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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민주… 반인권/김동환 변호사(서울시론)

    민주주의는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보장된다.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정되고 예정된 내용대로 집행되어야 하는 헌법과 법률이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민주주의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헌법과 법률의 기본적인 특징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적인 인권의 보장에 있다.국민의 자유를 외면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하는 헌법과 법률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피고인의 권리 보장돼야 한편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도전하거나 위반하는 행위는 결국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것 또한 당연한 논리적인 귀결이다. 며칠전에 우리는 엄청난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사건을 겪었다. 강경대학생에게 폭행을 가하여 죽음에 이르게한 경찰관들에 대한 재판을 하는 법정에서 강경대학생의 유가족을 포함한 여러사람이 피고인들의 변호인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질을 하면서 그 변호활동을 방해하고 급기야는 재판 자체의 순조로운 진행조차 못하도록 소란을 벌인 사건이다. 이와 비슷한 소란행위는 비록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근년에 와서 드물지 않게 벌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날 우리가 겪으면서 보아온 행위들은 피고인의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면서 그들을 처벌하려하는 공권력에 저항하는 내용이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었다.법정의 질서를 무시하고 공정한 절차의 진행을 방해하며 법관의 판단에 부당하게 영향을 주려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소란행위가 허용될 수 없는 것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한편 여러가지로 어려운 형편에 있는 피고인의 입장을 강화하여 부당한 인권침해가 없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참고 견뎌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바로 얼마전에 우리가 겪은 사건은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 법원의 재판이 순조롭고 공정하게 진행되는것을 폭력으로 방해하였다는 점에서는 다른 유사한 사건들과 다를바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소란행위가 피고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였다는 점에서는 지난날의 유사한 사건들과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어떠한 혐의를 받고 있느냐를 가릴것없이 형사사건으로 소추를 받게되는경우 변호사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이러한 권리는 우리의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을뿐아니라 국제연합이 채택한 인권에 관한 세계선언 제11조에도 명백히 밝히고 있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이다. 폭행치사사건의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에게도 분명히 할말은 있는것이다.그들 나름대로 딱한 사정도 있을것이며 그러한 범행을 하게된 경위와 지금의 심정도 이야기하고 싶을것이다.잘못이 있으면 뉘우치는 뜻이라도 밝혀야 할것이다.이와같은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밝힐수 없는것이 피고인들의 처지이며 그러한 어려움을 덜어주고 그들에게 도움되는 일이 하나라도 빠지지 아니하고 법관에게 전달되어 처벌은 받더라도 적정한 수준의 처벌을 받도록 하는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며 이와같은 변호사의 보호를 받으면서 재판을 받는것이 피고인의 권리이다. 이번의 소란행위는 이와같은 피고인의 권리를 유린한 것이다.피고인을 위하여 변론을 하는 변호사에게 욕설을 하고 심지어는 폭행까지 하면서 그 활동을 방해한것은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유린한 것으로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수 없는것이다. 지난번의 소란행위는 법원에 의한 재판 자체의 의미를 무시하거나 그 평가를 낮추려는 행위라는 뜻외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시위하는 학생을 죽음에 이르게까지 한 피고인이 무슨 할말이 있다고 변호사까지 선임하여 자기보호를 하려고 하느냐라는 보복적이고 감정적인 뜻이 그들의 소란행위속에 담겨져 있었다.억울하고 참담한 유가족의 심정은 우리가 이해한다.그러나 모든 범죄에 대한 체벌은 법원이 재판이라는 과정을 거쳐 처리하여야 하며 그 모든 재판절차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보장된 상태에서 적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민주적 사법제도의 기틀이다. ○사법부는 인권의 보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럿이 힘을 합하여 피고인들을 위압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나아가서는 법관들조차 필요한 모든 절차를 차분하게 처리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사태를 만들어버린 행위는 결국 이나라 사법제도의 정당한 운영을 방해하고 사법권의 권위에 상처를 주는 비민주적인 행동이라 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는 사법권이다.이와같은 사법권의 권위에 폭력으로 도전하여 법정질서를 유린하고 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을 박탈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인식,이것이야말로 이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 소액심판제 할부판매에 악용/기업들

    ◎하자물품 계약… 해약요구도 묵살 서민들간의 소액금전분쟁(5백만원이하)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제정된 소액심판제도가 기업들이 소비자로부터 각종 할부대금을 강제로 받아내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16일 서울 YMCA시민중계실조사에 따르면 백화점이나 가전회사,할부판매회사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소비자들과 구매계약을 맺거나 하자가 있는 제품을 판뒤 뒤늦게 이를 안 소비자가 해약 또는 교환을 요구할 경우 이를 묵살,소액소송을 전담하는 이른바 채권처리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소송을 벌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소액심판이 열린 서울민사지법본원과 서부지원의 경우 5백73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백10건(54.1%)이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물품대금청구및 신용카드대금청구건이었다.특히 지난 5일 서부지원에서 열린 소액심판은 31건중 30건이 기업측의 승소로 돌아갔다. 이같은 결과는 소액심판제도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항소나 상고가 제한되고 1회변론으로 종결처리될 뿐아니라 피고가 한번 출석하지않으면 원고측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재판의 절차및 대응책을 잘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라고 시민중계실측은 주장했다.
  • 서울지방 변호사회 황계룡회장(인터뷰)

    ◎“「법정난동」 묵과하면 민주질서 붕괴”/“피의자 인권도 보호해야 마땅/법질서 지킬때 민주화도 가능”/“재판진행 「운영의 묘」 살려 불상사 재발 막아야”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구속된 전경들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지난4일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법정에서 강군 유족 등에 의해 저질러진 난동은 민주·법치국가의 질서를 파괴한 사법사상 최악의 사태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어떤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라 하더라도 변호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본권이 정면으로 도전 받았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근본적으로 사법부를 파괴하고 나아가 민주·법치국가질서를 파괴한 행위입니다.특히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기본권을 옹호하기 위해 변론하는 변호인을 폭행한 난동은 변호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도저히 묵과할 수 없으며 앞으로 다시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겠습니다』 서울 지방변호사회 황계용회장(56)은 아직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며 법원과 검찰·변호사회가 다같이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상상도 할수 없는 일입니다.태극기를 넘어뜨리고 소송기록을 파기한 것은 사법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입니다.또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의 변호권이 정면으로 침해받은 최악의 사태이니만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습니다. 당사자인 최진석변호사로 부터 보고를 받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도중 강군 아버지로부터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뺨을 얻어 맞고 공포에 질려 합의실로 달아나자 그곳까지 강군의 누나가 찾아가 변호인석 명패로 때리려고 위협해 지하매점으로 다시 달아나 1시간동안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다시 재판이 속개된 후에도 강군 누나가 변호인석에 함께 앉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재판을 방해했습니다. ­그와 같은 최악의 사태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나요. ▲법정경찰권을 가진 재판장이 재판진행을 잘 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그같은 사태가 벌어졌는데 재판장은 이를 방치했습니다.이는 단순한 재판진행의 미숙만이 아니라 법정에서의 변호권보장책임을 고의로 포기 내지 조장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근래 시국사건재판 때마다 구호를 외치거나 손뼉을 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방치해 오다보니 결국 이런 사태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최근 우리 국민들의 법의식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때 법적절차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통해서만 구제받을 수 있는데 그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또 자기의 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도 중요한데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같아 안타까울때가 많습니다.이번 사태도 결국 이같은 옳지못한 법의식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피의자의 인권도 보호받아야하고 기본권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변호사회의 대책은 어떤 것입니까.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오는 8일 전국지방변호사회장단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변호사들도 인권옹호와 사회정의실현이라는 사명을 다하도록 한층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여하튼 법을 제대로 지킬때 민주화는 빨리 이루어진다고 우리 모두 생각해야겠습니다.
  • 「강군 치사」 재판서 최악의 난동/유족·민가협회원들

