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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남정현의 분지(4)

    필화란 항용 그렇듯이 논리나 진실보다는 강압의 질서로 재단되는데,‘분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1966년 9월 6일부터 시작된 이 재판은 1967년 6월28일 제1심 언도에 이르기까지 8회에 걸쳐 공판이 진행되었다.한승헌·이항녕·김두현 제씨가 변호인으로,작가 안수길이 특별변호인으로 등장했던 이재판의 절정은 1967년 2월 8일부터(박종연 부장검사로 교체) 시작된 증인심문이었다. 한재덕(공산권문제 연구소장),이영명(군속.함흥공산대학 출신),최남섭(간첩.구속 중),오경무(간첩.구속중) 등 검찰측 증인과 변호인측의 이어령 증인이 등장했던 이 호화 캐스트의 법정은 강변과 궤변이 난무하여 현대사에서 가장 문학적인 논쟁의 공판으로 남을 만하다. “어느 신사가 애용하는 파이프를 만드는데 쓰여졌다고 해서 장미뿌리는 파이프를 위해서 자란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병풍 속의 호랑이를 진짜호랑이로 아는 사람은 놀라겠지만,그것을 그림으로 아는 사람은 놀라지 않는다”는 등의 문학적 수사론으로 옹호한 것은 이어령이었고,홍만수가 태극기를 미국여인들의 배꼽 위에 꽂는다는 마지막 구절은 민족 자주성의 상징이라고 한 것은 안수길이었다.특히 북한 언론들이 전재했다고 작가를 처벌하는 것의 부당성에 대하여 안수길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나치 독일이 반미 선전자료로 삼았으나 그는 법정에 서지 않았다고 변론했다. 이항녕은 미국의 시사지 ‘타임’이 1967년 3월 10일자호에서 ‘애국자에대한 보상’이란 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뤘다면서 왜 애국자를 우리 법정이처벌해야 되느냐고 반문했으며,한승헌은 ‘분지(憤志)를 곡해한 분지(焚紙)의 위험’이란 제목으로 실정법의 오류로 비판의식의 문학을 말살시킬 수 있다는 경고성 변론을 했다. 한국문인협회는 법원 당국에 진정서를 냈고,여러 언론기관은 다투어 ‘분지’의 무죄성을 강조했는데 그 한 예를 ‘조선일보’ 1967년 5월 26일자 사설 ‘계급의식과 반미감정의 표현론’에서 볼 수 있다.재판에 계류중인 사건이라 판결에 영향을 미칠 보도나 사설은 피해야 되겠지만 “그대로 방관해 두었다가는 국가헌법의 해석상 자칫하면 큰 오해를 빚어낼 염려가 있고,또한그것이 외국의 식자들에게 잘못 소개될 때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그릇인식하는 자료로 왜곡될 가능성조차 엿보이는 내용이 있음을 우리는 중시”하여 언급한다면서 이 소설이 지닌 계급의식과 반미감정을 유죄시하는 사회적인 통념의 부당성을 지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미 감정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책 중 우리의 비위에 맞지 않은 것이 있으면,얼마든지 배척,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자주독립 국가의 국민으로서 마땅히 갖고있다고 우리는 확신한다”고 주장하며,한창 반미감정을 부추기던프랑스의 드 골 대통령을 예찬하는 것도 북한에 동조하는 것이냐고 비꼬았다.사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우리 스스로 창살없는 감옥으로 만드는 우만을 절대로 범해서 안되겠기에 감히 일언하는 바이다”고 끝맺는다.최석채 주필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이 사설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뿐만 아니라 남재희 당시 문화부장은 백낙청교수에게 ‘분지’에 관한 글을 청탁하여 옹호하는 내용을 실어 둘 다 곤욕을 치르기도 했고,동아일보의남중구(당시 법원 출입)기자는 한 번도 빼지않고 이 사건을 취재하여 정확한 기사를 남겼던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7년 6월 28일 제1심에서 ‘분지’는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는데,이것은 사실상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곧바로 언론들은 그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 판결문은 (1)북괴가 대남적화의 수단으로써 우리나라에 ‘반미감정 조성’‘반정부 감정 조성’‘계급의식 고취’에 광분하고 있다함은 공지의 사실이다.(2)피고인의 표현에는 ‘반미적 감정’‘반정부적 감정’‘계급의식고취’의…요소가 다분하다.(3)행위자의 표현을 지득한 자가 반국가단체의활동에 호응하는 감동을 일으킬 요소가 있음을 인식함으로써…범죄요건이 성립된다는 삼단논법을 취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럴 경우 “대한민국에서 반공법에 저촉되지않는 언론이나 정당활동이나 예술활동이 있을 수 없게 된다는논리에 귀착된다”(조선일보 1967.6.29)고 경고했다. 작가 남정현은 뭐라고 했을까.“민족적인 그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언사가 용납되지를않는 것”을 재확인하여,“미국에 대한 비판은 곧 그들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는,“미국이 없으면 나라도 없고 나라가 없으면 자기(수사관)도 없다는 식으로 미국이라는 존재와 자신의운명을 동일시하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 사건은 변호인과 피고가 다 당시의 사법권 독립성에 대한 회의 때문에상고를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막을 내렸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崔淳永회장 결심공판 연기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李根雄 부장판사)는 7일 거액의 무역금융을대출받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동아그룹 회장 최순영(崔淳永)피고인의 변호인단이 낸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여 결심공판을 미루고 오는28일 공판을 속행키로 했다. 최피고인의 변호인인 정지형(鄭址炯)변호사는 “이 사건 공범인 전 신아원사장 김종은(金鍾殷)피고인의 구속만기일이 오는 21일이라는 이유로 최피고인의 변론을 종결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특히 대한생명의 매각협상이순조롭게 이뤄지면 손해액수를 갚을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또 신동아 계열사 대표 고모씨 등 2명을,검찰측은 피앤텍 사기무역 사건으로 수감중인 홍권표(洪權杓)씨를 각각 증인으로 신청했다.이에따라 이 사건 공판은 오는 28일 홍씨 등 3명이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증인신문이 계속될 예정이며 오는 21일로 구속만기가 끝나는 김피고인은 다음 공판 전에 보석으로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정동제일교회는 항일운동의 산실

