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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북단 영장 실질심사 이모저모

    동국대 강정구 교수 등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 사건관련자 7명에 대한 영장이 24일 실질심사가 끝난지 6시간40분만에 모두 발부됐다. 이날 실질심사에서 혐의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했던 변호인들은 재판부의 결정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본안 심리 때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영장이 발부된 것은 저녁 7시20분.서울지법 영장전담 판사들은 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일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고 검찰의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또 긴급체포가 불법이었다는 등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본안 재판에 가서 다퉈봐야 할 사안”이라고만 말했다. ◆변호인들은 영장 발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정부의 방북 승인도 방북자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되지못한다면 민간교류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한 변호사는 “아쉽지만 그동안 국보법 사건 피의자들이 대체로구속됐던 만큼 형평성 문제를 고려한 것 같다”면서 “혐의 내용에 특별한 것이 없는 만큼 재판에서 무죄 입증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변호인들은 실질심사에서 수사당국이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변론의 초점을 맞추었다.변호인들은 수사당국이 긴급체포 형식을 취한 것에 대해 “긴급체포 구성요건에 맞지 않는 불법행위”라며 수사당국을 불법체포감금죄 등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적성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변호인단은 “개·폐막식 행사 참가 여부가 이적성 여부의 잣대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범민련 강령과 규칙 개정 문제에대해서도 “‘연방제’가 아닌 ‘6·15정신 계승’을 강조하는 등 내용면에서 이적성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방문록에 ‘만경대 정신’이란 문구를 넣어 파문을 일으켰던 강 교수는 21일 귀환 뒤 발표한 글에서 “순간적인 발상으로 가볍게 썼으나 통일운동 단체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당국의 영장에 따르면 강 교수는 이 글 이전에두개의 글을 작성했으나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강 교수는19일과 20일 작성한 글에서 “‘만경대 정신’은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기리고 그 자손들까지보상하자는 것이지 김일성 일가를 찬양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 않은 채 듣기만 했다.검찰은 피의자들이 축전 개·폐막식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방북조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실제행사장 주변에 참가했는지 여부만 간단하게 심문했다.심사에 참가한 공안부 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피한 채 “똑같은 행위라도 그간의 행적을 감안하면 이적성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만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기고] 남남갈등의 해법

    올해로 8·15해방 56돌을 맞았다.해방의 기쁨은 잠시였고분단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갈등은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있다. 해방을 기념하는 ‘민족통일대축전'행사가 말 그대로 ‘축전'이 되지 못하고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남남갈등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됨으로써 우리의 마음을착잡하게 만들고 있다. 남과 북은 지난해 6·15 공동선언을 통해서 화해협력,공존공영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제도화하지 못한 관계로 남북관계는 소강상태에 빠져있다.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갈등은 북한이 진정으로 변했는가 여부에 관한 논쟁,대북지원과 관련한 ‘퍼주기' 논쟁,그리고 6·15 공동선언에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을계기로 점화된 통일방안과 관련한 논쟁 등이다. 이번 평양 ‘8·15 대축전'을 계기로 나타나고 있는 남남갈등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고 넘어가야 신·구 패러다임간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번과같은 남남갈등은 겪지 않아도 될 갈등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라도 민족문제와 관련한 더 이상의 남남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먼저,남남갈등의 원인을 찾고 갈등해소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번 사태도 사회 구성원들간의 상관조정 없이 정부 당국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이 결국은 화를 자초한것이란 지적이 있다.우리 사회 내부에서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가진 여론주도 단체와 인사들이 ‘공론의 장'을 통한의견수렴과 설득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북한과 민간교류를본격화했다면 이러한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으로,우리는 남북화해시대에 맞는 법적·제도적 정비와 함께 냉전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아직 ‘냉전의관성'이 남아있는 기득권 또는 일부 보수세력의 입장에서보면 북한은 공존의 대상이라기보다 ‘타도' 또는 ‘극복'의대상이다. 따라서 이들은 북한불변론의 입장에서 안보에대한 우려와 대북지원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을 내세우면서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국가보안법 개정 등에 반대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과 이에 따른 실정법과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보안법 등 관련 법률을 하루 빨리 정비해나가야 할 것이다.