    ◎변호사 폭행·기물 부숴/1시간30분간 공판 중단 명지대생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이형용일경(22)등 전경 5명에 대한 첫 공판이 4일 하오 서울지법 서부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박준수부장판사)심리로 열렸으나 강군 유족등이 변호사에게 폭행하는등 법정난동으로 1시간30분동안 재판이 중단되는 사법사상 최악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난동은 하오2시 재판부가 입정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인정신문과 검찰측 직접신문이 있을 때부터 시작돼 하오2시30분쯤 변호인측 반대신문이 진행되면서 더욱 악화됐다. 강군의 아버지 민조씨(50)와 어머니 이덕순씨(43),누나 선미양(22)등 유가족들과 고박종철군의 아버지 박정기씨등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와 민주화실천유가족협의회」(유가협)회원등 10여명은 이날 피고인 전경들에 대한 최진석변호사의 『강경대군이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느냐』는 신문이 있자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고 법정이 휴정된 뒤엔 법대쪽으로 뛰쳐나가 마이크와 의자·법전·수사기록등을 닥치는대로 던지며 난동을 부렸다. 강군의 어머니 이씨와 누나 선미양등 3∼4명은 『경대는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어』『변호사 ×새끼야 변론을 중단해』『네 자식도 죽어봐라』라고 고함치며 변호인석위로 올라가 소란을 부렸고 방청석에 있던 「민가협」회원등 2∼3여명도 이에 가세해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최변호사가 「민가협」회원으로부터 멱살을 잡히고 뺨을 얻어 맞았으며 유족들은 법대쪽에 세워져있던 태극기도 쓰러뜨렸다. 난동이 계속되자 전경가족등은 대부분 법정을 빠져나갔으나 「민가협」회원과 학생등 20여명은 방청석에 남아 구호를 외치며 계란 5∼6개를 법대에 던지기도 했다. 한편 법원과 검찰및 변호사협회는 이날 법정소란을 중대한 사법권침해로 간주,엄중대응키로 했다.
  • 재판장 명패 던지고 검사에 욕설/「강군치사」공판 난장판… 중단사태

    ◎변론중에 욕설·멱살잡이/법대의 국기 넘어뜨리고 계란세례도/일부방청객 가세… 교도관들 속수무책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관련 피고인 5명에 대한 첫공판은 유족과 재야측 방청객들의 난동으로 법정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서울형사지법 서부지원 113호 합의부 법정에서 4일 하오 열린 서울시경 제4기동대 94중대 3소대소속 전투경찰 이형용일경(22)등 5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은 이때문에 1시간30분동안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으며 재판장과 검사·변호사가 피신하거나 봉변을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법정난동은 재판시작과 함께 강군의 유가족,「민주화실천유가족협의회」(유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회원등 1백50여명이 고함과 야유를 퍼부으면서 시작돼 검사의 공소장 낭독과 직접신문이 있는 뒤 변호사의 변론이 시작되자마자 과격해졌다. 유족들은 피고인석에서 수의를 입은채 고개를 떨군 전경 5명을 향해 『야 이×들아 경대를 살려내라』면서 욕설을 퍼부었고 재판이 시작돼 재판부가 입정한 뒤에도욕설과 고함을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검사의 신문과정에서 『강군등 시위학생들을 밀어넣기 위해…』라고 말하자 『검사 ××야 사실을 조작하지 말라』며 욕설을 해댔고 재판장의 주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로 응수,삽시간에 법정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어 최진석변호사가 『피고인들은 호신용으로 쇠파이프를 가지고 있었고…』 『강군이 화염병을 던지자…』라고 변론을 해나가자 이들은 신발을 벗어 던지며 다른 방청객과 함께 법대 앞으로 뛰어나가 최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이를 피하는 변호사에게 변호인석에 있는 명패를 집어 최변호사를 향해 던졌다. 특히 강군의 누나 선미씨(22)는 『변호사 이×× 내동생 살려내라』며 검사석과 법대주변을 돌면서 마이크 4개를 책상에 던져 부수고 재판장의 명패도 집어 던졌다. 선미씨는 또 법대옆에 세워놓은 태극기도 밀어 넘어뜨리고 법원서기석 책상위의 재판기록부도 방청석으로 내던졌다. 이들의 소란으로 재판정내 법대와 변호인석·검사석 책상은 모두 넘어졌고 재판장은 결국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의 소란이 극심해지자 3명의 판사들은 재판시작 35분만인 하오 2시35분쯤 휴정을 선포했다. 그러나 휴정뒤에도 이들은 법정밖으로 나와 계란 20여개를 몰래 들여가려다 발각되자 법대를 향해 5∼6개를 던졌고 강군의 아버지 민조씨(50)는 재판부대기실의 판사들을 찾아와 『공정한 재판을 진행해 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한 휴정뒤 미처 법정을 빠져나오지 못한 최변호사는 이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곤욕을 치렀다. 이날 법정에 배치된 교도관 20여명은 이들을 몸으로 막았으나 계속 신발과 교도관들의 모자를 빼앗아 던져 제대로 막지 못했다. 재판부는 재판중단 1시간30분쯤뒤인 하오4시쯤 법정에 다시 들어와 10여분동안 변호인측 변론을 겨우 마치고 반대신문을 마무리한 뒤 재판을 끝냈다.
  • 강수웅특파원,교토 한인촌 「스이진」에 가다