    우리 근대사에서 교회는 기독교전파 이외에도 서구 근대문명 도입과 일제하애국계몽·항일운동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특히 정동제일교회는 구한말 외교 중심가였던 정동(貞洞) 일대를 중심으로 당시 양대 선구세력이었던 기독교세력과 민족세력을 규합,근대 한국 지도자의 산실 역할을 하였다. 지난달 30일 정동제일교회(담임 조영준 목사)는 제1회 아펜젤러 학술강좌를열고 정동제일교회 관계자들이 3·1의거와 상해 임시정부수립 등 독립운동에적극 가담한 사실에 대한 학술평가모임을 개최했다. 조영준 담임목사는 주제설교를 통해 이 교회의 최초 한인 담임목사를 역임한 탁사(濯斯) 최병헌(崔炳憲·1858∼1927)목사의 충군·애국사상을 소개하면서 “탁사 선생은 한국 최초의 비교종교학자로 토착신학을 통해 한국 감리교의 기초를 닦은 주인공으로 아펜젤러 목사와 함께 이 땅에 기독교 문화의꽃을 피운 분”이라고 평가했다. 배재학당 교사시절 선교사들과 교분을 쌓은 인연으로 1902년 목사안수를 받고 목사가 된 탁사는 이 교회 부담임목사로재직중아펜젤러가 순직하자 이 교회의 제4대 담임목사로 부임하였다.탁사는 특히 국권상실기에 교회내 엡윗청년회를 중심으로 ‘을사조약’반대운동을전개하였으며 협성회,독립협회,황성기독청년회 창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또 애국강연과 언론활동으로 동포들의 애국혼을 일깨우기도 했으며 1922년 은퇴 후에는 감리교 협성신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비교종교론과 동양사상을 주로 강의하였다.이밖에 신소설 ‘성산명경(聖山明鏡)’,천주교와 기독교를 최초로 비교분석한 논문 ‘예수·천주 양교변론(兩敎辨論)’ 등을 저술하였다. 탁사에 이어 제5대 담임목사를 지낸 현순(玄楯·1880∼1968)목사,6대 담임목사를 지낸 손정도(孫貞道·1872∼1931)목사 등이 모두 정동제일교회가 배출한 대표적 민족지사.현목사는 3·1의거 당시 목사로서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으며 그 후 상하이에 밀파되어 임시정부 수립에 깊이 관여하였다.임정 수립후 외무·내무차장을 역임한 현목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구미위원부 위원장 서리에 추대돼 외교활동을 펴기도 했다. 해석(海石) 손정도 목사는 3·1의거 참가후 상하이로 망명,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역임한 애국지사.2부 발표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현희(李炫熙) 성신여대 교수는 ‘손정도 목사와 상해임시정부’라는 논문을 통해 “손목사는평소 혈전으로 독립을 쟁취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주땅에 대한민국 독립정부를 세우고자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이교수는 1918년 손목사가 신병을 이유로 정동교회의 담임목사직을 사임한 것은 고종황제의 밀명을 받고 현목사,의친왕 이강공(李堈公)과 함께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다고 밝혔다.최근 발굴된 ‘현순 자사(玄楯 自史)’에 따르면 당시 손목사는 입정(立丁),현목사는 석정(石丁),최창식(崔昌植)은 운정(雲丁)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였는데 이는 이강공을 중심으로 망명정부를 수립하면서 각자 역할분담을위해 사용했다는 것.즉 立丁(손정도)은 ‘丁’(고종의 밀명)을 立(세운다)한다는 뜻으로 그 바탕은 石丁(현순)이,심부름은 雲丁(최창식)의 몫이었다는것이 이교수의 해독법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市·구청 무료 법률상담소 인기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운영하고 있는 무료법률 상담소가 서민들을 위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IMF체제 이후 임대차 보호법이나 임금체불 등 생활과 직결된 민원이급증하면서 무료법률상담소를 찾는 주민이 늘어나 해당 기관마다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무료법률 상담소를 가장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시.지난해 10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상담을 받기 시작,지난해 12월까지 643명이 찾았다. 상담자중에는 저소득자(24%)와 실직자(15%)들이 많다. 시는 이처럼 이용자가 늘어나자 올해초부터는 매일 운영에 들어가 지난 20일까지 1,939명에게 상담을 해주었다.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와 시 고문변호사 등 73명이 번갈아가며 상담을 맡고 있다.이와 함께 시청 본관 홍보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정법률상담소에도 임대차보호법과 관련해 상담을 해오는 시민이 줄을 잇고 있다.무료 법률상담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한 경우도많다.강동구 성내동에 사는 김모씨는 직장동료가 몰래 자동차 할부보증을 세워놓고 회사를 그만둬 봉급이 차압될 위기에 처하자 무료법률상담소를 찾아해결했다. 중국교포인 이모씨도 평소 아는 김모씨의 이름으로 적금을 들었다가 김씨가 적금을 떼어먹고 대출까지 받아 피해를 입자 무료법률 상담소에서 도움을받기도 했다.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무료법률 상담소도 인기다. 대부분의 구청이 무료법률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구청은 매일 문을 연다.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상담을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로구의 경우 판사 출신인 박원철(朴元喆)구청장이 지난 95년 무료법률상담소를 개설해 지금까지 1만1,000여명의 주민이 상담을 받았다.평상시에는상담원이 주민을 맞지만 어려운 문제는 구청장이 직접 해결사로 나선다. 강북구도 변호사와 건축사 세무사 등이 나서 매일 상담을 해주고 있고,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실시하던 강남구는 이용자가 몰리자 이달부터는 둘째주토요일에도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개선해야할 점도 있다.서울시는 당초 저소득층의 무료변론도 맡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무료변론은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 ‘자영업자 소득파악 특별법’ 추진 안팎

