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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ctor & Disease] 연세대 치대병원 김성택 교수

    [Doctor & Disease] 연세대 치대병원 김성택 교수

    치과 치료비가 가는 곳마다 들쭉날쭉이고,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뭔가 야로가 있다고 여긴다는 지적에 그는 “부끄럽지만 더러는 과잉진료도 없지 않은 것 같고….도덕성의 문제를 배제하고 말하자면,진료를 두고 드러내는 개개인의 견해차를 좁힐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치과진료의 특성상 표준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이게 필요하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했다. 연세대 치대병원 김성택(37) 교수.그는 ‘D&D’가 만난 가장 젊은 의사였다.그냥 젊은 게 아니라 의사가 마땅히 갖춰야 할 덕목인 ‘탐구욕과 소명의식’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는,그런 젊은 치과의사였다.그를 만나 새롭게 부각되는 ‘턱관절질환’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환자 80~90%가 턱근육에 이상 턱관절질환이란 어떤 병증인가. -학회에서 정리된 명칭은 측두하악장애다.간단하게 말하면 턱관절에 나타난 질환과 그 관절을 둘러싼 근육의 문제를 이른다.지금까지 많은 의사들이 턱관절에만 관심을 가져왔는데,사실은 근육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가 훨씬 심각하고 많다.아마 턱관절질환의 80∼90%는 턱근육의 문제일 것이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대표적인 3대 증상이 있다.턱에서 소리가 나거나,입이 벌어지지 않는 개구제한,그리고 통증이 그것이다.소리는 보통 딱딱이거나 서걱거리는데 증상이 소리에만 국한된 경우라면 당장은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소리가 개구제한이나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경운데,이런 경우에는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발병 추세에도 변화가 있나. -턱관절질환도 일종의 현대병이어서 발병 빈도가 10년 전에 비해 2배 정도로 늘었다.절대 질환자가 늘기도 했지만 예전에는 참고 지나쳤던 문제도 요즘엔 치료를 받는데,이런 행태도 발병 빈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질환의 경향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진 것도 특징이다. ●수험생·직장인·갱년기여성에 가장 많아 원인도 어디에 있는가. -학회에서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다만,턱관절질환의 주원인이 치아교합의 문제라고 여겼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주원인이라고 본다.환자 중 갱년기 여성과 젊은 직장인,수험생이 많다는 것도 이를 입증하는 사례일 것이다.확실히 스트레스는 턱관절 질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외환위기 때도 그랬고,정치적 격변기나 지금의 경제난도 턱관절질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이밖에 외상이 있거나 이갈이가 심한 사람에게도 흔히 나타난다.그는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그 이전 세대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턱관절 질환을 공부할 만큼 ‘개안(開眼)’한 의사였다.그는 턱관절질환이 스트레스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보고 최근에는 진단에 수면,식욕,자녀 수와 심리 상태까지 참고하는가 하면 신경정신과와 연계해 질환의 원인을 찾아내기도 한다.그런 그가 제시한 턱관절질환의 또 다른 원인은 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은 물론 류머티즘 관절염이 턱관절에 나타나기도 하며,평소 마른 오징어처럼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기거나 껌을 자주,오래 씹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턱관절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다른 신체 부위처럼 턱관절도 사용할수록 노후합니다.인체에서 먹고,말할 때마다 작동하는 턱관절만큼 일량이 많은 부위가 없는데,이곳에 문제가 없을 수 없지요.” 관건은 진단일 텐데 어떤 방법이 사용되는가. -한때 이런저런 기기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은 손으로 만져서 염증이나 통증 부위를 찾는 촉진이다.여기에 파노라마 X-레이나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쓴다. ●손가락 세개 입안에 안들어 가면 ‘의심’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물론이다.우선 턱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라면 턱디스크가 진행중이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이런 증상에 통증이 동반하거나 입을 벌리는데 지장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입을 벌리기 어려운 경우 자신의 손가락 세 개를 세워 안들어가면 개구제한이라고 판정한다.흔히 ‘턱이 빠졌다.’거나 ‘턱이 걸린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턱디스크 중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다.습관적으로 턱을 괴거나 볼펜 끝을 깨무는 사람,한쪽 이로만 음식을 씹는 편측조작의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료법도 함께 소개해 달라. -원칙적인 치료법은 보존치료다.예전에 수술을 능사로 여기는 경향이 없지 않았으나 수술은 최후 수단일 뿐이다.보존치료에는 찜질이나 음식 조절 등 자가요법과 근이완제,진통소염제를 투여하는 약물요법,물리치료와 마우스피스를 입에 무는 교합안정장치 등이 있다. 이런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장기간 추적한 결과가 없지만 유럽에서 99명의 환자를 3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보존치료의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됐다.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94.9%에서 25.6%로,통증은 51.3%에서 5.1%로 줄어들었다. 일부에서는 만성적인 두통이 턱관절 질환과 관련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아직 상관성이 입증된 건 아니지만 두통이 턱의 근육장애와 관련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머리를 옆에서 감싸고 있는 측두근이 턱근육과 잇닿아 있으며,이 근육은 목과 뒷덜미 근육으로 계속 이어져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작용하면 두통이 오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다른 원인을 함께 제거해야지 턱관절질환의 치료만으로는 두통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치과의사로는 처음으로 두통학회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에게 수많은 치과 병·의원 가운데 어떤 곳을 골라야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는지를 물었다.“조심스러운 답변이지만,보존치료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의사라면 믿고 치료를 받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단,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는 경계해야 합니다.몇몇 의사들의 지나친 상술이 개입돼 있거나 동호회 차원에서 터무니없는 정보를 올린 경우가 너무 많아서입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김성택 교수는 ▲연세대치대 ▲미국 UCSF치대 구강안면통증센터 연구원 ▲미국 UCLA 구강안면통증클리닉 레지던트 ▲SUC치대 안면통증클리닉 임상교수 ▲현,미국두통학회 정회원 및 대한두통학회 평의원 ▲대한치과턱관절기능교합학회 이사 ▲연세대치대 구강내과 교수
  • 비관? 희망? ‘안개속 경기’ 알수없는 저점

    본격 하강인가,힘겨운 바닥 탈출인가. 좀처럼 브레이크가 잡히지 않던 소비 하락세가 6월 들어 간신히 멈춰섰다.대신 승승장구하던 수출 호조세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모처럼 늘어난 설비투자도 원인이 확실치 않아 못미덥다. 때문에 우리 경기가 짧은 회복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와,아직은 예단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어느 쪽이든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29일 각각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과 ‘국제수지 동향’에 나타난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한마디로 ‘소비 노란불-수출 빨간불-투자 파란불’로 요약된다.갈수록 선명해질 것이 확실시되는 빨간불(수출)에 비해 소비와 투자의 청신호는 아주 미약해 경제정책 입안자들의 가슴을 옥죄고 있다. 산업생산(12.3%)과 도소매판매(1.6%),설비투자(7.9%)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일제히 늘어났다.반도체·영상음향통신 등 주요 수출업종이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고,빈사상태에 빠져 있던 자동차 판매가 16개월만에 마이너스 늪(3.1%)을 탈출한 덕분이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석이 사뭇 엇갈린다. 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정부가 예측했던 대로 소비와 투자가 6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면서 “오랜 바닥 다지기를 끝내고 조금씩 반등하는 희망적 신호”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로는 마이너스(-2.0%)”라면서 “이는 수출이 서서히 둔화되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중국의 긴축정책,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등으로 수출 둔화세는 하반기에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경고다.정 전무는 또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버스·트럭 등 상용차와 수입차이며 소비회복의 척도인 승용차 판매는 여전히 감소세(-7.3%)”라고 꼬집었다. 통계청 김민경 경제통계국장은 “내수용 소비재(내구재) 출하가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어서 소비가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동의한 뒤 “그러나 설비투자는 운수트럭·반도체기계 구입 등이 늘면서 확실히 회복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그동안 투자수요를 계속 억눌러왔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요인이 적지 않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오히려 성장 비중이 더 큰 건설투자(-36.9%)의 곤두박질,특히 주택건설 수주 급감세(-40.4%)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0.8포인트)와 앞으로의 경기국면 전환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0.1%포인트)가 3개월째 동반 하락한 것도 불길한 징조다.삼성은 올 2분기나 3분기,LG는 내년 1분기에 경기가 꼭짓점을 찍고 본격 하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락 양상에 따라 통계청이 잠정선언한 ‘바닥점’(지난해 8월)이 하향 돌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32억달러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내수 침체로 ‘덜 쓰고 덜 수입한’ 탓도 커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변기석 경제통계국장은 “경기흐름의 추세적 반전을 얘기하려면 선·동행지수 하락이 최소한 6개월은 지속돼야 한다.”면서 “하반기에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수출 자체는 여전히 좋을 것으로 예상돼 경기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무리”라고 관측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비관? 희망? ‘안개속 경기’ 알수없는 저점

