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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도 경제도 日 어부지리?

    ‘한·일 야구와 경제는 닮은꼴’ LG경제연구원은 27일 ‘가마우지 경제’ 보고서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한국의 연승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어부지리로 결승까지 오른 것처럼 경제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업종이 핵심 설비와 부품을 일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수출이 늘어도 실익없이 대일 무역적자만 쌓인다는 설명이다. ‘가마우지 경제’란 1980년대 말 일본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가 ‘한국의 붕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취약한 수출 구조로 실익을 일본에 뺏기는 우리나라를 가마우지 새에 빗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70,80년대 이후에도 부품소재 산업 육성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한국 경제는 여전히 가마우지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230억달러에 이른 반면 대일 무역적자는 240억달러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번 돈을 고스란히 일본에 바친 셈이다.240억달러의 대일 적자 가운데 66%인 161억달러가 부품소재 부문에서 발생했다.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쌓인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무려 1039억달러였고, 이 가운데 부품소재 부문 적자가 76.4%(794억달러)를 차지했다. 첨단 업종일수록 부품소재의 수입 의존 구조는 더욱 고착화돼 2000∼2005년 반도체와 평면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주변기기 업종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는 각각 78.8%,67.7%,66.8%,50.9%에 이르렀다.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의 ‘허리’인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향상없이 한국 경제의 내실을 기하기는 어렵다.”면서 “별다른 대비책없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가뜩이나 경쟁력없는 우리 부품소재 산업이 고사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책꽂이]

    ●태현경(양웅 지음, 김태식 풀어옮김, 자유문고 펴냄) 한나라 사부(辭賦)의 최고 작가로 꼽히는 양웅이 ‘주역’을 모방해 지은 ‘태현경(太玄經)’을 우리말로 풀어 옮겼다. 양웅은 전한(前漢) 왕조가 왕망의 신(新) 왕조로 교체되는 격변기를 살다간 문학가이자 정치가. 주역에서는 우주만물의 절대법칙으로 태극을 설정한 데 비해 태현경은 현(玄)이란 개념을 내세운다. 현에서 천지가 생겨나고 인간이 생겨나고 만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양웅은 당시 유행하던 음양오행사상과 천문역법 지식을 이용한 점복(占卜)의 형식으로 세계에 대한 도식화를 꾀한다. 저자는 연합뉴스 문화부 기자.2만원.●권력규칙(쩌우지멍 지음, 김재영ㆍ정광훈 옮김, 한길사 펴냄) 중국 5000년 역사 속에서 권력의 주위를 맴돌며 명멸을 거듭했던 인물들의 예화를 통해 권력의 속성과 실체를 밝혔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인 명 태조 주원장, 스스로 중국 최초의 여성 황제가 된 무측천, 나라를 사들인 거상 여불위, 상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똥물을 들이킨 신화 등 수많은 인물들이 어떻게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잃게 되었는지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전 2권 1만 6000원.●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세밀화(이성아 지음, 송훈 그림, 현암사 펴냄)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식물 세밀화를 통해 보여준다. 세밀화는 식물의 세밀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본래 식물 동정(同定)에 사용했다. 이 책은 카메라 렌즈에는 담을 수 없는 잎맥 하나, 솜털 하나까지 우리 꽃의 작고 앙증맞은 모습을 그대로 전해준다.1만 2000원.●코리안차이니즈 신화를 창조하는 사람들(김호림 지음, 평화문제연구소 펴냄) 중국에 사는 200만명의 조선족 중엔 중국 대륙을 무대로 이름을 떨친 이들이 적잖다. 마오쩌둥 주석의 보건의사로 일한 천련필,‘땅귀신’ 잡는 지진전문가 리유철, 중국의 대표적인 조선족 작가 김 훈, 나무뿌리 조각가 리춘남, 최승희를 꿈꾼 무용계의 꽃 최미선 등. 각 분야에서 크게 활약하는 조선족 동포들을 소개한다.1만 2000원.
  • “청결이 뭐길래…” 40년째 결혼도 마다한 형제

