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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공포’에 파랗게 질린 증시

    연초 이후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금융시장 ‘공포심리’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최근 회복세를 탔던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수출 등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걱정이 커져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와 금융투자자들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17.03) 대비 23.1%나 상승한 20.97로 집계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산출하는 VIX는 20을 웃돌면 향후 시장 변동성 위험이 큰 것으로 간주된다. VIX가 20을 넘긴 건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지난 2월 29일(20.55) 이후 석 달여 만이다. 또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다. 이날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종가보다 0.023% 포인트 떨어진 마이너스 0.0001%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CNN머니가 산출하는 ‘공포&탐욕지수’도 지난 주말 63(탐욕)에서 이날 53(중립)으로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상승 여력 등 7개 지표를 활용해 집계하는 이 지수는 0~100으로 구성된다. ‘0’은 악몽에 가까운 공포, ‘100’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는 탐욕을 뜻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16.10까지 상승해 지난 2월 29일(17.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흘 만에 35.6%나 올랐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우려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회수되는 등 단기 유동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며 “유로존 불안에 따른 달러 강세가 중국 위안화 약세를 유발하면 한국 등 신흥국이 받는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 경제지표 부진… 이달 금리인상 물 건너간 듯

    연방 금리 선물시장 인상 확률… 6%P 내린 24% 10여일만에 최저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6% 상승해 3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 부문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핵심 PCE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주요 물가 지표로 여기는 지수로 기준금리 결정 시 참조한다. 연준이 물가 상승률 목표치로 제시한 2%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CCI)는 92.6으로 4월(94.7)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 96.0도 크게 밑돌았다. CCI는 소비자들에게 6개월 뒤 경기와 고용 전망 등을 묻는 선행지수 성격의 설문으로 100 이하는 비관론이 많다는 뜻이다. 미국 중서부 지역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지난달 시카고 구매자관리지수(PMI)도 4월(50.4)보다 1.1포인트 하락한 49.3을 기록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상승, 이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시카고 PMI가 위축으로 돌아선 건 지난 2월(47.6)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가 잇따라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이달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30%에서 24%로 6% 포인트가 떨어졌다.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 19일(32%) 이후 가장 낮게 형성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최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했다지만 ‘경기가 좋아지면’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를 보면 이달 인상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국내 소비 1·2월에 줄고 3월엔 급증…“정책 입안·마케팅에 활용하면 유용”

    국내 소비 1·2월에 줄고 3월엔 급증…“정책 입안·마케팅에 활용하면 유용”

    연말 소비 늘렸다 새해엔 줄여 9월·5월에도 씀씀이 크게 늘어 국내 소비는 1월이면 쪼그라들다가 3월이면 대폭 늘어난다. 생애 첫 차는 3월에 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소비의 계절적 변동을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2일 내놓은 ‘월별 소비변동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는 3월에 전월 대비 8.4% 늘어난다. 이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10년간의 연평균 증가율이다. 9월(6.0%), 5월(4.8%) 등도 소비 증가폭이 크다. 반면 1월(-6.7%)과 2월(-6.4%)에는 소비가 가장 많이 줄어든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꾸준히 소비를 늘렸다가 새해가 되자 ‘소비절벽’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월별 변동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가장 큰 쇼핑 행사가 집중된 연말인 12월에 소비가 급증하다가 1월에 뚝 떨어진다. 판매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은 추석이 있는 9월에, 대형마트는 가정의 달인 5월에 소비가 크게 늘어난다. 반면 백화점은 1월, 대형마트는 10월에 소비가 준다. 품목별로 보면 통신기·컴퓨터는 선물 수요가 많은 5월과 12월, 서적·문구·가방 등은 신학기가 시작하는 3월에 늘어난다. 승용차는 3월, 9월, 12월에 크게 늘었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3월에는 생애 첫 차 구매 수요, 9월에는 신규 모델 출시, 12월은 연말 재고물량 소진 등 사회적 관습과 기업의 경영전략이 관련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월별 소비 변화가 심하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월별로 크게 변하므로 마케팅과 재고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는 소비진작책 추진으로 소비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정책 실시 기간을 적절히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충격 털고 다시 뜨는 ‘ELS’ 잘하면 年 5% 이상 수익

    충격 털고 다시 뜨는 ‘ELS’ 잘하면 年 5% 이상 수익

    코스피200·유로스톡스50 ELS 상품 1분기 발행 前 분기보다 28~34% ↑ 변동성 낮은 주식·지수 기초자산 상품 녹인 기준 낮고 조기상환 쉬워야 유리 원금보장형·분산투자 원칙 지키면 OK 올해 초 홍콩발 쇼크로 주춤했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한때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린 ELS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잘 굴리면 연 5%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임에 분명하다. ELS 투자 시 위험을 줄이려면 원금 손실(Knock-In·녹인) 기준이 낮거나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기 쉬운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또 변동성이 낮은 주식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을 활용하고,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원금보장형 상품도 경우에 따라서는 쏠쏠한 수익률을 안기기 때문에 고려할 만하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ELS 발행액은 4조 2454억원으로 2조원대에 그쳤던 1~2월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3조 5059억원어치가 발행되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HSCEI) 급락으로 원금 손실 공포가 강타했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상품들은 상환 기간을 줄이거나 원금 손실 위험을 낮추는 등 안정성에 중점을 둔 것이 많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리자드 스텝다운형 ELS’는 3년 만기 상품이지만 가입 후 1년까지 기초자산이 5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조기상환된다. 도마뱀(Lizard)처럼 위기상황에서 꼬리를 자르고 ‘탈출’할 수 있다는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ELS는 녹인이 보통 50~60%에서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30%대로 떨어뜨린 상품도 등장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녹인을 38%까지 낮춘 상품을 출시했는데, 만기까지 기초자산이 가입 시점 대비 62%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과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 하락 폭을 따지지 않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률을 보장하는 노 녹인(No Knock-In) 상품도 있다. 또 변동성이 낮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 발행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6조 4433억원어치가 발행돼 지난해 4분기 대비 28.6% 증가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도 34.1% 늘어난 5조 5592억원어치가 발행됐다. 홍콩항셍지수(HSI)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역시 1월 1854억원, 2월 3148억원, 3월 4856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HSI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지수로 H지수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성이 높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ELS는 그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됐으나 올해 초 H지수 사태가 불거졌을 때는 고위험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며 “유럽 증시의 유로스톡스50 등은 중국에 비해 선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장의 지수인 만큼 원금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ELS는 원금보장형과 비보장형으로 나뉘는데 기대 수익률이 높은 비보장형의 인기가 아무래도 더 높다. 올해 1분기 원금 비보장형 ELS 발행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28.3% 증가한 7조 2866억원인 반면, 보장형은 63.2% 감소한 2조 5675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원금보장형이 무조건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03년 이후 발행된 모든 ELS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까지 상환된 상품을 분석한 결과, 원금 보장형의 실제 수익률은 3.81%로 비보장형보다 0.88% 포인트 높았다. 비보장형이 손실을 낸 종목 위주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또 ELS는 손실 확률은 낮지만 발생 시 규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 대상 ELS 중 7.65%가 손실 상환됐으며, 평균 -37.28%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대 40%까지 원금 손실을 감내할 수 없는 투자자는 ELS 비중을 줄이는 게 맞다”며 “ELS 투자 시에는 1~2개의 상품에 몰입하는 것을 피하고 가입시점도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FOMC 애매한 시그널…6월 금리 인상 안갯속

