쓴 은행 빚과 사채를 갚느라 힘들어 죽을 지경입니다.직장생활을 하면서 갚아 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1000만원이나 남았습니다.시집에서는 제가 ‘물러터져’ 그렇다며 저를 탓합니다.2001년 7월 남편의 가출신고를 했지만,여지껏 기다리다 이혼하려 합니다.3년이 지나면 자동이혼이 된다고들 하는데 어느 법원에 가서 신청을 해야 하는지 절차를 알고 싶습니다.남편의 주소는 시댁이 있는 수원입니다. -박성애- 박성애씨,결혼 7년 만에 남편이 많은 빚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면 그동안 겪었을 마음 고생을 알만 합니다.자영업을 하던 남편이 은행 빚에 ‘카드깡’,사채까지 끌어다 쓰고 사업이 망하자 가출해 버려서 당신이 지금껏 그 빚을 갚고 있다고 했는데,남편의 빚보증을 당신이 섰던 것 같습니다.그렇지 않고선 부부라 해도 아내가 남편의 채무를 갚아줘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부부재산은 별개이기 때문이지요. 직장에서 힘들게 번 돈을 3년 동안 남편 빚 갚는데 다 썼는데도 아직도 1000만원이 남았다고 하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네요.사업을 하는 남편을 두고 있는 아내들은 남편 사업이 궁지에 몰리면 빚보증을 설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아무리 위급하고 어려워도 남편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부부 사이에 나 몰라라 매몰차게 나올 수 없어 빚보증을 서게 되면 결국 두 사람 모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어 회복불능이 되고 맙니다.부부 재산을 공동명의로 해둔다면 동반하는 파산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사업하는 남편의 일부는 사업이 망하면 가족을 버리고 도피를 하는데 남은 가족들은 어찌 살라고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지….오죽하면 그럴까 싶지만,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이 나서서 뒷수습을 해야만 책임 있는 사람,책임 있는 가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성애씨,집 나간 남편이 3년 동안 단 한차례 전화 연락조차 없는데도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당신은 아내로서 의무를 충실히 하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더구나 두 사람사이에 아이마저 없다면 더욱 외로웠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제 남편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혼하려는 당신에게 ‘더 참고 기다려 보라.’는 말을 할 수가 없네요.본인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아내에게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한마디쯤은 했어야 했지요.그마저 없는 남편은 변명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두 사람 사이에 아직 아이가 없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는 가깝고도 먼 사이입니다.같이 살면서 미운정 고운정을 쌓아가며 살지만 어느날 그 정이 끊어지면 남보다 못한 것이 부부이기도 합니다.여자와 남자가 만나 몸과 마음을 나누고 살면서 서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건강한 부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부부도 몸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흔히들 말합니다.한창 나이에 3년 동안 남편 얼굴 한번 못보고,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있는 당신에게 시집에서는 ‘네가 물러터져 남편이 그렇다.’고 했다니 많이 섭섭했을 겁니다.착한 며느리가 안쓰러운 마음에 그랬을 수 있지만 사려 깊지 못한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성애씨,남편이 가출한 지 얼마나 기간이 지나야 자동이혼이 되느냐고 물었는데 행방불명되어 가출신고를 한 뒤 3년이 지나면 됩니다.또한 사망했거나 법원에서 실종신고를 받지 않은 한 자동이혼이란 없습니다.남편과 함께 등록된 거주지가 수원이라고 하니 관할법원에 가서 절차를 알아보면 될 것입니다.남편은 예전에도 사업하다 빚을 지면 당신에게 손을 벌렸고 당신은 그럴 때마다 남편을 감싸며 도움을 줬고….그렇게 만성이 된 남편은 무책임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당신에게도 다소나마 그 책임이 있습니다.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남편이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한길 1억원’ 진위공방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이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15일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이권이나 청탁과 관련된 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즉각 반박해 의혹이 오히려 더 확대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00년 3월 당시 새천년민주당에서 16대 국회의원 총선기획단장으로 일하던 때에 평소 알고 지내던 조동만 회장에게 1억원을 받아 총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쓴 일이 있다.”면서 “조 회장에게 받은 돈은 같은 날 모 여론조사 회사에 전액 그대로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이는 조 회장이 주식 전매 차익을 남겼다는 시점 이전의 일이며 조 회장과 이권이나 청탁 혹은 그 비슷한 이야기조차 나눈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은 즉각 반박하며 김 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장전형 대변인은 “김 의원의 이번 변명에는 의문투성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김 의원이 받은 돈에 대해서는 당에 입금된 기록도 없고,사전 사후에 보고받은 사람도 없고,들은 사람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돈 전달 시점 등을 포함해 김 의원이 해명한 내용에 대한 의혹은 검찰의 몫일 수밖에 없다. 검찰이 빠른 시일 안에 수사 결과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의 해명을 놓고 정치권의 진위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오늘의 눈] 골칫덩어리 교육위/박지연 정치부 기자