    “집 밖에 외출할 때는 마당에서 신던 오염되지 않은 신발은 반드시 바꿔 신는다,손님이 찾아오면 항상 마당을 소독 청소하고 햇볕으로 살균한 깨끗한 신발을 내어 놓는다,농삿일로 산에 오를 때는 꼭 변기통을 메고 간다….” 중국 대륙에 ‘위생 지존’을 외치는 괴짜 형제가 등장했다.중국 중서부 장진(江津)시에 사는 왕수첸(王學謙·77)·쉐리(學禮·66) 형제는 40년 이상 결혼도 마다한채 결벽증을 뛰어넘어 ‘절대 위생’을 추구하는 바람에 ‘괴물’로 불리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고 중경만보(重慶晩報)가 21일 보도했다. 중경만보에 따르면 이들 형제는 세계 최고의 위생인간이다.매일 침대시트를 교체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청결한 환경을 위해 오염된 세균 덩어리인 절대 닭·오리·고양이·개 등의 동물도 기르지 않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청결 환경에 걸림돌이 될까봐 40여년째 결혼도 하지 않았다.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이들 형제를 ‘괴물’,‘별종’이라고 부른다. 지난 17일 장진시 뤄황(珞黃)진 퉁푸(同福)촌 이들 형제 집을 방문했다.마침 점심을 먹다가 취재진을 맞은 이들 형제는 잠시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지금 물을 뿌려 마당 청소를 해야 하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10여분 뒤 청소를 마친 것을 보고 들어가려고 하자,“기자 양반이 신고 있는 신발을 오염이 돼 있습니다.이 신발로 바꿔 신고 들어오세요.”라고 요청했다. 이러저러한 요구를 받고 모두 들어주다보니 취재하기도 전에 진이 모두 빠졌다.숨을 돌리고나서 이들 형제에게 “이렇게 살면 너무 힘들지 않으십니까?”라고 묻자,이들은 “몇 십년을 이렇게 살다보니 힘드기는 커녕 깨끗하지 않으면 오히려 신경이 쓰여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젊었을 때는 데이트도 하고 맞선도 몇번 봤죠.그런데 상대방을 오랫동안 관찰해보니 청결에 대해 무관심하더라고요.이런 사람들과는 평생을 해로할 수 없을 것 같아 완곡하게 거절했습니다.” 상대 여성들의 위생관념이 희박해 결혼하지 않았다는 형 쉐첸씨는 이같이 깨끗한 위생을 추구한 덕분에 지금까지 별다른 병에도 걸리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이들이 절대 위생을 부르짓게 된 것은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채탄공 등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며 어렵게 큰 이들 형제는 지금부터 40여년 전 우연히 본 위생신문을 보고 청결한 삶이 건강을 위해서는 지고지선인 것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게다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도 모두 위생 문제에 철저하지 않은 것이 주요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형제는 곧바로 병원에 입원,정밀 건강진단을 받았다.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나오자,이후부터 절대 청결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이들 형제의 ‘절대 위생’ 추구가 세균에 지나치게 공포감을 갖고 있는 심리상태인 ‘세균 공포증후군’으로 진단했다. 이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노래 등을 불러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야 하며,그래도 치유되지 않을 경우 정신과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온라인뉴스부
  •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글 사진 런던 함혜리특파원|런던 북부에 있는 캠던타운 지역의 글루체스터 크레센트 42번지. 길모퉁이에 원형으로 지어진 건물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강렬한 오렌지색이다. 그 다음으로 즉각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오렌지색의 물결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였다. 칸막이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방향도 제각각으로 앉은 20여명의 직원들이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인 이지제트(easyJet)를 비롯해 여행, 렌터카, 호텔, 인터넷 카페 등 15개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이지그룹(easyGroup) 본사는 그룹의 전략을 보여주듯 군살 하나 없이, 그러나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유럽의 불경기가 지속되는데 10년 만에 고객 인지도 최고의 그룹으로 다가선 이지그룹의 성공비결은 뭘까. ●군더더기를 과감히 제거한다 지난 1995년 11월10일 오전 7시 런던 북부의 루턴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다. 동체에는 커다랗게 오렌지색으로 예약 전화번호를, 오렌지색의 꼬리에는 이지제트라고 적은 비행기였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 이지제트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런던과 스코틀랜드를 잇는 노선운항을 시작한 이지제트는 이듬해 암스테르담 노선으로 국제선 운항에 들어갔다. 싼 항공요금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지제트는 출발 10년이 지난 현재 10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내 23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수개월 전 예약을 할 경우에는 대형 항공사의 10분의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지제트가 평균 3분의1 정도 싼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지그룹의 대외관계 담당 제임스 로스니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모두 없앤다.”는 그룹의 가치를 꼽았다.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전자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고 신용카드로 지불방식을 통일해 여행사의 커미션, 민간항공기구(IATA)에 내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항공료의 15%를 줄인다. 기내식을 없앤 것은 물론이며 커피 등 음료수를 기내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이지제트는 어디에서든 제2의 공항을 이용한다. 공항이용료가 싼 데다 붐비지 않아 공항 체류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줄고 그만큼 자주 운행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항공기당 하루 평균 운항시간은 11시간으로 브리티시에어라인의 7시간보다 4시간이나 많다. 항공기 2대로 3대의 운항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비행기내에 있는 좌석은 모두 이코노미석이다. 같은 종류의 항공기로 다른 항공사보다 더 많은 좌석을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보잉 737기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109석이지만 이지제트는 이보다 44%가 많은 149석이다. 기내 승무원은 3명으로 한정해 인건비를 줄였다. 기종을 통일해 유지 및 보수비용, 정비기술자와 조종사 훈련 비용을 줄였다. 로스니는 “이같은 가격절감의 노하우는 다른 이지그룹의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소의 가격으로 최대의 가치를 창조한다 싸다고 해서 지저분하고,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지그룹이 ‘낮은 가격’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가격대비 최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지제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급 샴페인과 기내식이 제공되는 안락한 비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싼 비용, 깨끗한 환경, 안전한 비행을 원한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가격대비 상품의 질은 고객들이 평가한다. 이지제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960만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전년보다 21.4% 늘어났다. 이지제트의 총매출은 13억 4140만파운드(약 2조 2800억원)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유럽 8개국과 미국 타임스 스퀘어 등에 74개 프랜차이즈점을 둔 인터넷카페의 경우 이용료 2유로(약 2300원)면 하루 종일 안정된 고속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무선접속, 게임, 프린트,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다운로드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4세대 인터넷 카페도 나온다. 인터넷 카페 이용객은 하루 1200만명이나 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깬다 이지그룹이 관리하는 사업분야는 모두 15개. 대부분 기존에 대기업들이 사업을 장악한 분야로 가격대가 국제적으로 통일된 것이 일반적이다. 이지그룹의 창업자 스텔리오스는 매번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뉴스를 만들었다. 이지제트가 출범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렌터카, 영화티켓 판매, 온라인 주문피자 등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매번 선점 대기업들의 거센 시장진입 저지압력을 받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싸움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는 이지그룹의 브랜드가 항상 승리했다. 고정관념의 파괴는 호화로움의 상징인 크루즈 여행에서도 입증됐다. 돈 많고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을 여유 있게 보내려고 떠나는 크루즈 여행이라는 관념의 틀을 깨고 이지크루즈는 지난여름부터 20∼40대의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지그룹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스텔리오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은 바겐세일과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지불하는 금액에 적절한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돈을 적게 들이고 좋은 물건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을 다르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유럽 최저가 ‘이지호텔’ 투숙해 보니 이지호텔(easyHotel)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쯤이었다. 런던 시내 한복판이지만 이지호텔이 위치한 렉스함가든 지역은 적막감이 돌 정도로 한산했다.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 벨을 누르니 이지호텔 마크가 새겨진 회색 점퍼를 입은 젊은 여성이 문을 열어준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예약서류를 내 보이고 간단한 입실수속을 마쳤다. 이지호텔은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고 예약때 요금을 내야 숙박이 가능하다. 신용카드로 지불한 하룻밤 숙박료는 40파운드(약 6만 8000원). 아침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혼자서 객실 34개인 이 호텔을 지키는 자라(23)는 입실수속이 끝나자 카드키와 함께 호텔 투숙객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과 안내문이 담긴 종이 한 장을 내 주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호텔에서 토스터, 미니쿠커를 사용할 수 없다. 모든 구역에서 금연이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 4시, 체크 아웃은 다음날 오전 10시. 체크아웃 이후에 짐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도 없다. 하루 이상 머물 경우 청소 및 시트 교체를 원하면 10파운드(약 1만 7000원), 새로 수건을 받으려면 1파운드(약 17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방은 1층 5호. 오렌지색 방문에는 아주 작은 방(very small room)이라고 적혀있다. 이지호텔은 지난해 8월 오픈한 가격파괴 호텔이다. 런던에서 가장 작은 호텔방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작을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카드키로 문을 연 순간 ‘앗!’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창문도 없는 방은 표준사이즈의 더블침대(가로 120㎝, 세로 180㎝) 하나가 거의 다 차지했다. 발을 디딜 틈도 없고 마땅히 짐을 놓을 공간도 없다. 책상이나 의자도 없고 옷장도 없다. 가방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코트를 어디에 걸어야할지 난감했다. 옷걸이가 벽에 2개 있었지만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용할 수도 없었다. 객실에는 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안된다. 천장 가까이에 평면 텔레비전이 걸려 있지만 리모컨(빌리는데 5파운드)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비행기 화장실 크기의 욕실에는 변기, 세면대, 샤워 부스가 오밀조밀 들어차 있다. 수건 한장, 휴지, 벽에 부착된 물비누, 플라스틱으로 된 휴지통이 비품의 전부다. 호텔 종업원 자라는 ‘방이 너무 작고 서비스가 많지 않아 불평하는 손님들이 없느냐.’는 질문에 “모두 사전 정보를 갖고 오기 때문에 큰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방으로 돌아와 문 뒤편 바닥에 가방을 놓고 짐을 푼 뒤 잠자리에 들었다. 밀폐된 작은 공간이 오히려 숙면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을까. 이튿날 아침의 기분은 신기하리만치 상쾌했다. lotus@seoul.co.kr ■ 스텔리오스는 이지그룹의 최대주주(41%)이자 창업자인 스텔리오스(39)는 그리스 사이프러스 출신으로 해운업을 하는 백만장자 루카스 하지 이아누의 아들이다. 고등학교까지 그리스에서 나온 그는 명문 런던경제대학과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공부했다.21세 때 유조선 선박회사 스텔마 슈핑을 창업했던 그는 28세에 집안의 사업과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항공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을 ‘연쇄 창업가’라 부른다.“리스크(위험)는 커다란 자극제가 된다.”는 그의 꿈은 세상을 이지그룹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 언론인 저술지원 대상자 7명 선정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이사장 남중구)은 15일 2006년도 상반기 언론인 저술지원 대상자 7명을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이용원(서울신문 논설위원·한서 지리지 초역 및 완역)▲채승우(조선일보 사진부 기자·현장의 신문 사진 이야기)▲김영욱(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경제학으로 본 세상 이야기)▲조현재(매일경제 부국장 겸 산업부장·CO3/8전쟁)▲강인섭(전 동아일보 논설위원·문단 데뷔 50년 기념 작품집)▲최규철(전 동아일보 논설주간·격변기의 한국언론-1970년에서 2000년까지 체험적 성찰)▲정일성(전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일제 조선통치 ‘훈수꾼’ 야나기 무네요시)
  • [법조 24시] (1) 여주교도소 르포

