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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받은 金총리 “건보료·軍기강 문제 대책 마련하라”

    열받은 金총리 “건보료·軍기강 문제 대책 마련하라”

    김황식 국무총리가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예사롭지 않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공정 사회 구현을 강조하는 취지였지만, 지난 11일 국무위원들의 ‘무더기 지각’으로 국무회의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뒤 처음으로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나온 ‘군기 잡기성’ 발언이라 더욱 눈길이 쏠렸다. 김 총리는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소 이례적인 질책성 발언을 했다. 건강보험료와 관련, “최근 100억원이 넘는 재산가가 지나치게 적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어 사회 일각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사업소득보다 월급을 기준으로 적은 건보료를 내고 있고, 퇴직해서 수입이 없는 지역가입자가 직장 재직 때보다 건보료를 더 내는 문제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김 총리는 이어 “보건복지부는 부과 체계를 세밀히 살피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확실한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국무회의에서 국방부도 김 총리의 ‘회초리’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김 총리는 “최근 잠수함 볼트 결함, 대공포 몸체 납품 비리, 공군의 시설공사 비리 등으로 정부의 국방개혁 노력이 폄하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일고 있다.”고 정곡을 찔렀다. 또 “군 장비·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관리 역량을 키우는 한편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달이 이뤄지도록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최근 ‘침묵 모드’를 이어가던 이재오 특임장관도 ‘군기 잡기’를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군기 반장’으로 불리는 이 특임장관은 “집권 4년차가 되면 ‘4년차 증후군’이 생겨 민심 이반이 일어난다.”면서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야당에서 여러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데 변명에만 급급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가 그 당시 몰랐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묻도록 합의해 줬는지 소상히 밝혀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불법인출 사태에 대해서도 “‘공정 사회’의 잣대에 맞지 않다.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해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는 국방 개혁 관련 법률·국군조직법·군인사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군조직법 개정안은 각군 참모총장의 권한에 작전 지휘 관련 권한을 추가하고, 합동참모본부 임무에 각 군에 대한 작전지휘·감독 기능을 명시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헛되지 않도록 국방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해군작전사령부 김규환 해군대위 등 25명에게 무공 훈·포장을 수여하는 안을 의결했다. 훈·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30일 직접 수여할 예정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번엔 진짜야” ‘종말 예언가’ 주장번복 비난

    “이번엔 진짜야” ‘종말 예언가’ 주장번복 비난

    지난 5월 21일을 인류 최후의 심판일로 예언해 전 세계적인 혼란을 야기한 해롤드 캠핑이 이번에 또 다른 날짜를 휴거일로 거론해 비난을 사고 있다. 해롤드는 수년전부터 “5월 21일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대다수의 인류가 사망에 이르며 몇 달 뒤 종말론을 믿는 이들에게만 천국으로 가는 문이 열릴 것”이라고 예언해왔다. 그의 지지자들은 미국 전역에 약 2200개의 ‘심판의 날’ 광고를 배치하거나 길거리에서 지구 종말을 외치는 등 소동을 일으켰다. 일부는 전 재산을 털어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휴거일이라고 주장했던 지난 21일 대재앙은커녕 지구 전역에서 별다른 대형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캠핑과 종교단체는 당황한 듯 며칠 간 공식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켜왔다. 지난 23일에야 침묵을 깬 캠핑은 추종단체 ‘패밀리라디오’의 방송에 출연해 “심판의 날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건 계산 착오였다.”고 변명한 뒤 “5개월 뒤인 10월 21일이 진정한 종말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캠핑이 또 다른 휴거일을 지정했지만 이미 그의 주장은 일부 신도들에게 조차 외면받았다. 그는 1994년 9월 6일에도 심판의 날을 예언했지만 빗나갔고 당시에도 “계산 착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열린세상] 연구 많이 하면 감사 표적되는 현실/이광형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미래산업 석좌교수

    [열린세상] 연구 많이 하면 감사 표적되는 현실/이광형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미래산업 석좌교수

    대통령을 서로 하기 싫어 하는 나라가 있다고 해보자. 이런 나라가 발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현상이 지금 연구소와 대학의 연구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규모 연구과제의 책임자 역할을 서로 기피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서로 하려던 자리다. 그동안의 업적을 인정받고 앞으로 더욱 실적을 낼 수 있는 명예로운 역할이었다. 대학 교수 등 연구자들의 연구비 유용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다. 연구자로서 참으로 면목 없는 일이다. 대학과 연구소에서 집행하는 돈은 대부분 국민의 세금이다. 연구비를 규정에 어긋나게 사용하는 일은 어떤 말로써도 변명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과학기술자에 대한 존경과 기대가 높다. 국가를 위하여 많은 연구 결과를 내어 주기를 바라고 동시에 높은 도덕 수준을 요구한다. 이런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잘못이 있을 때에는 더욱 엄정한 비판이 가해지고 처벌이 따르고 있다. 한달 전에 연구비 부당 집행 때문에 조사를 받던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 있었다. 뛰어난 연구 업적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던 교수였기에 충격이 더 컸다. 나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아니, 저만한 과학자를 기르려면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할까? 그리고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몇 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하는 과학자를 잃었다. 문제가 된 돈이 2200만원이라고 한다. 명예와 자존심을 생명으로 생각하던 월드 스타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었을 것이다. 사회에서는 잘못이 있으면 그동안의 공로와 업적을 참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자에게는 이런 것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대가 컸던 만큼 채찍도 크다. 정부에서는 최종 확정되지도 않은 감사 내용을 외부에 흘려서 궁지로 몰았다. 그 후 들리는 제자의 증언이 더욱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제가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교수님께서 책값에 보태 쓰라고 100만원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혹시….” 고인의 밑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 연구원으로 가 있는 제자다. 이번에 세상을 떠난 교수는 왕성한 연구자로 이름이 높았다. 많은 연구 과제를 끌어왔고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당연히 연구실에서 관리하는 연구비가 많았다. 그러니 일차적으로 감사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연구비 감사를 하는 감사 요원들은 우선적으로 연구비가 많은 교수를 조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도 예년처럼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과제 공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 거의 모든 연구원과 교수들이 연구 과제를 따기 위하여 머리를 모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나타난 현상은 심상치 않다. 대형 연구과제의 경우에 연구책임자가 되는 것을 서로 기피하는 것이다. 남의 연구 과제에 들어가 중간 책임자가 되는 것을 선호한다. 책임자의 개인적인 이익보다 성과의 중압감과 행정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필자가 소속된 대학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상당히 많은 대학에 널리 퍼져 있는 분위기다. 인간은 항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동물이다. 연구를 많이 하면 힘들다는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책임에 비하여 이익이 적고 ‘감사 표적’이 되는 상황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불행한 사건이 있은 이후에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평균 정도의 연구비를 유지하는 것을 가장 현명한 활동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혹시 현재의 연구비 관리 규정이 ‘성과’보다 ‘관리’에 치중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성공은 연구비 관리가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연구책임자 기피 현상을 가벼이 볼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서로 앞에 나서려고 경쟁해야 한다. 연구책임자에게 재량권을 더 주든지 수당을 더 지급하든지 해서, 서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열어줄 사람은 결과를 내기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연구자다.
  • ‘외도 종결자’ 슈워제네거 가정부와 아들낳아