그리고 남북간 공존체제가 유지되려면 남북한 공히 상대를 부정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자폐적인 정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렇게될 때 우리는 북한을 공존의 대상을 받아들이 수 있는 것이다.물론 북한당국도 남북화해·협력을 위해서 노력하고진정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남정책에 있어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대북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대북정책 추진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과 같은 북한·통일문제가 차기 대선과 연계되거나 국내정치(언론사 세무조사 등)와 연결돼 오해되는 것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또한 남남갈등이 이른바 ‘색깔논쟁'으로 비화돼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철저히경계돼야 한다.통일문제는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뤄져서는 안되며 민족의장기적 이익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고유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언론사주 구속 이모저모

    수사력이 미치지 않는 ‘마지막 성역’으로 여겨지던 언론사 사주들이 마침내 17일 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검찰은 그러나 동아일보 김병건 전 부사장 등 2명에 대한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대응책을 논의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영장이 발부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국민일보 조희준전 회장,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은 이날 밤 9시1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차례로 서울구치소로 호송돼 수감됐다.구속된 사주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문 채 검찰청사를 나섰다.대기중이던 호송차 주변에서는 각사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침통한 표정으로사주가 구속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가장 먼저 영장이 집행된 방 사장은 굳은 표정이었지만사진·TV카메라 기자들의 요구대로 포즈를 취해주는 여유를 보였다.조 전 회장은 사진기자들에게 가벼운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반면 김 전 명예회장은 포토라인에 서지않고 빠른 걸음으로 로비를 지나 호송차에 올라탔다. ■영장이 기각된 동아일보 김 전 부사장과 대한매일사업지원단 이태수전 대표는 밤 10시쯤 서울지검을 나와 귀가했다.김 전 부사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않았다. ■박상길(朴相吉) 서울지검 3차장 등 수사팀은 법원이 2명의 영장을 기각한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검찰은 “법원이 김 전 부사장의 영장을 기각한 것은 형평성을잃은 판단이고, 이 전 대표는 기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하며 “기각 사유를 도저히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구속된 사주 3명과 영장이 기각된 2명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열린 영장실질심사 이후 서울지검으로 옮겨져 길게는11시간 동안 자신이 조사를 받았던 조사실에서 대기했다. 이런 ‘장면’이 불편한듯 검찰은 “실질심사제도의 취지는 영장 발부 여부를 바로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심문이 끝난 피의자를 10여시간 동안 대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는 김 전 명예회장만 1시간 20분 정도 걸렸을 뿐 다른 4명은 30분∼1시간 정도로 예상보다 짧게 끝났다.언론사측 변호인단은 각각 수백장에 이르는방대한 양의 변론 자료를 갖고 법정에 들어가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방 사장은 10여장 짜리 원고를 준비해 와 진술을했다. ■서울지검 청사에는 로이터통신,교토통신 등 외국언론을포함,100명이 넘는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이번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박홍환 장택동 조태성기자 stinger@
  • 언론사주 소환 이모저모

    9일 이틀째 이어진 언론사 사주들에 대한 조사는 전날보다 한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소환된 사주들은때론 준비한 자료를 검찰에 제시하며 변론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장재근 전사장과 국민일보 조희준 전 회장은이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모습으로 수행원과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했다. 국민일보 조 전회장은 전날보다 빠른 걸음으로 ‘포토라인’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잠은 잘 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많이 못 잤다. 수고하라”고 웃으며 대답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조 전 회장은 특수2부 임상길(林相吉)부부장검사가,한국일보 장 전 사장은 특수3부 김학승(金學昇) 수석검사가 각각 신문했다.검찰은 언론사 사주인 점을 고려,조사 과정에서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검찰은 사주들이 ‘밤샘조사를 통해 무리한 수사를 받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 검찰 관계자는 “새벽까지 수사가 이어질경우 본인의 의사를 물어본 뒤 본인이 원하면 계속 수사하고 그렇지 않으면 귀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김대중(金大中) 주필이 이날도 소환에 불응하자 수사팀은 몹시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 검찰 관계자는“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자”며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택동기자 taecks@