    정부가 자영업자 소득파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한 것은 직장인의‘상대적인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연금이 확대 실시되는 과정에서 소득이 100% 노출되는 직장인들은 변호사와 의사 등 고소득 전문인이 포함된 자영업자가 예상보다 낮은 소득신고를 하는 데 불만을 품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영업자의 예금과 주식·부동산 등 전반적인 재산상황을종합해 합리적인 소득신고를 유도함으로써 봉급생활자와의 형평을 맞추고자하는 것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예·적금이나 주식보유 등 재산변동 상황을 파악할수 있으면 이를 근거로 소득을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면서 “이 법안이 마련돼 시행되면 더이상 고소득자들의 탈세나 소득축소는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자영업자의 재산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당연히 부유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부유한 자영업자는 재산과 소득의 노출로 소득세와 상속·증여세 부담이 늘어나고 각종 사회보험료도 더 내야 한다.무엇보다 재산상의 비밀이 외부로새나가 이용될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세청에 취합된 자료의 보안은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고말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으로의 과세자료 통보는 예금자보호법상의 비밀보호 규정과 상충되는 문제도 따르기 때문에 제도상의 보완책도 필요하다.이에 대해서는 ‘특별법·신법 우선의 원칙’을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일부 반발 등 파문이 예상되더라도 사회정의 실현과 사회보험의 정착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강행할 방침이다.특히 의사·변호사·세무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소득파악 방법을 마련하고 세무조사를강화하는 한편 합리적인 과세를 위해 세제 개편도 검토중이다. 변호사의 소득 파악을 위해서는 법원의 변론기록도 참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도 탤런트,유흥업소 업주 등 142개 업종의 자영업자를 중점관리대상으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1,014만명으로 추산되며,이 가운데 344만명의 과세자료가 현재 국세청에 보관돼 있다. 정부는 대기업 임원의 평균 연소득인 6,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고소득 자영업자가 총 자영업자 수의 10%인 100만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이도운기자 dawn@
  • “대전법조비리 관련 보도 검찰명예 훼손”

    광주지검 김종률(金鍾律)검사 등 현직 검사 22명이 이종기(李宗基)변호사의 대전 법조비리 사건 보도와 관련,전체 검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문화방송(MBC)을 상대로 낸 1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공판이 21일 오전 서울지법 남부지원 307호 법정에서 민사합의4부(부장판사 卞鍾春) 심리로 열렸다. 이날 심리는 원고와 피고측에 대한 인정신문 및 보충질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MBC측 김형태(43)변호사는 앞으로의 변론방향과 관련,“원고측은 보도내용이 사실인지,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어떤 행위가 불법행위인지를 구체적으로특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보도내용의 진실여부를 입증할 책임은 수사기관인 검사에게 있다는 점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검사 등 검사 22명은 지난달 MBC의 대전 법조비리보도가 허위·과장·편파적이었으며 이로 인해 전체 검사의 명예가 훼손된 만큼 1인당 5,000만원씩 모두 1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2차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성수기자 sskim@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2)-남정현의 ‘분지’(1)

    작가 남정현은 등단 3년만인 1961년 중편 ‘너는 뭐냐’로 제6회 동인문학상(후보작)을 수상할 정도로 그 풍자적 기법이 뛰어났다.5·16군부쿠데타 이후 한국사회가 당면했던 갈등과 모순을 전통적인 골계적 수법으로 날카롭게비판하던 이 인기작가에게 당시의 잡지들은 앞다투어 원고를 청탁했다.1964년 11월 경 그는 ‘사상계’와 ‘현대문학’ 두 잡지로부터 소설을 청탁받고 우선 한 편의 작품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소설이란 우리 인간사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을 가진 작가로서 현실을 관찰하면서 “어찌된 판인지 우리 사회의 요소요소에는 인간의 꿈과 염원을 시중들기 위한 법이며 제도며 그 장치보다는,도리어 인간의 염원을 가로막고 행복을 훼손하려는 장애물이 더 많은 것 같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문학적 상상력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국가권력은 이미 나라와 민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들의 손에서 아주 멀리멀리 떠나버린 상태”로 보여 “세세연년 민족자주를 열망하는 전민중적인 희원을 한번 소설화해보고 싶었을 뿐”이어서 쓰게 된 것이 ‘분지’였다.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4·19같은 민족적 희망이 왜 5·16같은 폭압으로 압살당해 버렸느냐를 추구하다가 “그 배후에는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거대한 외세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감지하고 그 답답함과 울분을 기초로 ‘분지’를 구상했던 것이다”(한승헌변호사 변론사건 실록 ‘분단시대의 피고들’ 참고). 