    ◎일제 징용한인·후손 3천여명 “천민살이”/옛 백정촌에 흘러들어 냉대속 망향40년/생활환경 열악,취업·결혼 등에도 불이익/대일 외교의 사각지대… 자선단체 「숭인협의회」만이 외로이 돕기운동 일본에는 아직도 차별받고 사는 한국·조선인이 많다. 「차별」이라는 온건한 표현보다는 오히려 행정당국에 의해 버림받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옳다. 이들은 「2중차별」의 고통을 받고 있다. 전전 강제로 일본에 끌려와 냉대를 받았던 한국·조선인들은 이제는 에도(강호)시대 천업에 종사하던 자들이 살던 지역에 어쩔 수 없이 거주하게 됨으로써 실태적·심리적 차별 속에 한숨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제1의 경제대국 일본에도 이러한 지역이 있었나 싶게 열악한 환경조건,전후 46년간 행정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지역­그곳은 놀랍게도 연간 3천8백만명의 관광객이 드나드는 일본 제1의 고도 교토(경도)의 현관인 역 앞에서 불과 1·2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름하여 스이진(숭인)지구­. 한·일 양국 어느 쪽도 거들떠 보지 않는 버려진땅,이곳에 사는 한국·조선인들을 찾아보았다. 스이진지구 안에서도 가장 환경이 나쁜 곳은 가모가와(압천) 하천부지에 세워진 바라크촌이었다. 주변에는 깨진 플라스틱통,파손된 냉장고 등 쓰레기더미였고 분뇨는 하수관을 통해 그대로 강으로 흘러 들었다. 잘 정비된 가모가와 상류에는 백조가 서식하고 있었으나 이곳에는 쓰레기 때문에 까마귀밖에 없었다. 엄연히 1백8가구 1백3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도 행정구역상 정식명칭이 붙여지지 않았다. 전에는 속칭 「0번지」로 불렸으나 지금은 「40번지」라고 부른다. 이곳은 쾌속 신칸센(신간선)이 달리는 교토역에서 바로 옆에 있었으나 열차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마쓰노기(송□목)단지 등 맨션단지로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교토시 당국이 도시의 치부인 이곳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주위에 고층 시영주택단지를 조성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따라서 이곳의 존재는 교토시민들도 모르고 있었다. 한국인 기자가 취재를 위해 찾아간 것도 처음이었다. 아파트단지 사이를 골목골목 누벼 이 마을을 찾아냈을 때 비록 가건물의 주거였으나 집 앞 텃밭에는 상추·고추는 물론 마늘까지 심어 있어 한인촌임을 금새 느낄 수 있었다. ○한 달 7만엔 보조뿐 40년을 넘게 이곳에서 살았다는 마산 태생의 변덕순 여인(60)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일본사람들이 살았더라면 벌써 이주대책이 세워졌을 것인데 우리 교포들이 살기 때문에 해방 이후 지금까지 「검토한다」,「검토한다」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변 여인은 지금 혼자 산다. 노무자로 징용된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 식구가 모두 일본에 건너왔다. 『조센진(조선인)은 닌리쿠(마늘) 냄새가 난다고 어떻게 이지메(업신여김)을 당했는지… 울면서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지금 이름자도 제대로 못써요…』 ­그는 17살 때 고물장사를 하던 신랑을 만나 2남1녀를 두었으나,남편은 첩살림을 하다 한국에 돌아가 죽었고 자식들은 모두 천대받는 이곳에서 살기 싫다며 다른 곳으로 떠나버려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 생계는 일본정부로부터 받는 한 달 7만엔씩의 보조금으로 꾸려 나간다. 문제는 이곳의 주거환경이열악하다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고,이곳이 옛날 일본의 천민들이 살던 지역이라는 점에 있다. 일본은 지금부터 약 4백년 전 도쿠가와 박구후(덕천막부) 시절 사·농·공·상·에다히닝(예다비인)으로 불리우는 신분제도를 만들었다. 에다히닝은 형장의 잡역,도축장 등에 종사하던 신분제도의 최하층 계급으로서 거주지역도 강제적으로 지정되었다. 일반인들은 이곳 주민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고 백안시한다. 따라서 이곳 거주자들은 취직난·결혼난을 겪게 되며,생활환경·교육문화수준·직업 등에서 일반사회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런 곳을 일본에서는 동화지구라고 부른다. 일본에는 후쿠오카(복강) 와카야마(화가산) 교토의 3대 동화지구가 있다. 이 가운데서도 경도인 배타의식은 더욱 유별나 문자 그대로의 「동화」는 되지 않고 있다. 스이진지구는 교토 안에 있는 10개 동화지구 가운데의 하나이다. 면적 7만8천여 평에 이르는 스이진지구에는 모두 1천4백가구 3천33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한국·조선인이다. 전쟁이 끝나자 일본에 강제연행됐던 한국·조선인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조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망향의 한을 품은 채 이 지역에 들어와 창고를 개조하거나 급조주택을 지어 거주하기 시작했다. ○창고 개조해 집지어 시당국은 이들의 거주가 불법점거라는 것을 이유로 오랫동안 수도·전기시설도 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수도는 8년 전,전기는 65년경부터 들어왔으나 쓰레기 수거,오물처리는 지금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들의 존재에 대해 행정당국은 서로 책임을 떠다민다. 경도부에서는 『경도시의 주택시책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경도시에서는 『하천부지의 관리는 부의 책임』이라며 실태파악조차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같은 동화지구에 사는 천민출신을 「부락민」이라고 부른다. 이 부락민의 해방을 위해 다이쇼(대정) 11년(1922) 「전국수평사」라는 조직이 자주적으로 결성되어 사회인식을 바꾸기 위해 힘썼다. 현재는 4개의 해방운동단체로 갈려 있다. 부락해방동맹(해동)·전국부락해방운동연합회(전해련)·전일본동화회(동화회)·전국자유동화회가 그것이다. 전체회원 64만을 갖고 있는 이들 단체는 정치적으로도 밀접히 연관되어 「해동」은 사회당계,「전해련」은 공산당계이며 나머지 2개 단체는 자민당계이다. 일본에서는 부락민 자체만이 사회적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라 부락민해방운동을 거론하는 자조차도 차별을 당한다. 이 문제는 그만큼 민감한 문제이며 언론에서조차 금기로 여겨 이에 관련한 형사사건 이외에는 취급하려 하지 않는다. 스이진지구에 사는 한국·조선인들은 진정한 의미의 부락민이 아니면서도 살 곳이 없어 이곳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락민 취급을 당하는 2중의 수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 외롭지 않다. 1986년 5월에 발족한 스이진교기가이(숭인협의회)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의 리더인 후지이 데쓰오(등정철웅) 위원장은 이 지역출신이다. 『데쓰오(철웅),쇼와(소화) 24년(1949) 2월9일생,만 2세,이 아이를 잘 부탁합니다』라는 꼬리표와 함께 쌀 1되가 담긴 자루를 목에 건 채 엄동에 가모가와강가에 버려졌던 사람이다. 노부부에 의해 주워다 길러진 그는소년기와 청년기에 걸쳐 모두 15년간이나 사회로부터 격리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양명학에서 깨달음을 얻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고뇌에 빠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숭인지구의 주민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 속에 출발했다. 이 단체의 회원은 1백명 가량 된다. 이 지역출신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스스키 미키오(영목미희웅) 간사는 가족은 도쿄(동경)에 살고 있으나 후지이 위원장의 철학과 행동력에 감명받아 숭인협의회의 봉사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사람이다. 필리핀에 공장을 둔 숭인실크로드주식회사(대표 조견욱) 등 자발적으로 참여하거나 회원들이 일으킨 20여 개의 숭인그룹기업이 있다. 이 기업들에서 나오는 이익은 모두 이 단체의 활동경비로 쓰여진다. 숭인협의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환경개발활동이다. 이 단체는 독자적인 도시계획안을 만들어 당국에 의해 개발이 저지되고 있는 숭인지구의 환경개선과 역주변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숭인지구는 시당국에 의해 개량지구로 지정돼 오히려 개발이 안 되고 있다. 신축과 개축 등을 제한해놓고 개발사업은 착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숭인협의회는 시당국을 상대로 개량지구지정해제소송을 제기,13일 제10회 구두변론을 했다. 이러한 환경개발사업뿐만 아니라 고용촉진활동,치료,혼자 사는 노인들에 대한 매일 1백명분의 저녁도시락 제공,한국·조선인 원폭피해자를 위한 모금활동 등 폭넓은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위에서는 이들의 활동을 「1백명에 의한 혁명」이라고 부르고 있다. ○행정혜택 전혀 없어 회원인 아사이 마사오(천정정남)씨와 후지이 위원장의 전기 「불사조의 날개를 가진 사내­철」이라는 책을 쓴 나카가와 다이치로(중천태일랑)씨도 『스스로 궐기하고 스스로 단지를 정비하겠다는 주민의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한일 양국의 행정당국의 자세에 있는 것이라고 이곳 주민들은 말한다. 일본측은 폭력조직과 관련되어 있거나 동화지구,또는 한인계 마을에 관한 문제에는 행정력을 발동하려하지 않는다. 관리들도 이 자리만 피해가면 된다는 식으로 방관한다. 한국 쪽에서는 그 어느 기관에서도 이 지역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대책이 나올 리 없다. 한일간의 교섭에서 이 지역문제에 당연히 의제로 올라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숭인지구는 일본의 정치·행정의 「0번지」였으며 한국외교의 공백지대였다.
  • 민사소송에 집중심리·간이절차 검토/대법원 세미나서 두 판사 제시