    ‘외도 종결자’ 슈워제네거 가정부와 아들낳아

    ‘터미네이터’(끝장내는 사람)를 끝장낸 사람은 가정부였다. 아널드 슈워제네거(63)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부부가 지난 9일 갑자기 별거를 발표한 것은 슈워제네거의 외도 때문인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슈워제네거는 20년 넘게 가정부로 일해 온 밀드레드 바에나(50)와 불륜을 저질러 10여년 전에 아들까지 낳았으며, 양육비를 부담해 왔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바에나는 100억원대 고급 맨션인 슈워제네거의 집에서 요리와 빨래 등 허드렛일을 하며 주당 1200달러를 받았으며 숙식은 하지 않았다. 슈워제네거가 두 번째 주지사 임기를 마친 직후인 지난 1월 바에나가 가정부를 그만두자 슈워제네거는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55)에게 불륜 사실을 고백했고 슈라이버는 집을 나갔다. 25년간 결혼생활을 해 온 슈워제네거 부부의 지인들은 슈워제네거의 집에 놀러갔을 때 슈라이버와 가정부 둘 다 임신한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바에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에 아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얼굴이 슈워제네거를 닮았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슈워제네거는 성명을 통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으며 모두 내 책임”이라면서 “부인과 가족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슈라이버는 성명에서 “지금 고통스럽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면서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걱정된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와 존중, 사생활 보호를 요청하며 우리의 삶을 다시 일으키고 치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워제네거의 아들 패트릭(17)은 SNS에 “나는 죽을 때까지 우리 가족을 사랑한다.”고 했다. 앞서 2003년엔 슈워제네거가 자신의 전용기 승무원인 태미 투시넌트라는 여성과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그녀의 남편이 친자 확인까지 한 결과 슈워제네거의 아이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투시넌트의 변호사가 말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종교단체 “5월 21일은 지구 종말의 날”

    미국의 한 종교단체인 ‘패밀리 라디오’가 주장하는 ‘지구 심판의 날’이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영국 매체 매트로가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본부를 둔 ‘패밀리 라디오’의 설립자인 해롤드 캠핑(89)은 “2011년 5월21일 지구 심판의 날이 도래한다.”고 주장해 왔다. 성경을 분석한 그의 주장에 의하면 21일 지구 최악의 대지진과 ‘진실한 믿음을 가진 자’ 2억 명 만이 하늘로 올라가는 휴거가 발생한다. 21일 휴거이후 153일 동안 ‘묘사할 수 없는 공포와 혼동’이 이어지고 인류는 10월 21일 종말을 맞이한다. 해롤드 캠핑은 “이번에는 반드시 심판의 날이 도래할 것” 이며 “인류 종말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믿는 로버트 피츠패트릭(60)은 평생 모은 14만 달러(약 1억 5천만 원)를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에 ‘지구 최악의 대지진-심판의 날:5월21일’이란 광고를 내는데 모두 사용했다. 또한 휴거이후에 남겨질 애완동물을 돌보기 위한 웹사이트까지 생겨났다. 해롤드 캠핑은 이미 1994년 9월 6일에 휴거발생설을 주장했다가 휴거가 일어나지 않자 “날짜를 잘못 계산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한 전력이 있다. 최근 물고기와 새들의 떼죽음과 지진, 홍수로 그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미국 무신론자 협회장인 데이비드 실버만은 “인류역사에는 이런 무지한 예언이 수백 개가 있었다.”고 말했다. 21일 휴거설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과연 해롤드 캠핑이 이번에는 무슨 변명을 할 것인가가 더 관심사인 듯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타이거 우즈와 동급 취급… ‘왕따’ 된 슈와제네거

    타이거 우즈와 동급 취급… ‘왕따’ 된 슈와제네거

    가정부와의 혼외정사로 비난을 받고있는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와제네거(63)가 미국 국민들은 물론 가족에게 까지 버림받고 있다. 이미 25년간의 결혼생활을 이어온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55)와 별거에 들어간데 이어 그의 아들 패트릭(17)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패트릭은 자신의 트위터에 “죽을때 까지 우리 가족을 사랑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패트릭은 자신의 트위터 정보를 패트릭 슈와제네거(Patrick Schwarzenegger)에서 패트릭 슈라이버(Patrick Shriver)로 바꿔버렸다. 사실상 슈와제네거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암시처럼 느껴져 그가 밝힌 ‘우리 가족’의 범위에 슈와제네거가 들어가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인 슈라이버도 한 외신의 취재에 무겁게 입을 열었다. 슈라이버는 “정말 괴로우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힘들 나날을 보내고 있다.” 며 “엄마로서 걱정되는 것은 아이들이 받을 상처”라고 고백했다. 이같은 ‘슈와제네거 불륜 스캔들’ 보도가 줄을 잇자 미 국민 내 여론도 슈와제네거를 향해 차갑게 돌아섰다. 미 언론들은 슈와제네거를 ‘섹스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타이거 우즈와 자신의 불륜을 정당화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할리우드 여배우 산드라 블록의 전 남편 제시 제임스와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미국 한 언론은 “정치권으로 가는 것도, 할리우드 복귀도, 케네디가 모임에 얼굴을 내밀기도 힘든 슈와제네거가 갈곳은 출생지인 오스트리아의 시골”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슈워제네거는 성명을 통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으며 모두 내 책임” 이라면서 “부인과 가족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장도영 美플로리다서 치매 투병… 군부가 정착지 정해줘”

    “장도영 美플로리다서 치매 투병… 군부가 정착지 정해줘”

    5·16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장도영(88)씨가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생존해 있으며, 치매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5·16 당시 모호한 처신으로 혁명세력과 반혁명세력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5·16 성공 후 혁명세력에 의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국방장관, 내각수반에까지 추대됐으나 결국 반혁명 모의 혐의로 숙청돼 미국으로 쫓겨났고, 근래 5·16 관련 주요 인물 중 유일하게 생사와 근황이 알려지지 않았다. 5·16 당시 육군 6군단장이었던 김웅수(88)씨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얼마 전 버지니아에 사는 장도영씨의 친척으로부터 들었다.”면서 장씨가 투병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김씨는 “5년 전 내가 플로리다 올랜도 근교의 장씨 집을 찾았을 때는 장씨가 건강했는데, 몇년 사이 건강이 안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5·16 당시 반혁명분자로 몰려 1년간 수감생활을 하고 풀려난 뒤 군사정권의 간접적 압력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김씨는 “장씨와 나는 1962년, 같은 해에 미국으로 왔다.”면서 “나는 건강이 안 좋아 공기가 좋은 워싱턴 주 시애틀로 갔고, 장씨는 한국 사람이 적은 미시간 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미국 내 정착지는 사실상 혁명정부가 정해준 것”이라며 “혁명정부는 장씨가 한국 사람 많은 곳에 가서 무슨 사단을 일으키는 것을 경계한 것 같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장도영씨는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정착했으며 부인과 단 둘이 지금껏 생활하고 있다. 김씨는 “장씨의 부인은 과거 서울의 유명 병원인 ‘백내과’의 딸”이라면서 “장씨 가족의 생계는 주로 유학생 출신이었던 장씨의 부인이 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장씨가 전 부인과 낳은 아들은 한국 재벌가 딸과 결혼했다.”고 했다. 김씨는 “6년 전인가 장씨가 버지니아주 친척 집을 방문한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에 온 뒤 처음으로 그를 봤다.”면서 “당시 버지니아에 사는 교민 몇 명과 장씨를 만났는데, 시종 5·16 때 자신의 처신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더라.”라고 했다. 김씨는 “장씨가 5·16 때 취한 처신 때문에 그를 안 좋아해서 미국 생활 중 적극적으로 그를 찾지는 않았다.”고 했다. 장씨는 김씨와의 대화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혁명세력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한다. 장씨는 1968년 일시 귀국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만났으며, 박 전 대통령의 권유로 월남전에 참전하고 있던 현지 한국부대를 시찰한 적도 있다고 김씨에게 밝혔다고 한다. 장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로당 전력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구명운동을 해준 인연이 있으나, 5·16 때 혁명세력에게 자진해산을 종용했다. 그러면서도 적극적으로 진압은 하지 않았다. 그는 ‘참모총장’이란 간판이 필요했던 혁명세력에 의해 떠받들어졌으나, 결국 2개월 뒤 김종필씨 등 소장파에 의해 투옥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일본통신] ‘박찬호 2군행’ 걱정할 것 없다