그의 장기인 풍자적 기법으로 그리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도 탈고하게된 이 작품을 작가는 순문학지 ‘현대문학’을 통해 발표했다.1964년 12월 어느날이었다. 소설은 홍길동의 10대손인 홍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을 취한 일인칭 독백체로 이뤄져 있다.만수의 아버지는 일제 때 독립운동을 위해나갔으나 해방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고,그의 어머니는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미군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채 돌아와 정신이상으로 죽는다.고아 남매는외가에서 자라던 중 6.25로 헤어져 만수는 입대했다가 제대했으나 살 길이없는 절망 속에서 스피드상사의 현지처가 된 누이동생 분이를 만나 미군수물자 장사를 하면서 지낸다. 이런 딱한 처지의 만수에게 친구들은 도리어 매부인 스피드상사에게 미국과 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빽을 써대는 현실을 저주하며 만수는 썩어빠진 정치를 규탄하나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누이 분이의 고통이었다. 밤마다 스피드상사는 본국의 본처와 비교하면서 분이의 육체적인 결함을 들어 온갖 욕설을 퍼부어대며 학대해댔기 때문이다.대체 미국 여인들의 육체는 얼마나 황홀하기에 저런가고 고심하던 중 스피드의 본처 비취가 한국으로오자 만수는 그걸 확인하고 싶어졌다. 만수는 한국을 안내해주겠다는 구실로 비취를 향미산으로 데려가 정중하게분이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그녀에게 육체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자,그녀는 다짜고짜 만수의 뺨을 후려갈겼다.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만수는 그녀의 배위를 덮치고 앉아 속옷을 찢어 황홀한 육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만수의 손에서 헤어난 비취는 돌연 “헬프미!”를 외치며 산 아래로 내려가 도움을 청했는데 그 결과는 “향미산의 둘레에는 무려 일만여를 헤아리는각종포문과 미사일,그리고 전미군 중에서도 가장 민첩하고 정학한 기동력을 자랑하는 미 제 엑스 사단의 그 늠름한 장병들이 신이라도 나포할 기세로저(만수)를 향하여 영롱한 눈동자를 빛내고”있다. “이 땅 위에서 만수란 이름의 육체와 그의 혼백까지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뿌려진 금액이 물경 이삼억 불에 달”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의 이 소설은 채만식의 풍자를 능가하는 완벽한 알레고리로 김지하 풍자문학에 한 발 앞선 성과였다.“앞으로 단 십 초,그렇군요.이제 곧 저는 태극의 무늬로 아롱진 이 런닝셔츠를 찢어 한 폭의찬란한 깃발을 만들”어,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대륙에 닿아 “우유빛 피부의 그 윤이 자르르 흐르는 영니의 배꼽 위에 제가 만든 이 한폭의 황홀한 깃발을 성심껏 꽂아놓을 결심”을 다지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난다. 林軒永 문학평론가
  • ‘3만원 범칙금’ 20개월 법정투쟁 박중광씨

    법률지식이 없는 평범한 시민이 1년 8개월간의 외로운 법정싸움 끝에 대법원의 새로운 판례를 이끌어냈다. 박중광(58·가내공업)씨의 법정투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 97년 8월1일.택시운전사와 말다툼을 하다 차량통행을 막았다는 이유로 3만원짜리 범칙금 스티커를 발부받은 것.박씨는 억울한 마음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다가 즉심에서벌금 5만원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이후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법률지식이 없던 박씨의 앞길은 험난하기만 했다.더구나 IMF로 공장형편이 어려운 데다 단돈 몇만원 때문에 변호사를 고용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할 수 없이 귀동냥으로 법률지식을 얻어 나갔고,다른 법정에 들어가 변호사들의 변론을 지켜보며 법률지식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즉심형의 2배인 ‘벌금 10만원’을 선고받은 것.박씨는 1심에 불복,항소를 해봤지만 지난해 7월 서울지법 본원 항소심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받고 말았다.희망을 버리지 않은 박씨는 마지막으로 대법원에 호소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鄭貴鎬대법관)는 지난 1월상고심에서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즉심에도 적용된다”고 판결했다.정식재판이나약식명령에만 적용되던 원칙이 즉심에도 적용되는 순간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金敬鍾부장판사)는 17일 박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원심을 깨고 벌금 3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은 판사들보다는 사건기록을 제때 복사해준법원직원이 훨씬 고맙다”면서 “무죄를 받아내지 못해 안타깝지만 잘못된것을 바로잡았다는 생각에 뿌듯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변호사·의사등 소득 재신고 유도

    정부는 16일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 보험료를 공평하게 부과하기 위해 소득액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한 변호사와 의사,대규모 사업자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소득액을 높여 다시 신고하도록 유도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 과세자료와 법원의 변호사 변론자료 등을 활용, 재신고 대상자를 설득해 나가기로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기 위해 임대·이자소득 등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나 공공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자료에 대한 정보 공유체제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1,014만명의 자영업자 가운데 344만명의 과세자료가 국세청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대기업 임원의 평균 연소득인 6,000만원 이상 소득자,또는 총 자영업자 수의 10%인 100만명 정도가 고소득 자영업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종필(金鍾泌)총리는 이날 박승(朴昇)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준 뒤 세종로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오찬을함께하면서“형평성 있는 조세정책 시행은 물론 사회보험료의 적정부과를 위해 자영자의 소득을 정확히파악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도록 위원회가 최선을 다해달라”고당부했다. 이도운기자 dawn@