    ◎집중심리/재판 전 증거조사·서면반론 허용/간이절차/분쟁당사자의 화해·타협 제도화 소송을 촉진하고 심리를 충실히 하기 위한 민사소송 절차의 개선방안과 간이한 분쟁해결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한 법관 세미나가 대법원 사법정책연구관실 주관으로 13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는 민사소송 절차의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제1분과에서 거듭되는 재판 진행을 집중,적은 수의 재판 기일에 실질적으로 쟁점을 파악해 토론하고 집중적으로 증거를 조사하는 집중심리주의에 대한 연구결과를 사법정책연구관실 김대휘 판사가 발표했다. 또 그 동안 집중심리주의를 기초로 한 갖가지 제도를 재판에 시험적으로 실시했던 서울·부산·대구·광주 등의 각 민사재판부의 실험결과가 발표되고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민사소송의 1심 심리기간은 평균 6개월 이내(법정기간은 5개월)로 1년 안팎인 외국보다 짧은 편이나 재판이 열리는 횟수가 많고 판결이 아닌 화해로 종결되는 비율은 5% 정도로 미국(95%),독일(25% 이상),일본(20% 이상)보다 훨씬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우리 법원은 한 재판 기일에 많은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재판부나 당사자는 재판 진행에 관해 몇 마디 진술만을 하거나 증거신청만으로 끝나 사건실체에 대한 충분한 변론을 듣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변론은 집중되어야 한다」는 개정민사소송법의 선언에 따라 변론을 집중하고 재판 기일의 횟수도 줄여 소송을 촉진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김 판사는 우선 소장이 접수된 뒤 재판장이 소장의 기재사항이나 내용을 검토,기일 전에 고치도록 하는 방안과 미리 분쟁의 배경과 사정,화해희망 여부 등을 파악하는 사정청취표를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김 판사는 또 당사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답변이 필요할 경우 재판 전이나 진행 도중에 서면으로 제출토록 하는 준비명령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재판 기일 전에 증거신청을 하고 이에 따라 증거조사가 이뤄지면 몇 기일을 절약할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밖에도 준비명령,소장의 보증,기일 전 증거신청의 촉구,소환장 송달 등을 위해 민사소송법에 규정된 전화와 팩시밀리를 적극 활용하고 당사자 사이에 화해의 희망이 보이는 경우 변론 겸 화해 등 화해를 위한 특별기일의 지정 등도 활용돼야 한다고 김 판사는 강조했다. 간이한 분쟁해결제도의 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제2분과에서는 사법정책연구심의관 이재홍 판사가 사안이 간단한 사건 등을 심리하기 위한 「간이절차제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제도는 현재의 조정제도와 중재제도를 합친 개념으로 사안이 간단하거나 화해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사건을 화해가 성립되도록 알선하고 화해가 되지 않을 때는 강제적 화해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민사소송은 절차가 복잡·엄격하고 시간과 돈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법적 안정성」을 위해 승패를 완전히 갈라 구체적 타당성이 침해될 수 있다고 이 판사는 밝혔다. 간이절차는 이같이 획일적인 민사소송 절차에서 벗어나 화해와 타협적인 결정을 목표로 하는 제도라는 것이다.이 판사는 이 제도가 시간이 적게 걸리고 비공개로 열리며 절차가 엄격하지 않아 당사자가 자유롭게 주장을 펼 수 있을 뿐 아니라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성이 적고 비용도 적게 들며 판사는 판결문을 쓰지 않고 결론만을 내린다는 장점들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제도는 우선 ▲당사자 사이에 화해가 쉽게 되거나 ▲당사자들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사건 ▲원고와 피고 양쪽이 책임을 져야 마땅한 사건 ▲사안이 간단해 소송제기가 번거로운 사건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임대차·대여금·손해배상사건 등은 재판 전에 반드시 간이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간이절차전치주의」를 채택,분쟁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해결하고 이를 점차 확대해나가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렇게 되면 반 정도의 사건은 간이절차에서 소송이 끝나 국민들은 빠른 시간 안에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고 시간과 돈·노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판사의 인력을 줄이기 위해 일정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사법보좌관」을 선발,간이절차를 맡기는 방안도현재 대법원에서 고려되고 있다고 이 판사는 말했다.
  • 문상기 중앙선관위원/이·장 사건 변론 맡은 검사 출신

    지난 80년 수원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지만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따르는 후배 검사들이 많다. 고시 2회 동기생인 허형구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남부제일합동법률사무소를 개설,지난 8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철희,장영자 사건의 변론을 맡기도. 취미는 등산,조림사업. 박경순 여사(58)와의 사이에 4남1녀. ▲평북 정주(62세) ▲서울법대 졸업 ▲서울지검 부장검사 ▲중앙정보부 감찰실장 ▲법무부 검찰국장
  • LA 한­흑인 갈등 심화/흑인소녀 피살사건 다시 논란

    ◎“정당방위” 밝힌 한인 보석으로 풀려/흑인단체 반발… 시위·불매운동 확산 『살인이냐 정당방위냐』 요즘 LA의 한인사회와 흑인사회간에는 한인상인에 의한 흑인소녀 피살사건으로 야기된 인종갈등의 골을 메우려는 양측 지도층의 노력과 흑인 과격파들의 갈등조장 움직임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빚어지고 있다. 흑인소녀 피살사건은 지난달 16일 상오 9시45분쯤 LA 흑인촌의 한인 리커스토어인 엠파이어 마켓에서 오렌지 주스를 훔치려던 흑인소녀 라타샤 할린즈양(15)이 상점 주인 두순자 여인(49)이 쏜 총탄에 피살됨으로써 발단됐다. 두 여인측은 할린즈양의 선제 폭력행사에 흥분,공포를 쏜다는 것이 명중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할린즈양의 가족과 과격파 흑인단체들은 흑인을 무시한 데서 나온 하나의 상징적인 예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 사건을 한인 대 흑인사회의 인종갈등 쪽으로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 두 여인은 사고 후 실신,인근 병원에 입원중 체포돼 1급 살인혐의로 수감돼 오다가 26일 인정신문에서 병보석이 허용돼일단 풀려났다. 이 사건은 지난달 3일 새벽 13명의 경찰관들에 의해 저질러진 흑인청년 로드니킹(26)에 대한 무차별 집단구타사건으로 흑인사회가 가뜩이나 인종차별에 분노를 느끼고 있던 차에 LA시의 한인 밀집지역에서 실시될 주하원 보궐선거에 나선 흑인후보들의 부추김 등이 맞물려 실상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이를 보도하는 TV 신문 등 미 언론들이 두 여인을 유독 코리언이라고 특정인종을 명시,살인용의자로 묘사함으로써 흑인사회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단순한 상인 대 고객간의 우발적 사고가 인종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인회,식품상협회,교계,영사관 등 한인사회측은 조심조심 격앙된 흑인사회의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중이다. 할린즈양의 장례식 참석,교계지도자(목사)들의 상호교환 설교,한인사회의 공식적인 사과와 애도표시 등의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톰 브래들리 LA시장까지 나서서 양측 모두에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두 여인 가게 앞에서 행해지고 있는 흑인들의 집단시위,인근 한인 리커스토어에 대한보복행패,흑인 과격단체의 한인상점 상대의 불매운동 촉구 등에 이어 브러드후드 오브 크루세이드 같은 과격 흑인단체가 앞장서 불친절한 한인상점 인수작전을 전개하고 나섬으로써 불길이 쉬 잡힐 것 같지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태는 두씨 가족측에 의해 선임된 유능한 흑인 변호사의 변론에 힘입어 두 여인의 병보석이 재판부에 의해 받아지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또 1급 살인 용의자에 대한 이례적인 병보석 허용 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법정내 2백여 한인들이 내지른 환호성이 흑인들의 피를 끓게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미국(세계의 사회면)

