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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중간배당 규모 ‘제자리걸음’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기업 배당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올해 국내 기업들의 중간배당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중간배당을 결정한 상장사 19곳 가운데 12곳(63.1%)이 지난해와 같은 배당액을 책정하기로 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똑같이 보통주, 우선주 한 주당 각각 500원을 현금 배당한다. 삼성전자의 중간배당은 2011년 이후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KCC(1000원)와 신흥(100원), 한국쉘석유(2000원), 두산(500원), KPX그린케미칼(50원), SK텔레콤(1000원), KPX케미칼(500원),하나금융지주(150원)가 지난해와 같은 배당액을 책정했다. 기업들의 낮은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역시 여전했다. 배당수익률은 경농이 1.6%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기업들은 1% 안팎에 머물렀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 업종은 매출액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려고 배당 성향을 낮게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미기자 yium@seoul.co.kr
  • 국제사회 원화절상 압력 ‘우려가 현실로’

    국제사회 원화절상 압력 ‘우려가 현실로’

    우리나라에 달러가 넘쳐나면서 국제사회의 원화 절상(환율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9일(현지시간) 내놓은 ‘대외부문 평가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환율은 지속적으로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정부의) 개입은 어느 쪽 방향으로든 과잉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선에서 제한돼야 한다”면서 “환율이 평형 상태로 움직이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4.3%에서 지난해 6.1%로 상승했다”면서 이는 적정 수준(2%)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IMF는 전에도 여러 차례 우리 정부의 시장 개입과 과다한 경상흑자를 트집잡아 왔다. 새삼스러운 내용은 아니라고 해도 우리의 GDP 대비 경상흑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산유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내수 부진에 기반한 반갑잖은 흑자인데 국제사회의 원화절상 압력까지 노골화되면 속병이 더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도 지난해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 독일, 일본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경상흑자국으로 거명하며 불편한 심기를 이미 드러낸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우리나라는 799억(약 80조원) 달러의 경상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벌써 상반기에만 392억 달러 흑자를 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 3월 이후 지난달까지 28개월 연속 흑자다. 통계기준이 바뀐 1980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긴 흑자행진이다. 당초 한은은 올해 경상 흑자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680억 달러 정도로 봤으나 이달 초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840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지난해보다 되레 많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그만큼 해외서 달러를 많이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수출을 잘해 벌어들인 달러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수 부진 장기화로 수입이 줄어서 생긴 요인이 크다. 외환당국은 이런 ‘속사정’을 국제사회에 충분히 알려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린다는 자세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라며 “1980년대에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환율전쟁) 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36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선제적인 장기투자를 늘리고, 지속적이면서도 끈질긴 국제사회 설득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뒷심 부족 코스피

    뒷심 부족 코스피

    코스피가 연일 장중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또 ‘빚 내서 투자한다’는 신용융자 잔액도 27개월 만에 5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보이는 수치와 달리 열기는 뜨뜻미지근하다. 대세 상승 탄력을 받는 듯하면서도 장 후반으로 가면서 상승분을 토해내기가 일쑤다. 낙관론보다 신중론이 여전히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23일 전날보다 0.61포인트(0.03%) 내린 2028.3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3.80포인트(0.19%) 오른 2032.73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오전 한때 2035.24까지 찍었지만, 기관과 개인의 ‘팔자’로 결국 약보합세로 마쳤다. 전날 밤 선진국과 신흥시장 증시가 동반 상승해 코스피도 이날 큰 폭의 오름세를 예상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기관은 297억원, 개인은 63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가며 993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눈치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대세 탄력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특단의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짙게 드리워진 ‘실적 트라우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2분기뿐 아니라 3분기 실적도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상승세는 증권주와 은행주, 건설주 등 정책 민감주들이 주도했다. 이날도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증권(2.81%)과 음식료품(1.79%), 건설업(1.67%), 은행(1.30%) 등은 수혜를 봤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주들은 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0.74%, 1.53% 하락했다 또 미국 증시의 기술적 조정 가능성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만 7113.54로 지난해 말(1만 6576.66) 대비 3.24% 상승했다. 최근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거품 논란까지 제기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의 단기 조정과 변동성 확대는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제거되지 않아 코스피 상승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상반기 주식거래 667조… 8년 만에 최저

    상반기 주식거래 667조… 8년 만에 최저

    올 상반기 주식 거래 규모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갇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거래대금 유입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가 배당금에 대한 세제 완화 등 증시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은 667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2.5%(95조원)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2006년 하반기(약 530조원)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주식 거래대금은 2011년 하반기 1143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상반기 주식 거래량도 694억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0%나 줄었다. 주식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000억주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하반기 766억주로 급감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700억주를 밑돌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 거래대금 급감의 원인으로 변동성 축소에 따른 기대수익률 하락을 꼽고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예전에는 1700대에서 2050선까지 박스권을 형성했지만 지금은 박스권 하단이 1960까지 올라가며 (박스권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니 주요 투자자인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입 역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관투자가는 2조 1479억원어치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4조 246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팔자’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월세 비용 부담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가 개미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전·월세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면 가계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유동자금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시간외거래 가격 제한 폭 종가 대비 10%이내로 확대