    비관? 희망? ‘안개속 경기’ 알수없는 저점

    본격 하강인가,힘겨운 바닥 탈출인가. 좀처럼 브레이크가 잡히지 않던 소비 하락세가 6월 들어 간신히 멈춰섰다.대신 승승장구하던 수출 호조세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모처럼 늘어난 설비투자도 원인이 확실치 않아 못미덥다. 때문에 우리 경기가 짧은 회복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와,아직은 예단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어느 쪽이든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29일 각각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과 ‘국제수지 동향’에 나타난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한마디로 ‘소비 노란불-수출 빨간불-투자 파란불’로 요약된다.갈수록 선명해질 것이 확실시되는 빨간불(수출)에 비해 소비와 투자의 청신호는 아주 미약해 경제정책 입안자들의 가슴을 옥죄고 있다. 산업생산(12.3%)과 도소매판매(1.6%),설비투자(7.9%)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일제히 늘어났다.반도체·영상음향통신 등 주요 수출업종이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고,빈사상태에 빠져 있던 자동차 판매가 16개월만에 마이너스 늪(3.1%)을 탈출한 덕분이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석이 사뭇 엇갈린다. 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정부가 예측했던 대로 소비와 투자가 6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면서 “오랜 바닥 다지기를 끝내고 조금씩 반등하는 희망적 신호”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로는 마이너스(-2.0%)”라면서 “이는 수출이 서서히 둔화되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중국의 긴축정책,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등으로 수출 둔화세는 하반기에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경고다.정 전무는 또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버스·트럭 등 상용차와 수입차이며 소비회복의 척도인 승용차 판매는 여전히 감소세(-7.3%)”라고 꼬집었다. 통계청 김민경 경제통계국장은 “내수용 소비재(내구재) 출하가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어서 소비가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동의한 뒤 “그러나 설비투자는 운수트럭·반도체기계 구입 등이 늘면서 확실히 회복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그동안 투자수요를 계속 억눌러왔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요인이 적지 않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오히려 성장 비중이 더 큰 건설투자(-36.9%)의 곤두박질,특히 주택건설 수주 급감세(-40.4%)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0.8포인트)와 앞으로의 경기국면 전환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0.1%포인트)가 3개월째 동반 하락한 것도 불길한 징조다.삼성은 올 2분기나 3분기,LG는 내년 1분기에 경기가 꼭짓점을 찍고 본격 하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락 양상에 따라 통계청이 잠정선언한 ‘바닥점’(지난해 8월)이 하향 돌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32억달러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내수 침체로 ‘덜 쓰고 덜 수입한’ 탓도 커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변기석 경제통계국장은 “경기흐름의 추세적 반전을 얘기하려면 선·동행지수 하락이 최소한 6개월은 지속돼야 한다.”면서 “하반기에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수출 자체는 여전히 좋을 것으로 예상돼 경기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무리”라고 관측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진정한 남자’로 한 세상 멋있게 살다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명예를 얻는 것도,아름다운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것도 아니다.‘남자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내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에서 ‘아버지 됨’의 참 의미를 배우러 오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다.서초구 양재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1995년 문을 열어 올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10일 토요일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제2기 졸업식이 있었던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의 ‘눈물의 졸업식’ 현장을 스케치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버지학교 동문’ 오후 2시 남현교회 2층 예배당.아버지학교를 이미 마친 ‘선배 아버지들’ 중 도우미를 자처한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이들은 다니는 교회와 교파,사는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아버지 학교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스태프들이다. 스태프들은 행사진행에 필요한 음향과 주변기기를 점검하고,졸업식에 알맞게 책상을 배열하고 후배들과 그 가족들이 마실 음료를 나르는 등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한다.‘사랑하조’,‘아버지짱’,‘짱아빠’,‘이천사’ 등 14개 조의 이름을 쓴 팻말을 각각 테이블 위에 얹고 ‘눈물의 졸업식’의 필수품인 티슈를 챙기는 것으로 테이블 세팅 마무리. 오후 4시30분.구로·광명아버지학교 2기 수강생 90여명이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같은 조에서 한 달이상 함께한 동문들에게 한주간의 안부를 물으며 밝은 웃음을 건넨다.아버지학교 수강생과 가족 160여명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자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와 신나는 율동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첫 식순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써온 러브레터 읽어주기.조별로 조장의 진행에 따라 조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편지를 읽는다. 14조 공태희(33)씨는 남편 고재수(33)씨에게 읽어줄 편지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애를 했고 부부가 될 때까지 한번도 변치 않고 날 사랑해줘서….” 한줄도 미처 못읽고 눈물부터 흘리는 공씨에게 남편 고씨는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13조 예비아버지 윤충렬(29)씨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아내 김명자(27)씨에게 편지를 썼다.“이제 4개월된 뱃속 축복이에게…”로 운을 뗀 윤씨는 “이 세상에 온 내 아내와 내 아이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 7시.예배당 조명이 어두워지고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아빠가 매일 마시는 술엔 아빠의 슬픈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압니다.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편히 울지도 못하시는 것도 잘 압니다.”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서연(17)이는 이번 아버지학교 참가자인 김학면(47)·공이자(46)씨 부부의 딸이다.서연이는 아버지가 아버지학교에 다니는 동안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답장을 이날 졸업식에서 직접 읽어드렸다.무대 위로 달려나온 김씨 부부는 여러 차례 사업 실패로 방황했던 아버지를 보며 가슴에 상처를 받았을 딸을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 밤 9시30분.스태프들은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준비하느라 양동이와 대야에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다.90여명의 남편들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 한장씩을 들고 90여명의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남자·여자로 만나 한때 사랑했던 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삶의 힘겨움만큼 굳은 살 깊이 밴 아내들의 발 앞에서 남편들은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배모(40)씨는 아내 김모(40)씨의 발을 씻기며 “여보 용서해줘.”라며 그간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토해냈다.지난 94년 결혼해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8년간 술만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던 배씨는 2년전 아내와 이혼했었다.배씨는 아버지학교를 계기로 새출발하려는 자신을 믿어주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해준 아내가 고마웠다. 올 3월 유방암 선고를 받고 8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박영애(54)씨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 정인하(61)씨를 끌어안고 “우리 행복하게 오래살자.”며 통곡했다.박씨는 너무도 힘겹고 지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버텨내려 아버지학교에 등록한 남편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기에 세상떠나는 그날까지 남편과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끌어안는 ‘허깅’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2기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스태프 대표를 맡았던 정재풍(40)씨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을 3개월 만에 잊는 사람들도 많지만 졸업식의 감동을 느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졸업 후에도 바른 아버지가 되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5주 과정으로 서울·수도권지역 23개 교회에서 토요일 오후 4시45분∼밤 10시30분 진행된다.매주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 숙제를 마친 뒤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아버지 학교를 이미 마친 변호사,의사,교사 등의 경험담을 1시간가량 듣고 난 뒤 조원간의 토론과 고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교회 상황에 따라 한 기수에 80∼100여명을 선발하며 한 조는 8∼10명으로 구성한다.아버지학교 수료생 1명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조원들이 전체 수업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수강료는 10만원이다. ●첫째주 아버지의 영향력 나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그리고 지금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을 싫어했으면서 혹시 지금 나는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황제로 군림하며 윽박지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조원들 앞에서 고백한다. 첫째주 숙제는 두가지다.먼저 나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아버지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버지를 속상하게 했던 일 등을 쓰고 아버지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두번째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자녀들에게 소홀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적고 앞으로 자녀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쓴다. ●둘째주 아버지의 남성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남성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당장 카드 연체료를 못내 쩔쩔매면서도 술자리에서는 폼나게 카드를 긁는 ‘체면문화’,결혼 기념일에도 아내의 생일에도 열심히 일만 하는 모습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일문화’,술없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사나이의 통은 술통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음주문화’,여자를 몇명 거느리느냐로 남자다움을 평가하는 ‘섹스문화’,낚시과부,골프과부,테니스과부 등이 의미하듯이 남성중심의 ‘레저문화’,‘여자와 북어는 때려야 맛이 난다.’고 믿는 ‘폭력문화’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반성한다.둘째주 숙제는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쓰기다.자녀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적어야 한다. ●셋째주 아버지의 사명 ‘남자’라는 신분의 최고는 대기업의 간부가 되거나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됨’이라는 것을 가르친다.아버지는 자녀가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삶의 롤모델이 돼야하며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셋째주 숙제는 자녀들과 일대일 데이트하기다.떡볶이 집,놀이동산,카페 등 적당한 장소를 정해 아버지와 자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주 아버지의 영성 하늘이 이 땅에 보내주신 소중한 자녀를 내가 대신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네번째 수업의 숙제는 아내와 데이트하기와 ‘인생사명서’ 쓰기다.아내와 연애시절 자주 들렀던 카페나 추억의 장소를 찾아 ‘아내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들려줘야 한다.또한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인생사명서’를 쓴다. ●마지막주 졸업식 다섯번째 주 졸업식에는 아내와 아이도 함께 참석한다.집에서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 등을 조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나눠먹으며 아버지 학교와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졸업식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에게 써온 편지를 읽어주고 아버지학교 5주 동안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한다.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남편은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며 앞으로 바른 아버지와 바른 남편으로 살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아버지학교 세운 하용조목사 “기업의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몇차례의 시험을 치릅니다.선발 후에도 수습과정을 거치며 교육시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후 신중히 채용합니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도 교육을 시키는데 국가의 기본이 되는 한 가정을 꾸릴 가장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지난 1995년 10월 처음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58)목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하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한 가정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느껴왔었다.그는 지난 93년 당시 온누리 교회 황은철(46) 부목사와 그의 부인 도은미(46)씨에게 이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신도였던 김성묵(56) 장로와 함께 이 고민을 발전시켜 아버지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95년 용산구 서빙고동 두란노서원에서 교인 63명을 대상으로 과거 내 아버지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세미나를 열었고 효과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술·담배 안하고 나쁜 짓 안 하고 가정과 회사밖에 모르는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죠.