    ‘버티기 상임위’로 악명을 날리고 있는 국회 교육위원회가 거듭 ‘파행쇼’를 벌이고 있다.법안·예산·청원 소위를 구성하지 못해 관련기관 결산도 끝내지 않았으면서 변명은 대단하다.스스로 “짜증이 날 정도로 헛바퀴를 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서로 상대 탓만 하면서 대립 구도를 풀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4일에도 열린우리당 요청에 의해 전체 회의가 소집됐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양당 간사 합의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불참했다.그나마 당초 예정된 오후 3시에는 회의가 열리지도 못했다.한나라당 소속인 황우여 위원장이 “교육부총리가 배석하지 않으면 회의를 열 수 없다.”며 나름대로의 초강수까지 둬가며 버텼기 때문이다.결국 예결위에서 결산심사를 받던 안병영 교육부총리까지 불러온 다음에야 회의가 시작됐다.그러나 파행은 계속됐다.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최근 공개한 ‘고교간 학력격차’ 자료가 불법적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하면서 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기관 보고를 받자고 제안했다.반면 황 위원장은 “양당 간사간 합의가 없으면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로 똑같은 입장만 되풀이하다 지쳤는지 1시간 가까이 정회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결국 위원장은 오후 6시15분에 산회를 선포했다.예결위까지 내팽개치고 교육위로 달려왔던 안 부총리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여야의 치졸한 감정 대립만 지켜봐야 했다.이런 상태라면 교육위의 앞날은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사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이미 법안소위도 거치지 않은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자랑스러운’ 전례도 있다.“자꾸 이렇게 되면 17대 국회가 끝나도록 소위마저도 구성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계속 공전하도록 그냥 둘 것인가.”라고 한 뼈아픈 지적은 바로 교육위원 자신의 목소리였음을 잊지 말기를 ‘의원님’들께 권하고 싶다. 박지연 정치부 기자 anne02@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병역비리 파문

    1953년 2월17일,미국 해병 항공대 제 223대대 소속의 제트 전투기 조종사인 테드 윌리엄스는 교미포 작전 참가 도중 저공비행을 하다가 기체에 총탄을 맞는다.그는 탈출하라는 동료 조종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불길에 휩싸인 기체를 몰고 기지에 돌아오는 데 성공한다. 그가 아슬아슬하게 착륙에 성공한 후 바라본 전투기는 완전히 숯덩이였다. 그에게 한국전쟁은 두 번째 군복무였다.2차대전 때인 1942년에도 입대해 조종훈련을 받고 하와이에서 근무했었다.사실 그도 처음부터 군 입대를 달가워한 것은 아니다.1942년 1월 보충역 신분이던 그에게 현역 입영 대상자라는 통보가 오자 변호사까지 고용해서 징병 당국에 항의,다시 신분을 보충역으로 바꾸기도 했다.실제 그는 이혼한 어머니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정당하게 판정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해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면서 앙숙이던 야구 기자들에게 ‘비애국자’,‘황인종’이란 비난을 받는다.당시 기자들은 같은 신분이던 조 디마지오나 스탠 뮤지얼이 야구를 하는 데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마음이 상한 그는 결국 가장 위험한 해군 항공대에 지원했고 두 차례의 군복무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는 군에서 야구로 복귀한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올렸다.2차대전에서 돌아온 1946년에는 최우수 선수,1947년에는 타격 3관왕을 차지한다.한국 전쟁에서 복귀한 후에도 1953년부터 은퇴하던 해인 1960년까지 한 해를 빼고는 3할 타율을 유지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을 앞두고 순위 경쟁에 관심이 쏠려 있어야 할 한국 프로야구가 병역 비리 파문으로 살아남을 걱정을 해야 하는 지경에 빠졌다.우리 국민은 병역에 대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필자 역시 병역을 기피한 사람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야구 선수가 군복무 때문에 기량이 쇠퇴하고 제대 후에도 회복할 수 없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것은 테드 윌리엄스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현재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는 권오준만 보아도 알 수 있다.권오준은 해병대 출신이다. 병역을 치르지 않는 것이 현역 복무보다 유리한 것만은 틀림없다.군 당국도 상무 팀의 확대가 어렵다면 프로 선수들을 일정한 교육을 거쳐 국군 장병의 체육 지도자로 복무시키는 등의 대책을 세워주어야 한다. 수사를 받고 있는 선수 가운데는 상무 야구팀에서 입단 제의를 받고도 부정을 저지른 선수도 있다.이들이야말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자다.그러나 대부분은 병역 기피가 중요한 범죄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손쉬워 보이는 유혹에 빠진 경우다.이들에게는 반성의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스포츠투아이’ 상무이사 tycobb@sports2i.com
  • [토요일 아침에] 침묵하는 다수의 힘/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요즘 불쌍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힘 있는 사람이 말 한마디 하면 금방 하던 말도 바꾸고 평소에 생각하고 주장하던 말들도 얼굴을 붉히지 않고 헌신짝 같이 버리는 사람들이다.요즘 눈치 보는 사람들은 더 많다.권력가진 사람들의 한마디에 기가 죽고 그들에게 아부하고도 양심의 갈등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에 용기 있는 사람들도 있다.소신 있게 생각하고,말하고,글을 쓰고,행동한다.그들은 굽히지 않고 기죽지 않는 사람들이다.떳떳하고 바르고 단정하다.용기 있는 자 중에 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있다.자신의 허물과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각오와 결단으로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다.그들은 남을 비판하거나 자신을 변명하지 않는다.그리고 흥분하거나 혈기를 부리지도 않는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용기 있고 지혜롭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그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기 때문이다.