    [법조 24시] (1) 여주교도소 르포

    검찰청과 법원, 교도소는 으스스한 느낌부터 풍긴다. 죄를 지은 사람들이 조사와 재판, 벌을 받으며 거쳐 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몹시 궁금해한다. 가깝고도 먼 ‘섬’ 같은 존재라고 할까. 도대체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을까. 서울신문 법조 출입기자들이 법조 주변의 일상을 직접 체험해서 독자들에게 가감없이 알려주는 ‘법조 24시’를 연재한다. 지난 10일 새벽.‘딩동∼’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잠들어 있을 시간인 오전 6시40분. 적막을 깨는 벨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불이 켜졌고 “침구류를 정리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신해리 212번지, 여주교도소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됐다. 기자는 1박 2일 동안 머물며 재소자들의 생활을 들여다봤다. 이곳 교도소 내부가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아침마다 울려퍼지는 찬송가와 목탁소리 침구류 정리를 마친 재소자들이 푸른 색의 수용복을 입고 방에 앉았다. 이어지는 교도관들의 외침.“1중 점검, 각방 차렷.”3층인 기결수 1수용동의 중간층 인원점검이라는 뜻이다. 교도관이 복도를 걸으면 투명한 플라스틱 창 너머로 방마다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성실. 번호 하나, 둘, 셋, 넷, 다섯 번호 끝.” 다른 교도소에서는 방에서 식사를 하지만 이곳에서는 다용도실에서 한다. 테이블이 6개씩 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미국 교도소 같이 함께 밥을 먹는다. 자리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3∼5명이 함께 생활하는 혼거실 수용자들은 방별로,1.12평의 독방에서 생활하는 재소자는 독방 수용자끼리 보통 먹는다. ●작업도 여러가지 성과급도 받아 교도소 생활의 두축은 작업과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은 다시 위탁, 전일작업, 구외공장 작업으로 나뉜다. 위탁교육은 일반적 교도소 작업이다. 전일 작업은 하루 8시간 작업시간이 보장되는 것이고 구외작업은 교도소 안에 마련된 공장에 입주한 외부업체에 납품하는 것이다. 위탁작업은 일당이 4000원이지만 전일작업과 구외작업의 일당은 1만 2000원이다. 성과급도 있다. 때문에 전일작업이나 구외작업을 신청하는 재소자들이 많다. 신청한다고 다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재소자별로 신체능력, 수감생활 등을 보고 판단한다. 여주교도소는 전일작업은 쇼핑백을 만들고 있고 구외공장에서는 자동차 핸들에 가죽커버를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쇼핑백을 만드는 작업실.9명이 한 조를 이뤄 각자 종이를 자르고 풀을 붙이고 끈으로 손잡이를 만드는 일을 계속한다. 쇼핑백을 정리하던 재소자 김모(35)씨는 “목표량이 한팀당 5000개 정도인데 이를 채우면 성과급도 받는다. 한달에 12만원 정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아직 1년 넘게 더 있어야 하는데 열심히 하면 몇백만원은 들고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교도관은 “국내에서 유통 중인 쇼핑백의 70∼80%는 교도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어반에 들어가려고 삼수하기도 여주교도소에는 교육프로그램이 많다. 군산교도소와 함께 방송통신대를 운영하는 유일한 교도소다. 중국어 교육, 자동차 정비, 정보기기 운영기능사, 중·고 검정고시반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받는 재소자들은 종일 공부만 한다. 때문에 공부를 원하는 재소자들에게 이런 프로그램들은 인기를 끈다. 중국어반에서 화교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 수업을 하던 재소자 박모(49)씨는 “이곳에서 중국어를 배우려고 청송1교도소에서 3년간 재수를 했다. 같이 몇 명이 시험을 봤는데 나만 됐다. 이제 공부한 지 4개월이 됐는데 젊은 친구들 따라 가려니까 힘들다.”며 웃어보였다. 중국어반은 매월 시험을 보는데 지난달 그의 성적은 100점 만점에 70점. 평균이 77점이니까 중간정도의 실력이다. 그렇다고 얕잡아 볼 실력은 아니다.1년 과정의 중국어반의 전년도 중국어능력시험(CPT) 평균점수는 504점, 그 전해 교육생은 520점이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학생들의 평균이 500점 정도다. ●“공부해서 봉사활동”“출소해도 걱정” 횡령죄로 들어온 김모(40)씨도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내년이면 만기가 되는 김씨는 중국에 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에 가서 문맹자가 많고 기아가 심한 윈난성 등 내륙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그는 “재소자들 교육만 받는다고 편하게 생활한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사회에서 격리되고 있다는 것으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수용생활의 고통은 정말 있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직 나가지 않아 전과자를 사회에서 얼마나 냉대, 홀대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앞서 나간 선배들도 사회에서 낙인이 찍혀 다시 올바르게 생활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방통대 과정에서 교육학을 배우고 있는 재소자 문모(41)씨는 살인죄로 들어왔다. 부산교도소에서 공부하다 방통대 1기로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졸업하면 나오는 평생교육사와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으로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지난 학기 그의 평점은 4.3만점에 3.7. 재소자들의 평균 평점은 3.56으로 18명인 학생들 대부분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 ●오자마자 혼거실에 못들어가겠다고 버텨 한개의 수용동을 관리하는 본동관리실에 한 교도관이 비상사태를 알렸다. 청송2교도소에서 이송된 신입 재소자가 혼거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틴 것. 징벌의 하나인 독방 수용을 자청하는 일은 드물다. 문제의 수용자 김모(25)씨가 들어왔다. 김씨는 특수강도로 순천교도소에서 청송2교도소를 거쳐 여주교도소로 온 이른바 ‘문제수용자’다. 다른 재소자와 싸워 징계만 6번이나 받았다. 김씨는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이 싫다. 내 기록을 보면 알지 않느냐. 혼거실에만 들어가면 싸워서 징계받고 또 징계받고 반복이다. 독거실로 보내달라.”고 했다.40분 넘게 버티던 그는 결국 혼거실을 택했다. . 오후 5시 작업과 교육을 마치면 재소자들은 사동으로 들어간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6시부터는 ‘폐동’. 이때부터는 응급환자가 아닌 이상 누구도 사동 밖으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다. 뉴스와 녹화된 드라마를 보던 수용자들은 9시부터 취침등만 켜놓고 잠이 들었고 그렇게 교도소의 하루는 끝이 났다. ●‘호텔’로 불리는 첨단시설 교도소 2001년에 완공된 여주교도소는 재소자들 사이에 ‘호텔’로 불릴 만큼 시설이 좋은 편이다. 중범죄인은 들어올 수 없다. 건축 당시 1300억원이 들었다는 교도소로서는 첨단시설이다. 재소자들의 방은 좌변기가 설치돼 있고 난방도 온돌패널로 한다. 각방의 문도 근무실에서 컴퓨터로 제어하는 등 다른 교도소에는 없는 시설들이 많다. 첨단 시설을 배우려고 일본 법무장관이 다녀갔고 베트남, 벨기에, 네덜란드, 러시아 등의 교도행정 담당자들도 방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교도관들의 현장 목소리 “장애인 의무고용제처럼 전과자를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고용하거나 아니면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현장에서 만난 교도관들은 재소자들을 사회가 받아줘야 전과자들의 ‘교정과 교화’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A 교도관은 “교도관의 보람이란 결국 재소자들이 나가서 잘 사는 것인데 사회서 안 받아주는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 다른 교도관은 “취업해 2년간 성실히 살던 전과자가 교도소에 왔다갔다는 사실이 알려져 무시당하고 결국은 회사까지 그만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재소자에게 잘하라고만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B 교도관은 “교도관 첫 발령 때는 재소자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은 전과자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내가 교정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교도소 영화를 즐겨 보기도 했지만 교도관이 악독하게만 그려져 더 이상 보지 않는다고 했다. C 교도관은 “지방 교도소에서 근무할 때 가족들과 쇼핑을 갔다가 교도소에 같이 있던 출소자를 만났을 때 괜히 긴장했던 일이 있었다.”고 회상했다.D 교도관은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교도소에 계시죠.’라고 말해 쳐다보니 출소한 사람이어서 반갑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다.”고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에서는 전과자라고 하면 무조건 무서워하고 멀리하거나 무조건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런 감정없이 교정해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프로 교도관입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가슴 속 그림 한 폭] 거스턴作 ‘Sleeping’

    [가슴 속 그림 한 폭] 거스턴作 ‘Sleeping’

    왜 하필 화투냐? 아직 가수로서의 유명세엔 못 미치지만,‘화투장 화가’로도 제법 알려진 조영남(60)이 지겹도록 듣는 말. 호기심과 함께 약간의 조소도 섞였던(지금은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이 질문을 기자가 또 던지자 그는 필립 거스턴을 아느냐고 되묻는다. 조영남에게 화투는 필립 거스턴(1913∼1980)의 ‘구두 뒤창’과 같다. 그에 따르면 거스턴은 유머를 처음으로 현대미술에 끌어들인 사람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필립 드 쿠닝, 잭슨 폴록도 비슷한 시대에서 활동하며 이같은 시도를 했지만, 거스턴은 그중에서도 발군의 추상세계를 구현했던 작가란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았던 구두 뒤창에서 거스턴은 현대 미학의 본질을 끄집어 냈다. 일찍이 마르셀 뒤상이 변기에서, 워홀이 찌그러진 깡통과 스타들의 사진에서, 재스퍼 존스가 치솔에서 그것을 찾았듯이 말이다. 조영남의 표현에 따르면 이같은 구두뒤창류의 허드재비가 이들 천재적 작가들에겐 현대미학의 배아줄기세포였다. 현대미술의 줄기도 결국 여기서 나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추상 표현주의와 팝아트을 대변하는 이들은 현대미술의 메카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지게 했다. 조영남은 2년 전 거스틴의 진면목을 재확인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렸던 필립 거스턴의 회고전. 벽에 촘촘히 걸려 있거나(Ancient Wall,1976), 구덩이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가 하면(The pit,1976), 잠자는 이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듯한(Sleeping,1977) 구두 뒤창들. 작품들을 보면서 가슴 속 방망이질 치던 환희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마치 거스틴과 악수하고, 차 한잔 나눈 듯한 생생한 기억에 지금도 거스틴 이야기만 들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단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조영남의 화투장 그림은 분명 거스틴의 구두뒤창에 빚진 듯하다. 유희의 대상인 동시에 부정적 응시의 대상이었던 화투장에서 그는 놀이의 미학, 동양의 미학을 찾아냈다. 그에게 있어 미술작업은 가장 재미 있는 놀이다. 청담동 조영남의 집을 나서기 전, 그가 자신의 도록 표지에 몇 자 적어 건네준다.‘태극기는 바람에 펄럭인다,2006.1.13.Guston 얘기 끝에.’태극기는 그의 주요 작품 소재이기도 하다.‘친일 소란’이 조금은 억울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류, 이젠 Manhwa

    한류, 이젠 Manhwa

    한국 만화가 세계로 도약하기에 앞서 유럽에서 이목을 끌며 한류의 신병기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만화 ‘망가’가 전역을 석권하고 있는 유럽에서 우리의 만화가 ‘MANHWA’로 바싹 추격하며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채비에 나섰다. ●쥐꼬리 지원금… 국내서는 찬밥 지난해 12월 김동화 화백의 ‘빨간 자전거’가 프랑스만화비평협회가 선정하는 프랑스 만화비평 대상 후보작에 올랐다. 당시 프랑스만화비평협회는 “시골마을 우체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대부분 아시아 만화가 보여준 생각이나 그래픽과 완전히 달랐다.”면서 “한국 만화를 일본 망가의 아류로 여겨 왔으나 감동과 향수가 가득한 이 책은 우리가 갖고 있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아쉽게 수상은 못했으나 만화를 예술의 하나로 여기는 만화 선진국 프랑스에서 한국 만화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최근에도 변병준, 최규석, 변기현, 장경섭, 석정현, 김성준, 문효섭 등 국내 작가주의 젊은 만화가들에게 유럽 만화출판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반응은 고무적이나 국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퀄리티가 높은 인기 만화가 드라마로, 영화로, 연극으로,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등 문화산업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정부 지원 면에서 이런 ‘원천 콘텐츠’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최근 5년간 정부의 만화지원 예산이 영화와 비교할 때 347분의1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2004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가 43억원이고 평균 수익은 22억원이지만, 만화 분야에 43억원이 투입된다면 400억원대 시장이 형성된다.”고 내다봤다. 국내 만화시장이 현재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하지만 일본 망가 점유율이 무려 80%를 넘어서며 국내 창작 만화를 위축시키는 것도 문제점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이현세 화백의 ‘천국의 신화’ 외설 시비로 상징되는 만화 검열 문제가 어느 정도 변화를 보이며 그동안 억제됐던 만화가들의 상상력이 족쇄에서 풀려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만화가 만화가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검열·감시 족쇄 벗고 비상 꿈꿔” 만화계에서는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좋은 만화를 만들어 낼 좋은 만화가를 육성하고, 이미 실력을 검증 받은 인력들이 신명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만화의 창작 진흥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만화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화가는 어시스턴트를 포함해 1300여명에 불과했다. 우리만화연대 회장을 맡고 있는 이희재 화백은 “만화는 오랜 기간 검열과 단속, 감시를 통한 관리 대상이었고, 일본 망가가 격려 속에서 성장을 할 때 새장에 갇혀 사육됐다.”면서 “상상력을 발산할 기회 한번 제대로 없었으나, 이제 그 장애에서 벗어나 때를 맞았다.”고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류 이젠 만화다] ‘세계만화의 메카’ 佛앙굴렘축제를 다녀와서