    ◎“사형 뻔하다”… 가서 협정 내세워 밀입국한 미살인범 인도안해 말썽 미국 사법체계에 작지 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시민으로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 외국으로 도망간 범죄자들의 인도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고 있는 유럽이나 캐나다 등에서 살인범들이 잘 인도되지 않고 있어 골치를 앓고 있다. 지난 85년 동양계로 미해병출신인 찰스 응(30)은 캘리포니아주에서 13건의 살인을 저질렀다. 응은 고문·강간후 살인하는 범죄행각을 일삼고는 캐나다로 튀었다. 그의 범죄는 초특급 살인죄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되면 당연히 사형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미국은 아직도 그의 신병을 인도받지 못하고 있다. 응을 가스실로 보내고 싶은 미캘리포니아주 관계지들의 희망은 바로 그가 받게 될 처벌이 사형이라는 점이 너무 명백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지난 76년 사형제도를 폐지했다. 그리고 같은 해 미국과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었는데 이 협정에는 사형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범죄인의 경우 미국이 사형시키지않겠다는 보장을 하지 않는 한 캐나다가 범죄인의 인도를 거부할 수 있게 돼 있다. 문제는 이 규정 응의 변호인들은 응이 미국으로 추방당하면 사형당할 것이 분명하므로 미국으로부터 약속을 받아내거나 아니면 응을 추방하지 말라고 변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펜실베니아주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캐나다로 도망친 조셉킨들러도 있다. 그의 변호인은 「국경같은 기술적 요소들이 인간생명을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대해서는 캐나다에서도 여론이 갈리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 캐나다지부는 응의 추방에 반대하고 있고 캐나다시민 10만명은 추방하라고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폭력의 희생자」라는 단체의 조지 베어스회장을 『두 사람을 무조건 추방하지 않는다면 캐나다는 범죄인 소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해 캐나다 최고재판소가 아직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미국은 이전에도 사형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범죄인을 인도받은 사례가 있다. 85년 버지니아주에서 여자친구의 부모를 죽이고 영국으로 달아난 쇠링을 유럽인권법정이 「잔인한 처벌을 금한다」는 유럽인권장전의 규정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사형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은 지난해 비로소 미국으로 추방시켰던 것이다. 그는 지금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네덜란드주둔 미공군 하사로 지난해 11월 부인을 토막살인한 찰스 쇼트도 사형시키지 않는다는 보장하에 미국에 돌아왔다.
  • 의원윤리강령을 제정하라(사설)

    우리 국회는 열려있지 않을 때는 하는 일이 없으니 조용하기 그지없다가도 일단 열리기만 하면 사건이 터지고 시끌벅적하며 고함소리가 무성하다. 엊그제 여당의 한 의원은 공개적인 대정부 질문형식을 빌려서 소위 뇌물외유 사례를 빗대어 정말 곤혹스런 표정으로 국회 「공해단체」론을 설파했다. 즉 『한강물에 보통사람과 국회의원이 빠지면 강물오염을 막기위해 국회의원부터 먼저 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그와 같은 황당스런 비유와 자학에 가까운 자기비판이 나왔겠느냐하는 의문에 이르러서는 할말을 잊게 된다. 우리는 물론 몇몇 의원들이 업자들의 도움으로 좀 넉넉한 외유를 했고 쓰고 남은 돈을 사용으로 처분했다고해서 나라가 흔들리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라가 흔들리지는 않을지언정 사회 윤리규범의 타락이나 일반적인 가치관의 훼손은 어떻게 할것인가. 그보다 이 나라 선량들의 윤리성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그 정체성마저 흔들릴때 국가사회의 기조가 어떻게 될것이냐 생각하면 실로 모골이 송연함을 아니 느낄수가 없는것이다. 이른바 뇌물성 외유로 수사받게된 당사자들은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그 「사실」을 스스로 확인한데서 더 나아가 그같은 외유가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의원들 대부분이 그러하고 과거도 그러했으니 앞으로도 그와 같을 것이라는 자기변론을 늘어놓았다. 한마디로 공인의식의 결핍이요 도덕성의 결함이며 사회 상식인으로서의 자격미달이 이에서 더함이 없을 것이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외국여행이 정도이상으로 여론의 눈총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의원이라고 해서 국회가 폐회중에 출신지역구에 머물러 그들말대로 시달림만 받으란 법은 없다. 또 일반국민들에게도 진작부터 해외여행이 전면 개방되고 있는 터이다. 문제는 의원 외유의 시기와 성격과 씀씀이인 것이다. 의원들의 해외여행과 이를 통한 견문과 견식의 보완은 그것이 다시 확대 재생산되어 국정 논의에 반영될 것임은 틀림없다. 다만 국민들의 눈밖에 난것은 그 외유의 관광성과 불요불급성과 비생산성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정기국회 개회초에 여야 당대표들은 각기 대표연설을 통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관련해서 그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었다. 이번 뇌물사건에 대해서도 평민당 김대중총재 등이 역시 그 책임을 느낀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 사과의 내용 속에는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 전체에 대한 것이면서 동시에 정치인 개개인의 자질과 품위에 대한 것까지 포함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국회 내지 의원들 개개인은 그 자질과 품위에 관한한 이제 한계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매우 심도있고 지속적인 자정 노력이 없는한 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국회의원의 품위나 처신과 관련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비롯해서 제재를 가할수 있는 방법 등을 담은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제정하거나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문제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번 회기에 반드시 그래야 할 것이다.
  • 김근태씨 고문경관/4명 10∼5년 구형

    전 「민청련」 의장 김근태씨(44) 고문사건 특별검사인 김창국 공소유지담당 변호사는 26일 서울형사지법 합의22부(재판장 유현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김수현피고인(57·당시 경감)에게 독직폭행죄 등을 적용,징역 10년을,백남은피고인(55·당시 경정)과 김영두피고인(52·당시 경위)에게는 징역 7년,최상남피고인(43·당시 경위)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 사건은 지난88년 12월 서울고법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긴뒤 지난 4월18일 일단 결심을 마쳤으나 재판부가 2번이나 바뀌는 바람에 변론이 재개돼 2년 넘게 재판을 끌어왔다.
  • 강력범 처벌 특례법 마련/민자/누범 최고 2배 가중처벌

    민자당은 13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10.13조치를 당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살인ㆍ강도ㆍ강간ㆍ미성년자 약취유인ㆍ범죄단체조직 등 흉악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재판절차를 신속히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안」을 마련,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민자당이 의원 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할 특례법안은 누범의 경우 장기뿐만 아니라 단기도 2배까지 가중처벌토록 형량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집행유예의 결각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이 법안은 또 특정 강력범죄의 소송을 신속히 하기 위해 심리에 2일 이상을 필요로 하는 때에는 계속 개정토록 하는 「집중심리」 규정을 신설하고 판결선고는 변론종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하도록 했다.
  • “박승서회장 사퇴반대 「변론」 관련 본인 해명을”/변협이사회 결의

    대한변호사협회는 14일 박승서협회장이 강민창전치안본부장의 항소심사건변론을 맡은 것과 관련,『협의장의 피고인에 대한 변론의 정당여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이로인해 물의를 일으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며 협회장은 이를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그러나 인권위원회가 박회장의 사임을 요구해온데 대해서는 다수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하고 『대한변호사협회장의 막중한 임무에 비추어 이번사태를 거울삼아 잔여임기동안 협회장으로서의 책임완수에 더욱 진력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사회는 또 『인권위원회의 결의와 일부회원들의 사퇴촉구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하고 『인권위원들의 사임의사는 즉시 이를 철회하여 국민의 인권옹호에 더욱 정진하여 줄 것』을 권고했다.
  • 변협 인권위 30명 박회장 사퇴 권고/강민창씨 변론 이유