포기는 소유보다 위대하고,침묵은 외침보다 깊고, 지혜는 지식보다 우월하다.이제 우리 사회는 침묵하는 다수가 입을 열고 말하고 행동할 때가 되었다.잘못한 것을 지적하고,회개하고,제 자리로 돌아오도록 경고를 해야 한다.죄를 짓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나,조금 지나치게 되면 중독이 되어 잘못된 것을 알지 못하게 된다.그리고 누군가 말하지 아니하면 오히려 자신들이 의인인 것처럼 생각하고 착각을 한다.침묵하는 다수들은 언제나 숨어 있다.그들의 약점은 책임지려 하지 않고 손해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그들은 단지 염려한다.그러나 생각해 보라.염려가 힘이 된 적이 있는가? 침묵하는 다수가 할 일이 있다.첫째,기도하는 일이다.사람들은 기도는 무력한 자의 변명이라고 생각한다.기도는 말보다 힘이 있고 행동보다 깊다.기도하는 사람은 내면의 세계가 깊은 사람이다.소리 지르는 백성은 망해도 기도하는 백성은 망하지 않는다.기도하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기도하는 사람은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둘째,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는 일이다.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고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하면 여론이 형성된다.선한 여론은 악한 여론의 물결을 막는 방패 막과 같다.성숙한 시민의식은 자신의 의사를 표시함으로 이루어진다.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용납하지 않도록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위대한 행동은 작은 언어에서 시작된다.멀리 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자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모든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주변의 사람들에게 시작하는 것이다. 셋째,작은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열매없는 나무에 지나지 않는다.옳은 일에 몸을 바치고 생명을 바쳐야 한다.그리고 손해도 보고 포기도 해야 한다.작은 물방울이 큰 바다를 이루는 것과 같이 작은 행동들이 큰 파도를 일으킨다.지금까지는 다수의 침묵하는 힘은 보이지 않았다.소리 지르고 거칠게 행동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세상이었다.이것은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책임이다.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것은 모든 건강한 시민의 몫이다. 권위주의는 잘못된 것이나 권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전통주의는 잘못된 것이나 전통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개혁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바른 개혁이 중요하다.소리 지르는 소수가 역사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가 역사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젊은이들이 움직이는 사회는 활력이 넘치고 미래가 보인다.그러나 원로들이 있는 사회는 지혜가 있고 균형이 있고 안정감이 있다.참된 권위와 전통과 원로들의 말에 경청하는 젊은이들의 겸손이 필요한 때이다.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사설] 유명무실한 신문고시 위반 신고제

    신문고시 위반 신고제가 생긴 지 1년이 지나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65건에 불과했다.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등의 조사에서 밝혀졌듯 백화점 상품권 지급,무가지 살포 등 신문시장 교란행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도 고발 건수가 적은 것은 신고한 사람만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형식적 제도와 부실한 운영 탓이다. 공정거래위측은 신고자들에게 경품과 구독기간 등 계약 내용이 명시된 증빙서류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아무런 보상체계도 없는데 이름·주소 다 밝히고 계약서까지 써가며 신고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이에 앞서 당국은 신문고시 위반 신고 방법과 절차를 자세히 홍보한 적이 있기라도 한가.증거 확보가 안 됐을 경우 현재의 공정거래위 인력으로 사실확인 작업까지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사정은 이해가 간다.그러나 이런 변명을 할 것이었다면 애초에 제도는 왜 만들었는가. 신문시장 정상화는 언론개혁 이전에 기본적인 경제 질서의 문제다.압사 직전 상태의 중소 신문은 물론 거대신문 보급소,거대신문 자체도 시장 정상화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적극적인 규제 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우선 현재 진행중인 불법 영업 직권조사를 엄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신고처리 등 담당 인력 증원과 신고 요령 등의 대국민 홍보 강화도 시급하다.무엇보다 단기간에 불법 행위를 뿌리뽑을 수 있는 대책으로는 신고포상금제가 가장 확실하다.정치권은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아야 한다.
  • [사설] 청와대 비서관의 부적절한 처신

    청와대의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기업 고위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부주최 행사비용을 분담하라고 요청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다.더욱이 양 비서관은 전화압력 의혹이 불거지자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다.결국 양 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구두질책을 받고 뒤늦게 전화를 건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관이 기업간부에게 전화로 압력을 행사하고 거짓말까지 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양 비서관은 깍듯이 예를 갖춰 분담금 납부가 가능한지 확인했을 뿐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아무리 깍듯이 예를 갖췄다고 하지만 청와대 비서관의 전화를 압력이 아니라고 받아들일 기업체가 얼마나 될 것인지 의문이다.청와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야 할 것이 아닌가.기업이 분담금을 냈건 안 냈건 그것은 별개의 문제다.또 정부주최 행사의 비용을 청와대 비서관이 직접 기업을 상대로 챙겨야 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측은 양 비서관의 처신에 대해 대통령의 구두질책선에서 마무리할 움직임이라고 한다.청와대 비서관은 다른 공직자보다도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지금이 권위주의 시대도 아니고 청와대 공직자가 기업에 압력성 전화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청와대 근무규정 어디에도 이런 행동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청와대는 권력남용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고 거짓말로 도덕성마저 훼손한 사건을 온정주의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용서받지 못한 이영훈교수