그러나 참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 목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아버지로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아버지학교는 2년 만에 자리를 잡아 97년부터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일반인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아버지학교는 현재 서울·수도권지역에 23곳,전국 58곳,해외 12개국 45개 지역에 개설됐으며 지난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아버지학교의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만도 서울·수도권지역 1000여명,전국 3500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아버지 학교의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아버지학교를 꾸려가는 스태프들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오늘날 아버지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모든 아버지들이 최종학력을 아버지학교라고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아버지 학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진정한 남자’로 한 세상 멋있게 살다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명예를 얻는 것도,아름다운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것도 아니다.‘남자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내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에서 ‘아버지 됨’의 참 의미를 배우러 오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다.서초구 양재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1995년 문을 열어 올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10일 토요일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제2기 졸업식이 있었던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의 ‘눈물의 졸업식’ 현장을 스케치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버지학교 동문’ 오후 2시 남현교회 2층 예배당.아버지학교를 이미 마친 ‘선배 아버지들’ 중 도우미를 자처한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이들은 다니는 교회와 교파,사는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아버지 학교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스태프들이다. 스태프들은 행사진행에 필요한 음향과 주변기기를 점검하고,졸업식에 알맞게 책상을 배열하고 후배들과 그 가족들이 마실 음료를 나르는 등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한다.‘사랑하조’,‘아버지짱’,‘짱아빠’,‘이천사’ 등 14개 조의 이름을 쓴 팻말을 각각 테이블 위에 얹고 ‘눈물의 졸업식’의 필수품인 티슈를 챙기는 것으로 테이블 세팅 마무리. 오후 4시30분.구로·광명아버지학교 2기 수강생 90여명이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같은 조에서 한 달이상 함께한 동문들에게 한주간의 안부를 물으며 밝은 웃음을 건넨다.아버지학교 수강생과 가족 160여명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자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와 신나는 율동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첫 식순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써온 러브레터 읽어주기.조별로 조장의 진행에 따라 조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편지를 읽는다. 14조 공태희(33)씨는 남편 고재수(33)씨에게 읽어줄 편지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애를 했고 부부가 될 때까지 한번도 변치 않고 날 사랑해줘서….” 한줄도 미처 못읽고 눈물부터 흘리는 공씨에게 남편 고씨는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13조 예비아버지 윤충렬(29)씨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아내 김명자(27)씨에게 편지를 썼다.“이제 4개월된 뱃속 축복이에게…”로 운을 뗀 윤씨는 “이 세상에 온 내 아내와 내 아이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 7시.예배당 조명이 어두워지고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아빠가 매일 마시는 술엔 아빠의 슬픈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압니다.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편히 울지도 못하시는 것도 잘 압니다.”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서연(17)이는 이번 아버지학교 참가자인 김학면(47)·공이자(46)씨 부부의 딸이다.서연이는 아버지가 아버지학교에 다니는 동안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답장을 이날 졸업식에서 직접 읽어드렸다.무대 위로 달려나온 김씨 부부는 여러 차례 사업 실패로 방황했던 아버지를 보며 가슴에 상처를 받았을 딸을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 밤 9시30분.스태프들은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준비하느라 양동이와 대야에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다.90여명의 남편들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 한장씩을 들고 90여명의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남자·여자로 만나 한때 사랑했던 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삶의 힘겨움만큼 굳은 살 깊이 밴 아내들의 발 앞에서 남편들은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배모(40)씨는 아내 김모(40)씨의 발을 씻기며 “여보 용서해줘.”라며 그간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토해냈다.지난 94년 결혼해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8년간 술만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던 배씨는 2년전 아내와 이혼했었다.배씨는 아버지학교를 계기로 새출발하려는 자신을 믿어주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해준 아내가 고마웠다. 올 3월 유방암 선고를 받고 8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박영애(54)씨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 정인하(61)씨를 끌어안고 “우리 행복하게 오래살자.”며 통곡했다.박씨는 너무도 힘겹고 지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버텨내려 아버지학교에 등록한 남편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기에 세상떠나는 그날까지 남편과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끌어안는 ‘허깅’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2기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스태프 대표를 맡았던 정재풍(40)씨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을 3개월 만에 잊는 사람들도 많지만 졸업식의 감동을 느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졸업 후에도 바른 아버지가 되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5주 과정으로 서울·수도권지역 23개 교회에서 토요일 오후 4시45분∼밤 10시30분 진행된다.매주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 숙제를 마친 뒤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아버지 학교를 이미 마친 변호사,의사,교사 등의 경험담을 1시간가량 듣고 난 뒤 조원간의 토론과 고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교회 상황에 따라 한 기수에 80∼100여명을 선발하며 한 조는 8∼10명으로 구성한다.아버지학교 수료생 1명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조원들이 전체 수업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수강료는 10만원이다. ●첫째주 아버지의 영향력 나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그리고 지금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을 싫어했으면서 혹시 지금 나는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황제로 군림하며 윽박지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조원들 앞에서 고백한다. 첫째주 숙제는 두가지다.먼저 나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아버지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버지를 속상하게 했던 일 등을 쓰고 아버지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두번째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자녀들에게 소홀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적고 앞으로 자녀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쓴다. ●둘째주 아버지의 남성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남성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당장 카드 연체료를 못내 쩔쩔매면서도 술자리에서는 폼나게 카드를 긁는 ‘체면문화’,결혼 기념일에도 아내의 생일에도 열심히 일만 하는 모습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일문화’,술없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사나이의 통은 술통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음주문화’,여자를 몇명 거느리느냐로 남자다움을 평가하는 ‘섹스문화’,낚시과부,골프과부,테니스과부 등이 의미하듯이 남성중심의 ‘레저문화’,‘여자와 북어는 때려야 맛이 난다.’고 믿는 ‘폭력문화’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반성한다.둘째주 숙제는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쓰기다.자녀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적어야 한다. ●셋째주 아버지의 사명 ‘남자’라는 신분의 최고는 대기업의 간부가 되거나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됨’이라는 것을 가르친다.아버지는 자녀가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삶의 롤모델이 돼야하며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셋째주 숙제는 자녀들과 일대일 데이트하기다.떡볶이 집,놀이동산,카페 등 적당한 장소를 정해 아버지와 자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주 아버지의 영성 하늘이 이 땅에 보내주신 소중한 자녀를 내가 대신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네번째 수업의 숙제는 아내와 데이트하기와 ‘인생사명서’ 쓰기다.아내와 연애시절 자주 들렀던 카페나 추억의 장소를 찾아 ‘아내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들려줘야 한다.또한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인생사명서’를 쓴다. ●마지막주 졸업식 다섯번째 주 졸업식에는 아내와 아이도 함께 참석한다.집에서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 등을 조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나눠먹으며 아버지 학교와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졸업식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에게 써온 편지를 읽어주고 아버지학교 5주 동안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한다.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남편은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며 앞으로 바른 아버지와 바른 남편으로 살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아버지학교 세운 하용조목사 “기업의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몇차례의 시험을 치릅니다.선발 후에도 수습과정을 거치며 교육시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후 신중히 채용합니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도 교육을 시키는데 국가의 기본이 되는 한 가정을 꾸릴 가장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지난 1995년 10월 처음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58)목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하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한 가정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느껴왔었다.그는 지난 93년 당시 온누리 교회 황은철(46) 부목사와 그의 부인 도은미(46)씨에게 이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신도였던 김성묵(56) 장로와 함께 이 고민을 발전시켜 아버지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95년 용산구 서빙고동 두란노서원에서 교인 63명을 대상으로 과거 내 아버지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세미나를 열었고 효과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술·담배 안하고 나쁜 짓 안 하고 가정과 회사밖에 모르는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죠.그러나 참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 목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아버지로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아버지학교는 2년 만에 자리를 잡아 97년부터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일반인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아버지학교는 현재 서울·수도권지역에 23곳,전국 58곳,해외 12개국 45개 지역에 개설됐으며 지난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아버지학교의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만도 서울·수도권지역 1000여명,전국 3500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아버지 학교의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아버지학교를 꾸려가는 스태프들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오늘날 아버지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모든 아버지들이 최종학력을 아버지학교라고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아버지 학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동남아여행 콜레라조심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올들어 현재까지 해외 유입으로 인한 콜레라균 검출사례가 모두 13건을 기록,지난 95년 23건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이는 콜레라 다발 국가인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13건 중 7건은 동남아로 여행했던 사람이 환자로 판명된 경우이고,나머지 6건은 항공기 내 변기 등 오수(汚水)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된 사례다.일부에서는 콜레라가 10년을 주기로 유행한다는 설에 따라 지난 95년에 이어 올해 국내에서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역관리과 신규범 사무관은 “콜레라를 예방하려면 물을 반드시 끓여 먹고,화장실을 다녀온 후 손을 반드시 씻는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부처 업무추진비 자동공개