    달러화 강세 부담… 동결 가능성 일부선 “6월 인상 대비해야”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별 볼 일 없이’ 막을 내렸다. FOMC가 명확한 시그널을 내지 않은 탓에 6월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28일 올해 세 번째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0.25~0.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고용시장이 개선된 반면 경제활동 성장세는 둔화됐다”며 “물가지표와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4월 회의 당시 성명서에 넣었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였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아무런 ‘힌트’를 주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는 앞서 열린 10월 회의에서 “목표 금리 범위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명확히 언급했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성명을 “볼 것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미국이 6월에도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가 좀더 커졌다. 특히 6월 14~15일로 예정된 회의가 영국의 브렉시트(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1주일 전에 열려 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블룸버그와 SK증권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선물시장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5.36%로 전날 21.56%보다 6.2% 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동결 가능성은 76.88%에서 81.28%로 4.4% 포인트 상승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대외 불안 요인이 진정됐음에도 금리 인상에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한 것은 주요 선진국의 통화완화 기조와 차별화된 정책을 펼칠 경우 달러화 강세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며 “올해 금리 인상은 하반기에 많아야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6월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도 많다. 국제금융센터가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전망을 분석한 결과 금리 인상에 베팅한 곳은 6곳으로 동결(3곳)보다 많았다. 영국계 금융그룹 HSBC는 “성명서에서 ‘글로벌 리스크’ 문구가 삭제된 것은 연준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고용개선이 지속되고 유가나 임금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조짐이 확인될 경우 6월 인상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 강세와 자금 유입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개선됐고 연준의 물가와 고용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6월 금리 인상 후 4분기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음달 27일 매사추세츠주로 옮겨가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이곳서 공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1년 만에 124배 인생역전… 응답하라! 그때 그 대박株

    1년 만에 124배 인생역전… 응답하라! 그때 그 대박株

    가진 돈을 늘리려는 인간의 욕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가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된 요즘은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한숨만 흘러나온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자산 매입)로 돈다발을 풀어도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갈 곳 잃은 돈만 여기저기 헤매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과거 짭짤한 수익을 안겼던 투자처를 생각하며 “응답하라, 그때 그 대박”을 외친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보고서 등을 통해 역대 ‘대박’ 주식을 되짚어 봤다. 연초에 샀다가 연말 ‘대박’을 터뜨린 주식은 뭐가 있을까. 1일 거래소의 도움으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연도별 주가(액면 분할 등을 반영한 수정 주가) 상승률 1위 종목을 파악해 봤다. 1999년 한글과컴퓨터(한컴) 주식이 무려 123.9배나 급등한 최고의 ‘대박’으로 나타났다. 이해 1월 4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2104원에 한컴 주식을 살 수 있었고, 폐장일인 12월 28일 26만 2881원에 팔 수 있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한컴 주식은 정보기술(IT) 붐과 벤처 열풍을 타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네띠앙 등의 자회사를 통해 확보한 500만명의 회원을 기반으로 인터넷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층 더 끌었다. 연간 단위로 파악한 거래소 집계에는 잡히지 않았으나 새롬기술(현 솔본)의 ‘대박’은 한컴을 뛰어넘는다. 1999년 8월 코스닥에 상장한 새롬기술은 미국에서 사상 최초의 무료 인터넷서비스 다이얼패드를 시작해 주가가 폭등했다. 이듬해에는 액면가 대비 600배나 올라 투자자들에게 복권 1등 당첨 못지않은 돈다발을 안겼다. 한컴과 새롬기술 외에도 이 시기 코스닥 IT 업종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노다지를 캤다. 1999년에는 한컴 등 32개 종목이 10배 이상 주가가 뛰었다. 코스닥지수는 76.40에서 256.14로 3배 넘게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8조원에서 98조원으로 12배나 팽창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연간 기준으로 가장 ‘대박’을 터뜨린 주식으로는 2005년 동일패브릭이 꼽힌다. 1월 3일 801원에서 12월 29일 2만 6979원으로 32.7배 뛰었다.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바이럴제노믹스에 인수돼 에이즈 치료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1999년 한솔CSN도 한 해 동안 24.9배나 오른 ‘대박 주’였다. 인터넷과 PC통신 등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해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 1994년 개인투자자도 해외 주식과 채권에 대한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고 1996년에는 1억원이었던 한도가 전면 폐지됐다. 이 시기 터키 주식에 투자했다면 꽤 재미를 봤을 것이다. IBK투자증권이 블룸버그를 통해 연도별로 해외 자산군 수익률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터키 주식은 1996년 143.8%의 짭짤한 수익률을 안겼다. 1997년과 1999년에는 253.6%와 485.4%를 기록했다. 미국 S&P500지수도 1996~99년 19.5~31.0%의 수익률을 낸 안정적인 투자처였다.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곤 글로벌 주식시장은 대부분 ‘맑음’ 행진을 펼쳤다. 그러나 2000년 IT 거품이 꺼지면서 전 세계 증시가 휘청거렸다. 이해 S&P500지수는 -10.1%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영국 FTSE100지수도 10.2%나 떨어졌다. 일본 역시 27.2% 하락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신흥국 증시 수익률을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이머징마켓(MSCI EM)지수도 31.8%나 떨어지는 등 전 세계 증시가 무덤으로 변했다.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주식은 불황 때 원금 손실을 입히는 위험 자산임에 분명하지만 예찬론자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식 투자 바이블’의 저자 제러미 시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주식이 단기적 변동성은 있지만 연평균 6.6%의 수익률을 내는 등 10년마다 2배씩 가치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1802년 1달러를 주식에 투자했다면 2012년까지 66만 9500달러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반면 장기 국채에 투자했다면 1633달러, 금을 샀다면 4.35달러에 그쳤다는 게 시걸 교수의 주장이다. 거래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코스피 출범 30주년을 맞아 1983~2012년 30년간 주식, 채권, 예금, 금, 부동산, 원유의 누적 수익률을 따져 본 것이다. 주식 투자는 배당을 포함해 28배의 수익률을 올려 채권(16배)과 예금(8배), 부동산(4배) 등 다른 자산을 압도했다. 주식 예찬론자의 분석을 보지 않더라도 호황기 때 주식은 최고의 투자처로 꼽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세계 경제가 IT 버블을 털고 일어난 2003년부터 5년간 골디락스(고성장·저물가) 시대가 도래했는데, 이 시기 각국 주식 수익률은 화려하다. 브릭스(BRICs)의 선두 주자 브라질 증시가 2003년 97.3% 수익률을 올렸고, 다른 멤버인 인도(70.9%)와 러시아(61.4%)도 빛났다. 독일(37.1%)과 미국(26.4%), 일본(24.5%) 등 선진국 증시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골디락스 시대의 주식 투자자들은 별다른 위험 없이 두 자릿수 수익률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따 먹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디락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종언을 고했다. 저성장의 깊숙한 늪에 빠진 올해 주식에 투자하는 건 위험을 수반한다. 대신 요즘은 금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금은 지난달 16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8.6%의 수익률을 올려 엔화(7.2%), 선진국 채권(4.8%), 서부 텍사스산 원유(3.8%) 등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3저(低)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투자 해법으로 ‘분산’을 꼽는다. 무턱대고 수익만 좇다 보면 낭패 보기 십상이니 자산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위험을 줄이라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처 외에도 파생상품과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눈여겨보고 해외 자산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산 투자 개념에는 시간도 들어간다”며 “투자처를 찾아도 한 번에 모든 자산을 쏟아붓지 말고 일정 기간 간격을 두고 나눠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발맞춰 금리 내려야/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발맞춰 금리 내려야/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심상치 않다. 한 달 사이에 약 6%나 하락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 강세를 보였던 기간의 월평균 하락 속도보다도 다섯 배, 다른 아시아 통화의 환율 하락과 비교해도 두 배 정도 빠른 것이다. 1년 이상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수출 부문이 이러한 원화의 강세를 우려하는 이유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은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와 지난주에 있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연기 등과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미 연준은 미국 경제가 소비회복과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투자와 수출의 부진, 저유가 등에 따른 낮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향후 금리인상 속도도 더 완만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 결과는 달러의 약세 전환, 신흥국 통화 강세, 주식시장의 반등, 유가 상승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의 둔화나 선진국 경제의 성장세 약화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리스크는 크게 변하지 않은 가운데, 미 연준의 이러한 결정은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눌러온 많은 불안 요인들을 일거에 해소한 듯하다. 원·달러 환율도 그 영향으로 연말에는 1220원쯤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애초 전망치보다 달러당 50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연평균으로는 애초 환율 대비 환손실이 26조원,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화는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의 도입이다. 궁극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통화 가치의 하락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지난 1월 일본 중앙은행인 BOJ의 초과지불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유로 지역 중앙은행인 ECB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등은 예상과 달리 엔화와 유로화의 강세를 유발했다. 정책 도입 시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험회피 성향이 안전 통화인 엔화와 유로화의 수요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 의도와는 다른 결과로 BOJ와 ECB는 추가적인 마이너스 금리 인하와 더불어 추가적인 양적 완화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BOJ가 올 7월 마이너스 금리를 -0.3%까지 추가 인하하고 일본 국채를 추가 매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목할 것은 일본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확대했을 때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또한 최근의 금융시장 변동성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위험 요인을 고려할 때,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유로 지역,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일본 이외에도 이스라엘이나 노르웨이 등도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결국 더 많은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통한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취할수록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자국통화 가치 하락을 위한 제로섬게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는 이러한 주요국 중앙은행들과는 자못 다른 듯하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경기둔화 우려와 수출의 부진, 새로 설정한 물가목표 2%를 훨씬 밑도는 물가수준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3월까지 9개월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 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판단은 현재의 정책금리 1.50%가 경기 회복에 충분한 수준이며, 낮은 물가도 유가 등 공급 측 요인에 의한 것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이라는 것이다. 미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1.5%를 상회하는 2%가 예상돼도 낮은 물가상승률과 대외 불안 요인으로 3월의 금리인상을 뒤로 지연시켰다. 유럽 경제도 같은 이유로 추가적인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다. 미국, 유럽, 일본을 제외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은 물론 기축통화 국가들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다음달 정기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성장률을 애초 예상했던 잠재성장률 수준인 3% 아래로 하향 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제 한국은행도 다른 중앙은행들과 보조를 맞추어 마이너스 금리는 아니더라도 금리 인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 “아! 옛날이여”… 캄캄한 두바이 경제