    MBC ‘100분 토론’에 출연,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대 경제학부 이영훈 교수가 6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사과방문했지만 용서를 받지 못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 교수에게 ‘나라가 없어 강제로 끌려간 한을 아느냐.당장 사퇴하라.’며 40여분간 꾸짖고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10시쯤 토론에 함께 출연한 가톨릭대 안병욱 교수와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이 교수는 “해방 후에도 성을 착취하는 기구가 있어 왔다는 점을 총체적으로 반성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발언한 것인데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일제에 고통을 받으신 할머니들에게 심적으로 상처를 끼친 점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군자(80)할머니는 이 교수에게 물잔을 집어 던지고 “당신이 일본놈 앞잡이가 아니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근본이 의심스러우니 호적등본을 떼어 갖고 오라.”고 호통쳤다.또 박옥선(81)할머니는 “나눔의 집을 한 번이라도 들러봤느냐.당신이 어떻게 우리의 한을 알겠느냐.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당신의 수업을 받으니 걱정이다.당장 사퇴하라.”고 소리쳤다.이 교수는 훈계 내내 머리를 조아렸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이 교수가 와서 ‘토론에서 그런 의도로 발언한 것이 아니다.’고 변명부터 했다.”며 “처음부터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나눔의 집 역사관을 둘러본 뒤“학생들에게 나눔의 집을 방문토록 가르치겠다.”며 거듭 사죄하고 오전 11시40분쯤 상경했다. 광주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책꽂이]

    ●아나키스트의 초상(폴 애브리치 지음,하승우 옮김,갈무리 펴냄)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전성기를 이룬 아나키스트 운동과 1960∼70년대 전세계를 휩쓴 반전운동은 역사적으로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아나키스트들은 강요되거나 재단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고 이론적인 주장이나 논증보다는 직접 몸으로 실행하며 자기 사상의 정당성을 증명하려 했다.저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운동사 연구가.1만 6900원. ●대마를 위한 변명(유현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192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마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의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의 치열한 다툼은 그 자체가 미국 현대사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화학자본인 듀폰과 신문자본인 허스트가 대마를 음해했던 배경,황색저널리즘과 인종차별주의에 대마초가 동원되는 과정,닉슨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최초로 선언한 인물이 된 전후사정 등을 들려준다.대마초의 위험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으로,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차라리 대마초를 피우는 게 낫다는 주장도 담겼다.9000원.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세상은 아름다웠다(돈 미겔 루이스 지음,이진 옮김,더북컴퍼니 펴냄) 수천년 전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고대 피라미드 도시 테오티와칸에는 ‘지혜로운 사람들’이라 불리는 톨텍 인디언이 살았다.톨텍은 ‘영혼의 예술가’를 뜻하는 말.톨텍 인디언들은 모든 인간은 예술가이며,가장 훌륭한 예술은 영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라 믿었다.오랜 세월 톨텍의 ‘깨달은 자’,즉 나구알들은 무력으로 남미대륙을 정복하려는 유럽인들로부터 그들의 아름다운 진리를 지켜냈다.이 책에는 그 지혜의 목소리가 담겼다.9000원. ●아시안 아메리칸(장태한 지음,책세상 펴냄) 미국의 관문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엘리스 섬으로만 알려져 왔다.그러나 아시아인 이민자들에게는 에인절 섬이 미국의 관문이었다.아시아인 이민자들이 거쳐야 하는 검문소가 설치돼 있던 에인절 섬에서 아시아인들은 최소 3일에서 최고 3년까지 갇혀 있어야 했다.아시아인들의 미국 이주는 19세기 중엽부터 시작됐지만 그들에게 미국 시민이 될 자격이 주어진 것은 1952년부터였다.미국이 ‘이민자의 천국’이라는 말은 유럽계 이민자,즉 백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백인도 흑인도 아닌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살폈다.3900원. ●책 한 권 들고 파리를 가다(린다 지음,김태성 옮김,북로드 펴냄) 파리라는 거대한 ‘역사박물관’의 참모습을 밝힌 역사·문화 다큐멘터리.책 제목에서 말하는 책은 빅토르 위고의 역사소설 ‘93년’을 가리킨다.‘93년’은 프랑스 대혁명이 한창이던 1793년부터 4년간 프랑스 서부에서 일어난 왕당파의 반혁명폭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중국 문화혁명을 온몸으로 겪은 저자의 경험이 이 책을 여행의 반려로 삼게 했다.‘파리에 모태,시테섬’‘음모가 살이 숨쉬는 앙부아즈’‘혁명귀족 라파예트의 두 얼굴’‘매혹적인 카르나발레 박물관’ 등이 주요 내용.1만 3000원. ●이인식의 과학나라(이인식 지음,김영사 펴냄) 로마의 플리니우스가 펴낸 ‘박물지’에는 스페인 남부 해안에서 목욕하던 인어가 슬픈 노래를 불렀다는 대목이 나온다.중국의 옛 문헌에는 인어에 해당하는 능어(陵魚)와 교인(鮫人)이 나온다.인어의 목격담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매너티(manatee,해우)라는 인어를 닮은 포유동물 때문이다.과학적인 궁금증,교실 밖의 과학세계를 다뤘다.1만 1900원.