    오는 30일부터 각급 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연구보고서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정보나 예산집행 내역이 정기적으로 공개된다. 정부는 20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의결해 오는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행령에 따르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투자기관,각급학교,지방공사,정부산하기관,사회복지법인 등은 정보공개 청구가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 정보공개 결정기간이 종전 15일에서 10일로 단축되며 전자우편을 통해서도 정보공개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공공기관은 국민들이 필요한 정보의 소재를 알 수 있도록 정보 목록을 작성해 비치해야 하고 비공개 대상 정보는 대통령령이나 헌법기관 규칙·조례에 명시하는 것에 국한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과세 당국이 계좌추적에 나설 수 있는 불법 부동산 거래행위를 규정한 ‘금융실명법거래 및 비밀보장법 시행령’ 개정안과 공중화장실의 전체 연면적을 33㎡ 이상,대변기 7개(남자용 2개,여자용 5개),소변기 3개 이상을 설치토록 한 ‘공중화장실법 시행령’도 의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헌법재판소 초대 재판관 이시윤 경희대 교수

    #1 3년 전 친일파 후손이 땅을 되찾겠다며 소송을 냈다.분개했지만 방법이 없었다.친일파 후손이라도 사유재산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1997년 대법원 판례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1심 재판부는 소를 각하했다.조국을 배반한 사람의 권리까지 보호해준다는 것은 신의성실에 어긋난다는 논리였다.일반 상식과 통한다는 점에서 속시원한 판결로 받아들여졌다.법률적 근거도 있었다.‘신의칙(信義則)’은 민사소송법의 일반 대원칙으로 명문화돼 있다. #2전두환 전 대통령.지난해 “내 전 재산은 29만원”이라며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해 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대검 중수부가 대선자금 수사로 채권시장을 뒤지다 370억원대 비자금을 찾아내면서 웃음거리가 됐지만. 만약 전씨가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개입한 사실이 ‘법률적’으로 확인된다면 민사집행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될 수도 있다.이 역시 민사소송법의 ‘재산명시제도’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의칙의 명문화,재산명시제도 도입 등을 주도한 민사소송법의 1인자 이시윤(李時潤·69) 경희대 교수를 만났다. ●일본도 ‘신의칙(信義則)’ 문구 그대로 사용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해야 한다는 신의칙이란 한마디로 소송의 윤리관입니다.” 이 교수는 90년 민사소송법 개정작업에 참가해 직접 이 문안을 작성했다.뿌듯한 점은 96년 민사소송법을 개정하던 일본이 이 문구를 그대로 번역해 넣었다는 사실.“늘 우리보다 한 발짝 앞서나간다는 일본도 이것만은 우리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신의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판사로서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지금이야 나아졌지만 그 시절만 해도 법을 안다는 사람들이 나쁜 짓을 많이 했어요.그때 이런 것은 막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무를 익히고 싶어 판사의 길을 택했지만 때때로 대학 강단에 섰다.7년 동안 법대 조교수로 일한 경험도 있다.‘관료법관’에 얽매이지 않아 친정인 법원에도 마음껏 쓴소리를 한다.어느 글에서 ‘판사는 변호사가 되기 위한 나그네’라고 꼬집기도 했다.또 초대 헌법재판관으로서 헌재와 대법원간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헌재의 기형적 출발은 대법원의 기관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한다.특히 법원의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낼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민주주의 최고기관인 국회를 통과한 법에 대해서도 위헌이라 말할 수 있는 곳이 헌재인데 판결은 왜 예외입니까.형사소송법에도 비상상고제가 있고 민사소송법에도 재심제가 있습니다.그것처럼 헌재의 결정은 4심이 아니라 비상심급입니다.”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그는 로스쿨이나 법조일원화 방안에도 적극 찬성이다.“우리는 죽어라 법전만 본 사람들을 뽑아다 1·2·3심 판사라는 승진 개념으로 묶어놨어요.이것을 없애야 합니다.다양한 전공자가 법전을 들춰봐야 하고 판사를 ‘case manager’로 인식해야 합니다.미국이나 독일에서는 외려 1심 판사를 더 선호해요.걸러지지 않은,새로운 사건을 다룰 수 있거든요.” 이 교수는 이북 출신이다.얼마 전 열차폭발 사고로 고통을 겪었던 평북 용천이 고향이다.말투에 언뜻 이북 사투리가 묻어난다.열네살 되던 해,할아버지가 지주라는 이유로 숙청을 피해 가족이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살이는 고달팠다.그나마 아버지가 하급 공무원이 된 덕에 공부는 계속할 수 있었다.성장기의 기억 때문에 북한은 여전히 강한 불신의 대상이다. ●조순형 전 대표 친분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위 참가 언뜻 81년 이 교수가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당시 법원은 정찰제 판결 때문에 ‘시국사범 공장’이라는 냉소를 받고 있었다.안기부 요원이 판사 사무실을 수시로 드나들었고,출세욕이나 조직논리에 휩싸인 공안검사가 판사실 앞에서 무언의 시위를 벌이던 시절이다.극단적 국가폭력이라는 상황에서 당시 느낌은 어땠을까.이 교수는 한토막 일화로 답을 대신했다.“집시법 위반사건이었는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면서 고문 때문에 살이 뭉개진 다리를 내보입디다.법정에 있는 사람들이 다 울더군요.안되겠다 싶어 잠깐 휴정하고는 배석판사부터 혼냈습니다.그리고는 괜히 살인 혐의 피고인 불러내서 고함치고 호통치고 그랬죠.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기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盧 탄핵 결의문 엉성… 기각 예상했었다” 이 교수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와 친분이 깊다.요즘 근황을 묻자 이 교수는 “참 훌륭한 사람들인데 아깝다.”고만 말했다.개인적 덕과 지도자로서의 덕은 다른 것 아니냐고 묻자 “우리 사회가 격변기라 그렇습니다.난세(亂世)가 아닌 치세(治世)에 태어났다면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그렇다고 해도 두 사람 다 후회없는 인생이라고 봐요.” 조 전 의원과의 친분 때문에 이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몫으로 배정된 소추위원 변호인단에 참가했다.별로 내키지 않아 법정변론에는 나가지 않았다.“탄핵 결의문을 보니 엉성하더군요.그 때 기각을 예상했습니다.김기춘 의원에게도 말해뒀습니다.이걸로는 어렵다,그렇지만 법치의식을 주입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최선은 다해보겠다고.” ●“민법개정작업 끝냈지만 성년후견제 도입 아쉬워” 이 교수는 최근 큰 일을 끝냈다.광범위한 체계에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함부로 손대기 어려웠던 민법 개정작업.김대중 정부 시절 시작한 작업을 5년여만에 끝냈다.성년 연령 19세 조정,담보제 개선 등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몇가지 아이디어를 추가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노령화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성년후견제’ 도입도 검토해야 하고,등기의 공신력을 높여 등기부만 보고 거래한 사람은 보호해주는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길어지는 인터뷰가 힘들었는지 연신 입술을 축인다.괴롭혀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기자양반 덕분에 내 인생을 한번 돌아봤어요.재미있네요.”라며 넉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가 걸어온 길 ▲1935년 10월10일 평북 용천 출생 ▲서울고-서울법대-독일 뉘른베르크 법대 ▲1958년 고등고시 10회 합격 ▲1960년 서울대 등 강의 ▲1974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1975년 서울지법 부장판사 ▲1981년 광주고법 부장판사 ▲1988년 헌법재판소 초대 재판관 ▲1993년 감사원장 ▲2000년 경희대 법대교수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릴리 前미대사 “KAL기 폭파는 북한 소행”

    한국 민주화의 격변기였던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제임스 릴리 전 대사가 15일(현지시간) 회고록 ‘중국통-아시아에서 90년간의 모험 첩보 외교’ 를 발간,당시의 한·미관계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회고록에서 릴리 전 대사는 87년 6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만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계엄령을 선포하지 말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릴리 전 대사의 인준청문회에는 현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도 참석했다.케리 후보는 “한국에서 우선돼야 할 것이 민주주의냐 안보냐?”고 물었다.릴리 전 대사는 “우선 대북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보를 보장해야 하지만 한국에 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전력하겠다.”고 답했다. 릴리 전 대사는 87년이 재직 중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기였다고 회고했다.4·13호헌조치 후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자 전 전 대통령은 군진압의지를 표면화했다.17일 밤 레이건 대통령이 보내는 친서가 도착,이를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으나 한국 정부는 시간약속을 해주지 않았다.당시 주한 미 대사관 정무참사관인 해리 던롭은 한국 정부 관계자와의 전화에서 “전 대통령이 그런(대사를 만나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믿을 수 없으니 그 결정을 한 사람의 이름을 대라.”고 고함을 쳤다. 결국 19일 릴리 전 대사는 전 전 대통령을 90분간 만났다.대통령은 내내 굳은 얼굴로 앉아있었다.릴리 전 대사는 계엄 선포가 임박했음을 발표한다면 한·미동맹을 훼손할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80년 광주의 재난적 사건의 재발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릴리 전 대사는 80년대 이후 한국인의 대미관은 광주체험에서 시작된다고 분석했다.당시 미국이 군진압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게 한국인들의 기본인식이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그는 “미국은 한국 내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직접 개입하거나 조종할 수 없고 다만 지원하고 자문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며 한국인들이 이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해서는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기 위한 북한의 음모”라고 평가했다. 릴리 전 대사는 서울이 88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뒤 북한은 올림픽 공동개최를 요구하며 한국과 협상에 돌입했으나 배후에서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공격을 획책했다고 적었다.그는 KAL기 폭파사건으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넣었으며 한국의 올림픽 안전조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904 & 2004 한반도] 주변 4强 한반도정책-미국