    [한류 이젠 만화다] ‘세계만화의 메카’ 佛앙굴렘축제를 다녀와서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에서 제33회 앙굴렘국제만화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는 프랑스 5대 국제문화행사의 하나로 세계 만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만화 페스티벌이다. 우리만화연대 회장인 이희재 화백이 이현세 화백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아 한국 만화 ‘MANHWA’의 유럽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프랑스 파리에서 세 시간 남짓 테제베를 타고 내려가면 만나는 작은 도시 앙굴렘은 매년 1월 마지막 주가 되면 활기가 넘친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때문이다. 이 축제에는 프랑스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만화광들이 모여든다.1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시 인구는 이때 갑절로 늘어난다. ●매년 1월 활기 넘치는 앙굴렘 앙굴렘 페스티벌은 1974년 출발했다. 특화된 성격으로 해를 거듭하다 80년대 들어 미테랑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했다. 이때부터 앙굴렘은 백방의 눈길을 모으며 프랑스는 물론, 세계 만화의 메카 역할을 하게 되었다. 축제는 개막식으로 시작된다. 그 과정은 마치 칸 영화제나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고 유쾌하다. 개막식의 꽃은 무엇보다도 만화와 관련된 7개 부문에 대한 시상식이다. 어린이 독자들이 선정한 만화상을 비롯해 젊은 작가에게 주는 상과 아카데믹 만화상 등 각 부문에 저마다 7편의 후보작을 올려놓고 수상작을 택해 시상한다. ●불어로 출간된 적 없는 이탈리아 작가 ‘베스트상´ 올해 베스트 만화상은 이탈리아 만화가 지피(Gipi)에게 돌아갔다. 작품이 단 한 번도 프랑스어로 출간된 적이 없는 이탈리아 작가에게 영광이 돌아간 것은 앙굴렘 페스티벌이 갖고 있는 ‘세계성’ 때문이라 할 것이다.2004년엔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에게 스토리 부문상이 돌아갔었다. 아시아 대표주자인 일본 만화(망가)는 이미 유럽 전역에 넘쳐 흐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있는 서점에서도 쉽게 눈에 띌 정도다. 앙굴렘 축제에서도 마찬가지. 쉽게 접할 수 없는 나라에서 온 작품도 있다. 전시장엔 중국 만화관도 모습을 드러내고, 핀란드와 아프리카 만화도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페스티벌의 핵심은 독자와 작가의 만남. 전시장 어디를 가도 작가들이 앉아 있는 책상 앞에 독자들이 줄을 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백방에서 모여든 관객들은 작가의 책을 사들고, 작가들이 직접 그리는 원화 사인을 받기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조용히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작가들도 독자가 내민 자신의 책 들머리 여백에 신중하고도 정성스럽게 만화를 새겨 넣는다. 한 중년 산부인과 의사가 각국 만화가들을 찾아다니며 아기를 밴 산모를 그려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만화가들이 그려낸 갖가지 임산부 그림을 자기 병원 벽에 전시할 것이라고 했다. 생활 속에 문화를 끌어들여 공유하는 프랑스인의 한 전형을 보는 것 같았다. ●한국 작가 64명 불어판 안내책자 전시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만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이현세, 황미나, 장진영 화백 등 한국 만화 작가들이 프랑스 대중을 만나 사인회를 가진 것이다. 젊은 작가인 변병준, 최규석, 변기현 화백은 현지 출판사의 초청으로 벨기에와 앙굴렘을 오가며 세미나와 인터뷰, 미팅을 하기에 바빴다. 이들 작품은 이미 지난해 카나(KANA) 출판사에서 나온 터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는 한국 작가 64명에 대한 프랑스어판 안내책자를 만들어 현지에 전시하고 국내 만화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문광부와 문화콘텐츠진흥원도 현지까지 따라와 작가들 뒷바라지를 하며 한국 만화를 알리는 일에 힘을 보탰다. 한국 만화는 조금씩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에 특별 전시된 이두호 화백의 작품들은 이미 프랑스 출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이고, 앞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통해 소개된 김동화 화백의 ‘빨간 자전거’가 프랑스에서 출간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오세영 화백의 대표작 ‘부자의 그림일기’와 필자의 ‘간판스타’는 지난해 각각 미국과 중국에서 출판됐으며 프랑스 유명 출판사인 카스테망(Casterman)과의 출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 도중 유럽 출판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흥미로운 제의가 있었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한국 프랑스 양국 만화가 6명씩 12명이 ‘한국’을 주제로 만화책을 선보이자는 것이었다. 올해 10월 말 유럽과 한국에서 동시에 발간키로 의견을 모았다. ●日 아류 넘어 세계와의 접속에서 심층으로 2003년 앙굴렘 페스티벌 주빈국으로 참여한 것을 전후로 한국 만화는 유럽 문화의 심장인 프랑스에 씨앗을 뿌렸다. 그동안 과정이 싹을 틔우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뿌리를 내리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한국 만화는 이제 일본 망가의 아류라는 인식을 넘어 뼈대 있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 줄 기회를 맞고 있다. 태풍이 몰아치면 바다의 수면에는 파도가 요동을 친다. 그러나 수면 아래엔 바다를 떠받치고 있는 내부 수심이 있다. 수심이 두터울수록 바다의 위력은 든든할 것이다. 글·그림 앙굴렘(프랑스) 이희재 화백 lhj3001@hanmail.net ●이희재 화백 우리만화연대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표작으로 ‘악동이’,‘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간판스타’,‘새벽길’,‘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이 있다. 작가 이문열씨와 ‘만화 삼국지’를 펴내기도 했다.
  •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생활속 문화공간입니다. 하루평균 632만명이 드나들며 재즈에 취하고 명화에 흠뻑 빠집니다. 자치구 현장민원실을 찾으면 인터넷과 책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지요. 이색 결혼식장으로 깜짝 변신하기도 한답니다 30년간 지하철이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휴대전화 벨소리와 통화소리가 끊이질 않고, 의자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자주 만납니다. 내리기도 전에 몸을 밀치며 먼저 타려는 승객들로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습니다. 지하철 마니아들은 우리 지하철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뉴질랜드는 개찰구에서 표를 확인해 번거롭고, 프랑스 파리는 문을 직접 열고 닫아야 해서 내릴 역을 지나치기 쉽답니다. 중국은 덜컹거리고 소음이 심하고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지하철, 올해는 문화시민답게 이용해 봅시다. 해질 무렵 한강철교위를 질주하는 열차의 모습에서 고단한 삶의 희망을 읽어 봅니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녹사평역에서 행복한 새출발 이색적인 결혼식을 꿈꾼다면 6호선 녹사평역으로 달려가 보자. 국내 유일의 지하철 결혼식장이 그 곳에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도수현 부역장은 “교통이 편리하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시설이 완벽해 장애인에게 더없이 좋은 예식장”이라고 자랑했다. 서울시 건축상 동상을 받은 곳이라 볼거리도 다양하다. 녹사평의 특징은 자연광이 지하 5층까지 오롯이 비추는 원통형 구조라는 점이다. 천장이 돔형(지름 12m)이라 은은한 빛이 하루 종일 역사를 감돈다. 지하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을 유리로 만들어 바닥까지 반짝인다. 햇빛 만큼이나 화사한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웃음을 머금은 신랑에게 내려가는 길이다. 층마다 매단 청사초롱이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182인치 대형 멀티비전에선 신랑, 신부의 성장 모습이 상영된다. 결혼식장은 에스컬레이터를 가운데로 둔 원형이다. 규모가 1520㎡(460평)라 출장 뷔페를 부르면 식장 반대편에서 식사도 할 수 있다. 평소엔 갤러리로 활용되는 터라 하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폐백실, 신랑·신부대기실도 모두 공짜다. 역사를 꾸미는 비용은 이벤트 회사와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녹사평의 또다른 볼거리는 이색 벽화다. 작가 최범진·안혜경씨가 색상 유리로 만든 ‘교렴(轎簾)’과 ‘상생(相生)’은 빛과 색을 조화시킨 작품이다. 교렴은 전통적인 조각보의 느낌을 살렸고, 상생은 손을 맞잡아 새로운 화합을 표현했다. 덕분에 영화,TV,CF, 뮤직비디오, 각종 잡지의 단골 촬영장소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말아톤’‘와일드키드’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 50여곳선 흥겨운 공연활동 24일 오후 6시, 지하철 7호선 이수역 공연장. 록밴드 ‘아수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를 부르고 있다. 보컬의 목소리가 역사를 뒤흔들고, 연주자는 시린 손을 털어가며 기타와 드럼을 두드린다. 찬 바람이 지하 1층에 자리한 공연장까지 그대로 불어왔다. 퇴근길 시민들이 공연장 앞에 멈췄다. 락밴드의 화려한 음악과 몸짓에 눈길을 빼앗긴 탓이다. 여중생들은 ‘보컬이 꽃미남’이라며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회사원 박영석(35)씨는 “대학 축제 때 이후로 록밴드 공연을 본 적이 없다.”면서 “오랜만이라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그러나 이봉학(71) 할아버지는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 자신을 ‘산해’라고 소개한 안중신씨가 통기타를 치며 고 김광석씨의 노래 ‘일어나’를 부르고 있다. 하모니카 연주까지 이어지자 탄성이 나왔다. 박수를 친 관객들은 1000원짜리를 꺼내 기타 케이스에 집어넣었다.2004년 10월부터 지하철에서 공연하는 안씨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멈춰서서 감상하는 시민들이 참 고맙다.”면서 “지하철 공연은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에서는 포크송, 남미민속음악, 록밴드, 응원퍼레이드, 섹스폰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주말에는 더욱 다채롭다. 사단법인 서울지하철문화연구원 등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예술가들이 지하철 50여곳에서 활동한다.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에서 공연자와 공연장소·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곳곳에 미술품 상설전시장 지하철역이 갤러리로 거듭났다. 벽화에 더해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곳곳에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에 자리한 서울메트로미술관.400평 규모로 전시면의 크기는 가로 4m, 세로 2m. 전시관은 1,2관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에는 출입문을 설치해 미술품 도난을 방지한다. 24일 찾은 미술관에선 ‘서울체신청 100주년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공간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천장과 측면에 달린 조명이 은은하게 작품을 비췄다.CCTV와 함께 공익근무요원이 전시장 주변을 맴돌며 도난을 방지하고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던 주부 이정녀(49)씨는 “편지를 써놓고 우편 배달부를 애타게 기다리던 옛 생각이 떠오른다.”면서 “전시장 덕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짜증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하철 전시장이 일상생활을 여유롭게 해준다는 얘기다. 딸 이소희(8)양과 함께 방문한 직장인 김인수(여·36)씨도 전시장이 만족스럽다고 했다.“바빠서 아이와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는데 지하철 갤러리는 오가며 자주 찾게 된다.”면서 “다양한 미술품이 많이, 자주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볼륨을 높인 TV 소리가 아쉬웠다. 서울시내 교통정보를 들으며 미술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4호선 혜화역에 위치한 혜화전시관은 아기자기하다.1층 대합실에 유리담장으로 구분해 조성한 57평 규모.50여점을 전시할 수 있다. 5호선 마포, 광화문역,6호선 녹사평역,7호선 이수역,8호선 몽촌토성역 등에도 상설전시장이 있다. ■ 지하철에도 지름길 있다 ‘2호선을 타고 한번에 갈까? 중간에 4호선으로 갈아탈까?’ 지하철 노선이 얽혀있다보니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전에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고민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좋은 방법은 경험자들로부터 도움말을 듣는 일이다. 이마저도 안된다면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의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환승 시간까지 계산해 최단 거리를 알려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경험담이 최고다. 서울의 ‘동서남북’에 살며 시청 인근 도심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4명으로부터 생생한 지하철의 지름길을 들어봤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서울 서쪽 양천구 목동에 사는 조모(38)씨는 갈아타기가 귀찮아 5호선을 이용, 광화문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요즘에는 신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시청역에서 내린다. 직장이 시청 인근이어서 지하철에서 내려 걷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출퇴근 시간이 5∼10분정도 빠른데다 요금도 100원 저렴하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가는 방법은 모두 3가지.(1)목동∼광화문까지 5호선을 타는 방법.(2)목동∼신길(1호선)∼시청 (3)목동∼영등포구청(2호선)∼을지로 입구. 시청을 기준으로 광화문, 시청역은 지하철 맨 앞칸, 을지로역은 맨 뒤칸에 타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노원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북쪽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는 이모(43)씨.4호선 노원역에서 출근을 시작한다. 그리고 환승노선에 따라 길이 2가지로 갈린다. (1)노원역∼동대문역(1호선)∼시청역과 (2)노원역→동대문운동장역(2호선)→을지로입구역 (1)코스와 (2)코스의 경우 승차시간은 45분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1)코스는 동대문역에서 환승거리가 길다. 게다가 혼잡하다.(2)코스는 동대문운동장의 환승거리가 짧지만 을지로역에서 시청 인근 회사까지 좀 긴 편이다. 전체적으로 (2)코스가 2∼3분 빠르다. 이씨는 4호선 노원역 신문판매대에서 한 칸 뒤쪽에서 탄다.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내리면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앞에 있다.2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는 전철 진행방향 가장 앞쪽에서 타면 을지로입구역 계단과 만난다. ●방배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남쪽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30)씨는 2호선 방배역∼사당역(4호선)∼서울역(1호선)∼시청역으로 다녔다. 시간은 36분.2호선 방배역∼시청역 코스보다 13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동료직원 고모(29)씨에게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차한 뒤 역사 밖으로 나오는 거리가 절반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맞았다. 방배역에선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사당역에서 맨 앞 칸에서 타면 갈아탈 때 가장 빠르다. 