  • 위안부 소송 배경과 전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1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열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소송은 미 사법부가 2차 세계대전중 저질러진 일본 정부의 행위에 대해 과연 법적 책임을물을 수 있느냐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한국,중국,타이완,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의 위안부들은유대인 등에 대한 독일 나치정권의 강제노역 피해보상 소송에서 독일 기업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수십억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한 데 크게 고무됐다. 위안부들은 돈을 받아내겠다는 배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소송에서 이기면 지금껏 한마디도 없던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아낼 수 있다고 보고 지난해 9월28일 소송을제기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정식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일본 편을들어줬다. 주권국가로서의 면책특권을 내세워 지난 4월 뜻밖의 소송 기각 요청을 냈다.3국 정부(일본)의 일상적 행위와 관련해 민간인들이 낸 소송을 미국 법원이 다루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미국측의 이같은 주장은 1951년 일본과의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을 통해 일본의 전쟁범죄 문제를이미 해결했다는시각을 깔고 있다.그러나 밑바탕에는 일본이 패소하면 미국도 일본내 원폭 피해자로부터 전범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데다 피고인 일본 정부와 자칫 외교적 마찰로 번질 것을우려한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위안부 변호인단은 1976년 제정된 ‘외국면책특권법’이외국정부의 일상적인 행위와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만면책을 인정할 뿐 정부 용인 아래 이뤄지는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륜적 범죄는 그 대상이 아님을 강조했다.특히 이같은 범죄는 이득을 목적으로 한 일본 정부의 상행위로 규정해야만 면책특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위안부 변호인단은 지난해 제정된 미국의 ‘인신매매금지법’까지 거론하며 미국 정부를 코너로 몰았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일본이 위안부를동원한 것은 정부의 공권력과 군사 지휘권의 남용이지 상행위는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미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부인하는 성명을 법원에서 돌리기까지 했다. 위안부측 변호인단으로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김기준변호사는 “사안이 민감해 기각 요청에대한 결정이 언제내려질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다만 위안부측의 변론이설득력이 있고 헨리 케네디 판사도 긍정적으로 반응,승산은 충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송 기각 요청에 대한 심리는 보통 1∼2주일 정도 걸리나길게는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mip@
  • 초대 인권위위원장 김창국변호사 내정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신설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초대위원장에 김창국(金昌國) 변호사를 내정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1일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김창국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분으로 그동안 우리나라의 인권신장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준비작업은 김 위원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인권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81년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오면서 87년 김근태(金槿泰)씨 고문사건의 공소유지 담당변호사를 비롯해 91년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 등 주요 인권사건의 변론을 맡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인권위원장 내정 김창국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초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창국(金昌國) 변호사를 내정한 것은 인권신장을 위한그의 노력을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특히 11월 출범하게 될국가인권위가 국가기구로써 확실하게 자리잡도록 하기위해김 위원장 내정자의 적극적인 인권 활동과 폭넓은 경험을활용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김 내정자는 지난 81년 부터 변호사로 활동해오면서 87년김근태(金槿泰)씨 고문사건의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를 비롯,91년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 등 주요 인권사건의 변론을 맡아온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다. ◆프로필. 김 내정자는 특히 법조계에서 공인할 만큼 깐깐한 원칙주의자이자 뚜렷한 개혁성향의 변호사다. 시민단체 대표를맡고 있을 정도로 신망도 높다. ▲전남 강진(60세) ▲서울대 법대 ▲고등고시 사법과(13회) ▲전주·대구·부산지검 검사 ▲전주·광주지검 부장검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참여연대 공동대표
  • [김삼웅 칼럼] ‘조광조개혁’ 죽인 수구지식인들