  • 대한변협 구조대상 확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金昌國)는 무료변론 등 법률구조사업의 대상을 한국국적자에서 외국인 근로자,국제법상 난민,조선족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1일 밝혔다. 변협 관계자는 “그동안 법률구조 대상을 생활보호 대상자 등으로 한정해왔으나 앞으로는 사회적 소외계층에까지 범위를 넓혀 사업을 펴나갈 계획”이라면서 “탈북자와 재외 한국인에 대해서도 법률구조를 하는 방안을 적극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변협은 또 법률구조 대상 사건의 범위를 일반사건 외에 환경소송,소액주주대표소송,언론피해 배상소송 등 공익 관련 소송으로 확대하고 승소 가능성이 낮더라도 공익성이 인정되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변협은 이와 함께 법률구조 신청때 소명자료 제출요건을 간소화하고 구조기금을 확대해 수임 인력을 대폭 늘려 나가기로 했다.
  • ‘총풍’ 사건 韓成基씨 변호인단 해임계 제출

    ‘북풍’모의 사실을 시인하는 고백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韓成基피고인의부인 李모씨는 19일 “남편의 고백서가 마치 검찰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작성된 것처럼 왜곡하는 한나라당 변호인단의 변론을 받지 않겠다”면서 “서울구치소에 鄭寅鳳변호사 등 한나라당 변호인단의 해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李씨는 이어 “한나라당 변호인단을 명예훼손 혐의로 조만간 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英 케임브리지대 리처드 에번스교수 ‘역사학을 위한 변론’

    미국의 저명한 역사가 로런스 스톤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역사학의 위기를경고한다.“포스트모던적 도전 때문에 전문 역사학은 그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위기에 빠져 있다”.네덜란드의 포스트모던주의자 프랑크 앙커스미트는 “서구 역사 서술에 가을이 왔다”고 단언한다.80년대 등장한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 이같이 전문 역사학을 위기와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 90년대 후반들어 젊은 역사가들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는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 과연 무엇인가.포스트모던 역사학의 다양한 모습과 경향을 설명하고 전문 역사학과의비교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는 역사학자의 시도를 담은 책이 나왔다. 리처드 에번스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역사학을 위한 변론(In Defence ofHistory)’.소나무 1만원 에번스 교수는 ‘심판의 제식’으로 현대사 분야에 권위있는 프랭켈 상을,‘함부르크에서의 죽음’으로 울프슨 문학상 역사부문상을 받은저명한 중도 우파적 역사가다. 이 책을 번역한 이영석 광주대 교수는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1960년대와 70년대 세계 역사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사회사 중심의 역사학을 거부한다”고 말한다.전문 역사학은 사회사를 중심개념으로 역사를 서술했다.사회를 통해 정치·문화 등 총체적인 역사를 재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그러나 포스트모던 역사가들은 문화나 정치를 통해 사회를 설명할 수도 있다며 사회사중심의 역사관에 도전한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역사서술의 외연을 넓혔다.“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역사의 어떤 한 측면을 다른 것보다 우선하는 일이나,핵심적인 거대 서사(grand narrative)를 구성하고 다른 모든 것을 그 주변으로 분류하는 것을 거부한다.과거 역사가들이 사소하거나 의미없다고 여겼던 인간의 미시세계도 역사로 끌어들였다”고 에번스 교수는 말한다. 포스트모던 역사가들은 ‘역사학의 실제’의 저자 엘튼의 역사관은 물론이고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에드워드 카의 견해까지도 낡은 것으로 만들었다.그들은 근대주의적 역사서술의 핵심인 이성과 진보에의 신념을 거부한다.한스 켈너 등 극단적인 포스트모던 역사가들은 객관적인 실제는 인식할 수 없으며 과거의 실제라고 믿는 것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에번스 교수는 역사적 지식의 가능성을 모두 부정하는 극단적인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을 비판한다.“역사학자들이 그려낸 과거는 완전한 실제는 아니더라도 장인 정신으로 실제에 접근하려는 역사가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에번스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역사가들에게 자신의 연구 방법과 절차를 성찰하고 좀더 자기 비판적일 수 있게 했다”고 말한다.그는 포스트모던역사이론의 긍정적인 측면은 받아들인다.그러나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많은이론들 가운데 한 이론에 지나지 않으며 다른 이론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한다.