    [일본통신] ‘박찬호 2군행’ 걱정할 것 없다

    박찬호(38. 오릭스)의 2군행을 두고 말이 많다. 박찬호는 12일자로 오릭스 1군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박찬호의 2군행은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2군행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모양새다. 부진에 따른 조치라기 보다는 향후 오릭스의 경기일정, 그리고 팀내 투수들 역시 이러한 전례가 있었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박찬호는 11일 소프트뱅크와의 방문경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1승 4패(평균자책점 4.13). 박찬호의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오릭스 선발투수들 가운데 4위다. 박찬호가 팀내 4선발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딱 맞는 수준(?)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최근 경기에서 다소 부진하긴 했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결코 2군으로 내려갈만한 경기내용은 아니었다. 극심한 타격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간 이승엽과는 분명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던 타자다. 요미우리에서 오릭스로 이적해 오는 과정 역시 평소 이승엽을 높이 평가하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측면도 있다. 선수구성이 탄탄한 요미우리에서는 이승엽에게 마냥 기회를 줄수도 없었다. 요미우리에서는 ‘오늘 못치면 다음날 벤치, 그리고 대타로 나와서도 못치면 2군으로 내려간다.’의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던 이승엽이다. 물론 하라 타츠노리 감독은 이승엽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다.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오릭스로 이적해온 올 시즌 이승엽은 처음부터 주전자리를 보장 받았다. 재기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있었지만 딱히 1루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타자마저 없었던 오릭스는 요미우리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스스로 타격부진에 빠지며 2군으로 강등됐다. 최근 몇년간의 부진이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즉 이승엽이 보여준 ‘실력미달’이 2군행의 근본 원인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승엽과는 상황이 다르다. 오릭스는 키사누키 히로시-테라하라 하야토-알프레도 피가로-박찬호-나카야마 신야-니시 유키 로 이어지는 6선발 로테이션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번 박찬호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투수들 역시 2군으로 내려갔다 올라온 전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부진에 따른 조치였다기 보다는 컨디션 점검차원, 또는 타선보강을 위해 투수 한명을 일시적으로 내리고 대신 타자를 1군에 등록시키기 위해서였다. 에이스 카네코 치히로의 부상이탈로 에이스 역할을 대신 했던 키사누키는 지난 5월 3일 경기(니혼햄전)에서 6.2이닝 2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다. 그에 앞서 외국인 투수 피가로도 4월 28일 경기(지바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도 역시 그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었다. 피가로가 1군에 올라온 5월 8일은 이승엽이 2군으로 내려간 날인데 한마디로 투수와 타자간의 엔트리 바통터치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박찬호의 이번 2군행도 마찬가지다. 일본프로야구는 17일부터 양리그의 교류전이 시작된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교류전은 2연전 후 다음날 이동일이 있어 일주일에 2번의 휴식일이 자동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이다. 교류전 마지막 주인 6월 셋째주 오릭스의 경기일정을 보면 일주일에 4경기밖에 치르지 않을 정도로 쉬는 날이 많다. 이것은 곧 기존의 ‘6선발 로테이션’이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오릭스는 마운드보다 타선보강이 시급한 팀이다. 굳이 6명의 선발투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교류전의 일정상 선발 투수 한두명이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지금 기사누키가 2군에 있는데 아마도 이번 주말 경기에 앞서 다시 1군에 등록돼 선발로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릭스는 야수들인 마이크 헤스먼과 다구치 소처럼 선발투수들의 2군행으로 인해 대신 1군에 등록된 야수들이 많다. 기존의 1군 타자들의 부진으로 인해 타선보강을 위한 오카다 감독의 의지인 것이다. 실제로 4월 28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외국인 투수 피가로는 12일 1군 경기(소프트뱅크전)에 선발로 등판해 승리투수 됐는데 이처럼 당분간 오릭스의 선발투수들은 1,2군행을 오가는 일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주일에 이틀의 이동일이 포함돼 있는 교류전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박찬호에게 2군행은 팀을 잘못 만난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워낙 타격이 안되는 팀이다 보니 야수들의 잦은 엔트리 변경에 따른 일률적인 투수 로테이션을 할수가 없는 팀 사정 때문이다. 물론 박찬호의 2군행 소식은 충격적인 일이긴 하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승엽처럼 극도의 부진에 따른 징계성 2군 강등이 아니기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미 박찬호는 다음주 주말 경기(22일 요미우리전)에 선발로 출격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에 이번 2군행이 체력적인 부분에서의 재충전을 갖는 뜻깊은 시간이 될수도 있다. 박찬호는 야구스타일이 전혀 다른 일본에서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 선수다. 5이닝까지는 잘 던지다가 이후 구위가 급락하고 있는 것도 아직 선발전환이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전력이 좋은 소프트뱅크나 니혼햄과 같은 팀에서 뛰었다면 적응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겠지만 보다시피 오릭스는 그럴만한 전력의 팀이 아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군기’ 빠진 내각

    정부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국무회의가 일부 장관들의 ‘지각’ 및 ‘결석’으로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여권이 쇄신 바람 속에서 어수선한 가운데 내각의 ‘군기’마저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가 이번 주에는 부처님 오신 날(10일) 휴일로 인해 11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렸다. 회의 시작 시각인 오전 8시가 됐는데도 회의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현인택 통일부·이귀남 법무부·김관진 국방부·진수희 보건복지부·이만의 환경부·박재완 고용노동부·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만 참석했다. 이들 이외의 장관들은 개인 행사 참석,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국회의원들과의 조찬 모임을 이유로 불참한 장관도 있었다. 또 일부는 연휴 뒤 첫 근무일이라 길이 막혀 국무회의에 늦은 나머지 차관을 대신 참석시켰다는 ‘변명’도 내놓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조찬 특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5·6 개각에서 교체 대상에 포함된 장관들은 전원 참석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행법상 국무회의 구성원은 대통령과 총리, 각 부처 장관 16명 등 18명이다. 의사 정족수는 과반수인 10명 이상이고 의결 정족수는 참석 국무위원의 3분의2 이상이다. 장관이 불참한 부처의 차관은 참석했지만, 차관에게는 국무회의 의결권이 없다. 이에 국무회의 시작 시각이 지났지만 구성원은 9명에 불과해 정족수가 미달된 상황이라 김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대기실에서 5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부랴부랴 농림수산식품부와 행정안전부 쪽에 연락해 장관의 참석을 재촉,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이 도착해 국무회의는 예정된 시각을 7분 넘긴 뒤에야 시작됐다. 국무회의가 예정된 오전 8시를 넘겨서 시작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난 데다 여권이 재·보선 및 원내대표 경선 이후 쇄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내각의 기강 역시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특별세금 안낸 집 영아 강제 몰수” 中 충격사건