    언론개혁을 둘러싼 논쟁을 시작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지식인집단의 논쟁이 꼬리를 문다. 대한변협의 비뚤어진 시각을 비판하는 민변의 반론이 제기되고 정치·언론·작가에이어 법조·종교인들까지 확산되었다. 백가쟁명의 혼란상인듯 싶지만 본질적으로 논쟁은 바람직하다. 우리사회는 지나친 획일성과 족벌신문의 지배로 논쟁다운 논쟁의 공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족벌신문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지식인들만 골라 글을 쓰게 하고 여론을 몰아가서 논쟁의 장(場)이 서지 못했다. 요즘 족벌신문에 글을 쓰는 면면을 볼때 지금도 5공시대가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민심을 흔들고 여론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 그 사람들’이다. 이른바 ‘밤의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수구기득권층은 세습권력을 누리면서양심적 지식인들을 ‘홍위병’이나 ‘악령’으로 낙인한다. 걸핏하면 포퓰리즘(대중주의)으로 매도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동종교배(同種交配)’를 통해 수구지식인만 양산한다. 5백여년전 정암 조광조가 죽을때도 그랬다.역사상 특출한 개혁정치가인 정암의 개혁에 훈구(勳舊)파가 거세게저항했다. 새로운 인재등용의 현량과 실시나 가짜 공신을쫓아내는 위훈삭제(僞勳削除)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래서 온갖 모함에 나섰다. 심지어 “조씨가 왕이된다”는 ‘주초위왕(走肖爲王)’의 글자를 새겨 벌레가 파먹게하고, 이것이 민심인것처럼 조작하여 마침내 정암과 사림(士林)세력을 숙청했다. 정암의 패배는 개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기묘사화 이래 수구파가 활개치고 부패가 심화되면서 국가는 병들어갔다. 율곡과 다산을 비롯,실학파의 개혁론이 제시됐지만 강고한 기득세력의 벽을 뚫지 못했다. 도처에서 민란이 일어나고 홍경래·전봉준의 마지막 몸부림도 허사로 끝난채 망국에 이르렀다. 중종반정으로 정권교체가 된 중종시대는 개국 100년이 지나고 연산군의 폭정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정을 쇄신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창업-수성-경장(更張)으로 이어지는 역사발전의 사이클을놓쳤다. 사림파를 반역으로 몰아 죄를 줄때, 즉 기묘사화가 일어난밤의 일이다. 사관 채세영(蔡世英)은 훈구파의 가승지 김근사(金謹思)가 그의 붓을 빼앗아 정암 등의 죄를 대역죄인으로 고치려들자, “사필(史筆)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고 다시 빼앗고 ‘죄안(罪案)’쓰기를 거부했다. 이런 사람이 진짜 지식인이고 문인이고 학자다. 요즘 언론인·교수·작가·변호사등 과거 행적으로 보아 침묵해야할사람들이 함부로 말하고 글쓰는 후안무치들이 참으로 많다. ‘홍위병’운운하는 작가는 양심적 문인·작가들이 군사독재와 싸울때 옷깃이라도 한번 스쳤던가. 언론개혁운동을 ‘악령’으로 모는 교수들, 그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나. 모변호사회를 이끈 집행부 중에 양심수 변론을 한번이라도 맡았던 사람이 있는가. 광주항쟁을 매도하고 총리까지 지낸어느 교수, 민주화운동을 좌경으로, 광주항쟁을 폭동이라쓴 언론인들, 조금이라도 반성하고 글쓰고 있는가. 지식인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는 진리다. 진리란 형식논리학적으로는 논리법칙에 모순되지 않는 명제를 말한다. 참된 것(眞)이라는 명제가 지닐수 있는 논리적인 치(直)이기때문에이것을 진치(眞直)또는 진리치라 한다. 진리의 추구에는 양심이 전제된다. 루소는 양심을 ‘불가오류적(不可誤謬的)’이라 했다. 양심만이 진실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심을 말하는 영어의 컨센스(conscience)의 어원이‘함께 안다’는 뜻이다. 지식인은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바르고(正) 선(善)함을 명령하고 사악을 물리치는 양심에 좇아 이웃과 사회와 함께 알고 행동하는 책임과 의무가따르는 무거운 위치다. 그래서 한말의 지식인 매천 황현은‘식자의 책임’을 안고 스스로 음독하지 않았던가. 모름지기 글쓰는 사람은 채세영의 사필정신을, 법조인은 오른손에천칭(天秤)을 들고 서 있는 법과 정의의 수호신 테미스여신을 기억할 일이다. 조광조를 영원히 죽일수는 없지 않은가. 김상웅 주필 kimsu@
  • 40년전 北탈출 김행일씨 “북송사업 허구성 알리고 싶어”

    “재판의 승산 여부를 떠나 재일 총련 북송사업의 허구성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27일 도쿄(東京) 지방재판소 법정에 선 김행일(金幸一·53·서울 거주·택시 운전사)씨는 재일 총련을 상대로 제기한550만엔의 위자료 청구소송 첫 구두변론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아이치(愛知)현 출신인 김씨가 청진행 북송선에 오른 것은지난 61년 6월.북에 가면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것이라는 꿈에 부풀었던 그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지상 낙원’의 꿈이 하나둘씩 깨져 나갔다. 대학교 진학은 고사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동차 수리점에서 노동당 관계자의 감시하에 중노동에 내몰린 것은 물론이고 배급받은 식량도 손바닥만한 옥수수가 고작이었다.“일본에 돌아가겠다”고 호시탐탐 탈출을 노리던 김씨는 이듬해 10월 평강행 기차를 타고 38도선 부근에서 내린 뒤 지뢰밭을 뚫고 남으로 넘어왔다. “속았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남으로 내려와 일본에 가려고 했으나 남한 당국이 제지해 그냥 눌러 앉았어요” 북·일 적십자사의 합의로 59년부터 84년까지 계속된 조선총련의 북송사업으로 9만3,000명이 북으로 갔다.송사를 일으킬 생각도 못하고 있던 그를 돕기 위해 일본의 시민단체인‘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이 소송비용을 대고 있다. 그는 40년이 지나서야 재판을 제기한 이유를 “내 인생을망가뜨린 북송사업의 주역인 총련의 책임을 지금이라도 묻고 싶어서”라고 강조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정인봉의원 벌금 700만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1년여 동안 재판을 받아온한나라당 의원 정인봉(鄭寅奉)피고인에게 7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현역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벌금형 확정 판결을 받으면 의원직이 박탈된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金庸憲)는 26일 지난해 16대총선을 앞두고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정 피고인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적용,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또 향응을 받은 카메라기자 이모(48)피고인 등 2명에게는 벌금 150만원과 추징금 88만여원을,장모(48)피고인 등 2명에 대해서는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피고인이 사조직을 운영하고,명함 등 인쇄물들을 불법적으로 배포하고 기자들에게 향응을제공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공정한 선거를 위해 만들어진 선거법에 비춰보자면 징역형을 선택해야 하나 정 피고인이 무료변론 활동을 성실히펄친 점 등을 참작,변호사 자격이 박탈되지 않는 벌금형을선고한다”고 밝혔다. 정 피고인은 지난해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뒤 유흥주점에서 방송사 카메라기자 4명에게 46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앤서니 기든스 강연요지 “”제3의 길 기본목표는 정부개혁””