  • [열린세상] 정당한 처벌과 포상 필요하다/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과거사 청산은 학자들에게 맡기자고 했다.같은 당 여의도연구소도 대응책을 공식적으로 공개했는데,그 내용도 겨우 ‘학술단체가 정리하는 수준’이다.또 수사권부여도 반대하면서,현재 의문사조사위원회가 가진 조사권도 인정하지 않겠단다.과거사를 청산할 의지가 없는 셈이다.이제까지 비민주적인 정치권력이 역사해석의 방향뿐 아니라 실정법의 적용조차 왜곡해왔는데,연구 차원의 역사청산을 논한다면 위선일 것이다.당시 법에 따라 처리되었기에 청산은 필요 없다는 말도 구차한 변명이다. 중요한 관건은 악법의 적용이 아니라,죄에 걸맞은 처벌이다.개혁의 실마리를 놓친 듯했던 대통령이 이 문제는 제대로 짚었다.“프랑스는 불과 4∼5년 동안 30만명이 정부로부터 레지스탕스로 공식 인정받고 포상을 받았는데,우리는 일제 36년,의병시기까지 합치면 50∼60년이 훌쩍 넘는 침탈의 역사를 겪어왔는데 아직 1만명밖에 포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독립운동하면 대대로 패가망신당하는 세월속에 국가는 손을 놓고 있었으니,그 손은 ‘더러운 손’이었다. 포상을 하지 못한 과거는 처벌을 하지 못한 과거와 표리관계에 있다.1949년부터 활동에 나설 때 반민특위는 반민족자 7000여명을 파악했으나,실제로 취급한 건수는 682건에 그쳤다.영장발부 408건,체포 305건이었으며,검찰에 송치된 559건 중에서도 기소는 221건에 지나지 않았다.결과도 대부분 무죄 혹은 가벼운 자격정지로 끝났다.그 결과를,침탈 기간이 우리의 10분의1에 지나지 않았던 프랑스의 부역자처벌 결과와 비교해 보자.법원에서 조사받은 사건만 16만 827건에 이르렀고,최종적으로 7037명이 사형선고를 받았으며,1500명에 대해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었다.그리고 3000명 정도가 중노동 무기형을 선고받았다. 공적으로 나라를 위해 선행을 하고도 포상을 받기는커녕 억울한 피해자가 된다면,얼마나 참담한가.근대 이후 처벌권을 독점한 국가가 공적인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니,광복 후 법과 정의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과 태도가 온전할 수 없었다.좋은 일 해 봐야 억울한 피해자만 된다면,사람들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사람들은 공적인 책임을 신뢰하지 않고,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서로 ‘몰래 가해자’가 될 것이다. 피해자가 되면 피곤하기만 하다는 인식이 널리 깔려있을 때,사람들은 공적으로 죄가 될 만한 사건에 대해 신고도 하지 않는다.형사사건의 범죄 신고율은 1998년에 22.7%로,독일의 48.0%,영국의 58.7%,프랑스의 60.8%와 비교해 매우 낮다.신고해 보았자 범죄가 법대로 처벌되지도 않고 또 재판 과정에서도 이차적인 피해만 입는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작 사람들의 피해의식이 줄어들거나 사라졌느냐 하면,오히려 거꾸로다.1997년부터 2002년까지 평균 고소·고발 사건 수는 80만 1893건으로,일본의 1만 2174건에 대해 66배이며 인구를 감안할 때는 무려 170배에 달한다.고소사건의 73.5%가 불기소 처분될 정도로 죄가 되지 않는 민사사건이라고 하니,시민들은 재판을 통한 공적 처벌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사적인 원한만 키우고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그 결과 사회의 구조적 폭력성은 더욱 심화된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이제라도 청산을 해야 한다.민족의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보수를 자처할 수도 없다.지금 처벌하자는 것도 아니다.최소한 기록이나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더구나 지금 제대로 해보았자,이류 청산밖에 안 된다.그것도 안 하면 역사는 삼류·사류로 더러워질 것인데,그 경우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을 비판할 수 있을까. 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
  • 미란다원칙 안지킨 경관 폭행 무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정덕모 부장판사)는 31일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이 선고된 이모(44)씨에 대해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경찰관은 피고인에게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미란다원칙)와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실력으로 연행하려 했으므로 적법한 공무집행 과정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는 방법으로 경찰관을 폭행했다 해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청진동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일행과 시비가 일어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순찰차에 태워 연행하자 순찰차를 발로 차고 경찰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됐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Funny 머니] 美 경매사이트 이색 광고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한표 한표를 중요시하는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자 투표권을 경매에 내놓는 유권자마저 나타났다. 오하이오주 에릴리아에 사는 제임스 펜고이(36)는 지난 19일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에 “투표권을 판다.”는 광고를 올렸다.경매시작 가격은 50달러. 펜고이는 경매 설명란에 “지금까지는 공화당에 투표해 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다.”면서 “내 표를 사는 사람이 시키는대로 찍겠다.”고 밝혔다. 펜고이는 인터넷에서 투표권을 사고파는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준비해온 캘리포니아주 국무부 당국에 적발돼 오하이오주 당국에서 조사를 받았다. 펜고이는 “의료보험료를 내려고 광고를 올렸다.”면서 “투표권을 파는 것이 불법인 줄은 정말 몰랐다.”고 변명했다. 이베이의 홍보담당자인 하니 더지는 “2900만건에 이르는 경매물건의 적법성을 점검하고 있지만,하루에 350만건이 새로 올라오다보니 외부의 도움없이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儒林(165)-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65)-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논어의 미자(微子)편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장저와 걸닉이란 두 사람이 나란히 밭을 갈고 있었다.공자는 그들 곁을 지나다가 자로(子路)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터가 있는 곳을 물어보게 하였다.