    중국의 지방관리 공무원들이 사회부양비를 내지 않은 집의 아이를 강제로 데려다 고아원에 넘긴 사실이 발각돼 사회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고 베이징 일간지 신경보(新京報)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후난성 샤오양시 룽후이현에서 산아제한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사회부양비를 내지 못한 가구의 영아를 빼앗아 성을 ‘샤오’(邵)로 고친 뒤 샤오양복리원(고아원)에 넘겼다. 사회부양비는 산아제한 규정을 어기고 둘째 아이를 낳으면 연평균 주민소득의 몇 배를 징수하는 ‘계획생육’(산아제한)정책의 일부다. 일명 ‘샤오스치얼’(邵氏棄兒·버려진 샤오씨 아이들)사건이라 이름 붙여진 이 사태는 중국 전역을 충격에 휩싸이게 하기 충분했다. 당시 샤오양시 공무원들은 20여 명의 영아들을 강제로 빼앗은 뒤 이중 일부를 1일당 3000달러의 소개비를 받고 미국 등 해외로 입양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공무원들은 빼앗은 아이들이 1가구당 한 아이 출산의 산아제한정책을 어겨서 버려진 아이들이라고 변명했지만, 사실상 법을 어긴 가구가 없었을 뿐 아니라 뒤늦게 사회보장비를 냈어도 아이를 돌려받지 못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정부의 지나친 산아제한정책과 공무원들의 욕심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아제한정책에 앞장서 정부의 총애를 받는 공무원들은 이를 유지하려 둘째 아이의 출산을 엄격하게 금지해왔고, 급기야 사회보장비를 핑계 삼아 부모자식의 천륜을 끊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접한 당국은 특별조사반을 꾸려 진상을 조사하도록 지시했지만 시민들의 격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권력의 횡포”, “천륜을 끊어놓다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등 강한 반발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나친 산아제한정책과 공무원들의 탐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日 원전사고는 人災… 주변국 피해 배상해야”

    “日 원전사고는 人災… 주변국 피해 배상해야”

    일본 정부가 지난 6일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일본 내 반(反)원전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에서 반원전 운동을 활발히 벌이는 기무라 고이치(64) 목사는 하루 전인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마오카 원전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30년 이상 된 원전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막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인간방패’를 자처하기도 한 그는 현재 ‘핵·우라늄핵무기 폐기 캠페인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기무라 목사는 “일본 정부는 한국 등 주변 국가의 피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한국 어민 등 피해자들의 배상운동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한국, 日 정부·기업에 책임 추궁해야”→일본 내 반원전 운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80년 이후 일본에서 데모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정신이 사라졌다. 이번 원전 사건으로 젊은이들이 변화를 보였다. 4월 10일 원전 반대 시위에 도쿄에서만 1만명이 모였다. 후쿠오카에서는 젊은 엄마들의 모임인 ‘마마(엄마)는 원전 필요 없어’라는 조직(200~300명)이 구성되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민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나. -아사히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사고 전에는 원전에 반대하는 의견이 28%였는데, 최근 조사에서는 41%로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13%에서 5%로 크게 줄었다. →일본 원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원전을 만들면 만들수록 전력회사가 돈을 버는 법 구조로 돼 있다. 총비용의 3.5%를 전력회사가 갖게 돼 있다. 둘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활단층(活斷層) 위에 원전이 지어져 있다. 셋째, 언제든지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정치계 내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주변 국가에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지 않아 미움을 샀다. -일본이 한국에서 전문가를 파견하려고 할 때 “필요없다.”고 한 것은 일본 원전의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프랑스 ‘아레바’라는 회사의 직원이 왔는데 “도저히 볼 수가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고 한다. 일본의 원전기술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이번에 들킨 셈이다. →기술자들은 이번 지진·쓰나미가 상정했던 것보다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널리스트나 학자들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 인재(人災)다.”라고 지적한다. 1987년 가쓰마타 쓰네히사 도쿄전력 부장(현 회장)은 “쓰나미 발생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해수가 들어가면 멜트다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체르노빌 사건을 보고 쓴 소설”이라고 강변했는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나. 한국은 일본 정부와 기업에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주변국에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배상해야 한다. 무과실 책임주의는 역사의 흐름이다. 정부의 관리 부족에 의해 일어난 인재에 대한 책임도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한국 등 주변국이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법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요구해야 할까. -현재 일본의 어업·농업단체가 일본 정부와 배상문제를 교섭하고 있다. 바다는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피해를 봤으면 똑같이 차별 없이 배상해야 한다. 피해 배상 요구는 정부뿐 아니라 도쿄전력에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절반이 30년 넘은 원전… 가동 멈춰야” →일본의 원전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30년이 넘은 위험한 원전이 절반이다. 30년 넘은 원전은 멈춰야 한다. 새로운 원전을 짓지 말고 남는 예산으로 풍력, 지열, 해수 등을 이용한 클린에너지 발전을 늘려야 한다. 최근 환경청은 풍력발전으로 원전 40기의 발전량을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길섶에서] 반성문/최광숙 논설위원

    고 1때 일이다. 정식 수업 이전에 시작되는 자율학습 시간. 다른 애들은 죽어라 공부하는데 나는 항상 꼴찌로 입실했다. 음매 기죽어 하고 교실문을 슬그머니 열라치면 그때 드르륵하는 소리는 왜 그렇게나 크던지…. ‘열공’하는 친구들 앞에서 홀로 처량히 교실 마룻바닥을 닦는 벌도 소용이 없었다. 지각은 계속됐다. “늦잠 자느라 늦었다.”는 변명에 급기야 담임 선생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잠’을 주제로 반성문을 써 오라는 것 아닌가. 당시 미혼이던 담임은 몸매가 호리호리하고 예뻐 별명이 ‘바비인형’이었다. 시(詩)를 쓰는 문인이기도 했다. 내가 써 간 반성문은 ‘곰의 겨울잠’이었던 것 같다. 겨우내 자지만 그것은 단순한 잠이 아니다. 봄에 약동하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함이라는 내용이다. 늦잠에 대한 내 ‘항변’인 셈이었다. 그 이후 선생님이 내게 주신 시집. 어느 시인지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중간쯤 “광숙이가 혼자 마루를 닦고”라는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문득 선생님의 사랑이 떠오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빈라덴 최후 순간 비무장”… “가족이 보는 앞에서 총살”

    오사마 빈라덴 사살이 정당했느냐는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당초 발표했던 사살 당시 상황과 전혀 다른 사실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처음엔 빈라덴이 여성을 방패막이 삼아 총을 들고 저항했다고 설명했지만 하루 만에 그가 비무장 상태였다고 번복했다. 그런데 이번엔 미군이 빈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기름에 불을 부은 형국이 됐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보좌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빈라덴이 무기를 지니고 있었고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을 인간방패로 이용한 (치졸한)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불과 하루 뒤 그가 네이비실과 마주한 순간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빈라덴이 여성을 인간방패로 삼았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설명이 하루 만에 뒤집힌 이유에 대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美 빈라덴 가족 등 16명 체포” 미 정부가 오락가락한 정황을 되짚어 보면, 애초 작심하고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의도적인 거짓말이었다면 언론의 폭로도 없었는데 스스로 하루 만에 설명을 뒤집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빈라덴에 대한 악감정과 사살을 정당화하려는 의욕이 앞서면서 미국 측에 유리한 쪽으로 정보를 해석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장하지도 않았는데 굳이 사살해야 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카니 대변인은 “가능하다면 그를 생포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상당한 정도의 저항이 있었고, 그곳에는 빈라덴 외에도 무장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빈라덴이 있던 방에는 무장한 다른 인물이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받자 “당시는 매 순간 언제라도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특수부대 요원들은 고도의 전문성에 입각해 현장 상황에 대처했다. 빈라덴은 저항했기 때문에 사살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빈라덴이 어떻게 저항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하면서 “저항할 때 무기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백악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애초부터 사살을 목표로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생포했을 경우 재판 등 신병처리 과정에서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 수 있고, 빈라덴을 구출하기 위한 테러가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차라리 사살하는 게 속 편하다고 계산했을 법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빈라덴이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관계를 폭로할 것을 우려, 사살했다는 설도 나돈다. 이와 관련,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은 “우리는 빈라덴이 생포 작전에서 저항할 것으로 보고 처음부터 빈라덴이 사살될 공산이 큰 것으로 가정했다.”고 말해 사살 쪽에 무게를 두고 작전을 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해명과는 또 다른 증언이 나와 파문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는 4일 파키스탄 정보당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군이 빈라덴을 생포한 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미군의 작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빈라덴 딸(12)의 진술에 따르면 미군은 1층에 있던 빈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 앞에서 사살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무장하지 않은 상대방을 사살한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파키스탄 정보당국은 미군이 작전을 종료한 뒤 빈라덴의 은신처에서 시신 네 구를 수습하고 여성 2명과 2∼12세 어린이 6명을 연행했다고 알아라비야는 보도했다. 현지 일부 매체는 파키스탄 당국이 모두 1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관리는 이들 대부분이 빈라덴의 가족으로 현재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발핀디의 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미군은 이미 빈 라덴과 아들의 시신을 헬기에 싣고 이륙한 뒤였다고 파키스탄 관리들은 전했다. 또 다른 한 관리는 ”은신처에는 벙커나 도피용 터널이 전혀 없었다.“면서 ”세계 최고의 수배 인물이 이런 곳에 살았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갈 정도다.”라고 말했다. ●“은신처에 벙커·터널 없어” 미군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당장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미군 작전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세실리아 말스트룀 유럽연합(EU) 내무담당 집행위원도 빈라덴을 법정에 세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의 국제법 전문가인 게르트 얀 크놉스도 2001년 체포돼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섰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빈라덴 역시 법의 심판에 맡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켄트대학의 닉 그리프 교수는 나치 전범들도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며 미군의 작전은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은 초법적인 사살”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강국진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이번엔 상아 밀수… 끝없는 외교관들의 일탈