특히 환승자가 많은 사당역에선 인파의 앞 부분에 서야 편하다.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이모(31)씨가 서울 동쪽 송파구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오는 방법은 2가지다.(1)버스∼잠실역(2호선)∼을지로입구역 (2)방이역(5호선)∼광화문역이다. 이씨는 첫 번째 방법을 선호한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잠실역까지는 20여분, 지하철로 잠실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는 28분 걸린다. 방이역에서 광화문역까지는 36분 소요된다. 그러나 집에서 방이역까지는 13분, 광화문역에서 시청까지는 10분을 걸어야 한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까지는 도보로 5분이면 충분하다. 출퇴근시간의 지하철 배차간격도 2호선은 2∼3분인 반면 5호선은 5∼6분이다. 모두 감안하면 첫번째 방법이 두번째보다 5∼10분 정도 덜 걸리는 셈이다. 더구나 5호선이 2호선보다 더 붐빈다. 시청을 향한다면 2호선이나 5호선 모두 앞쪽에 타는 게 좋다. 서울시청팀종합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명당’ 잡으면 10분을 아낀다 지하철에도 ‘베스트 포지션’이 있다.‘아는 사람들’은 이런 자리만 골라탄다. 바로 환승역과 가장 빨리 연결될 수 있는 열차 위치다. 어떤 문으로 내리느냐에 따라 목적지 도착 시간이 짧게는 3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바쁜 출근 시간에 10분은 하루를 좌우할 만큼 가치있다. 당신의 황금같은 10분을 위해 서울인이 베스트 포지션을 공개한다. 지하철 1호선이나 3∼8호선을 이용하다가 2호선으로 갈아탄다면 열차 앞쪽이나 끝쪽이 베스트 좌석이다. 시청역에서 1호선 인천·천안행을 탔다가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의 첫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내리면 좋다.2호선 환승구와 맞닿아 있는 곳이다. 반대로 의정부북부행에서 2호선으로 가려면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문 앞에 서면 된다. 지하철 4호선을 이용, 동대문운동장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도 열차의 맨 앞 또는 가장 끝부분이 베스트 좌석이다. 사당행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 문이, 오이도행 4호선에서는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이 빠르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승강장 중간쯤에서 탑승해야 한다.1호선 인천행 열차를 타고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뒤에서 네번째 칸 두번째 문, 의정부북부행에서 갈아타려면 네번째 칸 네번째 문을 이용하면 빠르다. 지하철 3개선이 한꺼번에 있는 종로3가역과 왕십리역은 매우 혼잡하고 환승구간이 길기 때문에 베스트 포지션을 알아두면 특히 유용하다.1호선 종로3가역에서 3호선이나 5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무조건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앞에 서는 것이 좋다. 반면 3호선 종로3가 역에서 1호선으로 빨리 갈아탈 수 있는 베스트 포지션은 다소 복잡하다.3호선 수서행 열차에서 1호선 인천·병점행 열차로 빨리 갈아타려면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을,1호선 청량리행 열차에 타기 위해서는 두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반대로 3호선 대화행 열차에서 인천·병점행 1호선을 타려면 가장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1호선 청량리행에 타려면 아홉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마천행 열차를 타고 종로3가역에서 1·3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 맨 앞칸에 타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방화행 열차에서 1·3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맨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 이용하면 가장 빠르다. ■ 1호선 동묘앞역 안전·편리 최우수 지난해 12월21일 개통된 1호선 동묘앞역은 새로운 개념의 역사다. 이용이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게 설계됐다. 우선 기능실을 지상으로 올려 지하를 말끔히 정리했다. 그래서 6호선까지 환승거리가 45m에 불과하다. 에스컬레이터 16대와 엘리베이터 8대, 장애인 전용 게이트를 만들어 장애우, 노약자가 불편 없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승강장 바로 옆에 화장실을 배치한 것도 작은 배려다. 개찰구도 승강장과 맞붙어 오가기 편하다. 안전시설은 정교하다. 승강장과 대합실을 불연소재를 마감하고, 계단 부근에 제연수막을 설치해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았다. 승객대피 유도등과 더불어 시각장애인 음성안내기를 마련해 비상시를 대비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차단된다. 불이 위층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승강장을 2배로 넓혔다. 종합화상감시시스템을 도입해 역무실에 CCTV 48개를 한꺼번에 보며 승강장을 관리한다. 문철현 역장은 “동묘앞역은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을 말 그대로 실천한 새로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역사의 또 다른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4호선 숙대입구역와 삼각지역이 깨끗한 화장실로 명성을 얻자 서울메트로 강경호 사장이 1∼4호선 전 역사의 화장실을 바꾸도록 지시했다. 24일 삼각지 화장실 입구. 무가지와 잡지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여자화장실에는 화장대와 아동용변기, 기저귀대, 숙녀용 비데가 마련돼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대까지 눈에 띈다. 겨울이라 화분은 역무실로 옮겼지만 작은 화분과 시계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장실 개선을 주도한 삼각지 영업사업소 황춘자 소장은 “화장실이 깔끔해져 기분까지 상쾌해 졌다는 시민을 자주 만난다.”면서 “작은 변화가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 하루 632만명, 한해 22억명 수송 연간 22억명을 수송하는 서울지하철은 서울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규모면에서 세계 3∼4위를 다툴 정도로 선진 지하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서 운영하는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15일 1호선이 개통한 이래 30여년 동안 양적·질적인 팽창을 거듭했다. 알고 타면 더 유익한 지하철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살아 숨쉬고 있다. 수송인원은 하루평균 632만명을 수송, 연간 22억명에 이른다. 이는 하루 32만명에 불과하던 30년전에 비해 무려 27배가 늘어난 것이다. 서울지하철은 모스크바 33억명과 도쿄 26억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영업거리는 286.9㎞로 30년전 7.8㎞에 비해 36배나 늘어났다. 이는 런던 415㎞, 뉴욕 368㎞, 도쿄 292㎞에 이어 세계 4위다. 서울지하철 역사는 30년전 9개 역사에서 1∼4호선 117개,5∼8호선 158개 등 모두 265개 역사로 29배 증가했다. 전동차량 수도 60량에서 3505량으로 59배 증가했다.2호선 본선과 1·3·4호선은 편성당 10량이다.5·6·7호선은 8량,8호선은 6량으로 구성돼 있다.2호선 지선인 성수∼신설동 구간은 편성당 4량이며, 신도림∼까치산역 구간은 6량이다. 한량의 길이는 20m로 내구연한 25년이 지나면 폐차시킬 수 있다. 지하철 1량의 탑승정원은 160명이지만 최고 400명까지 탈 수 있다. 최고 운행속도는 1∼4호선이 시속 110㎞이며,5∼8호선은 80㎞다. 가장 깊은 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지하 60m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짧은 역간 길이는 5호선 행당∼왕십리 구간으로 552m이며, 가장 긴 곳은 3호선 삼송∼원당 구간으로 5㎞에 이른다. 전철은 평택∼성환 구간이 9.4㎞다. 지하철역 중 가장 많은 출입구를 가진 역사는 1·3·5호선이 교차하는 종로 3가역으로 출입구가 16개나 된다. 역무원 수는 4139명이다. 서울메트로 2380명, 도시철도공사 1759명이다. 하루 수익금만도 31억여원에 이른다. 1∼4호선의 전력사용량은 연간 8억 8000㎾, 한달 7360만㎾로 연간 655억원으로 한달 평균 55억원이 전기료로 들어간다. 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2.7%이며, 인구 14만여명이 거주하는 김포시나 구리시 전체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지하철 1㎞를 운행하는 데 1998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전기료로만 운임수익의 약 10%가 쓰여진다. 지하철 전기는 71%가 전동차 운행, 전동차 내부조명, 에어컨 가동 등에 쓰이며, 나머지는 역사조명과 에스컬레이터, 환기시설 가동 등에 사용된다. 2005년 지하철 1∼4호선의 유실물은 하루평균 74건, 연간 2만 6846건으로 한해 접수된 유실물의 70.2%인 1만 8850건이 본인에게 인계됐다. 유실물 중에는 가방이 전체 28.9%인 777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휴대전화와 MP3 등 전자제품이 12.3%(3305건), 의류 11.1%(2981건) 등의 순이었다. 현금도 7.9%(2145건)로 액수로 따지면 3억원에 달했다.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5∼8호선의 경우 하루 15t에 이르는데 연간 5475t의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하로 들어간 구청 민원서비스 지하철 현장민원실의 대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강남·서초·노원·동작·양천구청 등 25개 구청에서 운영중인 지하철 현장민원실에서는 각종 민원서류 발급 뿐만 아니라 도서 대여, 인터넷 이용, 휴게실, 공부방, 어학강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민원서류 발급. 직장인들이 50여개 역사에 있는 현장민원실이나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일선 동사무소에서 발급되는 대부분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운영시간은 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양천구청(구청장 추재엽)은 양천구청역과 신정네거리역, 목동역 등 3곳에 민원서비스와 함께 도서대여점을 운영한다. 하루 민원처리 건수는 하루 평균 100∼200건 정도로 이용객의 대부분이 출퇴근 직장인들이다. 역별로 2000여권의 도서를 배치해 무료도 대여해 주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구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역사내에 도서방, 문화의집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노원구청(구청장 이기재)은 지하철 7호선 마들역에 ‘문화의집’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어학강의와 문화교실, 어린이 놀이방, 인터넷 이용시설, 휴게실 등을 제공, 구민들이 주말에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하루 평균 100∼120명이 이용한다. 공부방에는 지하철 이용객은 물론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컴퓨터 교실과 노래교실, 서양화교실, 한문교실, 서예교실 등 13개 강좌가 매일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 지하철 타고 고궁여행 “진분홍 연꽃을 물에 띄우고, 금으로 장식한 배로 봉래궁(蓬萊宮)에 이르니,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따로 없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이 경복궁 경회루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당시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지금은 연꽃도, 금으로 장식한 배도, 봉래궁도 없지만 조선시대 왕들이 노닐던 장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하철 티켓 한 장이면 그 곳들을 손쉽게 갈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 역사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하철역 주변의 명소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풍류 경복궁(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건축한 조선시대 정궁(正宮). 광화문의 해태조각상, 근정전의 기단에 조각된 방위신상, 경회루 다리 및 영제교의 석교에 설치된 석조조각물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조각 미술품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경회루 방지(方池)는 왕과 왕비가 생활하는 침전의 서쪽과 연결됐으며 잔치도 하고 뱃놀이도 즐기며 때로는 외교사절을 영접하던 곳이다. 규모는 남북 113m, 동서 128m에 이른다. 1506년 연산군 시대 기록을 보면, 방지 서쪽에는 만세산(萬歲山)을 만들어 화려한 꽃을 심고 금·은·비단으로 장식한 봉래궁(蓬萊宮), 일궁(日宮), 월궁(月宮) 등 작은 궁궐을 만들었다. 왕은 황용주(黃龍舟)라는 작은 배를 타고 만세산(萬歲山)을 오고 갔으며, 때로는 비단꽃을 물 위에 띄우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밤이 낮같이 밝을 정도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통합요금권 3000원(성인 기준) 한 장이면 경복궁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국립민속박물관·조선 왕실의 유물 4만여점이 전시된 국립고궁박물관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왕이 거닐던 정원 둘러볼까 창덕궁(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은 1405년 태종이 경복궁의 이궁(離宮)으로 지었다. 경복궁 주요건물이 일직선상으로 놓여있다면, 창덕궁은 산자락을 따라 건물들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배치했다. 지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정자·연못·담장·다리 등을 설치해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창덕궁은 현재 남아 있는 궁궐 가운데 가장 보존이 잘 돼 있고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언어권별로 정해진 시간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정문인 돈화문 앞에서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 있다. 창덕궁 건너편의 종묘(1·3·5호선 종로3가역 8·11번 출구)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사당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도심 속에 숲으로 둘러싸여 엄숙하면서도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담길 걸으며 문화의 향기 덕수궁(1호선 시청역 3번 출구,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은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이 있는 곳으로 구한말 수많은 시련의 역사를 간직한 궁이다. 아관파천의 장소였던 옛 러시아공사관과 을사조약이 체결된 중명전은 대한제국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국중유물전시관과 덕수궁미술관이 있으며, 대한문에서는 월요일을 빼고 매일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 건너편의 서울시립미술관도 볼거리다. 현재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3월 5일까지)’‘박노수 기증 작품전(2월 19일까지)’‘천경자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는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로 남정의 작품세계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풍경 등을 모티브 삼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실험도 선보이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역사박물관(5호선 서대문역 4번출구·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이 나온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여 보여 주는 대표적인 도시 역사박물관이다. 특히 조선시대의 과학·생활·놀이 문화 등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GM ‘애국심 마케팅’도 안 통해?