    오일머니 빠져나가… 부동산가격 20%↓ 두바이판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년 만에 처음으로 50을 밑돌면서 두바이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랍에미리트 최대 은행인 에미리트NBD는 2월 두바이경제추적지수가 48.9로 1월에 비해 1.8 감소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에미리트NBD가 2010년 1월부터 두바이경제추적지수를 발표한 이래 지수가 50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두바이의 핵심 산업 분야인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관광업, 부동산업의 경기 동향을 PMI 산출법에 기반해 수치화한 두바이경제추적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에미리트NBD의 하티자 하크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 금융시장의 변동성, 저유가가 경제 심리와 활동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전체 산업에서 원유 등 원자재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다른 중동 국가들에 비해 산업이 다변화돼 있다. 하지만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동 국가 및 신흥국의 경제가 저유가로 흔들리면서 두바이도 유탄을 맞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에미리트NBD가 이날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관광업, 소매업의 경제활동이 모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은 한때 호황이었던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신규 수요가 감소한 것이 위축 요인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으로 중동 국가의 오일 머니가 두바이에서 빠져나가면서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은 2014년 정점 대비 20% 하락했다. 두바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업 또한 중동 관광객의 감소로 위축됐다. 리서치업체 STR글로벌에 따르면 두바이 호텔의 지난 1월 객실 점유율과 평균 객실료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9%, 8.1% 감소했다. 12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부채도 두바이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통화전쟁 격랑에서 안전운항하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특임파견관