    대한변협 인권위원회(위원장 유현석)는 5일 박승서변협회장이 서울대생 박종철군의 고문치사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강민창전치안본부장의 직권남용 등 사건 항소심공판에서 변호를 맡았던 것은 인권확보를 최우선의 과제로 하는 변협회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소속변호사 30명을 전원이 사퇴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와함께 박회장에 대해서도 회장직을 사임할 것을 권고키로 결의했다. 대한변협소속 변호사들이 회장에 대해 집단적으로 사퇴를 권고한 것은 지난74년 강신옥변호사의 구속과 관련,곽명덕당시 회장의 사임을 권고한데이어 2번째이다. ◎박회장,사퇴거부시사 박승서 대한변협회장은 이에대해 『본인이 강민창씨 사건을 맡은 것은 변협회장으로 선출되기 이전인 지난88년 4월』이라며 『흉악범이나 간첩 등 어떤 피고인이더라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변호사는 이들을 변호해줄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 사퇴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 「동맥경화증」사회/윤남중 새순교회 담임목사(서울시론)

    ◎「정신적 유통구조」정상화가 시급하다 요즘은 신문을 들추자마자 『이거 야단났는데!』라고 한숨을 짓는다. 다음날 신문을 보면서 『이거 큰일 났는데!』라고 탄식한다. 그 다음날 신문을 보는 순간 『이젠 다 틀렸구만! 나라 꼴이 무어야!』라고 신음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와 사회상이다. 정치는 집안싸움에 정신없고 경제는 증권시장에 파탄(Black Monday)이 왔고 시장경제는 파산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사치와 향락과 과소비와 범죄가 범람하는 사회상을 보게 된다. ○따로따로 노는 유기체 얼마전 정부는 돈의 유통이 잘 안되는 것은 부동산 투기 탓이라 하여 부동산 투기 하는 사람들을 체형으로 혼내 주겠다고 해서 이젠 무엇인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그후 사흘도 안되어 「30대재벌 보유부동산 13조원,경제침체속 매입경쟁… 폭등부추겨」라는 기사가 신문마다 대서특필되었다. 그리고 30대 재벌은 경기침체 속에서 자금난을 겪던 작년에도 3백47만5천평으로 무려 2조4천4백억원치의 부동산을 늘렸는데 이같은 재벌의 부동산 매입경쟁이 최근 부동산가격 폭등의 주요원인이 됐다고 은행감독원이 밝혔다. 『은행돈을 빌려 부동산 사재기와 투기를 하다니… 4조원어치나… 죽일놈들!! 그리고 정부는 같은 공범자로서 부동산투기자들을 때려 잡겠다고 큰 소리치는 비양심으로 어떻게 경제를 바로 잡겠다는 것인가?』 이것이 시민들이 내뱉는 말이다. 이것은 돈의 유통구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위정자들의 정신적ㆍ도덕적 유통구조가 막혀버린 것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지난번 시론에서 우리나라 경제위기는 경제 그 자체의 공황이 아니라 지도자들의 도덕부재의 위기,즉 도덕공황임을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재벌의 부동산투기에 돈을 빌려주면서까지 부추기면서 12ㆍ12경제부양책을 발표한 것은 병주고 약준 셈이다. 그 치유책에도 유통이 안되니 힘없는 피라미들만 잡아들임으로써 결국 위화감과 불신감만 깊어지게 된 것이다. 경제부양책과 같은 말이 통하지 않으면 국민화합은 불가능하고,그 화합이 깨지면 피차 힘과 폭력으로 대결하게 되고,힘으로 안되면 속임수(성경에는「눈가림」이라 함)를 쓴다. 다시 말하면 위정자들은 구렁이 담넘는 식으로 슬쩍 넘기고 약자는 법망을 피하여 수단ㆍ방법 가리지 않고 자기 수지를 맞추려 한다. 지금 우리는 정부와 여야지도자들은 정직한 언어와 성실한 행동으로 하루속히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으로 협동합으써 난국을 타개할 때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는 옛날 그렇게도 강성했던 폼페이와 로마가 멸망한 요인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역사가 리비(Livy)가 한 얘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바울사도가 로마에서 전도했던 1세기초에 로마에는 많은 인종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그리고 유태인과 로마인과 헬라인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다. 유태인들은 그들의 종교를 자랑했고 헬라인들은 그들의 지혜를 자랑하였다. 헬라인들은 호머ㆍ소크라테스ㆍ아리스토텔레스ㆍ플라톤ㆍ견유학파 등 시대를 앞선 모든 지식체계를 자랑했기 때문에 다른 민족을 소외 시켰다. 로마인들은 그들의 법과 제국의 힘을 자랑했다. 로마군대의 힘은 문명화된 세계를 차례로 정복하였다. 그들의 군대행렬은 아프리카사막까지 길게 이어졌다. 또한 로마시내에는 수많은 귀족들과 서민들이 있었는데 그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었다. 역대 로마황제들은 이 장벽을 헐고 정신적 통일을 하려고 황제숭배같은 종교정책을 강요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런데 기독교인들 간에는 로마인이나 헬라인이나 유태인이나,그리고 귀족과 노예들 사이에 갈등없이 「형제들」이라 부르며 유무상통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신 로마시민의 계층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마침내 어느날 서민들이 모두 다 로마를 떠나 버리고 말았다. 로마의 귀족들은 『그놈들 잘 떠났다. 깨끗한 거리가 됐고,듣기 싫은 불평을 듣지 않게 되어 시원하다』고 좋아했다. ○지체들의 단합 절대적 그러나 며칠 안돼 로마시민들은 생활에 위협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귀족들이 상의한 후 「메네니우스 아그립바」라는 말잘하는 웅변가를 보내어 서민들을 설득시켜 보도록 하였다. 지혜로운 메네니우스 아그립바는 서민들을 찾아가서 연설이나 변론을 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우화를 하나 들려 주었다. 어느날 신체의 각 지체들이 모여 위장에 대하여 불평을 털어 놓았다. 우리는 제기능대로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유독 위장만은 아무일도 하지 않고 우리가 가져다 주는 음식을 받아 먹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지체들은 위장을 골려 주기로 작정하였다. 손은 음식을 입으로 들어 올리지 않기로 했고 입은 음식을 먹지 않기로 했으며,눈은 음식을 보지 않기로 하고 혀는 맛을 보지 않기로 동조했고,목구멍은 음식을 삼키지 않기로 동의했다. 그야말로 KBS처럼 파업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면 위장은 꼼짝없이 혼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보니 몸 전체가 균형을 잃고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손은 떨리기 시작했고 입은 냄새가 나고,눈은 쑥 들어갔고 혀와 목구멍은 수분이 말라 말을 할 기력이 없고,온 몸이 현기증으로 흔들리고 휘청거렸다. 그제서야 각 지체들은 서로 단합해서 일해야 한다는 것과 무슨 일이나 협력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통일,곧 단합한다고 해서 의견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은아니다. 비록 심각한 차이점이 있다 해도 로마의 기독교인들 처럼 정이 통하는 사랑이 있어서 피차에 이해하는 정신으로 협동함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정부나 기업체도 확대한 신체구조와 같기 때문에 국민들과 근로자들의 협조가 없이는 제 기능을 다 발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동시에 근로 대중도 선투쟁 후해결이라는 공식만 가지고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바울사도는 분쟁이 있는 고린도교회의 통일을 위해 신체기능의 조화로 아름다운 비유를 들어 말했다. 『만일 발이 「나는 손이 아니므로 몸에 속한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해서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또 귀가 「나는 눈이 아니므로 몸에 속한것이 아니다. 」라고 해서 몸에 속하지 아니한 것이 아니다. 만일 온 몸이 다 눈이라면 어떻게 들으며 온 몸이 귀라면 어떻게 냄새를 맡겠는가? 그래서 지체가 많아도 몸은 하나이다』(고린도전서 12:15∼17:20) 이 비유는 몸의 다양성이 통일성과 완전히 일치함을 강조한다. ○신뢰회복이 선결과제 옛날 플라톤도 유명한 비유를 사용하여 인간의 몸을 하나의 유기체로서의 유통구조로 묘사했는데 즉 『머리는 산성,목은 머리와 몸통을 잇는 지협,심장은 몸의 샘,털구멍은 몸의 소로요,혈관은 몸의 운하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플라톤은 우리가 『내 손가락이 아프다』라고 하지 않고 『내가 아프다』고 말한다고 했다. 만약 한나라의 도덕적ㆍ정신적ㆍ양심적인 유통구조가 막히면 『아프다』는 감각을 상실해 버리고 만다. 그것은 결국 혈관의 유통기능이 막힌 동맥경화증에 걸린 중증환자로 그 운명은 뻔하지 않겠는가? 이 비유는 현재 우리나라의 계층간의 상호의존과 신뢰를 회복하는데 매우 좋은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이 상호신뢰가 회복될 때에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게 되는 필요성」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사회는 돈의 유통구조를 다룬 전문가들의 실패를 회복하기 위해 하루속히 먼저 정신적ㆍ도덕적인 유통구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제2의 12ㆍ12정신 및 양심적 부양책(치유책)을 발표함이 어떨까 제안하는 바이다.
  • 사립교노조금지·간통죄처벌 위헌여부 논란/헌재,6월께 최종결정할듯