자로가 가까이 가니,장저가 먼저 물었다. ‘저 수레에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구요?’ 자로가 대답하였다. ‘공구라는 분입니다.’ ‘노나라의 공구란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는 나루터가 있는 곳을 알고 있소.’ 이번에 걸닉에게 물으니 걸닉이 말하였다. ‘당신은 누구시오.’ ‘중유(仲由)라는 사람입니다.’ ‘그럼 당신은 노나라 공구의 제자로군요.’ ‘그렇습니다.’ 자로가 대답하자 걸닉이 웃으며 말하였다. ‘지금 세상은 온통 물이 도도히 흐르는 것과 같은데 그 누가 강물의 방향을 바꿀 수가 있겠소.또한 당신도 사람을 피해 다니는 사람(공자)을 따르기보다는 차라리 세상을 피해 사는 선비를 따르는 게 어떻겠소.’ 그러면서도 그들은 밭갈이를 멈추지 않았다.” 이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공자는 자신의 정치이상을 현실정치에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제후국들을 주유하였으나 결국 벽에 부딪쳐 사람들을 피해 도망쳐 다니고 있었다.그러나 장저와 걸닉은 아예 세상을 피해 밭갈이의 은둔생활을 하는 노자의 제자로 ‘도도히 흐르는 강물과 같은 세상의 물줄기를 바꾸려는 공자’를 비웃고 있는 것이다.그들의 눈으로 보면 나루터도 모르는 공자가 어떻게 강물의 방향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이 말을 전해들은 공자는 언짢은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논어는 기록하고 있다. “자로가 돌아와서 이 사실을 고하자 공자께서는 언짢은 듯이 말하였다. ‘새나 짐승과 같이 어울려 살 수는 없는 일이다.내 천하의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 않고,그 누구와 더불어 살겠는가.천하에 도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개혁하려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 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공자가 언짢은 표정(憮然)으로 새나 짐승과 어울려 사는 은둔생활보다 사람과 더불어 살며,사회의 제도를 개혁하려고 애쓰는 자신의 사상에 대해 처연한 변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공자의 참모습을 엿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자에 대한 불만이 또다시 계속되는데 그것에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자로가 숨어사는 노인을 만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자로가 공자를 수행하다 뒤처져 있을 때 막대기에 대바구니를 매달아 걸머지고 걸어가는 노인을 만났다.자로가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께서 저희 선생님을 못 보셨습니까.’ 노인이 말하였다. ‘사지를 움직이지 않고 오곡도 분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이란 말이오.’ 그리고 노인은 지팡이를 땅에 꽂아 놓고 밭의 풀을 뽑았다.자로는 손을 모아잡고 공손히 서 있었다.노인은 자로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머물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대접하고,또 자기의 두 아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다음 날 자로가 공자를 만나서 모든 사연을 이르자 공자는 ‘숨어사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시고는 자로로 하여금 되돌아가 노인을 찾아보도록 하였다.그러나 자로가 가보니 노인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여기에서도 숨어사는 사람으로 표현된 노인은 도가사상을 따르는 은자(隱者)임이 분명하다.그의 눈으로 보면 밭갈이와 같은 노동도 하지 않고,오곡도 분별하지 못하는 공자가 무슨 스승이 될 수 있겠느냐고 신랄하게 비웃고 있는 것이다.
  • 아큐와 건달, 예술을 말하다/인지난 지음

    “이제 중국의 지식인들은 유학(儒學)을 통해 엘리트로서 중국을 계도하겠다는 큰 포부 대신 돈벌이의 바다에 뛰어드는 쪽을 택하고 있다.그래서 ‘주역’은 점성술 책이 됐고,노자와 선종(禪宗)은 세속의 힘으로 지난 시절의 숭고를 해체하는 이기가 됐다.불교와 도교는 민중의 건강한 신체 혹은 또 다른 기능을 위한 집회의 명분이 됐고,법가의 사상 또한 상업전선의 모략과 사기술로 변했다.‘문(文)의 바다’는 ‘상(商)의 바다’가 됐으며 장엄한 물결로 대중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의 조선족 출신 미술사학자 인지난(중앙미술대 교수)은 그의 저서 아큐와 건달,예술을 말하다’(임대근 옮김,한길아트 펴냄)에서 오늘날 중국문화의 특성을 이렇게 요약한다.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중국인은 지난 역사 속에서 허우적대며 아둔하고 자기변명만 늘어놓던 ‘아큐’에서 쿨한 ‘건달’로 변했다.싸구려 ‘메이드 인 차이나’를 쏟아내던 저급 노동자에서 외국 대중스타에 열광하는 최고의 문화소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한류열풍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중국에서는 실제로 1990년대 이후 문화인들의 ‘하해(下海,돈벌이의 바다로 뛰어드는 상황을 비유한 말)가 지식인들의 ‘유학’을 대신했다.유가는 상업의 수단이 돼 ‘유상(儒商)’들이 큰 물결을 이루고 있다. ‘아큐와 건달,‘은 오늘의 중국 문화와 그를 둘러싼 사회현상에 대한 단상집이다.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중국 문화예술계 전반을 특유의 비평감각으로 살핀다.저자는 무엇보다 문화를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선을 강조한다.저자에 따르면 중국의 문화는 늘 서구의 오리엔털리즘적인 시각에 의해 대상화 되어왔다.예컨대 중국은 서양문화의 패권주의가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의 풍속을 그린 현대문학이나 영화를 하나의 ‘민속품’으로 팔아왔다는 것.저자가 보기에 설치나 퍼포먼스에서의 아방가르드 예술 또한 민속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이는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축구와 소설에 매달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저자는 축구와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 외에 그들의 삶과 정신의 공간을 본 적이 있는가 반문한다.인간은 역시 스스로를 길들이는 동물이다. 저자는 창공을 나는 제트 여객기에 앉아 이백의 ‘촉도난’을 한번 읽어보라고 말한다.“…누른 학조차도 날아 지나지 못하고/날쌔다는 원숭이도 오르자니 걱정이라….” 촉도의 험난함이 하늘 오르기보다 심하다는 이백의 시가 더이상 낭만적일 수 있을까.텔레비전과 인터넷 시대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이미 낭만이 아니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그러니 세속적이고 통속적으로 변화하는 오늘의 중국 문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고,또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1980년대가 소수 엘리트들의 중창 혹은 독창의 시대였다면,1990년대는 엘리트와 민중의 대합창 시대다.