    [열린세상] 통화전쟁 격랑에서 안전운항하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특임파견관

    “남이야 손해를 보든 말든 내 사정이 절박해서….” 일본, 유럽(스웨덴·스위스·덴마크)이 마이너스 금리를 앞세워 통화전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제성장은 2013년부터 하락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 경기를 2010년 이래 최악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 수요가 주는데 상품을 팔려니 가격(통화 가치)을 낮출 수밖에. 평가절하는 기습 공격이 포인트다. 주변국에 양해를 구하는 ‘친절한 금자씨’는 없다. 멀쩡하던 옆 나라 통화 값이 졸지에 급등한다. ‘이웃 나라 궁핍화 전쟁’인 거다. 전쟁터는 무질서가 판을 친다.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달러 대비 원화 값은 두 달 새 5.8% 떨어졌다. 5년 8개월 만에 최고 폭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된다. 외국인 채권 4조 7000억원이 2월 국내를 떠났다. 1월 대비 열 배다. 이럴 땐 금리 인상이 자금 유출을 진정시킨다는 게 교과서 설명이다. 하지만 두려움(변동성 급등)이 시장을 장악하면 금리를 인상해도 유출을 막기 어렵다(‘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대에 대응한 거시건전성 정책연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금리정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손놓고 있을 수 없다. 격랑에도 안전운항을 보장하는 게 정부·중앙은행의 임무다. 당국은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꺼내 들었다. 외환보유액 확충,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외환시장 건전성 부담금 강화 등이 논의된다. 한국이 원하면 미 연준이 언제든 통화 스와프에 응할까. 미국 의회의 연준 견제 기류가 강성으로 변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자금유입 억제용이다. 유출을 염두에 둔 정책 수단이 아니다. 뭔가 고민이 더 필요하다. 자금 유출 압력을 인위적 시장개입(외환보유액)보다 시장가격(환율)으로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 위기에도 환율 정책만큼은 ‘유연하게’ 운용할 거라는 믿음. 이게 관건이다. 그래야 나가려던 돈이 안 나간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어설픈 정책은 치명적일 수 있다. 원화 값 하락을 외환보유액으로 찔끔찔끔 막겠다는 건 가장 하수다. 아까운 달러만 축내고 시장 신뢰까지 잃는다. 보유액을 쓰고도 원화 값 절하 기대가 지속되면 시장은 도박판으로 변한다. 조지 소로스 같은 국제 투기세력이 입장한다. 나가지 않을 돈도 따라 나간다. 중국이 반면교사다. 외환보유액 1조 달러를 쏟아붓고도 투기꾼들에 물어 뜯길 처지다. 대응 수단은 환율 말고도 줄줄이 있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 대규모 자본 유출에 맞설 통제장치를 재정비·강화하는 거다.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은 매서운 맛을 봐야 한다. 때마침 국제적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동안 금기시되던 ‘자본통제’에 당위성이 부여되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이 불안해지자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중국 당국에 자본통제 수단 도입을 강권했다. 여차하면 일본은행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1월 26일자)는 사설까지 할애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자본통제’라며 옹호한다. 은행권의 외환충격 흡수 능력도 체크 대상이다. 당국은 은행이 떠안고 있는 만기 불일치와 통화 불일치 리스크의 크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은행별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외화 LCR) 점검이 시급하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제시한 지침이다. 외화 출혈이 극심한 상황에서 ‘30일간’ 버틸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 주는 지표다. 차입기업의 재무구조가 외환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건 은행 몫이다. 금융 외교 채널을 총가동할 때다. 환율전쟁은 어느 나라에도 득이 안 되는 ‘치킨게임’이다. 전쟁 중일수록 통화 당국 간 정보 공유가 긴요하다. 주요 20개국(G20) 모임만이 국제 공조를 도모하는 자리는 아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매년 6회에서 10회 만난다. 벤 버냉키 전 미 연준 의장은 참석을 위해 금리결정회의(FOMC) 날짜를 조정했을 정도다. 전쟁의 승패는 정보력에서 갈린다. 2월 17일 ‘F22 랩터 스텔스’ 네 대가 오산 공군기지에 들어왔다. 세계 최강 전투기다. 대북 억제력을 행동으로 보여 준 거다.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신뢰 잃지 않기’가 핵심이다.
  • 내성 생긴 세계금융… 극약처방 없인 반짝효과만

    내성 생긴 세계금융… 극약처방 없인 반짝효과만

    1년간 18차례 머리 맞댔지만 부양 기대감 약발 오래 못 가 “금리인하·동결만으로 역부족”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끝나면서 이달 중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최근 중앙은행이 던지는 시장친화적 메시지나 조치는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금세 사라져 큰 호재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FOMC와 ECB를 ‘시시포스’에 빗대는 이유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시시포스는 바위를 끝없이 언덕 위로 밀어올리지만 언제나 바위는 그 자리다. 29일 선진·신흥 46개국 증시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ACWI)를 보면 이 지수는 FOMC와 ECB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지난 1월까지 FOMC와 ECB 통화정책회의는 총 18차례 열렸는데, 회의 종료 직후 ACWI는 13차례나 상승했다. 재닛 옐런(오른쪽) FOMC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왼쪽) ECB 총재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낸 메시지나 조치가 당일에는 그럭저럭 ‘약발’이 먹힌 것이다. 지난해 1월 22일 ECB 통화정책회의 종료 후 드라기 총재가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히자 금융시장은 화색이 돌았고 이날 ACWI는 전일 대비 0.93%나 상승했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FOMC와 ECB 통화정책회의 종료 2주(10거래일) 뒤 ACWI는 회의 전날보다 오히려 하락(10차례)한 경우가 상승(8차례)보다 많았다. 다른 이슈에 묻혀 효과가 사라진 것이다.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해 9월 17일에는 미국의 긴축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ACWI도 0.01%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곧바로 중국 제조업 경기 부진 등 악재가 불거져 2주 뒤에는 3.89%나 떨어졌다. 드라기 총재가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 부양을 예고한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들은 -0.3%인 예금금리가 0.1~0.2% 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시장이 이미 선반영하고 있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CB가 지난해 12월 3일 예금금리를 -0.2%에서 -0.3%로 0.1% 포인트 인하했을 때도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ACWI가 0.99%나 떨어졌다. 드라기 총재가 ‘뻥카’를 날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는 15~16일 열리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만 해도 이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사실상 힘들어졌다. 오히려 옐런 의장이 금리 동결과 함께 추가적인 ‘비둘기파’(돈을 더 풀겠다는 온건파) 메시지를 내주기를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유효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시장 눈높이가 높아져 ECB 예금금리 추가 인하와 FOMC 금리 동결 정도만으로는 ‘깜짝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증시침체 상황 역이용, 해외파생상품시장서 수익을 달성한 자문사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며 많은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 중 일본 니케이지수는 작년 말 기준 20%이상 하락을 해 연일 ‘장중 급락, 대폭락’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생산해내기도 했다. 이러한 세계적인 시장하락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자문사가 있어 이목을 끈다. 커진 변동성을 역으로 이용해 수익을 낸 더나은투자자문이다. 주로 KOSPI200 옵션을 활용하여 변동성과 시간가치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더나은투자자문은 이번에 일본 시장에 진입했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여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보다는 일본시장이 투자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하고 니케이(Nikkei225) 옵션에 진입하여 수익을 달성했다. 더나은투자자문 이상헌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Q: 더나은투자자문만의 운용스타일,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A: 더나은투자자문은 파생상품 즉, 옵션만을 전문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옵션이란 것이 방향성을 지향하는 매매를 하게 되면 위험성이 크지만 더나은투자자문의 운용스타일은 이와 다르다. 운용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번째로 초기에 투입되는 자금을 전체투자금액대비 일부만 사용하여 설정 당시 주가지수에서 일정범위를 수익구간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장에서는 손실구간 진입 전에 남아있는 유동성자금으로 초기 목표수익을 지킬 수 있게 수익구간을 넓히는 방어전략을 실행해서 목표수익률을 지켜오고 있다. Q: 이번에 니케이에 투자하게 된 이유는?A: 국내지수는 올해 전체적인 글로벌 하락세에 비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았다. 때문에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지 않아 기대수익이 생각보다 낮았고, 이에 해외투자처를 찾아보던 중 3년 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봤던 니케이를 시뮬레이션 해 보았다. 일본 니케이225는 2012년 하반기 이후로 134%까지 대세 상승장을 이어왔으며 변동성이 큰 폭으로 세 번 상승했다. 이번 1월이 그 중 하나였는데, 변동성이 상승한다는 것은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었다. 변동성지수가 크게 상승했다는 것은 옵션가격에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다는 이야기이고 이 프리미엄을 이용하여 수익구간을 설정, 목표했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Q: 현재 시장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나A: 우선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이란, 사우디 석유장관들의 산유량 감축 거부발언으로 인해 당분간 국제유가 상승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까지는 시장 심리의 반전을 가져올 시그널을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26~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다. 또한 중국 대응 이슈는 지속될 전망이며, 상반기 국내증시는 모멘텀이 부재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보아 추세적인 상승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완화되며 극심한 하락세는 벗어날 것으로 기대해봄직 하다 Q: 올해 더나은투자자문의 운용전략은?A: 더나은투자자문만의 옵션에 특화된 운용전략으로 변동성대비 수익률을 비교, 분석하여 국내 및 해외로 분산투자를 할 예정이다. 해외투자는 니케이225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과 상품시장 또한 좋은 투자대안처가 될 것으로 보고 시뮬레이션하며 연구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와 포부는?A: 수탁고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영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더나은투자자문의 고객에게는 안정적인 수익률로 연말에 만족할만한 성과보고서로 보답을 하고 싶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융불안 시대 ‘가치주’의 부활