    오는 9월부터 정규 주식시장 종료 후 이뤄지는 시간외거래의 가격 제한폭이 커진다. 또 개별 종목의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한 제동 장치로 ‘변동성 완화 장치’가 도입된다. 한국거래소는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거래되는 시간외거래의 가격 제한폭을 정규시장 종가 대비 5% 이내에서 10% 이내로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시간외 단일가 매매의 체결 주기는 30분 단위(5차례)에서 10분 단위(15차례)로 단축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32) 통계적 착시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32) 통계적 착시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

    현대인들은 과거와 달리 통계, 특히 경제 통계에 근거해 경제 실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전망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정부나 한국은행과 같은 정책결정기관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일반 국민들도 경제 통계를 잘못 해석해 의사 결정을 내리면 간혹 예기치 못한 이득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제적 손실을 입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의사결정을 할 때 중요한 근거로 쓰이는 경제 통계에 대한 해석이 경제 상황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통계적 착시로 인해 서로 다른 주장이 제시돼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통계적 착시란 발표된 경제 통계가 경제 실상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통계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릇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통계적 착시에 대한 논란은 발표된 통계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 실적치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경우, 지표 경기가 체감 경기와 괴리를 보이는 경우에 주로 제기된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6205달러로 전년(2만 4696달러)에 비해 6.1% 늘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즉 원화 강세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즉 원화 기준으로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은 2870만원으로 전년(2783만원)에 비해 3.1% 늘어나는 데 그친다. 이처럼 미국 달러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의 변화를 파악할 때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으면 통계적 착시에 빠질 수 있다. 통계적 착시는 기저효과, 통계 자체의 한계, 통계 작성 기준 변경, 새로운 제도의 시행, 환율의 움직임, 영업일수의 변동, 이상기온, 파업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 가운데 주의가 필요한 몇 가지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통계적 착시는 기저효과(base effect)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기저효과는 기준 시점의 통계가 어떤 특정 요인에 의해 한번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면 비교 시점 통계의 변동성이 반사적으로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반사효과라고도 부른다.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음력으로 지내는 명절 시기이다. 설과 추석 직전과 직후 월의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각각 큰 폭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명절 전에 소비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와 같이 지난해 2월에 있던 설이 1월로 이동하면 올 1월과 2월 소매판매액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 역시 각각 큰 폭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금년 1월 전년 동월에 비해 5.6% 급증한 후 2월에는 0.4% 감소했다. 기저효과에 따른 통계적 착시를 피하려면 현재 비교 시점은 물론 과거 기준 시점에 특이 사항이 없었는지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몇 개월 평균치를 이용해 분석하거나 명절 요인이 제거된 계절변동조정통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기저효과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고 통계가 기저효과에 의해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계적 착시에 대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통계 자체의 한계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많다. 주요 경제 통계는 장기간의 이론적 논의와 실증적 검증을 거쳐 마련된 국제 지침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방법론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경제 구조 등이 급격히 변해 통계가 경제 현실이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통계적 착시 문제와 함께 기존 통계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예를 들어 고용통계의 경우 실제 고용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발표되는 취업자 수나 실업률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해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자영업 창업에 적극 나서는 경우 취업자 수는 늘지만 고용의 질은 떨어진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실업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는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아예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현실에 맞는 고용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그때그때 경제 현실에 딱 맞는 통계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통계적 착시는 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이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크므로 통계를 만드는 기관들은 방법론에 집착하기보다는 이용자의 수요와 경제 실상의 변화를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통계 작성기준을 바꾸는 경우에도 통계적 착시 논란이 발생하곤 한다. 경제 통계의 본질은 경제 실상에 대한 설명력인데 경제 구조의 복잡화, 신기술의 개발, 신상품의 등장과 구(舊)상품의 퇴장, 소비행태의 변화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기존 통계의 현실 반영도가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소득통계와 같은 주요 경제 통계들은 통상 5년마다 기준년 개편 작업을 실시하고 과거 시계열을 수정한다. 또한 대부분의 주요 경제지표들은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노동기구(ILO)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마련한 국제 지침을 기본 매뉴얼로 삼고 있는데, 국제 지침이 바뀌면 통계를 만드는 기관에서는 이를 이행하면서 기존 통계를 고쳐 통계의 현실 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예컨대 국민소득통계의 국제기준인 ‘국민계정체계’가 2008년 개정됐는데, 기존에 생산비용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R&D)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이는 R&D가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등 생산 과정에서 반복적·지속적으로 쓰인다는 측면에서 투자 자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개정된 2008년 국민계정체계에 따라 국민소득통계의 2010년 기준년 개편 작업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R&D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늘리고 경제성장률과 1인당 GNI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경제 실상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성기준 변경으로 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년 개편이나 국제기준 개정 등에 따른 통계 수정에 대해 통계적 착시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통계 작성기법의 변경은 경제 현실과 경제 이론의 변화에 맞춰 충분한 근거와 합리적인 방법에 기초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새 기준으로 통계가 계속 발표되기 때문에 익숙한 과거 방식이나 숫자를 고집하기보다는 새 이론과 기준에 맞춰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경제 통계는 미리 정해진 기준과 다양한 기초 자료를 이용해 복잡한 경제 현상을 단일 수치로 나타낸 것이므로 이해당사자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며, 통계 자체에 착시를 일으킬 소지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통계 자체가 틀렸거나 오류가 있다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용자들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해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특정 통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관련된 다른 지표들의 움직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신승철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 차장 [쏙 쏙 경제용어] ■기준년 개편 기준년이란 통계 작성 대상이 되는 상품 구성이나 개별 상품에 가중치를 제공하는 연도, 지수가 100인 연도 등을 의미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통계의 유효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준년을 바꾼다. 우리나라는 5년 주기로 국민소득통계의 기준년을 바꾸고 있다. 국민소득통계의 현재 기준년은 2010년이다.
  • 연내 1000원선까지? 세 자릿수 진입?