    외교관들의 일탈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장관 딸 특채파동, 상하이스캔들, 자유무역협정(FTA) 번역 오류 등 트러블 메이커가 된 외교통상부가 이번엔 현직 외교관의 상아 밀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윤준 전 코트디부아르 대사가 얼마전 이삿짐 화물에 상아 16개를 숨겨 들여오다 적발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가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된 상아를 무더기로 들여오다 발각됐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박 전 대사는 현지인이 짐을 싸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둘러대기 바쁘다. 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다. 60㎏이나 되는 그 많은 상아를 가져오며 몰랐다느니 선물이니 하는 것 자체가 국민 우롱이다. 그가 귀국할 무렵 코트디부아르는 교민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내전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불법을 저질렀다니 공분(公憤)을 사고도 남을 일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지적했듯 뒤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검찰 조사를 통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밀수 혐의로 조사받는 첫 외교관이 된 당사자로서는 처벌을 떠나 스스로 물러나는 게 그나마 공직생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외교부는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복무기강 점검이니 뭐니 법석을 떨었다. 최근엔 재외 공관의 기강을 다잡는다며 ‘평가전담대사’까지 신설했다. 공관장 업무에 대한 평가와 경쟁시스템을 통해 우리 외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개인의 의식개혁 없이는 빛을 발할 수 없다. 나라의 격을 사정없이 무너뜨린 잇단 외교 추문과 일탈은 외교부의 자정능력마저 의심케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지만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대한민국 외교관들은 이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하루를 시작해야 할 판이다.
  •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안경률-진영, 이병석-박진, 황우여-이주영(가나다순) 의원이 3일 일제히 출마 선언을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불거진 여권 쇄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주목된다. 특히 당 주류와 비주류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경률·이병석 의원은 모두 친이(친이명박)계이지만, 안 의원은 친이재오계로 분류되고, 이 의원은 친이상득계에 속한다. 주류가 분열돼 나온 셈이다. 안 의원은 탄탄한 ‘조직 표’가 강점이고, 이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 및 영남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 중립 후보인 황 의원은 소장·중립파 및 일부 친박계가 우호적이다. ■ 안경률·진영 安 “그릇 많이 깨봤다… 정책 주도 자신있다” “고위 당·정·청 9인 회동은 물론 실무 당정회의의 논의 구조를 뜯어고치겠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안경률 의원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폭탄 선언식 정책 발표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부보다는 집권 여당이 중심에 서야 할 정책도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안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대표도 맡고 있다. 원내 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주류 핵심 인물이다. 안 의원은 “대통령과 가깝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대통령에게) 세게 해도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면서 “설거지도 그릇을 많이 깨 본 사람이 잘하듯 주류로서 정치 1선에 선 경험을 살려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다. 공부하고 눈치보는 데 시간을 다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다른 비주류 후보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은 조만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비대위에서 당헌·당규 개정, 공천 개혁 등 당 쇄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비대위에 세대·계파별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을 순회하며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주류 퇴진론’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끌고가야 하는데, 그럼 누가 일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는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도와야 한다. 다만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는 당사자와 논의해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는 진영 의원이다. 안 의원은 “친이·친박(친박근혜) 간 계파 대립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 없다.”면서 “저는 친이계 핵심인데 친박계 핵심이었던 진 의원을 파트너로 삼아 통합의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진 의원은 복수의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진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은 정치 본질에 대한 훼손이자 모독”이라면서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병석·박진 李 “재보선은 정책 실패 … 靑과 대립 부적절”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몸을 곧추세우고 대립각을 세우는 게 진정한 지도자처럼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3선의 이병석 의원이 3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4·27 재·보선 패배 뒤 거세게 몰아치는 당내 쇄신 바람몰이에 대해선 확고한 소신과 방향점을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진단은 ‘정책 실패’, 처방은 ‘정책 개발’이다. 이 의원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서민들의 꿈, 중산층의 꿈을 현실화하는 적절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 것이 참패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번 경선에서 ‘당 정책위의 위상 재정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의 꿈을 이뤄주는 정책,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관철시키는 당·정·청 구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 의원을 두고 ‘영포 라인’ ‘이상득 의원의 아바타’라며 힐난하기도 한다. 화를 낼 만도 한데 이내 차분히 해명하는 그의 태도는 얼핏 ‘달관’한 듯했다. “동향이고 중·고교 선후배 사이이니 이상득 의원과 친한 것은 천륜”이라면서도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원내대표 후보의 충정을 계파·계보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그는 “우리가 함부로 개입해서 얘기할 여지가 없다. 박 전 대표가 판단할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인위적인 틀에 끼워 맞추는 것에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재오 책임론’을 두고는 준엄한 태도를 보였다. “(이 장관이 선거 기간에 의원들과 회동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비친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친이재오계 대표 주자 격으로 출마한 안경률 후보와 중립 진영의 지지를 받는 황우여 후보에 대해선 “물이 깊지 않은데 배를 띄울 수 있겠느냐.”면서 “당내 여러 인프라 자원과 네트워킹이 되어야 대야 협상, 청와대와의 공조 등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박진 정책위의장 후보는 “서로 소통·화합할 수 있는 당을 만들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콘텐츠 개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황우여·이주영 黃 “3년간 실패한 지도부… 읍참마속 쇄신을” “계파 대리인들이, 3년 동안 실패한 세력이 다시 지도부에 선출된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4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구) 의원은 늘 온건파로 분류됐다. 그러나 원내대표에 도전하면서 ‘날 선’ 언어를 쏟아냈다. 그는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읍참마속’의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비정상적인 줄 세우기와 소통 단절의 장막을 쳐 왔던 주류 세력의 2선 후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강조한 ‘주류 역할론’에 대해서는 “낯 두꺼운 변명”이라면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 앞에 우리 당은 또다시 맷집 자랑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는 이 장관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경률 의원을 겨냥한 공격이다. 황 의원은 또 다른 경쟁자인 포항 출신의 이병석 의원을 향해서도 “영포 라인이 더 이상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최대 원군은 수도권 중심의 소장파이다. 친박(친박근혜)계도 우호적이다.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 21’은 이미 “안경률, 이병석은 안 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따라서 황 의원은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는 “소장파들이 64세인 나를 지지하는 이유는 공천권을 볼모로 한 계파 싸움을 끝내 달라는 것”이라면서 “‘청와대 거수기’라는 오명을 씻어 달라는 소장파의 요구는 합당하고, 그 속에 당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친박계가 나를 친박으로 안 본다.”며 선을 그었다. 소장파들이 그에게 정말로 표를 몰아 줄까? 황 의원은 “알 수 없다.”면서 “친이(친이명박)계 중에서도 나를 찍는 분이 있을 것이고, 소장파 중에서도 안 찍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립지대의 중앙광장을 형성하지 않으면 우린 망한다.”고 덧붙였다.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황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이주영(3선·경남 마산갑) 의원은 확실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부자 정당, 웰빙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과감한 민생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부자 감세 철회를 통해 보육정책과 생애·맞춤형 서민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부 정책은 당이 앞장서서 막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중훈 “특등 컴플렉스 벗으니 편하다”