    금융불안 시대 ‘가치주’의 부활

    美 주식시장서 ‘성장주’ 인기 시들… 아마존 주가 16%↓ 월마트는 5.2%↑ 세계적 유통기업 월마트가 35년 만의 최악의 실적 부진으로 온라인 업체 아마존에 밀리는 수모를 겪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가는 반대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성장주보다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가치주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도 가치주가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월가에서 발표된 월마트와 아마존의 실적은 희비가 분명하게 엇갈렸다. 지난해 월마트의 매출은 2014년보다 0.7% 줄어든 4821억 달러(약 595조원)로 집계돼 1980년 이후 3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떨어진 1297억 달러(약 160조원)에 그쳤다. 반면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57억 달러(약 44조원)로 22%나 증가해 월마트와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잘나간다. 22일 하나금융투자의 도움으로 두 기업의 주가를 파악한 결과 월마트 주가는 지난 19일 64.66달러에 거래돼 연초 대비 5.2% 상승했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4.7% 하락한 걸 생각하면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 주가는 연초 636.99달러에서 현재 534.9달러로 16%나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월마트보다 1000억 달러 이상 많았지만, 지금은 500억 달러 미만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2012년 이후 매년 2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인 아마존은 올해도 매출이 2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의 예상 매출 증가율 1.5%를 압도한다. 하지만 월마트의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월마트의 부채비율은 63%로 아마존(131%)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잉여현금도 107억 달러에서 123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시기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장주의 대표주자로 연말·연초 하락장에서 꿋꿋하게 버텼던 제약·바이오주와 헬스케어업종 주가가 최근 크게 가라앉았다. KRX헬스케어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시총은 지난 1일 대비 11.6% 하락했고, 코스피 의약업종도 10.9%나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0.45%)와 코스닥(-6.0%)의 낙폭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주는 상승세다. 거듭된 악재로 끝없이 추락했던 포스코는 이달에만 10.1%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 전통적인 가치주도 각각 17.8%와 13.6% 올랐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장변동성이 확대된 이후 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성장주에 대한 가격 조정이 빠르게 나타났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실적과 재무구조에서 안정적인 기업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주식시장 굴곡의 60년] 새달 3일 ‘환갑’ 맞는 주식시장

    [주식시장 굴곡의 60년] 새달 3일 ‘환갑’ 맞는 주식시장

    세계 14위 ‘폭발적 성장’…코스피·코스닥 다시 날자 주식은 자본주의가 낳은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하듯이 자본주의에서는 주식을 거래하며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다음달 3일이 되면 자본주의 태동과 함께 출범한 국내 주식시장이 어느덧 환갑을 맞는다. 1956년 12개의 상장사로 출발한 국내 증시는 18일 현재 코스피(770개)와 코스닥(1157개), 코스넥(110개)을 합쳐 2037개의 기업을 거느린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시가총액은 1397조원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1720조원)의 80%를 웃돈다. 국내 증시는 지난 60년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을 극복하며 세계 14위 규모로 발돋움했다. 1956년 3월 3일 대한증권거래소가 서울 명동 사옥에서 개소식을 열고 거래를 시작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상장사는 조흥·저축·한국상업·흥업 등 은행 4개, 대한해운공사·대한조선공사·경성전기·남선전기·조선운수·경성방직 등 일반기업 6개, 정책적으로 상장한 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 등 12개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1397조… 작년 GDP의 80% 웃돌아 당시 상호를 그대로 유지하며 현재까지 상장을 유지한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증권거래소와 증권금융은 1974년 상장 폐지됐고, 은행 4곳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라졌다. 1호 상장사의 영예를 안은 조흥은행은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가 되면서 2004년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 다만 1970년 경방으로 이름을 바꾼 경성방직, 한진그룹에 인수된 해운공사와 조선공사가 각각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이라는 상호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걸음마 수준이던 주식시장은 군사정권의 등장과 함께 발전했다. 경제개발계획을 세운 정부는 투자 분위기 조성을 위해 1962년 증권거래법을 제정했고, 1961년 4억원에 불과한 주식거래 대금은 이듬해 983억원으로 무려 233배나 폭증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급격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았다. 투기 세력이 증권거래법 제정과 함께 주식회사로 전환된 증권거래소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가 6개월 만에 100배나 치솟았다. 당시에는 주식 거래 시 2개월간은 매수 대금을 내지 않고 이자만 물면 거래소가 대신 결제하는 제도가 있었다. 투기 세력은 이를 이용해 엄청난 물량의 거래소 주식을 이자만 내며 거래했고, 1962년 5월 31일 거래소가 지급 불능에 빠지고 말았다. 이른바 ‘증권파동’이다. 휴장에 들어간 거래소는 정부 지원으로 닷새 만에 문을 열었으나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후유증을 남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 10일부터 단행된 통화개혁으로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다시 33일간 휴장에 들어갔다. 증권파동은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정치자금 확보를 위해 투기 세력을 조종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4대 의혹 사건’ 중 하나로 남았다. 상처를 털고 일어난 주식시장은 1968년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 등으로 추진력을 얻으며 비약했다. 1972년에는 ‘8·3 경제긴급조치’에 따른 기업 재무구조 개선과 은행금리 인하로 주가지수가 127%나 뛰었다. 그러나 1973년 발생한 석유파동으로 또 한번 수난을 겪는다. 배럴당 3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가 11달러로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에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에 빠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해 11월 28일 183개 상장 종목 중 절반이 넘는 93개가 하한가를 쳤고, 주가가 연고점 대비 20%나 빠졌다. 건설업 호황과 함께 활기를 되찾았던 증시는 1979년 2차 석유파동과 10·26사태 등 정치적 혼란이 겹치며 전년 고점 대비 29.6% 하락하는 등 또 한번 시름을 겪었다. 주식시장 초창기에는 상장 종목이 많지 않아 종합적인 주가 움직임을 파악할 필요가 없었다. 시장이 팽창한 1964년 미국 다우존스 방식과 유사한 ‘수정주가평균지수’라는 일종의 종합지수가 개발됐다. 당시 상장된 15개 종목 중 12개를 골라 100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정했다. 수정주가평균지수는 개별종목 주가를 수식에 따라 산출한 것으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지금의 코스피와 다르다. 1972년과 1979년에는 지수 산출에 사용되는 상장 종목을 대폭 늘린 한국종합주가지수(KCSPI)와 KCSPI Ⅱ가 차례로 개발됐다. 하지만 주가평균식인 이들 지수는 고도성장기에 접어든 주식시장에 적합하지 않았다. 주가가 높거나 변동성이 큰 일부 소형주의 영향을 과도하게 받았고, 특정 종목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출범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산정 방식은 간단하다. 전 종목의 시총을 기준일인 1980년 1월 4일 시총으로 나눠 100을 곱하면 된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966년부터 시가총액식 지수를 산출했고, 일본도 1969년 도입했다. 1983년 1월 4일 122.52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3.31을 기록해 사상 첫 ‘네 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1987년 8월 19일(500.73) 500을 찍은 지 1년 7개월 만에 2배로 뛰었다. 당시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밀레니엄 시대에는 여유 있게 2000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로 코스피가 2000을 찍은 건 예상보다 7년이나 늦은 2007년 7월 25일(2004.22)이다. 100에서 1000을 가는 데는 9년 3개월이 걸렸으나 1000에서 2000으로 오르는 건 18년 4개월이 소요됐다. 1990년대 후반 불어닥친 외환위기가 주식시장을 10년 이상 후퇴시켰다. 코스피는 1998년 6월 16일 280까지 추락했는데, 이는 1987년 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은 국가 경제와 직결” 외환위기를 극복한 2000년대 중반 주식시장은 다시 낙관론에 휩싸였다. 늦어도 2009년에는 3000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밋빛 전망을 산산조각 냈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한 코스피는 이해 10월 24일 938.75까지 떨어져 1000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수년간 박스권 안을 헤매는 코스피는 단기간 2000선 재탈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앞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듯이 언젠가는 다시 날개를 펼 것이라는 게 환갑에 접어든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모두의 기대다. 임순영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경제와 주식의 밀접한 관계를 산책 나온 주인과 애완견에 비유했다”며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은 곧 국가 경제의 성장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변동성 큰 장세엔 미워도 다시 ‘인덱스 펀드·ELS’