    ‘제3의 길’의 저자 앤서니 기든스(런던정치경제대 학장)는 9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제3의 길,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가진 초청연설을 통해 사회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제3의 길의 현주소를 진단했다.다음은 강연요지. *정부의 직접통제보다 여건조성이 중요. 사회민주주의는 한때 쇠퇴했지만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당선을 기점으로 경이롭게 복귀했다.이 변화의 근저에 ‘제3의 길’이 있다.‘제3의 길’은 ‘진보적 정치’나 ‘새로운 진보주의’를 풀이될 수도 있다.나라마다 다른,다양한‘제3의 길’이 있지만 기본목표에는 공통성이 있다. 우선 공공부문 축소가 아니라 쇄신과 강화를 목표로 한 정부개혁이다.정부의 직접적 통제보다 여건조성이 중요하다. 경제분야에서는 긴축재정과 균형예산의 유지,낮은 인플레와 안정적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춘 거시경제 운용,교육 및 기술훈련에 대한 집중투자,복지국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개혁,능동적 노동시장 정책 등을 꼽을 수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책임 없이는 권리도 없다’는 새로운시민의식 모델,확고한 인류 평등주의,시민사회 개혁,지방자치로 향햐는 권력의 이양과 분산,법과 질서의식 확립,생태계 현대화 등을 꼽을 수 있다.마지막으로 국제적 시각이다. ‘제3의 길’의 성공사례는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기다.완전고용을 수반하는 장기간의 고성장이 지속됐고 빈민층 비율이 줄고 흑인과 히스패닉의 경제적 입지가 호전됐다. 유럽에 대한 평가는 다소 유보적이다.유럽연합(EU) 15개국 중 현재 12개국에서 사회민주당 정부 또는 사회민주당 주도연합이 정권을 잡고 있지만 지속여부는 불투명하다. 유럽은 심각한 취업난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유럽경제가 만성적 실업문제를 극복하려면 경제 중심이 서비스와 지식분야로 확대돼야 한다.유럽의 복지국가는 다수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지원하지 않으며 민간부문의 고용을 창출하지 않아 서비스나 지식산업 분야가 취약하다. 좌익의 부활과 함께 극우파도 새롭게 대두됐다.극우정당들은 세계화를 값싼 노동력으로 국가경제를 질식시키려는 세력으로 간주하고 경제·문화 보호주의를 촉구하며 외국인혐오증과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공통성을 갖고있다. ‘제3의 길’은 공산주의 몰락 이후 좌익재건의 틀을 제공했다.선거승리를 도왔고 사회민주주의 부흥을 위한 필요조건이 됐다.세제 또는 연금개혁 등 인기는 없지만 불가피한혁신들을 합법화하는 기틀 등 일관되고 실용적인 정책개발을 지원했다. ‘제3의 길’은 현재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너무나 많은 미지수와 유권자 해체,정치 지도자에 대한 신뢰하락등민주주의 매커니즘의 변화가 외부로부터의 도전이다. 정치인들이 매일 언론보도에 답하는,정치지도자와 언론간의 대화라는 새로운 직접민주주의가 등장하고 있다.이런 ‘언론 민주주의’는 정치 지도자에 초점을 맞춘다.지도자와정기적으로 접촉하는 ‘두뇌집단에 의한 통치’다. 정리 전경하기자 lark3@. ■기든스는 누구.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정책브레인이자 ‘제3의 길’의저자로 잘 알려진 현대 사회학계 최고의 거목.1970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사회학 강의를 맡으면서부터 본격적인 학자로서의 활동을 시작,80년대 이후 좌우 이념의 대립 및 그 극복 방안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그의 연구결과는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블레어 총리가 주창한 ‘제3의 길’의 이론적 기반이 됐다.주요 저서로 ‘자본주의와 현대사회 이론(1971)’‘좌파와 우파를 넘어서(94)’‘사회학의 변론(96)‘기로에 선 자본주의(2000)’ 등 30여권이 있다. 1938년 런던 출생으로 헐대학을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케임브리지대 교수를 거쳐 97년 1월부터 런던정치경제대 (LSE)총장 겸 교수로 일하고있다. 이동미기자 eyes@
  • [오늘의 눈] 법 아는 議員의 법절차 무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심리를 더 진행해야 합니다.”“기소된 지 1년이 넘었는데 공소장도 제대로 안 읽었습니까?” 지난 6일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인봉(鄭寅奉)의원에 대한 공판.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의원 사건 재판부와 변호인단 사이에 팽팽한 입씨름이 벌어졌다.재판부는 심리를마치고 구형을 하자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은 심리가 불충분하다고 우겼다. 정의원 사건 공판은 이날이 20번째였다.그러나 정의원은‘정치 일정’을 핑계로 13번이나 출석하지 않았다.재판은1년2개월 동안이나 질질 끌 수밖에 없었다. ‘표적수사’로 기소됐다는 정의원측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고의로 출석을 기피하고 재판 진행을 지연시키는 듯한 행동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해못할 변호인단의 행동은 이어졌다.증인신청을 취소한사람들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는가 하면 불출석으로 무산된 변호인측의 피고인 반대신문 기회를 다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공소장을 제대로 읽지 못해 변론준비가 미흡했다는,변호인으로서 직무유기에 가까운 발언까지 했다.변론도 법률논리에 의한 반박보다는 옥외집회장에서나 들을 만한 정치성 변론으로 일관했다.재판은 5시간 만에야 가까스로 끝나고 정의원에게 2년형이 구형됐다. 선거사범의 1심 처리 시한은 6개월로 규정돼 있다.그러나이 시한이 지켜지는 예는 거의 없다. 국회의원 등 기소된선거사범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재판에 나오지 않기때문이다.재판 과정에서도 정치적 논리를 내세우거나 재판진행에 비협조적이다.정의원이 현직 변호사이자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보내는 시선은 더 따갑다.‘1심 재판 6개월 규정은 국회의원들이 만든 게 아니냐’는 재판부의 질타는 정의원에겐 뜨끔한 일침이었다. 유죄를 받을 수도 있고 무죄를 받을 수도 있다.표적수사의 희생양일 수도 있다.그러나 법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법정에서 정치적 논리로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법을 아는 사람이면 더 그렇다. 정치에 대한 불신은 그래서 커진다. 조태성 사회팀 기자 cho1904@