    박중훈 “특등 컴플렉스 벗으니 편하다”

    20년이 넘도록 주연만 해온 대배우는 인터뷰이(interviewee)로서 ‘양날의 칼’이다. 너무 알려져 ‘캐낼’ 거리가 많지 않다. 하지만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우문현답’은 기본. 기자와 독자의 관심사를 꿰뚫는 ‘섹시한’ 답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후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7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박중훈(45)을 만났다. 새달 4일 개봉하는 영화 ‘체포왕’이 계기다. 포상이 걸린 체포왕을 놓고 인접한 마포서와 서대문서 경찰들이 벌이는 이전투구를 그린 코믹 액션영화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서울청장 시절 표명한 실적주의 논란과 오버랩되면서 경찰의 촬영협조를 전혀 받지 못해 화제를 모았다. 공동주연 이선균은 물론, 주진모·이한위·임원희 등 조연들의 연기도 맛깔스럽다. 하지만 무엇보다 “코미디연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설명과 달리 맞춤옷을 입은듯 실적쌓기에 도가 튼 순경출신 ‘황구렁이’ 황재성 팀장으로 분한 박중훈이 돋보인다. 데뷔 26년차로 41편의 출연작을 가진 배우, 최초로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한 한국 배우, ‘영화계 인맥종결자‘로 불리는 이 사내가 궁금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인터뷰는 약속된 시간을 넘겼다. 박중훈의 제안으로 샌드위치와 롤 등을 나눠먹으며 40분을 더 이어갔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만족스럽나.  -유치한 면도 있고 괜찮은 구석도 있다.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다. 유치한 코드를 조금만 걷어내면 아주 ‘웰메이드’였을 텐데란 생각도 들지만 이 정도면 평균 이상이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때 어떤 점에 마음이 끌렸나.  -당시 받은 시나리오 중 가장 재밌었다. 내가 요즘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웃음). 좋은 투자·제작자에 재미있는 상업영화 하나 쯤 나오겠다 싶었다. 연기의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건 아니니 마음은 편했다.  형사 역할만 여섯 번째인데.  -의도한 건 아닌데 참 많이 했다. 형사들이 나에게 가족처럼 친밀감을 느낀다.  연쇄성폭행범 추격신이 근사하다. 꽤나 고생했겠던데.  -아현동에서 해뜰 때부터 질 때까지 열흘 내내 뛰었다. 마지막 장면은 홍대 거리에서 1주일을 또 뛰었다. 지난 겨울 좀 추웠나. 11월~2월까지 알토란처럼 찍었다(웃음).  젊었을 때 찍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보단 힘들었나.  -그때가 육체적으로는 8~9배는 더 힘들었다. 8개월을 찍었다. 영화 5편을 찍은 노력이 들어갔다. 그런데 40대도 젊은 것 아닌가(질문 중 ‘젊었을 때’란 표현이 걸렸나보다). 남자에게 40대는 인생의 하이라이트다. 체력도 20대보다 많이 떨어지는 건 못 느끼겠고, 젊고, 사회적 지위도 안정되고, 아이들도 자라고, 부드러워지면서도 패기도 남아있다. (지금보다 젊다는 의미라고 했더니 웃었다) ‘라디오스타’(2006)를 마흔에 찍었는데 당시에 ‘극중 퇴물가수와 박중훈의 실제 모습이 겹쳐진다’는 둥의 평가를 보고 좀 의아했다. 톰 크루즈가 나보다 3살, 브래드 피트는 4살이 많다. 그들은 한창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왜 중견배우냐. 사회 전체가 빨리 조로하는 것 같다. 그러면 장인이 나오기 힘들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달빛 길어올리기) 다음이 신인 감독 데뷔작인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최근 작품을 역순으로 가면 데뷔 감독(‘체포왕’·임찬익)-101편 찍은 감독-다시 데뷔감독(‘내 깡패같은 애인’·김광식)이다. 선배 감독이 더 편하다. 내가 마음대로 제안해도 적극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월권이란 생각은 안한다. 하지만 신인 감독과 할 땐 자기 검열이 심해진다. 이렇게 말하면 감독이 불편해하진 않을 까란 생각이 든다. 신인감독들이 나와 (작품을) 하기 전에는 ‘결코 박중훈 선배에게 휘둘리지 말아야겠다’란 생각을 하고 온다. 그래서 임권택, 이명세, 강우석 감독님 같은 분들이 제일 편하다.  배우들과도 비슷할 것 같은데.  -마찬가지다. 예컨대 안성기 선배보다 이선균과 할 때가 어렵다. 안성기 선배한텐 ‘형님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하면 ‘제안’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이선균한테 같은 얘기를 하면 ‘제한’이 될 수도 있다. 누가 이런 농담을 하더라. 신인이 말을 많이 하면 재미있는 놈인데 선배가 그러면 ‘저 사람은 왜 그럴까’라고 생각한다. 후배가 말이 없으면 과묵한데, 선배가 그러면 부담스럽다(웃음).  형사만큼 건달도 많이 한 드문 경우인데.  -자화자찬을 하자면 내가 액션과 코미디를 오가는 배우 아니냐(웃음).  어느 쪽이 연기할 때 더 편한가.  -형사 쪽이다. 역할 자체가 연기해준다. 액션이 있고 정의감이 있고. 고뇌도 있다. 미국에서 연기 못 하는 남자 배우를 가리키면서 ‘저 배우는 형사를 줘도 못할 거야’라고 말한다. 대신 관객의 연민을 얻는데는 루저같은 깡패 역할이 용이하다. 깡패는 조금만 인간적이어도 마음이 간다.  전에는 영화 ‘대부’의 말론 브란도 같은 보스 역할을 부러워했던 것 같은데.  -실제 삶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엔 무조건 강하고 쎄야 했다. 선두 그룹에서도 1등만 해야한다. 누가 앞서가는 꼴을 보지 못했다. 박중훈식 조어로는 ‘특등 컴플렉스’다. 그런 정서가 20~30대의 나를 관통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유로워졌다. 영화 속 역할도 슈퍼맨을 안 해도 편안하다. 마흔을 넘어서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사냥의 묘미는 잡을 때 있는 게 아니고 쫓을 때 있다’는 미국 속담을 좋아했는데 부질없다. 평생을 쫓아다니며 사는 게 얼마나 힘든가. 날 닥달해온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투머치’(너무 과했던 것)였다.  굉장히 다양한 역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박중훈하면 코믹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장단점이 있을텐데.  -어떤 배우가 하나의 이미지를 못 가지면 불행한 거다. 이미지가 자기 복제가 되고 답습되면 또한 불행하다. 하나의 이미지를 가졌다는데 초점을 맞추면 내가 배우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는 방증 같다. 조그만 역까지 하면 26년 동안 41편째다. 그 정도면 어떤 배우라도 관객들에게 친숙하지만 물리지 않을 순 없다. 오래된 배우의 한계다.  전보단 많이 코미디 이미지는 희석된 것 같다. 내 출연작 중 멍에 같은 게 ‘할렐루야’(1997)다. 한 배우의 재능으로 영화 한 편을 완성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만, 너무 끝까지 가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무려 14년 전이다. 그만큼 90년대에 찍었던 코미디들이 임팩트가 있었다는 얘기다. 반대로 ‘게임의 법칙’이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내 깡패같은 애인’ 등 느와르성 영화도 잘 됐다. 나에게 하나의 이미지만 갖고 있다고 하기엔 좀 억울한 면이 있다.  드라마는 생각 없나.  -마음이 안 간다. 빨리 찍는 것 같아서 안 맞기도 하고. 안성기 선배나 박중훈 정도는 괜히 폼 잡고 영화에만 있는 것도 괜찮지 않나(웃음).  배우 말고 다른 욕심은.  -제작·감독도 생각 있다. 감독이란 직업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표현하자니 감독을 해야겠다. 그런데 얘기를 구슬로 잘 못 꿰겠다. 남을 시키자니 성에 안 차고, 속으로 생각 중이다. 오만한 남자의 얘기를 다룬 드라마인데 아직 익지 않았다. ‘체포왕’ 개봉하면 본격적으로 매달려볼까 한다. 그런데 좋은 영화들어오면 또 (시나리오 작업을)홀드해야 하니까 요즘은 좋은 영화가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다른 한편으론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고(웃음).  ‘박중훈쇼’(2008년 12월~2009년 4월 KBS 방영)같은 토크쇼를 한번 더 하고 싶다고 했는데.  -물론이다. 지금 다시 하는 건 의미가 없고. 50세이든 60세이든 넘으면 다시 하고 싶다. 그땐 너무 트렌드를 외면하고 클래식을 고집했다. 다음에는 시대를 반영하면서도 클래식한 토크쇼 포맷은 가져가고 싶다. 박진영이 당시 촌철살인 같은 얘기를 했다. “형, 우리나라에선 (지금 컨셉트는) 안 돼요.”라고 하더라. 이유가 뭔고 하니 미국은 일찍 독립을 하니까 개똥철학이라도 자기 만의 얘기가 있는데, 우리는 결혼 전까지 부모에 얹혀살고 그러니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다. 토크쇼를 할만한 게스트가 한정적이란 얘기다. 극단적으로 이하늘 같은 경우는 토크쇼에서 좋은 게스트가 될 수 있다. 그런데 K양(박중훈은 실명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했다)이라면 스토리가 없지 않겠나. 실패한 사람의 변명일 수도 있지만, 내 방식을 고집하면서 품위를 잃지 않고 그만둔 걸 자부한다. 다음에는 공중파 3사말고 EBS나 케이블에서 하고 싶다.  당시 실망이 컸나.  -난 병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다. 늘 희망을 본다. 실패하면 유쾌하진 않지만 절망스럽지도 않다. 전투에 졌다고 전쟁에서 진 건 아니다. ‘박중훈쇼’가 안 된 것도 요즘은 복이라고 생각한다. 토크쇼가 잘 됐으면 배우 이미지가 희석될 수도 있다. 덕분에 인생을 더 알게 되서 환갑 쯤 더 좋은 토크쇼로 꽃피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배우 박중훈이 패배한 전투는 무엇인가.  -흥행보다 배우로 외면받은 영화가 아프다. 90년대 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전에 찍은 일련의 자기 복제된 코미디 영화들, ‘해운대’의 반응들, 당시에는 힘겨웠다. 절대적인 확신을 하고 찍었는데 안 좋게 반응이 나온 ‘세이 예스’(2001)도 같은 경우다. 그 외에 ‘박중훈쇼’도 그렇고. 개인사의 범법행위 걸린 것도 있고,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인생을 포기하지 않을 거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후회하고 땅을 치는건 도움이 안 된다. 지금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당장 배우인생이 끝나도 난 행운아다. 예컨대 할리우드에서 (출연)기회가 안 와도 한국배우 최초로 메이저 영화에 출연한 것 자체가 의미있다. 마음이 편안하다.  할리우드 재진출은 계속 노력하나.  -무지 많이 한다(웃음). 한 달 전 미국에 다녀왔는데 조너던 드미(박중훈이 출연했던 ‘찰리의 진실’의 감독으로 ‘필라델피아’ ‘양들의 침묵’ 등 걸작을 연출)의 집에서 그의 가족, 후지모토 타크(‘찰리의 진실’ ‘필라델피아’ ‘양들의 침묵’ 촬영감독) 등과 저녁을 먹었다(아이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줬다). (할리우드 재진출이) 오래 늦춰지니까 양치기소년처럼 보는 분들도 있지만 ‘선’은 유지하고 있다.  영화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나.  -있다. 내가 몇억을 받은 배우인데. 부담 정도가 아니다. 최소한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일정 수익을 내야 배우 생활을 유지하는데 역할을 해주는 것 아니겠나.  ‘체포왕’은 어떤가.  -입이 방정이라 말하기 조심스러운데 최소한 안 되는 쪽에 속한 건 아닌 것 같다. 손해는 안 볼 것 같다(‘체포왕’의 손익분기점은 180만명).  트위터를 열심히 하기로 소문이 났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안 돼서 사귀기 어려웠던 사람들과 관계가 개선됐다. 영화배우란 직업이 사람들과 접촉하기 어려운데 지금은 누구든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내가 세상 속에 더 들어간 셈이다. 팔로어가 12만이 넘는다. 배우 중에는 가장 (팔로어가) 많고 (아이돌을 제외한)연예인 중에는 10위 안에 들 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성폭력상담소 20년 그들이 펴낸 ‘反성폭력’