대가가 없는 이 시대야말로 민중이 진정 행복해질 수 있는 시대라고 말하는 저자는 더욱 더 많은 ‘건달’이 평등한 문화광장 위에서 뜻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중국에서는 ‘포스트마더리즘(postmotherism)’이다(?).중국의 1990년대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례 속에 우왕좌왕하던 시기였다.또한 1989년 톈안먼 사태로 국제적인 이목을 끌던 중국의 예술가들이 호평 속에 금의환향하던 시기이기도 하다.이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어떨까.포스트모더니즘은 중국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서구의 것을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중국인의 손을 빌려 되풀이한 것인 만큼 포스트마더리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후낭(後娘,계모)주의’ 쯤으로 옮길 수 있는 포스트마더리즘은 물론 저자가 만들어낸 말.중국인에게는 몸에 밸 수 없는 서구이론의 태생적 한계를 저자는 이같은 언어유희를 통해 신랄하게 비판한다.그 어떤 서구의 이론이나 지식인의 이름도 빌리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와 시선으로 오늘의 중국을 풀어내고 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판의 동시상영관/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요사이 도심에서는 거의 구경하기 힘들지만,예전에는 도심에서도 심심치 않게 ‘동시상영관’을 만날 수 있었다.‘동시상영관’은 예나 지금이나,우리에게 그리 깨끗하고 유쾌한 기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동시상영관에서는 대부분 한물가도 한참 간 영화를 두 편 틀어주거나,아니면 3류 에로영화를 보여주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그런 기억으로 다가오는 동시상영관을 우리는 또다시 현재의 ‘정치판’에서 만나고 있다. 바로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행위는 우리의 슬픈 과거사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정치인의 부도덕성을 동시에 관람하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신기남 전 의장은 어제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그는 “선친의 친일행적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며 “앞으로 친일반민족행위의 진상과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 맹렬한 기세로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 전 의장은 한달전 언론이 부친의 친일행위 의혹을 보도했을 때,신문들이 기초적인 사실 확인 없이 오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해당하며,그래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그러다가 모 월간지가 부친의 일본 헌병 오장 경력을 기사화하자 할 수 없이 시인하며 또 한번 부도덕한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 헌병을 경찰이라고 해서 부인했다거나,선친이 친일했다고 자신이 민족정기를 주장할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선친도 친일 규명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그렇다.신 전 의장의 이 말에는 동의한다.왜냐하면 선친의 죄를 아들과 딸들이 혹은 손자,손녀가 짊어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그의 이러한 발언이 부도덕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거짓말을 했고,자신의 거짓말에 뚜렷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했기 때문이다.결국 거짓과 변명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여당의 한 의원은 신 전 의장이 사퇴하면 오히려 친일진상 규명법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가 쌓인다며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했다고 한다. 이러한 발언을 들으면 정말 착잡해 진다.친일진상 규명이라는 것,그리고 과거사의 규명이라는 것은 솔직함과 정직함을 통해,정정당당한 역사를 만들자는 것인데,거짓으로 일관한 사람이 ‘전략상’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목적을 위해서는 과정이야 어떻든 상관없다는 군사정권식 발상이라고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러한 생각과 방식으로는 과거사 규명의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신기남 전 의장 사퇴의 당위성은 아버지의 잘못을 아들이 짊어지고 간다는 연좌제적 이유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만일 신기남 전 의장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자신의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사죄했다면 아마 상당수의 국민들이 그의 용기와 양심에 갈채를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그가 사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과거의 부도덕한 정치행위를 재연하면서 과거사 청산을 주장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열린우리당내에서 아직도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이나 수단도 개의치 않겠다는 사고가 존재한다면 자신들의 반성이 먼저 선행되어야 과거사 규명의 순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우리가 바라는 슬픈 역사의 청산은 부도덕과 파렴치의 청산이다.도덕적 불감증으로 부도덕을 청산한다는 것은 청산이 아니라,또 하나의 오욕의 역사를 덧붙이는 행위이다.이제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추한 3류 동시상영관을 찾고 싶어하지 않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 [열린세상] 텔레비전뉴스의 심기일전/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출혈성 뇌졸중과 목숨도 잃을 수 있는 부작용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오래전에 판매금지된 페닐프로판올아민(PPA)성분의 감기약 파동을 겪으며 우리나라 텔레비전 뉴스보도의 불감증을 우려하게 된다.지금까지 감기 몸살로 감기약 안 사먹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고 보면 뉴스의 불감증도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재난이다.