  • 정인봉의원 징역2년 구형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재판에 나오지 않아 체포동의요구서까지 국회에 제출됐던 한나라당 정인봉(鄭寅奉)피고인에 대한 1심 심리가 6일 20차 공판에서 1년 2개월만에 종결됐다.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千成寬)는 서울지법형사합의23부(부장 金庸憲)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정피고인에게 공직선거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징역 2년을구형했다. 검찰은 논고문에서 “법조인이자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재판에 불출석한 것은 사법부를 우롱하는 행동으로 사회지도층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변호인단은 최후변론에서 “기자들에게 식사와 술 등을 제공한 것을 형사입건한 사례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 장성민·최돈웅 의원직 위태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서울 금천)의원과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강원 강릉)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몰렸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姜秉燮)는 3일 지난해 16대 총선과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의회계 책임자 최모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징역 10월,집행유예2년이 선고된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민주당 장성민 의원의 선거사무장 권모씨에 대해서는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500만원 대신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최 의원과 장 의원은 ‘후보 본인이 100만원 이상의벌금형을 선고받거나 선거사무장 또는 회계책임자 등이 징역형을 받으면 그 후보의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라 대법원에서 2심 형량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그러나 본인이 기소돼 1심에서 각각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던 한나라당 신현태(申鉉泰·경기 수원 권선)의원과 민주당 이호웅(李浩雄·인천 남동을)·장영신(張英信·서울 구로을)의원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벌금 70만원이 선고됐던 한나라당 조정무(曺正茂·경기 남양주)의원과 벌금 50만원이 선고된 민주당 이창복(李昌馥·강원 원주)의원에 대해서는 항소를 기각,원심 판결을유지했다. 1심에서 벌금 120만원이 선고된 민주당 심규섭(沈奎燮·경기 안성)의원에 대해서는 재정신청사건이 1심 법원에 계류돼있다는 이유로 선고를 연기,변론을 재개하도록 했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이날 민주당 장정언(張正彦)의원의 회계책임자 김모씨(55)와 사무국장 강모씨(50)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1,500만원과 1,000만원을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따라서 장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또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에 대해서는 사전선거운동 부분에 대해 무죄취지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반공검사’ 오제도씨 별세

    ‘반공검사’로 유명한 오제도(吳制道) 변호사가 1일 새벽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향년 84세. 지난해 초부터 폐렴 증세를 보이던 오 변호사는 올들어 몸이 약해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1917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난 오 변호사는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46년 제1회 판·검사 특별임용고시에 합격,법조계에 첫발을 디뎠다. 서울지검에서 정보부 검사로 일하면서 남조선노동당 김삼룡·이주하 사건,성시백 사건,국회 프락치 사건,여간첩 김수임 사건,학원내 적색교원 사건 등 굵직한 대공사건을 모두 도맡아 ‘반공검사’‘사상검사’로 이름을 날렸다.국회프락치 사건으로는 국회의원 15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60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에도 신의주학생의거기념회장,한국반공연맹이사,북한탈출동포돕기운동본부 부회장,무궁화회 회장,월간 ‘사상 21세기’ 회장 등 대표적인 보수우익인사로 활동했다.유신과 5공 시절 9대와 1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97년 ‘노조에 불순세력’ 등의 발언으로 법정에 선 박홍전 서강대 총장과 ‘북풍사건’의 권영해 전 안기부장 등의변론을 맡아 화제가 됐다.이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풍납동 서울중앙병원에는 고인과 의형제를 맺은 황장엽 전북한노동당 비서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유족은부인 한석주(韓錫珠·82)여사와 장남 영찬(永璨·53)씨 등 3남3녀가 있다.발인은 5일 오전7시.(02)3010-2270. 전영우기자 anselmus@
  • 내일 첫 방송 SBS ‘로펌’“삶 끌어안는 法 보여드릴께요”

    내일 첫 방송 SBS ‘로펌’“삶 끌어안는 法 보여드릴께요”

    “형,우리도 이제 뜨는 거야?” 96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의류브랜드 ‘스톰’의 모델에함께 뽑힌 것을 축하하던 날,송승헌에게 소지섭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며 위와 같이 말했다.같이 연예계에 데뷔해서1살의 나이 차이로 형,동생하며 지내던 송승헌과 소지섭이6일 첫방송되는 SBS 미니시리즈 ‘로펌’에서 처음으로 함께 연기한다. ‘로펌’은 각자 개성이 강한 변호사 5명이 뭉쳐 법률회사인 로펌을 만들어,큰 법률회사와의 갈등 속에서 성공하는이야기를 담는다.송승헌은 약자의 편에 서는 변호사인 주인공 정영웅역을,소지섭은 돈만 밝히는 변호사 최장군역을 맡았다. 구본근 CP는 “5명의 변호사 이야기이다 보니 좋은 변호사 대 악덕 검사와의 대결 구도가 아니냐며 검찰에서 전화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1일 경기도 양수리 영화촬영소의 법정 스튜디오에서 송승헌은 강간범의 변호를 맡아 변론을 거부하는 장면을 찍고있었다.금빛 안경 너머로 강한 눈빛을 뿜어낸 송씨는 손쉽게 정세호 PD의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영화촬영소에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정PD는 “연기를 못하는 친구”라며 소지섭을 소개했다.소씨는 함께 데뷔한 송승헌과 인기와 명성을 비교하는 질문에 “연예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보다는 운과 매니저의 능력이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소지섭은 키는 182㎝로 179㎝인 송승헌보다 크지만 “옷을 벗으면 형이 더 멋있어요”라며 웃었다. 