    한국성폭력상담소 20년 그들이 펴낸 ‘反성폭력’

    얼마 전 울산에서 택시 기사가 여자 승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경찰 조사를 받던 택시 기사의 변명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어서 자신을 유혹하는 줄 알았”단다. 이뿐일까. 버스나 지하철에서 겪는 불쾌한 신체 접촉, 학교 엠티나 술자리에서 당하는 교묘한 성추행, 직장 상사의 은근한 성희롱 등 성폭력 피해는 거의 대부분의 여성이 한번쯤 겪었다 해도 좋을 만큼 흔한, ‘보통의 경험’이다. 국내 대표적인 반(反)성폭력 운동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개소 20주년을 맞아 그간의 역사를 정리한 ‘성폭력 뒤집기’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가이드북 ‘보통의 경험’(아래·이상 이매진 펴냄) 2권의 책을 펴냈다. ‘성폭력 뒤집기’(위)엔 1991년 창립 이후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걸어온 20년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한국의 성폭력 투쟁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을 성폭행한 이웃집 아저씨를 살해한 김모씨 사건, 13년 동안 자신을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남자 친구와 함께 살해한 사건,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력 사건 등이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관여한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상담소는 성폭력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는 한편, 성 차별과 편견으로 얼룩진 성 문화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책은 성폭력 피해자들과 상담하면서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여성·시민단체와 연대해 피해자를 지원하고 남성 중심의 성 문화에 맞서 온 사례 등을 담았다. 아울러 반성폭력 운동이 지향해야 할 방향도 제시한다. 1만 5000원. ‘보통의 경험’은 성폭력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무엇보다 ‘피해자 리더십’을 강조한다. ‘성폭력 피해자는 나약하고 불쌍한 사람’이란 통념과 편견을 깨고 피해자 스스로 사건을 해결할 힘이 있다는 것을 믿자는 얘기다. 책은 이 같은 피해자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도 제시한다. 1부에서는 ‘여자들의 짧은 옷차림이 성폭력 유발’ 등의 널리 퍼진 편견을 반박하며, 2부에서는 구체적인 사건 해결 절차와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기관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3부에서는 직장 내 성폭력, 데이트 성폭력, 친족 성폭력 등 흔히 일어나는 성폭력 유형을 알아보고 각각의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4부에서는 성폭력 피해 때문에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아울러 부록에 전국 각지의 피해자 지원 기관 연락처도 실었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현대차 노조 ‘일자리 대물림’ 논란 일파만파] “죽어가는 청년실업자 외면”