    연내 1000원선까지? 세 자릿수 진입?

    올 들어 달러당 1050~1060원선을 오르내리던 원화 환율이 아래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튼 것은 지난달부터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050원선이 지난 4월 9일(1041.4원) 속절없이 무너지자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인 11일(1035.0원) 1040원선마저 힘없이 내줬다. 지켜보던 외환 당국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엄포(구두 개입)와 실탄(물량 개입)을 교대로 투하했다. 당국과 시장의 힘 겨루기 속에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던 환율은 기어코 1030원선도 7일 뚫었다. 시장에서는 1050원선이 무너지는 순간, 1000원까지는 갈 수 있다고 대체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국내에 달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에도 수출은 여전히 견고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03억 달러다.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최고 기록이다. 증가율로 따져도 지난해 4월 대비 9.0%다. 이에 힘입어 경상수지도 25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흑자액이 6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경상흑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6.1%나 됐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국 등은 원화 환율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의도적으로 개입해 환율 하락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은근슬쩍 내비친다. 외환 당국이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세 자릿수까지는 당국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경제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10일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져 쏠림현상이 생기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약세 등으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금의 (환율 하락) 속도가 적정한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하락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늘(7일)은 연휴 동안의 달러 매도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외환 당국도 억지로 돌려세우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환율이 좀 더 하락할 요인은 있지만 1000원선으로 떨어지면 당국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세 자릿수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증권시장에서 채권을 사고 있지만 주식은 순매도로 전환한 것도 환율 추가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의 경상흑자 추세나 국제사회의 원화 절상 압력 등에 비춰볼 때 올해 안에 원화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물가 상승 압력 생기면 선제 대응”

    “물가 상승 압력 생기면 선제 대응”