송승헌은 “요즘 검사,변호사 등 완벽한 엘리트 역할을 많이 했는데 실제 모습과는 조금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또 스스로 변호사라면 돈이 되는 사건을 주로 맡아 정영웅보다는 최장군쪽에 가까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펌’에서는 ‘섬’‘박하사탕’등에 출연한 영화배우서정과 김지호,변우민 등이 함께 로펌을 세우는 5인의 변호사역을 맡았다.서정은 이번이 첫 드라마 출연으로 정PD는“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처음 보고 건방진 듯한 강한 이미지에 반해 전격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7전8기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걸어다니는 법조문’인한통령역을 맡은 변우민은 “집안에 법조인이 4명이나 돼서 동네아줌마들에게 법조문을 설명해 준다”며 변호사 연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극본은 ‘마지막 전쟁’‘여자만세’등을 쓴 박예랑 작가가 맡았으며,‘청춘의 덫’‘경찰특공대’등을 만든 정PD는 “법조드라마는 대체로 실패했지만 삶의 얘기를 끌어내 시청자들에게 어렵다는 느낌은 안주겠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유치원생 성추행 의혹 원장’ 거액 손배 판결

    유치원생 성추행 의혹사건과 관련,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설립자는 물론 원생의 담임교사에게도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서부지원 민사합의4부(부장 具萬會)는 11일 “지난 98년 G유치원 설립자 H씨가 딸(당시 6세)을 성추행했다”며 이모양의 부모가 H씨와 담임교사 K씨(25·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이양에게 3,000만원,이양의 부모에게 각각 1,500만원씩 모두 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특히 피해자인 이양의 부모가 형사 고소한사건에 대해 검찰이 “어린 아이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어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한 상태에서내려진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사건 개요] 이양의 어머니 송모씨(40·여)는 98년 7월14일이양이 다니던 G유치원 설립자인 H씨로부터 딸이 수차례에걸쳐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여러차례 “유치원에 가기 싫다”며 울고 떼를 쓰는 것을 어리광으로만생각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송씨는 곧 H씨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이양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항고,재항고를 해 재수사 결정을 받아냈지만 재수사에서도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무혐의가 내려졌다.송씨는 현재 “검찰의 무혐의 처분은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출한 상태다. 송씨는 사건 후 충격으로 딸과 함께 서울의 한 종합병원정신병동에 입원해 8개월 동안 치료를 받았다. [법원 판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H씨는 부인하고 있지만이양과 송씨의 정신치료를 담당한 의사의 치료기록과 법정진술, 이양 부모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범행이 인정된다”고 밝혔다.특히 “이양이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당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감독하지 못한 K씨에게도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관련자 반응] 이 사건을 무료 변론한 최은순(崔銀純)변호사는 “검찰에서는 범행을 부인하는 H씨의 진술만 받아들여기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법원에서는 모든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변호사는 “강간사건의 손해배상액이 4,000만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6,000만원을 배상토록 한 것은 획기적”이라면서 “우리도 선진 외국처럼 유아 성추행사건은 전문가인 정신과 의사와 판사·검사·변호사 등이 한데 모여 아이의 단 한 번 진술도 증거로 인정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동 학대 근절’운동을 벌이고 있는 송씨는 “성추행을 당한 아이의 부모들은 피해 사실을 숨기려고만 할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록 장택동기자 myzodan@
  • 軍투표 비리 폭로 이지문씨 내부고발 연구사이트 열어

    지난 14대 총선때 현역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부재자 투표의 부정을 폭로했던 이지문씨(33)가 인터넷 사이트에 ‘내부고발 연구센터’(www.whistleblower.or.kr)를 개설했다. 사이트를 통해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세무사 등이 전문상담원으로 나서 내부 고발 상담과 접수,피해 구제 및 변론 등을 처리한다.이씨는 ‘공익의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가칭)이라는 자원봉사단체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씨는 지난해까지 참여연대 공익제보자 지원단 실행위원으로 활동했으며 99년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공직사회내부고발에 대한 조사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씨는 “내부 고발에 관한 정보를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고발의 필요성과 고발자 보호의 당위성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김삼웅 칼럼] 한반도주변을 배회하는 먹구름