    오늘의 한반도는 19세기말과 20세기 중반에 이어 우리의 삶을 좌우할 세 번째의 격변기에 놓여있다.격변은 대외관계로부터 주어지고 있다.개항이후 한국문제는 항상 국제문제였다.동아시아질서를 좌우해온 지역문제이자 세계문제로서의 한반도문제는 한번 지형이 결정되면 최소한 한 세대를 지속해왔다.우리에게 국제관계는 그토록 중요하다.현금의 격동의 중심에는 탈냉전의 뒤늦은 후폭풍인 한미관계 재조정과 북한문제가 놓여있다.그 요체는 우리의 세계 내 위상과 역할,관계의 문제로 귀착된다. 건국과 오늘의 시점을 비교할 때 교육,산업화,민주화,정보화에서 한국의 변화는 세계10위권의 중위국가로 도약한데서 볼 수 있듯 20세기 세계변혁의 상징이었다.그러나 국제관계,외교,안보,평화의 영역으로 오면 크게 다르다.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일본,미국(과 소련)에 대한 일변주의(一邊主義)관계가 초래한 속방,식민,분단의 역사를 갖고 있다.지난 100년의 한미관계는 한국문제의 국제적 변동에 맞춰,‘혜택’과 ‘희생’,‘이익’과 ‘비용’의 결합 속에 세 번의 변화를 겪어왔다.그 만남의 방식과 손익을 깨닫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최초 중화체제 시기에 미국은 태프트-카쓰라 조약,영일동맹으로 이어지는 ‘미영일 동맹체제’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지역패권을 조장(助長),중국패권을 해체하고 미영일중러가 경쟁하는 동아시아 만국공법(萬國公法)체제,또는 동아시아 세력 균형체제를 탄생시켰다.중국견제와 일본부상이라는 미영의 구도 속에 한국은 중국속방으로부터 이탈,불안정한 독립국가[대한제국]를 거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였다.탈(脫)속방화와 식민화,이는 한미조우가 낳은 혜택과 희생의 첫 역사적 결합이었다.일본이 지역패권을 넘어 세계패권을 향해 미영에 도전하여 세계전쟁을 일으키자 미국은 이를 패퇴시켰고 한국은 독립되었다.그러나 미국은 소련과의 합의하에 한국을 분단,독립과 분단이라는 혜택과 희생의 두 번째 결합을 낳았다. 한국전쟁은 한국의 세계 내 위상과 한미관계를 정초한 사건이었다.전후 등장한 한미‘동맹’은 남북‘적대’와 함께 한국전쟁으로 주형된 한반도문제의 역사적 쌍생아였다.안보와 경제는 동맹의 두 기축으로서 사회주의와 경쟁하는 동안 세계반공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성공표본을 만들기 위해 미국은 확고한 안보공약과 막대한 경제원조를 지속하였다.한국민들은 이 때 위치와 구조를 활용하는 절정의 능력을 보여주었다.그러나 그 성공은 댓가없는 것은 아니었다.외교,안보문제에서의 주권,자율의 위축을 포함해 냉전 내내 위계적 한미관계를 감수해야했다.동시에 공산저지를 위해 제공되는 미국의 안보공약과 경제원조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체제에서 보듯 권위주의 체제유지의 토대역할을 수행하였다.즉 미국은 권위주의 체제의 보장자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반면 미국은 권위주의 시기동안 적나의 인권유린과 독재를 견제하는 민주화의 후원자이기도 하였다.요컨대 한국에서 미국은 권위주의의 보장자인 동시에,민주주의의 후원자라는 이중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이를 ‘미국의 범위’(American boundary)라고 부를 때 탈냉전과 함께 ‘미국의 범위’는 이제 재조정,재정의(再定意)의 상황에 돌입해있다.냉전시기 남북적대의 강화는 한미동맹의 강화를 결과했으나,탈냉전 이후 남북적대의 완화는 한미동맹의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다.동시에 냉전시대의 한미관계 양자동학은 이제 남북미관계라는 복합적인 3자동학(動學)으로 변전되었다.이제 한미관계는 둘 만의 배타적 양자관계가 아닌,3자관계는 물론 동아시아-미국 등 더 넓은 지평에서 보는,그리하여 국제문제인 우리문제의 한국화와 탈한국화의 접점을 찾아내어 동아시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통로가 되어야한다.그럴 때 민족주의와 세계주의,반미와 친미의 대립은 본질적이지 않다.친미를 통한 탈미공존-유럽통합의 대구상을 꿈꿨던 유럽,탈독일화를 통한 독일화를 이뤄 평화와 통일을 실현한 독일,그리고 반미적 친미,또는 친미적 반미라는,즉 우리문제를 위해 견인과 견제의 의미를 함께 갖는 이중견미(牽美)의 길을 찾은 초기 한국외교수장의 숨은 지혜들을 종합해 세계와 우리에 필요한 보편가치와 국익의 추구를 함께 꿈꾸어야할 시점이다. 탈냉전이후 남북대치의 지속으로 우리가 한미관계의 재형성을 시작하기도 전에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이 되었다.글로벌 제국과 글로벌 시민사회가 직접 대면하는 오늘의 국제사회에서 특정국가의 외교란 일차적으로 유일제국 미국과의 관계설정을 의미한다.오늘의 시점에도 친미와 반미는 물론,주한미군 재배치 및 축소라는 동일현상을 두고도 한쪽[진보]에서는 대북전쟁기도라고 비판하고,다른 한쪽[보수]에서는 남침위협증가라고 비판하는 갈라진 정체성과 의식구조를 보며 우리가 진정으로 대전환점에 놓여있음을 깨닫는다.앞선 두 전환기 때 갈라졌던 것처럼.앞선 두 번과는 다른 길을 가기 위해 갈라진 우리의 정신구조와 대안모색을 수렴하고 통합할 사려와 지혜는 이제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다.열정과 신념이 아니라 이익과 지혜가 국제관계와 외교의 본질이라는 점을 깊이 깨달을수록 지난 100년의 경험과 오늘의 혼돈은 미래를 위한 값진 비용이 될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깔깔깔]

    ●이럴 때 황당하다 *여자 친구 놀려주려고 밤 12시에 전화해서 “흐흐흐흐 살…살려줘….”하며 한참 쇼하다 전화번호 잘못 누른 걸 알았을 때. *시험 전날 공부하기 싫어서 밤새 커닝 페이퍼 만들었는데 다음 날 오픈 북으로 시험 볼 때. *밤에 담배가 없어서 저쪽 멀리 편의점까지 가서 담배 사왔는데 라이터가 없을 때. *마당에 있는 꽃밭에 물 주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릴 때. *친구가 작업 중이던 컴퓨터로 잠깐 웹 서핑 하는데 갑자기 컴퓨터에 에러 메시지가 뜰 때. *길에서 자동차 유리 노려보면서 머리 만지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안에 사람이 타고 있었을 때. *친구 집 화장실에서 ‘큰 일’ 봤는데 변기가 막혀 버렸을 때. *버스 요금 통에 실수로 버스 카드를 집어넣었을 때. *학교에서 졸다가 갑자기 경련 일으킬 때.
  • [공연리뷰] 블러드 브라더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장기공연 중인 뮤지컬 ‘블러드 브러더스(Blood brothers)’가 원작 그대로 국내에서 공연된다고 했을 때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98년 우리 정서와 상황에 맞게 제작한 ‘의형제’라는 훌륭한 번안극이 있는데 굳이 원작을 들여올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였다.하지만 결과적으로 ‘블러드 브러더스’는 학전의 ‘의형제’와는 차별되는,원작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리타 길들이기’‘셜리 밸런타인’의 작가 윌리 러셀이 극본과 작사·작곡까지 도맡은 이 작품은 1960년대 경제불황에 시달리는 영국 리버풀 소도시를 배경으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려낸다.마릴린 먼로 같은 화려한 삶을 꿈꿨으나 현실은 하루 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 존스턴 부인이 갓 태어난 쌍둥이 형제중 한 명을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잣집 라이언스 부인에게 보내면서 비극은 잉태된다. 가난이 불러온 이들의 비극적 운명은 정리해고,대량실직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당시 격변기 사회상과 맞물려 한층 증폭된다.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미키는 고교 졸업후 공장에 취직했으나 정리해고를 당하자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한다.반면 부유한 가정 환경의 에디는 대도시 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와 시의원이 된다.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여자 친구 린다에 대한 오해로 결국 두 사람이 총을 겨누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빈부 격차가 빚어내는 첨예한 사회 갈등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작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극 전반에 등장해 복선을 깔고,미래를 예언하는 해설자의 몫이다.하지만 해설자역을 맡은 배우를 중간에 코믹한 역할로 여러번 출연하게 한 연출(글렌 월포드)의 의도는 ‘낯설게 하기’라는 원래 목적보다 지나쳐 오히려 희화화된 듯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빛을 발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특히 존스턴 부인역의 서지영은 힘든 현실에서도 배짱을 잃지 않는 당당한 노동자계층 여성과 쌍둥이 형제의 비극에 가슴 찢어지는 모성애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무기한,대학로 폴리미디어시어터 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구정 이삭]