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의 등장으로 역사학은 혼돈에 빠져 있지만 그는 객관적 역사지식을 탐구하는 전문 역사관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 공정위, 변호사 관행에 제동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씨는 지난해초 부도위기에 처하자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될 것을 우려,미리 착수금 500만원에 변호사를 선임했다.그런데 얼마후 다행히 부도를 면해 변호사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변호사는 200만원밖에 반환하지 않았다. 광주에 사는 B씨는 가족 선산 문제로 큰 댁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변호사에게 성공보수금으로 3,000만원을 준 뒤 재판 시작 전에 합의를 했다.그러나 변호사는 1,500만원밖에 돌려주지 않았다. 법에 무지한 일반인들은 위기에 처하면 무작정 변호사에게 매달리게 되지만,수임료 계약약관이 의뢰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어 나중에는 분쟁을 일으키기 일쑤다.지난해 YMCA에 접수된 법률피해상담 142건 가운데 70.5%인 100건이 수임료 문제였다. 급기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같은 불합리한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정위는 3일 광주 녹색소비자문제연구원이 현행 변호사 계약약관의 착수금 불반환조항과 성공간주조항,조정청구강제조항 등 3개 조항이 불공정하다며金모씨 등 변호사 7명을상대로 낸 심사청구사건에서 “이들 조항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어 약관법에 위배된다”며 “金변호사 등은 문제의 조항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라”고 시정권고 조치했다.이와함께 대한변호사협회에 ‘표준위임계약서’를 수정토록 통보했다. 공정위가 법조계의 뿌리깊은 관행에 대해 불공정 판정을 내린 것은 처음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이번 판정으로 현행 변호사 계약약관의 불공정성이 명백해짐에 따라 수임료 관련 피해자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6년 서울변호사회가 제정,전국에 보급된 표준위임계약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착수금은 돌려주지 않으며,의뢰인이 소송을 취하하더라도 성공보수금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또 조정청구강제조항의 경우 수임료 분쟁이 생겼을 때 소송을 내기에 앞서 해당 지방변호사회에 반드시 조정을 청구토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같은 조항에 대해 “착수금은 변호사업무에 대한 선금조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변호사가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거나 불성실한 변론을 했을때에는반환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성공보수금에 대해서도 “재판이 성공했을 때 주는 성공조건부 수임료이므로 소송을 취하한 경우까지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조정청구강제조항 역시 “현행 변호사법이 분쟁조정절차를 임의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약관에 이 절차를 의무화한 것은 위법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변호사들이 공정위의 판정을 이행치 않을 경우에는 제재할 방도가없어 변호사업계의 자발적인 개혁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공정위李順美사무관은 “현행 약관법상 수임계약은 개인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는 없다”며 “올해안에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약관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제의 책]시간/기다림·휴식·느림에 대한 변명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느림’에서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현대 기술 문명의 속도사회를 냉소했다.쿤데라의 느림의 미학을 독창적인 인본주의 시 간관을 통해 잇고 있는 칼하인츠 가이슬러의 ‘시간’이라는 책이 박계수 옮 김으로 나왔다. 이 책은 독일 뮌헨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지은이의 시간에 대한 철 학적 에세이 20편을 담고 있다. 그는 시간에 대한 오랜 탐구를 바탕으로 많은 문학작품과 철학서들을 인용 하며 일상적인 분주함에 반대되는 느림·기다림·휴식·멈춤·게으름에 대한 아름다운 변론을 하고 있다. “느림은 창조적 사고의 전제다.느림만이 결속 과 사랑,신뢰를 가능하게 한다.사랑은 일상의 분주함과 조급함에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평화는 느리다.느림과 완만함은 중요하고도 긍정적인 역사의 동력이다.그러나 속도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전쟁은 빠르고 파괴적이다”. 속도사회에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은 빠른 것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 다.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다.이 책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 李昌淳
  • 변호사들 수임관행 변했다