    전체적으로는 밋밋했다. 그러나 매의 발톱이 살짝 드러나기도 했다. 마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자고 하듯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말을 아꼈다. 전임 총재의 현란한 화법과는 확실히 대조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11개월째 동결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탓이다. 시장의 눈과 귀는 온통 이 총재의 입에 쏠렸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과 신임 총재의 성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공개 힌트였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가 끝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물가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2%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요면에서 상승 압력이 생겨 물가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방안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김중수 전임 총재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의 저물가는 공급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경기 회복세와 관련해서는 “성장이 여전히 중요한 문제”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잠재성장 수준에 부합하는 속도”라고 이 총재는 진단했다.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분)도 과거에 비해 오르긴 했지만 투자와 소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성장이나 실질금리에 대한 불안감의 무게를 빼는 한편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을 제시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을 향해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에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말실수로 곤욕을 치렀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신임 의장과 달리) 무난한 데뷔무대”라면서도 “호키시(hawkish·매파적)하다”고 평가한 이유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맞지만 변동성이 커져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총재의 경고성 구두 개입에 움찔한 외환시장은 오전장의 환율 급락분을 오후 들어 거의 토해냈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우려한다기보다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해 경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기획재정부와 경기 회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지 않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했다. 성장률 전망은 올 1월 3.8%에서 4.0%로 0.2% 포인트 올렸다. 당초 전망 때보다 성장세가 나아진 게 있어서가 아니라 새 국제기준(연구개발비 등을 투자로 간주) 적용과 기준연도 변경(2005년→2010년)에 따른 통계상의 조정분이라고 신운 조사국장은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4.0%에서 4.2%로 올렸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또 한 차례 낮췄다. 이 총재는 그러나 중기 물가목표(2.5~3.5%)를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취임하자마자 단행한 부분 인사가 ‘전임 총재 지우기’로 비치는 것을 의식했음인지 이 총재는 “전면적인 조직 개편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신흥국 금융위기 후폭풍] 테이퍼링 안전지대는 없다… 선진국도 떨고 있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에서 시작된 신흥국의 위기가 유럽 재정위기국과 일부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흥국 불안에 선진국 증시가 덩달아 약세를 보이면서 ‘테이퍼링 안전지대는 없다’는 위기감도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테이퍼링의 여파가 경제 기초체력이 좋은 국가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지만 신흥국에서 시작된 위기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커지게 해 일부 충격을 줄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달러 대비 헝가리와 폴란드의 통화가치는 각 6.6%, 4.1% 하락했다. 동유럽 일부 국가의 금융시장 불안이 감지되면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결정의 충격파가 일부 신흥국에서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 “헝가리 및 폴란드 등 펀더멘털이 양호한 신흥국가의 통화까지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는 테이퍼링의 여파가 펀더멘털 취약국부터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됐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동유럽 국가의 통화 약세와 함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국가도 테이퍼링의 타격을 입었다. 아르헨티나발 신흥국 금융위기 불안이 제기된 지난달 27일 그리스 증시의 대표지수인 ASE지수가 2.07% 급락했고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전일대비 0.12% 포인트 상승한 8.75%를 기록했다. 신흥국의 불안이 선진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위험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미국, 유럽, 영국, 일본 등 선진국 4대 증시는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뉴욕 증시의 S&P500지수는 3.6% 하락했고, 같은 기간 영국 FTSE100지수는 3.5%, FTSE 유로퍼스트300지수는 1.9%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8.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발 금융불안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확산세를 지속할 경우 테이퍼링의 여파에서 안전한 곳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분석팀장은 “현재 상황에서 동유럽의 통화 약세가 계속 이어질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테이퍼링으로 유로존 은행들이 동유럽에 대한 부채축소를 가속화할 경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섀도뱅킹에는 어떤 위험이 숨어 있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섀도뱅킹에는 어떤 위험이 숨어 있나