    ●중랑구는 소외·영세가정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운동’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02)490-3620. ●종로구는 노인 일자리사업에 참가할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 190명을 모집한다.동사무소와 유적지 등에서 월 60시간 근무에 20만원이 지급된다.(02)731-1328. ●강북구는 10일까지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교를 모집한다.환경정비 프로그램,어르신복지 프로그램 등 모두 41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02)901-2251. ●광진구는 관내 어린이공원 및 마을마당의 관리도우미를 모집한다.대상은 공원 주변에 살고 있는 65세 이상.(02)450-1355. ●중랑구 보건소는 장애인과 거동 불편자들에게 휠체어와 보행보조기,이동식 변기 등의 재활용구를 무료 대여한다.(02)490-3747. ●가정의 전화 SOS상담실은 16일까지 가족이 함께 무료로 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는 ‘부모-자녀 심리검사’ 신청을 받는다.선착순 100가족.(02)3707-9896. ●강서구는 16일까지 강서구립합창단을 이끌 지휘자와 반주자를 모집한다.응모자격은 4년제 대학 음악전공 졸업자.(02)2600-6078. ●서초구는 23일 열리는 ‘엄마와 함께하는 박물관 여행’에 참가할 초등생 3∼6학년 학생과 어머니 등 80가족을 선착순 모집한다.참가비 1만원.(02)570-6490∼2. ●성동구는 24일까지 구 홈페이지 ‘구정참여 주민공동체’에 가입한 신규회원 가운데 20명을 추첨해 문화상품권을 증정한다.(02)2286-5158. ●강북구는 다음달 31일(화)까지 ‘제1회 어르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 공모작을 접수한다.▲우리동네 이야기 ▲자식사랑 이야기 ▲인생에 대한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을 200자 원고지 20매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02)901-2262.
  • [이경형칼럼] 창간호 없는 서울신문

    오는 18일은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그런데 어떤 이들은 “웬 100년?” “100년 전에 서울신문이 있기라도 했느냐.”고 퉁명스럽게 되묻곤 한다. 얼른 듣기엔 말이 된다.그러나 서울신문 창간 제1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귀를 쫑긋 세운다.‘서울신문’이라는 제호의 신문은 일제 식민통치로부터 광복을 되찾은 1945년,그 해 11월23일 처음으로 발행되었으나,지령은 제1호가 아닌 제13738호였다.1904년 구한말,항일 구국 언론의 표상이었던 대한매일신보의 창간호로부터 기산하여 일제에 강제 매수된 매일신보 지령까지 더했기 때문이다.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이었던 위창 오세창 사장 등 당시 서울신문 주역들은 새로운 신문을 ‘창간’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신보를 ‘혁신 속간’한다고 천명했다.“일제의 괴뢰였던 매일신보의 성격을 완전히 불식하고,해방 조선의 대변기관으로 새 출발한다.”고 밝혔다.초대 주필이었던 이관구는 “서울신문은 대한매일신보의 법통을 이은 적자(嫡子)”라고 규정하면서 구국 독립언론의 정신을 계승할 것임을 공표했다. 서울신문의 지령은 그 후 자유당 말기인 1959년 3월,야당 의원의 필화(筆禍)사건을 둘러싼 민족정기 논란을 계기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 지령을 버리고,1945년 ‘혁신 속간’호부터 계산하여 새로 지령을 매겼다.그러다가 1998년 11월 제호를 대한매일로 변경하면서 매일신보 지령을 제외하고 대한매일신보와 서울신문의 지령을 합산하여 승계했다.총독부기관지 노릇을 한 시기의 지령을 계승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올해 1월1일자로 제호가 대한매일에서 다시 서울신문으로 되돌아왔지만,6년전 표방했던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정신과 지령 계승은 그대로 유지했다.제호 환원은 광복 직후 좌우 이념 대결의 해방공간에서 중립적·통합적 자세로 민주주의 체제 확립을 주창했던 서울신문의 ‘혁신 속간’정신도 오늘에 되살리고,동시에 친근감 있고 지명도 높은 서울신문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서울신문은 창간 100년을 맞으면서 비록 매일신보의 지령은 합산하지 않았지만,매일신보 시기도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서울신문-대한매일-서울신문’으로 이어지는 100년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은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있다.지난주 발간된 ‘서울신문 100년사’도 제1편 ‘아! 대한매일신보’에 이어 제2편에 독립 항목으로 ‘식민시대의 기록-매일신보’를 실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신문은 지난 1971년과 1993년에도 ‘뿌리찾기 운동’으로 대한매일신보에서 발원한 역사를 복원하려 했으나,매일신보 시기의 편입여부 문제로 미완에 그쳤다.돌이켜보면 서울신문 100년사는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명암이 엇갈렸고,굴절도 많았다.민족 전체의 수난기였던 일제 통치하의 매일신보 시절뿐이 아니다.4·19혁명 때는 분노한 민중들에 의해 사옥이 불타버렸고,독재·군사 정권 아래서는 ‘권력의 나팔수’라는 오명도 남겼다. 역사란 참으로 두려운 것이다.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역사에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이제 서울신문은 영욕의 역사를 반추하며 처절한 반성 위에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서울신문은 사원이 최대 주주이고,사원들이 사장을 뽑는 민영화된 신문이다.한 세기 전,한국 언론사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던 대한매일신보의 위상을 오늘에 되찾는 것은 결국 서울신문 구성원 전체의 몫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공연 리뷰] ‘카바레’

    공연은 끝났지만 환호는 없었다.극이 끝났음을 미처 알지 못했던 관객들은 배우의 인사를 받고서야 박수를 보냈다.브로드웨이에서 직수입했다는 ‘카바레’(16일까지,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극장 풍경이다. 왜일까.뮤지컬의 소재인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 유행했던 그 카바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원래 카바레는 연주자와 청중이 얼굴을 맞대고 노래했던 일종의 라이브 공연장으로 주로 정치 풍자와 섹스에 대한 내용이 담긴 무대였다.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한 독일 배경 영화들에서 묘사됐던 음침한 카바레들은 바로 당시 암울했던 시대 정신의 반영이기도 하다.그래서 같은 제작자의 뮤지컬 ‘시카고’만을 연상하고 찾은 관객은 낭패를 보기 쉽다. 작사,작곡자인 프레드 엡과 존 칸더는 브로드웨이에서는 흔치 않은 ‘진지한’ 뮤지컬을 추구하는 별난 예술가들이다.이들은 뮤지컬에는 단지 웃고 즐기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담겨야 한다고 믿었다.바로 ‘서푼짜리 오페라’의 작곡자 쿠르트 바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탓이다.바일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계 지식인이었다. 격변기 나치 독일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카바레’는 이런 배경에서 잉태됐다.1966년 처음 무대에 바일의 미망인이었던 로테 레냐가 직접 프롤라인 슈나이더 역으로 등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릴라를 여자친구라 소개하며 춤추던 MC가 관객들에게 “자세히 보면 유대인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내뱉는 충격적인 대사나 유대계를 의미하는 별 모양이 그려진 죄수복을 입고 가스실로 향하는 마지막 장면 등은 그래서 강한 뒷맛을 남긴다.뮤지컬중에는 보면 볼수록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풍자와 은유가 많을수록 더 그렇다.‘카바레’가 대표적 사례다.극장을 찾는 횟수가 더해질 때마다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실험성과 창의력은 감탄을 자아낸다.숨겨진 그림 조각을 찾아내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공연은 수준급이었지만 왜 꼭 영어 무대였어야만 했느냐는 의문은 남는다.짧은 공연기간으로 여러번 무대를 접하기도 힘든데다 혹여 익숙하지 않은 ‘파격’에 놀라 실망할지 모를 우리 관객들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다. 같은 기획사에 의해 이미 우리말 공연이 올려졌던 터라 더 그렇다.기왕이면 좀더 ‘씹어 소화시킨’ 우리말 버전이었다면 어땠을까.좋은 무대를 만나고도 아쉬움이 남는 것을 보면 정말 우리 공연 산업이 많이 성장하고 있긴 하나 보다. 원종원(뮤지컬 비평가·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2004 소비자만족 히트상품]본상-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노트북