    “남은 생애 동안 (GM을) 다시 구매할 계획은 없습니다.”“미안하지만 (GM은) 너무 늦었어요.”“미국 스타일은 화장실 변기에 던져 버리세요.” CNN머니가 30일 공개한 독자들의 이메일 내용이다.CNN머니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이 미국인 구애에 나섰지만 정작 미국인은 도요타와 사랑에 빠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GM의 현실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도요타 앞에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자존심은 무너지고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14개 공장 폐쇄와 2만 5000명 정리해고를 주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 투자부적격인 정크본드로 추락한 신용등급,86억달러 적자 기록 등 생존이 쉽지 않을 정도로 추락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마저 “GM은 미국인이 원하는 차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건넸다.GM의 이미지는 시보레와 같은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도요타에 대한 미국민의 평가는 자국차인 GM과는 비교가 안된다. 대표적인 이미지는 ‘신뢰’와 ‘무결점 승용차’. 렉서스 등 도요타의 주력 제품에 대한 충성심이 도요타에 대한 신뢰로 확산된다는 지적이다.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평가 전문기관인 인터브랜드 데이비드 마틴 회장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도요타는 컴퓨터 업체인 애플과 같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9·11테러 직후 한때 애국심에 호소하며 수익을 올렸던 GM에 ‘애국심 마케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룡기업 GM의 생존법은 디자인 혁신과 하이브리드카 개발 등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도요타를 배우는 길밖에 없다는 지적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공원에 ‘호텔급 화장실’ 설치