    변동성 큰 장세엔 미워도 다시 ‘인덱스 펀드·ELS’

    개미 투자자들의 주름살이 좀처럼 펴질 날이 없다. 중국 증시는 ‘바닥’이라던 3000선이 속절없이 무너졌고 유가 불안 역시 증시를 흔드는 복병이 됐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여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투자자들에게 그동안 ‘효자’로 불리던 유럽도 불안불안하다. 저금리에 널뛰기 증시까지 겹쳐 개미 투자자들은 “주식 시세표 들여다보기도 겁난다”고 하소연한다. 먹구름이 잔뜩 낀 금융투자시장. 그래도 전문가들은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치고 있다. 장인태 신한은행 PWM 도곡센터 팀장은 16일 “당분간은 코스피가 2100 상단을 돌파하기도 어렵지만 반대로 주가순자산비율 1배(1900) 아래에서는 강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며 “눈높이(투자 수익률)를 낮춰 박스권(지수가 벗어나지 못하는 일정 구간) 하단에서의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코스피의 하향 흐름세를 투자 기회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최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주식 투자 상품은 인덱스 펀드다.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인덱스 펀드는 지수에 투자한다는 게 다르다.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최근 한달 동안 코스피 지수가 5% 올랐다면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도 5%가 된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PB센터 팀장은 “코스피 1850~1860선에서 인덱스 펀드로 분할 매수하고 2000선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방망이는 짧게’ 쥐어야 한다. 단기 투자로 접근하라는 얘기다. 특히 인덱스 펀드는 환매수수료가 없어서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부담 없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폭락하며 이 지수와 연계한 ELS는 원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지수형) ELS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다.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로 대형 은행들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유럽 증시를 제외한 코스피200, 미국 S&P500,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주된 추천 대상이다. 장인태 팀장은 “홍콩 H지수는 최근 1년 사이 최고점(14962.74, 2015년 5월 26일 종가) 대비 최저점(7498.81, 2016년 2월 12일 종가)이 50% 가까이 떨어졌다”며 지수가 추가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200, 미국 S&P500,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시판 중인 ELB(원금보장형 ELS)의 수익률은 연 7~9%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ELS의 약정 수익률이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만기는 보통 3년이지만 6개월마다 조기 청산이 가능한 상품들도 많다. 이런 상품을 ‘스텝 다운형’이라고 부른다. 6개월 단위로 수익률을 보장하는 문턱(조건)이 계단식으로 내려간다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계약 시점에 세 개 기초자산 가격을 100이라고 치자. 각 지수의 평가 가격이 모두 최초 기준 가격(100)의 85%(6개월, 12개월, 18개월), 80%(24개월), 75%(30개월), 60%(36개월) 이상인 경우 만기엔 최초 약속했던 수익률(연 7~9%)과 원금을 돌려받는다. 물론 6개월마다 구간별 조건을 충족하면 중도환매수수료 없이 조기 청산이 가능하다. 다만 인덱스 펀드와 ELS 등은 변동성 장세를 극복하기 위한 ‘대체 투자 자산’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꾸릴 때 유동성 확보에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태훈 KEB하나은행 여의도골드클럽 PB팀장은 “시장 상황을 관망해 가며 투자 기회를 노릴 수 있게 어느 정도 실탄이 필요하다”며 “포트폴리오에서 50~60%는 현금성 자산으로 담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금성 자산으로는 정기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MMDA), 종합자산관리계정(CMA) 등이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엔 캐리 자금 불똥 튈라”… 금융시장 촉각