감기약 파동 보도 후 기침과 재채기에 시달리며 고열속에 쑤시는 몸으로 콧물을 흘린 감기 환자는 얼마나 불안했을 것인가.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번 쓰레기 만두소 파동에서의 우왕좌왕을 돌이켜보자.국민들이 우선 떠올린 생각은 구입해서 안 되는 만두 상표였다.문제는 보도 이후에도 상당 기간동안 어떤 상표의 만두를 사지 말아야 하는가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그 변명은 선의의 피해기업이 생길 수 있다거나,오보에 따른 법적 공방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였다.그러나 이는 국민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뉴스욕구를 제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보도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었다.보도가 궁금증을 오히려 증폭시키고 옥석가리기에 소홀하여 급기야 양심적 만두업자까지 곤경에 이르게 하는,전체 만두 상품에 대한 불매로 확대시킨 직무유기였다. 지난달 31일에 처음 보도된 감기약에 대한 방송 3사의 내용은 “PPA 함유 감기약이 출혈성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대부분의 코감기약이 여기에 해당하며 20년간 판매해 왔다는 것,8월에 회수하고 9월까지 폐기 조처한다.”는 것이었다.식약청의 발표를 베끼는 수준 외에는 아무런 추가 취재나 저널리즘적 손질이 없는 내용이었다.미국 FDA의 보고서와 우리나라 연구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판매금지된 감기약의 목록,구입해도 되는 감기약,9월까지로 폐기를 늦추는 이유,외국에 비해 왜 이렇게 늑장 대처가 되었는지 등 국민들이 본능적으로 궁금해 하는 정보가 빠져 있었다.이러한 의문은 생명을 위협하는 유해한 약품을 20년이나 성실하게(?) 사먹어 온 우리 국민들의 짓밟힌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뉴스보도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내용이었다. 장르는 다르지만 텔레비전 드라마들이 보이는 왕성한 의욕을 뉴스가 벤치마킹했으면 한다.파리며 발리를 오가고 리조트를 다니며 삭막한 세상살이로부터 잠시 도피하게 하거나 대리만족이라도 주려는 열의와 시청률 경쟁 노력을 말이다.과정없는 성공이나 팔자좋은 돈 낭비며 뒤죽박죽으로 파탄난 인간성과 가족관계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화제를 만들어내는 밤샘 제작의 노력과 투자를 말하는 것이다.이에 비하면 뉴스프로그램은 매너리즘과 무감동을 권태롭게 답습하고 있다.우리 사회에 뉴스거리가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포맷이 진부하고,내용의 완결성이 떨어지고,유용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방송 아이템도 같은 방송사는 물론이고,방송사 간에도 그 밥에 그 나물로 별 차이가 없다. 오락 매체로 알려진 텔레비전이 정보제공에서도 신문을 비롯한 다른 매체를 능가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사람들의 세계인식을 주도하는 창이 된 것이다.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세상을 알게 되고 세상에 대처한다.뉴스는 사회공동체가 공유해야 할 관심사나 문제를 노출하고 의논케 하며 해결하는 과정을 공정하게 보도함으로써 사회구성원에게 설득력을 지니는 공적 담론을 형성하여 민주적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점에서 정보충족 미디어로서 텔레비전 뉴스의 역할에 걸맞은 제작이 요구된다.사건 보도,특종,속보 못지않게 시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유용성과 완결성을 지닌 보도를 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중요한 뉴스가치로 여겨온 저명성 갈등성 근접성 신기성 시의성 등 기존의 기준에 한정되지 않고 시대와 시청자의 변화를 반영하는 뉴스 발굴이 필요하다.많되 나열만 하고,빠르되 알맹이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우리사회의 공동체적 유대감 형성에 기여한다는 열정으로 넘치고 사회의 문제를 강력하게 감시하며 사람들이 지혜롭게 행동하는데 도움을 주는,봉사하는 뉴스보도로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사설] 신기남 의장 사퇴하는 게 도리다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의 부친이 일제시대 일본군 헌병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과거사 규명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신 의장은 과거사 청산을 주도하고 있는 집권여당의 대표다.본인 스스로도 친일반민족 행위를 비롯한 과거사 규명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다.그런 신 의장의 부친이 친일행적에서 자유롭지 못함이 드러난 것이다.그만큼 우리 근세사는 심한 굴곡을 겪었고,과거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 파문은 정치지도자의 근본 자세에 대한 경각심도 준다.우리는 부친이 일본군 헌병 출신이었다고 해서 신 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연좌제란 있을 수 없다.그러나 그간 신 의장의 태도는 납득이 안 된다.그가 과거사,특히 친일행위 규명에 앞장서려면 부친의 전력을 먼저 공개했어야 했다.신 의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언젠가 더 정치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자연히 밝혀지리라 생각했다.”고 해명했지만,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신 의장은 부친의 행적을 은폐하려 사실상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그는 지난달 일부 언론이 ‘부친이 일제때 친일경찰이었다.’고 보도하자 ‘허위사실,명예훼손’이라며 부인했다.이번에 일본군 헌병을 지냈음이 월간지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에는 “군과 경찰은 좀 입장이 다른 것 같아 부인했었다.”고 변명했다.미국 워터게이트사건의 닉슨 전 대통령과 섹스스캔들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건 자체보다 거짓말을 함으로써 큰 곤경에 처했다.신 의장은 빨리 거취를 결정, 의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과거사 청산작업은 신 의장 논란을 교훈삼아 보강되고,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청와대와 여당 인사들은 ‘내 눈에 대들보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먼저 고해를 하고 다른 쪽의 잘못을 따지는 게 순서다.친일행위 등을 조사할 때도 계급보다는 행적을 우선하고,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입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