    섀도뱅킹(shadow banking)은 은행과 비슷하게 신용을 중개하면서도 은행 수준의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 및 금융 상품을 말한다. 즉 증권사, 여신전문 금융회사(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신용보증기관 등 비(非)은행 금융기관과 머니마켓펀드(MMF)를 비롯한 각종 펀드, 신탁 계정, 자산유동화·환매조건부매매(RP) 등 금융 상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섀도뱅킹이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 부문에 잠재돼 있는 위험 요인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섀도뱅킹이란 용어는 2007년 미국의 대형 자산 운용사인 핌코의 폴 매컬리 이사가 미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한 심포지엄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섀도뱅킹이 위기 확산의 주요 경로로 주목되면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섀도뱅킹은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이 신용을 중개한다는 점과 보유 위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받고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은행을 통한 전통적인 신용 중개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단기 예금을 장기로 빌려주고 수익을 얻는 비교적 단순한 과정이다. 반면 섀도뱅킹은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채권형 펀드에 가입한 경우 이 자금은 ‘자금 투자-펀드 판매-채권 매매 등의 펀드 운용-채권 매매 중개-펀드자금 최종 수요’로 이어지는 총 5단계의 과정을 거쳐 최종 자금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아울러 자산 운용사는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회사채 이외에 자산유동화증권, 파생금융 상품 등 대체 상품에 투자하는 한편 RP 및 증권 대여 등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거래가 이뤄지고 여러 기관이 더 참여한다. 이와 같이 은행 시스템 밖에서 이뤄지는 신용 중개를 통칭하는 섀도뱅킹은 포괄 범위가 매우 넓다. 자본시장 고도화, 금융기법 발달 등으로 수시로 새 상품 및 거래 방식이 등장해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섀도뱅킹은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자금을 중개하고 위험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금융의 활용도를 높여 왔다. 또 금융산업 내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금융 산업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섀도뱅킹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와 베어스턴스가 파산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채널로 작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섀도뱅킹에는 어떤 위험 요인이 잠재돼 있을까? 우선 섀도뱅킹은 상품 구성과 금융 중개 방식이 갈수록 복잡해져 상품 및 거래의 투명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고객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예금)하는 은행과 달리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수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금융시장 또는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 중개 규모가 크게 변한다. 즉 섀도뱅킹의 신용 증가율은 경기 회복 및 상승기에는 은행을 상회하나 경기 둔화 및 하강기에는 은행을 밑도는 등 큰 폭의 경기 순응성을 보일 수 있다. 그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경기 변동을 증폭시키고 금융 불안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셋째 금융기관의 수익 추구 성향, 시장성 수신을 통한 자금 조달의 용이함 등으로 섀도뱅킹 기관의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부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파생 상품 활용, 자산유동화·증권 대여 등을 통해 레버리지가 지나치게 확대되면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전체 금융 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례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리먼브러더스의 레버리지가 30배를 넘었고 유럽계 은행들은 이보다도 높았다. 넷째 자금 조달에서 운용까지의 경로가 길고 다양해 섀도뱅킹 증가는 금융기관 간 또는 금융시장 간 상호 연계성을 높여 특정 부문의 작은 위기가 전체 금융 시스템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경로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또한 예금자 보호,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 등의 법적 보호나 공적 지원 체계가 미흡해 일부 금융기관 또는 펀드의 부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업권 전체의 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로 이어져 시스템적 리스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잠재 리스크들을 감안해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10년 11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섀도뱅킹 중 규제가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부문들을 선정하고 글로벌 규제 강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은행보다 느슨한 규제를 이용해 금융기관들이 규제 차익을 추구할 수 없도록 섀도뱅킹 업무를 하거나 여기에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에 대해 금융회사 간 연결 기준 강화 등의 간접 규제를 도입했다. 또 증권사, 여신전문사 등의 섀도뱅킹 기관과 자산유동화·증권 대여 등의 섀도뱅킹 활동에 대해 유동성, 레버리지, 자본적정성 등과 관련한 규제 강화 방안을 모색해 왔다. FSB는 2013년 8월 그간의 논의를 토대로 섀도뱅킹에 대한 규제 권고안을 발표하고 공개 의견 수렴, 최종 규제안 확정 등의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비은행금융기관을 선정해 관련 규제를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섀도뱅킹의 신용 공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국가 간 비교 가능한 자금순환통계를 활용해 섀도뱅킹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섀도뱅킹 규모는 1조 3000억 달러(1411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108.4%다. 미국(26조 달러·165.9%), 유로 지역(22조 4000억 달러·183.7%), 영국(8조 9000억 달러·354.4%) 등의 주요국에 비해 규모 및 경제적 비중이 아직까지 크지 않다. 이는 은행 중심의 금융산업 구조, 자본시장법·자산유동화법 등 섀도뱅킹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있어서다. 섀도뱅킹의 대표적인 기관인 증권사와 여신전문사의 유동성 및 자본적정성은 대체로 양호해 레버리지 비율(각각 11.4배, 6.7배)도 은행(14.2배)보다 낮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은 섀도뱅킹이 정체 또는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연평균 10% 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섀도뱅킹이 발달했던 주요 선진국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관련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섀도뱅킹이 위축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수익 창출 기반 악화 등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위험 추구 유인이 커지면서 증권사, 여신전문사 등이 더 활발히 활동하고 자산유동화, RP 등의 상품시장도 커지는 등 섀도뱅킹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도 고수익 금융자산 수요가 늘고 금융권 간 수익률 경쟁이 심화되고 자본시장이 선진화되면서 국내 섀도뱅킹 규모와 관련 리스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섀도뱅킹 기관의 낮은 투명성, 높은 경기 순응성, 레버리지 확대, 상호 연계성 증가 등 주요 위험 요인들을 중심으로 전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글로벌 규제 논의에 맞춰 국내 섀도뱅킹에 대한 규제를 정비해 나가되 국내 금융시장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신흥국 패닉’ 불안감에… 外人 5244억원 ‘엑소더스’