    변호사들이 대전 李宗基변호사 수임비리 사건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위해 자정노력에 나서고 있다. 판사실 출입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사건브로커’인 외근사무장을 없애고충실한 변론을 위해 사건 수임 건수도 줄여나가고 있다. 29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서초동의 서울고·지법 주변 변호사들의 사무실당 형사사건 수임건수는 예년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지난해 의정부지원 사건 이후 검찰이 사건브로커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변호사들도 자구 차원에서 이들을 대거 해임했기 때문이다. 서울 동부지원 앞에서 개업중인 申모 변호사는 “고질적인 법조비리의 주범인 사건브로커가 李변호사 사건 이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들을고용하면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부담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또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판·검사들과 함께 하는 모임도 자제하고 있다. 서초동 법조타운의 朴모 변호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변호사들은 고교동창 법조인 모임과 고향 법조인 모임에 반드시 참석,판·검사들과 친분을 유지하려 애썼다”면서 “그러나 판·검사들의 참석률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모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협이 ‘형사사건은 국선변호인 선임을 원칙으로 하고 사선변호인은예외적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변호사법의 관련 규정을 신설해 달라고 법무부에 건의한 것도 자정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사건브로거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변협 관계자는 “국선변호인은 변론 기여도에 따라 건당 10만∼50만원의 수임료를 받아왔다”면서 “국선변호인 수임료를 최소 30만원 정도로 높이는등 보다 많은 변호사들이 국선변호인으로 눈을 돌릴 수 있게끔 유인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검찰 ‘沈고검장 항명’반박

    검찰은 沈在淪대구고검장의 ‘돌출 항명’이 대전 李宗基변호사 수임비리사건에 대한 공정하고도 엄정한 검찰수사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沈고검장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정치검찰 논쟁’으로 호도하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沈고검장이 비중을 두고 주장한 ‘차기총장 임명을 둘러싼 파워게임 와중에 희생양으로 지목됐다’는 항변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李源性대검차장은 “沈고검장이 사시 7회인데 어떻게 총장후보군에 들어갈수 있느냐”고 반문했다.沈고검장의 ‘자가발전’이 지나쳤다는 것이다. “李변호사의 입을 빌려 수뇌부가 숙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정인을 선별 제거하기 위해 ‘뒷거래’마저 하고 있다”는 沈고검장의 발언도 자신의 무모한 항명을 합리화하기 위한 ‘역(逆)음모’로 규정했다. 沈고검장의 혐의사실도 마찬가지다.잘 알던 대학교수로부터 행정소송의 시간을 끌어달라는 청탁을 받고 李변호사에게 무료 변론을 강요했고 추석을 전후해 떡값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은 것이 ‘진실’이라는것이다.“의뢰인으로부터 이름을 도용당했다”는 沈고검장의 주장은 의뢰인과 미리 입을 맞춘‘허위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沈고검장은 “李변호사와는 허름한 술집에서 한번 인사를 나눈 적은 있으나 향응이나 금품을 받지는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향응을 10여차례나가졌을 뿐 아니라 매번 2차,3차를 강요했다고 공개했다. 검찰은 沈고검장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李변호사의 외사촌인 후배 검사를 시켜 李변호사를 특별 면회하도록 하고 ‘당신이 도와주면 내가 살 수 있다’고 회유한 사실에 격분하고 있다.任炳先
  • ■金昌國 차기 변협회장 후보

    “아픔을 견디며 환부를 도려낸다는 각오로 변호사 전체의 명운을 걸고 법조계 내부의 불법 활동을 뿌리뽑겠습니다” 제40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후보로 지명된 金昌國변호사(59·고시13회)는“축제의 한마당이 되어야 할 총회의 분위기가 불안한 장래와 추락한 자존심으로 너무도 암울했다”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가 범법자로 비쳐지고 변호사 단체는 개혁대상에 올라있다”면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협회의 미래를 위해 법조계 원로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21세기 변협위원회’를 창설,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실변론 보상을 위한 기금 마련과 ‘변론 체크리스트’ 작성,무료 변론 확대,인권침해 진상조사활동 강화,집단소송법과 공익소송법 제정 건의 등다양한 활동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변호사들에게 고율의 표준소득률이 책정된 부가세를 물리고 변호사 단체를 임의 단체화하려는 정부의 규제 개혁안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金변호사는목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81년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끝으로 개업해 진보성향의 변호사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활동했다.87년 金槿泰씨 고문사건의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특별검사)를맡기도 했다. 93∼95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시절 당직 변호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법조계의 개혁작업을 진두 지휘했고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 ‘황혼 이혼’ 사회논란 본격화