    [현대차 노조 ‘일자리 대물림’ 논란 일파만파] “죽어가는 청년실업자 외면”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직원 자녀에 대한 ‘특혜 채용’ 조항을 단체협약안에 포함한 데 대해 가장 큰 분노를 느끼는 이들은 청년 실업자들이다. 이번 현대차 노조의 결정이 정규직의 세습화를 낳으면서 구직난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백수 단체인 전국백수연대를 이끄는 주덕한(42) 대표는 현대차 노조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가 너무 세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주 대표는 “현대차 노조는 북한이나 재벌도 세습을 하는 마당에 약자인 노조 조합원들은 혜택을 받으면 안 되느냐고 말하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현대차 직원을 약자라고 여기는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대규모 사업장이라는 현대차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주 대표는 말한다. “현대차가 갖고 있는 사회적 비중에 따라 ‘일자리 세습’ 현상이 다른 대규모 사업장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업 노조원들이 ‘현대차도 하는데’라는 생각을 못 하겠습니까. 이 소식을 들은 전국의 수많은 백수의 좌절감이 이미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울산 등 현대차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느끼는 ‘특혜 채용’에 대한 분노는 수도권보다 더 크다. 주 대표는 “울산 등에서는 ‘지역 젊은이들은 현대차 하청업체로 가고, 서울 사람들이 현대차 정규직으로 내려온다’고 말한다.”면서 “취업이 안 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조직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현대차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변명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주 대표는 “노조나 회사가 실제로 청년 실업 해소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일부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불매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 대표는 이어 “기업은 수익의 일부를 청년 실업 해소나 취업을 위한 재교육비 등으로 지원하고 정부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일자리 대안을 마련하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저축銀 청문회 결국 면죄부만 준 꼴 아닌가

    저축은행 부실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가 그제와 어제 이틀간 진행됐다. 전·현직 금융수장들을 대거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청문회는 전 정권과 현 정권의 잘못만 따지는 ‘네탓 공방’으로 끝나고 말았다. 청문회가 아니라 추태였다. 저축은행 부실의 원인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일방적인 추궁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념·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은 첫날만 참석하고 둘째 날엔 빠지는 등 여야가 ‘증인 보호’에만 신경을 쓴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식이라면 청문회는 왜 하자고 했던가. 청문회에 대한 기대는 의원들의 질의 양태를 보며 일찌감치 접을 수밖에 없었다. 여당은 전 정부의, 야당은 현 정부 재임 수장들의 정책 판단 잘못으로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초래됐다고 윽박질렀다. 미리 결론부터 내린 상태이다 보니 의원들은 주장만 잔뜩 늘어놓았다. 면박을 주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볼썽사나운 일도 있었다. 청문회라고 하면서 증인의 증언도 제대로 듣지 않는 구태는 여전히 반복됐다. 전·현직 금융수장들 역시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의 정책 선택이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죽했으면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전직 장관들의 금융학 개론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 청문회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은데, 여기서 지금 강의하는 것이냐.”고 질타했겠는가. 정책적 판단을 할 당시의 불가피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부작용까지 헤아리는 데 소홀했었다는 반성조차 하지 않는 ‘당당함’에 분노마저 치민다. 저축은행 사태로 애써 모은 재산을 날리게 된 서민들은 누구를 원망하라는 말인가. 저축은행 위기는 참여정부 때 부실을 낳고, 이 정부 들어 부실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 판단 잘못과 감독 부실, 저축은행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저축은행 시한폭탄의 뇌관이 터지게 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럼에도 누구도 ‘폭탄 돌리기’를 하지 않았다니 참으로 뻔뻔스럽다. 당리당략에 빠져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국회가 더 큰 문제다. 각성을 촉구한다.
  • [농협 이대론 안된다] (상)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농협 이대론 안된다] (상)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농협이 올해 내건 슬로건은 ‘50년을 넘어 다함께 미래로’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아 내건 것이다. 올해 초 신용과 유통을 분리하는 농협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농협은 1150개의 지점과 1만 8000여명의 직원, 2000만명의 고객을 자랑한다. 이런 거대 공룡 농협이 금융계와 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 호기에 전산망 마비 사태를 맞았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농협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농협이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서울신문은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구조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20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 정종순 농협 IT분사장은 ‘2008년에 홈페이지 게시판 해킹을 당해 돈으로 무마한 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의 질문에 “과거 해킹을 당한 사실이 있었다.”면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합의로 끝낸 것으로 안다. 문제가 많다.”고 대답했다. 해킹은 물론이고 해커와 합의한 사실이 처음 공개된 것이다. 농협은 전산망 마비 이틀 뒤인 지난 14일 첫 브리핑을 가졌다. 그들은 “전산 장애 명령을 촉발시킨 노트북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결과 농협의 이런 설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농협은 “당황해서 잘못 말했다.”며 군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후에도 농협의 거짓말은 그칠 줄 몰랐다. 전산망 복구 시점을 수차례 공언했지만 번번이 허언으로 끝났다. 농협은 “몇 시까지 복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협의 설명을 믿고 농협을 찾은 고객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원장 손실은 없다.”던 농협의 설명은 얼마 가지 않아 원장 손실로 확인됐다. 전산 장애에 따른 연체 거래로 인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하겠다던 농협의 약속도 말짱 도루묵이었다. 20일 발송된 농협카드 이용 고객의 계좌에 연체 대금이 합해져 발송된 건수는 2만 3000건으로 파악됐다. 또 농협은 전산 시스템 비밀번호를 허술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실에 따르면 ‘전산업무처리지침’에 따라 3개월에 한번씩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하지만 농협은 시스템 계정 15개의 비밀번호를 최장 6년 9개월간 변경하지 않았다. 특히 수백 개의 전산망 비밀번호를 ‘1’또는 ‘0000’처럼 단순 숫자로 설정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1월 12일 농협에 발송한 검사결과 현지 조치사항 통보 결과에서 나타났다. 금감원은 문제들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지만 농협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전산망 마비 사태를 수습하는 농협의 자세는 거짓말과 변명의 연속이다. 검찰은 현재 외부 해킹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농협 측은 사고 직후 내부 소행에 무게를 두는 설명을 계속했다. 이런 탓에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부에서는 농협이 자신들의 방화벽이 뚫렸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문책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한다. 농협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태 해결을 진두지휘해야 할 최원병 회장은 “비상임이어서 책임질 일이 없다.”거나 “나도 기자들처럼 당했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리더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신용과 유통의 분리를 앞두고 농협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즉 사업구조 개선을 앞두고 불만세력이 저지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농협이 협동조합을 모태로 프랑스 1위 금융그룹이 된 크레디아그리콜(CA)처럼 성장하려면 고객과 국민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지금부터라도 잘못을 인정하면서 고객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도리다. 박성재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번의 사고로 농협의 금융 역량을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농협과 같은 협동조합의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되고 조합원의 정치적 간섭이 줄어들어야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두·홍희경·허백윤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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