    ‘신흥국 패닉’ 불안감에… 外人 5244억원 ‘엑소더스’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 급락으로 시작된 불길에 미국 양적완화 추가 축소 우려라는 기름이 끼얹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신흥국 금융 위기설이 한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고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22포인트(1.56%) 떨어진 1910.34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코스피는 올해 첫 개장일인 지난 2일 환율 불안과 주요 기업 4분기 실적 악화 우려로 전 거래일 대비 2.20% 급락한 1967.19로 올해 거래를 시작한 이래 계속 박스권에 머물며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다. 이처럼 불안감이 확산되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로 돈을 빼갔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24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지난해 12월 12일 6071억원어치를 내다 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대 규모다. 개인도 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만 52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업종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화학(-2.52%)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통신업(-2.37%), 서비스업(-2.37%)도 약세였다. 주요 종목도 대체로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15% 떨어졌고 현대차는 1.97%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업종인 포스코(-1.81%), SK하이닉스(-1.81%), NAVER(-2.95%)도 줄줄이 떨어졌다. 환율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085.5원에 개장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설을 앞둔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 달러당 1083.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변동성이 커진 환율 전망과 관련해 “지난해 무역 흑자에 따른 국내 달러 유입이 완료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신흥국 시장에 비해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해 장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전 하락세를 보인 국내 채권 금리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881%로 전 거래일보다 0.020% 포인트 상승했다.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연 3.230%, 3.605%로 전날보다 각각 0.019% 포인트, 0.018% 포인트 올랐다. 정부도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국은) 당분간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되겠지만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면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아르헨티나 등 신흥 9개국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가 크지 않아 국내 금융회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해 외화자금 시장에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 인도발 금융위기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이래 4개월여 만이다.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국내 금융시장도 흔들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아르헨티나 외에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의 문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등으로 임시 봉합되더라도 신흥국의 구조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 없으며 얼마든지 여타 신흥국들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아르헨 환율방어 포기설… 13년만에 위기 재연

    아르헨 환율방어 포기설… 13년만에 위기 재연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치)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연초부터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주가 약세, 가산금리 상승 등의 금융 불안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 불안도 신흥국 경제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흥국 동조화’다. 아르헨티나와 우리나라는 경제 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신흥국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되면 급작스러운 자본 유출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 부도 사태를 겪었던 아르헨티나는 13년 만에 세계 경제에 다시 불안을 가져왔다. 페소·달러 환율은 2012년 말 대비 63%나 치솟았다. 24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해 말 대비 32% 상승했다. 아르헨티나의 페소·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6.52페소에서 지난 24일 8.01페소로 22.9%나 급등했다. 지난 23일 하루 동안 페소·달러 환율은 11.7% 급등해 200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아르헨티나 금융당국이 더 이상 외환 보유액으로 환율을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서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아르헨티나의 외환 보유액은 294억 달러로 2006년 11월 이후 최저치였다. 또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은 10.8%지만 민간 연구소 등은 28% 정도로 집계하고 있다. 브라질은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중국과 함께 아르헨티나의 2대 교역국이라는 점에서 금융 불안이 가장 빨리 전이될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주가가 5.5% 하락했다. 터키의 리라화는 지난 24일까지 연속 10일간 하락했다. 경상수지 적자와 9%에 육박하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큰 악재다. 오는 3월 총선, 8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불안이 크다. 집권당의 대형 뇌물 수수 사건이 터지면서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정국 혼란이 장기화되면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 터키와 함께 최근 국가 부도율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는 태국은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의 대치로 경제 상황이 안갯속이다. 지난해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언급으로 발생했던 1차 신흥국 금융 불안의 주인공인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4월 총선과 7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인도 역시 5월에 총선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값은 올 들어 4.84% 하락했으며 헝가리 포린트화도 달러 대비 3% 이상 하락했다. 헝가리와 폴란드 유로존에서 가장 경제 상황이 취약한 국가로 꼽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는 수출·수입 비중이 0.2%에 불과하다. 또 다른 금융 불안국인 터키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은 1%, 수입 비중은 0.1%다.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에는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컸지만 최근에는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된 상황에서 금융시장 영향 및 신흥국 정치 불안 등의 실질적인 이유가 커졌다”면서 “양적완화 조치가 최소 올해 말까지는 계속되고 중국의 금융사 차이나크레디트트러스트의 부도 위험 등으로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파생상품 거래량 2년 만에 5분의1로