    “엔 캐리 자금 불똥 튈라”… 금융시장 촉각

    엔 강세에 수익 악화 탓 청산 조짐…현실화 땐 韓증시 3조원 유출 우려 세계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가운데 이번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새로운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엔화가치가 약세일 때 주로 쓰이는데 최근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불구하고 엔화가치가 되레 강세를 띠자 재미를 못 본 엔 캐리 자금이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 초과수익지수는 연초 대비 7%가량 하락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지난달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엔화 약세를 유도했지만, 오히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해석되면서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심화돼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다. 국제선물시장에서 투기적인 엔화 매수 비중은 지난해 말 20%에서 최근 69%까지 급증했다.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에 갈수록 강하게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엔·달러 변동성지수도 2013년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 제기 직후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선호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2년간 해외에 투자된 일본 자금은 모두 56조엔(약 594조원)으로 이 중 90%가량이 선진국 자산에 집중돼 있다. 엔 캐리 자금의 청산이 시작되면 선진국 증시부터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다. 국내 증시에는 2014년 4월 이후 유입된 자금만 4조 9000억원 규모로 과거 엔 캐리 자금 청산에 비춰보면 3조원 정도가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국내 유입 금액 대부분이 일본 공적연금과 연결돼 있어 일시에 청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엔 캐리 자금 청산의 전염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엔 캐리 자금 청산이 시작되면 미국과 유럽의 금융기관이 위험자산을 축소하면서 그동안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계 자금도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경제 회복 신호 및 국제유가 향방과 더불어 향후 엔화가치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향계로 떠오른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기 전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7.2원↓’ 원달러 환율 급락…1202.1원에 마감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서울외환시장에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2원 내린 1202.1원에 마감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전날보다 11.9원이 올랐다. 4일 환율 급락은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기대치를 밑돌아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달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금융 여건이 위축됐다고 발언한 점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금융시장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은 다른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00원 아래로 떨어졌으나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00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기록한 전일 대비 하락폭은 2011년 11월 4일(19.2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0원 이상 오르내린 날은 24거래일 중 6일이나 된다. 이 같은 변동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개방도가 높아 외국인들이 자금을 움직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운 만큼 높은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나만의 올곧은 ‘논리와 견해’를 가져야/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열린세상] 나만의 올곧은 ‘논리와 견해’를 가져야/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연초부터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원유 등 상품 가격의 변동 위험 등으로 심리적 경기지표들에서도 불안감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국내 주식시장도 여전히 수급이 불안하다. 이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장기 침체 전망 등 지나칠 만큼 부정적인 논리로 시장의 공포감이 재생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계부채로 인해 장기적으로 아파트 값이 반값이 될 것”이라거나 “원화 가치가 급락해 환율이 다시 17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등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이 어느 날 갑자기 반값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에서 가끔은 우리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즉 막연한 기대나 불안 심리를 갖기보다는 다양한 예측과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와 견해’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후에 대비한 재무설계와 자산관리를 준비할 때 다양한 전망과 예측, 가능성 등을 고민한다. 쉬운 예로 중국 관련 투자를 할 때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너무 다양한 주장들이 있어 어느 방향에 맞추어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해졌다. 누군가의 주장과 말만 믿고 의사 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의 다양한 주장에 대한 구체적 논리와 견해를 분석하며 공부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대중가요 가사에 “넌 늙어 봤느냐? 난 젊어 봤다”라는 구절이 있다. 젊은 세대에 대한 냉소적인 뉘앙스의 일침이지만, 한편으론 무엇인가 경험했던 일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구절이다. 경험하지 못해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우리는 항상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불안하고 걱정되는 미래를 좀 더 현명하게 준비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모든 삶의 방식에서 나의 논리와 견해를 올곧게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디지털 플랫폼, 정보통신기술(ICT) 혁명 등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망과 출판물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벌써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개될 세상의 변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라지고 정확해질 것이다. 모든 것이 데이터로 관리되며 분석되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까지 구축되는 흐름이다. 우리 삶의 형태도 많이 변화할 것으로 본다. 금융시장의 환경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격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보다는 핀테크, 클라우드 펀딩, 로보 어드바이저 등 새로운 금융시장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과거의 변화는 오프라인 금융 거래에서 온라인 서비스로의 변화처럼 서비스 이용의 방법이 바뀌었다면 이제 서비스 방법 이외에도 자본의 조달, 운용, 관리, 투자 등 모든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환경으로 급격히 변화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데이터를 이용한 최적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들이 제공될 것이다. 유행처럼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남들의 견해에 의존하는 자산관리나 투자보다 자신의 환경과 조건에 맞는 자산관리가 필요한 때가 오고 있다. 이때 미래 예측에 대한 논리와 설득력 있는 견해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미래는 항상 예측대로만 전개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정확히 알 수 없기에 궁금하면서도 불안한 것이다. 우리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노후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은 미래가 기대되면서도 두려워하고 있다. 이제 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논리와 견해를 분석하며 준비하자는 것이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공부하고 분석하며 우리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가자.
  • 수출엔 악재… 중간재 수입 비용은 절감

    원엔 환율 화들짝… 990원대로 뚝 한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 받을 듯 일본은행(BOJ)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한다는 소식에 외환시장이 화들짝 놀랐다. 반면 주식시장은 이를 반기며 소폭 올랐다. BOJ의 결정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 증명됐다. 정부는 외환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BOJ의 결정에 대해 “우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4원 내린 달러당 1199.1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2포인트(0.27%) 오른 1912.06에 마감됐다. 장중 내내 내림세였으나 장 막판 반등했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4.69원(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24.11원이나 뚝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우리 원화 가치가 올라 원·엔 환율이 지난 5일(994.89) 이후 처음으로 900원대로 떨어졌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과거에는 원·엔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비상이 걸렸는데, 오늘 시장 반응만 봐서는 글로벌 금융 경제에서 오히려 좋은 신호로 받아들이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송 국장은 “최근에는 원화가 엔화와 (달러 대비 환율에서)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관측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일본과 경쟁 관계인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우리는 중국과 달리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을 벌이는 관계라서 큰 악재로 볼 필요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일본에서 수입하는 중간재의 비용이 줄어들어 호재로 볼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우리와 일본의 수출 경쟁 관계를 고려하면 BOJ의 결정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과 금리정책이 반대로 가 변동성이 커지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올리기는 어렵고 앞으로 경기 흐름에 따라 인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FOMC 애매한 성명에… 비둘기도 매도 ‘날갯짓’

    FOMC 애매한 성명에… 비둘기도 매도 ‘날갯짓’

    美증시·외환·채권시장 동시 하락 금리 인상 vs 저금리 분석 엇갈려 28일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은 세계 경제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면서도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했다. 시장에서는 FOMC가 ‘비둘기파’(저금리 선호)와 ‘매파’(금리 인상)적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장 중반 국제 유가 상승 호재로 반등한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FOMC 성명 발표 직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1.38% 빠진 1만 5944.46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같은 패턴을 보이며 1.09% 하락한 1882.95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FOMC의 성명이 다소 매파적이라며 실망한 매물이 나왔고, 경기 둔화 우려까지 작용해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뉴욕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FOMC가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였다는 해석에 좀더 무게를 두며 달러 가치가 소폭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4% 하락한 98.98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도 금리 인상이 점진적일 것이라는 예측에 0.01% 포인트 떨어진 0.83%에 머물렀다. 국제금융센터가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의 반응을 수집한 결과에서도 제각각의 해석이 나왔다. BNP파리바는 “FOMC가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했음을 시사함에 따라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FOMC가 시장 불안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3월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FOMC 성명은 매파와 비둘기파적 성향을 모두 열어 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음주 초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의 연설 등 FOMC 위원들의 발언에 시장 변동성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위원은 “FOMC 성명서는 지난달과 비교해 미국 경기 판단은 유지하고 글로벌 상황은 한발 물러서는 중립적 입장이었다”며 “미국 주식시장이 매파적으로 받아들이긴 했지만 지난달보다 확실히 비둘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큰 변동 없이 관망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9.07포인트(0.48%) 오른 1906.94를 기록해 10거래일 만에 1900선을 되찾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71% 하락한 1만 7041.45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반대매매(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힌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매매)로 인해 2655.66(2.92%)까지 떨어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슈&논쟁] 유류세 내려야 하나