    ◎어제 찬반양측 변론 청취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재판장 조규광재판소장)는 16일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운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1항 4호의 위헌법률심판사건과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제241조의 헌법소원사건에 대한 변론을 들었다. 이날 사립학교법 제55조등에 대한 변론에서는 정원식문교부장관과 강인제 동북고교장,이상규·김상철변호사가 합헌론을,임종률 숭실대교수와 양건한양대교수,이수호「교원노조」부위원장이 위헌론을 폈다. 정문교부장관 등 합헌을 주장한측은 『사립 중·고등학교는 그 설립자만 다를뿐 보통교육의 권한과 의무를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공적인 교육기관』이라고 전제,『따라서 사립학교 교원도 공립학교 교원과 마찬가지로 노동·정치운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국·공립학교의 교원과는 달리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며 임용주체도 국가나 공공단체가 아닌 학교법인이므로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와 같이 노동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반박했다.지난해 4월 간통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모씨(부산 강서구 대저1동)가 낸 형법제241조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의 변론에서는 박정근중앙대교수와 박윤흔 경희대교수가 합헌론을,전광석 한림대교수와 박은정 이화여대교수,용태영변호사가 위헌론을 주장했다. 합헌론자들은 『간통죄는 일부일처주의의 혼인제도를 보호하고 선량한 부부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존치돼야한다』고 주장한 반면,위헌론자들은 『감정에서 자유롭게 솟아나는 애정에의 동경을 형법의 강제처분으로 제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맞섰다.
  • 사립교 노조금지/간통죄 처벌규정/“합헌”ㆍ“위헌”뜨거운 논쟁

    ◎헌재심판대에 오른 쟁점법 지상중계 「전교조」와 관련,그동안 많은 논란을 벌여온 교원의 노동운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1항4호의 위헌법률심판사건과 형법제241조의 간통죄는 헌법상 행복추구권등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사건에 대한 변론이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날 변론에는 정원식문교부장관등 관계ㆍ학계ㆍ법조계인사 10여명이 참가,열띤 찬반공방을 벌였다. 헌법재판소가 사립학교법 제55조 등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이 조항에 의해 해직된 사립학교 교사들이 모두 복직되고 교원노조의 합법성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돼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각급 법원에서 모두 88건이나 위헌법률심판을 해주도록 제청하고 있으나 서울민사지법 합의42부(박용상 부장판사)는 최근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위헌제청신청 자체를 기각,법원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간통죄의 경우도 여성계ㆍ학계ㆍ법조계에서 그동안 끊임없는 논란을 벌여온데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는 별도로 법무부가 폐지를 추진하고 있어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변론에서 공방을 벌인 이들 두 문제에 대한 합헌ㆍ위헌 양론을 간추려 소개한다. ◎사립학교법/「집단목적」위한 학생이용은 부당 합헌론/노동권 부정은 기본권의 본질 침해 위헌론 ▷합헌론◁ ▲정원식 문교부장관=사립학교는 국ㆍ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감독권아래 있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보통교육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공교육기관이다. 이법 55조는 사립학교교원의 법적지위를 공립학교교원과 동등하게 취급하기 위한 조문이다. 사립학교교원의 자격 및 직무가 국ㆍ공립교원과 같으므로 이들에게 노동권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 제11조(평등권)에 어긋난다. ▲강린제 동북고교장=「교원노조」는 목표달성을 위해 학생을 선동ㆍ의식화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등 나쁜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주장하는 「참교육」의 실체는 「민중교육론」을 바탕으로 한 편향된 의식화교육일 뿐이다. 학교는 선동ㆍ선전의 장소가 되어서도 안되며 사회운동이나 정치운동의 장소도 아니다. 학생들에게 보편타당성이 없는 편견이나 사상을 주입하는 것은 제자를 병들게 하는 것일 뿐이다. ▲김상철 변호사=우리나라 중등교육에서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45.3%나 되는 등 사학의 공교육적기능의 원활한 수행이 강조되고 있다. 사립학교교원도 임용주체만 다를뿐 임무ㆍ자격ㆍ보수ㆍ신분보장의 면에서 헌법상의 공무원에 해당한다. 교원의 교육의 자유는 공교육체계와 국가입법에 의한 교육제도 및 정책의 틀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이상규 변호사=경제적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기본권에 대한 제한을 국ㆍ공립학교 교원과 같도록 규정하는 55조만을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립학교교원의 권익보장의 기초가 사회적 책무의 효과적 수행에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사립학교 교원에게 노동기본권을 인정하는 것은 국ㆍ공립학교 교원 및 학생들에게 차별을 받게하는 것으로 불평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위헌론◁ ▲양건 한양대교수=58조의 「노동운동」이라는 규정자체가 교원면직사유로서는 지나치게 막연하기 때문에 위헌이다.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노동3권 제한은 「공무원」과 「주요방위산업체종사자」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밖에 다른 근로자는 제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교원의 단체행동권 제한은 이론이 있을수 있으나 사회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위해 자유롭게 단결할 권리조차 침해하는 것은 명백히 위헌이다. ▲임종률 숭실대교수=헌법 제37조3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립학교법은 노동3권자체를 전면부인하고 있어 헌법에 어긋난다. 직무의 공공성을 근거로 단결권까지 부정할 수 있다면 지하철공사 근로자의 단결권까지 부정할 수 있는 것처럼 사립학교 교원의 직무가 공익성을 띠고 있다는 이유로 단결권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근로자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해서는 안되고 재산권보호에 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노동3권을 전면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사립학교 교원이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에 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노동3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수호 「교원노조」 부위원장=교사를 새로 임용할 때 기부금을 받는 행위,결혼을 앞둔 여교사에게 사표를 강요하는 행위등 사립학교 교사의 신분을 위협하는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교원에게 노동3권을 부여해야 한다. 사립학교 교원은 의무는 공무원과 같으면서도 피고용자로서의 권리는 더 많이 박탈당해 이를 위해서도 노동3권은 인정돼야 한다. ◎형법 간통죄/일부일처제의 건전혼인생활 보호 합헌론/예민한 사생활…국가통제는 안될말 위헌론 ▷합헌론◁ ◇박윤흔 경희대교수=간통죄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하나 헌법규정은 자유스러운 성적행동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한 것이지 간통에 있어서의 성적행위까지 보장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간통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 추세와 국민의 의식변화에 따라야 한다고 하나 아직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간통을 비범죄행위로 받아들일 만큼 의식이 바뀐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간통죄가 위헌이 아니라고 해서 계속 존치시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입법론이나 형사정책적으로 존치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간통죄가 헌법 제12조(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은 간통죄를 형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이 헌법상의 다른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따로 거론할 필요가 없다. ◇박정근 중앙대교수=헌법 제10조에서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된다면 「자기결정권」도 존중되어야 한다. 혼인을 자기결정으로 한 배우자들은 성적성실의무도 부담한 것으로 해석해야하므로 이를 서로 지켜야 할 것이다. 간통죄는 국가가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참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게 하는 것이며 참된 성적인 행복을 추구하도록 보장한 것이다. 간통행위는 실제로 축첩ㆍ중혼하는 것으로 일부일처제를 침해하는 것이다. 국가가 간통죄를 처벌하는 것은 바로 일부일처제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존엄과 남녀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36조에도 합치된다. ▷위헌론◁ ◇용태영 변호사=혼인은 이성사이의 동거계약과 자녀생산계약이 혼합된 일종의 복합계약이므로 형법이 아닌 다른 법률로 다스릴 수 있다. 간통은 개인적인 혼인감정에 의해 처리되는 당사자처분주의에 속하는 것이어서 국가의 형벌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전광석 한림대교수=형벌의 목적과 그 객관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사회윤리의 유지자체가 형벌의 목적이 될 수 없다. 간통행위가 사회윤리에 반하는 것은 사실이나 사회질서가 심각한 위위기에 빠질 정도는 아니며 개인의 성적생활의 한 단면이 될 뿐이다. 따라서 간통은 형법이 아닌 개인관계를 규율하는 민법상의 혼인관계규정에 의해 규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즉 민법상 간통행위를 이혼의 사유로 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충분히 표현되고 있다. ◇박은정 이화여대교수=간통죄는 형법이라는 최후수단이 고소인 개인의 사적인 감정에 좌우되는 점,간통죄의 추적수사 및 소송절차에서 피고인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에게 인격적인 손상을 주는등 피해를 준다고 볼 때 부분적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개인의성적자유추구권은 그것에 피해를 입는 다른 가치가 있는 이상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제한됨이 마땅하며 따라서 간통죄가 전체적으로는 헌법정신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사생활영역의 자유권은 정치ㆍ사회ㆍ경제의 전반적인 자유와 보조가 맞아야 하므로 성적자유와 권리만이 유달리 보호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간통죄의 위헌성은 더 커질 것이며 지금 이를 무효화시키기에는 현실적인 저항이 너무 크다할 것이다.
  • 백화점 「속임수 세일」 전원무죄/“소비자보호 누가하나” 시민 반문