    우리나라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이 2년 만에 5분의1 토막 났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7.8%나 줄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상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332만 계약으로 지지난해(740만 계약)보다 55.1% 급감했다. 이는 2011년 하루 평균 거래량인 1584만 계약의 21%에 불과한 규모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011년 663억원, 2012년 546억원, 2013년 479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옵션시장의 거래 위축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해 선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97만 계약으로 지지난해보다 7.3% 줄었다. 옵션시장은 235만 계약으로 63.0%나 줄었다. 지지난해에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정부 규제 등이 겹친 탓이 컸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출구전략(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조치) 등에 대한 우려로 주식거래가 위축되고 변동성이 축소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선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6조 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옵션시장은 1조 1000억원으로 13.4% 각각 줄었다. 상품별로는 주요 파생상품인 코스피200선물의 거래대금이 32조원에서 26조원으로 18.8%나 쪼그라들었고, 코스피200옵션 거래대금도 1조 2000억원에서 1조 1000억원으로 13.4% 감소했다. 다만, 미결제약정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등 시장의 질적 측면은 개선됐다는 것이 한국거래소의 분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선물시장의 하루 평균 미결제약정은 2012년 대비 27.6% 증가했다”면서 “위험관리수단으로써의 유용성이 커지고, 시장의 성장잠재력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美 출구전략 개시] 금융당국 ‘3중 외환 방어선’ 긴급 점검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로 단기적인 불안은 일어날 수 있지만 큰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하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든다. 하지만 원·엔 환율 하락(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둔화, 외국자본의 유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실 증가 등의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단기적으로 자본 유출입 압력 등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우리 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을 감안할 때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로 14년 만에 가장 낮다. 경상수지도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보이고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국채 5년물 CDS프리미엄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축해 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의 유동성 확보 등 ‘3중 외환 방어선’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포함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 5월 출구전략을 시사한 이후 금융시장에 충격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도 향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란 예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엄영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단기적 충격은 조심해야 하지만 점진적인 양적 완화 축소이기 때문에 당장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국계 자금이 일정수준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단기적 불안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양적 완화 축소가 예상되면서 최근 보름간 국내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2조 8000억원의 외국계 자금이 유출됐다. 외국계 자금의 유출은 시중금리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계기업과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실물경제 쪽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전자·자동차 업종은 걱정보다 기대가 높은 반면,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해운 업종이나 금리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동산 업계 등은 우려의 기색이 역력하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반도체·車·IT ‘웃고’…철강·기계 ‘울고’

    반도체·車·IT ‘웃고’…철강·기계 ‘울고’

    1개월 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지만 이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출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균형성장이라기보다 반도체·자동차·정보기술(IT) 제품 등 일부 분야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수출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 수출 500억 달러라는 화려한 성적표의 1등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가 세계 140여개국으로 팔려 나갔고, LG전자의 G2도 전 세계 130여개 통신사에 출시됐다. 여기에 월간 100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가진 베트남과 중국 등으로의 휴대전화용 부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전통적으로 수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역시 임단협과 연관된 파업으로 감소했던 현대·기아차의 물량공급이 정상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지역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10월 지역별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미국에서 39.9%, 유럽연합(EU) 28.2%, 동남아 18.4% 등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철강 제품의 10월 수출은 중국 유통재고 증가 및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탓에 수출단가 하락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여기에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부진과 각 국가의 수입규제 등도 철강 제품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기계 역시 동남아와 유럽, 미국 등의 수요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중동지역 수요 위축으로 수출이 줄었다. 제품별 수출은 수출 대상 국가의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이보다 심각한 것은 수출이 일부 제품군에 집중된 데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일부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성호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출액 상위 10개 기업이 한국 총수출액의 3분의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볼 때 한국 경제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은 지난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10대 기업을 제외한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영업이익 하락 폭이 컸다”며 “상위 10대 기업으로의 이익쏠림 현상은 이들 기업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민경제 전체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문제를 파생한다”고 우려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진다면 IT제품과 자동차뿐만 아니라 중소 수출품목 등 우리나라 대다수 품목의 수출 증가세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출구전략과 채무한도 협상, 환율하락 등으로 우리 수출여건을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환율 마지노선 1050원… 외환당국 총력

    환율 마지노선 1050원… 외환당국 총력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가 ‘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하면서 불황의 늪을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져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30일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최근 환율 쏠림이 일방적이라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 축소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중국 경제가 반등에 실패할 경우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반대 방향으로 급선회할 수 있어 환율 변동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24일 “원화가치 상승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숫자(환율)를 보면서 개입하겠지만 무작정 들어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첫 고비는 달러당 1050원이다. 당국의 단기 방어선이자,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올 연말까지는 1050원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1050원선이 무너지면 1000원선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1000원 아래로 내려가면 대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시장에서는 선물환 포지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으로 이뤄진 ‘3종 세트’가 강화되거나 토빈세 도입 논의가 재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최근 유입된 외국 자본에 대해 ‘핫머니’(단기성 투기자본)인지를 유심히 보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지 않게 하는 여러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쏠림을 완화하거나 변동폭을 줄일 수는 있지만 원화 강세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9개월 연속 흑자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내년 초로 연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화가 올해 연말까지 달러당 1050원, 내년 달러당 1000원을 향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까지 원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가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강화하고 극단적인 경우까지 고려해 한국형 토빈세 논의를 띄워놓는 것 자체가 투기 세력에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양적완화 축소 임박에 펀드환매·달러투자 늘었다