    공원에 ‘호텔급 화장실’ 설치

    ‘화장실이야. 호텔이야.’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 공원 입구에 컴퓨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최첨단 무인 화장실이 등장한다.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다음주 초쯤 선유도공원 진입 육교 하단에 최첨단 무인자동 공중화장실 1동을 설치한다고 19일 밝혔다.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지는 무인화장실은 컴퓨터로 출입통제와 냉난방, 변기와 바닥 등이 자동으로 세척되는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또 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음성·문자 안내 방송 시스템을 갖췄으며, 휴지와 비누, 에어타월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1회 사용료(10분)는 100원이며,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사용한 뒤에는 변기 커버도 자동으로 교체된다.2평 남짓한 규모를 고려할 경우 사실상 서울시내 화장실 중 최고급이다. 또 조깅트랙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농구대 등이 설치된 도림 2동 빗물 펌프장에는 자연친화적인 고급 원목을 사용, 화장실 1동(6실 규모)이 설치된다. 화장실은 8평 규모로 마치 농가형 펜션을 연상할 정도로 아름답게 꾸며진다. 다음달 말쯤 설치공사가 완료된다. 구 관계자는 “구민들이 화장실을 내집 같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의학전문대학원 ‘6년제석사’ 추진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도입을 골자로 한 의사 양성 체제가 확정되는 오는 2010년부터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6년제 학·석사 통합과정이 생긴다.교육인적자원부는 19일 2010년부터 의·치학전문대학원 정원의 일부를 ‘2+4’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기용 대학원개선팀장은 “의·치의학교육 제도개선위원회가 2010년에 의사 양성 체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최종 결정할 때 의사 양성기간을 6∼8년으로 다양화하고, 학·석사 통합과정을 마칠 경우 석사 학위를 주는 방안을 발전적으로 논의하기로 의과대와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6년만에 학·석사 학위를 모두 받게 되면 학사학위만 주는 현행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져 거의 모든 대학이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에 따라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은 일반 학부를 마치고 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4+4’체제와 대학 입학 단계부터 전문대학원 진학을 보장해주는 ‘4+4’ 또는 학부 과정을 조기에 마치고 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3+4’체제, 학사 및 석사학위를 한꺼번에 받는 학·석사 통합과정인 ‘2+4’체제 등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진드기·먼지 오늘 끝장이야

    “벅벅벅, 에취에취…”올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창문을 꽉 닫은 채로 실내공기를 환기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아토피, 천식, 각종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원인이야 다양하고 많겠지만 이불, 침대 등 대부분이 집안 환경 때문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떻게 하면 각종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의 ‘적’인 미세먼지와 세균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쾌적한 우리집을 만들 수 있을까 알아보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임영희(36·유치원교사)씨는 겨울철에 유난히 아토피가 심해지는 아들뿐만 아니라 이따금 침대에 누운 채 몸을 벅벅 긁으며 “아이 왜 이렇게 간지럽지. 샤워를 했는데도 말이야.”하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라는 궁금증에 인터넷을 며칠동안 뒤져 겨울철 집안 청소에 대한 정보를 간신히 얻었다. 원인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진드기와 미세먼지 등 각종 세균. 특히 겨울철이면 더욱 극성을 떠는 이런 녀석들, 가끔 청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것만으로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란 것도 알았다. 그래서 임씨는 나름대로 각 방과 화장실, 부엌을 청소하는 방법을 정했다. # 진드기의 온상인 침실 임씨가 가장 청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불과 침대 매트리스. 아이의 경우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지내니 가장 깨끗하고 위생적이어야 한다는 점.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침대 위의 이불을 가지런히 접어 방바닥에 내려 놓는다. 잠을 자는 동안 매트리스에 밴 땀이 마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이불을 매트리스에 덮어놓았는데 오히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란 것도 알았다. 밤새 흘린 땀이나 각질 등으로 세균이 더욱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러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털어냈다. 가끔씩 햇빛이 좋은 날 베란다에서 매트리스를 말리고 싶지만 무게나 부피가 커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진드기나 세균 제거제를 사다 주기적으로 뿌렸다. 이렇게만 했는데도 훨씬 안심이 된다. 또 아이가 침대에 음식이나 이물질을 흘렸을 때는 염소성분의 표백제를 적신 헝겊으로 닦아낸 후 깨끗한 물걸레로 다시 닦아 말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침대를 산 지 6년이나 됐지만 전문 용역업체에서 매트리스 청소를 한번도 받지 않은 임씨는 고수(?)들의 의견에 따라 업체에 청소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침대를 전문으로 청소를 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인터넷의 여러 업체를 검색한 결과 10% 할인도 해주고 친절하다는 댓글이 많이 올라 온 코도리(www.kodori.co.kr,1588-1015)에 의뢰했다. 청소 시간은 침대 두 개와 소파를 포함해서 거의 1시간30분정도. 코도리의 김수현 사장은 친절하게 청소를 하며 “매트리스의 경우는 아무리 집에서 청결하게 유지한다 해도 6개월에 한번씩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매트리스 특수 청소기는 1분에 4000번씩 침대를 두드리며 진드기와 미세 먼지를 잡아냅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잠시후 한쪽 면을 청소한 후 필터를 빼서 보여주었다. 임씨는 ‘으∼악’ 하는 비명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하얀 먼지가 수북하게 필터에 걸려 나왔다.“이러니 아이들이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청소를 해도 방안에 먼지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요.”라는 김 사장.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청소기는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런 특수 청소기에 비하면 장난감이고 미세 먼지를 다시 방으로 뱉어내어 청소를 하나마나라는 것이다. 잔뜩 걸려나오는 미세먼지 등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돈 몇 만원을 아끼려고 망설였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고맙습니다. 오늘 밤은 정말 상쾌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연방 고개를 숙이는 임씨였다. 이불은 관리하기가 훨씬 쉽다.2주일에 한번씩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2∼3일에 한번씩은 햇빛에 말린다. 맞벌이를 하는지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널어놓고 퇴근을 해서 먼지를 턴다. 그리고 이불을 방망이로 가볍게 두드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진드기는 의외로 충격에 약해 이불을 두드리면 70%는 내장파열로 죽어 40∼50%는 없앨 수 있다. 이제야 주부로서 마음이 놓인다. 아이도, 남편도 한결 피부가 좋아질 것이다. # 카펫, 가습기, 가구 등 혹시 거실에 카펫이 깔려 있다면 청소를 잘 해야 한다. 겨울철 보온 효과는 있지만 진드기와 먼지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표면에 붙은 머리카락이나 미세한 먼지는 테이프로 제거한 후 소금을 뿌려뒀다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깨끗하게 청소된다. 주기적으로 울세제 등으로 세탁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햇빛에 말리고 막대기로 툭툭 쳐서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전문 업체에 청소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가습기도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습기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가습이 되면서 각종 세균이 함께 나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가습기 통에 물은 하루에 한번씩 갈아주고 적어도 3∼4일 한번씩은 전체적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가구 틈새나 가구 위 먼지는 헌 스타킹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청소기나 빗자루가 들어가지도 않는 구석진 곳이나 가구의 위에 먼지가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럴 때는 막대기에 스타킹을 감아서 휘저으면 스타킹의 정전기가 먼지를 빨아들여 먼지를 수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런 곳은 꼭 청소를 해야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주방 찌든때·악취도 안녕~ # 주방 청소 이렇게 보통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방뿐만 아니라 주방, 화장실 등이 함께 있어 곰팡이나 악취가 여름보다 더 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주방에서 고기나 생선요리를 하면 음식 냄새는 물론 배수구에서 나는 역한 냄새까지 집안 가득한 악취와 세균 등과 함께 동침하는 꼴이다. 배수구의 거름망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있으면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설거지를 끝낸 후 신문지를 깔고 중성세제를 바른 칫솔로 거름망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하게 털어 내고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 및 악취제거에 효과적이고 배수구가 막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은 세균이나 묵은 때를 없애는 방법. 수세미, 행주 등은 각종 세균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끓는 물에 주기적으로 삶거나 락스류의 살균제품을 풀어놓은 물에 30분 이상 담가 놓은 후 물에 잘 헹구고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도마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나무로 만든 도마보다는 플라스틱 도마가 위생적이다. 도마는 표백제를 푼 뜨거운 물에 담가 놓거나 살균제를 묻힌 행주를 하룻밤정도 덮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주방에서 가장 청소하기 힘든 곳이 가스레인지와 주변 벽. 음식을 만들 때 떨어드리고 튄 기름이나 음식물들이 눌어붙어 잘 닦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희석시킨 중성세제를 분무기에 넣고 벽이나 레인지에 뿌린 다음 랩으로 감싸서 한 두시간 정도 놓아 때를 충분히 불린 후 닦아내면 편하다. # 욕실도 반짝 반짝 매일 샤워 등으로 항상 습기가 가득한 곳이 욕실. 때문에 곰팡이와 물때 등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식초’를 이용하면 편하다. 따뜻하게 데운 식초를 스프레이 통에 담아 뿌리고 10분정도 지난 후 닦아내면 편하다. 또 사과 식초 등의 향긋한 식초 냄새로 욕실에서 나는 냄새도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타일 사이의 묵은 때나 검은 곰팡이는 타일 위에 휴지를 깔고 희석한 표백제를 뿌려 하룻밤정도 둔 다음 칫솔을 이용하여 틈새를 문지르면 감쪽같이 없어진다. 이것도 귀찮으면 시중에서 파는 곰팡이 제거용 세제를 뿌린 후 30분정도 뒤에 닦아도 편하다. 이밖에 배수구와 변기는 머리카락과 때 등으로 항상 더러운 곳. 락스를 희석한 물로 닦아주어야 한다. 욕실 환기구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먼지가 쌓이고 습기가 차면 쉽게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며 다른 층에서 올라온 날파리 등이 나오기도 해 청결하게 유지하고 가끔씩 살충제를 뿌려준다. 좀 더 산뜻한 ‘티’를 내고 싶으면 수도꼭지는 레몬, 오렌지처럼 강한 산이 들어있는 과일로 닦아주면 곰팡이 균을 없애는 동시에 수돗물 때문에 생긴 녹까지 제거돼 반짝반짝해진다. 습기가 잘 끼는 욕실 거울은 깨끗하게 닦은 후 비누를 칠하고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코팅한 효과가 나타나 습기도 덜하고 깨끗함이 오래 유지된다.
  • [깔깔깔]