    ◎“할인판매는 사기죄 성립 안돼” 법원/“피해자 진술권 무시,항소방침” 검찰 「속임수 바겐세일」로 말썽을 빚었던 서울시내 유명백화점 간부들에게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형사지법 이태운판사는 19일 이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롯데백화점 전 숙녀의류부장 송영찬(43),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부장 신기철(39),현대백화점 의류부장 홍사영(46),뉴코아백화점 숙녀의류부장 안창렬(54),미도파백화점 영업부장 이수길(42),한양유통 잠실지점장 이희봉피고인(44) 등 6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은 백화점의 중간관리자일뿐 거래업체와 공모해 변칙세일을 했다고는 볼수 없고 할인판매도 손님을 끄는 행위도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허위과장된 광고를 하거나 상품의 질 또는 양을 속이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 제15조를 위반한 것은 분명하나 이 부분도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었으므로 처벌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앞서 피해자들의 진술 및 이 사건과 관련돼 민사소송에 계류중인 기록의 검증을 위해 변론재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피고인들에게 전원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검찰측은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피해자 진술권을 무시하고 변론재개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대해 법원이 해석을 달리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항소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검찰의 범죄사실 입증방법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속임수 판매가 분명한데도 관련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소비자들의 피해는 어디 가서 보상받겠는가』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김재옥씨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엄연한데도 무죄판결을 내린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 판결은 결국유통업체가 소비자를 속여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사례를 남겨 속임수판매행위를 더욱 조장하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상급심서 또 한차례 논란 예상/「사기세일」 무죄 선고 안팎

    ◎「변칙판매」 사기죄 적용 기소에 무리/「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 했어야 속임수판매로 구속기소됐던 백화점 간부들이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더니 끝내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판 사건이 한창 떠들썩한 판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검찰이 그토록 자신있게 사기죄를 적용,엄단을 장담했고 법원 또한 피고인 6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었기에 전원 무죄판결에는 아무래도 납득이 잘 가지 않는 것이다. 검찰의 주장대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기판매행위냐,아니면 법원의 판결대로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이나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어 처벌이 불가능」한 변칙판매행위냐의 문제로 뜨겁게 논란의 대상이 돼왔던 이 사건은 아직 1심판결인데다 검찰이 항소할 뜻을 분명히 밝혀 상급심에서 다시 시비가 가려질 것이지만 앞으로 더욱 거센 법정공방과 사회적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처럼 소비자의 편에서의 자신들의 표현대로 「소신」을 갖고 대형업체의 상거래관행에 제동을 걸었던 검찰은 지난해 11월 우지식품유해공방전에 이어 다시 체면을 크게 손상당하자 매우 의기소침해 있으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상급심 법정에서 안간힘을 다할 것이다. 또 지난해 1월 백화점의 변칙판매행위를 「사기」라고 고발했던 소비자단체들은 그동안 법의 심판을 예의 주시해 왔으나 뜻밖의 판결이 나자 대뜸 강하게 반발하면서 더욱 활발한 소비자운동으로 이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벼르고 나섰다. 1년전 「속임수바겐세일」과 최근 가짜한우고기사건으로 연거푸 궁지에 몰린 백화점들은 그동안 「그룹차원」의 대응이 일단 성공으로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앞으로의 상급심과 쇠고기문제로 인해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번 판결을 법률적으로 보면 검찰이 당초 피고인들에게 무리하게 사기죄를 적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갖게한다. 수사 초기단계부터 사기죄의 적용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던 이 사건은 결국 피고인들은 사기죄의 구성요건이 「기망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판결로 매듭지어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선고공판에 앞서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피해자진술권을 들어 변론재개요청을 한데 대해 재판부가 이를 기각한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사건의 쟁점은 백화점측의 허위가격표시 및 과대광고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에 있었다. 재판부는 『그동안 이들 피고인을 비롯,관계공무원ㆍ소비자ㆍ소비자단체회원 등 모두 37명의 증인을 불러 신문을 벌인 결과 이같은 변칙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히고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백화점관계자 6명이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견해이다. 왜냐하면 이들 중간간부들은 판매과정에서 직ㆍ간접적으로 변칙판매행위를 알았다 하더라도 이들이 납품업체와 공모하거나 공동으로 가격을 조작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을 사기죄의 주체로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 납품업자와 백화점이 서로 짜고 가격을 조작했다 하더라도 이들 실무자들을 처벌하기 보다는 오히려 업무 계통을 거슬러 올라가 법인이나 대표를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또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 절대가격은 있을수 없다』고 밝혀 가격조작문제에 대해 검찰과 견해을 달리했다. 이는 백화점들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가격을 유동적으로 조작할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시장가격은 백화점ㆍ납품업자ㆍ소비자의 3자가 합치될때 유동적으로 조정될수도 있으므로 문제삼을 만한 것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사건 재판에서 허위가격표시 및 과대광고행위는 지난 80년에 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경제기획원측이 이를 고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은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기죄를 적용,패소하고 말았다. 공정거래법위반은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있을때만 수사가 가능하고 이를 적용할수 있는데 경제기획원이 서울검사장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고발하지 않은 탓에 이번 무죄판결이 나온 것으로 법조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백화점의 변칙판매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보아야할 사건이지 사기행위로 보기에는 유죄로 인정할 만한 증거능력이 없다는 얘기이다. 재판부는 『백화점측은 이번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자가 당착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정당한 상행위 및 실추된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진력해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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