    ‘센스X10’은 ‘성능과 이동성’을 동시에 잡은 삼성전자의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노트북이다. 인텔의 모바일 전용 프로세서인 센트리노 기술을 채용했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SPDIF·메모리스틱·IEEE 등과 편리한 사용을 위한 인체 공학적 포트는 이 제품만이 가진 장점이다. 두께 23.8mm, 무게 1.8kg의 초경량·초슬림을 자랑한다. 두께 9.5mm의 ‘RW-Combo’, 무게 400g의 LCD 등 소형화된 각 부품이 이를 가능케 했다. 크기 대비 높은 성능도 특징이다. 고성능 비디오 칩셋의 ‘지포스4 64MB’, 완벽한 네트워크를 위한 ‘듀얼 밴드’ 안테나, 모든 주변기기가 연결 가능한 포트 등으로 기능을 강화했다.˝
  • [사고] ‘열린세상’ 필진 바뀝니다

    7월 1일부터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고정 칼럼 ‘열린세상’의 필진이 바뀝니다.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여성 등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28명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6개월간 지면을 꾸며 나갈 것입니다.서울신문은 합리적 중도 개혁노선을 이념적 좌표로 삼아 신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오피니언면만큼은 다양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진보·보수 성향 할 것 없이 개방적으로 운영합니다.그것이 공존과 수평의 시대를 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우리 사회는 지금 격변기에 놓여 있습니다.정치·사회적 변동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습니다.다양한 시각에 의한 현실 진단과 처방,세계의 변화를 ‘열린세상’에서 만나 보십시오.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바랍니다. ■분야별 필진 명단 ●정치·외교·행정 김영호(성신여대 교수·정치외교학) 신율(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 도중만(목원대 교수·사학) 강형기(충북대 교수·행정학) 이종수(연세대 교수·행정학) 임춘웅(언론인) ●국방·남북관계 이근(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현인택(고려대 교수·국제정치학) 박영호(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통일안보) ●경제·과학 이영선(연세대 국제학 대학원장·경제학) 김정남(성균관대 교수·경영학) 현오석(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경제학) 송종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이공주(이화여대 교수·생물리화학) ●사회·법학·의학 임현진(서울대 교수·사회학) 박상기(연세대 법대학장·법학) 김장호(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노동경제)이정옥(대구가톨릭대 교수·사회학) 이성규(서울시립대 교수·사회정책학) 유중원(변호사) 신의진(연세대 교수·소아정신과) ●문화·언론·여성 도정일(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심영희(한양대 교수·사회학) 김민숙(소설가) 이영호(인하대 교수·한국사) 이덕일(역사평론가) 김정기(한양대 교수·신문방송학)김진석(인하대 교수·철학)˝
  • [부동산 in] 모델하우스 관람 이렇게…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제2기 신도시 가운데 첫 아파트 분양인 데다 입지여건도 뛰어나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게다가 11개 업체가 5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동시 분양한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모델하우스가 밀집돼 있어 한 곳에서 여러업체의 평면이나 내부 인테리어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업체가 많은 만큼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것도 요령이 필요하다.아무런 기준없이 보면 모든 아파트가 다 좋아 보인다.또 어떤 아파트는 실제 내용보다 겉치장만 요란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이번 동탄신도시 분양에는 플러스옵션제도 적용된다.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만큼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것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팸플릿에 점검사항과 질문에 대한 도우미의 응답 등을 메모하고,이를 보관할 필요가 있다. ●팸플릿에 메모를 하자 일단 모델하우스에 들어서면 입구 안내 데스크에 비치된 팸플릿과 분양가 안내서를 챙긴다.이후 한눈에 보고 모두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카탈로그에 표기된 사항과 일치하는지 도우미를 통해 물어보고 기록해 둬야 한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에는 중앙이나 관람객이 잘 보이는 곳에 현장위치도 및 단지 입체모형이 마련돼 있다.이곳에서 현장의 교통여건이나 주변 시설들을 확인하고,단지모형을 통해 방향과 단지 배치를 확인한다. 가능하다면 현장 방문을 하는 것이 좋다.모형도에서는 앞을 가리는 건물이나 고압선 등은 나타나 있지 않을 수도 있다.또 역이나 인터체인지까지의 거리 등도 실측해볼 필요가 있다. 또 팸플릿과 모형도를 통해 단지내 주민편익시설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단지조경,스포스센터나,체육시설,독서실,놀이방,노인정,공원 등 아파트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평형내부 들여다보기 평형별 전시실(유니트) 입구 왼쪽에는 대부분 평면도가 있다.이를 통해 방이 몇개이고 배치는 어떻게 됐는지 확인한다.입구에서는 어디서부터가 현관문인지도 봐야 한다.대부분 이동이 빈번해 현관문을 안둔 경우가 많아 입구여유공간을 모두 분양면적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관옆 수납장은 신발뿐 아니라 우산,스포츠 용품 등의 수납이 용이한지 살펴본다.거실로 이동해 천장 높이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모델하우스마다 천장높이가 2.4∼2.8m이지만 실제 높이는 다를 수도 있다.실제 시공시 높이를 문의해 기록해 둔다. 또한 베란다 확장은 법으로 금지된 사항으로 올해부터는 모델하우스에서도 확장 전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플러스 옵션제 활용 이렇게 플러스옵션제가 적용되는 것도 이번 분양의 특징이다.분양가에는 옵션품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그러나 내부에는 각종 옵션품목들이 전시돼 있다.물론 옵션품목이라고 써 붙였다. 동탄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33평형 기준 옵션품목을 모두 분양가에 포함시키면 600만원가량 분양가가 늘어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플러스옵션제에서는 주방을 꼼꼼히 살펴야 된다.옵션인지,빌트인으로 분양가에 포함되는지 체크한다.과도한 빌트인 제품은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공짜라고 좋아하면 안 된다.주방 수납장은 충분한지와 동선확인도 필요하다.아파트 설계 때 도면에 반영되는 시설과 생활에 꼭 필요한 품목은 여전히 분양가에 포함된다.예를 들어 매립형 냉난방시스템과 홈네트워크 시설,싱크대·욕조·변기 등이 이에 속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동탄 모델하우스 찾기 쉬워요 ◇모델하우스 편하게 다녀오는 길 업체들이 한 곳에 모델하우스를 설치,주변이 매우 혼잡하다.신도시 개발 이전이라서 주요 간선도로가 개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가급적 우회도로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대중교통 이용 ▲서울·수원·화성·오산지역에서는 58번 버스를 타고 장안문→원천→영통→신갈→동탄 반송리(도보 5분)로 오면 된다.70번,70-1번,707번 버스는 오산터미널→동탄 반송리를 거친다. 전철+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수원 방향 1호선 전철을 타고 병점역에서 내려 모델하우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25인승 버스 4대가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운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성남 분당지역에서는 116-1번 버스를 타고 분당 미금역→신갈→동탄 반송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자가용 이용 서울,성남에서는 기흥IC에서 나와 지방도 317호(편도 1차로)→모델하우스로 오면 된다.기흥IC 부근은 평소에도 차량이 몰려 혼잡하므로 오산IC로 나와 지방도 317호(편도 2차로)를 타고 거꾸로 기흥 방향으로 올라오는 길도 있다. 수원지역에서는 지방도343호→지방도338호→신도시내 공사용 임시도로→모델하우스로 오는 길이 있다.화성 서부지역에서는 국도1호→병점→시도 71호→모델하우스로 접근하면 편리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부동산 in] 모델하우스 관람 이렇게…