    양적완화 축소 임박에 펀드환매·달러투자 늘었다

    미국의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 축소가 다가오면서 펀드 환매가 늘고 달러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피가 2000에 육박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양적 완화 축소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73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9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앞서 지난 8월 말 현재 전체 펀드 순자산은 한달 전보다 1조 4000억원이 줄어든 325조 1000억원이다. 주식·채권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환매가 발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피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상승세다. 10일 전일 대비 19.39포인트 오른 1994.06를 기록하며 20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4조 4973억원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대비 한국 증시의 안정성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8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나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강세에 대비한 기업과 개인은 달러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민, 기업, 신한, 우리, 외환, 하나 등 6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1월 말 270억 600만 달러에서 5월 말 271억 1900만 달러로 0.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양적완화 축소가 언급된 5월 이후 잔액이 크게 늘어 8월 말 337억 7400만 달러로 24.5% 급증했다. 은행별로 외환은행이 5월 말 95억 9800만 달러에서 8월 말 121억 600만 달러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달러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학생 부모나 자산가들도 달러 투자에 나서면서 외화 예·적금 상품도 인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난 7월 공동 출시한 ‘해피투게더외화정기예금’은 3일 만에 한도 3000만 달러가 매진됐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실제 단행될 가능성,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 현실화, 시리아 사태 등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 요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출구전략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흐름이 바뀔 수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뜸들이는 美연준에 커지는 신흥국 시장 불안

    미국이 무한정 돈 풀기를 끝마치려 하자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국들의 시장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기가 나아진다면’이라는 단서 조항 탓에 양적완화(경기를 살리기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 시기와 규모는 예측조차 쉽지 않다. 관심을 모았던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21일(현지시간) 공개됐지만 어떤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미국 여건이 고려된 결과다. 오히려 “실업률 7.0%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불완전고용과 구직포기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새로 나왔다. 시장의 불확실성만 한층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등 신흥국들은 마땅한 대비책도 없이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상황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신흥국 금융시장은 어김없이 요동쳤다. 이날 코스닥은 2.43%(12.90포인트) 내린 517.64로 장을 마쳤고 코스피도 0.98%(18.34포인트) 하락했다. 원 달러 환율은 5.6원 오른 11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나은 편이다. 터키 리라화는 사상 최저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터키 중앙은행이 21일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하고 ‘매일 최소 1억 달러를 매각한다’는 성명까지 냈지만 속무무책이었다. 인도네시아는 23일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추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흥국이 꺼내 들 ‘카드’는 마땅히 없다. 양적완화도, 출구전략도 미국의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은 “현재 금융불안은 신흥국이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말 한마디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돈을 빼갈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물론 신흥국들의 책임도 있다. 인도 등 최근 금융불안을 겪는 신흥국들이 그동안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로 인한 혜택만 누렸을 뿐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미국발 불안은 출구전략이 마무리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구전략의 후폭풍이 최소 3년은 갈 것”이라면서 “1994년 미국이 출구전략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고 1997년에 우리가 외환위기를 맞았다. 향후 금융시장 불안에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불안한 신흥국 금융시장] “펀더멘털 양호…시장 변동폭 제한적일 듯”

    인도발(發) 금융위기 우려로 국내 증시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어려움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전망이지만 당분간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8% 포인트 떨어진 1867.46에 장을 마쳤다. 거의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설이 확산되자 아시아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증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외국인은 13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5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수했다가 이날 매도세로 돌아섰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위기설이 도는 국가들과 달리 안정적이기 때문에 당장 위기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경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외채 비율이 낮아지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면서 “증시도 지난 6월 버냉키 쇼크로 발생했던 낙폭의 60% 이상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다른 신흥국에 비해 안정적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아시아에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자금을 재분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증시의 변동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외경제 여건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국내 증시의 특성상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아시아 증시 폭락의 원인이었던 중국 신용경색 재발 위험 등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이끄는 선진국과 중국이 이끄는 신흥국 시장구조가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면서 원화와 중국 금리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변동성은 확실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부양축소 신중·시장과 명확히 소통 합의

    美부양축소 신중·시장과 명확히 소통 합의

    주요 20개국(G20) 회원국들이 미국의 경기부양책 축소에 따른 세계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한 정책 조정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각국이 우려하는 미국의 양적완화(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 축소 조치는 좀 더 조심스럽게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G20 회원국들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전시홀에서 이틀간의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폐막하면서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코뮈니케)을 발표했다.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은 오는 9월 5~6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조율을 거쳐 G20 회원국 간 협력 정책으로 채택된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신중하게 조정되고 시장과 명확히 소통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브라질, 인도, 터키 등 신흥국은 주로 미국을 겨냥해 “선진국 출구전략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적당한 시기와 속도, 방법 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의견이 합의문에 반영된 것이다. G20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에 대비한 위기관리 체제로, 지역금융안전망(RFA)의 역할 강화에도 의견을 모았다. RFA의 역할 강화도 한국이 G20에서 지속적으로 제안한 의제다. 그러나 G20 재무장관회의 합의 내용에 대한 물리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자국의 이해관계가 이와 상충될 경우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에 대한 언급이 없던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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