    [이슈&논쟁] 유류세 내려야 하나

    2013년 2월 배럴당 111.0달러였던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27일 26.59달러로 76%나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같은 기간 1952.49원에서 1369.31원으로 30% 떨어지는 데 그쳤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는 덩달아 오르지만 유가가 급락할 때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유류세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락할 때마다 나오는 유류세 인하 논란에 대해 양측 입장을 들어 봤다. [贊] 원가 하락에도 세수는 되레 늘어 이서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연구실장 최근 언론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세금은 단연코 유류세다. 국제 유가가 올라갈 때는 유류세를 내려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하고, 국제 유가가 내려갈 때는 유류세가 너무 높아 소비자가 유가 하락분을 체감할 수 없으니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유류세 인하론’에 대한 설명만 다를 뿐이지 결국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 이익을 높여 주자는 것이다. 주유소협회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시민 비판이 쇄도하자 유류세 때문이라는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유류세 바로 알리기 운동’인데 기름값의 65% 이상이 세금이라고 강조한다. 힘없는 주유소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정부에 제대로 따져 달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시대’가 와도 세금 때문에 국내 휘발유 가격은 ℓ당 1100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류세가 너무 높다는 또 다른 비유인 셈이다. 이처럼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각자의 의견이 평행선만 그릴 뿐 해결책뿐 아니라 대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는 원래 사치성 소비에 대한 중과세를 목적으로 한 특별소비세였다. 당시는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이를 사치성 소비로 간주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가 대중화됐음에도 유류세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유류세는 명칭과 목적 변화에 따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교육세와 주행세 등이 추가됐을 뿐 사치 품목에서 생활필수품으로 변화된 상황이나 경유 차량 증가 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휘발유와 경유를 사면서 내는 세금과 부과금은 관세를 포함해 모두 8가지다. 항목별로 보면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그리고 부가가치세 등이 합쳐져 유류세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관세와 기타 수수료 등도 더해진다. 이 중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법정세와 탄력세로 구성돼 있고, 교육세와 주행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에 연동돼 부과된다. 이 세금은 2009년 이후 ℓ당 745.89원으로 변하지 않고 정액제로 고정돼 있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내려가면 기름값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된다. 지난해 국제 휘발유 제품 가격은 전년 대비 42%, 경유는 3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내려가도 세금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휘발유 세금은 전년 대비 95억원 감소한 반면 경유는 2500억원가량 더 걷혔다. 경제학의 수요곡선처럼 가격이 인하되자 휘발유와 경유 사용량은 증가했고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경유의 소비가 더욱 늘면서 세금은 더 많이 걷힌 셈이다. 국제 유가의 등락에도 정부 세수에 큰 변동이 없고 예측 가능하다면 유류세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소비자들도 무작정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고 요구할 것은 아니다. 일단 유류세 세목이 너무 많으므로 이를 단순화해야 한다. 석유제품에 꼭 필요한 부분만 부과하도록 조정하고 필요한 세목에 대해서는 목적에 맞게 잘 사용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경제적인 이익이 높은 방향으로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 정부도 우리와 상황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과 비교하며 유류세 개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 유류세를 내리면 그만큼의 세금을 어디서도 메울 수 없다는 단순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 상황에 맞게 정부도 고민해 볼 때다. 이제는 “우리나라 시장과 소비자들의 변화된 생활 패턴에 따라 유류세의 적정성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답변을 기다리고 싶다. [反] 에너지 낭비 막기 위한 주요수단 이동규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자 일부에서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더 낮은 가격에 재화를 소비하고픈 소비자들의 기대도 이해된다. 하지만 유류세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지금의 저유가 기조를 근거로 유류세를 인하하자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유류세가 왜 존재하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유류세는 대표적인 소비세이자 환경세다. 휘발유처럼 소비에 의해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재화들은 환경 보호 관점에서 소비를 조정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소득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누구나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편하지만 따라야 하는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7위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데다 증가율이 세계 자원 소비를 주도하는 중국과 비견될 정도로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감소 추세는 물론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미국조차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현실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유류세를 일부러 낮춰서는 안 된다. 지금의 유류세도 OECD 국가들 중 낮은 편이다. 다른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세율을 더 올리거나 탄소세 같은 별도 세금을 매겨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있다. 국가별 에너지 세율과 사용량이 반비례한다는 것이 실증된 상황에서 유류세를 지금보다 더 낮추는 것은 과세 목적상 적절하지 못하다. 서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유류세 세율을 낮추자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율을 낮춰 가격을 내리는 정책은 결국 에너지 소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율을 낮추는 이유가 서민 복지를 위해서라면 유류세를 낮춰 서민이 받을 수 있는 혜택만큼 직접 보조하는 게 효율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유류세를 낮추면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가격이 낮아지므로 굳이 지원하지 않아도 될 고소득자들도 혜택을 받게 돼 정부 지원이 과도하게 낭비될 수 있다. 세율 인하 방식은 재정적인 지원 효과는 존재하지만 원래 환경세의 목적인 에너지 절약을 제대로 유도하기 힘들다. 반면 유류세는 그대로 걷고 그 재원으로 서민들에게만 선별적으로 보조금을 강화하면 지원 효과는 같게 유지하면서 에너지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민 입장에서는 사용량에 관계없이 보조금 지원을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여기에 연료 소비를 줄일 경우 추가 비용 절감을 누릴 수 있어 에너지 절약의 동기 부여가 가능하다. 유류세 유지는 급격한 유가 변동에 대한 완충 효과도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국면이 있었다. 국제 유가는 국제 정세에 따라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는 불안정한 변수다. 지금의 저유가 국면도 산유국들과 주요 원유 수입국들의 정책에 따라 언제 바뀌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금의 유류세 부과 방식은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거나 내려갔을 때 국내 유가의 변동폭을 줄여 유가를 일정 수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당장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에 비례해 세율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으로 바꾼다면 국제 유가가 오를 때 유류세도 올라 국내 유가가 국제 유가보다 변동성이 커진다. 더 낮은 가격으로 유류를 공급하는 것 못지않게 가격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국민 경제에서 중요하다. 지난 2년간 유가가 계속 하락했지만 다른 변수들이 성장 효과를 상쇄했다고 하더라도 경험적으로 유가를 인위적으로 더 낮춰 국민 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시킨 사례를 찾지 못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저유가 국면에 놓인 유가를 인위적으로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유류세의 목적으로나 경제 여건, 서민 지원을 위한 정책 효과성 등을 종합해 볼 때 적절한 정책 수단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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