    ●유치원 할머니가 4살짜리 손녀에게 색깔을 가르쳐주려고 집안에 있는 물건들의 색을 물었다. “이 전화기는 무슨 색이지?” “빨간색.” “그럼 저 냉장고는?” “하얀색.” 손녀가 계속 잘 맞히자 할머니는 신나서 이것저것 연이어 물어보았다. 한참을 대답하던 손녀가 얼마 지나자 지겨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할머니 계속 나한테만 물어보지 말고 유치원에 가보세요. 그러면 할머니도 금방 배울 수 있을 거예요.”●머리 빨리 감는 법 지금부터 머리를 빨리 감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큰 마음 먹고 따라해 보세요. 첫번째 머리에 물을 적십니다. 두번째 샴푸를 바릅니다. 세번째 가르마를 한 뒤, 마지막으로 변기에 머리를 넣고 물을 내립니다.
  • 살균·세정제등에 발암물질

    시중에 팔리고 있는 살균·살충·소독·세정제 등 가정용 바이오사이드(biocide) 제품이 ‘위험천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체 발암물질이 법정 기준치의 150배가량 함유됐고, 환경호르몬은 유럽기준의 최고 80배까지 검출됐다.유해화학물질 관리의 ‘사각지대’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환경부는 13일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52개 업체,148개 바이오사이드 제품을 상대로 실시한 성분 분석에서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등 소비자 안전이 크게 우려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발암물질이면서 생태계 유독물질로 알려진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의 경우 자동차 세정제 제품에 15%가량 함유돼 법정기준치(0.1% 이하)의 150배에 달했다.유독물질로 지정돼 특별관리되고 있는 과산화수소와 암모늄염 등 2종도 지정함량(1∼6%)을 초과한 채로 유통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 환경호르몬인 노닐페놀에톡실레이트도 에어컨살균제와 자동차 및 변기세정제 등에 1∼8%까지 든 것으로 파악돼 인체 및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바이오사이드 제품에 0.1% 이상 노닐페놀이 함유될 경우 사용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메탄올의 경우 현재 방향제에 대해서만 사용규제를 하고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 가구광택제와 유리세정제에 다량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300만유로 뒤샹의 ‘샘’ 파손

    |파리 함혜리특파원|화장실 변기에 ‘R 무트’라는 서명 하나만을 달랑 남긴 채 1919년 앙당팡당(Independent) 전시회에 출품돼 세계 예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1887∼1968)의 걸작 ‘샘’이 70대 남성이 휘두른 망치에 의해 파손됐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프로방스 출신의 76세 노인은 지난 4일 낮 파리 퐁피두 센터에 전시돼 있던 이 작품에 망치를 휘둘러 일부를 깨뜨린 뒤 경찰에 검거됐다고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이 작품의 가치는 300만유로(약 36억원)로 추산된다. 언론들은 ‘샘’이 수리를 위해 곧바로 철거됐다고 전했다. 이 노인은 자신의 행위가 20세기 초 다다이즘 예술가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종의 퍼포먼스 예술이었다고 강변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1993년에도 남부 님에 전시 중이던 이 작품에 방뇨한 적이 있다. 다다이즘의 선두 주자인 뒤샹의 이 작품은 어리숙한 예술가가 출품했으면 한 대 쥐어박고 내동댕이쳤을 텐데 상대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가라서 심사위원들은 아무 말도 못한 채 끙끙거린 것으로 유명하다. 예술이라 하자니 내키지 않고 예술이 아니라고 하자니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다다이즘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예술 운동으로 과거의 모든 예술 형식과 가치를 부정하고 비합리성, 반도덕, 반심미적인 것을 찬미했다.‘샘’은 AP통신이 2004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피카소의 걸작들을 제치고 현대 예술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꼽혔다.lotus@seoul.co.kr
  • [독자의소리] 청소도 교육이다/이학구

    청소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가 반쯤 열린 문짝 안쪽에서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청소하는 학생을 보았다.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솔을 움켜 쥔 채 부지런히 변기주변을 닦고 있었다. 지금까지 삼십여 년간 진지하게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는 학생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청소를 잘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청소할 때 비질하는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쓰는 건지 흩뜨리는 건지 알 수 없다. 허리는 곧게 편 채 빗자루 끝부분을 겨우 잡고, 바닥에 비가 닿는 둥 마는 둥한다. 화장실을 청소할 때는 수도꼭지에 끼운 호스로 여기저기 물만 뿌린다. 청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거나 눈가림식으로 하는 것이다. 기왕에 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하도록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청소활동을 통해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주고, 마친 뒤 깨끗함과 편안함과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한다. 선생님의 현장지도와 즉석칭찬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 자신의 노력으로 깨끗해진 대상을 바라보면서 힘든 노동에 대한 참다운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강재섭 한나라당 前 원내대표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강재섭 한나라당 前 원내대표

    ●이래서 오른다 김 변호사는 “정통 영남보수 후보로 당 정체성과 부합되며 풍부한 원내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합리적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라고 소개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합리적인 성품이며 수요모임 등 당내 합리적 목소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흐름을 대변했다.”면서 “이는 대선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나라당이 외부 상황에 의해 외연 확장을 꾀하거나 노선의 중도화라는 당의 입장을 관철해 나갈 때 조명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용 연우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상대적으로 젊다.”고 짧게 평가했다. 박성민 대표는 “한나라당 내에서 장점 박근혜 대표와 함께 대중 정치인의 두 축”이라면서 “유연하게 보이는 이미지는 향후 개헌정국 등 격변기 속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상품성을 갖고 있는 것이어서 광폭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래서 내린다 김 변호사는 “대중적 폭발력이 부족하다.”면서 “자력보다는 선두 주자의 낙마를 통한 부상을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취악점을 꼽았다. 김 소장은 “보수정당의 주류가 아니어서 지지받기도, 지도력을 관철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없고 영남 대표 주자였었다가 박근혜 대표 이후 뒤로 물러 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성민 대표는 “강 원내대표는 ‘아직도 레이스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5선에 원내대표로 이미 대권 반열에 올랐지만 대중적이지 않을 때 하는 변명”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당선됐다는 것은 진검 승부를 해보지 않았다는 뜻으로, 적당한 능력을 발휘해 적당히 자리에 올라간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전자산업 수출 1000억弗 돌파

    디지털전자산업의 수출이 단일 산업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산업자원부는 올해 디지털전자산업 수출액이 지난 23일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최근 수출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디지털전자산업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6.5% 증가한 1029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467억달러에 각각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털전자산업 부문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1972년 1억달러 수출 달성 이후 33년만이다. 그동안 전자산업 수출은 연평균 22.2% 증가하며 76년 10억달러,87년 100억달러,99년 500억달러 등의 기록을 이어왔다. 아울러 디지털전자산업 수출 1000억달러 돌파는 일본,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로(중계무역 비중 높은 홍콩·싱가포르 제외),95년 우리나라의 총수출 규모와 같은 수준이다. 전체수출에서 전자산업의 수출비중도 72년 8.7%에서 지난해에는 38.1%로 높아졌다. 수출품목을 연도별로 보면 80년대에는 흑백TV, 라디오 등 노동집약적 저가상품 위주에서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면서 기술 및 자본집약적인 첨단제품 위주로 수출상품구조가 고도화됐다. 특히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주요 품목의 수출 신장이 수출 1000억달러 달성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디스플레이제품은 77년 최초 수출할 때와 비교하면 2만 200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5대 주요 품목의 수출 예상액은 반도체 300억달러, 휴대전화 185억달러, 컴퓨터(주변기기 포함) 141억달러, 컬러TV 61억달러, 디스플레이 44억달러 등이다. 수출대상국의 비중을 90년과 올해로 비교하면 미국의 경우 33%→15%, 일본 13.1%→8%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0.6%→22.4%로 크게 높아졌다. 유럽연합(EU)은 19.8%→18.1%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정부는 디지털전자 수출 1000억달러 돌파를 기념해 내년에 ‘전자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오는 2015년까지 디지털전자산업 수출 3000억달러, 세계시장점유율 14%로 세계 3강을 달성한다는 ‘2015년 디지털전자산업 발전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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