    [부동산 in] 모델하우스 관람 이렇게…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제2기 신도시 가운데 첫 아파트 분양인 데다 입지여건도 뛰어나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게다가 11개 업체가 5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동시 분양한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모델하우스가 밀집돼 있어 한 곳에서 여러업체의 평면이나 내부 인테리어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업체가 많은 만큼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것도 요령이 필요하다.아무런 기준없이 보면 모든 아파트가 다 좋아 보인다.또 어떤 아파트는 실제 내용보다 겉치장만 요란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이번 동탄신도시 분양에는 플러스옵션제도 적용된다.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만큼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것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팸플릿에 점검사항과 질문에 대한 도우미의 응답 등을 메모하고,이를 보관할 필요가 있다. ●팸플릿에 메모를 하자 일단 모델하우스에 들어서면 입구 안내 데스크에 비치된 팸플릿과 분양가 안내서를 챙긴다.이후 한눈에 보고 모두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카탈로그에 표기된 사항과 일치하는지 도우미를 통해 물어보고 기록해 둬야 한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에는 중앙이나 관람객이 잘 보이는 곳에 현장위치도 및 단지 입체모형이 마련돼 있다.이곳에서 현장의 교통여건이나 주변 시설들을 확인하고,단지모형을 통해 방향과 단지 배치를 확인한다. 가능하다면 현장 방문을 하는 것이 좋다.모형도에서는 앞을 가리는 건물이나 고압선 등은 나타나 있지 않을 수도 있다.또 역이나 인터체인지까지의 거리 등도 실측해볼 필요가 있다. 또 팸플릿과 모형도를 통해 단지내 주민편익시설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단지조경,스포스센터나,체육시설,독서실,놀이방,노인정,공원 등 아파트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평형내부 들여다보기 평형별 전시실(유니트) 입구 왼쪽에는 대부분 평면도가 있다.이를 통해 방이 몇개이고 배치는 어떻게 됐는지 확인한다.입구에서는 어디서부터가 현관문인지도 봐야 한다.대부분 이동이 빈번해 현관문을 안둔 경우가 많아 입구여유공간을 모두 분양면적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관옆 수납장은 신발뿐 아니라 우산,스포츠 용품 등의 수납이 용이한지 살펴본다.거실로 이동해 천장 높이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모델하우스마다 천장높이가 2.4∼2.8m이지만 실제 높이는 다를 수도 있다.실제 시공시 높이를 문의해 기록해 둔다. 또한 베란다 확장은 법으로 금지된 사항으로 올해부터는 모델하우스에서도 확장 전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플러스 옵션제 활용 이렇게 플러스옵션제가 적용되는 것도 이번 분양의 특징이다.분양가에는 옵션품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그러나 내부에는 각종 옵션품목들이 전시돼 있다.물론 옵션품목이라고 써 붙였다. 동탄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33평형 기준 옵션품목을 모두 분양가에 포함시키면 600만원가량 분양가가 늘어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플러스옵션제에서는 주방을 꼼꼼히 살펴야 된다.옵션인지,빌트인으로 분양가에 포함되는지 체크한다.과도한 빌트인 제품은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공짜라고 좋아하면 안 된다.주방 수납장은 충분한지와 동선확인도 필요하다.아파트 설계 때 도면에 반영되는 시설과 생활에 꼭 필요한 품목은 여전히 분양가에 포함된다.예를 들어 매립형 냉난방시스템과 홈네트워크 시설,싱크대·욕조·변기 등이 이에 속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동탄 모델하우스 찾기 쉬워요 ◇모델하우스 편하게 다녀오는 길 업체들이 한 곳에 모델하우스를 설치,주변이 매우 혼잡하다.신도시 개발 이전이라서 주요 간선도로가 개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가급적 우회도로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대중교통 이용 ▲서울·수원·화성·오산지역에서는 58번 버스를 타고 장안문→원천→영통→신갈→동탄 반송리(도보 5분)로 오면 된다.70번,70-1번,707번 버스는 오산터미널→동탄 반송리를 거친다. 전철+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수원 방향 1호선 전철을 타고 병점역에서 내려 모델하우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25인승 버스 4대가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운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성남 분당지역에서는 116-1번 버스를 타고 분당 미금역→신갈→동탄 반송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자가용 이용 서울,성남에서는 기흥IC에서 나와 지방도 317호(편도 1차로)→모델하우스로 오면 된다.기흥IC 부근은 평소에도 차량이 몰려 혼잡하므로 오산IC로 나와 지방도 317호(편도 2차로)를 타고 거꾸로 기흥 방향으로 올라오는 길도 있다. 수원지역에서는 지방도343호→지방도338호→신도시내 공사용 임시도로→모델하우스로 오는 길이 있다.화성 서부지역에서는 국도1호→병점→시도 71호→모델하우스로 접근하면 편리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Doctor & Disease] 대항병원 강윤식 원장

    항문 질환,풀어서 말하자면 배설의 통로에 생긴 병증이다.항문 질환의 95%를 점하는 치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이걸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잡힌다.개화기를 전후해 우리나라에 밀려든 서구문물의 홍수,즉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역사가 고스란히 병증에 농축돼 있다.“간단히 말하면,범람하는 육류 중심의 서구식 식단이 문제가 됩니다.육류 위주의 섭생으로 식이섬유는 부족하지,운동 안 하지,게다가 우리나라는 좌식생활을 합니다.따뜻한 방바닥에 가부좌하고 앉아 보세요.금세 항문의 근육이 풀려 노골거리지요.이런 습관이 혈관의 확장을 초래해서 치질의 원인이 됩니다.” ●항문질환의 95% 정도가 치질 서울대의대 초빙교수를 역임한 외과 전문의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대장과 항문이라는 특정 부위의 질환 치료에 눈을 돌린 대항병원 강윤식(50) 원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항문질환은 어떻게 구분하나. -항문질환의 95% 정도가 치질이기 때문에 치질을 중심으로 말하자면,크게 치핵과 치루,치열로 구분한다.소양증이나 근육통,직장탈 등의 병증이 있긴 하지만,발병 빈도가 낮고 발병 기전도 치질과는 다르다. 증상도 각기 다를 텐데. -치질의 60∼70%를 차지하는 치핵은 팽창한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있거나,혈관 부위가 부풀어 오르면서 통증이 수반되는 질환이다.치루는 항문샘 염증으로 항문 안쪽에 작은 샛길이 생겨 곪아 터지는 경우고,치열은 변비 등으로 항문이 찢어져 출혈과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다.치질 출혈의 경우 대부분 통증이 없다.만약 통증이 있다면 치열일 가능성이 높다. 발병 추세는 어떤가. -증가세가 뚜렷하다.치질은 사무직에 많은데,이는 주로 앉아 지내며,운동이 부족하고,과로에 과음이 불가피한 회식문화 때문이다.육식 위주의 섭생도 문제다.그런 식습관은 변비를 부르고,변비는 치질로 이어지기 쉽다.우리나라의 경우 50대 이상의 50%가 항문질환을 앓아 서구보다 많다.이중 10%는 당장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부류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 빈도 가장 높아 치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단순한 빈도로 보면 분만이 앞서지만 엄밀히 말해 분만은 질환이 아니다.그는 “최근의 항문질환 증가세가 질환자의 절대적인 증가를 뜻하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부작용이 많은 괴사제를 이용한 음성적인 치료가 준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발병률이 높은 이유가 따로 있나. -앞서 거론한 원인 외에도 화장실을 사용하는 습관이나 좌식생활도 문제다.화장실에서는 길어도 5분 이내에 쾌변으로 끝을 내야 한다.신문이나 책을 가져가 느긋하게 시간을 끄는 건 금물이다.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에 비례해 항문 주위의 혈관이 부푼다고 보면 된다.따뜻한 방바닥을 선호하는 좌식생활도 같은 이유로 문제가 된다.주부들이 쪼그리고 앉아 가사노동을 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또 골프나 웨이트트레이닝도 순간적으로 힘을 줘 복압을 높이기 때문에 항문질환에 좋지 않은 운동이다.이런 원인으로 발병률이 높을 것이다. ●소극적 수술… 재발사례 비일비재 치료로 주제가 옮겨지자 강 박사는 재발률을 먼저 거론했다.“치질의 주종인 치핵의 경우 재발률이 마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의사마다 각각인데,이런 사례의 80∼90%는 수술 방식의 문제,즉 의사의 문제라고 봅니다.‘항문은 잘못 건드리면 큰일난다.’는 불안감 때문에 의사들이 소극적으로 수술을 하기 때문이죠.학교에서 그렇게 배웁니다.그렇게 수술하다 보니 2∼3년 만에 재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거죠.” 강 박사의 수술법은 다른가. -내 수술법은 적극적이다.임상경험이 적으면 시도하기 어려운 방식인데,요새는 우리 병원에서 익혀 적극적인 수술법을 적용하는 의사가 많이 늘었다.얼마 전,일본 의사들을 대상으로 시연을 했었는데 그들이 그러더라.강 박사의 수술법은 잘라내는 개념이라기보다 아예 치질을 킬링하는 수술이라고. ●화장실에 책·신문 가져가지 말아야 질환별 치료법도 소개해 달라. -초기의 경우 약물을 이용하기도 하나 항문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내 경우 내원 환자의 50%에 수술을 권유해 이 가운데 40%가량이 수술을 받는다.나머지 10%도 결국 고생하다가 수술을 받게 된다.종류별로는 치열과 치루는 수술이 공식이다.치핵은 의사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 경우 재발률은 어느 정도인가. -치열은 5% 정도고,치루의 경우 단순치루는 1회 수술로 끝나지만 복잡치루는 10∼20% 정도가 재발한다.치핵은 의사마다 편차가 크다. 항문질환도 예방이 의미가 있나. -성인의 경우 대부분 치질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사실 예방법이 별 의미가 없다.어린이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화장실에 갈 때 책이나 신문을 가져가지 말고,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쾌변을 보도록 해야 한다.생활 습관도 가능하다면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꿀 것을 권한다.성인의 경우는 이미 짚은 문제 말고 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반인이 치료 시기를 잡는 것도 고민인데. -초기치료가 별 의미가 없는 치핵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고,본인이 필요성을 느낄 때 치료하면 된다.그러나 치루는 곪는 질환으로,자칫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빨리 치료해야 하며,3개월 이상 증상이 계속되는 치열도 미루지 말고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올 1만여건 수술이 목표 대장과 항문질환 치료라는 ‘외길’을 택해 1990년 개원 이래 7만여건의 수술 사례를 축적했으며,올해 1만건의 수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그의 항문질환 얘기는 시사적이었다.환자와 고통을 나누는 ‘따뜻한 의술’로서뿐만 아니라 병원 경영의 진로를 잡지 못해 좌고우면하는 숱한 병·의원에 던지는 ‘성공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그랬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강윤식 박사 프로필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영국 세인트 마르크스병원 리서치펠로△서울대의대 외과 초빙교수△대한 대장항문학회 상임이사△대한 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 외과학회,미국 대장항문학회 회원△현 성균관대의대 외과 임상자문의△대항병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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