    신냉전의 먹구름이 한반도 주변을 배회한다.동해에서 불어오는 왜풍과 대륙에서 밀려오는 황사는 어제오늘의 일이아니지만 요즘 ‘해양성저기압’과 ‘대륙성고기압’이 갈수록 짙어진다. 우리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중간에 위치하여 항상 주변정세의 변화에 따라 국운이 좌우되었다.여기에 멀리 권외(圈外)의 세력들까지 넘보면서 자주성과 독립성을 위협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서 나타난 노골적인 신군국주의노선과 중국의 급격한 군사대국화, 미국이 추진하는 전역미사일방위(TMD) 그리고 미·중의 공중충돌 등은 한반도주변의 심상찮은 기류를 보여주는 ‘징조’들이다. 소련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는 적어도 동북아에서는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부시미국대통령의 굴욕적인 대중국 유감표명과 저자세는동북아에서 팍스 아메리카나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군사대국화를 가져오고 일본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자위대를 강화하여 세계 제2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한반도 주변에 미·일·중 3강과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러시아가 기회와 틈새를 노리고 있다.지금 한반도 주변은새로운 모습의 4강이 자신들의 세력확장을 위해 지상에서물밑에서 공중에서 치열한 경쟁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중국 하이난다오의 군용기 공중충돌은 동북아질서 변화의 ‘예비된 사건’의 시작인 셈이다. 중국은 올해 국방비를 지난해보다 무려 17.7% 증액하여 1,410억위안(21조1,500여억원)으로 책정했다.국방예산 증가폭은 북한미사일 문제로 국제정세가 불안했던 94∼95년을제외하면 건국이래 최대 증액이다. 일본의 올해 국방예산은 4조 9,552억엔(약41조원)이다.올부터 시작되는 5년간의차기방위력 정비계획에 포함된 대형호위함 건조와 장거리공중급여기, 미사일 호위함도입,게릴라 공격에 대비한 특수부대 창설 등에 사용될 예산이다. 한국의 금년 국방예산은 총예산의 15%가 약간넘는 15조 3,700여억원이고 북한은 약20억달러 정도이지만 군내 경제활동 등으로 실제 국방비는 40억달러 수준이다.국방부의‘2000년 국방백서’는 남북 국방비 규모가 3대1로서,북한국방비를 약5조억원으로 추정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국방비는 단순 수치 비교 이상의 개념이다.두 나라의 엄청난 국력과 인구 특히 언제든지 군사력화할수 있는 과학기술과 경제적인 잠재력을 과소 평가해서는안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본의 오만과 중국의 발언권에 무게가 실린 것은이와같은 ‘잠재력’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동북아 지역의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과 경쟁 또는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부시 미국대통령의 좌충우돌식 외교도 ‘경쟁’과 ‘충돌’에 불을 붙이는 요인이 될지 모른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의 기압은 난기류다.일본의 국가안보 전문가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교수는 대한매일과 인터뷰(4월7일자)에서 “2차세계대전 이후의 냉전(cold war)과는 성격이 다른 냉전(cool war)의 시작”이라 분석했다. 모리모토교수의 견해가 아니라도 한반도 주변에 신냉전의징후는 눈밝은 사람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보’됐던일이다. 문익환선생은 생전에 미·중의 신냉전을 예상하면서 그들이 적대관계에 이르기전에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일깨웠다.그리고 지난해 남북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6·15선언에 합의한 것도 비슷한 시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후 화해협력 분위기에 놀란 보수를위장한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은 북한불변론·속도조절론·이면합의설·달러제공설·퍼주기·구걸외교 등 온갖 음해와 비방을 퍼붓고 부시의 대북강경정책에 편승하여 한반도에 신냉전체제가 구축되기를 시도한다. 하늘에 먹구름이 덮이면 미물들도 비바람에 대비한다.서양속담에는 햇볕이 비칠때 풀(草)을 말리라고 했다.주변정세가 어지럽고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고단한데도 때아닌개헌론을 지피는 정치인들,남북화해협력에 해코지나 일삼는 언론인들은 머리들어 한반도 주변을 보라.신냉전의 먹구름이 보이지 않는가,더늦기 전에 민족의 하나됨을 서둘러야 하지 않겠는가. 김삼웅 주필 kimsu@
  • [사설] 뒤늦은 민사재판 개선안

    1일 대법원이 제시한 ‘민사사건 관리모델’은 소송 당사자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한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더욱이 민사소송의 효율적 관리가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이른바 ‘집중심리제’의 도입을 통한 재판 능률화의 의미는 실로 크다 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민사재판 진행관행은 너무나 전근대적이었다. 재판을 질질 끄는 관행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요지부동이었다.우리의 모델국이었던 일본이나 독일은 시대변화에 맞게몇 차례나 바꿨는데도 우리는 줄기차게 기존의 ‘전통’을고집했다.첫 재판까지 1∼6개월이나 걸리고,재판기일에 나온소송 당사자는 몇 시간씩 기다리다 정작 법정에선 형식적으로 소장과 답변서만 내는게 고작이고,그나마 증인이 나오지않으면 허탕치고 돌아가는게 그동안의 모습이었다.이렇다 보니 합의심 1건당 평균 재판은 13차례나 되고 재판 소요기간도 17개월이나 됐다.3년이 지나도록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는경우도 있다고 한다. 당사자 입장에선 기가 찰 노릇이다.오죽하면 “법원은 기다리라고 해서 사람 잡는다”는 유행어가법조 주변에 나돌았을까. 보수성이 강한 법조계의 입장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소송 당사자의 입장을 지나치게 도외시해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새 모델이 시행되면 빠르면 6주에서 늦어도 6개월 정도면재판이 끝난다고 한다.앞으로 가사·행정사건에까지 이 모델을 원용할 것이라고 하니,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는 것은당연하다. 그러나 대법원의 의지만으로 새로운 모델을 정착시킬 수는없을 것이다. 원 ·피고와 변호인이 새 모델의 취지를 잘 알고 재판부의재판 전 서면자료 요구에 적극 협조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재판부가 서류로 쟁점을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있도록 하기 위해선 인터넷을 활용한 서류교환 등의 체계도갖추어야 한다. 신속한 재판진행을 위해서는 감정이나 사실조회를 맡고 있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협조도 필수적이라 할것이다. 일선 재판부의 의식변화와 더불어 2회 재판에 따른 미비점을 보완하는 방안도당연히 강구돼야 한다.2회라는 제한에묶여 당사자들에게 충분한 변론이나 소명기회를 주지 못하거나,재판과정에서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는데도이를 반영하기 어려워진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모델이 시행되면 법관과 법원 직원의 업무도 훨씬 가중될 것으로보인다.인력충원도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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