    “남은 생이나마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25일 한국 여성의 전화 연합(회장 신혜수)주최로 열린 ‘노인여성 인권’공청회에 참석한 이시형(70) 김창자(76)할머니의 한맺힌 절규다.두사람은 고령에도 불구,40여년동안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시달려오다 이혼소송을 냈다.그러나 이들은 법원으로부터 ‘해로하시오’라는 판결을 받고 항소를 제기하거나 준비하고 있어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대해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황혼이혼’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형 할머니의 변론을 맡은 하승수변호사는 “젊은층 여성이 만약 이와비슷한 문제로 이혼소송을 냈다면 그 결과는 달랐을지 모른다”며 “여성노인의 이혼청구를 인권회복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성노인이 고령의 남성노인에게 이혼을 청구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가부장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이번 판결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여성계는 “인간답게 살권리는 젊고 튼튼하고 힘있는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의 소망”이라며 여성 노인의 이혼 청구에 대해보편적 시각 적용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는 ‘황혼이혼’의 특징을 살펴보면 좀 더 명확히 이해된다.‘황혼이혼’건수의 80%가 여성들에 의해 제기되고 대부분 자식이 출가한 후에 이루어진다.그리고 이혼에 대해 재고할 여지가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평생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참고 살아온 여성 노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저항’인 셈이다.일부종사(一夫從事)를 부녀자가 지켜야 할 덕목으로 여기며 살아온 이들이 자식에 대한 의무를 끝내고 견딜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생각한 순간 택한 길로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알수 있다. 이들에게 새인생은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지 좋은 사람을만나 다시 가정을 꾸려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남은 인생이 길지 않기 때문에 하루를 살더라도 인간답게 살고싶다는 최후의 울부짖음이다. 한국 노인의 전화 서혜경 상임이사는 “노부부 관계에 대한 상담 내용을 보면 배우자의 괴팍한 성격,경제적인 무능력,외도,의처,의부증,성격차이,폭행등으로 인한 갈등이나 이혼을 호소한 경우가 늘고 있다”며 “노후라도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욕구가 증가하는 한 ‘황혼이혼’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서이사는 “노부부의 파경은 호적상의 이혼보다 별거 등 파경사실이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노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부부가 서로 아끼고 인격적으로 대하는 등 부부관계의기반을 단단히 다져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전화연합 백성화 인권사회부장은 “여성노인들의 인권문제에 대한공론화는 더 이상 늦출수 없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피해 노인에 대한법률지원을 하는 한편 이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다각적으로 연구,여론을 환기시키고 정부차원의 노인복지정책 수립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姜宣任 sunnyk@
  • 클린턴 변호인단 변론 시작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19일 속개된 상원 탄핵재판에서 반대변론을 통해 클린턴 대통령의 위증죄와 사법방해죄를 정면으로 부인했다.변호인단을 대표한 찰스 러프 변호사는 이날 모두 진술에서 하원의 탄핵결의문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조사보고서를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하원이 탄핵사유로 내세운 혐의들에 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무죄라고 전제,클린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축출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러프 변호사는 또 하원이 제시한 증거들이 클린턴 대통령의 혐의를 뒷받침해 준다고 해도 미국헌법이 대통령 탄핵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중죄나 비행의 기준을 충분히 충족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측의 반대변론은 이날부터 사흘간 계속된다.백악관측의 반론절차가 끝나면 배심원격인 100명 상원의원들의 질의에 이어 증인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클린턴,‘탄핵재판’대반격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탄핵논쟁의 와중에 휩쓸린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공화당을 향한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까지 탄핵검찰팀인 공화당 하원의 논고가 진행되는 동안 애써 외면하던 클린턴과 변호인팀들은 19일부터 만 24시간 동안 진행될 변론을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으로 벼르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은 대통령으로서 행할 연두교서 발표일이 변론일 시작과 겹침에 따라 이를 십분 활용,자기방어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산이다. 클린턴은 연두교서에서 탄핵과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을 피한 채 사회보장확충,의료보험 개선 등 자신의 재임중 민생관련 국정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변호팀의 주된 전략은 위증 혐의를 벗어나는 데 있다.그러나 위증자체를 부인하기 힘든 형국이어서 클린턴의 죄가 탄핵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 계획이다. 증인채택문제에도 백악관과 민주당은 공화당에 맞불 작전을 쓸 셈이다. 클린턴을 비롯,관련 증인을 불러 곤욕을 치르게 한다는 것이 공화당의 속셈이고 민주당은 이 경우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와 르윈스키의 대화를 녹음한 린다 트립을 증인으로 불러 맞대응한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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